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분사리품(分舍利品)

佛所行讚分舍利品第二十八

 

 

그 모든 역사 무리들

사리(舍利)를 받들어 섬길 때

훌륭하고 묘한 향과 꽃으로

위없는 공양을 일으켰네.

彼諸力士衆,

奉事於舍利,

以勝妙香花,

興無上供養。

 

그때 일곱 나라 모든 왕들은

부처님 이미 멸도하셨단 말 듣고

역사들에게 사자(使者)를 보내

부처님의 사리를 청하여 구하였네.

時七國諸王,

承佛已滅度,

遣使詣力士,

請求佛舍利。

 

저 모든 역사 무리들

여래의 몸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또한 자기들의 용맹을 믿고

이에 교만한 마음 일으켰다.

차라리 그 목숨 버릴지언정

부처님의 사리는 내놓지 않으리.

彼諸力士衆,

敬重如來身,

兼恃其勇健,

而起憍慢心,

寧捨自身命,

不捨佛舍利。

 

그 사자들 빈손으로 돌아가자

일곱 나라의 왕들은 크게 분노하여

구름과 비처럼 군사 일으켜

구이성(鳩夷城)으로 몰려왔었네.

彼使悉空還,

七王大忿恨,

興軍如雲雨,

來詣鳩夷城。

 

성 밖에 나갔던 백성들

모두 놀라고 두려워 돌아와서는

그 모든 역사들에게 알렸네.

“여러 나라 군사들 몰렸왔는데

코끼리ㆍ말ㆍ수레와 또 보병(步兵)들

구이성을 에워쌌네.

人民出城者,

悉皆驚怖還,

告諸力士衆,

諸國軍馬來,

象馬車步衆,

圍遶鳩夷城。

 

성 밖의 모든 동산 수풀과

샘물ㆍ못ㆍ꽃ㆍ열매ㆍ과일나무를

군사들이 모두 짓밟아 버려

빛나던 경관 다 못쓰게 되었소.”

城外諸園林,

泉池花果樹,

軍衆悉踐蹈,

榮觀悉摧碎。

 

역사들 성에 올라 바라볼 때

모든 생업(生業) 터전 다 부서졌다네.

이에 전쟁 도구 든든하게 갖추어

바깥 적(敵)들과 맞섰을 때

쇠뇌[弩]와 화살, 돌을 날리는 수레

나는 횃불들이 모두 쏟아져 왔네.

力士登城觀,

生業悉破壞,

嚴備戰鬪具,

以擬於外歒,

弓弩挽石車,

飛炬獨發來。

 

일곱 나라의 왕들은 그 성을 에워쌌는데

군사들은 모두 잘 훈련되어 날쌨으며

위용[羽儀]은 왕성하게 빛나고 밝아

마치 일곱 개의 빛이 빛나는 것 같으며

七王圍遶城,

軍衆各精銳,

羽儀盛明顯,

猶如七耀光。

 

종과 북소리는 우레와 같고

군사들의 기세 구름과 안개 같았다.

역사들은 이에 크게 성내어

성문을 열고 적군들에게 명령했다네.

鍾鼓如雷霆,

勇氣盛雲霧,

力士大奮怒,

開門而命歒。

 

그러나 나이 많은 모든 남자와 여자로서

마음으로 부처님 법 믿는 사람은

놀라고 두려워해 정성으로 소원하였다.

‘저를 항복받아도 해치지는 말았으면’

그리고 친함을 따라 서로 권하여

싸움하지 말기를 바랐네.

長宿諸士女,

心信佛法者,

驚怖發誠願,

伏彼而不害,

隨親相勸諌,

不欲令鬪戰。

 

용사들은 겹 갑옷 입고

창을 휘두르며 긴칼을 번쩍이고

종과 북소리 어지럽게 울리면서

무기는 들었으나 아직 접전하지 않았네.

勇士被重鉀,

揮戈舞長劍,

鍾鼓而亂鳴,

執仗鋒未交。

 

그때 어느 한 범지가 있었는데

그 이름 독루나(獨樓那)라 하였네.

많이 알고 지략(智略)이 뛰어났지만

겸허하여 많은 이의 존경을 받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바른 법 즐겼나니

그가 모든 왕들에게 아뢰었네.

有一婆羅門,

名曰獨樓那,

多聞智略勝,

謙虛衆所宗,

慈心樂正法,

告彼諸王言。

 

“저 성(城)의 형세를 보니

한 사람으로도 당해낼 수 있겠거늘

하물며 여러 사람 마음과 힘을 합쳐

저를 능히 항복받지 못하겠는가.

설령 저들을 무찔러 멸한다 한들

거기에 무슨 덕스런 이름 있으리.

觀彼城形勢,

一人亦足當,

況復齊心力,

而不能伏彼,

正使相摧滅,

復有何德稱。

 

날카로운 무기가 서로 맞붙고 나면

그 형세 둘 다 완전할 수 없으리니

이쪽 곤하게 하고 저쪽도 해쳐

둘 다 상함만 있을 뿐이네.

利鋒刃旣交,

勢無有兩全,

困此而害彼,

二俱有所傷。

 

싸움이란 그때그때 변화가 많아

그 형세 헤아리기 어렵나니

혹은 강함이 약함을 이길 수 있고

혹은 약함이 강함을 이길 수 있네.

힘센 사람이라 하여 독사 업신여기면

어찌 그 몸 다치지 않을 수 있으랴.

鬪戰多機變,

形勢難測量,

或有强勝弱,

或弱而勝强,

健夫輕毒蛇,

豈不傷其身。

 

어떤 사람은 성질이 부드럽고 약하여

뭇 여자들의 칭찬을 받다가도

전쟁터에 다다라 전사(戰士)가 되면

마치 불이 기름을 얻은 것 같나니

有人性柔弱,

群女子所獎,

臨陣成戰士,

如火得膏油。

 

이른바 저들은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싸움에서 약한 적을 깔보지 말라.

몸의 힘이란 족히 믿을 것 못되니

법의 힘 강한 것만 못하네.

鬪莫輕弱歒,

謂彼無所堪,

身力不足恃,

不如法力强。

 

옛날에 훌륭한 왕이 있었는데

그 이름 가란타마(迦蘭陀摩)라 하였나니

그는 단정히 앉아 자애로운 마음 내어

능히 큰 원수의 적 항복받았네.

古昔有勝王,

名迦蘭陁摩,

端坐起慈心,

能伏大怨歒。

 

온 천하[四天下]의 왕으로서 아무리

명성이 있고 재물이 많더라도

마침내 허무(虛無)로 돌아가리니

소가 한껏 물 마시고 돌아가는 것 같네.

雖王四天下,

名稱財利豐,

終歸亦皆盡,

如牛飮飽歸。

 

마땅히 법과 의리(義理)로써 하고

마땅히 온화한 방편으로써 해야 하리니

싸움으로 이기면 원한을 늘리지만

온화함으로 이기면 뒷 근심 없다네.

應以法以義,

應以和方便,

戰勝增其怨,

和勝後無患。

 

이제 피를 마시는 원수 맺는 것

이 일은 애당초 옳지 못하네.

만일 부처님께 공양하려 하거든

마땅히 부처님의 인욕(忍辱) 따라야 하리.”

今結飮血讎,

此事甚不可,

爲欲供養佛,

應隨佛忍辱。

 

이와 같이 저 바라문

결정하여 그 정성된 마음 토하였나니

옳은 이치와 온화한 진리를 가지고

그 말에 조금도 두려움 없었네.

如是婆羅門,

決定吐誠實,

方宜義和理,

而作無畏說。

 

그때에 그 모든 왕들은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이제 때를 잘 맞추어

지혜로운 이치로 이익되게 하였다네.

爾時彼諸王,

告婆羅門言,

汝今善應時,

黠慧義饒益。

 

친밀하고 지극하며 정성된 말은

법에 순응하고 이치에 맞는 강변이었네.

그러나 잠깐 우리의 말 들으라.

무릇 왕자(王者)의 법이란

親密至誠言,

順法依强理,

且聽我所說,

爲王者之法。

 

혹은 다섯 탐욕으로 말미암아 다투고

미워하고 원망하여 힘센 이와 다투며

혹은 그 즐거운 유희거리로 말미암아

성급히 전쟁을 치르기도 하나니

하물며 우리들은 지금 법을 위함이거늘

전쟁이 뭐 그리 새삼스럽겠는가.

或因五欲諍,

嫌恨競强力,

或因其嬉戲,

不急致戰爭,

吾等今爲法,

戰爭復何怪。

 

교만하고 또 이치에 어긋나더라도

세상 사람은 오히려 복종하나니

하물며 사람을 교화하여 겸손케 한

교만을 여의신 부처님이겠는가.

憍慢而違義,

世人尚伏從,

況佛離憍慢,

化人令謙下。

 

그런데도 우리들은 능히

몸을 죽여서도 공양할 수 없구나.

옛날의 여러 국왕들로서

필슬아난다(弼瑟阿難陀)는

我等而不能,

亡身而供養,

昔諸大地主,

弼瑟阿難陁。

 

한 단정한 여자를 위해

전쟁하여 서로 죽이고 멸했거늘

하물며 이제 맑고 깨끗한

탐욕을 떠난 스승 공양함이겠는가.

爲一端正女,

戰爭相摧滅,

況今爲供養,

淸淨離欲師。

 

몸을 사랑하고 목숨을 아낀다면

힘으로 다투어 구하지 않아야 하리.

옛날 왕 교라바(驕羅婆)가

반나바(般那婆)와 싸울 때

愛身而惜命,

不以力爭求,

先王驕羅婆,

與般那婆戰。

 

계속하여 서로를 쳐부순 것은

바로 이익을 탐했기 때문이거늘

하물며 탐욕 없는 스승을 위해

다시금 살기를 탐할 것인가.

展轉更相破,

正爲貪利故,

況爲無貪師,

而復貪其生。

 

저 라마(羅摩) 선인의 아들이

천비왕(千臂王)을 미워하고 원한 품어

나라를 파괴하고 백성을 죽인 것은

바로 성이 났기 때문이거늘

하물며 성냄 없는 스승을 위해

그 몸과 목숨을 아낄 것인가.

羅摩仙人子,

瞋恨千臂王,

破國殺人民,

正爲瞋恚故,

況爲無恚師,

而惜於身命。

 

라마 태자는 사타(私陀) 여인 위해

모든 귀신의 나라를 몰살시켰거늘

하물며 섭수(攝受)할 수 없는 스승을 위해

그 목숨을 죽이지 않을 것인가.

羅摩爲私陁,

殺害諸鬼國,

況無攝受師,

不爲其沒命。

 

아리(阿利)와 바구(婆俱)

두 귀신 언제나 원수 맺어

정녕 어리석음 때문에

중생을 널리 해쳤거늘

하물며 지혜로운 스승을 위해

그 몸과 목숨을 아낄 것인가.

阿利及婆俱,

二鬼常結怨,

正爲愚癡故,

廣害於衆生,

況爲智慧師,

而復惜身命。

 

이와 같은 그 많은 무리들

아무런 의미 없이 스스로를 망하게 하였네.

하물며 이제 천상과 인간의 스승

두루 이 세상의 공경 받아야 하겠거늘

몸을 헤아리고 목숨을 아껴

힘써 공양하기 바라지 않으랴.

如是比衆多,

無義而自喪,

況今天人師,

普世所恭敬,

計身而惜命,

不勤求供養。

 

그대가 만일 이 싸움 그치게 하려거든

우리를 위해 저 성에 들어가

그들이 깨닫도록 권하여

우리들의 소원 이루게 하라.

汝若欲止爭,

爲吾等入城,

勸彼令開解,

使我願得滿。

 

그대의 법다운 말로 인해

우리 마음 조금은 가라앉았네.

비유하면 마치 사나운 독사가

주문의 힘 때문에 조금 조용해진 것 같네.”

以汝法言故,

令我心小息,

猶如盛毒蛇,

呪力故蹔止。

 

그때 그 바라문은

여러 왕들의 분부 받고서

성으로 들어가 역사들에게 나아가

인사한 뒤에 정성껏 말하였네.

爾時婆羅門,

受彼諸王教,

入城詣力士,

問訊以告誠。

 

“저 바깥의 여러 왕들은

손에는 날카로운 무기를 잡고

몸에는 겹으로 된 갑옷을 입고

잘 훈련된 날쌘 군사 햇빛처럼 번쩍이며

사자(師子) 같은 용기로 떨쳐 일어나

모두 이 성을 쳐부수려 한다네.

外諸人中王,

手執利器仗,

身被於重鉀,

精銳耀日光,

奮師子勇氣,

咸欲滅此城。

 

그러나 그것은 법을 위함인데

법 아닌 행동 일어날까 두려워하네.

그러므로 나를 여기 보냈으니

내 여기 온 뜻을 말하려 하네.

然其爲法故,

猶畏非法行,

是故遣我來,

旨欲有所白。

 

‘나는 토지를 위해서도 아니요

또한 재물을 구해서도 아니며

교만한 마음을 가진 것도 아니요

또한 원망하는 마음 품지도 않았네.

我不爲土地,

亦不求錢財,

不以憍慢心,

亦無懷恨心。

 

다만 큰 선인을 공경하기 때문에

나는 이제 이 곳으로 찾아왔나니

그대들은 마땅히 내 뜻을 알라.

무엇하러 괴롭게 서로 버티랴.

恭敬大仙故,

而來至於此,

汝當知我意,

何爲苦相違。

 

높은 이 받들기는 피차 같으니

곧 법으로서는 형제가 되리.

이제 세존께서 남기신 영(靈)을

한마음으로 다 함께 공양하자.

尊奉彼我同,

則爲法兄弟,

世尊之遺靈,

一心共供養。

 

재물을 아끼고 아까워하는 것

그것은 곧 큰 잘못 아니지만

법을 아끼는 잘못 가장 심하니

온 세상의 업신여김 받으리라.

慳惜於錢財,

此則非大過,

法慳過最甚,

普世之所薄。

 

결정코 이 뜻이 통하지 않으면

마땅히 손님 대접하는 법을 닦으라.

찰제리(刹帝利)의 법도 없거든

문을 닫고 스스로 버텨 보라.’

決定不通者,

當修待賓法,

無有剎利法,

閉門而自防。

 

저들은 모두 이와 같이

이 길(吉)하고 흉한 법 알렸나니

나도 이제 내 가진 생각을

또한 성의껏 진실되게 말하리라.

