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 마음이 변하지 않고,

밖으로 물건에 이끌리지 않는 것은

사리와 경우에 편안하고 알맞기 때문이다.

- 장자(외편) ; 제19편 달생[12]-

 

工倕旋而

공수선이 공수가 손으로 도안을 하면

蓋規矩,

개규구, 그림쇠나 굽은 자를 쓴 것과 같이 정확했다.

指與物化

지여물화 그의 손가락이 물건에 동화되어 있어서

而不以心稽,

이불이심계, 마음으로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故其靈壹一而不桎.

고기령일일이불질. 그러므로 그의 정신은 하나로 되어 아무런 거리낌도 받지 않는 것이다

忘足,

망족, 발을 잊는 것은

屨之適也.

구지적야. 신이 알맞기 때문이다.

忘要,

망요, 허리를 잊는 것은

帶之適也.

대지적야. 허리띠가 알맞기 때문이다.

忘是非,

망시비, 옳고 그른 것을 잊는 것은

心之適也.

심지적야. 편안하고 알맞기 때문이다.

不內變,

불내변, 안으로 마음이 변하지 않고,

不外從,

불외종, 밖으로 물건에 이끌리지 않는 것은

事會之適也.

사회지적야. 사리와 경우에 편안하고 알맞기 때문이다.

始乎適而未嘗不適者,

시호적이미상불적자, 알맞음에서 시작하여 알맞지 않은 일이 없게 되면,

忘適之適也.

망적지적야. 알맞음이 알맞은 것조차도 잊게 되는 것이다.


그는 말의 힘이 다 했는데도

계속 달리게 하려고 했으므로

넘어질 것이 분명했습니다.

- 장자(외편) ; 제19편 달생[11]-

 

東野稷以御見莊公,

동야직이어견장공, 동야직이라는 사람이 수레를 모는 기술을 가지고 장공을 만났다.

進退中繩,

진퇴중승, 그의 수레 모는 솜씨는 나가고 물러나는 것이 먹줄에 들어맞을 듯이 곧았고,

左右旋中規.

좌우선중규. 좌우로 도는 것은 그림쇠에 들어맞을 듯이 정원형을 그렸다.

莊公以爲文弗過也,

장공이위문불과야, 장공은 옛날 조부도 이보다 더 낫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使之鉤百而反.

사지구백이반. 그에게 밭이랑 길을 돌아오도록 했다.

顔闔遇之, 入見曰:

안합우지, 입견왈: 안합이 그를 만나고 돌아와 장공에게 말했다.

「稷之馬將敗.」

「직지마장패.」 “동야직의 말이 넘어지고 말 것입니다.”

公密而不應.

공밀이불응. 장공은 묵묵히 대답을 않고 있었는데,

少焉, 果敗而反.

소언, 과패이반. 조금 후에 과연 말이 넘어져서 돌아왔다.

公曰:

공왈: 장공이 물었다.

「子何以知之?」

「자하이지지?」 “당신은 어떻게 말이 넘어질 것을 알았습니까?”

曰:

왈: 안합이 대답했다.

「其馬力竭矣.

「기마력갈의. “그는 말의 힘이 다 했는데도

而猶求焉,

이유구언, 계속 달리게 하려고 했으므로

故曰敗.」

고왈패.」 넘어질 것이 분명했습니다.”


저의 천성이천연에 합치되면 신기에 이른다

- 장자(외편) ; 제19편 달생[10]-

 

梓慶削木爲鐻,

재경삭목위거, 재경이라는 명공이 나무를 깎아서 북틀을 만들었다.

鐻成,

거성, 북틀이 만들어지자

見者驚猶鬼神.

견자경유귀신. 그것을 본 사람들이 귀신의 솜씨 같다고 모두 놀랐다.

魯侯見而問焉,

노후견이문언, 노나라 제후가 그것을 보고 재경에게 물었다.

曰:「子何術以爲焉?」

왈:「자하술이위언?」 “그대는 무슨 도술로 이것을 만들었는가?”

對曰:

대왈: 재경이 대답했다.

「臣工人,

「신공인, “목수인 제가

何術之有!

하술지유! 무슨 도술이 있겠습니까?

雖然, 有一焉.

수연, 유일언. 그렇지만 한 가지 원리는 있습니다.

臣將爲鐻,

신장위거, 저는 북틀을 만들려 할 때는

未嘗敢以耗氣也,

미상감이모기야, 감히 기운을 소모하는 일이 없이

必齊以靜心.

필제이정심. 반드시 재계를 함으로써 마음을 고요히 만듭니다.

齊三日,

제삼일, 사흘 동안 재계를 하면

而不敢懷慶賞爵祿.

