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가지 흠과 네 가지 환란

- 장자(잡편) ; 제31편 어부[4]-

 

「且人有八疵,

「차인유팔자, “사람에게는 여덟 가지 흠이 있고,

事有四患,

사유사환, 일에는 네 가지 환란이 있으니

不可不察也.

불가불찰야. 그것을 살피지 않으면 안됩니다.

 

非其事而事之,

비기사이사지, 자기가 할 일이 아닌데도 그 일을 하는 것을

謂之摠.

위지총. 외람됨이라 합니다.

莫之顧而進之,

막지고이진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데도 진언하는 것을

謂之佞,

위지녕, 간사함이라 합니다.

希意道言,

희의도언, 남의 뜻에 맞도록 말을 이끌어 가는 것을

謂之諂.

위지첨 아첨이라 합니다.

不擇是非而言,

불택시비이언, 시비를 가리지 않고 말하는 것을

謂之諛. 위지유. 떠벌이라 합니다.

好言人之惡,

호언인지악, 남의 악한 점을 얘기하기 좋아하는 것을

謂之讒. 위지참. 참해라 합니다.

析交離親,

석교리친, 사귀던 사람을 떨어지게 하고 친한 사람을 멀어지게 하는 것을

謂之賊.

위지적. 해침이라 합니다.

稱譽詐僞以敗惡人,

칭예사위이패악인, 남을 칭찬하고 속임으로써 남을 악에 떨어뜨리는 것을

謂之慝.

위지특. 간악함이라 합니다.

不擇善否兩容

불택선부량용 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않고 두 가지 다 받아들이며

頰適倫拔其所欲,

협적륜발기소욕, 얼굴빛을 적응시키고, 그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을

謂之險.위지험. 음험함이라 합니다.

 

此八疵者,

차팔자자, 이상의 여덟 가지 흠이란 것은

外以亂人,

외이란인, 밖으로는 사람을 어지럽히고

內以傷身,

내이상신, 안으로는 자신을 손상시키는 것입니다.

君子不友,

군자불우, 따라서 군자들은 그를 벗하지 않고,

明君不臣.

명군불신. 현명한 임금은 그를 신하로 삼지 않습니다.

 

所謂四患者.

소위사환자. 네 가지 환란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好經大事,

호경대사, 큰일을 해내기 좋아하고

變更易常,

변갱역상, 변경을 잘시켜 일정한 것들까지 바꾸며

以挂功名,

이괘공명, 공명을 얻으려 애쓰는 것을

謂之叨.

위지도. 참람함이라 말합니다.

專知擅事,

전지천사,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일을 멋대로 하며

侵人自用,

침인자용, 남의 것을 침범하여 자기 것으로 삼는 것을

謂之貪.

위지탐. 탐욕함이라 말합니다.

見過不更,

견과불경,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고

聞諫愈甚,

문간유심, 간하는 말을 들으면 그 나쁜 짓을 더 심하게 하는 것을

謂之很.

위지흔. 포악함이라 말합니다.

人同於己則可,

인동어기칙가, 남이 자기에게 찬성을 하면 괜찮지만

不同於己,

불동어기, 자기에게 찬성을 하지 않으면

雖善不善,

수선불선, 비록 좋은 일이라도 좋지 않다 하는 것을

謂之矜.

위지긍. 횡포함이라 말합니다.

 

此四患也.

차사환야. 이상이 네 가지 환란입니다.

 

能去八疵,

능거팔자, 이 여덟 가지 흠을 버리고

无行四患,

무행사환, 네 가지 환란을 행하지 않아야

而始可敎已.」

이시가교이.」 비로소 가르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골자는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

- 장자(잡편) ; 제31편 어부[3]-

 

客曰:

객왈: 어부가 말했다.

「同類相從,

「동류상종, “같은 종류 것들끼리 서로 어울리고,

同聲相應,

동성상응, 같은 종류의 소리들끼리 서로 화응하는 것이

故天之理也.

고천지리야. 본래 천지자연의 도리입니다,

吾請釋吾之所有

오청석오지소유 내가 터득한 대도는 놓아두고

而經子之所以.

이경자지소이. 그대가 하는 일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子之所以者,

자지소이자, 그대가 하는 것은

人事也.

인사야. 사람의 일입니다.

天子諸侯大夫庶人,

천자제후대부서인, 천자, 제후, 대부, 서민

此四者自正,

차사자자정, 이 네 가지 인간이 스스로 제 위치에 바르게 서는 것은,

治之美也,

치지미야, 세상이 잘 다스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四者離位

사자리위 이 네 가지 인간이 제자리를 벗어나게 되면

而亂莫大焉.

이난막대언. 그보다 큰 혼란은 없을 것입니다.

