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장자대역 계속입니다.

천하를 버리다

- 장자(잡편) ; 제28편 양왕[1]-

堯以天下讓許由,

요이천하양허유, 요가 천하를 허유에게 물려주려 하였으나

許由不受.

허유불수. 허유가 받지 않았다.

又讓於子州支父,

우양어자주지부, 다시 자주지부에게 물려 주려하니

子州支父曰:

자주지부왈: 자주지부가 말했다.

「以我爲天子,

「이아위천자, “저를 천자로 삼아주시겠다니

猶之可也.

유지가야. 좋기는 합니다만,

雖然, 我適有幽憂之病,

수연, 아적유유우지병, 저는 심한 우울증에 걸려 있어

方且治之,

방차치지, 치료하고 있는 중입니다.

未暇治天下也.」

미가치천하야.」 천하를 다스릴 만한 여력이 없습니다.”

夫天下至重也,

부천하지중야, 천하가 귀한 것이기는 하나

而不以害其生,

이불이해기생,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자기의 삶을 손상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又况他物乎!

우황타물호! 하물며 다른 사물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唯无以天下爲者,

유무이천하위자, 오직 천하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可以托天下也.

가이탁천하야. 천하를 맡길 수 있는 것이다.

舜讓天下於子州支伯.

순양천하어자주지백. 순이 천하를 자주지백에게 맡기려하니

子州支伯曰:

자주지백왈: 자주지백이 말했다.

「予適有幽憂之病,

「여적유유우지병, “제가 심한 우울증에 걸려 있어서

方且治之,

방차치지, 병을 고치고 있는 중입니다.

未暇治天下也.」

미가치천하야.」 천하를 다스릴 만한 겨를이 없습니다.”

故天下大器也,

고천하대기야, 본래 천하란 큰 그릇이기는 하지만

而不以易生,

이불이역생, 그것으로 자기의 목숨과 바꾸지는 앉겠다는 것이다.

此有道者之所以異乎俗者也.

차유도자지소이이호속자야. 이것이 도를 터득한 사람과 세속적인 사람과의 차이이다.

舜以天下讓善卷, 善卷曰:

순이천하양선권, 선권왈: 순이 천하를 선권에게 물려주려 하니 선권이 말했다.

「余立於宇宙之中,

「여립어우주지중, “저는 이 우주 안에 서서,

冬日衣皮毛,

동일의피모, 겨울에는 털옷을 입고,

夏日衣葛絺.

하일의갈치. 여름에는 칡·베옷을 입으며,

春耕種,

춘경종, 봄이면 땅을 갈아 씨를 뿌리고,

形足以勞動.

형족이로동. 몸은 일하기에 족할 만큼 튼튼하며,

秋收斂,

추수렴, 가을에는 곡식을 거둬들여

身足以休食.

신족이휴식. 몸을 편히 쉴 수 있습니다.

日出而作,

일출이작, 해가 뜨면 나가 일하고

日入而息,

일입이식, 해가 지면 집에 돌아와 쉬면서,

逍遙於天地之間

소요어천지지간 천지 사이를 유유히 소요하며

而心意自得.

이심의자득. 마음은 한가롭게 자득하고 있습니다.

吾何以天下爲哉!

오하이천하위재! 어찌 천하 따위를 일삼겠습니까?

悲夫,

비부, 슬프도다.

子之不知余也!」

자지부지여야!」 당신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遂不受.

수불수. 마침내 그는 천하를 받지 않고

於是去而入深山,

어시거이입심산, 나라를 떠나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는데,

莫知其處.

막지기처. 그가 있는 곳을 알 수가 없었다.

舜以天下讓其友石戶之農,

순이천하양기우석호지농, 순이 천하를 그의 벗인 석호의 농부에게 물려주려 하니

石戶之農曰:

석호지농왈: 석호의 농부가 말했다.

「捲捲乎后之爲人,

「권권호후지위인, “부지런도 하시군. 사람됨이여.

葆力之士也!」

보력지사야!」 당신도 꽤나 억척스런 사람이야.”

以舜之德爲未至也,

이순지덕위미지야, 그는 순의 덕이 지극하지 못하다고 여겼던 것이다.

於是夫負妻戴,

어시부부처대, 그리하여 부부가 손을 잡고

攜子以入於海,

휴자이입어해, 자식들을 이끌고 바다 속의 섬으로 들어가

終身不反也.

종신불반야. 평생 돌아오지 않았다.

