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회/441. [한문 임명덕본]

鄭夫人曰 “劉關張三人 君臣也 終不廢兄弟之義

정부인왈 “류관장삼인 군신야 종불폐형제지의

정부인이 달래었다.

“유비, 관우, 장비는 군신관계였지만

끝내 형제의 의리를 폐하지 않았다.

我與春娘 自是閨中管鮑之交也

아여춘낭 자시규중관포지교야

나와 춘운은 규중 시절부터 관포지교로

爲兄爲弟 何不可之有?

위형위제 하불가지유?

형제 같았는데

어찌 불가함이 있으리오?”

世尊之妻 東家之女 尊卑絶矣 貞淫別矣!

세존지처 동가지녀 존비절의 정음별의!

세존의 아내와 동가녀 마등가*는

존비가 다르고 정절과 음행도 달랐다.

*마등가:아난존자를 고행에 빠뜨린 여인.

同爲大釋之弟子 終得上乘之正果

동위대석지제자 종득상승지정과

함께 위대한 석가의 제자가 되어

끝내 상승의 정과를 얻었다.

厥初微賤 何關於畢竟之成就乎”

궐초미천 하관어필경지성취호”

처음의 비천함이

필경의 성취와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兩公主遂與六娘子 詣宮中所藏觀音畵像之前

양공주수여육낭자 예궁중소장관음화상지전

두 공주는 드디어 여섯 낭자와

궁중에 소장한 관음보살 화상 앞에 나아가

焚香展(결) 作誓文而告之 其文曰:

분향전(결) 작서문이고지 기문왈:

분향 재배하고 서약문을 지어 고했다.

서약문은 다음과 같다.

維年月日

유년월일

모년모월모일

弟子

제자

불제자

瓊貝鄭氏, 簫和李氏,

경패정씨, 소화이씨,

彩鳳秦氏, 春雲賈氏, 蟾月桂氏,

채봉진씨, 춘운가씨, 섬월계씨,

驚鴻狄氏, 裊烟沈氏, 凌波白氏,

경홍적씨, 뇨연심씨, 능파백씨는

越宿齋沐 謹告于南海大師之前

월숙재목 근고우남해대사지전

목욕재계하고 삼가 남해 관음보살 앞에 아뢰나이다.

世之人 或有以四海之人而爲兄弟者

세지인 혹유이사해지인이위형제자

세상 사람들, 혹은 사해의 사람들은

형제가 된다고 하니

何則以氣味之合也?

하칙이기미지합야?

왜냐하면 기미가 합치되기 때문이다.

或有以天倫之親而爲路人者

혹유이천륜지친이위로인자

혹은 천륜의 친함으로

길가는 나그네와 같다고 하는 자도 있으니

何則以其情志之乖也?

하칙이기정지지괴야?

왜냐하면 그 정과 뜻이 어긋나기 때문이다.

弟子八人等 始雖各生於南北 散處於東西.

제자팔인등 시수각생어남북 산처어동서.

제자 팔인 등은 처음에 각기 남과 북에서 태어나고

동과 서로 흩어져 살았으나

而及長 同事一人 同居一室

이급장 동사일인 동거일실

장성해서는 함께 한 사람을 섬기며 함께 기거하여

氣相合也 義相孚也

기상합야 의상부야

지기가 상합하고 정의가 상통합니다.

比之於物 一樹之花 爲風雨所撼

비지어물 일수지화 위풍우소감

이를 사물에 비유하면

한 가지의 꽃이 풍우에 흔들려

或落於宮殿 或飄於閨閣

혹낙어궁전 혹표어규각

혹은 궁전에 떨어지고 혹은 규각에 날리고

或墜於陌上 或飛於山中

혹추어맥상 혹비어산중

혹은 밭두렁에 떨어지고 혹은 산중에 날리고

或隨溪流 而達於江湖

혹수계류 이달어강호

혹은 시냇물의 흐름을 따르다가 강호에 도달합니다.

然言其本 則同一根也 惟其同根也.

연언기본 칙동일근야 유기동근야.

그러나 그 근본을 말하면 동일한 뿌리이고

오직 같은 뿌리임에랴.

故花木無心之物

고화목무심지물

그러므로 꽃나무 같은 무심한 사물도

而其始也 同開於枝

이기시야 동개어지

처음에는 가지에서 같이 피어났다가

其終也 同歸於地;

기종야 동귀어지;

마침내는 지상으로 함께 돌아갑니다.

人之所同受者 亦也 一氣而已

인지소동수자 역야 일기이이

사람에 있어 같이 받은 것 또한 한 기운일 뿐이니

則氣之散也 豈不同歸於一處乎?

칙기지산야 기부동귀어일처호?

기운이 흩어지면

어찌 한 곳에 함께 돌아가지 않으리오?

古今遼濶 而生幷一時

고금료활 이생병일시

고금이 아득하고 넓지만

한 시기를 같이하여 태어나고

四海廣大 而居同一室

사해광대 이거동일실

사해가 광대하지만 동일한 집에 거주하니

此實前生之宿緣 人生之幸會

차실전생지숙연 인생지행회

이는 실로 전생의 오랜 인연이요

인생의 다행한 기회입니다.

是以弟子等八人 同約同盟 結爲兄弟

시이제자등팔인 동약동맹 결위형제

이러므로 제자 등 팔인은

함께 약속하고 동맹하여 형제의 의리를 맺고

一吉一凶 一生一死

일길일흉 일생일사

길흉과 생사를 한 가지로 하여

必欲與之 相隨而不相離也.

필욕여지 상수이불상리야.

반드시 상대와 서로 따르고

서로 헤어지지 않고자 합니다.

八人中 苟有懷異心 而背矢言者

팔인중 구유회이심 이배시언자

팔인 중에 굳이 다른 마음을 품고

약속을 저버리는 자가 있으면

則天必殛之 神必忌之

칙천필극지 신필기지

하늘이 반드시 죽이시고

신이 반드시 그를 기탄할 것입니다.

伏望大師 降福消災

복망대사 강복소재

엎드려 바라옵건대 관음보살님께서는

복락을 내리시고 재앙을 소멸시키시어

以佑妾等 使百年之後 同歸於極樂世界 幸甚.

이우첩등 사백년지후 동귀어극락세계 행심.

첩들을 도우시사 백년 후에

극락세계에 함게 돌아가게 하신다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此後六娘子 雖自守名分 不敢以兄弟稱號

차후육낭자 수자수명분 불감이형제칭호

이후로 여섯 낭자는 스스로 명분을 지켜

형제로 칭호하지 않을지라도

而兩夫人以妹子呼之 恩愛愈密矣.

이양부인이매자호지 은애유밀의.

두 부인이 자매로 불러

은애가 더욱 친밀하였다.

八人皆各有子女

팔인개각유자녀

팔인은 모두 각기 자녀를 두었는데

兩夫人及春雲, 裊烟, 蟾月, 驚鴻生男子

양부인급춘운, 뇨연, 섬월, 경홍생남자

두 부인과 춘운, 뇨연, 섬월, 경홍은 아들을 낳았고

彩鳳, 凌波皆生女子

채봉, 능파개생여자

채봉과 능파는 모두 딸을 낳았는데

而未嘗見産育之慘 此亦與凡人殊也.

이미상견산육지참 차역여범인수야.

출산과 양육 중에 비참한 일도 없었으니

이 점 또한 범인과 달랐다.

時天下昇平 民安物阜

시천하승평 민안물부

이 때는 천하가 태평하고

백성들이 평안하고 물산이 풍부하여

廟堂之上 無一事可規劃者.

묘당지상 무일사가규획자.

묘당에서는 한 가지 일도 규제하고 계획할 것이 없었다.

丞相出 則陪聖天子 遊獵於上苑

승상출 칙배성천자 유렵어상원

승상은 출근하면 성천자를 모시고

상림원에서 사냥하고

入則奉大夫人 讌樂於北堂

입칙봉대부인 연락어북당

집에 들어오면 대부인을 모시고

북당에서 잔치를 베풀었다.

僛僛舞袖 任它光陰之流邁

기기무수 임타광음지류매

너훌너훌 춤추는 소매 속에 세월의 흐름을 맡기고

嘈嘈急絃 催却春秋之代謝

조조급현 최각춘추지대사

조잘대는 듯한 급한 현악기 가락은 춘추의 대사를 재촉했다.

