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의 칼, 제후의 칼, 서민의 칼

- 장자(잡편) : 제30편 설검[2]-

 

王曰:「天子之劍何如?」

왕왈:「천자지검하여?」 “천자의 칼이란 무엇입니까?”

曰:「天子之劍,

왈:「천자지검, “천자의 칼이란

以燕谿石城爲鋒,

이연계석성위봉, 연나라의 계곡과 변방의 석성을 칼끝으로 하고,

齊岱爲鍔,

제대위악, 제나라의 태산을 칼날로 삼으며,

晉衛爲脊,

진위위척, 진과 위나라가 칼등이 되고,

周宋爲鐔,

주송위심, 주나라 송나라는 날밑이 되고

韓魏爲夾.

한위위협. 한나라와 위나라가 칼집이 되며,

包以四夷,

포이사이, 사방의 오랑캐들로 씌우고,

裏以四時,

리이사시, 사계절로 감싸서,

繞以渤海,

요이발해, 그것을 발해로 두르고,

帶以恒山.

대이항산. 상산을 띠 삼아 묶고,

制以五行,

제이오행, 오행으로 제어하고,

論以刑德.

론이형덕. 형벌과 은덕으로 논하며,

開以陰陽,

개이음양, 음양의 작용으로 발동하고,

持以春夏,

지이춘하, 봄과 여름의 화기로 유지하고,

行以秋冬.

행이추동. 가을과 겨울의 위세로 발휘케 합니다.

此劍, 直之无前,

차검, 직지무전, 이 칼을 곧장 내지르면,

擧之无上,

거지무상, 앞을 가로막는 것이 없고,

案之无下,

안지무하, 아래로 내리치면 걸리는 것이 없으며,

運之无旁,

운지무방, 휘두르면 사방에 거칠 것이 없습니다.

上決浮雲,

상결부운, 위로는 구름을 끊고,

下絶地紀.

하절지기. 아래로는 땅을 지탱하는 큰 줄을 자를 수 있습니다.

此劍一用,

차검일용, 이 칼은 한번 쓰기만 하면

匡諸侯,

광제후, 제후들의 기강이 바로 서고,

天下服矣.

천하복의. 천하가 모두 복종하게 됩니다.

此天子之劍也.」

차천자지검야.」 이것이 천자의 칼입니다.”

文王芒然自失,

문왕망연자실, 문왕이 멍하니 바라보다 말했다.

曰:「諸侯之劍何如?」

왈:「제후지검하여?」 “제후의 칼은 어떻습니까?”

曰:「諸侯之劍,

曰:「제후지검, “제후의 칼은

以知勇士爲鋒,

이지용사위봉, 용기 있는 자로 칼끝을 삼고,

以淸廉士爲鍔,

이청렴사위악, 청렴한 사람으로 칼날을 삼으며,

以賢良士爲脊,

이현량사위척, 현명하고 어진 사람으로 칼등을 삼고,

以忠聖士爲鐔,

이충성사위심, 충성스러운 이로 칼자루의 테를 삼으며,

以豪桀士爲夾.

이호걸사위협. 호걸로 칼집을 삼습니다.

此劍, 直之亦无前,

차검, 직지역무전, 이 칼 역시 곧장 내지르면 앞에 가로막는 것이 없고,

擧之亦无上,

거지역무상, 위로 쳐 올리면 위에 걸리는 것이 없으며,

案之亦无下,

안지역무하, 아래로 내치면 아래에 걸리는 것이 없고,

運之亦无旁.

운지역무방. 휘두르면 사방에서 당할 것이 없습니다.

上法圓天以順三光,

상법원천이순삼광, 위로는 둥근 하늘을 법도로 삼아 해와 달과 별의 세 가지 빛을 따르고,

下法方地以順四時,

하법방지이순사시, 아래로는 모가 난 땅을 법도로 삼아 사계절을 따르며,

中和民意以安四鄕.

중화민의이안사향. 가운데로는 백성들의 뜻을 헤아리어 사방의 온 나라를 편안하게 합니다.

此劍一用,

차검일용, 이 칼을 한번 쓰면

如雷霆之震也,

여뢰정지진야, 천둥소리가 진동하는 듯하며,

四封之內,

사봉지내, 나라 안 사람들이

無不賓服

무불빈복 복종하지 않는 이가 없게 되어

而聽從君命者矣.