 

 

크게 결백한 사람은 더러운 것 같이 행동하고,

덕이 큰 사람은 덕이 부족한 듯이 행동하는 것이다.” - 장자(잡편) ; 제27편 우언[6]-

 

陽子居南之沛,

양자거남지패, 양자거가 남쪽 패땅에서 여행을 할 때,

老聃西遊於秦,

노담서유어진, 노자도 서쪽으로 진나라 일대를 여행하고 있었다.

邀於郊,

요어교, 양자거는 패땅의 교외로 영접을 나가,

至於梁而遇老子.

지어양이우노자. 양땅에 이르러 노자를 만났다.

 

老子中道仰天而歎曰:

노자중도앙천이탄왈: 노자는 오는 도중에 하늘을 보고 탄식하며 말했다.

「始以汝爲可敎,

「시이여위가교, “처음에는 그대를 가르칠만하다고 생각했는데

今不可也.」

금불가야.」 지금 보니 안되겠다.”

 

陽子居不答.

양자거불답. 양자거는 대답도 하지 않고

至舍,

지사, 숙사로 돌아와

進盥漱巾櫛,

진관수건즐, 세숫대야와 양치질 물과 수건과 빗을 노자에게 올린 다음,

脫屨戶外,

탈구호외, 문 밖에 신을 벗어놓고

膝行而前曰:

슬행이전왈: 무릎걸음으로 가서 말했다.

 

「向者弟子欲請夫子

「향자제자욕청부자 “조금 전에 저는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에 대해 여쭙고자 하였으나

夫子行不閒,

부자행불한, 선생님께서 틈이 없으신 것 같아

是以不敢. 시이불감. 여쭙지 못했습니다.

今閒矣,

금한의, 지금은 한가하신 듯하니

請問其過.」

청문기과.」 그 까닭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老子曰:

노자왈: 노자가 말했다.

「而睢睢盱盱,

「이휴휴우우, “그대는 눈을 부릅뜨고 있으니

而誰與居?

이수여거? 누가 그대와 더불어 지내겠는가?

大白若辱,

대백약욕, 크게 결백한 사람은 더러운 것 같이 행동하고,

盛德若不足.」

성덕약부족.」 덕이 큰 사람은 덕이 부족한 듯이 행동하는 것이다.”

 

陽子居蹴然變容曰:

양자거축연변용왈: 양자거는 송구스러운 듯이 얼굴빛을 바꾸면서 말했다.

「敬聞命矣!」

「경문명의!」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其往也,

기왕야, 전에는

舍者迎將,

사자영장, 같은 여관에서 묵는 사람들이 그를 마중하고 전송하였고,

其家公執席,

기가공집석, 여관 주인은 방석을 날라왔고,

妻執巾櫛,

처집건즐, 주인의 처는 수건과 빗을 갖다 주었으며,

舍者避席,

사자피석, 여관에 묵는 사람들은 그를 보면 자리를 피했고,

煬者避竈.

양자피조. 불을 때던 사람들도 그를 보면 아궁이 앞을 피해갔다.

 

其反也,

기반야, 그러나 그가 다시 돌아가자

舍者

사자 여관에 묵는 사람들이

與之爭席矣.

여지쟁석의. 그와 자리를 다투면서 어울리게 되었다.

 


불빛과 햇빛이 비칠 때 나는 나타나지만

그늘 속이거나 밤이 되면 나는 사라집니다.

- 장자(잡편) ; 제27편 우언[5]-

罔兩問於景曰:

망량문어경왈: 망양(罔兩)들이 그림자에게 물었다.

「若向也俯而今也仰,

「약향야부이금야앙, “조금 전에는 몸을 굽히고 있었는데 지금은 젖히고 있고,

向也括撮而今也被髮,

향야괄촬이금야피발, 조금 전에는 머리를 묶고 있었는데 지금은 풀어헤치고 있으며,

向也坐而今也起,

향야좌이금야기, 조금 전에는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일어나 있고,

向也行而今也止,

향야행이금야지, 조금 전에는 걷고 있었는데 지금은 멈춰 서 있습니다.

何也?」

하야?」 어째서입니까?”

景曰:

경왈: 그림자가 말했다.

「搜搜也,

「수수야,

奚稍問也!

해초문야! “어째서 그런 쓸데없는 것을 묻습니까?

予有而不知其所以.

여유이부지기소이. 나는 존재하고 있지만 그 까닭을 알지 못합니다.