彼等悉如是,

告此吉凶法,

我今私所懷,

亦告其誠實。

 

피차에 서로 거스르는 행동하지 말라고

이치에 맞게 서로 화합해야 하네.

세존께서는 세상에 계실 때

언제나 인욕(忍辱)으로 가르치셨으니

그 거룩한 가르침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공양이라 말하겠는가.

莫彼此相違,

理應共和合,

世尊在於世,

常以忍辱教,

不順於聖教,

云何名供養。

 

세상 사람은 다섯 가지 탐욕 때문에

재물과 밭과 집을 다투지만

만일 바른 법을 위하는 이라면

마땅히 성인의 이치를 따라야 하리.

世人以五欲,

財利田宅諍,

若爲正法者,

應隨順聖理。

 

법을 위하여 원수 맺는 것

그것은 곧 이치에 어긋나나니

부처님의 고요함과 자비로움은

언제나 일체를 편안하게 하시려 했거늘

대비(大悲)하신 분 공양한다 하면서

도리어 큰 해(害)를 일으키겠는가.

爲法而結怨,

此則理相違,

佛寂靜慈悲,

常欲安一切,

供養於大悲,

而興於大害。

 

마땅히 사리(舍利)를 고루 나누어

두루 공양할 수 있게 한다면

법에 순응하여 좋은 이름 퍼지고

정의에 통하고 바른 이치 피어나리.

應等分舍利,

普令得供養,

順法名稱流,

義通理則宣。

 

혹 그들의 행동 법답지 않더라도

마땅히 법으로써 그것을 대[和]하면

그것은 곧 법 즐기는 것 되어

법을 오래 머물 수 있게 하리라.

若彼非法行,

當以法和之,

是則爲樂法,

令法得久住。

 

부처님께서는 모든 보시 가운데

법 보시가 가장 훌륭하다 하셨으니

사람들은 재물 보시 행하지만

법 보시 행하기란 어려운 것이네.”

佛說一切施,

法施爲最勝,

人斯行財施,

行法施者難。

 

역사들은 바라문의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부끄러워 서로 바라보면서

저 범지에게 대답하였네.

“그대가 온 뜻에 깊이 감동하였네.

力士聞彼說,

內愧互相視,

報彼梵志言,

深感汝來意。

 

좋은 우정(友情)은 법다운 말을 따르고

이치에 맞는 아름답고 반듯한 말이었네.

범지(梵志)가 행했던 일들은

스스로의 공덕을 그대로 따랐네.

親善順法言,

和理雅正說,

梵志之所應,

隨順自功德。

 

저들과 우리의 사이를 잘 화해시키고

우리에게 중요한 길 보여주었으니

마치 길을 헤매는 말[馬]을 제어해

바른 길로 돌아가게 한 것과 같다네.

善和於彼此,

示我以要道,

如制迷塗馬,

還得於正路。

 

이제 우리 마땅히 적합한 이치를 따라

그대가 말한 대로 할 것이니

정성스런 말을 돌아보지 않으면

훗날 반드시 회한이 생기리라.”

今當用和理,

從汝之所說,

誠言而不顧,

後必生悔恨。

 

그들은 곧 부처님의 사리병을 열어

여덟 몫으로 고루 나누어

그 한 몫은 자신들이 공양하고

범지에게는 일곱 몫을 주었다네.

卽開佛舍利,

等分爲八分,

自供養一分,

七分付梵志。

 

일곱 나라 왕들은 사리를 얻자

기뻐하면서 공손히 받아

자기들 나라로 가지고 돌아가

탑(塔)을 세우고 공양을 더하였네.

七王得舍利,

歡喜而頂受,

持歸還自國,

起塔加供養。

 

그 범지는 다시 역사를 찾아가

사리를 나누던 병을 얻었고

또 그 일곱 왕에게서

여덟째 몫을 나누어 받아

가지고 돌아가 지제(支提)를 세우고

그것을 금병탑(金甁塔)이라 이름했네.

梵志求力士,

得分舍利甁,

又從彼七王,

求分第八分,

持歸起支提,

號名金甁塔。

 

또 구이나갈(俱夷那竭) 사람들은

다비하고 남은 재를 거두어 모아

하나의 지제를 세우고

회탄탑(灰炭塔)이라 이름했네.

俱夷那竭人,

聚集餘灰炭,

而起一支提,

名曰灰炭塔。

 

여덟 왕이 여덟 탑을 세운 데다가

금병탑과 회탄탑 등

이리하여 염부제(閻浮提)에는

비로소 열 개의 탑이 세워졌네.

八王起八塔,

金甁及灰炭,

如是閻浮提,

始起於十塔。

 

온 나라의 모든 남자와 여자

모두 보배로 만든 꽃일산 가지고

탑을 따라 공양했나니

그 장엄은 마치 금산(金山) 같았고

갖가지 모든 풍류는

밤낮으로 쉬지 않고 길이 찬탄하였다네.

擧國諸士女,

悉持寶花蓋,

隨塔而供養,

莊嚴若金山,

種種諸伎樂,

晝夜長讚嘆。

 

그때에 5백 나한(羅漢)들

큰 스승의 그늘을 영원히 잃고

의지할 데 없음을 두려워하여

모두 기사굴산(耆闍崛山)으로 돌아갔네.

時五百羅漢,

永失大師蔭,

恇然無所恃,

還耆闍崛山。

 

그들은 제석(帝釋) 바위에 모여

온갖 경장(經藏)을 결집(結集)할 때

그들은 모두 함께

장로(長老) 아난다를 추대하였네.

集彼帝釋巖,

結集諸經藏,

一切皆共推,

長老阿難陁。

 

“여래께서 늘 말씀하셨던

크고 작은 내용을 그대는 모두 들었으니

비제혜(鞞提醯) 모니(牟尼)는

이 대중들 위해 마땅히 설명하라.”

如來前後說,

巨細汝悉聞,

鞞提醯牟尼,

當爲大衆說。

 

아난은 대중 앞에서

사자좌(師子座)에 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말하려고

‘이렇게 나는 들었노라’고 말하였네.

阿難大衆中,

昇於師子座,

如佛說而說,

稱如是我聞。

 

‘나는 들었노라’는 이 소리에 감격하여

앉아있던 대중들 모두 눈물 흘렸다.

그 법(法)도 같고 그 때[時]도 같으며

그곳[處]도 같고 그 사람[人]도 같았네.

合坐悉涕流,

感此我聞聲,

如法如其時,

如處如其人。

 

그 설명을 따라 붓으로 받아 써서

마침내 경장(經藏)을 완성하였고

부지런한 방편으로 닦고 배워서

모두 다 열반을 얻게 되었나니

현재에 얻고 미래에도 얻을

저 열반 또한 그러하다네.

隨說而筆受,

究竟成經藏,

勤方便修學,

悉已得涅槃,

今得及當得,

涅槃亦復然。

 

무우왕(無憂王:아쇼카왕)이 세상에 나와

강한 자에겐 능히 근심을 하게 하고

약한 이에게는 근심을 없애주었나니

마치 무우화(無憂花) 나무 같았네.

無憂王出世,

强者能令憂,

劣者爲除憂,

如無憂花樹。

 

왕이 염부제를 다스릴 때

마음은 언제나 근심하는 일 없고

바른 법을 깊이 믿었나니

그러므로 무우왕이라 이름하였네.

王於閻浮提,

心常無所憂,

深信於正法,

故號無憂王。

 

그는 공작왕(孔雀王)의 후손으로서

바른 성품을 받아 태어났나니

능히 온 천하를 두루 건지고

아울러 모든 탑묘(塔廟) 일으키었네.

孔雀之苗裔,

稟正性而生,

普濟於天下,

兼起諸塔廟。

 

본래는 강무우(强無憂)라 이름하였으나

지금은 법무우(法無憂)라 이름하니

그는 저 일곱 왕이 만든 탑 열고

거기서 사리를 모셔 내어

그것을 나누어 펴 하루아침에

8만 4천 개의 탑을 세웠기 때문이네.

本字强無憂,

今名法無憂,

開彼七王塔,

以取於舍利,

分布一旦起,

八萬四千塔。

 

그 중에 오직 여덟 번째 탑만은

저 마라(摩羅) 마을에 있었는데

귀신과 용들이 지켜 보호하기에

왕이 모셔 내려 했으나 얻을 수 없었네.

唯有第八塔,

在於摩羅村,

神龍所守護,

王取不能得。

 

비록 사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부처님께서 남기신 유골 거기 있기에

귀신과 용들이 공양하는 줄 알고

믿고 공양하는 마음 더욱 더하였네.

雖不得舍利,

知佛有遺骼,

神龍所供養,

增其信敬心。

 

왕은 비록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지만

첫 거룩한 과위(果位)를 증득하게 되어

능히 온 천하 백성들로 하여금

여래의 탑을 공양하게 하였네.

雖王領國土,

逮得初聖果,

能令普天下,

供養如來塔。

 

그리하여 과거ㆍ미래ㆍ현재에도

모두 해탈 얻었고, 얻을 것이며, 얻게 하나니

여래가 현세에 나신 곳이나

그 열반하신 곳 그리고 그 사리를

공경하고 또 공양하는 사람은

그 복이 똑같아 차이 없으리.

去來今現在,

悉皆得解脫,

如來現在世,

涅槃及舍利,

恭敬供養者,

其福等無異。

 

밝은 지혜와 보다 왕성한 마음으로

여래의 그 덕을 깊이 살펴

도(道)를 생각하고 공양을 일으키면

그 복 또한 함께 훌륭하리라.

明慧增上心,

深察如來德,

懷道興供飬,

其福亦俱勝。

 

부처님께서 훌륭하고 높은 법 얻었기에

마땅히 일체 공양을 받을 만하고

이미 죽지 않는 곳에 이르셨으니

그것을 믿는 이도 또한 따라 편안하리라.

그러므로 모든 하늘과 사람

마땅히 다 늘 공양하라.

佛得尊勝法,

應受一切供,

已到不死處,

信者亦隨安,

是故諸天人,

悉應常供養。

 

제일가는 큰 대자비(大慈悲)로

제일가는 이치를 통달하시어

일체 중생을 건지셨으니

그 누가 듣고 감격하지 않으랴.

第一大慈悲,

通達第一義,

度一切衆生,

孰聞而不感。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

세상 괴로움에는 그보다 더한 것 없으나

죽음의 괴로움은 고통 중에도 큰 것이라

저 모든 하늘도 두려워하는 바이네.

그는 두 가지 고통 영원히 여의었으니

어떻게 그를 공양하지 않으랴.

生老病死苦,

世閒苦無過,

死苦苦之大,

諸天之所畏,

永離二種苦,

云何不供養。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즐거움

세상 즐거움에는 그보다 더한 것 없나니

삶을 늘려 괴로움 커지면

세상의 괴로움은 비길 데 없으리.

不受後有樂,

世閒樂無上,

增生苦之大,

世間苦無比。

 

부처님께서 삶의 괴로움 여의셨고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즐거움 얻으시어

세상을 위해 널리 나타내 보였으니

모든 모니(牟尼) 가운데 높은 이시네.

어떻게 찬탄하여 공양하지 않으리.

佛得離生苦,

不受後有樂,

爲世廣顯示,

如何不供養。

讚諸牟尼尊。

 

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일을

스스로 보아 알고 있는 것 드러내지 않고

또한 명예와 이익 구하지 않으며

다만 부처님 경전을 따라 말함으로써

모든 세상을 구제하려 함이었네.

始終之所行,

不自顯知見,

亦不求名利,

隨順佛經說,

以濟諸世間。

 

佛所行讚卷第五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불소행찬』 5권(ABC, K0980 v29, p.674a01-684b03)

 

27. 탄열반품(歎涅槃品)

佛所行讚歎涅槃品第二十七

 

그때 어떤 천자가

천백 개의 흰 고니궁전[白鵠宮]을 타고

하늘 위 허공에서

부처님 반열반하심을 보고

널리 모든 하늘신을 위하여

무상게(無常偈)를 노래하였네.

時有一天子,

乘千白鵠宮,

於上虛空中,

觀佛般涅槃,

普爲諸天衆,

廣說無常偈。

 

 

“일체의 성질은 무상한 것이어서

속히 생기고 속히 멸하네.

태어남은 곧 괴로움을 동반하니니

오직 적멸(寂滅)만이 즐거움이라네.

一切性無常,

速生而速滅,

生則與苦俱,

唯寂滅爲樂。

 

행업(行業)의 섶나무 더미를

지혜의 불로 태워 없앴고

명예의 연기 하늘을 찌를 때

때맞추어 비내려 그것을 멸하였는데

마치 겁화(劫火) 일어나도

수재(水災)가 소멸시키는 것 같다네.”

行業薪積聚,

智慧火熾燃,

名稱煙衝天,

時雨雨令滅,

猶如劫火起,

水災之所滅。

 

그때 다시 범선천(梵仙天) 있어

마치 제일가는 진리의 선인(仙人)처럼

하늘의 뛰어나고 묘한 즐거움을 받으면서도

그 하늘 과보에 물들지 않았네.

復有梵仙天,

猶第一義仙,

處天勝妙樂,

而不染天報。

 

그는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서 말하였네.

“삼세(三世)의 법을 관찰해 보면

끝내 무너지지 않는 것 없구나.

歎如來寂滅,

心定而口言,

觀察三世法,

始終無不壞。

 

제일가는 묘한 진리 밝게 통달해

세상에는 그분과 짝할 이 없고

지혜로 알고 또 보던 사람

두루 이 세간을 구호하던 이

第一義通達,

世閒無比士,

慧知見之士,

救護世閒者。

 

모두 다 덧없어 무너졌으니

어느 누군들 영원히 존재할 수 있으랴.

슬프다, 이 온 세상 중생들

모두 삿된 길에 떨어졌구나.”

悉爲無常壞,

何人得長存,

哀哉擧世閒,

群生墮邪徑。

 

그 때의 아나율타(阿那律陀)는

세상에 있어서는 불률타(不律陀) 요

이미 멸하여서도 불률타이며

나고 죽음에는 니율타(尼律陀)였던 그가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였네.

時阿那律陁,

於世不律陁,

已滅不律陁,

生死尼律陁,

歎如來寂滅。

 

“중생들 모두 장님이 되었구나.

