涸轍之鮒 고사의 출전이다.

학철지부 (涸轍之鮒)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에 있는 붕어" 곤궁한 처지나 다급한 위기를 비유한 말.

장자의 초월적 상상력이 더욱번뜩이는 대목이다.

저는 한 말이나 몇 됫박의 물만 있으면 살 수 있습니다.

선생의 말대로 하려면

차라리 저를 건어물 가게에 가서 찾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 장자(잡편) ; 제26편 외물[2]-

 

莊周家貧,

장주가빈, 장자가 집이 가난하여

故往貸粟於監河侯.

고왕대속어감하후. 감하후에게 곡식을 빌리러 갔다.

監河侯曰:

감하후왈: 감하후가 말했다.

「諾.

「낙. “좋습니다.

我將得邑金,

아장득읍금, 영지의 세금을 거둬들여

將貸子三百金, 可乎?」

장대자삼백금, 가호?」 선생에게 삼백금을 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떻습니까?”

莊周忿然作色曰:

장주분연작색왈: 장자는 화가나 얼굴빛이 변하며 말했다.

「周昨來,

「주작래, “내가 어제 이곳에 오는데

有中道而呼者.

유중도이호자. 나를 부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周顧視車轍中,

주고시차철중, 돌아다보니 수레바퀴자국 가운데에 있는

有鮒魚焉.

유부어언. 붕어였습니다.

周問之曰:

주문지왈: 내가 물었다.

‘鮒魚來!

‘부어래! 「붕어야,

子何爲者邪?’

자하위자사?’ 너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

對曰:

대왈: 붕어가 대답했습니다.

「我, 東海之波臣也.

「아, 동해지파신야. 「저는 동해 용왕의 신하입니다.

君豈有斗升之水而活我哉?’

군기유두승지수이활아재?’ 한 말이나 몇 됫박의 물이 있으면 저를 살려주십시오.」

周曰:

주왈: 내가 말했습니다.

‘諾.

‘낙. 「좋다.

我且南遊吳越之土,

아차남유오월지토, 내가 남쪽의 오나라와 초나라의 임금을 설득시켜

激西江之水而迎子, 可乎?’

격서강지수이영자, 가호?’ 」 서강의 물을 끌어다가 너를 맞이하도록 하겠다. 어떠냐?」

鮒魚忿然作色曰:

부어분연작색왈:붕어는 성이 나서 얼굴빛이 변하며 말했습니다.

‘吾失我常與,

‘오실아상여, 「저는 제가 늘 필요로 하는 물을 잃고 있어서

我无所處.

아무소처. 당장 몸 둘 곳이 없습니다.

吾得斗升之水然活耳,

오득두승지수연활이, 저는 한 말이나 몇 됫박의 물만 있으면 살 수 있습니다.

君乃言此,

군내언차, 선생의 말 대로하려면

曾不如早索我於枯魚之肆!’

증불여조색아어고어지사!’」 차라리 저를 건어물 가게에 가서 찾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믿지 못할 세상일에 사로잡히지 마라

- 장자(잡편) ; 제26편 외물[1]-

 

外物不可必,

외물불가필, 외부의 사물들은 절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다.

故龍逢誅,

고용봉주, 그렇기 때문에 용봉은 충신이면서도 처형당했고,

比干戮,

비간륙, 비간은 충간을 하다가 죽임을 당했다.

箕子狂,

기자광, 그리고 주왕의 서형 기자는 미친 척하고 살았고,

惡來死,

악래사, 간신 악래도 죽음을 당하였으며,

桀紂亡.

걸주망. 걸왕과 주왕도 결국은 멸망했다.

人主莫不欲其臣之忠,

인주막불욕기신지충, 임금이라면 누구나 그의 신하들이 충성스럽기를 바라지만,

而忠未必信,

이충미필신, 충신이라고 반드시 신임을 받는 것은 아니다.

故伍員流于江,

고오원류우강, 그래서 오나라 오자서는 충신이면서도 사형을 당하여 시체가 강물에 던져졌고,

萇弘死于蜀,

장홍사우촉, 주나라 장홍은 죄 없이 촉 땅에서 죽어야 했다.

藏其血三年

장기혈삼년 그를 장사 지낸 지 3년 만에

而化爲碧.

이화위벽. 그의 피는 변하여 푸른 구슬이 되었다 한다.

人親莫不欲其子之孝,

인친막불욕기자지효, 부모라면 누구나 자식이 효성스럽기를 바란다.

而孝未必愛,

이효미필애, 그러나 효자라고 반드시 사랑 받는 것은 아니다.

