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백유경>의 맨 마지막 비유담인 제98화에는 저자가 <백유경>의 독법을 밝히고 있다.

먼저 올린다. 번역은 동국대역경원의 것을 가능한 살렸다.

  (九八)小兒得大龜喻

98. 어린아이가 큰 거북을 얻은 비유

昔有一小兒,陸地遊戲得一大龜,

意欲殺之不知方便,而問人言:

「云何得殺?」

옛날 어떤 아이가 육지에서 놀다가 큰 거북이 한 마리를 얻었다.

그것을 죽이고 싶었으나 그 방법을 알지 못하여 어떤 사람에게 물었다.

“어떻게 죽입니까?”

有人語言:

「汝但擲置水中即時可殺。」

그 사람은 말하였다.

“그것을 물속에 던져두어라. 그러면 곧 죽을 것이다.”

爾時小兒信其語故即擲水中,

龜得水已即便走去。

아이는 그 말을 듣고 그것을 물속에 던졌다.

그러나 거북이는 물을 얻어 곧 달아났다.

凡夫之人亦復如是,

欲守護六根修諸功德不解方便,而問人言:

「作何因緣而得解脫?」

범부들도 그와 같다.

여섯 가지 감관을 지켜 갖가지 공덕을 닦으려 하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하여 어떤 사람에게 묻는다.

“어떻게 해야만 해탈을 얻을 수 있느냐.”

邪見外道天魔波旬,及惡知識而語之言:

「汝但極意六塵 恣情五欲,

如我語者必得解脫。」

삿된 소견을 가진 외도와 악마와 또 나쁜 벗은 그에게 말한다.

“너는 그저 여섯 가지 경계를 뜻대로 받아들이고

다섯 가지 욕심을 마음대로 즐겨라.

내 말대로 하면 반드시 해탈을 얻을 것이다.”

如是愚人不諦思惟,

便用其語身壞命終墮三惡道,如彼小兒擲龜水中。

그리하여 그 사람은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곧 그 말을 따르다가,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세 갈래 나쁜 길에 떨어지나니,

마치 저 어린애가 거북이를 물속에 던지는 것과 같다.

 此論我所造,  合和喜笑語,

 多損正實說,  觀義應不應。

내가 이제 이 논(論)을 짓나니

우화 같은 말이 한 데 뒤섞여

진실하고 바른 말을 손상시킨 것 같지만

읽는 이는 잘 관찰하라.

 如似苦毒藥,  和合於石蜜,

 藥為破壞病,  此論亦如是。

 正法中戲笑,  譬如彼狂藥,

마치 쓰고 독한 약물(藥物)을

달콤한 꿀에 섞으면

그 약은 온갖 병을 낫게 하는 것처럼

이 논도 또한 그와 같다.

바른 법 가운데 우스개 이야기는

비유하면 마치 저 미친 약과 같다.

 佛正法寂定,  明照於世間。

 如服吐下藥,  以酥潤體中,

 我今以此義,  顯發於寂定。

부처님의 바른 법은 극히 고요해

이 세상을 밝게 비추어 주나니

마치 소화제를 먹은 것 같아서

우유처럼 몸 속을 부드럽게 한다.

나는 지금 이런 이치로

마음을 파헤쳐 극히 고요하게 한다.

 如阿伽陀藥,  樹葉而裹之,

 取藥塗毒竟,  樹葉還棄之。

그것은 마치 저 아가다 약을

나뭇잎에다 싼 것 같아서

약으로 상처를 치료한 뒤에는

그 나뭇잎은 버려야 한다.

 戲笑如葉裹,  實義在其中,

 智者取正義,  戲笑便應棄。

우스개 말은 겉에 싼 잎과 같고

진실한 이치는 그 속에 있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바른 이치를 취하고

우스개 말은 버려야 한다.

尊者僧伽斯那造作癡花鬘竟。

존자(尊者) 상가세나(僧伽斯那)는 어리석은 꽃목걸이를 지어 마친다.

