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리차사별품(離車辭別品)

佛所行讚  離車辭別品第二十四

 

존자 아난다(阿難陀)는

천지가 크게 진동하는 것 보고

마음으로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서

“무슨 인연이냐”고 부처님께 여쭈었네.

尊者阿難陁,

見地普大動,

心驚身毛豎,

問佛何因緣。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네.

“내 수명[壽]이 석 달 동안 머물 것이며

다른 목숨[命]과 행(行)은 다 버렸다.

그러므로 땅이 크게 흔들렸느니라.”

佛告阿難陁,

我住三月壽,

餘命行悉捨,

是故地大動。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슬픈 마음에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마치 매우 힘센 저 코끼리가

전단(栴檀)나무를 잡아 흔들 때

阿難聞佛教,

悲感淚交流,

猶如大力象,

搖彼栴檀樹。

 

나무는 흔들리고 나무결은 졸려

향기로운 즙(汁)이 흘러내리는 것 같았네.

큰 스승님을 가까이하고 존경하며

은혜 깊고 탐욕 여의지 못함은

擾動理迫迮,

香汁淚流下,

親重大師尊,

恩深未離欲。

 

오직 이 네 가지 일로 말미암아

슬픔과 괴로움을 견딜 수 없네.

“나는 이제 세존께서

열반에 듣기로 결정했단 말 듣고

惟此四事故,

悲苦不自勝,

今我聞世尊,

涅槃決定教。

 

온몸의 맥이 모두 풀려

방향을 잃고 평소의 목소리는 변하며

들었던 법은 모조리 잊고

어지럽고 놀라워 천지를 잃은 듯하네.

擧體悉萎消,

迷方失常音,

所聞法悉忘,

荒悸亡天地。

 

괴상하여라, 구세주(救世主)시여,

멸도(滅度)하심이 어찌 그리 빠르신가.

찬물을 만나 죽을 것 같았을 때

불을 만났으나 불길이 이내 꺼져 버린 듯

怪哉救世主,

滅度一何駃,

遭寒水垂死,

遇火忽復滅。

 

모든 번뇌의 넓은 들에서

방위를 잃고 헤맬 때

문득 훌륭한 길잡이 만났으나

채 건너지 못하고 이내 다시 잃은 듯

於煩惱曠野,

迷亂失其方,

忽遇善導師,

未度忽復失。

 

마치 사람이 넓은 사막 걸어갈 때

덥고 목마르나 물을 구하지 못하다가

홀연히 맑고 시원한 우물 만났지만

달려가자 그 물 말라버린 것 같네.

如人涉長漠,

熱渴久乏水,

忽遇淸涼池,

奔趣悉枯竭。

 

검푸른 눈썹 조용한 눈동자는

삼세(三世)의 일을 분명하게 보았고

지혜의 광명으로 그윽한 어둠 비출 때

어둠은 얼마나 빨리 없어졌던가.

紺睫瞪睛目,

明鑑於三世,

智慧照幽冥,

昏冥一何速。

 

이것은 마치 메마른 땅의 싹이

구름 끼자 비오기를 바랐지만

사나운 바람에 구름 걷혀서

하염없이 빈 밭만 지키는 것 같아라.

猶如旱地苗,

雲興仰希雨,

暴風雲速滅,

望絕守空田。

 

지혜 없는 큰 어둠 속에서

중생들 모두 방향을 잃었을 때

여래는 지혜의 등불을 밝혔는데

갑자기 꺼지면 헤어날 길 없으리.”

無智大闇冥,

群生悉迷方,

如來燃慧燈,

忽滅莫由出。

 

부처님께서 아난의 그 마음 아프고

슬프고 간절한 하소연 듣고

부드러운 말로 위로하시면서

그를 위해 진실한 법을 말씀하셨네.

佛聞阿難說,

酸訴情悲切,

軟語安慰言,

爲說眞實法。

 

“만일 사람이 그 자성(自性)을 알면

근심과 슬픔 속에 있지 않을 것이네.

일체의 함[爲]이 있는 모든 것

다 닳아서 없어지는 법이니라.

若人知自性,

不應處憂悲,

一切諸有爲,

悉皆磨滅法。

 

나는 이미 너에게 말하였나니

만남의 속성은 이별하는 것이요

은혜와 애정의 이치는 항상하지 않나니

슬퍼하고 그리는 마음 버려야 한다네.

我已爲汝說,

合會性別離,

恩愛理不常,

當捨悲戀心。

 

함[爲]이 있어서 유동하는 법

나고 멸하여 자재(自在)하지 않나니

비록 영원히 존재하려 하더라도

끝내 그리 될 이치가 없느니라.

有爲流動法,

生滅不自在,

欲令長存者,

終無有是處。

 

만일 함이 있는 법 영원히 존재하여

옮겨져 변하는 일 다시 없다면

그것은 곧 해탈이니

무엇을 다시 구한단 말인가.

有爲若常存,

無有遷變者,

此則爲解脫,

於何而更求。

 

너희들과 또 다른 중생들

나에게서 무엇을 구하는가.

너희들이 마땅히 얻어야 할 것을

나는 이미 말하여 마쳤노라.

汝及餘衆生,

今於我何求,

汝等所應得,

我以爲說竟。

 

나의 이 몸을 무엇에 쓰려는가.

묘한 법신(法身)은 영원히 존재하며

나는 나의 고요함[寂靜]에 머무나니

오직 중요한 것은 여기에 있느니라.

何用我此身,

妙法身長存,

我住我寂靜,

所要唯在此。

 

그러나 나는 중생들에 대해서

일찍이 게을리 한 적 없었나니

마땅히 싫어하고 떠날 생각을 닦아

제 자신의 섬[洲]에 잘 머물러야 하나니

然我於衆生,

未曾有所惓,

當修厭離想,

善住於自洲。

 

마땅히 알라. 제 자신의 섬이란

오롯하고 부지런한 방편으로써

혼자 고요하게 한가히 살기를 닦고

다른 것 믿어 따르지 않는 것이네.

當知自洲者,

專精勤方便,

獨靜脩閑居,

不從於他信。

 

마땅히 알라. 제 자신의 섬이란

결정코 밝은 지혜의 등불로써

능히 어리석음의 어둠 없애고

네 가지 경계를 두루 관찰해

當知法洲者,

決定明慧燈,

能滅除癡闇,

觀察四境界。

 

훌륭한 법을 체득하여

나와 내 것 여의는 것이니라.

뼈 줄기에 가죽과 살 바르고

피로 물대고 힘줄로 얽었나니

逮得於勝法,

離我離我所,

骨竿皮肉塗,

血澆以筋纏。

 

자세히 관찰하면 그 모두 더러운 것

어떻게 이 몸을 좋아할 수 있으리.

모든 받음[受]은 인연으로 생기는 것

마치 물 위의 거품 같다네.

諦觀悉不淨,

云何樂此身,

諸受從緣生,

猶如水上泡。

 

나고 멸하며 덧없고 괴롭나니

즐겁다는 생각 멀리 여의어라.

심식(心識)은 나고 머물고 멸하여

새록새록 변하여 잠시도 쉬지 않네.

生滅無常苦,

遠離於樂想,

心識生住滅,

新新不蹔停。

 

적멸(寂滅)을 깊이 생각해 보면

항상하다는 생각은 영원히 어긋나리.

갖가지 행(行)은 인연으로 일어나

모였다 흩어졌다 항상 함께하지 않건만

思惟於寂滅,

常想永已乖,

衆行因緣起,

聚散不常俱。

 

어리석은 사람은 나라는 생각 내고

지혜로운 사람은 내 것이 없다 말하네.

이 네 가지 경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바르게 관찰하라.

愚癡生我想,

慧者無我所,

於此四境界,

思惟正觀察。

 

이것은 곧 일승(一乘)의 도(道)이니

온갖 괴로움을 모두 멸하느니라.

만일 능히 여기에 머물러

진실하고 바르게 관찰한다면

此則一乘道,

衆苦悉皆滅,

若能住於此,

眞實正觀者。

 

부처의 몸은 있고 없고 하지만

이 법은 영원하여 다함이 없네.”

부처님께서 이 묘한 법 말씀하시어

아난을 위로하실 때

佛身之存亡,

此法常無盡,

佛說此妙法,

安慰阿難時。

 

모든 리차들은 이 말을 듣고

황송하고 두려워해 모두 모였네.

그들은 세속의 모습 모두 버리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달려왔네.

諸離車聞之,

惶怖咸來集,

悉捨俗威儀,

驅馳至佛所。

 

예배 마치고 한쪽에 앉아

묻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 마음 이미 아시고

미리 방편으로 말씀하셨네.

