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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전기소설 <이와전> <앵앵전> <곽소옥전> <춘향전> 과의 상호비교

김민경, 김창완, 손조영, 이영진

   

Ⅰ. 당대 전기 소설의 배경  

1. 당대 전기 소설의 뜻과 유래

당대에 들어서서 중국 소설은 장족의 발전을 하게 된다. 당대 소설을 ‘전기(傳奇)’라고 부른 것은 만당 시기 배형(裵鉶)의 『전기(傳奇)』라는 책에서 유래되었고, ‘전기’는‘기이한 일을 전하여 기술한다(傳述寄異之事)’는 뜻을 지니고 있다. 당대 전기소설은 육조 지괴소설의 기초 위에서 발전한 것으로서 소설의 성숙을 상징한다. 

2. 당대 전기 소설의 발생 배경  

㉠ 사회, 경제적 원인

농업․수공업․상업과 국제무역 등 당대 봉건경제의 신속한 발전에 따라 도시경제가 형성되면서 장안․낙양․양주․성도 등지의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가 형성되었다. 여기에 모여든 각계각층의 사람들은 나름대로 복잡한 사회관계 속에서 갖가지 이야기를 전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전기소설의 발전에 많은 소재를 제공해 주었다.

㉡ 과거제도의 영향

당대 지식인에게 있어서 과거는 출세가도로 나아가는 관문이었지만 과거가 공정하게 시행된 것은 아니었으며 합격 여부가 시험 전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당대 과거시험에는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이 시험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시험을 보기 전에 시험관에게 자신의 문장을 미리 보내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있었다. 처음 보내는 것을 ‘행권(行券)’이라 하였고, 이후에 재차 보내는 것을 ‘온권(溫券)’이라 하였다. 응시자들은 온권을 통해 자기가 갈고 닦은 실력을 십분 발휘해야 했으며 또 세도가의 시험관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도록 지어야 했다. 이 ‘행권’, ‘온권’에 적합한 것이 전기였고, 과거 급제를 바라는 이들이 앞 다투어 전기 창작에 임하면서 전기는 크게 발전하게 되었다.

㉢ 고문운동과 당시의 발전 영향

형식미와 음율미만을 추구하는 변려문을 배척하고 자연스러운 산문을 쓰자고 주장하는 고문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었던 시기가 바로 전기가 발전한 시기였던 것이다. 그것은 백화문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던 당시로는 고문이 전기소설을 쓰기에 가장 적당했기 때문이었다. 현실적이고 자연스러운 고문이라는 새로운 문체는 전기에 매우 적당한 문체였다. 또한 당시에서 보여준 현실주의와 낭만주의 정신과 풍부하고 다채로운 표현방법 역시 전기 창작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실제로 당시는 전기에서 인물의 성격묘사나 심리묘사에 많이 사용되었다. 

㉣ 도교, 불교를 비롯한 여러 종교 사상의 영향

당시 성행하던 불교는 인도인들의 풍부한 상상력과 환상의 세계를 불교설화와 각종의 민간전설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전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불교 특유의 내세관과 윤회설은 소설에 필요한 구성방식과 다양한 소재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이런 성격 때문에 불교는 이미 남북조시대의 지괴에도 매우 큰 영향을 끼쳤으며 당대에는 상당히 많은 불교설화들이 전기로 번안되어 소설적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Ⅱ. 전기 소설의 발전 단계  

전기소설의 발전단계는 초당․성당 시기, 중당 시기, 만당 시기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1. 초당 ․ 성당 시기 (과도기)

이 시기는 그 문장이나 내용으로 볼 때 육조의 지괴에서 당대 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라 할 수 있다. 보존된 작품의 수량이 극히 적어 왕도(王度)의 <고경기(古鏡記)>, 작자 불명의 <보강총백원전(補江總白猿傳)>, 장작(張鷟)의 <유선굴(游仙窟)> 등 세 편이 남아있다. 

2. 중당 시기 (번영기)

이 시기는 전기 소설의 황금시대라 할 수 있다. 유명 작가와 작품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작품의 수준도 높아서 전기의 명작은 대체로 이 시기에 나왔다.

평화롭던 당 제국을 변란으로 휩쓴 <안사지난>은 당나라의 정치와 경제를 지배해 온 대족(大族)들을 하루 아침에 멸망시켜 상인과 서민층을 경제적, 정치적 면에서 크게 부상시킨다. 그리고 이전의 문벌귀족과는 다른 자기의 노력과 실력을 통하여 새로 상층으로 올라온 신흥 관료군을 탄생시킨다. 백거이, 한유를 비롯하여 대부분이 전기 작가들이 서민계층으로부터 상류로 새로이 발돋움했던 부류들이다. 이 때문에 그들은 육조의 귀족시대처럼 초현실적인 기괴한 얘기들에만 관심을 갖지 않고 ‘기이한 일’을 전하면서도 현실 사회문제도 아울러 작품 속에 다루게 되었던 것이다.

진현우(陈玄佑)의 <이혼기(离魂记)>, 심기제(沈既济)의 <침중기(枕中记)>, 장방(蒋防)의 <곽소옥전(霍小玉传)>, 원진(元稹)의 <앵앵전(莺莺传)>, 백행간(白行简)의 <이와전(李娃传)>,이공좌(李公佐)의 <남가태수전(南柯太守传)>, 진홍(陳鴻)의 <장한가전(長恨歌傳)>, 두광정(杜光庭)의 <규염객전(虯髥客傳)> 등이 모두 이 시기에 나왔다.

이 때의 작가들은 상당한 문명과 문재를 떨치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전기의 성행도 고문운동이나 사의 발전을 종합하여 중당의 문학개혁운동이라는 관점에서 그 전개를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3. 만당 시기 (쇠퇴기)

만당 시기는 작품의 수는 많았지만 유협과 신선방술이 유행함에 따라 현실생활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내용이나 예술적인 면에서 이전 시기에 미치지 못한다.

여러 가지 기이한 얘기들을 모아놓은 전기의 전집이 많이 나오는데 우승유(牛僧孺)의 <현괴록(玄怪录)>, 이복언(李復言)의 <속현괴록(续玄怪录)>, 설용약(薛用弱)의 <집이기(集异记)>, 배형(裴铏)의 <전기(传奇)>등이다.

이 중에는 간혹 빼어난 작품들이 있기는 하나 의식적인 창작이라는 면에 있어서는 중당의 작품들보다 후퇴하여 다시 지괴적인 성격에 가까워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Ⅲ. 전기의 분류와 대표 작품

당대 전기는 내용에 따라 신괴류 ․ 애정류 ․ 풍자류 ․ 호협류 등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다.  

1. 신괴류

당 전기에서 신괴류에 속하는 작품은 육조 지괴소설의 흔적을 띠고 있다. 대체로 소재의 기이함과 비현실적인 줄거리를 통해 소설적인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이야기의 내용으로 볼 때 전통적인 신선설화, 불교설화, 요괴담 등이 많다.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왕도(王度)의 <고경기(古镜记)>와 무명씨의 <보강총백원전(补江总白猿传)>, 이조위(李朝威)의 <유의전(柳毅传)> 등이 있다. 

2. 애정류  

남녀의 애정을 주제로 한 이 작품들은 당 전기 가운데에서 문학적인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애정류의 전기는 도시경제의 발달과 신흥계층의 성장을 반영하는 자유로운 애정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애정류는 새로운 애정관을 선녀나 귀신, 요괴와 인간 사이의 상궤를 벗어난 기이한 애정 행각을 통해 표현하기도 하고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사랑을 통해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에 속하는 작품들은 대체로 현실적인 인간사를 주로 하고 제재를 일상생활에서 취하여 개성이 뚜렷하고 용감하게 싸우는 여성형상을 창조하고 반봉건, 반예교의 주제를 그려내고 있다. 대표작으로 백행간(白行簡)의 <이와전>, 장방(蒋防)의 <곽소옥전>, 원진(元稹)의 <앵앵전(鶯鶯傳)>, 장작(張鷟)의 <유선굴>등이 있다. 

3. 풍자류  

풍자류는 몽환류(夢幻類)라고도 하며 이 작품들은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풍자류의 전기는 소재로만 볼 때는 경우에 따라서는 신괴류로 분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괴류와 다른 점은 소설의 문학적 성취가 소재의 기이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반성적 사고와 현실에 대한 풍자에 있다는 점이다.

대표작으로는 이공좌(李公佐)의 <남가태수전(南柯太守傳)>과 심기제(沈旣濟)의 <침중기(枕中記)>등이 있다.

 

4. 호협류  

만당 시기는 각지에서 난이 일어나 사회가 어지럽고 검객이나 협사들이 각지에서 할거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 하에서 영웅협객의 무용담을 서술하는 작품이 호협류에 해당하는데 중당 이후 만당으로 오면서 사회가 더욱 혼란해질수록 그러한 전기소설들이 많이 나왔다.

대표작으로는 두광정(杜光庭)의 <규염객전(虯髥客傳)>, 원교(袁郊)의 <감택요(甘澤謠)>에 실린 <홍선전(紅線傳)>, 배형의 <섭은낭전(聶隱娘傳)> 및 <곤륜노(崑崙奴)>, 설조(薛調)의 <무쌍전>등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두광정의 <규염객전>이 가장 유명하다.

 

Ⅳ. 당대 전기소설의 의의와 영향  

① 작가의 의식적 창작

전기소설은 작가가 의식적으로 창작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는 고도의 사상성이 깃들어 있다. 작가의 인생관, 정치적인 입장, 사회적인 견해 등이 구체적으로 담기어 있는 것이다. 작품은 다양한 인물들의 운명선을 따라 봉건 문벌제도, 봉건 예의를 반대하고 애정과 혼인의 자유를 내세워 작품의 주제 사상적 의의를 높여 주었다. 이렇게 하여 전기 소설은 중국 소설 발전 사상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으며 사실주의 창작의 길을 탐색해 주었다.  

② 허구문학의 예술성

전기소설은 허구적인 문학의 예술적인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다. 따라서 중국문학사상 소설의 지위를 확보하였을 뿐만이 아니라 후세 소설 발전의 기틀이 되기도 한다. 소설 뿐만 아니라 원 잡극과 명 전기 같은 희곡의 문학적인 창작의 토대가 되었다. 송대의 화본, 원대의 잡극, 명대와 청대의 전기 소설은 당대 전기 소설의 줄거리를 이용하고 당대의 사회적 실천에 근거하여 우수한 인물 형상들을 창조하였다.  

③ 고문의 자유로운 구사

문장에 있어서는 옛날부터 중국에서 쓰여 온 산문체인 고문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섬세하고 정확하고 풍부하고 세련되고 아름답고 유창한 문장을 발전시켰다. 따라서 고문운동에도 실은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으며 전기소설에서 보여준 산문과 시의 결합, 곧 서사와 서정의 결합은 그 독특한 풍격을 이룩하여 변문과 함께 후세 강창문학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④ 시의 변화 발전을 주도

전기소설은 중당 이후의 시의 변화 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 이 때부터 시를 산문 쓰듯 써서 많은 시인들이 “이문위시(以文爲詩)”했다는 평을 받게 되며, 한유 · 백거이 · 원진 같은 작가들의 시에는 실제로 일정한 고사(故事)를 노래한 작품들도 적지 않다. 여러 방면에 걸친 중당 문학상의 변화와 발전은 모두 서로 연관이 있는 것이며 이것들은 모두 만당 · 오대를 거쳐 북송대에 큰 열매를 맺게 된다.

 

Ⅴ. <이와전> <앵앵전> <곽소옥전> 작품 감상

1. <이와전(李娃傳>

㉠ 작자 백행간(白行簡)

백거이의 아우이다. 그의 행적은 󰡔구당서(舊唐書)󰡕와 󰡔신당서󰡕 모두 <백거이전(白居易傳)>에 붙어서 기록되고 있다. 자는 지퇴(知退)이며, 정원(貞元) 말년에 전시(殿試)에 급제하고 사문원외랑(司門員外郞) 주객랑중(主客郞中)이 되었다. 보력(寶曆) 2년에 병사하였으며 그때 나이 50여 세였다.  

㉡ 내용

상주자사 형양공(滎陽公)의 아들인 공자는 과거를 보러 장안에 왔다가 장안의 명기인 이와에게 빠져 1년여를 함께 보내면서 가지고 온 재물을 모두 탕진하여 돈 한 푼이 없게 되자 이와와 가모에게 쫓겨난다. 이 사실을 알고 병에 걸려 죽을 지경이 된 공자는 길에 버려지고 장의사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그들의 도움으로 몸이 완쾌된 후 장의사 집에서 허드레 일을 하며 지내는데, 상여 소리를 들을 때마다 자신의 처지를 한탄해 눈물을 흘리며 그 노래를 따라하곤 하였는데, 이에 재주가 있어 장안에서 거의 상여소리를 따라 올 자가 없게 되었다. 그러던 중 당시 장안에 동쪽과 서쪽으로 큰 장의사집이 있었는데, 두 집의 경쟁이 치열하여 하루는 두 집 주인이 만나 애환시합을 하기로 한다. 그 시합을 구경하러 몰려 온 사람들이 무수히 많았으며, 공자가 나와 상여소리를 하는 때에, 형양공이 장안에 나라의 부름을 받고 왔다가 그곳을 지나면서 그 무리 속에서 공자의 상여소리를 듣는데, 공자의 유모의 남편이 공자를 알아보고 형양공에게 말하자 처음에는 부인하였으나 공자임을 알자 그를 데려와 심하게 매질하고, 부자의 연을 끊은 후 그를 길가에 버린다. 다행이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난 공자는 거지로 유랑걸식을 하며 지내던 중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어느 겨울날 배고픔과 추위에 견디지 못해 울부짖으며 구걸하는데, 마침 그 소리를 들은 이와는 그것이 필시 공자의 목소리임을 짐작하고 거지를 불러들였다. 추위와 배고픔과 병으로 만심창이가 된 공자를 보고 크게 후회한 이와는 가모의 허락을 받아 공자와 함께 살면서 그를 극진히 보살펴 몸을 완쾌시킨다. 그리고 자신의 패물을 팔아 공자가 과거를 볼 수 있도록 준비를 하여주어 결국 공자는 과거에 합격한다. 임지에 오르기 전날 밤, 이와는 공자에게 자신은 남은 세월을 가모를 모시고 살 것이니, 공자는 명문가의 규수와 혼인 할 것을 권한다. 처음엔 이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던 공자는 결국 그녀의 뜻을 따르기로 한다. 이와는 공자를 검문이란 곳에서 전송한 후 이별을 고한다. 그때 그곳을 우연히 지나던 형양공과 공자가 만나게 되고, 그동안의 자초지종을 듣게 된 형양공은 이와의 공을 크게 여거 그녀를 찾아 공자와 혼인을 시킨다.  

