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자연의 변화에 불과하다

- 장자(외편) ; 제18편 지락[3]-

 

莊子妻死,

장자처사, 장자의 아내가 죽자

惠子弔之,

혜자조지, 혜자가 조상하러 갔다.

莊子則方箕踞

장자칙방기거 장자는 그 때 두 다리를 뻗고 앉아

鼓盆而歌.

고분이가. 항아리 모양의 악기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惠子曰:

혜자왈: 혜자가 말했다.

「與人居,

「여인거, “그 분과 함께 살았고,

長子.老.

장자.노. 자식을 길렀으며, 함께 늙었다.

身死, 不哭,

신사, 불곡, 그런 부인이 죽었는데 곡을 안하는 것은

亦足矣,

역족의, 혹 그럴 수도 있겠으나

又鼓盆而歌,

우고분이가, 항아리 악기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不亦甚乎!」

불역심호!」 너무 심하지 않은가?”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不然.

「불연. “그렇지 않다.

是其始死也,

시기시사야, 그녀가 죽고서 처음에는

我獨何能无槪然!

아독하능무개연! 나라고 어찌 슬픔이 없었겠는가?

察其始而本无生,

찰기시이본무생, 그러나 그가 태어나기 이전을 생각해 보니 본시는 삶이 없었던 것이었고,

非徒无生也而本无形,

비도무생야이본무형, 삶만 없었을 뿐만 아니라 형체조차 없었으며,

非徒无形也而本无氣.

비도무형야이본무기. 형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운조차 없었던 것이다.

雜乎芒芴之間,

잡호망홀지간, 흐리멍덩한 사이에 섞여 있었으나

變而有氣,

변이유기, 그것이 변화하여 기운이 있게 되었고,

氣變而有形,

기변이유형, 기운이 변화하여 형체가 있게 되었으며,

形變而有生,

형변이유생, 형체가 변화하여 삶이 있게 되었던 것이다.

今又變而之死, 금우변이지사, 지금은 그런 아내가 또 변화하여 죽어간 것이다.

 

是相與爲春秋冬夏四時行也.

시상여위춘추동하사시행야. 이것은 봄·가을과 여름·겨울의 사철이 운행하는 것과 같은 변화였던 것이다.

人且偃然寢於巨室,

인차언연침어거실, 그 사람은 하늘과 땅이라는 거대한 방 속에 편안히 잠자고 있는 것이다.

而我噭噭然隨而哭之,

이아교교연수이곡지, 그런데도 내가 소리 내어 그의 죽음을 따라 곡을 한다면

自以爲不通乎命,

자이위불통호명, 천명에 통달하지 못한 짓이라 스스로 생각되었기 때문에

故止也.」

고지야.」 곡을 하지 않고 노래를 부른 것이다.”

 

 

지극한 명예는 명예를 초월하는데 있다

- 장자(외편) ; 제18편 지락[2]-

 

今俗之所爲與其所樂,

금속지소위여기소락, 지금 세속에서 하는 짓이나 즐기는 것을 보아도

吾又未知樂之果樂邪,

오우미지락지과락사, 그 즐거움이 정말 즐거움인지

果不樂邪?

과불락사? 아닌지를 알지 못한다.

吾觀夫俗之所樂,

오관부속지소락, 내가 세속에서 즐기는 것을 관찰한 바로는

擧群趣者誙誙然如將不得已,

거군취자경경연여장부득이, 모두가 무리 지어 나아가면서 꼭 해야할 말, 안하고는 못 배길 일처럼 하면서

而皆曰樂者,

이개왈락자, 모두가 즐겁다고 말하고 있지만,

吾未知之樂也,

오미지지락야, 나는 그것이 즐거운 것인지,

亦未知之不樂也.

역미지지불락야. 즐겁지 못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果有樂无有哉?

과유락무유재? 과연 즐거움이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吾以无爲誠樂矣,

오이무위성락의, 나는 무위야말로 진실한 즐거움이라 여기고 있다.

又俗之所大苦也.우속지소대고야. 그러나 세속에서는 그것을 크게 괴로운 것으로 여기고 있다.

