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동기를 알지 못하면 천자도 환란을 면치 못한다

- 장자[잡편] ; 제29편 도척[11]-

 

無足問於知和曰

무족문어지화왈 : 무족이 지화에게 물었다.

人卒未有不興名就利者

인졸미유불흥명취리자 : “사람 중에 명예를 위해 일어나고, 이익을 위해 나가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彼富則人歸之

피부칙인귀지 : 그가 부유해지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歸則下之

귀즉하지 : 모여들어서는 그에게 머리를 숙이고,

下則貴之

하즉귀지 : 남들이 머리를 숙이면 그는 귀해지는 것입니다.

夫見下貴者

부견하귀자 : 남이 머리를 숙임으로써 귀해지는 것은

所以長生安體樂意之道也

소이장생안체락의지도야 : 오래 살고 몸을 편안히 하고, 뜻을 즐겁게 하는 근거가 되는 도인 것입니다.

今子獨無意焉

금자독무의언 : 그런데도 지금 당신만이 그 일에 뜻이 없으니,

知不足邪

지부족사 : 지혜가 모자라기 때문입니까?

意知而力不能行邪

의지이력불능행사 : 뜻과 지혜는 있지만 힘이 없어 실행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故推正不忘邪

고추정불망사 : 그렇지 않으면 올바른 것만 추구하느라 딴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知和曰지화왈 : 지화가 말했다.

今夫此人以爲興己同時而生

금부차인이위흥기동시이생 : “지금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기와 같은 시대에 살고 있고,

同鄕而處者

동향이처자 : 같은 고장에서 생활하고 있는데도

以爲夫絶俗過世之士焉

이위부절속과세지사언 : 나 같은 사람을 세속을 초월한 선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是專無主正

시전무주정 : 이것은 오로지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느라 올바른 표준도 없이

所以覽古今之時

소이람고금지시 : 예전부터 오늘에 이르는 시대의 흐름과

是非之分也

시비지분야 : 시비의 분별만을 생각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與俗化

여속화 : 그들은 속인들과 함께 살면서 세속에 감화되어

世去至重세거지중 : 지극히 귀중한 본성을 떠나서

棄至尊

기지존 : 지극히 존귀한 도를 버리고,

以爲其所爲也

이위기소위야 : 그들이 바라는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此其所以論長生安體樂意之道

차기소이론장생안체락의지도 : 이래 가지고는 그들이 오래 살고 몸을 편안히 하고 뜻을 즐겁게 하는 도를 논한다는 것이

不亦遠乎

불역원호 : 또한 동떨어진 일이 아니겠습니까?

慘怛之疾

참달지질 : 참담한 고통과

恬愉之安

념유지안 : 즐거운 편안함이

不監於體

불감어체 : 자기 몸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살피지 않는 것입니다.

怵惕之恐

출척지공 : 불안한 두려움과

欣懽之喜

흔환지희 : 날뛸 듯한 기쁨이

不監於心

불감어심 : 자기 마음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살피지 않는 것입니다.

知爲爲而不知所以爲

지위위이부지소이위 : 그저 명예와 이익을 추구할 줄만 알았지 추구하는 이유는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是以貴爲天子

시이귀위천자 : 그래서 천자란 존귀한 위치에 놓이고

富有天下

부유천하 : 천하를 다 차지하는 부를 지니게 되더라도

而不免於患也

이불면어환야 : 환란을 면치 못하는 것입니다.”


본성에 어긋나면 재앙을 자초한다

- 장자[잡편] ; 제29편 도척[10]-

子將曰

자장왈 : 자장이 말했다.

子不爲行

자불위행 : 선생님께서 인의를 행하지 않으시면

卽將疏戚無倫

즉장소척무륜 : “멀고 친한 사람의 구별이 없게 되고,

貴賤無義

귀천무의 : 귀하고 천한 신분의 기준도 없게 될 것이며,

長幼無序

장유무서 : 어른과 아이의 질서도 없게 될 것입니다.

五紀六位

오기육위 : 오기(五紀)와 육위(六位)도

[주]

오륜五倫: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 어른과 아이, 친구들 사이의 관계

육기六紀:아저씨들, 형제들, 일가들, 조카들, 스승, 친구들 사이의 관계

將何以爲別乎

장하이위별호 : 어떻게 구별할 수가 있겠습니까?”