모든 행(行)의 무더기는 덧없는 것이어서

마치 떠다니는 뜬구름처럼

금방 생겨났다가도 어느새 멸하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 유지하려 하지 않네.

群生悉盲冥,

諸行聚無常,

猶若輕雲浮,

速起而速滅,

慧者不保持。

 

무상(無常)이란 금강저(金剛杵)가

모니산왕(牟尼山王)을 부수었으니

더러워라, 세상은 가볍고 성급하여

파괴되고 견고하지 않구나.

무상이란 사나운 사자는

용상(龍像)의 큰 선인 해쳤네.

無常金剛杵,

壞牟尼山王,

鄙哉世輕躁,

破壞不堅固,

無常暴師子,

害龍象大仙。

 

저 여래의 금강 깃대도

오히려 무상함에 부서지는데

하물며 탐욕을 여의지 못한 이들

어찌 두려운 마음 내지 않으리.

如來金剛幢,

猶爲非常壞,

何況未離欲,

而不生怖畏。

 

여섯 가지 종자에 하나의 싹

한 방울의 물을 받음으로써

네 가지 인도하는 깊은 뿌리와

두 큰 박[觚]과 다섯 가지 과일로서

六種子一芽,

一水之所雨,

四引之深根,

二觚五種菓。

 

삼제(三際)에 걸쳐 동일한 몸인

모든 번뇌의 큰 나무를

모니(牟尼) 대상(大象)은 그것을 뽑아냈건만

그런 그도 무상함은 면치 못했네.

三際同一體,

煩惱之大樹,

牟尼大象拔,

而不免無常。

 

그것은 마치 저 식기조(飾棄鳥)가

물을 즐겨 독사까지 삼켰다가

갑자기 큰 가뭄을 만나

물을 잃고 그 몸도 잃은 것 같네.

猶如飾棄鳥,

樂水吞毒蛇,

忽遇天大旱,

失水而身亡。

 

저 뛰어난 말은 용감하게 싸우다가

싸움 마치면 기죽어 돌아오고

불은 나무를 의지해 타다가

나무 다 타면 절로 꺼지는 것처럼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을 마치고 열반으로 돌아가셨네.

駿馬勇於戰,

戰畢純熟還,

猶火緣薪熾,

薪盡則自滅,

如來亦如是,

事畢歸涅槃。

 

비유하면 마치 밝은 달빛이

널리 세상을 위해 어둠 없애는데

중생들 모두 그 빛을 받다가

달이 다시 수미산에 숨은 것처럼

猶如明月光,

普爲世除冥,

衆生悉蒙照,

而復隱須彌。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지혜의 광명 어둠을 비추어

중생을 위해 어둠 없애주시다가

열반산에 숨어 버렸네.

如來亦如是,

慧光照幽冥,

爲衆生除冥,

而隱涅槃山。

 

큰 이름과 훌륭한 광명

이 세간을 두루 비추고

일체 어둠을 멸해 없애되

멈추지 않음이 빠른 물결과 같았네.

名稱勝光明,

普照於世閒,

滅除一切冥,

不停若迅流。

 

잘 조련된 일곱 마리 준마가

군사와 천자를 따라 놀 때

마치 저 빛나는 일천자(日天子)가

암자산(崦嵫山)으로 드는 것 같네.

善御七駿馬,

軍衆羽從遊,

光光日天子,

猶入於崦嵫。

 

또 해와 달에는 다섯 가지 장애 있어

중생이 그 광명 잃는 것 같나니

불 받들어 하늘에 제사지내 마치면

오직 검은 연기만 남아 있듯

여래께서 이미 빛을 감추자

세상이 빛을 잃음 또한 그러하였네.

日月五障翳,

衆生失光明,

奉火祠天畢,

唯有燋黑煙,

如來已潛輝,

世失榮亦然。

 

인간적 은혜와 애정의 희망을 끊고

중생의 소망에 두루 응하시다

중생의 소망 이미 가득 채우고

일이 끝나자 희망을 끊어버렸네.

絕恩愛希望,

普應衆生望,

衆生望已滿,

事畢絕希望。

 

번뇌 몸의 결박을 떠나

진실한 그 도를 얻자

군중들의 시끄럽고 어지러움 떠나

고요한 곳으로 들어가셨네.

신통으로 허공에 올라 노니셨지만

괴로움의 그릇이기에 버리셨다네.

離煩惱身縛,

而得眞實道,

離群聚憒亂,

入於寂靜處,

神通騰虛遊,

苦器故棄捨。

 

어리석음의 밤 중첩된 어둠은

지혜의 광명으로 비추어 없애고

모든 번뇌의 티끌과 먼지는

지혜 물로 씻어서 깨끗하게 하셨네.

癡冥之重闇,

智慧光照除,

煩惱之埃塵,

智水洗令淨。

 

다시는 빈번히 돌아옴 없는

영원히 고요한 곳으로 가셨나니

일체의 나고 죽음을 멸해

모두가 다 높이고 공경했네.

不復數數還,

永之寂靜處,

滅一切生死,

一切悉宗敬。

 

일체로 하여금 법을 즐기게 하고

은혜로써 일체를 가득 채우며

일체를 두루 편안하게 하셨고

일체의 덕 널리 흘러 퍼졌네.

令一切樂法,

以惠充一切,

悉安慰一切,

一切德普流。

 

그 이름은 일체에 두루하고

겹겹이 비추던 광명 오늘날 그쳤으니

그와 덕을 다투던 자들도

슬퍼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 생겼네.

名聞遍一切,

重照迄於今,

諸有競德者,

於彼哀愍心。

 

네 가지 이익도 기뻐하지 않고

네 가지 손해도 슬퍼하지 않았나니

모든 정(情)을 잘 거두어 잡아

모든 감관[根] 밝게 통했네.

四利不爲欣,

四衰不以慼,

善攝於諸情,

諸根悉明徹。

 

맑은 마음으로 평등하게 관(觀)하여

여섯 가지 경계에 물들지 않고

일찍이 없었던 것을 얻었으니

남이 얻지 못한 것 얻었다네.

澄心平等觀,

六境不染著,

所得未曾得,

得人所不得。

 

모든 번뇌 벗어나는 물로써

허기짐과 목마름을 한껏 풀어주셨고

남이 주지 못한 것을 주셨지만

또한 그 과보 바라지 않으셨네.

以諸出要水,

虛渴令飽滿,

施人所不施,

亦不望其報。

 

지극히 고요하고 묘한 상(相) 가진 몸은

일체 중생의 생각을 알고

좋고 나쁨에 흔들리지 않으며

그 힘은 모든 원수 이겼으며

일체의 병에 좋은 약 되었건만

무상함에 무너져 버렸네.

寂靜妙相身,

悉知一切念,

好惡不傾動,

力勝一切怨,

一切病良藥,

而爲無常壞。

 

저 일체 중생 무리들

좋아하는 법이 제각기 다르지만

그가 구하는 바에 두루 응하여

그 소원을 모두 채워 주셨네.

一切衆生類,

樂法各異端,

普應其所求,

悉滿其所願。

 

거룩한 지혜의 큰 시주(施主)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이

마치 세간의 사나운 불길이

섶나무 다하면 더 이상 타지 않듯 하네.

聖慧大施主,

一往不復還,

猶若世猛火,

薪盡不復燃。

 

여덟 가지 법에도 물들지 않고

다루기 어려운 다섯 가지를 항복받아

3으로써 3을 보고

3을 떠나 3을 이루며

八法所不染,

降五難調群,

以三而見三,

離三而成三。

 

1을 간직하여 1을 얻었고

7을 뛰어넘어 길이 잠드셨으니

최후의 경지인 적멸(寂滅)의 도(道)는

모든 성현(聖賢)들이 떠받드는 바이네.

藏一以得一,

超七而長眠,

究竟寂滅道,

賢聖之所宗。

 

이미 번뇌의 장애를 끊고

받들던 사람들 다 제도하셨으며

굶주리고 목마른 가난한 이에게는

감로(甘露)를 마시게 하셨네.

已斷煩惱障,

宗奉者已度,

飢虛渴乏者,

飮之以甘露。

 

욕됨을 참는 겹 갑옷 입고

모든 성냄을 항복받아

훌륭한 법과 미묘한 이치로

여러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셨네.

被忍辱重鎧,

降伏諸恚怒,

勝法微妙義,

以悅於衆心。

 

세상에 착함을 닦는 이에게는

거룩한 종자를 심게 하고

바른 것 익히건 바르지 않음을 익히건

차별 없이 거두어 버리지 않으셨네.

修世界善者,

植以聖種子,

習正不正者,

等攝而不捨。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실 때에

온 세상 기쁨을 받았나니

일찍이 법을 좋아하는 인(因)을 심었기에

이들은 모두 해탈을 얻었다네.

轉無上法輪,

普世歡喜受,

宿殖樂法因,

斯皆得解脫。

 

인간 세상에 노니시면서

아직 제도하지 못한 이 제도하고

진실을 보지 못한 사람들

모두 진실을 보게 하셨다네.

遊行於人閒,

度諸未度者,

未見眞實者,

悉令見眞實。

 

외도(外道)를 배우는 모든 이에게는

심오한 법으로써 가르쳐 주시고

나고 죽음의 무상함을 말씀하시고

주인도 즐거운 존재도 없음을 설하셨다네.

諸習外道者,

授之以深法,

說生死無常,

無主無有樂。

 

큰 이름의 깃대를 세워

마군(魔軍)의 무리들을 쳐부수었고

나아가고 물러남에 기쁨과 슬픔 없이

생(生)을 업신여기고 적멸(寂滅)을 찬탄하셨네.

建大名稱幢,

破壞衆魔軍,

進卻無欣慼,

薄生歎寂滅。

 

건너지 못한 이 건너게 하고

벗어나지 못한 이 벗어나게 하였으며

고요하지 못한 이 고요하게 하고

깨닫지 못한 이 깨닫게 하셨네.

未度者令度,

未脫者令脫,

未寂者令寂,

未覺者令覺。

 

모니(牟尼)께서는 적정(寂靜)한 도로써

중생을 거두어 주셨으나

중생은 거룩한 도를 어겨

모든 바르지 못한 업 익힌다.

마치 큰 겁(劫)이 다한 것처럼

법을 가진 어른은 길이 잠이 드셨네.

牟尼寂靜道,

以攝於衆生,

衆生違聖道,

習諸不正業,

猶若大劫盡,

持法者長眠。

 

두터운 구름은 벼락을 울려

수풀을 꺾고 감로를 내릴 때

젊은 코끼리들 가시 숲을 꺾었고

마음 수양하는 이들을 이익되게 하였네.

密雲震霹靂,

摧林雨甘澤,

少象摧棘林,

識養能利人。

 

그러나 구름은 흩어지고 코끼리는 늙었나니

이는 다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네.

한 견해 부수고 한 견해 이루고

세상에서 건질 건 이미 건졌네.

雲離象老悴,

斯皆無所堪,

破見能成見,

於世度而度。

 

모든 삿된 주장 무너뜨려

자재로운 도(道)를 이미 얻으시고서

이제 크게 고요함에 한 번 드시니

세간을 구호해 줄 사람 없구나.

已壞諸邪論,

而得自在道,

今入於大寂,

世閒無救護。

 

마왕(魔王)의 그 많은 군사들

무기를 휘둘러 천지를 흔들면서

모니란 높은 분을 해치려 하였으나

끄덕도 못하게 하였거늘

어떻게 갑자기 하루아침에

무상이란 악마에게 넘어졌는가.

魔王大軍衆,

奮武震天地,

欲害牟尼尊,

不能令傾動,

如何忽一朝,

非常魔所壞。

 

하늘 사람은 널리 구름처럼 모여들어

허공을 가득 메우고

다함 없는 나고 죽음 두려워해

마음으로 크게 근심하였네.

天人普雲集,

充滿虛空中,

畏無窮生死,

心生大憂怖。

 

이 세간의 멀고 가까움 없이

천안(天眼)으로 모두 비추어

그 업보(業報)를 자세히 살펴보기

거울 속의 모양을 보시듯 했고

또 천이(天耳)는 가장 밝게 트여

어떤 먼 곳의 소리도 못 듣는 것 없으셨네.

世閒無遠近,

天眼悉照見,

業報諦明了,

如觀鏡中像,

天耳勝聰達,

無遠而不聞。

 

허공에 올라 모든 하늘신을 교화하고

인간 세계에 노니시며 사람을 교화하실 때

몸을 나누었다가 몸을 합하고

물을 건너도 젖지 않으셨네.

昇虛教諸天,

遊步化人境,

分身而合體,

涉水而不濡。

 

과거의 생(生)을 모두 기억해

몇 겁(劫)이 지나도 잊지 않았고

모든 감관[根]을 경계에 놀려

많은 사람의 각기 다른 생각을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의 지혜로써

일체 모두에 대해 다 아셨네.

憶念過去生,

彌劫而不忘,

諸根遊境界,

彼彼各異念,

知他心通智,

一切皆悉知。

 

신통의 깨끗하고 묘한 지혜는

평등하게 일체를 관찰했고

일체의 누(漏)를 두루 다하여

그 모든 일을 이미 마치셨거늘

그 지혜는 유여계(有餘界)를 버려 두고

지혜는 쉬어 길이 잠드셨구나.

神通淨妙智,

平等觀一切,

悉盡一切漏,

一切事已畢,

智捨有餘界,

息智而長眠。

 

중생의 굳세고 강한 마음도

그를 보면 부드럽고 연하게 되며

근기가 둔한 모든 중생들

그를 보면 지혜가 밝아지고 날카로워지네.

衆生剛强心,

見則得柔軟,

鈍根諸衆生,

見則慧明利。

 

한량없는 나쁜 업의 허물도

그를 보면 제각기 통하는 길 얻었으니

하루아침에 갑자기 길이 잠드심이여

그 누가 다시 그런 덕 나타내리.

無量惡業過,

見各得通塗,

一旦忽長眠,

誰復顯斯德。

 

이 세간은 구호할 사람이 없어

희망이 끊어지고 숨길이 막혔으니

그 누가 맑고 시원한 물을

그들에게 뿌려 다시 살아나게 하리라.

世閒無救護,

望斷氣息絕,

誰以淸涼水,

灑之令蘇息。

 

할 일은 스스로 일해 마치고

대비(大悲)한 마음 이미 영원히 쉬었으니

이 세간 어리석음의 그물

누가 장차 그것을 다시 찢으며

나고 죽음의 빠른 흐름을 향해

누가 장차 말하여 그것을 돌리리.

