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滕穆醉遊聚景園記 등목이 취경원에서 술취해 노닌 이야기

등목(滕穆)은 과거 길에 취경원(聚景園)에서 술에 취해 노닐다 송 왕조 때의 궁녀 위방화(衛芳華)를 만난다. 두 사람은 시를 화답하며 사랑을 확인하고 마침내 등목의 귀향길에 동행한다. 방화는 유가적인 부덕(婦德)을 실천하여 집안과 이웃의 칭송을 한 몸에 받는데 결국 3년간 전세의 인연이 다했다며 명계로 돌아간다. 등목은 끝내 아내를 잊지 못해 산으로 약초를 캐러 들어가 종적을 감춘다.

-「등목취유취경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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滕穆醉遊聚景園記

延祐初,永嘉滕生名穆,年二十六。美風調,善吟詠,為眾所推許。素聞臨安山水之勝,思一遊焉。甲寅歲,科舉之詔興,遂以鄉書赴薦。至,則僑居湧金門外,無日不往來於南北兩山及湖上諸刹,靈隱、天竺、淨慈、寶石之類;以至玉泉、虎跑、天龍、靈鷲,石屋之洞,冷泉之亭。幽澗深林,懸崖絕壁,足跡殆將遍焉。七月之望,於曲院賞蓮,因而宿湖,泊舟雷峰塔下。是夜,月色如晝,荷香滿身。時聞大魚跳躑於波間,宿鳥飛鳴於岸際。生已大醉。寢不能寐,披衣而起。繞堤觀望,行至聚景園,信步而入。時宋亡已四十年,園中台館,如會芳殿、清輝閣、翠光亭皆已頹毀,惟瑤津西軒巋然獨存。

生至軒下,憑欄少憩。俄見一美人先行,一侍女隨之,自外而入。風鬟霧鬢,綽約多姿,望之殆若神仙。生於軒下,屏息以觀其所為。美人言曰:“湖山如故,風景不殊,但時移世換,令人有《黍離》之悲耳!”行至園北太湖石畔,遂詠詩曰:

湖上園亭好,重來憶舊遊。征歌調《玉樹》,閱舞按《梁州》。徑狹花迎輦,池深柳拂舟。昔人皆已歿,誰與話風流!

生放逸者,初見其貌,已不能定情,及聞此作,技癢不可複禁。即於軒下續吟曰:

湖上園亭好,相逢絕代人。嫦娥辭月殿,織女下天津。未領心中意,渾疑夢裏身。願吹鄒子律,幽穀發陽春。

吟已,趨出赴之。美人亦不驚訝,但徐言曰:“固知郎君在此,特來尋訪耳。”生問其姓名。美人曰:“妾棄人間已久,欲自陳敘,誠恐驚動郎君。”生聞此言,審其為鬼,亦無所懼,固問之。乃曰:“芳華姓衛,故宋理宗朝宮人也,年二十三而歿,殯於此園之側。今晚因往演福訪賈貴妃,蒙延坐久,不覺歸遲,致令郎君於此久待。”即命侍女曰:“翹翹,可於舍中取裀席酒果來。今夜月色如此,郎君又至,不可虛度,可便於此賞月也。”翹翹應命而去。須臾,攜紫氍毹,設白玉碾花樽,碧琉璃盞,醪醴馨香,非世所有。與生談謔笑詠,詞旨清婉。複命翹翹歌以侑酒。翹翹請歌柳耆卿《望海潮》詞。美人曰:“對新人不宜歌舊曲。”即於座上自製《木蘭花慢》一闋,命翹翹歌之曰:

記前朝舊事,曾此地,會神仙。向月地雲階,重攜翠袖,來拾花鈿。繁華總隨流水,歎一場春夢杳難圓。廢港芙蕖滴露,斷堤楊柳垂煙。  兩峰南北隻依然,輦路草芊芊。悵別館離宮,煙銷鳳蓋,波浸龍船。平時玉屏金屋,對漆燈無焰夜如年。落日牛羊壟上,西風燕雀林邊。

歌竟,美人潸然垂淚。生以言慰解,仍微詞挑之,以觀其意。即起謝曰:“殂謝之人,久為塵土,若得奉侍巾櫛,雖死不朽。且郎君適間詩句,固已許之矣。願吹鄒子之律,而一發幽穀之春也。”生曰:“向者之詩,率口而出,實本無意,豈料便成語讖。”良久,月隱西垣,河傾東嶺,即命翹翹撤席。美人曰:“敝居僻陋,非郎君之所處,隻此西軒可也。”遂攜手而入,假寢軒下,交會之事,一如人間。將旦,揮涕而別。

至晝,往訪於園側,果有宋宮人衛芳華之墓,墓左一小丘,即翹翹所瘞也。生感歎逾時。迨暮,又赴西軒,則美人已先至矣。迎謂生曰:“日間感君相訪,然而妾止卜其夜,未卜其晝,故不敢奉見。數日之後,當得無間耳。”自是無夕而不會。經旬之後,白晝亦見,生遂攜歸所寓安焉。已而生下第東歸,美人願隨之去。生問:“翹翹何以不從?”曰:“妾既奉侍君子,舊宅無人,留其看守耳。”生與之同回鄉裏,見親識,紿之曰:“娶於杭郡之良家。”眾見其舉止溫柔,言詞慧利,信且悅之。美人處生之室,奉長上以禮,待婢仆以恩,左右鄰裏,俱得其歡心。且又勤於治家,潔於守己,雖中門之外,未嚐輕出。眾鹹賀生得內助。

荏苒三歲,當丁巳年之初秋,生又治裝赴浙省鄉試,行有日矣。美人請於生曰:“臨安,妾鄉也。從君至此,已閱三秋。今願得偕行,以顧視翹翹。”生許諾,遂賃舟同載,直抵錢塘,僦屋以居。至之明日,適值七月之望,美人謂生曰:“三年前曾於此夕與君相會,今適當其期,欲與君同赴聚景,再續舊遊可乎?”生如其言,載酒而往。至晚,月上東垣,蓮開南浦,露柳煙篁,動搖堤岸,宛然昔時之景。行至園前,則翹翹迎拜於路首曰:“娘子陪侍郎君,遨遊城郭,首尾三年,已極人間之歡,獨不記念舊居乎?”三人入園,至西軒而坐。美人忽垂淚而告生曰:“感君不棄,侍奉房帷,未遂深歡,又當永別。”生曰:“何故?”對曰:“妾本幽陰之質,久踐陽明之世,甚非所宜。特以與君有夙世之緣,故冒犯條律以相從耳。今而緣盡,自當奉辭。”生驚問曰:“然則何時?”對曰:“止在今夕耳。” 生淒惶不忍。美人曰:“妾非不欲終事君子,永奉歡娛。然而程命有限,不可違越。若更遲留,須當獲戾,非止有損於妾,亦將不利於君。豈不見越娘之事乎?”生意稍悟,然亦悲傷感愴,徹宵不寐。及山寺鍾鳴,水村雞唱,急起與生為別,解所禦玉指環係於生之衣帶,曰:“異日見此,無忘舊情。”遂分袂而去,然猶頻頻回顧,良久始滅。生大慟而返。

翌日,具肴醴,焚鏹楮於墓下,作文以吊之曰:

惟靈生而淑美,出類超群。稟奇姿於仙聖,鍾秀氣於乾坤。粲然如花之麗,粹然如玉之溫。達則天上之金屋,窮則路左之荒墳。托鬆揪而共處,對狐兔之群奔。落花流水,斷雨殘雲。中原多事,故國無君。撫光陰之過隙,視日月之奔輪。然而精靈不泯,性識長存。不必仗少翁之奇術,自能返倩女之芳魂。玉匣驂鸞之扇,金泥簇蝶之裙。聲泠泠兮環珮,香靄靄兮蘭蓀。方欲同歡以偕老,奈何既合而複分!步洛妃淩波之襪,赴王母瑤池之樽。即之而無所睹,扣之而不複聞。悵後會之莫續,傷前事之誰論!鎖楊柳春風之院,閉梨花夜雨之門。恩情斷兮天漠漠,哀怨結兮雲昏昏。音容杳而靡接,心緒亂而紛紜。謹含哀而奉吊,庶有感於斯文!嗚呼哀哉,尚饗!