滿苟得曰

만구득왈 : 만구득이 말했다.

堯殺長子

요살장자 : “요임금은 맏아들을 죽였고,

舜流母弟

순유모제 : 순임금은 이복 동생을 귀향 보냈었는데,

疏戚有倫乎

소척유윤호 : 멀고 친한 사람의 구별이 있는 것입니까?

湯放桀

탕방걸 : 탕임금은 걸왕을 내쳤고,

武王殺紂

무왕살주 : 무왕은 주왕을 죽였는데,

貴賤有義乎

귀천유의호 : 귀하고 천한 신분의 기준이 있는 것입니까?

王季爲適

왕계위적 : 왕계는 형을 물리치고 왕위의 계승자가 되었고,

周公殺兄

주공살형 : 주공은 형을 죽였는데

長幼有序乎

장유유서호 : 어른과 아이의 질서가 있는 것입니까?

儒者僞辭

유자위사 : 유학자들은 거짓된 이론을 펴고,

墨者兼愛

묵자겸애 : 묵가의 사람들은 모든 사람을 다같이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五紀六位將有別乎

오기육위장유별호 : 오륜과 육기의 분별이 있는 것입니까?

且子正爲名

차자정위명 : 그런데도 선생께서는 명분을 바르다고 주장하고

我正爲利

아정위리 : 저는 이익을 바르다고 주장하는데,

名利之實

명리지실 : 명분과 이익이 실체에 있어서는

不順於理

불순어리 : 이치에 순응되지도 않고

不監於道

불감어도 : 도리에 합치되지도 않는 것입니다.

吾日與子訟於無約曰

오일여자송어무약왈 : 제가 전에 무약에게 물으니,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小人殉財

소인순재 : ‘소인들은 재물을 추구하고,

君子殉名

군자순명 : 군자들은 명예를 추구한다.

其所以變其情

기소이변기정 : 그들이 그들의 진실함을 변화시키고

易其性

역기성 : 본성을 바꾸는 방법은

則異矣

즉이의 : 서로 다르지만,

乃至於棄其所爲

내지어기기소위 : 그들이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은 버리고

而殉其所不爲

이순기소불위 :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추구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則一也

즉일야 : 동일하다.

故曰

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無爲小人

무위소인 : 소인이 되지 말고

反殉而天

반순이천 : 본성으로 되돌아가 자연을 따르고,

無爲君子

무위군자 : 군자가 되지도 말고

從天之理

종천지리 : 하늘의 원리를 따르기만 하라고 하는 것이다.

若枉若直

약왕약직 : 굽었든 곧았든 간에

相而天極

상이천극 : 하늘의 법도에 서로 호응해야 한다.

面觀四方

면관사방 : 자기 사방을 둘러보면서 적응하며

與時消息

여시소식 : 때의 변화에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若是若非

약시약비 : 옳든 그르든 간에

執而圓機

집이원기 : 원만한 마음을 지켜야만 한다.

獨成而意

독성이의 : 자기의 뜻을 홀로 이룩하여

與道徘徊

여도배회 : 도와 더불어 세상에 노닐어야 한다.

無轉而行

무전이행 : 한결같이 행동하려고 애쓰지 말고,

無成而義

무성이의 : 의로움을 이루려 애쓰지 마라.

將失而所爲

장실이소위 : 그러면 자기의 본성만 잃게 될 것이다.

無赴而富

무부이부 : 자기의 부를 추구하지 말고,

無殉而成

무순이성 : 성공하려 애쓰지 말아야 한다.

將棄而天

장기이천 : 그런 행동은 자기의 천성을 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다.

比干剖心

비간부심 : 비간은 심장이 도려내어지고

子胥抉眼

자서결안 : 오자서는 눈이 도려내졌는데,

忠之禍也

충지화야 : 충성하려 했기 때문에 닥친 재난이었던 것이다.

直躬證父

직궁증부 : 직궁은 아버지의 도둑질을 증언했다가 처벌되었고,

尾生溺死

미생익사 : 미생이 여자와의 약속을 지키려다가 다리 밑에서 물에 빠져 죽은 것은

信之患也

신지환야 : 신의를 지키려던 환란인 것이다.