이청종군명자의. 모두가 임금님의 명령을 따르게 됩니다.

此諸侯之劍也.」

차제후지검야.」 이것이 제후의 칼입니다.”

王曰:「庶人之劍何如?」

왕왈:「서인지검하여?」 “서민의 칼은 어떻습니까?”

曰:「庶人之劍,

왈:「서인지검, “서민의 칼은

蓬頭突鬢垂冠,

봉두돌빈수관, 더벅머리에 살쩍머리는 비쭉 솟았으며, 낮게 기운 관을 쓰고,

曼胡之纓,

만호지영, 장식이 없는 끈으로 관을 묶었으며,

短後之衣,

단후지의, 소매가 짧은 옷을 입고,

瞋目而語難.

진목이어난. 부릅뜬 눈에 말을 더디게 하면서

相擊於前,

상격어전, 임금님 앞에서 서로 치고 받으며 싸우되,

上斬頸領,

상참경령, 위로는 목을 베고,

下決肝肺.

하결간폐. 아래로는 간과 폐를 찌릅니다.

此庶人之劍,

차서인지검, 이것이 바로 서민의 칼이며,

无異於鬪鷄,

무이어투계, 이른 바 투계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一旦命已絶矣,

일단명이절의, 일단 목숨을 잃고 나면

无所用於國事.

무소용어국사. 이미 나라 일에 쓸모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今大王有天子之位

금대왕유천자지위 지금 임금님께서는 천자와 같은 자리에 계시면서도

而好庶人之劍,

이호서인지검, 서민의 칼을 좋아하시니

臣竊爲大王薄之.」

신절위대왕박지.」 저는 황공하오나 임금님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王乃牽而上殿.

왕내견이상전. 임금은 그 말에 장자의 옷소매를 잡아끌고 궁전 위로 올라갔다.

宰人上食,

재인상식, 요리사가 음식을 올렸으나

王三環之.

왕삼환지. 임금은 세 번이나 그 둘레를 맴돌 뿐이었다.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大王安坐定氣,

「대왕안좌정기, “임금께서는 편히 앉으시어 마음을 가라앉히십시오.

劍事已畢奏矣.」

검사이필주의.」 칼에 관한 얘기는 이미 다 했습니다.”

於是文王不出宮三月,

어시문왕불출궁삼월, 그로부터 석 달 동안 문왕은 궁전을 나가지 않았으며

劍士皆服斃其處也.

검사개복폐기처야. 검객들은 모두가 그 자리에서 자결했다.


장자의 세 가지 칼

- 장자(잡편) : 제30편 설검[1]-

 

昔趙文王喜劍,

석조문왕희검, 조나라 문왕은 검을 좋아하여

劍士夾門而客三千餘人,

검사협문이객삼천여인, 문하에 삼천 검객이 식객으로 모여들었다

日夜相擊於前,

일야상격어전, 밤낮으로 어전에서 칼싸움을 하여

死傷者歲百餘人,

사상자세백여인, 사상자가 1년에 100명이 넘었다.

好之不厭.

호지불염. 그래도 문왕은 싫증을 내지 않았다.

如是三年,

여시삼년, 그런 상태로 3년이 지나자

國衰, 諸侯謀之.

국쇠, 제후모지. 나라가 쇠퇴하고 제후들이 조나라를 멸망시키려고 기회를 엿보았다.

太子悝患之,

태자리환지, 태자 회가 이것을 걱정하여

募左右曰:

모좌우왈: 좌우의 사람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孰能說王之意止劍士者,

「숙능설왕지의지검사자, “누구든 임금의 마음을 설득시켜 검객들을 기르는 일을 멈추게 하면

賜之千金.」

사지천금.」 천금을 상으로 내릴 것이다.”

左右曰:

좌우왈: 좌우에서 말했다.

「莊子當能.」

「장자당능.」 “장자라면 할 수 있을 겁니다.”

太子乃使人以千金奉莊子.

태자내사인이천금봉장자. 태자는 사람을 시켜 천금을 가지고 가서 장자를 데려오게 했다.