㉢ 특징

인물 성격이 생생하고 극적 갈등이 첨예하며 세부 묘사가 서로 맞물리고 짜임새 가 정연하여 당대 때 전기 소설 가운데서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와의 성격이나 사상 따위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는 것이 이와전의 탁월한 예술적 성과이고 형양공(滎陽公)의 인물묘사를 통하여서는 문벌제도의 허위성을 폭로하였다. 또한 두 남녀주인공은 사회적 신분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되는데, 이것은 당시 문벌혼인제도에 대한 완벽한 도전이기도 하다.  

 

2. <앵앵전(鶯鶯傳)>  

㉠ 작자 원진(元稹) 

원진(元稹)은 젊어서부터 백거이와 시를 주고 받았는데 당시에 시를 말하는 사람들은 원‧백(元‧白)이라고 일컬어 원화체(元和體)라고 불렀다. <앵앵전>의 내용은 곧 최앵앵과 장생의 비극적인 사랑을 서술한 것으로서 일명 ‘회진기(會眞記)’라고도 한다.  

㉡ 내용

정원(貞元)년간에 외모와 성품이 빼어난 장생이란 선비가 있었는데 23살이 되도록 여자를 가까이 한 적이 없었다. 어느 날 포주(蒲州)에 놀러 갔다가 포주의 동쪽에 위치한 보구사(普救寺)라는 절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 우연히 자신의 친척이 되는 최씨부인을 만나게 되었는데, 당시 그 지역에 병란이 발생하여 최씨부인 가족이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당시 장생은 그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친구의 도움으로 최씨부인 가족을 보호하게 된다. 최씨부이은 이런 장생의 도움에 감사하고자 연회를 마련하여 장생을 초대한 뒤 자신의 딸 최앵앵과 아들 환랑을 불러 인사를 시킨다. 앵앵을 처음 본 장생은 그녀의 미모에 반해 말을 걸어보았으나 한마디도 나누지 못하고 연회가 끝난다. 그 뒤 장생은 앵앵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방법을 찾던 중 앵앵의 계집종인 홍낭 도움으로 연정시(戀情詩) 두 수를 지어 보내고 앵앵 또한 화답시 ‘명월삼오야(明月三五夜)’를 지어 보낸다. 그것은 바로 보름날 밤에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장생은 보름날 설레는 가슴을 안고 살구나무를 사다리 삼아 담을 넘어 앵앵에게 갔으나 앵앵은 편지와는 달리 예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면 어찌 마음이 부끄럽지 않겠냐며, 예로써 자신을 지켜 어긋난 행동을 하지 말라고 꾸짖고는 돌아가 버린다. 그러나 며칠 후 앵앵이 스스로 장생을 찾아와 하룻밤을 보내며 돌의 사랑은 이루어진다. 그러나 장생이 서울로 과거를 보러 떠남으로 헤어지게 되었고, 더욱이 과거에 실패한 장생은 입신출세를 위해 대가문의 규수와 혼인을 하고, 앵앵도 다른 사람과 혼인을 한다. 그 후 장생이 앵앵이 살고 있는 곳을 지나게 되어 앵앵의 집에 들러 남편에게 이종오라버니가 보러왔다고 전하나 앵앵은 이를 거절한다. 그러자 장생이 원망의 기색을 하자 ‘싫다고 버리더니 이제 무슨 할 말이 있으리, 그 전엔 그대가 좋아서 사랑했소만, 부디 옛날의 그 마음으로 지금의 부인이나 사랑하구려’란 시를 지어 보낸다. 그 후 둘 사이가 완전히 끊어지게 된다.  

㉢ 특징

이 글의 주인공인 장생이 바로 작가 자신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당대가 아무리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사회였을지라도 봉건사회의 최대 전성기는 당시의 시대적인 한계를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주인공인 앵앵의 이미지를 매우 참신하며 진보적인 여성으로 표현하고 있다. 귀족가문 규수의 체통과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위해 장생을 꾸짖고 냉담하게 대하나, 결국은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상대를 직접 찾아가는 행위는 정말 대담하고 적극적이다. 더구나 앵앵이 기녀나 술집 여인이 아닌 학덕과 자색을 겸비한 양가의 자녀였다는 점에서 그녀의 모습은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반면에 장생이 자기를 버리려 한다는 것을 알았으나 반항하려 하지 않고 운명에 맡기는 장면에서는 앵앵이 봉건제도하의 교양을 갖춘 신분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앵앵은 봉건제도에 반항하는 한편, 그 제도를 잘 따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생이 여성을 희롱하고도 추호의 가책도 느낄 줄 모르는 행동은 봉건사대부 계층의 본질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앵앵전은 전기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 가운데 하나이며, 후대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3. <곽소옥전(霍小玉傳)>  

㉠ 작자 장방(蔣防)  

장방은 시인 이신(李紳)의 추천을 받아 한림학사 중서사인(中書舍人)이 되었으나 후에 당파싸움으로 정주·연주자사(汀州·連州刺史)로 좌천되었다. 이 소설은 실존했던 당나라 때의 시인 이익(李益)과 기생 곽소옥 사이에 얽힌 비극을 묘사한 것이다.  

㉡ 내용

이익(李益)라는 자가 나이 스물에 진사에 급제하고 이듬해 있을 천관의 시험을 보러 장안에 왔다가 곽소옥(霍小玉)을 만난다. 소옥의 미모에 반한 이익은 소옥과 함께 살게 되었는데, 함께 산 지 2년 되던 해 4월, 이익은 정현(鄭縣)의 주부(注簿)자리를 얻어 소옥과 혼인을 굳게 약속하고 헤어졌다. 이후 이익이 어머니를 만나보니 자신은 이미 노씨와 약혼이 되어있음을 알았다. 엄격한 어머니의 말씀을 거역할 수가 없어 소옥과 약속을 저버리고 일부러 헤어졌다. 소옥은 오랫동안 이익의 소식을 들을 수가 없어 결국 병저 눕게 되었다. 이익이 있는 곳을 수소문 하느라 가진 재산을 모두 날리고 나서야 그를 찾았지만 이익은 그녀를 보러 오지 않았다. 어느 봄 날 이익이 숭경사(崇敬寺)에 모란꽃 구경을 왔다가 누런 적삼을 입은 사람을 만나 그에게 이끌려 소옥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병석에 누워있던 소옥은 이익의 배반을 책망하고는 오랫동안 슬퍼하며 ‘죽어서 원귀(怨鬼)가 되어 낭군님의 정실과 후실이 편히 잠을 자지 못하도록 하겠다.’ 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 이익은 그를 위해 상복을 입고 장례를 치른 후, 노씨와 혼인하였으나 그 뒤 소옥의 마지막 유언처럼 아내를 의심하는 병이 생겨 아내를 때리고 구박하다가 결국 아내 노씨와 헤어졌고 세 번이나 혼인하였으나 모두 노씨부인과 마찬가지였다.  

㉢ 특징

작품 속에는 기녀와 사대부를 등장시켜 봉건사회 속에 여인들이 당하는 굴욕과 비극적 운명을 모사하였고, 동시에 봉건 문벌제도의 죄악을 폭로하고 있다.

 

Ⅵ. 작품 상호 비교  

1. 공통점

㉠ 작품 속 남자 주인공

사대부 집안의 자식으로 문재가 뛰어나고 성품이 온화하며 모범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또 출세를 위해 고시 준비를 하는 인물로 나오는데, 이것은 당시의 과거제도에 대한 정치적 배경을 잘 반영한 것으로 그들이 왜 과거를 치르기 위해 사랑하는 연인을 배신하면서 까지 멀리 떠나는지를 시사하고 있다.

㉡ 반봉건, 반 예교와 문벌제도에 대한 비판

곽소옥과 이와는 자신이 기생출신이라 정실부인이 되기에는 자신의 신분이 너무 천하다고 생각한다. 계급모순으로 인해 곽소옥이 버림을 받는 모습은 문벌제도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이와는 오히려 귀족의 정실부인이 되고‘견국부인’에 봉해지는 당시에는 충격적인 결말로 봉건사회의 문제점을 제시 하고 있다. 귀족집안의 딸인 앵앵은 자신의 신분에 맞는 봉건예교의 단정한 자태를 보여 주는듯하지만 밤중에 자신이 주동적으로 장생에게 사랑을 표시하면서 봉건예교에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2. 차이점  

㉠ <곽소옥전>과 <앵앵전>은 비극적으로 결말 vs <이와전>의 해피엔딩

<곽소옥전>의 이익과 소옥은 서로의 신분의 차이로 인해 이루어지지 못하고 소옥은 결국 병에 걸려 죽는다. <앵앵전>의 장생이 과거를 보러 떠나고 또 시험에 떨어지면서 앵앵을 멀리하고 후에 각각 다른 사람과 혼인을 하면서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면 <이와전>의 정생과 이와는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혼인을 하게 되면서 둘의 사랑은 이루어진다.  

㉡ <곽소옥전>과 <앵앵전>의 두 여주인공의 버림 받은 후의 행동

곽소옥은 자신을 버린 이익을 그리워하다 병에 걸려 원한을 품고 죽은 뒤 원귀가 되어 복수를 한다. 반면 앵앵은 문란하게 맺어지기 시작한 사랑이라 버림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임으로 아무런 원한을 품지 않겠다고 하며 현실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각각 다른 사람과 혼인을 한 후 장생이 앵앵을 찾아오지만 그와 만나지 않겠다는 시를 한 수 지어 그를 돌려보낸다. 

㉢ <이와전> 과 <앵앵전>에 나타난 여성상 

이와는 기생인 반면 앵앵은 사대부 집안의 자녀로 단정한 자태를 갖춘 전형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와는 앵앵보다 더욱 도전적인 여인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남성을 출세시켜 운명을 개척하는 주도 면밀한 인물이다. 앵앵은 과감한 사랑은 시도하지만 결국 버림받고 비관하는 여인으로 봉건교양을 받은 귀족신분의 국한성을 드러내고 있다. 두 작품 모두 개성적이고 진보적인 여성상으로 묘사되지만 결말이 다른 것은 신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Ⅶ. 춘향전과 비교  

1. 춘향전  

<춘향전>은 열여섯 살 관기 춘향과 동갑내기 양반자제 이 도령이 만나 사랑을 불태우고 결혼에 성공한다는 사랑 이야기다. 사랑을 이루려는 춘향이 현실과 대립하여 갈등을 빚는 과정은 춘향의 '말'과 무명 인물들의 막간극 및 삽입 문예양식들을 통해서 구조화되어 있다. 실제 작품은 판소리 광대의 창본인 <춘향가>와 소설책으로 정착된 <춘향전>(사본, 간본)의 두 형태로 전한다. 현재까지 90여종 이상의 이본들이 확인되었다. 이 작품 군 전부를 편의상 <춘향전>이라고 부른다. <춘향전>은 신재효의 사설 개작 이후 주제 및 표현이 양반층 취향에 맞게 변모했다고 하지만, 주제사상은 그리 차이가 없다. <춘향전>의 갈등구조는 춘향이 주체이고 춘향, 이 도령, 변학도가 삼각형을 이룬다는 점이 특이하다.  

 

2. 공통점  

㉠ 남녀간의 애정을 묘사

<춘향전>과 <이와전 >, <앵앵전>, <곽소옥전> 세 작품 모두 애정소설로서, 봉건제도의 굴레를 벗어나 개성을 존중하고 자유연애를 하고자 하는 청춘남녀의 갈망을 다루고 있다.  

㉡ 작품속에 나타나는 여인상

도덕의 예속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나 끝내 뿌리깊히 박힌 봉건제도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던 숙명적인 여인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 <이와전>과 <춘향전>의 전개 구조  

<이와전>과 <춘향전>은 남녀 간의 사랑과 정절이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하며 기생 이와가 신분상승의 꿈을 이룬다는 점에서 상통한다. 유교식의 정절과 내조가 주제와 함께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3.차이점 

㉠ 신분 갈등의 극복 여부

<이와전>의 경우 기녀 신분인 주인공은 신분갈등을 극복하여 애정을 성취하는 한편 <곽소옥전> 에서는 신분갈등을 극복하지 못하여 비극적 결말을 맺는다. <춘향전>은 기생이면서 기생이기를 거부한 춘향의 모습을 더욱 부각시켜 애정실현을 통하여 인간 주체성을 실현에 목적을 두었다.

㉡ 주변인물의 성향

<이와전>에서 장안 기녀 이와는 애정과 행복을 쟁취하는 여성으로, 자신을 '요전수(搖錢樹)'로 여기면서 애정을 가로막는 방해자인 기생어미(포주)에게 저항한다. 이처럼 <이와전> 에서의 주변인물인 이와의 기생어미는 이와와 정생을 갈라놓아 갈등을 유발시키는 반면, <춘향전>에서의 월매는 둘의 사랑을 방해 하지 않고 공조하며 춘향과 이 도령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 내용의 결말

<곽소옥전>의 두 주인공과 <춘향전>의 두 주인공이 어린 나이에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남자가 출세 길로 나아가게 됨은 동일하며 여자가 남자를 그리워하고 정조를 지킨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곽소옥전>의 이익은 곽소옥을 배반하여 마침내 곽소옥은 죽음에 이르고 이익도 불행한 삶을 살아가나, <춘향전>에서는 이몽룡이 곤경에 처한 춘향이를 구해내어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사건의 전개방식 

<춘향전>은 <이와전>, <앵앵전>, <곽소옥전>보다는 훨씬 인물과 사건이 풍부한데 조역인 향단과 방자와 월매, 악역인 변학도도 나오며 춘향이 옥에 갇혀서 수청을 강요당하고 이 도령이 암행어사출도를 하는 식으로 갈등과 반전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의 갈래가 뻗어 인물과 사건을 보충하고 좀 더 복잡하게 발전한다. 반면, <이와전>, <앵앵전>, <곽소옥전>은 주인공의 복선과 갈등, 반전이 비교적 단순하게 전개되며 그들의 소망을 충족시키는 데에만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참고문헌

중국문학사. (김학주) / 신아사 1990

중국소설사의 이해. (중국소설 연구회편) / 서울학고방 1998

한국문학과 관련있는 중국전기소설선. (김종군) / 박이정 2005

중국고전문학의 전통 (김학주외 3인)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부 2002

 

 

중국의 소설은 신화(神話)에서 싹터 고사(故事), 지괴(志怪)를 거쳐 전기(傳奇)에 이르러 비로소 문언(文 言)단편소설의 형태를 갖추었다. 이것이 그 후 백화소설(白話小說)의 대두로 말미암아 설 자리를 잃고 서서히 사라지기는 했지만, 그러나 당대(唐代)의 작가들로서는 전에 없던 의식적인 창작이었고, 또한 근대소설의 구성요소를 처음으로 갖춘 작품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그 소설사상(小說史上)의 지위를 인정하게 된다.

