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터넷에 회자되는 아래 번역시는 송대 야부 스님의 선시(禪詩)다.

현해 스님의 법문에도 야보스님이 소개되어 있어 함께 소개한다.

 

宋나라 때 冶父(야보) 道川禪師의 禪詩

園中花笑聲未聽

(원중화소성미청)정원에 꽃은 웃고 있어도 웃음소리 들리지 않고

林中鳥涕淚難觀

(임중조체루난관)숲속에 새는 울고 있어도 눈물이 보이지 않는다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대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고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달빛은 연못 바닥까지 꿰뚫지만 물에는 흔적조차 없구나.

 

현해스님(전 월정사 회주) / 의미있는 욕심만 가지자

http://blog.daum.net/lgguil/714

人人何事行五欲인가

인인하사행오욕, 사람들이 어떤 일로 오욕만 행하고 있는가?

血氣識情深地獄하네

혈기식정심지옥, 젊은 생각으로 항상 지옥만 깊어가네.

苦海能事折情識이면

고해능사절정식, 고해에서 능히 한 생각을 돌이켜 생각을 끊어 버리면

天下忽變作黃金하네

천하홀변작황금, 천하가 홀연히 황금으로 변한다.

 

벌써 새해에 접어들어 입춘이 지나 바야흐로 봄이 왔습니다.

사람들은 봄이 오면 수선스러운 봄맞이 준비와 갖가지 생활계획을 세웁니다.

마치 년초에 일년계획을 세우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이라는 것이 사실은 우리들 욕심을 바탕으로 구성되어지는 것이라서 좀 무모한 것들이 없지 않습니다. 많은 계획들 중에는 어쩌면 실현 불가능한 계획들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희망이나 바람이라고 믿고 또 그것을 실현하려 애쓰는 데 그 의미를 더 많이 부여합니다. 아름다운 욕심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이 욕심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이 ‘욕심(慾心)’이라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하고자 하는 마음, 가지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우리 인간들의 발전과 미래를 만들어 온 마음입니다.

만약 우리에게 이 ‘욕심’이라는 마음이 없었다면 우리는 진화하지도, 개척하지도, 발명하거나

발전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처음보다 더 도태된 모습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이 ‘욕심’이라는 마음이 있어서 오늘날의 이 엄청난 문화와 생활과 삶의 발전을 가져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희망’이라는 소중한 재산을 가져다 주기도 하였습니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욕심’을 바라보면 이렇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법칙에는 항상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반면에는 항상 어두운 부정의 그림자가 더 크게 드리우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내 자신보다 내 그림자가 더 크게 보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문제는 이 ‘욕심’에는 브레이크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 번 탄력이 붙으면 결코 멈추지 않는 성질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 욕심 앞에서는 윤리도, 질서와 도덕도 모두 아무런 제동장치가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욕심’의 꼭 한 가지 조그마한 단점이자 인간에게만 있는 가장 잔인하고 무서운 파멸의 무기이기도 한 것입니다.

우리가 ‘욕심’을 길들이지 못하고, ‘욕심’에 길들게 되면 우리는 물질적, 정신적 파괴는 물론이고

육체적 파괴까지 초래하게 되므로 결국 모든 것이 파괴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인간에게 ‘희망’과 ‘파괴’의 양면성을 가진 ‘욕심’이라는 아주 아이러니한 ‘괴물’ 하나를 마음에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 주위에도 그러한 사람들을 많이 보곤 합니다만 아무도 그것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옛 스님이 말씀 하시기를, ‘욕심에 물들게 되면 죽어서 지옥에 떨어짐은 물론이요,

살아서도 지옥 속에 사는 것과 같은 것이니

항상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서 욕심에 물들지 않게 하라’ 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처럼 마음을 다스리려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 ‘생각의 전환’을 불교에서는 ‘한 생각 돌이킨다’라고 표현하는데

이 ‘한 생각 돌이킴’한 번으로 지옥이 홀연히 극락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것이 위에서 읊은 시의 내용입니다.

