59. 先大夫以子弟在和順。與金進士潤相交。每稱其詩。

선친[허엽]께서는 자제들이 화순(和順)에 있었던 까닭에 진사 김윤(金潤)과 서로 사귀고 매번 그의 시를 칭찬하곤 했다.

兵使嘗構鎭南樓。邀進士作大篇記之。桑酣一揮而就六十句。其首句曰。

병사(兵使)가 일찍이 진남루(鎭南樓)를 건축하고는 진사를 맞아 들여 대편(大篇)의 시를 지어 쓰도록 하니 술김에 한번 붓을 휘저어 육십 구를 이뤘는데 그 첫구에 이르기를,

虹梁萬鈞壓朱雀。 홍량만균압주작。

龍顏舞劍公孫娘。 룡안무검공손낭。

만 근의 무지개 들보 주작(朱雀 )을 누르고

용 이마엔 공손랑(公孫娘)이 칼춤을 추네

甚傑作也。嘗水行船敗。僅及岸。登亭作詩曰。

굉장한 걸작이다. 일찍이 물길로 가다가 배가 부서져 근근히 기슭에 닿자 정자에 올라 시를 짓기를,

衣冠俱被狂流失。 의관구피광류실。

身體猶存父母遺。 신체유존부모유。

更上高亭看霽景。 경상고정간제경。

秋山淡碧入新詩。 추산담벽입신시。

의관은 모두 쓸려 광류에 잃었지만

몸은 부모님 주신 대로 남았구나

높은 정자 다시 올라 갠 경치 보노니

가을 산 맑고 푸르러 새로운 시 들어오네

其高趣可掬。六十後始占司馬。以遺逸授齋郞。不來。

그 높은 흥취가 대단하다. 그는 60세 후에 처음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여 유일(遺逸)로서 참봉에 제수되었으나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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