丞相躡沙堤 而執匀衡者 已累十年

승상섭사제 이집균형자 이누십년

승상은 모래 언덕에 올라 나라의 균형을 잡은 지

이미 누십 년이었다.

亨萬鍾之富 盡三牲之養

형만종지부 진삼생지양

만종의 부를 누리고

삼생의 봉양을 다했다.

泰極否室 天道之恒

태극부실 천도지항

태극부실은 천도의 항규이고

興盡悲來 人事之常也.

흥진비래 인사지상야.

흥진비래는 인생의 상도(常道)였다.

柳夫人以天年終 壽九十九矣

유부인이천년종 수구십구의

유부인은 천수를 마치니 수가 99세였다.

丞相哀毁逾禮 幾乎滅性

승상애훼유례 기호멸성

승상의 슬퍼 몸을 상함은 예를 지나쳐

거의 본성을 잃을 지경이었다.

兩殿憂之 遣中使 勉諭節哀 以王后禮葬之.

양전우지 견중사 면유절애 이왕후례장지.

두 전각에서도 이를 근심하여 중사를 파견하여

절도 있는 애도를 힘쓰도록 깨우치고

왕후의 예절로 장례했다.

鄭司徒夫妻 亦得上壽而終.

정사도부처 역득상수이종.

정사도 부부 또한 상수를 누리고 임종했다.

丞相悲悼之情 不下於柳夫人矣.

승상비도지정 불하어유부인의.

승상의 비통해하고 애도하는 정은

유부인보다 못지 않았다.

丞相六男二女 皆有父母標致

승상육남이녀 개유부모표치

승상의 육남이녀는 모두 부모를 닮아

玉樹芝蘭 幷耀於門闌

옥수지란 병요어문란

옥수와 지란 같은 모습이 모두 문중에 빛났다.

第一子名大卿 鄭夫人出也 爲吏部尙書;

제일자명대경 정부인출야 위이부상서;

제일자 대경은 정부인 출생인데 이부상서가 되었다;

第二子名次卿 狄氏出也 爲京兆尹;

제이자명차경 적씨출야 위경조윤;

제이자 차경은 적씨 출생인데 경조윤이 되었다;

第三子名舜卿 賈氏出也 爲御史中丞;

제삼자명순경 가씨출야 위어사중승;

제삼자 순경은 가씨 출생인데 어사중승이 되었다;

第四子名季卿 蘭陽公主出也 爲兵部侍郞;

제사자명계경 난양공주출야 위병부시랑;

제사자 계경은 난양공주 출생인데 병부시랑이 되었다;

第五子名五卿 桂氏出也 爲翰林學士;

제오자명오경 계씨출야 위한림학사;

제오자 오경은 계씨 출생인데 한림학사가 되었다;

第六子名致卿 沈氏出也 年十五 勇力絶倫

제육자명치경 심씨출야 년십오 용력절륜

제육자 치경은 심씨 출생인데

나이 열다섯에 용력이 절륜하여

上大愛之 爲金吾上將軍 將京營軍十萬 宿衛宮禁.

상대애지 위금오상장군 장경영군십만 숙위궁금.

천자께서 매우 사랑하시어 금오상장군을 삼아

군사 십만을 거느리고 궁궐을 숙위했다.

長女名傅丹 秦氏出也 爲越王[王郞]瑘王妃;

장녀명부단 진씨출야 위월왕[왕랑]야왕비;

장녀 부단은 진씨 출생인데 월왕[왕랑]야왕비가 되었다;

次女名永樂 白氏出也 爲皇太子妾 後封婕妤.

차녀명영락 백씨출야 위황태자첩 후봉첩여.

차녀 영락은 백씨 출생인데

황태자 첩이 되었고 후에 첩여에 봉해졌다.

楊丞相以一介書生 遇知己之主 値有爲之時

양승상이일개서생 우지기지주 치유위지시

양승상은 일개 서생으로

자기를 알아주는 천자를 만나 일하는 시기를 만났다.

武定禍亂 文治太平 功名富貴 與郭汾陽齊名

무정화란 문치태평 공명부귀 여곽분양제명

무공으로 화란을 안정시키고 문치로 태평을 이루어

공명과 부귀가 곽분양과 이름을 나란히 했는데

而汾陽六十爲上將 少游二十出爲大將 入爲丞相

이분양육십위상장 소유이십출위대장 입위승상

곽분양은 육십에 상장군이 되었으나

소유는 이십에 나가서 대장군이 되고 들어와서 승상이 되었다.

久居鼎位 協贊國政 過於汾陽.

구거정위 협찬국정 과어분양.

오랜 동안 삼정승으로 지내며 국정에 협찬했으니

곽분양보다 훌륭했다.

二十四考 上得君心 下協人望

이십사고 상득군심 하협인망

스물넷에 위로는 천자의 마음을 얻고

아래로 인망에 부응하여

坐亨豊亨 豫大之樂

좌형풍형 예대지락

좌형풍형(坐亨豊亨)에 예대지락(豫大之樂)하니

誠歷萬古絶百代 而所未聞也.

성력만고절백대 이소미문야.

참으로 만고 백대에 없는 일이며 듣지 못하던 바였다.

丞相自以盛滿可戒 大名難居

승상자이성만가계 대명난거

승상이 스스로 성하면 쇠하고 가득차면 넘침을 경계하고

큰 이름은 유지하기 어려움을 생각했다.

乃上疏乞退 其疏曰:

내상소걸퇴 기소왈:

이에 상소하여 사퇴하기를 청하니

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丞相魏國公駙馬都尉 臣楊少游謹頓首百拜 上言于皇帝陛下

승상위국공부마도위 신양소유근돈수백배 상언우황제폐하

승상위국공부마도위 신양소유는 삼가 돈수백배하고

황제폐하께 말씀을 올립니다.

臣窃伏以人臣之落地而願者

신절복이인신지낙지이원자

신이 가만히 엎디어 생각하니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원하는 것은

不過曰將相也 曰公侯也

불과왈장상야 왈공후야

장상이라 하고 공후라 하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官至將相公侯 則無餘願矣.

관지장상공후 즉무여원의.

벼슬이 장상 공후에 이르면 다른 소원은 없습니다.

父母之爲子而祝者

부모지위자이축자

부모가 자식을 위하여 축원하는 것은

不過曰功名也 曰富貴也

불과왈공명야 왈부귀야

공명이라 하고 부귀라 하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身致功名富貴 則無餘望矣.

신치공명부귀 즉무여망의.

몸이 공명 부귀에 이르면 남은 소망은 없습니다.

然則將相公侯之榮 功名富貴之樂

연칙장상공후지영 공명부귀지락

그러하니 장상 공후의 영광과 공명 부귀의 즐거움은

豈非人心之所艶慕 時俗之所爭奪者乎?

기비인심지소염모 시속지소쟁탈자호?

어찌 인심이 흠모하는 바이고

시속이 쟁탈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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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회, 439/ [한문 임명덕본]

柳夫人笑曰 “公主若不飮罰酒 則醉客之心必不解矣.”

류부인소왈 “공주약불음벌주 즉취객지심필불해의.”

유부인이 웃었다.

“공주가 벌주를 마시지 않는다면

취객의 마음이 풀리지 않으리라.”

使侍女送罰酒於蘭陽公主 執觴欲飮 丞相忽然生疑

사시녀송벌주어난양공주 집상욕음 승상홀연생의

시녀로 하여금 난양공주에게 벌주를 보내게 하니

술잔을 잡고 마시려하자 승상은 문득 의심이 생겨

欲奪其盃而嘗之 蘭陽急投於席上

욕탈기배이상지 난양급투어석상

잔을 빼앗아 맛보고자 하니

난양은 급히 자리에 술잔을 내던졌다.

丞相以指濡盞底餘瀝 吸而嘗之 乃沙糖汁也.

승상이지유잔저여력 흡이상지 내사당즙야.

승상이 손가락을 잔 밑바닥 찌거기에 적셔 빨아먹어보니

곧 사탕즙이었다.

丞相曰 승상왈

“太后娘娘若以沙糖水罰小子 則母親亦當以沙糖水罰蘭陽

“태후낭낭약이사당수벌소자 즉모친역당이사당수벌난양

승상이 말했다.