予, 蜩甲也, 蛇蛻也,

여, 조갑야, 사태야, 나는 매미 껍질이나 뱀의 껍질과

似之而非也.

사지이비야. 비슷하지만 같지는 않습니다.

火與日, 吾屯也.

화여일, 오둔야. 불빛과 햇빛이 비칠 때 나는 나타나지만

陰與夜, 吾代也.

음여야, 오대야. 그늘 속이거나 밤이 되면 나는 사라집니다.

彼吾所以有待邪?

피오소이유대사? 불과 해는 내가 의지하는 대상입니다.

而況乎以无有待者乎!

이황호이무유대자호! 그러니 하물며 의지하는 대상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彼來則我與之來,

피래칙아여지래, 그것들이 오면 나도 따라서 오고,

彼往則我與之往,

피왕칙아여지왕, 그것들이 가면 나도 따라 갑니다.

彼强陽則我與之强陽.

피강양칙아여지강양. 그것들이 움직이면 나도 따라 움직입니다.

强陽者又何以有問乎!」

강양자우하이유문호!」 격렬하게 움직이는 것에 대해 왜 내게 묻는 것입니까?”

 

 

장자(잡편) ; 제27편 寓言(우언) 제3장

근원을 알 수 없는 삶과 죽음에 집착하지 말라-

 

顔成子游謂東郭子綦, 曰:

안성자유위동곽자기, 왈:

안성자유가 스승인 동곽자기에게 말했다.

自吾聞子之言,

「자오문자지언, “제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一年而野,

일년이야, 일년만에 헛된 마음을 버려 소박해졌고,

二年而從,

이년이종, 이 년 만에 밖의 사물에 순종하게 되었고,

三年而通,

삼년이통, 삼년만에 모든 사물들에 통달하게 되었고,

四年而物,

사년이물, 사년만에 저 자신과 물건이 합치되게 되었고,

五年而來,

오년이래, 오년만에 모든 물건이 저를 따르게 되었고,

六年而鬼入,

육년이귀입, 육년만에 신명으로 모든 사물에 대해 깨우치게 되었고,

七年而天成, 칠년이천성, 칠년만에 천지자연과 합치되게 되었고,

八年而不知死,

팔년이불지사, 팔년만에 죽음도 모르고

不知生,

부지생, 삶도 모르게 되었으며,

九年而大妙.」

구년이대묘.」 구년만에 위대한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生有爲, 死也.

생유위 사야, 억지로 일을 꾸미면 멸망하나니

勸公以其私

권공이기사,  사사로운 지혜로 공평한 천도(天道)를 도와야 한다.

以其死也,

이기사야, 사람의 죽음은

有自也.

유자야. 모두 그 까닭이 있다.

而生陽也,

이생양야, 삶은 양(陽)의 기운이 움직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无自也.

무자야. 근원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而果然乎?

이과연호? 그러나 과연 그럴까?

 

惡乎其所適?

오호기소적?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

惡乎其所不適?

오호기소불적? 어떻게 가는 곳이 없을 수 있는가?

川有曆數,

천유역수, 하늘에는 천체운행의 법도가 있고,

地有人據,

지유인거, 땅에는 평평하고 험한 상태가 있다.

吾惡乎求之?

오오호구지? 그러나 우리는 어디에서 생사의 문제를 알아볼 것인가?

 

莫知其所終,

막지기소종, 생명이 끝나는 곳을 알 수가 없는 것이라면

若之何其无命也?

약지하기무명야? 어째서 천명이 없다고 하겠는가?

莫知其所始,

막지기소시, 생명이 시작되는 곳을 알 수가 없는 것이라면

若之何其有命也?

약지하기유명야? 어째서 천명이 있다고 하겠는가?

有以相應也,

유이상응야, 물건과 정신이 서로 호응하는 것이 있다면

若之何其无鬼邪?

약지하기무귀사? 어째서 귀신이 없다고 하겠는가?

无以相應也,

무이상응야, 서로 호응하는 것이 없다면

若之何其有鬼邪?

약지하기유귀사? 어째서 귀신이 있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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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잡편)]第27篇 寓言(우언) - 4.<근원을 알 수 없는 삶과 죽음에 집착하지 마라>(4/6)

장자(莊子) 雜篇 第27篇 寓言(우언) 제3장<교훈적이나 풍자적인 내용을 지닌 짤막한 말>4.<근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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