故孝己憂

고효기우 그래서 은나라의 효기는 계모로 인해 근심 속에 살았고,

而曾參悲.

이증삼비. 증삼은 아버지의 미움을 사서 슬픔 속에 지냈다.

木與木相摩則然,

목여목상마칙연, 나무와 나무를 비비면 불이 붙고,

金與火相守則流.

김여화상수칙유. 쇠가 불 속에 오래 있으면 녹는다.

陰陽錯行,

음양착행, 음과 양의 기운이 섞이면

則天地大絯,

즉천지대해, 하늘과 땅이 크게 놀라 움직인다.

於是乎有雷有霆,

어시호유뢰유정, 그래서 천둥과 번개가 생기는 것이다.

水中有火,

수중유화, 그래서 빗줄기 속에서도 벼락에 맞아

乃焚大槐,

내분대괴, 큰 느티나무가 불타기도 하는 것이다.

有甚憂兩陷

유심우량함 사람에게는 큰 근심이 있는데 이해(利害)라는 것으로, 두 가지 중 어느 곳에 치우쳐도

而无所逃,

이무소도, 그 피해로부터 도망칠 길이 없다.

螴蜳不得成,

진윤부득성, 언제나 두려워함으로써 아무 일도 이루지 못하게 되며,

心若懸於天地之間,

심약현어천지지간, 그의 마음은 하늘과 땅 사이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불안하기만 하다.

慰暋沈屯,

위민침둔, 또 고민이 마음에 있어 근심에 잠기게 되며,

利害相摩,

리해상마, 이해에 관한 생각이 마찰을 일으켜

生火甚多,

생화심다, 불같은 욕망을 낳는다.

衆人焚和,

중인분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의 화기(和氣)를 불태우게 된다.

月固不勝火,

월고불승화, 마음을 달처럼 비워 맑아도 본래 사람은 불같은 욕망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다.

於是乎有僓然而道盡.

어시호유퇴연이도진. 그래서 그의 모든 것이 무너져 올바른 도리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논리를 위한 논리는 무가치한 이론이다

- 장자(잡편) ; 제33편 천하[18]-

 

然惠施之口談,

연혜시지구담, 혜시는 자기의 말을

自以爲最賢,

자이위최현, 스스로 가장 현명한 것이라 생각했다.

曰天地其壯乎!

왈천지기장호! 그는 하늘과 땅만이 자신의 이론보다 위대하다고 했다.

施存雄而无術.

시존웅이무술. 혜시는 천하에 자신을 드러내려고만 했지 아무런 도술도 없었다.

南方有倚人焉曰黃繚,

남방유의인언왈황료, 남방에 황료라 부르는 기인이 있었다.

問天地所以不墜不陷,

문천지소이불추불함, 그가 하늘과 땅이 떨어지지도 않고 꺼지지도 않는 이유나,

風雨雷霆之故.

풍우뢰정지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벼락이 치고 번개가 치는 까닭을 묻자,

惠施不辭而應,

혜시불사이응, 혜시는 조금도 사양하지도 생각해보지도 않고 즉시 대답했다.

不慮而對,

불려이대,

徧爲萬物說,

편위만물설, 두루 만물에 대해 이론을 세웠다.

說而不休,

설이불휴, 그런 것들을 쉬지 않고 논하여,

多而无已, ,

다이무이, 한없이 많은 말을 하였는데도

猶以爲寡

유이위과, 아직도 모자란다고 생각하고

益之以怪.

익지이괴. 더욱 괴상한 학설을 보태어 갔다.

以反人爲實,

이반인위실, 그는 사람들과 대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而欲以勝人爲名,

이욕이승인위명, 남을 이겨내는 것으로 명성을 쌓으려 하고 있다.

是以與衆不適也.

시이여중불적야. 그래서 여러 사람들과 화합하지 못하는 것이다.

弱於德,

약어덕, 덕을 닦는 일에는 빈약하면서도

强於物,

강어물, 물건에의 집착은 강하여,

其塗隩矣.

기도오의. 그의 도는 비뚤어져 있다

由天地之道觀惠施之能,

유천지지도관혜시지능, . 하늘과 땅의 도로 혜시의 능력을 본다면

其猶一蚊一蝱之勞者也.

기유일문일맹지로자야. 그것은 마치 한 마리의 모기나 한 마리의 등에가 수고하는 것이나 같은 것이다.

其於物也何庸!