禮畢一面坐,

欲問不能宣,

佛已知其心,

逆爲方便說。

 

“내 이제 너희들을 관찰해보니

마음에 이상한 생각 드는구나.

세속에 인연한 일 모두 버리고

오직 법을 생각함을 마음에 새겨라.

我今觀察汝,

心有異常想,

放捨俗緣務,

唯念法爲情。

 

너희들은 지금 나에 대하여

묻고 싶고 알고 싶은 것 있어도

내가 목숨을 마칠 즈음에

부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汝今欲從我,

所聞所知者,

於我存亡際,

愼莫生憂悲。

 

항상함이 없는 함이 있는[有爲] 성질은

움직이고 변하고 바뀌는 법으로서

견고하지도 않고 이익도 없어

오래 머무르는 모양이 없느니라.

無常有爲性,

躁動變易法,

不堅非利益,

無有久住相。

 

옛날의 모든 선왕(仙王)

바사타(婆私吒) 같은 선인과

만타(曼陀) 전륜성왕 같은 사람들

그들 무리[比]도 또한 적지 않았다네.

古昔諸仙王,

婆私咤仙等,

曼陁轉輪王,

其比亦衆多。

 

그러한 모든 훌륭한 조상들

그 힘은 자재천(自在天)과 같았지만

그들도 모두 이미 없어져

누구 하나 지금은 산 사람 없다네.

如是諸先勝,

力如自在天,

悉已久磨滅,

無一存於今。

 

해와 달과 제석천[釋帝繹]

그 수도 또한 매우 많았지만

그 또한 모두 지금은 없어져

영원히 남아 있는 것 하나도 없느니라.

日月天帝釋,

其數亦甚衆,

悉皆歸磨滅,

無有長存者。

 

과거 세상의 모든 부처들

그 수는 항하(恒河)의 모래 같아서

지혜로 온 세간 비추었으나

모두 다 등불처럼 멸했느니라.

過去世諸佛,

數如恒邊沙,

智慧照世閒,

悉皆如燈滅。

 

미래 세상의 모든 부처들

장차 멸할 것도 또한 그러하나니

이제 어찌 나 홀로 다르겠는가.

마땅히 열반에 들어야 하리.

未來世諸佛,

將滅亦復然,

我今豈獨異,

當入於涅槃。

 

저기 제도해야 할 이 있으니

이제 마땅히 앞으로 나아가리.

비사리(毘舍離)는 쾌락한 곳이라

너희들은 우선 스스로 안온하라.

彼有應度者,

今宜進前行,

毘舍離快樂,

汝等且自安。

 

세간은 의지하고 믿을 것 없고

삼계(三界)도 족히 즐겨할 것 없나니

근심하고 슬퍼하는 괴로움 그치고

탐욕을 여읠 마음 내어야 하느니라.”

世閒無依怙,

三界不足歡,

當止憂悲苦,

而生離欲心。

 

결단코 끊어 영원히 이별한 뒤에

북방으로 나아가 노니실 때

느릿느릿 먼 길을 걸어가심이

마치 해가 서산에 기우는 것 같았네.

決斷長別已,

而遊於北方,

靡靡涉長路,

如日傍西山。

 

그때 모든 리차(離車)들은

슬피 탄식하고 길을 따라 돌아오며

하늘을 우러러 슬퍼하고 탄식했네.

“아아, 얼마나 괴상한 일인가.

爾時諸離車,

悲吟逐路隨,

仰天而哀歎,

嗚呼何怪哉。

 

몸은 마치 진금산(眞金山) 같고

온갖 형상 장엄을 갖추었거늘

장차 머지않아 무너지려 하는구나.

덧없음은 어이 그리 자비도 없는가.

形如眞金山,

衆相具莊嚴,

不久將崩壞,

無常何無慈。

 

나고 죽음에 오래 목말랐는데

여래께서는 지혜의 어머니셨건만

지금 우리들을 갑자기 버리시니

구원 없는 괴로움을 어떻게 하리.

生死久虛渴,

如來智慧母,

而今頓放捨,

無救苦奈何。

 

중생은 오랫동안 어둠 속에 살면서

밝은 지혜 빌려서 길을 갔거늘

어찌하여 그 지혜의 해는

갑자기 그 빛을 감추려 하는가.

衆生久闇冥,

假明慧以行,

如何智慧日,

忽然而潛光。

 

무지(無智)는 빠른 흐름이 되어

모든 중생을 띄워서 흘려 보냈네.

어찌하여 이 법의 다리[橋梁]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끊어지는가.

無智爲迅流,

漂浪諸衆生,

如何法橋梁,

一旦忽然摧。

 

자비하신 큰 의왕(醫王)은

위없는 지혜의 좋은 약으로

중생의 고통을 치료해 주시더니

어찌하여 갑자기 멀리 가는가.

慈悲大醫王,

無上智良藥,

療治衆生苦,

如何忽遠逝。

 

자비의 묘한 하늘 깃대는

지혜로 장엄하고

금강심(金剛心)으로 얽어매어

세간 사람들 보고 싫증내지 않았건만

慈悲妙天幢,

智慧以莊嚴,

金剛心絞絡,

世閒觀無厭。

 

사당[祠祀]의 장엄하고 훌륭한 깃대

어찌하여 하루 아침에 꺾여지며

중생은 얼마나 복이 엷기에

나고 죽음의 흐름에 윤회하는가.

祠祀嚴勝幢,

云何一旦崩,

衆生何薄福,

輪迴生死流。

 

해탈의 문은 갑자기 닫혀버려

길이 괴로워하며 벗어날 기약 없네.

여래께서는 위로하고 편안하게 하시더니

정(情)을 끊고 영원히 하직하시네.”

解脫門忽閉,

長苦無出期,

如來善安慰,

割情而長辭。

 

마음을 억제하여 슬픔과 그리움을 참음이

시든 가니꽃[迦尼花] 같았네.

배회하고 또 느릿느릿 걸으면서

슬퍼하고 원망하며 길을 따라 돌아가니

마치 그 어버이 잃은 사람이

장사 치루고 이별하고 돌아옴 같았네.

制心忍悲戀,

如萎迦尼花,

俳佪而遲遲,

悵怏隨路行,

如人喪其親,

葬畢長訣還。

마명보살(馬鳴菩薩), 佛所行讚 28品 5言詩, 삼장담무참 漢譯|작성자 은자

28品
한자
독음
1
生品
1. 생품
2
處宮品
2. 처궁품
3
厭患品
3. 염환품
4
離欲品
4. 이욕품
5
出城品
5. 출성품
6
車匿還品
6. 차닉환품
7
入苦行林品
7. 입고행림품
8
合宮憂悲品
8. 합궁우비품
9
推求太子品
9. 추구태자품
10
瓶沙王詣太子品
10. 병사왕예태자품
11
答瓶沙王品
11. 답병사왕품
12
阿羅藍欝頭藍品
12. 아라람울두람품
13
破魔品
13. 파마품
14
阿惟三菩提品
14. 아유삼보리품
15
轉法輪品
15. 전법륜품
16
瓶沙王諸弟子品
16. 병사왕제제자품
17
大弟子出家品
17. 대제자출가품
18
化給孤獨品
18. 화급고독품
19
父子相見品
19. 부자상견품
20
受祇桓精舍品
20. 수기환정사품
21
守財醉象調伏品
21. 수재취상조복품
22
菴摩羅女見佛品
22. 암마라녀견불품
23
神力住壽品
23. 신력주수품
24
離車辭別品
24. 리차사별품
25
涅槃品
25. 열반품
26
大般涅槃品
26. 대반열반품
27
歎涅槃品
27. 탄열반품
28
分舍利品
28. 분사리품

마명보살(馬鳴菩薩) 불소행찬(佛所行讚) or 불본행경(佛本行經) 5권

http://dongguk.vacusoft.co.kr/content/view?itemId=ABC_IT&cate=bookName&depth=3&upPath=Z&dataId=ABC_IT_K0980_T_005 단락/경판 - 불교학술원 아카이브 ABC_IT_K0980_T_005 URL복사 통합뷰어 029_0674_a_01L불소행찬 제5권-일명 불본행경- 029_0674_a_01L佛所行讚卷第五 亦云佛本行經 통합뷰어 마명 보살 지음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029_0674_a_02L馬鳴菩薩造 北 dongguk.vacusoft.co.kr 불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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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명보살(馬鳴菩薩) 불소행찬(佛所行讚) or 불본행경(佛本行經)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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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소행찬 제5권

-일명 불본행경-

23 신력으로써 사신 석 달

24 이차비를 떠나시다

25 반열반에 드시며

26 열반에 드시다

27 열반을 한탄함

28 사리를 나누다

 

佛所行讚卷第五

亦云佛本行經

 

마명 보살 지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馬鳴菩薩造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23. 신력주수품(神力住壽品)

     神力住壽品  第二十三

 

그때 비사리(鞞舍離)의

모든 리차(離車) 장자들은

세존께서 그 나라에 들어오시어

암마라원(菴摩羅圓)에 계신다는 말 들었네.