百喻經卷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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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1의 끝에 실은 이 서문은 인터넷에 번역을 올린 글이 없어 이 블로그의 운영자가

번역을 시도해 보았다.

百喻經卷第一

聞如是*:

이와 같이 들었다.

*현장법사 이후의 新譯은 ‘如是我聞’으로 경을 시작한다.

一時佛在王舍城,在鵲封竹園,

한때 부처님은 왕사성 작봉죽원에 계셨다.

與諸大比丘菩薩摩訶薩及諸八部三萬六千人俱。

여러 대비구보살마가살과 여러 팔부 3만6천 명이 함께하였다.

是時會中有異學梵志五百人俱,

이때 회중에는 이교도 범지 5백명도 함께하였다.

從座而起白佛言:

범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吾聞佛道洪深,無能及者,

 故來歸問,唯願說之。」

우리는 부처님의 도가 매우 크고 깊다고 들었으나

미칠 수 있는 자가 없어 부처님게 와서 묻습니다.

오직 설법해 주시기 바랍니다.

佛言:「甚善。」

“참 착하구나.”

問曰: 「天下為有為無?」

“천하는 존재하는 것입니까?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까?

答曰:「亦有亦無。」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梵志曰:

 「如今有者,云何言無?如今無者,云何言有?」

범지가 물었다.

“지금 존재할 것 같으면 어찌 ‘무’라고 하며

지금 존재하지 않는 것을 어찌 ‘유’라고 말합니까“

答曰:「生者言有,死者言無,故說或有或無。」

“산것은 ‘유’이고, 죽은 것은 ‘무’이다.

그러므로 ‘유’이기도 하고, ‘무’이이도 하다.

問曰:「人從何生?」

“사람은 어디서 생겼습니까?”

答曰:「人從穀而生。」

“사람은 곡식에서 발생했다.”

問曰:「五穀從何而生?」

“오곡은 어디서 생겼습니까?”

答曰:「五穀從四大火風而生。」

“오곡은 4대 지수화풍으로부터 발생했다.”

問曰:「四大火風從何而生?」

“4대 지수화풍은 어디서 생겼습니까?”

答曰:「四大火風從空而生。」

“4대 지수화풍은 ‘空’에서 발생했다.”

問曰:「空從何生?」

“‘空’은 어디서 생겼습니까?”

答曰:「從無所有生。」

“‘空’은 ‘무소유’에서 발생했다.”

問曰:「無所有從何而生?」

“‘무소유’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答曰:「從自然生。」

“자연에서 발생했다.”

問曰:「自然從何而生?」

“자연은 어디서 생겼습니까?”

答曰:「從泥洹而生。」

“열반에서 발생했다.”

問曰:「泥洹從何而生?」

“열반은 어디서 생겼습니까?”

佛言:

「汝今問事何以爾深?泥洹者是不生不死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지금 질문은 어찌 그리 심오한가?

열반이란 불생불멸의 법이다.”

問曰:「佛泥洹未?」

“부처님은 열반이 아닙니까?”

答曰:「我未泥洹。」

“나는 아직 열반이 아니다.”

「若未泥洹,云何得知泥洹常樂?」

“열반이 아니라면 어떻게 열반이 언제나 즐거운 곳임을 아십니까?”

佛言:「我今問汝,天下眾生為苦為樂?」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네게 묻노니, 천하의 중생은 괴로운가, 즐거운가?

答曰:「眾生甚苦。」

“중생은 심히 괴롭습니다.”

佛言:「云何名苦?」

“어째서 괴로운 것이라고 말하는가?”

答曰:「我見眾生死時苦痛難忍,故知死苦。」

“제가 중생을 보건대, 죽을 때에 고통을 참기 어려워 합니다.

그러므로 죽음의 고통을 압니다.”

佛言:「汝今不死亦知死苦,

 我見十方諸佛不生不死故知泥洹常樂。」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죽지 않고도 죽음의 고통을 안다.

