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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_IT_K0980_T_001 URL복사 통합뷰어 029_0638_b_01L불소행찬(佛所行讚) 제1권-일명 불본행경(佛本行經)- 029_0638_b_01L佛所行讚卷第一 亦云佛本行經 통합뷰어 마명보살(馬鳴菩薩) 지음북량(北凉) 천축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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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소행찬(佛所行讚) 제1권
-일명 불본행경(佛本行經)-
佛所行讚卷第一
亦云佛本行經


마명보살(馬鳴菩薩) 지음
북량(北凉) 천축삼장(天竺三藏) 담무참(曇無讖)한역
馬鳴菩薩造
北涼天竺三藏曇無 讖譯


1. 생품(生品)
    生品第一


감자왕(甘蔗王)의 후손이며
석가(釋迦) 종족의 가장 훌륭한 왕으로서
깨끗한 재물과 순수한 덕 갖추었으니
그러므로 정반(凈飯)이라 이름하였네.
甘蔗之苗裔,
釋迦無勝王,
淨財德純備,
故名曰淨飯。


모든 중생들 즐겁게 우러러 바라봄이
마치 초생달을 대하듯 했네.
왕은 천제석(天帝釋) 같고
부인은 제석의 부인 사지(舍脂) 같았네.
群生樂瞻仰,
猶如初生月,
王如天帝釋,
夫人猶舍脂。


뜻을 잡아 지님은 땅처럼 안온하고
마음 깨끗함 연꽃 같았네
임시로 이름하여 마야(摩耶)라 했나니
그는 실로 세상에 견줄 이 없네.
執志安如地,
心淨若蓮花,
假譬名摩耶,
其實無倫比。


저 코끼리[象]에게
신(神)으로 하강하여 태(胎) 속에 들자
어머니는 온갖 걱정 시름 모두 여의고
허깨비 같은 거짓 마음 내지 않았네.
於彼象天后,
降神而處胎,
母悉離憂患,
不生幻僞心。


시끄러운 세속 일 싫어하고 미워하였고
텅 비고 한적한 숲에 살기 좋아했네.
저 람비니(藍毘尼)의 아름다운 동산
샘물 흐르고 꽃과 열매 무성하네.
厭惡彼諠俗,
樂處空閑林,
藍毘尼勝園,
流泉花果茂。


고요하고 고요하여 선정[禪思] 들기 알맞기에
거기서 노닐기를 왕에게 청하시니
왕은 그 마음 알아차리고
기특한 생각이라 여기셨네.
寂靜順禪思,
啓王請遊彼,
王知其志願,
而生奇特想。


안팎의 권속들에 분부하시어
동산 숲으로 함께 나가게 하니
그때 왕후이신 마야(摩耶) 부인은
아기 낳을 때가 되었음을 스스로 아셨네.
勅內外眷屬,
俱詣彼園林,
爾時摩耶后,
自知產時至。


편안하고 좋은 침상에 눕자
백천 채녀(婇女)들 왕후를 모셨다.
마침 때는 4월 8일이라서
맑고 온화한 기운 고르고 알맞았다네.
偃寢安勝牀,
百千婇女侍,
時四月八日,
淸和氣調適。


재계(齋戒)하고 깨끗한 덕 닦았기에
보살은 오른쪽 옆구리로 탄생하셨네.
큰 자비로 온 세상 건지시려고
어머니를 고생스럽게 하지 않으셨네.
齋戒修淨德,
菩薩右脅生,
大悲救世閒,
不令母苦惱。


우류왕(優留王)은 다리로 태어났고
비투왕(卑偸王)은 손으로 태어났으며
만타왕(曼陀王)은 정수리로 태어났고
가차왕(伽叉王)은 겨드랑이로 태어난 것처럼
優留王股生,
卑偸王手生,
曼陁王頂生,
伽叉王腋生。


보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오른쪽 옆구리로 탄생하셨네.
차츰차츰 태에서 나오시자
그 광명 두루 환하게 비추었다네.
菩薩亦如是,
誕從右脅生,
漸漸從胎出,
光明普照耀。


마치 허공에서 떨어진 듯
자궁문을 통해 탄생하지 않으셨네.
한량없는 겁(劫) 동안 덕을 닦으시어
나면서부터 죽지 않는 법 저절로 아셨네.
如從虛空墮,
不由於生門,
修德無量劫,
自知生不死。


조용하고 편안하여 허둥거리지 않고
밝게 드러난 모습 미묘하고 단정했네.
환하게 태(胎)에서 나타나는 모습
마치 처음 떠오르는 태양 같았네.
安諦不傾動,
明顯妙端嚴,
晃然後胎現,
猶如日初昇。


살펴보면 지극히 밝고 빛나지만
바라보는 눈동자에 해롭지 않고
아무리 보아도 눈부시지 않아
마치 공중의 달을 보는 것 같았네.
觀察極明耀,
而不害眼根,
縱視而不耀,
如觀空中月。


자기 몸의 광명 밝게 비춤이
햇빛이 등불 빛을 무색케 하듯
보살의 황금빛 몸의 광명이
두루 비춤도 그러하였네.
自身光照耀,
如日奪燈明,
菩薩眞金身,
普照亦如是。


바르고 참된 마음 흐트러지지 않고
편안하고 조용히 일곱 걸음 걸을 때
발바닥이 편편한 발꿈치는
영롱하게 빛남이 칠성(七星) 같았네.
正眞心不亂,
安庠行七步,
足下安平趾,
炳徹猶七星。


짐승의 왕 사자 같은 걸음으로
사방을 두루 관찰하면서
진실한 이치 환히 깨달았기에
이와 같은 말씀 할 수 있었네.
獸王師子步,
觀察於四方,
通達眞實義,
堪能如是說。


“이 생(生)은 부처 되기 위한 생으로서
최후의 마지막 생(生)이 되리라.
나는 오직 이 한 생에
기어코 모든 중생 제도하리라.”
此生爲佛生,
則爲後邊生,
我唯此一生,
當度於一切。


그때 마침 허공에서
한 줄기는 따뜻하고 한 줄기는 시원한
두 줄기 깨끗한 물 흘러 내려
정수리에 쏟아져 몸을 즐겁게 하였네.
應時虛空中,
淨水雙流下,
一溫一淸涼,
灌頂令身樂。


보배 궁전에 편안히 들어
유리 평상에 누워 계시자
천왕(天王)이 금꽃[金華] 같은 손으로
평상의 네 발을 떠받들었네.
安處寶宮殿,
臥於琉璃牀,
天王金華手,
奉持牀四足。


모든 하늘들 허공에서
보배 일산을 들어 모시고
그 위신(威神)을 찬탄하면서
불도(佛道) 성취하길 권청하였네.
諸天於空中,
執持寶蓋侍,
承威神讚嘆,
勸發成佛道。


모든 용왕(龍王)들 기뻐하면서
뛰어난 그 법을 간절히 우러렀네.
그들은 과거에도 부처님 받들었는데
지금 또 이 보살을 만나게 되었네.
諸龍王歡喜,
渴仰殊勝法,
曾奉過去佛,
今得値菩薩。


만다라(曼陀羅)꽃을 뿌려대면서
오롯한 마음으로 즐겁게 공양했네.
여래가 이 세상에 나타나시자
정거천(淨居天)도 또한 기뻐하였네.
散曼陁羅花,
專心樂供養,
如來出興世,
淨居天歡喜。


애욕(愛欲)의 기쁨 이미 없건만
법을 위해 기뻐하고 좋아했으니
괴로움 바다에 빠진 중생들
해탈케 하기 위함이었네.
已除愛欲歡,
爲法而欣悅,
衆生沒苦海,
令得解脫故。


저 수미보산왕(須彌寶山王)이
이 대지를 굳게 지키고 있다가
보살이 이 세상에 나타나시자
그 공덕(功德)의 바람에 날리게 되어
온 대지가 울리고 흔들림이
마치 풍랑이 뱃전을 두드리듯 하였네.
須彌寶山王,
堅持此大地,
菩薩出興世,
功德風所飄。
普皆大震動,
如風鼓浪舟,


보드라운 가루 전단(栴檀)향
온갖 보배 연꽃들
바람 부는 대로 허공 따라 흐르고
어지럽게 휘날려 흘러내렸네.
栴檀細末香,
衆寶蓮花藏,
風吹隨空流,
繽紛而亂墜。


허공에선 하늘옷 내려와
몸에 닿자 오묘한 음악 생기고
해와 달은 평상시와 다름없건만
그 광명 밝기는 몇 배나 더하였네.
天衣從空下,
觸身生妙樂,
日月如常度,
光耀倍增明。


이 세계의 모든 불빛은
섶이 없어도 저절로 불타오르고
맑고 시원한 우물에선 깨끗한 물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솟아올랐네.
世界諸火光,
無薪自炎熾,
淨水淸涼井,
前後自然生。


중궁(中宮)의 채녀(婇女)들은 이상히 여겨
일찍이 없던 일이라 찬탄하면서
다투어 달려가 마시고 목욕하자
모두 다 안락한 생각이 일어났다네.
中宮婇女衆,
怪歎未曾有,
競赴而飮浴,
皆起安樂想。


한량없는 하늘의 정령[部多天]들
법을 좋아해 다들 구름처럼 모여들어
람비니(藍毗尼) 동산의
나무숲 사이를 빼곡이 메워 섰네.
無量部多天,
樂法悉雲集,
於藍毘尼園,
遍滿林樹閒。


신기하고 특별한 온갖 묘한 꽃들은
제 철도 아니건만 활짝 피었고
흉악하고 사나운 중생 무리도
한꺼번에 자애로운 마음을 내었네.
奇特衆妙花,
非時而敷榮,
凶暴衆生類,
一時生慈心。


이 세상의 모든 질병(疾病)들
고치지 않아도 저절로 없어지고
어지럽게 울부짖던 날짐승과 길짐승들
잠자코 조용해져 아무 소리 없었네.
世閒諸疾病,
不療自然除,
亂鳴諸禽獸,
恬默寂無聲。


온갖 개울물은 모두 흐름을 멎고
흐린 물은 다 맑아졌으며
하늘에는 구름의 가리움 없고
하늘북[天鼓]은 저절로 울렸다네.
萬川皆停流,
濁水悉澄淸,
空中無雲翳,
天鼓自然鳴。


일체의 모든 세간들
모두 다 안온해지고 즐거움 얻었는데
마치 황폐하고 어려운 처지의 나라가
홀연히 현명한 임금을 만난 듯하였네.
一切諸世閒,
悉得安隱樂,
猶如荒難國,
忽得賢明主。


보살이 이 세상에 나오신 까닭은
온갖 고통에서 중생을 건지기 위해서이니,
오직 저 악마의 하늘왕[魔天王]만
부들부들 떨면서 매우 근심하였네.
菩薩所以生,
爲濟世衆苦,
唯彼魔天王,
震動大憂惱。


부왕(父王)은 태어난 아드님을 보고
일찍이 없었던 기이하고 특별한 일이라
본래 성품은 평안하고 신중했으나
너무 놀라 보통 때의 얼굴 바뀌었네.
父王見生子,
奇特未曾有,
素性雖安重,
驚駭改常容。


두 숨결 가슴에 번갈아 일어나고
한편으론 기쁘고 한편으론 두려웠다네.
부인은 그 아드님이
평범한 방법으로 태어나지 않음을 알아차렸네.
二息交胸起,
一喜復一懼,
夫人見其子,
不由常道生。


여인의 성품에 겁 많고 나약하여
얼음이나 숯불을 품은 듯 두려워져
좋고 나쁜 얼굴상을 분별하지 못하고
도리어 근심하고 무서워하였네.
女人性怯弱,
怵惕懷冰炭,
不別吉凶相,
反更生憂怖。


오래 보살피던 여러 유모들
서로들 어지러이 신명(神明)께 기도하고
‘원컨대 우리 태자를 편안하게 해주소서.’
제각기 늘 섬기던 신을 청하였네.
長宿諸母人,
互亂祈神明,
各請常所事,
願令太子安。


그때 그 숲 속에는
관상을 잘 보는 바라문(婆羅門)이 있었는데
위의(威儀)와 많은 지식 갖추었고
훌륭한 말솜씨에 높은 명성 자자했다네.
時彼林中有,
知相婆羅門,
威儀具多聞,
才辯高名稱。


그는 이 태자의 상을 보고는
일찍 없었던 일이라 기뻐 뛰다가
놀라고 두려워하는 왕의 마음을 알고
진실한 내용을 왕에게 아뢰었다네.
見相心歡喜,
踊躍未曾有,
知王心驚怖,
白王以眞實。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면 누구나
특별하고 훌륭한 아들을 구하는데
왕이시여 태자는 뚜렷한 보름달과 같으니
마땅히 크게 기뻐하셔야 합니다.
人生於世閒,
唯求殊勝子,
王今如滿月,
應生大歡喜。


지금 나으신 특별하고 훌륭한 이 아드님은
반드시 종족(宗族)을 드러내 빛내리니
마음을 편히 하여 스스로 기뻐해 경하하고
아무런 의심이나 염려치 마십시옵소서.
今生奇特子,
必光顯宗族,
安心自欣慶,
莫生餘疑慮。


신령스런 상서가 이 나라에 모여
지금부터 갈수록 흥하고 성하리니
지금 나으신 이 특별하고 훌륭한 아들
반드시 이 세상을 구원할 것입니다.
靈祥集家國,
從今轉休盛,
所生殊勝子,
必爲世閒救。


생각건대 이 상사(上士)의 몸은
황금빛 오묘한 광명이 있으니
이와 같이 특별하고 훌륭한 상(相)은
틀림없이 등정각(等正覺) 이루오리다.
惟此上士身,
金色妙光明,
如是殊勝相,
必成等正覺。


만일 세상의 즐거움 익히면
반드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드넓은 이 대지의 주인으로서
바른 법으로 강건히 다스릴 것입니다.
若習樂世閒,
必作轉輪王,
普爲大地主,
勇猛正法治。


4천하를 다스리는 왕이 되어
모든 왕들을 통솔하고 제어함이
마치 이 세상의 모든 광명 중에서
햇빛이 가장 으뜸인 것 같을 것이오.
王領四天下,
統御一切王,
猶如世光明,
日光爲最勝。


또한 이 분이 만일 산림(山林)에 머문다면
오롯한 마음으로 해탈(解脫) 구하고
진실한 지혜를 성취하여
이 세상을 널리 비출 것이오.
若處於山林,
專心求解脫,
成就實智慧,
普照於世閒。


비유하면 수미산(須彌山)은
모든 산 가운데 왕이듯이
온갖 보배 중엔 황금이 제일이듯이
숱한 개울 중엔 바다가 제일이듯이
譬如須彌山,
普爲諸山王,
衆寶金爲最,
衆流海爲最。


모든 별 중엔 달이 제일이듯이
모든 광명 중엔 해가 제일이듯이
여래(如來)가 세상에 존재하시면
모든 사람 중에 제일이 될 것입니다.
諸宿月爲最,
諸明日爲最,
如來處世閒,
兩足中爲最。


길고도 넓은 청정한 눈
아래위로 깜빡일 땐 긴 눈썹 드러나며
바라보는 눈동자는 검푸른 빛으로서
밝고도 빛남이 반달 모양 같으니
이 상(相)을 어떻게
평등하고 특별하게 뛰어난 눈이 아니라 하리.”
淨目脩且廣,
上下瞬長睫,
瞪矚紺靑色,
明煥半月形。
此相云何非,
平等殊勝目,


그때 왕이 이생(二生)에게 말하였다.
“만약 그대 말한 것과 같다면
이와 같이 기이하고 특별한 상은
어떠한 인연 담겨 있기에
선왕 때에는 감응하지 않다가
내 대에 이르러 나타났는가?”
時王告二生,
若如汝所說。
如此奇特相,
以何因緣故,
不應於先王,
乃現於我世,


바라문은 왕에게 아뢰었다.
“부디 그런 말씀하지 마소서.
많은 지식과 밝은 지혜
명칭(名稱)과 그리고 갖가지 사업 등
이와 같은 네 가지 일들은
선후(先後)를 따져서 감응하는 것 아닙니다.
婆羅門白王,
不應如是說,
多聞與智慧,
名稱及事業,
如是四事者,
不應顧先後。


사물이 생겨나는 이치는
제각기 인연 따라 일어납니다.
이제 모든 비유를 들어 설명하리니
왕께서는 우선 자세히 들어 보소서.
物性之所生,
各從因緣起,
今當說諸譬,
王今且諦聽。


비구(毘求)와 앙기라(央耆羅)
이 두 선인(仙人) 종족은
오랜 세월이 지나고서야
제각기 뛰어난 아들을 낳았소.
毘求央耆羅,
此二仙人族,
經歷久遠世,
各生殊異子。


하나는 비리하발저(毘利訶鉢低)이고
또 다른 사람은 숙가라(儵迦羅)였소.
그들이 제왕론(帝王論)을 지었지만
그들은 조상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오.
毘利訶鉢低,
及與儵迦羅,
能造帝王論,
不從先族來。


살라살(薩羅薩) 선인은
오랫동안 경론(經論)을 단절했었지만
그가 낳은 바라바(婆羅婆)는
그 뒤를 이어 경론을 밝혔으니
현재 지견(知見)이 태어난 것은
반드시 그 조상 때문이 아니라오.
薩羅薩仙人,
經論久斷絕,
而生婆羅婆,
續復明經論,
現在知見生,
不必由先胄。


비야사(毘耶娑) 선인은
온갖 경론을 많이 지었지만
그의 후손 발미(跋彌)는
게송(偈頌)의 장구(章句)를 널리 모았소.
毘耶娑仙人,
多造諸經論,
末後胤跋彌,
廣集偈章句。


아저리(阿低利) 선인은
의서(醫書)를 해득하지 못했지만
그의 후손 아저리(阿低離)는
온갖 병을 잘 치료했다오.
阿低利仙人,
不解醫方論,
後生阿低離,
善能治百病。


이생(二生) 구시(駒尸) 선인은
외도의 논서(論書) 익히지 않았지만
그의 후손 가제나왕(伽提那王)은
외도의 법을 모두 알았소.
二生駒尸仙,
不閑外道論,
後伽提那王,
悉解外道法。


감자왕(甘蔗王)의 시조는
바다의 조수(潮水)를 막지 못했지만
사가라왕(娑伽羅王)에 이르러서는
천 명의 왕자를 낳아 길렀소.
甘蔗王始族,
不能制海潮,
至娑伽羅王,
生育千王子。


큰 바다 조수까지 죄다 막아
정해놓은 경계를 넘지 못하게 했소.
사나구(闍那駒) 선인은
스승 없이 선도(禪道)를 터득했다오.
能制大海潮,
使不越常限,
闍那駒仙人,
無師得禪道。


명예와 칭송을 얻는 것이
다 제 힘에서 생기는 것이니
선조는 훌륭한데 후손이 못난 경우도 있고
후손은 훌륭한데 선조가 못난 경우도 있다오.
凡得名稱者,
皆生於自力,
或先勝後劣,
或先劣後勝。


모든 제왕(帝王)이나 모든 신선들
반드시 그 조상을 이어받지는 않는다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는
그 선후를 돌아보고 감응하는 것 아닙니다.
帝王諸神仙,
不必承本族,
是故諸世閒,
不應顧先後。


대왕이시여, 이제 이와 같나니
마땅히 기쁜 마음 내소서.
기쁜 마음을 내신다면
영원히 의혹을 여의게 될 것입니다.”
大王今如是,
應生歡喜心,
以心歡喜故,
永離於疑惑。


왕이 선인의 말을 듣고
기뻐하여 공양을 더하면서 말했네.
“내 이제 훌륭한 아들을 낳았으니
전륜왕의 자리를 물려주리라.
王聞仙人說,
歡喜增供養,
我今生勝子,
當紹轉輪位。


내 나이 어느새 늙어버렸으니
나는 집을 나가 범행(梵行)을 닦으라.
그리하여 성스런 왕자가 세상을 버리고
숲으로 들어가는 일이 없게 하리라.”
我年已朽邁,
出家修梵行,
無令聖王子,
捨世遊山林。


마침 그때 그 근처 동산에는
아사타(阿私陀)라 이름하는
고행(苦行)을 실천하는 선인이 있었는데
관상 보는 법을 잘 아는 사람이었네.
時近處園中,
有苦行仙人,
名曰阿私陁,
善解於相法。


그는 왕궁의 문 앞에 와서 왕에게 말했다.
“범천(梵天)이 응(應)한 상이며
고행으로 바른 법 닦기를 좋아할 상으로서
이 두 가지 상을 모두 나타낸다오.”
來詣王宮門,
王謂梵天應,
苦行樂正法,
此二相俱現。


범행의 상을 두루 갖추었으니
그때 왕은 크게 기뻐하면서
곧 궁궐 안으로 맞아들여서
공경하고 또 공양을 베풀었다네.
梵行相具足,
時王大歡喜,
卽請入宮內,
恭敬設供養。


그가 궁(宮) 안으로 들어가서는
오직 왕자만 보는 것을 좋아할 뿐
아무리 아름다운 채녀들 있다 해도
텅 빈 숲에 머물 듯하였네.
將入內宮中,
唯樂見王子,
雖有婇女衆,
如在空閑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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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법좌(法座)에 편안히 앉아
더욱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니
그 모습 마치 안저첩왕(安低牒王)이
바시타(波尸吒)를 섬기듯 하였네.
安處正法座,
加敬尊奉事,
如安低牒王,
奉事波尸咤。


그때 왕은 선인에게 말했다.
“나는 이제서야 큰 이익을 얻었소.
큰 선인을 괴롭혀 수고롭게 하였더니
황송하게도 와서 나의 청을 들어주었소.
時王白仙人,
我今得大利,
勞屈大仙人,
辱來攝受我。


마땅히 해야 할 모든 일 있으면
원컨대 그때그때 분부하시오.”
이렇게 권하여 청하기를 마치자
선인은 크게 기뻐하며 말하였네.
諸有所應爲,
唯願時教勅,
如是勸請已,
仙人大歡喜。


“훌륭하십니다. 상승왕(常勝王)으로서
온갖 덕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와서 구하기 좋아하는 자에게는
은혜 베풀고 바른 법 높이며
어질고 지혜로운 뛰어난 종성으로서
겸손하고 공손하며 잘 따라 순종했네.
善哉常勝王,
衆德悉皆備,
愛樂來求者,
惠施崇正法,
仁智殊勝族,
謙恭善隨順。


과거에 온갖 묘한 인연을 심어
훌륭한 그 열매 지금에야 나타났으니
지금 여기에 온 인연을 말하리니
왕께선 마땅히 내 말을 들어보소서.
宿殖衆妙因,
勝果現於今,
汝當聽我說,
今者來因緣。


나는 일도(日道:태양의 길)를 따라 오다가
공중에서 하늘의 말을 들었소.
지금 저 왕이 태자를 낳았는데
분명코 정각(正覺)의 도(道)를 이루리라고.
我從日道來,
聞空中天說,
言王生太子,
當成正覺道。


아울러 아까 상서로운 상을 보고
이제 일부러 여기에 이르렀나니
저 석가왕의 바른 법 깃대를
세우는 것 보고자 해서입니다.”
幷見先瑞相,
今故來到此,
欲觀釋迦王,
建立正法幢。


왕은 선인의 말을 듣고
결정코 의심의 그물을 없애버리려
태자를 데리고 나오도록 명하여
그 선인에게 상을 보였네.
王聞仙人說,
決定離疑網,
命持太子出,
以示於仙人。


선인이 태자의 상을 보았더니
발바닥엔 일천 개의 살 바퀴 있고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엔 그물막이 있으며
눈썹 사이에는 흰 털이 감돌아 났네.
仙人觀太子,
足下千輻輪,
手足網縵指,
眉閒白毫跱。


양근(陽根)은 말[馬]처럼 감추어져 있으며
얼굴빛은 불빛처럼 빛났으니
도인은 일찍 없었던 일이란 생각 내어
눈물 흘리면서 크게 탄식하였네.
馬藏隱密相,
容色炎光明,
見生未曾想,
流淚長嘆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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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그 선인이 우는 것 보고
아들 생각하는 마음에 전율(戰慄)하여
기운이 맺혀 가슴에 응어리지고
놀라고 두근거려 편안하지 못하였다네.
王見仙人泣,
念子心戰慄,
氣結盈心胸,
驚悸不自安。


얼떨결에 문득 자리에서 일어나
선인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선인에게 아뢰어 말하였다.
“이 아이는 기이하고 특별하게 났고
不覺從坐起,
稽首仙人足,
而白仙人言,
此子生奇特。


얼굴도 지극히 단정하고 엄숙하여
하늘 사람이나 거의 다름이 없소.
사람 중에 제일이라 그대가 말해놓고
무슨 일로 근심하고 슬퍼하는가?
容貌極端嚴,
天人殆不異,
汝言人中上,
何故生憂悲。


혹 이 아이가 수명이 짧아
내가 근심하고 슬퍼할까 그러는 것 아닌가?
오랫동안 목마르다 감로(甘露) 얻었지만
다시 도로 그것을 잃지나 않을까 해서인가?
將非短壽子,
生我憂悲乎,
久渴得甘露,
而反復失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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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장차 재물 잃어 집을 망치고
나라를 망치지나 않을까 해서인가?
만일 내게 훌륭한 아들이 있어
이 나라를 맡길 수만 있다면
將非失財寶,
喪家亡國乎,
若有勝子存,
國嗣有所寄。


나는 죽을 때에도 마음 기뻐서
안락하게 저 세상에 태어나리라.
비유하면 사람의 두 눈이
한 쪽은 감겨 있고 한 쪽은 뜬 듯 하리라.
我死時心悅,
安樂生他世,
猶如人兩目,
一眠而一覺。


가을 서리 내릴 때 꽃 피워
꽃을 피었으나 열매 없게 하지 말라.
세상 사람 친족들 중에
아들보다 더 깊은 사랑 없나니
마땅히 지금 미래를 예언하여
나의 근심 덜어 주소서.”
莫如秋霜花,
雖敷而無實,
人於親族中,
愛深無過子,
宜時爲記說,
令我得蘇息。


선인은 그의 부왕(父王)이
마음 속에 품은 큰 근심을 알아차리고
곧 그 대왕에게 말해 알렸다.
“대왕이여, 너무 두려워하지 마소서.
아까 대왕께 이미 다 말씀드렸으니
부디 스스로 의심을 내지 마소서.
仙人知父王,
心懷大憂懼,
卽告言大王,
王今勿恐怖,
前已語大王,
愼勿自生疑。


지금의 상(相)도 전과 다름없나니
다시 다른 생각을 품을 것 없습니다.
그저 내 나이 늙은 것 생각하고
슬프고 애달퍼 울며 탄식할 뿐입니다.
今相猶如前,
不應懷異想,
自惟我年暮,
悲慨泣歎耳。


이제 내 목숨 끝나려 하는 즈음에
이 아드님 세상에 응(應)하여 나셨으나
다시 나지 않기 위해 세상에 나셨으니
이 분을 다시는 만나기 어려우리.
今我臨終時,
此子應世生,
爲盡生故生,
斯人難得遇。


거룩한 왕의 자리 던져 버리고
5욕(欲)의 경계에 집착하지 않으며
열심히 애써 고행 닦아서
진실한 이치를 깨달으신 뒤에는
當捨聖王位,
不著五欲境,
精勤修苦行,
開覺得眞實。


언제나 일체 중생을 위하여
어리석고 어두운 장애를 없애주고
이 세상을 영원히 환하게 밝히리니
지혜의 광명 태양 빛과 같으리.
常爲諸群生,
滅除癡冥障,
於世永熾燃,
智慧日光明。


중생이 괴로움의 바다에 빠져
갖가지 병으로 물거품 삼고
쇠하고 늙음으로 큰 물살 삼으며
죽음으로 바다의 큰 물결 삼을 때
衆生沒苦海,
衆病爲聚沫,
衰老爲巨浪,
死爲海洪濤。


이 분은 가벼운 지혜의 배를 타고
온갖 흐름의 어려움을 건너리라.
지혜로 흐르는 물 거슬러 오르고
깨끗한 계(戒)로써 언덕을 삼으며
乘輕智慧舟,
渡此衆流難,
智慧泝流水,
淨戒爲傍岸。


삼매(三昧)는 청량(淸凉)한 못이 되고
정수(正受)는 온갖 기이한 새가 되리라.
이와 같이 매우 깊고도 넓은
바른 법의 큰 강물이 되리라.
三昧淸涼池,
正受衆奇鳥,
如此甚深廣,
正法之大河。


애욕에 목마른 모든 중생들
그것을 마심으로써 되살아나게 하리.
5욕의 경계에 물들어 집착하다가
온갖 괴로움에 핍박당하고
渴愛諸群生,
飮之以蘇息,
染著五欲境,
衆苦所驅迫。


나고 죽는 넓은 벌판 헤매면서
아득히 돌아갈 곳 알지 못하네.
보살이 이 세상에 나오신 까닭은
해탈의 길 터놓기 위해서라네.
迷生死曠野,
莫知所歸趣,
菩薩出世閒,
爲通解脫道。


이 세상 탐욕의 불길이
경계의 섶을 맹렬히 태울 때
대자비의 구름 일으켜
법비 내려 꺼지게 하리라.
世閒貪欲火,
境界薪熾燃,
興發大悲雲,
法雨雨令滅。


어리석음과 어둠은 두 겹 문이요
탐욕은 그 문의 자물쇠 되어
모든 중생들을 막아 가두지만
나고 죽음 초월하는 해탈의 문은
금강(金剛) 지혜가 못 빼는 도구 되어
은애와 애정의 화살촉을 뽑아낸다네.
癡闇門重扇,
貪欲爲關鑰,
閉塞諸群生,
出要解脫門,
金剛智慧鑷,
拔恩愛逆鑽。


어리석음의 그물에 스스로 묶여
곤궁하고 괴로워도 의지할 곳 없더니
법왕(法王)이 세상에 나타나시어
능히 중생의 결박 풀어주시네.
愚癡網自纏,
窮苦無所依,
法王出世閒,
能解衆生縛。


왕이여, 부디 이 아드님 때문에
스스로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마시고
그보다는 저 중생들 욕심에 집착하여
바른 법 어김이나 근심하소서.
王莫以此子,
自生憂悲患,
當憂彼衆生,
著欲違正法。


저는 이제 늙음과 죽음에 시달려
성인의 공덕에서 멀어지고 말아
갖가지 선정(禪定)을 닦는다 해도
그 이익 얻지 못하리이다.
我今老死壞,
遠離聖功德,
雖得諸禪定,
而不獲其利。


현재 이 보살이 계신 곳에서
끝내 바른 법 듣지 못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 끝난 뒤에는
반드시 3난천(難天)에 태어날 것입니다.”
於此菩薩所,
竟不聞正法,
身壞命終後,
必生三難天。


왕과 모든 권속들
이 선인의 말을 듣고는
그 스스로의 근심 깨달았으니
그 때문에 두려움 모두 없어졌다네.
“이 기이하고 특별한 아기 태어나
내 마음 매우 편안하게 되었다네.
王及諸眷屬,
聞彼仙人說,
知其自憂嘆,
恐怖悉以除,
生此奇特子,
我心得大安。


만일 그가 집을 떠나 세상 영화 버리고
선인(仙人)의 도(道)를 닦고 익힌다면
마침내 왕의 자리 이을 이 없어
다시 나로 하여금 언짢게 하리라.”
出家捨世榮,
修習仙人道,
遂不紹國位,
復令我不悅。


그러자 그때 그 선인은
왕을 향해 진실을 말하였다.
“틀림없이 왕께서 걱정하는 것처럼
장차 정각도(正覺道)를 이룰 것입니다.”
爾時彼仙人,
向王眞實說,
必如王所慮,
當成正覺道。


선인은 왕의 권속들 가운데에서
모든 사람의 마음 위로한 뒤에
스스로 자기의 신력(神力)으로써
허공을 날아 멀리 떠나 버렸다.
於王眷屬中,
安慰衆心已,
自以己神力,
騰虛而遠逝。


그때 백정왕(白淨王)은
아들의 기이하고 특별한 상호를 보고
또 이 아사타(阿私陀) 선인의
결정된 사실에 대한 말을 듣고는
爾時白淨王,
見子奇特相,
又聞阿私陁,
決定眞實說。


아들을 마음으로 공경하고 존중하며
보배처럼 보호하고 언제나 생각하여
천하에 큰 사면령을 내리고
감옥의 죄수들까지 모두 풀어 주었다네.
於子心敬重,
珍護兼常念,
大赦於天下,
牢獄悉解脫。


세상 사람들 아들 났을 때의 법을 따라
마땅히 취하고 버릴 일을 따랐다.
모든 경전(經典)의 방론(方論)에 의거하여
온갖 할 일을 모두 다했네.
世人生子法,
隨宜取捨事,
依諸經方論,
一切悉皆爲。


아들 낳은 지 만 열흘이 되면
안온하여 마음 이미 태평해지니
모든 천신(天神)께 모두 제사드리고
도(道) 있는 이에게 널리 보시한다네.
生子滿十日,
安隱心已泰,
普祠諸天神,
廣施於有道。


사문(沙門)이나 바라문(婆羅門)들은
주원(呪願)으로 길한 복 비네.
모든 신하들에게 은혜 베풀고
가난한 이들에게도 재물 주었네.
沙門婆羅門,
呪願祈吉福,
嚫施諸群臣,
及國中貧乏。


촌이나 도성의 채녀(婇女)들에게
소ㆍ말ㆍ코끼리ㆍ재물 따위를
저마다의 필요에 따라
모든 사람들에게 다 베풀어주었다네.
村城婇女衆,
牛馬象財錢,
各隨彼所須,
一切皆給與。


좋은 날짜를 점쳐 가려
아들을 데리고 본궁(本宮)으로 돌아갈 때
정반왕(淨飯王)ㆍ백반왕(白飯王)의 흰 코끼리와
7보(寶)로 장엄한 수레는
卜擇選良時,
遷子還本宮,
二飯白淨牙,
七寶莊嚴輿。


갖가지 빛깔의 구슬로 얽어
밝고 고와 지극히 찬란했네.
부인은 태자를 안고
두루 돌면서 천신께 예배하였네
雜色珠絞絡,
明焰極光澤,
夫人抱太子,
周帀禮天神。


그런 다음 보배 수레에 오르니
아릿다운 채녀들이 따라 모시고
왕은 여러 신하들과 더불어
모두 다 함께 그 뒤를 따랐네.
然後昇寶輿,
婇女衆隨侍,
王與諸臣民,
一切俱導從。


마치 저 제석천이
여러 하늘들에 둘러싸인 것 같았네.
또 저 마혜수라천(摩醯首羅天)이
갑자기 육면(六面)의 아들 낳으면
猶如天帝釋,
諸天衆圍遶,
如摩醯首羅,
忽生六面子。


갖가지 제구를 베풀어 공급하고
또 그를 위해 복을 청하는 것처럼
이제 이 왕도 태자를 낳고서
온갖 제구 베푸는 것 또한 그러했네.
設種種衆具,
供給及請福,
今王生太子,
設衆具亦然。


또 비사문(毘沙門) 천왕이
나라구바(那羅鳩婆)를 낳았을 때
저 모든 하늘 무리들
다 함께 매우 기뻐했는데
毘沙門天王,
生那羅鳩婆,
一切諸天衆,
皆悉大歡喜。


왕도 이제 태자를 낳자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의
온 나라 모든 백성들
자못 기뻐함이 그와 같았네.
王今生太子,
迦毘羅衛國,
一切諸人民,
歡喜亦如是。

 



2. 처궁품(處宮品)
    佛所行讚  處宮品第二


그때 백정왕(白淨王)의 집은
거룩한 아들 낳았으므로
친족 자제들과 모든 신하들
모두 다 충성스럽고 어질게 되었다네.
時白淨王家,
以生聖子故,
親族名子弟,
群臣悉忠良。


코끼리ㆍ말ㆍ보배수레와
나라의 재물과 7보 그릇 등은
날이 갈수록 더욱 늘어나
쓰임에 따라 모여 생겼네.
象馬寶車輿,
國財七寶器,
日日轉增勝,
隨應而集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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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춰졌던 한량없는 보배도
저절로 땅에서 솟아 나왔고
맑고 깨끗한 설산(雪山)에 사는
모질고 사나운 흰 코끼리들도
無量諸伏藏,
自然從地出,
淸淨雪山中,
兇狂群白象。


부르지 않았는데 저절로 오고
길들여 다루지 않아도 스스로 항복했네.
갖가지 온갖 빛깔의 말들은
지극히 단정하고 엄숙한 생김새 갖추었네.
不呼自然至,
不御自調伏,
種種雜色馬,
形體極端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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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갈기에 가늘고 긴 꼬리를 가진
마치 날 듯이 뛰어오르고
또 들에서 자란 것들도
때맞추어 저절로 모여들었네.
朱髦纖長尾,
超騰駿若飛,
又野之所生,
應時自然至。


순수한 빛깔로 잘 길들여졌고
살쪄서 건강하고 잘생긴 생김새에다
바른 걸음의 순수한 향내나는 젖소들
때에 맞춰 모두들 구름처럼 모여 왔네.
純色調善牛,
肥壯形端正,
平步淳香乳,
應時悉雲集。


원한을 품은 사람 마음이 가라앉고
공평하고 바른 사람 더욱 순후해지며
평소에 친한 사람 한층 더 친밀해지고
어지럽고 거스름은 모두 다 사라졌네.
怨憎者心平,
中平益淳厚,
素篤增親密,
亂逆悉消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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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바람에 때 맞춰 비 내리고
천둥도 울지 않고 벼락도 치지 않으며
농사는 그 때를 기다리지 않아도
몇 갑절 풍성한 수확 거두었다네.
微風隨時雨,
雷霆不震裂,
種殖不待時,
收實倍豐積。


신선한 5곡 향기롭고 감미로우며
가볍고 부드러워 잘 소화되네.
잉태한 모든 존재들
몸이 편하고 또한 화적(和適)했다네.
五穀鮮香美,
輕軟易消化,
諸有懷孕者,
身安體和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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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성종(聖種)을 받은 사람 말고도
그 밖의 모든 세상 사람들
살림살이 저마다 저절로 넉넉하여
남에게 구할 생각 조금도 없었네.
除受四聖種,
諸餘世閒人,
資生各自如,
無有他求想。


교만도 없고 간탐도 질투도 없으며
또한 성내거나 해칠 마음도 없어
세상의 모든 남자나 여자는
고요하기 태고(太古) 적 사람들 같았네.
無慢無慳嫉,
亦無恚害心,
一切諸士女,
玄同劫初人。


하늘 사당[天廟]과 모든 사찰들
동산과 수풀과 우물과 연못들
그 모두가 하늘 물건 같았고
때맞추어 저절로 생겨났다네.
天廟諸寺舍,
園林井泉池,
一切如天物,
應時自然生。


모든 경계 합쳐져 굶주림 없고
전쟁도 없으며 몹쓸 병도 그치고
온 나라의 모든 백성들
친족끼리 사랑하고 공경하였네.
合境無飢餓,
刀兵疾疫息,
國中諸人民,
親族相愛敬。