爾時鞞舍離,

諸離車長者,

聞世尊入國,

住菴摩羅園。

 

어떤 이는 흰 수레를 타고

흰 일산에 흰 옷을 입고

어떤 이는 파랑ㆍ빨강ㆍ노랑 빛깔로서

그들의 차림새는 제각기 달랐네.

有乘素車輿,

素蓋素衣服,

靑赤黃綠色,

其衆各異儀。

 

따르는 무리들은 앞뒤로 에워싸고

서로 길을 다투어 나아갔네.

하늘관[天冠] 쓰고 곤화복(袞花服) 입고

보배 장신구로 장엄하였네.

導從翼前後,

爭塗競路前,

天冠衮花服,

寶飾以莊嚴。

 

위엄스런 모양은 밝고 또 빛나

그 동산 수풀을 더욱더 빛냈네.

그들은 다섯 가지 위의(威儀)를 버리고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나아갈 때

威容盛明耀,

增暉彼園林,

除捨五威儀,

下車而步進。

 

거만한 마음 버리고 공손한 모습으로

부처님 발에 머리 대어 예배하고

대중들은 부처님을 에워쌌는데

마치 해를 겹으로 싸고 있는 광명 같았네.

息慢而形恭,

頂禮於佛足,

大衆圍遶佛,

如日重輪光。

 

리차 중에 사자(師子)라는 이 있었으니

그는 모든 리차들 중 우두머리로

덕 있는 얼굴 사자와 같았는데

그 위치는 사자의 신하였지만

離車名師子,

爲諸離車長,

德貌如師子,

位居師子臣。

 

사자는 교만을 멸해 없애고

석가족[釋族] 사자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대들은 큰 위엄과 덕망이 있고

이름난 종족에 아름다운 풍채 있으나

滅除師子慢,

受誨釋師子,

汝等大威德,

名族美色容。

 

능히 이 세상의 교만 버리고

법을 받음으로써 밝음을 더하였네.

재물과 색(色)과 향과 꽃의 장식도

계율[戒]의 장엄만은 못하며

能除世憍慢,

受法以增明,

財色香花飾,

不如戒莊嚴。

 

나라의 풍족하고 안락함만이

오직 그대들의 영화이니라.

몸을 영화롭게 하고 백성 편안하게 하는 것

그 마음 잘 다루는 데 있나니

國土豐安樂,

唯以汝等榮,

榮身而安民,

在於調御心。

 

법을 좋아하는 마음 거기 더하여

그 덕을 갈수록 더욱 높게 하여라.

땅이 척박하고 사람 마음 더러우면

능히 모든 어진 이를 모을 수 없네.

加以樂法情,

令德轉崇高,

非薄土群鄙,

而能集衆賢。

 

마땅히 날로 그 덕을 새롭게 하여

만 백성을 어루만져 길러야 하리.

밝고 바름으로써 대중을 인도하기

마치 소왕[牛王]이 나루를 건너듯 해야 한다네.

當日新其德,

撫養於萬民,

導衆以明正,

如牛王涉津。

 

만일 사람이 능히 스스로

이 세상과 뒷세상을 생각하거든

오직 바른 계(戒)를 닦아야

행복과 이익 있어 두 세상 편안하고

若人能自念,

今世及後世,

唯當脩正戒,

福利二世安。

 

여러 사람들에게 존경받으며

훌륭하다는 명성 널리 퍼지고

어진 사람 벗이 되기 좋아하여

덕의 흐름 영원히 다함 없으리.

爲衆所敬重,

名稱普流聞,

仁者樂爲友,

德流永無疆。

 

산과 수풀과 보배 구슬과 돌은

모두 다 땅을 의지해 생기나니

계(戒)의 덕도 또한 땅과 같아서

온갖 착함이 그것을 말미암네.

山林寶玉石,

皆依地而生,

戒德亦如地,

衆善之所由。

 

날개 없이 허공을 날려 하고

강 건널 때 좋은 배 없는 것처럼

사람으로서 계율의 덕 없으면

괴로움을 벗어나기 실로 어려우리.

無翅欲騰虛,

渡河無良舟,

人而無戒德,

濟苦爲實難。

 

나무에 아름다운 꽃과 열매 있어도

가시 있으면 휘어잡기 어렵듯이

많이 알고 아름다운 얼굴의 힘 있으면서

계율 깨뜨리는 사람 또한 그러하니라.

如樹美花果,

鍼刺難可攀,

多聞美色力,

破戒者亦然。

 

훌륭한 집에 단정히 앉아

왕의 마음으로 스스로 장엄하고

깨끗한 계율의 공덕 갖추어

큰 선인(仙人)을 따라 나아가라.

端坐勝堂閣,

王心自莊嚴,

淨戒功德具,

隨大仙而征。

 

털[毛羽]이나 가죽으로 된 옷 물들여 입고

소라 상투에 수염과 머리 깎더라도

계율의 덕성을 닦지 않으면

결국엔 온갖 고통 겪게 되리라.

染服衣毛羽,

螺髻剃鬚髮,

不脩於戒德,

方涉衆苦難。

 

밤낮으로 세 번씩 목욕하고

불을 받들어 고행 닦으며

더러운 들짐승에게 몸뚱이 주고

물이나 불에 빠지거나 절벽에 몸 던지기도 하며

日夜三沐浴,

奉火修苦行,

遺身穢野獸,

赴水火投巖。

 

떨어진 과일 먹고 풀뿌리를 먹거나

공기를 들이키고 항하 물을 마시기도 하며

기운을 마시고 곡기를 끊더라도

바른 계율(戒律)을 멀리 여의면

食菓餌草根,

吸風飮恒水,

服氣以絕糧,

遠離於正戒。

 

그것은 짐승의 도(道) 배우는 것일 뿐

바른 법의 그릇이 될 수 없나니

계율 깨뜨려 비방을 부르는 것

어진 사람으로서 친할 바 아니니라.

習斯禽獸道,

非爲正法器,

毀戒招誹謗,

仁者所不親。

 

마음에는 언제나 두려움 있고

나쁜 이름은 그림자처럼 따라

현세에서 아무런 이익 없나니

뒷세상 어떻게 편함을 얻으리.

心常懷恐怖,

惡名如影隨,

現世無利益,

後世豈獲安。

 

그러므로 마땅히 지혜로운 사람은

청정한 계율을 닦아야 하나니

나고 죽음의 넓은 들에서

계율은 좋은 길잡이가 되느니라.

是故智慧士,

當修於淨戒,

於生死曠野,

戒爲善導師。

 

계율 지님은 스스로의 힘에 있나니

그것은 곧 어려운 것 아니요

깨끗한 계율 사다리 되어

사람을 하늘에 오르게 한다네.

持戒由自力,

此則不爲難,

淨戒爲梯隥,

令人上昇天。

 

깨끗한 계율 이룩해 세운 이

그것은 번뇌가 적어지게 되지만

모든 허물은 그 마음 깨뜨리고

좋은 공덕을 상실하게 되느니라.

建立淨戒者,

斯由煩惱微,

諸過壞其心,

喪失善功德。

 

무엇보다 먼저 내 것이라 함을 여의어라.

내 것이라 하는 것 모든 착함 덮나니

마치 재가 불을 덮고 있으면

발로 밟아야 뜨거움 깨닫는 것 같다네.

先當離我所,

我所覆諸善,

猶灰覆火上,

足蹈而覺燒。

 

교만이 그 마음 덮어버림은

마치 해가 두터운 구름에 가린 것 같다.

게으름은 부끄러워하는 마음 없애고

근심과 슬픔은 강한 의지 약하게 한다네.

憍慢覆其心,

如日隱重雲,

慢怠滅慚愧,

憂悲弱强志。

 

늙음과 질병은 건강한 몸 부수고

나라는 거만은 모든 착함 멸하며

모든 하늘의 아수라(阿修羅)들은

탐하고 미워하여 싸움을 일으킨다네.

老病壞壯容,

我慢滅諸善,

諸天阿修羅,

貪嫉興諍訟。

 

모든 공덕을 다 잃어버림은

나[我]라는 거만을 품기 때문이네.

