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시의 사상

- 장자(잡편) ; 제33편 천하[16]-

 

惠施多方,

혜시다방, 혜시의 학설은 여러 방면에 걸쳐 있고,

其書五車,

기서오거, 그의 저서는 다섯 채의 수레에 실어야 할 정도이다.

其道舛駁,

기도천박, 그의 도는 복잡하고

其言也不中.

기언야부중. 그의 이론은 이치에 꼭 들어맞지 않는다.

厤物之意,

력물지의, 그는 만물에 대한 생각을 나열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曰:「至大无外,

왈:「지대무외, “지극히 커서 한계가 없는 것을

謂之大一,

위지대일, 대일(大一)이라 하고,

至小无內,

지소무내, 지극히 작아서 부피가 없는 것을

謂之小一.

위지소일. 소일(小一)이라 한다.

无厚, 不可積也,

무후, 불가적야, 쌓을 수도 없이 두께가 없는 것도

其大千里.

기대천리. 소일의 입장에서는 크기가 천리나 되는 것이다.

天與地卑,

천여지비, 대일의 입장에서 보면 하늘과 땅이 다 같이 낮고,

山與澤平.

산여택평. 산과 못이 다같이 평평하다.

日方中方睨,

일방중방예, 해는 금방 하늘 한가운데 있다가도 금방 기울어진다.

物方生方死.

물방생방사. 만물은 금방 생겨났다가 금방 죽어버린다.

大同而與小同異,

대동이여소동이, 큰 견지에서 보면 모두가 같지만, 작은 견지에서 보면 모두가 다르다.

此之謂小同異,

차지위소동이, 이것을 소동이(小同異)라 한다.

萬物畢同畢異,

만물필동필이, 만물은 모두가 같다고도 할 수 있고, 모두가 다르다고도 할 수 있다.

此之謂大同異.

차지위대동이. 이것을 대동이(大同異)라 한다.

南方无窮而有窮,

남방무궁이유궁, 남쪽은 무한하지만 북쪽과의 한계를 생각하면 유한한 것이 된다.

今日適越而昔來.

금일적월이석래. 오늘 월나라로 출발해도 옛날에 도착했다고 할 수도 있다.

連環可解也.

연환가해야. 연결된 고리도 자유롭게 움직이는 고리의 입장에서 보면 풀 수가 있다.

我知天下之中央,

아지천하지중앙, 나는 천하의 중앙을 알고 있다.

燕之北越之南是也.

연지북월지남시야. 그것은 연나라의 북쪽이라 할 수도 있고,

氾愛萬物,

범애만물, 연나라의 남쪽이라 할 수도 있다.

天地一體也.」

천지일체야.」 널리 만물을 아울러 사랑하면 하늘과 땅도 차별 없이 일체가 된다.”

惠施以此爲大,

혜시이차위대, 혜시는 이것을 위대한 것이라 생각하고

觀於天下而曉辯者,

관어천하이효변자, 천하에 내세우며 변사(辯士)들을 가르쳤다.

天下之辯者相與樂之.

천하지변자상여락지. 천하의 변사들은 그래서 즐거워했다.


장자의 무궁함과 위대함

- 장자(잡편) ; 제33편 천하[15]-

 

其書雖瓌瑋

기서수괴위 그의 책은 대단하지만 부드러워

而連抃无傷也.

이연변무상야. 사람의 마음을 손상시키지는 않는다.

其辭雖參差

기사수참차 그의 말은 복잡하지만

而諔詭可觀.

이숙궤가관. 재미가 있어 읽어 볼만하다.

彼其充實

피기충실 그는 자기 마음속이 충실함으로써

不可以已,

불가이이,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써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上與造物者遊,

상여조물자유, 위로는 조물주와 더불어 노닐고,

而下與外死生

이하여외사생 아래로는 죽음과 삶을 도외시하여

无終始者爲友.

무종시자위우. 처음도 끝도 없는 자와 벗하여 지낸다.

其於本也,

기어본야, 그의 근본인 도에 있어서는

弘大而辟,

홍대이벽, 광대하고 트였으며,

深閎而肆,

심굉이사, 심원하고도 자유롭다.

其於宗也,

기어종야, 그의 대종(大宗)에 있어서는

可謂稠適

가위조적 조화되고 적합하게 되어 있어

而上遂矣.

이상수의. 위로 현묘한 도에 도달해 있다고 할 수 있다.

雖然,

수연,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其應於化

기응어화 그는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여

而解於物也,

이해어물야, 외물에 대한 집착을 풀어버려서

其理不竭,

기리불갈, 그 이치는 다 풀이할 수가 없다.

其來不蛻,

기래불태, 그것은 장래에 있어서도 잘못될 수 없는 것이며,

芒乎昧乎,

망호매호, 망연하고 아득하여

未之盡者.

미지진자. 철저히 추궁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장자의 도는 어떠한 것인가

홀로 하늘과 땅의 정순함과 신명과 더불어 왕래하며,

만물을 내려다보는 태도를 취하지 않고,

옳고 그른 것을 따지지 않았으며,

세속에 순응하여 살아갔다.

