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羅長吟湜有詩趣。往往逼盛唐。

장음정(長吟亭) 나식(羅湜)의 시는 시취(詩趣)가 있어 이따금 성당시(盛唐詩)에 접근하고 있다.

申,鄭諸老會于人家。方詠蒲桃畫簇。沈吟未就。

신광한과 정사룡 등 노대가들이 어느 집에 모여 바야흐로 포도(蒲桃) 그림 족자를 놓고 시를 읊으려 하는데 생각에 잠겨 미처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長吟乘醉而至。奪筆欲書簇上。主人欲止之。湖老曰。置之。

장음이 술에 취해 와서는 붓을 빼앗아 들고 족자 위에 쓰려 했다. 주인이 말리려 하자 호음이 그냥 두라고 하니,

長吟作二絶。其一曰。

장음은 절구 두 수를 지었는데 그 하나에,

老猿失其群。 로원실기군。

落日枯楂上。 락일고사상。

兀坐首不回。 올좌수불회。

想聽千峯響。 상청천봉향。

늙은 원숭이 무리를 잃고

지는 해는 마른 등걸 위에 비치네

우뚝 앉아 고개도 아니 돌리니

아마도 천 산의 메아리 듣는 거지

湖老大加稱賞。因閣筆不賦。

호음이 크게 칭찬하고는 붓을 놓아버리고 짓지 않았다.

蓀谷亦云 此盛唐伊州歌法。所謂截一句不得成篇者也。

손곡(蓀谷) 이달(李達)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는 성당 이주가(伊州歌)의 법이니 이른바 한 구절이라도 끊어 놓으면 시편을 이룰 수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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