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5Ht2lWCeQ9M

 

https://ko.wikipedia.org/wiki/%EC%84%9C%EC%83%81%EA%B8%B0

 

서상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서상기 (1946년) 문서를 참조하십시오. 《서상기》(西廂記)는 원대의 희곡으로, 왕실보(王實甫, 생몰년 미상)의 작품이다. 당(唐)대의 전기(傳奇)인 《회진기》(會眞記, 앵앵전)를 소재로 한 금대 제궁조(諸宮調)인 《동서상》(董西廂)의 줄거리를 희곡화한 것이다. 통상의 4막극을 다섯 편 겹친 파격적인 장편으로서, 제5본은 관한경의 보작(補作)으로 전해진다. 재사(才士) 장생(張生, 君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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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기》(西廂記)원대희곡으로, 왕실보(王實甫, 생몰년 미상)의 작품이다. 당(唐)대의 전기(傳奇)인 《회진기》(會眞記, 앵앵전)를 소재로 한 금대 제궁조(諸宮調)인 《동서상》(董西廂)의 줄거리를 희곡화한 것이다. 통상의 4막극을 다섯 편 겹친 파격적인 장편으로서, 제5본은 관한경의 보작(補作)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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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元代 잡극 중 최고의 수작 중국판 춘향전, 서상기<西廂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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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중 무대 설명과 대화 부분은 조회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별행으로 처리함을 양해 바랍니다.

차미경 교수님 고맙습니다.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
2)車美京 ** 숙명여자학교 어문학부 부교수 


▷ 目  次 ◁ 
                   1. 越劇 <西廂記> 해제                   2. 越劇 <西廂記> 번역


1. 越劇 <西廂記> 해제
월극은 300여종이나 되는 국 통극 의 하나로서, 20세기  민간 설창 술인 ‘落地唱書’를 기로 기타 여러 극종의 장을 받아들여 浙江과 上海 등 강남 일에서 발하다. 특히 1942년 월극 배우인 안쉐펀(袁雪芬)의 개으로 재의 모습으로 탈바꿈하여 국인 극종으로 성장하다. 기존의 통인 紹 文戱에 기하여 서양연극인 화극으로부터 사실인 무장치, 조명, 의상 등의 수법을 받아들이고, 곤곡으로부터 우아하고 섬세한 몸동작과 아름다운 춤동작을 받아들여 우아한 서정과 시 정취가 가득한 연극으로 지까지도 객들에게 사 랑 받는 극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1) 그 주요 특징  하나는 모든 배우가 여성이 라는 이다. 여성연기자로만 구성된 특수성으로 인해 여성 배우의 섬세한 감정처
  * 본 논문은 숙명여 2011년 교내연구비 지원에 의해 작성되었음 ** 숙명여자학교 어문학부 부교수 1) 월극의 성장과 발 부분은 高義龍의 《越劇史話》(上海文藝出版社, 1991)와 李漢飛의 《中國戱曲劇種手冊》(中國戱劇出版社, 1991)을 참조하기 바란다.


174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리가 부각되는 청춘 남녀의 애하고 낭만인 사랑이야기가 주요 공연내용을 차 지한다. 표인 작품에는 <서상기>, <양산백과 축[梁山伯祝英臺]>, <紅樓 夢>, <祥林嫂> 등이 있다. 특히 국을 표하는 청춘남녀의 러 스토리인 <서상 기>가 강 百花越劇團2) 소생배우 마오웨이타오(茅濤)의 장공 연기로 인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무에서 새롭게 부활하다. 이 <서상기>는 쩡자오홍(曾昭 弘)이 원인 <서상기>를 인 시각으로 개편한 극본으로 지까지도 주요한 무본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본 번역은 원 왕실보의 <서상기>를 근간으로 개편한 쩡자오홍(曾昭弘) 의 월극 극본 <서상기>(󰡔劇本󰡕, 1994. 6)를 본으로 하다.3)


2. 越劇 <西廂記> 번역
등장인물: 장공(張珙): 남자 주인공 앵앵(鶯鶯): 여자 주인공 홍랑(紅娘): 앵앵의 몸종 최부인(崔夫人): 앵앵의 어머니 법본(法本): 보구사 주지 법총(法聰): 스님 환랑(歡郞): 앵앵의 남동생 동(琴僮): 장공의 몸종 스님들과 시녀들

제1장
보구사. 불교음악이 일제히 울린다.
2) [반괄호 숫자는 주석부분임 - 운영자] 1984년에 창설되어 고에서 까지 창의인 작품을 가지고 월극 술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극단이다. 국가1 배우이자 국연극회의 최연소 부주석을 맡고 있는 茅濤는 연기력과 가창력뿐만 아니라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로서 최고의 소생으로 평가받고 있다. 3) 曾昭弘은 <서상기>를  시각으로 새롭게 조명하여 주제와 내용이 부합하도록 극 을 개편하다. 이에 그의 개편본은 평론가들에 의해 호평을 받고 있고 본인도 이런 을 받아들여 번역하게 되었다. <西廂記改編琑談>(《劇本》, 1994, 6)과 <關於新編越劇西 廂記的評價>(《劇本》, 1994, 6)를 참고하기 바란다.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75
불경 소리 가운데, 스님들이 조기를 들고 법고를 치면서 무를 지나간다. 최부인, 환랑, 홍랑, 앵앵 등이 뒤따라 등장한다. 법총이 장공을 안내하며 주를 둘러보면서 등장하고, 동은 그 뒤를 따른다. 

장공: (노래한다) 원을 떠돌며 배워 발붙일 곳이 없지만, 형설의 공 20년 쌓았네. 재주는 뛰어나지만 세상 틈에 끼어들기 어렵고, 시운이 맞지 않아 장부의 뜻을 이루지 못하네. 과거를 보러 장안으로 가다 잠시 이곳에 머물러, 보구사 여기기를 둘러보네. 탑과 불당을 두루 참배하는데, (고개를 들어 멀리 바라보며, 노래 부른다) 어하여 조기가 펄럭이고 법고는 시끄럽게 울리는 것인가? 스님,  조기는 왜 펄럭이고 있지요? 

법총: (하게 답한다) , 의 재상이 돌아가셔서 최부인과 앵앵 아가씨 께서 구를 모시고 박릉으로 안장하러 가는 도에 길이 막 잠시 우 리 에 묵고 계십니다. 삼일제를 지내는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지요. 

동: 도련님, 돌아가셔서 공부 하셔야지요. 장공: 공부? (손에 있던 책을 내 던지며)  먼 돌아가거라! 

동: (책을 주우며) 도련님 과거시험 보러 가셔야죠. 

장공: (귀찮다는 표정으로) 에이, 아직 다 즐기지 못 하느니라! 동이 씩씩거리며 퇴장한다. 

법총: 장도련님, 최씨 집안의 여인네들이 옵니다. 잠시 자리를 피하시지요. ( 히 장공을 끌고 가산(假山) 뒤로 숨는다) 스님들은 에서 돌아오고, 그 뒤를 최부인, 환랑, 앵앵과 홍랑이 따른다. 무 뒤에서 반주에 맞춰 노래한다. 

빛 쫓아 포동(蒲東)에 이르니, 막한 에 문만 굳게 잠겨 있구나.

176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낙화에 물은 붉게 물들고, 하염없는 수심에, 말없이 배회하며 바람만 원망하네. 스님들과 최부인, 환랑이 퇴장한다. 

홍랑과 앵앵이 뒤를 따른다. 장공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가산 뒤에서 나온다. 법총은 히 장공을 따라 나와 붙잡으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장공과 앵앵은 우연히 마주치고, 서로를 응시한다. 

무 뒤에서 합창한다. 홀연히 오백년  사랑의 원수를 만나는구나. 장공은 놀라서 어안이 벙벙하다. 

무 뒤에서 계속 노래한다. 허공으로 이 날아갔네. 앵앵도 마음이 동하여 홍랑에 의지하며 천천히 장공 곁을 지나간다. 장공 마음을 빼앗긴다. 

법총: 도련님! 

장공: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린다) 아, 스님, 방 음보살이 왜 이승에 오셨죠? 

법총: (피식 웃으며) 도련님 헛것을 보셨군요.  분은 재상의 따님인 앵앵 아 가씨이고, 그 은 몸종 홍랑이지요. 

장공: 방 스님 말로 밤에도 계속 제를 올립니까? 

법총: 밤새도록 해야겠지요. 

장공: 아, (은덩이를 꺼내며) 소생도 돌아가신 부모님의 추모제를 올렸으면 합 니다. 

법총: (은덩이를 받고서) 큰 스님께 말드리겠습니다. 배경이 바다. 웅 향불은 매우 밝다. 스님들이 바라와 종을 치면서, 불경을 외고 염불한다. 주지스님인 법본이 장공을 데리고 등장한다. 

최부인은 앵앵, 홍랑과 함께 등장하고, 환랑은 그 뒤를 따른다. 법본은 최부인을 모시고 향을 피우고, 을 하며, 불공을 올린다.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77
최부인: (노래한다) 종을 울리고 법문을 외며 향불을 피우니, 망인의 이 인간세상을 떠나, 세속의 번뇌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스님들이 화답하여 노래한다. 

장공: (몰래 바라보며, 노래한다) 월의 상아 푸르른 밤을 떠나고, 배꽃에 빗방울 떨어지니 그녀의 물이 더욱 아리땁구나. 앵두 같은 붉은 입술, 옥 같은 어여쁜 코. 마치 매화에 서설이 내린 듯 요염하고 가을달이 맑은 늪에 비치는 듯 오묘하네. 장공은 얼마나 근심하고 아했는가, 무나도 온화하고 고혹인 그녀를 어 견뎌낼까? 

앵앵: (노래한다) 은  서생을 보니, 풍채가 수하고, 옥수에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것 같구나. 잖고 의젓함이 출하여 더욱 총명해 보이니, 재능과 학문도 뛰어나시겠구나. 난, 오래된 우물에 잔잔한 물결이 일 듯 내 마음 흔들리는데, 아, 귓가에는 불경소리  시끄럽게 울리는구나! 

법본이 장공을 데리고 향을 피운다. 

장공: (노래한다) 좋은 향을 피우고 하며 불공드리네, 날 낳으시고 고생하신 불한 부모님. 부모님의 이 극락에서 자유롭게 해주시고, 아가씨가 내게 심을 갖게 해주시고, 홍랑이 방해하지 않게 해주시며, 최부인이 용서하옵기를 비나이다. 

앵앵과 장공은 빛이 서로 오간다. 앵앵 수어하며 고개를 떨군다. 무 뒤에서 합창한다.

178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촛불의 그림자 붉게 흔들리고, 향의 연기는 구름처럼 흩어지네. 마음속 사랑의 싹이 트니, 오늘 밤을 견디기가 어렵겠구나. (오경을 알린다) 달은 서서히 지고, 닭이 새벽을 알리네. 

장공: (노래한다) 밝은 달을 묶어 원히 높은 하늘에 걸어두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음이 한스럽구나. 

법본: 시간이 다 되었으니, 아가씨와 부인께서는 숙소로 드시지요. 스님들이 각기 돌아가고, 최부인은 환랑을 데리고 퇴장한다. 앵앵은 고개를 돌 려 응시한다. 장공은 참지 못해 앞으로 나가려 한다. 홍랑이 성을 내며, 앵앵을 끌고 퇴장한다. 홍랑은 다시 불으로 돌아가려 한다. 

장공: (히 앞으로 나아가며) 여보시오! 낭자, 혹시 앵앵 아씨 에서 시드 는 홍랑이 아니시오? 

홍랑: 왜 물으시는지요? 

장공: 소생은 성은 장이고, 이름은 공이며, 자는 군서로, 본은 서락(西洛)입 니다. 나이는 스물 셋이며 정월 십칠일 자시 생으로, 일이 장가를 든 이 없으며…… 

홍랑: (키득키득 웃으며) 내가 쟁이도 아닌데 도련님 사주팔자를 알아 무엇 하겠어요? 

장공: 아, 홍랑 아가씨, 아가씨는 자주 나오시는지요? 

홍랑: (화난척하며) 나오시면 어쩌시려고요? (노래한다) 부인께서는 집안을 다스릴 때 정을 히 여기시고, 삼종사덕을 법도로 여기시지요. 여자는 규방에서 바느질을 해야 하며, 함부로 규방에서 나오는 것은 경박하다 하셨지요. “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는 옛말을 도련님은 어 모르시나요? 상없는 일은 묻지 마세요, 어째서 마음을 쓰시나요? 에게 묻는 것은 괜찮지만, 만일 노마님께 묻는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요.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79
정말 세상물정 모르는 쑥맥이시네! (입을 가리고 키득거리며, 퇴장한다) 

장공: (노래한다) 아름다운 님이 무 빨리 가버려 아쉬워하며, 어 오일제는  지내지 않는지 원망스럽네. 당신이 어머니를 두려워한다면, 돌아갈 때 어 빛을 보냈나요. 당신은 오랫동안 우아한 자태를 남겨두고, 나는 수만가지 상념으로 가득해졌네. 내 몸은 비록 회랑에 있지만, 혼은 이미 당신을 따라 서상(西廂)으로 들어갔다네. 아아! 이 시름 깊은 한숨에, 오천 번을 엎치락뒤치락하네! 동이 사방을 돌아보며 히 등장한다. 

동: 도련님, 도련님! 어째서 밤새도록 돌아오지 않으셨습니까? 오늘 도련님 옛 친구 백마장군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셨습니까? 

장공: 동아! (노래한다) 숙소로 돌아가 짐을 꾸리거라! 

동: 백마장군이 계신 곳으로 옮기시려고요? 

장공: (이어 부른다) 사랑채와 가까운  안으로 옮기려 하네. 동이 까닭을 알지 못한 채 우두커니 바라본다. 어두워진다.

제2장
사랑채 뜰 밖, 태호석 주변 달빛이 휘청 밝고, 비탈길에 흐릿한 그림자가 비추인다. 장공은 발소리를 죽이며 등장한다. 장공: 사랑채 가까이에 있는 방을 빌려 머무르다 앵앵 아가씨가 매일 밤 향

180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을 화원에서 피운다는 얘길 듣고, 밤을 틈타 연꽃 같은 얼굴을 실컷 보 기 해..... 

막 뒤에서 앵앵이 “홍랑아, 문 열거라”라고 말한다. 

홍랑이 “알았어요!”라고 답한다. 앵앵이 등장한다. 

앵앵:(노래한다) 난간에 기어 신선이 있는 곳을 말없이 바라보며, 춘심이 버드나무와 잇닿기 어렵네. 속마음 붓으로도 다 표할 수 없으니, 나의 근심을 풀어 이 구일까. 춘풍은 늙은 벽도화에 부는데, 벽도화(碧桃花)가 어 연리지일까? 

홍랑이 향불 탁자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등장한다. 

홍랑: (향을 들고 앞으로 나온다) 아가씨, 향 피웠어요. 앵앵: (향을 잡고, 노래한다) 첫 번째는 돌아가신 아버님이 극락왕생하시기 비나이다. 두 번째는 연로한 어머니가 무병장수하시길 비나이다. 세 번째는...... 

홍랑: 아가씨, 오늘 밤에 왜 세 번째 향은 축원하지 않으세요? 

앵앵: 응…… 

홍랑: (앵앵 손에서 향을 가져온다) 제가 아가씨를 신해서 축원할께요. (노래 한다) 세 번째는 지 제일 요한 일로, 우리 아가씨가 천생배필을 만나게 해 주세요. 용모는 반안(潘安)보다 뛰어나고, 학문은 송옥(宋玉)처럼 깊길 바랍니다. 사랑이 깊은 부부가 되어, 평생토록 사랑하길 바랍니다.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81
앵앵: (수어 머뭇거리며) 홍랑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거라. 

홍랑: 아가씨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 해드릴께요, 화내지 마세요. 

앵앵: 무슨 일인데? 홍랑: 그께 불당에서 돌아오면서 우연히 그 서생을 만났어요. 장공은 정신을 집하여 주의 깊게 듣는다. 

홍랑: 그 분이 제게 정히 인사하며 (흉내낸다) “앵앵 아씨 에서 시드는 홍랑이 아닌가요?”라고 묻길래 “왜 물으시는지요?”라고 말했죠. 그는 “소 생은 성은 장이고, 이름은 공이며, 자는 군서로, 본은 서락(西洛)입니 다. 나이는 스물 셋이며 정월 십칠일 자시 생으로, 일이 장가를 든 이 없으며...”라고 말하는 거요. 

앵앵: (입을 오므리고 웃다) 가 더러 가서 물어보라고 했어! 

홍랑: 가 물어요. 그가 이것것을 묻길래 제가 한번 호되게 꾸짖었죠. 

앵앵: 그게 야단칠 것까지야. 

홍랑: 그런 얼간이들은 혼내주지 않으면 어떤 이상한 짓을 할지 몰라요. 

앵앵: 노부인께 말 드렸니? 

홍랑: 아직이요. 

앵앵:(안심하며 차 당부한다) 이런 작은 일은 구지 노부인께는 아뢰지 않아 도 돼. 

홍랑: 알겠습니다. 아가씨 달이 천에 떴네요. 다시 소원을 비세요. 

앵앵:(달을 향해 깊은 한숨을 내 쉬며) 음-

장공: (담 밖에서) 아이야, 아가씨의 긴 한 숨에는 필히 깊은 뜻이 있으리라. 아무래도 시 한 수를 읊어 아가씨 심이 어떤지 알아보리! (읊는다) 휘청 달 밝은 밤, 꽃그늘 막한 . 밝은 달은 비추건만, 어하여 달 속의 님은 보이지 않나? 

앵앵: 정말 청신한 시로구나. 홍랑: 그러네요. 목소리를 들으니 스물 셋에 아직 장가를 든 이 없는 얼간이 같네요. 아가씨도 한 수 지어 화답하세요. 

앵앵:(거닐면서 시를 읊조린다)

182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막 깊은 규방에서, 한창인 날을 할 일 없이 보내네. 기 읊조리는 사람은, 분명 긴 한숨짓는 나를 안쓰러워하네. 

장공: (경청하며, 박자를 맞추며 칭찬한다) 좋구나 ! (노래한다) 정말 듣기 좋은 소리가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고, 재주는 민첩하며 깊은 정을 머고 있네. 아름다운 얼굴에 시까지 잘 지으니,      달이 증인이 되어, 날 밝을 때까지 당신과 시로 화답하고자 하오. 

홍랑: 아가씨, 밤이 깊었어요. 노부인께서 진노하실까 두려우니 빨리 돌아가요! (앵앵의 소매를 끈다) 앵앵은 아쉬워하며, 마지못해 따라간다. 

홍랑은 문을 닫고, 앵앵과 함께 퇴장한다. 

장공:(앞으로 빨리 가며 문으로 다가선다) 아! (노래한다) 이화심원(梨花深院)에 가로막힌 문, 푸른 하늘처럼 높고 흰 담장. 하늘이 편의를 주지 않음을 원망하네, 에 사무치는 깊은 상사병이 더욱 두렵구나. 등이 어두워진다.

제3장
앵앵의 규방 앵앵: (노래한다) 꽃잎 떨어져 장사진 이루더니, 도처에 붉은 빛도 쓸쓸해지네. 나비의 꿈은 끝나고, 두견새는 꽃의 을 빠지게 하는구나. 어젯밤 그는 비단주머니 속의 시로 그의 마음을 했지만, 지의 나는 그와 가까이 하기 어렵다네. 버드나무 가지는 길지만 춘정을 메어 그 마음은 짧고, 하늘 끝은 가깝지만 꽃그늘 아래 님과의 거리는 멀기만 하네.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83
일이 상심으로 병들어 몸은 수척해져, 치마끈 헐거워지니, 황혼을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까? 징과 북소리가 멀리서부터 가까워오고, 차 시끌벅해진다. 장면이 사원으로 바뀐다. 

최부인, 홍랑, 앵앵이 등장하고, 법본이 히 달려온다. 

최부인: 큰 스님,  앞에 왜 징과 북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시끄러운가요? 

법본: , 마님. 하교(河橋) 수장 손비호가 오천의 군사를 이끌고 을 포하 며 말끝마다 요구하고 있는데… 

최부인: 무엇을 요구한다는 게요? 

법본: 그, 그건……앵앵 아가씨를 잡아다가 산두목의 아내로 삼겠답니다! 

최부인, 앵앵: ! 

최부인: (노래한다) 평지에 폭풍우가 진동하여, 재난을 당하니 혼비박산이라네. 앵앵: (노래한다) 옷소매 끝으로도 끊임없이 흐르는 구슬 같은 물 가릴 수 없고, 과부와 고아 의탁할 곳이 없다네. 법총이 뛰어온다. 

법총: 스님, 마님! 바깥에 도들이 만약 아가씨를 내보내지 않으면, 불을 질러 을 태워버리겠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놀란다. 법본: 모든 들은 문을 굳게 지키고, 는 다시 가서 알아보도록 해라. 법총이 퇴장한다. 

최부인: (노래한다) 간간이 해오는 흉보가 사람을 무척이나 당혹하게 하니, 정말로 진퇴양난이네. 얘야, 이를 어하면 좋을고? (운다) 

앵앵: 어머니! (노래한다)

184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차마 어이 볼 수 있나요, 노모가 나를 해 목숨 바치는 것을, 돌아가신 아버님의 혼이 안녕하지 않는 것을, 불이 나로 인해 잿더미가 되는 것을, 수많은 스님들의 죽음을. 삼척의 하얀 비단으로 목숨을 끊어, 나의 혼은 남기고 시체만 도에게 주리라. 많은 사람이 운다. 

최부인: 딸아, 로 그게 해서는 안 된다! 

홍랑: 아가씨, 안되요! 안되요! 안됩니다! (큰소리로 울다) 

법본: 나무아미타불! 아가씨 그게 해서는 안 됩니다. 불교는 생을 제도하는 것이니, 제가 모든  안의 사람들과 의논해 볼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을 물리칠 방법이 있을 거요. 최부인: 만일 을 물리칠 수 있는 용감한 사람이 있다면, 내가 큰상을 내려 내 여식을 맡기지요... 

앵앵: 어머니! 

최부인: (어할 도리 없이) 아, 비록 가문이 맞지 않아도 그런 놈에게 바치는 것 보다야 낫지. 큰스님께서는 이 에 있는 구든 들을 물리칠 수 있다면 내 친히 혼수를 챙겨 앵앵을 그 사람에게 시집보내겠다고 해 주세요. 

법본: 네, 알겠습니다. (회랑에서 큰 소리로 알린다)  안의 모든 사람들은 들 으시오. 만약 군을 물리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노부인께서 친히 앵앵 아가씨를 그의 아내로 삼게 하겠다고 하십니다! 

장공이 안에서 “제가 해 보겠습니다”라고 소리치며 등장한다. 

장공: (노래한다) 군이 둘러싸고 있는 까닭이 미녀를 강탈하기 함이라 들었네, 들을 구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보호할 사람 나 말고 그 구더냐! 비록 󰡔출사표󰡕는 없지만 서신으로 도둑들을 놀라게 하리라. 모두들 놀라며 이상해한다. 

법본: (을 크게 뜬다) 일개 서생인 선생께서 어 그 미약한 힘으로 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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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친단 말입니까? 

장공: (이어 노래 부른다) 붓끝이 오천병사를 소탕하네. 

최부인: (반신반의하며) 방 큰스님께 말드린바와 같이 군을 물리친 자에 게 앵앵을 아내로  것이오. 

장공: 소생은 악을 물리치고자 합니다. 한 도의상 거하지 못하겠습니다. 

최부인: 그다면 선생께서 하루빨리 군을 물리쳐 주시오. 

장공: ! (법본에게 묻는다) 소생이 먼 큰스님께 도움을 구하겠습니다. 

법본: (당황해하며) 희는 살생을 할 수 없으니 부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시 지요. 

장공: 스님께는 나아가 싸우실 필요 없이 단지 밖으로 나가셔서 군에게 이 게 말해 주시면 됩니다. “부인께서는 본래 아가씨를 장군에게 바치기 로 작정하셨으나, 지 상에 계셔 군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잠시 군사 를 가까운 곳으로 물려주시면 삼일 후 불공을 마친 후 복으로 갈아입 히고 혼수를 갖추어 장군께 보내겠습니다.” 

최부인: 삼일 후에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장공: 여러분, 서(關西)에 백마장군을 아시는지요? 

법본: 가 모르겠습니까. 백마장군은 지 10만 군으로 서를 방어하고 있 지만 군령이 없으면 출병하지 않을 겁니다. 

장공: 그와 소생은 의형제로 이번에 만나기로 했는데 제가 어려움을 격고 있다 는 편지를 보내면 바로 군를 보낼 것입니다. 

법본: (흥분하며) 잘군요. 만약 백마장군이 오기만 한다면 '손비호가 여럿이 라 하더라도 어 걱정이 되겠습니까! 

최부인: 편지를 쓰시지요. 

장공: (편지를 꺼내들며) 편지는, 부인에게 말드리기 에 소생이 일감치 썼습니다. 최부인이 편지를 받아들고 본다. 

법본: 이와 같다면 제가 가서 들에게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퇴장한다) 

최부인: (장공을 향해) 매우 감사합니다. 홍랑아, 아가씨를 모시고 방으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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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쉬거라. 

홍랑: (앵앵을 부축하며, 낮은 목소리로) 아가씨, 이런 때는 조도 어리석어 보이지 않네요. 

앵앵: (남몰래 좋아하며) 그가 병을 물리치기만을 바랄 뿐이다. 

장공: 아가씨 마음을 놓으시고, 방으로 돌아가서 쉬세요! 

홍랑: 장도련님, 정말 들을 물리칠 수 있으신지요? 

장공: (마음속에 이미 반인 것을 고려해 놓은 채, 웃으며) 하하! 등이 어두워진다. 

제4장


장공은 서재 밖에 있다. 홍랑은 크게 부르며 등장한다. 

홍랑: 도련님! 도련님! 장공의 면모는 몰라보게 달라지고 기쁨에 넘친 모습으로 등장한다. 홍랑은 청장을 건넨다. 

장공: (노래한다) 좋은 시 아름다운 풍경이 앞에 있고, 한 장의 편지로 혼인계를 맺는구나. 오늘 동쪽 각에서 열리는 연회에 노부인이 하셨으니, 이제 다시는 서상의 달 아래서 앵앵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구나. 가자! 

홍랑: (노래한다) 나는 ‘’라는 말을 아직 입 밖에 내지도 않았는데, 그는 벌써 ‘가자’라고 하시네요. 아가씨가 연회석에 있다는 말을 들으시고는, 마치 임님과 부처님 말, 장군의 엄명을 듣는 듯 하시네요. (장공이 왔다 갔다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도련님, 왜 그게 주변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87
을 왔다 갔다 하세요? 

장공: 아, 나는 나그네 신세라 거울이 없어 햇빛에 비치는 그림자로 의이 단 정한지를 살펴보는 것이네. 

홍랑: (노래한다) 원래 그림자에 비춰 보려한 것이었군요, 참으로 백면서생이네. 

장공: 홍랑아, 내 오사모가 깨끗하게 닦는지 한번 주겠니? 

홍랑: (노래한다) 오사모는 반들반들하여 리가 미끄러져 넘어질 듯 하고, 도련님은 이 뿌리가 시큼할 정도로 고리타분하군요. 

장공: 홍랑아, 내 나그네 신세라 비된 물이 없으니 어 노부인을 뵙겠느냐? 

홍랑: (노래한다) 당신은 을 물리치고 장군을 움직이게 했으니, 두 가지 공로가 정혼 물이지요. 더욱이 이백, 두보의 시와 한유, 유종원의 문장을 겸비하여 아가씨는 일이 당신에게 끌리고 있지요. 장공: 하하, 그다면 먼 가게나, 내가 곧 뒤 따라 가지. (매무새를 정돈한다) 

홍랑: 도련님 조 일 오세요, 제가  모시러 오지 않게요. (퇴장한다) 배경이 앵앵의 규방으로 바다. 앵앵은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고, 홍랑은 발을 들여놓는다. 

앵앵: (노래한다) 푸른 창문 아래서 두 썹 그리고, 얼굴에 향기로운 분을 엷게 바른다. 새끼 사슴이 사뿐히 가슴 속으로 뛰어 들어, 얼굴은 화끈화끈 불에 덴 것 같네. 

홍랑: (노래한다) 교묘한 화장에 불고 만지기만 하여도 우리 아가씨 얼굴 터질 듯하네. 

앵앵: (노래한다) 홍랑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최씨 집안의 화를 없애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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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도련님의 편지 덕분이란다. 

홍랑: (노래한다) 어서 가시지요, 지체하지 마시구요, 연회석의 합환주가 아가씨 꿈을 풀어주길 기다리고 있어요. 홍랑이 앵앵을 모시고 객실 주렴 앞에 이르고, 때마침 장공과 만나 서로 를 갖추고 양보한다. 홍랑이 앵앵을 모시고 먼 들어가고, 장공이 그 뒤를 따라 들어간다. 장공: 노부인 마님! (한가운데 앉아 있는 최씨 부인을 향해 인사한다) 

앵앵: 어머니! 