“태후마마께서 상물로 소자를 벌했다면

모친도 또한 응당 사탕물로 난양을 벌하시려니와

而小子所飮者酒也 蘭陽安得獨飮沙糖水乎?”

이소자소음자주야 난양안득독음사당수호?”

소자가 마신 것이 술인데

난양은 어찌 홀로 사탕물을 마실 수 있습니까?”

招侍女曰 “持酒樽而來.”

초시녀왈 “지주준이래.”

승상은 시녀를 불렀다.

“술병을 가져오너라.”

自酌一盃而送之 公主不得已盡飮

자작일배이송지 공주부득이진음

한 잔을 따루어 보내니

공주는 부득이하여 다 마셨다.

丞相又告於夫人曰

승상우고어부인왈

승상은 또 모부인께 고했다.

“勸太后而罰臣者雖蘭陽 鄭氏亦與其謨

“권태후이벌신자수난양 정씨역여기모

“태후를 권하여 신에게 벌주를 내리게 한 자는 비록 난양일지라도

정씨 또한 그 모의에 참여하였습니다.

故在太后座前 見兒子受困 目蘭陽而笑之 其心不可測矣

고재태후좌전 견아자수곤 목난양이소지 기심불가측의

태후 자리 앞에서 제가 곤욕 당함을 보고

난양과 눈을 맞춰 웃었으니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願母親又罰鄭氏.”

원모친우벌정씨.”

원컨대 모친께서는 또한 정씨도 벌하소서.”

夫人大笑 又以罰盃送於鄭氏 鄭氏離座而飮.

부인대소 우이벌배송어정씨 정씨이좌이음.

유부인은 크게 웃고,

또한 벌주를 정씨에게 보내니

정씨는 자리를 옮겨 마셨다.

夫人曰 “太后娘娘罰少游 因少游姬妾

부인왈 “태후낭낭벌소유 인소유희첩

유부인이 말했다.

“태후마마께서 소유를 벌하심은 소유의 희첩들 때문인데

而今主母兩人 皆飮罰酒 姬妾等安得晏然乎?”

이금주모양인 개음벌주 희첩등안득안연호?”

이제 주모 두 사람이 모두 벌주를 마셨으니

희첩들도 어찌 편안할 수 있으리오?”

丞相曰 “越王樂原之會 盖爲鬪色 而鴻月烟波四人

승상왈 “월왕낙원지회 개위투색 이홍월연파사인

승상이 말했다.

“월왕의 낙유원 모임은 대개 미색을 다투었는데

경홍, 섬월, 요연, 능파 네 사람은

以小擊衆 以弱敵强 一戰樹勳 先奏捷書

이소격중 이약적강 일전수훈 선주첩서

소수로 무리를 격파하고 약자로서 강적을 대적하여

일전에 공훈을 세워 먼저 승전보를 알리게 하여

致令越王懷感 仍使小子受罰 此四人可罰也.

치령월왕회감 잉사소자수벌 차사인가벌야.

월왕으로 하여금 유감을 품게 하는 데 이르러

소자에게 벌을 받게 하였으니

이 네 사람은 벌해야 합니다.”

柳夫人曰 “勝戰者亦有罰乎? 醉客之言可笑.”

류부인왈 “승전자역유벌호? 취객지언가소.”

우부인이 말했다.

“전쟁에 이긴 자 또한 벌함이 있는가?

취객의 말이 가소롭도다.”

卽招四人 各罰一盃 四人飮畢

즉초사인 각벌일배 사인음필

곧 네 사람을 불러 일 배로 벌하고

네 사람이 음주를 마쳤다.

鴻月兩人 跪奏於柳夫人曰

홍월양인 궤주어유부인왈

경홍 섬월 두 사람이 꿇어앉아 유부인에게 말했다.

“太后娘娘之罰 丞相實責姬妾之多 非爲樂遊原之勝也

“태후낭낭지벌 승상실책희첩지다 비위낙유원지승야

“태후마마께서 벌하심은 실로 승상이 희첩이 많은 걸 책망함이지

낙유원의 승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彼烟波兩人 尙未奉丞相寢席

피연파양인 상미봉승상침석

저 요연과 능파 두 사람은

아직 승상의 잠자리를 받든 적이 없는데도

而與妾同飮罰酒 不亦寃枉乎?

이여첩동음벌주 불역원왕호?

첩들과 함께 벌주를 마셨으니

또한 억울함이 없으리까?

賈孺人奉櫛於丞相 如彼之久

가유인봉즐어승상 여피지구

가춘운 유인은 승상을 모심이 저렇듯 오래고

受恩於丞相 如彼之專

수은어승상 여피지전

승상에게 은혜를 받음이 저렇듯 오로지하는데도

而且不參樂原之會 獨免此罰 下情皆菀抑矣.”

이차불삼락원지회 독면차벌 하정개울억의.”

또한 낙유원의 모임에 불참하여 홀로 이 벌을 면하였으니

아랫것들 심정이 모두 억울합니다.”

柳夫人曰 “汝輩之言是也.”

유부인왈 “여배지언시야.”

유부인이 말했다.

“너희들 말이 옳도다.”

以一大盃罰春雲 春娘含笑而飮.

이일대배벌춘운 춘낭함소이음.

큰 술잔으로 춘운을 벌하시니

춘랑이 웃음을 머금고 마셨다.

此時諸人皆飮罰盃 座中頗覺紛紜

차시제인개음벌배 좌중파각분운

이때 모든 이가 모두 벌주를 마셔

좌중이 자못 어수선했다.

蘭陽公主被困於酒 不堪其苦

난양공주피곤어주 불감기고

난양공주는 술에 피곤해져

그 고통을 감내하지 못했으나

而惟秦淑人端坐座隅 不言不笑.

이유진숙인단좌좌우 불언불소.

진 숙인은 자리 한 모퉁이에 단정히 앉아

말도 없고 웃지도 않았다.

丞相曰 “秦氏獨醒 窃笑醉客之癲狂 亦不可不罰.”

승상왈 “진씨독성 절소취객지전광 역불가불벌.”

승상이 말했다.

“진씨는 홀로 깨어 취객들의 미친 짓을 몰래 비웃었으니

또한 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滿酌一盃而傳之 秦氏亦笑而飮之.

만작일배이전지 진씨역소이음지.

한 잔 가득 부어 전하니 진씨 또한 웃으며 마셨다.

柳夫人問於公主曰

유부인문어공주왈

유부인이 공주에게 물었다.

“公主素不飮酒 酒後之氣如何?”

“공주소불음주 주후지기여하?”

“공주는 평소 술을 마시지 못하는데

술 마신 후의 기분이 어떠한가?”

答曰 “頭疼正苦矣!”

답왈 “두동정고의!”

공주가 대답했다.

“두통이 정말 괴롭습니다.”

柳夫人使秦氏扶歸寢房 仍使春雲酌酒而來

유부인사진씨부귀침방 잉사춘운작주이래

유부인은 진씨에게 침방으로 부축하여 가게 하고

춘운에게 술을 따뤄 가져오게 하고는

把盃而言曰

파배이언왈

잔을 잡고 말했다.

“吾之兩婦 女中之聖也 吾每恐損福矣

“오지양부 여중지성야 오매공손복의

나의 두 자부는 영중의 성인이니

나는 매양 복을 잃을까 두렵도다.

少游酗酒使狂 至令公主不寧

소유후주사광 지령공주불녕

소유가 주정에 미치게 되어

공주를 불편하게 한 데 이르렀으니

太后娘娘苦聞之 則必過慮矣

태후낭낭고문지 즉필과려의

태후마마께서 괴로이 이 말을 들으시면

반드시 지나치게 염려하실 것이다.

老身不能敎誨兒子 有此妄擧

노신불능교회아자 유차망거

늙은 몸이 아이를 잘못 가르쳐

이러한 망동이 있었으니

老身亦不可無罪 吾以此盃自罰矣.”

노신역불가무죄 오이차배자벌의.”

이 늙은 몸도 죄가 없을 수 없다.

나도 이 술잔으로 스스로를 벌하리라.”

/440.

盡飮之 丞相惶恐 跪告曰

진음지 승상황공 궤고왈

다 마시고 나니 승상은 황공하여 꿇어앉아 고했다.