 

한 생각을 바꾸어 보면은 어린 아이들이 놀고 장난하는 그 속에도 부처님의 도리가 있습니다.

한 생각을 돌이켜서 자세히 보면 술 마시고 노는 일에도 뭔가가 있는 것입니다.

도가 반드시 산중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 생각을 돌이키지 못하고 보면 아무리 산중을 찾아가도 도인이 안 보입니다.

한 생각을 돌이켜 보면 곳곳이 도인이고 곳곳이 도이고

심지어는 부는 바람소리까지 부처님 법문으로 들립니다.

장사꾼들이 이것 사세요, 저것 사세요 하는 것도 부처님의 법문입니다.

 

千尺絲綸直下垂

천척사륜직하수, 깊고 깊은 바닷물에 천 자나 되는 낚시줄을 드리우니

一波自動萬波隨

일파자동만파수, 그 자리에 한 물결이 일어나 온 바다에 퍼져가네

夜靜水寒魚不食

야정수한어불식, 밤은 깊어 고요하고 물은 차서 고기가 없으니

滿船空載月明歸

만선공재월명귀,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네.

 

이 시는 금강경 5가해에 나오는 야부 스님의 게송입니다.

 

고기를 잡으려고 아무리 깊은 바다에 낚시줄을 던져 놓아도

고기가 물지 않으면 빈 배로 돌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부처님의 가르침을 좋다 한들 내 잣대로 이러쿵저러쿵 하다 보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도 제도 받을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내가 제도를 받고 구원을 받으려면 이 잣대를 하루 빨리 벗어나 부처님의 낚시에 걸려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부처님의 구원의 배, 바로 이 법당이 가득 찰 것이라고 믿습니다.

 

山堂靜夜坐無言

산당정야좌무언, 밤 깊어 고요한 암자에 말없이 홀로 앉으니

寂寂寥寥本自然

적적요요본자연, 고요하고 고요해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어라.

何事西風動林野

하사서풍동임야, 어찌하여 서쪽에 바람이 불어와 이 숲을 뒤흔드는가?

一聲寒雁礪長天

일성한안여장천, 넓은 하늘엔 찬 기러기 울음소리로 가득하네.

 

 

http://blog.naver.com/bhjang3/140055011109

〔自笑〕

나 자신을 비웃노라 


如醉如醒度半生 취한 듯이 깬 듯이 반평생을 보내면서
여취여성도반생
到頭 得此身名 간 곳마다 푸짐한 건 이 몸의 이름이지
도두 득차신명
泥沙滿地掉 晩 진창 모래 천지인데 갈기 늦게 흔들었고
니사만지도 
만網彌天舒翼輕 하늘 가득 그물인데 경솔하게 날개 폈어

망미천서익경

落日齊山誰繫住 제산에 지는 해를 누가 잡아맬 것인가
낙일제산수계주
衝風楚水可橫行 풍파 드센 초수를 마음대로 어이 가리
충풍초수가횡행
同胞未必皆同命 형제라고 운명이 다 같지야 않겠지만
동포미필개동명
自笑迂儒闇世情 세상물정 어두운 선비 나 자신을 비웃노라
자소우유암세정

 

草草冠裳是汝欺 초초한 그 옷차림 바로 너를 속인 것이지
초초관상시여기
十年驅策 奔疲 십 년을 쏘댔지만 피곤 말고 소득이 뭔가
십년구책 분피
智周萬物愚無對 만물을 다 안다면서 대답 못하는 우자이며
지주만물우무대
名動千人謗已隨 천인이 이름 알아도 그 뒤에는 훼방인 것을
명동천인방이수
不見紅顔多薄命 미인이 흔히 박명하다고 그 기록 안 보았던가
부견홍안다박명
由來白眼在親知 백안으로 보는 자는 언제나 친지 쪽인데
유래백안재친지
蛇鱗 翼終何待 뱀비늘에 매미날개 게서 뭘 기대하리
사린 익종하대
自笑吾生到底癡 우스워라 나야말로 철저한 멍청이로세