장공: (다시 한다) 노부인 마님, 을 받으시지요. 

최부인: 장공, 를 낮추시오, 제 을 받으시죠. (한다) 

장공: 제가 어 감히! (답배한다) 

최부인: 우리 집안의 목숨은 모두 도련님 덕분에 부지하소, 오늘 작은 연회를 마련하여 감사의 뜻을 하고자 하오. 홍랑이 술병과 잔을 가져오고, 술을 따른다. 

최부인: 도련님 마음껏 드시지요. (술을 권한다) 

장공: 어른께서 주시는데 어 감히 거하겠습니까. 그럼 마시겠습니다. (잔을 비운다) 

최부인: 도련님 이리로 앉으시지요. 

장공: 노부인께서 계신데 어 제가 윗자리에 앉겠습니까. 

최부인: 옛말에도, ‘공경하는 것이 따르는 것만 못하다’라고 했지요. 

장공: 그다면, 앉겠습니다. 

최부인: 얘야,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이제부터 도련님은 우리 집안사람인 것을. 앵앵과 장공이 애정 어린 빛으로 서로를 응시하다 재빨리 고개를 숙인다. 

최부인: 얘야, 네 오라버니께 인사 드리거라. 모두가 놀란다. 무 뒤에서 합창한다. 변덕쟁이 할머니네,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89
이더러 오라버니께 인사드리라고 말하다니. 

장공: (노래한다) 내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니겠지? 

앵앵: (노래한다) 오이를 인정한다는 것은, 어 일부러 실낱같은 꿈을 끊는 것이 아니겠는가! 

홍랑: (노래한다) 보아하니 좋은 부부인연이 깨지는구나. 

최부인: (노래한다) 양가의 가문이 서로 맞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구나! 얘야, 도련님은 우리 집안 생명의 은인이시니, 어서 오라버니께 잔을 권하거라. 

장공: 소생은 술이 약합니다. 

앵앵: (노래한다) 그가 어 이 좋은 술을 마실 수 있겠어요? (떨면서 잔을 건네며 노래한다) 어머니께서 사람을 감언이설로 괴롭히고 계시네요. 

장공: (노래한다) 술을 마시고, 물을 마시고, 쓰디 쓴 고통을 마시네! (물을 머고 쓴 웃음을 지으며 노래를 이어간다) 이 한 잔의 술로 목마름을 달래고 숨이 다하도록 마셔보자꾸나! (술잔을 내팽개친다) 무 뒤에서 합창한다. 합환주가 이별연이 되었고, 동방화이 남가일몽이 되었네. 장공은 정신이 혼미해져 책상에 엎드린다. 

앵앵: (노래한다) 도련님, 당신은 연분이 없고 는 박명하네요. 어머니, 당신의 배은망덕이 를 아게 하는군요! 무 뒤에서 합창한다.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구나... 앵앵은 크게 울며 퇴장하고, 홍랑도 따라 퇴장한다. 

최부인: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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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 가보겠습니다. 

최부인: (얼른 돌려보내며) 도련님 취하셨군요. 어서 서재로 돌아가 쉬시지요. 장공: (화를 내며) 아닙니다. 소생은 취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해야겠습니다. 최부인: 말하시지요. 장공: 일에 도둑이 쳐들어 왔을 때 노부인께서 도을 물리치는 자에게 아가 씨를 아내로 삼게 한다고 말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최부인: 그게 말했습니다. 장공: 당시에 가 용감하게 나섰죠? 최부인: 도련님이셨죠. 장공: 네 니다. 노부인께서는 응당 약속을 지켜 아가씨를 에게 보내셔야지 왜 갑자기 오이라 하십니까? 최부인: , 내 딸 혼사는 재상이신 그 애 선친께서 살아계실 때 직 내 조카 인 정항에게 이미 허혼하셨습니다. 만약 그가 온다면 무엇이라 말하겠습 니까? 다행히도 도련님께서 아량이 있어 이게 도와주셨고, 마음이 고 상하셔서 당신의 뜻이 결코 우리 여식에게 있지 않으시지요. 장공: 아! (을 부릅뜨고 반문한다) 노부인께서는 풍당당한 일품태군(一品 太君)으로 “말에는 신의가 있다”를 아시고, 더욱이 “한 마디 말을 뱉으면 주워 담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계시지요. 최부인: (말을 막으며) 그건...도련님은 생명의 은인으로 평생 잊을 수 없으니 재물로써 보답하고자 합니다. 장공: (버럭 화를 내며) 허허! 소생이 “고상하게 처신한다”고 하시면서 재물을 하사한다니 어 를 모독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최부인: 홍랑아! 홍랑이 답하며 등장한다. 최부인: 도련님이 많이 취하셨으니 빨리 모시고 들어가 쉬도록 하여라. (퇴장한다) 장공: (하게 쫓아간다) 노부인! 노부인! (사방을 향해) 아! 주지스님! 법총 스님! 동아! 스님들! 모두들 보시지 않았나요? 모두들 듣지 않았나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91
요? 그 때 회랑에서 노부인께서 어떻게 말 하셨는지를? 부인께서 뭐 라고 말하셨죠? 어떻게 약속하셨죠? 여러분들이 증인이 되어 주세요! 증명해 주십시오! 홍랑: (장공을 부축이며) 도련님, 술 좀 조만 드시면 안될까요? 장공: 내가 무슨 술을 마셨다고 그러느냐! 홍랑아! (노래한다)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는 얘기 할 수 없지만 를 속일 수는 없구나. 아가씨를 보고 마음이 괴로워 잠을 이루지 못해 늘 혼백이 날아간 듯 했 단다. 마치 생의 사랑의 원수를 이생에서 만난 것 같아, 난새와 황이 되기만을 바랄 뿐이었지. 난 마음이 있고 그녀도 뜻이 생긴 것은, 노부인의 화랑 약속이 계기가 되었지. 한번 한 약속은 끝까지 지키고 이는 하늘이 맺어주신 인연이라고 하셨거늘, 이게 변덕스럽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을   가 알았겠는가? “말한 것은 반드시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공맹은 말했고, “사람은 신용이 있어야 한다”며 죽어도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을. 십 년 동안 찬바람 부는 창문 앞에서 가르침 받은 것은, 5부 경서와 하늘 아래 의식이었다오. 높은 리에게 엄을 보이지 않고, 평민에게만 멍에를 우려 하시는군요! 하늘에게 물어보시오. 맑고 푸른 하늘을 향해 말해보시오! 석양에게 물어보시오. 석양아, 오늘 녁 정당한 도리를 되찾아다오! 가 신용이 있고 가 의리가 없는가? 삼부 보살님과 오백 명 승려에게 물어보아라! 노부인께서 나를 속이고 혼사를 거하시면, 나 장생은 무엇을 의지하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혼이 신에 붙지 않아 주인을 잃게 되니, 어하여 발이 온통 가시나무로 뒤덮단 말인가? 


192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홍랑아, 나는 이제 갈 곳이 아무 곳도 없단다. 차라리 허리띠를 풀어 자 살하는 것이 낫겠구나! (허리를 만지더니 허리띠가 없자, 홍랑 허리에 명주끈을 보고 손을 내어 가져가려 한다) 홍랑: (장공의 손을 뿌리치며) 도련님  어리석은 짓을 하시네요. 당신은 통쾌 하시겠지만 아가씨를 혼자 남겨두면 어떻게 합니까? 장공: (하다) 그럼 어하란 말이냐? 어해야 한단 말인가? 홍랑: 제가 방법을 강구해 보지요. (귓속말) 장공: 홍랑아, 정말로 고맙구나! (인사한다) 홍랑: 아이고-- 몸이 나른해지네. 등이 어두워진다.


제5장 
앵앵의 규방 안 홍랑이 등장한다. 홍랑: (노래한다) 그 장공, 무참히 혼인을 거당해 허탈해 하니, 그를 죽음에서 삶으로 변화시킬 방법이 떠올랐다네. 아가씨께서 나에게 병문안을 가라고 명하셨고, 장공 그는 한 통의 서신을 나에게 건네주었네. 이 서신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오작교를 놓아 은하를 건자는 말인 것 같네. 아가씨께서 서신을 직 건네면 화를 자할 수 있으니, (들어오면서, 감을 떠올리며, 이어 노래 부른다) 서신을 화장품 상자에 넣어 놓아야지. (서신을 화장품 상자에 넣은 후, 수놓아진 막 앞에서) 아가씨, 아가씨! 지 몇 시요, 일어나셔서 화장하세요. 앵앵: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밤에 잠을 잘 못 잤더니, 화장하기 싫구나.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93
홍랑: 아가씨, 제가 가서 비할게요. (퇴장한다) 앵앵: (노래한다) 아름다운 얼굴은 규에 깊이 가두어져 있고, 은 여자의 마음 구속되니 차분함을 잃었네. 어제 동각에서 연회가 열려, 부부간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리라 생각했네. 어머니께서 사람들의 믿음을 버리셔서, 장공 그는 몸 었네. 이제부터 까닭 없이 바람을 알긴 어렵고, 오직 겨울밤의 별과 차가운 달을 꿈에서만 볼까 두렵구나. 그는 그림자 속 낭군이고, 나는 그림 속 연인이구나. (거울 앞에 앉아서, 계속해서 노래 부른다) 분을 바르려고 거울 앞에 있는데, (화장품 상자를 열고 놀라며 이어 노래 부른다) 서신 한 장이 화장품 상자에 있구나. (서신을 읽는다) 장공이 악기를 연주하는 환(幻影)이 나타난다. 장공: 옛날 사마상여는 <구황(鳳求凰)>으로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어 미담으 로 해지고 있지. 내 비록 그처럼 재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아가씨가 문군의 마음이 있길 바랄뿐이네. (노래한다) 아름다운 여인이여, 당신을 만난 후 잊지 못하오. 하루라도 못 보면, 그리움에 미칠 지경이라오. 황 훨훨 날아, 온 천지로 짝을 찾아다니네. 유감스럽게도 아름다운 당신은, 동쪽 담에 계시지 않네. 거문고 을 말 삼아, 속마음 하소연하고 싶은데. 언제쯤 받아들여, 방황하는 나를 로해 주려나. 환이 사라진다. 앵앵: 이 서신은 분명 그가 홍랑을 시켜 보낸 것이구나. 장생아, 장생아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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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담하군요.……아, (생각한다) 내가 만약 그에게 답장을 바로 하지 않으면 편지의 행방에 해 분명히 걱정할거야. ( 생각한다) 내가 그에 게 답장을 한다면, 내 마음을 모두 홍랑에게 고백하는 것이 아닐까?(조 하게 서성인다) 홍랑이 몰래 등장하여 엿본다. 앵앵: (알아차리고, 굳은 표정을 지으며) 홍랑, 이리 오라! 홍랑: (방백 한다) 아이고, 소리가 심상치 않은걸! 앵앵: 이리와 보거라! 홍랑: (주이 들어) 아가씨! 앵앵: 이런 것은 어디서 가져왔느냐? 가 감히 이런 편지로 나를 희롱한단 말 이냐? (던지며) 내 마님께 고해 네년을 흠씬 때려 테다! (떠나려한다) 홍랑: (막으면서) 아가씨! (억울해하며) 아가씨가 를 보냈고, 그 분이 제게 가져가라 시켰어요. 아가씨가 를 보내지 않으셨다면 제가 어떻게 감히 그에게 다녀올 수 있었겠어요? 제가 자를 모르니, 뭐라고 써져 있는지 어 알겠어요. (기지있게) 아가씨 제발 화내지마세요. (편지를 주우며) 제가 마님께 가서 사실로 털어 놓을게요. (가려 한다) 앵앵: (오히려 당황해하며, 황히 막는다) 마님께 가서 뭘 털어 놓는다는 거야? 홍랑: 장공에 해서요. 앵앵: (놀라며) 다. 한번 주렴. 홍랑: (계속 가려한다) 제가 말드리지 않았다가 마님께서 아신다면 는 무 사치 못합니다. 앵앵: (큰소리로 불러 세우며) 홍랑아, (부드럽게) 마님이 를 나무라시면 내 가 신 이야기 해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홍랑: 아이고, 아가씨. 방은 노부인한테 나를 때리라고 하신다더니, 이제는  노부인에게 부탁을 해주시겠다고요? 앵앵: (웃으며) 홍랑아,  요즘  아래가 없이 말하는 구나. 홍랑: 이 모든 것은 아가씨가 를 정신없게 만드셔서 그래요. 앵앵: (편지를 되찾아오며) 홍랑아! 아직 에게 물어보지 않았구나. 오늘 아침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95
에 장공을 보러 갔는데 그분은 좀 어떠시니? 홍랑: (토라지며) 말 안 할래요! 앵앵: 어서 말 하거라. 홍랑: 아가씨, 도련님이 무척 수척해지셔서 병이 깊어 보입니다. 앵앵: 그럼 용한 의사를 모셔다 진찰 해야지. 홍랑: 자기의 병은 편작(扁鵲)이나 화타(華陀) 같은 명의도 소용없다고 하시더 군요. 앵앵: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홍랑: 음보살과도 같은 당신만이 그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네요. 앵앵: (속으론 좋아하지만 겉으로 화를 내며) 흥! 홍랑아, 먹을 갈자구나. 답신 을 보내 앞으로는 이런 허튼소리 하지 말라고 해야겠다. 홍랑: 아가씨, 그게 할 필요가 있나요? 앵앵: 내가 그에게 를 보낸 것은 단지 오이의  때문이지, 다른 뜻은 없단 다. 만약 도리에 어난다면 반드시 마님께 말드려야 할 것이다. 홍랑은 문방사우를 펼쳐 놓고, 앵앵은 붓을 들고 편지를 쓴다. 편지를 거듭 포 개 는다. 앵앵: 가지고 가거라! 홍랑: 싫어요. 앵앵: 어서 가지고 가거라! 홍랑: 가지 않을래요. 앵앵: (화난척하며) 네가 정말 아래가 없구나! (편지를 던지고 퇴장한다) 홍랑: (어 할 도리 없이 편지를 주우며)아이, 내가 만약 안 가면  아가씨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시겠지. 아가씨, 아가씨 ! (노래한다) 당신의 모습은 갓집 풍모, 마음은 제 정신이 아니네. 연정으로 남모르게 물 흘리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곱고 단아한 얼굴이네. 당신의 잔꾀로 연애는 어려워지니, 내가 서신을 하지, 험을 무릅쓰고, 따뜻한 마음으로, 냉정한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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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지만,  가 있어 가여워하리? 아, 가자, 가. 가 나더러 홍랑이 되라고 했지! (편지를 가지고 천천히 걸어 퇴장한다) 등이 어두워진다.


제6장
장공의 서재 홍랑이 등장한다. 홍랑: 도련님! 장공: 홍랑 왔느냐! (하게 물으며) 일은 어되었느냐? 홍랑:  묻습니까? 소용없습니다. 장공: (놀라 어리둥하여) 아, 왜 소용이 없다는 거냐? 홍랑: 아씨께서 화나셨어요! 장공: (하게) 내 서신은 사랑에 빠지게 하는 주술인데, 이는 분명 홍랑 네가 마음을 쓰지 않은 게로구나! 홍랑: (억울한 듯, 극구 변명하면서) 제가 마음을 쓰지 않았다고요? 하늘이 알 고 땅이 안다구요. 당신의 그 서신은 정말 잘 썼군요! (노래한다) 단지 서생의 기구한 운명을 탓하세요, 굵은 삼실은 바늘귀에 꿰기 어려운 법. 그 서신은 당신의 자술서요, 아가씨의 구인장이요, 의 공소장이라, 자칫하면 이 홍랑의 살갗이 갈라지고 터지는 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답 니다. 이제부터 당신들은 만날 일 드물고, 얼굴 보기 어려우리, 이젠 달이 어두워진 서상(西廂)이요, 황 떠난 진루(秦樓)요, 연회가 끝나 사람들은 흩어지고, 무산엔 구름이 걷히네. 장공: (자리가 무져 내리는 듯 앉았다가,  일어나 간청하며) 홍랑아, 난.... 홍랑: 어요, 어. 당신도 속을 뒤집어 보여 수도 없으니까요! 마님께서 찾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197
으실까 걱정이에요!  돌아가겠어요! 장공: (인사하며) 홍랑아! 오직 네가 내 희망이다! 네가 이게 가버리면 내 병은.... 홍랑: (가다가 고개를 돌리며) 제가 의사도 아니고, 도 어쩔 수 없어요. 장공: (홍랑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화타가 살아온다 해도 소용없다. 오직 만 이 나를 구원할 수 있는 신이란다! 홍랑: 신(神)도 좋은 방도가 없다구요. (서신을 꺼내며) 이거 아씨께서 도련님 께 드리는 답장이에요. 보셔요. 장공: (편지를 받아 뜯어보고 매우 기뻐하며) 아! (노래한다) 쁜 편지지의  사향난의 그윽한 향기 풍기고, 한  한 은 활기를 더해주는 환혼단이구나. 온통 투는 사랑의 물로 붉은 빛 시고, 온 종이엔 사랑의 번민으로 먹물 아직 마르지도 않았구나. 서신은 약방이 되어 병을 고칠 수 있으니, 구리에서 양 날개가 솟아나 날아다닐 수 있네. 아가씨 편지를 가져온  진작 알았다면, 흙을 쌓아 향을 피우고 삼배(三拜)의 를 올려야 했거늘. 홍랑: (깜짝 놀라며) 장도련님, 편지에 뭐라고  있나요? 장공: 아씨가 나한테 화났다고? 모두 거짓이란다. 오늘 녁에 화원에서 만나 자고 하는 걸. 홍랑: 는 못 믿겠는걸요. 장공: 이 편지가 그 증거니라. 홍랑: 편지에 뭐라고 써 있는데요? 장공: “待月西廂下, 迎風戶半開 ; 隔墻花影動, 疑是玉人來”. 홍랑: 무슨 뜻이에요? 풀어서 얘기해 주세요. 장공: “서쪽에서 달이 뜨기를 기다리니”는 달이 뜰 때 만나요, “바람에 문이 반 쯤 열리네”는 서쪽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릴게요. “담 벽에 꽃 그림자가 흔 들리면, 당신인가 하노라”는 바로 내가 그 곳에 간다는 뜻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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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랑: 정말로 그런 뜻인가요? 장공: 난 수수께끼 푸는 데는 귀신이지! 홍랑: (화내며) 아이고, 우리 아씨, 알고 보니 나까지 속이시는군요! 흥, 오늘 밤엔 날 어떻게 속이는지 야겠군요! 장공: 홍랑아...... 홍랑: (토라져서) 왜요? 장공: (앞쪽으로 빨리 가며) 오늘 밤 거기 문에서, (비를 맞추며) 부탁할게. 홍랑: (화내며) 당신들 일이니, 는 여할 수 없으며, 하지도 않을 거에요! 장공: 여하지 않겠다. 하하. 여하지 마라! (의기양양해서) 노부인아, 노부 인아, 당신이 택의 문을 잠그면 아씨가 날 해 문을 열어다오. (자신감에 충만해 서신을 펼치며, 도취해서) “서쪽에 달이 뜨길 기다리 니, 바람이 불어 문이 반쯤 열리네.” (하늘을 바라보며) 아, 해야 해야 어서 물어서, 달님이 빨리 떠오르게 해다오! 등이 어두워진다.


제7장
정원 앵앵이 등장한다. 앵앵: (노래한다) 해질 무렵 버드나무 그늘 아래서 약속했는데, 붉은 노을 아직 걷히지 않아 달빛을 기다린다. 겹겹 꽃 그림자에 향기로운 바람 살랑거리고, 정원에 깊은 고요함은 끝이 없구나. 겁이 나서, 옥비녀를 잡아 참찔나무 지탱하고, 당황하여, 발로 모란 싹을 밟아 망가뜨린다. 서늘한 밤 푸른 이끼 낀 오솔길을 지나는데, 가볍고 아름답게 걷는 미인의 버선이 이슬로 흠뻑 젖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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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가지 끝, 옥구슬이 걸려 있고, (먼 곳을 바라보며, 이어서 노래한다) 그것은 정인(情人)의 모자가 아니라 해질녘의 까마귀로구나. 일각이 한 철인 양 지루하구나....... 홍랑이 안에서 “아가씨”라 부른다. 앵앵: (이어서 노래 부른다) 홍랑을 보니, 마음이 무척 심란하구나! 홍랑이 향불 탁자를 들고 등장한다. 홍랑: 아가씨, 오늘 녁엔 걸음걸이가 무 빠르세요! 아가씨, 어디 가시려는 거요? 앵앵: 홍랑, 달이 동에서 떠오르는 걸 보렴, 모든 것이 고요하잖니, 바로 향을 피울 시간이야! 홍랑: 그래요, 도 향을 피울 시간이라고 생각해서, 벌써 향불탁자를 비해 두었어요. 앵앵은 조하게 사방을 둘러본다. 홍랑은 향불 탁자를 내려놓고는, 문으로 가서 살핀다. 앵앵: (놀라며) 홍랑,  어디 가니? 홍랑: (웃으며) 문이 잠겼는지 보려고요. 앵앵: (어쩔 수 없이) 잠겼니? 홍랑: 아가씨, 밖에 군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가서 볼게요. 홍랑이 문으로 나가고 장공이 등장한다. 장공: (달빛아래 아름답고 우아한 사람 그림자를 발견한다) 아, 홍랑… 홍랑: 소리 낮추세요. 장공: 홍랑, 아가씨 오셨지요? 홍랑: 먼 물어 볼게요, 정말 아가씨와 약속해서 오신건가요? 장공: (의기양양하여) 나는 수수께끼를 푸는 는 선수란다. 홍랑: (즐거워하지 않으며) 아가씨가  쪽에서 기다리고 계시니 가보셔요! 장공: 밤 일각은 천이로구나! (총총히 문으로 들어가려 한다) 홍랑: (세차게 잡아당긴다) 기다리세요, 당신이 문으로 들어가면, 제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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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들어가게 한 것을 아가씨가 어 모르시겠어요. 아가씨는 이 일을 제 가 모르게 하려 하시니, 제가 감히 도련님을 들여보낼 수 없죠. 장공: (웃으며) 홍랑, 네가 날 들어가지 못하게 하다니, 설마 나더러 담을 넘으 라는 건 아니겠지? 홍랑: 아이, 이 흰 벽은 높지 않으니, 담을 넘으세요! (안으로 들어가, 문의 빗장을 건다) 아가씨, 문 밖에는 사람 그림자조차도 없으니, 얼른 향을 피워 올리세요! 장공: (문을 더니, 상치도 못하게 문에 빗장이 정말 잠겨 있어, 멍하니 주 앉는다) 아이구나 참! (노래한다) 해질 무렵 약속해 놓고  다시 빗장을 걸었구나, 월담하려 하니 다리가 떨려서 큰 바만큼이나 무겁구나. 돌연히 생각나는구나, “오이 밭에서는 신이 벗겨져도 다시 신지 말라”는 것을, “오얏 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것을. “에 아니면 행동하지 말라”는 공맹의 , “개도 하면 담장을 뛰어 넘는다”는 민간속담이 하네. 버젓한 수재가 어 개 노릇을 하리오! 어하면 좋으리, 노부인은 큰문을 닫으시고, 홍랑이는 작은 문을 걸어 잠궜네, 뚫고 들어갈 구멍이 없는지 자세히 살피리. 흰 담장이 마치 울타리 같이 높고, 일생의 아름다운 꿈은 깊은 뜰에 갇버렸네. 담을 넘고 싶으나 ‘오경’과 ‘사서’가 발을 얽어매고, 넘지 않는다면 오백년  풍류의 악연을 만나기가 어렵다네. 길을 가는 것도 어렵고, 청천에 오르기도 어렵구나! 노부인, 당신이 나를 무산(巫山)으로 몰았다오. 넘자! 는 무슨 람, 복인지 화인지, 이번 한번만 넘어버리자! (담을 넘어 들어간다) 앵앵: (놀라서 물러서며) 구세요?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01
장공: 아가씨, 니다. 앵앵: 장공, 홍랑이 여기 있어요. 장공: 홍랑은 진작 보았습니다. 앵앵: 아! (놀라며) 홍랑! 홍랑--- 장공: 아가씨, 는 불교의 뜻을 경청하듯 삼가 작을 읽고, 약속을 지키기 해 왔어요. 앵앵: (더욱 당황하며) 홍랑! 홍랑--홍랑: 아가씨 무슨 일이세요? 앵앵: 도둑이야! 홍랑: 정말이요? 제가 살펴볼께요. (장공의 소매를 잡아끌며 본다) 아가씨, 걱 정 마세요, 낯익은 도둑이에요. 앵앵: 도둑이 낯설고 익숙한 게 어딨어? 홍랑: (장공을 가리키며) 장도련님이세요. 앵앵: 장생이건 이생이건, 내가 데리고 가겠어. 홍랑: 어디로 데리고 가시려고요? 앵앵: (엉겁결에 말하며) 노부인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갈거야 (당황하며 입을 가린다) 홍랑: 아가씨, 노부인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그의 명성을 상하게 할 필요 가 있을까요? 그냥 제가 처리하죠. 장도련님, 이리오세요. (화난 표정으 로) 무릎 꿇으세요! (장공이 무릎을 꿇는다) 장도련님, 당신은 이미 성 들의 책을 읽어 주공의 의를 깨달았지요! 왜 밤에 담을 넘어 오셨어 요, 가 당신보고 오라고 했나요? 말해보세요, 어서 얘기 해요! 앵앵: 홍랑, 그와 많은 이야기를 하면 뭐하니, 빨리 모시고 가거라! 홍랑: 아가씨, 그가 범인 걸 생각해 주세요, 제 얼굴을 서라도... 앵앵: (히 계단을 내려오면서) 그래, 도련님의 큰 은혜는 조만간 반드시 갚을 텐데 왜 이리도 황하게 구시나요. 만약 어머님께서 아신다면 도련님은 무사치 못하십니다. 홍랑이 용서를 구하니 이번에는 넘어가겠지만, 다음 번에는...


202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홍랑: (도에 끼어들며) 아가씨 다음번에는 어떻게 하실 건요? 앵앵: 다음번에는... 어림도 없지. (퇴장한다) 홍랑: (장공에게) 당신말이에요, 정말 ‘빛 좋은 개살구’에요! 나는 당신이 불러 서 왔다고 말하길 바랬어요. 당신은 왜 말 안하세요? 입 뒀다 뭐하는데 요? 장공: (마치 앵앵의 곤란함까지 이해하는 듯이)  이해 못한다! 이해 못해! (비틀거리며 넘어지려한다) 홍랑: (놀라 부추기며) 도련님, 왜 그러세요? 도련님! 도련님...아이구...이 사 건이 무 컸나! 불이 어두워지고 배경이 바다.


