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湖陰黃山驛詩曰。

호음 정사룡의 황산역시(黃山驛詩)는

昔年窮寇此殲亡。석년궁구차섬망。

鏖戰神鋒繞紫芒。오전신봉요자망。

漢幟豎痕餘石縫。한치수흔여석봉。

斑衣漬血染霞光。반의지혈염하광。

商聲帶殺林巒肅。상성대살림만숙。

鬼燐憑陰堞壘荒。귀린빙음첩루황。

東土免魚由禹力。동토면어유우력。

小臣摸日敢揄揚。소신모일감유양。

지난날 쫓긴 왜구 이곳에서 섬멸할 때

혈전 벌인 신검(神劍)에는 붉은 빛깔 둘렸다네

한(漢)의 깃대 꽂힌 흔적 돌 틈에 남아 있고

얼룩진 옷 적신 피는 노을빛을 물들이네

소슬바람 살기 띠어 수풀 뫼는 엄숙하고

도깨비불 음기 타니 성루는 황량하네

동방 사람 어육(魚肉) 면킨 우(禹) 임금의 덕일진댄

소신(小臣)이 해를 그려 어찌 감히 칭찬하리

奇傑渾重。眞奇作也。

기걸(奇杰)하고 혼중(渾重)하니 참으로 훌륭한 작품이다.

浙人吳明濟見之。批曰。

절강(浙江)의 오명제(吳明濟)가 이 시를 보고 비평하기를,

爾才屠龍。乃反屠狗。惜哉。蓋以不學唐也。然亦何可少之。

"그대의 재주는 용을 잡을 만한데 도리어 개를 잡고 있으니 애석하다."고 했는데 대개 당시(唐詩)을 배우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어찌 그를 작게 평가할 수야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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