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리차사별품(離車辭別品)
佛所行讚 離車辭別品第二十四
존자 아난다(阿難陀)는
천지가 크게 진동하는 것 보고
마음으로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서
“무슨 인연이냐”고 부처님께 여쭈었네.
尊者阿難陁,
見地普大動,
心驚身毛豎,
問佛何因緣。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네.
“내 수명[壽]이 석 달 동안 머물 것이며
다른 목숨[命]과 행(行)은 다 버렸다.
그러므로 땅이 크게 흔들렸느니라.”
佛告阿難陁,
我住三月壽,
餘命行悉捨,
是故地大動。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슬픈 마음에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마치 매우 힘센 저 코끼리가
전단(栴檀)나무를 잡아 흔들 때
阿難聞佛教,
悲感淚交流,
猶如大力象,
搖彼栴檀樹。
나무는 흔들리고 나무결은 졸려
향기로운 즙(汁)이 흘러내리는 것 같았네.
큰 스승님을 가까이하고 존경하며
은혜 깊고 탐욕 여의지 못함은
擾動理迫迮,
香汁淚流下,
親重大師尊,
恩深未離欲。
오직 이 네 가지 일로 말미암아
슬픔과 괴로움을 견딜 수 없네.
“나는 이제 세존께서
열반에 듣기로 결정했단 말 듣고
惟此四事故,
悲苦不自勝,
今我聞世尊,
涅槃決定教。
온몸의 맥이 모두 풀려
방향을 잃고 평소의 목소리는 변하며
들었던 법은 모조리 잊고
어지럽고 놀라워 천지를 잃은 듯하네.
擧體悉萎消,
迷方失常音,
所聞法悉忘,
荒悸亡天地。
괴상하여라, 구세주(救世主)시여,
멸도(滅度)하심이 어찌 그리 빠르신가.
찬물을 만나 죽을 것 같았을 때
불을 만났으나 불길이 이내 꺼져 버린 듯
怪哉救世主,
滅度一何駃,
遭寒水垂死,
遇火忽復滅。
모든 번뇌의 넓은 들에서
방위를 잃고 헤맬 때
문득 훌륭한 길잡이 만났으나
채 건너지 못하고 이내 다시 잃은 듯
於煩惱曠野,
迷亂失其方,
忽遇善導師,
未度忽復失。
마치 사람이 넓은 사막 걸어갈 때
덥고 목마르나 물을 구하지 못하다가
홀연히 맑고 시원한 우물 만났지만
달려가자 그 물 말라버린 것 같네.
如人涉長漠,
熱渴久乏水,
忽遇淸涼池,
奔趣悉枯竭。
검푸른 눈썹 조용한 눈동자는
삼세(三世)의 일을 분명하게 보았고
지혜의 광명으로 그윽한 어둠 비출 때
어둠은 얼마나 빨리 없어졌던가.
紺睫瞪睛目,
明鑑於三世,
智慧照幽冥,
昏冥一何速。
이것은 마치 메마른 땅의 싹이
구름 끼자 비오기를 바랐지만
사나운 바람에 구름 걷혀서
하염없이 빈 밭만 지키는 것 같아라.
猶如旱地苗,
雲興仰希雨,
暴風雲速滅,
望絕守空田。
지혜 없는 큰 어둠 속에서
중생들 모두 방향을 잃었을 때
여래는 지혜의 등불을 밝혔는데
갑자기 꺼지면 헤어날 길 없으리.”
無智大闇冥,
群生悉迷方,
如來燃慧燈,
忽滅莫由出。
부처님께서 아난의 그 마음 아프고
슬프고 간절한 하소연 듣고
부드러운 말로 위로하시면서
그를 위해 진실한 법을 말씀하셨네.
佛聞阿難說,
酸訴情悲切,
軟語安慰言,
爲說眞實法。
“만일 사람이 그 자성(自性)을 알면
근심과 슬픔 속에 있지 않을 것이네.
일체의 함[爲]이 있는 모든 것
다 닳아서 없어지는 법이니라.
若人知自性,
不應處憂悲,
一切諸有爲,
悉皆磨滅法。
나는 이미 너에게 말하였나니
만남의 속성은 이별하는 것이요
은혜와 애정의 이치는 항상하지 않나니
슬퍼하고 그리는 마음 버려야 한다네.
我已爲汝說,
合會性別離,
恩愛理不常,
當捨悲戀心。
함[爲]이 있어서 유동하는 법
나고 멸하여 자재(自在)하지 않나니
비록 영원히 존재하려 하더라도
끝내 그리 될 이치가 없느니라.
有爲流動法,
生滅不自在,
欲令長存者,
終無有是處。
만일 함이 있는 법 영원히 존재하여
옮겨져 변하는 일 다시 없다면
그것은 곧 해탈이니
무엇을 다시 구한단 말인가.
有爲若常存,
無有遷變者,
此則爲解脫,
於何而更求。
너희들과 또 다른 중생들
나에게서 무엇을 구하는가.