‘나는 뛰어난 가운데서 뛰어나고

내 덕은 뛰어난 사람과 동등하며

喪失諸功德,

悉由我慢懷,

我於勝中勝,

我德勝者同。

 

나는 뛰어난 사람보다 열등하다’고 하면

이는 곧 어리석은 사람이니라.

색(色)과 종족 모두 덧없는 것이어서

동요하여 잠깐도 쉬지 않으며

我於勝小劣,

斯則爲愚夫,

色族悉無常,

動搖不暫停。

 

마침내 없어지는 법이 되고 말지니

어찌하여 교만 부리랴.

탐욕이란 큰 근심거리이니

거짓으로 친한 체하나 슬그머니 원수되네.

終爲磨滅法,

何用憍慢爲,

貪欲爲巨患,

詐親而密怨。

 

사나운 불은 그 안에서 일어나나니

탐욕의 불도 또한 그러하여

탐욕의 불길이 왕성하게 타오르면

이 세간의 불보다 더욱 심하리.

猛火從內發,

貪火亦復然,

貪欲之熾燃,

甚於世界火。

 

왕성한 불길은 물로 끌 수 있지만

탐욕과 애욕만은 녹일 수 없네.

사나운 불길이 넓은 들판 태울 때

풀은 다 타도 다시 살아나지만

火盛水能滅,

貪愛難可消,

猛火焚曠野,

草盡還復生。

 

탐욕의 불길이 마음 태우면

바른 법은 다시 나기 어려우리.

탐욕은 세상 쾌락 구(求)하지만

그 쾌락은 깨끗하지 못한 업만 더하네.

貪欲火焚心,

正法生則難,

貪欲求世樂,

樂增不淨業。

 

나쁜 업은 나쁜 길에 떨어지게 하는데

원수 치고 탐욕보다 더한 것 없네.

탐욕은 곧 애욕을 내고

애욕은 곧 모든 탐욕 익히며

惡業墮惡道,

怨無過貪欲,

貪則生於愛,

愛則習諸欲。

 

탐욕만 익히면 온갖 고통 부르나니

근본 악은 탐욕보다 더한 것 없네.

탐욕은 곧 큰 병이 되건만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의 약 쓰지 않고

習欲招衆苦,

元惡無過貪,

貪則爲大病,

智藥愚夫止。

 

삿된 깨달음 올바른 생각 못해

탐욕만 자꾸자꾸 더하게 하느니라.

덧없고 괴로우며 깨끗하지 못함에는

나라는 것도 없고 또한 내 것이란 것도 없네.

邪覺不正思,

能令貪欲增,

無常苦不淨,

無我無我所。

 

이렇게 지혜롭고 진실한 관찰이라야

능히 저 삿된 탐욕 없애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경계에 대해

진실한 관찰을 닦아야 하나니

智慧眞實觀,

能滅彼邪貪,

是故於境界,

當修眞實觀。

 

진실한 관찰이 생긴 뒤에는

탐욕에서 해탈을 얻을 수 있느니라.

덕을 보거든 탐욕을 내고

허물을 보거든 성냄을 일으켜라.

眞實觀已生,

貪欲得解脫,

見德生貪欲,

見過起瞋恚。

 

그리하여 덕과 허물 한꺼번에 잊으면

탐욕과 성냄을 없앨 수 있으리라.

성냄은 본래 얼굴 변하게 하여

능히 단정한 빛을 무너뜨리네.

德過二俱忘,

貪恚得除滅,

瞋恚改素容,

能壞端正色。

 

성냄은 밝은 눈을 가려서

법의 이치 듣고픈 맘 해친다네.

친하고 사랑하는 의리를 끊고

세상의 천대와 업신여김 받나니

瞋恚翳明目,

害法義欲聞,

斷絕親愛義,

爲世所輕賤。

 

그러므로 마땅히 성냄을 버려

분해하는 마음을 따르지 말라.

미치고 분한 마음 잘 제어하는 것

그것을 훌륭한 제어자라 하나니

是故當捨恚,

勿隨於瞋心,

能制狂恚心,

是名善御者。

 

세상에서 일컫는 훌륭한 말 조련사

그것은 바로 그 말고삐잡이라네.

마음대로 성내 스스로 억제 못하면

근심과 후회의 불 이내 따라 오르리.

世稱善調駟,

是爲攝繩容,

縱恚不自禁,

憂悔火隨燒。

 

만일 사람이 성냄을 일으키면

먼저 스스로 자기 마음부터 태우고

그 다음에는 남에게 가해

혹은 타거나 혹은 타지 않거나

若人起瞋恚,

先自燒其心,

然後加於彼,

或燒或不燒。

 

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의 고통

중생을 못 견디게 핍박하거늘

거기에 다시 성냄의 해를 더해

많은 원한에 다시 원한 더하네.

生老病死苦,

逼迫於衆生,

復加於恚害,

多怨復增怨。

 

세상의 온갖 고통스런 핍박 보거든

마땅히 자비스런 마음을 일으키라.

중생이 번뇌를 일으키는 것

많고 적음의 한량없는 차이 있다네.”

見世衆苦迫,

應起慈悲心,

衆生起煩惱,

增微無量差。

 

여래께서 좋은 방편으로써

병에 따라 간략히 말씀하시니

비유하면 세상의 훌륭한 의사가

병에 따라 약을 주는 것 같네.

如來善方便,

隨病而略說,

譬如世良醫,

隨病而投藥。

 

그때 모든 리차(離車)들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곧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기뻐하면서 공손히 받들되

爾時諸離車,

聞佛所說法,

卽起禮佛足,

歡喜而頂受。

 

부처님과 그 대중들에게

내일 소박한 음식일망정 공양 받으시라 청했네.

부처님께서 모든 리차들에게

이미 암마라의 초청 받았노라 말씀하시자

請佛及大衆,

明日設薄供,

佛告諸離車,

菴摩羅已請。

 

어찌 우리 이익 빼앗느냐며

모든 리차들은 애석하게 생각했네.

그러다가 부처님의 평등한 마음 알고

곧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켰네.

離車懷感愧,

彼何奪我利,

知佛心平等,

而起隨喜心。

 

이에 여래께서는 마땅함을 잘 따라

위로하여 그 마음 기쁘게 하고

타이르고 설득하여 돌려보내니

마치 뱀이 엄한 주문(呪文) 입은 것 같았네.

如來善隨宜,

安慰令心悅,

伏化純熟歸,

如蛇被嚴呪。

 

밤이 지나고 먼동이 틀 무렵

부처님께서는 많은 대중 거느리시고

암마라(菴摩羅)의 집으로 나아가

그의 공양을 받아 마치신 다음

夜過明相生,

佛與大衆俱,

詣菴摩羅舍,

受彼供養畢。

 

다시 비뉴(毘紐) 마을로 가시어

거기에서 여름 안거(安居) 지내셨다.

석 달 안거를 마치신 뒤에

다시 비사리(鞞舍離)로 돌아오셨네.

往詣毘紐村,

於彼夏安居,

三月安居竟,

復還鞞舍離。

 

미후못[獼猴池] 가에 계시면서

고요히 숲 속에 앉아

큰 광명을 두루 놓으시어

악마 파순(波旬)을 감동시켰네.

住獼猴池側,

坐於林樹閒,

普放大光明,

以感魔波旬。

 

그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합장하고 권청(勸請)하여 말하였네.

“옛날 니련선(尼連禪) 강가에서

이미 진실한 서원을 세우셨을 때

來詣於佛所,

合掌勸請言,

昔尼連禪側,

已發眞實要。

 

‘나는 해야 할 일을 마친 뒤에는

마땅히 열반(涅槃)에 들리라’고 하셨다.

이제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치셨니

본래 먹었던 마음대로 실천해야 하리.”

我所作事畢,

當入於涅槃,

今所作已作,

當遂於本心。

 

그때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멸도(滅度)할 시기가 멀지 않았다.

지금부터 앞으로 석 달이 차면

분명히 열반에 들어가리라.”

時佛告波旬,

滅度時不遠,

卻後三月滿,

當入於涅槃。

 

그때 그 악마는 여래께서 이미

멸도할 시기가 되었음을 아시고

그 마음 이미 만족스러워

기뻐하며 천궁(天宮)으로 돌아갔네.

時魔知如來,

滅度已有期,

情願旣已滿,

歡喜還天宮。

 

여래께서는 나무 밑에 앉으시어

삼마제(三摩提)를 바르게 받아

업의 과보로 받은 수명[壽]을 놓아 버리고

신력(神力)으로 목숨[命]을 늘이셨네.

如來坐樹下,

正受三摩提,

放捨業報壽,

神力住命存。

 

여래께서 수명을 버리시자

대지(大地)는 크게 진동하였고

시방(十方)의 모든 허공 경계에서는

온통 큰불이 타고 있었네.