從此遂絕矣。生獨居旅邸,如喪配耦。試期既迫,亦無心入院,惆悵而歸。親黨問其故,始具述之。眾鹹歎異。生後終身不娶,入雁蕩山采藥,遂不複還。

 

 

 

7. 天台訪隱錄 천태산의 은둔자들 이야기

서일(徐逸)은 단오날 천태산(天台山)에 약초를 캐러갔다 빼어난 산수에 매료되어 산 속 깊숙이 들어가다 한 마을을 만난다. 송나라 때 이곳으로 피난 왔다는 도(陶)노인은 그를 극진히 대접하며 송 원 명 삼대 흥망의 내력을 알고자 했다. 그는 하루를 더 머물고 돌아오는 길에 50보마다 대나무가지를 꽂아 표시를 해 두었다. 며칠 지나 다시 마을을 찾고자 했으나 통하는 길이 없었다.

-「천태방은록」

1/전등신화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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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37) 天台山訪隱錄(천태산방은록)(1)

剪燈新話(전등신화)(37)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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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전등신화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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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38) 天台山訪隱錄(천태산방은록)(2)

剪燈新話(전등신화)(38)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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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등신화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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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39) 天台山訪隱錄(천태산방은록)(3)

剪燈新話(전등신화)(39)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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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등신화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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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40) 天台山訪隱錄(천태산방은록)(4)

剪燈新話(전등신화)(40)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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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등신화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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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41) 天台山訪隱錄(천태산방은록)(5)

剪燈新話(전등신화)(41)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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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전등신화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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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42) 天台山訪隱錄(천태산방은록)(6)

剪燈新話(전등신화)(42)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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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등신화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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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43) 天台山訪隱錄(천태산방은록)(7)

剪燈新話(전등신화)(43)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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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전등신화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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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44) 天台山訪隱錄(천태산방은록)(8)

剪燈新話(전등신화)(44)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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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台訪隱錄

台人徐逸,粗通書史,以端午日入天台山采藥。同行數人,憚於涉險,中道而返。惟逸愛其山明水秀,樹木陰翳,進不知止。且誦孫興公之賦而讚其妙曰:“‘赤城霞起而建標,瀑布泉流而界道。’誠非虛語也。”更前數裏,則斜陽在嶺,飛鳥投林,進無所抵,退不及還矣。躊躇之間,忽澗水中有巨瓢流出。喜曰:“此豈有居人乎?否則必琳宮梵宇也。”遂沿澗而行。不裏餘,至一弄口,以巨石為門。入數十步,則豁然寬敞,有居民四五十家,衣冠古樸,氣質淳厚。石田茅屋,竹戶荊扉,犬吠雞鳴,桑麻掩映,儼然一村落也。

見逸至,驚問曰:“客何為者?焉得而涉吾境?”逸告以入山采藥,失路至此。遂相顧不語,漠然無延接之意。惟一老人,衣冠若儒者,扶藜而前,自稱太學陶上舍,揖逸而言曰:“山澤深險,豺狼之所嗥,魑魅之所遊。日又晚矣,若固相拒,是見溺而不援也。”乃邀逸歸其室。坐定,逸起問曰:“仆生於斯,長於斯,遊於斯久矣,未聞有此村落也。敢問。”上舍顰蹙而答曰:“避世之士,逃難之人,若述往事,徒增傷感耳。”逸固請其故。始曰:“吾自宋朝已卜居於此矣。”逸大驚。上舍乃具述曰:“仆生於理宗嘉熙丁酉之歲,既長,寓名太學,居率履齋,以講《周易》為眾所推。度宗朝,兩冠堂試,一登省薦。方欲立身揚名,以顯於世,不幸度皇晏駕,太後臨朝,北兵渡江,時事大變。嗣君改元德祐之歲,則挈家逃難於此。其餘諸人,亦皆同時避難者也。年深歲久,因遂安焉。種田得粟,采山得薪,鑿井而飲,架屋而息。寒往暑來,日居月諸。但見花開為春,葉脫為秋,不知今日是何朝代,是何甲子也。”逸曰:“今天子聖神文武,繼元啟運,混一華夏,國號大明。太歲在閼逢攝提格,改元洪武之七載也。”上舍曰:“噫,吾止知有宋,不知有元,安知今日為大明之世也!願客為我略陳三代興亡之故,使得聞之。”逸乃曰:“宋德祐丙子歲,元兵入臨安,三宮遷北。是歲,廣王即位於海上,改元景炎。未幾而崩,諡端宗。益王繼立,為元兵所迫,赴水而死。宋祚遂亡,實元朝戊寅之歲也。元既並宋,奄有南北,逮至正丁未,曆甲子一周有半而滅。今則大明肇統,洪武萬年之七年也。蓋自德祐丙子至今,上下已及百歲矣。”上舍聞之,不覺流涕。

已而,山空夜靜,萬籟寂然,逸宿於其室,土床石枕,亦甚整潔,但神清骨冷,不能成寐耳。明日,殺雞為黍,以瓦盎盛鬆醪飲逸。上舍自製《金縷詞》一闋,歌以侑觴。曰:

夢覺黃粱熟。怪人間、曲吹別調,棋翻新局。一片殘山並剩水,幾度英雄爭鹿!算到了誰榮誰辱?白發書生差耐久,向林間嘯傲山間宿。耕綠野,飯黃犢。
市朝遷變陵穀。問東風、舊家燕子,飛歸誰屋?前度劉郎今尚在,不帶看花之福,但燕麥兔葵盈目。羊胛光陰容易過,歎浮生待足何時足?樽有酒,且相屬。

歌罷,複與逸話前宋舊事,亹不厭。乃言:“寶祐丙辰,親策進士,文天祥卷在四,而理皇易為舉首。賈似道當國,造第於葛嶺,當時有‘朝中無宰相,湖上有平章’之句。一宗室任嶺南縣令,獻孔雀二,置之圃中。見其馴擾可愛,即除其人為本郡守。襄陽之圍,呂文煥募人以蠟書告急於朝。其人懇於似道曰:‘襄陽之圍六年矣,易子而食,析骸而爨,亡在朝夕。而師相方且鋪張太平,迷惑主聽。一旦虜馬飲江,家國傾覆,師相亦安得久有此富貴耶?’遂扼吭而死。謝堂乃太後之侄,殷富無比。嚐夜宴客,設水晶簾,燒沉香火,以徑尺瑪瑙盤,盛大珠四顆,光照一室,不用燈燭。優人獻誦樂語,有黃金七寶酒甕,重十數斤,即於座上賜之不吝。謝後臨朝,夢天傾東南,一人擎之,力若不勝,蹶而複起者三。已而,一日墜地,傍有一人捧之而奔。覺而遍訪於朝,得二人焉,厥狀極肖。擎天者文天祥,捧日者陸秀夫也,遂不次用之。江萬裏去國,都民送之郭外者以千計,攀轅不忍舍去。城門既闔,多宿於野。賈似道出督,禦白銀鎧,真珠馬鞍。千裏馬二,一馱督府之印,一載製書並隨軍賞格,以黃帕覆之。都民罷市而觀。出師之盛,未之有也。”又論當時諸臣曰:“陳宜中謀而不斷,家鉉翁節而不通,張世傑勇而不果,李庭芝智而不達;其最優者,文天祥乎!”如是者凡數百言,皆曆曆可聽。是夕,逸又宿焉。

