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와우각상지쟁 [蝸牛角上之爭 ]의 출전이다.

달팽이 더듬이 위에서의 싸움이라는 말로 거창한 싸움 같지만 하찮은 일에 불과하다는 뜻.

"왕께서는 이 우주가 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소."

"그렇다면 이 넓은 우주와 비교하여 제나라와 위나라가 달팽이 더듬이 위의 나라인 촉씨와

만씨에 다를 것이 무엇입니까?"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것과 같다”

- 장자(잡편) ; 제25편 칙양[4]-

 

魏瑩與田侯牟約,

위형여전후모약, 위나라 혜왕 영이 제나라 위왕 모와 맹약을 맺었는데

田侯牟背之.

전후모배지. 제나라 위왕이 그 맹약을 깼다.

魏瑩怒,

위형노, 위나라 혜왕은 화가 나서

將使人刺之.

장사인자지. 사람들을 시켜 그를 죽이려 했다.

犀首公孫衍聞而恥之曰:

서수공손연문이치지왈: 위나라 서수 공손연이 그 얘기를 듣고 부끄럽게 여겨 말했다.

「君爲萬乘之君也,

「군위만승지군야, “임금님께서는 만승의 군주이시면서

而以匹夫從讐!

이이필부종수! 한 남자를 시켜 원수를 갚으려고 하십니다.

衍請受甲二十萬,

연청수갑이십만, 제게 이십만의 군사를 주어

爲君攻之,

위군공지, 제나라를 공격하게 해주십시오.

虜其人民,

로기인민, 그러면 제나라 백성들을 사로잡고

係其牛馬,

계기우마, 소와 말들을 끌어와

使其君內熱發於背.

사기군내열발어배. 제나라 임금이 속이 타 등창이 터지게 만들겠습니다.

然後拔其國.

연후발기국. 그런 뒤에 나라를 빼앗겠습니다.

忌也出走,

기야출주, 제나라 장수 전기를 도망치게 만들고

然後抶其背,

연후질기배, 그러한 후에 등을 쳐

折其脊.」

절기척.」 허리를 부러뜨려 버리겠습니다.”

季子聞而恥之曰:

계자문이치지왈: 위나라의 계자는 이 얘기를 듣고서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築十仞之城,

「축십인지성, “열길 높이의 성을 쌓았을 때,

城者旣十仞矣,

성자기십인의, 그 열길 높이의 성을

則又壞之,

즉우괴지, 다시 허물어버린다면

此胥靡之所苦也.

차서미지소고야. 이것을 쌓은 일꾼들이 고생만 한 결과가 됩니다.

今兵不起七年矣,

금병불기칠년의, 지금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지 칠 년이 되었는데,

此王之基也.

차왕지기야. 이것은 정치의 기반입니다.

衍亂人,

연란인, 공손연은 혼란을 일으키는 사람이니

不可聽也.」

불가청야.」 그의 말을 들어서는 안됩니다.”

華子聞而醜之曰:

화자문이추지왈: 위나라 화자가 다시 이 말을 듣고서 좋지 않게 생각하며 말했다.

「善言伐齊者,

「선언벌제자, “제나라를 정벌하자는 얘기를 하는 자는

亂人也.

란인야. 혼란을 일삼는 자입니다.

善言勿伐者,

선언물벌자, 제나라를 정벌하지 말자고 말하는 자도

亦亂人也.

역란인야. 역시 혼란을 일삼는 자입니다.

謂伐之與不伐

위벌지여불벌 제나라를 정벌하자고 말하는 자와 제나라를 정벌하지 말자고 말하는 자를

亂人也者,

란인야자, 혼란을 일삼는 자라고 말하는 자도

又亂人也.」

우란인야.」 역시 혼란을 일삼는 자입니다.”

君曰:

군왈: 위나라 혜왕이 말했다.

「然則若何?」

「연칙약하?」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曰:

왈: 화자가 말했다.

「君求其道而已矣!」

「군구기도이이의!」 “올바를 도를 따르기만 하시면 됩니다.”

惠子聞之而見戴晉人.

혜자문지이견대진인. 혜자가 그 말을 듣고서 대진인을 혜왕에게 소개했다.

戴晉人曰:

대진인왈: 대진인이 혜왕에게 말했다.

「有所謂蝸者, 君知之乎?」

「유소위와자, 군지지호?」 “달팽이란 게 있는데 대왕께서는 알고 계십니까?”

曰:

왈: 혜왕이 말했다.

「然.」

「연.」 “알고 있습니다.”

대진인이 말했다.

「有國於蝸之左角者

「유국어와지좌각자 “달팽이의 왼쪽 뿔에 나라 하나가 있었는데

曰觸氏,

왈촉씨, 촉씨라 불렀습니다.

有國於蝸之右角者

유국어와지우각자 달팽이의 오른쪽 뿔에도 한 나라가 있었는데

曰蠻氏,

왈만씨, 만씨라고 불렀습니다.