당대의 소설가들은 스스로 마치 사서(史書)를 편찬하는 기분으로 소설을 창작하였다. 그래서 그 내용과 체계가 모두<사기(史記)>를 닮고있다. 작품 중에서 신괴적(神怪的)인 요소를 삭제해 버린다면 누구든지 <열전(列傳)>으로 착각할 만큼 그 문제를 닮았다. 이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그 당시의 문인들의 사서(史書)수찬(修撰)에 대한 염원(念願)을 전기문(傳奇文) 창작에 쏟아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작품 속의 이야기를 애써 실화(實話)인 것처럼 증명하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대(唐代) 소설의 내용에는 사실적인 면보다는, 신괴적인 면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것이 신화적(神話的)이든 혹은 인화적(人話的)이든 간에 당대(唐代) 사회의 충실한 시대적 반영물 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 어떤이는 운문(韻文)을 능가하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특히 당대(唐代)의 전기는 원대(元代)의 희곡을 비롯하여 후세의 소설, 희곡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고전 소설에까지도 그 여운이 간혹 남아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유의하지 않을 수 없다.

 

(1) 이생(李生)이 명기(名妓)를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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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소설>(161)곽소옥전(霍小玉傳)(1) 이생(李生)이 명기(名妓)를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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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생(李生)이 포십일랑에게 중매를 의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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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포십일랑이 이생에게 곽소옥(霍小玉)을 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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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소설>(163)곽소옥전(霍小玉傳)(3) 포십일랑이 이생에게 곽소옥(霍小玉)을 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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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생이 드디어 곽소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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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소설>(164)곽소옥전(霍小玉傳)(4) 이생이 드디어 곽소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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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소옥의 어머니 정지가 이생을 사위로 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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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소설>(165)곽소옥전(霍小玉傳)(5) 소옥의 어머니 정지가 이생을 사위로 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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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생과 소옥이 환락의 밤을 보내고 부부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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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소설>(166)곽소옥전(霍小玉傳)(6) 이생과 소옥이 환락의 밤을 보내고 부부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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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생이 소옥과 이별하고 벼슬에 부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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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소설>(167)곽소옥전(霍小玉傳)(7) 이생이 소옥과 이별하고 벼슬에 부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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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생이 모친의 강권으로 노씨와 재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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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소설>(168)곽소옥전(霍小玉傳)(8) 이생이 모친의 강권으로 노씨와 재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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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곽소옥이 배신한 이생을 수소문하다가 병이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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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소설>(169)곽소옥전(霍小玉傳)(9) 곽소옥이 배신한 이생을 수소문하다가 병이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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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협사의 도움으로 소옥이 이생을 만나고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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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죽은 소옥의 원귀(怨鬼)가 이생을 괴롭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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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소설>(171)곽소옥전(霍小玉傳)(11) 죽은 소옥의 원귀(怨鬼)가 이생을 괴롭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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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대(唐代) 애정 傳奇 소설 <이와전(李娃傳)> 원본-번역본

◈ 당대(唐代) 애정 傳奇 소설 <이와전(李娃傳)> 원본-번역본 줄거리 - 형양공(滎陽公)은 나이 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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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 백행간

이효식, 이와전과 곽소옥전 비교연구

 

재자가인(才子佳人) 유형 전기소설의 연애 분류표

전기 작품 남주인공의 신분 여주인공의 신분 첫 만남에서의 감정 교류 연애의 결과
곽소옥전 진사 기녀 perfect 죽음(새드엔딩)
이와전 수재(秀才)시험 응시자 기녀 perfect 결합(해피엔딩)
앵앵전 급제 못한 사인(士人) 규수 so so 이별(새드엔딩)
장한가전 황제 후비 perfect 죽음, 내세를 기약함
유씨전 벼슬 없는 시인 perfect 결합(해피엔딩)

 

<참고문헌>

* 전인초 <당대소설연구>

* 오태석 <북송문화의 혼종성과 이학문예심미> (<중국어문학지>34집, 2010.12.p59-102)

* 김학주 <중국문학사>

* 정범진 <당대소설연구>

* 최진아 <환상, 욕망, 이데올로기 - 당대 애정류 전기 연구>

* 김현룡, 김종군 <한국문학과 관련 있는 중국 전기 소설선>

* 중국문학닷컴(www.wenxue.co.kr)

 

2. 이와전(李娃傳) - 백행간(白行簡)

2-1. 이와전(李娃傳)의 전체적 내용

주인공이 과거시험을 치르러 가는 도중, 기생 이왜에게 빠져 가진 돈을 몽땅 털리고 사경에 이르지만 그녀를 끝까지 쫓아다닌 끝에 인연을 맺고 그녀의 헌신적인 도움을 받아 과거에도 합격, 출세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2-2. <李娃傳>의 원문과 해석

 

<李娃傳>

汧国夫人李娃,长安之倡女也。节行瑰奇,有足称者。

견국부인 이와는 ﹐원래 장안의 창기였다。그러나 그녀의 절행이 남달리 기특하였기에﹐족히 칭찬할 만하였다。

 

故监察御史白行简为传述。天宝中,有常州刺史荥阳公者,略其名氏,不书,时望甚崇,家徒甚殷。

감찰어사를 지낸 적이 있는 작가 백행간이 이렇게 그녀를 찬미하여 기술하였다。

당 현종 천보년간(唐 玄宗 天寶中)﹐형주자사에 형양공(常州刺史滎陽公)이란 사람이 있었는데﹐이 책에서는 명예를 위하여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벼슬아치로﹐가족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知命之年,有一子,始弱冠矣,隽朗有词藻,迥然不群,深为时辈推伏。其父爱而器之,曰:"此吾家千里驹也。

형양공이 지명(知命) 즉 나이 오십이 되던 해﹐아들이 하나 있었는데﹐이제 약관(弱冠, 20세)을 막 넘었다﹐

낭랑한 목소리로 사(詞藻)를 읊으면﹐ 동년배들 중에 당연 발군이었다﹐ 가히 추종을 허락하지 않았다。

부친 형양공은 늘상 자랑삼아 말하였다. “이 아이야말로 가문을 빛낼 천리마이다。”

 

"应乡赋秀才举,将行,乃盛其服玩车马之饰,计其京师薪储之费。

谓之曰:"吾观尔之才,当一战而霸。今备二载之用,且丰尔之给,将为其志也

향시에서 으뜸으로 뽑힌 공자는﹐길을 나섰다﹐복식과 일용의 기물들로 장식한 마차를 화려하게 꾸몄다﹐곁에서 시종과 많은 여비를 주었다。

출발에 앞서 아들에게 타이르길, “내가 보건데 너의 재능이면 초장에 급제할 것이다。허나 넉넉하니 2년간의 비용을 마련해 줄 것이니﹐여유를 가지고 마냥 뜻을 펴고, 장원 급제를 기해라。”

 

生亦自负视上第如指掌。自毗陵发,月余抵长安,居于布政里。

尝游东市还,自平康东门入,将访友于西南。至鸣珂曲,见一宅,门庭不甚广,而室宇严邃,阖一扉。

공자역시 장원급제를 당연시하여 여반장인양 생각하였다. 비릉(毗陵)을 출발한지, 한 달이 지나서 장안에 도착하였다﹐ 거처를 포정리(布政裡)에 정하였다。

어느날 유람을 나섰다가 장안성의 동쪽으로 돌아나가다가﹐서남에 사는 친구를 방문하고 평강리의 동문을 들어서서는 명가곡(鳴珂曲)으로 길을 지날 때였다。

골목길을 지나 집이 한채 보이는데﹐무심코 문틈으로 살피자니 그리 크지는 않지만﹐정갈하고 아담한 집이었다。

 

有娃方凭一双鬟青衣立,妖姿要妙,绝代未有。生忽见之,不觉停骖久之,徘徊不能去。乃诈坠鞭于地,候其従者,敕取之,累眄于娃,娃回眸凝睇,情甚相慕,竟不敢措辞而去。生自尔意若有失,乃密徵其友游长安之熟者以讯之。

공자가 우연히 문이 열린 틈으로 보니 기생 이와가 머리카락을 두갈레로 땋아 올린 채 청의를 입고 서있었다。

더욱 자세히 보기위해﹐타고 있던 말을 뒷걸음질 시켰지만﹐서성 거리기만 할 뿐 갈 생각을 않고 배회하였다。

그러다가 고의로 말채찍을 땅에 떨어뜨리고는﹐말잡이 종자로 하여금 ﹐채찍을 집어 올리게 하였다﹐ 피도 안 가리는 듯이 노골적으로 낭자의 모색을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뚫어져라 살펴보았다﹐

비스듬히 몸을 기대어 여자의 모습을 살피니, 그 맑고 초롱초롱한 눈초리에 얼을 빼앗기고﹐그자리에서 정을 깊어지고 사뭇 사모하게되었다﹐이제는 더 이상 갈뜻이 없게 되었다。

친구집에 당도한 공자는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물었다﹐장안의 태생으로 풍류를 즐기는 친구는 선뜻 대구를 하였다。

 

友曰:"此狭邪女李氏宅也。

"曰:"娃可求乎?"

对曰:"李氏颇赡,前与通之者,多贵戚豪族,所得甚广,非累百万,不能动其志也。"

친구왈 ﹕“장안에서도 유명한 상화방 기생 이씨댁이라네。”

공자 왈 ﹕“그 집에 절색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상대하여 말하길 ﹕“이씨는 자못 넉넉하기에﹐ 장안에서도 최고의 권문세도가나﹐돈 많은 호족 거상들만﹐ 드나들 수 있다네﹐만량 안쪽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 일세。”

 

生曰:"苟患其不谐,虽百万,何惜!"

他日,乃洁其衣服,盛宾従而往。扣其门,俄有侍儿启扃。

生曰:"此谁之第耶?"

侍儿不答,驰走大呼曰:"前时遗策郎也。"

공자 왈 ﹕“돈 걱정일랑 말게﹐ 비록 백만뿐임에﹐ 애석하다네﹗”

다음날﹐ 공자는 깨끗한 의복으로 성장하고는﹐ 이씨네 집으로 갔다。 대문을 두드리니﹐ 빗장문이 열리면서 가랑머리 몸종이 나왔다。

공자 왈 ﹕“동생은 누구지﹖” 몸종은 대답하지 않았다﹐ 후다닥 뜨락으로 뛰어가며 큰 소리로 외쳤다. ﹕

“일전에 일부러 말채찍을 떨어뜨렸던 공자님이 오셨어요。”

 

娃大悦曰:"尔姑止之,吾当整妆易服而出。"

生闻之,私喜。乃引至萧墙间,见一姥垂白上偻,即娃母也。生跪拜前致词曰:"闻兹地有隙院,愿税以居,信乎?"

그러자 이와의 목소리가 들렸다 ﹕“수다 떨지 말고﹐곧 성장을 갖추고 나갈것이다。”

공자 듣고나서﹐기뻐하였다。얼마 안 되어 담장 사이로﹐머리가 희고 허리가 휜 노파가 보였다﹐바로 이와의 기생어멈이었다。

좌정한 공자는 의젓한 자세로 치사(致詞)하며 말하길 ﹕“실은 댁의 사랑채가 비었다기에 당분간 빌려 썼으면 하고 여쭈어 보고자 찾아왔소이다﹐괜찮겠소﹖”

 

姥曰:"惧其浅陋湫隘,不足以辱长者所处,安敢言直耶?"

延生于迟宾之馆,馆宇甚丽。

与生偶坐,因曰:"某有女娇小,技艺薄劣,欣见宾客,愿将见之。"

어멈 왈 ﹕“협소하고 누추하여﹐공자께서 머물기에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되는군요﹖”

어멈은 공자를 빈관에 인도하였다﹐빈관은 심히 수려하였다。

공자 좌정하니﹐어멈은 다시 말하길 ﹕“이와는 그다지 이쁘지도 않고﹐기예(技藝) 또한 천박하지만﹐손님께서 부디 기쁘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乃命娃出,明眸皓腕,举步艳冶。生遂惊起,莫敢仰视。与之拜毕,

叙寒燠,触类妍媚,目所未睹。复坐,烹茶斟酒,器用甚洁。

久之日暮,鼓声四动。姥访其居远近。

이와를 부르니 이와가 나타났다﹐맑은 눈동자와 흰팔뚝에﹐사뿐사뿐 걷는 모습에서 염기가 넘쳤다。공자는 이 모습에 취하여 넋을 잃어 버리고는 저도 모르게 일어섰다。그와 함께 이와는 업드려 수인사를 하였다﹐

차례로 차가워졌다가 따뜻해지는 등﹐아름다운 눈섶을 더듬고﹐눈으로 아직 볼뿐이었다。 다시 앉아서﹐차를 끓이고 술을 따르는데 그릇이 심히 깨끗하였다。

어느덧 해는 지고﹐사방에서는 북소리가 들렸다。어멈은 짐짓 집이 먼 곳에 있음을 걱정하는 시늉을 하였다。

 

生绐之曰:"在延平门外数里。冀其远而见留也。"

姥曰:"鼓已发矣,当速归,无犯禁。"

生曰:"幸接欢笑,不知日之云夕。道里辽阔,城内又无亲戚,将若之何?"

공자는 능청스레 ﹕“연평문(延平門) 밖 수리쯤에 있지요。” 원컨데 너무 멀기에 이곳에서 유하여야 겠소."

어멈 왈 ﹕“고(鼓)는 이미 울렸지요﹐속히 돌아가야﹐죄를 짓지 않지요。”

공자 왈 ﹕“흥겹게 노느라 저무는 줄 몰랐소。늦게 돌아가 봐야﹐반겨줄 사람도 없는﹐나그네 신세이니﹐허락해 주실는지요﹖”

 

娃曰:"不见责僻陋,方将居之,宿何害焉。"

生数目姥,姥曰:"唯唯。"

生乃召其家僮,持双缣,请以备一宵之馔。

이와 말하길 ﹕“여부가 있겠습니까﹐하도 지체가 높으신 분이시라﹐감히 권해드리지 못하였습니다。”

공자는 수차례 어멈을 바라다 보았다﹐

어멈이 말하길 ﹕“물론이지요。”

시동에 일러﹐두 겹의 합사비단을 지닌﹐조촐한 주안상을 청하였다。

 

娃笑而止之曰:"宾主之仪,且不然也。今夕之费,愿以贫窭之家,随其粗粝以进之。其余以俟他辰。"

固辞,终不许。

俄徙坐西堂,帷幙帘榻,焕然夺目;妆奁衾枕。亦皆侈丽。乃张烛进馔,品味甚盛。

이와는 웃으면 말하였다 ﹕

“손님의 예로써﹐따르리니。오늘의 비용은﹐원컨데 본의아니게 폐를 끼치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약소하나 오늘의 숙식비로 거두어주십시요。후일에 다시 사례를 하겠소。”

그러자 이와는 고사하며﹐끝내 불허하였다。

갑자기 서당(西堂)으로 자리를 옮겨앉으니﹐휘장이 방안의 가구나 기물에 둘러쌓인 것이﹐눈부시도록 화려하였다 ﹔윗목에는 금수비단 금침이 포근하게 깔렸고 촛대아래 차려진 주안상은 풍성하였다。

 

彻馔,姥起。生娃谈话方切,诙谐调笑,无所不至。

生曰:"前偶过卿门,遇卿适在屏间。厥后心常勤念,虽寝与食,未尝或舍。"

娃答曰:"我心亦如之。"

찬을 차리고 어멈을 일어섰다。

공자와 이와의 대화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방긋웃는 미소,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공자 왈 ﹕“지난번 대문 앞에서 힐끔 본 연후에 나는 오매불망 낭자를 그리워하여﹐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였다오。”

이와 답하여 말하길 ﹕“나의 마음도 오직 공자님 생각과 같았습니다。”

 

生曰:"今之来,非直求居而已,愿偿平生之志。但未知命也若何。"

言未终,姥至,询其故,具以告。姥笑曰:

공자 왈 ﹕“오늘이 왔으니﹐직접 거처를 구한 것은 아니지만﹐평생의 뜻을 이루게 되었다오。단지 명을 알지 못하고 어찌하랴。

 말을 마치기도 전에﹐어멈이 과일을 가지고 이르더니﹐수다를 떨었다 ﹕

 

"男女之际,大欲存焉。情苟相得,虽父母之命,不能制也。女子固陋,曷足以荐君子之枕席!