所作自事畢,

大悲已長息,

世閒愚癡網,

誰當爲壞裂,

向生死迅流,

誰當說令反。

 

중생의 어리석고 미혹한 마음에

누가 있어 고요한 도(道)를 말하며

누가 있어 안온한 곳을 보이고

누가 있어 진실한 이치를 나타내며

중생들은 큰 고통 받고 있는데

누가 자비스런 아비되어 구제하리.

群生癡惑心,

誰說寂靜道,

誰示安隱處,

誰顯眞實義,

衆生受大苦,

誰爲慈父救。

 

비유하면 많이 외우는 이 도리어 뜻을 잊고

말[馬]은 주인이 바뀌어 위엄 잃으며

임금이 나라 잃고 망한 것처럼

세상에 부처님 없음도 또한 그러하구나.

猶多訟志忘,

馬易土失威,

王者亡失國,

世無佛亦然。

 

많이 알아도 말솜씨 없고

의사(醫師)가 되어도 지혜 없으며

임금이 광영의 모습을 잃은 듯

부처 멸하자 세상은 빛을 잃었네.

多聞無辭辯,

爲醫而無慧,

人王失光相,

佛滅俗失榮。

 

좋은 말[馬]은 훌륭한 말 조련사 잃고

배를 탔는데 뱃사공 잃었으며

삼군(三軍)은 훌륭한 장군을 잃고

장사꾼은 그 길잡이 잃었다네.

良駟失善御,

乘舟失舩師,

三軍失英將,

商人失其導。

 

병든 이는 좋은 의사를 잃고

성왕(聖王)은 일곱 가지 보배를 잃었으며

뭇 별은 밝은 달 잃고

목숨을 아끼는 이는 목숨 잃은 것처럼

세간도 또한 그와 같아서

부처 멸하자 큰 밝음을 잃었네.”

疾病失良醫,

聖王失七寶,

衆星失明月,

愛壽而失命,

世閒亦如是,

佛滅失大明。

 

이와 같이 저 아라한은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치고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였으나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기 위해

슬퍼하고 아쉬워하며 되풀이해 말하고

부처님 덕 찬탄하고 세상 고통 늘어놓았네.

如是阿羅漢,

所作皆已畢,

諸漏悉已盡,

知恩報恩故,

纏緜悲戀說,

歎德陳世苦。

 

아직 탐욕을 떠나지 못한 이는

슬피 울면서 스스로 견뎌내지 못하고

모든 번뇌[漏]가 다한 사람은

오직 나고 죽는 괴로움을 한탄하였네.

諸未離欲者,

悲泣不自勝,

其諸漏盡者,

唯歎生滅苦。

 

그때 저 모든 역사(力士) 대중들

부처님 이미 열반하셨단 말 듣고

어지러운 소리로 슬피 통곡할 때

마치 고니떼가 소리개 만난 것 같았네.

時諸力士衆,

聞佛已涅槃,

亂聲慟悲泣,

如群鵠遇鷹。

 

모두 몰려 와서 사라쌍수로 갔는데

여래께서 영원히 잠드시어

다시 깨어날 기색 없는 것 보고

가슴을 치며 하늘에 울부짖음이

마치 사자(師子)가 송아지를 잡을 때

뭇 소들 어지럽게 울부짖는 것 같았네.

悉來詣雙樹,

睹如來長眠,

無復覺悟容,

椎胸而呼天,

猶師子搏犢,

群牛亂呼聲。

 

그 중에 한 역사 있었는데

마음으로 이미 바른 법 즐겼나니

거룩한 법왕(法王) 이미 대열반에

드신 모습 분명히 보고 말하였네.

中有一力士,

心已樂正法,

諦觀聖法王,

已入於大寂。

 

“중생들 모두 잠들었을 때

부처님께서는 깨우쳐 일어나게 하시더니

이제 도리어 대열반에 들어

결국엔 영원히 잠드셨네.

言衆生悉眠,

佛開發令覺,

今入於大寂,

畢竟而長眠。

 

중생들 위해 법의 깃대 세웠다가

이제 하루아침에 무너졌구나.

여래는 지혜의 태양으로서

큰 깨달음으로 밝게 비추셨으니

爲衆建法幢,

而今一旦崩,

如來智慧日,

大覺爲照明。

 

정진(精進)은 뜨거운 불꽃이 되고

지혜는 일천 광명 빛내어

그 모든 어둠을 멸하였건만

어찌 다시 영원히 어둡게 되었는가.

精進爲炎熱,

智慧耀千光,

滅除一切闇,

如何復長冥。

 

한 분의 지혜로 삼세(三世)를 비추어

두루 중생의 눈이 되었건만

이제 갑자기 눈이 멀어

온 세상 나아갈 길 알지 못하네.

一慧照三世,

普爲衆生眼,

而今忽然盲,

擧世莫知路。

 

나고 죽음은 큰 강물이요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큰 물 흐르는데

법의 다리 하루아침에 끊어졌으니

중생들은 영원히 빠져 헤매리라.”

生死大河流,

貪恚癡巨浪,

法橋一旦崩,

衆生長沒溺。

 

그때 그 모든 역사들

슬피 울어 부르짖으며

혹은 소리 없이 남몰래 탄식하고

혹은 몸을 던져 땅에 뒹굴며

혹은 잠자코 깊은 생각에 들고

혹은 번민하여 길게 신음하였네.

彼諸力士衆,

或悲泣號咷,

或密感無聲,

或投身躄地,

或寂默禪思,

或煩冤長吟。

 

금ㆍ은 보배로 꾸민 상여에

향과 꽃 장식하여 장엄 갖추어

여래의 몸을 편안히 모시고

보배 장막으로 그 위를 덮었네.

辦金銀寶輿,

香花具莊嚴,

安置如來身,

寶帳覆其上。

 

당(幢)과 번(幡)과 꽃 일산 갖추고

갖가지 풍류잡이와

모든 역사(力士)의 사내와 아낙들

앞뒤로 따르며 공양에 힘썼네.

具幢幡花蓋,

種種諸伎樂,

諸力士男女,

導從修供養。

 

모든 하늘은 향기로운 꽃 뿌리고

공중에서는 하늘 음악 연주하니

사람과 하늘 하나같이 슬퍼하고 탄식하며

소리를 합해 다 같이 서러워했네.

諸天散香花,

空中鼓天樂,

人天一悲嘆,

聲合而同哀。

 

성 안으로 들어가 마주친 사내와 여자

어른과 아이들의 공양 받아 마치고

용상문(龍象門)을 나와

희련(凞連)강을 건너서

과거의 모든 부처 멸도하셨던

지제(支提)11)에 이르렀네.

入城見士女,

長幼供養畢,

出於龍象門,

度熙連河表,

到諸過去佛,

滅度支提所。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과

또 갖가지 이름 있는 향나무를

부처님의 몸 위에 올려놓고

또 갖가지 향유(香油)를 붓고

그 밑에다 불을 지폈는데

세 번을 지폈으나 타지 않았다네.

積牛頭栴檀,

及諸名香木,

置佛身於上,

灌以衆香油,

以火燒其下,

三燒而不燃。

 

그때 저 대가섭(大迦葉)이

먼저 왕사성(王舍城)에 머물다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려 한다는 말 듣고

그 권속을 데리고 거기서 올 때

時彼大迦葉,

先住王舍城,

知佛欲涅槃,

眷屬從彼來。

 

깨끗한 마음으로 묘한 서원(誓願)을 세워

세존의 몸 뵙기 원하였나니

그 간절한 소원 있었기 때문에

불은 자꾸 꺼지고 붙지 않았다네.

淨心發妙願,

願見世尊身,

以彼誠願故,

火滅而不燃。

 

가섭과 그 권속 이르러

슬피 탄식하면서 존안을 우러르고

두 발에 공경하여 예배하자

그제서야 비로소 불이 붙었네.

迦葉眷屬至,

悲歎俱瞻顏,

敬禮於雙足,

然後火乃燃。

 

마음에 번뇌 불 끊어졌으니

바깥 불은 그것을 태우지 못하고

한낱 바깥 가죽과 살을 태우더라도

금강(金剛) 같은 참된 유골은 남아 있었네.

內絕煩惱火,

外火不能燒,

雖燒外皮肉,

金剛眞骨存。

 

향유가 이미 다 타고 난 뒤에

금병에 그 유골을 주워 담았는데

법계(法界)가 다하지 않는 것처럼

유골이 다하지 않음 또한 그러하였네.

香油悉燒盡,

盛骨以金甁,

如法界不盡,

骨不盡亦然。

 

금강과 같은 지혜의 열매는

수미산처럼 움직이기 어려워

저 힘센 금시조(金翅鳥)도

능히 움직여 옮기지 못했는데.

金剛智慧果,

難動如須彌,

大力金翅鳥,

所不能傾移。

 

이젠 보배 병 속에 담겨져

세상을 따라 흘러 퍼지게 되었으니

이상하여라, 세간의 힘이여

적멸(寂滅)의 법을 능히 굴릴 적엔

而處於寶甁,

應世而流遷,

奇哉世閒力,

能轉寂滅法。

 

그 덕의 칭송 널리 흘러 퍼져

시방(十方)에 두루 가득 찼었건만

세상 이치를 따라 영원히 적멸하시자

오직 유골만 남아 있구나.

德稱廣流布,

周滿於十方,

隨世長寂滅,

唯有餘骨存。

 

큰 광명이 천하를 비추어

중생들 모두 그 광명 입었건만

하루아침에 빛을 감추고

그 유골만 병 속에 담겼구나.

大光耀天下,

群生悉蒙照,

一旦而潛暉,

遺骨於甁中。

 

금강 같은 예리한 지혜는

번뇌의 괴로운 산을 부수어

온갖 괴로움이 그 몸에 쌓였어도

금강과 같은 뜻은 능히 편안케 하시어

金剛利智慧,

壞煩惱苦山,

衆苦集其身,

金剛志能安。

 

큰 고통을 받는 모든 중생들

모두 그 고통 멸하게 하시더니

그러한 금강 같으신 몸도

이제는 불에 타고 말았구나.

受大苦衆生,

悉令得除滅,

如是金剛體,

今爲火所焚。

 

저 모든 역사 무리들

용맹하고 건장하기 세상에 짝할 이 없어

원수들이 주는 고통 꺾어 항복받아서

괴로운 이 구제해 귀의하게 하였고

彼諸力士衆,

勇健世無雙,

摧伏怨家苦,

能救苦歸依。

 

친한 사람 고난을 겪을 때에도

뜻이 굳세 근심이 없었는데

이제 여래의 멸도하심 보고는

모두 근심하고 슬퍼하며 눈물 흘렸다네.

親愛遭苦難,

志强能無憂,

今見如來滅,

悉懷憂悲泣。

 

건장한 몸에 기운은 왕성하고

그 교만은 천운[天步]을 업신여길 정도거늘

이제 근심과 괴로움 그 마음 핍박하여

성으로 들어갔을 때 마치 빈 못 같았네.

壯身氣强盛,

憍慢虛天步,

憂苦迫其心,

入城猶曠澤。

 

사리(舍利)를 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갈 때

거리마다 사람들 모두 공양하였고

높은 누각에 그것을 모셔 두자

하늘 사람들 모두 받들어 섬겼다네.

持舍利入城,

巷路普供養,

置於高樓閣,

天人悉奉事。

 

 

 

https://www.youtube.com/watch?v=m1yoC0VzTEs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너희들은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신에게 의지하라. 또한 법을 등불로 삼고 법에 의지하라. 

이밖에 다른 것은 의지하지 마라.”

 

26. 대반열반품(大般涅槃品)

佛所行讚大般涅槃品第二十六

 

그때 수발타(須跋陀)라는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어짊과 덕을 두루 갖추고

깨끗한 계율[戒]로 중생을 보호하였네.

爾時有梵志,

名須跋陁羅,

賢德悉備足,

淨戒護衆生。

 

 

젊을 때부터 삿된 견해 가져

외도(外道)를 닦으러 출가하였다.

그는 와서 세존을 뵙고자

아난다에게 말하였네.

少稟於邪見,

修外道出家,

欲來見世尊,

告語阿難陁。

 

“내 들으니 여래의 도(道)는

그 뜻이 깊어 헤아리기 어려우며

이 세간에서 위없는 깨달음 얻은 분으로

제일가는 조어사(調御師)라 하였네.

我聞如來道,

厥義深難測,

世閒無上覺,

第一調御師。

 

그 분 이제 반열반에 드신다 하니

두 번 다시 만나기 어려우리.

보기 어려운 분 보는 일 어려움이

마치 거울 속의 달과 같구나.

今欲般涅槃,

難復可再遇,

難見見者難,

猶如鏡中月。

 

나는 이제 그 위없는

좋은 도사(導師)를 뵙고자 하네.

숱한 괴로움 면하기 바라고

나고 죽음 건너서 열반 언덕 가고파라.

我今欲奉見,

無上善導師,

爲求免衆苦,

度生死彼岸。

 

부처의 태양 그 빛을 잃으려 하니

원컨대 나로 하여금 잠시만 보게 해주오.”

아난은 마음에 슬픔을 느꼈으나

다시 말하기를 “비방하려 하거나

佛日欲潛光,

願令我蹔見,

阿難情悲感,

兼謂爲譏論。

 

세존이 멸도하심을 기뻐하는 것이니

부처님을 뵙게 할 수 없다” 하였네.

부처님께서는 그가 바라는 것이

바른 법 그릇이 될 만함을 아셨네.

或欣世尊滅,

不宜令佛見,

佛知彼希望,

堪爲正法器。

 

아난에게 분부하셨네.

“저 외도를 내 앞에 오게 하라.

나는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 나왔나니

너는 주저하거나 난처해하지 말라.”

而告阿難言,

聽彼外道前,

我爲度人生,

汝勿作留難。

 

수발타라(須跋陀羅)는 그 말씀 듣고

마음에 큰 기쁨을 내고

법을 즐겨하는 뜻 갈수록 깊어

더욱 공경하며 부처님 앞에 나왔네.

須跋陁羅聞,

心生大歡喜,

樂法情轉深,

加敬至佛前。

 

시기에 맞추어 공손히 말씀드리고

부드러운 말씨로 인사드리며

온화한 얼굴로 합장하고 청하였다.

