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金惕若九容詩。甚淸贍。
척약 김구용의 시는 매우 맑고도 넓다.
牧老所稱敬之下筆如雲煙者是已。
목은이 그를 칭찬한 말 가운데,“경지는 붓을 놀리는 솜씨가 구름과 안개 같다”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嘗以回禮使致幣于遼東。都司潘奎執送京師。
일찌기 회례사가 되어 요동도사 반규에게 폐백을 받쳤는데, 반규가 그를 붙잡아 북경으로 보내 버렸다.
其咨文馬五十疋。誤塡以五千疋。
그 자문에 말 오십 필이라고 쓸 것을 오천 필이라고 잘못 썼기 때문이다.
高皇帝怒其私交。且曰。五千馬至。當放送也。
고황제도 도사와 사사롭게 사귀려고 했다 하여 성을 내었고, “말 오천 필을 보내 주어야 만, 놓아 보내겠다” 라고 말하였다.
時李廣平當國。素不喜公輩。迄不進馬。
그때 이광평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는데 평소부터 공을 좋아하지 않아서, 말을 보내지 않았다.
帝流公大理。作詩曰。
황제가 공을 대리로 귀양 보냈어서, 공이 시를지었다.
死生由命奈何天。
사생유명내하천。 죽고 사는 것이 명에 달려 있으니 하늘인들 어찌하랴?
東望扶桑路渺然。
동망부상로묘연。 동쪽 해뜨는 나라를 바라보니 아득하기만 하구나
良馬五千何日到。
량마오천하일도。 좋은 말 오천 마리는 어느 날에 오려는가?
桃花門外草芊芊。
도화문외초천천。도화문 밖에는 풀만 더욱 푸르네
武昌詩曰。
그가 무창에서도 시를 지었다.
黃鶴樓前水湧波。
황학루전수용파。 황학루 앞에는 물결이 솟아오르고
沿江簾幕幾千家。
연강렴막기천가。 강을 따라 발 내린 집은 몇 천이나 되려나
醵錢沽酒開懷抱。
갹전고주개회포。 돈 거두어 술 사다가 회포나 풀어 볼까
大別山靑日已斜。
대별산청일이사。푸른 대별산에 해는 벌써 기울었네
公竟卒于配所。
공은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죽었다.
其後曹參議庶。亦流金齒數年。而放還黃州。作詩曰。
그 뒤에 참의 조서도 또한 금치로 귀양가서, 몇 해를 지내다가 풀려 돌아왔다. 그는 황주에서 시를 지었다.
水光山氣弄晴沙。
수광산기롱청사。 불빛과 산 기운이 날 개인 모래밭에 비치는데
楊柳長堤十萬家。
양류장제십만가。 버드나무 긴 뚝에 십여만 집 늘어섰네
無數商船城下泊。
무수상선성하박。 헤아릴 수 없는 장사배들은 성 아래에 닿아 있고
竹樓煙月咽笙歌。
죽루연월인생가。대나무 다락엔 발빛과 연기 피리소리에도 목메이네
丈夫生褊壤。嘗恨不獲壯游。
나는 대장부로 좁은 땅에 태어났기에 널리 노닐 수 없음을 언제나 한탄하였다.
二公雖流竄殊方。亦看盡吳楚山川。寔人間快事也。
두 분은 비록 먼 지방으로 귀양을 갔다지만 오나라와 초나라 지방 산천을 두루 보았으니,
참으로 인간세상의 장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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