時相與爭地而戰,

시상여쟁지이전, 그런데 이 두 나라가 땅을 서로 빼앗으려고 전쟁을 벌였습니다.

伏尸數萬,

복시수만, 쓰러진 시체가 수만 명이나 되었고,

逐北旬有五日而後反.」

축북순유오일이후반.」 도망치는 자들을 추격하여 십오일 만에야 되돌아 왔습니다.”

君曰:

군왈: 혜왕이 말했다.

「噫! 其虛言與?」

「희! 기허언여?」 “그 무슨 허무맹랑한 얘기입니까?”

曰:

왈:대진인이 말했다.

「臣請爲君實之.

「신청위군실지. “저는 임금님께서 사실을 받아들이시길 바랍니다.

君以意在四方上下有窮乎?」

군이의재사방상하유궁호?」 사방과 하늘과 땅을 생각할 때 한계가 있다고 여기십니까?”

君曰:

군왈: 혜왕이 말했다.

「無窮.」

「무궁.」 “한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曰:

왈: 대진인이 말했다.

「知遊心於無窮,

「지유심어무궁, “마음을 한계도 없는 경지에서 노닐게 할 줄 안다면

而反在通達之國,

이반재통달지국, 돌이켜 이 세상의 나라를 생각해 볼 때,

若存若亡乎?」

약존약망호?」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존재가 되지 않겠습니까?”

君曰:

군왈: 혜왕이 말했다.

「然.」

「연.」 “그렇겠지요.”

曰:

왈: 대진인이 말했다.

「通達之中有魏,

「통달지중유위, “이 세상에는 위나라가 있습니다.

於魏中有梁,

어위중유양, 위나라 가운데 또 양나라가 있습니다.

於梁中有王,

어양중유왕, 양나라 가운데 임금님이 계십니다.

王與蠻氏辯乎?」

왕여만씨변호?」 임금님이 만씨와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君曰:

군왈: 혜왕이 말했다.

「無辯.」

「무변.」 “다를 것이 없군요.”

客出而

객출이 대진인이 나가자

君惝然若有亡也.

군창연약유망야. 혜왕은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

客出, 惠子見. 君曰:.

객출, 혜자견. 군왈:. 혜자가 들어오자 혜왕이 말했다.

「客, 大人也,

「객, 대인야, “그 손님은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聖人不足以當之.」

성인부족이당지.」 성인이라도 그보다 못할 것입니다.”

惠子曰:

혜자왈: 혜자가 말했다.

「夫吹筦也,

「부취관야, “피리를 불면

猶有嗃也.

유유학야. 피리소리가 나지만,

吹劍首者,

취검수자, 칼자루 끝에 뚫린 구멍을 불면

吷而已矣.

혈이이의. 바람 소리만 날 뿐입니다.

堯舜, 人之所譽也.

요순, 인지소예야. 요와 순은 사람들이 칭송하는 사람들입니다.

道堯舜於戴晉人之前,

도요순어대진인지전, 하지만 요와 순을 대진인에게 비교하여 얘기하면

譬猶一吷也.」

비유일혈야.」 입에서 나는 바람 소리에 불과한 존재입니다.”

옛 사람들은 본성을 완전하게 갖추고 있어서,

그들은 신명(神明)에 합치되고,

하늘과 땅에 어울려

만물을 생육시키고,

세상 사람들을 화합하게 하여

은혜와 혜택이 온 백성들에게 미쳤다.

그들은 근본적인 원리에도 밝았지만,

말단적인 법도도 잘 적용시켰다.

- 장자(잡편) ; 제33편 천하[3]-

 

古之人其備乎!

고지인기비호! 옛 사람들은 본성을 완전하게 갖추고 있어서,

配神明,

배신명, 그들은 신명(神明)에 합치되고,

醇天地,

순천지, 하늘과 땅에 어울려

育萬物,

육만물, 만물을 생육시키고,

和天下,

화천하, 세상 사람들을 화합하게 하여

澤及百姓,

택급백성, 은혜와 혜택이 온 백성들에게 미쳤다.

明於本數,

명어본수, 그들은 근본적인 원리에도 밝았지만,

係於末度,

계어말도, 말단적인 법도도 잘 적용시켰다.

六通四辟,

육통사벽, 그들의 도는 천지사방으로 통하여

小大精粗,

소대정조, 크고 작고 가늘고 굵은 것 등은

其運无乎不在.

기운무호부재. 모든 사물의 운행에 도가 적용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其明而在數度者,

기명이재수도자, 그것이 분명히 원리와 법도로서 나타나 있는 것은

舊法世傳之史,

구법세전지사, 옛날의 법이나 세상에 전해지는 역사서들에

尙多有之.

상다유지. 아직도 많이 기록되어 있다.

