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도는 본성에 어긋나는 것이다

- 장자[잡편] ; 제29편 도척[7]-

今吾告子以人之情

금오고자이인지정 : 너에게 사람의 성정에 대해 얘기해 주겠다.

目欲視色

목욕시색 : 눈은 좋은 빛깔을 보려 하고,

耳欲聽聲

이욕청성 : 귀는 좋은 소리를 듣고 싶어 하며,

口欲察味

구욕찰미 : 입은 좋은 맛을 보려 하고,

志氣欲盈

지기욕영 : 기분은 만족을 바란다.

人上壽百歲

인상수백세 : 사람의 수명은 기껏해야 백살,

中壽八十

중수팔십 : 중간 정도로는 80살,

下壽六十

하수육십 : 밑으로 가면 60살이다.

除病瘦死喪憂患

제병수사상우환 : 그것도 병들고 여위고 죽고 문상하고 걱정으로 괴로워하는 것을 빼고 나면

其中開口而笑者

기중개구이소자 : 입을 벌리고 웃을 수 있는 것은

一月之中不過四五日而已矣

일월지중불과사오일이이의 : 한달 중에 불과 사오일 에 지나지 않는다.

天與地無窮

천여지무궁 : 하늘과 땅은 무궁하지만

人死者有時

인사자유시 : 사람에게는 죽음에 이르는 일정한 때가 있다.

操有時之具

조유시지구 : 이 유한 한 육체를

而托於無窮之間

이탁어무궁지간 : 무궁한 천지 사이에 맡기고 있기란

忽然無異騏驥之馳過隙也

홀연무이기기지치과극야 : 준마가 좁은 문틈을 달려 지나가 버리는 것과 같다.

不能說其志意

불능설기지의 : 따라서 자기의 기분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養其壽命者

양기수명자 : 그 수명을 보양하지 못하는 자는

皆非通道者也

개비통도자야 : 모두가 도에 통달하지 못한 사람인 것이다.

丘之所言

구지소언 : 네가 하는 말들은

皆吾之所棄也

개오지소기야 : 모두 내가 버리는 것들이다.

亟去走歸

극거주귀 : 당장 뛰어 돌아가거라.

無復言之

무복언지 :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아라

子之道

자지도 : 너의 도라는 것은

狂狂汲汲

광광급급 : 본성을 잃은 채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詐巧虛僞事也

사교허위사야 : 사기와 허위의 사실일 뿐이다.

非可以全眞也

비가이전진야 : 그런 것으로는 사람의 참된 모습을 보전할 수 없느니라.

奚足論哉

해족론재 : 어찌 논의할 대상이나 되겠느냐


현인이나 충신도 마침내 천하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 장자[잡편] ; 제29편 도척[6]-

世之所謂賢士

세지소위현사 : 세상에서 말하는 현사로는

莫若伯夷叔齊

막약백이숙제 : 백이와 숙제만한 이 없는데,

伯夷叔齊辭孤竹之君

백이숙제사고죽지군 : 고죽의 임금자리를 사양하고

而餓死於首陽之山

이아사어수양지산 : 수양산에서 굶어 죽었다.

骨肉不葬

골육불장 : 그들의 시체는 아무도 장사를 치뤄주지 않았다.

鮑焦飾行非世

포초식행비세 : 포초라는 사람은 자기의 행동을 꾸미고 세상을 비난하다가

抱木而死

포목이사 : 나무를 끌어안고 죽었다.

申徒狄諫而不聽

신도적간이불청 : 신도적은 임금에게 간했으나 들어주지 않자

負石自投於河

부석자투어하 : 돌을 지고 스스로 황하에 몸을 던져

爲魚鼈所食

위어별소식 : 물고기와 자라의 밥이 되었다.

介子推至忠也

개자추지충야 : 개자추는 충성을 다해

自割其股以食文公

자할기고이식문공 : 자기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 문공에게 먹였으나,

文公後背之

문공후배지 : 뒤에 문공이 그를 배반하자,

子推怒而去

자추노이거 : 그는 노하여 진나라를 떠나 살다

抱木而燔死

포목이번사 : 나무를 껴안은 채 타 죽었다.