以如來捨壽,

大地普震動,

十方虛空境,

周遍大火然。

 

수미산 꼭대기는 무너져 내리고

하늘에서는 조약돌이 날리며

모진 바람 사방에서 세차게 불어

나무들은 모두 꺾이고 부러졌다네.

須彌頂崩頹,

天雨飛礫石,

狂風四激起,

樹木悉摧折。

 

하늘 음악은 구슬픈 소리로 연주되고

하늘 사람들은 기쁨을 잊고 있었네.

부처님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모든 대중들에게 두루 말씀하셨네.

天樂發哀聲,

天人心忘歡,

佛從三昧起,

普告諸衆生。

 

“나는 이미 수명[壽]을 버렸으므로

삼매의 힘으로 몸을 보존하지만

몸은 이미 썩은 수레와 같아

다시는 가고 올 인(因)이 없노라.

이미 세 가지 유(有)을 벗어났으니

새가 알을 깨고 나온 것 같구나.”

我今已捨壽,

三昧力存身,

身如朽敗車,

無復往來因,

已脫於三有,

如鳥破卵生。

 

22. 암마라녀견불품(菴摩羅女見佛品)

佛所行讚菴摩羅女見佛品第二十二

22. 암마라녀견불품(菴摩羅女見佛品)

佛所行讚  菴摩羅女見佛品  第二十二

 

세존께서는 널리 교화해 마치시고
열반(涅槃)에 드실 마음 생겨
저 왕사성을 출발해
파련불읍(巴連弗邑)으로 나아가셨다네.
世尊廣化畢,
而生涅槃心,
發於王舍城,
詣巴連弗邑。통합뷰어
거기에 도착하신 뒤로는
바타리지제(婆吒利支提)에 머무셨나니
그곳은 저 마갈제(摩竭提)의
변방에 있는 속국이었다네.
到已住於彼,
婆咤利支提,
彼是摩竭提,
邊邑附庸國。
 
 

그 나라의 주인인 바라문은
학식이 많고 경전에 밝았으며
나라의 안위를 우러러 상(相)을 살피던
그 나라의 앙관사(仰觀師)였네.
國主婆羅門,
多聞明經典,
瞻相土安危,
國之仰觀師。
 
 

마갈왕은 사자(使者) 보내어
저 앙관사에게 명령하였다.
“견고한 성을 쌓아 올려
그 이웃 강한 나라에 대비하라.”
摩竭王遣使,
勅告彼仰觀,
命起於牢城,
以備於强鄰。
 

세존께서 예언하셨다.
“여기는 하늘신이 보호하는 곳이니
그 안에 성곽을 쌓으면
영원히 튼튼하여 위태로운 일 없으리.”
世尊記彼地,
天神所保持,
於中起城郭,
永固不危亡。
 

앙관사는 듣고 마음이 기뻐
부처ㆍ법ㆍ승단에 공양하였네.
부처님께서는 그 성문을 나가
항하(恒河) 강가로 나아가실 때
仰觀心歡喜,
共養佛法僧,
佛出彼城門,
往詣恒河濱。
 

앙관사는 부처님을 존경하는 뜻으로
그것을 구담문(瞿曇門)이라 이름했네.
항하 강가의 많은 사람들
모두 나와 세존을 맞이하였네.
仰觀深敬佛,
名爲瞿曇門,
恒河側人民,
皆出迎世尊。
 

갖가지 공양 베풀며
저마다 배를 준비해 건너게 하였네.
세존께서는 그 많은 배 중에서 하나만 쓰면
여러 사람 마음과 어긋나리라 생각하시고
興種種供養,
各嚴舩令渡,
世尊以舩多,
偏受違衆心。
 

세존께서는 곧 신통력을 부리시어
자기와 대중들의 몸을 숨기고
이쪽 언덕에서 문득 사라져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셨네.
卽以神通力,
隱身及大衆,
忽從此岸沒,
而出於彼岸。
 

부처님께서 지혜의 배를 타시고
중생을 널리 제도하셨으니
그 공덕의 힘으로 말미암아
강을 건널 때 배를 빌리지 않으셨다네.
以乘智慧舩,
廣濟於衆生,
緣斯德力故,
濟河不憑舟。
 

항하 강가의 많은 사람들
같은 소리로 기이하다 외치고
이 나루에 대해 모두들 말하기를
구담 나루[瞿憂津]라 하였네.
恒河側人民,
同聲唱奇哉,
咸言名此津,
名爲瞿曇津。
 

성문 이름은 구담문이고
나루 이름은 구담 나루로서
그 이름 세상에 널리 퍼져
여러 대(代)를 거치며 전하여왔네.
城門瞿曇門,
津名瞿曇津,
斯名流於世,
歷代共稱傳。
 

여래께서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
저 구리(鳩梨) 마을에 이르셔서는
설법하여 많은 사람 교화하셨고
다시 나제(那提) 마을에 이르셨는데
如來復前行,
至彼鳩梨村,
說法多所化,
復至那提村。
 

사람들 돌림병으로 많이 죽자
그 친척들 모두 와서 물었네.
“돌림병으로 죽은 모든 친족들
죽은 뒤에 어디에 태어났습니까?”
人民多疫死,
親戚悉來問,
諸親疫死者,
命終生何所。
 

부처님께서는 업보(業報)를 잘 아시어
그 물음에 따라 모두 예언해주시고
다시 비사리(鞞舍離)로 나아가시어
암라(菴羅) 숲속에 머무셨네.
佛善知業報,
悉隨問記說,
前至鞞舍離,
住於菴羅林。
 

저 암마라(菴摩羅)라는 여자는
부처님께서 그 동산에 오셨단 말 듣고
그 시녀(侍女) 무리들 거느리고
조용히 나와 맞이했었네.
彼菴摩羅女,
承佛詣其園,
侍女衆隨從,
庠序出奉迎。
 

모든 정(情)의 근(根)을 거두어 잡고
몸에는 가벼운 흰 옷을 입어
갖가지로 장엄한 옷을 버리고
목욕하고 향과 꽃으로 단정했네.
善執諸情根,
身服輕素衣,
捨離莊嚴服,
自沐浴香花。
 

마치 세상의 정숙하고 어진 여자
깨끗한 소복 입고 하늘에 절하는 듯
단정하고 아름다운 그 얼굴 모습
마치 하늘 여인[天玉女]의 모습 같았네.
猶世貞賢女,
潔素以祠天,
端正妙容姿,
猶天玉女形。
 

부처님께서 멀리서 여인 오는 것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네.
“저 여자는 지극히 단정하여
능히 수행자의 마음 붙들 수 있으리니
佛遙見女來,
告諸比丘衆,
此女極端正,
能留行者情。
 

너희들은 마땅히 바른 생각과
지혜로써 그 마음 진정시켜라.
차라리 사나운 호랑이 입이나
미친 사내의 예리한 칼 아래 있을지언정
汝等當正念,
以慧鎭其心,
寧在暴虎口,
狂夫利劍下。
 

여자를 보고 그것에 대하여
애욕의 정을 일으키지 말라.
여자는 아름다운 그 자태 나타낼 때
다니거나 섰거나 앉았거나 누웠거나
不於女人所,
而起愛欲情,
女人顯恣態,
若行住坐臥。
 

더 나아가서는 그 그림에 이르기까지
모두 아름다운 자태를 나타내어
사람의 착한 마음 겁탈하나니
어떻게 스스로 방어하지 않으리.
乃至畫像形,
悉表妖姿容,
劫奪人善心,
如何不自防。
 

울고 웃으며 기뻐하고 성내며
멋대로의 몸짓으로 눈썹 떨구고
혹은 흩은 머리나 기울어진 머리 묶음도
오히려 사람 마음 어지럽게 하거늘
現啼笑憙怒,
縱體而垂肩,
或散髮髻傾,
猶尚亂人心。
 

하물며 그 몸짓과 태도 꾸미고
아름답고 고운 얼굴 나타내면서
장엄한 꾸밈으로 더러운 꼴 숨겨
어리석은 사내를 유혹하고 속이니
況復飾容儀,
以顯妙姿顏,
莊嚴隱陋形,
誘誑於愚夫。
 

정신을 빼앗고 나쁜 생각 내게 하여
추하고 더러운 꼴을 깨닫지 못하게 함이랴.
그러므로 마땅히 덧없고 괴로우며
더럽고 내 것은 없다고 관찰하여
迷亂生德想,
不覺醜穢形,
當觀無常苦,
不淨無我所。
 

