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안회에게서 실행되고 있음을 보다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10]-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이익 때문에 스스로를 해치지 않고,

자득할 줄 아는 사람은

이익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속마음의 수행이 되어 있는 사람은

지위가 없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孔子謂顔回曰:

공자위안회왈: 공자가 안회에게 말했다.

「回, 來!

「회, 래! “안회야! 가까이 오라.

家貧居卑,

가빈거비, 집안이 가난하고 신분도 낮은데

胡不仕乎?」

호불사호?」 어째서 벼슬을 하려고 하지 않느냐?”

顔回對曰:

안회대왈: 안회가 대답했다.

「不願仕.

「불원사. “벼슬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回有郭外之田五十畝,

회유곽외지전오십무, 제게는 성곽 밖의 밭 오십 묘가 있어

足以給飦粥.

족이급전죽. 죽꺼리를 얻기에는 충분합니다.

郭內之田十畝,

곽내지전십무, 성곽 안에는 밭 십 묘가 있어

足以爲絲麻.

족이위사마. 무명과 삼을 얻기에 충분합니다.

鼓琴足以自娛,

고금족이자오, 거문고를 타고 지내면 스스로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所學夫子之道者,

소학부자지도자,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도는

足以自樂也.

족이자락야. 스스로 즐겁게 살기에 충분합니다

回不願仕.」

회불원사.」 . 저는 벼슬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孔子愀然象容曰:

공자초연상용왈: 공자가 얼굴빛을 바꾸며 말했다.

「善哉, 回之意.

「선재, 회지의. “네 뜻이 참으로 훌륭하다.

丘聞之,

구문지, 내가 듣건대,

知足者,

지족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不以利自累也.

불이이자루야. 이익 때문에 스스로를 해치지 않고,

心自得者,

심자득자, 자득할 줄 아는 사람은

失之而不懼.

실지이불구. 이익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行修於內者,

행수어내자, 속마음의 수행이 되어 있는 사람은

無位而不怍.

무위이부작. 지위가 없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했다.

丘誦之久矣,

구송지구의, 나는 그것을 마음에 새겨둔 지 오래 되었으나,

今於回而後見之.

금어회이후견지. 지금 너에게서 뒤늦게 그것이 실행되고 있음을 본다.

是丘之得也.」

시구지득야.」 이것이 나의 소득이다.”


도를 닦으려는 사람은 마음조차 잊는 것이다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9]-

曾子居衛,

증자거위, 증자가 위나라에 살았는데

縕袍无表,

온포무표, 헤진 솜옷은 겉 천이 거의 없을 정도였고,

顔色腫噲,

안색종쾌, 얼굴빛은 부황기가 돌았고,

手足胼胝.

수족변지. 손과 발에는 못이 박혀 있었다.

三日不擧火,

삼일불거화, 사흘 동안 밥을 짓지 못하는 것이 예사였고,

十年不製衣,

십년불제의, 십 년 동안 옷을 만들어 입지 못했다.

正寇而纓絶,

정구이영절, 관을 바로 쓰려고 하면 갓끈이 끊어져 있었고

捉衿而肘見,

착금이주견, 옷깃을 여미려고 하면 팔꿈치가 나와 있었으며,

納屨而踵決.

납구이종결. 신을 신으면 뒤축이 떨어져 있었다.

曳縰而歌商頌,

예쇄이가상송, 그러나 그가 신을 끌면서 시경 상송을 노래하면

聲滿天地,

성만천지, 소리가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서

若出金石.

약출금석.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 같았다.

天子不得臣,

천자부득신, 천자도 그를 신하로 삼을 수가 없었고,

諸侯不得友.

제후부득우. 제후들도 그를 벗할 수가 없었다.

故養志者忘形,

고양지자망형, 그러므로 뜻을 기르는 사람은 자기 형체를 잊고,

養形者忘利,

양형자망리, 자기 형체를 기르는 사람은 이익을 잊으며,

致道者忘心矣.

치도자망심의. 도를 닦으려는 사람은 마음조차 잊는 것이다.


배우고도 행하지 못하는 것을 병든 것이라 말한다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8]-

原憲居魯,

원헌거로, 원헌이 노나라에 살았는데,

環堵之室,

환도지실, 그의 집은 사방 한 칸의 작은 집이었다.

茨以生草.

자이생초. 초가지붕에는 풀이 자라고,

蓬戶不完,

봉호불완, 싸리문은 부서져 있고,

桑以爲樞.

상이위추. 뽕나무 줄기로 문지도리를 삼고,

而甕牖二室,

이옹유이실, 깨진 항아리를 박아 창을 낸 두 개의 방은

褐以爲塞.

갈이위색. 칡으로 창을 가리고 있었다.

上漏下濕,

상루하습,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 바닥은 축축했는데,

匡坐而弦歌.