"生遂下阶,拜而谢之曰:"愿以己为厮养。"

姥遂目之为郎,饮酣而散。

“남녀의 인연이 맺어짐은﹐모두가 하늘의 뜻이지요。정분이 서로 이어지면﹐부모도 말리지 못하는 법이지요。미욱한 딸년이나마 내치지 않으시고﹐침석 수발 들 게 해 주시니 송구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공자는 계단아래까지 따라가﹐절을 하며 사례하며 말한다 ﹕

“변변치 못한 사위놈이 장모에게 술 한잔 올릴테니 받으시오。”

기생어멈은 공자를 보면서﹐술을 들이키고는 사라져갔다。

 

及旦,尽徙其囊橐,

因家于李之第。自是生屏迹戢身,不复与亲知相闻,日会倡优侪类,狎戏游宴。囊中尽空,乃鬻骏乘及其家童。

岁余,资财仆马荡然。迩来姥意渐怠,娃情弥笃。

그렇게 새해가 지나자﹐어느덧 공자의 염낭이 바닥이 났다。

이와의 집으로 짐을 옮기게하고 공자는 붙박이로 이와의 치마 폭에 묻혀 지냈다﹐스스로 친지에 대한 소식도 막은 셈이었다﹐나날이 사랑채에 술친구들을 불러 기생들과 짝을 맞추어 주연을 베풀고 질탕하게 마시고 놀았다。그렇게 지나니 염낭이 바닥이 날수밖에 없었다﹐공자는 말과 마차를 처분하고 마침내는 노복들마저 팔아 썼다。

일년이 지나서는 팔 것조차 없어져﹐그만 아무것도 없는 빈털털이가 되고 말았다。날이 갈수록 기생어멈의 눈초리는 차가워지고 말씨는 거칠어졌다﹐이와의 정만이 오래도록 도타왔다。

 

他日,娃谓生曰:"与郎相知一年,尚无孕嗣。常闻竹林神者,报应如响,将致荐酹求之,可乎?"

生不知其计,大喜。

어느날﹐이와가 공자에게 말하였다 ﹕

“공자님과 함께 지낸지 벌써 한 해가 넘었거늘 아직도 회태할 기미가 없으니 신령님께 빌어요。죽림신(竹林神)이 영험하다니﹐함께 치성함이 어떠할까요﹖”

 

공자는 그말을 듣고 까닭을 알지도 못하면서﹐크게 기뻐할 뿐이었다。

乃质衣于肆,以备牢醴,与娃同谒祠宇而祷祝焉,信宿而返。

策驴而后,至里北门,娃谓生曰:

"此东转小曲中,某之姨宅也,将憩而觐之,可乎?"

生如其言,前行不逾百步,果见一车门。窥其际,甚弘敞。其青衣自车后止之曰

즉시 옷가지를 저당잡히고는﹐절에 바칠 공물을 마련하여﹐이와와 함께 사당으로 홀가분하게 나섰다﹐치성을 밤새올리고는 돌아왔다。

치성을 드리고 내려오는 길에﹐북문에 이르렀을 때에﹐이와가 공자에게 말하길 ﹕

“동쪽으로 한 마장 못미쳐 이모가 살고 있어요﹐오래 뵈옵지 못하였으니 잠깐 인사라도 들리고 올게요﹐괜찮겠지요﹖” 공자가 승낙하자﹐수백보 가지 않아 수레에 달린 문으로 보니 제법 번 듯한 별장채의 개와집이 나타났다。

 

:"至矣。" 生下,

이와가 말하길 ﹕“다왔어요。” ﹐공자는 수레에서 내렸다.

适有一人出访曰:"谁?"

曰:"李娃也。"乃入告。

俄有一妪至,年可四十余,与生相迎曰

:"吾甥来否?"娃下车,

한 사람이 나와서 어찌 왔느냐고 묻는다 ﹕“누구신지﹖” ﹕

“이와입니다。” 그러자 안으로 고하였다。

그러자 40세쯤되는 곱상하게 생긴 부인이 갈지자 걸음으로 걸어 나오며 활짝 웃는 낯으로 맞이했다 ﹕

“사위는 오지 않고﹖” 이와는 수레에서 내렸다.

 

妪逆访之曰:"何久踈绝?" 相视而笑。

娃引生拜之,既见,遂偕入西戟门偏院。

부인은 다시 말하길 ﹕“아직도 머리카락을 자르니﹖” 그러며 서로 마주보고 웃었다。

이와는 공자를 이끌어 절하게 한 후﹐존귀한 문을 지나 정자로 손님을 모셨다。

 

中有山亭,竹树葱蒨,池榭幽绝。

生谓娃曰:"此姨之私第耶?"笑而不答,以他语对。

俄献茶果,甚珍奇。

食顷,有一人控大宛,汗流驰至曰:

"姥遇暴疾颇甚,殆不识人,宜速归。

"娃谓姨曰:"方寸乱矣,某骑而前去,当令返乘,便与郎偕来。"

정자에 이르니﹐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라나 우거졌다。

공자가 이와에게 물었다 ﹕“몇째 이모님이지﹖” 이와는 웃기만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곧 진귀한 다과가 올랐다。

한식경쯤 지났을까﹐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서﹐장한이 뛰어들어 오면서 말하였다 ﹕

“이와 아씨﹐큰 변이 났습니다﹐어머님이 졸중풍으로 쓰러져 위독하십니다﹐속히 귀하하시랍니다。”

이와가 말하길 ﹕“한시가 급하니﹐제가 먼저 큰 말을 타고 돌아가 어머님의 용태를 살피고 곧 기별을 올릴 테니 뒤처져 행리 챙겨 돌아오세요。”

 

生拟随之,其姨与侍儿偶语,以手挥之,令生止于户外,

曰:"姥且殁矣,当与某议丧事,以济其急,奈何遽相随而去?"

乃止,共计其凶仪斋祭之用。

공자는 황급히 뒤를 따르려하자﹐이모와 시녀가 점잖하게 만류하며 타이르듯이 말했다 ﹕

“급할 때일수록 침착하게 거동하셔야지요﹐아마 언니는 가망이 없을 겁니다﹐그러니 저하고 장사 절차를 대강대강 의논하고﹐기별이 오면 함께 가서 뒤치닥거리를 하십시다。”

그 자리에서 눌러 앉아서 장례비용을 위시하여﹐초종부터 졸곡까지의 절차를 논의하고 지필묵으로 적기까지 했다。

 

日晚,乘不至。

姨言曰:"无复命何也?郎骤往觇之,某当继至。"

生遂往,至旧宅,门扃钥甚密,以泥缄之。

그러는 동안 해는 지고﹐사위는 어두워졌다。

이모가 걱정스레 말하길 ﹕“왜 기별이 없을까요﹖필경 언니가 운명을 했으므로 손이 모자라 기별도 못하고 허둥대고들 있을 겁니다﹐그러니 공자께서는 수레를 몰고 즉시 돌아가 이와를 돕고 또 어린 가솔들을 지휘하세요。”

공자는 이모님이 시키는 대로 즉시 나귀가 끄는 수레를 몰고 옛저택에 이르렀다﹐

문 앞에 달려가 보니 대문이 투박한 진흙으로 봉함되어 있었다。

 

生大骇,诘其邻人。

邻人曰:"李本税此而居,约已周矣。第主自收,姥徙居而且再宿矣。"

徵徙何处,曰:"不详其所。"

生将驰赴宣阳,以诘其姨,日已晚矣,计程不能达。

공자는 크게 놀라서 이웃집 사람에게 힐문하였다。

이웃집사람이 말하길 ﹕

“이 집은 이씨가 세들어 살던 집이었으므로 기한이 차서 이사를 갔음으로 원주인이 와서 대문을 봉인하였습니다。”

그들이 어디로 이사을 갔는지 묻자 ﹕“모릅니다。”

공자는 즉시 발길을 돌렸다﹐밤이 깊었으므로 이모님에게 힐문할 수도 없었다。

 

乃弛其装服,质馔而食,赁榻而寝,生恚怒方甚,自昏达旦,目不交睫。质明,乃策蹇而去。

게다가 사람도 나귀도﹐지칠대로 지치고 배가 고팠다﹐어디 잘 곳도 없고﹐공자는 분통이 터지고 울화가 치밀어 음식이 목에 걸리고 가슴이 쓰렸다﹐어둠이 지나고 새벽이 오기까지﹐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메마른 눈을 부릅뜬채로 밤을 꼬박 새웠다﹐날이 밝자마자 이모집으로 달려갔다。

 

既至,连扣其扉,食顷无人应。生大呼数四,有宦者徐出。生遽访之:"姨氏在乎?"

曰:"无之。"

生曰:"昨暮在此,何故匿之?"

访其谁氏之第,曰:

"此崔尚书宅。昨者有一人税此院,云迟中表之远至者,未暮去矣。"

이모집에 이르러﹐대문을 한식경이나 두드렸지만﹐응답이 없었다。그때 군사 네 명이 달려오더니 수하를 하였다 ﹕

“이모님 안계시오﹖”

“그런 사람없다。”

공자 말하길 ﹕“어제 저녁에 이곳에 있었는데 어찌 없다 하시오﹖”

군졸이 말하길 ﹕

“이곳은 최상서의 별장이니라。어제는 빌려주었을 뿐이다﹐별당채를 빌려쓰고 어제 돌아갔느니라。”

 

生惶惑发狂,罔知所措,因返访布政旧邸。邸主哀而进膳。

生怨懑,绝食三日,遘疾甚笃,旬余愈甚。邸主惧其不起,徙之于凶肆之中。

그제서야 사정을 안 공자는 발광을 하고﹐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포정사의 옛저택으로 돌아갔다。

전후 사정을 들은 주인은 동정하여 머물도록 하였다。

원한이 사뭇친 공자는﹐사흘이나 음식을 먹지 않더니﹐냉방에 쓰러지고 혼절하고 말았다。

주인은 마침내 그를 거적에 말아 어둠을 타고 아무도 모르게 상두도가 근처에 내다버렸다。

 

绵缀移时,合肆之人,共伤叹而互饲之。

后稍愈,杖而能起。

由是凶肆日假之,令执繐帷,获其直以自给。

비단으로 덮고 편하게 지내던 공자는﹐처참히 버림받고 도움을 바라는 처지에 빠졌다。

후에 절명직전에﹐상두꾼에게 발견되어 일어날 수 있었다。

백정들끼리의 인정을 뜨겁다﹐처참히 버림받은 공자를 친동기처럼 보살펴 주어 스스로 살 수 있게 해 주었다。

 

累月,渐复壮,每听其哀歌,自叹不及逝者,辄呜咽流涕,不能自止。归则效之。生聪敏者也,无何,曲尽其妙,虽长安无有伦比。初,二肆之佣凶器者,互争胜负。其东肆车舆皆奇丽,殆不敌。唯哀挽劣焉。其东肆长知生妙绝,乃醵钱二万索顾焉。

달이 흘러﹐점차 공자는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매일같이 슬픈 만가를 들었다﹐자신의 운명은 한탄하는 소리였다。공자도 만장을 들고 북망산으로 행하는 상여 뒤를 따라다니면서 애절한 상여노래를 들으며 자신의 기구한 신세를 한탄하며 덩달아 눈물을 쏟았다。본래 총명하고 다정다감한 공자는 어느덧 만가의 가락을 익히고 누구보다도 원통하고 억울하게 죽은 망자의 심정을 알기에 오장 육뷰에 사무친 원한과 슬픔을 만가에 실어 애절하게 토해냈다﹐이에 듣는 사람들의 가슴은 물론 뼈 속까지 처절하게 스며들었다。장안에는 옛부터 동쪽과 서쪽 두 패의 상두도가가 서로 세력을 다투고 있었다。이들은 매년 가을에 막대한 판돈을 놓고서 상례의식에 대한 승부를 가렸다。공자가 속한 동쪽 패거리는 눌리고 꿀리었다。이로 말미암아 손해를 늘 감수하여야 하였다。동전패거리의 패두는 공자의 만가가 절묘함을 알고는﹐이만전을 주면서 출전을 독려하였다。

 

其党耆旧,共较其所能者,阴教生新声,而相赞和。累旬,人莫知之。其二肆长相谓曰:

"我欲各阅所佣之器于天门街,以较优劣。不胜者,罚直五万,以备酒馔之用,可乎?"

