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물에 마음이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 장자(외편) ; 제19편 달생[4]-

 

顔淵問仲尼曰:

안연문중니왈: 안연이 공자에게 물었다.

「吾嘗濟乎觴深之淵,

「오상제호상심지연, “제가 전에 상심의 못을 건넌 적이 있었는데,

津人操舟若神.

진인조주약신. 사공의 배 다루는 솜씨가 귀신과 같았습니다.

吾問焉, 曰:

오문언, 왈: 제가 물었습니다.

‘操舟可學邪?’

‘조주가학사?’ “배 젓는 솜씨를 배울 수 있겠는가?”

曰:‘可.

왈:‘가. 「배울 수 있습니다.

善游者數能.

선유자수능.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은 쉽사리 배울 수 있고,

若乃夫沒人,

약내부몰인, 잠수를 잘하는 사람은

則未嘗見舟

즉미상견주 배를 본 적도 없어도

而便操之也.’

이편조지야.’ 곧 저을 수 있을 겁니다.」

吾問焉而不吾告,

오문언이불오고, 제가 그 까닭을 물었으나 제게 얘기해 주지 않았습니다.

敢問何謂也?」

감문하위야?」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仲尼曰:

중니왈: 공자가 말했다.

「善游者數能,

「선유자수능,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이 쉽사리 배울 수 있다는 것은

忘水也.

망수야. 물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若乃夫沒人之未嘗見舟

약내부몰인지미상견주 잠수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배를 본 적도 없어도

而便操之也,

이편조지야, 곧 저을 수 있다는 것은

彼視淵若陵,

피시연약릉, 그는 심연을 언덕과 같이 보고,

視舟之覆

시주지복 배가 뒤집히는 것을

猶其車却也.

유기거각야. 마치 수레가 뒤로 물러나는 것처럼 보기 때문이다.

覆却萬方陳乎前

복각만방진호전 뒤집히고 뒤로 물러나는 것과 같은 온갖 사태가 눈앞에 일어난다 해도

而不得入其舍,

이부득입기사, 그의 마음에는 전혀 개입되지 않는 것이다.

惡往而不暇!

오왕이불가! 이쯤 되면 어디를 간들 여유가 있지 않겠느냐?

以瓦注者巧,

이와주자교, 질그릇을 내기로 걸고 활을 쏘면 잘 쏠 수 있지만,

以鉤注者憚,

이구주자탄, 띠고리를 내기로 걸고 쏘면 마음이 걸리게 되고,

以黃金注者殙.

이황금주자혼. 황금을 내기로 걸고 쏘면 눈이 가물가물하게 된다.

其巧一也,

기교일야, 그의 기술은 항상 같지만

而有所矜,

이유소긍, 아껴야 할 물건이 있게 되면

則重外也.

즉중외야. 밖의 물건이 소중하게 여겨지게 되기 때문이다.

凡外重者

범외중자 누구나 밖의 물건을 소중히 여기게 되면

內拙.」

내졸.」 자기 속마음은 졸렬해지는 것이다.”


의지가 헛갈리지 않고 통일되면

귀신에 가깝게 되는 법이라 했는데

- 장자(외편) ; 제19편 달생[3]-

 

仲尼適楚,

중니적초, 공자가 초나라로 가는 길에

出於林中,

출어림중, 숲 속을 지나다가

見痀僂者承蜩,

견구루자승조, 꼽추가 매미를 잡는 것을 보았는데,

猶掇之也.

유철지야. 마치 매미를 줍듯하고 있었다.

仲尼曰:

중니왈: 공자가 물었다.

「子巧乎!

「자교호! “당신의 재주는 참으로 교묘하군요.

有道邪?」

유도사?」 무슨 도가 있는 것입니까?”

曰: 꼽추가 대답했다.

「我有道也.

「아유도야. “제게도 도가 있습니다.

五六月累丸二而不墜,

오육월루환이이불추, 오뉴월 사이에 매미채 위에 알을 두 개 포개어 놓고서 떨어뜨리지 않게 되면,

則失者錙銖.

즉실자치수. 실패하는 일이 극히 적게 됩니다.

累三而不墜,

루삼이불추, 알을 세 개 포개어 놓고서도 떨어뜨리지 않게 되면

則失者十一.

즉실자십일. 실패하는 일은 열에 한번 정도 있게 됩니다

累五而不墜,

루오이불추, 알을 다섯 개 포개어 놓고도 떨어뜨리지 않게 되면

猶掇之也.

유철지야. 마치 매미를 줍듯이 잡게 됩니다.

吾處身也,

오처신야, 지금 나의 몸가짐은

若厥株拘.

약궐주구. 마치 베어낸 나무 등걸 같고,

吾執臂也,

오집비야, 나의 팔놀림은

若槁木之枝.

약고목지지. 마치 마른 나뭇가지 같이 됩니다.

雖天地之大,

수천지지대, 비록 하늘과 땅이 크고 만물은 많다고 하지만

萬物之多,

만물지다, 오직 매미 날개만을 알게 됩니다.

而唯蜩翼之知.