莊子弗受,

장자불수, 그러나 장자는 그것을 받지 않고

與使者俱,

여사자구, 사자와 함께

往見太子曰:

왕견태자왈: 와서 태자를 만나 말했다.

「太子何以敎周,

「태자하이교주, “태자께서는 제게 무엇을 시키려고

賜周千金?」

사주천금?」 천금을 내리셨습니까?”

太子曰:

태자왈: 태자가 말했다.

「聞夫子明聖,

「문부자명성, “선생이 뛰어난 성인이라는 말을 듣고

謹奉千金以幣從者.

근봉천금이폐종자. 천금을 예물로 사자를 보낸 것입니다.

夫子弗受,

부자불수, 그러나 선생께서 받지 않으시니

悝尙何敢言!」

리상하감언!」 제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聞太子所欲用周者,

「문태자소욕용주자, “태자께서 제게 시키실 일이

欲絶王之喜好也.

욕절왕지희호야. 임금께서 좋아하시는 것을 금지시키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使臣上說大王

사신상설대왕 만약 제가 위로 임금을 설득시키려다

而逆王意,

이역왕의, 임금의 뜻을 거스른다면

下不當太子,

하불당태자, 아래로는 태자의 뜻까지 저버리는 것이 될 것입니다.

則身刑而死,

즉신형이사, 그렇게 되면 제 몸은 사형을 당하게 될 것인데,

周尙安所事金乎?

주상안소사금호? 천금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使臣上說大王,

사신상설대왕, 만약 제가 위로 임금을 설득시키고

下當太子,

하당태자, 아래로 태자의 뜻에 들어맞는다면

趙國何求而不得也!」

조국하구이부득야!」 조나라에서 제게 무슨 상을 내리건 문제가 되겠습니까?”

太子曰

태자왈:

:「然, 吾王所見, 唯劍士也.」

「연, 오왕소견, 유검사야.」 “그렇군요. 우리 임금은 검객만 좋아하십니다.”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諾. 周善爲劍.」

「낙. 주선위검.」 “좋습니다. 저도 검술에는 제법 솜씨가 있습니다.”

太子曰:

태자왈: 태자가 말했다.

「然吾王所見劍士,

「연오왕소견검사, “그러나 임금님께서 좋아하는 검객은

皆蓬頭突鬢垂冠,

개봉두돌빈수관, 모두 더벅머리에 살쩍머리는 불끈 치솟았으며, 낮게 기울어진 관을 쓰고,

曼胡之纓,

만호지영, 장식이 없는 끈으로 관을 매고,

短後之衣,

단후지의, 소매가 짧은 옷을 입었으며,

瞋目而語難,

진목이어난, 눈을 부릅뜨고 말을 더듬습니다.

王乃說之.

왕내설지. 임금께서는 그래야만 좋아하십니다.

今夫子必儒服而見王,

금부자필유복이견왕, 선생께서 유자의 옷을 입고 임금을 뵈려 한다면

事必大逆.」

사필대역.」 반드시 그르치게 될 것입니다.”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請治劍服.」

「청치검복.」 “검복을 갖추어 주십시오.”

治劍服三日,

치검복삼일, 사흘이 걸려 검복이 갖추어지자

乃見太子.

내견태자. 장자는 태자를 만났다.

太子乃與見王,

태자내여견왕, 태자는 그를 데리고 임금을 만나러 갔다.

王脫白刃待之.

왕탈백인대지. 왕은 칼을 뽑아들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莊子入殿門不趨,

장자입전문불추, 장자는 궁전 문으로 들어가면서도 잰걸음을 걷는 예의를 지키지도 않고,

見王不拜.

견왕불배. 임금을 보고도 절을 하지 않았다.

王曰:

왕왈: 임금이 말했다.

「子欲何以敎寡人,

「자욕하이교과인, “그대는 무엇으로 나를 가르치려고

使太子先焉?」

사태자선언?」 태자로 하여금 소개하도록 하였습니까?”

曰:「臣聞大王喜劍,

왈:「신문대왕희검, “저는 대왕께서 칼을 좋아하신다는 말을 들었기에

故以劍見王.」

고이검견왕.」 칼로써 임금을 뵈려 합니다.”

王曰:「子之劍何能禁制?」

왕왈:「자지검하능금제?」 “그대는 칼로 몇 사람이나 대적할 수 있습니까?”