제8장
장공은 서재에, 앵앵은 규방에서 번갈아 등장한다. 장공은 옥으로 장식된 을 어루만진다. 장공: (노래한다) 나의 병든 몸을, 삼척의 옥에 기네. 어제의 냉를 회상하니, 내 불안한 마음 요동치네. 어여쁜 미소로 길 주는데, 어 정을 품지 않을까. 밝은 달 운으로 화답하니, 지기(知己)를 모를 수 있을까? 어머님 뜻을 거역하기 힘든 당신 마음을 난 알고 있네. 나와 손을 잡는 것 뿌리치고, 멀리 어내네. 구름과 산이 가로 막아, 날개를 달아도 가까이 가기 어렵네. 날 수 없어, 떨어지게 되는구나! 앵앵: (노래한다) 드문드문 문발 사이로 거문고 소리 미풍에 실려 들려오니, 마디마디 구슬고 원망이 깊구나. 어젯밤 일을 한탄하네. 별이 총총한 밤하늘 북두칠성이 견우성으로 옮겼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03
건만, 은하수는 직녀성을 건지 못했다네. 아침녁 엄격한 어머니의 감시가 두려워라. 아침녁 홍랑의 잦은 시이 고민이네. 빛이 새어나가 수근 는 말이 일까 무섭구나. 훗날 당신을 꿈속에서 만나서 찾을까 걱정이네. 생각이 깊어 이러지도 러지도 못함을 리게 후회하네. 약속을 어긴 일은 용서를 빌고 사죄하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이의 정으로 문병을 가야겠구나. 꽃구름 달맞이 하던 탁문군을 배우리! 문턱을 넘는다. 홍랑이 등장하고, 앵앵과 정면으로 마주친다. 홍랑: 아씨, 어디 가시려구요? 앵앵: (기분 나빠하며) 나는 기분 환하러 밖에 나가지도 못하니? 홍랑: 알겠어요, 그럼 제가 아씨를 모실게요. 앵앵: 허! 그림자처럼 따라 다르니 정말 마음에 드는구나! 홍랑: (섭섭해 하며) 아씨, 말에 가시가 돋아 있어요, 모두가 마님의 분부라고 요. 앵앵: (쓴 웃음을 지으며) 흥, 어머님은 모든 일에 신경 써주시고, 홍랑의 충심 도 변함없으니, 난 정말 복도 많지! 홍랑: (앵앵의 뜻을 이해하고 말꾸하지 않는다) 아씨, 장도련님의 병이 하세요. 앵앵: 의원을 불러 병을 살핀 것이 아니었더냐? 홍랑: 의원이라고 어 그런 병을 고칠 수 있겠어요. 아씨, 도련님이 오늘  드시지를 못하시고, 물 한 모  한 톨 넘기질 못하시고, 숨만 간신히 붙어 있요. 앵앵: 난…… (탁자로 돌아가, 붓을 들고 히 을 쓴다) 무 뒤에서 합창한다. 자기가 뿌린 씨는 자기가 거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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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걸린 버드나무 가지 끝은 이로구나. 앵앵: 홍랑아, 내가 처방을 썼으니 가지고 가거라. 홍랑: (놀라서 뒤로 두 걸음 물러나며) 아이구 아씨,  시작하셨군요. 지난번 처방으로 도련님을 병에 걸리게 하더니, 이번에 아 도련님 목숨을 빼앗으려고 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앵앵: 홍랑아, 이번엔 목숨을 구하는 처방이란다. 홍랑: (믿지 못하듯 고개를 흔들며) 아씨! (노래한다) 아씨는 늘 장공을 거짓말로 속이는데, 알고 보면 도련님도 아씨도 큰 상처만 입게 되지요! 아씨는 방황하고 놀라고, 도련님은 정신이 오락가락 실성하게 되지요. 아씨, 황은 짝을 지어 하늘을 날고, 원앙은 연못에서 물을 즐긴다오. 아씨는 바람 따라 웃음을 는 길가의 꽃이 아니며, 도련님은 이 꽃  꽃 찾아다니는 방탕한 벌이 아니라오. 에가 실을 토해 스스로를 묶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평생의 지기를 찾는 것이 어 잘못된 일인지요! 장공을 로하는데 굳이 처방을 쓸 필요 있나요, 아씨가 침 앞으로 가시면 명의가 되시지요. 가장 가깝고 마음 맞는  홍랑이 여기 있는데, 구름과 산이 만 겹으로 가로 막는 들 무엇이 두려워요! 앵앵: (감동하여, 진심으로) 착한 것! 홍 낭: (친근하게) 아씨, 는 정말로 아씨 마음을 모두 이해한다구요! 앵앵: 착한 홍랑아, 이번에는   속이지 않으마. 이 ‘처방’은 정말 그의 병 을 낫게 하는 것이야! 홍랑: (기뻐하며) 정말 사람을 살리는 처방이군요! 제가 당장 해드릴게요! 장공의 서재, 장공은 서신을 읽는다. 장공: (기뻐서 병이 달아나고 몸이 가볍다) 이 처방이 정말 나를 살리는구나! (노래한다) 흙을 쌓아 향단을 세워 삼배의 를 올리리,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05
향내 나는 서신 한 장이 병을 몰아내는구나. 서상의 사정이 생겨 나를 아게 하고, 타향객지에서 병든 몸 쇠약하게 했다고 그녀는 말하네. 이번에 서로 한 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이니, 오늘 밤 좋은 때에 오겠다고 말하네. (문 밖으로 걸어 나가며, 계속 노래한다) 별은 밤하늘을 수놓아 화려한 빛을 뿜어내고, (楚臺)에는 달빛이 비쳐 새하얗구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 옥패가 부딪 울리는 듯, 달빛이 옮겨가 꽃 그림자 비치니 아마도 님이 오시나 보다. (조해하며 고개를 드는데, 갑자기 문이 ‘삐걱’하는 소리를 듣고, 도 모르 게 을 번쩍인다) 홍랑이 앵앵을 떠자, 무척이나 수어하며, 사뿐사뿐 들어온다. 음악 소리가  커진다. 무 뒤에서 합창한다: 달빛은 서서히 뜨락의 섬돌에 가득 차고, 하늘의 선녀 하늘하늘 속세로 내려오네. 꽃다운 모습, 옥 같은 정취, 못 이기는 체, 놀랍고 아리따운 뺨 맞네. 요염한 길 한 번 주었을 뿐인데, 진심으로 참고 견뎌내 슬 좋은 부부가 되었네. 불이 어두워진다.


제9장
앵앵 규방 최부인이 등장한다. 최부인: (노래한다) 


206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밤은 깊고 잠이 오지 않아 잠깐 규방에 가니, 앵앵, 이 아이 마음속에 근심이 있네. 요즘 정신은 없어 보이고 몸은 여며, 썹은 찡그리고 있고, 맑은 은 곧 한곳을 응시하고 있네. 설마 음풍농월하며 정욕을 발산하고 것이냐, 내가 노심에 거듭 충고하니 시름을 풀거라. 앵앵 자고 있느냐? (안으로 들어온다) 홍랑이 등장한다. 홍랑: (노래한다) 푸른 이끼  붉은 꽃신에 차가움 스며드네. 당신들이 사랑을 하기에 나는 규방으로 돌아 왔네. (갑자기 최부인을 보고 놀라 몸을 돌려 뛰어간다) 최부인: (엄한 소리로) 거기 섯거라! 홍랑은 마치 다리가 생고무 같이 굳어버렸다. 최부인이 가까이 다가온다. 홍랑: (일부러 침착하게 하며) 아, 마님이셨군요! 밤이 깊었는데 어 아직도 주무시지 않으셨어요. 최부인: (화를 억르며) 는 어디서 오는 길이냐? 홍랑: (당황하며) 는 아가씨를 모시고 화원에서 향을 피우고 있었어요. 최부인: (분노하며) 아가씨는? 홍랑: (향쟁반을 바라보며 가리킨다) 아! 아가씨요? 음, 아가씨는 화원에서 제 가 향쟁반을 가져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쟁반을 가져가며)마님, 는....(히 벗어나려 한다) 최부인: 무릎 꿇거라! 홍랑: (애써 침착하려 한다) 마님, 공연히 왜 무릎을 꿇으라고 하시나요? 최부인: 꿇지 않으면 내가 를 패주겠다! (빗자루를 집으며) 홍랑: (막으면서) 마님, 고귀한 손을 쓰지 마세요, 아가씨를 모셔 올께요. 최부인: 아직도 빨리 아가씨를 모시러 가지 않았느냐! 홍랑: (큰 용서를 받은 것처럼) 네. (일어나 간다)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07
최부인: (돌연 옳지 않다고 여기며) 잠깐! 네 이 요망한 것! 내가 직 찾으러 가겠다. (발을 내딛는다) 홍랑: (하게) 아이고, 마님, 가시면 아니 되옵니다. 최부인: 요망한 것! 내가 왜 가면 안 된다는 거지? 홍랑: 화원은 이끼가 끼어 길이 미끄러워요. 최부인: 네가 나를 부축해서 가자. 홍랑: 밖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어 마님께선 한기를 느끼실 거여요. 최부인: 헛소리 집어 치워라. 달은 밝고 바람은 가볍거늘. 홍랑: 아무튼, 가시면 아니 되어요. 최부인: 내가 왜 가면 안 되는 것이냐? 몹쓸 것, 어서 말해 보거라! 홍랑: 가서는 아니 되옵니다, 아니 되옵니다! 최부인: (분노하며) 말하지 않는다면, 내  이 몹쓸 년을 때려죽일 테다! (때 리려고 한다) 홍랑: 말할게요, 제가 말하겠습니다. (노래한다) 깊은 밤, 바느질 멈추고, 아가씨와 한가로이 이야기를 했지요. 아가씨는 오라버니의 병이 깊으니, 우리 둘이 마님 몰래 문병을 가자고 했지요. 최부인: (분노한다) 나 몰래, 무슨 문병을 갔다는 것이냐? (빗자루를 들고 때 리려 한다.) 홍랑: (노래한다) 달은 이미 버드나무 가지 끝에 걸려있고, 황혼 후 만나기로 두 사람 일감치 언약했네. 아가씨는 더러 먼 가라고 하셨고, 아가씨는 잠시 남게 되었지요. 최부인: 남아서 무엇을 했느냐? 화가나 죽겠구나! 홍랑: (노래한다) 마님, 아가씨는 꽃 의 꽃이시고, 장공은 재주가 뛰어나기가 으뜸입니다.


208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하늘이 맺어 짝이거늘, 더욱이 “여자가 크면 집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했나이다. 이제 생이 이미 익어 밥이 되었으니, 마님께서 이제 와서 따지실 필요가 있겠나이까! 마님, 손을 때셔야 할 때는 때셔야 하고, 그만 두셔야 할 때는 그만 두셔야 합니다! 최부인: 맙소사! 우리 버젓한 재상가문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 내가 아에 그 놈을 고발해야겠다. 홍랑: 마님, 구를 고발하시려고요? 최부인: 당연히 장생 놈이지! 홍랑: 이 일은 그를 원망하셔서는 아니 되옵니다. 최부인: 아니, 그럼 내가 렴치한 딸년을 원망해야 하느냐! 홍랑: 아가씨 역시 원망해서는 아니 되옵니다. 최부인: 흥, 그럼 이 모든 것이 네 년의 죄렸다. 홍랑: 어머나, 이 모든 것은 마님  일이거늘, 어  홍랑을 원망하실 수 있 나요! 최부인: 그러면 체 구를 원망하라는 것이냐? 홍랑: 그것은...... 최부인: 응? 홍랑: 모두 마님의 잘못이지요! 최부인: 뭐, 내 잘못이라? 몹쓸 계집애, 만약 일의 자지정을 명확히 말하지 못한다면, 내 의 가죽이 벌어지고 살이 터져나가도록 두들겨  것 이야. 홍랑: 마님, 당신은 어 ‘자, 축, 인, 묘’뿐이겠습니까, ‘진, 사, 오, 미’도 있어 모두 ‘해서는 안 되는 여덟 가지’가 있지요! 만약 아에 고하신다면 아 마 먼 마님 죄부터 다스릴 것입니다. 최부인: (냉소하며) 도리어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여덟 가지’의 죄가 있어 벌을 받아야 한다니, 말해 보거라! 말을 해!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09
홍랑: 마님! (노래한다) 첫째는 ‘말에 신의가 없어’ 신의를 버리셨음이요, 둘째는 ‘은혜를 알고도 갚지 않고’ 도리어 원수로 함이요, 셋째는 ‘집안 단속이 부실하여" 소동을 일으키셨음이요, 넷째는 ‘재상 가문’인데 가문의 추악함을 리 알렸음이요, 다섯째는… 최부인: (부끄럽고 분한 나머지 성을 낸다) 다, 어! 이런 추악한 일을 네가 주선하지 않았다면, 그래 내가 한 것이더냐? 내 오늘 를 반드시 죽도 록 패주리라! 장공과 앵앵이 등장한다. 이 경을 보고 앵앵은 최부인 앞에 꿇어 엎드린다. 앵앵: 어머니, 이 일은 홍랑과는 무합니다. 때리시려거든 를 때리세요. 최부인: 네 이 어리석고 못난 것! 내가 못 때릴  아느냐......(때리려 한다.) 장공: (히 앞으로 나아가 손으로 붙잡는다) 노부인! 최부인: (노하며) 네...... 네 이 짐승 같은 놈! (노래한다) 선비 모양을 하고 있어 선비인  잘못 보았구나, 네가 렴치한 난꾼인지 어 알았겠는가? 선왕들의 왕도와 삼강오륜을 고려치 않고, 내 나이 많음을 고려치 않았네. 어짊도, 의로움도 없고, 가르침마 부족하고 멀쩡한 놈도, 쓸모 있는 놈도 아니고, 스스로 강한 놈도 아니로다. 헛되이 성의 책을 십 년 읽고, 3 조상 사당을 더럽혔도다. 우리 최씨 가문은 로 벼슬 없는 사가 없으니, 네 헛된 꿈은 진실로 허망하구나. 앵앵: (울며) 어머니! 당신은 이게  장생을 모욕하시니, 소녀는 어해야 좋단 말인가요! 최부인: 이 몹쓸 것아, 마음속엔 오직 장생뿐이니, 이 애미는 체 어디에 있느 냐? (울며) 감! 내가 일이 당신을 따라 갔어야 했는데! 앵앵: 어머니!


210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홍랑: 마님! 최부인과 앵앵, 홍랑 세 명은 서로 엉켜 운다. 장공은 참을 수 없어 몸을 돌이켜 걸어가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앵앵을 돌 아본다. 앵앵은 난처해하며, 애처롭고 가련하다. 장공은 조용히 부인에 게 가까이 다가가서 무릎을 꿇는다. 모두가 놀란다. 최부인: 자네...... 장공: (노래하며) 부인, 높은 함으로 분노를 가라앉히시고, 진하시고 몸을 귀히 여겨 신체를 상하게 하지 마십시오. 삼생에 복이 있어 따님을 알게 되었으니, 두 마음이 세상의 상황 앞에 서로 일치하나이다. 백마가 포를 헤치고 사방을 돕듯, 부인은 지극히 깊은 은혜로 혼인을 허락해 주십시오. 장공은 당신의 귀한 말 따르길 원하며, 마음은 부인을 거스르는 것을 원치 않소이다. 재주는 없지만 소생 어 뜻한 바가 없겠소이까, 뜻은 세상에서 지기를 만나는 것입니다. 일반 백성이지만 어 능력이 없겠소이까, 만권의 경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소이다. 의 천성이 공명을 히 여기지 않았으나, 아아, 만방이 부귀함과 벼슬을 앙모하리라. 부인 훌륭하신 조상님들은  도장을 좋아하시니, 이 장군서, 바람 차와 구름 말을 타고 등용문을 뛰어 넘으리 이는 오직 앵앵을 해서입니다. 어 본심에 어날까 두려워하겠습니까! 최부인: 좋네, 이왕 일이 이게 된 바에야, 날이 밝는 로 채비를 하여 과거 를 보러 서울로 가게나. 직을 얻어 돌아오면 문에서 맞이할 것이고, 낙방하면 다른 고귀한 가문을 알아보게.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11
앵앵: 어머니! 최부인: (과감하게) 홍랑아, 속히 행장을 채비 하거라. 우리는 내일 박릉으로 돌아갈 것이다. 모두들 놀란다. 등이 어두워진다.


제10장
막 뒤에서 합창한다. 높푸른 하늘, 런 국화 땅에 가득 피어있네. 가을바람이 불어오니, 기러기 남쪽으로 날아가네. 새벽녁 서리 내린 숲에 가 취한 듯 물들는가? 이별한 사람의 피물이구나! 단풍잎이 스산한데, 앵앵과 장공이 옛길[古道]에서 이별을 아쉬워한다. 앵앵: (노래한다) 어머니가 딸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이 원망스럽네, 인연을 갈라놓아, 수는 동쪽으로 말은 서쪽으로 가는구나. 서방님, 정이 담은 편지를 자주 보내주세요, 내 몸은 당신과 떨어져있지만, 마음은 떨어지지 않을 거요. 제하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고 결코 맹세하지마세요, 당신을 버리면, 내가 당신을 존하고 술 좋은 부부라 할지라도 우리는 하룻밤 부부일 수밖에 없어요. 장공: (노래한다) 사랑하는 앵앵아! 가장 귀한 것은 마음이 통하는 것, 인생에서 지인을 얻어 만족스럽구나! 몇 번의 서리를 말발굽으로 밟아, 짧은 시간 안에 다시 만나 원앙의 꿈을 꾸리라. 과거에 합격해 돌아오면 흰머리 될 때까지 함께 하고,


212   中國語文論譯叢刊 第33輯
낙방해도 돌아와 당신과 생사를 함께 하겠소. 홍랑이 등장한다. 홍랑: 아가씨, 마님이 수에 어서 오르시래요. 앵앵과 장공 이별을 아쉬워하다. 막 뒤에서 합창한다: 긴 버드나무로 청총마(靑驄馬) 메어두기 어려우니, 듬성듬성한 숲에 녁 햇빛이 걸려있는 것이 한스럽구나. 앵앵: (노래한다) 주변 산 경치에 한기 녁 햇살 비취니, 앵앵, 장공: (노래한다) 온 세상 번뇌가 가슴에 가득하네, 앵앵: (노래한다) 크고 작은 수를 헤아려 도 어 담을 수 있으리요? 앵앵, 장공: (노래한다) 세상에 모든 인연이 다 이루어지길 바라노라, 앵앵: (노래한다) 늙을 때까지 헤어짐이 없고 장공, 앵앵: (노래한다) 원히 함께 하리. 막이 내린다.


越劇 <西廂記> 해제와 번역   213
越剧<西厢记>的解题与翻译
車美京 译
中文提要 越剧现在已成为风靡中国、 驰誉外国的全国性剧种。 它原来是浙江农村的戏班, 称名为越剧, 只有几十年的历史。 虽然它只有七八十年的历史, 但它善于吸收其他剧种 的长处, 在剧目、 音乐、 表演、 舞台美术等方面不断进行改革创新, 因而发展很快, 现 已成为浙江、 上海、 福建等城的重要剧种。 越剧不优秀剧目, 如<西厢记>、 <梁山 伯与祝英台>等, 其中曾昭弘的<西厢记>流行于中国外, 影响颇大。 因此本翻译以曾昭 弘的<西厢记>为对象。 
关键词: 越劇, 西廂記, 曾昭弘, 紹文戱, 女性俳優
투고일: 2013. 6. 2. / 심사일: 2013. 6. 4.~ 6. 21. / 게재확정일: 2013. 6. 25.

 

[참고]

https://kydong77.tistory.com/18847

 

원진, 앵앵전/ 唐代 自敍傳적 연애소설

https://www.youtube.com/watch?v=ikPhnNX8TJs 당나라 작가 원진과 『앵앵전』-김선자(고전·신화학자)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NSYBLTWChDM https://ko.wikipedia.org/wiki/%EC%95%B5%EC%95%..

kydong77.tistory.com

 

https://kydong77.tistory.com/18854

 

원진, 앵앵전/ 비극적 사랑

윤시내 - 사랑의 강 https://www.youtube.com/watch?v=oSHRf_7xsGo https://ko.wikipedia.org/wiki/%EC%95%B5%EC%95%B5%EC%A0%84 앵앵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앵..

kydong77.tistory.com

 

https://kydong77.tistory.com/18858

 

설도, 送友人/ 앵앵전, 원진과 설도의 사랑

https://www.youtube.com/watch?v=P6HKrjtDKNs 벗을 보내다(送友人) 水國蒹葭夜有霜 수향의 갈대에 밤 되니 서리가 내려 月寒山色共蒼蒼 달빛 차가운 산색과 더불어 하얗다 誰言千里自今夕 누가 말했나 천리

kydong77.tistory.com

 

 

https://www.youtube.com/watch?v=NSYBLTWChDM 

 

 

https://www.youtube.com/watch?v=ikPhnNX8TJs

 

 

당나라 작가 원진과 『앵앵전』-김선자(고전·신화학자)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NSYBLTWChDM

 

https://ko.wikipedia.org/wiki/%EC%95%B5%EC%95%B5%EC%A0%84

 

앵앵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앵앵전》(鶯鶯傳)은 중국 당대(唐代) 원진(元稹)이 지은 연애소설이다. 일명 《회진기》(會眞記)라고도 한다. 이 단편은 원진의 자전적 연애소설로 알려져 있다.[1] 과거시험 때문에 상경하는 사나이가 우연히 알게 된 미녀에게 마음이 끌려 여러 가지 곡절 끝에 결합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사나이의 출세를 위해 두 사람의 사랑은 깨어진다. 원진은 낙양 조후촌(趙後村)에서 태어났고 이웃마을인 최장촌(崔莊村)에 최소영(崔小迎

ko.wikipedia.org

 

[출전] pdffile:///C:/Users/ss/Downloads/〈西廂記〉해제와_번역.pdf

<목차>

1. 앵앵전(鶯鶯傳)

1-1. 앵앵전의 전체적 내용

1-2. 앵앵전의 원문과 해석

 

2. 이와전(李娃傳)

2-1. 이와전의 전체적 내용

2-2. 이와전의 원문과 해석

[당시 작성자]

 임초록, 강신웅, 양병관, 장경민

 

1. 앵앵전(鶯鶯傳)-원진(元稹)  

1-1. 앵앵전(鶯鶯傳)의 전체적 내용  

장생(張生)과 앵앵의 사랑의 비극에 관한 것이다.

당나라 정원(貞元) 연간에, 병란에 시달리던 최씨 일가를 구한 장생은 그 집의 딸 앵앵을 사랑하게 된다. 시녀 홍낭(紅娘)을 통하여 사랑을 고백한 장생은 그 답장으로 〈대월서상하(待月西廂下)〉라는 시를 받아, 서상에서 기다린다. 그러나 나타난 앵앵은 장생의 무례함을 꾸짖고 돌아간다. 며칠 후 앵앵은 갑자기 장생을 찾았으며, 꿈 같은 하룻밤을 지낸 다음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된다. 그 후 과거를 보러 장안(長安)에 올라간 장생은 앵앵의 사랑의 편지를 받으면서도, 자기에게는 그러한 뛰어난 여성을 사랑할 자격이 없노라고 단교(斷交)한다. 후일 결혼한 앵앵은 다시 만나려고 하는 장생에게 답시(答詩)를 보낼 뿐 나타나지 않다가, 마침내 소식마저 끊어버린다는 줄거리이다.

 

1-2. <鶯鶯傳>의 원문 및 해석  

<鶯鶯傳>

唐贞元中,有张生者,性温茂,美风容,内秉坚孤,非礼不可入。

당대 정원년에 장생자가 있었는데 성품은 온화하고 용모는 아름답고, 의지가 강하고, 절도가 있으며 예의에 어긋나는 일은 반드시 하지 않았다.

或朋従游宴,扰杂其间,他人皆汹汹拳拳,若将不及;张生容顺而已,终不能乱。

간혹 친구가 한가하게 잔치를 열어 난잡하고, 혼잡한 그곳에서 다른 사람 모두 계속 떠들어대는 것이 끝이 없을 때, 장생은 겉으로만 어울릴 뿐, 끝까지 난잡하지 않았다.

以是年二十三,未尝近女色。知者诘之,谢而言曰:"登徒子非好色者,是有凶行。

23세가가 되어도, 여자를 가까이 한적이 없었다. 아는 친구가 물어보았더니,사죄한 후 말하길 : “ 등도자는 여자를 좋아하는것이 아니고, 나쁜행동을 하는 자다.

 

https://kydong77.tistory.com/20810

 

宋玉, 등도자호색부(登徒子好色賦)

https://www.youtube.com/watch?v=Uau6j7t0QlI https://fanti.dugushici.com/ancient_proses/71753 登徒子好色賦_原文、翻譯及賞析_宋玉詩詞_讀古詩詞網 ㄉㄥ ㄊㄨˊ ㄗ˙ ㄏㄠˋ ㄙㄜˋ ㄈㄨˋ 登徒子好色賦 朝代:先秦 作者

kydong77.tistory.com

 

余真好色者,而适不我值。何以言之?大凡物之尤者,未尝不留连于心,是知其非忘情者也。"诘者识之。

나는 진정한 호색자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 어찌 이렇게 말을 하냐면? 무릇 출중한 미녀를, 마음속에 남겨보지 않은 적이 없거늘, 이것으로 내가 감정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수있다.” 물어본 자가 알아들었다.

无几何,张生游于蒲,蒲之东十余里,有僧舍曰普救寺,张生寓焉。

얼마 지나지 않아, 장생은 포주로 여행을 갔다. 포주의 동쪽 10여리에, 보구사라고 불리는 절이 있는데, 장생은 이곳에 거주했다.

适有崔氏孀妇,将归长安,路出于蒲,亦止兹寺。

마침 최씨과부가  장안으로 돌아가려고, 포주로 지나다가 역시 이절에 머물렀다.

崔氏妇,郑女也;张出于郑,绪其亲,乃异派之従母。

최씨부인은, 정씨집안 여자였다. 장생의 모친의 성이 정씨이다, 계보를 따져보니, 다른 파의 이모이다.

是岁,浑瑊薨于蒲,有中人丁文雅,不善于军,军人因丧而扰,大掠蒲人。

이해에, 혼감이 포주에서 죽었다. 환관인 정문아가 있었는데, 군대를 장악하지 못해서, 군인들이 장례식 때 소란을 일으켰는데, 대낮에 포주사람들을 약탈했다.

崔氏之家,财产甚厚,多奴仆,旅寓惶骇,不知所托。

최씨의 집안은, 재산이 많았고, 종도 많지만, 여행지의 집은 놀라서 무섭고, 누구에게 의지하는것을 몰랐다.

先是, 张与蒲将之党有善,请吏护之,遂不及于难。

먼저, 장생은 포주의 장관들과 친밀하게 지낸 덕분에, 관리에게 부탁하여, 난을 피할 수 있었다.

十余日,廉使杜确将天子命以总戎节,令于军,军由是戢。

10여일후에, 관찰처치사 두확이 천자의 명을 가지고 군무를 총괄하고, 군에 명령을 하여, 군대의 소란을 그치게 하였다.

郑厚张之德甚,因饰馔以命张,中堂宴之。

정씨 이모는 장생의 깊은 덕에 감격하여, 주석을 마련하여 장생을 부르고, 안채의 가운데서 연회를 열었다.

复谓张曰:"姨之孤嫠未亡,提携幼稚,不幸属师徒大溃,实不保其身,弱子幼女,犹君之生,岂可比常恩哉?今俾以仁兄礼奉见,冀所以报恩也。"

또 장생에게 말하였다. “이모는 과부가 된 미망인이고,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있는데, 불행히도 군대의 대란을 만나고, 실제 몸을 보호할 수 없었고, 허약한 아들과 어린 여자아이를 당신이 살려준 것과 같은데, 어찌 일상적인 은혜와 비교하겠는가? 지금 仁兄에게 예절을 갖추고 보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당신의 은혜에 보답 하는 것이라 아세오.

命其子,曰欢郎,可十余岁,容甚温美。

아들을 부르니, 환랑이라 말하고, 나이는 10여세 정도 되었고, 용모는 매우 아름다웠다.

次命女:"出拜尔兄,尔兄活尔。"

다음에 딸을 불러 : “나와서 너의 형에게 인사해라, 너의 형이 너를 구했다.”

久之辞疾,郑怒曰:"张兄保尔之命,不然,尔且掳矣,能复远嫌乎?"久之乃至。

긴 시간 이후 칭병하여 사양하니, 정씨이모가 화를 내며 말하길 : “張兄이 너의 생명을 지켜주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너는 약탈당하고, 다시 내외할 수 있겠느냐?” 긴 시간이 흘러서야 비로소 나왔다.

常服睟容,不加新饰, 垂鬟接黛,双脸销红而已,颜色艳异,光辉动人。

평상복을 입었는데 용모가 매끄럽고 윤이 나며, 새로운 장식을 하지 않았는데도, 동그랗게 틀어 올린 머리가 눈썹까지 내려왔는데, 양쪽뺨이 붉게 상기되었다, 안색은 예쁜것이 다르고, 광채가 빛나는것이 감동적이었다.

张惊为之礼。因坐郑旁, 以郑之抑而见也,凝睇怨绝,若不胜其体者。

장생은 놀라서 예의를 지켰다. 정씨 옆에 앉았는데, 이는 정씨의 압력에 의해 억지로 보게 한 것인데, 원망하며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었고, 마치 몸을 못 이기는 것 같았다.

问其年纪,郑曰:"今天子甲子岁之七月,终于贞元庚辰,生年十七矣。"

나이를 물으니, 정씨 이모가 말하길 : “지금 천자가 갑자년 7월이니, 마침 정원 경진년이니, 17세이다.”

张生稍以词导之,不对,终席而罢。

장생이 조금씩 말하고 지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아, 끝내 연회는 끝났다.

张自是惑之,愿致其情,无由得也。

장생은 이때부터 미혹되고, 감정을 표시하기를 원하였으나,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崔之婢曰红娘,生私为之礼者数四,乘间遂道其衷。

최씨 하녀는 홍랑이라 불렸고, 장생은 그녀에게 살짝 예의를 갖추고 여러 차례 인사하고, 기회를 틈타서 속마음을 이야기 했다.

婢果惊沮,腆然而奔。张生悔之。

하녀는 과연 깜짝 놀라며, 부끄러워하며 달려갔다. 장생은 후회했다.

翼日,婢复至。张生乃羞而谢之,不复云所求矣。

다음날, 하녀가 다시 왔다. 장생은 창피해하며 사죄를 하고, 다시는 그런 부탁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婢因谓张曰:"郎之言,所不敢言,亦不敢泄。

하녀는 장생에게 말하였다 : “당신의 말을 감히 전할 수 없고, 또 감히 누설할 수 없습니다.

然而崔之姻族,君所详也,何不因其德而求娶焉?"