明旦,告歸,上舍複為古風一篇以餞行,曰:

建炎南渡多翻覆,泥馬逃來禦黃屋。盡將舊物付他人,江南自作龜茲國。可憐行酒兩青衣,萬恨千愁誰得知!五國城中寒月照,黃龍塞上朔風吹。東窗計就通和好,鄂王賜死蘄王老。酒中不見劉四廂,湖上須尋宋五嫂。累世內禪罷言兵,八十餘年稱太平。度皇晏駕弓劍遠,賈相出師笳鼓驚。攜家避世逃空穀,西望端門捧頭哭。毀車殺馬斷來蹤,鑿井耕田聊自足。南鄰北舍自成婚,遺風仿佛朱陳村。不向城中供賦役,隻從屋底長兒孫。喜君涉險來相訪,問舊頻扶九節杖。時移事變太匆忙,物是人非愈怊悵。感君為我暫相留,野蔌山肴借獻酬。舍下雞肥何用買,床頭酒熟不須芻。君到人間煩致語,今遇升平樂安處。相逢不用苦相疑,我輩非仙亦非鬼。

遂送逸出路口,揮袂而別。

逸沿途每五十步插一竹枝以記之。到家數日,乃具酒醴,攜肴饌,率家僮輩齎往訪之。則重岡疊嶂,不複可尋。豐草喬林,絕無蹤跡。往來於樵蹊牧徑之間,但聞穀鳥悲鳴,嶺猿哀嘯而已。竟惆悵而歸。逸念上舍自言生於嘉熙丁酉,至今則百有四十歲矣。而顏貌不衰,言動詳雅,止若五六十者,豈有道之流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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卷二

6. 令狐生冥夢錄

ㅡ영호생의 저승 꿈 이야기

영호선(令狐譔)은 신불(神佛), 귀신 등을 믿지 않는 강직한 선비이다.

이웃에 오로(烏老)가 병으로 죽었다 사흘 만에 살아나 집안에서 불공을 잘 드려 명관(冥官)이 다시 이승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명부의 관리를 고발하는 시를 짓고 개탄하자 꿈에 귀졸(鬼卒)에 의해 저승으로 잡혀간다.

마침내 진술서를 써서 염라대왕을 감복시켜 방면되고 지옥구경까지 한다.

그가 꿈에서 깨어나 아침이 되자 오로가 그날 밤 삼경에 다시 죽었음을 알게 된다.

-「영호생명몽록」

 

영호생의 지옥구경이니 김시습 <금오신화>의 <남염부주지>에 해당한다.

 

남염부주지 상 -김시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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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남염부주지 上

https://kydong77.tistory.com/20531 김시습, 남염부주지/ 3계,지하세계 · 지표세계 · 천상세계& 6道 www.youtube.com/watch?v=SRz2FJVlWMI ww.youtube.com/watch?v=D68KA3wwk_g ko.wikipedia.org/wiki/%EC%9C%A1%EB%8F%84_(%EB%B6%88%EA%B5%90)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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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염부주지 하 -김시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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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남염부주지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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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令狐生冥夢錄(영호생명몽록)

-영호생이 꿈에 저승 구경하다

 

令狐譔者(영호선자) 剛直之士也(강직지사야)

영호선(令狐譔)이란 사람은, 강직한 선비였다.

生而不信神靈(생이불신령)

그는 나면서부터 신령(神靈)에 대해서는 믿지 않고,

傲誕自得(오탄자득)

오만하고 자득(自得)한 사람이었다.

有言及鬼神變化幽冥果報之事(유언급귀신변화유명과보지사)

어떤 사람이 귀신의 조화라든가 저승의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말하면,

必大言折之(필대언절지)

반드시 큰 소리로 그 잘못을 잘라 말했다.

所居隣近(소거린근) 有烏老者(유오로자)

그런데 그가 사는 이웃에, 오로(烏老)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家貲巨富(가자거부) 貪求不止(탐구부지)

그는 큰 부자 이면서도, 욕심이 많아서 탐욕의 끝이 없었다.

敢爲不義(감위불의)

감히 옳지 못한 일이라도 못하는 것이 없어,

凶惡著聞(흉악저문)

흉악하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一夕病卒(일석병졸)

어느 날 저녁에 갑자기 병이 들어 죽었다.

卒之三日(졸지삼일) 而再甦(이재소)

그런데 죽은 지 3일 만에, 다시 되살아 났다.

人問其故(인문기고) 則曰(즉왈)

사람들은 어찌 된 일인가를 묻자, 곧 대답하기를,

吾歿之後(오몰지후)

"내가 죽은 후에,

家人廣爲佛事(가인광위불사)

집안 사람들이 나를 위해 크게 불사(佛事)를 하여,

多焚楮幣(다분저폐)

향(香)을 피우고 지전(紙錢)을 많이 놓으니,

冥官喜之(명관희지) 因是得還(이시득환)

저승 사자가 기뻐하여, 이에 놓아 주어 돌아 오게 되었네"라고 하였다.

 

譔聞之(선문지) 尤其不忿(우기불노) 曰(왈)

영호선이 이 말을 듣고, 더욱 분개하여, 말했다.

始吾謂世間貪官汚吏受財曲法(시오위세간탐관오리수재곡법)

"처음부터 나는

인간 세상의 탐관오리들(貪官汚吏)은 재물을 받고 법을 멋대로 하기에,

富者納賄而得全(부자납회이득전)

부자는 뇌물을 바쳐 탈이 없고,

貧者無貲而抵罪(빈자무자이저죄)

가난한 사람은 재물이 없어 형벌을 받는다고 여겨왔다.

豈意冥府(기의명부)

그런데 어찌 저승에서는,

乃更甚焉(내경심언)

이보다 더 심할 줄 생각이나 했겠는가!"라고 한탄하며,

因賦詩(인부시) 曰(왈)

이를 비방하는 시를 지었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一陌金錢便返魂(일맥금전편반혼)

公私隨處可通門(공사수처가통문)

鬼神有德開生路(귀신유덕개생로)

日月無光照履盆(일월무광조리분)

일백 전(錢)만 시주하면 죽었던 사람도 돌아오니,

이승 저승 공사간(公私間)에 돈이면 다 통하네.

귀신은 덕(德)이 있어 살길을 열어 주나,

해와 달은 동이 밑까지 비추어 주지 못하네.

 

貧者何緣蒙佛力(빈자하연몽불력)

富家容易受天恩(부가용이수천은)

早知善惡都無報(조지선악도무보)

多積黃金遺子孫(다적황금유자손)

가난한 자는 무슨 인연으로 부처님 힘을 입을까,

부잣집은 쉽게도 하느님 은혜를 입는 것을.

선(善)과 악(惡)이 모두 보답없는 것인 줄 알았더라면,

황금이나 많이 모아 자손에게 전해 줄 것을.

