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는 삶에도 작용하고 죽음에도 작용하며,

생겨나는 데도 작용하고 없어지는 데도 작용한다.

없어지고 생겨나게 하면서도 그 형체는 드러나지 않는데,

이것을 천문(天門)이라 부른다.

- 장자(잡편) ; 제23편 경상초[8]-

 

道通.

도통. 도는 만물에 통하면서도

其分也成也,

기분야성야, 분별을 하기도 한다.

其成也毁也.

기성야훼야. 또한 이루어지는 것도 무너지는 것도 모두 도에 의해 행해진다.

所惡乎分者,

소악호분자, 다만 분별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其分也以備.

기분야이비. 분별함으로써 모든 것이 자기에게 갖추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所以惡乎備者,

소이악호비자, 자기에게 갖추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其有以備.

기유이비. 밖에 존재하는 것이 자기에게만 모두 갖추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故出而不反,

고출이불반, 그러므로 밖으로만 나가고 자기 본성으로 되돌아오지 않으면,

見其鬼.

견기귀. 그는 죽어 귀신이 될 것이다.

出而得,

출이득, 밖으로만 나가고도 얻는 것이 있다면,

是謂得死.

시위득사. 바로 죽음을 얻을 것이다.

滅而有實,

멸이유실, 이미 그의 본성이 멸망되었다면 실제로 살고 있어도

鬼之一也.

귀지일야. 이미 죽어 귀신이 되어 있는 것과 같다.

以有形者

이유형자 형체가 있는 몸으로써

象无形者而定矣.

상무형자이정의. 형체가 없는 도를 본받아야 안정되는 것이다.

出无本,

출무본, 만물이 태어나지만 그 근본은 없는 것이며,

入无竅.

입무규. 이승을 떠나는 것도 들어가는 구멍이 있는 것이 아니다.

有實而无乎處,

유실이무호처, 존재하고는 있지만 차지할 장소는 무한하고,

有長而无乎本剽,

유장이무호본표, 영원히 존재하여 시작과 끝이 없는 것이다.

有所出而

유소출이 태어나기는 하지만

無竅者有實.

무규자유실. 들어갈 구멍이 없기 때문에 존재가 있는 것이다.

有實而无乎處者,

유실이무호처자, 존재는 하고 있지만 차지할 장소는 무한하다는 것은

宇也.

우야. 상하사방의 공간을 뜻한다.

有長而无本剽者,

유장이무본표자, 영원히 존재하며 시작과 끝이 없다는 것은

宙也.

주야. 예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시간을 뜻한다.

有乎生, 有乎死,

유호생, 유호사, 도는 삶에도 작용하고 죽음에도 작용하며,

有乎出, 有乎入,

유호출, 유호입, 생겨나는 데도 작용하고 없어지는 데도 작용한다.

入出而无見其形,

입출이무견기형, 없어지고 생겨나게 하면서도 그 형체는 드러나지 않는데,

是謂天門.

시위천문. 이것을 천문(天門)이라 부른다.

天門者,

천문자, 천문이란

无有也,

무유야, 존재로서는 무(無)인 것이다.

萬物出乎无有.

만물출호무유. 만물은 존재가 무인 데서 생겨난다.

有不能以有爲有,

유불능이유위유, 존재는 존재로부터 존재하게 되었다고 할 수 없다.

必出乎无有,

필출호무유, 반드시 존재가 무에서 생겨났다고 보아야 한다

而无有一无有.

이무유일무유. 그러나 존재가 무인 것은 한결같이 존재가 무인 것이다.

聖人藏乎是.

성인장호시. 성인은 이 경지에 몸을 두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피해는 음양의 기에 의한 것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하늘과 땅 사이에서는 그 재해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나 음양의 기 자체가 해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 장자(잡편) ; 제23편 경상초[7]-

 

備物以將形,

빗물이장형, 물건의 변화에 순종하는 성질을 갖추고 그 몸을 기르며,

藏不虞以生心,

장불우이생심, 물러나 잡된 생각을 하지 않는 자연적인 마음을 길러,

敬中以達彼,

경중이달피, 자기 본연의 성정을 지키며 외물의 변화에 통달해야 한다.