법애(法愛)로 서로들 좋아하고
더러운 욕심 내지 않았으며
다만 정의로 재물 구하고
이익 탐하는 마음도 없었네.
法愛相娛樂,
不生染污欲,
以義求財物,
無有貪利心。


법을 위하여 은혜 베풀되
그 보답을 받을 생각 없었고
네 가지 범행(梵行)을 닦고 익혀서
성내고 해칠 마음 멸해 없앴네.
爲法行惠施,
無求反報想,
脩習四梵行,
滅除恚害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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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마누(摩★)왕은
일광(日光) 태자 낳았을 때
온 나라는 좋은 상서를 입어
온갖 나쁜 것 일시에 그쳤었네.
過去摩㝹王,
生日光太子,
擧國蒙吉祥,
衆惡一時息。


이제 대왕이 태자를 낳자
그 덕 또한 그와 같아서
갖가지 덕을 갖췄다는 뜻으로
실달라타(悉達羅他)라 이름했네.
今王生太子,
其德亦復爾,
以備衆德義,
名悉達羅他。


그때 마야(摩耶)부인은
그가 낳은 아들 모습이
하늘 아기처럼 단정하고
온갖 아름다움 갖춘 것 보고
지나친 기쁨을 스스로 이기지 못하여
그만 목숨 마치고 천상에 태어났네.
時摩耶夫人,
見其所生子,
端正如天童,
衆美悉備足,
過喜不自勝,
命終生天上。


대애(大愛) 구담미(瞿曇彌)는
태자 모습이 하늘 아기와 같고
덕스러운 모습 세상에서 빼어나며
이미 친어머니 목숨 마친 것 보고는
大愛瞿曇彌,
見太子天童,
德貌世奇挺,
旣生母命終。


친아들 같이 사랑하며 길렀고
아들 또한 친어머니 같이 공경하기를
마치 해나 달이나 불의 광명이
적은 데서부터 점점 넓어지는 것처럼 하였고
태자 자라는 것 날로 새롭고
덕스러운 모습도 또한 그러하였네.
愛育如其子,
子敬亦如母,
猶日月火光,
從微照漸廣,
太子長日新,
德貌亦復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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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매길 수 없는 전단향(栴檀香)과
염부단향(閻浮檀香)처럼 이름난 보배와
몸을 보호하는 신선(神仙)의 약과
영락(瓔珞) 따위로 몸을 장엄하였네.
無價栴檀香,
閻浮檀名寶,
護身神仙藥,
瓔珞莊嚴身。


속국이었던 모든 이웃 나라는
왕이 태자를 낳았다는 말 듣고
온갖 모든 진귀한 보배와
소ㆍ염소ㆍ사슴ㆍ말ㆍ수레와
보배 그릇과 장엄한 거리를 바쳐
태자 마음 기쁘게 하였네.
附庸諸鄰國,
聞王生太子,
奉獻諸珍異,
牛羊鹿馬車,
寶器莊嚴具,
助悅太子心。


비록 갖가지 온갖 장신구와
호사스런 아기 노리개 있었지만
태자의 성품은 태연하고 묵직하며
몸은 어렸으나 마음은 원숙했네.
雖有諸嚴飾,
嬰童玩好物,
太子性安重,
形少而心宿。


마음은 높고 수승한 경계에 깃들어
세상 영화에 물들지 않았고
모든 학술과 기예[術藝]를 배울 때는
한 번 들으면 스승을 뛰어넘었네.
心拪高勝境,
不染於榮華,
修學諸術藝,
一聞超師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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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왕은 그의 총명함과 깊은 생각이
세상 사람들보다 뛰어난 것을 보고
명망 있고 권세 높은 종족과
풍교(風敎)와 예의 있는 가문을 두루 찾았네.
父王見聰達,
深慮踰世表,
廣訪名豪族,
風教禮義門。


아름다운 용모와 몸가짐 단정한 여인이 있었으니
그 이름 야수다라(耶輸陀羅)였네.
마땅히 태자의 아내로 맞아
태자의 마음 잡도록 이끌었다네.
容姿端正女,
名耶輪陁羅,
應娉太子妃,
誘導留其心。


태자의 뜻은 고상하고 원대하여
덕이 성하고 그 모습 맑고 밝아
마치 저 범천(梵天)의 맏아들인
사나구마라(舍那鳩摩羅)와 같았네.
太子志高遠,
德盛貌淸明,
猶梵天長子,
舍那鳩摩羅。


그의 어진 아내 아름다운 용모와
조신하고 맑고 묘한 자태는
곱고 아름답기 천후(天后)와 같았기에
함께 있으면서 밤낮으로 즐겼네.
賢妃美容貌,
窈窕淑妙姿,
瑰艶若天后,
同處日夜歡。


그들을 위해 청정궁(淸淨宮)을 세우니
굉장히 화려하고도 매우 장엄했다.
높이 솟아 허공 속에 있는 듯하고
아득히 멀어 가을 구름 같았네.
爲立淸淨宮,
宏麗極莊嚴,
高峙在虛空,
迢遰若秋雲。


따뜻하고 시원함이 네 철에 알맞아
때를 따라 좋은 곳 가려 살 때
기녀(伎女)들은 언제나 빙 둘러 있고
하늘 음악 소리 어울려 연주었네.
더러운 소리나 빛깔 가까이하여
세상을 싫어하는 생각나지 않게 하였네.
溫涼四時適,
隨時擇善居,
伎女衆圍遶,
奏合天樂音,
勿鄰穢聲色,
令生厭世想。


마치 저 하늘 건달바(犍撻婆)의
자연(自然)으로 된 보배 궁전에
악녀(樂女)가 하늘 음악 연주하듯이
소리와 빛깔이 마음과 눈을 부시게 하였네.
如天犍撻婆,
自然寶宮殿,
樂女奏天音,
聲色耀心月。


보살이 높은 궁전에 살 때
그 음악도 또한 그와 같았네.
그 부왕은 태자를 위해
고요히 살면서 순수한 덕을 닦았네.
菩薩處高宮,
音樂亦如是,
父王爲太子,
靜居修純德。


어질고 자애롭게 정법(正法)으로 교화하되
어진 이와 친하고 나쁜 벗 멀리했네.
그 마음 은애(恩愛)에 물들지 않아
욕심 일으키는 독(毒)한 생각에 대해서는
仁慈正法化,
親賢遠惡友,
心不染恩愛,
於欲起毒想。


마음을 추스르고 모든 감관 단속하여
가볍고 급한 마음 없애 버렸네.
온화한 얼굴로 분쟁을 잘 듣고서
만족 모르는 중생의 마음 사랑으로 가르쳤다네.
攝情撿諸根,
滅除輕躁意,
和顏善聽訟,
慈教厭衆心。


모든 외도(外道)들에게 펴서 교화하여
거스름을 도모하는 모든 꾀를 끊었네.
학문을 가르쳐 세상을 구제하여
만 백성 모두 안락을 얻게 하였네.
宣化諸外道,
斷諸謀逆術,
教學濟世方,
萬民得安樂。


내 아들을 안락하게 하는 것처럼
만 백성에 대해서도 그러하였네.
불을 섬기고 모든 신(神)을 받들며
손 모아 합장한 채 달빛을 마시고
如令我子安,
萬民亦如是,
事火奉諸神,
叉手飮月光。


항하강[恒水] 물 속에 몸을 씻으며
법의 물로써 그 마음 씻어 내어
복을 비는 것 자기 위함 아니고
오직 그 아들과 백성 위함이었네.
恒水沐浴身,
法水澡其心,
祈福非存己,
唯子及萬民。


사랑하는 말이라 하여 의(義) 없음이 아니고
의(義)로운 말이라 하여 사랑 아님 아니며
사랑하는 말이라 하여 진실 아님 아니고
진실한 말이라 하여 사랑 아님 아니었네.
愛言非無義,
義言非不愛,
愛言非不實,
實言非不愛。


부끄러워하는 마음 있기 때문에
능히 참답게 말하지 못했을 뿐이니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는 일에 대해서도
탐하고 성내는 생각 의지하지 않았네.
以有慚愧故,
不能如實說,
於愛不愛事,
不依貪恚想。


고요하고 묵묵함에 마음을 두어
공평하고 올발라서 다툼을 멈추게 하고
구태여 하늘에 제사하지 않았으나
살생(殺生)하지 않은 복이 그보다 나았네.
志存於寂默,
平正止諍訟,
不以祠天會,
勝於斷事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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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는 것 많은 저 중생들 보면
풍족하게 베풀어 바라는 것보다 넘치게 하고
마음에는 전쟁할 생각이 없어
덕으로 원수(怨敵)을 항복받았네.
見彼多求衆,
豐施過其望,
心無戰爭想,
以德降怨敵。


하나를 조복받아 일곱을 보호하고
일곱을 떠나보내 다섯을 억제하며
셋을 얻어서 셋을 깨닫고
둘을 알아서 둘을 버렸네.
調一而護七,
離七防制五,
得三覺了三,
知二捨於二。


정(情)을 구하다가 죄를 저질러
죽음에 다다르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되
추하고 나쁜 말로 억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말로써 가르쳐 훈계하였네.
求情得其罪,
應死垂仁恕,
不加麤惡言,
軟語而教勅。


재물을 힘써 베풀어
살아갈 길을 제시해 주고
신선의 도(道)를 받아 배워서
원망하고 성내는 마음 멸해 없앴네.
務施以財物,
指授資生路,
受學神仙道,
滅除怨恚心。


명예와 덕망 널리널리 퍼졌으니
세상은 망하여 없어져도
그 왕으로서 밝은 덕 닦으면
온 천하의 백성들 받들어 배우는 것이
마치 사람의 마음 편하고 고요하면
온몸과 모든 감관[根]이 따르는 것 같네.
名德普流聞,
世閒永消亡,
主匠修明德,
率土皆承習,
如人心安靜,
四體諸根從。


그때 백정왕(白凈王)의 태자와
어진 아내 야수다라가
나이 점점 들어가자
라후라(羅睺羅)를 낳게 되었네.
時白淨太子,
賢妃耶輸陁,
年竝漸長大,
孕生羅睺羅。


백정왕은 스스로 생각하였네.
‘태자는 이미 아들을 낳았으니
대대로 계속해서 후사를 이어
올바른 교화 끝이 없으리라.
태자는 이미 아들을 낳았으니
그 아들에 대한 사랑 나와 같다네.
白淨王自念,
太子已生子,
歷世相繼嗣,
正化無終極,
太子旣生子,
愛子與我同。


다시는 출가(出家)할 생각 않고
다만 힘써 선(善)을 닦을 것이니
이제 내 마음 너무 편안해
하늘에 난 즐거움과 다름없구나.’
不復慮出家,
但當力脩善,
我今心大安,
無異生天樂。


마치 저 겁초(劫初) 때에
선왕(仙王)이 도에 머문 것처럼
청정한 업(業)을 즐겨 행하고
제사 때에도 살생(殺生)하지 않았네.
猶若劫初時,
仙王所住道,
愛行淸淨業,
祠祀不害生。


마치 불꽃처럼 성하게 훌륭한 업을 닦아
왕도 훌륭하고 범행도 훌륭하며
종족도 훌륭하고 재보(財寶)도 훌륭하며
용맹도 훌륭하고 기예(技藝)도 훌륭하다네.
熾然修勝業,
王勝梵行勝,
宗族財寶勝,
勇健伎藝勝。


밝음을 나타내어 온 세상 비춤이
마치 천 개의 태양 빛과 같았네.
무릇 왕이 된 까닭은
장차 아들을 나타내기 위함이라네.
明顯照世閒,
如日千光耀,
所以爲王者,
將爲顯其子。


아들을 나타냄은 종족을 위함이며
명성(名聲)으로 종족을 빛나게 함이네.
명성이 높으면 하늘에 태어날 수 있고
하늘에 태어남은 즐거움을 위함이라네.
顯子爲宗族,
榮族以名聞,
名高得生天,
生天爲樂已。


이미 즐거우면 지혜 늘어나
도를 깨달아 바른 법 펼 수 있으리
그래서 먼저 훌륭한 명성이 있는 곳에
온갖 묘한 도를 받아 행하는 것이네.
已樂智慧增,
悟道弘正法,
先勝名聞所,
受行衆妙道。


오직 바라는 것은 그 태자가
아들을 사랑하여 집 버리지 않는 것이네.
일체의 모든 나라 왕들은
낳은 아들이 아직 나이 어리다네.
唯願令太子,
愛子不捨家,
一切諸國王,
生子年尚小。


나라를 다스리게 할 수도 없을 것이요
그 마음이 방탕해지고
욕심을 따라 세상 즐거움에 집착하여
왕의 종족 있지 못할까 염려하였네.
不令王國土,
慮其心放逸,
縱情著世樂,
不能紹王種。


이제 이 왕이 태자를 낳고는
마음대로 5욕(欲)을 누리면서
다만 세상 영화만 즐기기 바랄 뿐
도를 배우게 하려 하지 않았네.
今王生太子,
隨心恣五欲,
唯願樂世榮,
不欲令學道。


과거의 보살왕도
비록 도(道)가 견고하였어도
반드시 세상의 영화와 즐거움 익혔나니
아들을 낳아 왕의 대를 잇게 하고
그런 뒤에야 산 숲으로 들어가
적묵(寂黙)의 도를 수행했다네.
過去菩薩王,
其道雖深固,
要習世榮樂,
生子繼宗嗣,
然後入山林,
修行寂默道。

 



3. 염환품(厭患品)
佛所行讚厭患品第三


밖에는 온갖 동산 숲 있고
흐르는 샘물과 맑고 시원한 못
갖가지 꽃들과 과일 나무들
늘어서서 그윽한 그늘을 드리웠네.
外有諸園林,
流泉淸涼池,
衆雜華果樹,
行列垂玄蔭。


이상하고 기이한 온갖 새들은
훨훨 날면서 그 속에서 노닐었고
물과 육지의 네 가지 꽃들은
불타는 빛깔로 묘한 향기 풍겼네.
異類諸奇鳥,
奮飛戲其中,
水陸四種花,
炎色流妙香。


기녀(伎女)들은 그 따라 풍악 울리고
노래 불러 태자에게 아뢰었네.
태자는 음악 소리를 듣고
동산 숲의 아름다움 찬탄하였네.
伎女因奏樂,
絃歌告太子,
太子聞音樂,
嘆美彼園林。


마음속에 기쁨 못 이겨
거기 나가 놀 생각 간절했나니
그것은 마치 매어 있는 난폭한 코끼리가
언제나 넓은 들을 그리워하듯 했네.
內懷甚踊悅,
思樂出遊觀,
猶如繫狂象,
常慕閑曠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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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왕은 그 태자가
동산에 놀러나가고 싶어한다는 소식 듣고
곧 모든 신하에게 분부를 내려
우의(羽儀)를 마련해 장식하라 명령하였네.
父王聞太子,
樂出彼園遊,
卽勅諸群臣,
嚴飾備羽儀。


왕이 다니는 길 다시 손보고
또 여러 가지 추하고 더러운 것과
늙고 병들고 쇠약한 이나
빈궁함에 괴로워하는 이들 모두 물리쳐
平治正王路,
幷除諸醜穢,
老病形殘類,
羸劣貧窮苦。


즐거움 없는 태자가 그것을 보고
불쾌한 마음 일으키지 않게 하였네.
그 모든 장엄이 갖추어지자
태자는 왕께 나아가 떠날 인사 아뢰었다네.
無令少樂子,
見起厭惡心,
莊嚴悉備已,
啓請求拜辭。


왕은 태자가 오는 것 보고
머리를 쓰다듬고 얼굴 들여다보며
슬프고 기쁜 마음 한데 얽혀
입으로는 허락하나 마음놓지 못하였다네.
王見太子至,
摩頭瞻顏色,
悲喜情交結,
口許而心留。


온갖 보배로 장식한 앞 높은 수레에는
훤칠하고 잘생긴 네 마리 말 매고
어질고도 착하며 재주 능하고
용모와 자태 아름다운 소년이
衆寶軒飾車,
結駟駿平流,
賢良善術藝,
年少美姿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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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고운 꽃옷을 입고
수레에 함께 타서 고삐 잡았네.
거리마다 온갖 꽃 흩뿌리고
보배 장막으로 길가를 가렸다네.
妙淨鮮花服,
同車爲執御,
街巷散衆華,
寶縵蔽路傍。


길 곁에 늘어선 가로수는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꾸몄고
비단 일산과 모든 깃발은
바람을 따라 어지러이 나부꼈다네.
垣樹列道側,
寶器以莊嚴,
繒蓋諸幢幡,
繽紛隨風揚。


길가에 늘어선 구경꾼들은
몸을 기울이고 눈빛 끊임없이 빛났고
물끄러미 바라보되 깜박이지 않나니
마치 푸른 연꽃을 벌여 놓은 것 같았네.
觀者挾長路,
側身目連光,
瞪矚而不瞬,
如竝靑蓮花。


뭇별이 큰 별을 따르듯
백성들 다 함께 호위하며 뒤따르며
입은 다르나 같은 소리로 찬탄하여
세상 드문 일이라 칭송했네.
臣民悉扈從,
如星隨宿王,
異口同聲嘆,
稱慶世希有。


귀한 이나 천한 이, 부유한 이나 가난한 이
어른이나 어린이 또한 젊은이들도
모두 다 공경하고 예배하면서
다만 행복하기만을 빌고 원했네.
貴賤及貧富,
長幼及中年,
悉皆恭敬禮,
唯願令吉祥。


도시 사람이나 촌사람이나
지금 태자가 행차한단 말 듣고
높은 이건 낮은 이건 할 것 없이
깨어 있던 이 잠자던 이에게 서로 알릴 새 없었네.
郭邑及田里,
聞太子當出,
尊卑不待辭,
寤寐不相告。


육축(六畜)을 몰아들일 겨를도 없이
미처 돈과 재물 받아들일 새도 없이
사립문 닫고 잠글 여가도 없이
서로 다투어 길가로 달려갔네.
六畜不遑收,
錢財不及斂,
門戶不容閉,
奔馳走路傍。


다락집 위에서나 언덕 나무에서나
열린 창가에서나 골목길 사이에서
몸을 기울이고 눈을 다투어
뚫어져라 바라봐도 싫증 없었네.
樓閣堤塘樹,
窗牖衢巷閒,
側身競容目,
瞪矚觀無厭。


높은 데서 보던 사람 땅으로 내려간 듯하고
땅에서 보던 사람 허공에 오르듯 하였으니
마음이 함빡 쏠려 자신을 망각한 채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나는 듯 하였네.
高觀謂投地,
步者謂乘虛,
意專不自覺,
形神若雙飛。


공손하고 정성스레 그 모습 보고
함부로 허튼 마음 내지 않았네.
뚜렷한 몸매 통통한 지절(支節)
빛깔은 마치 연꽃이 핀 것 같았네.
虔虔恭形觀,
不生放逸心,
圓體傭支節,
色若蓮花敷。


이제 나와서 이 동산 숲에 계시니
부디 거룩한 선인(仙人)법을 이루소서.
태자는 새로 닦아 놓은 길과
장엄하게 많은 사람 따르고
今出處園林,
願成聖法仙,
太子見修塗,
莊嚴從人衆。


옷과 수레의 선명한 빛 보고서
마음 흐뭇해져 기쁨이 가득했네.
온 나라 백성들은 그 태자의
근엄한 자태와 승우(勝羽)의 행렬을 뵙자
服乘鮮光澤,
欣然心歡悅,
國人瞻太子,
嚴儀勝羽從。


마치 저 하늘의 모든 사람들과
하늘 태자의 탄생을 보는 것 같았네.
그때 정거천왕(淨居天王)이
홀연히 내려와 길옆에 있으면서
亦如諸天衆,
見天太子生,
時淨居天王,
忽然在道側。


쇠약한 노인의 모습으로 변하여
이 세상 싫어하는 마음 내게 하였네.
태자는 그 노인의 모습 보고
놀랍고 괴이하여 마부에게 물었네.
變形衰老相,
勸生厭離心,
太子見老人,
驚怪問御者。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머리는 희고 등은 굽으며
눈은 어둡고 온몸을 떨면서
지팡이에 의지하여 비틀걸음 걷는가.
젊었던 몸이 갑자기 변해 저런가
본래 받은 성질이 스스로 그러한 것인가?”
此是何等人,
頭白而背僂,
目冥身戰搖,
任杖而羸步,
爲是身卒變,
爲受性自爾。


마부는 마음에 망설임 생겨
감히 사실대로 답하지 못하자
정거천왕이 신통력을 부려
그로 하여금 진실을 고백하게 하였네.
御者心躊躇,
不敢以實答,
淨居加神力,
令其表眞言。


“육신은 변하고 기운마저 허약해져서
근심만 가득하고 즐거움은 적으며
기쁨을 잊고 모든 감관[根] 무너지나니
이것을 늙고 쇠한 모습이라 합니다.
色變氣虛微,
多憂少歡樂,
喜忘諸根羸,
是名衰老相。


저 사람도 본래는 어린애로서
어미 젖 먹으며 자라났으며
소년 시절엔 장난기 가득하였고
단정한 모습으로 5욕(欲)도 즐겼는데
세월이 흘러 몸뚱이 쭈그러들고
지금은 늙게 되어 무너져갑니다.”
此本爲嬰兒,
長養於母乳,
及童子嬉遊,
端正恣五欲,
年逝形枯朽,
今爲老所壞。


태자가 이 말 듣고 길게 탄식하면서
다시 그 마부에게 물어 보았네.
“저 사람만 혼자 쇠하고 늙는 것인가
우리들도 다같이 저렇게 되는 것인가?”
太子長嘆息,
而問御者言,
但彼獨衰老,
吾等亦當然。


마부가 다시 대답하였다.
“태자님께도 그런 운명 있으니
세월이 지나면 몸이 저절로 변하여
반드시 닥칠 것임은 의심할 여지없네.
젊은 이 누군들 늙지 않음 없건만
온 세상 알면서도 기대한다오.”
御者又答言,
尊亦有此分,
時移形自變,
必至無所疑,
少壯無不老,
擧世知而求。


보살은 오랜 세월을
청정한 지혜의 업(業) 닦아 익히고
온갖 덕의 씨를 널리 심었다가
이제야 그 소원 꽃 피고 열매 맺게 되었네.
菩薩久修習,
淸淨智慧業,
廣殖諸德本,
願果華於今。


태자는 늙고 쇠함의 괴로움 듣고
전율하여 온몸의 털이 곤두섰으니
마치 번개 치고 천둥치는 소리를 듣고
뭇 짐승 놀라서 치달리듯 하였네.
聞說衰老苦,
戰慄身毛豎,
雷霆霹靂聲,
群獸怖奔走。


보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두려움에 떨면서 길게 한숨짓고
늙음의 괴로움에 마음 얽매여
머리를 떨군 채 똑바로 눈뜨고
菩薩亦如是,
震怖長噓息,
繫心於老苦,
頷頭而瞪矚。


노쇠해지는 고통 생각하면서
세상 사람들 무엇을 애착하고 즐기는가.
모든 것은 늙음 앞에 허물어져서
거기에 부딪치면 분간할 것 없다네.
念此衰老苦,
世人何愛樂,
老相之所壞,
觸類無所擇。


비록 젊음의 육체와 힘 있어도
어느 것 하나 변치 않는 것 없나니
눈앞에서 그 모양 뻔히 보면서
어찌 싫어하여 떠나지 않는가.
雖有壯色力,
無一不遷變,
目前見證相,
如何不厭離。


보살이 곧 마부에게 분부했다.
“어서 빨리 수레 돌려 돌아가자.
생각생각에 늙고 쇠함 닥쳐오나니
이 동산 구경이 무엇이 즐거우랴.”
菩薩謂御者,
宜速迴車還,
念念衰老至,
園林何足歡。


마부는 분부 받고 바람처럼 달리니
수레바퀴 날려 본궁으로 돌아왔네.
태자 마음은 황혼 속에 헤맴이
마치 빈 묘지 사이로 돌아드는 것 같네.
受命卽風馳,
飛輪旋本宮,
心存朽暮境,
如歸空塚閒。


부딪치는 일마다 정 붙지 않고
사는 곳은 잠깐도 편안하지 않았네.
왕은 태자가 기뻐하지 않는단 말 듣고
다시 나가 놀기를 태자에게 권했네.
觸事不留情,
所居無蹔安,
王聞子不悅,
勸令重出遊。


그리고는 신하들에게 분부 내려서
전보다 더 훌륭하게 꾸미게 했네.
정거천은 다시 병자로 변화하여
겨우 목숨만 부지한 채 길가에 나타났네.
卽勅諸群臣,
莊嚴復勝前,
天復化病人,
守命在路傍。


몸은 깡마르고 배는 부풀어올랐으며
호흡 헐떡이고 길게 내쉬며
팔다리 뒤틀려 바싹 마르고
구슬피 울면서 신음하고 있었네.
身瘦而腹大,
呼吸長喘息,
手腳攣枯燥,
悲泣而呻吟。


태자는 다시 마부에게 물었네.
“이는 또 무엇 하는 사람인가?”
“이는 병에 걸린 사람인데
4대(大)가 모두 뒤틀리고
여위고 기운 빠져 견딜 수 없어
이리뒤척 저리뒤척 남의 신세 진답니다.”
太子問御者,
此復何等人,
對曰是病者,
四大俱錯亂,
羸劣無所堪,
轉側恃仰人。


태자가 마부의 대답 듣고
불쌍하고 가엾은 마음 생겨 물었네.
“오직 이 사람만 병에 걸렸는가.
다른 사람도 또한 저러한가?”
太子聞所說,
卽生哀愍心,
問唯此人病,
餘亦當復爾。


“이 세상 사람이면 누구나 다
저러하지 않은 이 없습니다.
몸이 있으면 반드시 병 생겨나건만
어리석은 사람들 잠깐의 환락 즐길 뿐입니다.”
對曰此世閒,
一切俱亦然,
有身必有患,
愚癡樂朝歡。


태자는 마부의 대답 듣고
너무도 두렵고 무서운 마음 생겨
몸과 마음 한꺼번에 떨려오니
마치 물결 속의 달과 같았다네.
太子聞其說,
卽生大恐怖,
身心悉戰動,
譬如揚波月。


‘이 큰 괴로운 세계 속에 살면서
어떻게 스스로 편안할 수 있으리.
아아, 슬프다. 세상 사람들
어리석어 미혹(迷惑)되고 어둠에 가려
병의 도적 기약 없이 이르거늘
그런데도 기뻐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내네.’
處斯大苦器,
云何能自安,
嗚呼世閒人,
愚惑癡闇障,
病賊至無期,
而生喜樂心。


수레 돌려 다시 돌아와서는
시름에 잠겨 병의 고통 생각하면서
마치 어떤 사람이 매를 맞을 때
몸을 움츠리고 매를 기다릴 것 같네.
於是迴車還,
愁憂念病苦,
如人被打害,
捲身待杖至。


한적한 궁전 속에 조용히 틀어 박혀서
세상의 즐거움 등지기만 바랐다네.
왕은 다시 태자가 돌아왔단 말 듣고
무슨 일 있었는지 명령하여 물었다네.
靜息於閑宮,
專求反世樂,
王復聞子還,
勅問何因緣。


“길 가다가 병든 사람 보았습니다.”
이에 왕은 몸을 잃은 듯 두려워
길을 담당했던 사람을 심하게 꾸짖고
가슴이 막혀 더 이상 말을 못했네.
對曰見病人,
王怖猶失身,
深責治路者,
心結口不言。


다시 기녀(伎女)의 무리 늘리고
음악연주는 전보다 배나 뛰어났네.
이렇게 눈과 귀를 기쁘게 하여
세속 즐거움에 가정을 싫어하지 않게 하였네.
復增伎女衆,
音樂倍勝前,
以此悅視聽,
樂俗不厭家。


밤낮으로 여인과 음악 바쳤으나
그 마음은 조금도 기뻐하지 않자
왕은 스스로 나가 돌아다니며
보다 아름답고 좋은 동산 구했다네.
晝夜進聲色,
其心未始歡,
王自出遊歷,
更求勝妙園。


온갖 채녀(婇女) 가려 뽑으니
자태와 용모 아름답고 요염하였네.
얄미운 아양으로 받들 줄 알고
아리따운 얼굴로 사람 홀렸네.
簡擇諸婇女,
美艶極姿顏,
諂黠能奉事,
容媚能惑人。


왕은 행차하는 길 더 잘 손보고
더러운 모든 것을 다 치우게 한 뒤
좋은 마부에게 특별히 명령하여
잘 살피며 길을 가려서 가라 하였네.
增修王御道,
防制諸不淨,
幷勅善御者,
瞻察擇路行。


그때 정거천왕이
다시 죽은 사람으로 변화하여
네 사람이 함께 상여를 메고
보살의 앞에 나타났을 때
다른 사람들은 모두 보지 못하고
보살과 마부만 그것 보았네.
時彼淨居天,
復化爲死人,
四人共持輿,
現於菩薩前,
餘人悉不覺,
菩薩御者見。


“이것은 또 무슨 가마이기에
꽃과 깃발로 장엄하여 꾸미고
따르는 사람들 모두 근심하고 슬퍼하며
머리풀어 헤치고 울부짖는가?”
問此何等輿,
幡花雜莊嚴,
從者悉憂慼,
散髮號哭隨。


천신(天神)은 마부 시켜 대답케 했네.
“이것은 죽은 사람인데
모든 감관[根]이 무너지고 목숨이 끊어지면
마음은 흩어지고 염식(念識) 떠나며
정신은 가고 몸뚱이는 말라빠져
마른 나무처럼 뻣뻣이 굳어집니다.
天神教御者,
對曰爲死人,
諸根壞命斷,
心散念識離,
神逝形乾燥,
挺直如枯木。


일가 친척과 모든 친구들
본래부터 은애(恩愛)로 얽혔었건만
이제는 모두 다 보기 싫어해
빈 무덤 사이에 내다 버립니다.”
親戚諸朋友,
恩愛素纏緜,
今悉不喜見,
遠棄空塚閒。


태자는 죽음이란 말을 듣고
슬프고 아픈 마음 한데 맺혀 물었네.
“오직 이 사람만 죽는 것인가
천하 사람도 다 그런 것인가?”
太子聞死聲,
悲痛心交結,
問唯此人死,
天下亦俱然。


“온 천하가 다 그러하나니
대개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는 법
어른이나 어린이나 또 젊은이나
몸이 있고 무너지지 않는 법 없습니다.”
對曰普皆爾,
夫始必有終,
長幼及中年,
有身莫不壞。


태자는 마음으로 놀라고 슬퍼하여
수레 앞 가로 댄 나무에 몸을 기댄 채
숨길이 끊어질 듯 탄식했네.
“세상 사람 어찌 하나같이 잘못하는가.
太子心驚怛,
身垂車軾前,
息殆絕而嘆,
世人一何誤。


이 몸이 없어질 줄 뻔히 알면서도
오히려 생각 없이 방탕하게 살아가는가.
마음은 말라빠진 나무나 돌이 아니거늘
일찍이 무상함을 걱정하지 않는구나.”
公見身磨滅,
猶尚放逸生,
心非枯木石,
曾不慮無常。


곧 수레 돌려 돌아가자 명령하였네.
“다시 이와 같이 놀 때가 아니니
목숨 끊겨 죽는 것 기약 없거늘
어떻게 함부로 마음대로 놀겠는가.”
卽勅迴車還,
非復遊戲時,
命絕死無期,
如何縱心遊。


마부는 왕의 명령 받들었기에
그것이 두려워 수레를 돌리지 못하고
앞으로 수레 몰아 빨리 달려
어느덧 그 동산에 이르렀다네.
御者奉王勅,
畏怖不敢旋,
正御疾驅馳,
徑往至彼園。


숲 속의 물 맑게 넘쳐흐르고
아름다운 나뭇잎 다 피어 한창인데
갖가지 기이한 새와 짐승들
날고 달리면서 즐겁게 노래할 때
모든 것 빛나 귀와 눈을 즐겁게 함이
저 하늘 위의 난타(難陀) 동산 같았네.
林流滿淸淨,
嘉木悉敷榮,
靈禽雜奇獸,
飛走欣和鳴,
光耀悅耳目,
猶天難陁園。

 

 


4. 이욕품(難欲品)
佛所行讚離欲品第四


태자가 동산 숲에 들어갔을 때
많은 여자 나와서 받들어 맞이하네.
모두들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 내어
다투어 생글대며 그윽한 정 바쳤네.
太子入園林,
衆女來奉迎,
竝生希遇想,
競媚進幽誠。


제각기 아양떠는 맵시를 다해
받들어 모시면서 그가 좋아하는 것 따라
어떤 이는 손발을 잡고
혹은 그 몸을 두루 주무르네.
各盡伎姿態,
供侍隨所宜,
或有執手足,
或遍摩其身。


혹은 웃음으로 수작을 걸고
혹은 근심스러운 표정 지었네.
어찌했던 태자를 즐겁게 하여
사랑하고 즐기는 맘 내게 하려 하였네.
或復對言笑,
或現憂慼容,
規以悅太子,
令生愛樂心。


많은 여자들 태자를 보자
빛나는 얼굴 하늘 사람 몸 같아서
갖가지 장식으로 꾸미지 않더라도
본바탕의 몸이 치장한 것보다 나았네.
衆女見太子,
光顏狀天身,
不假諸飾好,
素體踰莊嚴。


모두들 우러러 쳐다보며
월천자(月天子)가 왔다고 하네.
갖가지 방편을 베풀었으나
보살의 마음 움직이지 못했네.
一切皆瞻仰,
謂月天子來,
種種設方便,
不動菩薩心。


그러자 서로들 돌아보며
부끄러워 말못했는데
우타이(優陀夷)라 이름하는
어떤 바라문의 아들이 있다가
更互相顧視,
抱愧寂無言,
有婆羅門子,
名曰優陁夷。


여러 채녀들에게 말했네.
“너희들 모두는 단정하기 그지없고
총명하고 또 재주도 뛰어나다.
색(色)의 힘도 또한 보통 아니며
謂諸婇女言,
汝等悉端正,
聰明多技術,
色力亦不常。


게다가 일체 세간의 애욕에 대한
은밀(隱密)한 방법까지 알고 있으며
자태와 얼굴은 세상에 드물고
모양은 옥녀(玉女)의 얼굴과 같네.
兼解諸世閒,
隱秘隨欲方,
容色世希有,
狀如王女形。


하늘이 보면 그들 아내 버리고
신선도 그 때문에 무너지리니
어떻게 인간의 왕자가
능히 그 정(情)을 느끼지 못하리.
天見捨妃后,
神仙爲之傾,
如何人王子,
不能感其情。


이제 이 왕의 태자는
비록 튼튼하고 굳은 마음 지니고
청정한 덕 순수하게 갖추었더라도
여자의 힘은 이기지 못하리라.
今此王太子,
持心雖堅固,
淸淨德純備,
不勝女人力。


옛날에 손타리(孫陀利)는
능히 큰 선인(仙人)을 무너뜨렸고
그로 하여금 애욕을 익히게 하여
발로써 그 정수리 밟았다 하였네.
古昔孫陁利,
能壞大仙人,
令習於愛欲,
以足蹈其頂。


오랫동안 고행한 구담(瞿曇) 선인도
또한 천후(天后)에게 무너졌으며
승거(勝渠) 선인의 아들은
애욕을 익힘으로 그 흐름 따랐다네.
長苦行瞿曇,
亦爲天后壞,
勝渠仙人子,
習欲隨沿流。


비시바(毘尸婆) 선인은
도(道)를 십천 년 동안 닦았으나
천후(天后)에게 깊이 집착하여
하루 사이에 갑자기 무너졌다네.
毘尸婆梵仙,
修道十千歲,
深著於天后,
一日頓破壞。


저와 같은 여러 아름다운 여자들은
그 힘으로 모든 범행(梵行) 이겼거늘
하물며 너희들과 같은 기술로
왕자를 감동시키지 못한단 말인가.
如彼諸美女,
力勝諸梵行,
況汝等技術,
不能感王子。


마땅히 다시금 모든 방편 동원하여
왕가의 대물림 끊이지 않게 하라.
여자의 본 바탕 비록 미천하나
승천(勝天)을 따라 존귀하고 영화롭거늘
어찌하여 그 기술 다 부려
그로 하여금 더러운 마음 나게 하지 못하는가.”
當更勤方便,
勿令絕王嗣,
女人性雖賤,
尊榮隨勝天,
何不盡其術,
令彼生染心。


그때 여러 채녀들
우타이의 말을 즐겁게 듣고
용기와 기쁜 마음 더했으니
좋은 말에 채찍을 가하는 것 같았네.
爾時婇女衆,
慶聞優陁說,
增其踊悅心,
如鞭策良馬。


그들은 곧 태자 앞으로 나아가
저마다 갖가지 애교 부렸네.
노래하고 춤추며 혹은 농담 붙이고
눈썹을 찡긋하고 흰 이빨 드러내며
往到太子前,
各進種種術,
歌儛或言笑,
揚眉露白齒。


아름다운 눈매로 살짝 엿보고
얇은 옷에 하얀 살 아련히 드러내어
요염하게 흔들며 천천히 걸어
거짓으로 친밀하게 점점 가까이 갔네.
美目相眄睞,
輕衣現素身,
妖搖而徐步,
詐親漸習近。


정욕이 그 마음에 무르익은 데다
겸하여 대왕의 뜻 받들었으니
함부로 비밀한 곳 추잡하게 드러내며
어느새 부끄러워하는 마음 잊어버렸네.
情欲實其心,
兼奉大王旨,
慢形媟隱陋,
忘其慚愧情。


그러나 태자 마음 견고하여
의젓한 그 모습 변하지 않았나니
마치 저 큰 용상(龍象)이
수많은 코끼리에게 둘러싸여도
그 마음 어지럽지 않는 것처럼
그런 무리 속에서도 언제나 한가로웠네.
太子心堅固,
傲然不改容,
猶如大龍象,
群象衆圍遶,
不能亂其心,
處衆若閑居。


또 마치 제석(帝釋)천왕이
뭇 천녀들에게 둘러싸인 것처럼
태자가 동산 수풀에 있을 때
채녀들에게 둘러싸임도 그와 같았네.
猶如天帝釋,
諸天女圍遶,
太子在園林,
圍繞亦如是。


혹은 그를 위해 옷맵시 내고
혹은 그를 위해 손발 씻으며
혹은 향수를 몸에 바르고
혹은 꽃으로 장엄하게 꾸몄네.
或爲整衣服,
或爲洗手足,
或以香塗身,
或以華嚴飾。


혹은 그를 위해 영락(瓔珞)을 걸고
혹은 태자 몸을 부여 안기도 하며
혹은 그를 위해 베개나 자리가 되어 주고
혹은 몸을 기대어 소곤거리기도 하였네.
或爲貫瓔珞,
或有扶抱身,
或爲安枕席,
或傾身密語。


혹은 세속의 유희로 꼬드기고
혹은 갖가지 애욕의 일 이야기하며
혹은 모든 애욕의 몸짓을 해내어
그 마음을 움직이려 꾀하였네.
或世俗調戲,
或說衆欲事,
或作諸欲形,
規以動其心。