그 참된 모양을 자세히 봄으로써
탐욕의 생각을 없애야 하느니라.
스스로 경계를 바르게 관찰하면
하늘여인이라도 좋아할 것 없겠거늘
諦見其眞實,
滅除貪欲想,
正觀於自境,
天女尚不樂。
 

하물며 어떻게 인간세계 탐욕이
능히 사람 마음을 붙들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마땅히 정진(精進)의 활과
지혜의 칼날과 예리한 화살 쥐고
況復人閒欲,
而能留人心,
當執精進弓,
智慧鋒利箭。
 

바른 생각의 겹 갑옷 입고
다섯 가지 탐욕과 결전해 보라.
차라리 뜨거운 쇠창으로써
두 눈을 찔러 뚫을지언정
被正念重鎧,
決戰於五欲,
寧以熱鐵搶,
貫徹於雙目。
 

애욕을 가진 마음으로써
여색(女色)을 보지 않아야 하리.
애욕은 그 마음 미혹시켜
여색(女色)에 현혹되게 하나니
不以愛欲心,
而觀於女色,
愛欲迷其心,
炫惑於女色。
 

어지러운 생각으로 목숨 마치면
반드시 세 가지 나쁜 길에 떨어지리라.
그러므로 나쁜 길의 괴로움 두려워해
여인의 속임을 받지 않아야 하네.
亂想而命終,
必墮三惡道,
畏彼惡道苦,
不受女人欺。
 

감관[根]을 경계에 얽어매지도 말고
경계를 감관에 얽어매지도 말라.
그 가운데서 생겨나는 탐욕의 생각은
감관이 경계를 얽어매기 때문이니라.
根不繫境界,
境界不繫根,
於中貪欲想,
由根繫境界。
 

마치 두 마리 밭가는 소가
한 멍에 한 굴레에 매인 것 같아서
소가 서로를 얽어맨 것 아니니
감관 경계도 또한 그러하니라.
猶如二耕牛,
同一軛一鞅,
牛不轉相縛,
根境界亦然。
 

그러므로 마땅히 마음을 제어해
함부로 방일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 위해
갖가지로 설법해 마치시자
是故當制心,
勿令其放逸,
佛爲諸比丘,
種種說法已。
 

저 암마라 여자
차츰차츰 세존 앞에 다가왔네.
부처님께서 나무 밑에 앉으시어
고요히 선정에 들어 사유하시는 것 보고
彼菴摩羅女,
漸至世尊前,
見佛坐樹下,
禪定靜思惟。
 

‘부처님께서 대비(大悲)하신 마음으로
내 이 숲을 받으셨으면’하고 생각했다.
단정한 마음으로 태도를 가다듬어
본래의 아름답고 고운 정을 버리고
念佛大悲心,
哀受我樹林,
端心斂儀容,
止素妖冶情。
 
 
공경하는 모습으로 마음이 지극하여
머리 조아려 발에 대고 예배했네.
세존께서 앉으라 명령하시고
그 마음에 맞추어 설법하셨네.
恭形心純至,
稽首接足禮,
世尊命令坐,
隨心爲說法。
 

“네 마음 이미 순수하고 고요하며
덕 있는 모습 밖으로 드러난다.
젊은 나이에 재물은 풍족하고
덕을 갖추고 좋은 얼굴 겸하고도
汝心已純靜,
表徹外德容,
壯年豐財寶,
備德兼姿顏。
 

능히 바른 법을 믿고 즐기나니
이것은 세상에서 어려운 일이니라.
장부로서 노숙하고 지혜 있어서
법을 좋아하는 것 기특한 일 아니네.
能信樂正法,
是則世之難,
丈夫宿智慧,
樂法非爲奇。
 

그러나 여자는 정과 뜻이 약하고
지혜는 옅고 애욕은 깊은데도
능히 바른 법을 좋아한다면
그야말로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네.
女人情志弱,
智淺愛欲深,
而能樂正法,
此亦爲甚難。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법을 스스로 좋아해야 하리라.
재물과 색(色)은 항상한 보배 아니요
오직 바른 법만이 보배가 되느니라.
人生於世閒,
唯應法自娛,
財色非常寶,
唯正法爲珍。
 

좋던 건강도 병으로 무너지고
젊음도 늙음으로 변하게 되며
목숨은 죽음으로 곤(困)함을 받지만
수행하는 법만은 침노할 수 없느니라.
强良病所壞,
少壯老所遷,
命爲死所困,
行法無能侵。
 

사랑하는 것도 떠나지 않는 것 없고
사랑하지 않는 것 억지로 만나며
구하는 것 뜻대로 얻지 못하나
오직 법만은 마음을 따르느니라.
所愛莫不離,
不愛而强鄰,
所求不隨意,
唯法爲從心。
 

남의 힘[他力]은 큰 고통 되지만
자재로운 힘은 큰 기쁨 되나니
여자는 모두 남의 힘에 의지하고
겸하여 남의 자식 배는 고통 있다네.
他力爲大苦,
自在力爲歡,
女人悉由他,
兼懷他子苦。
 

그러므로 마땅히 깊이 생각해
여자 몸을 싫어해 여의어야 한다.”
저 암마라 여자
법을 듣자 마음 기뻐지고
是故當思惟,
厭離於女身,
彼菴摩羅女,
聞法心歡喜。
 

굳건한 지혜 더욱 밝아져
능히 애욕을 끊을 수 있었네.
곧 스스로 여자 몸 싫어하고
또한 경계에도 물들지 않았네.
堅固智增明,
能斷於愛欲,
卽自厭女身,
不染於境界。
 

비록 누추한 형상 꼴 부끄럽긴 했으나
법의 힘은 그 마음 권하였기에
머리를 조아리며 부처님께 아뢰었네.
“높은 이의 포섭함 이미 받았습니다.
雖恥於陋形,
法力勸其心,
稽首而白佛,
已蒙尊攝受。
 

내일 저의 공양을 받아주시어
제 이 뜻한 소원 이루게 해주소서.”
부처님께서 그 정성스런 마음 아시고
겸하여 모든 중생 이익되게 하기 위해哀受明供養,
令滿其志願,
佛知彼誠心,
兼利諸群生。
 

잠자코 그의 청을 받아 주시어
그로 하여금 기뻐하게 하시자
그 여자는 눈과 귀 더욱 밝아져
예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네.
默然受其請,
令卽隨歡喜,
視聽轉增明,
作禮而還家。
佛所行讚卷第四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통합뷰어
  1. 3)3) 범어로는 Yastivana라도함. 왕사성(王舍城) 교외의 원림(園林). 나중에 이곳에 부처님과 스님들을 위해 정사를 세웠는데 안거(安居) 중에 여기서 머무는 일이 많았다고 함.
  2. 4)4)첫째는 열심히 정진하는 것[精勤]이요, 둘째는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아는 것[所欲知足]이며, 셋째는 용맹한 마음이 있는 것[有勇猛心]이요, 넷째는 많이 알아 다른이에게 법을 설해주는 것이며, 다섯째는 두려움이나 공포가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계(戒)와 율(律)을 온전히 갖추는 것이며, 일곱째는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지혜가 있는 것이며, 아홉째는 해탈하는 것이요, 열째는 해탙지견(解脫智見)을 얻는 것이다.
  3. 5)5)첫째는 탐(貪)번뇌요, 둘째는 진(瞋)번뇌이며, 셋째는 치(癡)번뇌요, 넷째는 만(慢)번뇌이며, 다섯째는 의(疑)번뇌이고, 여섯째는 몸을 실체시하는 견해[身見], 일곱째는 치우친 견해[邊見], 여덟째는 삿된 견해[邪見], 아홉째는 틀린 견해를 바르다고 집착하는 견해[見取見], 열째는 외도의 계법을 뛰어난 것이라 집착하는[戒禁取見]견해이다.
  4. 6)6)탐(貪)ㆍ진(瞋)ㆍ치(癡) 3독(毒)을 말함.
  5. 7)7)사리불(舍利弗)ㆍ목련(目連)ㆍ대가섭(大迦葉)을 말함
  6. 8)8)범어로는 śrāvasti라고 함. 사위(舍衛)라고도 쓰며, 음역하여 실라벌(室羅筏)ㆍ시라바데(尸羅波提)라고 한다. 중인도 구살라국(拘薩羅國)의 도성으로 부처님 생존시에는 바사닉왕(波斯匿王)과 비유리왕(毘琉璃王)의 부자가 살았으며, 성 남쪽에는 기원정사가 있었다.
  7. 9)9)비람풍(毘藍風)은 범어로는 vairambhaka라고 함. 한역하여 신맹(迅猛) 또는 선풍(旋風)이라고도 한다. 겁말(劫末)ㆍ겁초(劫初)에 불고 속력이 매우 빨라 모든 만물을 파괴하는 바람.
  8. 10)10)다섯 가지의 부사의(不思議)하고 자재한 작용으로 첫째는 천안통(天眼通), 둘째는 천이통(天耳通), 셋째는 타심통(他心通), 넷째는 숙명통(宿命通), 다섯째는 신족통(神足通)을 말함.