그러니 최씨의 인척은, 당신께서 잘 알고 있는데, 어찌 그 덕으로 구혼을 하지 않습니까?”

张曰:"余始自孩提,性不苟合。或时纨绮间居,曾莫流盼。

장생이 말하길 : “나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잘 맞지 않았다. 간혹 아름다운 여인 사이에 앉아 보았으나, 일찍이 눈길을 준적이 없었다.

不为当年,终有所蔽。昨日一席间,几不自持。

그때부터 일을 못하고 있다. 종일 그것이 막고 있다. 어제 연회석에서 내 자신을 제어할 수 없었다.

数日来,行忘止,食忘饱,恐不能逾旦暮。

며칠동안, 걸으면 멈추는 것을 잊고, 먹으면 배부른 것은 잊고, 하루를 넘기는 것이 두렵다.

若因媒氏而娶,纳采问名,则三数月间,索我于枯鱼之肆矣。尔其谓我何?"

만일 중매인이 나서 장가를 들어, 혼례를 치르면, 즉, 3,4개 월사이 인데, 그때 나를 찾으면 나는 죽었을 것이다. 네가 말해봐라 나는 어찌하면 좋은지?”  

婢曰:"崔之贞慎自保,虽所尊不可以非语犯之,下人之谋,固难入矣。

하녀가 말하길 :“최씨는 지조가 굳고 행실이 바릅니다, 비록 존경하는 사람이라도 정식적인 말이 아니면 범할 수가 없어서, 하인의 계책으로는, 들어가기 힘듭니다.  

然而善属文,往往沈吟章句,怨慕者久之。

그러나 문장을 잘 쓰고, 자주 문장을 읖조리니, 사모헤 온 지 오랩니다.  

君试为喻情诗以乱之,不然则无由也。"

당신이 시험 삼아 애정시를 지어서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보세요,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어요.”

 

张大喜,立缀春词二首以授之。

장생은 매우 기뻐하며, 즉시 춘사에 2수를 지어서 주었다.  

是夕,红娘复至,持彩笺以授张曰:"崔所命也。"

저녁때, 홍랑이 다시 왔다. 색깔있는 편지를 장생에게 주면 말하길 : “최씨 아씨가 주라고 했어요.”  

题其篇曰《明月三五夜》,其词曰:

제목은 명월삼오야이고, 내용은 :

"待月西厢下,近风户半开。拂墙花影动,疑是玉人来。"

 “서쪽행랑아래서 달을 기다리고,

반쯤 문을 열고 바람을 맞이하네.

담장 밑의 꽃 그림자 움직이니,

나를 찾는 낭군일까.”

 

张亦微喻其旨,是夕,岁二月旬有四日矣。

장생은 이 뜻을 겨우 아니, 오늘 저녁이, 2월14일이었다.

 

崔之东有杏花一株,攀援可逾。

최씨집의 동쪽에 살구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손으로 잡고 올라가서 넘을 수 있었다.  

既望之夕,张因梯其树而逾焉,达于西厢,则户半开矣。

음력16일 밤, 장생은 나무를 사다리 삼아 담을 넘어가니, 서쪽 행랑에 도착하니, 문이 반쯤열려 있었다.  

红娘寝于床,生因惊之。红娘骇曰:"郎何以至?"

홍랑이 침상에서 잠자고 있기에, 장생은 놀랐다.

홍랑이 놀라서 말하길 : “낭군이 어떻게 왔어요?”  

张因绐之曰:"崔氏之笺召我也,尔为我告之。"

장생이 그녀에게 이유를 (거짓으로) 말하였다 :

최씨의 편지에 나를 오라했다, 네가 알려라 내가 왔다고.”

 

无几,红娘复来,连曰:"至矣!至矣!"张生且喜且骇,必谓获济。

얼마지나지 않아, 홍랑이 다시와, 연거푸 말하길 : “ 와요! 와요!” 했다.

장생은 기쁘면서도 놀라며,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及崔至,则端服严容,大数张曰:"兄之恩,活我之家,厚矣。是以慈母以弱子幼女见托。

최씨가 왔는데, 복장은 단정하고 표정은 엄숙했으며, 장생을 크게 나무라며 말하길 :

“우리 가족을 살려준 형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그래서 자애로운 어머니가 허약한 아들과 어린 딸을 돌봐주기를 부탁한 것입니다.  

奈何因不令之婢,致淫逸之词,始以护人之乱为义,而终掠乱以求之,是以乱易乱,其去几何?

어째서 하녀에게 명령하여, 음란한 시를 보내고, 처음에는 사람을 난리로부터 보호해 정의를 실천하고, 나중에는 무리하게 어지럽히어 구해주니, 이것은 난리를 난리로 바꾸는 것과, 그 차이가 얼마나 나겠어요?  

诚欲寝其词,则保人之奸,不义;明之于母,则背人之惠,不祥;将寄与婢仆,又惧不得发其真诚。

만약 그 시를 숨기려 했다면, 즉 보호자를 배신하는 것이니, 불의이고;

어머니께 말하자니, 은혜를 배신하는 것이니, 상서롭지 않고;

하녀와 종들에게 맡기려고 하니, 또한 진짜 마음을 보낼 수 가 없는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是用托短章,愿自陈启,犹惧兄之见难,是用鄙靡之词,以求其必至。

그래서 짧은 문장을 이용하여, 나를 자세하게 설명하길 원해서,

아직 형을 만나기가 어렵고 두려워, 경박한 시를 지어, 꼭 오시도록 한 것입니다. 

非礼之动,能不愧心? 特愿以礼自持,无及于乱。"

예의에 벗어난 행동에 부끄러운 마음이 없는지요,

단지 바라는것은 예절을 갖추고 행동하며, 문란한 행동을 하지 마세요.”  

言毕,翻然而逝。张自失者久之,复逾而出,于是绝望。

말을 끝내고, 곧 가벼렸다. 장생은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다시 담을 넘어 나와, 그리하여 절망에 빠졌다.

 

数夕,张生临轩独寝,忽有人觉之。惊骇而起,则红娘敛衾携枕而至。

며칠이 지난밤, 장생은 별채에서 혼자 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그를 깨우는 사람이 있었다.

장생은 허둥지둥 놀라서 일어나니, 홍랑이 이불을 안고, 베개를 들고 왔다.  

抚张曰:"至矣!至矣!睡何为哉?"并枕重衾而去。张生拭目危坐久之,犹疑梦寐,然而修谨以俟。

장생을 안심시키며 말하길 : “왔어요, 왔어요, 자고 있으면 어떡해요?”

베개를 나란히 하고 이불을 정리하고 가버렸다. 장생은 눈을 닦고 단정하게 오랫동안 앉아있었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단정하게 꾸미고 그녀가 다시 오기를 기다렸다.

 

俄而红娘捧崔氏而至,至则娇羞融冶,力不能运支体,曩时端庄,不复同矣。

잠시 후, 홍랑이 최씨를 부축하고 왔다. 온 걸 보니, 수줍어하는 예쁜 모습이 몸을 움직일 힘이 없는 듯 했고, 이전의 단정한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是夕旬有八日也,斜月晶莹,幽辉半床。

오늘저녁이 18일이었는데, 비스듬한 달이 수정같이 맑았고, 고요한 달빛이 침대의 반을 비추고 있었다.

 

张生飘飘然,且疑神仙之徒,不谓從人间至矣。

장생은 너무 기뻤다. 신선이 잠시 온 것 같은 의심이 들었고, 인간세계에서 온 것 같지 않았다.  

有顷,寺钟鸣,天将晓,红娘促去。

얼마 지나지 않아, 절의 종이 울렸으며, 하늘은 동이 트려하고, 홍랑은 가자고 재촉했다.  

崔氏娇啼宛转,红娘又捧之而去,终夕无一言。

최씨는 아리땁게 울면서 몸을 돌리니, 홍랑이 또 부축하고 갔다. 그녀는 저녁 내내 말 한 마디 없었다.

 

张生辨色而兴,自疑曰:"岂其梦邪?"及明,睹妆在臂,香在衣,泪光荧荧然,犹莹于茵席而已。

장생은 어스름해질때 일어나, 스스로 의심스럽게 말했다 :

“설마 이것이 꿈인가?”

날이 밝자, 팔에 묻은 화장품을 보았고, 옷에서는 향수냄새가 나고, 눈물자국이 희미하게 반짝이고, 마치 옥과 같이 침대 요에서 빛이 났다.

 

是后又十余日,杳不复知。张生赋《会真诗》三十韵,未毕,而红娘适至。因授之,以贻崔氏。

그 후 또 10일이 지날 때 까지, 끝내 소식이 없었다. 장생은 회진시 30수를 지었다, 끝내지도 않았는데, 홍랑이 마침 왔다. 최씨에게 전해주라고 주었다.  

自是复容之,朝隐而出,暮隐而入,同安于曩所谓西厢者,几一月矣。

이로부터 다시 허락을 받아, 아침에 몰래 나오고, 저녁에 몰래 들어가니, 이전에 말한 서쪽행랑에서 함께 생활하니, 거의 1개월이 되었다

 

张生常诘郑氏之情,则曰:"知不可奈何矣,因欲就成之。"

장생은 항상 정씨의 사정을 물어보았는데, 말하기를 :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빨리 일이 이뤄지기를 바랬다.”

无何,张生将之长安,先以情喻之。崔氏宛无难词,然而愁怨之容动人矣。

오래지 않아, 장생은 장안에 가게 되어, 먼저 사정을 알렸다.

최씨는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듯 했으나, 그러나 슬픔과 원한의 표정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将行之再夕,不可复见,而张生遂西下。数月,复游于蒲,会于崔氏者又累月。

이틀저녁이 흘러갔으나, 최씨를 다시 보지 못했다.

그래서 장생은 서쪽으로 갔다. 수개월 후에, 다시 포주로 와서, 최씨와 몇 달 동안 같이 지냈다.

崔氏甚工刀札,善属文,求索再三,终不可见。往往张生自以文挑,亦不甚睹览。

최씨는 글씨를 잘 썼고, 문장도 잘 지었고, 장생은 두 번 세 번 써달라고 했으나, 결국 얻지 못했다. 자주 장생은 스스로 문장을 써서 고르라고 했지만, 최씨는 보지 않았다.

大略崔之出人者,艺必穷极,而貌若不知;言则敏辩,而寡于酬对。

대체적으로 최씨는 일반인보다 기예가 지극히 뛰어났지만, 겉으로는 마치 모르는 척했다; 언사는 빠르고 설득력이 있지만, 대꾸하는 것이 매우 적었다.

待张之意甚厚,然未尝以词继之。

장생에 대한 애정도 매우 두터웠지만, 그러나 일찍이 글을 써 보낸 적이 없었다.

时愁艳幽邃,恒若不识;喜愠之容,亦罕形见。

사모하는 정이 매우 깊었으나, 항상 마치 모르는 것 같았다; 기쁘고 화난 표정을, 밖으로 표현 하는일 이 매우 드물었다.

异时独夜操琴,愁弄凄恻,张窃听之,求之,则终不复鼓矣。以是愈惑之。

어느날 밤 혼자서 거문고를 탔다. 슬프게 타는것이 사람을 감동시켰는데, 장생이 몰래 듣고 나서, 다시 연주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다시 타지 않았다. 이것이 더욱더 그를 매혹시켰다.

 

张生俄以文调及期,又当西去。当去之夕,不复自言其情,愁叹于崔氏之侧。

장생은 갑자기 시험날이 다가와, 또 서쪽으로 가야했다.

그날 저녁, 자신의 사정을 다시 이야기 하지않고, 최씨의 옆에서 슬픈 한숨만 내쉬었다.

崔已阴知将诀矣,恭貌怡声,徐谓张曰:"始乱之,终弃之,固其宜矣,愚不敢恨。

최씨는 이미 몰래 헤어질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공경한 태도와 온화한 목소리로, 장생에게 천천히 말하였다:

“시작이 문란하고, 끝내 버리시니,  진실로 당연하겠지만, 감히 원한은 품지 않겠습니다.

必也君乱之,君终之,君之惠也;则殁身之誓,其有终矣,又何必深感于此行?然而君既不怿,无以奉宁。

틀림없이 당신은 내 마음을 어지럽혔고, 또 당신이 끝내 버린 것도 당신의 은혜입니다;

즉 평생같이 살자는 약속이, 그것이 끝났습니다. 또 어찌하여 이번 이별을 이렇게 감축하나요?

그러나 당신이 기뻐하지 않으니, 위로해 줄 방법이 없습니다.

君常谓我善鼓琴,向时羞颜,所不能及。今且往矣,既君此诚。"

님께서는 자주 거문고를 타 달라고 말씀하셨으나, 그때는 수줍어서 못했습니다.

오늘 오셨으니, 당신에게 성의를 다하겠습니다.“

 

因命拂琴,鼓《霓裳羽衣序》,不数声,哀音怨乱,不复知其是曲也。

그래서 거문고로 <예상우의서>를 타기 시작했으나, 거문고 소리가 얼마 지나지 않아, 슬픔음이 원망과 격변하여, 그 곡이 무슨 곡인지 알지 못하였다.

* 상단에 <예상우의곡> 연주 탑재함(운영자)

左右皆歔欷,崔亦遽止之。投琴,泣下流连,趋归郑所,遂不复至。明旦而张行。

왼쪽 오른쪽 사람 모두 흐느끼고, 최씨 역시 서둘러 그만 쳤다. 거문고를 던지고, 눈물이 계속 흐르며, 정씨가 있는 곳으로 가서, 다시는 오지 않았다. 다음날 장생은 길을 떠났다.

明年,文战不胜,张遂止于京,因贻书于崔,以广其意。崔氏缄报之词,粗载于此。

다음해, 과거시험에 낙방해서, 장생은 장안에 머물렀다. 그래서 최씨에게 편지를 보냈다, 마음을 넓게 가지라고. 최씨는 답장을 보냈다, 대략 내용은 이렇다.

曰:"捧览来问,抚爱过深,儿女之情,悲喜交集。兼惠花胜一合,口脂五寸,致耀首膏唇之饰。

“받들어 읽어보니, 사랑으로 위로해 주는 것이 너무 깊고, 남녀의 정이, 슬픔과 기쁨이동시에 나타납니다. 보내준 꽃비녀 1합과 입술연지 5촌을, 화려하게 머리에 붙이고 입술에 장식하라는 글을 잘 받았습니다.

虽荷殊恩,谁复为容?睹物增怀,但积悲叹耳。伏承使于京中就业,进修之道,固在便安。

비록 특별한 은혜를 입었으나, 누구를 위해서 화장을 하리오? 물건을 보고 있으면 그리움이 더 많아지기에, 슬픔이 쌓이고 탄식이 나올 뿐입니다. 보내주신 편지를 받고 당신이 장안에서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但恨僻陋之人,永以遐弃,命也如此,知复何言?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단지 시골사람이, 영원히 먼 곳에 버려질까, 이것이 내 운명일까, 하고 원망스럽습니다.

自去秋已来,常忽忽如有所失,于喧哗之下,或勉为语笑,闲宵自处,无不泪零。

작년 가을 이래로, 자주 어렴풋 한 것이 잃어 버린것 같고, 그리고 떠들썩한 곳에서는, 혹은 웃을려고 노력하나, 고요한 밤에 혼자 집에서, 남몰래 눈물을 흘립니다.

乃至梦寝之间,亦多感咽。离忧之思,绸缪缱绻,暂若寻常;幽会未终,惊魂已断。

심지어 침실에서 꿈을 꾸어도, 목이 메어 웁니다. 이별을 슬프게 생각하여,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매우 짧았고 또 평범하지는 않지만; 밀회가 끝나기도 전에, 꿈에서 깹니다.

 

虽半衾如暖,而思之甚遥。一昨拜辞,倏逾旧岁。

비록 반쪽 이불은 아직 따뜻하지만, 그러나 그리움은 더욱 요원합니다. 마치 어제 헤어진 것 같은데, 그러나 눈을 돌려 보니 1년이 지나갔습니다.

长安行乐之地,触绪牵情,何幸不忘幽微,眷念无斁。鄙薄之志,无以奉酬。

장안의 행락의 지방이니, 당신의 생각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는데, 나같이 부족한 사람을 잊지 않으니 항상 그리워하니 어찌 행복해하지 않겠습니까. 나의 마음은, 보답할 방법이 없습니다.

至于终始之盟,则固不忒。鄙昔中表相因,或同宴处,婢仆见诱,遂致私诚。

사랑 약속에 관하여, 절대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전부터 이종친척이 되는 관계로, 같이 연회에 참석하고, 종들에게 보게끔 유인하고, 마침내 개인적으로 성심을 이루었습니다.

儿女之心,不能自固。君子有援琴之挑,鄙人无投梭之拒。及荐寝席,义盛意深,愚陋之情,永谓终托。

남자와 여자의 마음은, 스스로 고정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언젠가 거문고를 타라고 이끌었지만, 비천한 저는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과 잠자리에 들어서는, 정의가 흥성하고 감정이 깊어서, 어리석고 경박한 정을, 영원히 의탁하려 했습니다.

岂期既见君子,而不能定情,致有自献之羞,不复明侍巾帻。

어찌 당신의 이후를 본다고 생각하겠습니까? 결혼을 할 수 없고, 나의 수치심을 만드는 것이니, 공공연히 부인으로 나설 수 없습니다.

没身永恨,含叹何言?倘仁人用心,俯遂幽眇;虽死之日,犹生之年。

이것은 죽어도 영원히 한이 될 터인데, 또 무슨 말과 탄식을 하겠습니까?

만약 인정이 있는 사람이 마음을 써서, 한몸 바쳐 모시겠다니 비록 죽어도,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如或达士略情,舍小従大,以先配为丑行,以要盟为可欺。则当骨化形销,丹诚不泯;因风委露,犹托清尘。

만약 통달한 사람이라면 세상일을 간단하게 ,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쫒겠지만, 결혼 전에 먼저 한일을 추행이라 하고, 맹세한 것을 사기라고 생각해도, 그런 나의 형태는 비록 소실되어도, 단, 성심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 당신에 대한 사랑은 죽어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存没之诚,言尽于此;临纸呜咽,情不能申。

나의 生과 死의 성심이, 이곳에 말로 모두 표현했습니다 ; 편지 앞에서 흐느끼고, 감정을 설명하기는 불가능합니다.

千万珍重!珍重千万!玉环一枚,是儿婴年所弄,寄充君子下体所佩。

반드시 건강하시고! 건강하십시오! 옥환 1개는, 어릴 때 제가 가지고 있던 것으로, 군자님의 허리에 차도록 보냅니다.

玉取其坚润不渝,环取其终始不绝。兼乱丝一絇,文竹茶碾子一枚。

옥의 단단하고 미끈한 것은 변하지 않고, 고리는 절대로 끝이 없습니다. 곁들여 헝클어진 한 타래실과, 대나무 무늬가 있는 차 빻는 절구 하나를 보냅니다.

此数物不足见珍,意者欲君子如玉之真,弊志如环不解,泪痕在竹,愁绪萦丝,因物达情,永以为好耳。

이들 몇 가지 물건은 진귀한 것은 아니지만, 낭군이 마치 옥처럼 진실해지기를 바라고, 내 의지가 마치 고리처럼 끊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눈물자국이 대나무에 있고, 근심이 마치 머리카락이 얽힌 것 같은 것은, 물건을 대신하여 정을 표현했습니다. 영원히 이와 같이 서로 좋아했으면 합니다.

心迩身遐,拜会无期,幽愤所钟,千里神合。千万珍重!春风多厉,强饭为嘉。慎言自保,无以鄙为深念。"

마음은 가깝고 몸은 먼 곳에 있고, 서로 만나는 것은 기회가 없지만, 마음속의 슬픈 것은, 천리에 있어도 서로 만날 것입니다. 반드시 건강하십시오! 봄바람이 매우 심하니, 억지로라도 식사를 하여 건강을 보전하십시오. 말씀을 신중히하여 스스로 보호하시고, 비천한 저를 마음속 깊이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张生发其书于所知,由是时人多闻之。

장생은 이 편지를 아는 사람에게 보내어 읽게 했다. 이 때문에 당시의 많은 사람들이 이 얘기를 들었다.

 

所善杨巨源好属词,因为赋《崔娘诗》一绝云:

"清润潘郎玉不如,中庭蕙草雪销初。风流才子多春思,肠断萧娘一纸书。"

친한 양거원이 이일을 위해 詞를 지었는데, <최랑시>라는 절구였다 ;

“ 반랑의 파란 매끄러움이 옥만 못하고,

중정의 혜초에는 이제 막 눈이 녹기 시작했다.

풍류가들은 봄 생각을 많이 하지만,

장이 끊어질 듯한 여자의 한 장의 편지.”

 

河南元稹,亦续生《会真诗》三十韵。诗曰。

하남의 원지도, 역시 읽고 <회진시> 30운을 지었다. 시를 읽어보면,

微月透帘栊,萤光度碧空。

어스름한 달빛 창문의 창살을 투과하고, 달빛이 파란 하늘을 감돌다.

遥天初缥缈,低树渐葱胧。

먼곳의 하늘은 어렴풋이 보이고, 낮은 곳의 나무는 점점 푸르게 무성하다.

龙吹过庭竹,鸾歌拂井桐。

바람이 정원의 대나무를 가볍게 스치고, 난새의 노래는 우물가 오동나무를 가볍게 스친다.

罗绡垂薄雾,环佩响轻风。

비단옷이 하늘거리는 것이 얇은 안개 같고, 둥근 패소리 가벼운 바람소리를 낸다.

绛节随金母,云心捧玉童。

의장은 서왕모 따라서, 구름중간은 옥동을 받든다.

更深人悄悄,晨会雨蒙蒙。

야밤의 사람 움직임은 조용하고, 새벽에 만날 때 부슬부슬 비가 온다.

珠莹光文履,花明隐绣龙。

구슬은 수놓은 비단신에서 빛나고, 꽃은 수놓은 용을 가린다.

瑶钗行彩凤,罗帔掩丹虹。

옥비녀엔 찬란한 봉황이 걷고 ,비단어깨걸이엔 무지개 색깔이 어리다.

言自瑶华浦,将朝碧玉宫。

이에 요화포로부터, 벽옥궁으로 가더니

因游洛城北,偶向宋家东。

낙양성의 북쪽으로 놀러가고, 우연히 송가의 동쪽으로 향하고.

戏调初微拒,柔情已暗通。

희롱을 처음에는 거절하고, 부드러운 정은 이미 몰래 통했네.

低鬟蝉影动,回步玉尘蒙。

고개 숙일 때 매미 날개처럼 움직이고, 돌아 올 때는 먼지가 떨어졌네.

转面流花雪,登床抱绮丛。

돌아보니 얼굴이 요염하기는 꽃 같고, 희기는 눈 같고, 침대에 올라 비단이불을 안으니

鸳鸯交颈舞,翡翠合欢笼。

원앙이 목을 춤추듯 교환하니, 바구니에서 물총새가 서로 사랑을 한다.

眉黛羞偏聚,唇朱暖更融。

눈썹 화장이 부끄러워 한쪽으로 모이고, 입술의 붉은색의 따뜻함이 더욱 어울린다.

气清兰蕊馥,肤润玉肌丰。

입김이 맑아 난초꽃 향기 같고, 피부윤기는 옥처럼 아름답다.

无力佣移腕,多娇爱敛躬。

게으른 것처럼 손을 움직일 힘도 없고, 애교 많아 곧잘 몸을 숨긴다.

汗流珠点点,发乱绿葱葱。

땀이 흘러 구슬처럼 되고, 흐트러진 머리카락 초록처럼 푸르다.

方喜千年会,俄闻五夜穷。

천년만의 만남을 기뻐할 때, 돌연 오경이 끝나는 소리가 들린다.

留连时有恨,缱绻意难终。

계속 머물고 싶은 恨만 생기고, 헤어지기 아쉬워 끝내기 어렵다.

慢脸含愁态,芳词誓素衷。

얼굴엔 애타는 태도가 담겨 있고, 다정한 말로 진정을 맹세한다.

赠环明运合,留结表心同。

증정하는 옥고리 운명이 합쳐지고, 남긴 매듭 마음이 같다고 표시한다.

啼粉流宵镜,残灯远暗虫。

새벽에 화장하다 연지분이 눈물에 씻기우고, 가물거리는 등불은 숨어 우는 벌레소리에 희미하다

华光犹苒苒,旭日渐瞳瞳。

촛불은 더욱 흔들거리고, 막 떠오르는 아침해는 점점 밝아진다.

乘鹜还归洛,吹箫亦上嵩。

오리를 타고 또 낙수로 돌아가니, 퉁소를 불며 또한 숭산을 오른다.

衣香犹染麝,枕腻尚残红。

옷에는 배어있는 사향이 향기롭고, 베게에는 남아있는 입술연지 너무 많고.

幂幂临塘草,飘飘思渚蓬。

빽빽한 제방 위의 풀들은, 산들산들 날아 사주의 쑥을 생각한다.

素琴鸣怨鹤,清汉望归鸿。

줄없는 거문고로 별학조를 켜고, 맑은 하늘은 기러기 돌아오기를 바란다.

海阔诚难渡,天高不易冲。

넓은 바다는 건너기 어렵고, 높은 하늘은 날기 어렵다.

行云无处所,萧史在楼中。

구름은 처소도 없이 가고, 소사는 루곽 가운데 있다.

张之友闻之者,莫不耸异之,然而张志亦绝矣。

장생의 친구는 이 일을 듣고, 놀라며 이상히 여길 일이 아니라 했고, 그러나 장생은 생각은 끊어졌다.

稹特与张厚,因徵其词。

张曰:"大凡天之所命尤物也,不妖其身,必妖于人。

원진과 장생은 특별하고 두터운 우정이 있었기에 그 이일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장생이 말하길 : “ 대개 하늘에서 파견한 특출난 물건은, 그 자신에게 화를 안주고, 틀림없이 다른사람에게 화를 준다.

使崔氏子遇合富贵,乘宠娇,

不为云,不为雨,为蛟为螭,吾不知其所变化矣。

만일 최씨가 부귀한 사람을 만나, 총애를 받으면,

구름이 되지 않고, 비가 되지 않고, 교룡이 되어,

나는 그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그 변화를 알지 못하네.

昔殷之辛,周之幽,据百万之国,其势甚厚。

옛날 은나라의 주왕과, 주나라의 유왕은, 백만명의 국가였으니, 그 세력이 매우 강하였다.

然而一女子败之,溃其众,屠其身,至今为天下僇笑。

그러나 한 여자가 그들을 멸망시키고, 군대가 붕괴되고, 자신이 살해당하고,

지금까지 천하의 모욕적인 웃음거리가 되었다.

予之德不足以胜妖孽,是用忍情。

나의 덕이 사악함을 이길수 없기에, 그래서 감정을 참는것이다.

"于时坐者皆为深叹。后岁余,崔已委身于人,张亦有所娶。

당시 앉아있던 모든 사람들이 감탄을 하였다.

이후 1년이 지난 후에, 최씨는 이미 시집을 갔고, 장생역시 장가를 갔다.

适经所居,乃因其夫言于崔,求以外兄见。夫语之,而崔终不为出。

마침 최씨집을 지나갈 때, 최씨 남편에게 부탁하여 최씨에게 말을 전해달라고 하여, 이종오빠로서 만나기를 원했다.

남편이 말을 전했지만, 그러나 최씨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张怨念之诚,动于颜色,崔知之,潜赋一章词曰:

"自従消瘦减容光,万转千回懒下床。不为旁人羞不起,为郎憔悴却羞郎。"

장생은 원망과 그리움으로 성의를 표했는데, 안색에 나타났다. 최씨는 그것을 알고, 시 한수를 지어 남몰래 보내었다 : “몸이 마르고 얼굴의 광채가 감소되기부터,

천번만번 뒤척이지만 침대에서 내려오기 귀찮구나.

옆사람 부끄러워서 그러는 것이 아니고,

님 때문에 초췌하지만 오히려 님보기 부끄럽네.”

 

竟不之见。后数日,张生将行,又赋一章以谢绝云:

"弃置今何道,当时且自亲。还将旧时意,怜取眼前人。"

끝내 만나지 않았다. 며칠 후, 장생이 떠나려 할 때, 또 거절하는 시한수를 지어 보냈다 ;

“버리고 놔두더니 이제 무슨 말을 하리오, 당시에는 약간 내가 좋아했지만.

옛날 그때의 뜻으로 또 하십시오, 눈앞의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自是绝不复知矣。时人多许张为善补过者。

予常于朋会之中,往往及此意者,夫使知者不为,为之者不惑。

이때부터 사이가 끊어져 다시는 알지 못했다. 당신의 대다수는 장생이 착하게 수습한 것으로 생각했다.

나는 항상 친구들 모임에서, 자주 이 뜻을 이야기 하는데, 이것은 아는 자는 하지 말아야 하고, 매혹되지 않는 자를 위해서 이다.

