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자기 본성을 잃은 사람 입니다

- 장자(잡편) ; 제23편 경상초[4]-

 

 

南榮趎贏糧,

남영주영량, 남영주가 양식을 챙겨 짊어지고,

七日七夜至老子之所.

칠일칠야지노자지소. 칠일 밤낮이 걸려 노자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老子曰:

노자왈: 노자가 그에게 말했다.

「子自楚之所來乎?」

「자자초지소래호?」 “당신은 경상초가 있는 곳에서 오지 않았습니까?”

南榮趎曰:

남영주왈: 남영주가 말했다.

‘唯.’

‘유.’ “그렇습니다.”

 

老子曰:

노자왈: 노자가 말했다.

「子何與人偕來之衆也?」

「자하여인해래지중야?」 “어째서 함께 온 사람들이 그리도 많습니까?”

南榮趎懼然顧其後.

남영주구연고기후. 남영주는 놀라며 그의 뒤를 돌아보았다.

 

老子曰:

노자왈: 노자가 말했다.

「子不知吾所謂乎?」

「자부지오소위호?」 “내 말뜻을 모르겠습니까?”

 

南榮趎俯而慙,

남영주부이참, 남영주는 고개를 숙이고 부끄러워 하다가

仰而歎曰:

앙이탄왈: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며 말했다.

「今者吾忘吾答,

「금자오망오답, “지금 저는 대답할 말을 잊었습니다.

因失吾問.」

인실오문.」 그래서 질문하려던 말도 잊었습니다.”

 

老子曰:

노자왈: 노자가 말했다.

「何謂也?」

「하위야?」 “무슨 뜻입니까?”

 

南榮趎曰:

남영주왈: 남영주가 말했다.

「不知乎?

「부지호? “저에게 지혜가 없으면

人謂我朱愚.

인위아주우.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할 것이고,

知乎?

지호? 지혜가 많으면

反愁我軀.

반수아구. 도리어 저 자신을 괴롭힐 것입니다.

不仁則害人,

불인칙해인, 어질지 않으면 곧 남을 해치게 될 것이고,

仁則反愁我身.

인칙반수아신. 어질면 도리어 저 자신을 괴롭히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不義則傷彼,

불의칙상피, 의롭지 않으면 남에게 해를 가할 것이고,

義則反愁我己.

의칙반수아기. 의롭고 보면 도리어 저 자신을 괴롭히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我安逃此而可?

아안도차이가? 어떻게 해야 이런 처지를 면할 수 있겠습니까?

此三言者,

차삼언자, 이 세 가지가

趎之所患也,

주지소환야, 제가 걱정하는 문제입니다.

顧因楚而問之.」

고인초이문지.」 경상초의 소개로 선생님께 이것을 물으려고 왔습니다.”

 

老子曰:

노자왈: 노자가 말했다.

「向吾見若眉睫之間,

「향오견약미첩지간, “좀 전에 나는 당신의 두 눈썹 사이를 보고

吾因以得汝矣,

오인이득여의, 당신의 문제를 알았습니다.

今汝又言而信之.

금여우언이신지. 당신의 말을 듣고 나의 추측이 확실한 것을 알았습니다.

若規規然若喪父母,

약규규연약상부모, 당신은 골똘히 앉아서 고민하기를 자기 부모를 여읜 것처럼 하고,

揭竿而求諸海也.

게간이구제해야. 장대를 들고서 바다 깊이를 재려는 사람처럼 하고 있습니다.

女亡人哉,

여망인재, 당신은 자기 본성을 잃은 사람입니다.

 

惘惘乎!

망망호! 멍하니

汝欲反汝情性

여욕반여정성 당신은 당신의 성정으로 되돌아가려고 하지만

而无由入,

이무유입, 어떻게 할지를 모르고 있으니,

可憐哉!」

가련재!」 참으로 안됐습니다.”

 

 

 

마음을 번거롭게 쓰지 말아라

- 장자(잡편) ; 제23편 경상초[3]-

 

 

南榮趎蹴然正坐曰:

남영주축연정좌왈: 경상초의 제자 남영주가 크게 감동하여 자리를 고쳐 앉으며 말했다.