 

詩成(시성) 朗吟數過(낭음수과)

시를 짓고는, 몇 번이나 소리를 높여 읊었다.

是夜(시야) 明燭獨坐(명촉독좌)

그 날 밤이었다. 촛불을 켜놓고 홀로 앉아 있는데,

忽有二鬼使(홀유이귀사)

갑자기 생김새가 흉악한 귀사(鬼使) 두 명이,

狀貌獰惡徑至其前(상모녕악경지기전) 曰(왈)

그의 앞에 쑥 들어 와 서며 말하기를,

地府奉追(지부봉추)

"지옥의 명령을 받들어 너를 잡으러 왔다"고 하였다.

譔大驚(선대경) 方欲辭避(방욕사피)

영호선이 크게 놀라, 달아나며 사양하려 하는데,

一人執其衣(일인집기의) 一人挽其帶(일인만기대)

한 놈은 그의 옷자락을 잡고, 다른 한 놈은 그의 허리띠를 잡고서,

驅迫出門(구박출문) 足不履地(족부리지)

문밖으로 끌고 나가는데도, 발도 땅에 닿지 않았다.

須臾已至(수유이지)

잠깐 사이에 지옥에 도착하였다.

 

見大官府(견대관부)

거기에 큰 관부(官府)가 있는데,

若世間臺省之狀(약세간대성지상)

마치 인간 세상의 대성(臺省)의 형상과 같은 모습이었다.

二使將譔入門(이사장선입문)

두 귀사(鬼使)가 영호선을 데리고 대문 안으로 들어 갔다.

遙望殿上有王者被冕據案而坐(요망전상유왕자피면거안이좌)

둘러보니 궁전 위에 왕이 면류관을 쓰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二使挾譔伏於階下(이사협선복어폐하)

두 귀사(鬼使)는 영호선을 양쪽에서 껴잡고 끌고 들어 가서

뜰 아래 꿇어 엎드리게 하였다.

 

上殿致命曰(상전치명왈)

그리고 그들은 궁정 위로 올라가서 복명하여 말하기를,

奉命追令狐譔已至(봉명추령호선이지)

"분부를 받자와 영호선을 잡아 왔사옵니다"라고 하자,

卽聞王者厲聲曰(즉문왕자려성왈)

이에 곧 왕은 성난 목소리로 꾸짖어 말하기를,

旣讀儒書(기독유서) 不知自檢(부지자검)

"네가 유가(儒家)의 경전(經典)을 읽고서도, 자신을 검속할 줄 모르고,

敢爲狂辭(감위광사)

쓸데없이 미친 말을 함부로 하여,

誑我官府(광아관부)

우리 명부(冥府)를 무람하게 능멸하였으니,

合付犂舌獄(합부려설옥)

여설옥(犂舌獄)에 하옥시키리라"고 하였다.

 

遂有鬼卒數人(수유귀졸수인)

그리고는 귀졸(鬼卒) 몇 명이 달려 들어,

牽捽令去(견졸령거)

영호선의 머리채를 잡아 끌고 나가려고 하였다.

譔大懼(선대구)

영호선은 너무나 두려워,

攀挽檻楯(반만함순) 不得去(부득거)

궁전의 난간을 끌어 잡고, 나가지 않으려고 버텼다.

俄而檻折(아이함절) 乃大呼曰(내대호왈)

잠시 후에 난간이 부러 졌다. 그러자 이에 큰 소리로,

令狐譔人間儒士(영호선인간유사) 無罪受刑(무죄수형)

"저는 인간 세상의 유생(儒生)으로, 아무런 죄도 없이 이런 형을 받으니,

皇天有知(황천유지) 乞賜昭鑑(걸사소감)

황천(皇天)이 아신다면, 부디 밝게 비추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외쳤다.

 

見殿上有一緣袍秉笏者(견전상유일연포병홀자)

그리고 궁전 위로 바라보니 푸른 도포를 입고 손에는 홀(笏)을 잡고 있는,

號稱明法稟於王曰(호칭명법름어왕왈)

명법(明法)이라는 관원이 왕에게 아뢰었다.

遽爾加罪(거이가죄)

"이 사람은 남의 허물을 들추어 내기를 좋아하니 갑자기 죄를 주면,

必不肯伏(필불긍복)

반드시 승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不若令其供責所犯(불약령기공책소범) 明正其罪(명정기죄)

먼저 범행 사실을 진술받아, 그 죄(罪)를 따져 명백하게 바로 잡고,

當無詞也(당무사야)

마땅히 할 말이 없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할 것입니다"

王曰(왕왈)

왕은 듣고 있다가 말하기를,

善(선)

"좋다"하고 허락 하였다.

 

乃有一吏(내유일사) 操紙筆置於譔前(조지필치어선전)

이에 한 관리가, 종이와 붓을 가지고 와서 영호선 앞에 놓았다.

逼其供狀(핍기공장)

그리고 영호선에게 서면(書面)으로 진술서를 쓰라고 다그쳤다.

譔固稱無罪(선고칭무죄)

영호선은 죄가 없다고 고집하고,

不知所供(부지소공)

무엇을 진술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거절하였다.

 

忽聞殿上曰(홀문전상왈)

갑자기 전상(殿上)에서 호통치는 소리가 들려 왔다.

汝言無罪(여언무죄)

너는 죄가 없다고 하지만,

所謂一陌金錢返魂(소위일맥금전반혼)

‘일백 전(錢) 시주하면 죽었던 사람도 돌아 오니,

公私隨處可通門(공사수처가통문)

이승 저승 공사간에 돈이면 다 통하네’라는 시(詩)는,

誰所作也(수소작야)

누가 지었더란 말이냐?"

譔始大悟(선시대오)

영호선은 그제서야 비로소 깨닫고,

卽下筆大書以供(즉하필대서이공)

붓을 들어 정중하게 진술서를 써서 올렸다.

왈(曰)

그 글은 다음과 같았다.

 

伏以混淪二氣(복이혼륜이기)

엎드려 생각하건대 혼돈(混沌)의 상태에 있던 음양(陰陽)의 기운이,

初分天地之形(초분천지지형)

처음으로 하늘과 땅의 형상으로 나누어 지고,

高下三才(고하삼재)

상하로는 천(天)·지(地)·인(人) 삼재(三才)가 생겼는데,

不列鬼神之數(불렬귀신지수)

귀신은 이 서열에 들지 않았습니다.

降自中古(강자중고)

하(夏)·은(殷)·주(周) 즉 중고(中古) 이래로 내려 오면서,

始肇多端(시조다단)

비로소 세상이 복잡다단하게 되었습니다.

焚幣帛以通神(분폐백이통신)

폐백(幣帛)을 불살라 귀신과 통하고,

誦經文以諂佛(송경문이첨불)

불경을 외워 부처에게 아첨하게 되었습니다.

於是名山大澤(어시명산대택) 咸有靈焉(함유령언)

이로 인하여 명산대천에, 모두 신령이 있게 되었고,

古廟叢祠(고묘총사)

옛 사당과 우거진 숲 속에 있는 사당에도,

亦多主者(역다주자)

또한 주장하는 자가 많게 되었습니다.

蓋以羣生昏塾(개이군생혼숙)

대개 몽매한 중생을 현혹하여 여기에 빠지게 하고,

衆類冥頑(중류명완)

어리석은 백성들을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或長惡以不俊(혹장악이부준)

혹은 악을 키우고 있으면서 고치지 아니하고,

或行凶以自恣(함행흉이자자) 以强凌弱(이강릉약)

혹은 흉악한 짓을 자행하여, 강한 자는 약한 자를 능멸하고,

恃富欺貧(패부사빈)

부자는 제 힘을 믿고 가난한 사람을 속이고 있습니다.