曰:「臣之劍,

왈:「신지검, “저의 칼은

十步一人,

십보일인, 열 걸음마다 한 사람씩 베어

千里不留行.」

천리불류행.」 천리를 가도 아무도 가로막지 못합니다.”

王大悅之,

왕대열지, 왕은 크게 기뻐하였다.

曰:「天下无敵矣!」

왈:「천하무적의!」 “천하무적이로다!”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夫爲劍者,

「부위검자, “대개 검술이라는 것은

示之以虛,

시지이허, 상대방에게 이쪽의 허점을 보여줌으로써

開之以利,

개지이리, 상대를 유인하고,

後之以發,

후지이발, 상대보다 늦게 칼을 뽑으면서

先之以至.

선지이지. 상대보다 먼저 공격하는 것입니다.

願得試之.」

원득시지.」 한번 실제로 이를 시험해 보이고 싶습니다.”

王曰:

왕왈: 왕이 말했다.

「夫子休就舍,

「부자휴취사, “우선 좀 쉬십시오. 객사로 물러가 명을 기다리시오.

待命設戲請夫子.」

대명설희청부자.」 시합준비를 갖추고 선생을 모시겠습니다.”

王乃校劍士七日,

왕내교검사칠일, 임금은 검객들을 7일 동안 시합을 시켜

死傷者六十餘人,

사상자육십여인,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뒤,

得五六人,

득오육인, 그 가운데 5, 6명을 골라

使奉劍於殿下,

사봉검어전하, 궁전 아래 검을 받들고 늘어서게 했다.

乃召莊子.

내소장자. 그리고는 장자를 불러 말했다.

王曰:「今日試使士敦劍.」

왕왈:「금일시사사돈검.」 “오늘 시험삼아 검객들과 검술을 겨루어 보시오.”

莊子曰:「望之久矣.」

장자왈:「망지구의.」 “오랫동안 이 날을 기다려 왔습니다.”

王曰:「夫子所御杖,

왕왈:「부자소어장, “선생이 평소에 쓰던 칼은

長短何如?」

장단하여?」 길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曰:「臣之所奉皆可.

曰:「신지소봉개가. “제가 쓸 칼은 아무래도 괜찮습니다.

然臣有三劍,

연신유삼검, 그러나 제게 칼이 세 개 있는데,

唯王所用,

유왕소용, 임금께서 원하시는 대로 쓰겠습니다.

請先言而後試.」

청선언이후시.」 먼저 이것을 설명 드린 뒤에 시합을 해보고 싶습니다.”

王曰:「願聞三劍.」

왕왈:「원문삼검.」 “그 세 가지 칼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曰:「有天子之劍,

왈:「유천자지검, “천자의 칼이 있고,

有諸侯之劍,

유제후지검, 제후의 칼이 있으며,

有庶人之劍.」

유서인지검.」 서민의 칼이 있습니다.”


부와 명예는 사람을 해치는 부질없는 것이다

- 장자[잡편] ; 제29편 도척[13]-

 

無足曰

무족왈 : 무족이 말했다.

必持其名

필지기명 : “사람은 자기의 명예를 유지하려고

苦體絶甘

고체절감 : 자신을 괴롭히고 단것도 먹지 않으며

約養以持生

약양이지생 : 몸의 보양을 아낌으로써 생활만을 지탱해갑니다.

則亦久病長阨而不死者也

즉역구병장액이불사자야 : 그러므로 그것은 오랫동안 앓으면서 오랫동안 곤궁하게 죽지 않고 사는 것이나 같은 것입니다.”

知和曰

지화왈 : 지화가 말했다.

平爲福

평위복 : “평범한 것이 행복이 되고,

有餘爲害者

유여위해자 : 남음이 있으면 해가 된다는 것은

物莫不然

물막불연 : 모든 물건이 그렇지만

而財其甚者也

이재기심자야 : 재물에 있어서는 더욱 심합니다.

今富人

금부인 : 지금 부자들은

耳營於鐘鼓管籥之聲

이영어종고관약지성 : 귀로는 종, 북, 저, 피리의 소리를 들으며 즐기고,

口嗛於芻豢醪醴之味

구겸어추환료례지미 : 입으로는 짐승 고기와 맛있는 술맛을 실컷 봄으로써

以感其意

이감기의 : 그의 뜻을 만족시키는 한편

遺忘其業

유망기업 : 그의 할 일은 잊고 있습니다.