二肆许诺,乃邀立符契,署以保证,然后阅之。

士女大和会,聚至数万。

작년에 우승한 서두패는﹐자신만만하여 말하길 ﹕

“우리패에 비하면 동전패는 열세이다。이번에도 진다면 벌로써 잔치에 쓸 오만량을 내겠다﹐ 어떠냐﹖”

동전패두는 승낙하였다﹐ 계를 결성하고 보증을 세워진 연후에 대결이 벌어졌다。

선비와 여인이 화합하여 수만의 관중이 모였들었다。

 

于是里胥告于贼曹,贼曹闻于京尹。四方之士,尽赴趋焉,巷无居人。

自旦阅之,及亭午,历举辇舆威仪之具,西肆皆不胜,师有惭色。乃置层榻于南隅,有长髯者,拥铎而进,翊卫数人,于是奋髯扬眉,扼腕顿颡而登,乃歌《白马》之词。恃其夙胜,顾眄左右,旁若无人。齐声赞扬之,自以为独步一时,不可得而屈也。有顷,东肆长于北隅上设连榻,有乌巾少年,左右五六人,秉翣而至,即生也。

서전패에는 경창대회에서 우승한 능숙한 창쟁이﹐상두꾼을 내세웠다。긴수염에 기우가 헌항한 사람이﹐ 선뜻 나서며 만가를 불렀다﹐《백마 白馬》라는 사였다。이곳저곳의 청중들이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였다。그는 창을 마치자 의기양양하여 거드름을 피우며 단에서 내려왔다。때가 이르자﹐ 동전패에서도﹐오건을 쓴 소년이 나섰다﹐ 좌우 5, 6인을 거느리고﹐ 그가 바로 공자였다。

整衣服,俯仰甚徐,申喉发调,容若不胜。乃歌《薤露》之章,举声清越,响振林木。曲度未终,闻者?#91;欷掩泣。西肆长为众所诮,益惭耻,密置所输之直于前,乃潜遁焉。四座愕眙,莫之测也。先是天子方下诏,俾外方之牧,岁一至阙下,谓之入计。时也,适遇生之父在京师,与同列者易服章,窃往观焉。

의복을 단정이 차려입고﹐ 낮은 목소리로﹐ 부르기 시작하였다。《해로가 薤露歌》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낭랑한 목소리가 수풀사이로 울려 퍼졌다。흡사 그 창소리는 영겁의 나락에서 원귀들이 읍소하는 듯﹐차츰 모여든 모든 사람들의 폐부 속 깊이 스며들더니 마침내는 오장육부를 후벼파기 시작하였다。그가 뽑는 만가는 사람의 창소리가 아니라 귀신의 곡성이었다。서전패두는 관중의 반응을 보더니﹐자기네가 패한 것을 알고는 창피함을 느끼고는﹐내기에 걸었던 막대한 판돈을 고스란히 빼앗긴 채로 말없이 패거리를 이끌고 도망을 치듯 철수하였다。이에 동전패는 만가의 경창대회 뿐만아니라 그해의 경연대회에서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고 막대한 판돈을 땄다。그 때에﹐청중속에 공자의 아버지도 경사에 있었다。

有小竖,即生乳母婿也,见生之举措辞气,将认之而未敢,乃泫然流涕。生父惊而诘之,因告曰:"歌者之貌,酷似郎之亡子。"父曰:"吾子以多财为盗所害,奚至是耶?"言讫,亦泣。及归,竖间驰往,访于同党曰:"向歌者谁,若斯之妙欤?"皆曰:"某氏之子。"徵其名,且易之矣,竖凛然大惊。徐往,迫而察之。生见竖,色动回翔,将匿于众中。竖遂持其袂曰:"岂非某乎?"相持而泣,遂载以归。

함께 대동한 사람들중엔 어린 공자를 젖먹여 키운 젖어미의 남편도 집사로 같이 있었다﹐한눈에 공자를 알아본 늙은 집사는 상전의 기색을 살피며 어렵사리 입을 열고 들릴까말까한 겁먹은 목소리로 아뢰었다。﹕“창을 부르는 사람은 흡사 도련님과 닮았사옵니다。” 공자의 부친 형양공은 대노하여 힐문하였다 ﹕“무슨 소리냐﹐그놈은 강도를 만나서 죽었다 두 번 다시 요망한 말을 하면 네놈을 참하리라﹖” 형양공은 노발대발하고 말머리를 돌렸으나 가슴 속으로는 피눈물을 쏟고 있었다。돌아갈 때에﹐같은 무리중에 누군가 물었다 ﹕“창을 한 자가 누구인가 어찌 그토록 묘한고﹖” ﹕“모씨의 아들이지。”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크게 놀라운 솜씨라네。

至其室,父责曰:"志行若此,污辱吾门,何施面目,复相见也?"乃徒行出,至曲江西杏园东,去其衣服。以马鞭鞭之数百。生不胜其苦而毙,父弃之而去。其师命相狎昵者,阴随之,归告同党,共加伤叹。令二人赍苇席瘗焉。至则心下微温,举之良久,气稍通。因共荷而归,以苇筒灌勺饮,经宿乃活。月余,手足不能自举,其楚挞之处皆溃烂,秽甚。同辈患之,一夕弃于道周。行路咸伤之,往往投其余食,得以充肠。

이러한 사실이 집에까지 알려지자 부친을 크게 화를 내며 ﹕“그 행동이 가문을 더럽혔으니 어찌 다시 보리요﹖” 형양공은 아들을 용서하지 않았다﹐막대한 재산을 탕진하고 상두꾼으로 떨어진 백정놈을 도저히 자신의 아들로 인정할 수는 없었다。비정한 삶으니 논리에 얽매인 양반 형양공은 비장한 각오를하고﹐아들놈은 멍석에 말아 곡강(曲江) 후미진 곳으로(西杏園東)으로 옮겼다。그리고는 인정사정 안 두고 죽도록 수백대의 채찍질을 하였다。아버지에게 발각되어 끌려간 공자를 걱정한 상두꾼에게﹐아버지에게 버려진 공자는 생을 얻게 되었다。장례를 전업으로 하는 그들인지라 불쌍한 동료의 시신이나마 거두어 흙에 묻어주려고 했던 것이다。거적때기를 펴서 보니 온기가 남아 있는 것이 아직도 완전히 죽지 않았다。이에 다급히 응급조치를 써서 그를 명부에 넘기지 않고 다시 소생시킬 수 있었다﹐갈대통으로 물을 떠와 먹이고﹐상처를 치료하였다。서너달이 지났을까﹐수족을 겨우 들어 올릴 수 있게되었고﹐동료가 환자인지라﹐저녁마다 혹은 구걸하여 얻어 먹거나﹐왕왕 떨어진 음식을 주워먹으며﹐창자를 채워나갔다。

十旬,方杖策而起。被布裘,裘有百结,褴褛如悬鹑。持一破瓯巡于闾里,以乞食为事。自秋徂冬,夜入于粪壤窟室,昼则周游廛肆。一旦大雪,生为冻馁所驱。冒雪而出,乞食之声甚苦,闻见者莫不凄恻。时雪方甚,人家外户多不发。至安邑东门,循里垣,北转第七八,有一门独启左扉,即娃之第也。生不知之,遂连声疾呼:"饥冻之甚。"音响凄切,所不忍听。娃自閤中闻之,谓侍儿曰:"此必生也,我辨其音矣。"连步而出。

열흘이 지나자﹐그는 지팡이에 의지하여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여기저기 터진곳을 겨우 기운 포대를 구하여 구걸에 나섰다。어느덧 계절은 겨울이 다가오고﹐밤이면 냄새나는 동굴로 들어오고﹐낮이면 걸식하였다。어느날 아침 큰 눈이 내렸다﹐공자는 언몸을 이끌고 동냥에 나섰다。마을에는 밤새 눈보라가 휘몰아쳤고 또 이른 새벽이라 집집마다 대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마을의 동문을 지나는데﹐오직 한 집의 대문이 반쯤 빠끔하니 열려 있었다﹐그는 너무나 반가워 다가가서 처연한 목소리로 구걸하였다 ﹕“적선하십시오﹐ 춥고 배고픕니다。” 그 목소리가 하도 처절하였는지﹐하늘이 공자를 도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바로 그집이 이와의 집이었다。이와가 규방에 있다가 듣고는 시녀에게 말하였다 ﹕“아니﹐공자가 분명하다﹐바로 공자의 목소리가 아니더냐。” 뛰쳐나갔다。

见生枯瘠疥疠,殆非人状。娃意感焉,乃谓曰:"岂非某郎也?"生愤懑绝倒,口不能言,颔颐而已。娃前抱其颈,以绣襦拥而归于西厢。失声长恸曰:"令子一朝及此,我之罪也。"

绝而复苏。姥大骇奔至,曰:"何也?"

娃曰:"某郎。"

姥遽曰:"当逐之,奈何令至此。"

娃敛容却睇曰:"不然,此良家子也,当昔驱高车,持金装,至某之室,不逾期而荡尽。且互设诡计,舍而逐之,殆非人行。令其失志,不得齿于人伦。

공자를 바라보니 뼈만 앙상하게 말라 고목가지와 같았다﹐애절한 동정심과 돌이킬 수 없는 죄책감에 가슴이 매여지고 눈 앞이 캄캄해졌다。그녀는 왈칵 울음을 터트리고는 ﹕“여보﹐당신﹖” 그녀가 이와임을 안 공자는 그간에 쌓였던 불만과 노여움이 일시에 폭발하고 가슴에 사무쳤던 증오와 포한이 툭 터진 강물처럼 왈칵 넘쳤다。그는 시뻘겋게 충혈된 두 눈을 험악하게 부릅뜬 채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사시나무 떨 듯 경련을 일으키면서 그 자리에 혼절하듯이 쓰러지고 말았다。이와는 급히 그를 서상에 눕히고는 실성한 듯 말하였다

﹕“애당초 이지경이 된 것은 우리 때문입니다﹐나의 죄이지요。”

다시 깨어났다。기생어멈이 이르자 말한다 ﹕

“어찌 하려고 ﹖”

이와 말하길 ﹕“ 내낭군이에요。”

어멈 왈 ﹕“그러니 당연히 쫒아내야지﹐이제와서 어찌하여하느냐。”

이와 얼굴색을 바꾸며 말한다 ﹕“그럴 수 없어요﹐이사람은 좋은 집의 아드님이에요﹐당연히 좋은 수레를 타고﹐비단옷을 입고﹐양처를 얻어 일가를 이루었을 양반인데 가산을 탕진하게 된 것은 우리 때문이지요。그를 속여 재산을 빼앗고﹐집에서 내쫒으며﹐사람으로선 하지 않아야할 일을 저질렀어요。도련님이 그 때문에 뜻을 잃어 버리고﹐인륜을 저 버리게 되었지요。

父子之道,天性也。使其情绝,杀而弃之,又困踬若此。天下之人,尽知为某也。生亲戚满朝,一旦当权者熟察其本末,祸将及矣。况欺天负人,鬼神不佑,无自贻其殃也。某为姥子,迨今有二十岁矣。计其赀,不啻直千金。今姥年六十余,愿计二十年衣食之用以赎身,当与此子别卜所诣。所诣非遥,晨昏得以温凊,某愿足矣。"姥度其志不可夺,因许之。给姥之余,有百金。北隅四五家,税一隙院。乃与生沐浴,易其衣服,为汤粥通其肠,次以酥乳润其脏。

부자간의 천성도 끊어 버리고﹐급기야 부친으로부터 버림을 받기까지 하였어요﹐이로 인하여 고통을 받으시니﹐이제부터는 제가 속죄를 하여야지요。안 그러면 천벌을 받습니다﹐어머님도 더 이상 하늘에 죄를 짓지 마세요﹐앞으로 더 하늘을 기만하고 사람을 배반하면 저승의 아귀들도 도와주지 않을 것입니다。제가 평생 모은 재물을 어머님에게 드릴 터이니 집을 나가게 해주세요﹐이제부터는 공자님에게 지은 죄를 속죄하는 뜻에서﹐공자님의 뒤를 돌봐드리겠습니다。”

기생어멈의 딸로서 있은지 이제 이십여년이었다。계산을 해보니 천금을 모았다。금년으로 어멈의 나이는 육십여세라﹐가만히 따져보니 이십년간 쓸 재물인지라﹐당연히 허락하였다。얼마후에 이와는 기생생활을 청산하였다。어멈을 주고 남은 돈을 세어보니﹐백금이 남아있었다。

자그마한 집 한채를 장만하여 공자의 뒤를 보살폈다。공자를 씻기고﹐의복도 갖추어 입게하였다﹐그리고 정성껏 치료하여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케하였다。

旬余,方荐水陆之馔。头巾履袜,皆取珍异者衣之。未数月,肌肤稍腴。卒岁,平愈如初。异时,娃谓生曰:"体已康矣,志已壮矣。渊思寂虑,默想曩昔之艺业,可温习乎?"生思之曰:"十得二三耳。"娃命车出游,生骑而従。至旗亭南偏门鬻坟典之肆,令生拣而市之,计费百金,尽载以归。因令生斥弃百虑以志学,俾夜作昼,孜孜矻矻。娃常偶坐,宵分乃寐。

여러 해가 지나고﹐옛날의 귀공자의 준수한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정결하고 조용한 서재를 꾸며 많은 서적을 구입하여 오직 공부에만 전념케 하였다﹐수개월이 지나자 마침내 3년만에 장원급제의 영광을 따내게 되었다。이와는 공자에게 말하였다 ﹕

“이것으로 만족하시면 안 됩니다﹐앞으로 일년후에 있는 전시에 장원을 하시고 직접 천자로부터 높은 벼슬을 내려 받으셔야 하십니다。그래야 아버님의 노여움을 풀어드리고 가문의 영예도 되찾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伺其疲倦,即谕之缀诗赋。二岁而业大就,海内文籍,莫不该览。生谓娃曰:"可策名试艺矣。"娃曰:"未也,且令精熟,以俟百战。"更一年,曰:"可行矣。"于是遂一上登甲科,声振礼闱。虽前辈见其文,罔不敛衽敬羡,愿友之而不可得。娃曰:"未也。今秀士苟获擢一科第,则自谓可以取中朝之显职,擅天下之美名。子行秽迹鄙,不侔于他士。当砻淬利器,以求再捷,方可以连衡多士,争霸群英。"生由是益自勤苦,声价弥甚。其年遇大比,诏徵四方之隽。生应直言极谏策科,名第一,授成都府参军。

이튿날부터 공자는 다시 글공부에 정진했고 마침내 이듬해 봄에는 전시 갑과에서 또 다시 장원으로 올랐다。이에 천자가 친히 어사화를 관모에 달아주는 영광까지 누리게 되었다。그리고 얼마 후에는 성도부의 참군으로 제수되었다。

三事以降,皆其友也。将之官,娃谓生曰:"今之复子本躯,某不相负也。愿以残年,归养小姥。君当结媛鼎族,以奉蒸尝。中外婚媾,无自黩也。勉思自爱,某従此去矣。"生泣曰:"子若弃我,当自刭以就死。"娃固辞不従,生勤请弥恳。娃曰:"送子涉江,至于剑门,当令我回。"生许诺。月余,至剑门。未及发而除书至,生父由常州诏入,拜成都尹,兼剑南采访使。浃辰,父到。生因投刺,谒于邮亭。父不敢认,见其祖父官讳,方大惊,命登阶,抚背恸哭移时。

벼슬길에 오르기 바로 전남 밤이었다。이와가 새삼스럽게 단정한 몸차림을 하고 다가와 무릎을 맞대고 고즈넉이 앉으며 신중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

“그 간﹐저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셨고 또 욕도 크게 보셨습니다。그러나 다행히 하늘의 도움으로 이제는 그간의 오욕을 씻고 늦게나마 명예를 회복하셨습니다﹐따라서 소첩은 다소나마 죄책을 면한 듯합니다。이에 천출인 소첩은 그만 공자님 곁에서 물러나 다시 늙은 양모를 돌볼까 합니다﹐양모의 봉양을 허락하여 주십시오。공자님께서는 명문 대가의 영광된 가문을 이으시고 출세하시어 천하에 명성을 높이 떨치실 존귀하신 몸이십니다。그러므로 문벌 있고 지체 높은 양가의 규수를 맞이하시고﹐후사를 두시고 또 조상의 제사를 떳떳하게 모셔야 할 것입니다。모든 면에서 소첩은 감당할 수가 없사오니 물러나게 허락하여 주십시오。”

공자는 눈물로 만류하며 말하기를 ﹕“어찌 그리 박정한 말을 하오﹐내가 어찌 당신과 떨어질 수가 있으며 더욱이 다른 여인을 맞이할 수가 있겠오﹐내가 당신 아닌 그 누구를 의지하고 살 수가 있겠오。”