官治其職,

관치기직, 벼슬아치는 그 직무를 수행하고,

人處其事,

인처기사, 사람들은 자기 일에 편히 머물고 있으며,

乃无所陵.

내무소릉. 위아래가 서로 넘보는 일이 없어야 하는 것입니다.

故田荒室露,

고전황실로, 때문에 밭이 황폐하고, 집이 새며,

衣食不足,

의식부족, 입고 먹을 것이 부족하고,

徵賦不屬,

징부불속, 세금을 제 때 물지 못하고,

妻妾不和,

처첩불화, 처와 첩들이 화목하지 못하며

長少无序,

장소무서, 어른과 아이간에 질서가 없는 것은

庶人之憂也.

서인지우야. 서민의 걱정입니다.

能不勝任,

능불승임, 임무를 감당할 능력이 없고,

官事不治,

관사불치, 관청의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行不淸白,

행불청백, 행동이 청렴하지 못하고,

群下荒怠,

군하황태, 부하관원들이 일을 게을리 하며,

功美不有,

공미불유, 훌륭한 공적도 올리지 못하고,

爵祿不持,

작록불지, 벼슬과 녹을 지탱하지 못하는 것은

大夫之憂也.

대부지우야. 대부들의 걱정거리입니다.

廷无忠臣,

정무충신, 조정엔 충신이 없고,

國家昏亂,

국가혼란, 국가는 혼란하며,

工技不巧,

공기불교, 장인들의 기술은 보잘 것 없고,

貢職不美,

공직불미, 조정에 바치는 공물은 좋은 것이 없으며,

春秋後倫,

춘추후륜, 봄과 가을의 조근에는 남보다 뒤지고,

不順天子,

불순천자, 천자와 잘 지내지 못하는 것은

諸侯之憂也.

제후지우야. 제후들의 걱정거리입니다.

陰陽不和,

음양불화, 음양이 조화되지 않고,

寒暑不時,

한서불시, 추위와 더위가 제철에 맞지 않아

以傷庶物,

이상서물, 여러 가지 사물들이 그로 인해 손상되고,

諸侯暴亂,

제후폭란, 제후들이 난리를 일으켜

擅相攘伐,

천상양벌, 마음대로 서로를 침략하여

而殘民人,

이잔민인, 백성들을 해치며,

禮樂不節,

례악불절, 예악이 절도에 맞지 않고,

財用窮匱,

재용궁궤, 재정이 궁핍해지고,

人倫不飭,

인륜불칙, 인륜이 어지러워져

百姓淫亂,

백성음란, 백성들이 음란해지는 것은

天子之憂也.

천자지우야. 천자나 그를 보좌하는 재상들의 걱정거리입니다.

今子旣上无君侯有司之勢,

금자기상무군후유사지세, 지금 그대는 위로는 임금이나 재상의 권력도 없고,

而下无大臣職事之官,

이하무대신직사지관, 아래로는 대신이나 관리 같은 벼슬을 하는 것도 아닌데도

而擅飾禮樂,

이천식례악, 멋대로 예악을 꾸미고,

選人倫,

선인륜, 인륜을 정하여

以化齊民,

이화제민, 여러 백성들을 교화하고 있으니

不亦泰多事乎.

불역태다사호. 지나치게 쓸데없이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공자가 어부에게 가르침을 청하다

- 장자(잡편) ; 제31편 어부[2]-

 

子貢還, 報孔子.

자공환, 보공자. 자공이 돌아와 공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니,

孔子推琴而起曰:

공자추금이기왈: 공자는 거문고를 밀쳐놓고 일어나 말했다.

「其聖人與!」

「기성인여!」 “그는 성인일 것이다.”

乃下求之,

내하구지, 그리고는 그를 뒤쫓아

至於澤畔,

지어택반, 못 가에 이르니

方將杖拏而引其船,

방장장나이인기선, 어부는 막 삿대를 집고 배를 띄우려는 참이었다.

顧見孔子,

고견공자, 공자를 돌아보고는

還鄕而立.

환향이립. 몸을 돌려 그를 향해 마주섰다.

孔子反走,

공자반주, 공자는 뒷걸음질쳐

再拜而進.

재배이진. 두 번 절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客曰:

객왈: 어부가 물었다.

「子將何求?」

「자장하구?」 “내게 무슨 볼 일이 있으십니까?”

孔子曰:

공자왈: 공자가 대답했다.

「曩者先生有緖言而去,

「낭자선생유서언이거, “조금 전에 선생님께서 채 말씀을 다 안 해 주시고 떠나셨습니다.

丘不肖, 未知所謂,

구불초, 미지소위, 저는 어리석어 말씀을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竊待於下風,

절대어하풍, 선생을 모시고 아랫자리에 앉아,

幸聞咳唾之音

행문해타지음 선생의 말씀을 들을 수 있다면

以卒相丘也.」

이졸상구야.」 제게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客曰:

객왈: 어부가 말했다.