可謂亂矣

가위란의 : 그러니 이것이 혼란이라 말할 만한 것입니다.

侅溺於馮氣

해익어풍기 : 자신의 성한 기운에 빠져 들어가

若負重行而上坂也

약부중행이상판야 : 무거운 짐을 지고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과 같습니다.

可謂苦矣

가위고의 : 그러니 이것은 고통이라 말할 만한 일입니다.

貪財而取慰

탐재이취위 : 재물을 탐내어 병에 걸리고,

貪權而取竭

탐권이취갈 : 권력을 탐내어 정력을 다 쓰며,

靜居則溺

정거칙익 : 고요히 살게 되면 정욕에 빠지고,

體澤則馮

체택즉풍 : 몸이 윤택해지면 정력을 낭비합니다.

可謂疾矣

가위질의 : 그러니 이것이 질병이라 말할 만한 일입니다.

爲欲富就利

위욕부취리 : 부를 바라고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故滿若堵耳而不知避

고만약도이이부지피 : 마음 가득히 담이 둘러쳐진 것처럼 장애가 생기지만 그것을 피할 줄은 모릅니다.

且憑而不舍

차빙이불사 : 그대로 정력을 사용하여 그치지 않습니다.

可謂辱矣

가위욕의 : 그러니 이것은 치욕이라 할 만한 일입니다

財積而無用

재적이무용 : 재물이 쌓여도 쓸데가 없는데도

服膺而不舍

복응이불사 : 재물을 모을 생각을 품은 채 버리지 않습니다.

滿心戚醮

만심척초 : 마음 가득히 번뇌로 가득 차는데도

求益而不止

구익이부지 : 이익을 추구하여 마지않습니다.

可謂憂矣

가위우의 : 그러니 이것은 우환이라 말할 만한 일입니다.

內則疑刦請之賊

내칙의겁청지적 : 집안에 있으면 강도가 들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外則畏寇盜之害

외칙외구도지해 : 밖에 나가면 도적들에게 해를 입지나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內周樓疏

내주루소 : 집에는 망루와 내다보는 창을 만들어 놓고

外不敢獨行

외불감독행 : 밖에는 홀로 다니지 못합니다.

可謂畏矣

가위외의 : 그러니 이것은 두려움이라 말할 만한 것입니다.

此六者

차육자 : 이 여섯 가지는

天下之至害也

천하지지해야 : 천하의 지극한 폐해인 것입니다.

皆遺忘而不知察

개유망이부지찰 : 그러나 모두들 이것을 잊고서 살필 줄 모릅니다.

及其患至

급기환지 : 그 환란이 닥쳐야만

求盡性竭財

구진성갈재 : 그의 삶을 다하고 재물을 다 바쳐서라도

單以反一日之無故

단이반일일지무고 : 단 하루의 무고한 날로라도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而不可得也

이불가득야 : 그 때는 이미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입니다.

故觀之名則不見

고관지명칙불견 : 그러므로 명예란 관점에서 보아도 알 수 없고

求之利則不得

구지리칙부득 : 추구해도 얻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繚意體而爭此

료의체이쟁차 : 사람들이 자기 마음을 얽매고 자기 몸을 해치면서까지

이런 것을 다투고 있으니

不亦惑乎

불역혹호 : 또한 미혹된 일이 아니겠습니까?”


본성을 지키는 것이 부귀와 명예보다 낫다

- 장자[잡편] ; 제29편 도척[12]-

 

無足曰

무족왈 : 무족이 말했다.

富貴之於人

부귀지어인 : “부귀란 사람에게

無所不利

무소불리 : 이롭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窮美究埶

궁미구예 : 어떤 아름다움도 이룰 수 있고, 어떤 권세라도 추구할 수 있으니

至人之所不得逮

지인지소불득체 : 이것은 지극한 사람도 미칠 수 없는 일이며,

賢人之所不能及

현인지소불능급 : 성인도 따라갈 수 없는 일입니다.