 

贞元岁九月,执事李公垂,宿于予靖安里第,语及于是。

公垂卓然称异,遂为《莺莺歌》以传之。

정원연중 9월에, 집사 이공수가, 정안리의 나의 집에 머무를 때, 말할 때 나왔다.

공수는 세상에 드문 진귀한 일이라고 이야기 하며, <앵앵전>을 지어 전했다.

崔氏小名莺莺,公垂以命篇。

최씨의 어릴 때 이름이 앵앵이었으며, 공수가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

 

2. 이와전(李娃傳)-백행간(白行簡)

 

2-1. 이와전(李娃傳)의 전체적 내용

 

주인공이 과거시험을 치르러 가는 도중, 기생 이왜에게 빠져 가진 돈을 몽땅 털리고 사경에 이르지만 그녀를 끝까지 쫓아다닌 끝에 인연을 맺고 그녀의 헌신적인 도움을 받아 과거에도 합격, 출세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2-2. <李娃傳>의 원문과 해석

 

<李娃傳>

汧国夫人李娃,长安之倡女也。节行瑰奇,有足称者。

견국부인 이와는 ﹐원래 장안의 창기였다。그러나 그녀의 절행이 남달리 기특하였기에﹐ 족히 칭찬할만하였다。

故监察御史白行简为传述。天宝中,有常州刺史荥阳公者,略其名氏,不书,时望甚崇,家徒甚殷。

감찰어사를 지낸 적이 있는 작가 백행간이 이렇게 그녀를 찬미하여 기술하였다。당 현종 천보년간(唐 玄宗 天寶中)﹐형주자사에 형양공(常州刺史滎陽公)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명예를 위하여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벼슬아치로﹐ 가족들에게 마찬가지였다。

知命之年,有一子,始弱冠矣,隽朗有词藻,迥然不群,深为时辈推伏。其父爱而器之,曰:"此吾家千里驹也。

형양공이 지명(知命) 즉 나이 오십이 되던해﹐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이제 약관(弱冠, 20세)을 막 넘었다﹐ 낭랑한 목소리로 사(詞藻)를 읊으면﹐ 동년배들 중에 당연 발군이었다﹐ 가히 추종을 허락하지 않았다。부친 형양공은 늘상 자랑삼아 말하였다 ﹕“이 아이야말로 가문을 빛낼 천리마이다。”

"应乡赋秀才举,将行,乃盛其服玩车马之饰,计其京师薪储之费。谓之曰:"吾观尔之才,当一战而霸。今备二载之用,且丰尔之给,将为其志也

향시에서 으뜸으로 뽑힌 공자는﹐ 길을 나섰다﹐ 복식과 일용의 기물들로 장식한 마차를 화려하게 꾸몄다﹐ 곁에서 시종과 많은 여비를 주었다。출발에 앞서 아들에게 타이르길 ﹕“내가 보건데 너의 재능이면 초장에 급제할 것이다。허나 넉넉하니 2년간의 비용을 마련해 줄 것이니﹐ 여유를 가지고 마냥 뜻을 펴고﹐ 장원 급제를 기해라。”

生亦自负视上第如指掌。自毗陵发,月余抵长安,居于布政里。尝游东市还,自平康东门入,将访友于西南。至鸣珂曲,见一宅,门庭不甚广,而室宇严邃,阖一扉。

공자역시 장원급제를 당연시하여 여반장인양 생각하였다。비릉(毗陵)을 출발한지﹐ 한 달이 지나서 장안에 도착하였다﹐ 거처를 포정리(布政裡)에 정하였다。어느날 유람을 나섰다가 장안성의 동쪽으로 돌아나가다가﹐ 서남에 사는 친구를 방문하고 평강리의 동문을 들어서서는 명가곡(鳴珂曲)으로 길을 지날 때였다。골목길을 지나 집이 한채 보이는데﹐ 무심코 문틈으로 살피자니 그리 크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아담한 집이었다。

有娃方凭一双鬟青衣立,妖姿要妙,绝代未有。生忽见之,不觉停骖久之,徘徊不能去。乃诈坠鞭于地,候其従者,敕取之,累眄于娃,娃回眸凝睇,情甚相慕,竟不敢措辞而去。生自尔意若有失,乃密徵其友游长安之熟者以讯之。

공자가 우연히 문이 열린 틈으로 보니 기생 이와가 머리카락을 두갈레로 땋아올린채 청의를 입고 서있었다。더욱 자세히 보기위해﹐ 타고 있던 말을 뒷걸음질 시켰지만﹐ 서성 거리기만 할 뿐 갈 생각을 않고 배회하였다。그러다가 고의로 말채찍을 땅에 떨어뜨리고는﹐ 말잡이 종자로 하여금 ﹐채찍을 집어 올리게 하였다﹐ 창피도 안 가리는 듯이 노골적으로 낭자의 모색을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뚫어져라 살펴보았다﹐ 비스듬히 몸을 기대어 여자의 모습을 살피니﹐그 맑고 초롱초롱한 눈초리에 얼을 빼앗기고﹐그자리에서 정을 깊어지고 사뭇 사모하게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갈뜻이 없게 되었다。친구집에 당도한 공자는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물었다﹐ 장안의 태생으로 풍류를 즐기는 친구는 선뜻 대구를 하였다。

友曰:"此狭邪女李氏宅也。"曰:"娃可求乎?"对曰:"李氏颇赡,前与通之者,多贵戚豪族,所得甚广,非累百万,不能动其志也。"

친구왈 ﹕“장안에서도 유명한 상화방 기생 이씨댁이라네。” 공자 왈 ﹕“그 집에 절색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상대하여 말하길 ﹕“이씨는 자못 넉넉하기에﹐ 장안에서도 최고의 권문세도가나﹐돈 많은 호족 거상들만﹐ 드나들 수 있다네﹐만량 안쪽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 일세。”

生曰:"苟患其不谐,虽百万,何惜!"他日,乃洁其衣服,盛宾従而往。扣其门,俄有侍儿启扃。生曰:"此谁之第耶?"侍儿不答,驰走大呼曰:"前时遗策郎也。"

공자 왈 ﹕“돈 걱정일랑 말게﹐ 비록 백만뿐임에﹐ 애석하다네﹗” 다음날﹐ 공자는 깨끗한 의복으로 성장하고는﹐ 이씨네 집으로 갔다。 대문을 두드리니﹐ 빗장문이 열리면서 가랑머리 몸종이 나왔다。공자 왈 ﹕“동생은 누구지﹖” 몸종은 대답하지 않았다﹐ 후다닥 뜨락으로 뛰어가며 큰 소리로 외쳤다 ﹕“일전에 일부러 말채찍을 떨어뜨렸던 공자님이 오셨어요。”

娃大悦曰:"尔姑止之,吾当整妆易服而出。"生闻之,私喜。乃引至萧墙间,见一姥垂白上偻,即娃母也。生跪拜前致词曰:"闻兹地有隙院,愿税以居,信乎?"

그러자 이와의 목소리가 들렸다 ﹕“수다 떨지 말고﹐곧 성장을 갖추고 나갈것이다。” 공자 듣고나서﹐기뻐하였다。얼마안되어 담장 사이로﹐머리가 희고 허리가 휜 노파가 보였다﹐바로 이와의 기생어멈이었다。좌정한 공자는 의젓한 자세로 치사(致詞)하며 말하길 ﹕“실은 댁의 사랑채가 비었다기에 당분간 빌려 썼으면 하고 여쭈어 보고자 찾아왔소이다﹐괜찮겠소﹖”

姥曰:"惧其浅陋湫隘,不足以辱长者所处,安敢言直耶?"延生于迟宾之馆,馆宇甚丽。与生偶坐,因曰:"某有女娇小,技艺薄劣,欣见宾客,愿将见之。"

어멈 왈 ﹕“협소하고 누추하여﹐공자께서 머물기에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되는군요﹖” 어멈은 공자를 빈관에 인도하였다﹐빈관은 심히 수려하였다。공자 좌정하니﹐어멈은 다시 말하길 ﹕“이와는 그다지 이쁘지도 않고﹐기예(技藝) 또한 천박하지만﹐손님께서 부디 기쁘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乃命娃出,明眸皓腕,举步艳冶。生遂惊起,莫敢仰视。与之拜毕,叙寒燠,触类妍媚,目所未睹。复坐,烹茶斟酒,器用甚洁。久之日暮,鼓声四动。姥访其居远近。

이와를 부르니 이와가 나타났다﹐맑은 눈동자와 흰팔뚝에﹐사뿐사뿐 걷는 모습에서 염기가 넘쳤다。공자는 이 모습에 취하여 넋을 잃어 버리고는 저도 모르게 일어섰다。그와 함께 이와는 업드려 수인사를 하였다﹐차례로 차가워졌다가 따뜻해지는 등﹐아름다운 눈섶을 더듬고﹐눈으로 아직 볼뿐이었다。 다시 앉아서﹐차를 끓이고 술을 따르는데 그릇이 심히 깨끗하였다。어느덧 해는 지고﹐사방에서는 북소리가 들렸다。어멈은 짐짓 집이 먼 곳에 있음을 걱정하는 시늉을 하였다。

生绐之曰:"在延平门外数里。"冀其远而见留也。姥曰:"鼓已发矣,当速归,无犯禁。"生曰:"幸接欢笑,不知日之云夕。道里辽阔,城内又无亲戚,将若之何?"

공자는 능청스레 ﹕“연평문(延平門) 밖 수리쯤에 있지요。” 원컨데 너무 멀기에 이곳에서 유하여야 겠소。어멈 왈 ﹕“고(鼓)는 이미 울렸지요﹐속히 돌아가야﹐죄를 짓지 않지요。” 공자 왈 ﹕“흥겹게 노느라 저무는줄 몰랐소。늦게 돌아가봐야﹐반겨줄 사람도 없는﹐나그네 신세이니﹐허락해 주실는지요﹖”

娃曰:"不见责僻陋,方将居之,宿何害焉。"生数目姥,姥曰:"唯唯。"生乃召其家僮,持双缣,请以备一宵之馔。娃笑而止之曰:

이와 말하길 ﹕“여부가 있겠습니까﹐하도 지체가 높으신 분이시라﹐감히 권해드리지 못하였습니다。” 공자는 수차례 어멈을 바라다 보았다﹐어멈이 말하길 ﹕“물론이지요。” 시동에 일러﹐두겹의 합사비단을 지닌﹐조촐한 주안상을 청하였다。이와는 웃으면 말하였다 ﹕

"宾主之仪,且不然也。今夕之费,愿以贫窭之家,随其粗粝以进之。其余以俟他辰。"固辞,终不许。俄徙坐西堂,帷幙帘榻,焕然夺目;妆奁衾枕。亦皆侈丽。乃张烛进馔,品味甚盛。

“손님의 예로써﹐따르리니。오늘의 비용은﹐원컨데 본의아니게 폐를 끼치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약소하나 오늘의 숙식비로 거두어주십시요。후일에 다시 사례를 하겠소。” 그러자 이와는 고사하며﹐끝내 불허하였다。갑자기 서당(西堂)으로 자리를 옮겨앉으니﹐휘장이 방안의 가구나 기물에 둘러쌓인 것이﹐눈부시도록 화려하였다 ﹔윗목에는 금수비단 금침이 포근하게 깔렸고 촛대아래 차려진 주안상은 풍성하였다。

彻馔,姥起。生娃谈话方切,诙谐调笑,无所不至。生曰:"前偶过卿门,遇卿适在屏间。厥后心常勤念,虽寝与食,未尝或舍。"娃答曰:"我心亦如之。"

찬을 차리고 어멈을 일어섰다。공자와 이와의 대화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방긋웃는 미소,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공자 왈 ﹕“지난번 대문 앞에서 힐끔 본 연후에 나는 오매불망 낭자를 그리워하여﹐제대로 먹지도자지도 못하였다오。” 이와 답하여 말하길 ﹕“나의 마음도 오직 공자님 생각과 같았습니다。”

生曰:"今之来,非直求居而已,愿偿平生之志。但未知命也若何。"言未终,姥至,询其故,具以告。姥笑曰:

공자 왈 ﹕“오늘이 왔으니﹐직접 거처를 구한 것은 아니지만﹐평생의 뜻을 이루게 되었다오。단지 명을 알지 못하고 어찌하랴。” 말을 마치기도 전에﹐어멈이 과일을 가지고 이르더니﹐수다를 떨었다 ﹕

"男女之际,大欲存焉。情苟相得,虽父母之命,不能制也。女子固陋,曷足以荐君子之枕席!"生遂下阶,拜而谢之曰:"愿以己为厮养。"姥遂目之为郎,饮酣而散。

“남녀의 인연이 맺어짐은﹐모두가 하늘의 뜻이지요。정분이 서로 이어지면﹐부모도 말리지 못하는 법이지요。미욱한 딸년이나마 내치지 않으시고﹐침석 수발 들 게 해 주시니 송구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공자는 계단아래까지 따라가﹐절을 하며 사례하며 말한다 ﹕“변변치 못한 사위놈이 장모에게 술 한잔 올릴테니 받으시오。” 기생어멈은 공자를 보면서﹐술을 들이키고는 사라져갔다。

及旦,尽徙其囊橐,因家于李之第。自是生屏迹戢身,不复与亲知相闻,日会倡优侪类,狎戏游宴。囊中尽空,乃鬻骏乘及其家童。岁余,资财仆马荡然。迩来姥意渐怠,娃情弥笃。

그렇게 새해가 지나자﹐어느덧 공자의 염낭이 바닥이 났다。이와의 집으로 짐을 옮기게하고 공자느 붙박이로 이와의 치마 폭에 묻혀 지냈다﹐스스로 친지에 대한 소식도 막은 셈이었다﹐나날이 사랑채에 술친구들을 불러 기생들과 짝을 맞추어 주연을 베풀고 질탕하게 마시고 놀았다。그렇게 지나니 염낭이 바닥이 날수밖에 없었다﹐공자는 말과 마차를 처분하고 마침내는 노복들마저 팔아 썼다。일년이 지나서는 팔 것조차 없어져﹐그만 아무것도 없는 빈털털이가 되고 말았다。날이 갈수록 기생어멈의 눈초리는 차가워지고 말씨는 거칠어졌다﹐이와의 정만이 오래도록 도타왔다。

他日,娃谓生曰:"与郎相知一年,尚无孕嗣。常闻竹林神者,报应如响,将致荐酹求之,可乎?"生不知其计,大喜。

어느날﹐이와가 공자에게 말하였다 ﹕“공자님과 함께 지낸지 벌써 한 해가 넘었거늘 아직도 회태할 기미가 없으니 신령님께 빌어요。죽림신(竹林神)이 영험하다니﹐함께 치성함이 어떠할까요﹖” 공자는 그말을 듣고 까닭을 알지도 못하면서﹐크게 기뻐할 뿐이었다。

乃质衣于肆,以备牢醴,与娃同谒祠宇而祷祝焉,信宿而返。策驴而后,至里北门,娃谓生曰:"此东转小曲中,某之姨宅也,将憩而觐之,可乎?"生如其言,前行不逾百步,果见一车门。窥其际,甚弘敞。其青衣自车后止之曰

즉시 옷가지를 저당잡히고는﹐절에 바칠 공물을 마련하여﹐이와와 함께 사당으로 홀가분하게 나섰다﹐치성을 밤새올리고는 돌아왔다。치성을 드리고 내려오는 길에﹐북문에 이르렀을 때門﹐이와가 공자에게 말하길 ﹕“동쪽으로 한마장 못미쳐 이모가 살고 있어요﹐오래 뵈옵지 못하였으니 잠깐 인사라도 들리고 올게요﹐괜찮겠지요﹖” 공자가 승낙하자﹐수백보 가지 않아 수레에 달린 문으로 보니 제법 번 듯한 별장채의 개와집이 나타났다。

:"至矣。"生下,适有一人出访曰:"谁?"曰:"李娃也。"乃入告。俄有一妪至,年可四十余,与生相迎曰:"吾甥来否?"娃下车,妪逆访之曰:"何久踈绝?"相视而笑。娃引生拜之,既见,遂偕入西戟门偏院。

이와가 말하길 ﹕“다왔어요。” ﹐한 사람이 나와서 어찌 왔느냐고 묻는다 ﹕“누구신지﹖” ﹕“이와입니다。” 그러자 안으로 고하였다。그러자 40세쯤되는 곱상하게 생긴 부인이 갈지자 걸음으로 걸어 나오며 활짝 웃는 낯으로 맞이했다 ﹕“사위는 오지 않고﹖” 이와는 수레에서 내렸다﹐부인은 다시 말하길 ﹕“아직도 머리카락을 자르니﹖” 그러며 서로 웃었다。이와는 공자를 이끌어 절하게한 후﹐정자로 손님을 모셨다。

中有山亭,竹树葱蒨,池榭幽绝。生谓娃曰:"此姨之私第耶?"笑而不答,以他语对。俄献茶果,甚珍奇。食顷,有一人控大宛,汗流驰至曰:"姥遇暴疾颇甚,殆不识人,宜速归。"娃谓姨曰:"方寸乱矣,某骑而前去,当令返乘,便与郎偕来。"

정자에 이르니﹐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라나 우거졌다。공자가 이와에게 물었다 ﹕“몇째 이모님이지﹖” 이와는 웃기만하고 대답하지 않았다。곧 진귀한 다과가 올랐다。한식경쯤 지났을까﹐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서﹐장한이 뛰어들어 오면서 말하였다 ﹕“이와 아씨﹐큰 변이 났습니다﹐어머님이 졸중풍으로 쓰러져 위독하십니다﹐속히 귀하하시랍니다。” 이와가 말하길 ﹕“한시가 급하니﹐제가 먼저 큰 말을 타고 돌아가 어머님의 용태를 살피고 곧 기별을 올릴 테니 뒤처져 행리 챙겨 돌아오세요。”

生拟随之,其姨与侍儿偶语,以手挥之,令生止于户外,曰:"姥且殁矣,当与某议丧事,以济其急,奈何遽相随而去?"乃止,共计其凶仪斋祭之用。日晚,乘不至。姨言曰:"无复命何也?郎骤往觇之,某当继至。"生遂往,至旧宅,门扃钥甚密,以泥缄之。

공자는 황급히 뒤를 따르려하자﹐이모와 시녀가 점잖하게 만류하며 타이르듯이 말했다 ﹕“급할 때일수록 침착하게 거동하셔야지요﹐아마 언니는 가망이 없을 겁니다﹐그러니 저하고 장사 절차를 대강대강 의논하고﹐기별이 오면 함께 가서 뒤치닥거리를 하십시다。” 그 자리에서 눌러 앉아서 장례비용을 위시하여﹐초종부터 졸곡까지의 절차를 논의하고 지필묵으로 적기까지 했다。그러는 동안 해는 지고﹐사위는 어두워졌다。이모가 걱정스레 말하길 ﹕“왜 기별이 없을까요﹖필경 언니가 운명을 했으므로 손이 모자라 기별도 못하고 허둥대고들 있을 겁니다﹐그러니 공자께서는 수레를 몰고 즉시 돌아가 이와를 돕고 또 어린 가솔들을 지휘하세요。” 공자는 이모님이 시키는데로 즉시 나귀가 끄는 수레를 몰고 옛저택에 이르렀다﹐문 앞에 달려가 보니 대문이 투박한 진흙으로 봉함되어 있었다。

生大骇,诘其邻人。邻人曰:"李本税此而居,约已周矣。第主自收,姥徙居而且再宿矣。"徵徙何处,曰:"不详其所。"生将驰赴宣阳,以诘其姨,日已晚矣,计程不能达。乃弛其装服,质馔而食,赁榻而寝,生恚怒方甚,自昏达旦,目不交睫。质明,乃策蹇而去。

공자는 크게 놀라서 이웃집 사람에게 힐문하였다。이웃집사람이 말하길 ﹕“이 집은 이씨가 세들어 살던 집이었으므로 기한이 차서 이사를 갔음으로 원주인이 와서 대문을 봉인하였습니다。” 그들이 어디로 이사을 갔는지 묻자 ﹕“모릅니다。” 공자는 즉시 발길을 돌렸다﹐밤이 깊었으므로 이모님에게 힐문할 수도 없었다。게다가 사람도 나귀도﹐지칠대로 지치고 배가 고팠다﹐어디 잘곳도 없고﹐공자는 분통이 터지고 울화가 치밀어 음식이 목에 걸리고 가슴이 쓰렸다﹐어둠이 지나고 새벽이 오기까지﹐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메마른 눈을 부릅뜬채로 밤을 꼬박 새웠다﹐날이 밝자마자 이모집으로 달려갔다。

既至,连扣其扉,食顷无人应。生大呼数四,有宦者徐出。生遽访之:"姨氏在乎?"曰:"无之。"生曰:"昨暮在此,何故匿之?"访其谁氏之第,曰:"此崔尚书宅。昨者有一人税此院,云迟中表之远至者,未暮去矣。"生惶惑发狂,罔知所措,因返访布政旧邸。邸主哀而进膳。生怨懑,绝食三日,遘疾甚笃,旬余愈甚。邸主惧其不起,徙之于凶肆之中。

이르러﹐대문을 한식경이나 두드렸지만﹐응답이 없었다。그때 군사 네명이 달려오더니 수하를 하였다 ﹕“이모님 안계시오﹖” “그런 사람없다。” 공자 말하길 ﹕“어제 저녁에 이곳에 있었는데 어찌 없다하시오﹖” 군졸이 말하길 ﹕“이곳은 최상서의 별장이니라。어제는 빌려주었을 뿐이다﹐별당채를 빌려쓰고 어제 돌아갔느니라。” 그제서야 사정을 안 공자는 발광을 하고﹐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포정사의 옛저택에 돌아갔다。전후 사정을 들은 주인은 동정하여 머물도록 하였다。원한이 사뭇친 공자는﹐사흘이나 음식을 먹지 않더니﹐냉방에 쓰러지고 혼절하고 말았다。주인은 마침내 그를 거적에 말아 어둠을 타고 아무도 모르게 상두도가 근처에 내다버렸다。

绵缀移时,合肆之人,共伤叹而互饲之。后稍愈,杖而能起。由是凶肆日假之,令执繐帷,获其直以自给。累月,渐复壮,每听其哀歌,自叹不及逝者,辄呜咽流涕,不能自止。归则效之。生聪敏者也,无何,曲尽其妙,虽长安无有伦比。初,二肆之佣凶器者,互争胜负。其东肆车舆皆奇丽,殆不敌。唯哀挽劣焉。其东肆长知生妙绝,乃醵钱二万索顾焉。

비단으로 덮고 편하게 지내던 공자는﹐처참히 버림받고 도움을 바라는 처지에 빠졌다。후에 절명직전에﹐상두꾼에게 발견되어 일어날 수 있었다。백정들끼리의 인정을 뜨겁다﹐처참히 버림받은 공자를 친동기처럼 보살펴 주어 스스로 살 수 있게 해주었다。몇달이 흘러﹐점차 공자는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매일같이 슬픈 만가를 들었다﹐자신의 운명은 한탄하는 소리였다。공자도 만장을 들고 북망산으로 행하는 상여 뒤를 따라다니면서 애절한 상여노래를 들으며 자신의 기구한 신세를 한탄하며 덩달아 눈물을 쏟았다。본래 총명하고 다정다감한 공자는 어느덧 만가의 가락을 익히고 누구보다도 원통하고 억울하게 죽은 망자의 심정을 알기에 오장 육뷰에 사무친 원한과 슬픔을 만가에 실어 애절하게 토해냈다﹐이에 듣는 사람들의 가슴은 물론 뼈 속까지 처절하게 스며들었다。장안에는 옛부터 동쪽과 서쪽 두 패의 상두도가가 서로 세력을 다투고 있었다。이들은 매년 가을에 막대한 판돈을 놓고서 상례의식에 대한 승부를 가렸다。공자가 속한 동쪽 패거리는 눌리고 꿀리었다。이로 말미암아 손해를 늘 감수하여야 하였다。동전패거리의 패두는 공자의 만가가 절묘함을 알고는﹐이만전을 주면서 출전을 독려하였다。

其党耆旧,共较其所能者,阴教生新声,而相赞和。累旬,人莫知之。其二肆长相谓曰:"我欲各阅所佣之器于天门街,以较优劣。不胜者,罚直五万,以备酒馔之用,可乎?"二肆许诺,乃邀立符契,署以保证,然后阅之。士女大和会,聚至数万。于是里胥告于贼曹,贼曹闻于京尹。四方之士,尽赴趋焉,巷无居人。

작년에 우승한 서두패는﹐자신만만하여 말하길 ﹕“우리패에 비하면 동전패는 열세이다。이번에도 진다면 벌로써 잔치에 쓸 오만량을 내겠다﹐ 어떠냐﹖” 동전패두는 승낙하였다﹐ 계를 결성하고 보증을 세워진 연후에 대결이 벌어졌다。선비와 여인이 화합하여 수만의 관중이 모였들었다。

自旦阅之,及亭午,历举辇舆威仪之具,西肆皆不胜,师有惭色。乃置层榻于南隅,有长髯者,拥铎而进,翊卫数人,于是奋髯扬眉,扼腕顿颡而登,乃歌《白马》之词。恃其夙胜,顾眄左右,旁若无人。齐声赞扬之,自以为独步一时,不可得而屈也。有顷,东肆长于北隅上设连榻,有乌巾少年,左右五六人,秉翣而至,即生也。

서전패에는 경창대회에서 우승한 능숙한 창쟁이﹐ 상두꾼을 내세웠다。긴수염에 기우가 헌항한 사람이﹐ 선뜻 나서며 만가를 불렀다﹐《백마 白馬》라는 사였다。이곳저곳의 청중들이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였다。그는 창을 마치자 의기양양하여 거드름을 피우며 단에서 내려왔다。때가 이르자﹐ 동전패에서도﹐오건을 쓴 소년이 나섰다﹐ 좌우 5, 6인을 거느리고﹐ 그가 바로 공자였다。

整衣服,俯仰甚徐,申喉发调,容若不胜。乃歌《薤露》之章,举声清越,响振林木。曲度未终,闻者?#91;欷掩泣。西肆长为众所诮,益惭耻,密置所输之直于前,乃潜遁焉。四座愕眙,莫之测也。先是天子方下诏,俾外方之牧,岁一至阙下,谓之入计。时也,适遇生之父在京师,与同列者易服章,窃往观焉。

의복을 단정이 차려입고﹐ 낮은 목소리로﹐ 부르기 시작하였다。《해로가 薤露歌》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낭랑한 목소리가 수풀사이로 울려 퍼졌다。흡사 그 창소리는 영겁의 나락에서 원귀들이 읍소하는 듯﹐차츰 모여든 모든 사람들의 폐부 속 깊이 스며들더니 마침내는 오장육부를 후벼파기 시작하였다。그가 뽑는 만가는 사람의 창소리가 아니라 귀신의 곡성이었다。서전패두는 관중의 반응을 보더니﹐자기네가 패한 것을 알고는 창피함을 느끼고는﹐내기에 걸었던 막대한 판돈을 고스란히 빼앗긴 채로 말없이 패거리를 이끌고 도망을 치듯 철수하였다。이에 동전패는 만가의 경창대회 뿐만아니라 그해의 경연대회에서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고 막대한 판돈을 땄다。그 때에﹐청중속에 공자의 아버지도 경사에 있었다。

有小竖,即生乳母婿也,见生之举措辞气,将认之而未敢,乃泫然流涕。生父惊而诘之,因告曰:"歌者之貌,酷似郎之亡子。"父曰:"吾子以多财为盗所害,奚至是耶?"言讫,亦泣。及归,竖间驰往,访于同党曰:"向歌者谁,若斯之妙欤?"皆曰:"某氏之子。"徵其名,且易之矣,竖凛然大惊。徐往,迫而察之。生见竖,色动回翔,将匿于众中。竖遂持其袂曰:"岂非某乎?"相持而泣,遂载以归。

함께 대동한 사람들중엔 어린 공자를 젖먹여 키운 젖어미의 남편도 집사로 같이 있었다﹐한눈에 공자를 알아본 늙은 집사는 상전의 기색을 살피며 어렵사리 입을 열고 들릴까말까한 겁먹은 목소리로 아뢰었다。﹕“창을 부르는 사람은 흡사 도련님과 닮았사옵니다。” 공자의 부친 형양공은 대노하여 힐문하였다 ﹕“무슨 소리냐﹐그놈은 강도를 만나서 죽었다 두 번 다시 요망한 말을 하면 네놈을 참하리라﹖” 형양공은 노발대발하고 말머리를 돌렸으나 가슴 속으로는 피눈물을 쏟고 있었다。돌아갈 때에﹐같은 무리중에 누군가 물었다 ﹕“창을 한 자가 누구인가 어찌 그토록 묘한고﹖” ﹕“모씨의 아들이지。”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크게 놀라운 솜씨라네。