내가 보건대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은 나지도 죽지도 않으므로

열반이 항상 즐거운 곳임을 안다.”

 五百梵志心開意解,求受五戒,悟須陀洹果,

 復坐如故。

오백의 범지들은 마음속에 깨우치고 이해하여

오계 받기를 요구하였고 수다원과를 깨우쳤다.

그들은 다시 이전처럼 앉았다.

佛言:「汝等善聽!今為汝廣說眾喻。」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알아듣기를 잘하는구나.

지금 너희를 위해 여러 가지 비유로 널리 설법하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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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98가지 비유담으로 구성된 <백유경>은 2단논법을 사용하여 그 비유의 주제가 이솝우화처럼

간결하고 명료하다.

제목을 보면 100가지 설화일 텐데 두 설화가 없어졌다는 설이 맞을 것 같다.

하긴 이솝우화가 불교 설화에서 영향받은 것이라 하는데 이 <백유경>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추정된다.

이 꼭지는 지안 스님의 [초기경전 (2)백유경, 월간반야 2002년 10월 (제23호)]로 대신한다.

http://banyaam.com/bbs/view.php?id=04&page=9&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7

초기경전 백유경

-지안 스님

불경 가운데서 『이솝우화』만큼이나 재미나는 설화가 많이 수록되어 있는 경이 있다.

여러 가지 비유로써 중생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일상의 지혜를 닦게 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바로 『백유경(百喩經, Satavadana-s?tra)』으로 백 가지 비유를 들어 말씀

하였다 하여 '백 가지 비유경' 『백유경』이라 한다.

경의 전문을 모두 읽어 보면 98가지의 짧은 이야기가 모아져 있는데 한결같이 어리석음을

풍자해 놓은 이야기이다.

불경 가운데서, 비유문학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부처님의 교훈을 순전히 비유로써 설해 놓은

것을 아파타나(阿波陀那, Avad?na)라 한다.

『12부경』 혹은 『12분경』이라 하여 불교 경전을 문체 및 기술의 형식과 내용에 따라서

12가지로 분류한 것을 말한다.

『비유경』은 그 중의 하나로 이 경은 세상의 비유와 우화로써 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데,

한 경에서 군데군데 비유를 말한 것과 한 경 전체가 비유와 우화로 되어 있는 것도 있다.

『백유경』은 『법구 비유경』과 더불어 제목에 비유란 말이 들어 있어 경 전체가 비유설화

임을 밝히고 있다.

전부 4권으로 되어 있는데 5세기에 인도의 승려 상가세나(僧伽斯那, Sanghasena) 가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제자 구나브리디(求那毘地, Gunavrddhi) 에 의하여 서기 492년에

한문으로 번역이 되었다고 한다. 설법의 대상이 평범한 일반 보통 사람으로 전문적인 수도인만이

아닌 것이 특징이며, 따라서 사변적인 논리나 교리적인 난해성이 전혀 없는 경전이다.

여러 가지 비유의 우화 중에는 11세기 소마데바라(Somadeva)는 사람이 지은 유명한 설화집인

『카다아 사릿 사가린(katha- sarit-sagara』('전설이 흐르는 바다'라는 의미)에 나오는

이야기와 같은 것이 있는데, 이는 인도 고전의 백미로 알려져 있다. 또 그리스의 우화 작가

이솝이 지은 『이솝우화』와도 비슷한 내용이 들어 있다.

옛날 어떤 미련한 부부가 있었다. 그는 어리석어 무식하기 짝이 없었다. 그가 다른 부잣집에

가서 삼층으로 지어진 누각을 보았다. 높고 넓으며 웅장하고 화려하여 보기에 퍽 시원해 보였다.

그는 무척 부러워하여 이렇게 생각을 했다.

“나는 저 사람보다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다. 나만 못한 저 사람이 이렇게 좋은 누각을 지어

가지고 있는데 나는 왜 이런 누각을 짓지 않았는가?”

그래서 그는 곧 목수를 불러 물었다.