자소오생도저치

 

 

 

迷茫義路與仁居 의로 인거 어디인지 갈피를 못 잡고서

미망의로여인거

求道彷徨弱冠初 그 길을 찾으려고 약관 시절에 방황했지

구도방황약관초

妄要盡知天下事 이 세상 모든 일을 모두다 알 양으로

망요진지천하사

遂思窮覽域中書 책이라고 생긴 것은 다 읽기로 생각했다네

수사궁람역중서

淸時苦作傷弓鳥 태평시절 괴롭게도 활에 다친 새였더니

청시고작상궁조

殘命仍成掛網魚 남은 목숨 이제는 그물에 걸린 고기로세

잔명잉성괘망어

載有人知我否 천년 두고 어느 누가 나를 알자 있을는지

천재유인지아부

立心非枉是才 마음 잘못 먹은게 아니라 재주 적어 그런거야

입심비왕시재

 

 

浮世論交問幾人 뜬 세상에 사귈 사람 몇이나 된다던가

부세론교문기인

枉將朝市作情眞 조시사람 잘못 알고 진정으로 대해서야

왕장조시작정진

菊花影下詩作重 국화 그림자 아래서는 시 잘한다는 이름 높고

국화영하시작중

楓樹壇中嘗會頻 단풍나무 단 속에선 연회가 잦은 법이지

풍수단중상회빈

驥展好看蠅附尾 천리마 꼬리에 붙은 파리는 좋게 보고

기전호간승부미

龍顚不禁蟻侵鱗 개미가 기어올라도 용은 그냥 둬둔다네

용전부금의침린

紛綸物態成孤笑 세상의 온갖 꼴들 웃음이 절로 나와

분륜물태성고소

一任東華暗軟塵 동화의 먼지 속에다 묻어두고 말자꾸나

일임동화암연진

 

 

 

 

深知涉世難 강직하면 세상 살기 참으로 어려워

심지섭세난

俳優叢集笑儒冠 광대들이 때로 모여 유자라면 비웃어대지

배우총집소유관

都無熱肺爭微祿 열정이라곤 전혀 없이 적은 녹이나 다투고

도무열폐쟁미록

未作卑顔事達官 달관이나 꿈꾸면서 얼굴빛은 안 그런 체

미작비안사달관

紅杏園林留酒飮 살구나무 동산에서 술이나 늘 마시고

홍행원림유주음

綠苔門卷抱書看 이끼 낀 집에 앉아 책을 들고 보기도 하지

록태문권포서간

呑舟不遇瀛溟水 배를 삼킬 큰 고기는 큰 바다 못 만나서

탄주부우영명수

容易含鉤上竹竿 낚시 물고 낚시대에 매달리기 일쑤라네

용이함구상죽간

 

 

 

 

金華玉署解塵綠 금화거나 옥서거나 세상 인연 모두 끊고

금화옥서해진록

苕水鍾山興杳然 아슴푸레 그리운 곳 소수 종산 뿐이라네

초수종산흥묘연

喚婦 張桑拓圃 아내 불러 뽕나무 심을 밭이나 더 넓히고

환부 장상탁포

敎兒經略菜苽田 채소밭은 자식 시켜 가꾸라고 하면 되지

교아경략채고전

天於淸福?無比 하늘이 점지한 복은 인색하기 그지없어도

천어청복?무비

地設荒 待有年 땅이 만든 벽촌에는 풍년이 없지 않아

지설황 대유연

萬事不如今日飮 뭐니뭐니 해도 오늘 당장 마시는 게 제일이지

만사부여금일음

思明日事是癡癲 내일 일을 생각하면 그는 벌써 바보라네

사명일사시치전

 

 

 