至其室,父责曰:"志行若此,污辱吾门,何施面目,复相见也?"乃徒行出,至曲江西杏园东,去其衣服。以马鞭鞭之数百。生不胜其苦而毙,父弃之而去。其师命相狎昵者,阴随之,归告同党,共加伤叹。令二人赍苇席瘗焉。至则心下微温,举之良久,气稍通。因共荷而归,以苇筒灌勺饮,经宿乃活。月余,手足不能自举,其楚挞之处皆溃烂,秽甚。同辈患之,一夕弃于道周。行路咸伤之,往往投其余食,得以充肠。

이러한 사실이 집에까지 알려지자 부친을 크게 화를 내며 ﹕“그 행동이 가문을 더럽혔으니 어찌 다시 보리요﹖” 형양공은 아들을 용서하지 않았다﹐막대한 재산을 탕진하고 상두꾼으로 떨어진 백정놈을 도저히 자신의 아들로 인정할 수는 없었다。비정한 삶으니 논리에 얽매인 양반 형양공은 비장한 각오를하고﹐아들놈은 멍석에 말아 곡강(曲江) 후미진 곳으로(西杏園東)으로 옮겼다。그리고는 인정사정 안 두고 죽도록 수백대의 채찍질을 하였다。아버지에게 발각되어 끌려간 공자를 걱정한 상두꾼에게﹐아버지에게 버려진 공자는 생을 얻게 되었다。장례를 전업으로 하는 그들인지라 불쌍한 동료의 시신이나마 거두어 흙에 묻어주려고 했던 것이다。거적때기를 펴서 보니 온기가 남아 있는 것이 아직도 완전히 죽지 않았다。이에 다급히 응급조치를 써서 그를 명부에 넘기지 않고 다시 소생시킬 수 있었다﹐갈대통으로 물을 떠와 먹이고﹐상처를 치료하였다。서너달이 지났을까﹐수족을 겨우 들어 올릴 수 있게되었고﹐동료가 환자인지라﹐저녁마다 혹은 구걸하여 얻어 먹거나﹐왕왕 떨어진 음식을 주워먹으며﹐창자를 채워나갔다。

十旬,方杖策而起。被布裘,裘有百结,褴褛如悬鹑。持一破瓯巡于闾里,以乞食为事。自秋徂冬,夜入于粪壤窟室,昼则周游廛肆。一旦大雪,生为冻馁所驱。冒雪而出,乞食之声甚苦,闻见者莫不凄恻。时雪方甚,人家外户多不发。至安邑东门,循里垣,北转第七八,有一门独启左扉,即娃之第也。生不知之,遂连声疾呼:"饥冻之甚。"音响凄切,所不忍听。娃自閤中闻之,谓侍儿曰:"此必生也,我辨其音矣。"连步而出。

열흘이 지나자﹐그는 지팡이에 의지하여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여기저기 터진곳을 겨우 기운 포대를 구하여 구걸에 나섰다。어느덧 계절은 겨울이 다가오고﹐밤이면 냄새나는 동굴로 들어오고﹐낮이면 걸식하였다。어느날 아침 큰 눈이 내렸다﹐공자는 언몸을 이끌고 동냥에 나섰다。마을에는 밤새 눈보라가 휘몰아쳤고 또 이른 새벽이라 집집마다 대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마을의 동문을 지나는데﹐오직 한 집의 대문이 반쯤 빠끔하니 열려 있었다﹐그는 너무나 반가워 다가가서 처연한 목소리로 구걸하였다 ﹕“적선하십시오﹐ 춥고 배고픕니다。” 그 목소리가 하도 처절하였는지﹐하늘이 공자를 도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바로 그집이 이와의 집이었다。이와가 규방에 있다가 듣고는 시녀에게 말하였다 ﹕“아니﹐공자가 분명하다﹐바로 공자의 목소리가 아니더냐。” 뛰쳐나갔다。

见生枯瘠疥疠,殆非人状。娃意感焉,乃谓曰:"岂非某郎也?"生愤懑绝倒,口不能言,颔颐而已。娃前抱其颈,以绣襦拥而归于西厢。失声长恸曰:"令子一朝及此,我之罪也。"绝而复苏。姥大骇奔至,曰:"何也?"娃曰:"某郎。"姥遽曰:"当逐之,奈何令至此。"娃敛容却睇曰:"不然,此良家子也,当昔驱高车,持金装,至某之室,不逾期而荡尽。且互设诡计,舍而逐之,殆非人行。令其失志,不得齿于人伦。

공자를 바라보니 뼈만 앙상하게 말라 고목가지와 같았다﹐애절한 동정심과 돌이킬 수 없는 죄책감에 가슴이 매여지고 눈 앞이 캄캄해졌다。그녀는 왈칵 울음을 터트리고는 ﹕“여보﹐당신﹖” 그녀가 이와임을 안 공자는 그간에 쌓였던 불만과 노여움이 일시에 폭발하고 가슴에 사무쳤던 증오와 포한이 툭 터진 강물처럼 왈칵 넘쳤다。그는 시뻘겋게 충혈된 두 눈을 험악하게 부릅뜬 채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사시나무 떨 듯 경련을 일으키면서 그 자리에 혼절하듯이 쓰러지고 말았다。이와는 급히 그를 서상에 눕히고는 실성한 듯 말하였다 ﹕“애당초 이지경이 된 것은 우리 때문입니다﹐나의 죄이지요。” 다시 깨어났다。기생어멈이 이르자 말한다 ﹕“어찌 하려고 ﹖” 이와 말하길 ﹕“ 내낭군이에요。” 어멈 왈 ﹕“그러니 당연히 쫒아내야지﹐이제와서 어찌하여하느냐。” 이와 얼굴색을 바꾸며 말한다 ﹕“그럴 수 없어요﹐이사람은 좋은 집의 아드님이에요﹐당연히 좋은 수레를 타고﹐비단옷을 입고﹐양처를 얻어 일가를 이루었을 양반인데 가산을 탕진하게 된 것은 우리 때문이지요。그를 속여 재산을 빼앗고﹐집에서 내쫒으며﹐사람으로선 하지 않아야할 일을 저질렀어요。도련님이 그 때문에 뜻을 잃어 버리고﹐인륜을 저 버리게되었지요。

父子之道,天性也。使其情绝,杀而弃之,又困踬若此。天下之人,尽知为某也。生亲戚满朝,一旦当权者熟察其本末,祸将及矣。况欺天负人,鬼神不佑,无自贻其殃也。某为姥子,迨今有二十岁矣。计其赀,不啻直千金。今姥年六十余,愿计二十年衣食之用以赎身,当与此子别卜所诣。所诣非遥,晨昏得以温凊,某愿足矣。"姥度其志不可夺,因许之。给姥之余,有百金。北隅四五家,税一隙院。乃与生沐浴,易其衣服,为汤粥通其肠,次以酥乳润其脏。

부자간의 천성도 끊어 버리고﹐급기야 부친으로부터 버림을 받기까지 하였어요﹐이로 인하여 고통을 받으시니﹐이제부터는 제가 속죄를 하여야지요。안 그러면 천벌을 받습니다﹐어머님도 더 이상 하늘에 죄를 짓지 마세요﹐앞으로 더 하늘을 기만하고 사람을 배반하면 저승의 아귀들도 도와주지 않을 것입니다。제가 평생 모은 재물을 어머님에게 드릴 터이니 집을 나가게 해주세요﹐이제부터는 공자님에게 지은 죄를 속죄하는 뜻에서﹐공자님의 뒤를 돌봐드리겠습니다。” 기생어멈의 딸로서 있은지 이제 이십여년이었다。계산을 해보니 천금을 모았다。금년으로 어멈의 나이는 육십여세라﹐가만히 따져보니 이십년간 쓸 재물인지라﹐당연히 허락하였다。얼마후에 이와는 기생생활을 청산하였다。어멈을 주고 남은 돈을 세어보니﹐백금이 남아있었다。자그마한 집 한채를 장만하여 공자의 뒤를 보살폈다。공자를 씻기고﹐의복도 갖추어 입게하였다﹐그리고 정성껏 치료하여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케하였다。

旬余,方荐水陆之馔。头巾履袜,皆取珍异者衣之。未数月,肌肤稍腴。卒岁,平愈如初。异时,娃谓生曰:"体已康矣,志已壮矣。渊思寂虑,默想曩昔之艺业,可温习乎?"生思之曰:"十得二三耳。"娃命车出游,生骑而従。至旗亭南偏门鬻坟典之肆,令生拣而市之,计费百金,尽载以归。因令生斥弃百虑以志学,俾夜作昼,孜孜矻矻。娃常偶坐,宵分乃寐。

여러해가 지나고﹐옛날의 귀공자의 준수한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정결하고 조용한 서재를 꾸며 많은 서적을 구입하여 오직 공부에만 전념케 하였다﹐수개월이 지나자 마침내 3년만에 장원급제의 영광을 따내게 되었다。이와는 공자에게 말하였다 ﹕“이것으로 만족하시면 안 됩니다﹐앞으로 일년후에 있는 전시에 장원을 하시고 직접 천자로부터 높은 벼슬을 내려 받으셔야 하십니다。그래야 아버님의 노여움을 풀어드리고 가문의 영예도 되찾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伺其疲倦,即谕之缀诗赋。二岁而业大就,海内文籍,莫不该览。生谓娃曰:"可策名试艺矣。"娃曰:"未也,且令精熟,以俟百战。"更一年,曰:"可行矣。"于是遂一上登甲科,声振礼闱。虽前辈见其文,罔不敛衽敬羡,愿友之而不可得。娃曰:"未也。今秀士苟获擢一科第,则自谓可以取中朝之显职,擅天下之美名。子行秽迹鄙,不侔于他士。当砻淬利器,以求再捷,方可以连衡多士,争霸群英。"生由是益自勤苦,声价弥甚。其年遇大比,诏徵四方之隽。生应直言极谏策科,名第一,授成都府参军。

이튿날부터 공자는 다시 글공부에 정진했고 마침내 이듬해 봄에는 전시 갑과에서 또 다시 장원으로 올랐다。이에 천자가 친히 어사화를 관모에 달아주는 영광까지 누리게 되었다。그리고 얼마 후에는 성도부의 참군으로 재수 되었다。

三事以降,皆其友也。将之官,娃谓生曰:"今之复子本躯,某不相负也。愿以残年,归养小姥。君当结媛鼎族,以奉蒸尝。中外婚媾,无自黩也。勉思自爱,某従此去矣。"生泣曰:"子若弃我,当自刭以就死。"娃固辞不従,生勤请弥恳。娃曰:"送子涉江,至于剑门,当令我回。"生许诺。月余,至剑门。未及发而除书至,生父由常州诏入,拜成都尹,兼剑南采访使。浃辰,父到。生因投刺,谒于邮亭。父不敢认,见其祖父官讳,方大惊,命登阶,抚背恸哭移时。

벼슬길에 오르기 바로 전남 밤이었다。이와가 새삼스럽게 단정한 몸차림을 하고 다가와 무릎을 맞대고 고즈넉이 앉으며 신중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그 간﹐저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셨고 또 욕도 크게 보셨습니다。그러나 다행히 하늘의 도움으로 이제는 그간의 오욕을 씻고 늦게나마 명예를 회복하셨습니다﹐따라서 소첩은 다소나마 죄책을 면한 듯합니다。이에 천출인 소첩은 그만 공자님 곁에서 물러나 다시 늙은 양모를 돌볼까 합니다﹐양모의 봉양을 허락하여 주십시오。공자님께서는 명문 대가의 영광된 가문을 이으시고 출세하시어 천하에 명성을 높이 떨치실 존귀하신 몸이십니다。그러므로 문벌 있고 지체 높은 양가의 규수를 맞이하시고﹐후사를 두시고 또 조상의 제사를 떳떳하게 모셔야 할 것입니다。모든 면에서 소첩은 감당할 수가 없사오니 물러나게 허락하여 주십시오。” 공자는 눈물로 만류하며 말하기를 ﹕“어찌 그리 박정한 말을 하오﹐내가 어찌 당신과 떨어질 수가 있으며 더욱이 다른 여인을 맞이할 수가 있겠오﹐내가 당신 아닌 그 누구를 의지하고 살 수가 있겠오。” 이와가 고사하며 따르지 않자﹐공자는 이와를 부둥켜안고 애처롭게 애결했다。이와 말하길 ﹕“보내는 이는 강을 건넜으며﹐검문까지만 배행하겠습니다﹐당연히 돌아갈 수는 없다오。” 그제야 공자를 허락하였다。달포가 지나자 그들은 장강의 상류 검문(劍門)에 이르렀다。이튿날 공자가 관아에 이르러 공문통첩을 받아 보았다﹐바로 공자의 친아버지 형양공이 성도의 지사겸 검남채방사(劍南採訪使)로 발령받고 수일후에 당도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렸다。부친이 도래하였다。아들내외가 대역죄인처럼 고개를 떨군채로 조심스럽게 문안 정자에 들어섰다。부친은 아들을 덥석 품에 안고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형양공은 아들의 손을 잡아 끌 듯이 대청으로 올라와 좌정하고 이번에는 이와를 향해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을 건네었다。

曰:"吾与尔父子如初。"因诘其由,具陈其本末。大奇之,诘娃安在。曰:"送某至此,当令复还。"父曰:"不可。"翌日,命驾与生先之成都,留娃于剑门,筑别馆以处之。明日,命媒氏通二姓之好,备六礼以迎之,遂如秦晋之偶。娃既备礼,岁时伏腊,妇道甚修,治家严整,极为亲所眷尚。后数岁,生父母偕殁,持孝甚至。有灵芝产于倚庐,一穗三秀,本道上闻。又有白燕数十,巢其层甍。天子异之,宠锡加等。终制,累迁清显之任。

﹕“아가야 이렇게 처음으로 만나게되었구나。그간의 어려움을 잘 참고 슬기롭게 처신하였도다 。그것으로 너는 자랑스런 현부의 도리를 다했느니라 。 따라서 너를 자부로 맞이할 것이니라 。” 대청 한구석에 몸을 움추리고 엉거주춤 서 있던 이와가 고개를 조아린 채로 들릴까 말까 하는 낮을 목소리로 아뢰었다 。 “죄 많고 미천한 쇤네는 이만 하직하고 공자님 곁에서 물러남이 마땅하온 줄 아옵니다。” 부친이 말하기를 ﹕“아니다。그런 겸사는 거두어라﹐참으로 너의 공이 크다﹐ 이 아비가 제대로 훈도하지 못했던 대 아들을 네가 거두어 대성케 했으니 이야말로 하늘이 점지해준 베필이 아니더냐﹐ 내가 이미 작정하고 또 안배해온 바가 있다﹐가까운 시일에 육례를 갖추어 혼례를 치루게 하마 。” 이와는﹐비록 미천한 기생 출신이었으나 총명하고 의리를 잘 지키고 또 내조의 공을 세웠다﹐이에 형양공은 지체 높은 권문세가의 며느리로 흠잡을 데가 없다고 인정했던 것이다。그후 이와는﹐시부모를 극진하게 효도했고 때맞추어 선조의 제사를 모시고 또 일가친척을 화목케 했다﹐그리고 이듬해에는 첫아들을 출산하고 뒤이어 옥동자 셋을 줄줄이 낳아 손이 적었던 형양공의 집안을 번성케하였다。

十年间,至数郡。娃封汧国夫人,有四子,皆为大官,其卑者犹为太原尹。弟兄姻媾皆甲门,内外隆盛,莫之与京。嗟乎,倡荡之姬,节行如是,虽古先烈女,不能逾也。焉得不为之叹息哉!予伯祖尝牧晋州,转户部,为水陆运使,三任皆与生为代,故谙详其事。贞元中,予与陇西公佐,话妇人操烈之品格,因遂述汧国之事。公佐拊掌竦听,命予为传。乃握管濡翰,疏而存之。时乙亥岁秋八月,太原白行简云。

수년 후 형양공과 대부인이 천수를 다 누리고 서거하지 공자와 이와는 여막에서 삼년의 거상을 지켰다﹐하도 그들의 효성이 지극했으므로 여막 곁에 영지가 돋아났고 한 줄기의 꽃이 피어나기도 하였다。그들의 효성이 주문(奏聞)되자 조정에서 공자의 관작을 높였다﹐또 이와에게는 견국부인에 칭호를 내렸다。그들의 네명의 아들들도 장성하여 높은 벼슬에 올랐으며﹐왕족들과 인척이 되어 일가가 더없이 번성하였다。을해년 가을 팔월(時乙亥歲秋八月)﹐태원(太原)의 백행간(白行簡雲)이 이를 기록한다。

 

 

 

 

인생무상(人生無常)의 뜻을 지닌 말들;

일장춘몽(一場春夢),

남가일몽(南柯一夢), 한단지몽(邯鄲之夢), 일취지몽(一 炊之夢), 여옹침(呂翁枕), 황량몽(黃粱夢), <조신설화>,

 

 

남가태수전 南柯太守傳

-李公佐

 

남가태수전 요약

[발단]

1)순우분이 무예를 인정받아 회남군(淮南軍) 부장(副將)에 임명되었으나 , 술을 마시고 멋대로 놀다가 파면된다.

2)집에 돌아와 하는 일 없이 술로 세월을 보낸다.

3)어느 날 술에 취하여 두 친구의 도움으로 집에 돌아와 꿈을 꾼다.

[전개]

4)두 사람의 자주빛 옷을 입은 사자를 따라 대괴안국에 들어간다.

5)왕명에 따라 요방공주와 결혼한다.

6)공주의 권유로 남가군의 태수가 된다.

7)20여년간 남가군을 자 다스려 민심을 얻고 부귀영화를 누린다.

[위기]

8)단라국이 침입하여 주변을 파견하여 대적하게 했으나 주변이 그를 옥에 가두고 함께 벌을 받을 것을 주청한다.

9)왕은 모든 것을 용서하였으나 갑자기 주변과 공주가 병으로 죽는다.

10)관직을 그만두고 서울에 올라왔으나 그의 세력이 너무 커지자 왕은 그를 꺼린다.

[절정]

11)왕은 그의 생활을 구속한 후, 3년 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그를 귀가시킨다.

[결말]

12)꿈에서 깨어보니 예모습 그대로였고, 그가 영화를 누린 곳은 개미굴이었다.

13)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주색을 끊고 도문(道門)에 들어가 3년 후에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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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좌, 南柯太守傳

위의 임신서기석은 최세화 선생님(국어학 ,문법, 음운론) 붓글씨입니다. https://hamgo.tistory.com/3077 임신서기석 /경주국립박물관 [주]임신서기석은 이인병서기라고도 한다. 탁본과 실물 사진이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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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태수전 南柯太守傳 -이공좌

인생무상(人生無常)의 뜻을 지닌 말들; 일장춘몽(一場春夢), 남가일몽(南柯一夢), 한단지몽(邯鄲之夢), 일취지몽(一 炊之夢), 여옹침(呂翁枕), 황량몽(黃粱夢), <조신설화>, 남가태수전 南柯太守傳 -李公佐 남가태..

kydong77.tistory.com

남가태수전 04  (0) 2012.03.22

남가태수전 03  (0) 2012.03.22

남가태수전 02  (0) 2012.03.22

남가태수전 01  (0) 2012.03.22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587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블로그 포스트가 여러 차례 바뀌는 바람에 글씨가 흐려져 원문과 번역을 재록합니다.

[01]

참고로

<남가태수전>과 <침중기>에서 발생한 고사성어의 유의어를 찾아본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의 유의어 :

一場春夢(일장춘몽), 白日夢(백일몽),

南柯一夢(남가일몽), 南柯之夢(남가지몽),

邯鄲之枕(한단지침), 邯鄲之夢(한단지몽),

呂翁枕(여옹침), 一炊之夢(일취지몽), 槐安夢(괴안몽),

老生之夢(노생지몽)

황량몽(黃粱夢):

한단 지방에서 꾼 꿈으로 인생과 부귀영화의 덧없음을 말하는 성어이다.

黃粱一炊(황량일취), 黃粱一炊夢(황량일취몽),

 

남가태수전 01

《南柯太守傳》

唐‧ 李公佐(미상, 작품에선 802년 작)

出自《太平廣記》卷四百七十五〈昆蟲三〉

 

東平淳于棼,吳楚遊俠之士,

동평 사람 순우분은 오, 초나라에 이름이 알려진 협객(俠客)으로,

 

嗜酒使氣,不守細行,

술을 좋아하고 호기를 잘 부렸고, 자잘한 일에 구애받지 않았다.

 

累巨產,養豪客。

그는 많은 재산을 쌓아두고서 호객들을 길렀다.

 

曾以武藝補淮南軍裨將,

한때는 무예로 회남군(淮南軍)의 비장[副將]에 보임되었으나

 

因使酒忤帥,斥逐落魄,

縱誕飲酒為事。

술 때문에 대장의 뜻을 거슬러

자리에서 쫓겨나자 실망하여

방탕하게 술마시기를 일삼았다.

 

家住廣陵郡東十里,所居宅南有大古槐一株,

枝幹修密,清陰數畝, 淳于生日與群豪大飲其下。

그의 집은 광릉군 동쪽 십여 리 떨어져 있었다.

사는 집 남쪽에는 오래된 큰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나뭇가지가 길고 빽빽하여

시원한 나무 그늘은 몇 이랑이었다.

순우생[순우분]은 날마다 여러 호객들과 나무 아래서 실컷 퍼마셨다.

 

唐貞元七年九月,因沈醉致疾,

時二友人於坐,扶生歸家,臥於堂東廡之下。

당나라 정원 7년 9월에

술독에 빠져 병이 났는데

그때 술자리에 있던 두 친구가

부축하여 집으로 데려와

집 동쪽 처마 아래 눕혔다.

 

二友謂生曰:

「子其寢矣,余將秣馬濯足,俟子小愈而去。」

두 친구가 순우생에게 말했다.

“자네는 좀 자게. 나는 말에게 꼴을 먹이고, 발을 씻고

자네가 조금 나아지기를 기다렸다가 떠나겠네.”

 

生解巾就枕,昏然忽忽,仿佛若夢。

순우생은 두건을 벗고 잠자리에 들어 혼미하고 몽롱해져 마치 꿈속인 듯했다.

 

見二紫衣使者,跪拜生曰:

槐安國王遣小臣致命奉邀。」

자주빛 옷을 입은 사자 둘이 나타나 꿇어앉아 순우생에게 말했다.

“괴안국 왕께서 소신들을 파견하여 모셔오시게 하셨습니다.”

 

生不覺下榻整衣,隨二使至門。

순우생은 자신도 모르게 의자에서 내려와 옷을 갖춰 입고, 두 사자를 따라 문에 이르렀다.

 

見青油小車,駕以四牡,

푸른 빛으로 빛나는 작은 수레엔 네 필의 말이 메어져 있었다.

 

左右從者七八,扶生上車,

出大戶,指古槐穴而去,使者即驅入穴中。

좌우에 시종 칠팔 명이 순우생을 부축해 수레에 태우더니

대문을 나서 고목 회나무 구멍을 향해 떠났다.

사자는 구멍 속으로 말을 몰았다.

 

生意頗甚異之,不敢致問。

순우생은 마음 속으로 심히 괴이했지만 감히 질문을 하지 못했다.

 

忽見山川風候,草木道路,與人世甚殊。

홀연히 나타난 산천과 기후, 초목과 도로는 인간 세상의 것과 매우 달랐다.

 

前行數十里,有郛郭城堞, 車輿人物,不絕於路。

수십리를 전진하여 나아가자 외성과 성곽이 보였는데

수레와 사람들이 도로에 끊이지 않았다.

 

生左右傳車者傳呼甚嚴,行者亦爭辟於左右。

순우생의 좌우에서 수레길을 터던 자들의 호령소리가 매우 엄중하니

행인들도 다투어 좌우로 길을 피했다.

 

又入大城,朱門重樓,樓上有金書,題曰「大槐安國」。

다시 큰 성에 들어가니 붉은 문이 중첩한 누각이 있었고

누각 위에는 금빛 글씨로 ‘대괴안국’이라 써 있었다.

 

執門者趨拜奔走,旋有一騎傳呼曰:

「王以駙馬遠降,令且息東華館。」因前導而去。

문을 지키던 자들이 달려와 절하고 뛰어가니 말을 탄 이가 나타나 소리쳤다.

“대왕께서는 부마가 멀리서 왕림하셨으니 지금 잠시 동화관에서 쉬시라 하셨습니다.”

그는 앞으로 인도하여 갔다.

 

俄見一門洞開,生降車而入。

잠시후 한 문이 열리고 순우생은 수레에서 내려 들어갔다.

 

彩檻雕楹,華木珍果,列植於庭下;

채색한 난간에 조각한 기둥에다 화려한 나무에는 진귀한 과일이 열렸고

정원에는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几案茵褥,簾幃肴膳,陳設於庭上。生心甚自悅。

책상과 안석, 자리와 요, 주렴과 휘장, 훌륭한 요리가 정원에 차려져 있었다.

순우생은 마음 속으로 매우 기뻤다.

 

復有呼曰:「右相且至。」 生降階祗奉。

또 외쳤다. “우상께서 오셨습니다.”

순우생은 계단을 내려가 공손히 명을 받들었다.

 

有一人紫衣象簡前趨,賓主之儀敬盡焉。

붉은 옷을 입고 상아홀을 든 이가 앞으로 달려나와

손님과 주인의 의례를 갖춘 뒤 말했다.

 

右相曰:

「寡君不以弊國遠僻,奉迎君子,托以姻親。」

우상:“저희 대왕게서는 저희 나라가 멀고 외진 곳에 떨어져 있지만

군자를 모셔와 혼인을 부탁하려 하십니다.”

 

生曰:

「某以賤劣之軀,豈敢是望。」右相因請生同詣其所。

순우생:“저처럼 미천하고 못난 몸이 어찌 감히 이를 바라겠습니까?”

우상은 순우생에게 함께 왕의 처소에 나아가기를 청했다. 

 

行可百步,入朱門, 矛戟斧鉞,布列左右,

軍吏數百,辟易道側。

백 보쯤 가서 붉은 문을 들어서자 창과 도끼가 좌우에 늘어서고

군리 소백 명이 길 한 켠으로 피했다.

 

生有平生酒徒周弁者,亦趨其中,生私心悅之,不敢前問。

순우생은 평생 술마시던 주변도 그들 가운데 걸어갔다.

순우생은 마음속으로 기뻤으나 감히 물어보지는 못했다.

 

右相引生升廣殿,御衛嚴肅,若至尊之所。

우상은 순우생을 인도하여 넓은 전각에 오르게 했다.

왕의 호위가 엄숙하여 지존의 처소 같았다.

 

見一人長大端嚴,居正位,衣素練服,簪朱華冠。

한사람이 기골이 장대하고 엄숙하게 정위에 앉아

흰 비단옷을 입고 붉은 화관을 쓰고 잇는 것을 보고

 

生戰栗,不敢仰視。

순우생은 전율하고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

 

左右侍者令生拜,王曰:

「前奉賢尊命,不棄小國,許令次女瑤芳奉事君子。」

좌우 시자들이 순우생에게 절하게 하니 왕이 말했다.

“일전에 존명을 받들었는데 소국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차녀 요방으로 군자를 받들게 허락하셨소.”

 

生但俯伏而已,不敢致詞。

순우생은 다만 엎드렸을 뿐, 감히 말을 올리지 못했다.

 

王曰:「且就賓宇,續造儀式。」

왕: “빈관으로 가 계시오. 이어서 혼인의식을 치르겠소.”

 

有旨,右相亦與生偕還館舍。

어지(御旨)가 있자 우상은 순우생과 함께 관사에 돌아왔다.

 

 

이공좌 - 남가태수전 02

 

生思念之,意以為父在邊將,

因沒(「沒」原作「歿」,據明抄本改。)虜中,不知存亡。

순우생은 곰곰이 생각하기를

‘아버님은 변방장수로 계시다가

포로로 잡혀 생사조차 알 수 없다.’

 

將謂父北蕃交通,(「通」原作「遜」,據明抄本改。)

而致茲事,心甚迷惑,不知其由。

또 생각했다.

‘아버님이 북번과 교통하여 이런 일이 생겼는가?

마음이 심히 미혹되어 그 영문을 알지 못하겠다.’

 

是夕,羔雁幣帛,威容儀度,妓樂絲竹,

肴膳燈燭,車騎禮物之用,無不咸備。

그날 저녁 어린양, 기러기, 돈, 비단,

위엄 있는 혼례절차, 기녀와 악대의 악기 연주,

맛있는 요리와 등촉, 수레와 에물 등이 모두 준비되지 않은 것이 없었다.

 

有群女,或稱華陽姑,或稱青溪姑,

或稱上仙子,或稱下仙子,

무리의 여자들은 혹은, 화양고, 청계고, 상선자, 하선자라 불리었다.

 

若是者數輩,皆侍從數千,

冠翠鳳冠,衣金霞帔,采碧金鈿,目不可視。

이같은 무리들은 모두 수천의 시종을 거느리고

취봉관을 쓰고,금하피를 입고,벽금전을 꽂아

눈이 부셔 바라볼 수 없었다.