尾生與女子期於梁下

미생여여자기어량하 : 미생은 여자와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으나

女子不來

여자불래 : 여자가 오지 않자

水至不去

수지불거 : 물이 불어도 떠나지 않고 있다가

抱梁柱而死

포량주이사 : 다리 기둥을 끌어안은 채 죽었다.

此六子者

차육자자 : 이 여섯 사람은

無異於磔犬流豕操瓢而乞者

무이어책견류시조표이걸자 : 잡기 위해 매달아 놓은 개나,

제물로 강물에 던져진 돼지나 표주박을 들고 구걸을 하러 다니는 자나 다를 것이 없다.

皆離名輕死

개리명경사 : 모두가 자기의 명분에 얽매이어 죽음을 가볍게 여기고,

不念本養壽命者也

불념본양수명자야 : 근본으로 돌아가 수명을 보양하려 하지 않은 자들이다

世之所謂忠臣者

세지소위충신자 : 세상에서 말하는 충신으로는

莫若王子比干伍子胥

막약왕자비간오자서 : 비간이나 오자서만한 사람이 없다.

子胥沈江

자서침강 : 그러나 오자서는 처형을 당해 시체가 강물에 던져졌고,

比干剖心

비간부심 : 비간은 가슴을 찢겨 심장이 드러내졌다.

此二子者

차이자자 : 이 두 사람은

世謂忠臣也

세위충신야 : 천하에서 말하는 충신들이다.

然卒爲天下笑

연졸위천하소 : 그러나 마침내는 천하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自上觀之

자상관지 : 위에서부터 살펴보건데

至于子胥比干

지우자서비간 : 자서나 비간까지

皆不足貴也

개부족귀야 : 모두 귀하다고 할 만한 것이 못되는 것이다.

丘之所以說我者

구지소이설아자 : 네가 나를 설득시키는 방법으로

若告我以鬼事

약고아이귀사 : 내게 귀신 얘기를 한다면

則我不能知也

칙아불능지야 : 나 또한 능히 알 수 있으나,

若告我以人事者

약고아이인사자 : 사람에 관한 일을 가지고 얘기한다면

不過此矣

불과차의 : 여기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皆吾所聞知也

개오소문지야 : 그것들은 모두 내가 알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공자의 가르침이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 장자[잡편] ; 제29편 도척[5]-

子以甘辭說子路而使從之

자이감사설자로이사종지 : 너는 달콤한 말로 자로를 꾀어 따르게 하고,

使子路去其危冠

사자로거기위관 : 그가 쓰고 있던 높은 관을 벗기고,

解其長劍

해기장검 : 차고 있던 길 칼을 풀어놓게 한 뒤,

而受敎於子

이수교어자 : 네 가르침을 받게 했다.

天下皆曰孔丘能止暮禁非

천하개왈공구능지모금비 : 세상에서 말하기를, 공구는 난폭한 행동을 금지시키고 그릇된 행동을 금할 수 있다고들 한다.

其卒之也

기졸지야 : 그러나 결국

子路欲殺衛君而事不成

자로욕살위군이사불성 : 자로는 위나라 임금을 죽이려다가 일을 이루지 못하고

身菹於衛東門之上

신저어위동문지상 : 위나라의 동문 밖에서 사형을 받아 그의 몸이 소금에 절여지게 되었다.

是子敎之不至也

시자교지불지야 : 이것은 너의 가르침이 불충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子自謂才士聖人邪

자자위재사성인사 : 너는 스스로 재사니, 성인이니 자처하지만,

則再逐於魯

칙재축어로 : 노나라에서 추방되었고,

削跡於衛

삭적어위 : 위나라에서는 숨었고

窮於齊

궁어제 : 제나라에서는 궁지에 몰렸었고,

圍於陳蔡

위어진채 : 진과 채나라 사이에서는 포위를 당했으니,

不容身於天下

불용신어천하 : 천하에 몸둘 곳이 없게 되지 않았느냐?