二十秋 낙심하고 실망하고 이십년을 보내면서

이십추

夢中微獲覺來收 꿈속에서 얻은 것을 깨고 나서 거뒀다네

몽중미획각래수

浮名四達已陳跡 사방에 난 헛 명예 그도 모두 지나간 일

부명사달이진적

外物一空餘禿頭 몸 말고는 있는 게 없고 남은 것은 대머리뿐

외물일공여독두

顧賀昔稱江左望 옛날에는 강좌에서 고하를 쳤었는데

고하석칭강좌망

蔡陵今作 西羞 지금은 채릉이 농서의 추물이라오

채릉금작 서수

眼前莫造崎嶇想 기구한 생각일랑 지금 당장 하지 말자

안전막조기구상

隨意雲行又水流 구름 따라 물 따라 가는 대로 가면 되지

수의운행우수류

 

 

 

不幸窮來莫送窮 불행하게 온 빈궁을 쫓으려고 하지 말자

불행궁래막송궁

固窮眞正是豪雄 곤궁을 이기는 것 그게 영웅 호걸이지

고궁진정시호웅

成灰孰顧漢安國 재가 된 한안국을 누가 다시 돌아보리

성회숙고한안국

臨渡常逢呂馬童 강 건널 때 언제나 여마동을 만난다네

임도상봉여마동

寵辱莊生春夢裡 사랑 받건 욕을 먹건 장주의 춘몽이요

총욕장생춘몽리

賢愚杜老醉歌中 현자거나 우자거나 술취한 두보 노래 속이야

현우두노취가중

海天昨夜雨 어젯밤 바다 위에 부슬부슬 내린 비로

해천작야우

雜沓林花萬樹紅 잡다한 나무숲에 온갖 꽃들 다 폈겠다

잡답림화만수홍

 

 

 

呂宋瓜 東復東 여송 과애 풍속들이 동으로 동으로 밀려와서

여송과 동부동

被風吹轉似飛蓬 바람 타고 날아오는 쑥대처럼 빠르다네

피풍취전사비봉

晩年湯沐長 縣 늘그막의 탕목읍이 장기현이 기란 말가

만년탕목장 현

小劫滄桑短髮翁 상전벽해 다 겪은 머리 짧은 영감이로세

소겁창상단발옹

滿案魚蝦非薄祿 고기반찬 상에 가득 이 어디 박한 녹인가

만안어하비박록

園松竹也淸風 정원 두른 송죽은 맑은 바람 만들어낸다

원송죽야청풍

破書千卷將何措 읽고 남은 천 권 책을 어디에다 쓸 것인가

파서천권장하조

如夷是汝功 구덩이 속을 평지처럼 네 덕으로 살고 있단다

여이시여공

 

 

 

衆口銷金太母知 입이 많으면 쇠도 녹는 것 할머니가 아는 일이지

중구소김태모지

叢拳下石莫驚疑 뭇주먹 돌팔매를 이상하게 여길 것 없어

총권하석막경의

人方怯耳非憎我 사람들이 겁나서지 내가 미워하는 짓 아니며

인방겁이비증아

天實爲之欲恨誰 하늘의 뜻인 것을 그 누구를 한할 것인가

천실위지욕한수

北極星辰如昨日 북극에 별들은 어제와 똑같은데

북극성진여작일

西江風浪竟何時 서강의 풍랑은 어느 때나 멎을는지

서강풍랑경하시

窮途只 胸懷窄 막다른 골목에서 이 마음 좁아질까봐

궁도지 흉회착

臨海柴門 立遲 바다쪽 사립문에서 우두커니 서있다오.

림해시문 립지

 

 
 




對酒問月
-李白
♡ 對 酒 問 月 달에게 묻노니 - 이 백 -
靑天有月來機時 / 청천유월래기시
푸른 하늘 저 달이 언제부터 있어 왔나?