故曰:「至樂无樂,

고왈:「지락무락, 그러므로  지극한 즐거움이란 즐거움을 ㅌ초월하는 데 있고

至譽无譽.」

지예무예.」 지극한 명예란 명예를 초월하는 데 있다고 하는 것이다.

吾以无爲誠樂矣,

오이무위성락의, 세상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정말로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又俗之所大苦也.

우속지소대고야. 그렇지만 무위만은 옳고 그름의 판단에 단정을 내릴 수가 있다.

 

故曰:「至樂无樂,

고왈:「지락무락, 지극한 즐거움과 몸을 살려주는 길은

至譽无譽.」

지예무예.」 오직 무위에 있어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天无爲以之淸,

천무위이지청, 하늘은 무위한데 그로 인해 맑다.

地无爲以之寧,

지무위이지녕, 땅은 무위한데 그로 인해 안정되어 있다.

故兩无爲相合,

고양무위상합, 그러므로 이들 두 가지 무위가 서로 합쳐져

萬物皆化生.

만물개화생. 만물 모두가 변화하는 것이다.

 

芒乎芴乎,

망호홀호, 아득하고 아련하여

而无從出乎!

이무종출호! 그 근원을 알 수가 없다.

芴乎芒乎,

홀호망호, 아득하고 아련하여

而无有象乎!

이무유상호! 그 형체를 알 수가 없다.

萬物職職,

만물직직, 만물이 번성하고 있지만

皆從无爲殖.

개종무위식. 모두가 무위로부터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故曰天地无爲也

고왈천지무위야 그러므로 하늘과 땅은 무위이면서도

而无不爲也,

이무불위야, 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人也孰能得无爲哉!

인야숙능득무위재! 세상 사람으로 그 누가 무위할 수 있겠는가?

 

 

절대적인 가치란 없다

- 장자(외편) ; 제18편 지락[1]- 

 

天下有至樂无有哉?

천하유지락무유재? 천하에는 지극한 즐거움이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有可以活身者无有哉?

유가이활신자무유재? 자기 몸을 잘 살리는 길이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今奚爲奚據?

금해위해거?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奚避奚處?

해피해처? 무엇을 피하고, 무엇에 몸을 담아야 하는가?

奚就奚去?

해취해거? 무엇을 따라 나가야 하고, 무엇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가?

奚樂奚惡?

해락해오? 무엇을 즐거워해야 하고, 무엇을 미워해야 하는가?

 

夫天下之所尊者,

부천하지소존자, 일반적으로 세상에서 존중하는 것은

富貴壽善也.

부귀수선야. 부귀와 장수와 명예이다.

所樂者,

소락자, 세상에서 즐거워하는 것은

身安厚味美服好色音聲也.

신안후미미복호색음성야. 몸의 안락과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옷과 좋은 빛깔과 음악 같은 것들이다.

所下者, 소하자, 세상에서 싫어하는 것은

貧賤夭惡也.

빈천요악야. 빈천과 일찍 죽는 것과 비난을 받는 것이다.

所苦者,

소고자, 세상에서 괴롭게 여기는 것은

身不得安逸,

신불득안일, 몸이 편안하지 않은 것과

口不得厚味,

구불득후미, 맛있는 것을 먹지 못하는 것과

形不得美服,

형불득미복, 아름다운 옷을 걸치지 못하는 것과

目不得好色,

목부득호색, 좋은 빛깔을 보지 못하는 것과

耳不得音聲.

이부득음성.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이다.

 

若不得者,

약부득자, 만약 그런 것들을 얻지 못하게 되면

則大憂以懼,

즉대우이구, 크게 근심하며 두려워하게 된다.

其爲形也,

기위형야, 이것은 그의 육체만을 위하는 것이니

亦愚哉!

역우재! 어리석은 짓이다.

 

夫富者,

부부자, 부자라는 사람들은

若身疾作,

약신질작, 자신을 괴롭히면서 애써서 일하여

多積財而不得盡用,

다적재이불득진용, 많은 재물을 쌓아 놓고도 다 쓰지 못한다.

其爲形也亦外矣.