「若趎之年者已長矣,

「약주지년자이장의, “저처럼 이미 나이가 든 사람은

將惡乎託業以及此言邪?」

장오호탁업이급차언사?」 어떻게 수양을 해야 말씀하신 것처럼 될 수 있겠습니까?”

 

庚桑子曰:

경상자왈: 경상초가 말했다.

「全汝形,

「전여형, “자신의 육체를 완전히 하고

抱汝生

포여생 자신의 삶을 보전하며,

无使汝思慮營營.

무사여사려영영. 자신의 생각을 이리저리 쓰지 마십시오.

若此三年,

약차삼년, 그렇게 삼 년만 지나면

則可以及此言矣.」

즉가이급차언의.」 내가 말한 것처럼 될 수 있을 것입니다.”

 

南榮趎曰:

남영주왈: 남영주가 말했다.

「目之與形,

「목지여형, “눈의 형체로 말하자면

吾不知其異也,

오불지기이야, 장님도 우리와 다를 바 없지만,

而盲者不能自見.

이맹자불능자견. 장님은 보지 못합니다.

耳之與形,

이지여형, 귀의 형체로 말하자면

吾不知其異也,

오부지기이야, 귀머거리도 우리와 다를 바 없지만

而聲者不能自聞.

이성자불능자문. 귀머거리는 듣지 못합니다.

心之與形,

심지여형, 마음의 형체로 말하자면,

吾不知其異也,

오부지기이야, 미친 사람도 우리와 다를 바가 없지만

而狂者不能自得.

이광자불능자득. 미친 사람은 바른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形之與形亦辟矣,

형지여형역벽의, 형체와 형체들은 서로 비슷합니다.

而物或間之邪,

이물혹간지사, 그런데도 기능에는 차이가 나는 것은 어떤 물건이 그들 사이에 간격을 만들기 때문입니까?

欲相求而

욕상구이 도를 추구해 보려 해도

不能相得?

불능상득? 도를 터득할 수가 없습니다.

今謂趎曰:

금위주왈: 지금 제게 말씀하시기를

‘全汝形, 抱汝生,

‘전여형, 포여생, 「형체를 완전히 하고, 삶을 보전하며,

勿使汝思慮營營.’

물사여사려영영.’ 생각을 이리저리 쓰지 마라」라고 하셨는데,

趎勉聞道耳矣!」

주면문도이의!」 저는 억지로 도에 관해 듣기는 하였지만 겨우 귀에 들어만 왔을 뿐 마음으로 깨우치지는 못했습니다.”

 

庚桑子曰:

경상자왈: 경상초가 말했다.

「辭盡矣.

「사진의. “말로는 다 설명되었습니다.

奔蜂不能化藿蠋,

분봉불능화곽촉, 작은 나나니벌은 큰 벌레를 자기 새끼로 길러내지 못하고,

越鷄不能伏鵠卵,

월계불능복곡란, 작은 닭은 큰고니의 알을 부화시키지 못하지만,

魯鷄固能矣.

로계고능의. 큰 닭은 그것이 가능하다 했습니다.

鷄之與鷄,

계지여계, 닭과 닭을 놓고 볼 때

其德非不同也,

기덕비부동야, 그 덕은 모두가 같습니다.

 

有能與不能者,

유능여불능자, 그런데 한편은 가능하고 한편은 가능하지 못한 것은

其才固有巨小也.

기재고유거소야. 그들의 재능에 본시부터 크고 작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今吾才小,

금오재소, 지금 나의 재능은 작아서

不足以化子.

부족이화자. 당신을 교화시킬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子胡不南見老子!」

자호불남견노자!」 남쪽으로 가서 노자를 만나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큰 혼란의 근본은 요순시대에 생겨났다.

- 장자(잡편) ; 제23편 경상초[2]-

 

弟子曰:

제자왈: 경상초의 제자가 말했다.

「不然.

「불연.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夫尋常之溝,

부심상지구, 보통의 작은 도랑에서는

巨魚无所還其體,

거어무소환기체, 큰 고기는 몸을 돌릴 수도 없지만

而鯢鰌爲之制.