我今停盃一問之 / 아금정배일문지
나 지금 술잔 멈추고 한 번 물어 보자꾸나


人攀明月不可得 / 인반명월불가득사람이 밝은 달을 기어올라 따라올 수는 없으니


月行却與人相隨 / 월행각여인상수달이 도리어 사람을 따라오는구나


皎如飛鏡臨丹闕 / 교여비경임단궐
빛나는거울처럼 흰 달빛 붉은 문에 비치고


綠烟滅盡淸輝發 / 녹연멸진청휘발
푸른 안개 다 사라지니 맑은 빛을 내는구나


但見宵從海上來 / 단견소종해상래다만 밤이면 바다에서 떠오르는 것을 볼 뿐이니

寧知曉向雲間沒 / 영지효향운간몰
어찌 새벽에 구름 사이로 지는 것을 알까


白兎搗藥秋復春 / 백토도약추복춘흰 토끼는 불사약을 가을이나 봄이나 찧고 있는데


姮娥細栖與誰隣 / 항아세서여수린항아는 외로운 집에서 누구와 이웃하고 있을까

今人不見古時月 / 금인불견고시월
지금 사람들은 옛 날의 저 달을 보지 못하지만



今月曾經照古人 / 금월증경조고인지금 저 달은 일찍이 옛 사람들을 비추었겠지


古人今人若流水 / 고인금인약류수옛사람이나 지금사람 모두 흐르는 물과 같아


共看明月皆如此 / 공간명월개여차
같이 밝은 달을 보고 모두 이와 같았겠지

惟願當歌對酒時 / 유원당가대주시
오직 바라는 건, 노래하고 술 마실 동안은

月光長照金樽裏 / 월광장조금준리
달빛이여,길이 금잔 속을 비춰 주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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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漢詩 80首 감상

가을 漢詩 80首 감상 ★ 산행(山行) - 두목(杜牧) 당 말기 시인(803-853) 遠上寒山石俓斜(원상한산석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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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야(秋夜)

- 박영 (朴英. 조선시대 시인)

西風吹動碧梧枝

(서풍취동벽오지)-서풍이 산들산들 불어오는 밤

落葉侵窓夢覺時

(낙엽침창몽각시)-오동잎 지는소리 잠이깨였네

明月滿庭人寂寂

(명월만정인적적)-밝은달 뜰에가득 고요하온데

一簾秋思候蟲知

(일염추사후충지)-슬피우는 귀뚜라미 가을알리오

 

 

★ 산행(山行)

- 석지영(石之嶸. 조선시대 시인)

 

斜日不逢人(사일불봉인)-해지도록 만나는이 한사람없고 徹雲遙寺磬(철운요사경)-구름밖에 풍경소리 들려만오네 山寒秋己盡(산한추기진)-날씨차고 가을이미 저물어가니 黃葉覆樵徑(황엽복초경)-단풍들어 지는잎 산길을 덮네

 

★ 추야월우명(秋夜月又明) - 사도세자(思悼世子)

 

繡簾捲盡畵樓頭

(수렴권진화루두)-그림같은 다락머리 주렴걷고 앉았으니

坐看金風木葉流

(좌간금풍목엽류)-가을바람 불어오며 지는잎 물에떴네

萬星碧소如海日

(만성벽소여해일)-별을 뿌린 하늘위에 뚜렸이 솟은달은

年年高著不曾休

(년년고저불증휴)-해마다 높이걸어 떨어질 줄 모르네

 

 

★ 추일전원(秋日田園)

- 이서구(李書九. 조선시대 시인)

 

柴門新拓數弓荒

(시문신척수궁황)-사립문밖 묵밭새로 일어냈으니

眞是終南舊草堂

(진시종남구초당)-종남산 기슭이 옛 터전일세

藜杖閒聽田水響

(려장한청전수향)-지팡이 꽂아놓고 물고를 보고

筍輿時過稻花香

(순여시과도화향)-대바구니 손에들고 들러나가네

魚梁夜火歸寒雨

(어량야화귀한우)-고깃불 찬비속을 젖어 돌아오고

蟹窟秋煙拾早霜

(해굴추연습조상)-계연기 된서리에 얼어서렸오

始信鄕園風味好

(시신향원풍미호)-이제겨우 시골 재미 알게 되었으니

百年吾欲老耕桑

(백년오욕노경상)-앞으론 농사지어 늙으려하오

 

