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청동대탄호가성겸기어농방급사(聽董大彈胡笳聲兼寄語弄房給事)-이기(李頎)
동대의 호가 타는 소리를 듣고 방급사 말을 부치어 희롱함
蔡女昔造胡笳聲
(채녀석조호가성), 채녀는 옛날 호가소리 지어서
一彈一十有八拍
(일탄일십유팔박). 한 번 탐에 팔십 박자였다네
胡人落淚沾邊草
(호인낙누첨변초), 오랑캐 눈물 흘려 변방의 풀 적시고
漢使斷腸對歸客
(한사단장대귀객). 한나라 사신 애간장 끊으며 돌아가는 나그네를 바라보네
古戍蒼蒼烽火寒
(고수창창봉화한), 창창한 옛날 수자리 봉화대는 차갑고
大荒沈沈飛雪白
(대황심심비설백). 넓은 사막 어둑하고 흰 눈은 날리네
先拂聲商后角羽
(선불성현후각우), 앞에서는 상현곡, 뒤에서슨 각우곡
四郊秋葉驚摵摵
(사교추섭경색색). 사방 들판엔 가을 잎도 놀라서 떨어지네
董夫子通神明
(동부자통신명), 동부자는 신명과 통하여
深山竊聽來妖精
(심산절청내요정). 깊은 산골 몰래 와 엿듣는 요정들
言遲更速皆應手
(언지갱속개응수), 느려지고 빨라지져 모두 다 응수하여
將往復旋如有情
(장왕복선여유정). 가려다가 돌아옴은 무슨 정이 있는 듯
空山百鳥散還合
(공산백조산환합), 빈 산의 온갖 새, 흩어졌다 다시 모이고
萬里浮雲陰且晴
(만리부운음차청). 만리 떠도는 구름 흐렸다 또 개이네
嘶酸雛雁失群夜
(시산추안실군야), 울음소리 쓰라리다, 밤에 무리 잃은 기러기 새끼
斷絶胡兒戀母聲
(단절호아련모성). 애끊는 오랑캐 아이 어미 그리워하는 소리
川爲靜其波
(천위정기파), ; 냇물 고요해지고
鳥亦罷其鳴
(조역파기명). ; 새 또한 울음소리 그쳤네
烏孫部落家鄕遠
(오손부낙가향원), 오손의 부락에서 고향은 멀고
邏娑沙塵哀怨生
(나사사진애원생). 나파의 모래먼지 슬픈 원망 일어나듯
幽音變調忽飄洒
(유음변조홀표쇄), 그윽한 음악소리 바뀌어 갑자기 바람 일 듯, 비 쏟아지듯
長風吹林雨墮瓦
(장풍취림우타와). 긴 바람 숲에 불고, 비는 기왓장에 떨어진다
迸泉颯颯飛木末
(병천삽삽비목말), 솟아나는 샘물 쓸쓸하고, 나무 끝을 나는 바람
野鹿呦呦走堂下
(야녹유유주당하). 들판의 사슴은 슬피 울며 집 아래로 달리네
長安城連東掖垣
(장안성련동액원), 장안성은 동액 담에 잇닿고
鳳凰池對靑瑣門
(봉황지대청쇄문). 봉황지는 청쇄문을 마주본다
高才脫略名與利
(고재탈략명여리), 재주 높은 이, 명예와 이익 모두 벗어났느니
日夕望君抱琴至
(일석망군포금지). 그대는 밤낮으로 거문고 안고 찾아오게
[안병렬 역]
050 이기(李頎)
동대의 호가소리 듣고 말로 방급사를 희롱함
옛날 채녀는
호가성을 지었느데
한 번 타는데
십팔 박자 있었다네.
오랑캐는 눈물 흘려
변방 풀을 적시고
한나라 사신 애태우며
돌아갈 채녀를 바라본다.
옛날 수자리 푸르러
봉화대는 차갑고
너른 사막 컴컴하여
날리는 눈발 하얗더라.
앞에는 상현을 치고
뒤에는 각우를 타는데
사방의 가을잎들
놀라서 떨어진다.
동선생 그대는
신명을 통했거니
깊은 산골 요정들
몰래 아서 듣는다.
느려졌다 다시 빨라지자
모두 다 응수하고
가려다가 돌아오니
무슨 깊은 정이 있는 듯.
먼 산 온갖 새를
흩어졌다 다시 돌아오고
만리에 뜬 구름
흐려졌다 다시 갠다.
무리 잃은 새끼 기러기
밤에 처량히 우는 소리 같고
버림 받는 오랑캐 아이
엄마 그리워 우는 소리로다.
시내는
물결소리 조용해지고
새들은
울음소리 멈추었더라.
오손으로 끌려간 공주
먼 고향 그리워 우는 듯.
나파의 모래벌에
슬픈 원망 생겨나는 듯.
그윽한 그 소리가락이 바뀌더니
갑자기 바람소리 비오는 소리.
긴 바람 수풀에 불고
비는 기와에 떨어진다.
솟아나는 샘물 소리
나무 끝에 나는 듯.
들판의 사슴 울음소리
집 아래로 달리는 듯.
장안성은
동액의 담에 이어지고
봉황새는
청쇄문에 마주했다.
그대 높은 재주
명리에 벗어났거니
밤낮으로 바라건대
거문고 안고 찾아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