그러나 보살 마음 깨끗하고 맑으며
견고하여 움직이기 어려웠으니
보살은 모든 채녀 지껄이는 말 듣고
근심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은 채
菩薩心淸淨,
堅固難可轉,
聞諸婇女說,
不憂亦不喜。


곱절이나 싫어하는 생각을 내어
이것은 참으로 기괴하다 탄식했네.
모든 여자들 음욕의 마음
이와 같음을 비로소 알았네.
倍生厭思惟,
嘆此爲奇怪,
始知諸女人,
欲心盛如是。


젊고 싱싱한 여색도 잠깐이어서
어느새 늙음ㆍ병듬ㆍ죽음으로 무너지는 것 모르나니
슬프다, 크게 미혹(迷惑)됨이여
어리석음이 그 마음 덮었구나.
不知少壯色,
俄頃老死壞,
哀哉此大惑,
愚癡覆其心。


늙고ㆍ병들고ㆍ죽음을 마땅히 생각하여
밤낮으로 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라.
칼날이 내 목에 다다라 있거늘
어떻게 오히려 웃으며 즐기랴.
當思老病死,
晝夜勤勖勵,
鋒刃臨其頸,
如何猶嬉笑。


남이 늙고 병들고 죽는 것 보고도
제 몸을 돌아보아 살펴볼 줄 모르면
이는 곧 흙이나 나무로 만든 사람이니
어찌 마음에 생각인들 있으랴.
見他老病死,
不知自觀察,
是則埿木人,
當有何心慮。


빈 벌판의 두 그루 나무가
꽃과 잎이 다 함께 무성하다가
한 그루 이미 베어져 나가도
다른 하나는 두려움을 모르듯
如空野雙樹,
華葉俱茂盛,
一已被斬伐,
第二不知怖。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
생각 없음 또한 그와 같구나.
그때에 우타이가
태자 앞에 이르렀다네.
此等諸人輩,
無心亦如是,
爾時優陁夷,
來至太子所。


고요히 앉아 선정[禪思]에 들어
마음에 5욕(欲)의 생각 없는 것 보고
곧 태자에게 말하였네.
“일찍이 아들의 좋은 벗 되어 달라는
대왕의 명령을 받았기에
이제 마땅히 정성된 말 올립니다.
見宴默禪思,
心無五欲想,
卽白太子言,
大王先見勅,
爲子作良友,
今當奉誠言。


참된 벗에는 세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이익되지 않는 것 없애 주고
둘째는 남에게 이익된 일 만들어 주며
셋째는 어려울 때 버리지 않는 것이네.
朋友有三種,
能除不饒益,
成人饒益事,
遭難不遺棄。


나는 이미 착한 벗이라 불렸으니
장부의 의리를 저버리고
품은 생각 다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세 가지 유익한 친구라 하리라.
我旣名善友,
棄捨丈夫義,
言不盡所懷,
何名爲三益。


그러므로 이제 참된 말 설하여
충성스런 내 마음을 나타내려 하네.
나이는 한창 젊은 때이고
얼굴과 몸도 덕을 충분히 갖추었거늘
今故說眞言,
以表我丹誠,
年在於盛時,
容色德充備。


이제 여자를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그것은 훌륭한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설령 진실로 그런 마음 없더라도
마땅히 방편으로 받아들여야 하리.
不重於女人,
斯非勝人體,
正使無實心,
宜應方便納。


부드럽고 겸손한 마음을 내어
그 생각을 수용해 따르라.
애욕으로 교만만 늘리는 것
여자보다 더한 것 전혀 없다네.
當生軟下心,
隨順取其意,
愛欲增憍慢,
無過於女人。


우선 지금은 마음에 어긋난다 해도
법의 방편을 따라야 하리.
여자를 따르면 마음이 즐겁고
따르는 것 자체가 장엄거리 된다네.
且今心雖背,
法應方便隨,
順女心爲樂,
順爲莊嚴具。


만일 사람으로서 순리를 거스르면
꽃과 열매 없는 나무와 같으리니
어찌하여 그대로 따라야 하는가
그 일을 거두어 받으려 함이라네.
若人離於順,
如樹無花果,
何故應隨順,
攝受其事故。


얻기 힘든 경계를 이미 얻었거늘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야 하네.
애욕은 가장 제일가는 것으로
하늘도 그것을 잊지 못했고
저 제석왕(帝釋王)도
구담(瞿曇) 선인의 아내와 사통(私通)했네.
已得難得境,
勿起輕易想,
欲爲最第一,
天猶不能忘,
帝釋尚私通,
瞿曇仙人妻。


아가타(阿伽陀) 선인이
오랜 세월 고행을 닦았던 것은
천후(天后)를 구하기 위함이었으나
끝내 그 소원의 결실을 이루지 못하였으며
阿伽陁仙人,
長夜脩苦行,
爲以求天后,
而遂願不果。


바라타(婆羅墮) 선인이나
저 월천자(月天子)나
바라사(婆羅舍) 선인
그리고 가빈사라(迦賓闍羅)들
婆羅墮仙人,
及與月天子,
婆羅舍仙人,
與迦賓闍羅。


이러한 많은 무리들도
모두 여자 때문에 무너졌나니
하물며 지금은 자기의 경계이거늘
어떻게 능히 즐기지 않으리.
如是比衆多,
悉爲女人壞,
況今自境界,
而不能娛樂。


과거 세상에 덕(德)의 종자 심었기에
이제 이 묘한 많은 갖춤 얻었네.
세상 사람들 모두 즐겨 집착하건만
그대 마음은 도리어 반기지 않는구나.”
宿世殖德本,
得此妙衆具,
世閒皆樂著,
而心反不珍。


그때에 왕의 태자(太子)는
친구 우타이(優陀夷)의
달콤한 말과 능란한 말솜씨로
세간의 모습을 말하는 것 들었네.
爾時王太子,
聞友優陁夷,
甜辭利口辯,
善說世閒相。


우타이에게 대답하였네.
“그대 성심으로 말하는 것 들었다.
내가 이제 너에게 설명하리니
우선 유의하여 자세히 들으라.
答言優陁夷,
感汝誠心說,
我今當語汝,
且復留心聽。


내 묘한 경계를 업신여긴다거나
또한 세상 즐거움 모르는 것 아니다.
다만 저 덧없는 모양 보았기에
근심스런 마음 내는 것이다.
不薄妙境界,
亦知世人樂,
但見無常相,
故生患累心。


만일 그 법이 항상 존재하는 것이라서
늙음ㆍ병듦ㆍ죽음의 괴로움 없다면
나도 또한 마땅히 그 즐거움을 누려
끝내 싫어하여 떠나려는 마음 없으리.
若此法常存,
無老病死苦,
我亦應受樂,
終無厭離心。


만일 모든 여색(女色)으로 하여금
끝까지 쇠하거나 변함 없게 한다면
애욕이 비록 허물이 되더라도
오히려 사람 정(情)을 머물 수 있으리라.
若令諸女色,
至竟無衰變,
愛欲雖爲過,
猶可留人情。


사람에게는 늙음ㆍ병듦ㆍ죽음이 있어
자기 자신도 즐거울 것 없겠거늘
어찌 하물며 다른 사람에 대해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을 내랴.
人有老病死,
彼應自不樂,
何況於他人,
而生染著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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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함 없는 5욕의 경계는
자기 자신도 또한 그러하나니
그런데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마음 내면
그것은 곧 짐승과 다름없으리.
非常五欲境,
自身俱亦然,
而生愛樂心,
此則同禽獸。


네가 모든 신선들을 끌어들여
5욕 익혀 집착하게 하였더라도
그들은 곧 싫어하고 근심해야만 했거늘
애욕을 익힘으로 멸망하고 말았다네.
汝所引諸仙,
習著五欲者,
彼卽可厭患,
習欲故磨滅。


또 훌륭한 선비라고 칭송 듣는 이들도
5욕의 경계에 집착하여 좋아하다가
그들도 또한 함께 멸망하고 말았나니
저들은 실로 훌륭하지 못한 줄 알아야 하네.
又稱彼勝士,
樂著五欲境,
亦復同磨滅,
當知彼非勝。


만일 거짓으로 방편을 말해
그들을 따르고 가까이하게 하면
그 익힘은 곧 진실로 물들어 집착한 것
어떻게 방편이라 이름하겠는가.
若言假方便,
隨順習近者,
習則眞染著,
何名爲方便。


허망하고 거짓됨 따르는 일들
나는 그런 일은 하지 않나니
진실로 그대로 따르는 사람은
그것을 곧 그릇된 법이라 하네.
虛誑僞隨順,
是事我不爲,
眞實隨順者,
是則爲非法。


이 마음을 억제하기 어려워
일을 따르면 곧 집착 생기고
집착하면 허물을 보지 못하나니
어떻게 방편이라 하여 따를 것인가.
此心難裁抑,
隨事卽生著,
著則不見過,
如何方便隨。


순리를 따르다가 마음이 어그러졌다는
이런 이치를 나는 보지 못하였네.
이와 같이 늙음ㆍ병듦ㆍ죽음은
큰 괴로움이 쌓인 덩어리이니.
處順而心乖,
此理我不見,
如是老病死,
大苦之積聚。


나를 그 가운데 떨어지게 하는 것
그것은 착한 벗의 말이 아니다.
아아, 불쌍하구나. 우타이여
참으로 간담이 크다 하겠구나.
令我墜其中,
此非知識說,
嗚呼優陁夷,
眞爲大肝膽。


남[生]ㆍ늙음ㆍ병듦ㆍ죽음의 근심
그 괴로움 너무도 두려운 것이어서
눈에 보이는 것 모두 다 썩는 데도
거기에서 오히려 즐거움을 좇는구나.
生老病死患,
此苦甚可畏,
眼見悉朽壞,
而猶樂追逐。


나는 이제 고달프고 힘도 빠졌고
마음 또한 옹졸하고 비좁아졌네.
늙음ㆍ병듦ㆍ죽음을 가만히 생각하면
언제 들이닥칠지 예측할 수가 없어
밤낮으로 잠자는 일도 잊고 있나니
무슨 경황에 5욕을 즐길 건가.
今我至儜劣,
其心亦狹小,
思惟老病死,
卒至不預期,
晝夜忘睡眠,
何由習五欲。


늙음ㆍ병듦ㆍ죽음은 불꽃 같아서
결정코 이를 것임은 뻔한 일이거늘
오히려 걱정할 줄 모른다면
참으로 목석(木石)의 마음이라 하리라.”
老病死熾然,
決定至無疑,
猶不知憂慼,
眞爲木石心。


태자는 우타이를 위하여
여러 가지 교묘한 방편으로써
애욕의 깊은 근심 설명하느라
어느새 날 저문 줄 알지 못하였네.
太子爲優陁,
種種巧方便,
說欲爲深患,
不覺至日暮。


그때 모든 채녀들은
풍류며 갖가지 장엄거리들
그 모든 것 아무 데도 쓸 데 없어
부끄러워하며 성(城)으로 되돌아갔다네.
時諸婇女衆,
伎樂莊嚴具,
一切悉無用,
慚愧還入城。


태자가 그 동산 수풀을 보자
갖가지 장신구들은 못쓰게 되고
기녀들도 모두 다 되돌아가니
그 장소 텅텅 비어 적막하였다.
덧없다는 생각 갑절이라 더하여
머리 숙인 채 본궁(本宮)으로 돌아갔다네.
太子見園林,
莊嚴悉休廢,
伎女盡還歸,
其處盡虛寂,
倍增非常想,
俛仰還本宮。


아버지인 왕은 그 태자가
5욕에 대한 마음 끊어졌단 말 듣고
못내 걱정하고 괴로워함이
예리한 칼날이 심장을 도려내는 듯 했네.
父王聞太子,
心絕於五欲,
極生大憂苦,
如利刺貫心。


모든 신하를 곧바로 불러들여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묻자
모두들 말하기를 5욕의 즐거움으론
태자 마음 붙들 수 없다 하였네.
卽召諸群臣,
問欲設何方,
咸言非五欲,
所能留其心。


5. 출성품(出城品)
佛所行讚出城品第五


왕은 다시 갖가지의
묘하고 훌륭한 5욕거리 더하여
낮이나 밤이나 오락으로써
태자 마음 즐겁게 하려 하였네.
王復增種種,
勝妙五欲具,
晝夜以娛樂,
冀悅太子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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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수록 태자는 더욱 싫어해
끝끝내 사랑하고 즐길 마음 없어지고
다만 나고 죽는 괴로움 생각하기
마치 화살 맞은 사자(師子) 같았네.
太子深厭離,
了無愛樂情,
但思生死苦,
如被箭師子。


왕은 모든 대신과
귀족의 명문 자제들로서
나이 젊고 출중한 용모에
총명하고 슬기롭고 예의를 아는 자로
王使諸大臣,
貴族名子弟,
年少勝姿顏,
聰慧執禮儀。


낮이나 밤이나 같이 놀고 머물며
태자의 마음 잡게 하였는데
이렇게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왕에게 다시 나가 놀기 아뢰었네.
晝夜同遊止,
以取太子心,
如是未幾時,
啓王復出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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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길들인 준마(駿馬)를 타고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 갖추고
모든 귀족 자제들에 둘러싸여
다 함께 성밖으로 달려나갔네.
服乘駿足馬,
衆寶具莊嚴,
與諸貴族子,
圍遶俱出城。


비유하면 마치 네 가지 꽃이
햇빛 비출 때 만발한 것처럼
태자의 싱그러운 풍경에
따르는 행렬들 그 광명 입었어라.
譬如四種華,
日照悉開敷,
太子耀神景,
羽從悉蒙光。


성을 나가 동산으로 행차할 때
새로 낸 길 넓고도 편편했네.
나무마다 꽃과 열매 무성하니
마음이 즐거워 돌아가는 것도 잊었네.
出城遊園林,
修路廣且平,
樹木花菓茂,
心樂遂忘歸。


그러다 길가에서 밭가는 농부가
흙을 뒤칠 때 온갖 벌레 죽어감을 보고
태자 마음에 가엾은 생각 들어
바늘로 찌르는 듯 가슴 아팠네.
路傍見耕人,
墾壤殺諸虫,
其心生悲惻,
痛踰刺貫心。


게다가 그 밭가는 농부를 보니
일에 시달려 몸은 여의고
흐트러진 머리칼에 땀을 흘리며
온몸은 흙먼지를 뒤집어썼고
밭가는 소도 또한 지쳐서
혀를 빼물고 헐떡거렸네.
又見彼農夫,
勤苦形枯悴,
蓬髮而流汗,
塵土坌其身,
耕牛亦疲困,
吐舌而急喘。


자비한 성품 지닌 태자는
가엾게 여기는 마음 지극하여서
개연(慨然)히 길게 탄식하며
말에서 몸을 내려 맨땅에 앉으셨네.
太子性慈悲,
極生憐愍心,
慨然興長歎,
降身委地坐。


이러한 온갖 괴로움 관찰하시고
나고 멸하는 법 생각할 때
슬프다, 모든 세상 사람들
어리석고 미련하여 깨닫지 못하다니.
觀察此衆苦,
思惟生滅法,
嗚呼諸世閒,
愚癡莫能覺。


여러 사람들을 위로하면서
제각기 마음대로 앉게 하시고
스스로는 염부(閻浮) 나무 그늘에
단정히 앉아 바른 생각하였네.
安慰諸人衆,
各令隨處坐,
自蔭閻浮樹,
端坐正思惟。


나고 죽음과 생하고 멸함
덧없이 변하는 것 관찰할 때
마음이 안정되어 동요 없으며
5욕은 구름처럼 사라져 버렸네.
觀察諸生死,
起滅無常變,
心定安不動,
五欲廓雲消。


거친 생각과 미세한 생각 있는
첫 번째 무루선(無漏禪)에 들어가
욕심 여의자 기쁨과 즐거움 생겨
삼마제(三摩提)를 정수(正受)했네.
有覺亦有觀,
入初無漏禪,
離欲生喜樂,
正受三摩提。


늙음ㆍ병듦ㆍ죽음으로, 무너지는 것
이 세간은 참으로 고달프고 괴롭다.
몸이 맞도록 큰 괴로움 받건마는
사람들은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서
남의 늙음ㆍ병듦ㆍ죽음만 싫어하나니
이야말로 커다란 근심거리 아닌가.
世閒甚辛苦,
老病死所壞,
終身受大苦,
而不自覺知,
厭他老病死,
此則爲大患。


내 이제 훌륭한 법 찾고 있나니
마땅히 세상 사람과는 같지 않아서
스스로 늙음ㆍ병듦ㆍ죽음에 얽매인 채
도리어 다른 사람 미워하네.
我今求勝法,
不應同世閒,
自嬰老病死,
而反惡他人。


이것은 진실한 관찰이니
젊은 육체와 힘과 또 목숨
새록새록 바뀌어 잠시도 머물지 않고
마침내 멸해 없어지는 존재로 돌아간다네.
如是眞實觀,
少壯色力壽,
新新不蹔停,
終歸磨滅法。


기뻐하거나 근심하지도 않고
의심하거나 어지럽지도 않으며
빠져들거나 욕심에 집착하지도 않고
무너지거나 그것을 혐오하지 않으며
고요하고 편안해 모든 번뇌를 여의니
지혜의 광명 갈수록 밝아지네.
不喜亦不憂,
不疑亦不亂,
不眠不著欲,
不壞不嫌彼,
寂靜離諸蓋,
慧光轉增明。


그때 저 정거천왕(淨居天王)은
비구의 모습으로 변화하여
태자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자
태자는 일어나 공손히 맞이하며 물었네.
爾時淨居天,
化爲比丘形,
來詣太子所,
太子敬起迎。


“그대는 누구시오.”
“나는 출가한 사문(沙門)인데
늙음ㆍ병듦ㆍ죽음을 싫어하여
출가하여 해탈(解脫)을 구한답니다.
問言汝何人,
答言是沙門,
畏厭老病死,
出家求解脫。


중생들 늙고 병들고 또 죽으며
변하여 무너짐이 잠시도 쉬지 않나니
그러므로 나는 항상하고 즐거우며
남[生]도 없고 멸함[滅]도 없음 구하고 있습니다.
衆生老病死,
變壞無蹔停,
故我求常樂,
無滅亦無生。


원수든 친한 이든 평등한 마음으로 대하고
재물이나 색(色)을 구하는 일에 애쓰지 않네.
편안한 곳은 오직 산림(山林)뿐으로
텅 비고 고요하여 경영할 것 없다네.
怨親平等心,
不務於財色,
所安唯山林,
空寂無所營。


티끌 같은 생각 이미 쉬었고
쓸쓸히 공한(空閑)한 곳에 의지하여
정밀하거나 거친 것 가리지 않고
구걸한 것으로 이 몸을 지탱합니다.”
塵想旣已息,
蕭條倚空閑,
精麤無所擇,
乞求以支身。


그리고 그는 곧 태자 앞에서
허공을 날아 멀리 사라져 버렸다.
태자는 못내 마음으로 기뻐하여
오직 과거의 부처만을 생각하였네.
卽於太子前,
輕擧騰虛逝,
太子心歡喜,
惟念過去佛。


그런 위의(威儀)를 건립(建立)하더니
그가 남겨준 모습 그제서야 보았네.
그는 단정히 앉아 깊이 생각하다가
곧 바른 법에 대한 생각 얻었다네.
建立此威儀,
遺像見於今,
端坐正思惟,
卽得正法念。


‘마땅히 어떤 방편을 써야
소원대로 집을 나갈 수 있을까.’
정(情)을 거두고 모든 감관[根]을 억제하고
천천히 일어나 성으로 들어갔다네.
當作何方便,
遂心長出家,
斂情抑諸根,
徐起還入城。


모든 권속들 뒤를 따르며
부디 머물러 멀리 가지 말라 하니
마음속에 가엾은 생각 일어나
장차 세상 밖으로 벗어나려 하였네.
眷屬悉隨從,
謂止不遠逝,
內密興愍念,
方欲超世表。


몸은 비록 길을 따라 돌아가지만
마음은 실로 산림(山林)에 머무르니
마치 매어 있는 미친 코끼리가
늘 넓은 들판만 생각하듯 하였네.
形雖隨路歸,
心實留山林,
猶如繫狂象,
常念遊曠野。


그때 태자가 성으로 들어가니
남자와 여자들은 길가에서 맞이했네
노인들은 아들 삼기 희망하고
젊은 여자들 아내 되기 희망했네.
太子時入城,
士女挾路迎,
老者願爲子,
少願爲夫妻。


혹은 형이나 아우 되기 바라고
모든 친척이나 권속 되기 소원했네.
만일 소원대로 따라 주면
모든 집착과 희망을 끊으리라 했네.
或願爲兄弟,
諸親內眷屬,
若當從所願,
諸集悕望斷。


태자는 마음으로 매우 기뻐했으니
문득 집착 끊는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네.
만일 소원대로 따라 준다면
이 원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이렇게 쌓인 즐거움 끊기를 깊이 생각하면서
열반을 향한 마음 더욱 더했네.
太子心歡喜,
忽聞斷集聲,
若當從所願,
斯願要當成,
深思斷集樂,
增長涅槃心。


몸은 금산(金山) 봉우리 같고
통통한 팔은 코끼리 코와 같으며
그 음성은 봄날의 우렛소리 같고
검푸른 눈은 커다란 소 눈에 비길레라.
身如金山峯,
傭臂如象手,
其音若春雷,
紺眼譬牛王。


다함 없는 법으로 마음을 삼고
보름달 빛처럼 빛나는 얼굴에
사자왕의 걸음걸이로
천천히 걸어 본궁으로 들어갔네.
無盡法爲心,
面如滿月光,
師子王遊步,
徐入於本宮。


마치 제석의 아들과 같이
마음으로 공경하고 몸도 공손히
부왕의 처소로 나아가
머리 조아려 문안 올리고
다시 나고 죽음의 두려움 아뢰어
출가하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청하였네.
猶如帝釋子,
心敬形亦恭,
往詣父王所,
稽首問和安,
幷啓生死畏,
哀請求出家。


“이 모든 세간은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나니
그러므로 원컨대 이 집을 떠나
진정한 해탈을 구하려 하나이다.”
一切諸世閒,
合會要別離,
是故願出家,
欲求眞解脫。


부왕은 출가한다는 말을 듣고서
마음이 크게 두려워 벌벌 떠니
마치 커다란 미친 코끼리가
작은 나뭇가지를 흔드는 것 같았네.
父王聞出家,
心卽大戰懼,
猶如大狂象,
動搖小樹枝。


곧 앞으로 나아가 태자 손 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타일러 말하였다네.
“부디 그런 말 그만 두어라.
아직 법에 귀의할 때가 아니다.
젊을 때엔 마음이 항상 흔들려
행하는 일마다 잘못 많단다.
前執太子手,
流淚而告言,
且止此所說,
未是依法時,
少壯心動搖,
行法多生過。


기특한 저 5욕의 경계에
마음이 아직 떠나지 못했다면
비록 집을 나가 고행을 닦더라도
능히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리라.
奇特五欲境,
心尚未厭離,
出家修苦行,
未能決定心。


텅 비고 고요한 넓은 들에서
마음이 아직 적멸(寂滅)하지 못했다면
네 마음에 비록 법을 좋아하더라도
나의 이 시기만은 아직 못하리니.
空閑曠野中,
其心未寂滅,
汝心雖樂法,
未若我是時。


너는 마땅히 나라 일 맡아 다스리고
나로 하여금 먼저 출가케 하라.
아비를 버리고 후사를 끊는 것
그것은 곧 올바른 법이 아니라네.
汝應領國事,
令我先出家,
棄父絕宗嗣,
此則爲非法。


부디 출가할 마음을 접고
세간 법 받아 익혀서
안락하고 좋은 이름 널리 퍼뜨리고
그런 뒤에 출가함이 마땅하리라.”
當息出家心,
受習世閒法,
安樂善名聞,
然後可出家。


태자는 다시 공손한 말로
그 부왕에게 아뢰었다네.
“오직 네 가지 일만 보전할 수 있다면
마땅히 출가할 마음을 접겠습니다.
太子恭遜辭,
復啓於父王,
惟爲保四事,
當息出家心。


저의 목숨 보전하여 영원히 살고
병 없고 또 늙어 쇠하지 않으며
모든 살림살이 모자라지 않는다면
명령대로 출가를 그만두겠습니다.”
保子命常存,
無病不衰老,
衆具不損減,
奉命停出家。


부왕이 태자에게 타일렀다.
“너는 부디 그런 말하지 말라.
그와 같은 네 가지 일을
누가 능히 보전해 없앨 수 있겠는가.
父王告太子,
汝勿說此言,
如此四事者,
誰能保令無。


네가 만일 네 가지 원 구한다면
정녕 남의 웃음거리 될 것이니
우선 집을 떠날 마음 그치고
다섯 가지 욕락을 받아 즐기라.”
汝求此四願,
正爲人所笑,
且停出家心,
服習於五欲。


태자는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네 가지 원을 보전할 수 없다면
아들의 집 떠남을 허락하시고
부디 만류하여 그만두게 하지 마소서.
太子復啓王,
四願不可保,
應聽子出家,
願不爲留難。


아들은 지금 불붙은 집에 있거늘
어찌하여 나가는 것 허락하지 않습니까.
헤어져 갈라짐은 평범한 이치이거늘
어찌하여 구함을 허락하지 않습니까?
子在被燒舍,
如何不聽出,
分析爲常理,
孰能不聽求。


행여 저절로 닳아 없어질 것이라면
법으로써 여윔만 못하리니
만약 법으로써 여의지 못한다면
죽음이 닥쳐올 때 뉘 능히 보전하리라.”
脫當自磨滅,
不如以法離,
若不以法離,
死至孰能持。


부왕은 아들의 마음이
결정코 움직일 수 없는 것 알고
단지 온 힘을 다해 만류해볼 뿐
더 이상 여러 말을 하지 않았네.
父王知子心,
決定不可轉,
但當盡力留,
何須復多言。


다시 모든 채녀들을 늘려
묘한 5욕의 즐거움을 더하고
낮이나 밤이나 힘써 막고 감시해
기어이 집을 나가지 못하게 하였네.
更增諸婇女,
上妙五欲樂,
晝夜苦防衛,
要不令出家。


온 나라의 모든 신하들
태자 있는 곳에 나아가
널리 모든 예법을 본보기로 들어
왕의 명령 따르기를 권유하였네.
國中諸群臣,
來詣太子所,
廣引諸禮律,
勸令順王命。


태자는 그 부왕이
비통해 눈물짓는 것 보고
우선 본궁으로 돌아와서
단정히 앉아 묵묵히 생각했네.
太子見父王,
悲感泣流淚,
且還本宮中,
端坐默思惟。


궁중의 모든 채녀들
가까이서 둘러싸 모시고
안색을 엿보아 살피면서
잠깐도 한 눈 팔지 않았네.
宮中諸婇女,
親近圍遶侍,
伺候瞻顏色,
矚目不蹔瞬。


마치 가을 숲 속의 사슴이
사냥꾼을 처연히 지켜보듯 하였으니
저 태자의 단정한 얼굴은
마치 진금산(眞金山)과 같았네.
猶若秋林鹿,
端視彼獵師,
太子正容貌,
猶若眞金山。


기녀들 모두 우러러 살피면서
분부 받들어 말과 얼굴 엿보며
조심하여 그 마음 살핌이
마치 저 숲 속의 사슴 같았네.
伎女共瞻察,
聽教候音顏,
敬畏察其心,
猶彼林中鹿。


그리하여 차츰차츰 날이 저물어
태자가 어두운 방 안에 있으면
그 광경 더욱더 빛나고 밝아
해가 수미산(須彌山)을 비추는 것 같았네.
漸已至日暮,
太子處幽夜,
光明甚輝耀,
如日照須彌。


일곱 가지 보배로 된 자리에 앉아
오묘한 전단(栴檀)향을 피우고
채녀들은 그를 둘러싸고
건달바(犍撻婆)는 음악을 연주하니
마치 저 비사문자(毘沙門子)의
온갖 묘한 하늘 음악 소리 같았네.
坐於七寶座,
薰以妙栴檀,
婇女衆圍繞,
奏犍撻婆音,
如毘沙門子,
衆妙天樂聲。


그러나 태자의 마음 속 생각은
멀리 떠나는 즐거움이 제일이라
아무리 묘한 음악 연주해 봐도
태자 마음엔 관심 없었네.
太子心所念,
第一遠離樂,
雖作衆妙音,
亦不在其懷。


그때 저 정거천자(淨居天子)는
마침내 태자가 때가 되면
결정코 집을 떠날 줄 알고
갑자기 사람으로 변해 내려와
時淨居天子,
知太子時至,
決定應出家,
忽然化來下。


그 모든 기녀들을 제압하여
깊은 잠에 빠지게 하였으니
온몸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여
저마다 추한 꼴을 제멋대로 드러냈네.
厭諸伎女衆,
悉皆令睡眠,
容儀不斂攝,
委縱露醜形。


정신 없이 잠이 들어 엎어지고 자빠졌고
악기는 가로 세로 어지럽게 흩어졌으며
혹은 곁에 기대고 혹은 뒤척이며
더러는 또 못물에 던져진 듯하였네.
惛睡互低仰,
樂器亂縱撗,
傍倚或反側,
或復似投深。


영락(瓔珞)은 끌리는 사슬 같았고
치마 저고리는 온몸을 얽었으며
거문고 안고 땅에 쓰러진 모습
마치 형벌을 받는 사람 같았네.
纓絡如曳鎖,
衣裳絞縛身,
抱琴而偃地,
猶若受苦人。


누렇고 푸른 옷 여기저기 흩어져
마치 가니(迦尼)꽃이 꺾여진 듯하였고
선 채로 벽에 기대 잠자는 모양
마치 각궁(角弓)을 걸어 놓은 듯하였네.
黃綠衣流散,
如摧迦尼華,
縱體倚壁眠,
狀若懸角弓。


혹은 손으로 바라지창[牕牖] 부여잡으니
마치 목매 죽은 송장 같았고
신음소리 자주 내고 길게 하품하며
가위눌려 소리치고 침과 눈물 흘리고
흐트러진 머리카락 추한 꼴 드러냄이
마치 미친 사람 보는 듯하였네.
或手攀窗牖,
如似絞死尸,
頻呻長欠㰦,
魘呼涕流涎,
蓬頭露醜形,
見若顚狂人。


화만(華鬘)은 드리워져 얼굴 가리고
혹 얼굴을 땅에 묻으며
몸 일으켜 흔들어대는 모습
마치 저 독요조(獨搖鳥)와 같았네.
華鬘垂覆面,
或以面掩地,
或擧身戰掉,
猶若獨搖鳥。


몸을 맡겨 서로 베게로 삼고
손발을 서로 포갠 채
얼굴 찡그리고 미간 찌푸리며
눈은 감았으되 입은 벌어지고
갖가지로 흩어진 몸 어지러움이
마치 송장이 널린 듯 낭자하였네.
委身更相枕,
手足互相加,
或嚬慼皺眉,
或合眼開口,
種種身散亂,
狼藉猶撗尸。


그때 태자는 단정히 앉아
모든 채녀(婇女)를 관찰하였다.
‘아까는 그렇게 단정하고 엄숙하며
지껄이고 웃으며 마음으로 아첨하고
時太子端坐,
觀察諸婇女,
先皆極端嚴,
言笑心諂黠。


아리따운 자태로 아양떨더니
지금은 모두 추하고 더럽기 그지없다.
여자의 본 성품이 이러하거늘
어떻게 친하고 가까이 하리라.
妖豔巧姿媚,
而今悉醜穢,
女人性如是,
云何可親近。


목욕하고 거짓으로 꾸미고 단장하여
남자 마음 속이고 유혹하는 것
나는 벌써 깨달아 알았나니
결정코 출가할 일 망설일 것 없으리.’
沐浴假緣飾,
誑惑男子心,
我今已覺了,
決定出無疑。


그때 정거천왕이
하늘에서 내려와 대문을 활짝 여니
태자는 그제서야 천천히 일어나
모든 채녀 사이를 빠져나갔네.
爾時淨居天,
來下爲開門,
太子時徐起,
出諸婇女閒。


안 궁전에서 머뭇거리다가
차닉(車匿)을 불러 분부하였네.
“지금 내 마음 너무도 간절해
감로의 샘물 마시려 하나니
말에 안장 얹어 시급히 끌고 오라
죽지 않는 곳으로 가려 하노라.”
踟躕於內閣,
而告車匿言,
吾今心渴仰,
欲飮甘露泉,
被馬速牽來,
欲至不死鄕。


스스로 깨달아 마음을 결정하니
튼튼하고 굳은 맹세 장엄하였네.
채녀들 본래는 단아하고 바르더니
지금은 모두 추한 모습 보이네.
自知心決定,
堅固誓莊嚴,
婇女本端正,
今悉見醜形。


아까는 대문도 잠겨 있더니
지금은 어느새 활짝 열렸네.
이렇게 모든 상서로운 모양 보나니
제일의(第一義)의 통발[筌]이어라.
門戶先關閉,
今已悉自開,
觀此諸瑞相,
第一義之筌。


차닉은 속으로 생각하였네.
‘마땅히 태자 명령 받들어야 하나
혹시라도 부왕이 알게 되면
분명 심하게 죄의 책임 물을 것이다.’
車匿內思惟,
應奉太子教,
脫令父王知,
復應深罪責。


모든 하늘들 신통력[神力] 내어
어느새 말을 끌고 대령하였고
평평한 수레에 뛰어나게 좋은 말
온갖 보배로 아로새긴 안장을 갖추었네.
諸天加神力,
不覺牽馬來,
平乘駿良馬,
衆寶鏤乘具。


높고 푸른 갈기와 긴 꼬리
굽은 등덜미에 짧은 털과 귀
사슴 가슴에 거위 모가지
넓고 둥근 이마에 표주박 코
高翠長髦尾,
局背短毛耳,
鹿腹鵝王頸,
額廣圓瓠鼻。


용(龍) 목구멍에 가슴은 네모져
인기(驎驥)의 모양을 죄다 갖추었네.
태자는 말 목을 어루만지고
몸을 문지르면서 타일렀네.
龍咽髖臆方,
具足驎驥相,
太子撫馬頸,
摩身而告言。


“부왕께서는 언제나 너를 타고
적군에게 나아가면 적군을 이겼는데
나는 이제 네 힘에 의지하여
저 멀리 감로(甘露) 나루 건너고자 하노라.
父王常乘汝,
臨歒輒勝怨,
吾今欲相依,
遠涉甘露津。


싸움터에는 수많은 군사 있고
영광스런 사람에겐 친구들 많으며
장사들이 보배를 구했을 때에는
즐겁게 따르는 이 또한 많지만
戰鬪多衆旅,
榮樂多伴遊,
商人求珍寶,
樂從者亦衆。


괴로움을 당해서는 좋은 벗 만나기 어렵고
법을 구할 때에는 친한 벗 적은 법.
만일 이 둘을 감당해낼 수 있는 벗이라면
마침내 이로움과 안락을 얻으리라.
遭苦良友難,
求法必寡朋,
堪此二友者,
終獲於吉安。


내 이제 집을 떠나려는 것은
괴로워하는 중생들 건지기 위함이니
너도 지금 자신도 이익되게 하고
아울러 모든 중생들 건져야 하리.
吾今欲出遊,
爲度苦衆生,
汝今欲自利,
兼濟諸群萌。


마땅히 있는 힘 남김없이 다하여
오래 달리되 피곤해 하지 말라.”
이렇게 타이른 뒤 천천히 말에 올라
고삐를 걷어잡고 이른 새벽 길 떠났네.
宜當竭其力,
長驅勿疲惓,
勸已徐跨馬,
理轡儵晨征。


사람의 모습은 햇빛이 흐르는 듯하고
말의 모습은 흰 구름 떠오르는 듯하다.
몸단속하여 떨쳐 흔들리지 않고
기운을 막아 부르짖어 울지 않았네.
人狀日殿流,
馬如白雲浮,
束身不奮迅,
屛氣不噴鳴。


네 신(神)이 달려와 발을 받치니
은밀하기 짝이 없어 소리가 없고
겹겹이 잠긴 단단한 저 궐문도
하늘신 신통력에 저절로 열렸네.
四神來捧足,
潛密寂無聲,
重門固關鑰,
天神令自開。


경중(敬重)하기 아버지보다 더한 이 없고
사랑이 깊기로는 자식보다 더한 이 없으며
안이나 밖이나 모든 권속들
은애(恩愛)로 얽히고 얽혔으나
敬重無過父,
愛深莫踰子,
內外諸眷屬,
恩愛亦纏緜。


정을 버리고 남겨둔 생각 없이
표연히 떨치고 성안을 빠져나가
더러운 진흙 속에서 피어난
맑고 깨끗한 연꽃 같은 눈으로
遣情無遺念,
飄然超出城,
淸淨蓮花目,
從淤泥中生。


부왕이 계신 궁전을 바라보며
하직을 아뢰는 말을 하였네.
“남[生]ㆍ늙음ㆍ죽음을 벗어나지 못하면
영원히 이런 인연 속에서 노닐지 않으리.”
顧瞻父王宮,
而說告離篇,
不度生老死,
永無遊此緣。


그러자 모든 하늘의 무리들과
허공의 용(龍)들과 귀신까지도
덩달아 기뻐하며 칭찬하였네.
“장하구나. 오로지 이것만이 참 진리라네.”
一切諸天衆,
虛空龍鬼神,
隨喜稱善哉,
唯此眞諦言。

모든 하늘과 용과 귀신 무리들
얻기 어려운 마음 얻은 것 경하하고
제각기 자기 힘의 광명으로써
앞에서 인도해 그 밝음 도와주었네.
諸天龍神衆,
慶得難得心,
各以自力光,
引導助其明。


사람이나 말의 마음 모두가 예리해
달려감이 유성(流星)과 같았네.
동녘 하늘 동트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어느새 3유순(由旬)을 나아갔다네.
人馬心俱銳,
奔逝若流星,
東方猶未曉,
已進三由旬。

佛所行讚卷第一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불소행찬』 1권(ABC, K0980 v29, p.638b01-646b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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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_IT_K1406_T_097 URL복사 통합뷰어 039_1282_c_01L법원주림 제97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송성수 번역 97. 송종편(送終篇)[여기에는 4부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사명부(捨命部) 견송부(遣送部) 수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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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苑珠林卷第九十七 

 

법원주림 제97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송성수 번역


97. 송종편(送終篇)[여기에는 4부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사명부(捨命部) 견송부(遣送部)
수생부(受生部)

(1) 술의부(述意部)
생각건대 4대(大)의 독 그릇은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데 6적(賊)의 미치광이가 이를 경계로 삼아 모두 집착하고 있으므로 다시는 거슬러 흐를 기약이 없고 오직 순환(循環)하는 세력만 있을 뿐이다. 가령 한 개의 털을 쪼갬으로써 천하를 이익 되게 한다 해도 그것을 아끼면서 행하지 않고, 한술 밥을 뿌려줌으로써 잇따라 다른 양식이 생길 터인데도 그것을 아까워하면서 주지 않는다. 생사(生死)에 빠져서 머무르고 유위(有爲)에 달라붙어 집착하고 있으므로 모든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해 마음놓지 못하시고 보살들은 그들에 대해 피눈물을 흘리신다.
가만히 보건대 세속 사람들은 부모 상(喪)을 당하여 대부분이 장례를 잘 치르기 위해서 산목숨을 널리 죽여서 친족을 모으고 빈객을 공대한다. 구차하게 현재 잘 보이기 위해서 업인(業因)을 피하지 않고, 혹은 밖의 비방을 두려워하여 안으로 옳은 일을 닦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아버지가 죽으면 여기에 고통을 더 겹치게 하고 어머니가 임종하면 끓는 물과 숯을 더욱 증가시킨다. 그러므로 삼계(三界)를 빙빙 돌면서 6도(道)를 계속 다니게 하나니, 4취(趣)에는 돌아가기 쉽지만 만겁(萬劫)은 인도하기 어려운지라 자모(慈母)의 혼령에게 마음 아파하고 역자(逆子)의 깊은 독을 가엾게 여긴다. 다만 심한 가뭄이 오래면 반드시 단비[甘雨]의 은택을 생각하게 되고, 병의 재난이 많으면 양의(良醫)의 약만을 고대할 뿐이다.
생각건대 부모도 이미 범부라서 악업이 없다해도 죄의 원인은 소멸하지 않고 고통의 과보는 배제하기 어렵다. 만일 모든 수승한 복을 의뢰하지 않으면 쾌락의 과보를 어떻게 증득할 수 있겠는가? 바라노니, 임종할 때에는 원을 세우면서 시타(尸陀)에 들게 하고 장례 치르는 비용으로 몸을 돕고 아울러 공덕을 닦으며, 나는 새와 딛는 짐승의 굶주림을 구제하여 장차 오는 세상의 빚을 면할 수 있게 하라.