 

21. 수재취상조복품(守財醉象調伏品)

佛所行讚  守財醉象調伏品第二十一

 

부처님께서는 하늘로 올라가 어머니와

모든 하늘 사람들 교화하시고

돌아와 인간 세상 노니시면서

인연 따라 교화를 행하셨네.

天上教化母,

及餘諸天衆,

還遊於人中,

隨緣而行化。

 

수제가(樹提迦)와 기바(耆婆)와

수라(首羅)와 수로나(輸盧那)와

장자의 아들 앙가(央伽)와

또 무외(無畏) 왕자며

樹提迦耆婆,

首羅輸盧那,

長者子央伽,

及無畏王子。

 

니구루타(尼瞿屢陀)와

시리굴다가(尸利掘多迦)와

니건(尼揵)인 우파리(優波離) 등

모두들 다 해탈을 얻게 하셨네.

尼瞿屢陁等,

尸利掘多迦,

尼揵憂波離,

悉令得解脫。

 

건타라국(乾陀羅國)의 왕

그 이름 불가라(弗迦羅)였네.

그는 미묘한 법의 말씀 듣고

나라를 버리고 출가하였네.

乾陁羅國王,

其名弗迦羅,

聞說微妙法,

捨國而出家。

 

혜무발저(醯茂鉢低) 귀신과

바다기리(波多耆利) 귀신은

비부라산(毘富羅山)에서

항복하고 교화 받았네.

醯茂鉢低鬼,

及波多耆利,

於毘富羅山,

調伏而受化。

 

파라연(波羅延) 범지는

바사나(波沙那) 산중에서

반(半) 구절 게송의 조그만 이치로써

항복하여 믿고 좋아하게 하셨었네.

波羅延梵志,

波沙那山中,

半偈微細義,

調伏令信樂。

 

타나마제(他那摩帝) 마을에

구타단탐(鳩吒檀★)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이 이생(二生)의 우두머리는

생물을 많이 죽여 제사 지냈네.

他那摩帝村,

有鳩咤檀耽,

是二生之首,

廣殺生祠祀。

 

여래께서 방편으로 그들을 교화하시어

그를 바른 도(道)에 들게 하셨네.

비제하산(毘提訶山)에

큰 위덕(威德) 가진 하늘신 있었네.

如來方便化,

令其入正道,

於毘提訶山,

大威德天神。

 

그 이름 반차시가(般遮尸呿)

그는 법을 받고 선정에 들었네.

비뉴슬타(毘紐瑟吒) 마을에서는

저 난타(難陀)의 어머니를 교화하였네.

名般遮尸呿,

受法入決定,

毘紐瑟咤村,

化彼難陁母。

 

앙가부리성(央伽富梨城)에서는

큰 힘 가진 귀신을 항복받았네.

부나발타라(富那跋陀羅)와

수루나난타(輸屢那檀陀)

央伽富梨城,

降伏大力神,

富那跋陁羅,

輸屢那檀陁。

 

흉악한 힘센 용(龍)과

그 나라의 왕과 그 후궁(後宮)들

모두 다 바른 법 받았나니

그들을 위해 감로문 여셨네.

兇惡大力龍,

國王及後宮,

悉皆受正法,

以開甘露門。

 

저 난장이들 사는 마을의

기나(稽那)와 시로(尸盧)는

천상에 태어나는 즐거움 뜻하여 구했지만

그들을 교화하여 바른 도에 들게 하셨네.

於彼侏儒村,

稽那及尸盧,

志求生天樂,

化令入正道。

 

저 수모(脩侔) 마을에서는

앙구리마라(央瞿利摩羅)를 위해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교화하여 곧 항복하게 하셨네.

央瞿利摩羅,

於彼脩侔村,

爲現神通力,

化令卽調伏。

 

큰 장자의 아들

부리기바남(浮梨耆婆男)은

부나발타(富那跋陀)같이

큰 부자로서 재물이 많았네.

有大長者子,

浮梨耆婆男,

大富多錢財,

如富那跋陁。

 

그도 여래 앞에서 교화를 받고

널리 보시를 행하였네.

저 발제(跋提) 마을에서는

발제리(跋提梨)와

卽於如來前,

受化廣行施,

於彼跋提村,

化彼跋提梨。

 

발타라(跋陀羅)의 

두 형제 귀신을 교화하셨네.

비제하부리(毘提訶富利)에

두 바라문이 있었네.

及與跋陁羅,

兄弟二鬼神,

毘提訶富利,

有二婆羅門。

 

하나는 대수(大壽)라 하였고

다른 하나는 범수(梵壽)라 하였다.

논의(論議)로 그들을 항복받아

바른 법에 들어오게 하셨네.

一名爲大壽,

二名曰梵壽,

論議以降伏,

令入於正法。

 

비사리성(毘舍離城)에 이르러서는

모든 나찰(羅刹) 귀신들을 교화하시고

또 리차(離車) 사자왕(師子王)과

모든 리차 대중들과

至毘舍離城,

化諸羅剎鬼,

幷離車師子,

及諸離車衆。

 

살차(薩遮) 니건자(尼揵子) 등을

모두 바른 법에 들게 하셨네.

아마륵가파(阿摩勒迦波)에서는

발타라(跋陀羅) 귀신과

발타라가(跋陀羅迦) 귀신과

발타라겁마(跋陀羅劫摩) 귀신을 제도하셨네.

薩遮尼犍子,

悉令入正法,

阿摩勒迦波,

有鬼跋陁羅,

及跋陁羅迦,

跋陁羅劫摩。

 

또 아랍산(阿臘山)에 이르러서는

아랍바(阿臘婆) 귀신과

둘째 구마라(鳩摩羅)와

셋째 하실다가(訶悉多迦)를 제도하셨네.

又至阿臈山,

度鬼阿臈婆,

二名鳩摩羅,

三訶悉多迦。

 

돌아와 가도산(伽闍山)에 이르러서는

환가나(絙迦那) 귀신과

바늘 털 가진 야차(夜叉)와

그 자매(姉妹) 아들들을 제도하셨네.

還至伽闍山,

度鬼絙迦那,

及鍼毛夜叉,

及其姊妹子。

 

또 바라내(波羅奈)에 이르러서는

저 가전연(迦旃延)을 제도하셨고

그런 다음에는 신통을 타고

수로파라(輸盧波羅)에 이르러서는

又至波羅奈,

化彼迦旃延,

然後乘神通,

至輸盧波羅。

 

저 모든 상인(商人)들과

다바건니검(多波揵尼劒)을 교화하시고

전단(旃檀)으로 지은 집을 받으셨나니

묘한 향기 지금까지 풍긴다네.

化彼諸商人,

多波揵尼劍,

受其旃檀堂,

妙香流於今。

 

마혜바저(摩醯波低)에 이르러

가비라(迦毘羅) 선인을 제도하시고

모니(牟尼)께서 그곳에 계시면서

발로 돌 위를 밟으셨을 때

천 폭(輻) 쌍바퀴 새겨졌나니

영원히 닳아 없어지지 않으리.

至摩醯波低,

度迦毘羅仙,

牟尼住於彼,

足蹈於石上,

千輻雙輪現,

終則不磨滅。

 

바라나(波羅那)에 이르러서는

바라나 귀신을 교화하시고

마투라국(摩偸羅國)에 이르러서는

갈담마(竭曇摩) 귀신을 제도하셨네.

至波羅那處,

化婆羅那鬼,

至摩偸羅國,

度鬼竭曇摩。

 

투라구슬타(偸羅俱瑟吒)에서는

뢰타파라(賴吒波羅)를 제도하시고

비란야(鞞蘭若) 마을에 이르러서는

여러 바라문들을 제도하셨네.

偸羅俱瑟咤,

度賴咤波羅,

至鞞蘭若村,

度諸婆羅門。

 

가리마사(迦利摩沙) 마을에서는

살비살심(薩毘薩深)을 제도하시고

또 거기서는 저

아기니비사(阿耆尼毘舍)를 교화하셨네.

迦利摩沙村,

度薩毘薩深,

亦復化於彼,

阿耆尼毘舍。

 

다시 사위국(舍衛國)으로 돌아와서는

저 구담마(瞿曇摩)와

사제수로나(闍帝輸盧那)와

도가아저리(道迦阿低梨)를 제도하셨네.