 

★ 창헌추일(蒼軒秋日)

- 범경문(范慶文. 조선시대 시인)

 

歸雲映夕塘

(귀운영석당)-가는구름 못물위에 떠러저뜨고

落照飜秋木

(락조번추목)-저녁노을 나뭇가지 걸려붉었네

開戶對靑山

(개호대청산)-창을여니 푸른산 우뚝서있어

悠然太古色

(유연태고색)-언제든지 옛모습 그대로일세

 

 

★ 추회(秋懷)

- 이채 (李采. 조선시대 시인)

 

秋來病起減腰圍

(추래병기감요위)-병든모 가을들어 몸집마저 여위는데

倦枕看山繞翠微

(권침간산요취미)-벼개를 돋우비고 산만바라 누었구나

黃葉村深人不到

(황엽촌심인불도)-단풍잎 짙은마을 오는사람 하나없고

雀羅終日掩柴扉

(작라종일엄시비)-새그늘 종일토록 사립위에  쳐놓았네

 

 

★ 추침(秋砧. 가을 다디미 소리)

- 정학연(丁學淵.조선시대 시인)

 

百濟城高一雁飛

(백제성고일안비)-허무러진 성터위로 외기러기 나르는데

憶郞秋夜減腰圍

(억랑추야감요위)-가을밤 임그리워 가는허리 더야위웠네

西關北塞無征戌

(서관북새무정술)-북쪽새방 무사한지 수자리 간이없고

只是忠州敲客衣

(지시충주고객의)-밤을새어 뚜디는건 싹다듬이 소리구나

 

 

 

★ 추침(秋砧. 가을 다디미 소리)

- 정익용(鄭益鎔. 조선시대 시인)

 

手製郞衣草色新

(수제랑의초색신)-풀빛파릇 좋을적에 봄노리 하신다고

香塵투了五陵春

(향진투료오릉춘)-차려입고 가신그옷 곤때묻어 더러울걸

春閨一別無消息

(춘규일별무소식)-한번훌적 떠나신님 소식마저 아득한데

만作秋燈不寐人

(만작추등불매인)-가을밤 새워가며 옷다듬어 무얼하나

 

 

 

★ 추일산중즉사(秋日山中卽事)

- 왕석보(王錫輔. 조선시대 시인)

 

高林策策響西風

(고림책책향서풍)-나무 숲 우수수 바람앞에 울부짖고

霜果團團霜葉紅

(상과단단상엽홍)-과실모두 서리멎어 잎새함께 붉엇구나

時有隣鷄來啄栗

(시유인계래탁율)-이웃 달가 모아들어 널은 서속 쪼아먹되

主人看屋臥庭中

(주인간옥와정중)-주인은 모르고서 뜰위에서 잠만자네

 

 

 

★ 추흥(秋興) - 강난향(姜蘭馨.조선시대 시인)

 

獨抱琴書久掩扉

(독포금서구엄비)-고(琴)를뜯고 책을 보며 조용하게 살아가니

迂儒心事世相違

(우유심사세상위)-시꺼러운 세상형편 마음서로 맞질않네

伊來病骨知寒早

(이래병골지한조)-병들고 약한몸이 추위일직 알게되어

八月中旬己授衣

(팔월중순기수의)-팔월도 반못가서 철옷구며 입었으니

 

 

 

★ 추만출혜화문(秋晩出惠化門)

- 정대식(丁大寔.조선시대 시인)

 