(2) 사명부(捨命部)
『십이품생사경(十二品生死經)』에서 말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죽음에는 12품류가 있다. 어떤 것이 12품류인가?

첫째는 남음이 없이 죽는 자이니, 아라한(阿羅漢)으로서 집착하는 바가 없다.

둘째는 죽음을 건너는 사람이니, 아나함(阿那含)을 말하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셋째는 남음이 있게 죽는 사람이니, 사다함(斯陀含)을 말하며 갔다가 도로 온다.

넷째는 죽음을 건너는 일을 배우는 사람이니, 수다원(須陀洹)을 말하며 도의 자취를 본다.

다섯째는 죽음에 속지 않는 사람이니 8등인(等人)을 말한다.

여섯째는 죽음을 기뻐하는 사람이니, 일심(一心)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일곱째는 자주 죽는 사람이니, 악계(惡戒)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여덟째는 죽음을 후회하는 사람이니, 범부를 말한다.

아홉째는 죽음을 꺼리거나 삼가지 않는 사람이니, 고독하고 고통받는 사람을 말한다.

열째는 죽음에 얽매이고 달라붙는 자이니 축생을 말한다.

열한째는 죽어서 불에 타는 자이니, 지옥(사람)을 말한다.

열두째는 죽어서 배고프고 목마른 자이니, 아귀를 말한다.

비구는 이런 것을 분명히 알면서 방일(放逸)하지 말지니라.’”

또 『정도삼매경(淨度三昧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사람이 선악의 업을 지으면 천상에 태어나거나 지옥에 떨어지는데, 임종할 때 저마다 영접하는 사람이 있다. 병들어서 죽으려고 할 때 그의 눈에는 와서 영접하는 이가 보이나니, 천상에 가서 태어날 사람이면 천인이 하늘옷을 가지고 풍악을 잡히면서 와서 영접하고, 다른 세계에 가 날 사람이면 그의 눈에 존귀한 사람이 그에게 묘한 말씀을 하는 일이 보이게 되며, 만일 악을 행하여 지옥에 떨어질 사람이면 그의 눈에는 병사들이 칼과 창을 가지고 그를 찾으면서 둘러싸는 것이 보이게 된다. 이처럼 그가 보는 일은 동일하지 않은데, 입으로는 다 말할 수가 없으며, 저마다 그가 지은 업에 따라 그 과보를 받는 것이다. 하늘은 억울하게 함부로 하는 일이 없으며 공평하고 정직하여 두 마음이 없나니, 그의 지은 바에 따라 하늘의 법은 그를 다스린다.”

또 『화엄경(華嚴經)』에서 말하였다.
“사람이 죽으려 할 때에는 중음(中陰)의 모양을 보게 된다 만일 악업을 행한 사람은 3악도(惡道)에서 고통받는 것을 보게 되고, 혹은 염라왕(閻羅王)이 여러 무기를 가지고 와서 붙잡아 데리고 가는 것을 보기도 하며, 혹은 고통받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만일 선업을 행한 사람이면 모든 천상의 궁전에서 천녀들이 장엄하게 차리고 재미있게 놀면서 쾌락을 누리는 훌륭한 일을 보게 된다.”

또 『법구유경(法句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기원정사(祇園精舍)에 계시면서 하늘과 사람들을 위하여 설법하실 때였다. 어느 한 장자가 길가에 살고 있었는데 재물이 수없이 많은 부자였다.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밖에 없었다. 그의 나이 20세가 되었을 때 장가를 들어 아내를 맞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 7일이 되기 전에 서로 공경하는 부부는 상춘(上春) 3월의 계절이라서 재미있게 구경하면서 놀려고 뒷동산으로 갔다. 마침 동산 안에 벚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높은 가지에 크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었다. 신부가 꽃을 갖고 싶었으나 꺾어다 줄 사람이 없었으므로 신랑이 그녀를 위하여 나무로 올라갔다. 그런데 잘못하여 가는 가지를 밟는 바람에 가지가 찢어지면서 떨어져 죽었다. 온 집안 사람들은 모두 그 아들에게로 달려와서 하늘을 부르며 소리 높여 울다가 기절하였고, 한참 만에야 다시 깨어났다. 그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가 마음 아파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리하여 관(棺)에 넣어 집으로 돌아와서도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세존께서는 그들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여기셔서 그들을 찾아가 물으셨다. 장자와 집안 사람 모두는 부처님을 뵈옵고 흐느껴 울면서 예배하고 그 쓰라림을 자세히 아뢰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그치고 법을 들어라. 만물은 무상하여 오래 보존될 수가 없다. 나면 죽음이 있는 것이요 죄와 복은 서로 따른다. 이 아들은 세 곳에서 그를 위해 슬피 울고 괴로워하면서 기절하게 하였으며 또한 참기 어렵게 하였으니, 그는 끝내 누구의 아들이고 어느 분이 그의 어버이가 되는고?’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목숨은 마치 꽃과 열매와 같아서 성숙하면
항상 떨어질 것을 두려워한다.
태어나면 모두 고통이 있거늘
그 누가 죽지 않을 수 있겠느냐.

처음부터 애욕을 좋아하여
그림자 같은 태(胎) 안으로 들어가길 바라서
번개와 같은 형체와 목숨을 받았으니
밤낮으로 흐르며 그치기 어렵다.

이 몸은 죽기 마련인 물건이며
정신은 형상이 없는 법이니
목숨은 죽고 다시 나거니와
죄와 복은 없어지지 않는다.

마치고 비롯하는 것이 한 세상뿐 아닌데
어리석음으로 장구(長久)하기를 애착하면서
스스로 지어서 고락(苦樂)을 받으니
몸은 죽되 정신은 상실하지 않는다.

장자는 이 게송을 듣고 뜻이 풀리면서 근심을 잊었다. 그는 길게 무릎 꿇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아들은 전생에 어떠한 죄를 지었기에 한창 좋은 나이에 일찍 죽었습니까? 원하옵건대 본래 행했던 죄를 해설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적에 한 어린아이가 있었는데, 활과 화살을 가지고 신수(神樹) 안에 들어가 놀고 있었다. 그 곁에 어떤 세 사람이 그 안에 있으면서 구경하고 있었다. 마침 나무 위에 참새가 있자 어린아이가 쏘려고 하는데 그 세 사람이 권하면서 말하였다.
≺만일 참새를 맞출 수 있다면 세간에서도 건장한 남아이리라.≻
어린 아이는 기분이 좋아서 활을 당겨 쏘았다. 참새는 맞아서 즉사하였으며 세 사람도 같이 웃었다. 세 사람은 어린아이가 도와 기뻐하다가 각자 갈 데로 떠났다. 그로부터 여러 겁 동안 나고 죽고 하면서 서로가 만나 그 죄를 받았다. 세 사람 중의 한 사람은 복이 있는 이라서 지금 천상에 있고, 또 한 사람은 바다 속에 변화로 태어나서 용왕(龍王)이 되어 있으며, 또 한 사람이 바로 오늘날 장자의 몸이다. 그 어린 아이는 먼저 천상으로 가서 그 천인의 아들이 되었다가 목숨을 마치고 장자의 아들이 된 것이며, 이제 나무에서 떨어져 죽었으니 곧 바다 속으로 가서 용왕의 아들이 되겠지만 그가 나는 바로 그 날 금시조왕(金翅鳥王)이 그를 잡아먹을 것이다. 오늘날 이 세 곳에서 괴로워하며 슬피 울고 있으니,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느냐? 전생에 그를 도와 기뻐했기 때문에 이 세 사람은 이와 같은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정신은 삼계(三界)의
좋고 좋지 않은 세 곳으로 나아가
몰래 다니면서 잠자코 이르지만
가는 곳마다 메아리가 응한 것 같네.
색욕(色欲)은 색이 있는[色有] 것이 아니니
일체의 원인은 전생의 행이니라.
마치 종자가 본래 형상 따르듯이
저절로 받는 과보도 그림자와 같다.

부처님께서 게송을 마치시자 장자는 뜻이 풀렸고, 집 안 사람 모두도 기뻐하면서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또 『사분율(四分律)』에 설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중생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하여 왕이 목숨을 마치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온갖 것은 반드시 다한 데로 돌아가고
높은 이는 마침내 떨어져야 하며
태어나면 죽지 않음이 없나니
목숨이 있는 것은 모두 무상하다.

중생은 유(有)의 수에 떨어져서
일체가 다 유위[有爲]이니
일체의 세간에는
늙고 죽지 않는 이 하나도 없다.

중생에게는 바로 항상한 법이어서
태어날 적마다 모두 죽게 되나니
그 지은 바의 업에 따라서
죄와 복에는 과보가 있다.

악업을 지으면 지옥에 떨어지고
선업을 지으면 천상에 나며
높은 행으로 좋은 갈래[善道]에 가서 나면
무루(無漏)의 열반을 증득하게 된다.


(3) 견송부(遣送部)

自述
생사(生死)가 고리처럼 순환하는 것은 세속의 진리[俗諦]를 여의지 못한다. 비록 출가하여 수승한 도(道)를 뜻한다 하더라도 분단(分段)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변역(變易)을 아직 제거하지 못해서 거푸 삼계에 의존하고 세속을 따르면서 천류(遷流)하고 있다. 그러면서 살고 죽고 하면서 모두가 안팎으로 의지하고 있으니, 임종한 날에 안치(安置)하게 될 마땅한 곳과 장지(葬地)로 보낼 때의 위의를 아래에서 자세히 말하여 둔다. 우선 죽은 시체에 대하여 논하면 남과 북에 안치함은 혼(魂)과 백(魄)이 같지 않기 때문이니, 이제 간략히 기술하겠다.
『예기(禮記)』 「예운(禮運)」에서 말하였다.
“몸의 백(魄)은 내려가니 기(氣)가 위에 있음을 알 것이다. 죽은 이는 북쪽으로 머리하고 산 이는 남쪽으로 향한다.”
교특생(郊特生)이 말하였다.
“혼(魂)과 기(氣)는 하늘로 돌아가고 몸[形]과 백(魄)은 땅으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제사지낼 때는 모든 음양(陰陽)의 이치를 구한다.”
제의(祭儀)에서 말하였다.
“기(氣)라 함은 신(神)의 왕성함이요, 혼이라 함은 귀(鬼)의 왕성함이다.”
『좌전(左傳)』 소이(昭二)에서 자산(子産)은 조경자(趙景子)에게 말하였다.
“사람이 나고 죽고 변화하는 것을 백(魄)이라 하므로 이미 생겨난 백이 양(陽)에 속하는 것을 혼(魂)이라 한다. 사물을 쓸 때 정력이 많으면 혼백이 강한 것이다. 그러므로 정상(精爽)이 신명(神明)에 이르면 필부(匹夫)와 필부(匹婦)는 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그 혼백조차도 오히려 사람에 의지함을 재앙으로 여기거늘 하물며 맑은 하늘[良霄]이겠는가? ”
『회남자(淮南子)』에서 말하였다.
“하늘의 기운(天氣)이 혼이 되고 땅의 기운[地氣]이 백이 된다. 백이 혼에게 물었다.
‘도(道)는 무엇으로써 체성[體]을 삼는가?’
혼이 대답하였다.
‘형상이 없는 것이다.’
백이 말하였다.
‘형상이 있다. 만일 없다면 무엇 때문에 묻겠는가?’
혼이 말하였다.
‘나는 다만 만난 바가 있을 뿐이다. 보아도 형상이 없고 들어도 소리가 없는 것을 소위 심오하고 미묘한 것[幽冥者]이라 하나니, 그러므로 도(道)이면서도 도가 아님에 비유한다.’
또 물었다.
‘이미 혼과 백이 따로 임을 알았다. 오늘날 속인이 죽으면서 무엇 때문에 옷[衣]을 혼이라고 부르고 백이라고는 부르지 않는가?’
대답하였다.
‘혼은 바로 영(靈)이요 백은 바로 시체[屍]이다. 그러므로 예(禮)에서는 처음 죽었을 때 자기가 입었던 옷을 시체의 백 위에 옮겨 주고 혼은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옷을 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혼은 자기의 옷을 알므로 옷을 찾아서 돌려보낸다. 만일 혼이 백에게 돌려보내면 곧 시체의 입을 막은 솜이 움직이거니와 만일 혼이 백에게 돌려보내지 않으면 입을 막은 솜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치로써 한 말이기 때문에 혼을 부른다고 할 뿐 백을 부른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소상복요기(簫喪服要記)』에서 말하였다.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그의 부친의 장례를 지낼 때에 공자(孔子)가 묻기를 ≺어떻게 혼 옷[魂衣]을 만드시겠습니까?≻라고 하자, 애공이 대답하기를 ≺혼 옷은 백도(伯桃) 때에 생겼습니다. 백도가 형산(荊山)아래의 길에서 추위를 만나 죽게 되자, 그의 벗 양각(羊角)이 슬퍼하면서 그 시체를 맞이하여 혼신(魂神)의 추위를 가엾이 여긴 나머지 일부러 혼 옷을 고쳐 만들었다 합니다. 우리 부친은 생전에 수놓은 비단옷을 입으셨고 돌아가시면서도 옷을 입으셨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 옷을 만듭니까?≻라고 하였다.’
‘어째서 번(幡) 위에 그의 성명을 써야 하는가?’
‘번은 혼을 불러서 건지(乾地)에 안치하게 한다. 혹은 그의 이름을 알므로 이름을 찾아서 암실(闇室)을 들어가게 되며 또한 백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혹은 중실(重室)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중(重)이라 함은 겹친다는 뜻이니 겹쳐 있는 깊숙한 안방에 제사의 음식을 모두 두게 한다. 산 이와 죽은 이는 각각 구별되고 밝음과 어둠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귀신은 어두운 데서 먹고 산 사람은 밝은 데서 먹는다. 그러므로 거듭 거친 대자리로 그 음식 거리를 사서 골방 속에다 두는 것이니, 곤지(坤地)에 안치하는 것이다.’”
서역(西域)의 장례법에 의거하면,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물에 떠내려보내는 것이요, 둘째는 불에 태우는 것이며, 셋째는 흙에 파묻는 것이요, 넷째는 숲 속에 버리는 것이다.
『오분율(五分律)』에서 말하였다.
“만일 불에 태울 적에는 돌 위에다 놓고 태울 것이요, 풀이나 흙 위에서 태워서는 안 된다. 벌레를 상할까 두려워서이다.”
『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하였다.
“여래와 전륜성왕(轉輪聖王) 두 사람만은 모두 화장(火葬)하지만 그 밖의 사람들은 통상 앞에서 말한 네 가지 장례를 대부분 다 이용한다.”
『오분율』에서 말하였다.
“시체는 응당 파묻어야 한다.”[이것은 국법에서 몸 태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또 여름에 태우면 벌레를 죽일까 두려워서이다. 이 때문에 파묻게 하는 것이다. 그밖에 물이나 숲에 버리는 것은 관계하지 않는다.]
또 『사분율』과 『오백문사(五百問事)』에 의거하건대, 만일 여래의 탑을 보았거나, 5중(衆)으로서 출가한 사람의 무덤이나 탑을 보았을 적에는 자기보다 위이면 모두 생시의 나이와 법랍(法臘)의 선후에 의하여 예배하면 된다. 만일 속인들이 출가한 사람의 무덤이나 탑을 보았을 적에는 상하를 가릴 것이 없이 모두 공경하고 예배해야 된다.


自述
이미 그와 같음을 알았다. 모든 승니와 속인들이 만일 스님[師僧]이나 부모의 관[柩]을 대하면 밖에서 조문(弔問) 온 사람이 죽은 이보다 아래면 그 시체 앞으로 가서 통상대로 절을 하고, 그런 뒤에 먼저 그 아들의 손을 잡고 잠자코 위로하고, 그 뒤에 대덕(大德)이 있는 곳으로 와서 슬픈 뜻을 자세히 말하면서 절을 하면 된다. 또한 어리석은 속인들에게서 보는 일이거니와, 망령되이 법의 가르침을 행하고 점차로 다른 이에게까지 가르치면서 부모와 숙백(叔伯)과 존친들의 망령(亡靈)에게 절을 하지 않으면서 말한다.
“나는 이미 계(戒)를 받았고 그는 귀신이 되었다. 그러므로 절은 합당하지 않다. 계를 깨뜨릴까 두렵기 때문이다.”
이것은 불교에서도 합당한 일이 못 되며, 도리어 무지(無知)의 죄를 초래하는 것이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스님 등은 나의 법신(法身)을 길러 주셨고, 부모와 숙백 등은 나의 육신을 길러 주셨으니 이런 분에 의지하여 젖을 먹고 자라나서 성인(成人)이 된 것이다. 이런 은덕을 생각하면 하늘처럼 끝이 없고 보답하기 어려워서 겁(劫)을 지내면서도 그 은혜를 갚아야 하겠거늘, 어찌 일생(一生) 만으로 그만 둘 수 있겠는가? 공경함과 은혜를 갚지 않고 도리어 태만한 생각을 일으킨다면 발꿈치를 쫓는 비루한 자이거늘 어찌 효자라 하겠는가.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지극하신 성인이면서도, 오히려 몸소 돌아가신 부왕(父王)의 시체를 붙들어 보내셨거늘, 하물며 하천한 범부로서 태만한 생각을 일으켜서야 되겠는가? 그러므로 『열반경(涅槃經)』에서 이르되 “은혜를 아는 것은 대비(大悲)의 근본이요, 은혜를 모르는 이는 짐승보다 더 못하다”고 한 것이다.
또 『정반왕니원경(淨飯王泥洹經)』에서 말하였다.
“백정왕(白淨王)은 사위국(舍衛國)에 있으면서 병이 위독하여 죽으려 할 때, 세존과 난타(難陀) 등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 안에 계셨는데 그 곳은 50유순(由旬)이나 떨어져 있었다. 세존께서는 영취산(靈鷲山)에 계실 적에 천이(天耳)로써 부왕이 생각하는 소리를 멀리서 들으시고 곧 아난(阿難) 등과 함께 공중을 날아와 그곳에 이르셨다. 그리고 손으로 왕의 이마를 만지면서 왕을 위로한 뒤에 왕을 위하여 『마하바라본생경(摩訶波羅本生經)』을 말씀하셨다. 왕은 설법을 듣고 아나함과를 얻었으며 다시 부처님께서 손을 끌어다 가슴 위에 놓았다. 부처님께서 또 설법을 하시자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 무상함이 이르러서 목숨이 다하고 숨이 끊어지면서 홀연히 후세(後世)로 나아갔다.
화장[闍維]하려 할 적에 부처님께서는 난타와 함께 널의 머리 앞에 공손히 서 계셨고 아난과 나운(羅雲)은 발 쪽에 서있었다. 아난이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제가 백부(伯父)의 관(棺)을 메게 하옵소서.’
나운이 또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제가 할아버님의 관을 메게 하옵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들을 위로하며 말씀하셨다.
‘미래의 세간 사람들은 모두가 흉포하여 부모가 기러주신 은혜를 갚지 않을 것이므로, 이 불효한 중생들을 교화하는 법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여래가 몸소 부왕의 관을 메려고 하느니라.’
그 때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모든 산들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솟았다가 잠기기를 마치 물 위의 배와 같았다. 그리고 온갖 하늘과 용과 귀신들이 모두 상여 앞으로 와서 소리 높여 슬피 울었다. 사천왕이 억백천의 귀신들을 데리고 와서 모두 함께 상여를 들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미래 세상의 부모에게 불효한 이들을 위하여 큰 자비로써 몸소 부왕의 관을 메려고 하시오나 저희들은 부처님의 제자요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듣고 수다원과를 얻었사옵니다. 그러므로 저희들이 의당 부왕의 관을 메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곧 사천왕에게 부왕의 관을 메도록 허락하자 이내 변하여 사람으로 되었다. 온갖 백성들도 모두 슬피 울지 않는 이가 없었다. 세존께서는 몸소 손으로 향로를 붙잡고 앞에 서서 묘소로 나가셨다. 그리고 천 명의 아라한으로 하여금 큰 바닷가 위로 가서 우두전단(牛頭栴檀)과 갖가지 향나무를 가져오게 하여 그것으로 불을 피우고서 말씀하셨다.
‘괴롭고 공하고 무상함은 마치 허깨비와 같고 물 속의 달과 거울의 형상과 같도다.’
그리고 몸이 다 타자 모든 왕들은 저마다 5백 개의 병에 우유를 담아 가지고 그것으로 불을 껐다. 불이 꺼진 뒤에는 다투어서 함께 뼈를 거두어 금강(金剛)의 함에다 넣고 곧 그 위에다 탑을 세우고서 비단 번기와 일산을 달고 탑묘에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왕 정반(淨飯)께서는 청정한 분이라 정거천(淨居天)에 태어나셨다.’”
또 『불모니원경(佛母泥洹經)』에서 말하였다.
“대애도(大愛道) 비구니는 부처님의 이모이시다. 차마 부처님 뒤에 열반할 수 없음을 깨닫고 먼저 열반하려고 제근녀(除饉女) 5백 명과 함께[곧 비구니를 말한다. 『강승회법경경(康僧會法鏡經)』에서 말하기를 ‘범부는 6진(塵)을 탐하여 물든다. 마치 배고픈 사람이 음식을 탐하면서 만족할 줄 모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지금의 성인은 탐욕을 끊고 6정(情)의 주림[饉]을 제거[除]하기 때문에 출가한 비구니를 제근(除饉)이라 부른다’고 하였다.] 손으로 부처님의 발을 어루만지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는 머리 조아리고 떠나갔다. 그리고는 신족(神足)의 덕을 나타내어 저절로 자리에서 없어지면서 동쪽으로부터 와서 공중에 머물러 열여덟 가지의 신변(神變)을 나타냈다. 8방(方)과 상하(上下)에서도 역시 그와 같이 하면서 큰 광명을 놓아 모든 어둠을 비추고 위로는 모든 하늘을 밝게 비추었다. 그런 뒤에 5백 명의 제근녀들은 변화로 모두 함께 불에 타면서 동시에 열반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이가(理家)들에게 권하여 5백 명의 상여를 만들게 하고 삼씨 기름과 향과 꽃과 녹나무와 가래나무의 재목 등으로 5백 명의 제근녀를 장사지내고, 순수하고 바른 음악으로써 공양하였다. 온갖 범부와 성인들은 그것을 보며 슬피 울지 않는 이가 없었다. 화장이 끝나자 사리를 받쳐들고 부처님께로 나아갔으며, 이 때 사방에서 각각 250명의 아라한이 신족(神足)으로 날아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사리 있는 곳에 도달하여 천 명의 비구들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를 가져다 담은 뒤에 그 발우를 나의 손 안에다 놓아라.’
아난이, 명하신 대로하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모인 사리는 본래 더러운 몸이었다. 흉포하고 질투와 음모로 도를 부수고 덕을 깨뜨렸다. 지금 어머님은 능히 구제받아 장부의 행을 일으켜 응진(應眞)의 도를 얻으셨다가 열반하셨으니 어찌 장하지 않느냐?’ 그리고는 명을 내려서 탑을 세우고 공양하게 하셨다.”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나운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대애도의 몸을 모셔 오너라. 내가 몸소 공양해야 되겠다.’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과 사천왕 등이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몸소 심신을 괴롭히지 마십시오. 저희들이 공양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부모는 자식을 낳으셔서 많은 이익을 주셨다. 기르신 은혜가 무거운지라 젖을 먹이며 품에 안으셨으니,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하며 갚지 않으면 안 되느니라. 과거와 미래의 모든 부처님의 어머님들께서도 먼저 멸도를 취하셨으며 모든 부처님께서는 모두가 몸소 화장한 사리에게 공양하셨느니라.’
그 때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이 모든 귀신들을 시켜 전단(栴檀)의 숲으로 가서 전단나무들을 가져다 넓은 들판에 놓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몸소 상여의 한쪽 다리를 들고 아난이 다른 한쪽 다리를 들고서 허공을 날아 무덤 사이에 도달하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전단나무를 가져다 대애도의 몸 위에 놓으신 뒤에 말씀하셨다.
‘네 사람에게는 응당 탑을 세우고 공양하여야 한다. 첫째는 부처님이요, 둘째는 벽지불(辟支佛)이며, 셋째는 번뇌가 다 한 아라한이요, 넷째는 전륜성왕이니, 모두가 10선(善)으로써 만물을 교화했기 때문이니라.’ 그 때 인민들은 곧 사리를 가져다 탑을 세우고 공양하였다.”
『잡아함경(雜阿含經)』에 의하면 대애도는 이모이며 난타(難陀)의 친어머니라고 하였다.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4부(部)의 제자 중에서 도를 증득한 이로서 맨 앞과 맨 뒷사람을 간략하게 말하면 우선 8인이 된다. 비구 중에서 맨 처음에 도를 증득한 이는 구린(拘隣) 비구이니 교화를 잘하였고 위의를 잃지 않았다. 맨 나중에 도를 증득한 이는 수발타라(須跋陀羅)이니 도를 증득한 그 날 바로 열반에 들었다. 비구니 중에서 맨 처음에 도를 증득한 이는 대애도(大愛道) 비구니이며 맨 뒤에 도를 증득한 이는 타라구이국(陀羅俱夷國) 비구니이다. 우바새 중에서 맨 처음에 도를 증득한 이는 상객(商客)인 남자이며 맨 나중에 도를 증득한 이는 구이나마라(俱夷那摩羅)이다. 우바이 중에서 맨 처음에 도를 증득한 이는 난바(難婆) 여인이며, 맨 나중에 도를 증득한 이는 람(藍) 우바이이다.”

(4) 수생부(受生部)
무릇 태어나면 8식(識)으로 유지되고 죽으면 4대(大)가 흩어진다. 1백 년도 빨리 가서 끝내 마멸(磨滅)로 돌아가고 삼계(三界)를 순환하면서 정지함이 없다. 그러므로 경에서는 이르되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마치는 것이니 이미 났는지라 소멸하게 된다”고 했나니, 성인의 가르침이 거짓이 아니라서 스스로 보고서 경의를 표한다. 그런 까닭에 이 인연 가운데서 여섯 가지 문을 들어 간략히 기술한다.
첫 번째 문은 임종할 때이다. 몸의 차고 더움을 검사하여 그 선악을 증험하면서 미래의 과보를 자세히 안다. 그러므로 『유가론(瑜伽論)』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이 유정(有情)이란 물질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니, 임시로 목숨을 지니게 된 것은 크거나 작거나 간에 모두가 같고, 죽을 때는 통상 점차로 죽거나 단번에 죽는다는 것이 모든 스승들에게 서로 전해지고 있다. 선(善)을 지은 사람은 아래로부터 차가운 촉감이 배꼽까지 이르고, 그 위에는 따뜻한 기운이 있다가 그 뒤에 다 한다. 즉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 만일 머리나 얼굴에 따뜻한 기운이 있다가 그 뒤에 다하면 곧 하늘 갈래[天道]에 태어난다. 만일 악을 지은 이는 그와는 반대이니, 위로부터 허리까지 따뜻한 기운이 있다가 없어지면 아귀(餓鬼) 갈래에 태어나고, 허리에서부터 무릎까지 따뜻한 기운이 있다가 없어지면 축생(畜生)에 태어나며, 무릎에서부터 그 아래로 다리까지 따뜻한 기운이 있다가 없어지면 지옥 안에 태어난다. 무학(無學)이 열반에 들게 되면 따뜻한 기운이 혹은 심장에 있게 되기도 하고 혹은 정수리에 있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유가론』에서 이르기를 “갈라람(羯羅藍)이란 맨 처음에 의탁하는 곳이어서 곧 육심(肉心)이라 한다. 이렇게 의식[識]이 이곳에 맨 처음 의탁하므로 이것을 맨 마지막에 버리게 된다”고 하였는데, 이를 해석하여 보자. 『유가론』에 의하면, 선을 지으면 위에 태어나기 때문에 아래로부터 점차로 버리면서 육심에 이르고 그 뒤에야 위를 버린다는 말이요, 악을 지으면 아래에 태어나기 때문에 먼저 위에서부터 버리면서 육심에 이르고, 그 뒤에야 아래를 버린다는 것이다.
『구사론(俱舍論)』에서 말하였다.
“만일 사람이 막 죽고 있으면 몸의 어느 부분에서 의식(意識)이 끊어지는가? 만일 한꺼번에 몸이 죽으면 감관과 함께 의식은 일시에 모두 소멸되지만 만일 사람이 차례로 죽게 되면 다음 게송에서 말하는 것과 같다.

차례로 죽는 이는 다리에서 배꼽으로
그리고 심장에서 의식이 끊어진다.
하인(下人)은 하늘에 나지 못하고
중인(中人)과 상인(上人)은 악도에 나지 않는다.”

논중(論中)의 해석에서 말하였다.
“만일 사람으로서 반드시 악도에 가서 생(生)을 받을 이거나 인도(人道)에 태어날 사람들은 차례로 죽으며, 아라한 같은 사람은 심장에서 의식이 끊어진다. 「유여부(有餘部)」에서는 머리 위에서 끊어진다고도 말한다. 왜냐 하면 몸의 감관은 이곳에서 의식과 함께 소멸되기 때문이다. 만일 사람이 막 죽으면 이 몸의 감관은 마치 뜨거운 돌과 물이 점차로 감축되면서 소멸하듯이 다리 등의 처소에서 차례로 소멸된다.”
이를 해석하여 보자. 『구사론』은 소승(小乘)의 이치를 기술하기 때문에 “몸은 이곳에서 의식과 함께 소멸한다”고 하지만 만일 대승(大乘)에 의거하면 “몸의 감관은 이곳에서 본식(本識)과 함께 소멸한다”고 한다.
두 번째는 생을 받는[受生] 방법이다. 『구사론』에 의하면, 가서 이르게 되는 곳이 태어날 갈래[道]이기 때문에 여기서 생긴 중음(中陰)의 중생은 전생 업의 세력으로 생긴 눈으로 말미암아 비록 가장 먼 곳에 있다손 치더라도 태어날 곳을 능히 보게 된다 하였다. 그곳에서 부모가 될 이가 성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만일 남자가 될 것이면 그 어머니에 대하여 곧 남자로서의 음심을 일으키고, 만일 여자가 될 것이면 그 아버지에 대하여 곧 여인으로서의 음심을 일으킨다. 이 뒤바뀐 마음으로 성을 낸 이 중유(中有)의 중생은 이 두 가지의 뒤바뀐 마음으로 말미암아 유희하고 싶어서 태어날 곳으로 가는데, 이것이 바로 곧 속(屬)할 데를 기꺼이 얻는 것이다. 이 때 부정(不淨)은 이미 태(胎)에 이르러 환희심을 내면서 그대로 그곳에 의탁하여 나게 된다. 이 찰나(刹那)부터 이 중생은 5음(陰)이 화합하여 견실하게 되고 중유의 5음은 곧 소멸하게 되는데, 이렇게 하여 비로소 생을 받게 된다. 만일 그것이 남아이면 태 안에서 어머니의 왼쪽 겨드랑을 의지하여 얼굴을 어머니의 등을 향하여 쭈그리고 앉고, 만일 그것이 여아이면 태 안에서 어머니의 오른쪽 겨드랑을 의지하여 어머니의 배를 향하여 머무르게 된다. 만일 남아도 아니고 여아도 아니면 태 안에서 욕망하는 종류에 따라 생을 의탁하게 되며, 머무르는 것도 역시 그렇게 한다. 중유는 남자나 여자와는 달라서 감관을 구족함이 없기 때문이 남아이든 여아이든 생을 의탁하여 머무르게 되는데, 뒷날 태 안에서 점차로 자라다가 혹은 고자[黃門]가 되기도 한다. 태생(胎生)과 난생(卵生)의 두 생의 의탁하는 도리는 이와 같다.
그러나 만일 중생이 습생(濕生)을 받고자 하면 향기[香]를 좋아하기 때문에 태어날 곳에 이르는데, 이 향기가 깨끗하거나 깨끗하지 않음은 전생에 지은 업을 따른다. 만일 그것이 화생(化生)이면, 그 처소를 좋아하기 때문에 일부러 태어날 곳에 이른다. 만일 그가 지옥으로 갈 중생이면 어떻게 그 처소를 좋아하다가 태어나는가? 마음이 뒤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이 중생이 추운 바람과 찬비를 몸에 맞으며 고통을 받고 있을 때, 지옥의 불이 활활 타는 것을 보고 아주 사랑스런 생각이 들면서 그 따뜻한 기운을 얻으려고 일부러 그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또 몸에 열풍(熱風)이 불어 빛과 불길 등으로 지짐을 당하면서 고통을 참지 못하고 있을 때는 한지옥(寒地獄)의 시원함을 보고 찬 기운을 애착하면서 일부러 그곳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태생과 난생의 두 생은 부모의 성행위를 사랑하지만 습생과 화생의 두 생은 그렇지 않고 적백(赤白)에 의탁하여 몸이 되기 때문에 이런 일은 없다. 습생은 다만 향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태어날 곳에 이르는데, 업의 선악을 따라 좋아하는 향기의 깨끗함과 더러움이 있을 뿐이다. 화생은 다만 의지하게 될 처소를 좋아할 뿐이니 지옥이 비록 고통받는 처소이나 그 죄인이 좋아해서 애착하는 처소를 얻으려고 그곳에서 생을 받는 것이다. 왜냐 하면 좋아하지 않으면 생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논(論)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지었으면 그와 같은 일을 감응해서 태어나는 것이니, 그 때 그 몸으로 지은 그러한 일을 그대로 보고 그 때의 다른 중생도 역시 그러함을 본다. 이 때문에 그곳으로 간다.”
옛날의 여러 법사들도 다 이런 말을 했다.
“만일 그 중생의 나이 30세일 때 살생을 하고 중생을 그물로 잡았다 하자, 그리고 이런 일을 할 때는 반드시 벗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 업을 받아서 지옥에 태어나지만 뒷날 중음으로 있는 동안에도 자기 몸이 옛날 30살 일 때 그물로 산 목숨을 잡을 때와 똑같은 언행을 보게 되고, 또 옛날의 벗도 과거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보게 된다. 그리하여 지옥에는 옛날 강호(江湖)에서 본 여러 벗들과 같은 이들이라 서로가 이끌면서 함께 그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것이 변화를 일으켜서 곧 그 안에서 생을 받는다.”
그 뒤에야 옛날에 지었던 업들이 아주 많았지만 필경 이 한 가지 업 때문에 끌려서 지옥에 났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이 20세 때에 이런 업을 지었든, 혹은 30세 때에 이런 업을 지었든, 뒷날 중음이 되었을 동안에는 자기 몸이 옛날 업을 지을 때의 젊고 늙음을 그대로 보게 되고, 지옥의 중생을 볼 적에도 다 같이 자기 연배처럼 나이가 서로 비슷함을 보게 된다. 그리하여 이 중생들에게 연모하는 생각을 일으키면서 그곳에 나아가게 되고, 이 애욕으로 말미암아 생을 받는 것이다. 경부(經部)의 논사(論師)들이 이러한 해석을 한 것이다. 또 『유가론(瑜伽論)』에서 말하였다.
“만일 박복하게 살면 장차 하천한 집에 태어난다. 그는 죽을 때나 태 안에 들 때 갖가지 어지러운 소리를 듣게 되고, 또 저절로 우거진 숲과 대와 갈대와 물억새 따위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된다. 만일 복이 많은 이는 장차 존귀한 집에 가 태어난다. 그는 그 때 저절로 고요하고 아름답고 뜻에 맞는 음성을 듣게 되고 또 저절로 궁전에 오르는 등, 뜻에 맞는 모양이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된다.”
또 『구사론』에서 말하였다.
“만일 사람이 임종할 때 삿된 소견의 마음을 일으키면, 이 사람은 먼저의 착하지 않은 일이 인(因)이 되고 삿된 소견이 연(緣)이 되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진다.”
어떤 논사(論師)는 말하였다.
“온갖 착하지 않은 일은 모두가 아는 지옥의 인이거니와 이 착하지 않은 그 밖의 것으로 축생과 아귀 안에 가 떨어진다.”
또 나쁜 업이 왕성한 까닭에 축생 안에 떨어진다. 마치 음욕이 왕성한 까닭에 비둘기나 참새나 원앙새 안에 태어나고, 성을 냄이 왕성한 까닭에 도마뱀이나 독사나 전갈 안에 태어나며, 어리석음이 왕성한 까닭에 돼지나 양이나 조개 안에 태어나고, 교만함이 왕성한 까닭에 사자나 범이나 이리 안에 태어나며, 들뜨고 장난이 왕성한 까닭에 원숭이 안에 태어나고, 간탐과 질투가 왕성한 까닭에 굶주린 개 안에 태어나는 것과 같다. 만일 그 중에서도 조그마한 선행이 있거나 복이 있으면 비록 축생에 났다 하더라도 조그마한 낙을 누린다. 몸과 입의 두 가지 업이 비록 마음이 주(主)가 되기는 하나 그 구업(口業)으로 보(報)를 받는 이가 많다. 가령 사람에게 욕설을 퍼붓고 경솔한 것이 원숭이와 같으면 곧 원숭이 안에 태어난다. 가령 ‘욕심이 많고 포악함이 마치 마귀와 같다’고 하거나 ‘말하는 것이 마치 개 짖는 소리와 같다’고 하거나 ‘미련한 것이 마치 돼지나 양과 같다’고 하거나 ‘소리가 마치 나귀가 우는 것과 같다’고 하거나 ‘걸음을 걷는 것이 마치 낙타와 같다’고 하거나 ‘스스로 뽐내는 것이 마치 코끼리와 같다’고 하거나 ‘악한 것이 마치 달아나는 소와 같다’고 하거나 ‘음탕한 것이 마치 참새와 같다’고 하거나 ‘겁 많은 것이 마치 고양이나 삵과 같다’고 하면, 이러한 모든 악은 그 구업을 따라 보를 받는다.
그리고 3독(毒)으로 말미암아 근본이 되는데, 3독 중에서도 탐애(貪愛)가 가장 무겁나니, 마치 베의 한 끝을 잡아끌면 나머지 것이 모두 따라오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지도론(智度論)』에서 ‘만일 탐애를 끊지 않으면 그 탐애는 윤생[潤生]하게 한다’고 한 것이다. 이처럼 4생(生)은 모두가 탐애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니, 마치 음욕이 많으면 참새 안에 태어나는 것과 같고, 맛에 탐함이 많으면 뒷간 안의 생을 받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또 애욕 때문에 난생(卵生)이 되고 향기의 맛을 탐내기 때문에 습생(濕生)을 받는 것이니, 그가 애착하는 바를 따르기 때문이다. 또 은근하고 중한[重慇] 업을 일으키면 화생(化生)을 받는데, 가령 은근하고 중한 마음으로 죄짓는 일을 좋아하면 죽을 때에 지옥을 보면서 그곳으로 가서 화생하며, 만일 은근하고 중한 복을 애착하면 천상세계에 가서 화생한다. 그러므로 『성론(成論)』에서 말하였다.
“마치 나무 뿌리를 뽑아내지 않으면 그 나무는 오히려 더 자라듯이, 탐욕의 뿌리를 뽑아내지 않으면 고통 주는 나무가 언제나 존재한다.”
또 『유가론(瑜伽論)』에서도 말하였다.
“어떻게 하여 내[我]가 생기느냐 하면 애욕이 간단없이 생하기 때문이다.”
무시 이래로 쓸모 없는 이론을 좋아해서 그것이 인(因)이 되어 이미 훈습(熏習)되었기 때문이요,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은 업이 인이 되어 이미 훈습되었기 때문이요, 그 의지할 바탕[所依體]은 두 가지 인의 뛰어난 세력 때문이니, 종자(種子) 안에 이숙(異熟)이 있어서 간단없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죽을 때에는 마치 저울 양 끝이 오르락내리락하다가 결국에는 똑같아지는 것처럼 이 가운데서 반드시 모든 감관을 갖추게 된다. 악업을 지은 이가 얻게 되는 중유(中有)는 검은 양의 빛깔이나 혹은 캄캄한 밤의 빛깔과 같으며, 선업을 지은 이의 중유는 마치 흰옷의 빛깔이나 청명한 밤의 빛깔과 같다. 『구사론』에서 말했다.
“이 중유는 5근(根)을 구족하는데 금강(金剛) 등도 장애하지 못한다. 수미산(須彌山) 아래 금강 안에는 두꺼비가 있지만 그 안에 생을 받는 중유는 미세한 물질이라서 금강도 장애하지 못한다. 천안(天眼)을 지닌 이만이 이 일을 볼 수 있다.”
거듭 들었던 일을 증거로 들면, 일찍이 어느 사람에게 들은 것인데, 쇠를 달구어서 뜨겁게 한 뒤에 그것을 깨뜨려서 보니 벌레가 나왔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수명이 길고 짧은 일이다. 『구사론』에서 말했다.
“만일 생이 정해지지 않고 그 밖의 다른 곳에 있을 적에는 이 갈래 안에서 모두 생을 받게 된다. 비유하면 소는 여름철에 교미(交尾)를 많이 하고, 개는 가을철에 많이 하고, 곰은 겨울철에 많이 하고 말은 봄철에 많이 하고, 야간(野干) 등은 일정한 때가 없이 교미를 하는데, 이 때 이 중생이 소에 가서 나야 하는데도 그 때가 여름철이 아니면 야간 안에 태어난다는 것이며, 또 개 안에 가서 태어나야 하는데도 그 철이 아니므로 야간 안에 태어나는 것과 같다.”
또 구사(俱舍)의 소승사(小乘師)들에게 네 가지 해석이 있으나 다 같지 않다. 첫째의 설(說)에서는 극히 짧은 시간에 죽더라도 이미 5음을 받아 난다고 한다. 둘째의 설에서는 7일 동안만 머무르게 되고, 7일이 찬 뒤에는 중유로 있으면서 시절에 제한이 없다고 한다. 셋째의 설에서는 49일 동안 머무르게 되고, 태어날 연[生緣]이 아직 갖춰지지 않으면 죽은 뒤에 다시 받되 역시 시절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넷째의 설에서는 생을 받을 연을 따르되 겁(劫)을 지나면서 까지도 머무르면서 목숨을 마치지 않는다고 한다. 다섯째의 설에서는 『유가론』에 의하여 말하면, 만일 아직 태어날 연을 얻지 못하면 7일 동안 머무르다가 죽어서 다시 나되 49일 까지 죽고 나고 하며, 그로부터 이후는 어떻든 태어날 연을 얻고 만다고 한다. 이것은 앞의 네 가지와는 같지 않다.
네 번째는 신통력의 더디고 빠른 일이다. 『구사론』에서 말했다.
‘이 중음이 공중을 유람하며 다니다가 마치 사람이 목숨을 버리는 것 같이 한량없는 세계 밖으로 가서 생을 받아야 되면 잠깐 동안에 그곳에 가 도달하게 된다. 이승(二乘)의 신통력으로는 아직 하나의 세계도 나가지 못할 시간인데도, 중음은 벌써 한량없는 세계 밖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비록 부처님의 시력이라 할지라도 역시 그 밖의 갈래[道]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그곳에 가서 나지 못하게 막을 수는 없나니, 업의 힘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업으로 인한 신통의 수승함을 논하자면, 수승한 범부인 일승(一乘)의 신통을 억누르게 된다. 『바사론(婆沙論)』에서 말하였다.
“신족(神足)의 수승함은 부처님의 신통보다 더 빠르다.”
다섯 번째는 서로서로 보는 것이 같지 않다는 것이다. 『구사론』에 의하면 만일 생이 같은 갈래의 중음이면 반드시 서로가 본다고 한다. 만일 사람에게 천안(天眼)이 있으면 가장 청정하니, 이는 하나의 도의 지혜가 있는 이들이라서 이런 사람은 역시 저 태어남을 볼 수 있다. 만일 과보를 얻은 천안이면 볼 수 없으니 아주 미세하기 때문이다.
『살바다부(薩婆多部)』에서 말하였다.
“만일 같은 인도(人道) 중에서 생을 받는 이라면 같은 인도의 중음이라서 서로가 볼 수 있다. 이 이치는 정해진 것이어서 그 밖의 갈래의 중음은 볼 수가 없다. 만일 사람이 천안을 닦아 얻었으면 이 천안은 바로 도에 의하여 얻은 것이므로 중음의 빛깔을 볼 수 있지만 만일 과보로 얻은 천안이면 중음의 빛깔을 볼 수 없나니, 그 중음의 빛깔이 다른 빛깔보다 미세하기 때문이다.”
『정량부(正量部)』에 의하여 말하면, 천도(天道)의 중음은 다섯 갈래 중음의 빛깔을 모두 볼 수 있지만, 인도의 중음은 천도의 중음을 볼 수 없나니, 그가 볼 수 있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차례로 앞의 것도 볼 수 없는 것이라서 나아가 지옥도(地獄道)의 중음도 앞의 네 가지 갈래의 중음을 보지 못하니, 그가 볼 바가 아니라서 오직 지옥도의 중음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여섯 번째는 몸의 크고 작은 일이다. 『구사론』에서 말한다.
“몸은 6ㆍ7세 되는 어린아이만큼 하고, 아는 것과 총명함도 그 정도이다. 만일 보살이 중음으로 있으면, 마치 조금 아픈 사람에게 크고 작은 모습이 모두 원만하게 갖추어져 있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비록 중음에 있다손 치더라도 막 태 안으로 들어가려 하면서 1만 구지(俱胝)의 염부주(剡浮洲)를 두루 비출 수 있다.
게송을 읊는다.

