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담, 마부에게 인생을 묻다 1

-순행유관(巡行遊觀)


[은자주]구담은 석가여래의 성씨다.

“나 여래ㆍ지진은 찰리 종족 출신으로서 성은 구담(瞿曇)이니라.”

산스크리트어 원음을 살려 ‘고오타마’로 번역하기도 한다.

우리는 타산지석(他山之石), 반면교사 [反面敎師] 같은 말을 사용하는데, 구담 보살님은 사문유관(四門遊觀)을통해 목격한 중생의 면목을 언제나 자기문제로 환원하여 생각하는 지혜를 가지셨다. 그리고 마부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그리고 올바른 판단에 주저없이 마부를 궁궐로 돌려보내고 사문이 되는 결단이 칼날 같다.

그리고,

餘命無幾。故謂之老。

앞으로 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늙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라 하여 "餘命"은 남은 목숨인데 이를 "앞으로 살 목숨"이라고 번역한 운허 스님의 번역솜씨도 빼어나다.


[1]노인(老人)을 만나다


於時。菩薩欲出遊觀。

“그 때 보살이 밖으로 나가 유람하면서 구경하고 싶어서

告敕御者嚴駕寶車。

마부에게 명령하여 보배 수레를 장엄하게 장식하게 했다.


詣彼園林。巡行遊觀。

'저 동산으로 나가 돌아다니며 구경하리라.'

御者卽便嚴駕訖已還白。今正是時

마부는 곧 수레를 꾸민 뒤에 돌아와 아뢰었다.

'이제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太子卽乘寶車詣彼園觀。

태자는 곧 보배 수레를 타고 동산으로 향했다.

於其中路見一老人。

그 때 도중에서 한 노인을 보았다.

頭白齒落。面皺身僂。

머리는 희고 이는 빠지고 얼굴은 주름지고 허리는 꼬부라져

拄杖羸步。喘息而行。

지팡이를 짚고 힘없는 걸음으로 숨을 헐떡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太子顧問侍者。

태자가 시자(侍者)를 돌아보고 물었다.

此爲何人。答曰。此是老人。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분은 늙은 사람입니다.'


又問。何如爲老。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늙었다고 하는가?'

答曰。夫老者生壽向盡。

'늙었다는 것은 수명이 거의 다 되어

餘命無幾。故謂之老。

앞으로 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늙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太子又問。

태자는 또 물었다.

吾亦當爾。不免此患耶。

'나도 앞으로 저렇게 될 것이며 저런 재앙을 면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答曰。然。生必有老。無有豪賤。

'그렇습니다. 한번 나면 반드시 늙는 법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於是。太子悵然不悅。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매우 우울해져

卽告侍者迴駕還宮。

곧 마부에게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가자고 명령하였다.

靜黙思惟。念此老苦。吾亦當有。

태자는 잠자코 깊은 사색을 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늙음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佛於是頌曰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見老命將盡  拄杖而羸步

菩薩自思惟  吾未免此難

노인을 보니, 얼마 남지 않은 목숨

지팡이 기대어 비틀거리며 걸어가네.

보살은 스스로 생각했나니

나도 저 재앙 면하지 못하리.


爾時。父王問彼侍者。

“그 때에 부왕(父王)이 그 시자에게 물었다.

太子出遊。歡樂不耶。答曰。不樂。

'태자가 바깥 구경을 하고 즐거워하더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又問其故。答曰。

부왕이 그 까닭을 묻자 시자는 대답했다.

道逢老人。是以不樂。

'길에서 노인을 만났는데 그것을 보고 매우 언짢아했습니다.'

爾時。父王黙自思念。

그 때 부왕은 잠자코 스스로 생각하였다.

昔日相師占相太子。言當出家。

'예전에 관상가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今者不悅。得無爾乎。

지금처럼 즐거워하지 않다가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當設方便。使處深宮。

마땅히 방편을 써서 깊은 궁중에 있게 한 뒤

五欲娛樂。以悅其心。令不出家。

5욕(欲)의 향락으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출가하지 못하게 하리라.'

卽便嚴飾宮館。

그리고는 곧 별궁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簡擇婇女以娛樂之。

예쁜 채녀(婇女)들을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느니라.”


佛於是頌曰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b16  父王聞此言  方便嚴宮館

006b17  增益以五欲  欲使不出家


부왕은 이 말을 듣고

방편으로써 별궁을 장엄한 뒤

5욕의 향락을 더욱 늘여서

태자가 출가하지 않게 하였네.



[2]병든 이[환자]를 만나다


又於後時。太子復命御者嚴駕出遊。

“그 뒤 태자는 다시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구경하러 나갔다가

於其中路逢一病人。

도중에 한 병자를 만났다.

身羸腹大。面目黧黑。

그는 몹시 쇠약한 몸에 배가 부었고, 얼굴에는 검버섯이 피었는데,

獨臥糞除。無人瞻視。

혼자 더러운 오물더미 위에 누워 있었으나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었으며,

病甚苦毒。口不能言。

심한 고통으로 못내 고통스러워하며 말도 하지 못했다.


顧問御者。

태자는 마부를 돌아보고 물었다.

此爲何人。答曰。此是病人。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병든 사람입니다.'


問曰。何如爲病。

'어떤 것을 병이라 하는가?'

答曰。病者。衆痛迫切。

'병이란 온갖 고통에 못 견디게 시달려

存亡無期。故曰病也。

살지 죽을지 기약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이라 하는 것입니다.'


又曰。吾亦當爾。未免此患耶。

'그럼 나도 앞으로 저렇게 되어 저런 괴로움을 면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答曰。然。生則有病。無有貴賤。

'그렇습니다. 태어나면 반드시 병이 있게 마련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於是。太子悵然不悅。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우울해져

卽告御者迴車還宮。

곧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다.