“내 지금 여쭙고 싶은 것 있습니다.”

應時隨順言,

軟語而問訊,

和顏合掌請,

今欲有所問。

 

세상에 법을 아는 이로서

나 따위와 같은 사람 매우 많지만

오직 부처님께서 얻으신 그 해탈은

다른 중요한 도(道)라고 들었습니다.

世有知法者,

如我比甚衆,

唯聞佛所得,

解脫異要道。

 

원컨대 저를 위해 대충 말씀하시어

허하고 갈증난 마음 적셔 주소서.

이것은 서로 논의하기 위한 것도 아니요

승부를 겨루려는 마음도 없습니다.”

願爲我略說,

沾潤虛渴懷,

不爲論議故,

亦無勝負心。

 

부처님께서는 저 범지 위하여

여덟 가지 바른 길 간략히 말씀하시자

그 말씀 듣고 마음 비우고 받아들여

마치 헤매던 사람 바른 길을 만난 듯

지금까지 배웠던 모든 것들

궁극적인 도(道) 아님을 깨달아 알았네.

佛爲彼梵志,

略說八正道,

聞卽虛心受,

猶迷得正路,

覺知先所學,

非爲究竟道。

 

일찍이 듣지 못한 것 비로소 듣고

삿된 길을 버려 여의며

아울러 어리석어 어두운 장애를 버리고서

지금껏 배웠던 것 되새겨 보았네.

卽得未曾聞,

捨離於邪徑,

兼背癡闇障,

思惟先所習。

 

‘성냄과 어리석음의 어둠 갖추고

착하지 않은 업만을 자라게 하며

애욕ㆍ성냄ㆍ어리석음 등의 행했었네.

능히 모든 착한 업인

많이 들음과 지혜와 정진을 일으키리라.

瞋恚癡冥俱,

長養不善業,

愛恚癡等行,

能起諸善業,

多聞慧精進。

 

또한 유애(有愛)로 말미암아 생기는

성냄과 어리석음 끊으면

곧 모든 업을 여의게 되고

모든 업이 이미 없어지면

이것을 업해탈(業解脫)이라 이름한다네.

亦由有愛生,

恚癡若斷者,

則離於諸業,

諸業旣已除,

是名業解脫。

 

그러나 모든 업에서의 해탈이란

이치상 서로 맞지 않는 것이다.

세간 사람들은 일체의 것은

그 모두 자성(自性)이 있다고 말하지만

諸業解脫者,

不與義相應,

世閒說一切,

悉皆有自性。

 

애욕ㆍ성냄ㆍ어리석음에 있어

만일 그것이 자성이 있다면

그것도 영원히 존재해야 할 것이거늘

어떻게 거기서 해탈할 수 있으리.

설사 성냄과 어리석음 없애더라도

그 유애(有愛)는 다시 도로 생기리라.

有愛瞋恚癡,

而有自性者,

此則應常存,

云何而解脫,

正使恚癡滅,

有愛還復生。

 

마치 저 물의 성질은 차가운데

불로 인해 뜨거워졌다가도

뜨거운 불길 멈추면 도로 식어버리는 것 같나니

자성은 항상한 것이기 때문이라네.

如水自性冷,

緣火故成熱,

熱息歸於冷,

以自性常故。

 

마땅히 알아야 하니 유애(有愛)의 성품은

많이 들음ㆍ지혜ㆍ정진으로 늘어나지 않나니

불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는 것을

어떻게 해탈이라 하리.

當知有愛性,

聞慧進不增,

不增亦不減,

云何是解脫。

 

전에는 ‘나고 죽음은

본래 자성으로부터 생긴다고 말했지만

그러나 이제 그 이치 관찰하면

해탈을 얻을 사람 아무도 없다네.

先謂彼生死,

本從性中生,

今觀於彼義,

無得解脫者。

 

자성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니

어찌 거기에 마지막이 있으랴.

비유하면 마치 켜져 있는 등불과 같나니

어찌 그 빛을 없앨 수 있으랴.

性者則常住,

云何有究竟,

譬如燃明燈,

何能令無光。

 

부처님 도(道)의 진실한 이치

애욕을 연(緣)하여 세간에 난다 하네.

애욕이 멸하면 곧 고요해지려니

인(因)이 없기에 과(果)도 또한 없으리.

佛道眞實義,

緣愛生世閒,

愛滅則寂靜,

因滅故果亡。

 

본래 나[我]는 몸과 다르고

만든 이 없다고 보지 않았는데

이제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 들으면

이 세간에는 나라는 것 있지 않다네.

本謂我異身,

不見無作者,

今聞佛正教,

世閒無有我。

 

모든 법은 인연으로 생긴 것이니

그것엔 자재(自在)가 없기 때문이다.

인연으로 생겼기에 괴로움 있고

인연으로 멸하는 것 또한 그러하다네.

諸法因緣生,

無有自在故,

因緣生故苦,

因緣滅亦然。

 

세상 인연으로 생기는 것 관찰하면

곧 단견(斷見)을 멸할 수 있고

연(緣)을 여의어 세간 멸하는 것 관찰하면

곧 상견(常見)을 여읠 수 있다.’

觀世因緣生,

則滅於斷見,

緣離世閒滅,

則離於常見。

 

그는 본래 가졌던 견해 모두 버리고

부처님의 바른 법 깊이 보고 나서

과거에 좋은 인(因) 심은 까닭에

법 듣자 곧 깨닫게 되었네.

悉捨本所見,

深見佛正法,

宿命種善因,

聞法能卽悟。

 

맑고 시원하기 다함 없는 곳

좋은 적멸(寂滅)을 이미 얻고서

마음 열리고 믿음은 더욱 넓어져

누워 계신 여래를 우러러 보았네.

已得善寂滅,

淸涼無盡處,

心開信增廣,

仰瞻如來臥。

 

그러나 세상을 버리고 반열반에 드시는

여래를 차마 뵐 수가 없어

“부처님 아직 돌아가시기 전에

마땅히 내 먼저 멸도하리라” 했네.

不忍觀如來,

捨世般涅槃,

及佛未究竟,

我當先滅度。

 

그리고 합장하여 거룩한 존안에 예배하고

꼿꼿한 자세로 한쪽에 앉아

목숨[壽]을 버리고 열반에 드니

마치 비가 작은 불 꺼버리듯 하였네.

合掌禮聖顏,

一面正基坐,

捨壽入涅槃,

如雨滅小火。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네.

“나의 이 맨 마지막 제자

이제 여기서 이미 열반에 들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공양올려라.”

佛告諸比丘,

我最後弟子,

而今已涅槃,

汝等當供養。

 

초저녁이 이미 지나서

달은 밝고 별들은 총총 빛나며

숲은 고요하여 소리 없을 때

부처님께서 큰 자비심으로

모든 제자들에게 최후를 분부하셨네.

佛以初夜過,

月明衆星朗,

閑林靜無聲,

而興大悲心,

遺誡諸弟子。

 

“내 반열반(般涅槃)에 든 뒤에

너희들은 마땅히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공경해야 하나니

이것은 곧 너희들의 스승으로서

어두운 밤을 밝힐 등불이요

吾般涅槃後,

汝等當恭敬,

波羅提木叉,

卽是汝大師,

巨夜之明燈。

 

가난한 사람의 큰 보물 되리니

마땅히 가르침을 받아야 할 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그것 따르기를

나 섬기는 것과 다름없게 하라.

貧人之大寶,

當所教誡者,

汝等當隨順,

如事我無異。

 

몸과 입의 행(行)을 깨끗이 하여

모든 생업(生業)을 떠나야 하리니

밭과 집과 또 중생들 기르기와

재물이나 곡식을 축적하는

이 모든 일 멀리 여읨을

큰 불구덩이 피하듯 하라.

當淨身口行,

離諸治生業,

田宅畜衆生,

積財及五穀,

一切當遠離,

如避大火坑。

 

땅을 개간하기와 풀 나무 베기와

의술(醫術)로 모든 병 다스리기와

천체[曆數]의 운행을 우러러 관찰하기와

길(吉)하고 흉한 상을 헤아려 알고

이롭고 해로움을 점치는 것들

이것은 다 하지 말아야 한다.

墾土截草木,

醫療治諸病,

仰觀於曆數,

步推吉凶象,

占相於利害,

此悉不應爲。

 

몸을 절제하여 때 맞춰 먹고

남의 사주를 받아 사술(邪術)을 행하지 말며

탕약(湯藥)을 섞어 만들지 말고

아첨과 거짓을 멀리 여의어라.

節身隨時食,

不受使行術,

不合和湯藥,

遠離諸諂曲。

 

법에 따라 생활 필수품은

마땅히 양(量)을 알아 받을 것이요

받은 것은 곧 쌓아 두지 말지니라.

이것은 곧 간략히 계(戒)를 말한 것이니

모든 계의 근본이 되고

또한 해탈의 근본이 되리라.

順法資生具,

應當知量受,

受則不積聚,

是則略說戒,

爲衆戒之根,

亦爲解脫本。

 

그러므로 이 법으로 말미암아

능히 일체의 정수(正受)가 생기나니

그 일체의 진실한 지혜는

이것을 인연하여 구경(究竟)을 이루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잡아 지녀

그것을 끊거나 무너뜨리지 말라.

依此法能生,

一切諸正受,

一切眞實智,

緣斯得究竟,

是故當執持,

勿令其斷壞。

 

깨끗한 계가 끊어지지 않으면

곧 모든 착한 법 생기게 되고

그것이 없으면 모든 착함도 없나니

계로써 이루어지기 때문이니라.

淨戒不斷故,

則有諸善法,

無則無諸善,

以戒建立故。

 

이미 맑고 깨끗한 계에 머물렀거든

모든 정(情)의 감관[根]을 잘 거두어 잡아

마치 잘 길들인 소[牛]처럼

함부로 사납게 덤비지 않게 하라.

已住淸淨戒,

善攝諸情根,

猶如善牧牛,

不令其縱暴。

 

모든 감관[根]의 말[馬]을 거둬잡지 못해서

여섯 경계[六境]에 함부로 놀게 하면

현세에서는 재앙을 가져오고

장차는 나쁜 길에 떨어지리니

不攝諸根馬,

縱逸於六境,

現世致殃禍,

將墜於惡道。

 

 

비유하면 말[馬]을 잘 부리지 못하면

사람을 구렁텅이 떨어지게 하는 것과 같나니

그러므로 밝고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감관을 멋대로 놓아주지 않느니라.

譬如不調馬,

令人墮坑陷,

是故明智者,

不應縱諸根。

 

모든 감관은 매우 사납고 악해

사람의 큰 원수가 되건만

중생은 모든 감관을 사랑함으로써

도리어 그에게 해침을 당하느니라.

諸根甚凶惡,

爲人之重怨,

衆生愛諸根,

還爲彼傷害。

 

그 깊은 원한은 독사나

난폭한 범, 혹은 사나운 불보다 성해

세상 사람들 매우 싫어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深怨盛毒蛇,

暴虎及猛火,

世閒之甚惡,

慧者所不畏。

 

 

그는 오직 가볍게 덤비는 마음이

사람을 나쁜 길에 들게 할까 두려울 뿐이었다.

그 조그마한 쾌락에 편안해 하면서

깊고 험한 곳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唯畏輕躁心,

將人入惡道,

以彼樂小恬,

不觀深險故。

 

미친 코끼리 날카로운 갈고리 없어지고

원숭이 나뭇가지 얻은 것처럼

가볍게 덤비는 마음 그와 같으니

슬기로운 사람은 거둬 잡아야 하네.

狂象失利鉤,

猿猴得樹林,

輕躁心如是,

慧者當攝持。

 

마음을 놓아 제멋대로 하게 하면

끝내 적멸(寂滅)을 얻지 못하리니

그러므로 마땅히 마음을 제어하여

편안하고 고요한 곳으로 빨리 가야 하느니라.

放心令自在,

終不得寂滅,

是故當制心,

速之安靜處。

 

 

음식을 먹을 때는 분량을 알아

마땅히 약을 먹는 방법처럼 하고

그 음식을 먹음으로 말미암아

탐하거나 성내는 마음을 내지 말라.

음식은 굶주리고 목마름 풀기 위한 것

마치 헌 수레의 기름과 같으니라.

飯食知節量,

當如服藥法,

勿因於飯食,

而生貪恚心,

飮食止飢渴,

如膏朽敗車。

 

비유하면 벌이 꽃에서 꿀을 딸 때에

그 빛깔과 향기는 다치지 않는 것처럼

비구는 걸식하러 다닐 때

저들의 믿는 마음 상하게 하지 말라.

譬如蜂採花,

不壞其色香,

比丘行乞食,

勿傷彼信心。

 

혹 어떤 사람이 기쁘게 보시하더라도

마땅히 그 능력[堪]을 헤아려 보라.

소[牛]의 능력을 헤아리지 않으면

버거운 짐은 그를 해치게 하리.

若人開心施,

當推彼所堪,

不籌量牛力,

重載令其傷。

 

아침ㆍ낮ㆍ저녁 세 때를 따라

차례로 바른 업 닦아야 하니.

초저녁과 새벽 그 두 때에는

잠에 집착하지 말며

한밤중에는 단정한 마음으로 누워

생각을 밝음에 매어 두어라.

朝中晡三時,

次第修正業,

初後二夜分,

亦莫著睡眠,

中夜端心臥,

係念在明相。

 

밤이 다하도록 깊은 잠에 빠져

몸과 목숨 헛되게 보내지 말라.

시간이란 불은 언제나 이 몸을 태우나

어떻게 오래도록 잠만 자고 있으랴.

勿終夜睡眠,

令身命空過,

時火常燒身,

云何長睡眠。

 

번뇌는 온갖 원수의 집으로서

빈틈을 타서 이내 나를 해치건만

마음은 잠에 빠져 어두우니

죽음이 이른들 누가 능히 깨우랴.

煩惱衆怨家,

乘虛而隨害,

心惛於睡寐,

死至孰能覺。

 

독사가 집에 숨어 있으면

좋은 주문(呪文)으로 벗어나게 하고

검은 살무사 그 마음에 있으면

밝은 깨달음의 좋은 주문으로 없애야 하겠거늘

아무 방법도 없이 오래도록 잠들면

이는 곧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니라.