子敎子路菹此患

자교자로저차환 : 너는 자로로 하여금 처형을 당해 몸이 소금에 절여지게 만들었으니,

上無以爲身

상무이위신 : 결국 환란으로 위로는 몸을 보전할 길이 없고,

下無以爲人

하무이위인 : 아래로는 사람 노릇을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子之道豈足貴邪

자지도기족귀사 : 너의 도를 어찌 귀한 것이라 하겠느냐?

世之所高

세지소고 : 세상에서 덕이 높다고 한다면,

莫若黃帝

막약황제 : 황제보다 더한 이가 없지만,

黃帝尙不能全德

황제상불능전덕 : 그 황제도 덕을 온전히 지킬 수가 없어

而戰꟔鹿之野

이전탁록지야 : 탁록의 들에서 싸워

流血百里

류혈백리 : 백 리 사방을 피로 물들였다.

堯不慈

요불자 : 요임금은 자애심이 없었고,

舜不孝

순불효 : 순임금은 효를 다하지 못했으며,

禹偏枯

우편고 : 우임금은 일을 하느라 말랐고,

湯放其主

탕방기주 : 탕왕은 그 주군을 내쳤으며,

武王伐紂

무왕벌주 : 무왕은 주왕을 죽였고,

文王拘羑里

문왕구유리 : 문왕은 유리에 유폐되었다.

此六子者

차육자자 : 이 여섯 사람은

世之所高也

세지소고야 : 세상에서 높이는 인물들이다.

孰論之

숙론지 : 그러나 엄격하게 논하자면,

皆以利惑其眞

개이리혹기진 : 모두가 이익 때문에 그 진실에 대해 미혹됨으로써

而强反其情性

이강반기정성 : 억지로 그 성정을 거슬렀던 사람들이다.

其行乃甚可羞也

기행내심가수야 : 이들의 행동이야말로 수치스러운 것이다.


도척曰, 도둑치고 너보다 더 큰 도둑은 없다

- 장자(잡편) ; 제29편 도척[4]-

 

[주]간접적으로나마 성리학의 공리공담과 유학의 허례허식을 비판할 수 있어

연암 박지원은 장자 중에서도 이 <도척편>을 특히 좋아했다.

 

盜跖大怒曰

:도척대노왈: 도척은 더욱 크게 화가 나서 말했다.

「丘來前!

「구래전! 구야, 앞으로 오라.

夫可規以利

부가규이리 “이익으로 권할 수 있고

而可諫以言者,

이가간이언자, 말로 간구할 수 있는 것은

皆愚陋恒民之謂耳.

개우루항민지위이. 모두 세상의 어리석은 평범한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다.

今長大美好,

금장대미호, 지금 내 체격이 훌륭하며 용모가 아름답고

人見而悅之者,

인견이열지자, 사람들이 나를 보면 좋아하는 것은

此吾父母之遺德也.

차오부모지유덕야. 내 부모의 덕이다.

丘雖不吾譽,

구수불오예, 네가 칭찬해 주지 않더라도

吾獨不自知邪?

오독불자지사?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아니냐?

「且吾聞之,

「차오문지, 또 내가 듣기로.

好面譽人者,

호면예인자, 남의 면전에서 칭찬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亦好背而毁之.

역호배이훼지. 등 뒤에서 욕하기도 잘한다고 했다.

今丘告我以大城衆民,

금구고아이대성중민, 지금 네가 큰 성을 쌓게 한다느니, 백성들을 모아 준다고 했는데,

是欲規我以利

시욕규아이리 그것은 이익으로 나를 권면하는 것이니

而恒民畜我也,

이항민축아야, 나를 평범한 인간과 마찬가지로 다루려는 것이다.

安可久長也!

안가구장야! 그런 것들이 얼마나 오래 가겠느냐?

城之大者,

성지대자, 성이 크다 한들

莫大乎天下矣.

막대호천하의. 천하보다 크지는 않다.

堯舜有天下,

요순유천하, 요와 순임금은 천하를 다스렸으나

子孫无置錐之地.

자손무치추지지. 그 자손들은 송곳하나 꽂을 땅도 갖지 못 했다.