이와가 고사하며 따르지 않자﹐공자는 이와를 부둥켜안고 애처롭게 애결했다。이와 말하길 ﹕

“보내는 이는 강을 건넜으며﹐검문까지만 배행하겠습니다﹐당연히 돌아갈 수는 없다오。”

그제야 공자를 허락하였다。달포가 지나자 그들은 장강의 상류 검문(劍門)에 이르렀다。이튿날 공자가 관아에 이르러 공문통첩을 받아 보았다﹐바로 공자의 친아버지 형양공이 성도의 지사겸 검남채방사(劍南採訪使)로 발령받고 수일후에 당도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부친이 도래하였다。아들내외가 대역죄인처럼 고개를 떨군채로 조심스럽게 문안 정자에 들어섰다。부친은 아들을 덥석 품에 안고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형양공은 아들의 손을 잡아 끌 듯이 대청으로 올라와 좌정하고 이번에는 이와를 향해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을 건네었다。

曰:"吾与尔父子如初。"因诘其由,具陈其本末。大奇之,诘娃安在。曰:"送某至此,当令复还。"父曰:"不可。"翌日,命驾与生先之成都,留娃于剑门,筑别馆以处之。明日,命媒氏通二姓之好,备六礼以迎之,遂如秦晋之偶。娃既备礼,岁时伏腊,妇道甚修,治家严整,极为亲所眷尚。后数岁,生父母偕殁,持孝甚至。有灵芝产于倚庐,一穗三秀,本道上闻。又有白燕数十,巢其层甍。天子异之,宠锡加等。终制,累迁清显之任。

﹕“아가야 이렇게 처음으로 만나게되었구나。그간의 어려움을 잘 참고 슬기롭게 처신하였도다 。그것으로 너는 자랑스런 현부의 도리를 다했느니라 。 따라서 너를 자부로 맞이할 것이니라 。”

대청 한구석에 몸을 움추리고 엉거주춤 서 있던 이와가 고개를 조아린 채로 들릴까 말까 하는 낮을 목소리로 아뢰었다 。

“죄 많고 미천한 쇤네는 이만 하직하고 공자님 곁에서 물러남이 마땅하온 줄 아옵니다。”

부친이 말하기를 ﹕“아니다。그런 겸사는 거두어라﹐참으로 너의 공이 크다﹐ 이 아비가 제대로 훈도하지 못했던 대 아들을 네가 거두어 대성케 했으니 이야말로 하늘이 점지해준 베필이 아니더냐﹐ 내가 이미 작정하고 또 안배해온 바가 있다﹐가까운 시일에 육례를 갖추어 혼례를 치루게 하마 。”

이와는﹐비록 미천한 기생 출신이었으나 총명하고 의리를 잘 지키고 또 내조의 공을 세웠다﹐이에 형양공은 지체 높은 권문세가의 며느리로 흠잡을 데가 없다고 인정했던 것이다。그후 이와는﹐시부모를 극진하게 효도했고 때맞추어 선조의 제사를 모시고 또 일가친척을 화목케 했다﹐그리고 이듬해에는 첫아들을 출산하고 뒤이어 옥동자 셋을 줄줄이 낳아 손이 적었던 형양공의 집안을 번성케 하였다。

十年间,至数郡。娃封汧国夫人,有四子,皆为大官,其卑者犹为太原尹。弟兄姻媾皆甲门,内外隆盛,莫之与京。嗟乎,倡荡之姬,节行如是,虽古先烈女,不能逾也。焉得不为之叹息哉!予伯祖尝牧晋州,转户部,为水陆运使,三任皆与生为代,故谙详其事。贞元中,予与陇西公佐,话妇人操烈之品格,因遂述汧国之事。公佐拊掌竦听,命予为传。乃握管濡翰,疏而存之。

时乙亥岁秋八月,太原白行简云。

수년 후 형양공과 대부인이 천수를 다 누리고 서거하지 공자와 이와는 여막에서 삼년의 거상을 지켰다﹐하도 그들의 효성이 지극했으므로 여막 곁에 영지가 돋아났고 한 줄기의 꽃이 피어나기도 하였다。그들의 효성이 주문(奏聞)되자 조정에서 공자의 관작을 높였다﹐또 이와에게는 견국부인에 칭호를 내렸다。그들의 네명의 아들들도 장성하여 높은 벼슬에 올랐으며﹐왕족들과 인척이 되어 일가가 더없이 번성하였다。

을해년 가을 팔월(時乙亥歲秋八月)﹐태원(太原)의 백행간(白行簡雲)이 이를 기록한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8847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https://www.youtube.com/watch?v=u9DpAXEIY0g

 

제5장
앵앵의 규방 안 홍랑이 등장한다.

홍랑: (노래한다) 그 장공, 무참히 혼인을 거당해 허탈해 하니, 그를 죽음에서 삶으로 변화시킬 방법이 떠올랐다네. 아가씨께서 나에게 병문안을 가라고 명하셨고, 장공 그는 한 통의 서신을 나에게 건네주었네. 이 서신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오작교를 놓아 은하를 건자는 말인 것 같네. 아가씨께서 서신을 직 건네면 화를 자할 수 있으니, (들어오면서, 감을 떠올리며, 이어 노래 부른다) 서신을 화장품 상자에 넣어 놓아야지. (서신을 화장품 상자에 넣은 후, 수놓아진 막 앞에서) 아가씨, 아가씨! 지 몇 시요, 일어나셔서 화장하세요. 앵앵: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밤에 잠을 잘 못 잤더니, 화장하기 싫구나.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93
홍랑: 아가씨, 제가 가서 비할게요. (퇴장한다)

앵앵: (노래한다) 아름다운 얼굴은 규에 깊이 가두어져 있고, 은 여자의 마음 구속되니 차분함을 잃었네. 어제 동각에서 연회가 열려, 부부간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리라 생각했네. 어머니께서 사람들의 믿음을 버리셔서, 장공 그는 몸 었네. 이제부터 까닭 없이 바람을 알긴 어렵고, 오직 겨울밤의 별과 차가운 달을 꿈에서만 볼까 두렵구나. 그는 그림자 속 낭군이고, 나는 그림 속 연인이구나. (거울 앞에 앉아서, 계속해서 노래 부른다) 분을 바르려고 거울 앞에 있는데,

(화장품 상자를 열고 놀라며 이어 노래 부른다) 서신 한 장이 화장품 상자에 있구나. (서신을 읽는다) 장공이 악기를 연주하는 환(幻影)이 나타난다.

장공: 옛날 사마상여는 <구황(鳳求凰)>으로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어 미담으 로 해지고 있지. 내 비록 그처럼 재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아가씨가 문군의 마음이 있길 바랄뿐이네. (노래한다) 아름다운 여인이여, 당신을 만난 후 잊지 못하오. 하루라도 못 보면, 그리움에 미칠 지경이라오. 황 훨훨 날아, 온 천지로 짝을 찾아다니네. 유감스럽게도 아름다운 당신은, 동쪽 담에 계시지 않네. 거문고 을 말 삼아, 속마음 하소연하고 싶은데. 언제쯤 받아들여, 방황하는 나를 로해 주려나. 환이 사라진다.

앵앵: 이 서신은 분명 그가 홍랑을 시켜 보낸 것이구나. 장생아, 장생아 당신은


194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아주 담하군요.……아, (생각한다) 내가 만약 그에게 답장을 바로 하지 않으면 편지의 행방에 해 분명히 걱정할거야. ( 생각한다) 내가 그에 게 답장을 한다면, 내 마음을 모두 홍랑에게 고백하는 것이 아닐까?(조 하게 서성인다) 홍랑이 몰래 등장하여 엿본다.

앵앵: (알아차리고, 굳은 표정을 지으며) 홍랑, 이리 오라!

홍랑: (방백 한다) 아이고, 소리가 심상치 않은걸!

앵앵: 이리와 보거라!

홍랑: (주이 들어) 아가씨!

앵앵: 이런 것은 어디서 가져왔느냐? 가 감히 이런 편지로 나를 희롱한단 말 이냐? (던지며) 내 마님께 고해 네년을 흠씬 때려 테다! (떠나려한다)

홍랑: (막으면서) 아가씨! (억울해하며) 아가씨가 를 보냈고, 그 분이 제게 가져가라 시켰어요. 아가씨가 를 보내지 않으셨다면 제가 어떻게 감히 그에게 다녀올 수 있었겠어요? 제가 자를 모르니, 뭐라고 써져 있는지 어 알겠어요. (기지있게) 아가씨 제발 화내지마세요. (편지를 주우며) 제가 마님께 가서 사실로 털어 놓을게요. (가려 한다)

앵앵: (오히려 당황해하며, 황히 막는다) 마님께 가서 뭘 털어 놓는다는 거야?

홍랑: 장공에 해서요.

앵앵: (놀라며) 다. 한번 주렴.

홍랑: (계속 가려한다) 제가 말드리지 않았다가 마님께서 아신다면 는 무 사치 못합니다.

앵앵: (큰소리로 불러 세우며) 홍랑아, (부드럽게) 마님이 를 나무라시면 내 가 신 이야기 해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홍랑: 아이고, 아가씨. 방은 노부인한테 나를 때리라고 하신다더니, 이제는 노부인에게 부탁을 해주시겠다고요?

앵앵: (웃으며) 홍랑아, 요즘 아래가 없이 말하는 구나.

홍랑: 이 모든 것은 아가씨가 를 정신없게 만드셔서 그래요.

앵앵: (편지를 되찾아오며) 홍랑아! 아직 에게 물어보지 않았구나. 오늘 아침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95
에 장공을 보러 갔는데 그분은 좀 어떠시니?

홍랑: (토라지며) 말 안 할래요!

앵앵: 어서 말 하거라.

홍랑: 아가씨, 도련님이 무척 수척해지셔서 병이 깊어 보입니다.

앵앵: 그럼 용한 의사를 모셔다 진찰 해야지.

홍랑: 자기의 병은 편작(扁鵲)이나 화타(華陀) 같은 명의도 소용없다고 하시더 군요.

앵앵: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홍랑: 음보살과도 같은 당신만이 그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네요.

앵앵: (속으론 좋아하지만 겉으로 화를 내며) 흥! 홍랑아, 먹을 갈자구나. 답신 을 보내 앞으로는 이런 허튼소리 하지 말라고 해야겠다.

홍랑: 아가씨, 그게 할 필요가 있나요?

앵앵: 내가 그에게 를 보낸 것은 단지 오이의 때문이지, 다른 뜻은 없단 다. 만약 도리에 어난다면 반드시 마님께 말드려야 할 것이다. 홍랑은 문방사우를 펼쳐 놓고, 앵앵은 붓을 들고 편지를 쓴다. 편지를 거듭 포 개 는다.

앵앵: 가지고 가거라!

홍랑: 싫어요.

앵앵: 어서 가지고 가거라!

홍랑: 가지 않을래요.

앵앵: (화난척하며) 네가 정말 아래가 없구나! (편지를 던지고 퇴장한다)

홍랑: (어 할 도리 없이 편지를 주우며)아이, 내가 만약 안 가면 아가씨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시겠지. 아가씨, 아가씨 ! (노래한다) 당신의 모습은 갓집 풍모, 마음은 제 정신이 아니네. 연정으로 남모르게 물 흘리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곱고 단아한 얼굴이네. 당신의 잔꾀로 연애는 어려워지니, 내가 서신을 하지, 험을 무릅쓰고, 따뜻한 마음으로, 냉정한 을


196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받지만, 가 있어 가여워하리? 아, 가자, 가. 가 나더러 홍랑이 되라고 했지! (편지를 가지고 천천히 걸어 퇴장한다) 등이 어두워진다.


제6장


장공의 서재 홍랑이 등장한다.

홍랑: 도련님!

장공: 홍랑 왔느냐! (하게 물으며) 일은 어되었느냐?

홍랑: 묻습니까? 소용없습니다.

장공: (놀라 어리둥하여) 아, 왜 소용이 없다는 거냐?

홍랑: 아씨께서 화나셨어요!

장공: (하게) 내 서신은 사랑에 빠지게 하는 주술인데, 이는 분명 홍랑 네가 마음을 쓰지 않은 게로구나!

홍랑: (억울한 듯, 극구 변명하면서) 제가 마음을 쓰지 않았다고요? 하늘이 알 고 땅이 안다구요. 당신의 그 서신은 정말 잘 썼군요! (노래한다) 단지 서생의 기구한 운명을 탓하세요, 굵은 삼실은 바늘귀에 꿰기 어려운 법. 그 서신은 당신의 자술서요, 아가씨의 구인장이요, 의 공소장이라, 자칫하면 이 홍랑의 살갗이 갈라지고 터지는 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답 니다. 이제부터 당신들은 만날 일 드물고, 얼굴 보기 어려우리, 이젠 달이 어두워진 서상(西廂)이요, 황 떠난 진루(秦樓)요, 연회가 끝나 사람들은 흩어지고, 무산엔 구름이 걷히네. 장공: (자리가 무져 내리는 듯 앉았다가, 일어나 간청하며) 홍랑아, 난....

홍랑: 어요, 어. 당신도 속을 뒤집어 보여 수도 없으니까요! 마님께서 찾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97
으실까 걱정이에요! 돌아가겠어요!

장공: (인사하며) 홍랑아! 오직 네가 내 희망이다! 네가 이게 가버리면 내 병은....

홍랑: (가다가 고개를 돌리며) 제가 의사도 아니고, 도 어쩔 수 없어요. 장공: (홍랑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화타가 살아온다 해도 소용없다. 오직 만 이 나를 구원할 수 있는 신이란다!

홍랑: 신(神)도 좋은 방도가 없다구요. (서신을 꺼내며) 이거 아씨께서 도련님 께 드리는 답장이에요. 보셔요.

장공: (편지를 받아 뜯어보고 매우 기뻐하며) 아! (노래한다) 쁜 편지지의 사향난의 그윽한 향기 풍기고, 한 한 은 활기를 더해주는 환혼단이구나. 온통 투는 사랑의 물로 붉은 빛 시고, 온 종이엔 사랑의 번민으로 먹물 아직 마르지도 않았구나. 서신은 약방이 되어 병을 고칠 수 있으니, 구리에서 양 날개가 솟아나 날아다닐 수 있네. 아가씨 편지를 가져온 진작 알았다면, 흙을 쌓아 향을 피우고 삼배(三拜)의 를 올려야 했거늘.

홍랑: (깜짝 놀라며) 장도련님, 편지에 뭐라고 있나요?

공: 아씨가 나한테 화났다고? 모두 거짓이란다. 오늘 녁에 화원에서 만나 자고 하는 걸. 홍랑: 는 못 믿겠는걸요. 장공: 이 편지가 그 증거니라. 홍랑: 편지에 뭐라고 써 있는데요?

장공: “待月西廂下, 迎風戶半開 ; 隔墻花影動, 疑是玉人來”.