“저 집처럼 좋은 누각을 지을 수 있겠는가?”

목수는 답하기를,

“그것은 바로 내가 지은 집입니다.”

“그럼 내게도 저와 똑같은 누각을 지어 다오.”

이에 목수는 곧 땅을 고르고 벽돌을 쌓아 누각을 짓기 시작했다.

그는 벽돌을 쌓아 집을 짓는 것을 보고 갑자기 의혹이 생겨 목수에게 물었다.

“어떻게 집을 지을 것인가?”

“1·2층을 먼저 짓고 나중에 삼층을 지을 것입니다.”

“나는 아래 두 층은 가지고 쉽지 않다. 먼저 제일 위층인 삼층만 지어다오.”

목수는 대답하기를,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아래층의 집을 짓지 않고 어떻게 2층집을 지을 수 있으며,

2층집을 짓지 않고 어찌 3층집을 지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는 고집을 부리며,

“내게는 아래 2층은 필요없다. 반드시 3층인 맨 위층 집만 지어다오”라고 하였다.

이때에 사람들이 모두 이 말을 듣고 비웃으면서 말하기를,

“어떻게 아래층을 짓지 않고 위층만 지을 수 있겠는가?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라고 하였다.

비유하면 이렇다. 부처님의 제자들이 부지런히 삼보(三寶)를 공경하여 정진을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면서 도를 얻겠다는 말을 하지만 노력 없이 결과만 바라는 것을 풍자한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목적 달성을 위한 과정의 준비 없이 그저 공만 바란다. 노력 없이 어떻게

공이 이루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이상 소개한 것은 98가지 이야기 중 열 번째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백유경』의 우화는 모두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여기서 어리석다는 것은 세상의 인과법(因果法)을 모르거나 무시한다는 이야기이다.

인과법문을 설해 놓은 이 경의 참뜻은 지혜롭고 바르게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원인에

의하여 결과가 이루어진다는 보편적인 윤리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원인이 좋으면

결과도 좋고 원인이 나쁘면 결과도 나쁘다는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는

불교의 기본 도덕·윤리정신이다.

어리석음은 지혜의 반대인데 지혜롭게 사는 것이 인생의 참 가치이다. 더구나 불교 신행에

있어서 인과의 도리를 부정할 때에는 바른 신행 생활이 이루어질 수 없다. 발무인과(撥無因果)

곧 인과를 무시하는 것은 불법에 대한 역적죄라고 하기도 한다. 어리석은 한 생각이 인생을

그르치고 망하게 하는 수가 허다하다.

백유경에는 또 현대의 유모어 같은 이야기도 설해져 있다. 우리 국문학사에 나오는〈노부처

쟁병 설화〉와 똑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노부부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이웃에서 떡을 가져와 이 부부가 접시에 담은 떡을 방안에

놓아두고 내기를 하여 이기는 사람이 먹자고 하였다. 그 내기는 서로 말을 하지 않은 묵언을

누가 더 오래하는가였다. 곧 두 사람이 말을 하지 않고 묵언시합을 하였다.

먼저 말을 하는 사람은 지게 되어 떡을 먹을 수 없는 것이다. 두 사람이 떡을 사이에 놓고

말없이 견디기를 하고 있는데 마침 부엌에 도둑이 들어와 물건을 훔쳐 갔다.

도둑이 물건을 꺼내 가는 것을 샛문으로 보고도 떡을 차지하려고 말없이 앉아 있는 할아버지를

본 할머니가

“영감! 도둑이 물건을 가져 가는데도 떡 욕심 때문에 말도 하지 않고 앉았소?”

라고 화가 나서 핀잔을 주니,

영감님은 할머니에게

“이건 내 떡이니 내가 먹게 되었소”

라고 했다는 매우 우스운 이야기이다.

이것은 쓸데없는 짓을 하다가 큰 손해를 본다는 것을 풍자적으로 일깨워 놓은 교훈이다.

지안스님강의. 월간반야 2002년 10월 (제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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