上不孝於君親(상불효어군친)

위로는 임금님께 충성하고 부모님께 효도할 줄 모르고,

下不睦於宗黨(하불목어종당)

아래로는 종족과 향당(鄕黨)에 화목할 줄 모릅니다.

貪財悖義(탐배패의) 見利忘恩(견리망은)

재물을 탐내어 의리를 버리고, 사리(私利)를 위해서는 은혜도 잊습니다.

天門高而九重莫知(천문고이구중막지)

천문(天門)은 너무 높아 구중(九重) 안에서 이 사실을 모르고,

地府深而十殿是列(지부심이십전시렬)

지부(地府)는 너무 깊어 십전(十殿)이 늘어서 있습니다.

立剉燒春磨之獄(입좌소춘마지옥)

토막치는 지옥·불에 태우는 지옥·방아에 찧는 지옥·맷돌에 가는

지옥등을 세우고,

具輪廻報應之科(구륜회보응지과)

윤회응보(輪廻應報)의 규정도 완비하였습니다.

使爲善者勤而益勤(사위선자근이익권)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권면하여 부지런히 하게끔 하고,

爲惡者懲而知戒(위악자징이지계)

악한 짓을 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징계하게끔 하였으니,

可謂法之至密(가위법지지밀)

이것은 법 가운데 지극히 치밀한 법이요,

道之至公(도지지공)

도(道) 가운데 지극히 공평한 도(道)라고 할 수 있습니다.

然而威令所行(연이위령소행)

그렇지만 위령(威令)이 행하는 바에,

旣前瞻而後仰(기전첨이후앙)

이미 앞의 것은 보나 뒤의 것은 소홀하고,

聰明所及(총명소급) 反小察而大遺(반소찰이대유)

총명이 미치는 바에, 작은 것은 살피나 큰 것은 놓쳤습니다.

貧者入獄而受殃(빈자입옥이수앙)

그리하여 가난한 사람은 지옥에 들어가 재앙을 받게 되었고,

富者轉經而免罪(부자전경이면죄)

부자는 불경을 읽어 죄를 면합니다.

惟取傷弓之鳥(유취상궁지조)

오직 화살에 다친 새만 잡고,

每漏呑舟之魚(매루탄주지어)

배를 통째로 삼키는 큰 물고기는 언제나 빠져 나갑니다.

賞罰之條(상벌지조) 不宜如是(불의여시)

상벌의 규정이, 본래 이렇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至如譔者(지여선자) 三生賤士(삼생천사)

저 영호선과 같은 사람을 두고 말하자면, 삼생(三生)의 미천한 선비요,

一介窮儒(일개궁유)

한낱 가난한 유생(儒生)일 뿐입니다.

左枝右梧(좌지우오) 未免(미면)

이리 버티고 저리 버티어도, 면하지 못하고,

兒啼女哭(아제여곡)

아제여곡(兒啼女哭)의 궁색함을 피할 수 없고,

東塗西抹(동도서말)

동(東)으로 서(西)로 이리 메꾸고 저리 메꾸어도,

不求命蹇時乖(불구명건시괴)

운수(運數)는 막히어 트이지 않고,

偶以不平而鳴(우이불평이명)

좋은 때를 만나지 못함을 구원할 길이 없었습니다.

遽獲多言之咎(거획다언지구)

이 때문에 우연히 불평을 토로했다가

결국은 말많은 죄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悔噬臍而莫及(회서제이막급)

궁지에 빠진 노루가 배꼽을 물어 뜯어도

이미 때가 늦었듯이 지금은 후회를 해도 늦었고,

耻搖尾而憐(치요미이련)

덫에 걸린 범이 꼬리를 치며 애걸하듯이

동정을 구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今蒙責其罪名(금몽책기죄명)

지금 저의 죄명(罪名)을 들어 꾸짖음을 받고,

逼其狀伏(핍기상복) 批龍鱗(비룡린)

진술서를 쓰라고 다그치시니, 이미 거슬려난 용의 비늘을 치고,

探龍頷(탐룡함) 豈敢求生(기감구생)

용의 턱 밑에 구슬을 찾으려고 한 격이니, 어찌 감히 살기를 바라겠습니까?

料虎頭(요호두) 編虎鬚(편호수)

범의 머리를 잡아 당기고, 범의 수염을 건드려 꼬았으니,

固知受禍(고지수화)

굳이 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言止此矣(언지차의) 伏乞鑑之(복걸감지)

저의 진술은 이상입니다. 바라옵건대 살펴 주옵소서.

 

王覽畢(왕람필) 批曰(비왈)

왕이 읽기를 마치고, 비답하여 판결을 내렸다.

令狐譔持論頗正(영호선지론파정)

"영호선의 진술은 자못 지론(持論)이 매우 정당하니,

難以罪加(난이죄가)

이것만으로 벌을 줄 수가 없을 것이다.

秉志不回(병지불회)

그리고 제 소신을 가지고 뜻을 굽히지 않으니,

非可威屈(비가위굴)

위엄으로 굴복시킬 수도 없을 것이다.

今觀所陳(금관소진) 實爲有理(실위유리)

더욱이 진술한 내용을 보니, 참으로 이치에 맞는 말이다.

可特放還(가특방환)

특별히 방면하여 돌려 보내서,

以彰遺直(이창유직)

옛 사람의 유풍(遺風)을 지닌 강직한 사람임을 드러내어 밝힘이 옳겠다"

仍命復追烏老置之於獄(잉명복추오로치지어옥)

이어 명령을 내려 오로(烏老)를 잡아 하옥하게 하였다.

 

復遣二使送譔還家(복견이사송선환가)

그리고 다시 두 귀사(鬼士)를 시켜 영호선을 집에모셔 보내주도록 하였다.

譔懇二使曰(선간이사왈)

영호선은 두 사자에게 간청하였다.

僕在人間以儒爲業(복재인간이유위업)

"제가 인간 세상에 있을 때 유업(儒業)으로 살아 오면서,

雖聞地獄之事(수문지옥지사) 不以爲然(불이위연)

비록 지옥의 일을 듣기는 했지만, 그것을 믿지 않았습니다.

今旣到此(금기도차) 可一觀否(가일관부)

오늘 여기까지 온 김에, 한 번 구경시켜 주실 수 없겠습니까?"

二使曰(이사왈)

두 사자가 대답했다.

欲觀亦不難(욕관역불난)

"구경하고 싶어 한다면 어려울 것이 없지만,

但稟知刑曹錄事耳(단품지형조록사이)

다만 형조록사(刑曹錄事)에게 여쭈어 보아야 합니다"

卽引譔循西廊而行(즉인선순서랑이행)

즉시 영호선을 데리고 서쪽 장랑(長廊)을 돌아 가서,

別至一廳(별지일청)

별채의 한 청사(廳舍)에 이르렀다.

文簿山積(문부산적) 錄事中坐(녹사중좌)

거기에는 온갖 문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녹사는 그 가운데 앉아 있었다.

二使以譔入曰(이사이선입왈)

두 사자는 영호선을 안내하여 들어 가서 온 연유를 아뢰었다.

錄事以朱筆批一帖付之(녹사이주필비일첩부지)

그러자 녹사는 붉은 먹으로 공문서 한 장을 써서 주었는데,

其文若篆籒不可識(기문약전주불가식)

그 문자는 전문(篆文) 또는 주문(籒文) 같아서 알아 볼 수가 없었다.

