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알기는 쉽지만 말하지 않기는 어렵다

- 장자(잡편) ; 제32편 열어구[4]-

 

莊子曰:

장자왈:장자가 말했다.

「知道易,

「지도역, “도를 알기는 쉽지만,

勿言難.

물언난. 그것을 말하지 않기는 어렵다.

知而不言,

지이불언, 알면서도 말하지 않는 것이

所以之天也.

소이지천야. 자연으로 나가는 방법이다.

知而言之,

지이언지, 알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所以之人也.

소이지인야. 인위로 나가는 근거가 된다.

古之至人,

고지지인, 옛날 사람들은 자연스러웠지

天而不人.」

천이불인.」 인위적이지는 않았었다.”


우물을 파서 마시는 것도 자연의 힘이다

- 장자(잡편) ; 제32편 열어구[3]-

 

鄭人緩也呻吟於裘氏之地.

정인완야신음어구씨지지. 정나라 사람 완이 구씨라는 고장에서 책을 읽어

祇三年而緩爲儒,

기삼년이완위유, 삼 년이 지나자 유자(儒者)가 되었다.

河潤九里,

하윤구리, 황하가 물가 9리의 땅을 적셔 주듯

澤及三族,

택급삼족, 그의 공부한 덕택에 삼족에 영향이 미쳤다.

使其弟墨.

사기제묵. 그리고 그의 아우를 묵자(墨者)로 만들어

儒墨相與辯,

유묵상여변, 유가와 묵가가 서로 토론을 벌였다.

其父助翟.

기부조적. 그의 아버지가 묵가의 편을 들자

十年而緩自殺.

십년이완자살. 십 년 만에 완은 자살하고 말았다.

其父夢之曰:

기부몽지왈: 그의 아버지 꿈에 그가 나타나서 말했다.

「使而子爲墨者予也.

「사이자위묵자여야. “아버님의 자식을 묵자로 만든 것은 저였습니다.

闔嘗視其良,

합상시기량, 그런데 어째서 한 번도 찾아 주시지 않으십니까?”

旣爲秋柏之實矣?」

기위추백지실의?」 이미 제 무덤 가 잣나무의 열매가 익도록 말입니다.

夫造物者之報人也,

부조물자지보인야, 조물주가 사람들에게 보답할 때는

不報其人

불보기인 그 사람에게 보답하지 않고,

而報其人之天.

이보기인지천. 그 사람의 천성에 보답하는 것이다.

彼故使彼.

피고사피. 그는 그 때문에 유자가 되었던 것이다.

夫人以己爲有以異於人

부인이기위유이이어인 그러나 그는 자기가 유자가 됨으로써 남과는 특이한 존재라 생각하고,

以賤其親,

이천기친, 자기 부모까지 업신여기고 있었다.

齊人之井飮者

제인지정음자 모든 사람은 우물을 파고 물을 마시면

相捽也.

상졸야. 그것은 자연의 힘이 아니라 자신의 힘이라 생각하고 서로 싸운다.

故曰今之世皆緩也.

고왈금지세개완야. 그러므로 지금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이완과 같은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自是,

자시, 이로써 [스스로 덕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有德者以不知也,

유덕자이불지야, 자기가 덕을 지닌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而況有道者乎!

이황유도자호! 하물며 도를 터득한 사람이야 어떻겠는가?

古者謂之

고자위지 옛날에는 자연의 공로는 잊고 자기 능력만을 믿는 것을

遁天之刑.

둔천지형. 자연으로부터 도망쳐 형벌을 받는 자라 말했다.

聖人安其所安,

성인안기소안, 성인은 그가 편안히 지낼 곳에 편안히 지내며,

不安其所不安.

불안기소불안. 편안치 않은 곳에는 편안치 않게 지내는 법이다.

衆人安其所不安.

중인안기소불안. 여러 사람들은 편안치 않은 곳에 편안히 지내고,

不安其所安.

불안기소안. 편안한 곳에서는 편안치 않게 지내려 하고 있다.


사람들이 따르도록 하지 말라

- 장자(잡편) ; 제32편 열어구[2]-

 

無幾何而往,

무기하이왕, 얼마 뒤에 백혼무인이 열자에게 가보니

則戶外之屨滿矣.

칙호외지구만의. 문밖에 신이 가득했다

伯昏瞀人北面而立,

백혼무인북면이립, 백혼무인은 북쪽을 향해

敦杖蹙之乎頤,

돈장축지호이, 지팡이에 턱을 괴고

立有間,

립유간, 한참을 서 있다가

不言而出.

불언이출.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나왔다.

賓者以告列子,

빈자이고열자, 문지기가 그 사실을 열자에게 전하자,

列子提屨,

열자제구, 열자는 신을 든 채

跣而走,

선이주, 맨발로 달려

玂乎門,

기호문, 문간까지 나왔다.

曰:「先生旣來,

왈:「선생기래, “선생님께서는 모처럼 만에 오셔서

曾不發藥乎?」

증불발약호?」 도움이 될 만한 가르침도 주지 않으시고 가시려고 하십니까?”