復還舍衛國,

度彼瞿曇摩,

闍帝輸盧那,

道迦阿低梨。

 

교살라국(憍薩羅國)으로 돌아와서는

외도의 스승

불가라바리(弗迦羅婆梨)와

모든 범지(梵志)들을 제도하셨네.

還憍薩羅國,

度外道之師,

弗迦羅婆梨,

及諸梵志衆。

 

시다비가(施多毘迦)의

고요한 공한처(空閒處)에 이르러서는

모든 외도 선인들을 제도하시어

부처 선인의 길로 들어오게 하셨네.

至施多毘迦,

寂靜空閑處,

度諸外道仙,

令入佛仙路。

 

아수사(阿輸闍)국에 이르러서는

모든 귀신과 용들을 제도하셨고

금비라국(舍毘羅國)에 이르러서는

두 악한 용왕을 제도했으니

하나는 금비라(金毘羅)이고

다른 하나는 가라가(迦羅迦)이다네.

至阿輸闍國,

度諸鬼龍衆,

至舍毘羅國,

度二惡龍王,

一名金毘羅,

二名迦羅迦。

 

또 발가국(跋伽國)에 이르러서는

야차(夜叉) 귀신을 제도했으니

그 이름은 비사(毘沙)이네.

나구라(那鳩羅) 부모와

큰 장자(長者)로 하여금

바른 법 믿고 즐거워하게 하셨네.

又至跋伽國,

化度夜叉鬼,

其名曰毘沙,

那鳩羅父母,

幷及大長者,

令信樂正法。

 

구사미국(俱舍彌國)에 이르러서는

구사라(瞿師羅)와

두 우바이(優婆夷) 즉

바사울다라(波闍鬱多羅)와

반등(伴等) 우바이를 교화 제도하시는 등

많은 무리를 차례로 제도하셨네.

至俱舍彌國,

化度瞿師羅,

及二優婆夷,

波闍鬱多羅,

伴等優婆夷,

衆多次第度。

 

건타라국(健陀羅國)에 이르러서는

아바라용(阿婆羅龍)을 제도하셨고

이와 같이 차례대로

허공에 다니는 것, 물과 뭍에 사는 것들

모두 다 가서 제도하시니

마치 해가 어둠을 비추는 것 같았네.

至揵陁羅國,

度阿婆羅龍,

如是等次第,

空行水陸性,

皆悉往化度,

如日照幽冥。

 

그때 제바달(提婆達)은

부처님 덕이 특별하고 훌륭하심 보고

마음 속에 가만히 질투를 품어

모든 선정(禪定)을 잃게 하려 하였네.

爾時提婆達,

見佛德殊勝,

內心懷嫉妒,

退失諸禪定。

 

그리하여 갖가지 나쁜 방편을 지어

바른 법의 승단(僧團)을 부수려 하였으며

저 기사굴산(耆闍崛山)에 올라가서는

돌을 무너뜨려 부처님께 던졌으나

그러나 돌은 두 쪽으로 갈라져

부처님 좌우에 떨어졌다네.

造諸惡方便,

破壞正法僧,

登耆闍崛山,

崩石以打佛,

石分爲二分,

墮於佛左右。

 

그는 다시 왕의 곧고 편편한 길에

미치고 술취한 코끼리를 풀어놓으니

큰 소리로 포효함이 뇌성벽력 같고

용맹스런 기운 솟구쳐 구름을 이루었네.

於王平直路,

放狂醉惡象,

震吼若雷霆,

勇氣奮成雲。

 

가로 내치고 빨리 치달리며

마음대로 날뜀 모진 바람 같으니

코와 어금니와 꼬리와 네 발에

닿기만 하면 꺾이지 않는 것 없었네.

撗泄而奔走,

逸越如暴風,

鼻牙尾四足,

觸則莫不摧。

 

왕사성의 길거리마다

어지럽게 사람을 죽이고 해쳐

쓰러진 송장 길에 깔렸고

골수와 피는 흘러 내렸다네.

王舍城巷路,

狼藉殺傷人,

撗尸而布路,

髓腦血流離。

 

성 안의 모든 남자와 여자들

두려워하여 문을 나서지 못하고

온 성안은 모두 두려워 떨며

놀라고 부르짖는 소리만 들렸으며

어떤 이는 성 밖으로 빠져 달아나고

어떤 이는 구멍으로 들어가 숨었네.

一切諸士女,

恐怖不出門,

合城悉戰悚,

但聞驚喚聲,

有出城馳走,

有窟穴自藏。

 

여래께서는 5백 대중 거느리시고

때가 되자 성 안으로 들어오시니

높은 누각이나 창에 있던 사람들

부처님께 아뢰어 가시지 말라 하였네.

如來衆五百,

時至而入城,

高閣窗牖人,

啓佛令勿行。

 

그러나 여래께서는 마음이 태연하고

부드러운 얼굴에 두려운 빛 없이

오직 탐하고 질투하는 괴로움 생각하며

자애로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하려 하셨네.

如來心安泰,

怡然無懼容,

唯念貪嫉苦,

慈心欲令安。

 

하늘과 용의 무리 에워싸고 따르면서

미친 코끼리에게로 점점 나아가자

모든 비구들은 도망쳐 피해 가고

오직 아난(阿難)과 함께 계셨다네.

天龍衆營從,

漸至狂象所,

諸比丘逃避,

唯與阿難俱。

 

마치 법에는 온갖 모양 있어도

하나의 자성(自性)은 흔들림 없는 것처럼

취한 코끼리 미쳐 날뛰더니

부처님 뵙자 마음이 곧 깨어났네.

猶法種種相,

一自性不移,

醉象奮狂怒,

見佛心卽醒。

 

그 몸을 던져 부처님 발에 절하니

마치 큰 산이 무너지는 듯했고

연꽃 손바닥으로 이마 어루만지시니.

마치 해가 검은 구름 비추는 것 같았네.

投身禮佛足,

猶若太山崩,

蓮花掌摩頂,

如日照烏雲。

 

부처님 발아래 꿇어 엎드리자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셨네.

“코끼리여, 큰 용을 해치지 말라.

코끼리는 용과 더불어 싸우기 어려우니

跪伏佛足下,

而爲說法言,

象莫害大龍,

象與龍戰難。

 

코끼리가 큰 용을 해치려 하면

마침내 좋은 곳에 나지 못하리.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미혹되고 취(醉)함을

항복받기 어려우나 부처 이미 항복받았으니

象欲害大龍,

終不生善處,

貪恚癡迷醉,

難降佛已降。

 

그러므로 너는 오늘에 있어

마땅히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버려라.

이미 괴로움의 수렁에 빠졌으니

버리지 않으면 더욱 깊이 빠지리.”

是故汝今日,

當捨貪恚癡,

已沒苦淤泥,

不捨轉更深。

 

그 코끼리는 부처님 말씀 듣고

취한 기운 풀리고 마음 곧 깨어나

몸과 마음이 안락하게 되었나니

목말라 하다 감로를 마신 듯했네.

彼象聞佛說,

醉解心卽悟,

身心得安樂,

如渴飮甘露。

 

코끼리는 부처님 교화 받고 난 뒤

온 나라 사람들 모두 기뻐하여

모두 드문 일이라 찬탄하면서

갖가지 공양을 베풀었다네.

象已受佛化,

國人悉歡喜,

感歎唱希有,

設種種供養。

 

하급 착한 이는 중급 착한 이 되고

중급 착한 이는 상급 착한 이 되며

믿지 않던 사람은 믿음을 내고

믿음 낸 사람은 깊고 견고해졌다네.

下善轉成中,

中善進增上,

不信者生信,

已信者深固。

 

그때 아사세(阿闍世) 대왕은

부처님께서 취한 코끼리 항복받는 것 보고

마음에 기이하고 특별하다는 생각을 내어

기뻐하고 몇 배나 더욱 공경하였네.

阿闍世大王,

見佛降醉象,

心生奇特想,

歡喜倍增敬。

 

여래께서 좋은 방편으로써

갖가지 신력(神力)을 나타내시어

모든 중생을 항복받으신 뒤에

능력에 따라 바른 법에 들게 했나니

온 나라는 모두 착한 업 닦아

겁초(劫初) 때의 사람처럼 선량해졌다네.

如來善方便,

現種種神力,

調伏諸衆生,

隨力入正法,

擧國脩善業,

猶如劫初人。

그리고 저 제바달도(提婆達兜)는

악한 행위로 스스로 묶여

전에는 신통력으로 날아다녔으나

지금은 무택(無擇)지옥에 빠져버렸다네.

彼提婆達兜,

爲惡自纏縛,

先神力飛行,

今墮無擇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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