높은 집[高堂]은 진실로 객(客)을 치는 집이요
괴업[壞業]의 이치는 늘 끌어당긴다.
옥갑(玉匣)은 바야흐로 관(觀)에 맡고
금대(金臺)는 더 연장하지 말라.

상여의 소리[挽聲] 길 따라 멀어지고
담쟁이의 그림자[蘿影]는 소나무에 걸려 있다.
어찌 10념(念)에 머무를 수 있으랴.
오직 4연(緣)을 따라야만 한다.

허깨비를 만들어서 같고 다름을 지어서
그 변화를 희롱하며 많은 몸을 만드는데
어리석은 이들이 나와 남[人我]이라고 다투거늘
그 누군들 또 진실이라 일컫지 않겠는가?

잘못된 이[謵者]는 오래 가고 공고함을 의심하겠지만
통달한 이[達者]는 허깨비요 빈객(賓客)임을 안다.
친소(親疎)가 이미 정해짐이 없거늘
어찌 푸른 하늘을 보면서 수고롭게 슬퍼하는가.”

감응연(感應緣)[간략히 열여섯 가지 증험을 인용한다.]

한(漢)의 애제(哀帝) 때, 어떤 여인이 잉태하여 두 달밖에 되지 않은 태아가 뱃속에서 울었다.
한(漢)의 평제(平帝) 때, 어떤 소를 치는 여인이 봄에 죽었는데 염한 지 6일 만에 관속에서 나왔다.
한(漢)의 건안(建安) 동안에 이(李)라는 이가 나이 젊어서 죽었는데 14일 만에 다시 소생했다.
한(漢)의 진류(陳留) 사후(史姁)는 죽을 적에 유촉(遺囑)이 있었는데 뒤에 그대로 들어맞았다.
한(漢)의 풍귀(馮貴) 사람은 죽은 지 1백 년이 지났으나 도둑이 그 무 덤을 파보았더니 얼굴빛이 옛날 그대로였다.
한(漢)의 영제(靈帝) 때, 요서(遼西) 사람이 요수(遼水) 물 위에 관 (棺)이 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 속에서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백이 (伯夷)의 아우 고죽군(孤竹君)이다”했다.
한(漢)의 북해(北海) 영릉(營陵)에 사는 어떤 도인(道人)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미 죽은 사람과 서로 만나볼 수 있게 했다.
한(漢)의 무제(武帝) 때에 제왕의 총애를 받은 이부인(李夫人)이 뒤 에 죽자 슬퍼하다가 제왕은 그녀를 장막 안에서 보았다.
한(漢) 때, 두하(杜嘏)의 집에서 장사를 지내다가 여종이 잘못하여 나 오지 못했는데, 10년이 지난 뒤에 무덤을 파보자 그 여종은 아직도 살 아 있었다.
한(漢)의 낙양(洛陽) 사문(沙門) 달다(達多)는 묘를 파다가 산 사람 을 얻었는데 그는 죽은 지 12년이었다.
진(晋)의 당준(唐遵)은 갑자기 죽었다가 하루 저녁을 지난 뒤에 소생 했는데 그가 당한 영묘한 감응들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진(晋)의 사문 하라갈(訶羅竭)은 살아 있을 때나 죽은 뒤에 모두 영징 (靈徵)이 있었는데, 그 신기하고 이상함은 헤아리기 어려웠다.
진(晋)의 사문 축법혜(竺法慧)는 살아 있을 때나 죽은 뒤에 영묘한 감 응이 있었는데, 그 신기한 변화는 측량하기 어려웠다.
송(宋)의 사문 혜인(慧印)에게 황천(黃遷)이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살아 있을 때와 죽은 뒤의 일들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수(隋)의 사문 석현경(釋玄景)은 살아 있을 때와 죽은 뒤의 상서로운 징조들이 모두 들어맞았다.
당(唐)의 거사(居士) 배칙남(裵則男)이 갑자기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서 저승에서 본 일들을 말했는데, 모두가 그대로였다.

한(漢)의 애제(哀帝) 때, 어떤 여인이 잉태하여 두 달밖에 되지 않은 태아 가 뱃속에서 울었다.
한나라 애제 건평(建平) 4년 4월에 있었던 일이다. 산양(山陽) 쪽에 한 여자가 살았는데, 밭은 한 뙈기도 없었다. 그녀는 아이를 밴 지 아직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뱃속에서 울었으므로 태어나자 키우려 하지 않고 그만 밭두덕 위에 파묻어 버렸다. 그런데 사흘 후에 어떤 사람이 지나다가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으므로 그 어머니는 파내어 길렀다.

한(漢)의 평제(平帝) 때, 어떤 소를 치는 여인이 봄에 죽었는데 염한 지 6일
만에 관속에서 나왔다.
한나라 평제 원시(元始) 원년 2월에 북방[朔方]의 넓은 데서 소를 치는 여인 조(趙)씨는 병이 들어 앓다가 봄철에 죽었다. 그녀를 염해서 관에 넣은 지 6일 만에 관 밖으로 나와 스스로 말하였다.
“죽은 남편을 만났는데 말하기를 ‘나이 27세인데 당신은 죽어서는 안 됩니다’고 하더라.”
태수(太守) 담(譚)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음(陰)이 지극하여 양(陽)이 되었으니, 아랫사람이 위가 되겠구나.”
과연 그 뒤에 왕망(王莽)이 왕위를 빼앗았다.

한(漢)의 건안(建安) 동안에 이(李)씨라는 이가 나이 젊어서 죽었는데 14일
만에 다시 소생했다.
한나라 건안 중년에 이(李)씨라는 이가 젊어서 일찍 죽었다가 14일 만에 다시 살아났는데, 그의 말이 귀신처럼 완전히 들어맞았다. 헌제(獻帝) 초에는 평중(平中) 장사(長沙)의 환(桓)씨가 죽었는데, 한달 남짓이 된 뒤에 그의 어머니가 관 속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열어 주어서 살아나게 한 일도 있었다.

한(漢)의 진류(陳留) 사후(史姁)는 죽을 적에 유촉(遺囑)이 있었는데 뒤에
그대로 들어맞았다.
한나라 진류 고성(考城)에 사는 사후(史姁)는 자(字)가 위명(威明)이다. 젊은 나이에 병이 들어 죽으려 할 때, 그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제가 죽으면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저를 파묻을 적에 대 지팡이로 저의 무덤 위를 받쳐 놓아주십시오. 그러다가 만일 대 지팡이가 뾰족이 나오면 저를 파내어 주십시오.”
그가 죽게 되자 그를 파묻으면서 그의 말대로 받쳐 놓았다. 그런 뒤에 7일 만에 가서 보았더니, 지팡이가 과연 뾰족이 나와 있었다. 땅을 곧 파내자 살아 나왔으며, 우물로 가서 목욕을 하고 나자 옛날과 같이 회복되었다. 나중에 이웃 사람들과 함께 배를 타고 하비(下邳)로 가서 호미를 팔다가 잘 팔리지 않자 돌아가고 싶어하면서 사람들에게 말했다.
“저는 잠시 집에 갔다 오겠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믿지 않으며 말했다.
“어떻게 천리 길이나 되는데, 잠깐만에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오?”
그가 대답하였다.
“하룻밤만 자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리하여 서로가 믿지 못하였으므로 편지를 써 주면서 답장을 받아오라고 함으로써 그것으로 사실을 증명하려고 했다. 그는 하룻밤을 자고 돌아오면서 과연 답서를 모두 받아 왔으므로 소식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고성령(考城令) 강하(江夏) 담고화(譚賈和)가 그런 말을 듣고 그의 누님이 병이 들어 고향에 있었으므로 그 소식을 급히 알고자해서 그를 청하여 가서 살펴보고 오도록 했다. 길이 멀어서 3천 리였으나 이틀만에 답서를 가져 왔으므로 사정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한(漢)의 풍귀(馮貴) 사람은 죽은 지 1백 년이 지났으나 도둑이 그 무덤을
파보았더니 얼굴빛이 옛날 그대로였다.
한나라 풍귀(馮貴) 사람이 죽은 지 1백 년이 되었으나 도둑이 그 무덤을 파보자 얼굴빛은 생시와 같았고 다만 살만이 조금 찼을 뿐이었으므로 도둑들이 그를 서로 시기하다가 뒤에 일이 발각되었다.

한(漢)의 영제(靈帝) 때, 요서(遼西) 사람이 요수(遼水) 물 위에 관(棺)이 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 속에서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백이(伯夷)의 아우
고죽군(孤竹君)이다” 했다.
한나라 영지현(令支縣)에 고죽성(孤竹城)이 있었는데 옛날 고죽(孤竹)의 나라였다. 영제(靈帝) 광화(光和) 원년에 요서(遼西) 사람이 요수(遼水) 물 위에 관(棺)이 떠 있는 것을 보고 건져다 놓고 부수려고 했다. 그런데 관 속에서 사람 말소리가 났다.
“나는 백이(伯夷)의 아우 고죽군(孤竹君)입니다. 바닷물이 나의 관곽을 부서뜨려서 그 때문에 떠내려 온 것입니다. 당신은 나를 부수어서 무엇하시렵니까?”
그 사람은 두려워서 감히 쪼개지 못하고 그대로 사당[廟]을 짓고 제사를 지내주었다. 관리와 백성들로서 어떤 이라도 그 속을 보려고 하는 이는 모두 까닭 없이 죽어 버렸다.
한(漢)의 북해(北海) 영릉(營陵)에 사는 어떤 도인(道人)은 사람들로 하여
금 이미 죽은 사람과 서로 만나볼 수 있게 했다.
한나라 북해의 영릉에 어떤 도인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미 죽은 사람과 서로 만나볼 수 있게 했다. 같은 군(郡) 사람이 부인이 죽은 지 이미 수년이 지났었다. 그런 말을 듣고 가서 만나 말하였다.
“저로 하여금 죽은 부인을 한번만 만나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죽어도 한이 없겠습니다.”
그러자 도인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당신이 가서 만나 보십시오. 만일 북소리가 들리거든 빨리 나오십시오. 머뭇거려서는 안 됩니다.”
도인은 서로 만난 뒤에 지킬 제약을 말해준 것이다. 그리고는 서로가 만났다. 함께 말하면서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며 사모하는 정이 생시 때와 똑같았다. 그리고 한참 있다가 북소리가 들렸다. 더 머무를 수 없음을 한탄하면서 문으로 나올 때 문이 닫히면서 그의 옷 뒷자락이 문틈에 끼어서 끊어졌다. 그리고 떠나온 뒤에 한 해 남짓이 되었을 때 이 사람도 죽었다. 집안 사람들이 그 사람을 묻으려고 무덤을 열어 부인의 관을 보았더니, 그 덮개 아래에 옷 뒷자락이 끼여 있었다.

한(漢)의 무제(武帝) 때에 제왕의 총애를 받은 이부인(李夫人)이 뒤에 죽자
슬퍼하다가 제왕은 그녀를 장막 안에서 보았다.
한나라 무제(武帝)에게 총애를 받던 이부인(李夫人)이 있었다. 그 부인이 뒤에 죽게 되자 무제는 슬퍼하면서 그리워함이 그지없었다. 그러자 도사[方士] 소옹(少翁)이 말하였다.
“그 혼신(魂神)을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장막을 시설하여 등불을 밝게 켜 놓았다. 무제가 멀리서 바라보니 아름다운 여인이 장막 안에 있었는데 이부인의 모습과 같았다. 그러나 더 나아가지는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한(漢) 때, 두하(杜嘏)의 집에서 장사를 지내다가 여종이 잘못하여 나오지
못했는데, 10년이 지난 뒤에 무덤을 파보자 그 여종은 아직도 살아 있었다.
한나라 두하(杜嘏)의 집에서는 장사를 지내다가 여종이 잘못하여 그만 나오지 못하게 되었다. 그 후 10여 년 만에 합장(合葬)을 하려고 무덤을 파보았더니 그 여종은 아직도 살아 있었다. 그녀가 눈을 감고 있는 것 같았으므로 얼마 있다가 그녀에게 물어 보았더니, 그녀는 스스로 말하였다.
“한두 밤을 잤을 뿐입니다.”
처음 그 여종이 파묻힐 때가 15세였고 무덤에서 나온 뒤에 다시 15ㆍ6년 살다가 시집을 보냈는데 아들이 있었다.[위의 아홉 가지 증험은 『수신이기(搜神異記)』에 나온다.]

한(漢)의 낙양(洛陽) 사문(沙門) 달다(達多)는 묘를 파다가 산 사람을 얻었
는데 그는 죽은 지 12년이었다.
한나라 보리사(菩提寺)는 서역(西域) 사람이 세웠으며 모의리(慕義里)에 있었다. 사문 달다(達多)가 묘를 파서 벽돌을 끄집어내다가 어떤 사람을 얻었으므로 상부로 보냈다. 당시 태후(太后)는 한나라 명제(明帝)와 함께 화림원(華林園)의 도당(都堂)에 있다가 괴이한 일이라고 여겨 황문랑(黃門郞) 서흘(徐紇)에게 물었다.
“상고(上古) 이래로 이런 일이 있었소?”
서흘이 말하였다.
“옛날 위(魏)나라 때, 무덤을 파다가 곽광(藿光)의 사위 범(范)의 친구 집 여종을 얻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한조(漢朝)의 폐립(廢立)을 말했었는데 사서(史書)와 꼭 부합했습니다. 그다지 이상해 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자 태후는 서흘로 하여금 그의 성명과 죽은 지가 몇 년 되었으며 무엇을 먹고살았는가를 묻게 했다. 죽은 이가 대답하였다.
“신(臣)의 성은 최(崔)요 이름은 함(涵)이며 자(字)는 자홍(子洪)이요 박릉(博陵) 안평(安平) 사람입니다. 아버님 이름은 창(暢)이요 어머님 성은 위(魏)씨이며, 집은 성(城)의 서쪽 부재리(埠財里)에 있습니다. 죽을 때의 나이는 15세였고 지금은 27세입니다. 땅 밑에 있으면서 12년 동안 늘 술에 취한 듯 누워서 먹은 것은 없습니다. 때로 놀러 다니다가 혹 음식을 만나기도 했으나 꿈속과 같았으므로 무어라 말로 다하지 못하겠습니다.”
태후는 곧 문하록사(門下錄事) 장준(張俊)을 부재리로 파견하여 함의 부모를 찾게 했다. 과연 최창과 그의 처 위씨가 있었으므로 장준은 최창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죽은 아들이 있었습니까?”
최창이 대답하였다.
“자홍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나이 15세 때에 죽었습니다.”
장준이 말했다.
“남에게 발굴되어 지금 다시 살아나서 화림원에 있습니다. 주상(主上)께서 나를 보내서 물어보게 했습니다.”
최창은 그 말을 듣고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말하였다.
“실은 그런 아들이 없습니다. 아까는 잘못 말한 것입니다.”
장준은 그대로 돌아와 그 사실을 자세히 태후에게 아뢰었다. 태후는 장준을 시켜 함을 그의 집으로 데려가게 했다. 최창은 함이 문 앞에 와 있음을 듣고는 불을 피워 놓고 손에는 칼을 잡았으며, 또 위씨도 복숭아나무 가지를 쥐고 그를 내쫓으면서 말했다.
“너는 올 필요가 없다. 우리는 너의 부모가 아니요 너도 우리의 아들이 아니다. 빨리 떠나서 재앙이 없게 하라.”
최함은 할 수 없이 버리고 떠나갔다. 그는 경사(京師)의 마을 안[衖內]을 돌아다니다가 항상 절 문 아래서 잤으며 여남(汝南) 왕창(王暢)이 준 누런 옷 한 벌로써 지냈다. 그러면서 성질이 햇빛을 두려워했으므로 하늘을 쳐다보지 않았고, 또 물ㆍ불과 병기 등속을 두려워했으므로 항상 길을 달리기만 했다. 그러다 지치면 쉬고 천천히 걷는 일은 없었다. 그 때의 사람들은 그가 아직도 귀신이라고 여겼다. 낙양(雒陽)의 큰 저자 북쪽에 봉종리(奉終里)가 있었고 그 마을 안에서는 대부분이 죽은 사람에 관한 도구와 모든 관곽(棺槨)을 팔고 있었다. 함은 말하였다.
“잣나무로 만든 관에 뽕나무를 엇갈리게 놓지 말라.”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묻자 함이 말하였다.
“내가 땅 밑에 있을 때 귀신 병사들을 보았는데, 어느 한 귀신이 말하기를 ‘이것은 잣나무로 만든 관이라 병사들이 앉을 자리는 면하겠구나’ 했다.”
그러자 어느 관리가 말하였다.
“그대는 비록 잣나무로 만든 관에 뽕나무를 교차시키기는 했으나 드디어 병사들을 면하지 못했다.”
경사(京師)에서는 이 잣나무가 용귀(勇貴)함을 듣고 관을 파는 이들을 의심했다. 그래서 최함의 말을 지워버리기 위해 이런 말을 퍼뜨렸다 한다.[이 한 가지 증험은 『낙양사기(洛陽寺記)』에 나온다.]

진(晋)의 당준(唐遵)은 갑자기 죽었다가 하루 저녁을 지난 뒤에 소생했는데
그가 당한 영묘한 감응들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진나라 당준의 자(字)는 보도(保道)이며 상우(上虞) 사람이다. 진나라 태원(太元) 8년에 갑자기 병이 들어 죽었다가 하룻밤을 지나고 다시 살아나서 말했다.
“어떤 사람이 나를 불러서 데리고 갔는데, 하나의 성부(城府)에 이르렀다. 아직 다 가기 전에 나의 종숙(從叔)이 성 안에서 나오다가 나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 나에게 물었다.
‘네가 무엇 때문에 왔느냐?’
내가 대답했다.
’고모님과 누님을 뵙지 못한 지가 여러 해가 되었으므로 내일 날이 새면 출발하여 가 뵈려고 하는데, 밤에 몇 사람이 나타나 급히 불러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즉시 돌아가야 하는데, 돌아가는 길을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종숙이 말하였다.
‘너의 고모님은 돌아가신 지 2년이나 되었다. 너의 큰 누님의 아들 도문(道文)이 근간에 이곳으로 잡혀 왔다가 은혜를 입어 놓여났는데도 그대로 머물러 구경하면서 노느라 즉시 돌아가지 않았다. 여러 날이 지난 뒤에야 돌아갔으나 집에서는 벌써 염을 마치고 관속에 넣고 있었다. 그가 시체에 들어가서 관이 흔들리자 그 집에서는 깨어날 것을 바라면서 관을 길에다 내려놓고 열려고 하다가 점쟁이에게 물어 보았다. 그러자 점쟁이는 불길(不吉)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끝내 감히 열어보지 못했고 다시 살아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파사(把沙)의 역사(役事)에 가 있으면서 모진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이 받고 있다. 너는 빨리 떠나야 한다. 여기서 머뭇거리지 말라. 또 너의 누이동생도 이미 죽었으니, 지금 너의 고모와 함께 지옥에 있으면서 밤낮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언제 벗어날지는 모른다. 너는 이제 돌아가거든 그 아들에게 ≺부지런히 공덕을 닦아서 그들이 면할 수 있게 하라≻고 말하여라.’
그러면서 나에게 돌아가는 길을 가리켜 주셨다. 그리고 작별하려 할 적에 또 나에게 부탁하였다.
‘너는 도로 살아나게 되었으니 참으로 경하할 일이다. 세상에 있기는 잠시 동안이라 마치 비바람에 날리는 티끌과 같으며 천당이나 지옥에서 받는 쾌락과 고통은 응보(應報)인 것이다. 나는 옛날 그런 말을 듣기만 했다가 지금에야 그 사실들을 직접 보고 있다. 너는 의당 착한 업에 힘쓰고 효도와 공경에 힘쓸 것이며 불법을 사랑하고 계율을 지키면서 부디 범하지 않아야 한다. 한번 사람의 몸을 버리고, 여기 벌받는 땅으로 들어오면 그 혹심한 고통은 말로 다 못하며 스스로 후회한들 어찌 미치겠느냐. 부디 힘쓰면서 명심하여 잊지 말 것이다. 우리 집의 친족들은 살아 있을 때 죄와 복을 믿지 않다가 지금은 줄줄이 도탄(塗炭)에 빠져서 길이 혹독한 고통을 받고 있다. 그 타고 문드러지고 상하고 비통해 하는 것은 잠시도 쉬는 일이 없다. 하루 동안 악을 고치고 선을 하려 한들 무엇이 되겠느냐. 나는 그 모든 것을 자세히 알고 있기 때문에 너에게 부탁하는 것이니 온 집안 사람에게 권하고 교화하여 함께 힘쓰도록 하라.’
이 말을 마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는 작별하고 나서 길을 따라 돌아왔다. 잠깐 만에 집에 닿았는데 집에서는 관을 다 손질한 뒤에 한창 염을 하고 있었다. 내가 시체에 가서 붙자 시체는 곧 숨이 통했다. 며칠이 되자 점차로 나아졌기 때문에 친족과 아는 이들에게 권하고 보이면서 다 같이 큰 법을 받들게 된 것이다.”
처음 당준의 고모는 남군(南郡)의 서한(徐漢)에게 시집갔고, 누님은 강하(江夏)의 낙유(樂瑜)에게 시집갔으며, 누이동생은 오흥(吳興)의 엄만(嚴晩)에게 시집갔으나 길이 하도 멀어서 소식이 끊긴 지가 오래였다. 당준은 몸이 낫게 되자, 드디어 세 개의 군(郡)에 가서 그들을 찾았다. 고모와 누이동생과 누님의 아들은 과연 다 같이 죽은 뒤였다. 누님 역시 아들 도문의 관이 움직이기에 상여를 내려놓았었다는 말을 했는데, 모두가 종숙이 말한 그대로였다. 당준에게서 도문이 횡사하게 되었다는 뜻을 듣자 그 누님은 더욱더 애통해 하면서 거듭 그를 위해 옷을 만들었다. [이 한 가지 증험은 『명상기(冥祥記)』에 나온다.]

진(晋)의 사문 하라갈(訶羅竭)은 살아 있을 때나 죽은 뒤에 모두 영징(靈
徵)이 있었는데, 그 신기하고 이상함은 헤아리기 어려웠다.
진나라 낙양(雒陽)의 석하라갈(釋訶羅竭)은 본시 양양(襄陽) 사람이다. 젊어서 출가하여 2백만 구절의 경전을 외웠고, 성품은 허현(虛玄)하며 계행을 지켰다. 행동이 착하고 얼굴이 잘났으며, 두타(頭陀)를 많이 행하면서 혼자 산야(山野)에 묵었다. 진나라 무제(武帝) 태강(太康) 9년에 잠시 낙양에 들렀을 적에는 역질(疫疾)이 몹시 번져 있었는데 그가 가서 주원(呪願)하면 모두 나았다. 진나라 혜제(慧帝) 원강(元康) 원년에 그는 상루지산(上婁至山)의 석실(石室)에 들어가서 좌선하고 있었다. 그 석실은 물에서 아주 멀리 떨어졌으므로 당시의 사람들이 그를 위하여 산골 물을 대주려 했다. 그러자 하라갈이 말하였다.
“수고할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이 일어나 왼발로 석실의 서쪽 석벽(石壁)을 밟았다. 그러자 움푹 들어갔는데 발을 뽑아 내자마자 물이 솟아 나왔다. 맑고 향기로우며 맛이 좋은 물이 사철 내내 끊어지지 않았으며, 와서 마신 사람들은 모두 굶주림이 그치고 질병이 없어졌다. 원강 8년에 단정히 앉아서 죽었으며 제자들은 국법에 의하여 화장했다. 그런데 불에 태운 지 여러 날이 되었지만, 그 시체는 아직도 불 속에 앉아서 영영 재가 되지 않았으므로 도로 석실에다 옮겨 두었다. 뒷날 서역 사람 축정(竺定)[자(字)는 안세(安世)이다.]이 진나라 함화(咸和) 중년에 그 나라에 가서 친히 그 시체를 살펴보았으나 엄연하게 평좌하고 있었다. 죽은 지 30여 년이었다. 축정은 뒤에 경사(京師)에 와서 승니와 속인들에게 그것을 전했다.

진(晋)의 사문 축법혜(竺法慧)는 살아 있을 때나 죽은 뒤에 영묘한 감응이
있었는데, 그 신기한 변화는 측량하기 어려웠다.
진나라 축법혜는 본시 관중(關中) 사람이다. 행동이 방정하고 계행이 있었으며, 숭고산(崇高山)에 들어가서 불도밀(佛圖蜜)을 스승으로 섬겼다. 진나라 강제(康帝) 건원(建元) 연간에 양양(襄陽)으로 와서 양숙자사(羊叔子寺)에 머물렀다. 별청(別請)도 받지 않고 매양 걸식을 했으며, 승상(繩床)을 가지고 다니면서 한적하고 넓은 길에다 깔아 놓고 앉았다. 때로 비를 만나면 기름에 절은 옷을 덮고 비가 그치면 승상만 보일 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찾으면 잠깐 사이에 벌써 승상에 와 있었다.
매양 제자 법소(法昭)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나간 세상에 한 마리의 닭다리를 부러뜨린 일이 있다. 그 재앙이 곧 닥치리라.”
얼마 있다가 법소는 남이 그를 던지는 바람에 다리가 부러져 영영 못쓰게 되었다. 또 뒤에 제자에게 말하였다.
“새 들[新野]에 한 늙은이가 곧 죽게 되었구나. 내가 가서 구해야겠다.”
그리고는 이내 밭 두덕 사이를 갔는데 과연 한 늙은이가 소를 데리고 밭을 갈고 있었다. 축법혜는 그에게 소를 달라고 했으나 늙은이는 주지 않았다. 그러자 축법혜는 그의 앞으로 가서 스스로 소의 코를 붙잡았다. 늙은이는 그의 기이한 행동이 두려워 드디어 소를 그에게 주었다. 축법혜는 소를 끌고 주원(呪願)하면서 일곱 걸음을 걷고 나서 돌아와 소를 늙은이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그 늙은이는 며칠 되지 않아서 죽게 되었다.
뒤에 서쪽을 정벌했던 유이공(庾移恭)이 양양을 진압했다. 그는 본디 불법을 받들지도 않았기 때문에 축법혜에게 비상한 행적이 있음을 듣고는 매우 질투하고 있었다. 축법혜는 미리 제자에게 말했다.
“나에게 전생의 과보가 곧 닥치리라.”
권속들에게 경계하고 권하면서 부지런히 복과 선을 닦게 했다. 그런지 이틀 후에 과연 잡혀가서 형(刑)에 처해졌으니 춘추는 58세였다. 죽으려 할 때에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억울하게 나는 형을 당한다. 내가 죽고 나서 3일 후에는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리라.”
그 날이 되자 과연 큰비가 쏟아졌다. 성문 밖이 깊이 한 길쯤 패이면서 유이공의 권속과 살고 있던 백성들이 모두 다 빠져 죽었다. [위의 두 가지 증험은 『양고승전(梁高僧傳)』에 나온다.]

송(宋)의 사문 혜인(慧印)에게 황천(黃遷)이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살아 있
을 때와 죽은 뒤의 일들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송나라 혜원(慧遠) 사문은 강릉(江陵) 장사사(長沙寺) 스님이다. 그의 스승 혜인(慧印)은 선법(禪法)을 잘 닦았으므로 선사(禪師)라고 불렸다. 혜원은 본래 혜인의 종이었으며 이름은 황천(黃遷)이었다. 나이 20세 때에 혜인이 매양 정(定)에 들면 황천의 전생이 보였고, 바로 그는 혜원의 스승이었으므로 드디어 제자로 삼은 것이다. 혜원은 항상 강릉시의 서쪽에 있는 양도산(楊道産)의 집에 있으면서 반주삼매(般舟三昧)를 닦았다. 힘써 고행한 지 1년여 만에 그로 인하여 드디어 감응이 나타났다. 혹은 하루 동안에 10여 곳의 재(齋)에 나아가기도 하고, 또 밤낮 내내 도를 수행하고 경을 독송하고 있는데도 각각의 집에는 모두 황천이 와 있음을 보았으므로 대중들은 점점 공경하고 기이하게 여기면서 도를 얻은 이라고 생각했다.
효건(孝建) 2년의 어느 아침에 스스로 말했다.
“죽을 때가 되었구나.”
그리고 도산에게 말했다.
“내일 저녁에 나는 당신 집에 가서 죽을 것입니다.”
다음 날 도산은 8관재(關齋)를 베풀면서 온밤 내내 등불을 켜 놓았다. 초저녁과 밤중이 지나도록 황천은 대중들과 함께 도를 행하고 편안하여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 4경(更)이 된 뒤에야 고달프다고 누우면서 얼굴빛이 점점 변해지더니 잠깐 사이에 숨을 거두었다. 온 경내에서는 그를 위해 37재(齋)를 지냈고 탑을 세웠다. 그 탑은 지금도 있다. 죽은 지 오래 된 뒤였다. 그의 몸이 다보사(多寶寺)에 나타나서 담순(曇珣) 도인에게 말하였다.
“명년(明年) 2월 23일에 여러 하늘들이 함께 와서 영접할 것입니다.”
그리고는 떠나가 버렸다. 담순은 곧 장사 선방(長沙禪房)에서 90일 동안의 재를 지내며 몸을 버려서 보시했다. 그리고 그 날이 오자 숨이 가빴으므로 그는 틀림없이 죽을 것임을 알고 승니와 속인들에게 널리 말을 퍼뜨려 법회(法會)를 성대하게 열었다. 3경(更) 중간쯤 되었을 때 대중 스님들을 불러서 물었다.
“들리고 보이는 것이 있습니까?”
대중 스님들이 말했다.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그러자 담순은 말하였다.
“공중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소리가 나고 향의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으니, 황천(黃遷)과의 약속이 이제 다가왔습니다.”
대중 스님들은 비로소 당(堂)으로 돌아가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담순은 벌써 숨을 거두었다. [이 한 가지 증험은 『명상기(冥祥記)』에 나온다.]
송(宋)나라 때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성명은 잊었다. 부부가 같이 자다가 날이 새자 아내가 일어나서 나가고 뒤에 남편도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아내가 방으로 돌아와 보니, 그의 남편이 아직도 이불 속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그 때 여종이 밖에서 오면서 말했다.
“주인 어른이 거울을 찾습니다.”
그 아내는 여종이 속인다 생각하고 침상 위를 가리키며 여종에게 보이니 여종이 말하였다.
“지금 막 주인 어른이 계신 곳에서 왔습니다.”
달려가서 그 남편 되는 이에게 말하자 그는 크게 놀라면서 들어왔다. 부부가 함께 이불 속에 있는 사람을 보매 베개를 높이 베고 편안히 잠들고 있는 것이 꼭 그의 형상이었고 하나도 다른 데가 없었다. 비로소 그가 혼신(魂神)임을 알고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고 함께 손으로 천천히 침상을 어루만지자 드디어 축 늘어지면서 자리로 들어가며 점차로 소멸해 버렸다 .부부는 몹시 두려워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남편은 앓아 누웠고 정신이 오락가락 하다가 죽었다. [이 한 가지 증험은 『속수신기(續搜神記)』에 나온다.]
송나라 때에 한 서생(書生)이 멀리 가서 공부하고 있었다. 그의 부모가 불을 켜놓고 밤에 일을 하고 있는데, 그 아들이 그들 앞으로 와서 탄식하며 말하였다.
“지금 저는 혼백(魂魄)입니다. 산 사람이 아닙니다.”
그 부모가 그에게 묻자 아들은 대답하였다.
“이 달 초에 병이 났다가 오늘 아무 시간에 죽었습니다. 지금 낭야(琅耶)의 임자성(任子成)의 집에 있는데, 내일은 염(殮)을 할 것이므로 부모님을 모시러 왔습니다.”
그 부모는 말하였다.
“그 곳은 여기서 천리 길이다. 아무리 가고 싶다 하더라도 어떻게 가 볼 수 있단 말이냐?”
그 아들이 말하였다.
“밖에 탈 것이 있습니다. 가시면 저절로 이르시게 됩니다.”
그의 부모는 그를 따라가서 수레에 올라탔다. 그런데 갑자기 잠을 자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며 새벽닭이 울 때쯤 되어서 그곳에 벌써 도착했다. 그리하여 그들이 탔던 수레를 보았더니 혼백이 타는 목마(木馬) 수레였다. 드디어 주인을 만나고 아들에게로 가서 슬피 울다가 그가 병든 그 동안의 일들을 물어 보았더니 아들의 말과 같았다. [이 한 가지 증험은 『수신기(搜神記)』에 나온다.]