曰:「已矣,

왈:「이의, “그만두어라.

吾固告汝

오고고여 내가 이미 네게 고하기를,

曰,人將保汝,

왈,인장보여, 세상 사람들이 너를 따를 것이라고 했는데,

果保汝矣.

과보여의. 역시 너를 따르고 있구나.

非汝能使人保汝,

비여능사인보여, 네가 사람들이 따르게 한 것이 아니라,

而汝不能使人无保汝也,

이여불능사인무보여야, 네가 사람들로 하여금 따르지 않도록 하지 못한 것이다.

而焉用之感

이언용지감 남을 감동시키고 기쁘게 만드는 것은

豫出異也!

예출이야! 뭔가 남과 다른 특이한 점을 겉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必且有感搖而本才,

필차유감요이본재, 남을 감동시키려면 자기의 본성을 뒤흔들어야 할 것이니,

又无謂也.

우무위야. 그것 또한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與汝遊者

여여유자 너와 어울리는 자들은

又莫汝告也,

우막여고야, 또한 네게 아무것도 얘기해 주지 못할 것이다.

彼所小言,

피소소언, 그들이 내뱉는 쓸모없는 말들은

盡人毒也.

진인독야. 모두 사람들에게 해독을 끼칠 뿐이다.

莫覺莫悟,

막각막오, 남을 깨우쳐 주지도 못하고 스스로 깨닫지도 못하는 자들과

何相孰也!

하상숙야! 어찌 터놓고 사귀겠느냐?

巧者勞

교자로 기교가 많은 자는 수고로울 것이며,

而知者憂,

이지자우, 아는 것이 많은 자는 걱정이 많은 법이다.

无能者无所求,

무능자무소구, 능력이 없는 자는 오히려 추구하는 것이 없을 것이니,

飽食而敖遊,

포식이오유, 배불리 먹고 유유히 노닐다가

汎若不繫之舟,

범약불계지주, 매어 있지 않은 배처럼 두둥실 떠다니고

虛而敖遊者也.」

허이오유자야.」 마음을 텅 비워 무심히 소요하게 될 것이다.”



대우를 받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 장자(잡편) ; 제32편 열어구[1]-

 

列禦寇之齊,

열어구지제, 열자가 제나라로 가다 말고

中道而反.

중도이반. 돌아오는 길에

遇伯昏瞀人.

우백혼무인. 백혼무인을 만났다.

伯昏瞀人曰:

백혼무인왈: 백혼무인이 말했다.

「奚方而反?」

「해방이반?」 “어째서 되돌아왔느냐?”

曰:「吾驚焉.」

왈:「오경언.」 “놀랐기 때문입니다.”

曰:「惡乎驚?」

왈:「오호경?」 “어째서 놀랐느냐?”

曰:「吾嘗食於十漿,

왈:「오상식어십장, “가는 길에 열 집 정도의 주막에서 식사를 했는데,

而五漿先饋.」

이오장선궤.」 다섯 집이 제가 돈을 주기도 전에 먼저 식사를 그저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伯昏瞀人曰:

백혼무인왈:백혼무인이 말했다.

「若是, 則汝何爲驚已?」

「약시, 칙여하위경이?」 “그 정도의 일로 어찌 놀랐단 말이냐?”

曰:「夫內誠不解,

曰:「부내성불해, “그것은 저의 속마음의 정성됨이 아직 덜 풀려

形諜成光,

형첩성광, 외형으로 그것이 드러나 빛을 이룸으로써

以外鎭人心,

이외진인심, 밖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압했기 때문입니다.

使人輕乎貴老,

사인경호귀로, 사람들로 하여금 저보다도 노인을 가볍게 여기게 하고 공경하지 않게 한 것이니,

而虀其所患.

而제기소환. 제 자신의 환란을 기르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夫漿人特爲食羹之貨,

부장인특위식갱지화, 특히 주막의 주인이란 다만 음식을 팔아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들이며,

無多餘之贏,

무다여지영, 이문도 그닥 많지 않을 것입니다.

其爲利也薄,

기위리야박, 그 이익 또한 보잘 것 없고

其爲權也輕,

기위권야경, 권한도 작습니다.

而猶若是,

이유약시, 그런데도 저를 그처럼 대했으니

而況於萬乘之主乎!

이황어만승지주호! 하물며 만승의 군주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身勞於國

신로어국 그의 몸은 나라를 위해 애쓰고 있고,

而知盡於事,

이지진어사, 그의 정신은 정사를 처리하는 데 다 쓰고 있습니다.

彼將任我以事

피장임아이사 아마 제가 가면, 그는 제게 나라 일을 맡기어

而效我以功,

이효아이공, 공을 세우기를 바랄 것입니다.

吾是以驚.」

오시이경.」 그래서 놀랐다는 것입니다.”

伯昏瞀人曰:

백혼무인왈: 백혼무인이 말했다.

「善哉觀乎!

「선재관호! “네 생각이 기특하구나.

汝處已,

여처이, 그러나 네가 그처럼 처신하면,

人將保女矣!」

인장보여의!」 사람들이 너를 따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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