이유조익지지. 나는 몸과 마음이 젖혀지지도 않고,

吾不反不側,

오불반불측, 기울어지지도 않으며,

不以萬物易蜩之翼,

불이만물역조지익, 어떤 일에도 매미 날개에 대한 집념을 빼앗기지 않습니다.

何爲而不得!」

하위이불득!」 그러니 어찌 잡히지 않겠습니까?”

孔子顧謂弟子曰:

공자고위제자왈: 공자가 그의 제자들을 돌아다보면서 말했다.

「用志不分,

「용지불분, “의지가 헛갈리지 않고 통일되면

乃凝於神。

내응어신。 귀신에 가깝게 되는 법이라 했는데,

其佝僂丈人之謂乎!」

기구루장인지위호!」 그것은 저 꼽추 영감을 두고 한 말 같구나.”


죽음과 삶, 놀람과 두려움이 그의 가슴속에 스며들지 않으므로

어떤 물건에 부딪친다 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 장자(외편) ; 제19편 달생[2]-

 

子列子問關尹曰:

자열자문관윤왈: 열자가 관윤에게 물었다.

「至人潛行不窒,

「지인잠행불질, “지인은 물속에 들어가도 숨 막히지 않고,

蹈火不熱,

도화불열, 불을 밟아도 뜨겁지 않으며,

行乎萬物之上而不慄.

행호만물지상이불률. 만물 중에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請問何以至於此?」

청문하이지어차?」 어떻게 하여 그렇게 되는 것입니까?”

關尹曰:

관윤왈: 관윤이 말했다.

「是純氣之守也,

「시순기지수야, “그것은 정순한 기운을 잘 지키기 때문이다.

非知巧果敢之列.

비지교과감지열. 지혜와 기교나 과단성과 용기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居, 予語汝!

거, 여어여! 잠깐. 내가 네게 말하리라.

凡有貌象聲色者,

범유모상성색자, 모든 모습과 모양과 소리와 색채를 지니고 있는 것은

皆物也,

개물야, 모두 물건이다.

物與物何以相遠?

물여물하이상원? 물건과 물건이 어찌 서로 사이가 멀겠는가?

夫奚足以至乎先?

부해족이지호선? 어찌 그중 어느 것이 우선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是形色而已.

시형색이이. 그것들은 형태와 빛깔에 의해 차이가 결정될 뿐이다.

則物之造乎不形

즉물지조호불형 물건의 형체가 이루어지기 전의 원초적인 경지에 이르고,

而止乎无所化,

이지호무소화, 아무런 변화도 없었던 경지에 머무는 경우도 있다.

夫得是而窮之者,

부득시이궁지자, 이런 경지를 체득하여 추궁해 나가는 사람이라면

物焉得而止焉!

물언득이지언! 다른 물건이 어떻게 그의 행동을 제지할 수 있겠는가?

彼將處乎不淫之度,

피장처호불음지도, 그런 지극한 사람은 자기 분수에 지나치지 않는 경지에 처신하고,

而藏乎无端之紀,

이장호무단지기, 무한히 변화하는 법도에 몸을 맡기고,

遊乎萬物之所終始,

유호만물지소종시, 만물이 시작되고 끝나는 변화 속에 노닌다.

壹其性,

일기성, 그의 본성을 순박하게 하나 되게 하고,

養其氣,

양기기, 그의 정기를 기르고,

合其德,

합기덕, 그의 덕을 자연에 합치시켜

以通乎物之所造.

이통호물지소조. 만물이 이룩되는 조화에 통달하는 것이다.

夫若是者,

부약시자, 이런 사람은

其天守全,

기천수전, 천성을 지키고 있는 것이 완전하며,

其神無卻,

기신무각, 그의 정신에는 틈이 없는 것이니,

物奚自入焉!

물해자입언! 물건이 어디로부터 그에게 개입하겠는가?

「夫醉者之墜車,

「부취자지추거, 술에 취한 사람은 수레에서 떨어져도

雖疾不死.

수질불사. 다치기는 하지만 죽지는 않는다.

骨節與人同

골절여인동 몸의 골절은 다른 사람과 같지만

而犯害與人異,

이범해여인이, 그를 손상시키는 데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은

其神全也,

기신전야, 술 취한 사람은 정신이 완전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乘亦不知也,

승역불지야, 그는 수레에 타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墜亦不知也,

추역불지야, 떨어지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死生驚懼不入乎其胸中,

사생경구불입호기흉중, 죽음과 삶, 놀람과 두려움이 그의 가슴속에 스며들지 않으므로

是故遻物而不慴.

시고오물이불습. 어떤 물건에 부딪친다 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彼得全於酒而猶若是,

피득전어주이유약시, 그는 술에 의해 완전한 정신 상태를 얻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것이다

而況得全於天乎?

이황득전어천호? 그러니 하물며 자연에 의해 완전한 정신 상태를 얻은 사람이야 어떻겠는가?

聖人藏於天,

성인장어천, 성인은 자연에 몸을 담고 있으므로

故莫之能傷也.」

고막지능상야.」 아무 것도 그를 손상시킬 수 없는 것이다.