수(隋)의 사문 석현경(釋玄景)은 살아 있을 때와 죽은 뒤의 상서로운 징조
들이 모두 들어맞았다.
수나라 상주(相州) 업하(鄴下)에 살던 석현경은 성이 석(石)씨이며 창주(滄州)사람이다. 현미(玄微)한 뜻을 모두 이해했고 대승(大乘)을 순수히 강(講)했다. 뒤에 사흘 동안 앓아 누워 있다가 시자(侍者)들에게 말하였다.
“현경은 미륵불(彌勒佛)을 뵙고 싶다. 어떻게 야마천왕(夜摩天王)이 되겠느냐?”
또 말하였다.
“손님들이 극히 많으니, 맡았으면 모름지기 보살펴야 한다.”
어떤 이가 그 까닭을 묻자 석현경이 대답하였다.
“범부가 지닌 의식(意識)으로는 어떻게 생각할 수조차 있겠소? 아까 하늘들이 와서 맞이하려 했었소.”
그런 뒤에 기이한 향내가 온 절에 가득 찼으므로 대중들이 다 같이 맡았다. 다시 석현경이 말하였다.
“나는 가려고 한다. 장차 세간에 태어나서 선지식(善知識)이 되겠다.”
드디어 그 자리에서 죽었으니, 곧 대업(大業) 2년 6월이었다.
그는 늘 원을 세워서 말하였다.
“나의 뼈를 물 속에다 가라앉혀 놓아라.”
그래서 그가 죽은 뒤에는 그의 뜻을 따라서 자맥하(紫陌河)의 깊은 물 속에다 장사지냈다. 3일이 지난 뒤에 가보니, 가라앉혀 놓았던 곳에는 도리어 모래 무덤이 아주 높고 험준하게 만들어져서 물이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다. 승니와 속인들은 그 우아한 상서를 기이하게 여겼다. 그 자취는 지금까지 전해져 온다. [이 한 가지 증험은 『당고승전(唐高僧傳)』에 나온다.]

당(唐)의 거사(居士) 배칙남(裵則男)이 갑자기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저
승에서 본 일들을 말했는데, 모두가 그대로였다.
당나라 조주(曹州)의 이호(離狐) 사람 배칙남은 정관(貞觀) 말년 21세 때에 죽었다. 3일을 지난 뒤에 다시 살아나서 스스로 이런 말을 했다.
“처음 죽자마자 한 사람이 왕에게로 데리고 갔다. 왕의 옷은 백색이었는데 너무나 산뜻하고 깨끗했다. 왕이 이 사람을 시켜서 소를 데려다 땅을 갈게 했으므로 하소연했다.
‘형제들이 어려서 양친을 모실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자 왕도 곧 가엾이 여기면서 사자(使者)를 시켜 남쪽으로 데려가게 했다. 그리하여 세 번째 중문(重門)에 닿아서 들어가 보았더니, 끊는 가마솥[鑊湯]과 칼로 된 산[刀山]과 칼나무[劒樹]가 있었다. 또 수천 명의 머리를 모두 베어서 땅 위에 줄지어 놓았는데, 이 머리에 붙은 입은 다 같이 “배고파 죽겠다”라고 부르짖고 있었다.
우리 마을에 나이 70쯤 되는 한 노모(老母)가 있었는데 당시 아직 죽지 않은 이였다. 그런데 끓는 가마솥으로 나아가서 불에 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바라보고 나서 도로 왕에게로 갔는데 같은 마을 사람 장성(張成)이 나타났다. 그도 역시 아직 죽지 않은 이였다. 어느 한 사람이 장성을 고해 바치면서 말하였다.
‘아무개의 집을 부수어 버렸습니다.’
왕이 사자를 시켜 조사하게 했는데 사자가 와서 보고하였다.
‘그것이 사실입니다.’
그러자 장성이 말하였다.
‘쟁기질을 하다가 모르는 결에 쟁기가 그 무덤을 부서뜨린 것입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닙니다.’
왕이 말하였다.
‘네가 아무리 고의는 아니라 할지라도 마음으로 조심하지 않은 탓이다.’
드디어 사람을 시켜서 그의 허리에 곤장(棍杖) 일곱 대를 치게 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왕은 나에게 말하였다.
‘너에게는 다시 할 일이 없다. 너를 놓아줄 터이니 빨리 돌아가거라.’
그리고는 왕은 사람을 시켜 보내 주게 했다. 그래서 북쪽 담장을 넘으려고 담장에 올라가서 우리 집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곡성(哭聲)이 들렸으므로 뛰어서 담장을 내려오는데, 그 바람에 갑자기 깨어나 일어나 앉은 것이다.”
소생한 뒤에는 마을 사람들을 위하여 넌지시 말해주었다. 읍(邑) 사람들이 장성의 허리를 보았더니, 일곱 대의 곤장 자국이 있었으며 그 자국은 몹시 검푸른 멍이 들어있었다. 그에게 묘를 부서뜨린 일이 있느냐고 묻자 “거짓이 아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노모도 곧 병이 들었다가 얼마 되지 않아 죽었다.[이 한 가지 증험은 『명보습유(冥報拾遺)』에 나온다.]
당나라 낭야(琅耶)의 왕지홍(王之弘)은 정관(貞觀) 연간에 심주(沁州)의 화천 현령(和川縣令)으로 있었다. 딸을 박릉(博陵)의 최궤(崔軌)에게 시집보냈는데 최궤는 화천에서 병이 들어 죽었다. 죽은 지 수십 일이 지났을 때 그의 집에 갑자기 최궤의 말소리가 한밤중에 들렸다. 처음에는 온 집안이 놀라고 두려워했으나 그 뒤에는 보통으로 여기면서 그가 하는 말을 들었다.
“궤는 이 집 사위입니다. 비록 처가(妻家)에다 영(靈)을 두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지만 괴롭고 의지할 데가 없어서입니다. 다만 저를 위하여 놓아두기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그의 아내가 청을 들어 주었더니, 아침저녁으로 메를 놓을 때 고기를 놓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으며 오직 소찬(素餐)만을 놓게 하였다. 그리고 항상 부처님께 예배하기를 권하면서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게 했다. 또 지옥 안의 일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말하였다.
“사람은 일생 동안 항상 살생과 불효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 밖의 죄들이야 작은 것들뿐이다.”
또 말하였다.
“궤가 비록 죄는 없다손 쳐도 큰 노자와 복이 없으니, 궤를 위하여 자주자주 재를 베풀어주십시오, 아울러 『법화경(法華經)』과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과 『관음경(觀音經)』의 3경을 각각 2부(部)씩 베껴 주시면 옛날 지은 공덕과 합쳐서 구제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는 오지 않았다. 왕씨 집에서는 일단 그의 말에 의하여 경전을 베끼고 재공(齋供)을 베풀었더니, 궤가 갑자기 다시 와서 감사하다 하면서 이어 말하였다.
“이제는 곧 작별해야 되겠습니다.”
그래서 온 집안 사람들이 울면서 전송했다. 궤에게는 유복자(遺腹子)가 있었는데 벌써 나이 4ㆍ5세쯤 되었다. 그에 대해서 말하였다.
“궤의 이 아들은 반드시 벼슬을 하게 될 것이니 잘 길러 주시기 바랍니다.”
그 이후로부터 다시는 오지 않았다. [이 한 가지 증험은 왕지홍 자신이 말해 준 것을 기록한 것이다.]法苑珠林卷第九十七 何 西明寺沙門釋 道世 撰送終篇第九十七 此有四部述意部 捨命部遣送部 受生部述意部第一惟四大毒器有穢斯充,六賊狂主是境皆著,無復逆流之期,唯有偱環之勢,至如析一毛以利天下,則悋而弗爲,撤一餐以續餘糧。則惜而不與,淪滯生死,封執有爲。諸佛爲其斂眉,菩薩於茲泣血,竊見俗徒貴勝父母喪亡多造葬儀廣殺生命,聚集親族供待賓客,茍求現勝不避業因,或畏外譏不修內典。所以父亡於斯重苦,母終偏增湯炭。是以宛轉三界緜歷六道,四趣易歸萬劫難啓,痛慈母之幽靈,愍逆子之酬毒,但亢陽如久必思甘雨之澤,災癘若多,剋待良醫之藥,惟斯考妣旣是凡夫,能無惡業,罪因不滅,苦報難排,若不憑諸勝福,樂果何容得證,庶使臨終發願令入屍陀,葬具資身竝修功德,冀濟飛走之飢,得免將來之債也。如十二品生死經云:‘佛言:人死有十二品,何等十二?一曰無餘死者,謂羅漢,無所著也。二曰度於死者,謂阿那含,不復還也。三曰有餘死者,謂斯陀含,往而還也。四曰學度死者,謂須陀洹,見道迹也。五曰無欺死者,謂八等人也。六曰歡喜死者,謂行一心也。七曰數數死者,謂惡戒人也。八曰悔死者,謂凡夫也。九曰橫死者,謂孤獨苦也。十曰縛著死者,謂畜生也。十一曰燒灼死者,謂地獄也。十二曰飢渴死者,謂餓鬼也。比丘當曉知是,勿爲放逸也。’又淨度三昧經云:‘若人造善惡業生天墯獄,臨命終時各有迎人,病欲死時眼自見來迎,應生天上者,天人持天衣伎樂來迎,應生他方者,眼見尊人爲說妙言,若爲惡墯地獄者,眼見兵士持刀楯矛戟索圍繞之,所見不同,口不能言,各隨所作得其果報,天無枉灆平直無二,隨其所作天網治之。’又華嚴經云:‘人欲終時見中陰相,若行惡業者,見三惡受苦,或見閻羅持諸兵仗囚執將去,或聞苦聲,若行善者,見諸天宮殿伎女莊嚴游戲快樂如是勝事。’又法句喩經云:‘昔佛在祇桓精舍,爲天人說法,有一長者,居在路側財富無數,正有一子。其年二十,新爲娶妻,未滿七日,夫婦相敬,欲至後園,上春三月看戲園中,有一柰樹,高大好華,婦欲得華無人取與,夫爲上樹,乃至細枝枝折墯死,居家大小奔走兒所,呼天號哭斷絕復蘇,聞者莫不傷心,棺斂送還家啼不止,世尊愍傷其愚,往問訊之。長者室家大小見佛,悲感作禮具陳辛苦,佛語長者,止息聽法,萬物無常,不可夂保,生則有死,罪福相追。此兒三處爲其哭泣,懊惱斷絕亦復難勝,竟爲誰子,何者爲親?於是世尊卽說偈言:命如華果熟 常恐會零落 已生皆有苦孰能致不死。 從初樂愛欲 可望入胞影受形命如電 晝夜流難止。 是身爲死物精神無形法 作命死復生 罪福則不亡。終始非一世 從癡愛長久 自作受苦樂身死神不喪。長者聞得意解忘憂,長跪白佛:此兒宿命作何罪舋,盛美之壽而便中夭,唯願解說本所行罪。佛告長者:乃往昔時有一小兒,持弓箭入神樹中戲,邊有三人亦在中看,樹上有雀小兒欲射,三人勸言:若能中雀世閒健兒,小兒意美引弓射之,中雀卽死。三人共笑,助之歡喜而各自去。經歷生死數劫之中,所在相會受罪。三人中一人有福今在天上,一人生海中,爲化生龍王。一人今日,長者身是,小兒者前生天上爲天作子,壽終爲長者作子,墯樹命終卽生海中,爲龍王作子,卽以生日金翅鳥,王而取食之。今日三處懊惱涕泣,寧可言也?以其前世助其喜故,此三人受報如此,於是世尊卽說偈言:識神造三界 善不善三處 陰行而默至所往如響應。 色欲不色有 一切因宿行如種隨本像 自然報如影。佛說偈已,長者意解,大小歡喜,皆得須陀洹道。又四分律,爾時,世尊爲利益衆生,王命終,說偈云:一切要歸盡 高者會當墯 生者無不死有命皆無常。 衆生墯有數 一切皆有爲一切諸世閒 無有不老死。 衆生是常法生生皆歸死 隨其所造業 罪福有果報。惡業墯地獄 善業生天上 高行生善道得無漏涅槃。遣送部第三述曰:生死連環不離俗諦,雖復出家志求勝道。分段未捨變易未除,仍依三界隨俗遷流,至於存亡,皆依內外,臨終之日安置得所,葬送威儀具存下說。且論亡屍,安置南北,魂魄不同,今此略述。禮記禮運曰:體魄則降知氣在上,死者北首,生者南向。郊特生曰:魂氣歸於天,形魄歸於地,故祭求諸陰陽之義,祭義曰:氣也者神之盛,魂也者鬼之盛。左傳昭二年子產對趙景子曰:人生死化曰魄,旣生魄陽曰:魂。用物精多則魂魄强。是以有精爽至於神明,匹夫匹婦强死。其魂魄猶能憑依於人以爲淫厲,況良霄乎。淮南子曰:天氣爲魂,地氣爲魄魄問於魂曰:道何以爲體?魂曰:以無有形乎。魄曰:有形也。若也無有。何而問也?魂曰:吾直有所遇之耳。視之無形,聽之無聲,謂之幽冥者,所以喩道,而非道也。問曰:旣知魂與魄別。今時,俗亡何故以衣喚魂不云喚魄?荅曰:魂是靈,魄是屍。故禮以初亡之時,以己所著之衣,將向屍魄之上,以魂外出故,將衣喚魂,魂識己衣,尋衣歸魄,若魂歸於魄,則屍口纊動,若魂不歸於魄,則口纊不動,以理而言,故云招魂不言喚魄,故蕭喪服要記曰:魯哀公葬其父。孔子問曰:寧設魂衣乎?哀公曰:魂衣起伯桃,伯桃荊山之,下道逢寒死,友人羊角哀往迎其屍,愍魂神之寒,故改作魂衣,吾父生服錦繡,死于衣被,何用衣爲?問曰:何須幡上書其姓名。荅曰:幡招魂置其乾地,以魂識其名,尋名入於闇室亦投之於魄或入於重室直龍反重者重也徒用反以重之內具安祭食以存亡各別明闇不同故,鬼神闇食,生人明食,故重用籧篨,裹其食具,以安重內,置其坤地也。依如西域葬法有四。一水漂,二火焚,三土埋,四施林。五分律云:‘若火燒時安在石上,不得草土上,恐傷蟲故。’四分律云:‘如來輪王二人悉火葬,餘人通前四葬者多五分律云屍應埋之此謂王法不許施身復恐夏燒殺蟲故令埋之自外無難水林亦得也又依四分律及五百問事云:‘若見如來塔廟及見五衆出家人塚塔,大於己者,皆須展轉依生時年臘而設禮之。若一切白衣見出家人塚塔,不簡大小皆須敬禮。’述曰:旣知如此,諸道俗等,若見師僧父母亡柩,外來弔人小於亡者,至其屍所如常設禮,已先執孝子手默慰弔之。後至大德所,具展哀情,弔而拜之,亦見愚癡白衣,妄行法教,展轉教他,不聽禮父母叔伯尊親亡靈。口云:德和我旣,受戒彼爲,鬼神故不合禮,恐破戒故此,不合教反招。無知之罪伏,惟師僧等長,養我法身父母叔伯,等長養我生身依斯,乳哺長大。成人思此恩?德昊天難,報歷劫酬,恩豈一生,能謝不存?敬恩反起墯,慢繼踵鄙夫何成孝。子故世尊極聖尚自,躬扶亡父屍:‘送況下,凡愚輒生。怠慢故涅,槃經云知恩者大悲之本不知恩者甚於畜生又淨飯王泥洹經云白淨王在舍夷國病篤將終思見世尊及難陀等世尊在王舍城耆闍崛山中去此懸遠五十由旬,世尊在靈鷲山天耳遙,聞父思憶聲卽共阿難等乘空而至以手摩王額,上慰勞王已爲王,說摩訶波羅本生經。王聞得阿那含果王捉,佛手捧置心上佛又說法得阿羅漢果無常對至命盡氣絕忽就後世至闍。維時佛共難陀在喪,頭前肅恭而立阿難:羅雲在喪足後阿難,陀長跪白:佛言唯願聽我擔伯,父棺羅雲,復言唯願聽我擔祖王棺世尊慰言當來世人皆凶暴,不報父母育養之恩,爲是不孝衆生設化法故,如來躬欲擔於父王之棺,卽時三千大千世界六種震動,一切衆山駊騀涌沒,如水上船。爾時,一切諸天、龍、神,皆來赴喪擧聲哭泣,四天王將鬼神億百千衆,皆共擧喪,白佛言:佛爲當來諸不孝父母者故,以大慈悲,親欲自身擔父王棺。四王俱白佛言:我等是佛弟子,從佛聞法,得須陀洹,以是之故,我曹宜擔父王之棺。佛聽四王擔父王棺,卽變爲人,一切人民莫不啼泣。世尊躬自手執香鑪,前行詣於墓所,令千羅漢往大海渚上,取牛頭栴檀種種香木,以火焚之。佛言:苦、空、無常,猶如幻化、水月、鏡像燒身旣竟爾時諸王各持五百甁 乳以用滅火火滅之後競共收骨盛金剛函,卽於其上,便共起塔,懸繒幡蓋,供養塔廟。佛告衆會:父王淨飯是淸淨人,生淨居天。又佛母泥洹經云:‘大愛道比丘尼,卽是佛姨母,不忍見佛後當滅度,欲先滅度與除饉女五百人卽是比丘尼也康僧會法鏡經云凡夫貪染六塵猶餓夫貪飯不知厭足今聖人斷貪除六情飢饉故號出家尼爲除饉也以手摩佛足,繞佛三帀,稽首而去,現神足德,於自座沒,從東方來在虛空中作十八變,八方上下亦復如是,放大光明以照諸冥,上曜諸天,五百除饉變化俱然同時泥洹,佛勸理家作五百輿牀,麻油香華樟枏梓材,事各五百,眞伎正音當以供養,一切凡聖睹之莫不哀泣。闍維畢捧舍利詣佛所,於是四方各二百五十應眞,神足飛來稽首佛足,至舍利所,千比丘俱皆就坐。佛告阿難:取舍利盛之,以鉢著吾手中,阿難如命,告諸比丘:斯聚舍利本是穢身,兇愚急暴,嫉妒陰謀,敗道壞德,今母能拔興丈夫行,獲應眞道遷靈卒無,何其健哉?勅令興廟供養。又增一阿含經云:‘佛告阿難陀羅雲:汝等輿大愛道身,我當親自供養。爾時,釋提桓因四天王等,前白佛言:唯願勿自勞神,我等自當供養。佛言:止止。所以然者,父母生子多有所益,長養恩重乳哺懷抱,要當報恩不得,不報,過去、未來諸佛母,先取滅度,諸佛皆自供養,闍維舍利也。時,毘沙門天王使諸鬼神往栴檀林取栴檀薪,至曠野之閒,佛躬自輿牀一腳,阿難輿一腳,飛在虛空,往至塚間。爾時,佛自取栴檀木著大愛道身上。佛言:有四人應起塔供養,一者佛,二者辟支佛,三者漏盡阿羅漢,四者轉輪聖王。皆以十善化物故。爾時,人民卽取舍利,各起塔供養,依雜阿含經,愛道姨母,卽是難陀親母也。’又增一阿含經云:‘四部弟子中略取前後者,且列八人,比丘中最初得道者如拘鄰比丘,善能勸化,不失威儀,最後得道者如須跋陀羅。臨得道日,入般涅槃,比丘尼中,最初得道者,如大愛道尼。最後得道者,如陀羅俱夷國尼,優婆塞中,最初得道者,如商客男,最後得道者,如俱夷那摩羅。優婆夷中,最初得道者,如難婆女,最後得道者,如藍優婆夷。’受生部第四夫生則八識持,死則四大離散,迅矣百齡終歸磨滅,循環三界運轉靡停,故經曰:‘有始必終,旣生則滅,聖教不虛自睹交臂,所以於此緣中略述六門。’第一門中臨命終時,檢身冷熱驗其善惡,具知來報,故瑜伽論云:‘此有情者非色非心,假爲命者,大小皆同死通漸頓。諸師相傳,造善之人,從下冷觸至臍已上,煖氣後盡,卽生人中,若至頭面熱氣後盡,卽生天道,若造惡者與此相違,從上至腰熱後盡者,生於鬼趣,從腰至膝熱氣盡者,生於畜生,從膝已下乃至腳盡者,生地獄中,無學之人入涅槃者,或在心煖,或在頂也。’然瑜伽論云:‘羯羅藍義最初託處,卽名肉心,如是識於此處最初託,卽從此處最後捨。’釋云:‘依瑜伽論由造善生上,故從下漸捨至肉心,後方說上捨,由造惡生下故先從上捨至肉心,後方從下捨也。’俱舍論云:‘若人正死,於何身分中意識斷滅,若一時身死根共意識一時俱滅,若人次第死。此中偈曰:次第死腳齊於心意識斷下人天不生論中釋曰:‘若人必往惡道受生及人道,如此等人,次第於阿羅漢。此人於心意識斷絕,有餘部說於頭上。何以故?身根於此等處與意,識俱滅故,若人正死,此身根如熱,石水漸漸縮滅,於腳等處次第而滅。釋云:俱舍論述小乘義,故云身於此等處與意識俱滅,若依大乘,身根於此等處與本識俱滅也。’第二受生方法者,依俱舍論云:‘爲行至,應生道處故,起此中陰衆生,由宿業勢力所生眼根,雖住最遠處,能見應生處,於中見父母變異事。若變成男,於母卽起男人欲心,若變成女,於父卽起女人欲心,倒此心起瞋。此中有衆生,由二起顚倒心故,求欲戲往至生處,是卽樂得屬已。是時,不淨已至胎處,卽生歡喜,仍託彼生,從此剎那是衆生五陰和合堅實,中有五陰,卽滅如此方說受生,若胎是男依母左脅,面向母背蹲坐,若胎是女,依母右脅向母腹而住,若胎非男非女,隨欲類託生,住亦如此,無有中有異,於男女皆具根故。是故或男或女,託生而住。後時在胎中增長,或作黃門,若託胎卵二生,道理如此,若衆生欲受濕生愛樂香故至生處。此香或淨,或不淨,隨宿業故,若是化生愛樂處所故至生處,若爾地獄衆生,云何生樂處所?由心顚倒故,此衆生見寒風冷雨觸惱身,見地獄火猛熾盛可愛,欲得暖觸故往入彼。復見身爲熱風光及火焰等所炙,苦痛難忍,見寒地獄,淸涼愛樂冷觸故往入彼。胎卵二生於父母變異事生愛,濕化二生不由託赤白爲身故無此變。濕生但愛著香故,至所生處,隨業善惡,所愛之香自有淨穢,化生但愛所依之處,地獄雖是苦處,然罪人樂亦得愛處,於中受生。何以故?非愛不受生故,論云:如往昔造作能感如此生,樂見身是如此位,見彼衆生亦爾。是故往彼,先舊諸師作如此說,若衆生年三十時,行殺生業網捕衆生,行此事時必有伴類。此業能感地獄生,後於中陰中,見自身如昔年三十行網捕時故言位。又見昔伴與昔不差,見地獄時,如昔見江湖諸伴類等,相牽共入其中,緣此起變,卽於中受生後解昔所造業雖多,必以一業牽地獄生,或於年二十時作此業,或三十時作此業。後於中陰中見自身,如昔作業時少老,見地獄衆生,竝如己年時,年時,旣相似,於此衆生起變,卽往就彼,由此愛故受生,依經部師作如此釋。’又瑜伽論云:‘若居薄福者,當生下賤家,彼於死時及入胎時,便聞種種紛亂之聲,及自妄見入於叢林竹葦蘆荻等中,若多福者,當生尊貴家。彼於爾時,便自聞有寂靜美妙可意音聲,及自妄見昇宮殿等,可意相現。’又俱舍論云:‘若人臨終起邪見心。是人以先不善爲因邪見爲緣故墯地獄,有論師言,一切不善皆是地獄因。此不善之餘生畜生餓鬼中,又法業盛故墯畜生中,如婬慾盛故生於鴿雀鴛鴦之中,瞋恚盛故生於蚖蝮蛇蝎中,愚癡盛故生猪羊蚌蛤中,憍慢盛故生於師子虎狼中,掉戲盛故生獼猴中,慳嫉盛故生餓狗中,若有少分施善餘福。雖生畜生於中微樂,身口二業雖由心爲主。然其口業受報者多,如罵人輕躁喩如獼猴卽生猴中,若言貪悷如烏,語如狗吠,騃如豬羊,聲如驢鳴,行如驝駝,自高如象,惡如逸牛,婬如鳥雀,怯如猫狸,諂如野狐。如是諸惡隨口受報,然由三毒爲本,三毒之中,貪愛爲重,如捉布一頭,餘則盡隨,故智度論云:若不斷愛愛則潤生。是故四生皆由愛起,如說多欲生鳥雀中,多貪味故,廁中受生。又愛欲故卵生,貪香味故受濕生,隨其所愛故,起慇重業則受化生,若慇重心樂行罪業,死時妄見地獄受其化生,若慇重愛福上界化生,故成論云:如樹根不拔其樹猶生,貪根不拔苦樹常在。’又瑜伽論云:‘云何生我愛無閒已生故?無始樂著戲論,因已熏習故,淨不淨業因已熏習故,彼所依體,由二種因,增上力故,從種子,卽於是處中有異熟無閒得生。死時,如稱兩頭低昂時等,而此中必具諸根造惡業者,所得中有如黑羺光,或陰暗夜作善業者,如白衣光,或晴明夜,俱舍論云:此中有具足五根,金剛等所不能礙,須彌山下金剛中有蝦蟆,於中受生,中有細色金剛,不能礙之,有天眼者,能見此事,重擧所聞事證,曾聞人說,燒鐵令熱。破之見蟲。’第三壽量長短者,俱舍論云:‘若不定生處於餘處,此道中皆得受生,譬如牛於夏時欲事偏多,狗於秋時,熊於冬時,馬於春時,野干等欲事無時。是時此衆生應生牛中,若非夏時則生野干中,若應生狗中,非時則生野干中。又俱舍小乘師有四釋不同。一說極促時死已卽受陰生。二說得住七日,七日滿已,處中有不限時節。三說得住四十九日生緣未具,死已更受,亦不限時節,四說隨受生緣,乃至經劫住不命終,第五依瑜伽論云:若未得生緣極七日住,死而復生,乃至七七日受死生,自此已後決得生緣,此與前四皆不同也。’弟四通力遲速者俱舍論云:‘此中陰游空而去,如人捨命應至無量世界外受生,俄頃卽到,二乘通力未出一世界,中陰已至無量世界外,縱佛神力,亦不能遮令不往生得住餘道,以業力定故,論業通勝者,據勝凡夫一乘神通,婆沙論云:神足勝者,據佛神通速也。’第五互見不同者,依俱舍論云:‘若同生道中陰定互相見,若人有天眼最淸淨是一道慧類。此人亦得見彼生,若報得天眼則不能見,以最細故,薩婆多部云:若同於人道中受生,同是人道中陰,互得相見。此義爲定,不能見餘道中陰,若人修得天眼。此天眼則是道類,能見中陰色,若報得天眼則不能見中陰色,中陰色細餘色故,依正量部云:天道中陰備能見五道中陰色。人道中陰能見四道,除天道中陰,非其所能見。如是次第除前,乃至地獄道中陰,除前四道中陰,非其所見,唯見地獄道中陰。’第六身量大小者,俱舍論云:‘身量如六七歲小兒,而識解聰利,若菩薩在中陰,如圓滿少病人,具大小相。是故雖在中陰,正欲入胎,而能徧照萬俱胝剡浮洲。 頌曰:高堂信逆旅 壞業理常牽 玉匣方委觀金臺不復延。 挽聲隨遙遠 蘿影帶松懸詎能留十念 唯應逐四緣。 幻工作同異變弄作多身 愚俗諍人我 誰復非謂眞。謬者疑久固 達者知幻賓 親疏旣無定何勞悲蒼旻。 感應緣 略引十六驗漢哀帝有女孕,未生二月,兒啼腹中。漢平帝時,有牧女,春死棺,殮六日出棺。漢建安中李妖死,十四日復生。漢陳留史姁臨死,遺囑有徵。漢馮貴人亡死,將百歲,賊發塚,顏色如故。漢靈帝時,遼西人見遼水中浮棺,內人語云:是伯夷之弟,孤竹君也。’漢北海營陵,有道人,能令人與已死人相見。漢武帝時,幸李夫人,後卒哀帝見之帳中。漢時杜嘏家葬而婢,誤不得出,經十年開塚,而婢尚生。漢雒陽沙門達多發墓,得生人,死來十二年。晉唐遵暴死,經夕見有靈徵可驗。晉沙門訶羅竭存亡皆有靈徵神異難測。晉沙門竺法慧存亡,亦有靈神化難測。宋沙門慧遠有弟子,名黃遷,存亡有驗。隋沙門釋玄景存亡,亦有徵祥,可驗。唐居士裵則男暴死,而蘇說冥道可驗。漢哀帝建平四年四月,山陽方有女子,田無壹孕未生,二月兒啼腹中,及生不擧葬之陌上,三日有人過,聞兒宗戒啼聲母掘養之漢平帝元始。元年二月,朔方廣牧。女子:趙病春,死棺:殮六日出,在棺水自。言見死夫乃曰年:二十七汝不當死太守譚以聞說曰至陰爲陽下人爲上其後王莽篡位漢建安中,李妖死十四日復生其語,具作鬼神獻帝初平中長沙桓氏死月餘其母聞棺中有聲發之遂生漢陳,留考城史姁字:威明年少時,當得病臨死謂其母曰,我死當復生埋,我以竹杖拄我瘞上,若杖拔掘出。我及死埋之柱如其言,七日往視之杖。果拔出卽,掘屍出活走至井上浴,已平復如,故復與,鄰人乘:船至下邳,賣鋤不售。思欲歸謂人曰我方?暫歸:人不信之,何有千里,暫得歸耶,荅曰一宿。便還卽不相,信作書得,報以爲驗,實其一宿便還果得報書,具知消息考,城令江夏𨝸,賈和聞之,姊病在鄕,里欲急知消息請往省之路遙三千再宿報書具知委曲漢馮貴人亡死將百歲盜賊發塚顏宗戒色如故但肉微冷群賊幸之致相妒忌然後事覺漢令支縣有孤,竹城古孤竹之國也靈帝,光和元年,遼西人見遼:水中有浮棺欲斫破之棺。中人語曰我是。伯夷之弟,孤竹君也海?水壞我棺椁,是以漂流汝斫,我何爲人懼不敢,斫因爲立廟祠祀吏民有欲發視者皆無何而死漢北海。營陵有道人能令人與,已死人相見其:同郡人婦死已數,年聞而往。見之曰:願令我一見,亡婦死不,恨矣道人,曰可卿往見之若。聞鼓聲疾出勿留乃,語其相見,之制於是與婦,言語悲喜思情如生良,久聞鼓音聲,恨不能得住當,出戶時揜,閉其衣裾,戶閒掣絕,而去至後歲,餘此人身亡。室家葬之開塚見,婦棺蓋下,有衣裾漢武,帝幸李夫人夫人後卒,帝哀思不已方土,少翁言能致其神乃施,帷帳明燈燭帝遙望見美女居帳中如李夫人之狀而不得就乃遙視之漢杜嘏家葬而婢誤不得出後十餘年開塚附葬,而婢尚生其始如瞑,有頃漸問之,自謂嘗一再宿耳。初婢埋時,年至十五,及開塚後更生十五、六年嫁之有子右此九驗出搜神異記漢菩提寺,西域人所立也。在慕義里,沙門達多發墓取塼,得一人以送。時,太后與漢明帝在華林都堂,以爲妖異。謂黃門郞徐紇曰:上古以來頗有此事不?紇曰:昔魏時發塚得霍光女壻范朋友家奴,說漢朝廢立,與史書符合,不足爲異也。后令紇問其姓名,死來幾年?何所飮食?死者答曰:臣姓崔名涵,字子洪博陵安平人,父名暢,母姓魏。家在城西埠財里。死時,年十五,今乃二十七。在地下十二年,常似醉臥無所食也。時,復游行,或遇飮食,如似夢中,不甚辯了,后卽遣門下錄事張儁,詣埠財里訪涵父母,果有崔暢其妻魏氏,儁問暢曰:卿有死兒不?暢曰:有息子洪,年十五而亡。儁曰:爲人所發今日蘇活在華林園。主上遣我來相問。暢聞驚怖曰:實無此兒,向者謬言,儁還具以實聞啓后,后遣儁送涵向家,暢聞涵至門前,起火手持刀,魏氏把桃枝拒之,汝不須來,吾非汝父,汝非我子。急手速去,可得無殃,涵遂捨去,游於京師巷內,常宿寺門下,汝南王賜黃衣一通,性畏日不仰視天。又畏水火及兵刃之屬,常走於路,疲則止,不徐行也。時,人猶謂是鬼,雒陽大市北有奉終里,里內之人,多賣送死之具及諸棺椁。涵謂曰:柏棺,勿以桑木爲榱,人問其故。涵曰:吾在地下見發鬼兵,有一鬼稱。是柏棺,應免兵主。吏曰:你雖柏棺桑木爲榱,遂不免兵,京師仰聞此,柏木勇貴,人疑賣棺者化涵故發此言見雖陽寺 記錄 晉唐遵字保道,上虞人也。晉太元八年暴病而死,經夕得蘇。云有人呼將去至一城府,未進頃見其從叔自城中出,驚問遵,汝何故來?遵荅:違離姑姊,竝歷年載,欲往問訊,本明當發,夜見數人,急呼來此,卽時可得歸去,而不知還路,從叔云:汝姑喪已二年,汝大姊兒道文近被錄來,旣蒙恩放,仍留看戲,不卽還去,積日方歸,家已殯殮,乃入棺中。又搖動棺器,冀望其家覺寤開棺,棺遂至路,落棺車下,其家或欲開之,乃問卜者,卜云不吉。遂不敢開,不復得生,今爲把沙之役,辛勤極苦,汝宜速去,勿復住此。且汝小姊又已喪亡。今與汝姑共在地獄,日夕憂苦,不知何時可得免脫?汝今還去可語其兒,勤修功德庶得免之,於此示遵歸路。將別又屬遵曰:汝得還生良爲殊慶,在世無幾倏如風塵,天堂地獄苦樂報應。吾昔聞其語,今睹其實,汝宜深勤善業務爲孝敬愛法持戒,愼不可犯,一去人身入此罪地,幽窮苦酷,自悔何及?勤以在心不可忘也。我家親屬,生時不信罪福。今竝遭塗炭長受楚毒,焦爛傷痛無時暫休,欲求一日改惡爲善,當何得耶?悉我所具知故以囑汝,勸化家內共加勉勵,言已涕泣,因此而別,遵隨路而歸,俄而至家,家治棺將竟,方營殯殮,遵旣附屍,屍尋氣通,移日稍差,勸示親識,竝奉大法,初遵姑適南郡徐漢,長姊適江夏樂瑜。其小姊適吳興嚴晩,途路懸遠久斷音息,遵旣差,遂至三郡,尋訪姑及小姊,姊子果竝喪亡,長姊亦說,兒道文殮後棺動墯車,皆如叔言:旣聞遵說道文橫死之意,姊追加痛恨,重爲製服右此一驗出冥祥記晉雒陽有釋訶羅竭者,本襄陽人。少出家誦經二百萬言。性虛玄守戒節,善擧厝美容色,多行頭陀獨宿山野。晉武帝太康九年,暫至雒陽。時,疫疾甚流,呪者皆愈,至晉慧帝元康元年,迺入止婁至山石室中坐禪。此室去水旣遠,時人欲爲開㵎。竭曰:不假相勞,乃自起以左腳蹍室西石壁,壁陷沒指,旣拔足已水從中出,淸香濡美,四時不絕,來飮者,皆止飢渴除疾病。至元康八年,端坐從化,弟子依國法闍維之。焚燎累日,而屍猶坐火中,永不灰燼,乃移還室內,後西域人竺定字安世,晉咸和中往其國,親自觀視見屍,儼然平坐,亡已三十餘年,定後至京,傳之道俗。晉竺法慧本關中人,方直有戒行,入嵩高山事佛圖蜜爲師。晉康帝建元年,至襄陽止羊叔子寺,不受別請,每乞食輒齎繩牀自隨,於閑曠之路則施之而坐。時,或遇雨以油帔自覆,雨止唯見繩牀,不知慧所在,訊問未息,慧已在牀,每語弟子法昭曰:汝過去時折一雞腳。其殃尋至,俄而昭爲人所擲,腳遂永疾。後語弟子云:新野有一老翁當命過,吾欲度之,仍行於畦畔之閒,果見一翁將牛耕田,慧從乞牛翁不與慧前自捉牛鼻翁懼其異遂以施之慧牽牛呪願七步而反,以牛還翁,翁少日而亡。後征西庾移恭鎭襄陽,旣素不奉法,聞慧有非常之。迹甚嫉之。慧預告弟子曰:吾宿對尋至,誡勸眷屬令勤修福善,爾後二日果收而刑之,春秋五十八矣。臨死語衆人云:猶枉刑吾,吾死後三日天當暴雨,至期果洪霔,城門外深一丈恭眷屬居民等竝皆沒死右此二驗出梁高僧傳宋慧遠沙門者,江陵長沙寺僧也。師慧印善禪法,號曰禪師。遠本印蒼頭名黃遷,年二十時印每入定。輒見遷先世,乃是其師,故遂度爲弟子,常寄江陵市西楊道產家行般舟,勤苦歲餘,因爾遂頗有感變,或一日之中赴十餘處齋,雖復終日竟夜行道轉經,而家家悉見黃遷在焉。衆稍敬異之,以爲得道,孝建二年一旦自言死期。謂道產曰:明夕吾當於君家過世,至日道產設八關。然燈通夕,初夜中夜,遷猶豫衆行道,休然不異。四更之後,乃稱疲而臥,顏色稍變,有頃而盡,闔境爲設三七齋起塔。塔今猶存,死後久之。見形多寶寺,謂曇珣道人云:明年二月二十三日,當與諸天共相迎也。言已而去,曇珣卽於長沙禪房設齋九十日。捨身布施,至其日苦氣,自知必終,大延道俗盛設法會,三更中呼問衆僧,有聞見不?衆曰:不覺異也。珣曰:空中有奏樂聲,靄煙香異,黃遷之契,今期至矣。衆僧始還堂就席,而珣已盡右此一驗出冥祥記宋時有一人忘其姓名,與婦同寢,天曉婦起,後夫尋出外,而婦還見其夫,猶在被中眠,須臾奴子外來。云郞求鏡,婦以奴詐,巧指牀上以示奴。奴云:適從郞處來,於是馳白其夫,大愕便入,夫婦共視被中人,高枕安寢,正是其形,了無一異,慮是其魂神,不敢驚動,乃共以手徐徐撫牀,遂冉冉入席,漸漸消滅,夫婦惋怖如此,少時夫得疾性理乖錯於是終卒右一驗出續搜神記宋時有諸生遠學,其父母然火夜作,兒至前歎息曰:今我但魂魄耳,非復生人,父母問之。兒曰:此月初病,以今日某時亡。今在琅耶任子成家,明日當殮,來迎父母。父母曰:去此千里,雖復願到那得及汝。兒曰:外有車乘,去自得至耳。父母從之上車,忽若睡頃,比雞鳴已至其所,視其駕乘但魂車木馬,遂主人見臨兒哀,問其疾消息如言右一驗出搜神記隋相州鄴下釋玄景,姓石氏,滄州人。統解玄微純講大乘,後因臥疾三日,告侍人曰:玄景欲見彌勒佛,云何乃作夜摩天主?又云:賓客極多事須看視,有問其故。荅云:凡夫識想何可檢校,向有天衆欲來邀迎耳。爾後,異香充戶,衆共聞之。又曰:吾欲去矣。當願生世爲善知識,遂終於所住,卽大業二年六月也。自生常立願云:沈骸水中,及歿後遵用前旨,葬于紫陌河深瀅之中,三日往觀,所沈之處,反成沙墳,極高峻而水分兩派,道俗異其雅瑞傳迹于今右此一驗出唐高僧傳唐曹州離狐人裵則男,貞觀末年二十一死,經三日而蘇。自云:初死被一人將至王所,王衣白非常鮮潔,王遣此人將牛耕地。此人訴云:兄弟幼小無人扶侍二親,王卽憫之,乃遣使將向南,至第三重門,入見鑊湯及刀山劍樹,又見數千人頭皆被斬布列地上。此頭竝口云大飢,當村有一老母,年向七十。其時猶未死,遂見在鑊湯前然火,觀望訖還至王前,見同村人張成,亦未死。有一人訴成云毀破某屋,王遣使檢之報云是實成曰成犂地不覺犂破其塚,非故然也。王曰:汝雖非故,心終爲不謹耳。遂令人杖其腰上七下。有頃王曰:汝更無事,放汝早還,王乃使人送去遣,北出踰牆及登牆望見其舍,遂聞哭聲,乃跳下牆,忽覺起坐,旣蘇之後。具爲鄕曲言之,邑人視張成腰上有七下杖迹,迹極靑黑,問其毀墓。答云:不虛。老母尋病,未幾而死右此一驗出冥 報拾遺唐琅耶王之弘,貞觀年中爲沁州和川縣令,有女適博陵崔軌軌,於和川會病而卒卒,經數十日。其家忽於夜中聞軌語聲初時傾家驚恐其後乃以爲常,聞語云:軌是女壻,雖不合於妻家立靈。然以苦無所依,但爲置立也。妻從其請,朝夕置食不許置肉,唯令下其素食,常勸禮佛不聽懈怠。又具說地獄中事云:人一生常不免殺生及不孝,自餘之罪蓋亦小耳。又云:軌雖無罪,然大資福助爲軌數設齋供,幷寫法華金剛般若觀音等經,各三兩部,兼舊功德如獲濟,自茲以後卽不復來,王家一依其言寫經設供,軌忽更來愧謝。因云:今卽取別,擧家哭而送之,軌有遺腹之子,已年四五歲云:軌此子必有仕宦,願善養畜,自此已後不復更來右此一驗見王之自說法苑珠林卷第九十七甲辰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

 

법원주림 제94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송성수 번역


93. 주육편②
『법원주림』 94권(ABC, K1406 v39, p.1255b01)

감응연(感應緣)[간략히 열네 가지 증험을 인용한다.]