“母親因兒子狂悖 有此自罰之敎

“모친인아자광패 유차자벌지교

“모친이 아들의 광패함으로 인해서

이처럼 스스로를 벌하시는 가르침을 주시니

兒子之罪 豈當笞而止哉?”

아자지죄 기당태이지재?”

아들의 죄가 어찌 볼기를 치는 데 그치겠습니까?“

使驚鴻滿酌一大椀而來 執臺而跪曰

사경홍만작일대완이래 집대이궤왈

경홍으로 하여금 큰 잔에 술을 가득 부어오게 하고

대를 붙잡고 꿇어앉아 아뢰었다.

“少游不從母親之敎令 未免眙憂於母親 謹飮罰酒矣.”

“소유부종모친지교령 미면이우어모친 근음벌주의.”

“소유가 모친의 교훈을 따르지 못하와

모친께 걱정 끼침을 면치 못하였사오니

삼가 이 벌주를 마시겠습니다.”

盡吸大醉 不能定坐 而欲向凝香閣 以手指之

진흡대취 불능정좌 이욕향응향각 이수지지

다 마시고 대취하여 자리를 정하지 못하고

응향각으로 향하고자 하여 손으로 가리키니

大夫人使春雲扶而往之.

대부인사춘운부이왕지.

대부인이 춘운으로 부축하여 가게 했다.

春雲曰 “賤妾不敢陪往矣.

춘운왈 “천첩불감배왕의.

춘운이 말했다.

“천첩은 감히 모시고 갈 수 없습니다.

桂娘子狄娘子妬小妾專寵矣.”

계낭자적낭자투소첩전총의.”

계낭자 적낭자가 소첩을 질투하여

총애를 오로지한다고 합니다.”

仍囑蟾月兩娘 使之扶去 蟾月曰

잉촉섬월양낭 사지부거 섬월왈

이에 섬월 등 두 낭자에게 부촉하여

그를 부축해 가게 하니 섬월이 말했다.

“春娘子因吾一言而不去 妾尤有嫌矣.”

“춘낭자인오일언이불거 첩우유혐의.”

“춘운 낭자가 나의 한 마디 말을 트집잡아 가지 아니하니

첩은 더욱 거리낌이 있습니다.”

驚鴻笑而起 扶携丞相而去 諸人乃散.

경홍소이기 부휴승상이거 제인내산.

경홍이 웃으며 일어나 승상을 부축하여 가니

모든 사람들이 흩어졌다.

丞相以烟波兩人 性愛山水 花園中有一畝芳溏

승상이연파양인 성애산수 화원중유일무방당

승상은 요연과 능파 두 사람이 성품이 산수를 사량하여

화원 중에 향기로운 연못 하나를 두었다.

淸若江湖 池中有彩閣 名曰映蛾樓 使凌波居之;

청약강호 지중유채각 명왈영아루 사능파거지;

맑기가 강호 같은데 못 안에는 채색 누각이 있어

이름을 영아루라 하고 백릉파를 거기에 거처케 했다.

池之南有假山 尖峰斵玉

지지남유가산 첨봉착옥

연못 남쪽에는 조성한 산이 있어

뾰죽한 봉우리가 옥을 깎은 듯하고

重壁積鐵 老松陰密 瘦竹影疎

중벽적철 노송음밀 수죽영소

중첩한 석벽은 철을 쌓은 듯하고

노송의 그늘이 그윽하고

쭈뼛한 대나무는 성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中有一亭 名曰氷雪軒 使裊烟居之

중유일정 명왈빙설헌 사뇨연거지

그중에 한 정자가 잇어 이름을 빙설헌이라 하고

요연으로 하여금 그곳에 거처케 했다.

諸夫人及衆娘子 遊花園之時 則兩人爲山中主人矣.

제부인급중낭자 유화원지시 즉양인위산중주인의.

두 부인과 여러 낭자들이 화원에서 놀 때면

두 여인은 산중의 주인이 되었다.

諸夫人從容謂凌波曰

제부인종용위능파왈

두 부인이 조용히 능파에게 말했다.

“娘子神通變化 可得一觀乎?”

“낭자신통변화 가득일관호?”

“낭자의 신통한 변화를 한 번 볼 수 있겠는가?”

凌波對曰 “此賤妾前身之事

능파대왈 “차천첩전신지사

능파가 대꾸했다.

“이것은 천첩의 전신의 일이옵고

妾乘天地之運 借造化之力

첩승천지지운 차조화지력

첩이 천지의 기운을 타고

조화의 힘을 빌어

盡脫前身 幻受人形

진탈전신 환수인형

전신을 다 벗고 환생하여 사람의 모습을 받아

所脫鱗甲 堆積如山

소탈린갑 퇴적여산

벗어놓은 껍질과 비늘이 퇴적함이 산 같으며

雀變爲蛤之後 豈有兩翼 可以翶翔乎?”

작변위합지후 기유양익 가이고상호?”

참새가 변화하여 조개가 된 후에

어찌 두 날개가 남아 있어 날 수 있으리오?”

諸夫人曰 “理固然矣.”

제부인왈 “리고연의.”

두 부인이 말했다.

“이치가 진실로 그러하도다.”

裊烟雖時時舞劍於大夫人及丞相兩公主前

뇨연수시시무검어대부인급승상양공주전

요연이 비록 때때로

대부인과 승상의 두 공주 앞에서 검무를 추어

以供一時之玩 而亦不肯頻舞曰

이공일시지완 이역불긍빈무왈

한때의 구경거리를 제공하나

또한 자주 춤추는 건 좋아하지 않았다.

“當時雖借劍術 以逢丞相

“당시수차검술 이봉승상

“당시에는 검술을 빌어 승상을 만났을지라도

而殺伐之戱 原非當時所可見也.”

이살벌지희 원비당시소가견야.”

살벌한 놀이여서 원래 당시에 보던 것은 아닙니다.”

此後兩夫人六娘子 相得之樂

차후양부인육낭자 상득지락

이후로 두 부인과 여섯 낭자의

서로 뜻이 맞는 즐거움이란

如魚川泳 而鳥雲飛

여어천영 이조운비

물고기가 시내에서 헤엄치고

새가 구름 따라 날듯이

相隨相依 如箎如塤.

상수상의 여호여훈.

서로 따르고 서로 의지하여

긴 대 같고 질나발 같았다.[형제 같았다.]

丞相恩情 彼此均一

승상은정 피차균일

승상의 은정이 피차에 균일하여

此雖諸人盛德 能致一家之和

차수제인성덕 능치일가지화

이것은 여러 사람들의 훌륭한 덕이

한 가정의 화목을 이룰 수 있었을지라도

而盖當初九人 在南岳時 其發願如此故也.

이개당초구인 재남악시 기발원여차고야.

대개 당초에 아홉 사람이 남악에 있을 때에

그 발원이 이와 같았기 때문이었다.

一日兩公主相議曰

일일양공주상의왈

하루는 두 공주가 상의했다.

“古之人娣妹諸人 婚嫁於一國之內

“고지인제매제인 혼가어일국지내

“옛 사람들은 자매 여러 사람이

한 나라 안에 시집가서

或有爲人妻者 或有爲人妾者

혹유위인처자 혹유위인첩자

혹은 남의 아내가 된 자도 있고

혹은 남의 첩이 된 자도 있었는데

而今吾二妻六妾 義逾骨肉 情同娣妹

이금오이처육첩 의유골육 정동제매

이제 우리 이처육첩은

의리가 골육보다 더하고 정의가 자매 같으니

其中或有從外國而來者 豈非天之所命乎?

기중혹유종외국이래자 기비천지소명호?

그 중에 혹 외국에서 온자가 있을지라도

어찌 하늘이 명한 바가 아니리오?

身姓之不同 位次之不齊 有不足拘也

신성지부동 위차지부제 유부족구야

출신 성씨가 다르고 위차가 가지런하지 않더라도

當結爲兄弟 以弟妹稱之可也.”

당결위형제 이제매칭지가야.”

족히 구애됨은 없으니

마땅히 형제를 맺어 자매로 호칭함이 옳도다.”

以此意 言於六娘子 六娘子皆力辭

이차의 언어육낭자 육낭자개력사

이 뜻을 육낭자에게 말하니

여섯 낭자는 모두 사양했다.