이예추위지제. 송사리나 미꾸라지는 마음대로 움직입니다.

步仞之丘,

보인지구, 한길 높이의 언덕에서는

巨獸无所隱其軀,

거수무소은기구, 큰 짐승들은 그의 몸을 감출 곳이 없지만

而[艹+辟+女]狐爲之祥.

이벽호위지상. 요사스러운 여우는 살기 좋은 곳으로 여깁니다.

且夫尊賢授能,

차부존현수능, 또한 현명한 사람을 존경하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벼슬을 주며,

先善與利.

선선여리. 착한 것과 의로운 것을 앞세우는 것은

自古堯舜以然,

자고요순이연, 예로부터 요순시대에도 그랬습니다.

而況畏壘之民乎!

이황외루지민호! 하물며 외루산 지역의 백성들만이 그렇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夫子亦聽矣!」

부자역청의!」 선생님께서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십시오.”

庚桑子曰:

경상자왈: 경상초가 말했다.

「小子來!

「소자래! “너희들은 가까이 오라.

夫函車之獸,

부함거지수, 수레를 한 입에 삼킬 만큼 큰 짐승도

介而離山,

개이리산, 홀로 떨어져 산에서 벗어나게 되면

則不免於罔罟之患.

즉불면어망고지환. 그물과 올가미의 재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呑舟之魚,

탄주지어, 배를 삼킬 만큼 큰 물고기도

碭而失水,

탕이실수, 뛰어올랐다가 잘못하여 물 밖으로 나오게 되면

則蟻能苦之.

칙의능고지. 작은 개미들도 그를 괴롭히게 된다.

故鳥獸不厭高,

고조수불염고, 그러므로 새와 짐승들은 높은 곳을 싫어하지 않고,

魚鼈不厭深.

어별불염심. 고기와 자라들은 깊은 곳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다.

夫全其形生之人,

부전기형생지인, 그처럼 그의 육체와 생명을 완전하게 하는 사람들은

藏其身也,

장기신야, 그의 몸을 숨김에 있어서

不厭深眇而已矣.

불염심묘이이의. 깊고 먼 것을 싫어하지 않는 법이다.

「且夫二子者,

「차부이자자, 또한 요순 같은 두 사람을

又何足以稱揚哉!

우하족이칭양재! 어찌 칭찬할 수 있겠느냐?

是其於辯也,

시기어변야, 그들은 자신들의 이론으로

將妄鑿垣牆

장망착원장 함부로 집의 담을 뚫게 하고

而殖蓬蒿也.

이식봉호야. 그 안에 쑥대를 무성하게 만든 것과 같다.

簡髮而櫛,

간발이즐, 그들은 머리칼을 한 올 한 올 골라 빗질을 하고,

數米而炊,

수미이취, 쌀알을 세가며 밥을 짓는 것과 같은 일을 했다.

竊竊乎又何足以濟世哉!

절절호우하족이제세재! 그런 작은 일에 얽매어서야 어떻게 세상을 구제할 수 있겠느냐?

擧賢則民相軋,

거현칙민상알, 현명한 사람들을 등용하면 백성들이 서로 다투게 되고,

任知則民相盜.

임지즉민상도. 지혜 있는 사람에게 벼슬을 주면, 백성들은 서로 도둑질을 하게 된다.

之數物者,

지수물자, 이런 몇 가지 일로는

不足以厚民.

부족이후민. 백성에게 인정이 풍요롭게 해줄 수가 없는 것이다.

民之於利甚勤,

민지어리심근, 그런 방법은 백성들에게 이익을 열심히 추구하게 하여,

子有殺父,

자유살부, 자식 중에서 아버지를 죽이는 자가 생겨나고,

臣有殺君,

신유살군, 신하 중에서는 임금을 죽이는 자가 생겨나게 만들 것이다.

正晝爲盜,

정주위도, 대낮에 도둑질을 하고,

日中穴(阝+不).

일중혈(阝+不). 한낮에 남의 담을 뚫고 들어가는 일이 생기게 만들 것이다.