若是而萬惡至者,

약시이만악지자, 그렇게 해도 갖가지 악한 일이 닥치는 것은

皆天也,

개천야, 모두가 천명일 뿐

而非人也,

이비인야, 사람 탓은 아니다.

不足以滑成,

부족이활성, 그러므로 그런 것으로 안정된 마음을 어지럽혀서는 안 되며,

不可內於靈臺.

불가내어영대. 자기 마음속에 그 불행이 끼어들게 해서는 안 된다.

靈臺者有持,

영대자유지, 마음에는 정해진 것이 있는데,

而不知其所持,

이부지기소지, 무엇에 의해 정해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而不可持者也.

이불가지자야. [자연의 도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 자신이 그것을 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不見其誠己而發,

불견기성기이발, 자신의 마음을 자연의 도에 일치시키기도 전에 행동을 한다면,

每發而不當,

매발이부당, 행동을 할 때마다 자연의 도에 어긋나게 될 것이다.

業入而不舍,

업입이불사, 밖으로부터의 작용이 그의 마음에 끼어들어 와도 그 작용을 버리지 않는다면

每更爲失.

매갱위실. 언제나 자기의 본연을 잃게 될 것이다.

爲不善乎顯明之中者,

위불선호현명지중자, 선하지 않은 짓을 여러 사람들이 똑똑히 보는 가운데서 한다면

人得而誅之.

인득이주지. 사람들이 그를 잡아 벌할 것이다.

爲不善乎幽闇之中者,

위불선호유암지중자, 선하지 않은 행동을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두운 데서 한다면

鬼得而誅之.

귀득이주지. 귀신이 그를 잡아 벌할 것이다.

明乎人,

명호인, 사람들에 대해 분명하고

明乎鬼者,

명호귀자, 귀신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한,

然後能獨行.

연후능독행. 연후에야 스스로 도에 알맞은 행동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券內者,

권내자, 자기 내부에 대해 충실한 사람은

行乎无名.

행호무명. 이름을 바라지 않는 실행을 할 것이고,

券外者,

권외자, 외부에 대해 추구하는 사람은

志乎期費.

지호기비. 재물에 대한 뜻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行乎无名者,

행호무명자, 무명을 실천하는 사람은

唯庸有光.

유용유광. 언제나 변함없는 빛이 있을 것이다.

志乎期費者,

지호기비자, 재물을 추구하는 데 뜻을 둔 사람은

唯賈人也,

유고인야, 장사꾼과 같이 될 것이다.

人見其跂,

인견기기, 사람들은 그가 발돋움하여 자신을 크게 보이려 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데도

猶之魁然.

유지괴연. 자신은 혼자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與物窮者,

여물궁자, 물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추구하는 사람은

物入焉

물입언. 물건이 그의 마음에 끼어들게 된다.

與物且者,

여물차자, 물건에 대해 구차한 사람은

其身之不能容,

기신지불능용, 자신도 용납할 수 없을 것인데

焉能容人!

언능용인! 어떻게 남을 용납할 수가 있겠는가?

不能容人者无親,

불능용인자무친, 남을 용납할 수 없는 자는 친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无親者盡人.

무친자진인. 친한 사람이 없는 자는 남과 아무 관계도 끊어지게 될 것이다.

兵莫憯於志,

병막참어지, 무기도 뜻을 상하게 하는 것보다 심한 손상을 끼치지는 못한다.

鏌鎁爲下.

막야위하. 막야 같은 명검도 뜻을 손상시키기에는 무딘 것이다.

寇莫大於陰陽,

구막대어음양, 사람의 피해는 음양의 기에 의한 것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无所逃於天地之間.

무소도어천지지간. 하늘과 땅 사이에서는 그 재해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다.

非陰陽賊之,

비음양적지, 그러나 음양의 기 자체가 해치는 것이 아니라

心則使之也.

심즉사지야. 바로 그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하늘이 도와주는 사람을 천자(天子) 라고 한다

- 장자(잡편) ; 제23편 경상초[6]-

 

宇泰定者,

우태정자, 마음이 태연하고 안정되어 있는 사람은

發乎天光.

발호천광. 자연스러운 빛을 발한다.

發乎天光者,

발호천광자, 자연스러운 빛을 발하는 사람은

人見其人,

인견기인,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고.

物見其物.

물견기물. 만물은 본연의 모습을 지킨다.