春雲鴻月 尤落落不應.

춘운홍월 우낙락불응.

춘운과 경홍, 섬월이 더욱 묵묵히 불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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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회, 437/ [한문 임명덕본]

太后大笑曰 “駙馬誠有罪矣! 若欲以法治之

태후대소왈 “부마성유죄의! 약욕이법치지

태후가 크게 웃었다.

“부마는 진실로 죄가 있도다.

만약 법으로 다스린다면

則其爲老身及兒女之憂不淺 故不得不屈公法 而循私情矣.”

칙기위노신급아녀지우불천 고부득불굴공법 이순사정의.”

이 늙은 몸과 공주의 근심이 얕지 않을 것이므로

국법을 굽히고 사사로운 정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越王復奏曰 “雖然丞相之罪 不可輕赦

월왕복주왈 “수연승상지죄 불가경사

월왕이 또 아뢰었다.

“비록 그러하오나 승상의 죄는 가볍게 사면할 수 없습니다.

請推問於御前 觀其援辭而處之 可也.”

청추문어어전 관기원사이처지 가야.”

청컨대 어전에서 추문하여

그 공술하는 것을 보고 처단함이 옳을 것입니다.”

太后大笑 使越王代章問目 詰於少游 其問目曰

태후대소 사월왕대장문목 힐어소유 기문목왈

태후가 크게 웃고 월왕에게 대신 질문항목을 작성케 하여

왕으로 소유에게 힐문케 했다.

그 질문항목은 아래와 같았다.

“自前古爲駙馬者 不敢畜姬妾者

“자전고위부마자 불감축희첩자

예로부터 부마된 자가 감히 희첩을 두지 못함은

非風流之不足也 非衣食之不贍也

비풍류지부족야 비의식지불섬야

풍류가 부족해서도 아니고

의식이 풍성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盖所以敬君父也 尊國體也

개소이경군부야 존국체야

대개 임금을 공경하고 국체를 존중함이라.

況蘭英兩公主以位 則寡人之女也

황란영양공주이위 즉과인지여야

하물며 난양과 영양 두 공주는 과인의 딸이고

以行則姙姒之德也

이행칙임사지덕야

행실은 태임 태사의 덕을 지녔다.

駙馬楊少游不思敬奉之道 徙懷狂蕩之心

부마양소유불사경봉지도 사회광탕지심

부마 양소유는 공경하고 받드는 도를 생각지 아니하고

다만 광란하고 방탕하는 마음만을 품어

栖心於粉黛之窟 遊意於綺羅之叢

서심어분대지굴 유의어기라지총

마음은 아름답게 화장한 미인들의 소굴에 깃들고

뜻은 비단 옷의 무리 속에 노닐며

獵取美色 甚於飢渴 朝求於東 暮取於西

렵취미색 심어기갈 조구어동 모취어서

미녀를 사냥함이 배고프고 목마른 자보다 심하여

아침에는 동쪽에서 구하고 저녁에는 서쪽에서 취한다.

眼窮燕趙之色 耳飫鄭衛之聲

안궁연조지색 이어정위지성

눈으로는 연나라 조나라의 미색을 다하고

귀로는 정나라 위나라의 민요를 실컷 듣는다.

蟻屯於臺榭 蜂鬧於房闥

의둔어대사 봉료어방달

개미떼가 전각 난간에 모여들 듯하여

벌떼가 방문 앞에 시끄럽듯이 떠든다.

兩公主雖以樛木之德 不生妬忌之心

양공주수이규목지덕 불생투기지심

두 공주가 규목의 덕으로

투기하는 마음을 내지 않을지라도

在少游敬謹之道 安敢乃爾?

재소유경근지도 안감내이?

소유의 공경하고 삼가는 도리에서

어찌 감히 그러한가?

驕佚自恣之罪 不可不懲

교일자자지죄 불가불징

교만하고 방자한 죄를

징계하지 않을 수 없으니

無隱直招 以俟處分.”

무은직초 이사처분.”

숨김없이 바른 대로 아뢰어

처분을 기다려라.”

丞相乃下殿伏地 免冠待罪

승상내하전복지 면관대죄

승상이 전각에서 내려와 당에 엎디어

관을 벗고 죄를 기다리니

越王出立於欄外 高聲讀問目

월왕출립어란외 고성독문목

월왕이 난간 밖에 서서

고성으로 문목을 읽었다.

丞相聽訖 納供其辭曰:

승상청흘 납공기사왈:

승상은 듣기를 마치고

공사(供辭)를 들였다.

小臣楊少游 猥蒙兩殿之盛眷

소신양소유 외몽양전지성권

소신 양소유는 외람되이 두 전궁의 성대한 돌보심을 입어

驟玷三台之崇班 則榮已極矣.

취점삼태지숭반 즉영이극의.

갑자기 삼정승의 높은 반열을 더럽히니

영화가 이미 지극합니다.

兩公主秉塞淵之德 有琴瑟之和 則願已足矣.

양공주병새연지덕 유금슬지화 즉원이족의.

두 공주는 속깊은 덕을 지니고

금슬의 화락함이 있어

소원은 이미 만족합니다.

而童心尙存 豪氣不除

이동심상존 호기불제

어린 마음이 아직 남아 있고

호기로움이 없어지지 않아

過耽聲妓之樂 略聚歌舞之女

과탐성기지락 약취가무지여

지나치게 소리하는 기녀들의 노래에 빠지고

대략 가무하는 여인들을 취하였으니

此無非小臣狃於富貴 溢於盛滿 不自檢飭之失.

차무비소신뉴어부귀 일어성만 부자검칙지실.

이는 소신이 부귀에 가까이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폐하의 은덕이 넘쳐

스스로 단속하고 삼가지 못한 잘못입니다.

而臣窃伏見國家令甲 爲駙馬者設有婢妾

이신절복견국가령갑 위부마자설유비첩

신이 가만히 국법을 살펴보건대

부마된 자가 비록 비첩을 두었을지라도

若婚聚前所得 自有分揀之道

약혼취전소득 자유분간지도

만약 혼인 전에 얻은 것은

절로 분간하는 도리가 있습니다.

小臣雖有府中侍妾淑人秦氏 皇上所命

소신수유부중시첩숙인진씨 황상소명

소신이 비록 부중 시첩 숙인 진씨를 두었을지라도

황상께서 명한 바이니

宜不在指論之列

의부재지론지열

의당 손가락을 꼽아 논할 반열에 있지 않고,

小妾賈氏 臣曾在鄭家花園時 使令於前者也

소첩가씨 신증재정가화원시 사령어전자야

소첩 가씨는 일찍이 정사도집 화원에 있을 적에

혼인 전에 시중들게 한 자이고,

小妾桂氏狄氏沈氏白氏四人 或未及釋褐時所卜

소첩계씨적씨심씨백씨사인 혹미급석갈시소복

소첩 계씨, 적씨, 심씨, 백씨 네 사람은

혹은 갈옷을 벗기 이전에 점복했고

或奉命外國時所從 而皆在婚禮以前

혹봉명외국시소종 이개재혼례이전

혹은 사신갔을 적에 다라온 자들이나

모두 혼례 이전에 일이옵고

至若幷畜於府中 皆從公主之命也 非小臣所敢自擅者也.

지약병축어부중 개종공주지명야 비소신소감자천자야.

부중에 함께 있는 것도

모두 공주의 명을 따르는 것이옵고

소신이 감히 마음대로 한 것은 없사옵니다.

論以國制 斷以王法 宜無可論之罪

론이국제 단이왕법 의무가론지죄

나라의 제도로 논하고 왕법으로 논단하더라도

의당 논할 죄가 없사온데

而聖敎至此 惶恐遲晩.

이성교지차 황공지만.

전하의 가르침이 여기에 이르렀으니

전교가 늦어짐을 황송해 할 따름입니다.”

太后覽畢 大笑曰

태후람필 대소왈

태후가 다 본 후에 크게 웃었다.

“多畜姬妾 不害爲丈夫風度

“다축희첩 불해위장부풍도

“희첩을 많이 두는 것은

장부의 풍도에 해될 것이 없겠기로

容有可恕 而過好盃酌 疾病可慮 推考可也.”