 

遨遊戲樂,往來其門,爭以淳于郎為戲弄。

이들은 노닐며 즐거워했고

그 문을 오가며

다투어 순우분을 희롱했다.

 

風態妖麗,言詞巧艷,生莫能對。

그녀들은 요염한 자태에 베어난 말솜씨를 지녀

순우생은 상대할 수 없었다.

 

復有一女謂生曰:

또 어떤 여자가 순우생에게 말했다.

 

「昨上巳日,吾從靈芝夫人過禪智寺,

於天竹院觀右(明抄本「右」作「石」。)延舞婆羅門,

지난 상사일에 저는 영지부인을 따라 선지사에 갔다가

천축원에서 석연이 바라문 춤을 추는 것을 보았습니다.

 

吾與諸女坐北牖石榻上。

저는 여러 여자들과 북쪽 창가 돌 평상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時君少年,亦解騎來看,

그대 당신은 소년이었는데 역시 말에서 내려와 춤을 구경했습니다.

 

君獨強來親洽,言調笑謔。

당신은 홀로 마구 와서 접근하더니 말과 웃음으로 희롱했습니다.

 

吾與窮英妹結絳巾,掛於竹枝上,

나와 궁영매는 진홍빛 수건을 맺어 대나무 가지 위에 걸어 두었습니다.

 

君獨不憶念之乎?

그대 혼자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는지요?

又七月十六日,吾於孝感寺侍(「侍」原作「悟」,據明抄本改。)

上真子,聽契玄法師講觀音經。

또 7월 16일 저는 효감사에서 사진자를 모시고 계현법사께서 관음경을 강해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吾於講下捨金鳳釵兩支,上真子捨水犀合子一枚,

저는 강해 뒤에 황금 봉황의 비녀 두 개를 보시했고

상진자는 무소불로 만든 합 하나를 보시했습니다.

 

時君亦講筵中,於師處請釵合視之,

賞歎再三,嗟異良久。

그대 당신도 강해 자리에서 법사 계신 곳에서 비녀와 합을 보여달라고 청하고는

재삼 상탄하고 한참 동안 기이함에 감탄했습니다.

 

顧余輩曰:『人之與物,皆非世間所有。』

저희들을 돌아보고 말했습니다.

“인물이나 물건이 인간세상이 잇는 것이 아니구나.”

 

或問吾民,或訪吾里,吾亦不答。

혹은 어느 나라 백성인지 사는 곳은 어딘지를 물었으나 나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情意戀戀,矚盼不舍,君豈不思念之乎?」

애틋한 마음으로 눈길을 거두지 못했는데 당신이 우리들을 그리워하지는 않으셨는지요?

 

生曰:「中心藏之,何日忘之。」

순우생이 말했다.

“마음 속에 감추고 어느 날인들 잊었겠습니까?

 

群女曰:「不意今日與君為眷屬。」

그녀들이 말했다.

“뜻밖에 오늘 당신과 권속이 되었군요.”

 

復有三人,冠帶甚偉,前拜生曰:「奉命為駙馬相者。」

또 세 사람은 관대를 위엄있게 하고 앞으로 나와 순우생에게 절을 올렸다.

“왕명을 받들어 부마의 상자[혼례를 돕는 이]가 되었습니다.

 

中一人,與生且故,生指曰:「子非馮翊田子華乎?」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순우생과 생과 구면이어 생이 지적하며 말했다.

“그대는 풍익의 전자화가 아닌가?”

 

田曰:「然。」

전: “그렇다네.”

生前,執手敘舊久之。生謂曰:「子何以居此?」

순우생은 앞으로 나아가 손을 잡고 지난 일들을 얘기했다.

순우생이 말했다.

“자네는 어떻게 여기 사는가?”

 

子華曰:「吾放遊,獲受知於右相武成侯段公,因以棲托。」

전자화가 말했다.

“나는 노닐다가 우상 무성후 단공의 눈에 들어 이곳에 기탁하여 사네.”

 

生復問曰:「周弁在此,知之乎?」

순우생이 또 물었다. “주변이 여기 있다는데 그를 아는가?”

 

子華曰:

「周生貴人也,職為司隸,

權勢甚盛,吾數蒙庇護。」

전자화가 말했다.

“주생은 귀인이라 직책이 사예일세. 

권세가 심히 대단하여 나는 여러 번 비호를 받앗다네.”

 

言笑甚歡。俄傳聲曰:「駙馬可進矣。」

매우 기브게 담소하는 중에 잠시 후 전하는 말이 들렸다.

“부마게서 나아오십니다.”

 

三子取劍佩冕服更衣之。子華曰:

세 사람이 검과 패옥, 면류관을 씌우고 다시 옷을 입히자

전자화가 말했다.

 

「不意今日獲睹盛禮,無以相忘也。」

“뜻밖에 오늘 성대한 혼례를 보게 되었네. 서로 잊지 마세.”

 

有仙姬數十,奏諸異樂,

婉轉清亮,曲調淒悲,非人間之所聞聽。

선녀 수십명이 여러 기이한 음악을 연주했는데

청아하고 구성지며 곡조 또한 처량하고 구슬퍼 인간세상에서 듣던 소리가 아니었다.

 

有執燭引導者亦數十,左右見金翠步障,

彩碧玲瓏,不斷數里。

등촉을 든 사람들 수십 명이 좌우에서 황금과 비취색 보장을 보였는데

채색의 푸르고 영롱함이 몇 리에 이어졌다.

 

生端坐車中,心意恍惚,甚不自安,田子華數言笑以解之。

순우생은 수레 안에 단정히 앉아마음이 황홀하고 심히 심란하여

전자화가 몇 마디 우스개로 그 마음을 풀어 주었다.

 

向者群女姑娣,各乘鳳翼輦,亦往來其間。

지난 번에 여러 여인들은 자매 사이로 각기 봉의 날개를 장식한 수레를 타고

그들 사이를 왕래했다.

 

至一門,號修儀宮,群仙姑姊,亦紛然在側。

수의궁이라 불리는 한 문에 이르니 여러 선녀 자매들도 어지럽게 순우생의 곁에 섰다.

 

令生降車輦拜,揖讓升降,一如人間。

순우생을 수레에서 내리게 한 다음 절을 하게 하였는데

앉았다 섰다 읍양하는 것이 인간 세상과 한 가지였다.

 

撤障去扇,見一女子,雲號金枝公主,年可十四五,儼若神仙。

보장을 거두고 부채를 치우자 한 여자가 금지공주라 불렀는데

나이는 십사오 세로 언연히 신선과 같았다.

 

交歡之禮,頗亦明顯。

맞절을 하고 합근(合巹)하는 의식도 자못 명료했다.

 

生自爾情義日洽,榮曜日盛,

순우생은 그때부터 정의(情義)가 날로 흡족하고 영광의 빛남도 날로 풍성했다.

 

出入車服,遊宴賓御,次於王者。

출입할 때의 수레와 의복, 유람이나 연회 때의 시위들도 왕 다음이었다.

 

王命生與群寮備武衛,大獵於國西靈龜山。

왕은 순우생에게 여러 관료들과 호위들을 갖추게 하고 

나라 서쪽 영귀산에서 크게 수렵하게 했다.

 

山阜峻秀,川澤廣遠,林樹豐茂,

飛禽走獸,無不蓄之。

산과 언덕은 험준하고 수려했고 시내와 못은 넓고도 길었으며

숲은 무성하여 날짐슬 길짐승들이 길러지지 않는 것이 없었다.

 

師徒大獲,竟夕而還。

그들은 군사들이 많이 잡은 뒤, 저녁이 끝나고야 돌아왔다.

 

生因他日啟王曰:

순우생은 어느 날 왕에게 아뢰었다.

 

「臣頃結好之日,大王云奉臣父之命。

臣父頃佐邊將,用兵失利,陷沒胡中,

爾來絕書信十七八歲矣。

“신이 전에 혼인할 적에 대왕게서는 신의 부친의 명을 받았다 하셨는데

신의 부친은 전에 변방의 장수를 보좌하다가 용병에 실패하여 오랑캐 중에 사로잡혔습니다.

그 이후로 십칠팔 년이 되었습니다.

 

王既知所在,臣請一往拜覲。」(「覲」原作「觀」,據明抄本改。)

왕께서 이미 그 소재를 알고 계신다면 신은 한 번 가서 인사를 올리기를 청합니다.”

 

王遽謂曰:

「親家翁職守北土,信問不絕,

卿但具書狀知聞,未用便去。」

왕이 문득 말했다.

“부친은 북쪽 땅을 지키고 계시며 소식이 끊어지지 않고 있으니

경이 편지를 써서 소식을 알리면 될 일이지 갑자기 갈 필요는 없소.”

 

遂命妻致饋賀之禮,一以遣之。

그리하여 아내에게 축하 예물을 보내드리게 한 후

한 사람 편에 그것을 보냈다.

 

數夕還答,生驗書本意,皆父平生之跡,

書中憶念教誨,情意委屈,皆如昔年。

며칠 뒤 답장이 왔다.

순우생이 편지 내용을 확인해 보니 모두 아버지의 평생 자취였고

편지 안의 그리움이나 가르침, 정의 완곡함은 모두 옛날과 같았다.

 

復問生親戚存亡,閭里興廢。

또 순우생에게 친척의 생사와 고향 마을의 존폐에 대해 물었다.

 

復言路道乖遠,風煙阻絕,

詞意悲苦,言語哀傷,又不令生來覲。

또 말하기를,

길은 너무나 멀고, 바람과 연기가 가로막고 있다 했는데

말뜻이 구슬프고 말이 애절한데다 또 순우생에게 뵈러오지 못하게 했다.

 

云歲在丁丑,當與女相見。

정축년이 되면 너와 서로 만나게 되리라고 했다.

 

生捧書悲咽,情不自堪。

순우생은 편지를 움켜쥐고 슬프게 오열하며 감정을 감당하지 못했다.

 

他日,妻謂生曰:「子豈不思為政乎?」

어느 때 아내가 순우생에게 말했다.

“당신은 어찌 정치할 생각이 없나뇨?”

 

生曰:「我放蕩,不習政事。」

순우생:“나는 방탕하여 정사를 익히지 못했소.”

 

妻曰:「卿但為之,余當奉贊。」

아내:“당신만 하시겠다면 나는 당신을 돕겠습니다.”

 

妻遂白於王。

드디어 아내가 왕에게 아뢰었다.

 

累日,謂生曰:

「吾南柯政事不理,太守黜廢,

欲藉卿才,可曲屈之,便與小女同行。」

며칠 후 왕이 순우생에게 말했다.

“내가 남가군의 정사가 잘 다스려지지 않아 태수를 폐출했소.

경의 재주를 빌리고자 하니 뜻을 굽혀 지금 내 딸과 함께 가도록 하시오.”

 

生敦受教命。

순우생은 삼가 교지의 명령을 받았다.

 

王遂敕有司備太守行李,

왕은 유사에게 태수 이의 행차를 준비토록 칙명했다.

 

因出金玉錦繡,箱奩僕妾車馬列於廣衢,以餞公主之行。

인하여 금옥과 비단, 상자와 남녀 종과 거마를 넓은 거리에 내어

공주의 행차를 전별하도록 했다.

 

生少遊俠,曾不敢有望,

至是甚悅。因上表曰:

순우생은 젊은 협사로 일찍이 감히 바란 적은 없었으나

이에 이르러 몹시 기뻐하며 표를 올렸다.

 

「臣將門餘子,素無藝術。

猥當大任,必敗朝章。

신은 장군 집안의 방계 후손으로 본디 재주는 없었습니다.

외람되이 이런 대임을 맡앗으니 조정의 법도를 그르치게 될 것입니다.

 

自悲負乘,坐致覆餗。(「餗」原作「棘」,據明抄本改。)

스스로 슬퍼합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수레를 타게 되어

솥 안의 고기가 쏟아질까 걱정입니다.

 

今欲廣求賢哲,以贊不逮。

지금 현철한 이를 널리 구하여 저의 부족함을 도울까 합니다.

 

伏見司隸穎川周弁忠亮剛直,

守法不回,有毗佐之器。

엎드려 보건대 사예 영천 사람 주변은 충성스럽고 강직하여

법을 잘 지켜 돌이킴이 없으니 저를 보좌할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處士馮翊田子華清慎通變,達政化之源。

처사 풍익 사람 전자화는 청렴하고 신중하며 변화에 통달하여

정치 교황의 근본에도 통달하였습니다.

 

二人與臣有十年之舊,

備知才用,可托政事。

이 두 사람은 십여 년간 신과 알고 지낸 터라

그들의 재주와 쓰임새를 잘 알고 있으니 정사를 맡길 만합니다.

 

周請署南柯司憲,田請署司農,

庶使臣政績有聞,憲章不紊也。」

청컨대 주변에게는 남가군의 사헌을 맡기시고 전자화에게는 사농을 맡겨 주시어

신으로 하여금 정치의 치적이 알려지게 해 주시고 법도가 어지럽히지 않게 해 주십시오.

 

王並依表以遣之。

왕은 표문에 의거하여 그들을 파견했다.

 

  其夕,王與夫人餞於國南。

그날 저녁 왕과 부인은 나라 남쪽에서 전별연을 베풀었다.

 

王謂生曰:

「南柯國之大郡,土地豐壤,

人物豪盛,非惠政不能以治之,

況有周田二贊,卿其勉之,以副國念。」

왕이 말했다.

“남가는 나라의 큰 군으로 토지가 비옥하고 인물이 호협하고 풍성하여

자비로운 정치가 아니고는 다스릴 수 없다.

하물며 주변과 전자화가 도울 것이니 경은 힘써 나라의 뜻에 부합하도록 하시오.”

 

夫人戒公主曰:

「淳于郎性剛好酒,加之少年,

為婦之道,貴乎柔順,爾善事之,吾無憂矣。

부인은 공주를 경계했다.

“순우분은 성품이 강직하고 술을 좋아한다.

게다가 년소하니 부녀자의 도리를 하여 유순함을 귀히 여겨

네가 잘 섬긴다면 나는 근심이 없겠다.

 

南柯雖封境不遙,晨昏有間,

今日暌別,寧不沾巾。」

남가는 경계에서 멀리 있지는 않으나

혼정성신하는 것과는 간격이 있으니

오늘 이별함에 어찌 수건을 적시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공좌 - 남가태수전 03

生與妻拜首南去,登車擁騎,言笑甚歡,累夕達郡。

순우생과 아내는 절을 올리고 남쪽으로 떠났다.

수레에 오르자 기마가 그들을 에워싸니 담소하고 매우 기뻐하며

여러 날만에 남가군에 도착했다.

 

郡有官吏僧道耆老 音樂車輿 武衛鑾鈴,爭來迎奉,

군에서는 관리와 승려, 도사, 장로들이 나와 있었고

음악을 연주하는 수레와 난령을 울리는 호위병들이 다투어 맞이해 받들었다.

 

人物闐咽,鐘鼓喧嘩,不絕十數里。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종과 북소리 떠들석하여 십수 리에 끊이지 않았다.

 

見雉堞臺觀,佳氣鬱鬱。

성가퀴와 누대 위로 아름다운 기운이 가득 피어올랐다.

入大城門,門亦有大榜,

題以金字,曰「南柯郡城」,

큰 성문을 들어가니 문에는 큰 방을 걸었는데

금빛 글씨로 ‘남가군성’이라 적혀 있었다.

 

是朱軒棨戶,森然深邃。

붉은 건물과 의장대가 창을 든 외짝문은 삼엄하고 깊숙했다.

 

生下車,省風俗,療病苦,

政事委以周田,郡中大理。

순우생은 수레에서 내려 풍속을 살펴보고 질병과 고통을 치료하고

정사를 주변과 전자화에게 맡기니 군내가 잘 다스려졌다.

 

自守郡二十載,風化廣被,

百姓歌謠,建功德碑,立生祠宇。

군을 지킨 지 20년만에 풍속과 교화가 널리 퍼졌고

백성들은 그 덕을 노래하고 공덕비를 세우고 산 사람의 사당도 세웠다.

 

王甚重之,賜食邑,

錫爵位,居台輔。

왕은 매우 중히 여겨 식읍을 하사하고 작위도 하사하여 지위는 태보에 올랐다.

 

周田皆以政治著聞,遞遷大位。

주변과 전자화도 정치로 저명해져 큰 지위에 올랐다.

 

生有五男二女,男以門蔭授官,女亦娉於王族,

5남2녀를 낳았는데 아들들은 음관으로 관직을 제수 받았고 딸들도 왕족에게 시집갔다.

 

榮耀顯赫,一時之盛,代莫比之。

혁혁한 영화는 일시에 성대하여 대대로 비할 자가 없었다.

 

是歲,有檀蘿國者,來伐是郡。

그 해에 단라국에서 괴안국에 쳐들어왔다.

 

王命生練將訓師以征之,

왕은 순우생에게 장수를 뽑고 군사를 훈련하여 그들을 정벌케 했다.

 

乃表周弁將兵三萬, 以拒賊之眾於瑤臺城。

이에 표를 올려 주변에게 병사 3만을 주어 요대성에서적의 무리를 물리치게 했다.

 

弁剛勇輕進(「進」原作「適」,據明抄本改。),師徒敗績,

弁單騎裸身潛遁,夜歸城,賊亦收輜重鎧甲而還。

주변은 용감하나 경솔하게 전진하여 병사들이 전장에서 패하자

주변은 단기에 벗은 몸으로 도망하여 밤에 성으로 돌아오니

적들 또한 치중과 갑옷을 거두어 돌아갔다.

 

生因囚弁以請罪,王並捨之。

순우생은 주변을 가두고 죄를 청했으나 왕은 둘다 풀어주었다.

 

是月,司憲周弁疽發背卒。

生妻公主遘疾,旬日又薨。

그 달에 사헌 주변은 등차이 나 죽었고

아내 공주도 병이 나서 열흘만에 또 죽었다.

 

生因請罷郡,護喪赴國,王許之,

便以司農田子華行南柯太守事。

순우생이 파직을 청하여상을 치르러 괴안국으로 돌아가기를 청하자 왕은 허락했다.

문득 사농 전자화에게 남가태수 일을 행하게 했다.

 

生哀慟發引,威儀在途,男女叫號,

순우생은 애통하며 발인하여 위엄있는 의장이 길에 나서자 남녀가 부르짖었고

 

人吏奠饌,攀轅遮道者,不可勝數,遂達於國。

백성들과 관리들은 제사상을 차리고 영구에 매달려 길을 막는 자들도 다 헤알 수 없었는데 드디어 괴안국에 도착했다.

 

王與夫人素衣哭於郊,候靈輿之至。

왕과 부인은 소복 차림으로 교외에 나와 울면서 영구가 이르기를 기다렸다.

 

謚公主曰順儀公主,備儀仗羽葆鼓吹,葬於國東十里盤龍岡。

공주에게 순의공주 시호를 내린 뒤 의장과 우보 고취악대를 갖추어

괴안국 동쪽 십리 밖에 있는 반룡강에 장례했다.

 

是月,故司憲子榮信亦護喪赴國。

그달에 고인이 된 사헌의 아들 영신도 영구를 모시고 괴안국으로 들어왔다.

 

生久鎮外藩,結好中國,

貴門豪族,靡不是洽。

순우생은 변두리를 진수하면서도 나라 안과 좋은 관계를 맺어 귀문호족들도 흡족해하지 않는 이들이 없었다.

 

自罷郡還國,出入無恒,交遊賓從,威福日盛,王意疑憚之。

그가 군의 일을 그만두고 나라에 돌아온 뒤로 아무 대나 궁궐을 출입하고

빈객들과 교유하며 위엄 잇는 복락이 날로 성대해지자 왕은 마음 속으로 의심하여 그를 꺼려했다.

 

時有國人上表云:

「玄象謫見,國有大恐,

都邑遷徙,宗廟崩壞。

釁起他族,事在蕭牆。」

그때 어떤 사람이 표를 올렸다.

천문에 우리나라를 견책하려는 모습이 보이니 장차 나라에 커다란 재난이 일어나

도읍을 옮기고 종묘가 붕괴될 것입니다.

일의 발단은 바깥에서 온 종족이 일으키겠지만 그 일은 내부에서 일어날 것입니다.

 

時議以生侈僭之應也,

遂奪生侍衛,禁生遊從,處之私第。

당시 사람들이 의논하기를, 이는 순우생이 참월한 결과라고 했다.

왕은 드디어 시위병들을 빼았고 순우생과 어울리는 것을 금지하고 자기 집안에만 머물게 했다.

 

生自恃守郡多年,曾無敗政,

流言怨悖,鬱鬱不樂。

순우생은 군을 다스린 오랜 세월 동안 정치를 그르친 적이 없다고 생각하며

떠도는 말이 사람을 원통하게 만들고 일을 어그러뜨렸다고 답답하고 울적해했다.

 

王亦知之,因命生曰:

「姻親二十餘年,不幸小女夭枉,

不得與君子偕老,良用痛傷。

夫人因留孫自鞠育之。」

왕도 이를 알고 순우생에게 명했다.

“인척을 맺은 지 20여 년에 불행히도 딸아이가 요절하고

그대와 해로할 수 없게 되었으니 진실로 가슴아파한다.

부인이 존자들을 유숙시키며 양육할 것이다.”

 

又謂生曰:

「卿離家多時,可暫歸本里,一見親族,

諸孫留此,無以為念。後三年,當令迎生。」

또 순우생에게 말했다.

“경은 집을 떠난 지 오래되었으니 한 번 친족들을 만나 보시오.

손자들은 여기 두고 아무 걱정 마시오. 삼 년 후에 그대를 영접해 오도록 하겠소.”

 

生曰:「此乃家矣,何更歸焉?」

순우생이 말했다.

“여기가 제 집인데 어디로 또 돌아갑니까?”

 

王笑曰:「卿本人間,家非在此。」

왕이 웃었다.

“경은 본디 인간세상 사람이니 집은 여기가 아니오.”

 

生忽若惛睡,瞢然久之,

方乃發悟前事,遂流涕請還。

순우생은 흐릿하게 잠 속으로 빠져드는 듯했다.

한참 동안 혼미해지더니 바야흐로 전에 일이 깨닫고는 드디어 눈물을 흘리며 돌아가기를 청했다.

 

王顧左右以送生,生再拜而去。

왕은 좌우를 돌아보고 순우생을 떠나게 하자 순우생은 재배하고 떠났다.

 

復見前二紫衣使者從焉,至大戶外,

見所乘車甚劣,左右親使御僕,

遂無一人,心甚歎異。

또 전에는 붉은 옷을 입었던 두 사자가 따랐는데 문 밖에 이르러 보니 타고 왓던 수레는 매우 형편없었고

좌우에 가깝게 부리던 사자와 마부가 드디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아 마음 속으로 매우 괴이히 여겼다.

 

生上車行可數里,復出大城,

宛是昔年東來之途,山川源野,依然如舊。

순우생이 수레에 올라 몇 리를 가서 다시 큰 성을 나가니

완연히 예전에 동쪽으로 오던 그 길이었으며 산천과 들판도 옛날과 같았다.

 

所送二使者,甚無威勢,生逾怏怏。

전송온 두 사자는 위세라고는 도무지 없어 새은 더욱 불만스러웠다.

 

生問使者曰:「廣陵郡何時可到?」

순우생은 사자에게 물었다.

“광릉군에는 언쩨 도착하느냐?”

 

二使謳歌自若。

久之(原空一格,據明抄本補「久之」二字。)乃答曰:「少頃即至。」

두 사자는 태연작약하게 노래만 부르다가 한참만에 대답했다.

“조금만 있으면 도착합니다.”

 

俄出一穴,見本里閭巷,不改往日。

잠깐 후 구멍 하나를 나오니 고향마을이 보였는데 옛날 모습 그대로였다.

 

潸然自悲,不覺流涕。

순우생은 슬퍼하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二使者引生下車,入其門,升自階,己身臥於堂東廡之下。

두 사자는 순우생을 인도하여 수레에서 내리게 했다.

문에 들어가 계단을 올랐는데 이미 몸은 동쪽 처마 아래 누워 있었다.

 

生甚驚畏,不敢前近。

순우생은 놀랍고 두려워 감히 앞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二使因大呼生之姓名數聲,生遂發寤如初,

두 사자가 순우생의 성명을 여러 차레 부르자 생은 처음처럼 잠에서 깨어났다.



이공좌 - 남가태수전 04

見家之僮僕,擁篲於庭,二客濯足於榻,

집의 가동들은 들에서 비질을 했고, 두 객은 의자에 앉아 발을 씻고 있었다.

 

斜日未隱於西垣,餘樽尚湛於東牖。

비낀 해는 서쪽 담 아래 숨지 못했고, 동쪽 창가에는 술독에 남은 술이 아직도 맑았다.

 

夢中倏忽,若度一世矣, 生感念嗟歎,遂呼二客而語之,

꿈 속에 한 순간이 마치 일생을 보낸 듯하여

그는 생각에 잠겨 탄식하다가 드디어 두 객을 불러 들려 주었다.

 

驚駭,因與生出外,尋槐下穴。

그들은 깜작 놀라 순우생과 문 밖으로 나가 회나무 아래 구멍을 찾아보았다.

 

生指曰:「此即夢中所驚入處。」

순우생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여기가 곧 꿈 속에서 놀라 들어간 곳일세.”

 

二客將謂狐狸木媚之所為祟,

遂命僕夫荷斤斧,斷擁腫,

折查蘗,尋穴究源。

두 나그네는 여우나 나무요괴가 저지른 짓이라 여기고

드디어 하인에게 도끼를 가져다 옹종을 자르고

나뭇가지와 순을 자르고 구멍을 찾아 근원을 찾게 했다.

 

旁可袤丈,有大穴,根洞然明朗,可容一榻,

곁으로 길이 한 길쯤 되는 곳에 큰 구멍이 있었는데

뿌리 아래가 훤히 뚫려 있어 의자 하나를 용납할 만했다.

 

上有積土壤,以為城郭臺殿之狀,

그 위에는 흙이 쌓여 있었는데 성곽이나 대를 갖춘 전각의 모습이었다.

 

有蟻數斛,隱聚其中。

中有小臺,其色若丹,

개미 몇 곡(斛)이 그 가운데 숨어서 모여 있었고

가운데 작은 대에는 그 색이 단사빛이었다.

 

二大蟻處之,素翼朱首,長可三寸,

左右大蟻數十輔之,諸蟻不敢近,

두 마리의 큰 개미가 거기에 거처했는데

흰 날개에 붉은 머리를 가진 길이는 3촌쯤 되었고

좌우에 큰 개미 수십 마리가 두 마리를 보좌하여

여러 개미들은 감히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했다.

 

此其王矣,即槐安國都也。

이 두 마리가 왕이었고 곧 괴안국의 도성이었다.

 

又窮一穴,直上南枝可四丈,

宛轉方中,亦有土城小樓,

群蟻亦處其中,即生所領南柯郡也。

또 다른 구멍 하나를 파들어가니 곧장 남쪽으로 난 가지 위 네 길쯤 되는 곳에는

네모나게 파인 개미굴에도 토성과 작은 누각이 있어

개미떼들도 그 안에 거처하니 곧 순우생이 다스리던 남가군이었다.

 

又一穴,西去二丈,磅礡空朽,嵌窞異狀,

또 한 구멍에는 서쪽으로 두 길쯤 되는 곳에는

널찍하게 속이 텅 비었는데 골짜기 작은 구덩이는 이상한 모습이었고

 

中有一腐龜殼,大如斗,

積雨浸潤,小草叢生,

繁茂翳薈,掩映振殼,

即生所獵靈龜山也。

가운데 썩은 거북 껍질 하나는 크기가 한 됫박은 되었는데

빗물이 촉촉이 베어들어 작은 풀들이 무리지어 자라나

무성하고 백빽한 그늘을 드리웠고

해를 가린 채 거북껍질을 진동하였다.

곧 순우생이 수렵하던 영귀산이었다.

 

又窮一穴,東去丈餘,

古根盤屈,若龍虺之狀,

또 동굴 끝까지 따라가 보니 동쪽으로 한 길 남짓 떨어진 곳에

고목의 나무뿌리가 친친 감겨 있어 그 모습니 마치 뱀 같았다.

 

中有小土壤,高尺餘,

即生所葬妻盤龍岡之墓也。

가운데는 작은 흙무덤이 높이가 한 자 남짓이었는데

곧 순우생이 아내를 장례지낸 반룡강의 무덤이었다.

 

追想前事,感歎於懷,

披閱窮跡,皆符所夢。

그는 전의 일을 생각하며 마음 속으로 감탄했는데

흔적들을 샅샅이 따라가며 추적해 보니 모두 꿈에 부합했다.

 

不欲二客壞之,遽令掩塞如舊。

그는 두 객에게 그것들을 무너뜨리게 하고 싶지 않아

급히 에전처럼 덮어서 막아놓게 했다

 

是夕,風雨暴發。

旦視其穴,遂失群蟻,莫知所去。

그날 저녁 비바람이 갑자기 일어났는데 아침에 그 구멍을 보니

드디어 개미떼는 보이지 않고 간 곳을 알지 못했다.