홍랑: 무슨 뜻이에요? 풀어서 얘기해 주세요.

장공: “서쪽에서 달이 뜨기를 기다리니”는 달이 뜰 때 만나요,

“바람에 문이 반 쯤 열리네”는 서쪽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릴게요.

“담 벽에 꽃 그림자가 흔 들리면, 당신인가 하노라”는 바로 내가 그 곳에 간다는 뜻이라네.


198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홍랑: 정말로 그런 뜻인가요?

장공: 난 수수께끼 푸는 데는 귀신이지!

홍랑: (화내며) 아이고, 우리 아씨, 알고 보니 나까지 속이시는군요! 흥, 오늘 밤엔 날 어떻게 속이는지 보아야겠군요!

장공: 홍랑아......

홍랑: (토라져서) 왜요?

장공: (앞쪽으로 빨리 가며) 오늘 밤 거기 문에서, (비를 맞추며) 부탁할게.

홍랑: (화내며) 당신들 일이니, 는 여할 수 없으며, 하지도 않을 거에요!

장공: 여하지 않겠다. 하하. 여하지 마라! (의기양양해서) 노부인아, 노부인아, 당신이 택의 문을 잠그면 아씨가 날 위해 문을 열어다오. (자신감에 충만해 서신을 펼치며, 도취해서)

“서쪽에 달이 뜨길 기다리 니, 바람이 불어 문이 반쯤 열리네.”

(하늘을 바라보며) 아, 해야 해야 어서 물어서, 달님이 빨리 떠오르게 해다오! 등이 어두워진다.


제7장


정원 앵앵이 등장한다.

앵앵: (노래한다) 해질 무렵 버드나무 그늘 아래서 약속했는데, 붉은 노을 아직 걷히지 않아 달빛을 기다린다. 겹겹 꽃 그림자에 향기로운 바람 살랑거리고, 정원에 깊은 고요함은 끝이 없구나. 겁이 나서, 옥비녀를 잡아 참찔나무 지탱하고, 당황하여, 발로 모란 싹을 밟아 망가뜨린다. 서늘한 밤 푸른 이끼 낀 오솔길을 지나는데, 가볍고 아름답게 걷는 미인의 버선이 이슬로 흠뻑 젖는구나.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99
버드나무 가지 끝, 옥구슬이 걸려 있고, (먼 곳을 바라보며, 이어서 노래한다) 그것은 정인(情人)의 모자가 아니라 해질녘의 까마귀로구나. 일각이 한 철인 양 지루하구나....... 홍랑이 안에서 “아가씨”라 부른다.

앵앵: (이어서 노래 부른다) 홍랑을 보니, 마음이 무척 심란하구나! 홍랑이 향불 탁자를 들고 등장한다.

홍랑: 아가씨, 오늘 녁엔 걸음걸이가 무 빠르세요! 아가씨, 어디 가시려는 거요?

앵앵: 홍랑, 달이 동에서 떠오르는 걸 보렴, 모든 것이 고요하잖니, 바로 향을 피울 시간이야!

홍랑: 그래요, 도 향을 피울 시간이라고 생각해서, 벌써 향불탁자를 비해 두었어요. 앵앵은 조하게 사방을 둘러본다. 홍랑은 향불 탁자를 내려놓고는, 문으로 가서 살핀다.

앵앵: (놀라며) 홍랑, 어디 가니?

홍랑: (웃으며) 문이 잠겼는지 보려고요.

앵앵: (어쩔 수 없이) 잠겼니?

홍랑: 아가씨, 밖에 군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가서 볼게요. 홍랑이 문으로 나가고 장공이 등장한다.

장공: (달빛아래 아름답고 우아한 사람 그림자를 발견한다) 아, 홍랑…

홍랑: 소리 낮추세요.

장공: 홍랑, 아가씨 오셨지요?

홍랑: 먼 물어 볼게요, 정말 아가씨와 약속해서 오신건가요?

장공: (의기양양하여) 나는 수수께끼를 푸는 는 선수란다.

홍랑: (즐거워하지 않으며) 아가씨가 쪽에서 기다리고 계시니 가보셔요!

장공: 밤 일각은 천이로구나! (총총히 문으로 들어가려 한다)

홍랑: (세차게 잡아당긴다) 기다리세요, 당신이 문으로 들어가면, 제가 당신


200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을 들어가게 한 것을 아가씨가 어 모르시겠어요. 아가씨는 이 일을 제 가 모르게 하려 하시니, 제가 감히 도련님을 들여보낼 수 없죠.

장공: (웃으며) 홍랑, 네가 날 들어가지 못하게 하다니, 설마 나더러 담을 넘으 라는 건 아니겠지?

홍랑: 아이, 이 흰 벽은 높지 않으니, 담을 넘으세요! (안으로 들어가, 문의 빗장을 건다) 아가씨, 문 밖에는 사람 그림자조차도 없으니, 얼른 향을 피워 올리세요!

장공: (문을 더니, 상치도 못하게 문에 빗장이 정말 잠겨 있어, 멍하니 주 앉는다) 아이구나 참! (노래한다) 해질 무렵 약속해 놓고 다시 빗장을 걸었구나, 월담하려 하니 다리가 떨려서 큰 바만큼이나 무겁구나. 돌연히 생각나는구나, “오이 밭에서는 신이 벗겨져도 다시 신지 말라”는 것을, “오얏 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것을.

“에 아니면 행동하지 말라”는 공맹의  “개도 하면 담장을 뛰어 넘는다”는 민간속담이 하네.

버젓한 수재가 어 개 노릇을 하리오! 어하면 좋으리, 노부인은 큰문을 닫으시고, 홍랑이는 작은 문을 걸어 잠궜네, 뚫고 들어갈 구멍이 없는지 자세히 살피리.

흰 담장이 마치 울타리 같이 높고, 일생의 아름다운 꿈은 깊은 뜰에 갇버렸네. 담을 넘고 싶으나 ‘오경’과 ‘사서’가 발을 얽어매고, 넘지 않는다면 오백년 풍류의 악연을 만나기가 어렵다네.

길을 가는 것도 어렵고, 청천에 오르기도 어렵구나! 노부인, 당신이 나를 무산(巫山)으로 몰았다오.

넘자! 는 무슨 람, 복인지 화인지, 이번 한번만 넘어버리자! (담을 넘어 들어간다)

앵앵: (놀라서 물러서며) 누구세요?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01
장공: 아가씨, 니다.

앵앵: 장공, 홍랑이 여기 있어요.

장공: 홍랑은 진작 보았습니다.

앵앵: 아! (놀라며) 홍랑! 홍랑--- 장공: 아가씨, 는 불교의 뜻을 경청하듯 삼가 작을 읽고, 약속을 지키기 해 왔어요.

앵앵: (더욱 당황하며) 홍랑! 홍랑--

홍랑: 아가씨 무슨 일이세요?

앵앵: 도둑이야!

홍랑: 정말이요? 제가 살펴볼께요. (장공의 소매를 잡아끌며 본다) 아가씨, 걱 정 마세요, 낯익은 도둑이에요.

앵앵: 도둑이 낯설고 익숙한 게 어딨어?

홍랑: (장공을 가리키며) 장도련님이세요.

앵앵: 장생이건 이생이건, 내가 데리고 가겠어.

홍랑: 어디로 데리고 가시려고요?

앵앵: (엉겁결에 말하며) 노부인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갈거야 (당황하며 입을 가린다)

홍랑: 아가씨, 노부인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그의 명성을 상하게 할 필요 가 있을까요? 그냥 제가 처리하죠. 장도련님, 이리오세요. (화난 표정으 로) 무릎 꿇으세요! (장공이 무릎을 꿇는다) 장도련님, 당신은 이미 성 들의 책을 읽어 주공의 의를 깨달았지요! 왜 밤에 담을 넘어 오셨어요, 누가 당신보고 오라고 했나요? 말해보세요, 어서 얘기 해요!

앵앵: 홍랑, 그와 많은 이야기를 하면 뭐하니, 빨리 모시고 가거라!

홍랑: 아가씨, 그가 범인 걸 생각해 주세요, 제 얼굴을 봐서라도...

앵앵: (히 계단을 내려오면서) 그래, 도련님의 큰 은혜는 조만간 반드시 갚을 텐데 왜 이리도 황하게 구시나요. 만약 어머님께서 아신다면 도련님은 무사치 못하십니다. 홍랑이 용서를 구하니 이번에는 넘어가겠지만, 다음 번에는...


202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홍랑: (도에 끼어들며) 아가씨 다음번에는 어떻게 하실 건요?

앵앵: 다음번에는... 어림도 없지. (퇴장한다)

홍랑: (장공에게) 당신말이에요, 정말 ‘빛 좋은 개살구’에요! 나는 당신이 불러 서 왔다고 말하길 바랬어요. 당신은 왜 말 안하세요? 입 뒀다 뭐하는데요?

장공: (마치 앵앵의 곤란함까지 이해하는 듯이) 이해 못한다! 이해 못해! (비틀거리며 넘어지려한다)

홍랑: (놀라 부추기며) 도련님, 왜 그러세요? 도련님! 도련님...아이구...이 사건이 너무 컸나! 불이 어두워지고 배경이 바다.


제8장


장공은 서재에, 앵앵은 규방에서 번갈아 등장한다. 장공은 옥으로 장식된 을 어루만진다.

장공: (노래한다) 나의 병든 몸을, 삼척의 옥에 기네. 어제의 냉를 회상하니, 내 불안한 마음 요동치네. 어여쁜 미소로 길 주는데, 어 정을 품지 않을까. 밝은 달 운으로 화답하니, 지기(知己)를 모를 수 있을까? 어머님 뜻을 거역하기 힘든 당신 마음을 난 알고 있네. 나와 손을 잡는 것 뿌리치고, 멀리 어내네. 구름과 산이 가로 막아, 날개를 달아도 가까이 가기 어렵네. 날 수 없어, 떨어지게 되는구나!

앵앵: (노래한다) 드문드문 문발 사이로 거문고 소리 미풍에 실려 들려오니, 마디마디 구슬고 원망이 깊구나. 어젯밤 일을 한탄하네. 별이 총총한 밤하늘 북두칠성이 견우성으로 옮겼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03
건만, 은하수는 직녀성을 건지 못했다네. 아침녁 엄격한 어머니의 감시가 두려워라. 아침녁 홍랑의 잦은 시이 고민이네. 빛이 새어나가 수근 는 말이 일까 무섭구나. 훗날 당신을 꿈속에서 만나서 찾을까 걱정이네. 생각이 깊어 이러지도 러지도 못함을 리게 후회하네. 약속을 어긴 일은 용서를 빌고 사죄하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이의 정으로 문병을 가야겠구나. 꽃구름 달맞이 하던 탁문군을 배우리! 문턱을 넘는다. 홍랑이 등장하고, 앵앵과 정면으로 마주친다.

홍랑: 아씨, 어디 가시려구요?

앵앵: (기분 나빠하며) 나는 기분 환하러 밖에 나가지도 못하니? 홍랑: 알겠어요, 그럼 제가 아씨를 모실게요. 앵앵: 허! 그림자처럼 따라 다르니 정말 마음에 드는구나!

홍랑: (섭섭해 하며) 아씨, 말에 가시가 돋아 있어요, 모두가 마님의 분부라고요.

앵앵: (쓴 웃음을 지으며) 흥, 어머님은 모든 일에 신경 써주시고, 홍랑의 충심 도 변함없으니, 난 정말 복도 많지!

홍랑: (앵앵의 뜻을 이해하고 말꾸하지 않는다) 아씨, 장도련님의 병이 하세요.

앵앵: 의원을 불러 병을 살핀 것이 아니었더냐?

홍랑: 의원이라고 어 그런 병을 고칠 수 있겠어요. 아씨, 도련님이 오늘 드시지를 못하시고, 물 한 모 한 톨 넘기질 못하시고, 숨만 간신히 붙어 있요.

앵앵: 난…… (탁자로 돌아가, 붓을 들고 히 을 쓴다) 무 뒤에서 합창한다. 자기가 뿌린 씨는 자기가 거두리,


204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달에 걸린 버드나무 가지 끝은 이로구나.

앵앵: 홍랑아, 내가 처방을 썼으니 가지고 가거라.

홍랑: (놀라서 뒤로 두 걸음 물러나며) 아이구 아씨, 시작하셨군요. 지난번 처방으로 도련님을 병에 걸리게 하더니, 이번에 아 도련님 목숨을 빼앗으려고 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앵앵: 홍랑아, 이번엔 목숨을 구하는 처방이란다.

홍랑: (믿지 못하듯 고개를 흔들며) 아씨! (노래한다) 아씨는 늘 장공을 거짓말로 속이는데, 알고 보면 도련님도 아씨도 큰 상처만 입게 되지요! 아씨는 방황하고 놀라고, 도련님은 정신이 오락가락 실성하게 되지요. 아씨, 황은 짝을 지어 하늘을 날고, 원앙은 연못에서 물을 즐긴다오. 아씨는 바람 따라 웃음을 는 길가의 꽃이 아니며, 도련님은 이 꽃 꽃 찾아다니는 방탕한 벌이 아니라오. 에가 실을 토해 스스로를 묶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평생의 지기를 찾는 것이 어 잘못된 일인지요! 장공을 로하는데 굳이 처방을 쓸 필요 있나요, 아씨가 침 앞으로 가시면 명의가 되시지요. 가장 가깝고 마음 맞는 홍랑이 여기 있는데, 구름과 산이 만 겹으로 가로 막는 들 무엇이 두려워요!

앵앵: (감동하여, 진심으로) 착한 것!

홍낭: (친근하게) 아씨, 는 정말로 아씨 마음을 모두 이해한다구요!

앵앵: 착한 홍랑아, 이번에는 속이지 않으마. 이 ‘처방’은 정말 그의 병 을 낫게 하는 것이야!

홍랑: (기뻐하며) 정말 사람을 살리는 처방이군요! 제가 당장 해드릴게요! 장공의 서재, 장공은 서신을 읽는다.

장공: (기뻐서 병이 달아나고 몸이 가볍다) 이 처방이 정말 나를 살리는구나! (노래한다) 흙을 쌓아 향단을 세워 삼배의 를 올리리,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05
향내 나는 서신 한 장이 병을 몰아내는구나. 서상의 사정이 생겨 나를 아게 하고, 타향객지에서 병든 몸 쇠약하게 했다고 그녀는 말하네. 이번에 서로 한 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이니, 오늘 밤 좋은 때에 오겠다고 말하네. (문 밖으로 걸어 나가며, 계속 노래한다) 별은 밤하늘을 수놓아 화려한 빛을 뿜어내고, (楚臺)에는 달빛이 비쳐 새하얗구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 옥패가 부딪 울리는 듯, 달빛이 옮겨가 꽃 그림자 비치니 아마도 님이 오시나 보다. (조해하며 고개를 드는데, 갑자기 문이 ‘삐걱’하는 소리를 듣고, 도 모르 게 을 번쩍인다) 홍랑이 앵앵을 떠자, 무척이나 수어하며, 사뿐사뿐 들어온다. 음악 소리가 커진다.