湯武立爲天子,

탕무립위천자, 탕임금과 무왕도 스스로 천자가 되었으나

而後世絶滅.

이후세절멸. 그 자손은 모두 끊기고 말았다.

非以其利大故邪?

비이기리대고사? 그것은 이익이 너무 컸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且吾聞之,

「차오문지, 또 내가 듣기에,

古者禽獸多而人少,

고자금수다이인소, 옛날에는 새나 짐승이 많고 사람의 수는 적어,

於是民皆巢居以避之,

어시민개소거이피지, 사람들은 모두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며 짐승의 해를 피했고,

晝拾橡栗,

주습상률, 낮에는 도토리와 밤을 줍고

暮栖木上,

모서목상, 밤에는 나무 위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故命之曰

고명지왈 그래서 이들을 명명하여

有巢氏之民.

유소씨지민. 유소씨의 백성이라고 했다.

古者民不知衣服,

고자민부지의복, 또 옛적에는 백성들이 옷을 입을 줄도 모르고

夏多積薪,

하다적신, 여름이면 장작을 쌓아놓았다가

冬則煬之,

동즉양지, 겨울에는 이것을 땠다.

故命之曰知生之民.

고명지왈지생지민. 그래서 이들은 인생을 아는 백성이라고 한다.

神農之世,

신농지세, 신농씨 시대에는

臥則居居,

와칙거거, 안락하게 누워 자고

起則于于,

기칙우우, 일어나서는 유유자적했다.

民知其母,

민지기모, 백성들은 자기의 어머니는 알아도

不知其父,

부지기부, 아버지는 몰랐고,

與麋鹿共處,

여미록공처, 고라니나 사슴들과 함께 살았다.

耕而食,

경이식, 농사를 지어서 먹고

織而衣,

직이의, 길쌈을 해서 옷을 입었으며

无有相害之心,

무유상해지심, 서로를 해치려는 마음 따위는 지니지 않고 있었다.

此至德之隆也.

차지덕지융야. 이것이 바로 지극한 덕이 한창 성했던 시대였다.

然而黃帝不能致德,

연이황제불능치덕, 그런데 황제는 덕을 완전히 실현시킬 수가 없어,

與蚩尤戰於涿鹿之野,

여치우전어탁록지야, 치우와 탁록의 들에서 싸워,

流血百里.

류혈백리. 사람들의 피가 백리 사방을 물들였다.

堯舜作,

요순작, 이어 요와 순이 천자가 되자

立群臣,

립군신, 많은 신하들을 내세웠고,

湯放其主,

탕방기주, 탕왕은 그의 주군을 내쳤으며,

武王殺紂.

무왕살주. 무왕은 주왕을 죽였다.

自是以後,

자시이후, 이 뒤로

以强陵弱,

이강릉약,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짓밟고,

以衆暴寡.

이중폭과. 다수가 소수를 학대하게 된 것이다.

湯武以來,

탕무이래, 탕왕과 무왕 이후는

皆亂人之徒也.

개란인지도야. 모두 세상을 어지럽히는 무리들이다.

「今子修文武之道,

「금자수문무지도, 지금 너는 문왕의 도를 닦고서

掌天下之辯,

장천하지변, 천하의 이론을 도맡아

以敎後世,

이교후세, 후세 사람들을 가르친다고 나섰다.

縫衣淺帶,

봉의천대, 넓고 큰 옷에 가는 띠를 띠고

矯言僞行,

교언위행, 헛된 말과 거짓 행동으로

以迷惑天下之主,

이미혹천하지주, 천하의 임금들을 미혹시켜

而欲求富貴焉,

이욕구부귀언, 부귀를 얻으려는 것이다.

盜莫大於子.

도막대어자. 도둑치고 너보다 더 큰 도둑은 없는데,

天下何故不謂子爲盜丘,

천하하고불위자위도구, 세상 사람들은 어째서 너를 도구(盜丘)라 부르지 않고,

而乃謂我爲盜跖?

이내위아위도척? 반대로 나를 도척이라 부르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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