<復讐者不折鏌干,

<복수자부절막간, 원수를 갚으려는 사람도 원수의 칼까지 꺾지는 않으며,

雖有忮心者

수유기심자 비록 성을 잘 내는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도

不怨飄瓦,

불원표와, 바람에 날려 온 기왓장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是以天下平均.

시이천하평균. 이러므로 온 천하가 태평하게 되는 것이다.

故无攻戰之亂,

고무공전지란, 그러므로 남을 공격하여 싸우는 혼란이 없어지고,

无殺戮之刑者,

무살륙지형자, 사람을 죽이는 형벌이 없어지려면

由此道也.

유차도야. 이 길을 따라야만 되는 것이다.

不開人之天,

불개인지천, 인위적인 자연을 개발시키지 않고,

而開天之天,

이개천지천, 자연스러운 자연을 개발하게 되고

開天者德生,

개천자덕생, 자연을 개발하는 사람에게는 덕이 생겨날 것이고,

開人者賊生.

개인자적생. 인위적인 것을 개발시키는 사람에게는 피해가 생겨날 것이다.

不厭其天,

불염기천, 자연스러움을 싫어하지 않으면서,

不忽於人,

불홀어인, 인위적인 것을 삼갈 줄 알아야만 한다.

民幾乎以其眞!>

민기호이기진!>그러면 백성들은 거의 그의 천진함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천명의 진실에 통달한 사람은

운명으로 어쩔 수 없는 일에는 힘쓰지 않는다.

- 장자(외편) ; 제19편 달생[1]-

 

達生之情者,

달생지정자, 삶의 진실에 통달한 사람은

不務生之所无以爲,

불무생지소무이위, 타고난 본성으로 어쩔 수 없는 일에는 힘쓰지 않는다.

達命之情者,

달명지정자, 천명의 진실에 통달한 사람은

不務命之所无奈何.

불무명지소무내하. 운명으로 어쩔 수 없는 일에는 힘쓰지 않는다.

養形必先之以物,

양형필선지이물, 육체를 보양하려면 반드시 먼저 물건이 있어야 하는데,

物有餘而

물유여이 남아도는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形不養者有之矣.

형불양자유지의. 육체를 보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有生必先无離形,

유생필선무리형, 삶을 지탱하자면 반드시 먼저 육체를 손상시키지 말아야 하는데,

形不離而

형불리이 육체가 손상되지 않으면서도

生亡者有之矣.

생망자유지의. 삶을 잃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生之來不能却,

생지래불능각, 삶이 태어나는 것은 아무도 물리칠 수 없는 것이며,

其去不能止.

기거불능지. 삶이 떠나버리는 것도 아무도 멈추게 할 수 없는 것이다.

悲夫!

비부!

世之人以爲養形

세지인이위양형 사람들은 육체를 보양하는 것으로

足以存生.

족이존생. 충분히 삶을 보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而養形果不足以存生,

이양형과부족이존생, 그러나 육체를 보양하는 것으로는 삶을 보존하기에 족하지 않다고 한다면,

則世奚足爲哉!

칙세해족위재! 세상에 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雖不足爲而不可不爲者,

수부족위이불가불위자, 비록 할 만한 것이 못되는데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其爲不免矣.

기위불면의. 육체를 보양하는 데 대한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夫欲免爲形者,

부욕면위형자, 육체를 보양하려는 생각을 버리려 한다면

莫如棄世.

막여기세. 세상일을 버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棄世則无累,

기세즉무루, 세상일을 버리면 아무런 거리낌도 없게 된다.

无累則正平,

무루즉정평, 아무런 거리낌이 없으면 마음이 바르고 평안해진다.

正平則與彼更生,

정평즉여피갱생, 마음이 바르고 평안하면 자연과 더불어 삶을 나날이 새로이 하게 될 것이다.

更生則幾矣.

갱생칙기의. 삶을 나날이 새로이 하게 되면 거의 도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다.

事奚足棄

사해족기 세상일은 일부러 버리지 않아도 버려지고,

而生奚足遺?

이생해족유? 삶은 일부러 잊지 않아도 잊어져야 한다.

棄事則形不勞,

기사즉형불로, 일을 버리면 육체가 고생스럽지 않게 되고,

遺生則精不虧.

유생칙정불휴. 삶을 잊으면 정신이 손상 받지 않는다.

夫形全精復,

부형전정복, 육체가 완전하고 정신이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간다면

與天爲一.

여천위일. 자연과 일체가 되게 될 것이다.

天地者,

천지자, 하늘과 땅은

萬物之父母也,

만물지부모야, 만물의 부모이다.

合則成體,

합칙성체, 하늘의 양과 땅의 음의 기운이 합쳐지면 형체가 이루어지고,

散則成始.

산칙성시. 흩어지면 처음의 아무 것도 없는 상태를 이루게 된다.

形精不虧,

형정불휴, 육체와 정신이 손상됨이 없는 것,

是謂能移.

시위능이. 이것을 자연의 변화와 함께 옮아가는 것이라 한다.

精而又精,

정이우정, 그래서 정신의 정순함이 극점에 이르면

反以相天.

반이상천. 본원으로 돌아가서 하늘의 활동을 돕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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