毒蛇藏於宅,

善呪能令出,

黑虺居其心,

明覺善呪除,

無術而長眠,

是則無慚人。

 

부끄러움은 장엄한 의복이 되고

부끄러움은 코끼리 제어하는 갈고리 되나니

부끄러움은 그 마음 안정되게 하지만

부끄러움 없으면 선근(善根)을 잃느니라.

慚愧爲嚴服,

慚爲制象鉤,

慚愧令心定,

無慚喪善根。

 

부끄러워할 줄 알면 세간에서 어진 이라 일컫고

부끄러움 없으면 짐승과 같나니

혹 어떤 사람이 날카로운 칼로써

마디마디 그 몸을 해치더라도

성내거나 원망하는 마음을 품지 말고

입으로는 나쁜 말을 더하지 말라.

慚愧世稱賢,

無慚禽獸倫,

若人以利刀,

節節解其身,

不應懷恚恨,

口不加惡言,

惡念而惡言。

 

나쁘게 생각하고 나쁘게 말하면

자기만 해치고 남 해치지 못하나니

몸을 절제하여 고행을 닦을 때

인욕(忍辱)보다 더 나은 것 없느니라.

自傷不害彼,

節身修苦行,

無過忍辱勝。

 

오직 인욕을 행하는 것만이

항복받기 어려운 견고한 힘이니

그러므로 원망하는 마음을 품지 말고

남에게 나쁜 말로 대하지 말라.

唯有行忍辱,

難伏堅固力,

是故勿懷恨,

惡言以加人。

 

성냄은 바른 법을 무너뜨리고

또한 단정한 몸을 무너뜨리며

훌륭한 명예를 잃어버리게 하고

성냄의 불길 제 마음을 태우느니라.

瞋恚壞正法,

亦壞端正色,

喪失美名稱,

瞋火自燒心。

 

성냄은 공덕의 원수 되나니

덕을 사랑하거든 원한을 품지 말라.

속가에 있으면 번뇌가 많나니

성냄이 다 이상한 것 아니지만

瞋爲功德怨,

愛德勿懷恨,

在家多諸惱,

瞋恚故非怪。

 

출가한 이로서 원한 품으면

그것은 곧 이치와 어긋남이네.

마치 그것은 찬물 속에 있으면서

왕성한 불이 있어 타는 것 같으니라.

出家而懷瞋,

是則與理乖,

猶如冷水中,

而有盛火燃。

 

만일 교만한 마음이 생기거든

마땅히 제 손으로 정수리 만져 보라.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손에는 밥을 비는 발우를 들고

변두리에서 혼자 살아가면서

무엇 때문에 교만한 마음 내랴.

憍慢心若生,

當自手摩頂,

剃髮服染衣,

手持乞食器,

邊生裁自活,

何爲生憍慢。

 

빛깔 옷 족속의 속인에게도

교만은 또한 허물이거늘

하물며 집을 나온 사람으로서

해탈의 도(道)를 뜻하여 구하면서

만일 교만한 마음을 낸다면

그것은 크게 옳지 못한 일이니라.

俗人衣色族,

憍慢亦爲過,

何況出家人,

志求解脫道,

而生憍慢心,

此則大不可。

 

굽음[曲]과 곧은 성질 서로 어긋나

서리와 불꽃처럼 함께하지 못하는 법

출가하여 곧은 길 닦는 이에게

아첨과 굽음은 어울리지 않나니

아첨ㆍ거짓ㆍ허환(虛幻)ㆍ간사함도

오직 법만은 속이지 못하느니라.

曲直性相違,

不俱猶霜炎,

出家脩直道,

諂曲非所應,

諂僞幻虛詐,

唯法不欺誑。

 

많이 구하면 곧 괴로움 되고

욕심 적으면 곧 안온하나니

안온을 위해서도 욕심 적어야 하거늘

하물며 참해탈을 구함에 있어서이랴.

多求則爲苦,

少欲則安隱,

爲安應少欲,

況求眞解脫。

 

아끼는 이는 구하는 이 많음을 두려워하나니

그 재물 손해 볼까 걱정하기 때문이요

보시 좋아하는 이도 또한 두려워하나니

공양할 재물이 모자랄까 부끄러워서이네.

그러므로 마땅히 욕심을 적게 하여

저에게 보시함에 두려움 없게 하라.

慳悋畏多求,

恐損其財寶,

好施者亦畏,

愧財不供足,

是故當小欲,

施彼無畏心。

 

이 욕심 적은 마음 말미암으면

곧 해탈의 도를 얻을 것이니

만일 해탈을 구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만족함을 익힐 줄 알아야 하네.

由此少欲心,

則得解脫道,

若欲求解脫,

亦應習知足。

 

만족할 줄 알면 늘 기쁨이 있고

기뻐함이 바로 올바른 법이네.

살림살이는 비록 누추하지만

만족할 줄 알기 때문에 항상 편하네.

知足常歡喜,

歡喜卽是法,

資生具雖陋,

知足故常安。

통합뷰어

 

만족한 줄 모르는 사람

비록 하늘에 나는 즐거움 얻더라도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에

괴로움의 불길이 항상 그 마음을 태우네.

不知足之人,

雖得生天樂,

以不知足故,

苦火常燒心。

 

부자이면서도 만족할 줄 모르면

그것 역시 가난한 이의 괴로움 되고

아무리 가난해도 만족한 줄 알면

그것은 곧 첫째가는 부자이니라.

富而不知足,

是亦爲貧苦,

雖貧而知足,

是則第一富。

 

그 만족할 줄 모르는 이에게는

다섯 가지 욕심의 경계 더욱 넓어지리니

자꾸자꾸 구해도 싫어할 줄 몰라

긴긴밤 동안 달리며 고통스러워하고

허겁지겁 걱정 근심 마음에 있어

만족할 줄 아는 이에게 도리어 동정받네.

其不知足者,

五欲境彌廣,

猶更求無厭,

長夜馳騁苦,

汲汲懷憂慮,

反爲知足哀。

 

많은 권속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그 마음 언제나 편안할 것이요

편안하고 고요하기 때문에

사람과 하늘들이 모두 다 섬기리라.

不多受眷屬,

其心常安隱,

安隱寂靜故,

人天悉奉事。

 

그러므로 마땅히 친하거나 소원한

두 가지 권속을 버려야 하나니

마치 넓은 늪의 외로운 나무에

뭇 새들 많이 모여 깃드는 것 같으리.

是故當捨離,

親疏二眷屬,

如曠澤孤樹,

衆鳥多集棲。

 

많은 권속 기르는 것 또한 그러하여

오랜 세월 온갖 괴로움에 시달린다.

권속들 많으면 얽매임도 많아

마치 늙은 코끼리 진흙탕에 빠진 듯하리.

多畜衆亦然,

長夜受衆苦,

多衆多纏累,

如老象溺泥。

 

사람이 만일 부지런히 정진하면

어떤 이익이고 얻지 못할 것 없으리.

그러므로 마땅히 낮이든 밤이든 간에

부지런히 힘쓰고 게으르지 말라.

若人勤精進,

無利而不獲,

是故當晝夜,

精勤不懈怠。

 

산골짜기 흐르는 실개울물도

늘 흐르기 때문에 돌을 뚫고

마찰하여 불 일으키는 일도 열심히 안하면

한낱 수고로울 뿐 얻지 못하리.

그러므로 마땅히 꾸준하게 정진하여

힘센 사내가 마찰하여 불 일으키듯 하라.

山谷微流水,

常流故決石,

鑽火不精進,

徒勞而不獲,

是故當精進,

如壯夫鑽火。

 

착한 벗이 아무리 좋다 해도

바르게 생각함에는 미치지 못하나니

바른 생각이 마음에 있으면

온갖 악한 것 들어오지 않으리.

善友雖爲良,

不及於正念,

正念存於心,

衆惡悉不入。

 

그러므로 언제나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그 몸을 생각하여야 하네.

몸에 대한 바른 생각 잃으면

일체의 착한 일 곧 잊어버리리.

是故修行者,

常當念其身,

於身若失念,

一切善則忘。

 

비유하면 저 용맹스러운 장군

갑옷 입고 강한 적을 제어하듯

바른 생각은 겹 갑옷 되어

여섯 경계의 적을 제어하리라.

譬如勇猛將,

被鉀御强歒,

正念爲重鎧,

能制六境賊。

 

바른 선정은 깨닫는 마음 단속해

세간의 나고 멸함 관찰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수행하는 사람은

반드시 삼마제(三摩提)를 익혀야 하네.

삼매에서 이미 고요해지면

능히 일체 괴로움 멸해지리라.

正定撿覺心,

觀世閒生滅,

是故修行者,

當習三摩提,

三昧已寂靜,

能滅一切苦。

 

지혜는 능히 밝게 비추어

거두어 받아들임 멀리 여의고

평등하게 관찰하고 마음으로 생각하여

그것을 따라 바른 법에 나아가나니

그러므로 속인이든 출가한 이든 간에

마땅히 이 길을 따라가야 하리라.

智慧能照明,

遠離於攝受,

等觀內思惟,

隨順趣正法,

在家及出家,

斯應由此路。

 

남ㆍ늙음ㆍ죽음의 큰 바다에서

지혜는 가벼운 배 되고

무명(無明)의 큰 어둠 속에서

지혜는 밝은 등불이 된다네.

生老死大海,

智慧爲輕舟,

無明大闇冥,

智慧爲明燈。

 

모든 결박의 때[垢]와 질병에

지혜는 좋은 약 되고

번뇌의 가시 숲에서

지혜는 예리한 도끼가 되며

諸纏結垢病,

智慧爲良藥,

煩惱棘刺林,

智慧爲利斧。

 

어리석은 애욕의 빠른 물결에서

지혜는 곧 다리[橋梁]가 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부지런히 익혀서

들음ㆍ생각함ㆍ닦음의 지혜를 내야 하네.

癡愛駃水流,

智慧爲橋梁,

是故當勤習,

聞思修生慧。

 

이 세 가지 지혜를 성취하면

비록 장님이라도 지혜의 눈 트이고

지혜 없으면 마음은 거짓되리니

이는 곧 출가한 이라 할 수 없다네.

成就三種慧,

雖盲慧眼通,

無慧心虛僞,

是則非出家。

 

그러므로 마땅히 깨달아 알아야 하니

모든 거짓된 법 여의게 되면

미묘한 즐거움 곧 얻게 되니

그곳은 고요하고 안온한 곳이니라.

是故當覺知,

離諸虛僞法,

逮得微妙樂,

寂靜安隱處。

 

방일(放逸)하지 않음을 따라야 하니

방일은 착함의 원수이기 때문이다.

만일 사람이 방일하지 않으면

제석천[帝釋天]의 처소에 태어날 수 있지만

遵崇不放逸,

放逸爲善怨,

若人不放逸,

得生帝釋處。

 

마음을 놓아 방일하는 이

그는 곧 아수라(阿修羅) 세계에 떨어지리.

에게 위안을 주는 자비(慈悲)의 업을

호응하는 대로 나는 이미 마쳤으니

너희들도 마땅히 열심히 노력하여

스스로 그 업을 잘 닦으라.

縱心放逸者,

則墮阿脩羅,

安慰慈悲業,

所應我已畢,

汝等當精勤,

善自修其業。

 

숲이나 비고 한가한 곳에서

고요한 마음 더하고 기르되

마땅히 스스로 부지런히 힘써

뒷날에 후회와 여한이 없게 하라.

山林空閑處,

增長寂靜心,

當自勤勸勉,

勿令後悔恨。

 

마치 세상의 좋은 의사가

병세에 따라 맞는 약을 말해 주어도

병을 앓는 사람이 먹지 않으면

그것은 의사의 잘못 아닌 것처럼

猶如世良醫,

應病說方藥,

抱病而不服,

是非良醫過。

 

내 이미 참된 이치 말하여

평평하고 고른 길 나타내 보였으나

그 말을 듣고도 받들어 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말한 이의 잘못이 아니니라.

我已說眞實,

顯示平等路,

聞而不奉用,

此非說者咎。

 

네 가지 참된 진리에 대하여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것 있으면

너희들은 이제 다 물어야 하리니

마음에 품은 의심 숨기지 말라.”

於四眞諦義,

有所不了者,

汝今悉應問,

勿復隱所懷。

 

세존께서는 가엾이 여겨 말씀해 주셨건만

모인 대중들은 잠자코 있었다.

그때 저 아나율타(阿那律陀)는

모든 대중들 관찰해 보니

가진 의심 없어 잠자코 아무 말 없자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네.

世尊哀愍教,

衆會默然住,

時阿那律陁,

觀察諸大衆,

默然無所疑,

合掌而白佛。

 

“달은 따뜻하고 햇빛은 차다거나

바람은 고요하고 땅의 성질은 움직이는 것이라는 등

이와 같은 네 가지 의심이나 미혹은

이 세상에는 이미 없는 것처럼

月溫日光冷,

風靜地性動,

如是四種惑,

世閒悉已無。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의 참된 이치는

진실하여 일찍이 어긋남 없나니

세존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여서

대중들은 아무도 의심이 없습니다.

苦集滅道諦,

眞實未曾違,

如世尊所說,

衆會悉無疑。

 

다만 세존께서 열반하심을

모두들 다 슬퍼하고 있을 뿐

세존께서 말씀하신 그것에 대해

궁극적인 것 아니라는 생각은 내지 않네.

唯世尊涅槃,

一切悉悲感,

不於世尊說,

起不究竟想。

 

혹 처음으로 출가한 이로서

아직 마음 속 깊이 이해하지 못한 자라도

이제 그 간절하신 가르침 듣고

의심이나 미혹 이미 다 없어졌네.

正使新出家,

情未深解者,

聞今慇懃教,

疑惑悉已除。

 

이미 나고 죽음의 바다를 건너

욕망도 없고 구하는 것도 없지만

이제 모두 슬퍼하고 애달파하는 것은

부처님의 멸도(滅度) 너무 빠름을 한탄함일세.”

已度生死海,

無欲無所求,

今皆生悲戀,

歎佛滅何速。

 

부처님께서는 그 아나율이

갖가지로 근심하고 슬퍼하는 말 들으시자

다시 자애롭고 가엾은 마음으로

그를 위로하여 말씀하셨네.

佛以阿那律,

種種憂悲說,

復以慈愍心,

安慰而告言。

 

“비록 몇 겁(劫) 동안 머문다 하더라도

마침내는 갈려 이별하리니

다른 몸이면서 서로 모인 것

언제나 함께할 수 없는 이치이니라.