其在於詩書禮樂者,

기재어시서예악자, 그리고 그것이 시경, 서경, 예경, 악경 등에 기록되어 있는 것들은

鄒魯之士搢紳先生,

추노지사진신선생, 추 땅과 노나라의 선비들과 유학자들이

多能明之.

다능명지. 대부분 밝혀 놓고 있다.

其數散於天下

기수산어천하 그들의 법도가 온 천하에 퍼져서

而設於中國者,

이설어중국자, 중국에 유행하게 된 것을 보면,

百家之學

백가지학 백가(百家)들의 학문 중에서

時或稱而道之.

시혹칭이도지. 간혹 그들을 칭찬하고 따르기도 한다.

[참고] 시경은 사람들의 뜻을 서술한 것이고, 서경은 사건들을 서술한 것이며, 예경은 행동에 대해 서술한 것이고, 악경은 조화에 대해 서술한 것이다. 역경은 음양의 변화에 대해 서술한 것이고, 춘추는 명분에 대해 서술한 것이다.


여러 가지 일에 평상적으로 종사하고,

먹고 입는 것을 위주로 삼으며,

가축을 늘이고 재물을 모으며,

노인과 어린아이와 외로운 사람과 과부들을 마음에 두고

모두를 양육해 주는 것이

백성들의 원리인 것이다.

- 장자(잡편) ; 제33편 천하[2]-

 

不離於宗,

불리어종, 대종(大宗)으로부터 떨어지지 않은 것을

謂之天人.

위지천인. 천인(天人)이라 한다.

不離於精,

불리어정, 깨끗하고 순수함으로부터 떨어지지 않은 것을

謂之神人.

위지신인. 신인(神人)이라 한다.

不離於眞,

불리어진, 참된 것으로부터 떨어지지 않은 것을

謂之至人,

위지지인, 지인(至人)이라 한다.

以天爲宗,

이천위종, 하늘을 대종으로 삼고,

以德爲本,

이덕위본, 덕을 근본으로 삼고,

以道爲門,

이도위문, 도를 드나드는 문으로 삼고,

兆於變化,

조어변화, 모든 변화를 초월하는 사람을

謂之聖人.

위지성인. 성인(聖人)이라 한다.

以仁爲恩,

이인위은, 어짊을 은혜로운 것으로 삼고,

以義爲理,

이의위리, 의로움을 원리로 삼고,

以禮爲行,

이례위행, 예의를 행동 기준으로 삼고,

以樂爲和,

이락위화, 음악을 조화의 방법으로 삼고,

薰然慈仁,

훈연자인, 훈훈하게 자애로운 사람을

謂之君子.

위지군자. 군자(君子)라 한다.

以法爲分,

이법위분, 법으로 분계(分界)를 삼고

以名爲表,

이명위표, 명분으로 의표(儀表)를 삼고,

以參爲驗,

이삼위험, 여러 가지 일을 참고하는 것으로 징험을 삼고,

以稽爲決,

이계위결, 고찰하는 것으로 시비의 판단을 내려

其數一二三四是也,

기수일이삼사시야, 그 방법이 숫자를 하나, 둘, 셋, 넷 하고 세는 것처럼 분명한 것으로서

百官以此相齒,

백관이차상치, 여러 관리들은 서로 어울려 나라를 위해 일한다.

以事爲常,

이사위상, 여러 가지 일에 평상적으로 종사하고,

以衣食爲主,

이의식위주, 먹고 입는 것을 위주로 삼으며,

以蕃息畜藏爲意,

이번식축장위의, 가축을 늘이고 재물을 모으며,

老弱孤寡

노약고과 노인과 어린아이와 외로운 사람과 과부들을 마음에 두고

皆有以養,

개유이양, 모두를 양육해 주는 것이

民之理也.

민지리야. 백성들의 원리인 것이다.

 

성인도 생겨난 근원이 있고,

왕도도 이루어진 근원이 있는데,

모두가 한 가지 道에 근원을 두고 있는 것이다.

- 장자(잡편) ; 제33편 천하[1]-

 

天下之治方術者多矣,

천하지치방술자다의, 천하에는 도술을 닦는 사람들이 많다.

皆以其有爲不可加矣.

개이기유위불가가의. 그리고 자기가 닦은 것으로 그 위에 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古之所謂道術者,

고지소위도술자, 그러나 옛날의 도술이라는 것은

果惡乎在?

과악호재?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이었는가?

 

曰:「无乎不在.」

왈:「무호불재.」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란 없었다.

曰:「神何由降?

왈:「신하유강? 그러면 신령함은 어디로부터 내려왔으며,

明何由出?」 」

명하유출?」 명철함은 어디로부터 나온 것인가?

 

「聖有所生,

「성유소생, 성인도 생겨난 근원이 있고,

王有所成,

왕유소성, 왕도도 이루어진 근원이 있는데,

皆原於一.

개원어일.」 모두가 한 가지 도에 근원을 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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