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보호는 자신의 관능을 지키는 데서 이루어지고,

일의 성과는 모든 조건이 알맞을 때 나타난다.

- 장자(잡편) ; 제26편 외물[10]-

 

德溢乎名,

덕일호명, 덕은 명성을 추구하여 잃게 되고,

名溢乎暴,

명일호폭, 명성은 자기를 드러내어 망치게 된다.

謀稽乎誸,

모계호현, 책모는 다급한 데서 생각하게 되고,

知出乎爭,

지출호쟁, 지혜는 다툼에서 나온다.

柴生乎守,

시생호수, 삶의 보호는 자신의 관능을 지키는 데서 이루어지고,

官事果乎衆宜.

관사과호중의. 일의 성과는 모든 조건이 알맞을 때 나타난다.

春雨日時,

춘우일시, 봄에 비가 오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草木怒生,

초목로생, 풀과 나무들이 무성해지며,

銚鎒於是乎始修,

요누어시호시수, 밭 갈고 김 매는 일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草木之到植者過半

초목지도식자과반 풀과 나무는 가꾸지 않아도 잘 자라나는데,

而不知其然.

이부지기연. 왜 그렇게 되는지는 알지 못하는 것이다.


집안에 빈 공간이 없으면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서로 반목을 한다.

- 장자(잡편) ; 제26편 외물[9]-

 

目徹爲明,

목철위명, 눈이 잘 보이는 것을 밝다고 하고,

耳徹爲聰,

이철위총, 귀가 잘 들리는 것을 귀밝다고 하고,

鼻徹爲顫,

비철위전, 코가 예민한 것을 냄새를 잘 맡는다고 하고,

口徹爲甘,

구철위감, 입이 예민한 것을 맛을 잘 안다고 하고,

心徹爲知,

심철위지, 마음이 잘 통하는 것을 지혜롭다고 하고,

知徹爲德.

지철위덕. 지혜가 잘 통하는 것을 덕이라고 한다.

凡道不欲壅,

범도불욕옹, 도라는 것도 막혀서는 안 되는 것이다.

壅則哽,

옹칙경, 막히면 숨이 막히게 되고,

哽而不止則跈,

경이부지칙전, 숨이 막힌 것이 계속되면 사리에 어긋나게 되고,

跈則衆害生.

전칙중해생. 사리에 어긋나면 여러 가지 폐해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物之有知者恃息,

물지유지자시식, 물건 중에도 지혜가 있는 것은 호흡을 한다.

其不殷,

기불은, 그러나 그것이 성대해지지 않는 것은

非天之罪.

비천지죄. 하늘의 죄가 아니다.

天之穿之,

천지천지, 하늘은 늘 뚫리게 하여

日夜无降,

일야무강, 낮이고 밤이고 변함이 없다.

人則顧塞其竇.

인칙고색기두. 사람들 자신이 자기의 구멍을 스스로 일부러 막고 있는 것이다.

胞有重閬,

포유중랑, 뱃속의 태 안에도 넓은 공간이 있고,

心有天遊.

심유천유. 마음에도 자연스럽게 노닐 공간이 있는 것이다.

室无空虛,

실무공허, 집안에 빈 공간이 없으면

則婦姑勃谿,

즉부고발계,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서로 반목을 한다.

心无天遊,

심무천유, 마음에 자연스럽게 노닐 공간이 없으면

則六鑿相攘.

즉육착상양. 여러 가지 정욕이 서로 다투게 된다.

大林丘山之善於人也,

대림구산지선어인야, 큰 숲 속이나 산 속 같은 곳을 사람들이 좋게 여기는 것은,

亦神者不勝.

역신자불승. 사람의 정신이 정욕을 견디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직 지극한 사람만이

세상에 노닐면서도 편벽되지 않을 수 있다

- 장자(잡편) ; 제26편 외물[8]-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人有能遊,

「인유능유, “사람 중에 자연에 노닐 수 있는 사람이 있는데,

且得不遊乎?

차득불유호? 그런 사람이 자연을 따라 노닐지 않을 수 있겠는가?

人而不能遊,

인이불능유, 사람 중에 자연에 노닐 줄 모르는 사람이 있는데,

且得遊乎?

차득유호? 그런 사람이 자연을 따라 노닐 수 있겠는가?

夫流遁之志,

부류둔지지, 물건을 쫓아 움직이는 마음을 가졌거나,

決絶之行,

결절지행, 세상에서 벗어나 홀로 특이한 행동을 하는 것은

噫, 其非至知厚德之任與!

희, 기비지지후덕지임여! 아, 지극한 지혜와 두터운 덕을 쌓은 이의 행동은 아니다.

覆墜而不反,

복추이불반, 사사로운 욕심 때문에 넘어지고 떨어져도 본성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火馳而不顧,

화치이불고, 욕망을 따라 치달으면서도 돌아보지도 않는 자인 것이다.

雖相與爲君臣,

수상여위군신, 비록 서로 임금이 되고 신하가 되어 있다 해도,

時也,

시야,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다.

易世而无以相賤.

역세이무이상천. 세상이 바뀌게 되면 상대방을 천하게 여길 수 없이 처지도 바뀌게 되는 것이다.

故曰至人不留行焉.

고왈지인불류행언. 그러므로「지극한 사람은 행적에 얽매이지 않는다」하는 것이다.

「夫尊古而卑今,

「부존고이비금, 옛날을 존중하고 현대를 하찮게 보는 것은

學者之流也.

학자지류야. 학자들의 오래된 잘못이다.

且以狶韋氏之流觀今之世,

차이희위씨지류관금지세, 그러나 희위씨의 입장에서 지금 세상을 본다면,

夫孰能不波?

부숙능불파? 과연 편벽되지 않은 자가 있겠는가?

唯至人

유지인 오직 지극한 사람만이

乃能遊於世而不僻,

내능유어세이불벽, 세상에 노닐면서도 편벽되지 않을 수 있다.

順人而不失己.

순인이불실기. 그것은 사람들에게 순응하면서도 자기의 본성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彼敎不學,

피교불학, 지극한 사람은 세상의 가르침에 따르기는 하지만 억지로 그것을 배우지 않고,

承意不彼.」

승의불피.」 세상 사람들의 뜻을 따르기는 하지만 자기 본성을 잃고 그렇게 되지는 않는 것이다.”


쓸데가 없음을 알아야

비로소 쓸 곳을 얘기할 수 있습니다.

- 장자(잡편) ; 제26편 외물[7]-

 

惠子謂莊子曰:

혜자위장자왈: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子言无用.」

「자언무용.」 “선생의 말씀은 쓸모가 없습니다.”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知无用而

「지무용이 “쓸데가 없음을 알아야

始可與言用矣.

시가여언용의. 비로소 쓸 곳을 얘기할 수가 있습니다.

天地非不廣且大也,

천지비불광차대야, 땅이란 넓고도 크기가 한이 없지만,

人之所用容足耳.

인지소용용족이. 사람들이 걸을 때 쓰이는 것은 발로 밟는 부분뿐입니다.

然則厠足

연즉측족 그렇다고 발 크기에 맞추어 발자국만큼의 땅만 남겨놓고

而墊之致黃泉,

이점지치황천, 나머지 부분은 황천에 이르도록 깎아낸다면

人尙有用乎?」

인상유용호?」 그래도 그 땅이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겠습니까?”

惠子曰:

혜자왈: 혜자가 대답했다.

「无用.」

「무용.」 “쓸 수가 없을 것입니다.”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然則无用之爲用也

「연칙무용지위용야 “그렇다면 쓸데없는 것의 쓰임도

亦明矣.」

역명의.」 잘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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