正使經劫住,

終歸當別離,

異體而和合,

理自不常俱。

 

자기와 남을 이롭게 함 이미 마쳤으니

부질없이 머물러 무엇할건가.

하늘이나 사람으로 제도해야 할 자는

이미 다 해탈을 얻었느니라.

自他利已畢,

空住何所爲,

天人應度者,

悉已得解脫。

 

 

이제 너희들 모든 제자는

서로 전해 바른 법 이어가라.

모든 존재 반드시 없어짐을 알아

다시는 근심이나 슬픔을 내지 말라.

汝等諸弟子,

展轉維正法,

知有必磨滅,

勿復生憂悲。

 

마땅히 스스로 방편에 힘써

이별 없는 곳으로 나아가야 하리.

나는 이미 지혜의 등불을 밝혀

세간의 어둠을 비추어 없앴네.

當自勤方便,

到不別離處,

我已燃智燈,

照除世闇冥。

 

세상은 다 굳건하거나 단단하지 못하니

너희들은 마땅히 나를 따라 기뻐하라.

마치 어버이가 중한 병을 앓다가

병을 고쳐 괴로움을 벗어나듯

世皆不牢固,

汝等當隨喜,

如親遭重病,

療治脫苦患。

 

나는 이미 괴로움의 그릇 버리고

나고 죽는 바다의 흐름 거슬러

온갖 괴로움과 근심 영원히 버렸으니

이 또한 나를 따라 기뻐해야 하리.

已捨於苦器,

逆生死海流,

永離衆苦患,

是亦應隨喜。

 

너희들은 스스로 잘 보호하여

방일함을 내지 말라.

존재[有]하는 것은 반드시 멸하는 법

나는 이제 곧 열반에 들리라.

말은 이것으로 끊을 것이니

이것이 곧 최후의 가르침이다.”

汝等善自護,

勿生於放逸,

有者悉歸滅,

我今入涅槃,

言語從是斷,

此則最後教。

 

부처님께서는 초선(初禪)의 삼매에 들어

차례로 아홉째 정수(正受)에 들고

거슬러 차례로 정수에 들었다가

돌아와 다시 초선에 드셨네.

入初禪三昧,

次第九正受,

逆次第正受,

還入於初禪。

 

다시 그 초선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드셨다가

선정에서 나온 마음 붙일 곳 없어

이내 열반에 드셨네.

復從初禪起,

入於第四禪,

出定心無寄,

便入於涅槃。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자

온 땅은 두루 진동하였고

공중에선 비처럼 불을 내려

섶나무도 없이 스스로 타올랐네.

以佛涅槃故,

大地普震動,

空中普雨火,

無薪而自焰。

 

그 불은 다시 땅에서도 일어나

8방(方)이 모두 타고

심지어는 모든 하늘 궁전까지

불타는 것도 또한 그러하였네.

又復從地起,

八方俱熾燃,

乃至諸天宮,

熾燃亦如是。

 

우레와 번개는 천지를 뒤흔들고

벼락은 산천을 진동했는데

마치 하늘의 아수라들이

북을 치며 싸우는 소리 같았다네.

雷霆動天地,

霹靂震山川,

猶天阿修羅,

擊鼓戰鬪聲。

 

미친 바람은 사방에서 일어나고

산은 무너져 재와 먼지 퍼부었네.

해와 달은 그 광채가 없어지고

맑게 흐르던 물 모두 끓어올랐네.

狂風四激起,

山崩雨灰塵,

日月無光暉,

淸流悉沸涌。

 

견고림(堅固林)은 모두 말라 시들고

꽃이나 잎은 때 아닌데 떨어지며

날던 용은 검은 구름을 타고

다섯 머리 떨군 채 눈물 흘렸네.

사천왕(四天王)과 그 권속들

슬픔 머금고 공양을 베풀었다네.

堅固林萎悴,

華葉非時零,

飛龍乘黑雲,

垂五首淚流,

四王及眷屬,

含悲興供養。

 

그때 정거천(淨居天)이 하늘에서 내려와

허공에 멈추어 늘어서 모시고

덧없이 변함을 관찰하면서

근심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으며

세상이 천사[天師:부처님]와 멀어짐을 한탄하여

‘눈[眼]의 멸함이 어찌 이리 빠른가’라고 하였네.

淨居天來下,

虛空中列侍,

觀察無常變,

無憂亦無喜,

歎世違天師,

眼滅一何速。

 

팔부신장과 모든 하늘신[天神]들은

허공 중에 가득 메우고 있었으며

꽃을 흩뿌려 공양하면서

서러움에 잠겨 기뻐하지 않았으나

오직 마왕(魔王)만은 기뻐해

음악을 연주하면서 스스로 좋아했다네.

八部諸天神,

遍滿虛空中,

散華以供養,

慼慼心不歡,

唯有魔王喜,

奏樂以自娛。

 

염부제(閻浮提)는 빛을 잃어

마치 산이 무너져 내리며

큰 코끼리의 흰 상아가 부러지고

큰 소의 두 뿔이 꺾이며

閻浮提失榮,

猶山頹巓崩,

大象素牙折,

牛王雙角摧。

 

 

허공의 해와 달이 없어지고

연꽃이 찬이슬 맞은 듯했네.

여래께서 이제 반열반에 드시자

이 세간의 처량함도 또한 그러하였네.

虛空無日月,

蓮花遭嚴霜,

如來般涅槃,

世閒悴亦然。

 

 

25. 열반품(涅槃品)

佛所行讚  涅槃品第二十五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곳으로 떠나시자

비사리(鞞舍離)는 텅 비고 쓸쓸하여

마치 밤에 어두운 구름이 끼어

별과 달이 그 광명 잃은 듯했네.

佛至涅槃處,

鞞舍離空虛,

猶如夜雲冥,

星月失光明。

 

온 나라 먼저는 안락했으나

이제는 갑자기 시들고 여윔이

마치 사랑하는 아버지 잃은

외로운 딸이 홀로 슬퍼하는 듯했네.

國土先安樂,

而今頓凋悴,

猶如喪慈父,

孤女常獨悲。

 

단정하지만 들어 아는 게 없고

총명하지만 덕이 없으며

마음으론 분별하나 말이 어눌하고

지혜는 밝으나 재주가 모자라며

如端正無聞,

聰明而薄德,

心辯而口吃,

明慧而乏才。

 

신통은 있으나 위의가 없고

자비심 있으나 거짓 많으며

고상하고 훌륭하나 힘이 없으며

위의는 있으나 법이 없는 것처럼

神通無威儀,

慈悲心虛僞,

高勝而無力,

威儀而無法。

 

비사리도 또한 그러해

본래는 영화로웠으나 지금은 피폐해

마치 저 가을 밭에 곡식의 싹이

물을 잃고 다 말라 시든 것 같았네.

鞞舍離亦然,

素榮而今悴,

猶如秋田苗,

失水悉枯萎。

 

혹은 불을 꺼 연기 없애고

혹은 음식을 대해도 먹는 것 잊으며

공(公)적이건 사적이건 하던 일 멈추고

모든 세속 인연을 닦지 않은 채

或斷火滅煙,

或對食忘飡,

悉廢公私業,

不修諸俗緣。

 

다만 부처만 염하며 깊은 은혜 감동해

모두 입 다물고 말못하고 있었네.

그때 그 사자(師子) 리차(離車)는

근심과 슬픔을 억지로 참으며

울먹 울먹 흐느끼는 소리 내어

못내 그리는 마음 나타내었네.

念佛感恩深,

默默各不言,

時師子離車,

强忍其憂悲,

垂泣發哀聲,

以表眷戀心。

 

“모든 삿된 길 부수어 깨뜨리고

올바른 법을 나타내 보이셨으며

온갖 외도들 이미 항복받으셨는데

끝내 가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려는가.

破壞諸邪徑,

顯示於正法,

已降諸外道,

遂往不復還。

 

세상은 세상을 떠나는 길 끊겼으매

덧없음은 곧 큰 병이 되었구나.

세존께서 이제 열반에 드신다면

의지할 곳도 없고 구제할 이도 없네.

世絕離世道,

無常爲大病,

世尊入大寂,

無依無有救。

 

가장 훌륭한 방편 가지신 높은 이

최후의 경지에서 광명 감추시니

우리들 이제 굳센 뜻 잃음이

마치 불 지필 섶나무 없어진 듯 하네.

方便最勝尊,

潛光究竟處,

我等失强志,

如火絕其薪。

 

세존께서는 세상의 그늘을 버리셨으니

중생들 못내 가여워라.

마치 사람이 신력(神力)을 잃은 듯

온 세상 함께 서러워하네.

世尊捨世蔭,

群生甚可悲,

如人失神力,

擧世共哀之。

 

더위를 피해 시원한 못에 들고

추위를 만나 불을 의지했다가

하루아침에 모두 텅 비고 나면

중생들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

逃暑投涼池,

遭寒以憑火,

一旦悉廓然,

群生何所歸。

 

특별하고 훌륭한 법 밝게 통달한

그는 이 세상의 도주사(陶鑄師)였네.

이제 이 세간은 주인을 잃었으니

사람이 도(道)를 잃으면 곧 멸망하리라.

通達殊勝法,

爲世陶鑄師,

世閒失宰正,

人喪道則亡。

 

늙음ㆍ병듦ㆍ죽음이 자재(自在)로워서

도가 없어지고 도 아님이 통할 때

큰 괴로움의 버팀목이 무너졌으니

이 세간에 어느 누가 그와 짝하리.

老病死自在,

道喪非道通,

能壞大苦機,

世閒何有雙。

 

지극히 뜨거운 큰 불길 성하여도

큰 구름비로 그것을 끌 수 있지만

탐욕의 불길 맹렬히 타오름은

그 누가 그것을 꺼지게 하리.

猛熱極焰盛,

大雲雨令消,

貪欲火熾燃,

其誰能令滅。

 

튼튼하고 굳세어 능히 짐 져주던 분

이미 이 세상 무거운 짐 버렸으니

다시 어떤 지혜의 힘이 있어서

청하지 않은 벗이 될 수 있으랴.

堅固能擔者,

已捨世重任,

復何智慧力,

能爲不請友。

 

마치 저 사형(死刑)당할 죄인이

죽음에 다다라야 술에 취하듯

저 중생들의 미혹한 의식[識]은

오직 죽게 되셔야 생(生)을 받았네.

如彼臨刑囚,

爲死而醉酒,

衆生迷惑識,

唯爲死受生。

 

날카로운 톱으로 목재를 켜듯

덧없음은 이 세간을 끊어 해치건만

어리석음의 어둠은 깊은 물 되고

애정의 탐욕은 큰 물결 되며

利鋸以解材,

無常解世閒,

癡闇爲深水,

愛欲爲巨浪。

 

번뇌는 거기 뜨는 물거품 되고

삿된 견해는 마갈어(摩竭魚)가 되는데

오직 지혜의 배만 있어

능히 이 큰 바다 건너갔었네.

煩惱爲浮沫,

邪見摩竭魚,

唯有智慧舩,

能度斯大海。

 

온갖 병은 나무의 꽃이 되고

늙고 쇠함은 그 나무의 잔가지 되며

죽음은 그 나무의 깊은 뿌리가 되고

존재[有]의 업은 그 나무의 싹이 되는데

굳세고 날카로운 지혜의 칼만이

세 가지 존재의 나무 능히 끊어 버렸네.

衆病爲樹花,

衰老爲纖條,

死爲樹深根,

有業爲其芽,

智慧剛利刀,

能斷三有樹。

 

무명(無明)은 부시[鑽]와 부싯돌[燧]이 되고

탐욕은 타오르는 불꽃이 되며

5욕(欲)의 경계는 그 섶나무인데

지혜의 물로써 그것을 끄셨네.

無明爲鑽燧,

貪欲爲熾焰,

五欲境界薪,

滅之以智水。

 

특별하고 훌륭한 법 두루 갖추어

이미 어리석은 어둠을 깨뜨리고서

편안하고 고요한 바른 길 보아

갖가지 번뇌를 끝까지 다하셨네.

具足殊勝法,

已壞於癡冥,

見安隱正路,

究竟諸煩惱。

 

자비로 모든 중생 교화할 때

미운 이건 친한 이건 달리 하지 않으셨고

일체의 지혜를 통하여 아셨건만

이제는 그 모두 버리셨네.

慈悲化衆生,

怨親無異相,

一切智通達,

而今悉棄捨。

 

유연하고 아름답고 청정한 음성

방정한 몸에 가늘고 긴 팔

그러한 큰 신선도 끝이 있으니

그 어떤 사람인들 다함 없으리.

軟美淸淨音,

方身纖長臂,

大仙而有邊,

何人得無窮。

 

세월의 흐름 빠름을 깨달아

마땅히 힘써 바른 법을 구하되

마치 험한 길에서 물을 만났을 때

물 마시고 빨리 길을 나아가듯 하라.

當覺時遷速,

應勤求正法,

如嶮道遇水,

時飮速進路。

 

덧없음이란 매우 사납고 거슬려

두루 무너뜨림에 귀하고 천함 없나니

올바른 관찰을 마음에 두어

비록 자더라도 항상 깨어 있어라.”

非常甚暴逆,

普壞無貴賤,

正觀存於心,

雖眠亦常覺。

 

그때 저 리차 사자는

언제나 부처님의 지혜를 생각하며

나고 죽음을 싫어해 여의려고

사람 중의 사자(師子)를 찬탄하고 사모했네.

時離車師子,

常念佛智慧,

厭離於生死,

歎慕人師子。

 

세상 은혜와 사랑 마음에 두지 않고

탐욕을 떠난 덕을 깊이 받들어

가볍게 날뛰는 뜻 꺾어 항복받으며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마음 두었네.

不存世恩愛,

深崇離欲德,

折伏輕躁意,

拪心寂靜處。

 

부지런히 보시(布施)를 닦아 행하고

교만한 마음을 멀리 여의며

혼자서 한가롭게 살기를 좋아해

오직 참된 법만을 깊이 생각하였네.

勤脩行惠施,

遠離於憍慢,

樂獨修閑居,

思惟眞實法。

 

그때 일체 지혜 가지신 분

원만한 몸을 사자처럼 돌려

그 비사리를 바라보면서

하직하는 긴 노래 읊으셨네.