 

譔出府門(선출부문) 投北行里餘(투북행리여)

영호선은 관부의 대문을 나와, 북쪽으로 1리 가량 들어 갔다.

見鐵城巍巍(견철성외외) 黑霧漲天(흑무창천)

거기에는 쇠로 된 성이 높이 섰는데, 시커먼 안개가 하늘까지 자욱했다.

守衛者甚衆(수위자심중) 皆牛頭鬼面(개우두귀면)

성문에는 지키는 사람이 매우 많았는데, 모두 소의 머리와 귀신의 얼굴에,

靑體紺髮(청체감발)

푸른 빛의 몸과 감색의 머리를 하고 있었다.

各執戈戟之屬(각집과극지속)

손에는 각기 창과 같은 무기를 가지고,

或坐或立於門左右(혹좌혹립어문좌우)

성문의 좌우에 혹은 앉아 있고 혹은 서 있었다.

二使以批帖示之(이사이비첩시지) 卽放之入(즉방지입)

두 사자가 발급받은 공문서를 보여 주니, 곧 통과시켜 주었다.

見罪人無數(견죄인무수)

안에 들어가서 보니 죄인들이 수없이 많은데,

被剝皮刺血(피박피자혈)

껍질이 벗겨진 자나 찔려서 피가 낭자한 자나,

剔心剜目(척심완목)

심장이 도려내진 자나 눈알이 빼어진 자들이,

叫呼怨痛(규호원통)

고통을 참지 못하여 울부짖고 원통해 슬퍼하는데,

宛轉其間(완전기간) 楚毒之聲動地(초독지성동지)

그 안을 들여다 보니, 곤장을 맞아 신음하는 소리가 땅을 진동시켰다.

 

至一處(지일처) 見銅柱二(견동주이)

영호선은 또 한 곳에 이르렀다. 거기에는 두 개의 구리쇠 기둥이 서 있는데,

縛男女二人於上(박남녀이인어상)

남녀 두 사람을 그 위에 묶어 놓았다.

有夜叉以刃剖其胸腸胃流出(유야차이인부기흉장위류출)

야차(夜叉)는 칼로 그들의 가슴을 갈라 창자와 위장이 흘러 나오자,

以沸湯沃之(이불탕옥지) 名爲洗滌(명위세척)

이것을 끓는 물에 씻었는데, 그 형벌을 세척형(洗滌刑)이라고 했다.

譔問其故(선문기고) 曰(왈)

영호선이 그 까닭을 묻자, 귀사(鬼使)가 대답했다.

此人在世爲醫(차인재세위의)

"저 사람은 인간 세상에 잇을 때 의원이었는데,

因療此婦之夫(인료차부지부)

이 여자의 남편의 병을 치료해 준다고 다니며,

遂與婦通(수여부통)

결국에는 이 여자와 간통을 했습니다.

已而其夫病卒(이이기부병졸)

얼마 후 남편이 병으로 죽었으니,

雖非二人殺之(수비이인살지)

비록 이 두 사람이 직접 죽인 것은 아니지만,

原情定罪(원정정죄) 與殺同也(여살동야)

그 정상을 살펴 죄를 준다면, 직접 죽인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故受此報(고수차보)

그러므로 이러한 형벌을 받는 것입니다"

 

又至一處(우지일처)

또 한 곳에 이르렀다.

見僧尼裸體(견승니나체)

거기에는 남자 중과 여자 중이 옷을 발가벗고 있는데,

諸鬼以牛馬之皮覆之(제귀이우마지피복지)

여러 귀신들이 소와 말의 가죽을 그들에게 뒤집어 씌워,

皆成畜類(개성축류)

모두 축생류(畜生類)로 만들고 있었다.

有趑趄未肯就者(유자저미긍취자)

그 중에 머뭇거리며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자에게는,

卽以鐵鞭擊之流血狼籍(즉이철편격지류혈낭자)

즉시 쇠채찍으로 후려치니 피가 낭자하게 흘렀다.

譔又問其故(선우문기고) 曰(왈)

영호선은 또 그 까닭을 물었다.

此徒在世(차도재세) 不耕而食(불경이식)

"이들은 인간 세상에 있을 때, 농사도 짓지 않으면서 밥만 먹었고,

不織而衣(부직이의)

길쌈도 하지 않으면서, 옷만 입었습니다.

而乃不守戒律(이내불수계율)

거기다가 계율도 지키지 않으면서,

貪淫茹葷(탐음여훈)

음욕(淫慾)을 탐하고 먹어서는 안되는 훈채(葷菜)인

파나 마늘등의 냄새나는 채소를 먹었지요.

故令化爲異類(고령화위이류)

그러므로 그들을 축생으로 환생시켜서,

出力以報人耳(출력이보인문)

다른 사람들에게 노력해서 보답하게 하는 것입니다"

 

最後至一處(최후지일처) 榜曰(방왈)

마지막으로 한 곳에 이르렀는데, 현판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誤國之門(오국지문)

‘나라를 그릇되게 한 문’

見數十人坐鐵床上(견수십인좌철상상)

그 안에 들어 가 보니 수십 명이 철상(鐵床) 위에 앉아 있었는데,

身具桎梏(신구질곡) 以靑石爲枷壓之(이청석위가압지)

몸에는 쇠고랑을 채우고, 푸른 돌로 형틀을 만들어 그들을 눌러 놓았다.

二使指一人示譔(이사지일인시선) 曰(왈)

두 사자는 그 가운데 한 사람을 가리키며 영호선에게, 말하였다.

此卽宋朝秦檜也(차즉송조진회야)

"저 자는 바로 송(宋)나라 진회(秦檜)입니다.

謀害忠良(모해충량) 迷誤其主(미오기주)

충신과 어진 이를 모해하고, 임금을 미혹하게 하여 그르쳤으므로,

故受重罪(고수중죄)

그래서 이런 형벌을 받고 있습니다.

其餘以皆歷代誤國之臣也(기여이개력대오국지신야)

그리고 이외 다른 놈들도 모두 나라를 망치게 한 역대의 간신들입니다.

每日朝革命(매일조혁명) 卽驅之出(즉구지출)

매일 왕조가 바뀔 때마다, 이들을 즉시 몰아 내어,

令毒虺噬其肉(영독훼서기육)

독사를 시켜서 그들의 살을 물게 하고,

飢鷹啄其髓(기응탁기수)

굶주린 매로 하여금 그들의 골수를 쪼으게 하고,

骨肉縻爛至盡(골육마란지진)

뼈와 살이 다 문드러진 후에,

復以神水酒之(복이신수주지) 業風吹之(업풍취지)

다시 신수(神水)로 씻어 내고, 업풍(業風)을 불어서,

仍復本形(잉복본형)

다시 본래의 형체로 되돌려 놓습니다.

此輩雖歷億萬劫(차배수력억만겁) 不可出世矣(불가출세의)

이들은 비록 억만 겁이 지나도, 인간 세상에 돌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譔觀畢(선관필) 求回(구회)

영호선이 구경을 마치고, 돌아 가려고 하였다.

二使送之至家(이사송지지가)

두 사자는 그를 집에까지 바래다 주었다.

譔顧謂曰(선고위왈)

영호선은 두 사자를 돌아 보며 말하였다.

勞君相送(노군상송)

"그대들이 나를 보내 준다고 수고가 많았는데,

無以爲報(무이위보)

아무것도 보답할 것이 없군요"

二使笑曰(이사소왈)

두 사신이 웃으며 말하였다.

