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金頤叔少日遊關東。夢有神吟曰。

김이숙(金頣叔) [이숙은 김안로(金安老)의 자]이 젊어서 관동에 놀러갔을 때 꿈에 귀신이 나타나 읊조리기를,

春融禹甸山川外。 춘융우전산천외。

樂奏虞庭鳥獸間。 악주우정조수간。

봄은 우전(禹甸, 우임금)의 산천 밖에 무르익고

풍악은 우정(虞庭, 순임금)의 조수(鳥獸) 사이 울리는 구나

因言此乃汝得路之語。覺而記之。

라 말하고,"이것이 바로 네가 벼슬길을 얻을 시어(詩語)이다."고 하므로 꿈을 깨고 나서 그말을 기록해 두었다.

明年入庭試。燕山出律詩六篇以試。

다음해 정시(庭試)에 들어가니 연산(燕山)이 율시 여섯 편을 내어 시험을 치렀는데,

中有春日梨園弟子沈香亭畔閑閱樂譜之題 而押閑字。

그 가운데 ,

'봄날 이원 제자들이 침향정 가에서 한가로이 악보를 들춰보다.'라는 시제(詩題)를 가지고 한(閑) 자로 압운(押韻)해서 시를 지으라는 문제가 있었다.

金思其句脗合。乃用之書呈。

김안로가 생각하니 그 글귀가 꼭 들어맞는지라 이내 그걸 가지고 써 냈다.

姜木溪爲考官。大加賞爲狀元。

목계(木溪) 강혼(姜渾)이 고시관(考試官)이 되어 크게 칭찬하고 장원(壯元)을 시켰다.

金慕齋素號知文。爲參試官言曰。此句鬼語。非人詩也。

김모재(金慕齋) [모재는 김안국(金安國)의 호]가 본디 글을 잘 안다고 이름이 난지라 참시관(參試官)을 하면서, "이 구절은 귀신의 소리지 사람의 시가 아니다."하고,

亟問之。金對以實。人皆服其識。

재촉해 그 출처를 묻자 김이 사실대로 대답했다. 사람들이 모두 김안국의 식견에 탄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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