 

故先言國有大恐,都邑遷徙,此其驗矣。

전에 나라에 큰 공포가 생겨 도읍을 옮길 것이라는 예언이 이로써 증험되었다.

 

復念檀蘿征伐之事,又請二客訪跡於外。

순우생은 단라국을 정벌했던 일을 생각하고

또 두 객에게 밖으로 나가 그 흔적을 찾아보기를 청했다.

 

宅東一里,有古涸澗,側有大檀樹一株,

藤蘿擁織,上不見日,

집에서 동쪽으로 1리쯤 되는 곳에 이미 말라버린 지 오래된 계곡이 있었는데

그 곁에는 큰 박달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고

등나무 넝쿨이 그 나무를 친친 감고 있어 위로 해가 보이지 않았다.

 

旁有小穴,亦有群蟻隱聚其間,

곁에는 작은 구멍이 있었는데 또한 개미떼가 그 사이에 숨어 모여 있었다.

 

檀蘿之國,豈非此耶!

단라국이란 어찌 이것이 아니겠는가?

 

嗟乎!蟻之靈異,猶不可窮,

況山藏木伏之大者所變化乎?

아, 개미의 영이함도 이처럼 끝이 없으니

하물며 산속에 숨은 것들[짐승]과 나무에 엎드린 것들[새들]의 변화하는 것들이랴!

 

時生酒徒周弁、田子華,

並居六合縣,不與生過從旬日矣,

그때 술친구였던 주변과 전자화는 모두 육합현에 살았는데

순우생과 만나지 않은 지 열흘이나 되었다.

 

生遽遣家僮疾往候之。

周生暴疾已逝,田子華亦寢疾於床。

순우생이 가동을 보내 발리 가서 안부를 물어보게 하였는데

주생은 갑자기 병이 나서 이미 죽었고 전자화도 침상에 몸져 누워 있었다.

 

生感南柯之浮虛,悟人世之倏忽,

遂棲心道門,絕棄酒色。

순우생은 남가의 허탄함을 느끼고 인생을 쏜살 같음을 깨닫고

드디어 마음을 도문(道門)에 귀의하여 술과 여색를 끊었다.

 

後三年,歲在丁丑,亦終於家,

時年四十七,將符宿契之限矣。

그후 3년 뒤 정축년에 또한 집에서 죽으니 그 때 나이 47세였다.

오래전에 기약한 시한에 부합했다.

 

公佐貞元十八年秋八月,

自吳之洛,暫泊淮浦,

偶覿淳于生棼,詢訪遺跡。

이공좌는 정원18년(802년) 팔월에 오 땅에서 낙양으로 가다가 잠시 회포에 정박하였었는데

우연히 순우분을 만나 개미들의 유적을 찾아갔다.

 

翻復再三,事皆摭實,

輒編錄成傳,以資好事。

두어 차례 반복해서 확인해 본 결과 그 일이 모두 사실임을 확인하고

문득 기록을 얶어 전을 지어 호사가들에게 이야기거리를 제공한다.

 

雖稽神語怪,事涉非經,

而竊位著生,冀將為戒。

황당무계하고 말이 괴이하여 일이 이치에 어긋나는 것도 많지만

관직을 훔쳐 벼슬에 빌붙어 사는 자들이 경계로 삼기를 기대한다.

 

後之君子,幸以南柯為偶然,

無以名位驕於天壤間云。

훗날 군자들이 다행히 남가를 우연이라 생각하고

명예와 지위로 세상에 교만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前華州參軍李肇贊曰:

전 화주참군 이조가 찬을 지었다.

 

「貴極祿位,權傾國都。

達人視此,蟻聚何殊。」(出《異聞錄》)

부귀와 관직이 지극하고 권세가 도성을 기울여도

달관한 이들이 보면 개미떼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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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소설

중국 소설의 기원 니하오 차이나 | 다크블루 http://blog.naver.com/bonny21/80014783119일반적으로 서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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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어제와 오늘 발췌>

중국 고대소설 - 남가태수전

당대 전기소설은 비록 그 표현이 통속적인 구어체가 아닌 문언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서민대중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단점도 안고 있지만, 등장인물과 내용 등은 일반 평민의 이야기를 위주로 하고, 현실사회를 반영한 것들로서, 이전의 중국문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비교적 근대적 의미의 소설에 가까운 형태의 문학작품으로 등장한다.

당 전기는 ≪태평광기(太平廣記)≫에만도 무려 500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 실려있으며, ≪고금설해(古今說海)≫≪당조소설대관(唐朝小說大觀)≫≪당인설회(唐人說회)≫ 등에도 다량으로 전해오고 있는데, <앵앵전(鶯鶯傳)><이와전(李娃傳)><곽소옥전(곽小玉傳)>과 더불어 당 전기를 대표하는 작품 중의 하나인 <남가태수전>은 신괴적·풍자적·종교적 색채를 띠면서 "꿈"을 소재로 한 이공좌(李公佐)의 환몽소설이다.

<남가태수전>은 ≪태평광기≫ 권475에 수록되어 있고, 제목은 <순우분(淳于분)>이라 되어 있다. 그리고 당 이조(李肇)의 ≪당국사보(唐國史補)≫에서는 <유전의혈이칭이공좌남가태수(有傳蟻穴而稱李公佐南柯太守)>라 하였고, ≪당어림(唐語林)≫에도 같은 기록이 있으며, ≪당인설회≫에도 <남가기(南柯記)>란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남가태수전>의 작자는 이공좌(李公佐)이다. 이공자의 생애는 열전도 없고 문집도 없어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작품과 역사서에 부분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들을 참고하면, 그의 자는 전몽(전蒙)이고 농서(농西) 사람이다. 그는 일찍이 진사에 급제하여 원화(元和) 연간에 강회(江淮)의 종사(從事)가 되었다가 뒤에 그만두고 장안(長安)으로 돌아왔다. 회창(會昌) 초에 또 양부(楊府)의 서기가 되었으나 대중(大中) 2년에 연좌되어 파직당하였다. 이로써 그는 대략 대종(代宗) 때에 출생하여 선종(宣宗) 초까지는 생존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나머지의 행적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길이 없다. 이공좌의 작품으로는 현재 4편이 남아있는데 그 중에서도 <남가태수전>이 가장 유명하다.

당 전기 중에서 "꿈"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남가태수전> 외에, <침중기(枕中記)><앵도청의(櫻桃靑衣)><삼몽기(三夢記)><이몽록<異夢錄)><진몽기(秦夢記)> 등이 있으며, 이들을 통칭하여 환몽소설이라 할 수 있다.

 

☞ <남가태수전>의 구성·인물·배경

구성은 플롯(plot)의 개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되 개연성이 있도록 의도적으로 배열한 것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그 단계를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로 나눈다. 같은 환몽류 소설 속에서도 <삼몽기><이몽록><진몽기> 등은 이러한 구성의 체재를 갖추지 못하고 있지만, <남가태수전>은 <침중기><앵도청의>와 함께 구성의 근대적 체재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체재와 내용면에서는 이들 중 가장 뛰어나다.

먼저 <남가태수전>의 사건 전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순우분이 무예를 인정받아 회남군부장(淮南軍副將)에 임명되었으나, 술을 마시고 멋대로 놀다가 파면된다.

② 집에 돌아와 하는 일 없이 술로 세월을 보낸다.

③ 어느날 술에 취하여 두 친구의 도움으로 집에 돌아온 뒤 꿈을 꾼다.

④ 두 사람의 자줏빛 옷을 입은 사자를 따라 대괴안국(大槐安國)에 들어간다.

⑤ 임금의 명에 의하여 요방공주(瑤芳公主)와 결혼한다.

⑥ 공주의 권유로 남가군(南柯郡)의 태수가 된다.

⑦ 20여년 동안 남가군을 잘 다스려 백성들의 인심을 얻고 부귀영화를 누린다.

⑧ 단라국(檀蘿國)의 침입으로 왕명을 받고 주변(周弁)을 파견하여 대적하게 했으나, 주변이 전쟁에서 그를 옥에 가두고 왕에게 함께 벌을 받을 것을 청한다.

⑨ 왕은 모든 것을 용서했으나 갑자기 주변과 공주가 병으로 죽는다.

⑩ 이들의 죽음으로 관직을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온 뒤 그의 세력이 너무 강대해지자 왕은 그를 꺼리게 된다.

⑪ 왕은 그의 생활을 구속한 후, 3년 후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그를 집으로 돌려보낸다.

⑫ 깨어나서 보니 주위는 처음과 같았고 꿈속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던 곳이 개미굴임을 확인한다.

⑬ 이에 남가(南柯)의 허무함과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주색을 끊고 도문(道門)에 들어가 3년 후에 죽는다.

 

위에 열거한 사건전개를 바탕으로 이를 근대적 소설의 구성체재에 적용하면, ①~③을 발단, ④~⑦을 전개, ⑧~⑩을 위기, ⑪을 절정, ⑫~⑬을 결말로 볼 수 있으니, <남가태수전>은 그 구성 체재에 있어 근대적 면모를 갖추었다고 할 수 있겠다. <남가태수전>은 사건의 구성에 있어서 <침중기>와 크게 다를 것이 없으나, 단지 <침중기>는 주인공 노생(盧生)이 모함을 받아 붙잡혀 귀양갔다가 누명을 벗고 다시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것으로 위기가 전환되도록 사건을 구성해가는데 비해, <남가태수전>은 공주의 죽음 이후 계속적으로 몰락해가는 위기의 절정으로 사건을 구성해가고 있는 것이 다르다 하겠다.

<남가태수전>에 등장하는 인물로는, 주인공 순우분과 두 친구, 자줏빛 옷을 입은 두 사자, 우승상, 주변, 왕과 왕비, 요방공주(금지공주), 화양고(華陽姑), 청계고(靑溪姑), 상선자(上仙子), 하선자(下仙子), 영지부인(靈芝夫人), 전자화(田子華), 순우분의 아들과 딸 등 많은 사람이 나오지만, 순우분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비교적 비중이 적은 인물이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주변과 전자화는 현세에서 주인공의 친구인데, 꿈속에서도 등장하여 친구의 역할을 그대로 한다는 점이다. 또 주인공이 꿈에서 깨어났을 때, 주변은 이미 죽고 전자화는 병들게 되는데, 이러한 것은 꿈속의 상황이 실제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한층 자아내게 한 작자의 뛰어난 인물 설정이다.

<남가태수전>은 유(儒) 불(佛) 도(道)의 사상적 배경 아래 "현실 - 꿈 - 현실"로 이어지는 공간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꿈속에서의 상황은 작자가 살던 시대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허구와 진실성

중국문학에 있어 소설이란 명칭은 두 가지 서로 다른 개념을 동시에 함축하는 용어이다. 첫째, 소설은 반고의 ≪한서·예문지≫ "소설가"에서 처음으로 하나의 경향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래로 청대 말기까지 중국의 목록학자들에 의해 사용되어 온 비교적 범위가 넓은 개념이다. 둘째, 1900년대 이래로 사용되어 온 소설이라는 용어는 보다 구체화된 의미로서 산문과 허구를 중심으로 하는 문학형식을 지칭한다. 물론 이 두 가지 개념을 서로 분리시켜 논할 수는 없겠지만, 현대에 이르러 소설창작에 있어 예술적 허구가 필수적이란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허구의 개념이 아직 설정되지도 않고 소설의 개념이 명백하지 못했던 당대(唐代)에 어떻게 예술적 허구가 설정되어 근대적 의미의 소설로서의 기본 형태를 갖추게 되었는가?

문학은 좁은 의미에서 상상력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상상력의 문학이 곧 허구의 개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예창작물은 그 제재가 작자의 상상에 의하여 설정되어 본래부터 거짓일지라도 오히려 실질적인 정감이 있으면 독자에게 믿을 만한 진실을 느끼도록 한다. 따라서 허구의 또다른 개념은 당위적 진실의 추구에 있게되며, 이렇게 볼 때 소설의 허구란 곧 진실성을 포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당대 이전의 지괴소설에서는 그러한 허구의 진실성을 찾아볼 수 없으나, 당대에 이르러서는 획기적인 변혁의 하나로 허구의 진실성이 엿보이는 듯 하다. 그 구체적인 예로 <남가태수전>에 있어서 인물과 배경은 모두 작자의 상상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상적인 것이다. 특히 꿈속에서 설정된 대괴안국의 상황은 그러한 작자의 상상력의 발로였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보면 주인공 순우분이 대괴안국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황당한 이야기로 육조의 신선괴담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남가태수전>이 육조의 지괴소설과 다른 점은 바로 이러한 현실 불가능한 이야기를 주인공의 "꿈"으로써 독자와의 거리감을 해소시키면서 당위적 진실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꿈 이전 - 꿈 - 꿈 이후"의 구조는 대부분의 환몽소설에서 공통되는 요소이다. 즉, 꿈 이전과 꿈 이후는 현실세계이고, 꿈은 비현실의 세계이다. 바꿔 말하면, 꿈 이전과 꿈 이후인 현실세계에서 불가능한 것이 꿈인 비현실의 세계에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남가태수전>은 회(槐, 아카시아)나무 밑의 굴을 통하여 별세계로 들어가 공주와 결혼하여 부마가 되고, 나아가서는 남가태수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고, 또 이런 것들을 개미의 의인화를 통하여 인간과의 직접적인 연관관계 속에 사회를 반영하였는데, 이러한 사건전개는 바로 "꿈"이라는 매개공간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다. 여기서의 "꿈"은 환상적 체험을 꿀어들이는 장치로서 환상에 진실성을 부여하는 방안이고 주제와도 연결될 새롭게 각성된 의식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허구를 통한 당위적 진실을 추구한 근대적 개념에 비교적 가까운 구조 속에서 소설의 기본 틀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런점에 있어서 <남가태수전>은 지괴소설의 구성과는 매우 다른 발전된 형태이며, 그와 비슷한 시기의 작품인 <침중기>와는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 현실사회의 반영

<남가태수전>은 환몽구조를 통하여 당시의 현실사회를 풍자한 작품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 작품 속에 나타난 당시의 사회문제와 그것을 어떻게 소설적으로 해결해 나갔는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주인공 순우분은 무관으로 복역한 적은 있었으나 방탕한 행동으로 파직당하여 아무 하는 일 없이 술만 마시며 나날을 보내게 되는데, 이는 당시에 관직에서 쫓겨났거나 벼슬을 하지 못한 사람들을 대표한다. 이러한 그가 꿈속의 대괴안국에서 부마가 되고 남가태수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게 된 것은 곧 당시의 문인들이 자신들의 신분 내에서 "출장입상(出將入相)"의 절실한 출세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알게해 준다. 이러한 것은 <침중기>의 내용이나, 당시의 안록산(安祿山)·곽자의(郭子儀) 등 "출장입상"의 꿈을 실제로 누렸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에서 더욱 명백해진다.

둘째, 당시의 문인들이 혼인을 출세의 한 수단으로 여겼던 또다른 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 즉, 순우분이 꿈속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는 첫 과정은 대괴안국의 공주와 혼인하여 부마가 됨으로써 이루어져 권문세가와의 결합을 통해 영달을 꿈구는 출세주의적인 당시의 사풍(士風)을 묘사하고 있다. <침중기>에서도 주인공 노생이 당시 5대성의 하나였던 최씨(崔氏)의 딸과 혼인하여 영화를 누리게 되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작자가 소설의 끝 부분에서 "그러나 벼슬자리를 도둑질하여 탐생하고 있는 무리들에게 경계가 되기를 바란다.(而竊位著生, 冀將爲戒.)"고 하여, 허황된 꿈을 불합리하게 성취하려는 사회풍조에 일침을 가하고 있는 것에서 당시의 사회가 어떠했는가를 더욱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설문학은 단순히 현실사회의 반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식으로든 소설적 해결을 담게 되는데, 이런 점에서 <남가태수전>은 순우분이 꿈속에서 깨어난 후, 남가(南柯)의 허무함과 인생의 무상함을 절실히 깨닫는 것으로 사회문제의 소설적 해결을 제시하고 있다.

 

☞ 사상

당대는 유·불·도의 사상이 융합된 시기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작품들은 이 3가의 사상을 동시에 이어받고 있는데 소설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

첫째, <남가태수전>에는 유가사상이 결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표면적으로 뚜렷이 드러나있지 않을 뿐, 그 사상적 배경이 내면에 깔려 있다. 즉, 소설의 끝 부분에서 작자가 "비록 신괴한 일을 담론한다는 것은 성인의 경전에 어긋나는 일이긴 하지만 벼슬자리를 도둑질하여 탐생하고 있는 무리들에게 경계가 되기를 바란다. 후세의 군자들은 이 남가의 꿈을 우연한 일이라고 무시하고 명성이나 지위가 있다고 해서 이 천지간에서 교만하지 말기를 바라는 바이다.(雖稽神語怪, 事涉非經, 而竊位著生, 冀將爲戒, 後之君子, 幸以南柯爲偶然, 無以名位驕于天壤間云.)"라고 말한 부분에서 공자의 "괴상하고 힘쓰는 일과 어지럽히고 귀신에 관한 이야기를 말하지 않았다.(不語怪力亂神.)"는 사상을 의식한 것과, "부귀는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면 그것을 누려서는 안된다.(≪論語≫「里仁」: 富與貴是人之所欲也, 不以其道得之, 不處也.)"는 유가의 전통적인 교훈을 엿볼 수 있다.

둘째, 도가사상에 신선사상과 민속신앙이 혼합되어 종교로서의 조직과 체계를 갖춘 도교사상을 볼 수 있다. 즉, 주인공 순우분은 부귀영화에 대한 허무감을 느끼고 주색을 끊고 도문(道門)에 귀의하게 되는데, 이것은 도교의 초월적 비세속적인 은일사상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이 작품의 가장 두드러진 사상은 바로 불교사상이다. 예를 들면, 순우분은 북방을 지키고 있던 관리인 아버지에게 서신을 보내어 서로 연락을 취하게 되는데, 아버지의 답장에서, "……정축년에는 너와 만나보게 될 것이다.(歲在丁丑, 當與女相見.)"라고 한 것과, 순우분이 대괴안국을 떠나올 때 왕이 "3년 뒤에는 마땅이 그대를 맞아오도록 하겠노라.(後三年, 當令迎生.)"라고 한 것은 뒤에 순우분이 꿈에서 깨어나 도문에 귀의한 후의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작자가 "그 후 3년이 지난 다음 정축년에 그도 자기집에서 이 세상을 떠나고 마니 ……(後三年, 歲在丁丑, 亦終于家……)"라고 한 구절과 완전히 부합된다. 여기에서 불교의 내세사상과 인연설이나 윤회사상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선(善)을 쌓으면 반드시 진실한 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 불교사상의 배경하에서 순우분이 선을 쌓는 방안으로 도문을 택한 것은 당시 사회에 불교와 도교의 영향관계가 매우 밀접하였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 맺음말

당대의 유불도의 융합된 사상적 배경과 "꿈 이전 - 꿈 - 꿈 이후"의 공간적 구조를 통하여 당시의 불합리했던 사회적 모순을 풍자한 <남가태수전>은 인물·배경·구성의 묘사와 현대소설이 갖는 허구성을 갖추고 사회적 모순을 소설로써 해결한 비교적 근대적 의미의 소설 개념에 가까운 형태로 접근한 작품이다. 특히 소설에 대한 인식과 개념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시기에 이전의 지괴소설에서는 찾을 수 없는 주인공의 평민계층화, 발전된 인물묘사, 인간사회의 모습을 소설에 반영한 점 등은 <남가태수전>을 비롯한 대부분의 당 전기에 나타나 있는 두드러진 특성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당 전기를 근대적 의미의 소설의 출발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남가태수전>을 비롯한 당 전기가 완전한 소설로 평가되기에는 여전히 다음과 같은 몇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첫째, 문언체로 쓰여져 일반 서민대중을 독자로 하지 못했다.

둘째, 유가의 사상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흔적으로 소설의 처음 인물묘사와 끝 부분에서 사전체(史傳體)적인 기술을 하였다.

셋째, 이야기의 전개가 지극히 단조롭다.

 

[번역]

당(唐)나리 덕종(德宗:779-805) 때 강남(江襤) 양주(揚州) 교외에 순우분(淳于芬)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주변에 이름이 알려진 협객(俠客)으로, 원래 술을 좋아하여 한때는 그 수완이 팔려서 회남군(淮南軍)의 부장을 지낸 일도 있었지만 그것도 술로 실패한 이후로 친구들을 모아서 술을 마시는 것을 생활로 하고 있었다.

그의 집 앞에는 홰나무 고목이 한 그루 서 있었다. 그 나무는 그늘이 수십 평을 덮을 정도로 컸고, 밑동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
정원(貞元) 7년(791)의 가을철 어느날, 술을 좋아한는 순우분이 몹시 취하여 친구들이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순우분이 마루에서 잠을 자다가 문득 이상한 기척이 들려 눈을 뜨니 뜰에 마차와 함께 낯선 두 관리가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괴안(槐安) 국왕의 왕명을 받들어 모시러 왔습니다."
순우분은 일어나 그들을 따라 나섰다. 그런데 그를 태운 마차가 홰나무 구멍으로 달려들어가는 것이었다.

그곳으로 들어간 마차는 낯선 풍경 속을 수십 리나 달린 끝에 한 번화한 도시에 도착했다.
괴안국의 도성이었다. 왕궁의 성문에는 금글자로 '대괴안국(大槐安國)이라고 씌어 있었다.
괴안국 왕은 그가 마음에 들었는지 매우 친절하였다. 순우분은 그 곳에서 공주에게 장가들어 부마가 되었다.

그는 왕궁안에 거처했는데, 항상 세 명의 심부름꾼이 따라다니며 그를 도왔다. 그 중에 한 사람은순우분이 전부터 잘 아는 사이인 전자화(田子華)여서 아주 반가웠다. 또 왕을 알현할 때 늘어서 있는 수 많은 신하들 속에는 술친구 주변(周弁)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반가운 마음으로 주변에게다가가 물었더니 그는 괴안국에서 출세하여 대신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후 순우분은 남가군의태수로 임명되었다.

그는 주변과 전자화 두 사람을 자신의 보좌관으로 임명해 줄 것을 왕에게 부탁하여 허락을 받았다.
그로부터 20년 동안 두 사람의 도움으로 순우분은 남가군을 잘 다스릴 수 있었다. 또한 슬하에는 5남 2녀를 두었는데, 아들은 자라서 벼슬길에 오르고 딸은 왕족에게 시집을 갔다.
그리하여 그 가문은 누구에게도 비길 수가 없을 만큼 번성했다. 그러나 행복 끝에는 불행이 있게마련이었다.


이웃 단라국(檀羅國)의 왕이 군대를 이끌고 남가군에 쳐들어온 것이다. 주변이 삼만의 군대를 이끌고 이를 막으려 했으나 참패하고 말았다.
겨우 목숨만을 건져 도망쳐 온 주변은 그 후 등창이 나서 죽고 말았다. 얼마 후엔 순우분의 아내가병을 앓다가 죽었다. 마침내 그는 태수직을 물러나 도성으로 돌아왔다. 그가 돌아오자 그를 존경하고 따르는 귀족과 고관이 많았다. 그의 세력이 점점 커지자 왕은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던 중 마침 국난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고 상소한 자가 있었다. 또 순우분을 싫어하는 신하들로부터는 그를 규탄하는 의견이 들끓었다. 왕은 결국 순우분에게 칩거생활(蟄居生活)을 명했다. 순우분은 20여년에 걸쳐 나라에 공헌을 하고도 근신을 당하게 되자 낙담하고 말았다.

그것을 안 국왕 부처가 그를 불러 말했다.
"고향을 떠난 지도 오래 되었으니 이 기회에 한번 돌아가 보는 것이 어떤가? 애들은 우리가 맡아 줄 것이며 3년이 지나면 다시 맞이하러 사람을 보내리라."
"폐하, 제집은 여기입니다. 어디로 돌아가라고 하십니까?" 왕은 크게 웃었다.
그제야 문득 순우분은 예전 생각이 났다. 그는 관리들의 호위를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루에서 자고 있는 자기를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레져 발을 멈추었다.
그 때 따라온 관리가 그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다. 그 순간 그는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일어나 보니 자기를 수행해 온 관리들은 간 곳이 없었다. 하인은 뜰을 치우고 있고, 그가 잠들기 전에 함께술을 마시던 두 친구는 발을 씻고 있는 중이었다.
그제서야 그는 괴안국에서의 긴 세월이 꿈이었음을 알았다. 그는 친구들과 같이 홰나무 밑동의 구멍 속을 파헤쳐 보았다. 그 곳에는 성처럼 생긴 개미집이 있었다. 두 마리의 붉고 큰 개미를 몇십마리의 큰 개미들이 지키고 있었다.
'음, 이것이 괴안국의 대궐이고 저 붉은 개미가 왕과 왕비로구나!'
순우분은 다시 구멍을 따라 남쪽 가지로 올라가 보았다. 거기에도 성처럼 생긴 개미집이 있었다.

그곳이 괴안국을 쳐들어온 남가군이 분명했다. 꿈에서 고락을 같이 한 주변과 전자화 생각이 나서사람을 보냈다. 그랬더니 주변은 원인 모를 병으로 죽고, 전자화도 병으로 누워 있는 중이었다.
순우분은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술과 색을 끊고 도교를 받드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3년 후 마흔의 나이로 일생을 마쳤다. 괴안국의 왕이 다시 부르겠다는 3년 뒤의 일이었다.

 

[원문]

http://blog.daum.net/glay0608/10335931

 

한단지몽 [邯鄲之夢]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음과 영화(榮華)의 헛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노생(盧生)이 한단의 장터에서 도사 여옹(呂翁)의 베개를 베고 잠들어 있는 동안 일생의 경력을 모두 꿈꾼 고사에서 나온 말로, 인간 일생의 영고성쇠(榮枯盛衰)는 한바탕 꿈에 지나지 않음을 비유한 말이다. 심기제(沈旣濟)는 중국 중당(中唐)의 전기작가(傳奇作家)로, 당대(唐代) 전기소설의 대표작인 《침중기(枕中記)》를 저술하여, 명나라 탕현조(湯顯祖)의 희곡 《한단기(邯鄲記)》의 바탕이 되었다.

다음은 《침중기》 가운데 나오는 이야기이다.

당나라 현종(玄宗) 때의 일이다. 도사 여옹은 한단(邯鄲)으로 가는 도중 주막에서 쉬다가 노생이라는 젊은이를 만났다.

그는 산동(山東)에 사는데, 아무리 애를 써봐도 가난을 면치 못하고 산다며 신세한탄을 하고는 졸기 시작했다.

여옹이 보따리 속에서 양쪽으로 구멍이 뚫린 도자기 베개를 꺼내 주자 노생은 그것을 베고 잠이 들었다.

노생이 꿈 속에서 점점 커지는 베개 구멍 속으로 들어가보니, 고래등 같은 집이 있었다.

노생은 최씨 명문가인 그집 딸과 결혼하고 과거에 급제한 뒤 벼슬길에 나아가 순조롭게 승진하여 마침내 재상이 되었다.

그후 10년간 명재상으로 이름이 높았으나, 어느 날 갑자기 역적으로 몰려 잡혀가게 되었다. 노생은 포박당하며

"내 고향 산동에서 농사나 지으면서 살았으면 이런 억울한 누명은 쓰지 않았을 텐데, 무엇 때문에 벼슬길에 나갔던가.

그 옛날 누더기를 걸치고 한단의 거리를 거닐던 때가 그립구나"

라고 말하며 자결하려 했으나, 아내와 아들의 만류로 이루지 못했다.

다행히 사형은 면하고 변방으로 유배되었다가 수년 후 모함이었음이 밝혀져 다시 재상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그후 노생은 모두 고관이 된 아들 다섯과 열 명의 손자를 거느리고 행복하게 살다가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마쳤다.

그런데 노생이 기지개를 켜며 깨어 보니 꿈이었다.

옆에는 노옹이 앉아 있었고, 주막집 주인이 메조밥을 짓고 있었는데, 아직 뜸이 들지 않았을 정도의 짧은 동안의 꿈이었다.

노생을 바라보고 있던 여옹은 "인생은 다 그런 것이라네"라고 웃으며 말했다. 노생은 한바탕 꿈으로 온갖 영욕과 부귀와 죽음까지도 다 겪게 해서 부질없는 욕망을 막아준 여옹의 가르침에 머리 숙여 감사하고 한단을 떠났다.

이 이야기에서 '한단지몽'이란 말이 비롯되었으며, 인간의 부귀영화나 인생의 영고성쇠가 다 꿈같이 부질없음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한단몽(邯鄲夢)·

한단지침(邯鄲之枕)·

한단몽침(邯鄲夢枕)·

노생지몽(盧生之夢)·

황량지몽(黃粱之夢)·

일취지몽(一炊之夢)이라고도 한다

http://100.naver.com/100.nhn?docid=7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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