小靑門外市塵空

(소청문외시진공)-소청문밖 내달으니 먼지잠자고

驢背斜陽艶艶紅

(려배사양염염홍)-나귀등에 지는햇볕 곱게비치네

野菊溪楓霜意近

(야국계풍상의근)-단풍붉고 국화곱게 피어있어서

十分秋色畵圖中

(십분추색화도중)-가을풍경 그림인듯 황홀하구나

 

 

 

★ 추야유감(秋夜有感)

- 작자미상

 

陽江館裡西風起

(양강관리서풍기)-나그네마음 처량할제 가을바람 불어와서

後山欲醉前江淸

(후산욕취전강청)-산취한듯 붉었는데 강물만은 맑았구나

紗窓月白百蟲咽

(사창월백백충인)-사창에 달이밝고 귀뚜리도 슬피울제

孤枕衾寒夢不成

(고침금한몽불성)-외로울사 벼겟머리 꿈도자로 못이루네

 

 

 

★ 창암정(蒼岩亭)

- 추향(秋香. 장성기생. 조선시대)

 

移棹蒼江口

(이도창강구)-노를저어 강어구에 배를 대이니

驚人宿鳥飜

(경인숙조번)-자든새 놀라깨어 펄펄나르네

山紅秋有迹

(산홍추유적)-가을은 나뭇잎에 곱게물들고

沙白月無痕

(사백월무흔)-밝은달 모래밭에 떠러져희네

 

 

 

★ 추사(秋思)

- 취죽(翠竹.안동권씨 여종-家婢-. 조선시대)

 

洞天如水月蒼蒼

(동천여수월창창)-파란달빛 차거웁게 쌀쌀하온데

樹葉簫簫夜有霜

(수엽소소야유상)-나뭇잎 지는소리 처량하구나

十二상擴簾人獨宿

(십이상렴인독숙)-비단주렴 드린속에 혼자누으니

玉屛還이繡鴛鴦

(옥병환이수원앙)-원앙침 함께하는 임이그리워

 

 

 

★ 가을(秋)

-작자미상

 

颱風襲萬里

(태풍습만리)-태풍이 불어와 사방을 덥치고,

暴雨日增流

(폭우일증류)-사나운 비는 날마다 더욱더 흘러 내리네.

野毁人心愁

(야훼인심수)-들녘은 무너져 사람의 마음 근심스러운데,

唯실亂醒秋

(유실난성추)-오직 귀뚜라미 시끄러워 가을이 옴을 알았네.

 

 

 

★ 가을(秋)

- 운곡 원천석

 

殘暑逼軒楹

(잔서핍헌영)-남은 더위가 난간을 핍박하건만

滿野秋光天降祥

(만야추광천강상)-들에 가득한 가을빛이 상서로운 조짐인지

雨過餘熱遞新涼

(우과여열체신량)-비가 지나자 남은 더위가 서늘하게 바뀌었네

露華初重夜生涼

(로화초중야생량)-이슬 꽃이 막 내려 밤이면 서늘해지네

天衢漂渺氣凝祥

(천구표묘기응상)-아득한 하늘 거리에 상서로운 기운이 어리어

河漢無波夜色涼

(하한무파야색량)-은하수는 물결 없고 밤 빛은 서늘하네

蟬老燕歸風颯颯

(선로연귀풍삽삽)-매미는 늙고 제비는 돌아가 바람도 쓸쓸한데

虫弔藜床序已秋

(충조려상서이추)-명아주 평상에 벌레 우니 벌써 가을인가

聲緊孤梧金井畔

(성긴고오금정반)-오동나무 우물가에 벌레소리 들리자

中秋氣候稍淸寒

(중추기후초청한)-한가위 날씨가 차츰 맑고 서늘해져

月從山頂湧銀槃

(월종산정용은반)-달은 산꼭대기에서 은 쟁반으로 솟아오르네

九月九日天光淸

(구월구일천광청)-구월 구일에 하늘빛이 맑아

菊澗楓林又一秋

(국간풍임우일추)-국화꽃 단풍나무가 또다시 가을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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