人有修者,

인유수자, 마음이 닦인 사람은

乃今有恒.

내금유항. 언제나 일정한 덕을 지니고 있다.

有恒者,

유항자, 일정한 덕을 지닌 사람에게는

人舍之天助之.

인사지천조지. 사람들이 귀의하게 되고, 하늘이 그를 돕게 된다.

人之所舍,

인지소사, 사람들이 귀의하는 사람을

謂之天民.

위지천민. 천민(天民)이라고 한다.

天之所助,

천지소조, 하늘이 도와주는 사람을

謂之天子.

위지천자. 천자(天子:천연의 아들)라고 한다.

學者, 學其所不能學也.

학자, 학기소불능학야. 학자란 그가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려 한다.

行者, 行其所不能行也.

행자, 행기소불능행야. 일을 실행하는 사람은 그가 실행할 수 없는 것을 실행하려 한다.

辯者, 辯其所不能辯也.

변자, 변기소불능변야. 변론하는 자는 그가 변론할 수 없는 것들을 변론하려 한다.

知止乎其所不能知,

지지호기소불능지, 그가 알 수 없는 경지에 그칠 줄 아는 것이

至矣.

지의. 최상이다.

若有不卽是者,

약유부즉시자, 만약 여기에 따르지 않는 자가 있다면

天鈞敗之.

천균패지. 자연의 도가 그를 패망시킬 것이다.


밖이나 안으로 얽매여 있는 자는 도덕을 지닐 수 없다

- 장자(잡편) ; 제23편 경상초[5]-

 

南榮趎請入就舍,

남영주청입취사, 남영주는 노자 밑에 머물기를 자청하여,

召其所好,

소기소호, 그가 좋다고 생각하는 도덕을 추구하고,

去其所惡,

거기소악, 자기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버리자

十日自愁,

십일자수, 열흘 만에 근심이 멎었다.

復見老子.

복견노자. 그리고 나서 노자를 만났다.

老子曰:

노자왈: 노자가 말했다.

「汝自酒濯,

「여자주탁, “당신은 스스로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서

熟哉鬱鬱乎!

숙재울울호! 원숙한 기운이 서려 있는 듯하군요.

然而其中津津乎猶有惡也.

연이기중진진호유유악야. 그러나 아직도 마음속에 얼마간의 악한 기운이 남아 있는 듯합니다.

夫外韄者不可繁而捉,

부외획자불가번이착, 밖의 일에 마음이 얽매어 있는 자는 마음이 번거로워 자제를 할 수 없을 것이니,

將內揵.

장내건. 안으로 마음의 작용을 닫아야 합니다.

內韄者

내획자 자기 안의 마음에 얽매어 있는 사람은

不可繆而捉,

불가무이착, 생각이 뒤엉키어 자제를 할 수 없을 것이니,

將外揵.

장외건. 밖으로 보고 듣는 것을 닫아야 합니다.

外內韄者,

외내획자, 밖이나 안으로 얽매여 있는 자는

道德不能持,

도덕불능지, 도덕을 지닐 수 없을 것입니다.

而況放道而行者乎!」

이황방도이행자호!」 그러니 어찌 위대한 도를 따라 행동할 수 있겠습니까?”

南榮趎曰:

남영주왈: 남영주가 말했다.

「里人有病,

「리인유병, “마을 사람이 병들어

里人問之,

이인문지, 다른 사람이 문병을 갔을 때,

病者能言其病,

병자능언기병, 앓고 있는 사람이 자기 병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然其病病者,

연기병병자, 그러니 그 병을 얋는 사람은

猶未病也.

유미병야. 아직 중병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若趎之聞大道,

약주지문대도, 그런데 제가 선생님께 위대한 도에 대해 듣는다는 것은,

譬猶飮藥以加病也,

비유음약이가병야, 마치 약을 먹음으로써 병을 도지게 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趎願聞衛生之經而已矣.」

주원문위생지경이이의.」 저는 삶을 보양하는 방법에 대해 듣고 싶을 따름입니다.”

老子曰:

노자왈: 노자가 말했다.

「衛生之經,

「위생지경, “삶을 보양하는 방법이란

能抱一乎?

능포일호? 위대한 도 하나를 지니는 것이며,

能勿失乎?

능물실호? 자기 본성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能无卜筮而知吉凶乎?