너희들이 마땅히 얻어야 할 것을
나는 이미 말하여 마쳤노라.
汝及餘衆生,
今於我何求,
汝等所應得,
我以爲說竟。
나의 이 몸을 무엇에 쓰려는가.
묘한 법신(法身)은 영원히 존재하며
나는 나의 고요함[寂靜]에 머무나니
오직 중요한 것은 여기에 있느니라.
何用我此身,
妙法身長存,
我住我寂靜,
所要唯在此。
그러나 나는 중생들에 대해서
일찍이 게을리 한 적 없었나니
마땅히 싫어하고 떠날 생각을 닦아
제 자신의 섬[洲]에 잘 머물러야 하나니
然我於衆生,
未曾有所惓,
當修厭離想,
善住於自洲。
마땅히 알라. 제 자신의 섬이란
오롯하고 부지런한 방편으로써
혼자 고요하게 한가히 살기를 닦고
다른 것 믿어 따르지 않는 것이네.
當知自洲者,
專精勤方便,
獨靜脩閑居,
不從於他信。
마땅히 알라. 제 자신의 섬이란
결정코 밝은 지혜의 등불로써
능히 어리석음의 어둠 없애고
네 가지 경계를 두루 관찰해
當知法洲者,
決定明慧燈,
能滅除癡闇,
觀察四境界。
훌륭한 법을 체득하여
나와 내 것 여의는 것이니라.
뼈 줄기에 가죽과 살 바르고
피로 물대고 힘줄로 얽었나니
逮得於勝法,
離我離我所,
骨竿皮肉塗,
血澆以筋纏。
자세히 관찰하면 그 모두 더러운 것
어떻게 이 몸을 좋아할 수 있으리.
모든 받음[受]은 인연으로 생기는 것
마치 물 위의 거품 같다네.
諦觀悉不淨,
云何樂此身,
諸受從緣生,
猶如水上泡。
나고 멸하며 덧없고 괴롭나니
즐겁다는 생각 멀리 여의어라.
심식(心識)은 나고 머물고 멸하여
새록새록 변하여 잠시도 쉬지 않네.
生滅無常苦,
遠離於樂想,
心識生住滅,
新新不蹔停。
적멸(寂滅)을 깊이 생각해 보면
항상하다는 생각은 영원히 어긋나리.
갖가지 행(行)은 인연으로 일어나
모였다 흩어졌다 항상 함께하지 않건만
思惟於寂滅,
常想永已乖,
衆行因緣起,
聚散不常俱。
어리석은 사람은 나라는 생각 내고
지혜로운 사람은 내 것이 없다 말하네.
이 네 가지 경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바르게 관찰하라.
愚癡生我想,
慧者無我所,
於此四境界,
思惟正觀察。
이것은 곧 일승(一乘)의 도(道)이니
온갖 괴로움을 모두 멸하느니라.
만일 능히 여기에 머물러
진실하고 바르게 관찰한다면
此則一乘道,
衆苦悉皆滅,
若能住於此,
眞實正觀者。
부처의 몸은 있고 없고 하지만
이 법은 영원하여 다함이 없네.”
부처님께서 이 묘한 법 말씀하시어
아난을 위로하실 때
佛身之存亡,
此法常無盡,
佛說此妙法,
安慰阿難時。
모든 리차들은 이 말을 듣고
황송하고 두려워해 모두 모였네.
그들은 세속의 모습 모두 버리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달려왔네.
諸離車聞之,
惶怖咸來集,
悉捨俗威儀,
驅馳至佛所。
예배 마치고 한쪽에 앉아
묻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 마음 이미 아시고
미리 방편으로 말씀하셨네.
禮畢一面坐,
欲問不能宣,
佛已知其心,
逆爲方便說。
“내 이제 너희들을 관찰해보니
마음에 이상한 생각 드는구나.
세속에 인연한 일 모두 버리고
오직 법을 생각함을 마음에 새겨라.
我今觀察汝,
心有異常想,
放捨俗緣務,
唯念法爲情。
너희들은 지금 나에 대하여
묻고 싶고 알고 싶은 것 있어도
내가 목숨을 마칠 즈음에
부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汝今欲從我,
所聞所知者,
於我存亡際,
愼莫生憂悲。
항상함이 없는 함이 있는[有爲] 성질은
움직이고 변하고 바뀌는 법으로서
견고하지도 않고 이익도 없어
오래 머무르는 모양이 없느니라.
無常有爲性,
躁動變易法,
不堅非利益,
無有久住相。
옛날의 모든 선왕(仙王)
바사타(婆私吒) 같은 선인과
만타(曼陀) 전륜성왕 같은 사람들
그들 무리[比]도 또한 적지 않았다네.
古昔諸仙王,
婆私咤仙等,
曼陁轉輪王,
其比亦衆多。
그러한 모든 훌륭한 조상들
그 힘은 자재천(自在天)과 같았지만
그들도 모두 이미 없어져
누구 하나 지금은 산 사람 없다네.