용유가서 이과호배작 질병가려 추고가야.”

허용하여 용서하지만 술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것은

질병이 염려되어 삼감이 가하리라.”

438/

越王復奏曰 “駙馬府中 不宜有姬妾

월왕부주왈 “부마부중 불의유희첩

월왕이 다시 아뢰었다.

“부마 부중에 희첩을 두는 것은 옳지 않고

少游雖諉於公主 在其自處之道

소유수위어공주 재기자처지도

소유는 공주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스스로 조처하는 도리에 있어

實有萬萬不可者 更以此推問 可也.”

실유만만불가자 갱이차추문 가야.”

실로 매우 불가한 것이 있사오니

다시 이를 추문하심이 옳습니다.”

丞相着急 乃叩頭奏曰

승상착급 내고두주왈

승상이 다급해지자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었다.

“臣罪萬死無惜 而自古有罪者 有援用功議之規

“신죄만사무석 이자고유죄자 유원용공의지규

“신의 죄는 만 번 죽어도 아깝지 않습니다.

예로부터 죄지은 자는 공의 규칙을 원용함에 있으니

臣猥仗皇上威德 南服三鎭 西平吐藩 其功亦輕矣

신외장황상위덕 남복삼진 서평토번 기공역경의

신은 외람되이 황상의 위덕에 의지하여

남으로 삼진을 복종시키고 서족으로 토번을 평정하였으나

그 공로 또한 가볍지만

伏願娘娘以功贖罪.”

복원낭낭이공속죄.”

엎드려 비옵나니 마마께서는 그 공로로 속죄하소서.”

太后大笑曰 “楊郞眞社稷臣也 我豈以女婿待之?”

태후대소왈 “양랑진사직신야 아기이여서대지?”

태후가 크게 웃었다.

“양랑은 진실로 사직지신이니

내 어찌 사위로만 접대하리오?”

仍命整冠上殿.

잉명정관상전.

이에 의관을 정재하고 전각에 오르게 했다.

越王又奏曰 “少游功大 雖難加罪

월왕우주왈 “소유공대 수난가죄

월왕이 또 아뢰었다.

“소유의 공로가 커서 죄를 더하기는 여려울지라도

國法亦嚴 不可全釋 宜用酒罰.”

국법역엄 불가전석 의용주벌.”

국법이 또한 엄격하니 온전히 사면함은 불가합니다.

마땅히 벌주를 내려야 합니다.”

太后笑而許之 宮女擎進白玉小盃.

태후소이허지 궁녀경진백옥소배.

태후가 웃으며 허락했다.

궁녀가 작은 백옥잔을 들어 바쳤다.

越王曰 “丞相酒量 本來如鯨

월왕왈 “승상주량 본래여경

월왕이 말했다.

“승상의 주량이 본래 고래이옵고

罪名亦重 安用小盃?”

죄명역중 안용소배?”

죄명 또한 무거운데

어찌 작은 잔을 사용하리오?”

自擇能容一斗金屈卮 滿酌淸冽酒而授之.

자택능용일두금굴치 만작청렬주이수지.

스스로 한 말들이 금굴치잔을 선택하여

진한 술을 잔에 가득 부어 주었다.

丞相酒戶雖寬 連飮累斗 安不得醉乎?

승상주호수관 연음누두 안부득취호?

승상이 주량이 비록 크지만

연달아 여러 말을 마시니 어찌 능히 취하지 않으리오?

乃叩頭奏曰 “牽牛以過眷織女 被譴於聘岳

내고두주왈 “견우이과권직녀 피견어빙악

승상은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었다.

“견우가 직녀를 지나치게 사랑하여 빙부에게 견책을 당했고

少游以畜妾於家中 被岳母之罰 爲天王家女婿誠難矣!

소유이축첩어가중 피악모지벌 위천왕가녀서성난의!

소유는 집안에 축첩했다가 빙모의 벌을 받았으니

황실의 사위되기 진실로 어렵습니다.

臣大醉 請退去矣.”

신대취 청퇴거의.”

“신은 크게 취하여 물러나기를 청합니다.”

仍欲起立 輒頹仆於席上

잉욕기립 첩퇴부어석상

일어서다가 문득 자리에 넘어지니

太后大笑 命宮女扶送於殿門之外

태후대소 명궁녀부송어전문지외

태후가 크게 웃으며 궁녀들에게

전각 문밖으로 부축하여 배송하게 했다.

謂兩公主曰 “楊郞必爲酒所困 有不平之氣

위양공주왈 “양랑필위주소곤 유불평지기

두 공주에게 말했다.

“양랑이 반드시 술에 피곤해져 불평한 기운이 있으리니

汝等卽隨去 解衣而安其身 進茶而解其渴.”

여등즉수거 해의이안기신 진다이해기갈.”

너희들은 곧 따라가 옷을 벗기고 그 몸을 편안케 하여

차를 바쳐 그 갈증을 해결하라.”

兩公主笑曰

양공주소왈

“雖無小女等兩人 解衣進茶之人 不患不足矣.”

“수무소녀등양인 해의진다지인 불환부족의.”

두 공주도 웃었다.

“비록 소녀 두 사람이 없더라도 옷을 벗기고 차를 바칠 사람이

부족함을 걱정하지 마소서.”

太后曰 “雖然 婦女之道不可廢矣.”

태후왈 “수연 부녀지도불가폐의.”

태후가 말했다.

“비록 그러하나 부녀의 도리는 폐할 수 없다.”

兩公主承命 卽隨丞相而去.

양공주승명 즉수승상이거.

두 공주는 명을 받아 곧 승상을 따라갔다.

大夫人張燈堂上 方待丞相 見丞相大醉 問曰

대부인장등당상 방대승상 견승상대취 문왈

대부인이 당 위에 들을 밝히고 방금 승상을 기다리다가

승상이 대취함을 보고 물었다.

“前日雖有宣醞之命 不曾一醉矣 今何過醉也?”

“전일수유선온지명 부증일취의 금하과취야?”

“전일에는 술을 내리시는 명이 있더라고

일찍이 한 번도 취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어찌하여 지나치게 취했는고?”

丞相以醉眼睨視公主 久而答曰

승상이취안예시공주 구이답왈

승상은 취한 눈으로 공주를 옆눈질하다가

한참만에 대답했다.

“公主兄越王 訴訐於太后 勅成小子之罪

“공주형월왕 소알어태후 칙성소자지죄

“공주 오라비 월왕이 태후에게 참소하여

소자의 죄를 만들게 했습니다.

小子將滔於不測 以兒子善爲辭說 僅得淸脫

소자장도어불측 이아자선위사설 근득청탈

소자가 장차 불측한 데 빠져 제가 말을 잘하여

겨우 벗어났습니다.

越王必欲加罪於小子

월왕필욕가죄어소자

월왕은 반드시 소자에게 죄를 덮씌우고자 하여

挑於太后 以毒酒罰之 小子若無酒量 幾乎死矣.

도어태후 이독주벌지 소자약무주량 기호사의.

태후에게 도발하여 독주로 벌하게 하시니

소자가 주량이 없었으면 거의 죽을 뻔했습니다.

此雖越王含憾於樂原之見屈 必欲報復

차수월왕함감어낙원지견굴 필욕보복

이는 비록 월왕이 평원의 잔치에서 굴욕당한 데 유감을 품고

반드시 보복하고자 한데다가

而亦蘭陽猜我姬妾之太多 乃生妬忌之心 與其兄挾謨

이역난양시아희첩지태다 내생투기지심 여기형협모

또한 난양공주도 나에게 희첩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시기하고

투기하는 마음을 내어 그 오라비와 모의하여

而必欲困我也.

이필욕곤아야.

반드시 나를 곤욕스럽게 하고자 했습니다.

平日仁厚之心 不可恃矣

평일인후지심 불가시의

평일의 인후한 마음은 믿을 수 없사오니

伏望母親以一盃酒罰蘭陽 爲小子雪憤.”

복망모친이일배주벌난양 위소자설분.”

엎드려 바라옵건대 모친께서는 한 잔 술로 난양공주를 벌하여

소자의 설분을 하여 주소서.”

柳夫人大笑曰 ‘蘭陽之罪 本不分明 且不能飮一勺之酒;

류부인대소왈 ‘난양지죄 본불분명 차불능음일작지주;

유부인이 크게 웃었다.