吾語女,

오어여, 내가 너희들에게 말하노니,

大亂之本,

대란지본, 큰 혼란의 근본은 틀림없이

必生於堯舜之間,

필생어요순지간, 요순시대에 생겨났던 것이다.

其末存乎千世之後.

기말존호천세지후. 그런 것은 결국 천 세 뒤까지 존속하게 될 것이다.

千世之後,

천세지후, 그러면 천 세 뒤에는

其必有人與人相食者也!」

기필유인여인상식자야!」 반드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잡아먹는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지극한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 장자(잡편) ; 제23편 경상초[1]-

 

老聃之役, 有庚桑楚者,

노담지역, 유경상초자, 노자의 제자 중에 경상초라는 사람이 있었다.

偏得老聃之道,

편득노담지도, 노자의 도를 어느 정도 터득하고

以北居畏壘之山,

이북거외루지산, 북쪽 외루산에 살고 있었다.

其臣之畵然知者去之,

기신지화연지자거지, 그의 하인 중에서 똑똑하고 지혜가 있는 사람들은 그를 떠났고,

其妾之挈然仁者遠之.

기첩지설연인자원지. 그의 첩들 중에서 온후하고 어진 사람들은 그를 멀리 했다.

擁腫之與居,

옹종지여거, 못난 자들만 그와 함께 살고

鞅掌之爲使.

앙장지위사. 멍청한 자들만 그의 부림을 받았다.

居三年, 畏壘大壤.

거삼년, 외루대양. 삼 년이 지나자 외루산 일대에 크게 풍년이 들었다.

畏壘之民相與言曰:

외루지민상여언왈: 외루산 일대의 사람들은 서로 얘기했다.

「庚桑子之始來, 吾洒然異之. 今吾日計之而不足,

「경상자지시래, “경상초가 처음 왔을 때

오쇄연이지. 우리는 놀라며 그를 이상하게 여겼었다.

금오일계지이부족, 하루하루 그가 한 일을 따져보면 별 것이 아닌데,

歲計之而有餘.

세계지이유여. 일 년을 두고 따져보니 큰일을 해 놓았다.

庶幾其聖人乎!

서기기성인호! 아마도 그는 성인일 것이다.

子胡不相與尸而祝之,

자호불상여시이축지, 우리가 어찌 그 분을 임금으로 모시어

社而稷之乎?」

사이직지호?」 종묘사직을 세우고 제례(祭禮)를 행하지 않겠는가?”

庚桑子聞之,

경상자문지, 경상초는 그 얘기를 듣고

南面而不釋然.

남면이불석연. 남쪽으로 앉은 채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弟子異之.

제자이지. 제자들이 이상히 생각하여 그 이유를 물었다.

庚桑子曰:

경상자왈: 경상초가 말했다.

「弟子何異乎予?

「제자하이호여? “너희들은 내가 이상하게 보이느냐?

夫春氣發而百草生,

부춘기발이백초생, 봄기운이 퍼지면 온갖 초목이 싹트고,

正得秋而萬寶成.

정득추이만보성. 가을이 되면 모든 열매가 익는다.

夫春與秋,

부춘여추, 봄이나 가을에

豈无得而然哉?

기무득이연재? 어찌 그렇지 않을 수 있겠느냐?

天道已行矣!

천도이행의! 그것은 자연의 대도가 이미 운행되기 때문이다.

吾聞至人,

오문지인, 내가 듣기로 지극한 사람은

尸居環堵之室,

시거환도지실, 사방 한 길밖에 안 되는 작은 방안에 조용히 살지만,

而百姓猖狂

이백성창광 그에게 감화된 백성들은 멋대로 날뛰면서

不知所如往.

부지소여왕. 지인이란 것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今以畏壘之細民

금이외루지세민 그런데 지금 이곳 외루사람들은

而竊竊焉欲俎豆予于賢人之間,

이절절언욕조두여우현인지간, 마음속으로 나를 어진 사람으로 높이어 임금으로 떠받들려 하고 있다.

我其杓之人邪!

아기표지인사! 그러니 나는 스스로를 내세우는 사람이 된다.

吾是以不釋於老聃之言.」

오시이불석어노담지언.」 나는 이렇게 되면 노자의 말을 해석하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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