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것으로 하찮은 것을 얻으려 하지 마라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5]-

魯君聞顔闔得道之人也,

로군문안합득도지인야, 노나라 임금이 안합이 도를 터득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使人以幣先焉.

사인이폐선언. 사람을 보내 폐물을 가지고 가서 모셔오게 했다.

顔闔守陋閭,

안합수루려, 안합은 누추한 집에 살면서,

苴布之衣而自飯牛.

저포지의이자반우. 삼베옷을 입고 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가

魯君之使者至,

노군지사자지, 노나라 임금의 사신이 찾아오자

顔闔自對之.

안합자대지. 안합이 그를 맞이했다.

使者曰:

사자왈: 사신이 말했다.

「此顔闔之家與?」

「차안합지가여?」 “여기가 안합의 집입니까?”

顔闔對曰:

안합대왈: 안합이 대답했다.

「此闔之家也.」

「차합지가야.」 “그렇습니다.”

使者致幣,

사자치폐, 사신들이 폐물을 바치자

顔闔對曰:

안합대왈: 안합이 말했다.

「恐聽謬而遺使者罪,

「공청류이유사자죄, “잘못 알고 사신을 보낸 것이어서 죄가 될지도 모르니

不若審之.」

불약심지.」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使者還, 反審之,

사자환, 반심지, 사신들이 돌아가 확인을 한 다음

復來求之,

복래구지, 다시 와서 그를 찾으니

則不得已.

즉부득이. 이미 그를 찾을 수가 없었다.

故若顔闔者,

고약안합자, 안합 같은 인물이야말로

眞惡富貴也.

진악부귀야. 정말로 부귀를 싫어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故曰,

고왈, 그러므로 말하기를,

道之眞以治身,

도지진이치신, 「진실한 도로써 자기 몸을 다스리고,

其緖餘以爲國家,

기서여이위국가, 그 나머지로써 나라를 돌보고,

其土苴以治天下.

기토저이치천하. 그 찌꺼기로서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由此觀之,

유차관지, 이렇게 보면

帝王之功,

제왕지공, 제왕들의 공로란

聖人之餘事也,

성인지여사야, 성인들의 여분의 일이며,

非所以完身養生也.

비소이완신양생야. 그런 일은 자신을 완전히 간수하고 삶을 보양하는 방법은 되지 못하는 것이다.

今世俗之君子,

금세속지군자, 지금 세속의 군자들은

多危身棄生以殉物,

다위신기생이순물, 대부분이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고 삶을 버리면서까지 사물을 추구하고 있으니,

豈不悲哉!

기불비재! 어찌 슬프지 않은가?

凡聖人之動作也,

범성인지동작야, 모든 성인의 행동이란

必察其所以之與其所以爲.

필찰기소이지여기소이위. 반드시 그것을 하는 까닭과 그것을 하는 방법을 먼저 살피는 것이다.

今且有人於此,

금차유인어차, 지금 여기에 어느 사람이

以隨侯之珠彈千仞之雀,

이수후지주탄천인지작, 수후의 구슬로 천길 높이에 있는 참새를 쏘았다면

世必笑之.

세필소지. 제상 사람들은 그를 비웃을 것이다.

是何也?

시하야? 어째서인가?

則其所用者重

즉기소용자중 그것은 그가 사용한 것이 귀한 것인데 비해

而所要者輕也.

이소요자경也. 그것으로 얻은 것은 하찮은 것이기 때문이다.

夫生者,

부생자, 사람의 삶을

豈特隨侯珠之重哉!

기특수후주지중재! 어찌 수후의 구슬에 비교하겠는가?


일의 가볍고 무거운 평가를 올바로 안다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4]-

韓魏相與爭侵地.

한위상여쟁침지. 한나라와 위나라가 서로 다투다가 침략을 했다.

子華子見昭僖侯,

자화자견소희후, 자화자가 소희후를 만나보니

昭僖侯有憂色.

소희후유우색. 소희후는 근심하는 빛을 띠고 있었다.

子華子曰:

자화자왈: 자화자가 말했다.

「今使天下書銘於君之前,

「금사천하서명어군지전, “지금 세상 사람들이 임금님께 계약서를 제출했다고 합시다.

書之言曰:

서지언왈: 계약서에는

‘左手攫之則右手廢,

‘좌수확지칙우수폐, 「왼손으로 이것을 잡는 사람은 오른손이 없어진다.

右手攫之則左手廢,

우수확지칙좌수폐, 오른쪽 손으로 이것은 잡는 사람은 왼손이 없어진다.

然而攫之者必有天下.’

연이확지자필유천하.’ 그러나 이것을 잡는 사람은 반드시 천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라고 써 있습니다.

君能攫之乎?」

군능확지호?」 임금님은 그 계약서를 잡을 수 있으시겠습니까?”

昭僖侯曰:

소희후왈: 소희후가 말했다.

「寡人不攫也.」

「과인불확야.」 “잡지 않을 것입니다.”

子華子曰:

자화자왈: 자화자가 말했다.

「甚善!

「심선! “좋습니다.

自是觀之,

자시관지, 그렇다면

兩臂重於天下也,

양비중어천하야, 두 팔은 천하보다도 중요한 것입니다.

身又重於兩臂.

신우중어량비. 또한 몸은 두 팔보다도 중합니다.

韓之輕於天下亦遠矣,

한지경어천하역원의, 그리고 한나라는 천하에 비하여 훨씬 더 가볍습니다.

今之所爭者,

금지소쟁자, 지금 다투시고 있는 땅은

其輕於韓又遠.

기경어한우원. 한나라보다도 훨씬 가벼운 것입니다.