“난양의 죄가 본디 분명치 않은데다

또한 한 국자의 술도 마실 수 없으니

汝必欲使我罰之 以茶代酒 可也.”

여필욕사아벌지 이다대주 가야.”

네가 나에게 그녀를 벌주게 하고자 한다면

차로 술을 대신함이 옳으리라.”

丞相曰 “小子必欲以酒罰之.”

승상왈 “소자필욕이주벌지.”

승상이 대꾸했다.

“소자는 반드시 술로 벌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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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회

345/ [한문,임명뎍본]

是日 樂遊原之宴 烟波兩人 未知助勸

시일 낙유원지연 연파양인 미지조권

이날 낙유원 잔치에 심요연 백능파 두 사람은

도와 권유할 줄 몰랐다.

王及丞相興雖有餘 而野日將夕矣 乃罷宴.

왕급승상흥수유여 이야일장석의 내파연.

왕과 승상은 흥이 남아 있었으나

날이 저물려하자 잔치가 끝났다.

兩家各以金銀綵緞爲纏頭之資

양가각이금은채단위전두지자

두 집안은 각기 금은과 채색비단으로

머리를 감싸는 자구로 삼았고

量珠以斗 堆錦如阜 與紫閣峰齊

양주이두 퇴금여부 여자각봉제

구슬을 말로 계량하여 비단을 쌓은 것이 언덕 같아

자각봉과 가지런했다.

越王與丞相上馬 帶月色而歸.

월왕여승상상마 대월색이귀.

월왕과 승상은 말에 올라

달빛을 띠고 귀가했다.

纔入城門 鐘欲動矣 兩家女樂 爭途迭先

재입성문 종욕동의 양가여악 쟁도질선

겨우 성문에 들어가니 종소리가 울렸다.

두 집안의 기악이 길을 다투고 앞서려 하여

珮響如水 香氣擁街 遺簪墮珠 盡入於馬蹄

패향여수 향기옹가 유잠타주 진입어마제

패물소리가 물소리 같았고 향기가 길에 가득하고

떨어진 비녀와 구슬들이 말굽 아래 들어가

窸窣之聲 聞於暗塵之中矣.

실솔지성 문어암진지중의.

시끄러운 소리가 어두운 먼지 속에서 들려왔다.

長安士女 聚觀如堵 百歲老翁 垂淚而言曰

장안사녀 취관여도 백세노옹 수루이언왈

장안의 사람들이 모여 구경하는 것이 담장 같았고

백세의 노인들은 눈물을 떨구며 말했다.

“我昔髮未總時 見玄宗皇帝幸華淸宮 其威儀如此矣!

“아석발미총시 견현종황제행화청궁 기위의여차의!

“내가 옛날 머리를 올리기 전에

현종황제가 화청궁에 거동하시는 것을 보았었는데

그 위의가 이와 같았다.

不圖垂死之日 復見太平景象也.”

불도수사지일 부견태평경상야.”

죽기 전에 다시 태평성대의 모습을 보는구나.”

此時兩公主與秦氏賈氏 陪大夫人正待丞相之還

차시양공주여진씨가씨 배대부인정대승상지환

이날 두 공주는 진씨 가씨와 대부인을 모시고

승상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丞相上堂 引沈裊烟白凌波 現於大夫人及兩公主

승상상당 인심뇨연백능파 현어대부인급양공주

승상은 마루에 올라 심요연과 백능파를 이끌어

대부인과 두 부인에게 뵈었다.

鄭夫人曰 “丞相每言 得賴兩娘子急難之恩

정부인왈 “승상매언 득뢰양낭자급난지은

정부인이 말했다.

“승상께서 매양 말씀하시기를

두 낭자의 어려움을 구하는 은혜를 입어

幸成數千里拓土之功 故吾每以未卽相見爲恨矣

행성수천리탁토지공 고오매이미즉상견위한의

다행히 수천리 길 영토를 개척하는 공로를 이루었다 하시기로

나는 서로 만나지 못함을 한스럽게 여겼는데

兩娘之來 何太晩也?”

양낭지래 하태만야?”

두 낭자의 찾아옴이 어찌 그리 늦었는고?”

烟波對曰 “妾等遠方鄕闇之人也

연파대왈 “첩등원방향암지인야

심요연과 백능파가 대답했다.

“첩들은 먼 지방 시골 사람들이라

雖蒙丞相一顧之恩 而惟恐兩貴王夫人 不許一席之地

수몽승상일고지은 이유공양귀왕부인 불허일석지지

비록 승상께서 한 번 돌아보시는 은혜는 입었사오나

오직 두 귀부인게서 한 자리의 땅을 허락하지 않으실까 두려워

未敢卽踵於門下矣.

미감즉종어문하의.

감히 문하에 발걸음을 하지 못했사옵니다.”

頃入京師 得聞於行路 則皆稱兩夫人

경입경사 득문어행로 즉개칭양부인

서울에 들어와 길거리서 듣건대

모두 두 부인을 칭송하여

有關睢樛木之德化 被踈賤恩覃上下云

유관휴규목지덕화 피소천은담상하운

시경시 관저와 규목의 덕화가 천첩들에게 입히고

상하에 미친다고 했습니다.

故方欲冒僣進謁之際 適値丞相觀獵之時

고방욕모참진알지제 적치승상관렵지시

그러므로 방금 외람되이 나아와 뵙고자 할 즈음에

마침 승상께서 사냥하시는 때를 만나

叩參盛筵 獲承下誨 妾等之幸也.”

고참성연 획승하회 첩등지행야.”

성대한 잔치에 참석하고 부인의 가르침을 받게 되니

첩들의 다행이옵니다.”

公主笑謂丞相曰

공주소위승상왈

공주가 웃으며 승상에게 말했다.

“今日宮中 花色正滿 相公必自詑風流

“금일궁중 화색정만 상공필자이풍류

“오늘은 궁중에 꽃빛이 가득합니다.

상공께서는 반드시 스스로 자신의 풍류를 자랑하실 터이오나

而此皆吾兄弟之功也 相公知之乎?”

이차개오형제지공야 상공지지호?”

이는 모두 우리 형제의 공로입니다.

상공께서는 그것을 알고 계시는지요?”

丞相大笑曰

승상대소왈

“俗云 ‘貴人喜聞譽言’ 非妄也

“속운 ‘귀인희문예언’ 비망야

승상이 크게 웃었다.

속담에 “귀인은 칭찬하는 말을 기쁘게 듣는다.” 하더니만

망언이 아니로다.

彼兩人新到宮中 大畏公主威風

피양인신도궁중 대외공주위풍

이 두 사람이 새로 궁중에 들어와

공주의 위풍을 크게 두려워하여

有此諂諛之言 公主乃欲爲功耶?”

유차첨유지언 공주내욕위공야?”

이처럼 아첨하는 말을 하니

공주는 이를 자신의 공으로 하고 싶은가?”

436/

座譁然大笑 秦賈兩娘子問於蟾月曰

좌화연대소 진가양낭자문어섬월왈

자리가 왁자지껄하도록 크게 웃었다.

진채봉과 가춘운 두 낭자가 계섬월에게 물었다.

“今日宴席勝負如何?”

“금일연석승부여하?”

“오늘 잔치 자리에서 승부는 어찌 되었는가?”

鴻娘答曰 “蟾娘笑妾大言矣 妾以一言 使越宮奪氣

홍낭답왈 “섬낭소첩대언의 첩이일언 사월궁탈기

적경홍 낭자가 답했다.

“섬월 낭자는 첩의 큰소리를 비웃었습니다만

첩이 한 마디로 월궁 사람들로 하여금 기를 죽게 하였으니

諸葛孔明以片舸入江東 掉三寸之舌 說利害之機

제갈공명이편가입강동 도삼촌지설 설이해지기

제갈공명이 작은 배 한 척을 타고 강동에 들어가

세 치 혓바닥을 놀려 이해의 기미를 설득하여

周公瑾魯子敬輩 惟口呿喘息 而不敢吐氣;

주공근노자경배 유구거천식 이불감토기;

주공근과 노자경의 무리가 입이 딱 벌어져 헐떡거리며

감히 한 마디도 못한 것과 같습니다.