이불감회경상작록. 감히 이익과 상이나 벼슬과 녹을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齊五日,

제오일, 닷새 동안 재계를 하면

不敢懷非譽巧拙.

불감회비예교졸. 감히 비난과 칭찬이나 교묘함과 졸렬함을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齊七日,

제칠일, 이레 동안 재계를 하면

輒然忘吾有四枝形體也.

첩연망오유사지형체야. 문득 제가 지닌 손발과 육체까지도 잊게 됩니다.

當是時也,

당시시야, 이렇게 되면

无公朝,

무공조, 나라의 조정도 안중에 없고,

其巧專而

기교전이 오로지 안으로 기교를 다하기만 하며,

而外骨消.

이활소. 밖의 혼란 같은 것은 없어져 버립니다.

然後入山林,

연후입산림, 그렇게 된 뒤에야 산림으로 들어가

觀天性.

관천성. 재목의 성질을 살피고,

形軀至矣,

형구지의, 모양도 완전한 것을 찾아냅니다.

然後成見鐻,

연후성견거, 그리고는 완전한 북틀을 마음속에 떠올린

然後加手焉.

연후가수언. 뒤에야 손을 대는 것입니다.

不然則已.

불연칙이. 그렇게 되지 않으면 그만둡니다.

則以天合天,

칙이천합천, 곧 저의 천성과 나무의 천성을 합치시키는 것입니다.

器之所以疑神者,

기지소이의신자, 제가 만든 기구가 신기에 가까운 것은

其由是與!」

기유시여!」 그 이유는 아마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습성, 성격, 천명

- 장자(외편) ; 제19편 달생[9]-

 

孔子觀於呂梁,

공자관어려량, 공자가 여량에 구경을 갔다.

縣水三十仞,

현수삼십인, 거기에는 삼십 길 높이의 폭포가 있었는데,

流沫四十里,

류말사십리, 물거품이 삼십 리나 소용돌이치며 흐르고 있어

黿鼉魚鱉之所不能游也.

원타어별지소불능유야. 큰 자라나 악어나 물고기나 자라도 헤엄칠 수 없는 곳이었다.

見一丈夫游之,

견일장부유지, 그런데, 한 남자가 거기에서 헤엄치는 것을 보고는,

以爲有苦而欲死也,

이위유고이욕사야, 걱정이 있어 죽으려는 사람인 줄로 생각하고는

使弟子竝流而拯之.

사제자병유이증지. 제자들을 시켜 흐름을 따라 내려가 그를 구해주도록 했다.

數百步而出,

수백보이출, 그러나 그는 수백 보를 헤엄치고 나와서는

被髮行歌而游於塘下.

피발행가이유어당하. 머리를 흩트린 채 노래를 부르며 언덕 아래를 거닐고 있었다.

孔子從而問焉, 曰:

공자종이문언, 왈: 공자가 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吾以子爲鬼,

「오이자위귀, “나는 선생을 귀신인 줄 알았는데

察子則人也.

찰자칙인야. 아무리 살펴보아도 사람이 분명하군요.

請問, 蹈水有道乎?」

청문, 도수유도호?」 물속을 헤엄치는 데도 특별한 도가 있는 것입니까?”

曰:「亡,

왈:「망, 남자가 말했다. “없습니다.

吾无道.

오무도. 내게는 도가 없습니다.

吾始乎故,

오시호고, 나는 습성으로 헤엄을 시작했는데

長乎性,

장호성, 습성이 성격으로 발전되고,

成乎命.

성호명. 성격이 천명으로 이룩된 것입니다.

與齊俱入,

여제구입, 나는 소용돌이와 함께 들어가서

與汨偕出,

여골해출, 솟아오르는 물길과 함께 물위로 나옵니다.

從水之道

종수지도 물길을 따를 뿐이지

而不爲私焉.

이불위사언. 사사로운 힘을 쓰지 않습니다.

此吾所以蹈之也.」

차오소이도지야.」 이것이 내가 여기에서 헤엄을 칠 수 있는 까닭입니다.”

孔子曰:

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何謂始乎故,

「하위시호고, “무엇을 두고 습성으로 시작하여

長乎性,

장호성, 성격으로 발전되고

成乎命?」

성호명?」 천명으로 이룩된다고 하는 것입니까?”

曰:

왈: 남자가 말했다.

「吾生於陵而安於陵, 故也.

「오생어릉이안어릉, 고야. “우리가 육지에서 나서 육지에서 편히 지내고 있는 것이 습성입니다.

長於水而安於水, 性也.

장어수이안어수, 성야. 물속에서 자라나서 물에서 편안히 지내게 되는 것이 성격입니다.

不知吾所以然而然, 命也.」

부지오소이연이연, 명야.」 내가 그렇게 되는 까닭은 알지 못하는데도 그렇게 되는 것이 천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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