능무복서이지길흉호? 점치는 것에 의해 자기의 길흉을 판단하려 들지 않아야 하고,

能止乎?

능지호? 자기 분수를 지킬 줄 알아야 하고,

能已乎?

능이호? 인위적인 행위를 그만둘 수 있어야 합니다.

能舍諸人而

능사제인이 남에 대한 관심을 버리고

求諸己乎?

구제기호? 자기를 충실히 지닐 수 있어야 합니다.

能翛然乎?

능소연호? 행동은 자연스러워야 하고,

能侗然乎?

능동연호? 마음은 거리낌이 없어야 하고,

能兒子乎?

능아자호? 아이처럼 순진할 수 있어야 합니다.

兒子終日嗥

아자종일호 아이는 하루 종일 울어도

而嗌不嗄,

이익불사, 목이 쉬지 않는데,

和之至也.

화지지야. 그것은 자연과 지극히 조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終日握而手不掜,

종일악이수불예, 또 하루 종일 주먹을 쥐고 있어도 손이 저리지 않는데

共其德也.

공기덕야. 그것은 자연의 덕과 일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終日視而目不瞚,

종일시이목불순, 하루 종일 보면서도 눈을 깜빡이지 않는데

偏不在外也.

편불재외야. 밖의 물건에 대해 치우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行不知所之,

행부지소지, 길을 가도 가는 곳을 알지 못하고,

居不知所爲,

거부지소위, 앉아 있어도 할 일을 알지 못합니다.

與物委蛇,

여물위사, 밖의 물건에 순응하고

而同其波.

이동기파. 자연의 물결에 자신을 맡깁니다.

是衛生之經已.」

시위생지경이.」 이것이 삶을 보양하는 방법입니다.”

南榮趎曰:

남영주왈: 남영주가 말했다.

「然則是至人之德已乎?」

「연칙시지인지덕이호?」 “그렇다면 이것이 지극한 사람의 덕이라는 것입니까?”

曰:

왈: 노자가 말했다.

「 非也.

「비야. “아닙니다.

是乃所謂氷解凍釋者, 能乎?

시내소위빙해동석자, 능호? 이것이 바로 어름이 풀려 물로 되돌아가는 것과 같은 상태를 얘기한 것입니다.

夫至人者,

부지인자, 지인이란

相與交食乎地,

상여교식호지 사람들과 더불어 땅 위에 함께 어울려 살고,

而交樂乎天

이교락호천, 자연을 함께 즐기는 사람입니다.

不以人物利害相攖,

불이인물리해상영, 사람과 물건이나 이익과 피해 때문에 남과 다투지 않으며,

不相與爲怪,

불상여위괴, 남들에 비해 괴상한 짓을 하지도 않고,

不相與爲謀,

불상여위모, 어떤 모의도 하지 않고,

不相與爲事,

불상여위사, 어떤 일도 이루려 들지 않습니다.

翛然而往,

소연이왕, 자연스럽게 갔다가

侗然而來.

동연이래. 아무 거리낌 없이 돌아옵니다.

是謂衛生之經已.」

시위위생지경이.」 이것을 삶을 보양하는 방법이라고도 말합니다.”

曰:

왈: 남영주가 말했다.

「然則是至乎?」

「연즉시지호?」 “그러면 그것으로 극치에 이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까?”

曰:

왈: 노자가 말했다.

「未也.

「미야. “아직 충분하지 못합니다.

吾固告汝曰:

오고고여왈: 내가 이미 당신에게 말하기를,

‘能兒子乎?’

‘능아자호?’ 아이와 같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兒子動不知所爲,

아자동불지소위, 아이란 움직이지만 자기가 하는 일을 알지 못하고,

行不知所之,

행부지소지, 걷지만 자기가 가는 곳을 알지 못합니다.

身若槁木之枝

신약고목지지 몸은 마른 나무의 가지와 같고,

而心若死灰.

이심약사회. 마음은 식은 재와 같습니다.

若是者,

약시자, 이런 사람에게는

禍亦不至,

화역부지, 재난도 닥칠 수 없고,

福亦不來.

복역불래. 행복도 찾아올 수 없습니다.

禍福无有,

화복무유, 재난도 행복도 있지 않은데

惡有人災也!」

오유인재야!」 어찌 사람의 재해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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