광좌이현가. 원헌은 똑바로 앉아서 금을 뜯으며 노래하고 있었다.

子貢乘大馬,

자공승대마, 자공은 큰 말이 끄는 수레를 탔는데,

中紺而表素,

중감이표소, 수레 안쪽은 보랏빛 천으로 장식하고 겉포장은 흰 천으로 만든 것이었다.

軒車不容巷,

헌거불용항, 이 큰 수레가 그의 집 골목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往見原憲.

왕견원헌. 그는 걸어가서 원헌을 만났다.

原憲華冠縰履,

원헌화관쇄리, 원헌은 가죽나무 껍질로 만든 관을 쓰고 뒤축도 없는 신을 신은 채

杖藜而應門.

장려이응문. 지팡이를 짚고 문에 나와 그를 맞았다.

子貢曰:

자공왈: 자공이 말했다.

「嘻! 先生何病?」

「희! 선생하병?」 “아, 선생께서는 무슨 병입니까?”

原憲應之曰:

원헌응지왈: 원헌이 대답했다.

「憲聞之,

「헌문지, “내가 듣건대

无財謂之貧,

무재위지빈, 재물이 없는 것은 가난하다고 말하고,

學道而不能行

학도이불능행 배우고도 행하지 못하는 것을

謂之病.

위지병. 병든 것이라 말한다 했습니다.

今憲,

금헌, 지금 나는

貧也, 非病也.」

빈야, 비병야.」 가난한 것이지 병든 것은 아닙니다.”

子貢逡巡而有愧色.

자공준순이유괴색. 자공은 우물쭈물 뒷걸음질치면서 부끄러운 얼굴빛을 하였다.

原憲笑曰:

원헌소왈: 원헌이 웃으며 말했다.

「夫希世而行,

「부희세이행, “세상의 평판을 바라면서 행동하고,

比周而友,

비주이우, 자기와 친하게 어울리는 사람만을 벗하고,

學以爲人,

학이위인, 학문은 남에게 내세우기 위해서 하고,

敎以爲己,

교이위기, 가르침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하고,

仁義之慝,

인의지특, 인의를 내세워 간악한 짓을 하고,

與馬之飾,

여마지식, 수레와 말을 장식하는 일들은

憲不忍爲也.」

헌불인위야.」 나는 차마 할 수 없습니다.”


남의 말만 따른 판단은 옳지 못하다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6]-

子列子窮,

자열자궁, 열자가 궁핍하여

容貌有飢色.

용모유기색. 용모에 굶주린 빛이 확연했다.

客有言之於鄭子陽者曰:

객유언지어정자양자왈: 한 손님이 그런 사실을 정나라 자양에게 말했다.

「列禦寇,

「열어구, “열자는

蓋有道之士也,

개유도지사야, 도를 터득한 선비입니다.

居君之國而窮,

거군지국이궁, 임금님의 나라에 살면서 곤궁하다면

君无乃爲不好士乎?」

군무내위불호사호?」 임금님께서 선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되지 않습니까?”

鄭子陽卽令官遺之粟.

정자양즉령관유지속. 정나라 자양은 곧 관리들에게 지시하여 열자에게 양식을 보내주도록 했다.

子列子見使者,

자열자견사자, 열자는 사자들을 보자

再拜而辭.

재배이사. 두 번 절하고 사양했다.

使者去, 子列子入,

사자거, 자열자입, 사자들이 떠난 뒤 열자가 들어오자,

其妻望之而拊心曰:

기처망지이부심왈: 그의 아내가 열자를 보고 가슴을 치며 말했다.

「妾聞爲有道者之妻子,

「첩문위유도자지처자, “제가 듣기에 도를 터득한 사람의 처자들은

皆得佚樂,

개득일락, 모두 안락함을 누린다 했습니다.

今有飢色.

금유기색. 지금 굶주린 빛이 짙어,

君過而遺先生食,

군과이유선생식, 그 분이 사람을 시켜 먹을 것을 보내어 주었는데도

先生不受,

선생불수, 당신은 받지 않았습니다.

豈不命邪!」

기불명사!」 어찌 천명이 아니겠습니까?”

子列子笑謂之曰:

자열자소위지왈: 열자가 웃으면서 그의 아내에게 말했다.

「君非自知我也.

「군비자지아야. “그 분은 스스로 나를 알아 본 것이 아니고,

以人之言而遺我粟,

이인지언이유아속, 남의 말만 듣고 내게 양식을 보낸 것이오.

至其罪我也

지기죄아야 그러니 죄를 주는 것

又且以人之言,

우차이인지언, 또한 남의 말만 듣고 할 것이오.

此吾所以不受也.」

차오소이불수야.」 그래서 받지 않은 것이오.”

其卒,

기졸, 그 뒤에

民果作難而殺子陽.

민과작난이살자양. 백성들이 난리를 일으켜 자양을 죽여버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