平原君入楚定從 十九人皆碌碌無成

평원군입초정종 십구인개녹녹무성

또 평원군이 초나라에 들어가 합종을 정하려 할 때

따라간 십구인은 모두 볼품이 없었으나

使趙重於九鼎大呂者 非毛先生一人之功乎?

사조중어구정대려자 비모선생일인지공호?

조나라로 하여금 구정대려(九鼎大呂)보다 무겁게 한 것은

모수(毛遂) 선생 한 사람의 공로가 아닙니까?

妾志大 故言亦大 大言未必無實矣

첩지대 고언역대 대언미필무실의

첩은 뜻이 크므로 말 또한 큰 것이니

큰소리가 반드시 실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問於蟾娘 則可知妾言之非妄也.”

문어섬낭 칙가지첩언지비망야.”

섬월 낭자에게 물어보시면

첩의 말이 허망치 않음을 아실 것입니다.”

蟾娘曰 ‘鴻娘弓馬之才 不可謂不妙

섬낭왈 ‘홍낭궁마지재 불가위불묘

섬월 낭자가 말했다.

“경홍 낭자의 활소기와 말타는 재주는

신묘하지 않다고는 말하지 않을 수 없으나

而用之於風流陣中 則雖或可稱

이용지어풍류진중 칙수혹가칭

풍류마당에 쓰면 혹 칭찬할 수 있을지라도

置之於矢石場 則安能馳一步 而發一矢乎?

치지어시석장 칙안능치일보 이발일시호?

화살과 돌맹이가 쏟아지는 전장에 내어 놓으면

어찌 한 발짝인들 내달으며 화살 하나 쏘겠습니까?

越宮奪氣 所以服新到兩娘子之仙貌仙才

월궁탈기 소이복신도양낭자지선모선재

월궁에서 기가 죽은 것은

새로 온 두 낭자의 신선 같은 외모와 재주에 탄복함이니

何足爲鴻娘之功乎?

하족위홍낭지공호?

어찌 족히 경홍 낭자의 공이 되리오?

我有一言 當向鴻娘說耶;

아유일언 당향홍낭설야;

내가 한 마디 하여 경홍 낭자를 향하여 말하리다.

春秋之時 賈大夫貌甚醜陋 天下所共唾也

춘추지시 가대부모심추루 천하소공타야

춘추시대에 가대부의 외모가 매우 추악하여

천하 사람들이 모두 침을 뱉는 바였습니다.

娶妻三年 其妻未曾一笑

취처삼년 기처미증일소

장가든 지 삼 년 동안

그의 아내는 한 번도 웃은 적이 없었는데

賈大夫與妻出郊 適射獲一雉 其妻始笑之.

가대부여처출교 적사획일치 기처시소지.

가대부가 아내와 교외에 나가 마침 꿩 한 마리를 잡으니

그의 아내가 처음으로 웃었다고 합니다.

鴻娘之射雉 或與賈大夫同乎?”

홍낭지사치 혹여가대부동호?”

경홍 낭자가 꿩을 쏘아 맞친 것도 혹 가대부와 같겠지요?”

驚鴻曰 “以賈大夫之醜貌 能因弓馬之才 睹得其妻之笑

경홍왈 “이가대부지추모 능인궁마지재 도득기처지소

경홍이 나섰다.

“가대부의 추한 모습으로도

활쏘기와 말타기의 재주를 인연하여

그 아내의 웃음을 볼 수 있었거늘

若使有才有色 而且能射雉

약사유재유색 이차능사치

만약 재색을 갖춘 이로 하여금

또한 꿩을 명중시키게 했다면

則尤豈不使人愛敬乎?”

칙우기불사인애경호?”

더욱 어찌 사람들로 하여금

애경케 하지 않았으리오?”

蟾月笑曰 “鴻娘之自誇 逾往而逾甚

섬월소왈 “홍낭지자과 유왕이유심

섬월이 비웃었다.

“경홍 낭자의 자기자랑은 갈수록 더욱 심한데

此無非丞相寵愛之過 而驕其心也.”

차무비승상총애지과 이교기심야.”

이는 승상의 총애가 지나쳐서

그 마음을 교만하게 하지 않은 게 없습니다.“

丞相笑曰 “我固知蟾娘之多才 而不知有經術也

승상소왈 “아고지섬낭지다재 이부지유경술야

승상이 웃었다.

“내가 진실로 섬월이 다재다능함은 알았지만

경서에 능통한 줄은 몰랐도다.

今復兼春秋之癖也.”

금복겸춘추지벽야.”

오늘은 게다가 춘추의 고사를 말하는 버릇까지 겸하였구나.”

蟾月曰 “妾閑時 或涉獵經史 豈曰能之?”

섬월왈 “첩한시 혹섭렵경사 기왈능지?”

섬월이 말했다.

“첩이 한가할 적에 혹 경서와 역사서를 섭렵하였사오나

어찌 능통하다 말하리오?

翌日丞相入朝於上 太后召見丞相及越王

익일승상입조어상 태후소견승상급월왕

이튿날 승상이 입궐하여 임금께 조회하니

태후가 승상과 월왕을 불러보았다.

兩公主已入宮在座矣.

양공주이입궁재좌의.

두 공주는 이미 입궁하여 옆에 자리했다.

太后謂越王曰 “吾兒昨日與丞相以春色相較 孰勝孰負?”

태후위월왕왈 “오아작일여승상이춘색상교 숙승숙부?”

태후가 월왕에게 물었다.

“월왕은 어제 승상과 봄빛을 서로 겨루었다더니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고?”

越王奏曰 “駙馬完福 非人所爭

월왕주왈 “부마완복 비인소쟁

월왕이 아뢰었다.

“부마의 온전한 복은 사람이 다툴 바가 아닙니다.

何丞相如此之福 在女子亦爲福乎? 不爲福乎?

하승상여차지복 재여자역위복호? 불위복호?

어찌 승상의 이와 같은 복이 여자에게도 또한 복이 될는지요?

복이 되지 않을는지요?

娘娘以此問于丞相.”

낭낭이차문우승상.”

마마께서 이것을 승상에게 하문하소서.”

丞相奏曰

승상주왈

“越王謂不勝於臣者 正如李白見崔顥詩 而奪其氣也.

“월왕위불승어신자 정여이백견최호시 이탈기기야.

승상이 아뢰었다.

“월왕이 신보다 못하다고 한 것은

정히 이백이 최호 시를 보고

기세를 빼앗긴 것과 같습니다.

於公主爲福不爲福 臣非公主不能自知 願問於公主.”

어공주위복불위복 신비공주불능자지 원문어공주.”

공주에게 복이 될지 복이 안 될지는

신이 공주가 아니오니 스스로를 알 수 없습니다.

원컨대 공주에게 하문하소서.”

太后笑顧兩公主 公主對曰

태후소고양공주 공주대왈

태후가 웃으며 공주를 돌아보니 공주가 대답했다.

“夫婦一身 榮辱苦樂 不宜異同

“부부일신 영욕고락 불의이동

“부부는 한 몸이라 하오니 영욕과 고락에

의당 같고 다름이 없으리이다.

丈夫有福 則女子亦有福也.

장부유복 칙여자역유복야.

장부가 복이 있다면 여자 또한 복이 있을 것이요

丞相之所樂 小女亦同樂而已.”

승상지소락 소녀역동락이이.”

승상이 즐기는 것을 소녀 또한 함께 즐길 따름입니다.”

越王曰 “妹氏之言雖好 非肺腑之言也

월왕왈 “매씨지언수호 비폐부지언야

월왕이 말했다.

누이동생의 말이 비록 좋긴 하나

폐부지친의 말은 아니로다.

[주]肺腑之親 폐부지친 왕실(王室)의 가까운 친족.

自古駙馬 未有如丞相之放蕩者 此由於紀綱之不嚴也

자고부마 미유여승상지방탕자 차유어기강지불엄야

예로부터 부마로 승상처럼 방탕한 자는 없었다.

이는 기강이 엄격하지 않은 데 기인하니

願娘娘下少游於有司 問輕朝蔑國法之罪.”

원낭낭하소유어유사 문경조멸국법지죄.”

원컨대 마마께서는 소유를 유사에게 내려보내

조정과 국법을 경멸한 죄를 문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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