鮑子立乾

포자립건 : 포자가 나무를 끌어안고 선 채로 말라죽고,

申子不自理

신자불자리 : 신자가 자기 변명도 못해보고 목매어 죽었던 것은

廉之害也

렴지해야 : 깨끗함을 지키려다 받은 피해이다.

孔子不見母

공자불견모 : 공자가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종신을 하지 못하고,

匡子不見父

광자불견부 : 광자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종신하지 못했던 것은,

義之失也

의지실야 : 의로움을 지키려는 데서 온 과실이다.

此上世之所傳

차상세지소전 : 이상은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고

下世之所語

하세지소어 : 후세에도 전해질 사실들이다.

以爲士者正其言

이위사자정기언 : 선비 된 사람으로서 자기 말이 올바른 것이라 고집하고

必其行

필기행 : 자기 행동이 올바르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故服其殃

고복기앙 : 그런 재앙을 당하고

利其患也

이기환야 : 그런 환란을 만나게 된 것이다.


작은 도적은 잡히고 큰 도적은 제후가 된다

- 장자[잡편] ; 제29편 도척[9]-

子將問於滿苟得曰

자장문어만구득왈 : 자장이 만구득에게 물었다.

盖不爲行

개불위행 : “어째서 인의를 행하지 않습니까?

無行則不信

무행칙불신 : 인의를 행하지 않으면 신용을 얻지 못하고,

不信則不任

불신칙불임 : 신용을 얻지 못하면 벼슬에 오르지 못하며,

不任則不利

불임칙불리 : 벼슬에 오르지 못하면 이익이 없게 됩니다.

故觀之名

고관지명 : 그러므로 명성의 관점에서 나

計之利

계지리 : 이익으로 따지거나

而義眞是也

이의진시야 : 인의야말로 가장 좋은 것입니다.

若棄名利

약기명리 : 만약 명예나 이익을 버린다 해도

反之於心

반지어심 : 마음에 돌이켜 생각해 볼 때,

則夫士之爲行

칙부사지위행 : 선비가 행동함에 있어서

不可一日不爲乎

불가일일불위호 : 인의는 하루도 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滿苟得曰

만구득왈 : 만구득이 말했다.

無恥者富

무치자부 : “수치를 모르는 자가 부자가 되고,

多信者顯

다신자현 : 말이 많은 자가 출세합니다.

夫名利之大者

부명리지대자 : 큰 명예와 이익이란

幾在無恥而信

기재무치이신 : 수치도 모르고 말만 많은 자들에게 돌아갑니다.

故觀之名

고관지명 : 그러므로 명예란 관점에서 보든,

計之利

계지리 : 이익으로 계산하든

而信眞是也

이신진시야 : 말 많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이 됩니다.

若棄名利

약기명리 : 만약 명예와 이익을 내버리고

反之於心

반지어심 : 마음에 돌이켜 생각해 본다면

則夫士之爲行

칙부사지위행 : 선비의 행동으로서는

拘其天乎

구기천호 : 그의 천성을 간직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子將曰

자장왈 : 자장이 말했다.

昔者桀紂貴爲天子

석자걸주귀위천자 : “옛날에 걸왕과 주왕은 천자라는 귀한 자리에 있으면서

富有天下

부유천하 : 온 천하의 부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今謂臧聚曰

금위장취왈 :그러나 지금 노예들에게라도 이르기를

汝行如桀紂

여행여걸주 : “너의 행동이 걸이나 주와 같다고 하면,

則有怍色

즉유작색 : 곧 부끄러운 빛을 띠리라.

有不服之心者

유불복지심자 : 불복하는 마음을 가진 것은

小人所賤也

소인소천야 : 소인도 천하게 여기는 것이다

仲尼墨翟

중니묵적 : 공자와 묵자는

窮爲匹夫

궁위필부 : 필부로서 궁하게 지냈습니다.

今謂宰相曰

금위재상왈 : 그러나 지금 재상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라도 말로

子行如仲尼墨翟

자행여중니묵적 : 당신의 행동이 공자와 묵자 같다고 말하면

則變容易色稱不足者

칙변용역색칭부족자 : 곧 얼굴빛을 바꾸면서 그런 정도에 이르기에 부족하다고 말하게 되는데,

士誠貴也

사성귀야 : 이들은 선비들이 진실로 존경하고 귀하게 여기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故勢爲天子

고세위천자 : 그러므로 천자의 권세를 지녔다 해도

未必貴也

미필귀야 : 반드시 존귀하지 않을 수 있고,

窮爲匹夫

궁위필부 : 필부로서 궁하게 지낸다 해도

未必賤也

미필천야 : 반드시 천한 것은 아닙니다.

