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趙持世嘗曰。

조지세(趙持世) [지세는 조위한(趙緯韓)의 자]는 일찍이 말하기를,

我國地名。入詩不雅。

"우리나라 지명(地名)은 시(詩) 속에 들여와도 우아한 맛이 없다. 그러나 중국의,

氣蒸雲夢澤。 기증운몽택。

波撼岳陽城。 파감악양성。

대기는 운몽택을 쪄서 올리고

파도는 악양성을 뒤흔든다네

같은 것은,

凡十字六字地名。而上加四字。其用力只在蒸撼二字爲功。豈不省耶。此言亦似有理。

무릇 열 글자 중에서 여섯 글자가 지명이고, 그 위에 네 글자를 보탠 것이요. 그 힘쓴 곳은 다만 증(蒸)자와 감(撼)자, 이 두 글자뿐이니 시를 짓기가 어찌 수월하지 않은가."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또한 일리는 있는 것 같다.

然盧相詩。

그러나 노 정승의 시인,

路盡平丘驛。 로진평구역。

江深判事亭。 강심판사정。

柳暗靑坡晩。 류암청파만。

天晴白嶽春。 천청백악춘。

길은 평구역에서 다해 버리고

강물은 판사정에서 깊어진다네

청파(靑坡)의 저녁에 버들빛 짙고

백악(白嶽)의 봄날에 하늘은 맑네

亦殊好。其在爐錘之妙而已。何害點鐵成金乎。

같은 구절은 또한 대단히 훌륭하다. 이것은 글귀 만드는 묘법에 있을 뿐이나 쇠로서 금을 만들기에 무엇이 해로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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