「嘻! 甚矣子之好學也!」

「희! 심의자지호학야!」 “허허 배우는 것을 무척 좋아하시는군요.”

孔子再拜而起曰:

공자재배이기왈: 공자가 두 번 절하고 일어나면서 말했다.

「丘少而修學,

「구소이수학, “저는 어려서부터 학문을 배우기를 좋아하여

以至於今,

이지어금, 이제

六十九歲矣,

육십구세의, 예순아홉 살이 되었습니다.

无所得聞至敎,

무소득문지교, 그러나 지극한 가르침은 듣지 못했습니다.

敢不虛心!」

감불허심!」 어찌 감히 마음을 비우고 [선생의 가르침을 기다리지 않겠습니까?”]


어부가 공자를 만나다

- 장자(잡편) ; 제31편 어부[1]-

 

孔子遊於緇帷之林,

공자유어치유지림, 공자가 우거진 숲 속을 가다가

休坐乎杏壇之上.

휴좌호행단지상. 살구나무가 있는 높은 단에 앉아 쉬고 있었다.

弟子讀書,

제자독서, 제자들은 책을 읽고,

孔子絃歌鼓琴,

공자현가고금, 공자는 노래를 부르며 거문고를 타고 있었다.

奏曲未半,

주곡미반, 타던 곡이 반도 끝나기 전에

有漁父者,

유어부자, 한 어부가

下船而來,

하선이래, 배에서 내려왔다.

須眉交白,

수미교백, 수염과 눈썹은 새하얗고

被髮揄袂,

피발유몌, 머리칼을 풀어 헤친 채 소매를 휘저으며

行原以上,

행원이상, 강가의 둔덕으로 올라와

距陸而止,

거륙이지, 발을 멈추었다.

左手據膝,

좌수거슬, 그리고 왼손은 무릎 위에 놓고

右手持頤以聽.

우수지이이청. 오른손으로는 턱을 괸 채 듣고 있었다.

曲終而招子貢子路,

곡종이초자공자로, 곡이 끝나자 자공과 자로

二人俱對.

이인구대. 두 사람을 불러 세우고는

客指孔子曰:

객지공자왈: 공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彼何爲者也?」

「피하위자야?」 “저 사람은 무엇을 하는 사람입니까?”

子路對曰:

자로대왈: 자로가 대답했다.

「魯之君子也.」

「로지군자야.」 “노나라의 군자입니다.”

客問其族.

객문기족. 어부가 성씨를 물었다.

子路對曰:

자로대왈: 자로가 대답했다.

「族孔氏.」

「족공씨.」 “성은 공씨입니다.”

客曰:

객왈: 어부가 물었다.

「孔氏者何治也?」

「공씨자하치야?」 “공씨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입니까?”

子路未應, 子貢對曰:

자로미응, 자공대왈: 자로가 대답하기 전에 자공이 먼저 대답을 했다.

「孔氏者,

「공씨자, “공씨는 본성이

性服忠信,

성복충신, 충성과 믿음을 지키고 있으며,

身行仁義,

신행인의, 몸은 어짊과 의로움을 실행하고,

飾禮樂,

식례악, 예의와 음악을 꾸며 놓고,

選人倫,

선인륜, 인륜을 정해 놓았습니다.

上以忠於世主,

상이충어세주, 위로는 임금께 충성을 다하고,

下以化於齊民,

하이화어제민, 아래로는 모든 백성을 교화하여

將以利天下.

장이리천하. 천하를 이롭게 하려고 합니다.

此孔氏之所治也.」

차공씨지소치야.」 이것이 공씨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又問曰:

우문왈: 어부가 다시 물었다.

「有土之君與?」

「유토지군여?」 “그는 영토를 가지고 있는 임금입니까?”

子貢曰:

자공왈: 자공이 말했다.

「非也.」

「비야.」 “아닙니다.”

「侯王之佐與?」

「후왕지좌여?」 “그럼 제후와 임금을 보좌하는 사람입니까?”

子貢曰:「非也.」

자공왈:「비야.」 “아닙니다.”

客乃笑而還, 行言曰:

객내소이환, 행언왈: 그러자 어부는 웃으며 되돌아가면서 중얼거렸다.

「仁則仁矣,

「인즉인의, “어진 것이 어진 것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恐不免其身.

공불면기신. 그 몸은 화를 면하지 못하겠구나.

苦心勞形

고심로형 마음을 괴롭히고 몸을 지치게 하여

以危其眞.

이위기진. 자신의 참모습을 위태롭게 하는구나.

嗚呼, 遠哉其分於道也!」

오호, 원재기분어도야!」 아아! 그는 도에서 멀리도 떨어져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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