- 장자(잡편) ; 제33편 천하[14]-

 

芴漠无形,

홀막무형, 황홀하고 적막하여 어떤 형체도 없고,

變化无常,

변화무상, 변화는 일정하지 않다.

死與生與,

사여생여, 죽은 것인지 산 것인지 알 수 없으나,

天地竝與,

천지병여, 하늘과 땅과 나란히 존재하고

神明往與!

신명왕여! 신명에 따라 움직여 간다.

芒乎何之,

망호하지, 망연한데 어디로 가는 것인가?

忽乎何適,

홀호하적, 황홀한데 어디로 변화해 가는가?

萬物畢羅,

만물필라, 만물을 다 망라하고 있지만

莫足以歸,

막족이귀, 귀착될 만한 것이 없다.

古之道術

고지도술 옛날의 도술에도

有在於是者.

유재어시자. 이런 경향을 지닌 사람이 있었다.

莊周聞其風而悅之.

장주문기풍이열지. 장주가 그런 학설을 듣고서 좋아했다.

以謬悠之說,

이류유지설, 그는 아득한 이론에

荒唐之言,

황당지언, 황당무계한 말과

无端崖之辭,

무단애지사, 종잡을 데 없는 말로 이를 논했다.

時恣縱而不儻,

시자종이불당, 때때로 자기 멋대로 논했지만 치우치는 일이 없었고,

不以觭見之也.

불이기견지야. 한 가지에만 적용된 견해를 가지고 주장하지 않았다.

以天下爲沈濁,

이천하위침탁, 지금 세상은 침체되고 혼탁해서

不可與莊語,

불가여장어, 올바른 이론을 펼 수 없다고 생각했다.

以巵言爲曼衍,

이치언위만연, 그리고 일에 따르기만 한 치언들을 끝없이 늘어놓고,

以重言爲眞,

이중언위진, 사람들이 중히 여기는 옛사람들에 관한 중언(重言)을 진실한 것으로 믿게 하고,

以寓言爲廣.

이우언위광. 우언(寓言)을 널리 적용했다.

獨與天地精神往來

독여천지정신왕래 홀로 하늘과 땅의 정순함과 신명과 더불어 왕래하며,

而不敖倪於萬物,

이불오예어만물, 만물을 내려다보는 태도를 취하지 않고,

不譴是非,

불견시비, 옳고 그른 것을 따지지 않았으며,

以與世俗處.

이여세속처. 세속에 순응하여 살아갔다.


노자의 사상, 도의 극치

“굳은 것은 깨어지게 되고,

예리한 것은 꺾어지게 되어 있다.”

그는 언제나 외물을 너그럽게 포용하였고,

남을 깎아 내리지 않았다.

그러니 도의 극치에 이른 것이라 말할 수 있다.

- 장자(잡편) ; 제33편 천하[13]-

 

老聃曰:

노담왈: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知其雄,

「지기웅,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守其雌,

수기자, 약한 것 같은 입장을 지키면

爲天下谿.

위천하계. 세상 사람들이 계곡에 물이 모이듯 몰려든다.

知其白,

지기백, 그 자신이 결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守其辱,

수기욕, 욕된 것 같은 입장을 지키면

爲天下谷.」

위천하곡.」 세상 사람들이 계곡에 물이 모이듯 돌아와 복종하게 된다.”

人皆取先,

인개취선, 사람들은 모두 남의 앞에 서려 하는데,

己獨取後,

기독취후, 그 홀로 남보다 뒤에 서려고 했던 것이다.

曰, 그는 또 말했다.

受天下之垢.

수천하지구. “세상의 모든 치욕을 자신이 받아들인다.”

人皆取實,

인개취실, 사람들은 모두 실속 있는 것을 추구하는데

己獨取虛,

기독취허, 그 홀로 텅 빈 것을 추구했다.

无藏也故有餘.

무장야고유여. 그는 저장하는 것이 없으므로 언제나 남음이 있었다.

其行身也,

기행신야, 홀로 자립하여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徐而不費,

서이불비, 그는 행동함에 있어서 더디고도 힘을 낭비하지 않게 했다.

无爲也而笑巧.

무위야이소교. 무위하면서 사람들의 기교를 비웃었다.

人皆求福,

인개구복, 사람들은 모두 행복을 추구하였는데,

己獨曲全,

기독곡전, 그는 홀로 자연스러움에 빈틈없이 완전하기를 추구했다.

曰 그는 말했다.

苟免於咎.

구면어구. “구차히 재앙을 면하기만 하면 된다.”

以深爲根,

이심위근, 그는 심원함을 근본으로 삼고

以約爲紀,

이약위기, 간략함을 대강으로 삼았다.

曰 그는 또 말했다.

堅則毁矣,

견칙훼의, “굳은 것은 깨어지게 되고,

銳則挫矣

예칙좌의. 예리한 것은 꺾어지게 되어 있다.”

常觀於物,

상관어물, 그는 언제나 외물을 너그럽게 포용하였고,

不削於人,

불삭어인, 남을 깎아 내리지 않았다.

可謂至極.

가위지극. 그러니 도의 극치에 이른 것이라 말할 수 있다.

關尹老聃乎!

관윤노담호! 관윤과 노담은

古之博大眞人哉!

고지박대진인재! 옛날의 위대한 진인(眞人)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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