靜黙思惟。念此病苦。吾亦當爾。

태자는 잠자코 깊은 사색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병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佛於是頌曰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見彼久病人  顔色爲衰損

靜黙自思惟  吾未免此患


오랫동안 병 앓는 저 사람 보니

얼굴은 쇠퇴하고 말라빠졌네.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나니

나도 저런 재앙 면하지 못하리.


爾時。父王復問御者。

“그 때 부왕은 또 마부에게 물었다.

太子出遊。歡樂不耶。答曰。不樂。

'태자가 바깥 구경을 하고 즐거워하더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又問其故。答曰。

그 까닭을 묻자 마부는 대답했다.

道逢病人。是以不樂。

'길에서 병자를 만났는데 그것을 보고 매우 언짢아 하셨습니다.'


於是父王黙然思惟。

그 때 부왕은 잠자코 생각하였다.

昔日相師占相太子。言當出家。

'예전에 관상가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今日不悅。得無爾乎。

지금처럼 즐거워하지 않다가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吾當更設方便。增諸伎樂。

내 마땅히 다시 방편을 써서 온갖 풍류로

以悅其心。使不出家。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출가하지 못하게 하리라.'

卽復嚴飾宮館。

그리고는 곧 다시 별궁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簡擇婇女以娛樂之。

예쁜 채녀들을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느니라.”


佛於是頌曰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色聲香味觸  微妙可悅樂

菩薩福所致  故娛樂其中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

모두 미묘하여 기뻐할 만했네.

이것은 보살의 복으로 이룩된 것

그러므로 그 속에서 즐기는 것이다.







'김교각 지장왕보살'은 가만히 서 있어도 땀으로 멱을 감는 여름날, 4년 전엔가 친견했을 땐 불상군의 뒤쪽 꼭대기에 작은 규모로봉안되어 있었는데, 새로 조성한 불전에는 한국관광객의 수요를 감안했음인지 석가모니 부처님에 버금가는 규모로 조성되었다. 불상 위 지붕처럼 얹어 새의 오물이나 먼지의 퇴적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승진(承塵)이라 하는데 세 번재 사진의 승진의 화려함에서 그분에 대한 존경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대웅전에서의 사진 촬영은 금지된 장난이지만 나도 모르게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거대한 규모의 나한전도 새로 지어져 불교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여기서의 불사는 관광산업과 연계된 국가사업이므로 그 경비는 문제될 게 없었다.

대웅보전 안에는 높이19.6m의 금색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셨다. 통큰 중국인들을 실감한다. 네 번째 사진인데 나는 가로로 찍은 것밖에 없어 바로 아래 세로로 찍은 한 장을 퍼다 싣는다.

아래에 김교각 스님의 관련 뉴스를 소개한다.

'김교각 지장왕보살' 봉은사 봉안법회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3&aid=0000657406

김교각은 신라 효소왕 5년(696년) 왕자로 태어났지만 성덕왕 19년(720년) 중국으로 건너가 구화산에서 75년간 수행했다. 중국인들은 그의 교화 활동을 ‘지장왕보살’로 추앙했다.

중국서 목조 입상으로 돌아온 김교각 스님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봉안

http://blog.daum.net/kinhj4801/13182900

김교각 스님은 신라 효소왕 5년(696년) 왕자로 태어나 출가했으며 성덕왕 19년(720년) 중국으로 건너가 구화산에서 75년간 수행한 뒤 99세에 입적했다. 생전의 교화활동이 지장보살과 흡사하다고 해서 중국인들은 그를 '지장왕보살'로 추앙하고 있다.
입적 후에도 썩지 않은 그의 육신을 등신불로 만들어 모신 구화산 육신보전은 중국불교의 4대 성지로 손꼽힌다.

이번에 봉안되는 김교각 지장왕보살 입상은 중국 정부가 조성해 한국에 기증하는 것으로 높이 3m의 목조 입상이다. 지난 20일 구화산 육신보전에서 점안법회를 봉행한 데 이어 한국으로 이운돼 23일 봉안법회를 갖고 고향인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봉안된다.

http://blog.naver.com/law8575/10024312995


김교각 스님 등신불 사진

http://blog.empas.com/kimcg3519/2360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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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불(灌佛)의식에 대하여

구룡사에 아침 예불을 갔다. 초파일이면 아내는 사찰 세 곳에는 연등을 달아야 직성이 풀린다. 작은 정성인 연등이 사찰 경제에 일조를 한다면 무조건 만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법당 앞 마당에 꾸며진 관불대에서 아기 부처님께 관불(灌佛)했다. 관불이란 청정한 감로수로 아기 부처님의 몸을 씻는 의식을 말한다.

그분은 오른쪽 손으로 하늘을 향해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이라고 외치셨다 한다. 초기불교 시대에 그분의 신성성을 부각하기 위해 만든 설화 장치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 말은 인생의 일회성에 근거한 실존에 대한 적확한 외침임을 부인할 수 없다. 홀로 태어나고 홀로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인생길에 자립(自立)과 자조(自助)만이 생존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불교를 흔히 자리이타(自利利他) 또는 상구보리(上求 ) 하화중생(下化衆生)의 종교라 한다. 개인이 증득한 지혜에 타인도 함께 동승(同乘)케 함으로써 부처님의 나라를 지상에 구현한다는 게 신라인들이 꿈꾸던 불국토(佛國土)의 진정한 의미이리라. 그것은 대승불교의 취지이기도 하다.

구룡사의 관불대 풍경과 연등 사진을 싣는다.

관불의식의 의미는 아래 창에 소개하였습니다. 코멘트에 옮깁니다.

http://blog.daum.net/mkw728/3839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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