俠人之勇力而以爲威强

협인지용력이이위위강 : 부귀는 남의 용기와 능력을 빌어 위세를 떨치고 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秉人之知謀以爲明察병인지지모이위명찰 : 남의 지혜와 계략을 이용하여 명석하게 잘 살필 수도 있습니다.

因人之德以爲賢良

인인지덕이위현량 : 남의 덕을 근거로 하여 현명하고 어질게 행동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非享國而嚴若君父

비향국이엄약군부 : 나라를 다스리고 있지 않아도 임금이나 아버지 같은 위엄을 지닐 수도 있습니다.

且夫聲色滋味權勢之於人

차부성색자미권세지어인 : 또한 음악이나 미술이나 권세와 같이

心不待學而樂之

심불대학이락지 :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들을 배우지 않고도 즐길 수가 있습니다.

體不待象而安之

체불대상이안지 : 몸은 다른 물건을 빌지 않고도 편안할 수 있습니다.

夫欲惡避就

부욕악피취 : 탐나는 것을 얻고 싫어하는 것을 피하는 일도

固不待師

고불대사 : 스승을 기다릴 것 없이 이루어집니다.

此人之性也

차인지성야 : 이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孰能辭之

숙능사지 : 누가 그것을 마다하겠습니까?”

知和曰

지화왈 : 지화가 말했다.

知者之爲

지자지위 : “지혜 있는 사람의 행동은

故動以百姓

고동이백성 : 본시 행동의 표준을 백성들로 삼아서

不違其度

불위기도 : 그들의 기준을 어기지 않습니다.

是以足而不爭

시이족이불쟁 : 그러므로 언제나 만족하고 있어서 다투지 않는 것입니다.

無以爲故不求

무이위고불구 : 할 것이 없으므로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不足故求之

부족고구지 : 그러나 만족을 못하는 사람은 그 때문에 욕망을 추구하게 되고,

爭四處而不自以爲貪

쟁사처이불자이위탐 : 사방으로 다투면서도 스스로 탐욕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有餘故辭之

유여고사지 : 지혜 있는 사람은 남음이 있기 때문에 남이 추구하는 것을 사양하며,

棄天下而不自以爲廉

기천하이부자이위렴 : 천하를 버리고도 스스로를 결백하고 깨끗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廉貪之實

렴탐지실 : 결렴하다거나 탐욕스럽다는 실제 내용은

非以迫外也

비이박외야 : 추구하는 밖의 물건에 의해 한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反監之度

반감지도 : 돌이켜 자기 마음의 법도를 살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勢爲天子而不以貴驕人

세위천자이불이귀교인 : 천자의 권세를 누리고 있으면서도 존귀함으로써 남에게 교만하지 않습니다.

富有天下而不以財戲人

부유천하이불이재희인 : 천하의 부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재물로써 사람을 희롱하지 않습니다.

計其患

계기환 : 천자의 환란을 헤아리고

慮其反

려기반 : 그것이 천성에 반하는 것임을 생각하고,

以爲害於性

이위해어성 : 그것은 본성을 해치는 것이라 단정하기 때문에

故辭而不受也

고사이불수야 : 사양하고 받지 않는 것입니다.

非以要名譽也

비이요명예야 : 명예를 바라기 때문은 아닙니다.

堯舜爲帝而雍

요순위제이옹 : 요임금과 순임금이 임금노릇을 하면서도 남에게 임금자리를 사양했던 것은

非仁天下也

비인천하야 : 천하에 어짊을 펴기 위한 것이 아니라,

不以美害生也

불이미해생야 : 명예나 이익 때문에 삶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善卷許由得帝而不受

선권허유득제이불수 : 선권이나 허유가 임금자리를 내주어도 받지 않았던 것은

非虛辭讓也

비허사양야 : 공연히 사양한 것이 아니라,

不以事害己

불이사해기 : 번거로운 일로 인해 자기를 해치지 않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此皆就其利

차개취기리 : 이들은 모두가 그의 이로움을 위해

辭其害

사기해 : 그 피해를 사퇴한 것이어서

而天下稱賢焉

이천하칭현언 : 천하 사람들은 현명하다고 칭송하는 것입니다.

則可以有之

즉가이유지 : 그것은 그들이 천하를 차지할 수 있는데도 차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彼非以興名譽也

피비이흥명예야 : 그들은 명예를 추구해서 그렇게 했던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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