如是諸先勝,
力如自在天,
悉已久磨滅,
無一存於今。
해와 달과 제석천[釋帝繹]
그 수도 또한 매우 많았지만
그 또한 모두 지금은 없어져
영원히 남아 있는 것 하나도 없느니라.
日月天帝釋,
其數亦甚衆,
悉皆歸磨滅,
無有長存者。
과거 세상의 모든 부처들
그 수는 항하(恒河)의 모래 같아서
지혜로 온 세간 비추었으나
모두 다 등불처럼 멸했느니라.
過去世諸佛,
數如恒邊沙,
智慧照世閒,
悉皆如燈滅。
미래 세상의 모든 부처들
장차 멸할 것도 또한 그러하나니
이제 어찌 나 홀로 다르겠는가.
마땅히 열반에 들어야 하리.
未來世諸佛,
將滅亦復然,
我今豈獨異,
當入於涅槃。
저기 제도해야 할 이 있으니
이제 마땅히 앞으로 나아가리.
비사리(毘舍離)는 쾌락한 곳이라
너희들은 우선 스스로 안온하라.
彼有應度者,
今宜進前行,
毘舍離快樂,
汝等且自安。
세간은 의지하고 믿을 것 없고
삼계(三界)도 족히 즐겨할 것 없나니
근심하고 슬퍼하는 괴로움 그치고
탐욕을 여읠 마음 내어야 하느니라.”
世閒無依怙,
三界不足歡,
當止憂悲苦,
而生離欲心。
결단코 끊어 영원히 이별한 뒤에
북방으로 나아가 노니실 때
느릿느릿 먼 길을 걸어가심이
마치 해가 서산에 기우는 것 같았네.
決斷長別已,
而遊於北方,
靡靡涉長路,
如日傍西山。
그때 모든 리차(離車)들은
슬피 탄식하고 길을 따라 돌아오며
하늘을 우러러 슬퍼하고 탄식했네.
“아아, 얼마나 괴상한 일인가.
爾時諸離車,
悲吟逐路隨,
仰天而哀歎,
嗚呼何怪哉。
몸은 마치 진금산(眞金山) 같고
온갖 형상 장엄을 갖추었거늘
장차 머지않아 무너지려 하는구나.
덧없음은 어이 그리 자비도 없는가.
形如眞金山,
衆相具莊嚴,
不久將崩壞,
無常何無慈。
나고 죽음에 오래 목말랐는데
여래께서는 지혜의 어머니셨건만
지금 우리들을 갑자기 버리시니
구원 없는 괴로움을 어떻게 하리.
生死久虛渴,
如來智慧母,
而今頓放捨,
無救苦奈何。
중생은 오랫동안 어둠 속에 살면서
밝은 지혜 빌려서 길을 갔거늘
어찌하여 그 지혜의 해는
갑자기 그 빛을 감추려 하는가.
衆生久闇冥,
假明慧以行,
如何智慧日,
忽然而潛光。
무지(無智)는 빠른 흐름이 되어
모든 중생을 띄워서 흘려 보냈네.
어찌하여 이 법의 다리[橋梁]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끊어지는가.
無智爲迅流,
漂浪諸衆生,
如何法橋梁,
一旦忽然摧。
자비하신 큰 의왕(醫王)은
위없는 지혜의 좋은 약으로
중생의 고통을 치료해 주시더니
어찌하여 갑자기 멀리 가는가.
慈悲大醫王,
無上智良藥,
療治衆生苦,
如何忽遠逝。
자비의 묘한 하늘 깃대는
지혜로 장엄하고
금강심(金剛心)으로 얽어매어
세간 사람들 보고 싫증내지 않았건만
慈悲妙天幢,
智慧以莊嚴,
金剛心絞絡,
世閒觀無厭。
사당[祠祀]의 장엄하고 훌륭한 깃대
어찌하여 하루 아침에 꺾여지며
중생은 얼마나 복이 엷기에
나고 죽음의 흐름에 윤회하는가.
祠祀嚴勝幢,
云何一旦崩,
衆生何薄福,
輪迴生死流。
해탈의 문은 갑자기 닫혀버려
길이 괴로워하며 벗어날 기약 없네.
여래께서는 위로하고 편안하게 하시더니
정(情)을 끊고 영원히 하직하시네.”
解脫門忽閉,
長苦無出期,
如來善安慰,
割情而長辭。
마음을 억제하여 슬픔과 그리움을 참음이
시든 가니꽃[迦尼花] 같았네.
배회하고 또 느릿느릿 걸으면서
슬퍼하고 원망하며 길을 따라 돌아가니
마치 그 어버이 잃은 사람이
장사 치루고 이별하고 돌아옴 같았네.
制心忍悲戀,
如萎迦尼花,
俳佪而遲遲,
悵怏隨路行,
如人喪其親,
葬畢長訣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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