기위형야역외의. 이것은 그의 육체만을 위한 것이니 원리에 벗어난 짓이다.

 

夫貴者,

부귀자, 신분이 귀한 사람들이란

夜以繼日,

야이계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하여

思慮善否,

사려선부, 일이 잘 되고 잘못 되는 것을 생각한다.

其爲形也亦疏矣.

기위형야역소의. 이것은 그의 육신만을 생각하는 것이니 원리로부터 멀리 벗어난 것이다.

 

人之生也,

인지생야, 사람이 태어난다는 것은

與憂俱生,

여우구생, 근심과 더불어 태어나는 것이다

壽者惛惛,

수자혼혼, 장수한다고 해도 정신이 희미한 채

久憂不死,

구우불사, 오래도록 근심하며 죽지 않는 것이니

何之苦也!

하지고야! 얼마나 그것이 괴로울 것인가?

其爲形也亦遠矣.

기위형야역원의. 이것은 그의 육신만을 위한 때문이니 원리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이다.

 

烈士爲天下見善矣,

열사위천하견선의, 열사들은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未足以活身.

미족이활신. 그의 몸을 잘 살리지는 못한 것이다.

吾未知善之誠善邪,

오미지선지성선사, 나는 그들의 훌륭함이 정말로 훌륭한 것인지

誠不善邪?

성불선사? 훌륭하지 못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若以爲善矣,

약이위선의, 그것을 훌륭하다고 하자니

不足活身.

부족활신. 그의 몸도 살리지 못한 것이어서 안 될 일이고,

以爲不善矣,

이위불선의, 훌륭하지 않다고 하자니

足以活人.

족이활인. 남은 잘 살려줄 수 있으니 또한 안 될 일이다.

 

故曰:「忠諫不聽,

고왈:「충간불청, 그러므로「충실히 간해도 듣지 않을 때에는

蹲循勿爭.」

준순물쟁.」 눈치껏 물러서야지 다투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故父子胥爭之以殘其形,

고부자서쟁지이잔기형, 오자서는 임금과 다투다가 그의 육신을 잃게 되었다.

不爭, 名亦不成.

부쟁, 명역불성. 그러나 다투지 않았다면 명성이 이룩되지 않았을 것이다.

誠有善无有哉?

성유선무유재? 그러니 진실로 훌륭한 것이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남의 생각을 알려면 일체가 되어야 한다

- 장자(외편) ; 제17편 추수[15]-

 

莊子與惠子遊於濠梁之上.

장자여혜자유어호량지상. 장자가 혜자와 더불어 호수가 둑을 거닐고 있었다.

莊子曰:

장자왈: 그 때 장자가 말했다.

「儵魚出遊從容,

「숙어출유종용,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군.

是魚之樂也.」

시어지락야.」 물고기는 즐거울 거야.”

 

惠子曰:혜자왈: 혜자가 말했다.

「子非魚,

「자비어, “자네는 물고기가 아닌데

安知魚之樂?」

안지어지락?」 어떻게 물고기가 즐거운 것을 아는가?”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子非我,

「자비아, “자네는 내가 아닌데

安知我不知魚之樂?」

안지아부지어지락?」 어떻게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가?”

 

惠子曰:

혜자왈: 혜자가 말했다.

「我非子,

「아비자, “나는 자네가 아니라서

固不知子矣.

고부지자의. 본시 자네를 알지 못하네.

子固非魚也,

자고비어야, 자네도 본시 물고기가 아니니

子之不知魚之樂,

자지부지어지락, 자네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全矣.」

전의.」 틀림없네.”

 

莊子曰:

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請循其本.

「청순기본. “얘기를 그 근본으로 되돌려 보세.

子曰 ‘汝安知魚樂’ 云者,

자왈 ‘여안지어락’ 운자, 자네가 내게 어떻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는가 하고 말한 것은,

旣已知吾知之

기이지오지지, 이미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고 있음을 알고서

而問我,

이문아, 나에게 질문을 한 것인데,

我知之濠上也.」

아지지호상야.」 나는 호수가에서 물고기와 일체가 되어 그들의 즐거움을 알고 있었던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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