貴賤之分

귀천지분 : 귀천의 구분은

在行之美惡

재행지미악 : 행동이 아름답고 악한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滿苟得曰

만구득왈 : 만구득이 말했다.

小盜者拘

소도자구 : “작은 도적은 잡히고 말지만

大盜者爲諸侯

대도자위제후 : 큰 도적은 제후가 됩니다.

諸侯之門

제후지문 : 그런데 제후의 문하에는

仁義存焉

인의존언 : 의로운 선비들이 모이게 됩니다.

昔者桓公小白殺兄入嫂

석자환공소백살형입수 : 옛날의 제나라 환공 소백은 자기의 형을 죽이고 형수를 부인으로 삼았으나,

而管仲爲臣

이관중위신 : 현명한 관중이 그의 신하가 되었습니다.

田成子常殺君竊國

전성자상살군절국 : 전성자 상은 제나라 임금을 죽이고 나라를 훔쳤으나,

而孔子受幣

이공자수폐 : 공자는 그로부터 폐물을 받았습니다.

論則賤之

론즉천지 : 관중과 공자를 논할 때는 그들을 천하게 보면서도

行則下之

행즉하지 : 실지로 행동함에 있어서는 그들 아래에 머리를 숙이고 있습니다.

則是言行之情悖戰於胸中也

즉시언행지정패전어흉중야 : 그러니 말과 행동의 실제 문제가 모순을 이룬 채 가슴속에서 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不亦拂乎

불역불호 : 그러니 이치에 어긋난 것이 아닙니까?

故書曰

고서왈 : 그러므로 옛 책에서 말하기를

孰惡孰美

숙악숙미 : ‘어떤 것이 나쁘고 어떤 것이 아름다운지 알 수가 없다.

成者爲首

성자위수 : 성공을 하면 우두머리가 되어 존경받고,

不成者爲尾

불성자위미 : 성공하지 못하는 자는 꼬리가 되어 천대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공자, 도척에게 기가 질리다

- 장자[잡편] ; 제29편 도척[8]-

孔子再拜趨走

공자재배추주 : 공자는 두 번 절하고 빠른 걸음으로

出門上車

출문상거 : 문을 나와 수레에 올라서는

執轡三失

집비삼실 : 말고삐를 세 번이나 잡았다 놓쳤다.

目芒然無見

목망연무견 : 눈은 멍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色若死灰

색약사회 : 얼굴은 잿빛이었다.

據軾低頭

거식저두 : 수레 앞턱의 가로나무에 기대어 머리를 떨구고는

不能出氣

불능출기 : 숨도 쉬지 못할 정도였다.

歸到魯東門外

귀도로동문외 : 노나라의 동문에 이르러

過遇柳下季

과우류하계 : 유하계를 만났다.

柳下季曰

류하계왈 : 유하계가 말했다.

今者闕然數日不見

금자궐연수일불견 : “요즘 며칠 동안 보이지 않더니,

車馬有行色

거마유행색 : 거마의 행색을 보니,

得微往見跖邪

득미왕견척사 : 혹시 도척을 만나러 갔다가 오는 길이 아닌가?”

孔子仰天

공자앙천 : 공자는 하늘을 우러러

而歎曰然이탄왈연 : 탄식을 하고 말하기를,“그렇다네.”

柳下季曰

류하계왈 : 유하계가 말했다.

跖得無逆汝意若前乎

척득무역여의약전호 : “도척이란 놈이 전에 내가 얘기한 대로이지 않던가?”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然丘所謂無病而自灸也

연구소위무병이자구야 : “그랬네. 아픈데도 없는데 뜸을 뜬 셈이 되고 말았네.

疾走料虎頭

질주료호두 : 허둥대며 달려가다가 호랑이 머리를 매만지고

編虎須

편호수 : 호랑이 수염을 잡아당긴 셈이니

幾不免虎口哉

기불면호구재 : 자칫하면 호랑이에게 먹힐 뻔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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