한(漢)의 낙자연(洛子淵)
진(晋)의 사문 법우(法遇)
진(晋)의 신야(新野)의 유소지(庾紹之)
송(宋)의 장소덕(蔣小德)
송(宋)의 사문 축혜치(竺慧熾)
오(吳)의 제갈각(諸葛恪)
주(周)의 무제(武帝)
수(隋)의 조문약(趙文若)
당(唐)의 손회박(孫廻璞)
당(唐)의 돈구(頓丘)의 이씨(李氏)
당(唐)의 참군(參軍) 정사변(鄭師辯)
당(唐)의 위지십(韋知十)
당(唐)의 사적씨(謝適氏)
당(唐)의 임오랑(任五娘)

한(漢)의 낙자연(洛子淵)
한(漢)나라 효창(孝昌) 때에 용사(勇士) 낙자연(洛子淵)이라는 이가 있었다. 자기 스스로 낙양(雒陽) 사람이라고 했으며, 효창 연간에 팽성(彭城)을 지키고 있었다. 그와 같은 진영(陣營) 사람인 번원보(樊元寶)가 휴가를 얻어 경사(京師)로 돌아갈 때였다. 낙자연이 편지 한 통을 써서 갖다 주게 하면서 말하였다.
“나의 집은 영대(靈臺) 남쪽 낙수(雒水) 근방에 있습니다. 당신이 그 집으로 가면 집 안에서 사람이 나와서 만날 것입니다.”
그리하여 원보는 그의 말대로 영대 남쪽으로 갔더니 사람 없는 집이 있었으므로 잠깐 들렀다가 나오려 하는데 갑자기 한 늙은이가 나타나서 물었다.
“어디서 오셨는데 여기서 방황합니까?”
원보가 그에게 자세히 말을 하자 늙은이가 말하였다.
“나의 아들이오.”
그리고는 편지를 받고 원보를 인도하여 들어갔다. 드디어 관청 같은 집이 나타났는데 아주 넓었고 아주 화려했다. 자리에 앉자 여종으로 하여금 술을 가져오게 했는데, 조금 있다가 여종이 죽은 한 어린 아이를 안고 지나갔으므로 원보는 몹시 괴이하게 여겼다. 얼마쯤 지나자 술이 나왔는데 술 빛이 아주 붉고 향기와 맛이 이상했다. 그리고 맛좋은 음식까지 곁들였는데 바다와 육지의 것을 다 갖추었다. 술을 마신 뒤에 가겠다고 하자 늙은이가 원보를 전송해 주면서 말했다.
“앞으로는 만날 기약이 없구려.”
그 말이 처량한 기색으로 아주 은근했다. 그리고 늙은이가 도로 들어가자마자 이제까지 있던 그 문조차 없어져버렸으며 오직 높은 낭떠러지 앞에 맑은 물결이 있을 뿐이었다. 조금 있다 나이 열다섯쯤 되어 보이는 동자가 보이는데 방금 빠져 죽은 아이였다. 그 코 안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는데, 그제서야 마셨던 술이 그 피였음을 알았다. 그리고 팽성으로 돌아왔는데 낙자연도 이미 없어진 뒤였다. 원보와 자연은 3년 동안 같이 성을 지키고 있었으면서도 그가 낙수의 신(神)임을 모르고 지냈다.[이 한 가지 증험은 『낙양사기(雒陽寺記)』에 적혀 있는 것이다.]

진(晋)의 사문 법우(法遇)
진(晋)나라 형주(荊州) 장사사(長沙寺)에 석법우(釋法遇)라는 스님이 있었는데, 그가 어디 사람인지는 모른다. 어린 시절부터 학문을 좋아하고 뜻이 돈독했으므로 3분(墳)과 8삭(索)을 다 읽었다. 도안(道安) 법사를 섬기다가 무상함을 깨닫고 동쪽 땅으로 도피하여 강릉(江陵) 장사사에 있으면서 경전을 강설했는데, 배움을 받는 이가 4백여 명이나 되었다.
당시 어느 한 스님이 술을 먹고 저녁의 소향(燒香)을 걸렀으나, 법우는 벌을 주지 않았을 뿐더러 쫓아내지도 않았다. 도안 법사가 멀리서 그 말을 듣고 죽통(竹筒)에다 곤장 하나를 넣어서 손수 봉한 뒤에 이름만을 적어 법우에게 부쳤다. 법우가 봉함을 뜯고 보자 곤장이었으므로 곧 말하였다.
“이것은 술 때문이다. 나의 가르침과 통솔이 부족하여 멀리까지 근심을 끼쳐드렸구나.”
그리고는 곧 유나(維那)에게 명하여 건치(揵稚)를 쳐서 대중을 모이게 하고는 곤장이 든 통을 향 놓는 탁자 위에다 놓았다. 그리고 향을 사른 뒤에 법우는 일어나서 대중 앞으로 나와 곤장 통을 향하여 공손히 절하고 땅에 엎드리면서 유나로 하여금 곤장 세 대를 치게 했으며 끝난 뒤에는 곤장을 통 속에 넣으면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책망했다. 그 때 경내에 있던 스님들과 속인들은 모두 탄식하지 않는 이가 없었으며 그로부터 학도들은 업에 힘쓴 이가 더욱 많아졌다. 그 후 혜원(慧遠)에게 글을 써서 보냈다.
“제가 미약하고 암둔하여 제대로 대중을 통솔하지 못했으므로 화상(和尙)께서는 이역 땅에 계시면서도 오히려 멀리까지 우념(憂念)하여 주셨습니다. 저의 죄가 참으로 깊습니다.”
나중에 강릉에서 죽었으니 춘추는 60세였다.[이 한 가지 증험은 『양고승전(梁高僧傳)』에 나온다.]

진(晋)의 신야(新野)의 유소지(庾紹之)
진(晋)나라 신야(新野)의 유소지(庾紹之)는 젊었을 적의 이름이 도복(道覆)이었다. 진나라 상동 태수(湘東太守)인 남양(南陽)의 송협중(宋協中)과는 형제를 맺고 지나면서 정의가 매우 두터웠다. 소지는 원흥(元興) 말년에 병이 들어 죽었다. 그런데 의희(義熙) 중년에 갑자기 몸을 나타내서 송협중에게로 왔다. 모습과 입은 옷은 평소와 같았다. 두 발에다 쇠고랑을 차고 왔다가 쇠고랑을 벗어서 땅에다 놓고 앉았다. 협중이 물었다.
“무슨 이유로 오시게 되었소?”
그가 대답했다.
“잠시 동안 휴가를 얻었습니다. 당신과는 친한 사이라 일부러 들렀습니다.”
협중이 귀신에 관한 일을 질문하였더니, 유소지는 들은 척도 않고 아주 뾰루퉁하여 말하였다.
“부지런히 정진하면서 살생하지 말아야 하오. 만일 모두 끊을 수가 없다면 소라도 죽이지 마시오. 그리고 고기를 먹을 때에는 그것을 먹는다는 마음이 없어야 합니다.”
송협중은 말하였다.
“5장에 있는 마음과 고기가 어찌 다른 것입니까?”
“마음이란 착한 정신이 깃드는 집이오. 그 죄가 더욱 중합니다.”
그리고 친척들에 대하여 자세히 묻고 세상일들을 말하고 있다가 마지막에는 또 술을 청했다. 협중은 때때로 수유주(茱萸酒)를 마셨으므로 그것을 차려 왔다. 술이 나와 잔을 건네자 마시지 않고 말하였다.
“수유 냄새가 나는구려.”
협중이 말하였다.
“그것이 싫습니까?”
“하관(下官)들이 모두 두려워합디다. 나 혼자만이 아닙니다.”
유소지의 말소리가 높고도 씩씩했으므로 이런 말을 할 때에는 평소에 하던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고 조금 있다가 협중의 아들이 멀리서 왔다. 소지는 신발 소리를 듣고 몹시 두려워하는 빛을 띠며 협중에게 말하였다.
“산 사람이 죽은 이를 보게 될 것 같아서 더 머무를 수가 없구려. 당신과는 3년 동안 못 보게 되겠소.”
그리고는 쇠고랑을 차고 일어나 문을 나가자마자 사라져버렸다. 협중은 뒤에 정원랑(正員郞)이 되었는데 과연 3년 만에 죽었다.

송(宋)의 장소덕(蔣小德)
송(宋)나라 장소덕(蔣小德)은 강릉(江陵)사람이다. 악주자사(岳州刺史)로 있을 적에 주순(朱循)은 청사 감사(聽事監師)로 있었는데, 어려서부터 신앙심이 두터워서 부지런하고 근신함이 남들보다 뛰어났다. 주순은 그를 좋아하여 매양 불사(佛事)가 있게 되면 그에게 그 일을 맡게 했다. 대명(大明) 말년에 병을 얻어 죽었는데 밤 3경(更)에 염(殮)을 하려 할 때 다시 살아나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어떤 사자가 와서 왕이 나를 부른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따라가 그곳에 이르자 왕이 말하였소.
‘그대는 부지런히 힘쓰면서 작은 일에도 조심하고 큰 법을 경건하게 받들고 있으므로 천제(天帝)의 정성스런 교지가 있기에 당신을 단독으로 불렀습니다. 속히 좋은 땅으로 가셔야겠습니다. 당신의 명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이제 내가 특히 부른 것이니, 당신은 오늘부터 천당 안의 쾌락과 기쁨을 누리시지 않겠습니까?’
내가 매우 좋아하면서 응낙하자 왕이 말하였다.
‘당신은 우선 집으로 돌아가서 하고 싶은 대로 모두 부탁하고, 그리고는 공덕으로 짓고 빨리 오셔야 합니다. 7일 후에 다시 오십시오.’
나는 그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길 한 곳에 아주 초라한 작은 집이 있었다. 그 집에서 신사(新寺)에 있던 난공(難公)을 만났다. 그와는 본디 아는 사이였으므로 서로가 문안한 뒤에 난공이 말하였소.
‘빈도(貧道)는 출가한 이후에 아직 술 마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난공(蘭公)에게로 갔는데, 그가 하도 간절히 권하는 바람에 술 한 되쯤 마셨습니다. 이 때문에 왕에게 불려 왔습니다. 빈도가 만일 이 죄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으레 천당으로 올라갔을 터인데, 이제는 이 초라한 집에서 3년 동안 산 후에야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나는 집에 와서 그의 말을 증험하기 위하여, 곧 그 저녁에 사람을 시켜서 가 보게 했는데 난공(難公)은 과연 그 날 난공(蘭公)의 처소에 와서 누워 자다가 그 밤에 죽었다.”
소덕도 몸이 다 나았으므로 7일 안에 복 짓는 공양을 크게 베풀었고 기한이 다 되어 갑자기 죽었다. 주순이 곧 가산을 털어서 난(蘭)과 난(難)의 두 스님을 다 같이 신사(新寺)에 같이 살게 하였는데, 난공(難公)의 도행이 더욱 정밀하여 다른 스님들과는 같지 않았다 한다.

송(宋)의 사문 축혜치(竺慧熾)
송(宋)나라 사문 축혜치(竺慧熾)는 신야(新野)의 사람이며 강릉(江陵)의 사층사(四層寺)에 살고 있었다. 영초(永初) 2년에 죽었는데, 제자들이 그를 위하여 7일 동안 재를 베풀고 그 날 저녁이 되어 소향(燒香)까지 끝냈다. 그리고 도현(道賢) 사문은 길을 가다가 혜치를 만났다. 또 제자가 방에 이르렀는데 그 앞이 갑자기 흐려지더니 사람 같은 모양이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혜치였다. 용모와 의복이 생시와 똑같았는데 도현에게 말하였다.
“자네 아침에 고기를 먹던데 맛있던가?”
도현이 말하였다.
“맛이 있었습니다.”
혜치가 말하였다.
“나는 고기를 먹은 죄로 지금 아구(餓狗) 지옥에 가있네.”
도현이 두려워하면서 미쳐 대답하기도 전에 혜치가 다시 말하였다.
“자네 만일 믿지 않거든 나의 등 뒤를 보게.”
등을 돌려 도현에게 보이는데, 거기에는 세 마리 노란 개가 있었다. 형상의 반은 당나귀와 같았는데, 눈은 아주 붉고 그 빛이 문 안까지 비쳤으며, 당장 혜치에게 덤벼서 물려 하다가 다시 그만 두었다. 도현은 이를 보고 놀라서 기절하였다가 한참 만에 깨어나서 그런 일을 자세히 설명했다.[이 두 가지 증험은 『명상기(冥祥記)』에 나온다.]

오(吳)의 제갈각(諸葛恪)
오(吳)나라 유제(幼帝)가 즉위했을 때에 제갈각(諸葛恪)은 정사를 보좌했고, 손준(孫峻)은 시중대장군(侍中大將軍)으로 있었다. 제갈각은 고집이 세고 남을 업신여겼으며, 손준은 남에게 험하게 굴면서 권세를 좋아했다. 봉황(鳳皇) 3년에 제갈각은 신성(新城)을 공격했으나 공이 없이 돌아왔으므로 손준은 그것을 트집잡아 유제에게 제갈각을 죽이게 했다. 그 날 제갈각은 정신이 산란하여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했다. 장약(張約)과 등예(騰裔)가 손준의 모함을 제갈각에게 알리자 제갈각이 말하였다.
“어린 아이인데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술이나 밥 때문에 해코지하는 위인(爲人)에 불과한데.”
그리고, 제갈각은 친히 믿는 사람에게 약술을 들려서 따르게 하고 그의 집으로 들어가려 했다. 마침 집에서 기르던 개가 따라오다가 그의 옷자락을 물고 세 번이나 들어가지 못하게 했으나 제갈각은 뒤를 돌아보면서 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였다.
“두려우냐? 뭐 걱정할 것 없다.”
그러나 들어가자마자 손준이 매복시킨 병사들에게 살해되었다. 손준은 뒤에 병이 들었는데, 꿈에 제갈각에게 공격을 받았다고 하면서 미친 소리로 늘 지껄였다.
“제갈각이 나타났다.”
그러다가 마침내 죽었다.[『원혼지(怨魂志)』에 나온다.]

주(周)나라 무제(武帝)
주(周)나라 무제(武帝)는 달걀 먹기를 좋아해서 한 끼에도 몇 개씩 먹었다. 요리를 하는 의동(儀同)의 이름은 발호(拔虎)였는데, 늘 음식을 올릴 때에 입맛을 돋구어 주었으므로 총애를 받았다. 수(隋)의 문제(文帝)가 즉위해서도 여전히 요리를 감독하여 식욕을 돋구어 주었다. 개황(開皇) 중간에 갑자기 죽었으나 심장이 아직도 따뜻했으므로 집안 사람이 차마 묻지 못하고 있었는데, 3일 만에 다시 살아나 말을 하면서 먼저 이런 말을 하였다.
“나를 수레에 태워 임금님[至尊]을 뵙게 해 주십시오. 무제(武帝)의 말을 전해야겠습니다.”
수레를 타고 나아가서 청하자 문제(文帝)가 불러 들여서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런 내용의 말을 하였다.
“처음엔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 불렀기 때문에 따라가 한 곳에 이르렀는데, 큰 땅구멍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었다. 겨우 구멍 입구에 다달았을 때 멀리 서쪽으로 말을 타고 오는 1백여 명이 보였다. 그 거동과 호위가 마치 왕과 같았는데, 얼마 있다가 구멍 입구에 닿은 이는 주나라 무제였다. 의동이 절을 하자 무제가 말하였다.
‘왕이 너를 불러서 나의 일을 증명하려 하는구나. 너에게는 죄가 없다.’
그리고는 곧 궁중으로 들어갔으며 의동도 사자의 인도로 궁문을 들어가 정전(庭前)에 이르렀다. 무제는 왕과 자리를 같이하면서 더욱 공경하는 얼굴이었으며 사자가 의동으로 하여금 왕에게 절을 하게 하자 왕이 물었다.
‘너는 무제를 위해 음식을 장만하였다. 지금까지 백단(白團)을 몇 개나 올렸느냐?’
그러나 의동은 백단이 무엇인지 몰라서 좌우를 돌아보자 좌우의 신하가 가르쳐 주었다.
‘달걀을 백단이라 한다.’
의동이 곧 대답하였다.
‘무제께서 백단을 잡수신 것은 사실이나 그 수가 몇 개인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러자 왕이 무제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이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니, 그것을 내어보아야겠소.’
무제가 슬픈 빛을 띠고 일어나자, 갑자기 정전에는 쇠로 된 평상과 옥졸 수십 명이 나타났다. 모두가 소의 머리에 사람 몸이었다. 무제는 벌써 평상 위에 누워있었다. 옥졸이 쇠로 된 들보를 가져다 위에서 누르자 무제의 양쪽 겨드랑이가 터지면서 달걀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잠깐 만에 평상만큼 쌓였는데 아마 10여 섬[斛]은 될 것 같았다. 그리고는 왕명으로 다 세어 마치자 평상과 옥졸은 갑자기 없어졌다. 무제도 왕이 있던 자리에 앉아 있다가 의동에게 말하였다.
‘나를 위해 너는 대수(大隋)의 천자(天子)에게 말하여 주어라. 옛날에는 나와 함께 식사도 했으며, 창고에 있는 구슬과 비단도 역시 내가 저축한 것이다. 지금의 내 몸은 불법을 멸망시킨 연고로 극히 큰 고통을 당하고 있으니 나를 위해 공덕을 좀 지어달라고 하라.’
그리하여 문제는 천하 사람들에게 칙명을 내려서 1전(錢)씩 거두어서 그를 위해 복을 빌어 주었다. 수나라 외조(外祖) 제공(齊公)이 친히 뵙고 문안한 뒤에 집으로 돌아와서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수(隋)의 조문약(趙文若)
후수(後隋)의 대업(大業) 연간에 옹주(雍州)의 장안현(章安縣)에 성은 조(趙)씨요 이름은 문약(文若)이란 사람이 있었다. 죽은 지 7일이 되어서 집안 사람들이 크게 염하고 관에다 넣으려 하는데 한 발을 오므렸다. 집안 사람들이 두려워하면서 감히 관에 넣지 못하고 있는데, 문약이 살아났으므로 권속들이 기뻐하면서 그 까닭을 물었더니, 문약이 이런 말을 하였다.
“죽으려 할 때 사람이 나타나서 염라왕에게로 인도되었는데, 왕이 나에게 물었다.
‘네가 살아 있을 때에 무슨 복업을 지었느냐?’
내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을 받아 지녔습니다.’
그러자 왕이 찬탄하면서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그 복이 제일입니다. 당신이 비록 복과 선행을 지었기는 하나, 우선 당신을 모셔다 그 죄를 받는 곳을 보여 드려야겠습니다.’
그리고는 한 사람을 시켜 나를 인도하게 했다. 북쪽으로 10보(步)쯤 가자 하나의 담장 구멍이 보였는데 나에게 그 구멍으로 들어가게 했다. 담장 벽에 한 사람이 있다가 손을 구멍 속으로 넣어서 내 머리를 잡아서 끌어내었는데, 몹시 고통스러웠다. 담장을 넘어가 바깥을 보니 큰 지옥들이 있었다. 가마솥에서 끓는 물과 고통 주는 도구들에 의해 죄인들은 고통을 받고 있었는데 말로는 다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돼지와 양과 닭과 물고기와 거위와 오리 등, 많은 족속들이 있다가 다투어 덤비면서 문약의 목숨을 가져가려 했으므로 내가 말하였다.
‘나는 너희들의 몸을 먹지 않았거늘 무엇 때문에 덤벼드는가?’
그 짐승들이 저마다 대답하였다.
‘네가 옛날 아무 해, 아무 달, 아무 날, 아무 때, 아무 곳에서 나의 머리와 다리를 먹었고, 갈가리 찢어 나누어서 남들과 함께 먹지 않았느냐, 무엇 때문에 숨기느냐?’
나는 짐승들의 하는 말이 사실이었으므로 감히 더 거역하지 못했다. 오직 일심으로 염불을 하면서 모든 죄를 깊이 참회할 뿐이었으며, 다른 말은 하지도 못하고 여러 짐승들에게 살려 주기만을 빌었다.
당시 나는 복을 닦아서 착한 과보를 갖추고 있었으므로 여러 짐승들에게서 용서를 받았으며 복을 닦기 위해 잠시 풀려났다. 그리하여 나는 다시 사자의 인도로 왕에게로 와서 죄를 받는 곳과 당한 일들을 다 말하였다. 왕은 한 주발의 못[釘]을 나에게 먹게 하고 아울러 다섯 개의 못을 나의 머리와 손과 발에다 친 연후에야 놓아주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살아나게 되었다.”
이런 일을 자세히 말할 때에도 머리가 아프고 손발이 아팠는데, 오랜 동안 복을 닦고 나서야 통증은 점점 낫게 되었다. 그로부터는 더 부지런히 힘쓰면서 『금강반야경』을 독송했으며, 잠시 동안도 감히 빠뜨리지 않았다. 그리고 스님들과 속인들로서 친한 사람이든 소원한 사람이든 모두 『반야경』을 받아 지니도록 권할 뿐이었다.
나중에 일이 있어서 한 역(驛)의 대청 위에서 잠시 동안 누워 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그 때 꿈에 푸른 옷을 입은 한 여인이 급하게 와서 살려 달라고 청했다. 문약은 놀라 깨면서 곧 역장(驛長)을 불러서 물었다.
“당신은 나를 위하여 살생을 하려 하지 않았소?”
역장이 대답하였다.
“실은 공(公)을 위하여 작은 양 한 마리를 죽이려 했습니다.”
“그 양이 무슨 빛이었습니까?”
“푸른빛의 암컷이었습니다.”
문약이 말하였다.
“당신은 급히 놓아주십시오. 내가 그 값을 드릴 터이니, 도로 갚고 놓아주십시오.”
이것은 진실로 『반야경』의 위력으로 말미암아 은밀히 돕는 감응(感應)이었다.

당(唐)의 손회박(孫廻璞)
당(唐)나라 전중시의(殿中侍醫) 손회박(孫廻璞)은 제음(濟陰) 사람이다. 정관(貞觀) 13년에 어가(御駕)를 따라 구성궁(九成宮)의 삼선곡(三善谷)에 가 있었는데, 위태사(魏太師)와는 이웃집이었다. 일찍이 밤 2경(更)에 밖에서 어떤 사람이 ‘손시의’ 하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회박이 일어나서 나가 보았더니 위태사의 명이라 했다. 그리하여 나가서 보니 두 사람이 나타나서 회박에게 말하였다.
“관(官)에서 회박을 부른다.”
회박이 말하였다.
“나는 걸어서는 갈 수 없습니다.”
그러자 곧 회박의 말을 가져와 타게 했다. 두 사람을 따라가는데 천지가 마치 대낮과 같이 밝았다. 회박은 괴이하게 여겼으나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회박을 끌고 골짜기를 나와서 조당(朝堂)의 동쪽을 지나 동북쪽으로 6ㆍ7리쯤 갔다. 목숙곡(苜蓿谷)까지 왔을 때에 멀리서 두 사람이 한봉방(韓鳳方)을 데려 가면서 회박을 데리고 가는 두 사람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잘못 데려가고 있구려. 우리가 붙잡아 가는 자가 옳은 사람이오. 당신들은 그 사람을 놓아주시오.”
그래서 그들은 곧 회박을 놓아주었다. 회박이 길을 따라 돌아오는데 길이 뚜렷한 것이 평소에 다니던 길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여 말을 매놓고 여종을 보니 문에 기대고 잠을 자고 있었는데,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담을 넘어 들어가 문을 열어 보았더니, 자기의 몸과 아내가 나란히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리하여 회박이 자기의 몸을 취하려 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고 할 수 없이 남쪽 벽에 붙어 서서 큰 소리로 아내를 불렀으나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집 안은 아주 환했다. 벽 귀퉁이의 거미줄 안에는 두 마리의 파리가 걸려 있었는데 한 마리는 크고 한 마리는 작았다. 그리고 들보 위에 걸려 있는 약물들도 다 보였다. 모두가 분명하지 않음이 없었는데도 평상으로 다가갈 수 없었으므로 그제서야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몹시 걱정되고 한스러웠다. 그러나 그의 아내와 이별할 수는 없었으므로 남쪽 벽에 오랫동안 기대 서 있었는데, 잠깐 동안 졸다가 갑자기 놀라서 깨보니 자기 몸이 평상 위에 누워 있었다. 집 안은 온통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므로 아내를 불러서 일으켜 불을 켜게 하고 보니, 회박의 온몸은 몹시 더럽혀져 있었다. 일어나서 거미줄을 보았으나 분명한 것이 아까와 다름이 없었다. 말을 가서 보니 역시 아주 더럽혀져 있었다. 한봉방은 그 날 저녁에 갑자기 죽었다는 것이다.
그 후 17년에 회박은 칙명을 받들고 급히 역마를 몰아 제주료(齊州療)로 가서 제왕(齊王)의 병을 고쳐 주고는 낙주(雒州)의 동효의역(東孝義驛)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갑자기 한 사람이 나타나서 물었다.
“당신이 손회박이시지요?”
회박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어째서 물으십니까?”
그가 대답하였다.
“나는 귀신입니다. 위태사(魏太師)께서 문서를 주시기에 따라와서 당신의 방을 기억해 두었습니다.”
그리고는 문서를 회박에게 내보여 주었다. 회박이 보니 그것은 정국공위(鄭國公魏)가 부른다는 서명이었다. 회박이 놀라면서 말했다.
“정공(鄭公)은 아직 죽지 않았거늘 어째서 당신을 시켜서 문서를 보냈다는 말이오?”
귀신이 말하였다.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지금은 태양도록대감(太陽都錄大監)이 되어 계십니다. 그 때문에 나를 시켜서 당신을 부르게 한 것입니다.”
회박이 그를 가까이 앉히고 음식을 잘 대접했더니, 귀신은 몹시 기뻐하면서 회박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그 때 회박이 청하였다.
“나는 칙명을 받들어 심부름을 하다가 아직 돌아가지 못했으니, 정공이 나를 추궁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경사에 돌아가 일을 상주(上奏)한 연후에 명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자 귀신이 허락해 주었다. 그래서 낮에는 같이 가고 밤에는 같이 자면서 드디어 문향(閿鄕)에 이르렀다. 그 때 귀신이 하직하면서 말했다.
“나는 미리 관문(關門)을 나가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리고는 모습을 감췄는데, 회박이 관문을 지나 서문(西門)을 나오자 귀신은 벌써 문 밖에 서 있었다. 둘은 다시 동행을 하여 자수(滋水)까지 왔다. 귀신이 또 회박과 이별하면서 말하였다.
“당신이 일을 다 아뢴 뒤를 기다렸다가 끝나면 서로 만나기로 합시다. 당신은 부디 훈신채(葷辛菜)를 먹지 마십시오.”
회박은 그것을 허락하고서 일을 다 아뢴 뒤에 정공을 방문하였더니 벌써 죽은 뒤였다. 죽은 날짜를 조사해 보았더니 효의역에 있었던 그 전날이었다. 회박은 틀림없이 자기가 죽게 될 것임을 알고 집안 사람들과 기약 없는 작별을 했으며 스님들을 청해다 도를 행하고 불상을 조성하며 경전을 베꼈다. 이렇게 하기를 꼬박 6, 7일이 걸렸다. 밤에 꿈을 꾸는데, 앞서 본 그 귀신이 와서 불렀다. 회박이 따라가자 귀신은 그를 높은 산으로 인도했으며 산꼭대기에는 큰 궁전이 있었다. 그 곳으로 들어가자 대중들이 많았는데, 한 군자(君子)가 영접하면서 말하였다.
“이 분은 복을 닦았으므로 여기에는 머무르게 하실 수 없다. 보내드려라.”
그러자 곧 회박을 산 아래로 밀쳐버렸다. 그는 떨어지면서 놀라 깨어났으며 지금까지 병이 없이 살고 있다. 회박 자신이 이런 말을 한 것이다.

당(唐)의 돈구(頓丘)의 이씨(李氏)
당(唐)나라 기주(冀州) 돈구현(頓丘縣)에 성은 이(李)씨요, 나이 70여 살이 된 노모가 있었다. 아들도 없고 외로운 늙은이였으며, 오직 남종과 여종 두 사람만이 있었다. 오랫동안 술장사를 하였는데, 술에다 잿물을 조금씩 섞어 팔면서 겨우 살림을 꾸려나갔다. 정관(貞觀) 연간에 병으로 인해 숨이 끊어졌는데 죽은 지 이틀이 되었다. 장례 기구는 모두 마련했으나 심장 위가 조금 따뜻했으므로 기다렸더니 다시 살아났다. 그리고 겪은 일들을 말하였다.
“처음에 다 같이 붉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문 앞에 와서 불렀으므로 나갔더니, 위에서 보내서 왔다고 했다. 곧 그들을 따라가서 하나의 성(城)에 이르렀는데 고을을 둘러싼 성곽과도 같았다. 측원(側院)으로 끌려갔는데 한 관인(官人)이 있었다. 의관을 하고 큰 소매를 늘어뜨린 채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 있었으며 좌우에도 아주 많은 사람이 있었다. 계단 아래에는 쇠고랑을 찬 이들이 많이 있었는데, 방어하고 매달리고 하는 것이 생시와 같았다. 관부(官府)에서 보내온 이가 노모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함부로 술을 팔아서 남의 물건을 많이 취했으며, 『법화경(法華經)』을 베껴 쓴다 한 지가 벌써 10년이나 되었는데 어째서 완성하지 못했는고?’
노모가 자세히 말하였다.
‘술은 여종으로 하여금 만들게 했고 그 분량도 여종이 마음대로 했습니다. 그리고 경은 이미 천 문(文)의 돈을 은(隱) 선사에게 부쳐 드렸습니다.’
그러자 곧 여종에게 사자를 보내서 잠깐 사이에 그 사실 여부를 조사한 뒤에 여종에게 태형(笞刑) 40대를 때리고 놓아주었다. 은 선사에게도 파견하여 물었는데, 사실이라고 대답하자 노모에게 말하였다.
‘당신을 7일 동안 놓아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경이 다 완료되면 미래에 좋은 곳에 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보내 주었으므로 다시 살아났다.”
또 어떤 사람은 물어서 그 사실을 정정하였다.
“노모가 처음 죽었을 때는 여종에게 아무 일이 없었는데, 오래 있다가 살아나서 보니 배와 등이 파랗게 부르터 있었다. 아마 그것이 볼기 40대를 맞은 흔적일 것이다.”
은 선사란 분은 본래 객승(客僧)인데 절에 딸린 돈구(頓丘) 땅에서 나이 6, 70이 되도록, 출가한 뒤에는 줄곧 두타(頭陀)와 걸식으로 하루 한 끼씩만 먹으며 잠시도 그치는 일이 없었으므로 원근의 대덕(大德)들까지 모두 공경하고 흠모하였다. 노모가 병들어 죽은 뒤에 은 선사의 꿈에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이 와서 물었으므로 꿈속에서 대답하였다.
경을 베끼고 있는 일이 사실이다.
노모는 고향 마을의 권속과 은 선사가 행한 도에 힘입어서 여러 경생(經生)에게 삯을 주어, 여러 사람의 손으로 경전을 베꼈다. 그리하여 경을 꼭 7일 만에 다 완료하고 돌아와 보니 먼저의 두 사람이 그의 앞에 나타났으므로 노모가 말하였다.
“심부름하신 분이 오셨소. 다들 잘 사십시오.”
그 소리가 끝나면서 죽었다. 은 선사는 현재에도 살아 계시며, 스님들과 속인들이 흠앙하며 공경하고 있다.

당(唐)의 참군(參軍) 정사변(鄭師辯)
당(唐)나라 동궁(東宮) 우감문(右監門)의 병조참군(兵曹參軍) 정사변(鄭師辯)은 나이 아직 젊었을 때에 갑자기 죽었다가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서 말을 하였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처음 몇 사람이 나타나 나를 붙잡고 데리고 가서 관부의 대문으로 들어갔다. 죄수들 1백여 명이 있었으며 모두가 북쪽을 향해 여러 줄로 서 있었다. 모두 여섯 줄이었는데, 그 앞줄에 있는 이들은 형상도 살찌고 하얀 데다 좋은 옷을 입어서 마치 귀인과 같았다. 그러나 뒷줄로 갈수록 점점 파리했으니, 혹은 쇠고랑을 차기도 하고, 혹은 건(巾)과 띠를 벗고 모두 소매를 나란히 잡고 있었다. 엄하게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사변은 셋째 줄의 동쪽 끝에서 세 번째에 서 있었다. 역시 건과 띠를 벗고 소매를 붙잡고 있었는데, 걱정되고 두려워 오로지 한마음으로 염불만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살아 있을 때에 잘 알고 지내던 스님이 나타나서 병사들이 에워싸고 있는 데로 들어 왔으나 병사들은 막지 않았다. 그대로 사변에게로 와서 말하였다.
‘평소에 복을 닦지 않더니, 이제 갑자기 어떻게 하려 하오?’
사변이 구제해 주기를 애원하자, 그 스님이 말하였다.
‘내가 이제 그대를 구해줄 터이니, 나가면 계율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
사변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잠깐 동안에 죄수들은 관인 앞으로 끌려 들어가서 차례로 심문을 받았는데, 그 동안에 문 밖에서 스님은 5계를 수여하고 병에 든 물을 그의 이마에 부어주면서 말하였다.
‘해가 서쪽으로 향하면 살아날 것이다.’
또 한 벌의 노란 배자[帔]를 사변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것을 입고 집으로 가서 깨끗한 곳에 벗어 두시오.’
그리고는 돌아가는 길을 가리켜 주는데, 사변은 그것을 입고 집으로 돌아와서 그 겹 배자를 평상 모서리 위에다 놓았다. 그리고 눈을 뜨면서 몸을 움직여 보았다. 그러자 집안 사람들이 놀라 흩어지면서 외쳤다.
‘시체가 일어나려 한다.’
그러면서 모두 도망쳤으나 어머니만은 가지 않고 물었다.
‘네가 살아났느냐?’
사변이 대답했다.
‘해가 서쪽으로 향해야 살아날 것입니다.’
사변은 한낮이 아닌가 의심이 났으므로 어머니에게 물은 것이다. 어머니가 말하였다.
‘한밤중이다.’
그제야 죽고 사는 것이 서로 어기고 밤과 낮이 반대임을 알았으며 해가 서쪽을 향할 때에 살아나서 밥을 먹고 나았다. 그런데 아직도 그 배자는 평상 끝에 있었는데 사변이 일어나자 배자의 형상이 점점 사라지면서도 빛이 나더니 7일 만에야 다 없어졌다. 사변은 5계를 잘 지켰다.
그런데 수년 후에 한 친구가 돼지고기를 먹으라고 하도 권해서 사변은 부득이 저민 고기 한 점을 먹었더니, 그날 밤 꿈에 나찰로 변화해서 수척이나 되는 손톱과 이빨로 산돼지를 붙잡고 뜯어먹었다. 아침이 되어 깨어나 보니 입에 비린내가 나고 침이 온통 피였으며 남들이 보고 입에 가득 차 있다고 했는데, 모두 엉긴 피였다. 사변은 깜짝 놀라며 감히 다시는 고기를 먹지 않았다.
또 수년 후에 장가를 들었는데, 처가(妻家)에서 너무도 졸랐으므로 고기를 먹었다. 그런 뒤에는 증험도 없어졌다. 그 후 5,6년 뒤부터는 몸에서 악취가 나고, 늘 큰 종기가 생겨 터지고 문드러지면서 낫지 않았는데, 아마도 파계한 까닭이 아닌가 두려워하고 있었다. 옛날 사변과 동궁(東宮)에서 같이 대화하던 이가 직접 말해 준 것을 듣고 말한 것이다.[위의 다섯 가지 증험은 『명상기(冥祥記)』에 나온다.]