君固愁身傷生

군고수신상생 그런데도 임금님께서는 자신이 근심을 안고 삶을 손상시키면서까지

以憂戚之不得也!」

이우척지부득야!」 그것을 얻지 못해 걱정하고 계십니다.”

僖侯曰:

희후왈: 소희후가 말했다.

「善哉!

「선재! “훌륭한 말씀입니다.

敎寡人者衆矣,

교과인자중의, 나에게 가르침을 준 사람들은 많지만

未嘗得聞此言也.」

미상득문차언야.」 이런 말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子華子可謂知輕重矣.

자화자가위지경중의. 자화자는 일의 가볍고 무거운 평가를 올바로 알았다고 할 수 있다.


나라 때문에 자기 삶을 해치지 않으려 했던 사람

- 월나라 왕자 수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3]-

越人三世弑其君,

월인삼세시기군, 월나라 사람들이 삼대에 걸쳐 자신들의 임금을 죽였다.

王子搜患之,

왕자수환지, 왕자 수는 그것이 두려워

逃乎丹穴.

도호단혈. 남산의 단혈로 도망쳤다.

而越國無君,

이월국무군, 그래서 월나라에는 임금이 없게 되었다.

求王子搜不得,

구왕자수부득, 그래서 신하들이 왕자 수를 찾아 나섰으나 찾지 못하다가

從之丹穴.

종지단혈. 간신히 단혈에서 그를 찾아냈다.

王子搜不肯出,

왕자수불긍출, 그러나 왕자 수는 단혈에서 나오려 하지 않았다.

越人薰之以艾.

월인훈지이애. 월나라 사람들은 쑥으로 굴 안에 연기를 피워 그를 나오게 하여

乘以王輿.

승이왕여. 임금이 타는 수레에 태웠다.

王子搜援綏登車,

왕자수원수등거, 왕자 수는 수레의 줄을 잡고 수레에 올라

仰天而呼曰:

앙천이호왈: 하늘을 우러러보며 울부짖었다.

「君乎! 君乎!

「군호! 군호! “임금님이라니,

獨不可以舍我乎!」

독불가이사아호!」 어째서 나를 가만 놓아둘 수 없다는 것인가!”

王子搜非惡爲君也,

왕자수비악위군야, 왕자 수는 임금이 되기가 싫었던 것이 아니라

惡爲君之患也.

오위군지환야. 임금이 되어서 생길 환란이 싫었던 것이다.

若王子搜者,

약왕자수자, 왕자 수 같은 사람은 나라 때문에

可謂不以國傷生矣,

가위불이국상생의, 자기 삶을 해치지 않으려 했던 사람이라 할 수 있다.

此固越人之所欲得爲君也.

차고월인지소욕득위군야. 그래서 월나라 사람들은 그를 찾아내어

임금으로 삼고자 했던 것이다.


백성을 위해 백성을 해치지 마라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2]-

大王亶父居邠,

대왕단부거빈, 대왕단부가 빈에 살고 있을 때,

狄人攻之.

적인공지. 적인들이 쳐들어 왔다.

事之以皮帛而不受,

사지이피백이불수, 대왕단부는 전쟁을 피하려고, 그들에게 가죽과 비단을 주며

달랬으나 듣지 않았다.

事之以犬馬而不受,

사지이견마이불수, 개와 말을 주며 달래어도 듣지 않았고,

事之以珠玉而不受,

사지이주옥이불수, 진주와 구슬을 주며 달래어도 듣지 않았다.

狄人之所求者土地也.

적인지소구자토지야. 적인들이 원하는 것은 땅이었다.

大王亶父曰:

대왕단부왈: 대왕단부가 말했다.

「與人之兄居而殺其弟,

「여인지형거이살기제, “남의 형과 함께 살면서 그 아우를 죽이거나,

與人之父居而殺其子,

여인지부거이살기자, 남의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그 자식을 죽이는 일은

吾不忍也.

오불인야. 나는 차마 못하겠다.

子皆勉居矣!

자개면거의! 그대들은 모두가 힘써 여기에서 잘 살아라.

爲吾臣與爲狄人臣

위오신여위적인신 내 신하가 되는 것과 적인들의 신하가 되는 것이

奚以異!

해이이! 무엇이 다르겠느냐?

且吾聞之,

차오문지, 내가 듣건대

不以所用養害所養.」

불이소용양해소양.」 백성들을 보양하는데 쓰이는 물건을 위해

보양할 백성들을 해치지 않는 법이라 했다.”

因杖筴而去之.

인장협이거지. 그리고는 지팡이를 짚고서 그 곳을 떠났다.

民相連而從之,

민상연이종지, 백성들은 줄을 지어 그를 따라가서

遂成國於岐山之下.

수성국어기산지하. 마침내 기산 아래 이르러 새로운 나라를 세웠다.

夫大王亶父,

부대왕단부, 대왕단부 같은 이는

可謂能尊生矣.

가위능존생의. 삶을 존중할 줄 안다고 말 할 수 있다

能尊生者,

능존생자, 삶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은

雖貴富

수귀부 비록 존귀하고 부유하다 해도

不以養傷身,

불이양상신, 몸을 보양하는 수단을 위해 자신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雖貧賤

수빈천 비록 가난하고 천하다 해도

不以利累形.

불이리루형. 이익을 위해 육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今世之人居高官尊爵者,

금세지인거고관존작자, 요즘 사람들은 높은 벼슬과 존귀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도

皆重失之,

개중실지, 모두가 생활 수단을 잃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見利輕亡其身,

견리경망기신, 그래서 이익을 보기만 하면 쉽게 그 자신을 파멸시키고 있으니

豈不惑哉!

기불혹재! 어찌 미혹된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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