무 뒤에서 합창한다: 달빛은 서서히 뜨락의 섬돌에 가득 차고, 하늘의 선녀 하늘하늘 속세로 내려오네. 꽃다운 모습, 옥 같은 정취, 못 이기는 체, 놀랍고 아리따운 뺨 맞네. 요염한 길 한 번 주었을 뿐인데, 진심으로 참고 견뎌내 슬 좋은 부부가 되었네. 불이 어두워진다.


제9장
앵앵 규방 최부인이 등장한다. 최부인: (노래한다)


206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밤은 깊고 잠이 오지 않아 잠깐 규방에 가니, 앵앵, 이 아이 마음속에 근심이 있네. 요즘 정신은 없어 보이고 몸은 여며, 썹은 찡그리고 있고, 맑은 은 곧 한곳을 응시하고 있네. 설마 음풍농월하며 정욕을 발산하고 것이냐, 내가 노심에 거듭 충고하니 시름을 풀거라. 앵앵 자고 있느냐? (안으로 들어온다) 홍랑이 등장한다.

홍랑: (노래한다) 푸른 이끼 붉은 꽃신에 차가움 스며드네. 당신들이 사랑을 하기에 나는 규방으로 돌아 왔네. (갑자기 최부인을 보고 놀라 몸을 돌려 뛰어간다)

최부인: (엄한 소리로) 거기 섯거라! 홍랑은 마치 다리가 생고무 같이 굳어버렸다. 최부인이 가까이 다가온다.

홍랑: (일부러 침착하게 하며) 아, 마님이셨군요! 밤이 깊었는데 어 아직도 주무시지 않으셨어요.

최부인: (화를 억르며) 넌 어디서 오는 길이냐?

홍랑: (당황하며) 는 아가씨를 모시고 화원에서 향을 피우고 있었어요.

최부인: (분노하며) 아가씨는? 홍

랑: (향쟁반을 바라보며 가리킨다) 아! 아가씨요? 음, 아가씨는 화원에서 제 가 향쟁반을 가져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쟁반을 가져가며)마님, 는....(히 벗어나려 한다)

최부인: 무릎 꿇거라!

홍랑: (애써 침착하려 한다) 마님, 공연히 왜 무릎을 꿇으라고 하시나요?

최부인: 꿇지 않으면 내가 를 패주겠다! (빗자루를 집으며)

홍랑: (막으면서) 마님, 고귀한 손을 쓰지 마세요, 아가씨를 모셔 올께요.

최부인: 아직도 빨리 아가씨를 모시러 가지 않았느냐! 홍

랑: (큰 용서를 받은 것처럼) 네. (일어나 간다)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07
최부인: (돌연 옳지 않다고 여기며) 잠깐! 네 이 요망한 것! 내가 직 찾으러 가겠다. (발을 내딛는다)

홍랑: (하게) 아이고, 마님, 가시면 아니 되옵니다.

최부인: 요망한 것! 내가 왜 가면 안 된다는 거지?

홍랑: 화원은 이끼가 끼어 길이 미끄러워요.

최부인: 네가 나를 부축해서 가자.

홍랑: 밖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어 마님께선 한기를 느끼실 거여요.

최부인: 헛소리 집어 치워라. 달은 밝고 바람은 가볍거늘.

홍랑: 아무튼, 가시면 아니 되어요.

최부인: 내가 왜 가면 안 되는 것이냐? 몹쓸 것, 어서 말해 보거라! 홍랑: 가서는 아니 되옵니다, 아니 되옵니다!

최부인: (분노하며) 말하지 않는다면, 내 이 몹쓸 년을 때려죽일 테다! (때 리려고 한다)

홍랑: 말할게요, 제가 말하겠습니다. (노래한다) 깊은 밤, 바느질 멈추고, 아가씨와 한가로이 이야기를 했지요. 아가씨는 오라버니의 병이 깊으니, 우리 둘이 마님 몰래 문병을 가자고 했지요.

최부인: (분노한다) 나 몰래, 무슨 문병을 갔다는 것이냐? (빗자루를 들고 때 리려 한다.)

홍랑: (노래한다) 달은 이미 버드나무 가지 끝에 걸려있고, 황혼 후 만나기로 두 사람 일감치 언약했네. 아가씨는 더러 먼 가라고 하셨고, 아가씨는 잠시 남게 되었지요.

최부인: 남아서 무엇을 했느냐? 화가나 죽겠구나!

홍랑: (노래한다) 마님, 아가씨는 꽃 의 꽃이시고, 장공은 재주가 뛰어나기가 으뜸입니다.


208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하늘이 맺어 짝이거늘, 더욱이 “여자가 크면 집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했나이다. 이제 생이 이미 익어 밥이 되었으니, 마님께서 이제 와서 따지실 필요가 있겠나이까! 마님, 손을 때셔야 할 때는 때셔야 하고, 그만 두셔야 할 때는 그만 두셔야 합니다!

최부인: 맙소사! 우리 버젓한 재상가문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 내가 아에 그 놈을 고발해야겠다.

홍랑: 마님, 구를 고발하시려고요? 최부인: 당연히 장생 놈이지! 홍랑: 이 일은 그를 원망하셔서는 아니 되옵니다.

최부인: 아니, 그럼 내가 렴치한 딸년을 원망해야 하느냐!

홍랑: 아가씨 역시 원망해서는 아니 되옵니다.

최부인: 흥, 그럼 이 모든 것이 네 년의 죄렸다.

홍랑: 어머나, 이 모든 것은 마님 일이거늘, 어 홍랑을 원망하실 수 있 나요!

최부인: 그러면 체 구를 원망하라는 것이냐?

홍랑: 그것은...... 최부인: 응?

홍랑: 모두 마님의 잘못이지요!

최부인: 뭐, 내 잘못이라? 몹쓸 계집애, 만약 일의 자지정을 명확히 말하지 못한다면, 내 의 가죽이 벌어지고 살이 터져나가도록 두들겨 것 이야.

홍랑: 마님, 당신은 어 ‘자, 축, 인, 묘’뿐이겠습니까, ‘진, 사, 오, 미’도 있어 모두 ‘해서는 안 되는 여덟 가지’가 있지요! 만약 아에 고하신다면 아 마 먼 마님 죄부터 다스릴 것입니다.

최부인: (냉소하며) 도리어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여덟 가지’의 죄가 있어 벌을 받아야 한다니, 말해 보거라! 말을 해!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09
홍랑: 마님! (노래한다) 첫째는 ‘말에 신의가 없어’ 신의를 버리셨음이요,

둘째는 ‘은혜를 알고도 갚지 않고’ 도리어 원수로 함이요,

셋째는 ‘집안 단속이 부실하여" 소동을 일으키셨음이요,

넷째는 ‘재상 가문’인데 가문의 추악함을 리 알렸음이요, 다섯째는…

최부인: (부끄럽고 분한 나머지 성을 낸다) 다, 어! 이런 추악한 일을 네가 주선하지 않았다면, 그래 내가 한 것이더냐? 내 오늘 너를 반드시 죽도 록 패주리라!

장공과 앵앵이 등장한다. 이 경을 보고 앵앵은 최부인 앞에 꿇어 엎드린다.

앵앵: 어머니, 이 일은 홍랑과는 무관합니다. 때리시려거든 저를 때리세요.

최부인: 네 이 어리석고 못난 것! 내가 못 때릴 아느냐......(때리려 한다.)

장공: (히 앞으로 나아가 손으로 붙잡는다) 노부인!

최부인: (노하며) 네...... 네 이 짐승 같은 놈! (노래한다) 선비 모양을 하고 있어 선비인 잘못 보았구나, 네가 렴치한 난꾼인지 어 알았겠는가? 선왕들의 왕도와 삼강오륜을 고려치 않고, 내 나이 많음을 고려치 않았네. 어짊도, 의로움도 없고, 가르침마 부족하고 멀쩡한 놈도, 쓸모 있는 놈도 아니고, 스스로 강한 놈도 아니로다. 헛되이 성의 책을 십 년 읽고, 3 조상 사당을 더럽혔도다. 우리 최씨 가문은 로 벼슬 없는 사가 없으니, 네 헛된 꿈은 진실로 허망하구나.

앵앵: (울며) 어머니! 당신은 이게 장생을 모욕하시니, 소녀는 어해야 좋단 말인가요!

최부인: 이 몹쓸 것아, 마음속엔 오직 장생뿐이니, 이 애미는 체 어디에 있느냐? (울며) 감! 내가 일이 당신을 따라 갔어야 했는데!

앵앵: 어머니!


210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홍랑: 마님!

최부인과 앵앵, 홍랑 세 명은 서로 엉켜 운다. 장공은 참을 수 없어 몸을 돌이켜 걸어가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앵앵을 돌아본다. 앵앵은 난처해하며, 애처롭고 가련하다. 장공은 조용히 부인에 게 가까이 다가가서 무릎을 꿇는다. 모두가 놀란다.

최부인: 자네......

장공: (노래하며) 부인, 높은 함으로 분노를 가라앉히시고, 진하시고 몸을 귀히 여겨 신체를 상하게 하지 마십시오. 삼생에 복이 있어 따님을 알게 되었으니, 두 마음이 세상의 상황 앞에 서로 일치하나이다. 백마가 포를 헤치고 사방을 돕듯, 부인은 지극히 깊은 은혜로 혼인을 허락해 주십시오. 장공은 당신의 귀한 말 따르길 원하며, 마음은 부인을 거스르는 것을 원치 않소이다. 재주는 없지만 소생 어 뜻한 바가 없겠소이까, 뜻은 세상에서 지기를 만나는 것입니다. 일반 백성이지만 어 능력이 없겠소이까, 만권의 경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소이다. 의 천성이 공명을 히 여기지 않았으나, 아아, 만방이 부귀함과 벼슬을 앙모하리라. 부인 훌륭하신 조상님들은 도장을 좋아하시니, 이 장군서, 바람 차와 구름 말을 타고 등용문을 뛰어 넘으리 이는 오직 앵앵을 해서입니다. 어 본심에 어날까 두려워하겠습니까!

최부인: 좋네, 이왕 일이 이게 된 바에야, 날이 밝는 로 채비를 하여 과거 를 보러 서울로 가게나. 직을 얻어 돌아오면 문에서 맞이할 것이고, 낙방하면 다른 고귀한 가문을 알아보게.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11
앵앵: 어머니!

최부인: (과감하게) 홍랑아, 속히 행장을 채비 하거라. 우리는 내일 박릉으로 돌아갈 것이다. 모두들 놀란다. 등이 어두워진다.


제10장
막 뒤에서 합창한다.

높푸른 하늘, 런 국화 땅에 가득 피어있네. 가을바람이 불어오니, 기러기 남쪽으로 날아가네. 새벽녁 서리 내린 숲에 가 취한 듯 물들는가? 이별한 사람의 피물이구나! 단풍잎이 스산한데, 앵앵과 장공이 옛길[古道]에서 이별을 아쉬워한다.

앵앵: (노래한다) 어머니가 딸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이 원망스럽네, 인연을 갈라놓아, 수는 동쪽으로 말은 서쪽으로 가는구나. 서방님, 정이 담은 편지를 자주 보내주세요, 내 몸은 당신과 떨어져있지만, 마음은 떨어지지 않을 거요. 제하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고 결코 맹세하지마세요, 당신을 버리면, 내가 당신을 존하고 술 좋은 부부라 할지라도 우리는 하룻밤 부부일 수밖에 없어요.

장공: (노래한다) 사랑하는 앵앵아! 가장 귀한 것은 마음이 통하는 것, 인생에서 지인을 얻어 만족스럽구나! 몇 번의 서리를 말발굽으로 밟아, 짧은 시간 안에 다시 만나 원앙의 꿈을 꾸리라. 과거에 합격해 돌아오면 흰머리 될 때까지 함께 하고,


212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낙방해도 돌아와 당신과 생사를 함께 하겠소. 홍랑이 등장한다.

홍랑: 아가씨, 마님이 수에 어서 오르시래요. 앵앵과 장공 이별을 아쉬워하다. 막 뒤에서 합창한다: 긴 버드나무로 청총마(靑驄馬) 메어두기 어려우니, 듬성듬성한 숲에 녁 햇빛이 걸려있는 것이 한스럽구나.

앵앵: (노래한다) 주변 산 경치에 한기 녁 햇살 비취니,

앵앵, 장공: (노래한다) 온 세상 번뇌가 가슴에 가득하네,

앵앵: (노래한다) 크고 작은 수를 헤아려 도 어 담을 수 있으리요?

앵앵, 장공: (노래한다) 세상에 모든 인연이 다 이루어지길 바라노라,

앵앵: (노래한다) 늙을 때까지 헤어짐이 없고

장공, 앵앵: (노래한다) 원히 함께 하리. 막이 내린다.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13
越剧<西厢记>的解题与翻译
車美京 译
中文提要 越剧现在已成为风靡中国、 驰誉外国的全国性剧种。 它原来是浙江农村的戏班, 称名为越剧, 只有几十年的历史。 虽然它只有七八十年的历史, 但它善于吸收其他剧种 的长处, 在剧目、 音乐、 表演、 舞台美术等方面不断进行改革创新, 因而发展很快, 现 已成为浙江、 上海、 福建等城的重要剧种。 越剧不优秀剧目, 如<西厢记>、 <梁山 伯与祝英台>等, 其中曾昭弘的<西厢记>流行于中国外, 影响颇大。 因此本翻译以曾昭 弘的<西厢记>为对象。
关键词: 越劇, 西廂記, 曾昭弘, 紹文戱, 女性俳優
투고일: 2013. 6. 2. / 심사일: 2013. 6. 4.~ 6. 21. / 게재확정일: 2013. 6. 25.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SYBLTWChDM 

 

 

https://kydong77.tistory.com/18847

 

원진, 앵앵전/ 唐代 自敍傳적 연애소설

https://www.youtube.com/watch?v=ikPhnNX8TJs 당나라 작가 원진과 『앵앵전』-김선자(고전·신화학자)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NSYBLTWChDM https://ko.wikipedia.org/wiki/%EC%95%B5%EC%95%..

kydong77.tistory.com

 

https://kydong77.tistory.com/18858

 

설도, 送友人/ 앵앵전, 원진과 설도의 사랑

https://www.youtube.com/watch?v=P6HKrjtDKNs 벗을 보내다(送友人) 水國蒹葭夜有霜 수향의 갈대에 밤 되니 서리가 내려 月寒山色共蒼蒼 달빛 차가운 산색과 더불어 하얗다 誰言千里自今夕 누가 말했나 천리

kydong77.tistory.com

 

https://kydong77.tistory.com/18854

 

원진, 앵앵전/ 비극적 사랑

윤시내 - 사랑의 강 https://www.youtube.com/watch?v=oSHRf_7xsGo https://ko.wikipedia.org/wiki/%EC%95%B5%EC%95%B5%EC%A0%84 앵앵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앵..

kydong77.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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