爾時一切智,

圓身師子顧,

瞻彼鞞舍離,

而說長辭偈。

 

“비사리에 노니는 것

이것은 나의 맨 마지막이네.

저 역사(力士)들이 사는 곳으로 가

마땅히 열반에 들어야 하리.”

是吾之最後,

遊此鞞舍離,

往力士生地,

當入於涅槃。

 

차례차례 계속해 노니시다가

저 포가성(蒲伽城)에 도착하시자

편안히 견고림(堅固林)에 머무시며

모든 비구들을 훈계하셨네.

漸次第遊行,

至彼蒲加城,

安住堅固林,

教誡諸比丘。

 

“나는 이제 한밤중이면

장차 열반에 들 것이다.

너희들은 법을 의지해야 하나니

그것은 곧 높고도 훌륭한 곳이니라.

吾今以中夜,

當入於涅槃,

汝等當依法,

是則尊勝處。

 

수다라(修多羅)에 들어가지도 않고

또한 율의(律儀)를 따르지도 않으며

진실한 이치에 어긋나는 것

그것은 마땅히 받지 않아야 하리.

不入脩多羅,

亦不愼律儀,

眞實義相違,

則不應攝受。

 

그것은 법도 아니요 율(律)도 아니며

또한 내가 설법한 것도 아니며

그것은 곧 어두운 말이니

너희들은 마땅히 빨리 버리고

非法亦非律,

又非我所說,

是則爲闇說,

汝等應速捨。

 

분명한 설법을 받아 가져야 하니

그것은 곧 뒤바뀐 것도 아니요

그것은 곧 내가 말한 것이며

법답고 율다운 가르침이니라.

執受於明說,

是則非顚倒,

是則我所說,

如法如律教。

 

내 법과 율처럼 받아 지니면

그것은 곧 믿을 수 있지만

내 법과 율을 그르다고 말하면

그것은 곧 믿을 수 없느니라.

如我法律受,

是則爲可信,

言我法律非,

是則不可信。

 

은밀한 이치는 이해하지 못하고

그릇된 문자만 따르는 것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으로서

법이 아니며 망령된 말이니라.

不解微細義,

謬隨於文字,

是則爲愚夫,

非法而妄說。

 

참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고

주관 없이 어리석게 받는 것

마치 놋쇠와 금을 함께 벌여 놓고

세상 사람을 속이고 미혹함과 같느니라.

不別其眞僞,

無見而闇受,

猶鍮金共肆,

誑惑於世閒。

 

어리석은 사람은 얕은 지혜 익혀

진실한 이치는 알지 못한 채

비슷한 법을 받고서도

참된 법을 받았다 하네.

愚夫習淺智,

不解眞實義,

受於相似法,

而作眞法受。

 

그러므로 마땅히 이치 살펴서

참다운 법과 율을 관찰해야 하나니

마치 저 금(金)을 단련하는 사람이

달구고 두드려 순금을 취하듯 해야 하리라.

是故當審諦,

觀察眞法律,

猶如鍊金師,

燒打而取眞。

 

모든 경론(經論)을 알지 못하면

그것은 곧 지혜가 아니니

마땅히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을 말하고

마땅히 봐야 할 것은 보지도 않는구나.

不知諸經論,

是則非黠慧,

不應說所應,

應作不應見。

 

마땅히 평등하게 받아들이고

글귀의 이치대로 설하고 행해야 하나니

방법을 모르고 칼을 잡으면

도리어 그 손을 다치느니라.

當作平等受,

句義如說行,

執劍無方便,

則反傷其手。

 

말이나 문자를 잘 사용하지 못하면

그 뜻을 밝게 깨치기 어렵나니

마치 밤중에 방을 찾으러 다닐 때

집이 넓어 그곳을 알 수 없는 것 같네.

辭句不巧便,

其義難了知,

如夜行求室,

宅曠莫知處。

 

이치를 잃으면 곧 법을 잊고

법을 잊으면 마음이 어지럽다.

그러므로 저 지혜로운 사람은

진실한 이치를 어기지 않느니라.”

失義則忘法,

忘法心馳亂,

是故智慧士,

不違眞實義。

 

이렇게 훈계하여 마치신 뒤에

파바성(波婆城)에 이르시자

저 모든 역사(力士)들

갖가지 공양을 베풀어 받들었네.

說斯教誡已,

至於波婆城,

彼諸力士衆,

設種種供養。

 

그때 순다(純陀)라 이름하는

어떤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부처님을 청해 그 집에 모시고

최후의 공양을 마련해 올렸네.

時有長者子,

其名曰純陁,

請佛至其舍,

供設最後飯。

 

공양을 끝내고 설법을 마치신 뒤

구이성(鳩夷城)으로 가셔서

궐궐강[蕨蕨河]과 희련강[凞連河]

두 강을 건너가셨네.

飯食說法畢,

行詣鳩夷城,

度於蕨蕨河,

及熙連二河。

 

그곳엔 안온하고 한적한

견고림(堅固林)이 있었다.

금강[金河]에 들어가 목욕하시자

그 몸은 마치 진금산(眞金山) 같았네.

彼有堅固林,

安隱閑靜處,

入金河洗浴,

身若眞金山。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분부하시어

저 사라쌍수(沙羅雙樹) 사이를

물 뿌려 청소하고 깨끗하게 한 뒤에

승상(繩牀)을 준비하라 하셨네.

告勅阿難陁,

於彼雙樹閒,

掃灑令淸淨,

安置於繩牀。

 

“나는 오늘 밤 자정에

마땅히 열반에 들리라.”

아난은 부처님 분부를 받고

기가 막히고 마음이 비통했다네.

吾今中夜時,

當入於涅槃,

阿難聞佛教,

氣塞而心悲。

 

울다 걷다 하면서도 분부 받들어

준비를 마치고 돌아와 아뢰었네.

여래께서는 승상에 나가시어

북쪽으로 머리 두고 오른쪽으로 누웠네.

行泣而奉教,

布置訖還白,

如來就繩牀,

北首右脅臥。

 

팔을 베개삼고 두 발을 포개셨는데

그 모양 마치 사자왕(師子王) 같았네.

괴로움이 다한 마지막 몸은

한 번 눕자 영원히 일어나지 않았네.

枕手累雙足,

猶如師子王,

畢苦後邊身,

一臥永不起。

 

제자들이 모두 주위를 둘러싸고

“세상 눈이 없어졌다”며 슬프게 탄식했네.

바람은 멎고 숲과 물은 고요하며

새와 짐승들은 죽은 듯 소리 없네.

弟子衆圍遶,

哀歎世眼滅,

風止林流靜,

鳥獸寂無聲。

 

나무들은 모두 눈물을 줄줄 흘리고

꽃과 잎사귀는 제때도 아닌데 떨어졌네.

탐욕 여의지 못한 사람과 하늘들은

모두 크게 두려워하였네.

樹木汁淚流,

華葉非時零,

未離欲人天,

悉皆大惶怖。

 

마치 사람이 넓은 못에서 놀다가

길이 험해 마을까지 이르지 못했을 때

다만 거기까지 가지 못할까

마음만 두렵고 몸은 바쁜 것 같았네.

如人遊曠澤,

道險未至村,

但恐行不至,

心懼形悤悤。

 

여래는 마지막으로 누우시어

아난다에게 분부하셨네.

“너는 가서 저 역사(力士)들에게 알려라.

내 열반할 때가 이미 이르렀으니

如來畢竟臥,

而告阿難陁,

往告諸力士,

我涅槃時至。

 

그들이 만일 나를 보지 못하면

오래도록 한(恨)이 되어 큰 고통 생기리라.”

아난은 부처님 분부 받고

슬피 울면서 길을 따라가

彼若不見我,

永恨生大苦,

阿難受佛教,

悲泣而隨路。

 

그 모든 역사들에게 알렸네.

“세존께선 이제 목숨 마치려 한다.”

모든 역사들 그 소리 듣고

매우 큰 두려움 생겼네.

사내도 아낙네도 모두 달려와

울부짖으며 부처님 처소로 나아갔네.

告彼諸力士,

世尊已畢竟,

諸力士聞之,

極生大恐怖,

士女奔馳出,

號泣至佛所。

 

찢어진 옷에 흩어진 머리털

먼지 쓴 몸에는 땀을 흘리고

통곡하며 저 숲으로 나아갔는데

마치 하늘 복이 다한 것 같았네.

弊衣而散髮,

蒙塵身流汗,

號慟詣彼林,

猶如天福盡。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 발에 예배할 때

근심과 슬픔으로 몸은 시들었네.

여래께서 위로하며 말씀하셨네.

“너희들은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말라.

지금은 마땅히 기뻐할 때이거늘

근심하고 슬퍼함은 올바르지 않느니라.

垂淚禮佛足,

憂悲身萎熟,

如來安慰說,

汝等勿憂悴,

今應隨喜時,

不宜生憂慼。

 

오랜 겁(劫)을 두고 꾀하던 바를

나는 이제야 비로소 얻었노라.

모든 감관[根]의 경계를 이미 건너니

다함 없는 시원하고 맑은 곳이네.

長劫之所規,

我今始獲得,

已度根境界,

無盡淸涼處。

 

흙ㆍ물ㆍ불ㆍ바람을 여의고

지극히 고요하고 나고 멸하지 않아

영원히 걱정 근심 버렸거늘

어찌하여 나를 위해 근심하는가.

離地水火風,

寂靜不生滅,

永除於憂患,

云何爲我憂。

 

나는 옛날 가사산(伽闍山)에서

이 몸을 버리고자 하였으나

그 전생에 지은 인연 때문에

세상에 살아 지금에 이르렀네.

我昔伽闍山,

欲捨於此身,

以本因緣故,

存世至於今。

 

위태롭고 연약한 이 몸 보호함이

독사와 함께하는 것 같았는데

이제야 큰 고요함에 들어

온갖 괴로운 인연 이미 끝났느니라.

守斯危脆身,

如毒蛇同居,

今入於大寂,

衆苦緣已畢。

 

다시는 뒷몸을 받지 않기에

미래의 괴로움 영원히 쉬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다시금 나를 위하여

두려움 내지 않아야 한다.”

不復更受身,

未來苦長息,

汝等不復應,

爲我生恐怖。

 

그 역사들은 부처님께서

대열반[大寂靜]에 드신단 말 듣고

마음은 어지럽고 눈은 어두워

큰 암흑세계를 보는 것 같았네.

力士聞佛說,

入於大寂靜,

心亂而目冥,

如睹大黑闇。

 

그들은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나고 죽는 괴로움 떠나

영원히 적멸(寂滅)의 즐거움에 드신다 하니

저희들은 실로 기뻐하고 경하드립니다.

合掌白佛言,

佛離生死苦,

永之寂滅樂,

我等實欣慶。

 

마치 저 불타는 집에서

불 속에서 어버이를 구한 것 같으니

모든 하늘들도 기뻐하겠거늘

하물며 이 세상 사람이겠습니까.

猶如被燒舍,

親從盛火出,

諸天猶歡喜,

何況於世人。

 

그러나 여래께서 멸도(滅度)하시고 나면

중생들은 다시는 뵐 길이 없어

영원히 구호를 받을 수 없으리니

그러므로 걱정하고 슬퍼하는 것입니다.

如來旣滅後,

群生無所睹,

永違於救護,

是故生憂悲。

 

마치 저 상인(商人)의 무리들이

멀리 빈 벌판을 건너갈 때

오직 한 사람의 길잡이 있었으나

도중에 갑자기 길잡이를 잃은 것 같아

譬如商人衆,

遠涉於曠野,

唯有一導師,

忽然中道亡。

 

대중들은 더 이상 믿을 데가 없으니

어찌 근심하고 슬퍼하지 않겠습니까.

현세에서 스스로 깨달아 알아

일체를 알고 본 이 만났으면서

大衆無所怙,

云何不憂悲,

現世自證知,

睹一切知見。

 

그러고도 뛰어난 이로움 거두지 못하면

온 세상의 비웃음을 받을 터이니

보배산을 지나면서 어리석고 미련하여

가난의 괴로움을 고수하는 것 같으리라.”

而不獲勝利,

擧世所應笑,

譬如經寶山,

愚癡守貧苦。

 

이와 같이 그 모든 역사들

부처님을 향하여 슬피 하소연하니

마치 어떤 사람의 외동아들이

자비스런 아버지께 구슬피 하소연하듯 하였네.

如是諸力士,

向佛而悲訴,

猶如人一子,

悲訴於慈父。

 

부처님께서는 잘 다독거리는 말씀으로

제일가는 진리 나타내 보이시며

저 모든 역사들에게 말씀하셨네.

“참으로 너희들의 말과 같아서

佛以善誘辭,

顯示第一義,

告諸力士衆,

誠如汝所言。

 

도(道)를 구해 부지런히 힘쓰되

비록 나를 보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설한 법대로 실천하면

온갖 괴로움의 그물 벗어날 수 있으리라.

求道須精勤,

非但見我得,

如我所說行,

得離衆苦網。

 

도(道)를 행하는 것은 마음에 달린 것

굳이 나를 보는 데 있지 않느니라.

마치 저 병을 앓는 사람이

처방에 따라 좋은 약 먹는 것 같다네.

行道存於心,

不必由見我,

猶如疾病人,

依方服良藥。

 

온갖 병은 저절로 없어져

의사 만나길 기다릴 필요 없듯이

내가 말한 그대로 행하지 않으면

한낱 나를 보아도 이익 없을 것이네.

衆病自然除,

不待見醫師,

不如我說行,

空見我無益。

 

비록 나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법대로 행하면 나와 가까울 것이네.

함께 있어도 그 법을 따르지 않으면

내게서 멀리 떠나는 것인 줄 안다네.

雖與我相遠,

行法爲近我,

同止不隨法,

當知去我遠。

 

마음을 거둬 잡아 함부로 놀지 말고

꾸준히 힘써 바른 업을 닦아라.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면

긴긴 세월 온갖 고통 핍박받나니

어지럽게 흔들려 스스로 편안하지 못한 것

마치 바람 앞에 등불과 같구나.”

攝心莫放逸,

精勤修正業,

人生於世閒,

長夜衆苦迫,

擾動不自安,

猶若風中燈。

 

그때 그 모든 역사들

부처님의 자비스런 가르침 듣고

마음으로 감동해 눈물 거두며

스스로 감정 억제하고 돌아갔네.

時諸力士衆,

聞佛慈悲教,

內感而收淚,

强自抑止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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