報則不敢望(보즉불감망)

"보답이야 감히 바라지도 않습니다.

但請君勿更爲詩以累我耳(단청군물경위시이루아이)

다만 당신은 다음부터 다시 시를 지어 우리들을 괴롭히지 마십시오"

譔亦大笑(선역대소)

영호선 역시 크게 웃었다.

欠伸而覺乃一夢也(흠신이각내일몽야)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한 번 켜고 깨어 보니 한바탕 꿈이었다.

 

及旦(급단) 叩烏老之家而問焉(고오로지가이문언)

아침이 되어, 오로(烏老)의 집으로 찾아 가서 안부를 물어 보았다.

則於是夜三更逝矣(즉어시야삼경서의)

오로(烏老)는 그날 밤 삼경(三更)에 이미 죽었다고 하였다.

[출처] 6.영호생명몽록|작성자 은자

 

1/전등신화32

http://blog.daum.net/thddudgh7/16524636

 

<전등신화>(32) 令狐生冥夢錄(영호생명몽록)(1)

剪燈新話(전등신화)(32)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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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전등신화33

http://blog.daum.net/thddudgh7/16524637

 

<전등신화>(33) 令狐生冥夢錄(영호생명몽록)(2)

剪燈新話(전등신화)(33)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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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등신화34

http://blog.daum.net/thddudgh7/16524638

 

<전등신화>(34) 令狐生冥夢錄(영호생명몽록)(3)

剪燈新話(전등신화)(34)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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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등신화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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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35) 令狐生冥夢錄(영호생명몽록)(4)

剪燈新話(전등신화)(35)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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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등신화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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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36) 令狐生冥夢錄(영호생명몽록)(5)

剪燈新話(전등신화)(36)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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令狐生冥夢錄

令狐譔者,剛直之士也。生而不信神靈,傲誕自得。有言及鬼神變化幽冥果報之事,必大言折之。所居鄰近,有烏老者,家資巨富。貪求不止,敢為不義,凶惡著聞。一夕,病卒。卒之三日而再蘇。人問其故,則曰:“吾歿之後,家人廣為佛事,多焚楮幣,冥官喜之,因是得還。”譔聞之,尤其不忿。曰:“始吾謂世間貪官汙吏受財曲法,富者納賄而得全,貧者無資而抵罪,豈意冥府乃更甚焉!”因賦詩曰:

一陌金錢便返魂,公私隨處可通門!鬼神有德開生路,日月無光照覆盆。貧者何緣蒙佛力?富家容易受天恩。早知善惡都無報,多積黃金遺子孫!

詩成,朗吟數過。

是夜,明燭獨坐。忽有二鬼使,狀貌獰惡,徑至其前,曰:“地府奉追。”譔大驚,方欲辭避。一人執其衣,一人挽其帶,驅迫出門。足不履地,須臾已至。見大官府若世間台、省之狀。二使將譔入門,遙望殿上有王者被冕據案而坐。二使挾譔伏於階下,上殿致命曰:“奉命追令狐譔已至。”即聞王者厲聲曰:“既讀儒書,不知自檢,敢為狂辭,誣我官府!合付犁舌獄。”遂有鬼卒數人,牽捽令去。譔大懼,攀挽檻楯不得去,俄而檻折。乃大呼曰:“令狐譔人間儒士,無罪受刑。皇天有知,乞賜昭鑒!”見殿上有一綠袍秉笏者,號稱明法,稟於王曰:“此人好訐,遽爾加罪,必不肯伏。不若令其供責所犯,明正其罪,當無詞也。”王曰:“善!”乃有一吏,操紙筆置於譔前,逼其供狀。譔固稱無罪,不知所供。忽聞殿上曰:“汝言無罪,所謂‘一陌金錢便返魂,公私隨處可通門’,誰所作也?”撰始大悟,即下筆大書以供曰:

伏以混淪二氣,初分天地之形;高下三才,不列鬼神之數。降自中古,始肇多端。焚幣帛以通神,誦經文以諂佛。於是名山大澤,鹹有靈焉;古廟叢祠,亦多主者。蓋以群生昏瞆,眾類冥頑。或長惡以不悛,或行凶而自恣。以強淩弱,恃富欺貧。上不孝於君親,下不睦於宗黨。貪財悖義,見利忘恩。天門高而九重莫知,地府深而十殿是列。立銼燒舂磨之獄,具輪回報應之科;使為善者勸而益勤,為惡者懲而知戒。可謂法之至密,道之至公。然而威令所行,既前瞻而後仰;聰明所及,反小察而大遺。貧者入獄而受殃,富者轉經而免罪。惟取傷弓之鳥,每漏吞舟之魚。賞罰之條,不宜如是。至如譔者,三生賤士,一介窮儒。左枝右梧,未免兒啼女哭;東塗西抹,不救命蹇時乖。偶以不平而鳴,遽獲多言之咎。悔噬臍而莫及,恥搖尾而乞憐。今蒙責其罪名,逼其狀伏。批龍鱗,探龍頷,豈敢求生;料虎頭,編虎須,固知受禍。言止此矣,伏乞鑒之!

王覽畢,批曰:“令狐譔持論頗正,難以罪加;秉誌不回,非可威屈。今觀所陳,實為有理,可特放還,以彰遺直。”仍命複追烏老,置之於獄。複遣二使送譔還家。

譔懇二使曰:“仆在人間,以儒為業,雖聞地獄之事,不以為然。今既到此,可一觀否?”二使曰:“欲觀亦不難,但稟知刑曹錄事耳。”即引譔循西廊而行,別至一廳,文簿山積,錄事中坐。二使以譔入白,錄事以朱筆批一帖付之。其文若篆籀不可識。譔出府門,投北行裏餘,見鐵城巍巍,黑霧漲天。守衛者甚眾,皆牛頭鬼麵,青體紺發,各執戈戟之屬,或坐或立於門左右。二使以批貼示之,即放之入。見罪人無數,被剝皮刺血,剔心剜目,叫呼怨痛,宛轉其間,楚毒之聲動地。至一處,見銅柱二,縛男女二人於上,有夜叉以刃剖其胸,腸胃流出,以沸湯沃之,名為洗滌。譔問其故。曰:“此人在世為醫,因療此婦之夫,遂與婦通。已而其夫病卒。雖非二人殺之,原情定罪,與殺同也。故受此報。”又至一處,見僧尼裸體,諸鬼以牛馬之皮覆之,皆成畜類。有趑趄未肯就者,即以鐵鞭擊之,流血狼藉。譔又問其故。曰:“此徒在世,不耕而食,不織而衣。而乃不守戒律,貪淫茹葷。故令化為異類,出力以報人耳。”最後至一處,榜曰:“誤國之門。”見數十人坐鐵床上,身具桎梏,以青石為枷壓之。二使指一人示譔曰:“此即宋朝秦檜也。謀害忠良,迷誤其主。故受重罪。其餘亦皆曆代誤國之臣也。每一朝革命,即驅之出。令毒虺噬其肉,饑鷹啄其髓,骨肉糜爛至盡。複以神水灑之,業風吹之,仍複本形。此輩雖曆億萬劫,不可出世矣。”譔觀畢,求回。二使送之至家。譔顧謂曰:“勞君相送,無以為報。”二使笑曰:“報則不敢望,但請君勿更為詩以累我耳。”譔亦大笑。欠伸而覺,乃一夢也。

及旦,叩烏老之家而問焉,則於是夜三更逝矣。

 

 

 

 

5. 聯芳樓記 연방루에서 나눈 사랑 이야기

설난영(薛蘭英)과 혜영(蕙英) 두 자매는 자색과 시부(詩賦)에 뛰어나 당대에 명성을 날린다. 정생(鄭生)이 장삿길에 설씨네 들려 뱃머리에 나와 목욕하는데 자매가 연방루 창틈으로 밧줄에 대바구니를 매달아 내려 보냈다. 세 사람은 침실로 들어가 정념을 다하고 즉흥시를 지어 화답하며 이후 매일 밤 밀회한다. 설씨가 이 사실을 알고 정생의 인물, 사람 됨됨이, 문벌 등이 훌륭하여 걸맞으므로 사위를 삼는다. 사랑을 표현함에 여성이 남성보다 더욱 적극적이며 일부다처제를 엿본다.