기어물야하용! 그가 물건에 집착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夫充一尙可,

부충일상가, 그가 도의 일단(一端)을 충당할 수 있다 해도 되겠지만,

曰愈貴道, 幾矣!

왈유귀도, 기의! 그 변론이 도보다 귀하다고 하니 위태로운 일이다.

惠施不能以此自寧,

혜시불능이차자녕, 혜시는 이것으로써 스스로를 편안케 하지 못하고

散於萬物而不厭,

산어만물이불염, 만물에 대해 관심을 분산시켜 만족할 줄 모르면서도,

卒以善辯爲名.

졸이선변위명. 마침내는 변론을 잘한다는 것으로서 명성을 얻은 것이다.

惜乎! 惠施之才,

석호! 혜시지재, 아깝다! 혜시의 재능이여.

駘蕩而不得,

태탕이불득, 방탕하게 행동하여 참된 도를 터득하지 못했고,

逐萬物而不反,

축만물이불반, 만물을 뒤쫓음으로서 자기 본성으로 되돌아갈 줄을 모르고 있다.

是窮響以聲,

시궁향이성, 이것은 울림이 나오는 곳을 찾으려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나,

形與影競走也.

형여영경주야. 자기 몸과 그림자를 경주시킨 것이니

悲夫!

비부! 슬프도다.


혜시는 궤변론자이다

- 장자(잡편) ; 제33편 천하[17]-

 

卵有毛,

란유모, 「계란에도 털이 있고,

鷄三足,

계삼족, 닭에는 세 개의 다리가 있다.

郢有天下,

영유천하, 영땅에도 천하가 있다.

犬可以爲羊,

견가이위양, 개는 양이 될 수 있다.

馬有卵,

마유란, 말에도 알이 있다.

丁子有尾,

정자유미, 두꺼비에도 꼬리가 있다.

火不熱,

화불열, 불은 뜨겁지 않다.

山出口,

산출구, 산에도 입이 있다.

輸不碾地,

수불년지, 수레바퀴는 땅에 닿지 않는다.

目不見,

목불견, 눈은 물건을 보지 못한다.

指不至,

지부지, 특정한 물건의 지적은 모든 것을 표현하지 못한다.

至不絶,

지불절, 물건은 없어지지 않는다.

龜長於蛇,

구장어사, 거북이가 뱀보다 길다.

矩不方,

구불방, 굽은 자는 네모꼴을 만들지 못한다.

規不可以爲圓,

규불가이위원, 그림쇠로는 원을 만들지 못한다.

鑿不圍枘,

착불위예, 구멍에 넣는 쐐기는 구멍이 가두지 못한다.

飛鳥之景未嘗動也,

비조지경미상동야, 나는 새의 그림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鏃矢之疾

족시지질 나는 화살에도

而有不行不止之時,

이유불행불지지시, 나가지도 않고 멈추지도 않는 순간이 있다.

狗非犬,

구비견, 보통 개는 멍멍 짖는 개가 아니다.

黃馬驪牛三.

황마려우삼. 누런 말과 검은 말은 세 마리이다.

白狗黑,

백구흑, 흰 개도 검은 것과 같다.

孤駒未嘗有母,

고구미상유모, 외로운 망아지에게는 어미가 없었다.

一尺之捶,

일척지추, 한 자 길이의 회초리를

日取其半,

일취기반, 매일 부러뜨려도

萬世不竭.

만세불갈. 만년이 지나도록 없어지지 않는다.」

辯者以此與惠施相應,

변자이차여혜시상응, 변사들은 이런 것으로써 혜시와 응답하며

終身无窮.

종신무궁. 평생토록 그치지 않았다.

桓團公孫龍辯者之徒,

환단공손룡변자지도, 환단, 공손룡이 바로 이런 변사의 무리들이다.

飾人之心,

식인지심, 그들은 사람의 마음을 꾸미기도 하고,

易人之意,

역인지의, 사람의 뜻을 바꾸기도 했다.

能勝人之口,

능승인지구, 그들은 사람들의 이론은 이겨낼 수 있었지만

不能服人之心,

불능복인지심, 사람들의 마음을 잡지는 못했다.

辯者之囿也.

변자지유야. 이것이 변사들의 한계인 것이다.

惠施日以其知與人之辯,

혜시일이기지여인지변, 혜시는 매일처럼 그의 지혜를 사용하여 사람들과 변론함으로써

特與天下之辯者爲怪,

특여천하지변자위괴, 천하의 변사들과 함께 괴이한 이론을 이룩했다.

此其柢也.

차기저야. 이것이 그의 학설의 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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