-「연방루기」

 

1/전등신화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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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25) 聯芳樓記(연방루기)(1)

剪燈新話(전등신화)(25)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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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전등신화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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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26) 聯芳樓記(연방루기)(2)

剪燈新話(전등신화)(26)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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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등신화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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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27) 聯芳樓記(연방루기)(3)

剪燈新話(전등신화)(27)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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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등신화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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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28) 聯芳樓記(연방루기)(4)

剪燈新話(전등신화)(28)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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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등신화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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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29) 聯芳樓記(연방루기)(5)

剪燈新話(전등신화)(29)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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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전등신화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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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30) 聯芳樓記(연방루기)(6)

剪燈新話(전등신화)(30)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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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등신화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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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신화>(31) 聯芳樓記(연방루기)(7)

剪燈新話(전등신화)(31) 중국 명대(明代) 구우(瞿佑)가 지은 문어체(文語體) 단편소설집으로, 전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권 5 편에 부록 1편이 포함되어 있다. 1378년(洪武 11) 무렵에 완성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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聯芳樓記

吳郡富室有姓薛者,至正初,居於閶闔門外,以糶米為業。有二女,長曰蘭英,次曰蕙英,皆聰明秀麗。能為詩賦。遂於宅後建一樓以處之,名曰蘭蕙聯芳之樓。適承天寺僧雪窗,善以水墨寫蘭蕙,乃以粉塗四壁,邀其繪畫於上。登之者,藹然如入春風之室矣。二女日夕於其間吟詠不輟,有詩數百首,號《聯芳集》。好事者往往傳誦。

時會稽楊鐵崖製《西湖竹枝曲》,和者百餘家,鏤版書肆。二女見之,笑曰:“西湖有《竹枝曲》,東吳獨無《竹枝曲》乎?”乃效其體,作《蘇台竹枝曲》十章曰:

姑蘇台上月團團,姑蘇台下水潺潺。月落西邊有時出,水流東去幾時還?
館娃宮中麋鹿遊,西施去泛五湖舟。香魂玉骨歸何處?不及真娘葬虎丘。
虎丘山上塔層層,夜靜分明見佛燈。約伴燒香寺中去,自將釵釧施山僧。
門泊東吳萬裏船,烏啼月落水如煙,寒山寺裏鍾聲早,漁火江楓惱客眠。
洞庭金柑三寸黃,笠澤銀魚一尺長。東南佳味人知少,玉食無由進尚方。
荻芽抽筍楝花開,不見河豚石首來。早起腥風滿城市,郎從海口販鮮回。
楊柳青青楊柳黃,青黃變色過年光。妾似柳絲易憔悴,郎如柳絮太顛狂。
翡翠雙飛不待呼,鴛鴦並宿幾曾孤!生憎寶帶橋頭水,半入吳江半太湖。
一緺鳳髻綠於雲,八字牙梳白似銀。斜倚朱門翹首立,往來多少斷腸人。
百尺高樓倚碧天,闌幹曲曲畫屏連。儂家自有蘇台曲,不去西湖唱采蓮。

他作亦皆稱是,其才可知矣。鐵崖見其稿,手寫二詩於後曰:

錦江隻說薛濤箋,吳郡今傳蘭蕙篇。文采風流知有自,聯珠合璧照華筵。
難弟難兄並有名,英英端不讓瓊瓊。好將筆底春風句,譜作瑤箏弦上聲。

由是名播遠邇,鹹以為班姬、蔡女複出,易安、淑真而下不論也。

其樓下瞰官河,舟楫皆經過焉。昆山有鄭生者,亦甲族。其父與薛素厚,乃令生興販於郡。至則泊舟樓下,依薛為主。薛以其父之故,待以通家子弟,往來無間也。生以青年,氣韻溫和,性質俊雅。夏月於船首澡浴,二女於窗隙窺見之,以荔枝一雙投下。生雖會其意,然仰視飛甍峻宇,縹緲於霄漢;自非身具羽翼,莫能至也。既而更深漏靜,月墮河傾,萬籟俱寂,企立船舷,如有所俟。忽聞樓窗啞然有聲,顧盼之頃,則二女以秋千絨索,垂一竹兜,墜於其前。生乃乘之而上。既見,喜極不能言,相攜入寢,盡繾綣之意焉。長女口占一詩贈生,曰:

玉砌雕欄花兩枝,相逢恰是未開時。嬌姿未慣風和雨,分付東君好護持。

次女亦吟曰:

寶篆煙消燭影低,枕屏搖動鎮幃犀。風流好似魚遊水,才過東來又向西。

至曉,複乘之而下。自是無夕而不會。二女吟詠頗多,不能盡記。生恥無以答。一夕,見案間有剡溪玉葉箋,遂濡筆題一詩於上,曰:

誤入蓬山頂上來,芙蓉芍藥兩邊開。此身得似偷香蝶,遊戲花叢日幾回。

二女得詩,喜甚,藏之篋笥。已而就枕,生複索其吟詠。長女即唱曰:“連理枝頭並蒂花,明珠無價玉無瑕。”次女續曰:“合歡幸得逢蕭史,乘興難同訪戴家。”長女又續曰:“羅襪生塵魂蕩漾,瑤釵墜枕鬢鬖髿。”次女結之曰:“他時泄漏春消息,不悔今宵一念差。”遂足成律詩一篇。

又一夕,中夜之後,生忽悵然曰:“我本羈旅,托跡門下。今日之事,尊人罔知。一旦事跡彰聞,恩情間阻,則樂昌之鏡,或恐從此而遂分。延平之劍,不知何時而再合也。”因哽咽泣下。二女曰:“妾之鄙陋,自知甚明。久處閨闈,粗通經史,非不知鑽穴之可醜,韞櫝之可佳也。然而秋月春花,每傷虛度;雲情水性,失於自持。曩者偷窺宋玉之牆,自獻卞和之璧。感君不棄,特賜俯從。雖六禮之未行,諒一言之已定。方欲同歡衽席,永奉衣巾。奈何遽出此言,自生疑阻?鄭君鄭君,妾雖女子,計之審矣!他日機事彰聞,親庭譴責,若從妾所請,則終奉箕帚於君家。如不遂所圖,則求我於黃泉之下,必不再登他門也。”生聞此言,不勝感激。

未幾,而生之父以書督生還家。女之父見其盤桓不去,亦頗疑之。一日,登樓,於篋中得生所為詩,大駭。然事已如此。無可奈何,顧生亦少年標致,門戶亦正相敵,乃以書抵生之父,喻其意。生父如其所請。仍命媒氏通二姓之好,問名納采,贅以為婿。是時生年二十有二,長女年二十,幼女年十八矣。吳下人多知之,或傳之為掌記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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