당(唐)의 위지십(韋知十)
당(唐)나라 우금오병조(右金吾兵曹) 경조(京兆)의 위지십(韋知十)은 영휘(永徽) 중년에 양 한 마리의 다리를 삶았다. 반나절을 끓는 물에 넣어서 삶았는데도 그대로 있었으므로 지십은 성을 내면서 집안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나무를 평소보다 열 배 더 때라.”
그러나 어쩐 일인지 아무리 삶아도 그대로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쪼개 보았더니, 그 안에서 지름 한 치 되는 구리로 된 불상이 하나 나왔는데, 광명이 번쩍거리고 상호(相好)가 원만했다. 그로부터 그 집은 일생 동안 감히 고기와 술을 먹지 않았다. 중산랑(中山郞) 여령(餘令)이 친히 듣고 말해 주었다.

당(唐)의 사적씨(謝適氏)
당(唐)나라 옹주(癰州)의 만년현(萬年縣) 염촌(閻村)은 파수(灞水)와 위수(渭水)의 사이에 있었다. 여기에 살던 사씨(謝氏)라는 여인은 같은 고을에 사는 원씨(元氏)에게 시집을 갔고, 거기서 낳은 딸은 회룡촌(廻龍村)에 사는 내아조(來阿照)라는 사람에게 시집을 갔다.
사씨는 영휘(永徽) 말년에 죽었는데 용삭(龍朔) 원년 8월에 내씨에게 시집간 딸이 꿈에 나타나서 말하였다.
“내가 생시에 작은되를 만들어 술을 팔면서 값은 많이 받으면서도 술의 양은 너무도 적게 주었다. 지금 그 죄에 걸려서 북산(北山) 아래 사는 사람의 집에 소로 태어났고, 근자에는 법계사(法界寺)의 하후(夏候) 스님의 집으로 팔려 갔는데, 지금은 나를 대려다 성남(城南)에서 논밭을 갈게 하고 있다. 너무도 그 고통이 심하다.”
이런 꿈을 꾸고서 그 딸은 눈물을 흘리면서 남편 내아조에게 말했다. 그런 뒤 2년 정월에 법계사의 어떤 비구니가 아조가 살고 있는 마을에 왔으므로 그 딸은 비구니에게 그런 일을 물었더니, 그 비구니가 말했다.
“하후 스님도 있고 그런 사실이 있다.”
그 딸이 곧 절에 가서 그를 찾았더니 “근자에 북산 아래서 소 한 마리를 사와서 현재 성남에서 땅을 갈고 있다”고 했다.
딸이 눈물을 흘리면서 절 비구니에게 청하자, 비구니는 사람을 딸려 보내 주었으므로 그곳으로 갔다. 이 소는 평소에 한 사람만이 다룰 수 있었고 만일 딴 사람을 만나면 제멋대로 굴면서 들이받았다. 그런데 이 딸을 보자마자 와서는 그의 온몸을 혀로 핥으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그 딸은 곧 하후 스님께 청하여 값을 치르고 딸의 집으로 데려왔다. 지금 현재 아조의 집에서 기르고 있는데, 그 딸은 언제나 ‘어머니’라 부르면서 받들기를 다한다 했다. 경사(京師)에 사는 왕후(王侯)의 비(妃) 등 많은 지체 높은 이들이 불러 놓고 보면서 다투어 돈과 비단을 보시하고 있다.

당(唐)의 임오랑(任五娘)
당(唐)나라 용삭(龍朔)원년 낙주(雒州) 경복사(景福寺)의 비구니가 수행하던 방 안에 임오랑(任五娘)이라는 시동(侍童)이 있었다. 그가 죽은 뒤에 수행하던 방 안에다 오랑의 영(靈)을 모셔 놓았는데, 달포쯤 지난 뒤에 언니와 아우는 한밤중에 갑자기 영이 있는 자리에서 신음하는 소리를 들었다. 아우는 처음에 몹시 두려워하다가 그 뒤에 가서 물었더니 대답하였다.
“내가 생시에 절 위에서 고기를 먹었다가 큰 고통에 걸려서 나의 몸 위에 부스럼이 나있다. 상과 자리를 더럽힐까 두려우니, 너는 재를 상 위에 많이 가져다 놓아라.”
아우는 그의 말대로 재를 놓았다가 나중에 살펴보니 상 위에는 많은 피고름이 고여 있었다.
또 아우에게 말하였다.
“언니가 아파서 바느질을 못하고 있으니, 너의 옷이 남루하구나. 베를 가져다 놓아라. 내가 너를 위하여 적삼과 버선을 만들어 주겠다.”
아우가 베를 영가를 모신 상 위에 가져다 놓았다가 밤을 지내고 나서 보니 다 되어 있었다.
또 그 언니에게 말하였다.
“제가 어릴 때에 무릎을 앓을 때 방게 한 마리를 죽여 그 즙을 내어서 상처에 발라서 나은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 그 죄로 도림(刀林) 지옥에 들어가 있고, 살 속에는 현재 부러진 칼 일곱 개가 들어가 있습니다. 언니는 인자한 생각으로 저를 위해 공덕을 지어서 구제하여 주십시오. 언니도 절박하여 서로 돕고 힘쓰지 못한 사정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몸에 따른 의복은 죽은 자에게 이익이 없을 뿐이며 아직 해지지 않았으니, 그것으로나마 이용하십시오.”
언니가 아직 대답하기도 전에 말하였다.
“제가 가지러 갑니다.”
한참 있다가 또 말하였다.
“의복을 가져 왔습니다. 지금 상 위에 있습니다.”
언니가 시험삼아 가서 보았더니 염(斂)할 때의 의복이었다. 그리하여 그 옷을 정토사(淨土寺)의 보헌(寶獻) 스님에게 보내어서 그것을 빙자하여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을 베껴 썼다. 매양 한 권을 다 베낄 때마다 와서 말하였다.
“이미 한 개의 칼이 나왔습니다.”
마침내 7권을 다 베껴서 마치자 와서 말하였다.
“일곱 개의 칼이 모두 다 나왔습니다. 이제 복의 도움을 입어 곧 남에게 의탁하여 태어날 것입니다.”
그리고는 언니와 누이가 서로 통곡하다가 이별을 했다. 오흥(吳興)과 심현법(沈玄法)이 이를 말해 주었으며, 정토사 스님 지정(智整)이 설명해 준 바와도 역시 같았다.[위의 세 가지 증험은 『명보습유(冥報拾遺)』에 나온다.]
선 율사(宣律師)의 『감응기(感應記)』에 의거하여 말한다.
“사천왕들이 선 율사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큰 광명을 놓으시고 하늘ㆍ사람ㆍ용ㆍ귀신 등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의 정법(正法)이 멸한 뒤에 많은 비구들은 나의 소승교(小乘敎)의 자취에 집착하고 비니(毘尼)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탓에 내가 비구들에게 고기를 먹으라고 허락했다 하고, 이러한 비구들이 승가람(僧迦藍) 안에서 중생을 살해하되 마치 사냥꾼과 도수장같이 할 것이다. 또 어떤 비구는 비단옷을 입고 음녀의 집과 술집에 놀러 다니며, 3장(藏)을 익히지 않고 금계를 지니지 않으리니 애통하고 가슴아픈 일이다. 이 나쁜 비구들은 나의 가르침을 비방하면서 더럽히고 있거늘 그 혀가 어찌 떨어지지 않겠느냐?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노라. 나는 한량없는 겁으로부터 머리와 눈과 골수와 뇌를 버렸고, 혹은 흉년 든 세상에서는 큰 살의 몸이 되어서 굶주린 이들에게 보시하였으며, 혹은 안팎의 재산을 보시하면서도 끝내 인색한 일이 없었다. 그러므로 처음 발심해서부터 부처가 되기까지 어찌 제자들에게 중생의 고기를 먹으라고 했겠느냐?
내가 열반한 뒤에 저 나쁜 비구들도 차례로 나의 자리에 보충되어 하늘과 인간의 스승으로서 중생을 인도하여 도의 과위를 얻게 할 것이거늘, 어찌 하늘과 인간의 스승된 입으로 중생의 고기를 먹는다는 말이냐?
내가 처음 도를 이루었을 때 비록 비니 중에서 세 가지 정육(淨肉)을 먹으라고 허락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역시 4생(生)의 무리가 아니다. 이는 모든 선정의 고기이며, 이는 불가사의한 고기라서 너희들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거늘, 무엇 때문에 나의 가르침을 비방하면서 더럽히는가. 나는 『열반경(涅槃經)』과 『능가경(楞伽經)』 가운데서 온갖 생명이 섞인 고기는 모두 다 끊으라 하였고, 계를 지닌 사람은 모든 중생의 살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만일 어떤 나쁜 비구가 비니의 가르침 가운데서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였다고 하거나, 명주 옷 입는 것을 허락하였다고 말한다면 이는 바로 악마의 말이다. 나는 성도한 때로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 오직 거친 베와 흰 무명으로 된 세 가지 옷만을 입었으며 아직 비단옷은 입어 본 일도 없거늘 어째서 나를 비방하는가?≻’”

94. 예탁편(穢濁篇)[여기에는 4부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오신부(五辛部) 체기부(嚔氣部)
변리부(便利部)

(1) 술의부(述意部)
대개 5음(陰)은 헛되고 임시적(臨時的)이며 4대(大)는 덧없고 위태롭다. 이 임시적인 물질을 받았으니 그 일은 마치 그림의 병(甁)과 같고, 이 더러운 형상을 받았으니 굽지 않은 그릇과 같다. 안과 밖이 실체가 없으므로 닿거나 칠하면 모두가 물든다. 또한 염부제의 더러운 형질로 부정한 것이 몸에 가득히 찬 데다가 항상 고기와 술을 먹고 늘 훈신채(葷辛菜)를 먹으므로 그 악취는 위로 치밀어 올라서 모든 하늘의 옷이 찢어지고 선신(善神)이 수호하지 않으며 악귀(惡鬼)가 다투어 침노한다.
범부의 승니(僧尼)조차도 오히려 가까이 하지 않아야 하거늘, 하물며 성현으로서 멀리 하지 않겠는가? 아울러 다시 8고(苦)가 절박하고 9횡(橫)이 해를 재촉하므로 생각생각마다 옮겨 흐르고 마음마음마다 일어났다 사라진다. 한갖 6정(情)에 물들 뿐이면 끝내 3악도에 떨어지리니, 원컨대 저마다 몸을 닦으면서 그 마음과 입을 깨끗하게 할지어다.

(2) 오신부(五辛部)
『능가경(楞伽經)』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혜(大慧)야, 이와 같은 온갖 파ㆍ부추ㆍ마늘ㆍ염교는 악취가 나고 깨끗하지 않아서 성인의 도를 장애한다. 또한 세간의 사람과 하늘의 청정한 곳까지도 장애가 되거늘, 하물며 모든 부처님 정토(淨土)의 과보이겠느냐? 술 또한 그와 같으니라.”
또 『열반경(涅槃經)』에서 말씀하셨다.
“나아가 파와 부추와 마늘과 염교까지 먹는 것도 모두 마찬가지라서 장차 고통받을 곳에 태어나, 악취가 나서 깨끗하지 않으므로 성인의 도를 장애한다. 또한 세간의 사람과 하늘의 청정한 곳까지도 장애하거늘 하물며 모든 부처님의 청정한 국토의 과보이겠느냐. 술도 또한 그와 같아서 성인의 도를 장애하고 착한 업을 손상시키며 모든 허물을 내게 한다.”
또 『잡아함경(雜阿含經)』에서 말하였다.
“5신(辛)을 먹지 않아야 한다. 무엇이 5신인가? 첫째는 부추요, 둘째는 파이며, 셋째는 마늘이요, 넷째는 흥거(興渠)이며, 다섯째는 달래이다.”
또 『범망경(梵網經)』에서 말하였다.
“불자야, 5신을 먹지 말 것이다. 마늘과 부추와 파와 달래와 흥거이니, 이 다섯 가지는 먹지 말아야 한다.”
또 『오신보응경(五辛報應經)』에서 말하였다.
“7중(衆)들은 고기와 훈신(葷辛)을 먹지 말 것이니, 이것을 먹고 경론을 독송하면 죄를 얻는다. 병든 이에게는 허락하되 가람 밖의 속인의 집에서 먹을 것이며, 먹은 뒤에 49일이 다 되면 향탕(香湯)에 목욕을 하고 그런 뒤에 경론을 독송해야 범하지 않는다.”
또 『승기율(僧衹律)』ㆍ『십송률(十誦律)』ㆍ『오분율(五分律)』 등에서도, 그 밖의 약으로 치료할 수 없는 병든 비구에게만 마늘을 7일 동안 먹는 것을 허락하되, 구석진 곳에 있는 작은 방에서만 먹을 것이며, 먹은 뒤에는 대중이 쓰는 평상이나 이불에 누워서는 안 되고 대중이 대변ㆍ소변을 보는 곳이나 강당이 있는 곳에는 모두 가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또 청을 받거나 대중과 함께 밥을 먹어서도 안 되고,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바람이 잘 통하는 먼 곳에서 예배하면 된다. 그리고 7일이 다 된 뒤에 목욕을 하고 옷을 바로 입은 뒤에야 대중에 들어갈 수 있다.
만일 부스럼이 있는 이가 의사의 명으로 향을 발라서 치료해야 할 때는 먼저 부처님께 고양하고 난 연후에야 몸에 바를 것을 부처님께서는 허락하셨다. 으슥한 곳에서 하늘 것 등은 앞의 법과 동일하다.[출가하여 성품이 정결해도 오히려 작법(作法)을 이렇게 하거늘, 하물며 세속의 범인들에게 먹는 것을 허락함에 있어서랴.]

(3) 체기부(嚔氣部)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만일 선방(禪房) 안에 있으면서 재채기를 할 때에는 방자하게 너무 큰 소리가 나게 하지 말 것이다. 재채기가 나오려 하면 손으로 코를 막고 참아야 하며, 만일 참을 수 없으면 손으로 코를 가리고 재채기를 해야 되고 여러 사람의 자리에 콧물이나 침이 떨어지지 않게 할 것이다. 만일 상좌(上座)가 재채기를 하면 ‘화남(和南:합장, 공경의 뜻)’하고 말해야 하고, 하좌(下座)가 재채기를 하면 잠자코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하였다.
“당시 세존께서 재채기를 하시자 모든 비구들이 주원(呪願)하면서 ‘오래 사시옵소서’라고 하였다. 당시 어떤 거사가 재채기를 하며 비구에게 절을 하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로 하여금 주원하면서 ‘오래 사십시오’라고 하게 하셨다.”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급하게 방귀가 나오려 해도 억제해야 한다. 그래도 참을 수 없으면 아래로 가서 앉아야 하며, 앞에 있으면서 냄새를 풍겨서는 안 된다. 만일 냄새가 나서 참을 수 없으면 길로 내려가 바람이 잘 통하는 데 있으면서 날려 보내야 한다.”
또 『비니모경(毘尼母經)』에서 말하였다.
“기(氣)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하품[上氣]이요, 둘째는 방귀[下氣]이다. 하품이 나오려 할 때에는 사람 앞에서 입을 벌려 하지 말 것이요, 반드시 얼굴을 돌리고 사람 없는 곳에서 입을 벌려 하품을 해야 한다.
또 방귀가 나오려 할 때에는 대중 가운데서 뀌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방편을 써서 밖으로 나와 사람이 없는 곳에 가서 뀌어야 한다. 그러한 뒤에 다시 대중에게 들어감으로서 대중으로 하여금 혐오감과 천히 여기는 마음이 나지 않게 할 것이다. 탑에 들어갈 때에는 방귀를 뀌지 않아야 하고, 탑을 모신 나무 아래서나 대중 가운데서도 방귀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하며, 스승의 앞과 대덕과 상좌 앞에서도 소리가 나게 방귀를 뀌어서는 안 된다. 만일 뱃속에 병이 있어서 급하면 밖으로 나가야 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혐오감과 천히 여기는 마음이 나지 않게 해야 한다.”

(4) 변리부(便利部)
『우발기왕경(優鉢祇王經)』에서 말하였다.
“가람(伽藍)의 경계 안의 땅에 함부로 대변과 소변을 하는 이는 5백 생 동안 몸이 발파(拔波)지옥에 떨어지며, 그 뒤에는 20소겁(小劫) 동안 대소변이 널린 더러운 땅을 안고 황천(黃泉)까지 이른다.”
또 『비니모경(毘尼母經)』에서 말하였다.
“여러 비구가 살고 있는 방 앞과 그 중간에 소변을 누어서 악취 때문에 모두가 다닐 수 없었다. 부처님께서 이 냄새를 맡고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부터는 모든 비구들이 승가람의 아무 곳에나 소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어느 으슥한 일정한 곳을 지정하여 누어야 한다. 그리고 기와 그릇이나 나무통을 땅 속에다 묻어 놓고, 그 곳에 소변을 눈 뒤에 덮개를 만들어 덮어서 냄새가 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또 『비니모경』에서 말하였다.
“만일 뒷간에 갈 때에는 먼저 산가지를 가지고 문 앞까지 가서 세 번 손가락을 튀기어 소리를 낸다. 그것은 사람과 비인(非人)이 깨달아 알게 하기 위해서다. 만일 산가지가 없어도 안 되고 벽 위에 문질러도 안 되며 뒷간의 판자나 들보나 기둥에다 문질러도 안 되며 돌을 써서도 안 된다. 그리고 푸른 풀과 흙덩이와 부드러운 나무 껍질과 부드러운 잎사귀와 기이한 나무들도 모두 쓸 수 없으며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나무와 대와 갈대로 만든 산가지 뿐이다. 그 크기는 아주 긴 것은 한 뼘이고, 짧은 것은 넷째 손가락 길이이다. 이미 쓴 것을 너무 흔들어서 깨끗한 것을 더럽게 하지 말 것이며, 깨끗한 산가지 속에 두어서도 안 된다. 이것이 뒷간에 가는 법이며 산가지를 쓰는 법이다.
뒷간에는 두 가지 처소가 있다. 첫째는 일어나고 앉는 곳이요, 둘째는 물을 쓰는 곳이다. 앉고 일어나고 옷을 걷어올리는 곳은 일어나고 앉고 하는 그 곳이며, 뒷간 문 앞에는 깨끗한 병에 물을 담아 두고 또 하나의 작은 병이 놓여 있어야 된다. 만일 자기 병이 있으면 그것을 써야 하고, 만일 자기 병이 없으면 뒷간 곁에 놓여 있는 작은 병을 쓸 것이며, 곧장 대중들이 쓰는 큰 병의 물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이것이 뒷간에 가서 물을 쓰는 법이다.
탑 앞에서나 대중들 앞에서 화상과 아사리 앞에서는 입을 벌려 크게 코를 풀거나 침을 뱉지 말아야 한다. 만일 코를 풀고 싶거나 침을 뱉고 싶으면 으슥한 곳으로 가야 하며, 남들로 하여금 혐오감과 천히 여기는 마음이 나지 않게 해야 한다. 이것이 코를 풀고 침을 뱉는 법이다.”
또 『삼천위의경(三千威儀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대소변을 누고 씻지 않으면 그 비구는 돌길라죄(突吉羅罪)가 된다. 또한 청정한 대중이 쓰는 방석 위에 앉지 말 것이며 3보께 예배해서도 안 된다. 설령 예배 한다 해도 복덕이 없다.
또 집 뒤의 뒷간에 가는 데 25가지 일이 있다. 첫째, 대소변이 하고 싶어서 가는 때에는 길 위의 상좌(上座)에게 절을 하지 않는다. 둘째, 남에게 절도 받지 않는다. 셋째, 갈 때에는 머리를 숙이고 길을 보고 가야 한다. 넷째, 가서는 세 번 손가락을 튀긴다. 다섯째, 이미 사람이 거기서 손가락을 튀기면 독촉하지 말 것이다. 여섯째, 들어가면 똑바로 서서 손가락을 튀기고 걸터앉는다. 일곱째, 바로 한가운데에 걸터앉는다. 여덟째, 한 발은 앞으로 한 발은 뒤로 내지 말 것이다. 아홉째, 몸을 기대지 말 것이다. 열째, 옷을 걷어 올려서 구덩이 안까지 드리우게 하지 말 것이다. 열한째, 너무 힘을 써서 얼굴이 붉어지게 하지 말 것이다. 열두째, 앞을 똑바로 보고 뒤를 돌아보지 말 것이다. 열셋째, 벽을 더럽히지 말 것이다. 열넷째, 머리를 숙여서 구덩이 안을 보지 말 것이다. 열다섯째, 음기(陰器)를 보지 말 것이다. 일여섯째, 음식을 손으로 잡지 말 것이다. 열일곱째, 풀로써 땅을 덮지 말 것이다. 열여덟째, 풀을 가져다 벽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자를 쓰지 말 것이다. 열아홉째, 물을 쓰되 너무 허비하지 말 것이다. 스무째, 더럽히면서 씻지 말 것이다. 스물한째, 물을 쓸 적에 사용한 손을 사용하지 않은 손에다 대지 말 것이다. 스물두째, 흙을 쓸 적에는 세 번만 떠서 쓴다. 스물셋째, 비누를 써야 한다. 스물넷째, 세 번만 물을 떠서 쓴다. 스물다섯째, 설령 물과 풀과 흙을 보았다 해도 그 날의 당직(當直)에게 말을 해야 한다. 만일 자신이 가지고 온 것이면 마음대로 해도 좋다.”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대소변을 행한 뒤에 물로 씻지 않고서 대중이 쓰는 방석이나 평상이나 이불을 받아 쓰면 죄가 된다.”
또 『십송률(十誦律)』에서 말하였다.
“대변을 누고 씻지 않으면 대중의 침구 위에 앉거나 눕지 말 것이니, 죄가 된다.”
또 『마덕륵가론(摩德勒伽論)』에서 말하였다.
“대소변을 누고서 씻지 않으면 예배하지 말 것이다. 그 밖에 물이 없는 곳이거나 비인(非人)이 성을 내게 되거나 수신(水神)이 성을 내거나, 혹은 약을 먹기 위해서라면 씻지 않아도 범한 것은 아니다.”
또 『삼천위의경(三千威儀經)』에서 말하였다.
“깨끗이 씻지 않고 부처님께 예배하면 설령 예배한다 해도 공덕이 없다.”
또 『잡비유경(雜譬喩經)』에서 말하였다.
“어느 한 비구가 손가락을 튀기지 않고 대소변을 누었으므로 귀신의 얼굴에 오물이 묻었다. 그 마귀는 크게 성을 내어 그 사문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그 사문이 계를 지니고 있었으므로 마귀는 그의 뒤를 따르면서 단점을 엿보았지만 끝내 틈을 얻지 못하였다.”[이미 이런 일을 알았으므로 뒷간에 갈 적에는 반드시 기침하여 소리를 내야 한다.]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였다. 사위성(舍衛城)안에 니제(尼提)라는 한 가난한 사람이 있었다. 아주 가난하고 하천한 이라서 항상 남의 변소를 쳤다. 부처님께서는 그가 제도될 때임을 아시고 곧 아난을 데리고 그가 있는 곳으로 가셨다. 때마침 니제는 똥을 메고 성(城)을 나가서 그것을 버리려다가 병이 깨져 몸이 온통 더러워졌다. 멀리서 세존을 보고는 몹시 부끄러워하면서 차마 부처님을 뵙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곳으로 가셔서 그를 위하여 설법을 하시자, 곧 신심을 내어 출가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아난으로 하여금 강물 속으로 데려가서 물을 퍼부어 씻게 하시고, 기원(祇洹)으로 데리고 가셨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시자 수다원(須陀洹)이 되었고 곧 출가하여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
나라의 인민들과 왕은 그가 출가했음을 듣고 모두가 원망하면서 말했다.
‘어찌하여 부처님께서는 이런 사람의 출가를 허락하셨을까?’
파사닉왕(波斯匿王)은 곧 부처님께로 가서 그 일을 말리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왕은 부처님께 가다가 마침 니제를 만났다. 그는 기원의 문 앞에 있는 큰 돌 위에 앉아서 헌옷을 깁고 있었는데 7백의 하늘들이 향과 꽃으로 공양하고 있었다. 왕은 그를 보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을 뵙게 해달라고 청하였다. 니제 비구는 돌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자유자재로 하다가 부처님께 아뢰고 나서 들어가게 하였다. 왕은 부처님께로 가서 먼저 이 일부터 물었다.
‘아까 그 비구의 성과 이름은 무엇이옵니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바로 왕의 나라 안의 하천한 사람으로서 변소를 치던 니제입니다.’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비방하던 마음을 이내 없애고, 니제에게로 가서 발을 잡고 예배를 한 뒤에 참회하면서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니제 비구는 전생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이런 천한 몸을 받았습니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가섭부처님[迦葉佛]이 열반하신 뒤에 어느 한 비구가 출가하여 자유로이 대중의 일을 처리하면서 몸이 잠시 동안 아팠습니다. 그래서 드나드는 것이 싫어져서 변기(便器)를 가져다가 볼 일을 본 뒤에 한 제자를 시켜서 버리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제자는 수다원이었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생사에 유랑하면서 늘 하천한 사람이 되어 5백 생 동안 남을 위해 변소를 쳤습니다. 그러나 옛날 출가하여 계를 지닌 공덕으로 지금 나를 만나게 되었고 출가하여 도를 얻은 것입니다.’[이런 이치 때문에 방 안에서는 대소변을 보지 말 것이니, 앞과 같은 죄를 초래하기 때문이니라. 자주 보는 일이거니와 속인들은 게을러서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변기를 방 안에다 두고 대소변을 본 뒤에 남을 시켜서 날마다 버리게 하는데 미래 세상에는 틀림없이 지옥에 떨어진다. 비록 지옥에서 나오게 된다손쳐도 오히려 돼지나 개나 쇠똥구리나 뒷간의 벌레가 된다.]”
또 『불설제재환경(佛說除災患經)』에서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지나간 세상에 가섭부처님께서 사람의 수명이 2만 세일 때 불사를 마치시고 열반에 드셨다. 그 때 선경(善頸)이라는 왕이 사리에게 공양하기 위하여 높이 1유순(由旬) 되는 7보의 탑을 세웠다. 온갖 중생들이 등불을 켜고 향을 사르었으며 향과 꽃과 비단으로 공양하고 예배하며 섬겼다.
당시 여러 여인들이 탑에 공양하기 위하여 함께 와서 탑의 주변을 소제하고 있었다. 그 때 개똥이 탑의 주변을 더럽혀 놓았으므로, 어느 한 여인이 손으로 집어서 버렸다. 그런데 어느 한 여인이 땅에 있던 개똥을 손으로 버리는 것을 보고 침을 뱉고 웃으며 말하였다.
‘너의 손은 더러우니 가까이 오지 말라.’
그러자 그 여인은 역정을 내면서 말했다.
‘너는 못쓰게 된 음탕한 물건이지만 나의 손은 물로 씻으면 다시 깨끗해진다.’
그리고는 부처님ㆍ천인사(天人師)께 공경해마지 않으면서 손으로 부정한 것을 다 없앤 뒤에 곧 손을 씻고 탑을 돌며 서원을 세웠다.
‘이제 탑의 주변을 소제하여 더러움도 없앴사오니, 저로 하여금 세상마다 진로(塵勞)의 때[垢]가 소멸되고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게 하옵소서.’
그 때 탑의 주변을 소제한 여인들이 바로 지금의 모임에 있는 여인들이니, 당시 땅을 소제하고 진로의 소멸을 원했으므로 감로(甘露)의 맛을 먹고 있었다. 손으로 개똥을 없앤 그 때의 여인은 바로 지금의 내녀(柰女)이니, 당시 원을 세우면서 더러운 모임과 함께 하지 않고 발원한 바가 청정했으므로 그 복의 과보를 얻었고, 그 때문에 태 안의 더러운 곳에 의지하지 않고 매양 꽃에서 난 것이다. 그녀는 그 때 나쁜 소리로 ‘음녀’라고 한 번 꾸짖은 말 때문에 지금 이 음녀라는 이름을 받았지만 부처님을 만나서 법을 듣고 수다원을 증득한 것이니라.”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말하였다.
“남천축(南天竺)의 법도 있는 집안에 한 계집아이가 있었는데, 반드시 일찍 일어나서 뜰과 문 안팎을 깨끗이 소제하게 하였다. 이 장자의 딸이 일찍 일어나서 땅을 쓸고 있는데, 마침 여래께서 문 앞을 지나가셨다. 그녀는 여래를 보자 기뻐하면서 마음을 한곳에 쏟아서 부처님을 보고 있다가 수명이 다하여 곧 죽으면서 천상에 가서 났다.
대개 천상에 가서 난 이에게는 으레 세 가지 생각이 있는 법인데, 그녀도 ‘본시 어떤 몸이었을까?’ 생각하다가 스스로 사람 몸이었음을 알았고, ‘지금 어디에 나 있는가?’ 생각하다가 그곳이 틀림없이 하늘임을 알았으며, ‘옛날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여기에 태어났을까?’ 생각하다가 부처님을 뵙고 기뻐한 착한 업으로 이 과보를 받았음을 알았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중한 은혜에 감사하면서 부처님께 공양하였고,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자 수다원을 증득하였다.”
또 『신바사론(新婆沙論)』에서 말하였다.
“옛날 덕차시라(德叉尸羅) 나라에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월광왕(月光王)이 천 개의 머리를 버린 곳에 갔다가 무우왕(無憂王)이 세운 영묘(靈廟)에 개똥이 있는 것을 보고는 부처님의 자리 앞에 있으면서 생각하였다.
‘여기는 청정한 곳이거늘 어떻게 개똥이 더럽힌단 말이냐?’
그래서 손으로 없앤 뒤에 향을 이겨 발라서 장식하였다. 그 착한 업의 힘 때문에 이 여인은 온몸에서 향기가 났는데, 마치 전단나무와 같았으며, 입 속에서는 항상 푸른 연꽃 향기가 풍겼다.
모든 중생이 청정함을 수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의 번뇌로 인하여 바깥의 모든 더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 때문에 논(論)에서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세간의 모든 더러운 풀이
좋은 논밭을 더럽히듯이
이렇듯 모든 탐욕의 더러움은
모든 중생[含識]을 더럽히게 된다.

세간의 모든 더러운 풀이
좋은 논밭을 더럽히듯이
이렇듯 모든 성냄의 더러움은
모든 중생을 더럽히게 된다.’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간에 계실 때였다. 나열성(羅閱城) 곁에 하나의 흐린 물이 있었다. 수렁이라 더러웠는데, 여러 가지 썩은 찌꺼기들이 많이 있었으며 나라 안의 백성들이 똥오줌을 모두 그 안에 버렸다. 그 속에 형상이 마치 뱀과 같은 큰 벌레가 있었는데, 네 개의 발까지 붙어 있었다. 그 흐린 물에서 이리저리 다녔는데, 혹은 가라앉기도 하고, 혹은 나오기도 하면서 언제나 그 속에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고 있었다.
당시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데리고 그 구덩이로 가셔서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이 벌레가 전생에 행한 일을 알고 있느냐?’
비구들이 모두 함께 말하였다.
‘모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바시부처님[毘婆尸佛] 때에 여러 상인들이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캤었다. 값진 보물을 많이 얻어서 편안히 돌아온 뒤에 그 중에 으뜸가는 보물만을 골라서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하여, 대중이 먹는 음식을 마련하는데 보태 쓰게 하였다. 스님들은 그 보물을 받아서 마마제(摩摩帝)에게 맡겨 두었는데, 나중에 대중이 먹을 음식이 떨어지려 했으므로 그에게 돌려달라고 했으나 주지 않았다. 대중 스님들이 간곡히 달라고 하자 마마제는 성을 내면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똥이나 먹어라. 이 보물은 내 것이거늘 무엇 때문에 달라고 하느냐?≻
그는 스님들을 속이면서 나쁜 말로 욕을 했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자 아비(阿鼻) 지옥에 떨어져서 항상 끊는 똥 속을 뒹굴면서 91겁 동안 지냈다. 그리고 지옥에서 나와서는 지금 이 속에 빠져 있는데, 7불(佛)이 나오신 이후부터 오늘까지 이 벌레가 되었고, 현겁(賢劫) 천불(千佛)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그러하리라.’”
『백연경(百緣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 계실 때였다. 사리불과 대목건련은 밥을 먹기 전에 먼저 지옥과 축생과 아귀를 관찰하고, 그런 뒤에야 밥을 먹었다.
목련은 한 아귀가 몸은 마치 타다 남은 기둥과 같고, 배는 마치 큰 산과 같으며, 목구멍은 마치 가는 바늘과 같고, 머리칼은 마치 송곳날처럼 그의 몸을 감고 찔렀으므로, 온 뼈마디에서 불이 뿜어 나오고 크게 앓는 소리를 내면서 사방으로 달려 다니며 똥오줌을 구하여 음식을 삼으려 하였으나 종일토록 고달프기만 할 뿐 얻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목련은 곧 아귀에게 물었다.
‘너는 무슨 업을 지었기에 그토록 고통을 받고 있느냐?’
아귀가 대답하였다.
‘해가 있는 곳에서는 등불이 필요 없다오. 여래ㆍ세존께서 지금 현재 세상에 계시니, 당신은 가서 물어 보시오. 나는 지금 굶주려 있기 때문에 대답할 기력조차 없소.’
그래서 목련은 곧 부처님께로 가서 그가 지은 업행(業行)과, 받는 고통에 대하여 자세히 아뢴 뒤에 여쭈었는데, 그 때 세존께서는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잘 들으라. 나는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이 현겁(賢劫) 동안에 사위성(舍衛城) 안에 재보가 한량없고 헤아릴 수조차 없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언제나 종을 시켜 사탕수수의 즙을 짜서 대가(大家)에 보내주게 하였다. 어떤 벽지불이 몹시 목이 마른 병을 앓고 있었는데, 좋은 의사가 약을 처방하면서 사탕수수의 즙을 먹으면 병이 즉시 낫는다고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벽지불은 그 장자의 집으로 가서 사탕수수의 즙을 구걸하였다. 당시 그 장자는 그가 오는 것을 보자 기뻐하면서 그의 아내 부나기(富那寄)에게 말하였다.
≺내가 급한 일이 있어서 꼭 나가 보아야겠소. 당신은 남아 있다가 사탕수수의 즙을 가져다 벽지불께 드리십시오.≻
그 때 그의 아내는 대답하였다.
≺당신은 나가 보십시오. 제가 드리겠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나간 뒤에 벽지불의 발우를 받아 가지고 으슥한 곳으로 가서 소변을 발우 안에다 누고 사탕수수의 즙으로 발우 위를 덮고는 벽지불에게 주었다. 벽지불은 받은 뒤에 곧 그것이 사탕수수의 즙이 아님을 알고 땅에다 버리고 빈 발우를 가지고 돌아갔다. 아내는 나중에 목숨을 마치고 아귀 안에 떨어져서 늘 굶주림에 시달림을 받고 있나니, 이 업 때문에 이러한 고통을 받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그 장자의 아내를 알고 싶으냐? 바로 지금의 부나기 아귀니라.’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모든 비구들은 간탐하는 일을 버리고 생사를 미워하였으므로 사문의 네 가지 과위[四沙門果]를 얻은 이도 있고, 벽지불의 마음을 낸 이도 있었으며,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낸 이도 있었다. 그 리고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남의 피와 살을 먹으면서
탐내는 독으로 자비(慈悲)가 없이
이 몸의 더러운 물질만을 기르면
벌레 세상 안에서 녹아 없어지리라.

스님들의 청정한 그릇을 지키지 않아서
이 뒷간 안에서 벌레가 되어 있나니
그 뒤의 과보는 지옥에 들어가
받아야 할 고통 다 알지 못하리.”

감응연(感應緣)[간략히 세 가지 증험을 인용한다.]

송(宋)의 석혜과(釋慧果)
제(齊)의 석홍명(釋弘明)
당(唐)의 사홍폐(謝弘敝)의 처 허씨(許氏)

송(宋)의 석혜과(釋慧果)
송(宋)나라 경사(京師) 와관사(瓦官寺)의 석혜과(釋慧果)는 무주(婺州) 사람이다. 젊어서부터 채소만 먹고 고행하며 업을 닦았다. 송나라 초(初)에 경사의 와관사에 있으면서 법화(法華)의 10지(地)를 독송했다. 일찍이 뒷간 앞에서 한 귀신이 나타나 공경을 다하면서 혜과에게 말하였다.
“옛날 대중 스님을 위해 유나(維那)로 있으면서 법대로 하지 않은 작은 일로 인해 똥을 먹는 귀신 안에 떨어져 있습니다. 법사께서는 덕이 본디 높고 밝으시며 또 자비심을 갖고 있으니 원컨대 구제되는 길을 도와 주소서.”
그리고 또 말하였다.
“옛날에 돈이 3천 문(文)이 있어서 저 감나무 뿌리 아래 묻어 두었습니다. 원컨대 그것으로 복을 닦아 주소서.”
그리하여 혜과는 즉시 대중에게 시켜서 파서 가져오게 하였다. 혜과는 그 얻은 돈 3천 문으로 그를 위하여 『법화경』 1부를 찍고 아울러 재를 지내 주었다. 그 뒤에 꿈에 이 귀신이 나타나서 말하였다.
“이미 생(生)을 바꾸었습니다. 옛날보다 아주 더 훌륭합니다.”
혜과는 송나라 태시(太始) 6년에 죽었으며 춘추는 76세였다.

제(齊)의 석홍명(釋弘明)
제(齊)나라 영명(永明) 연간에 회계(會稽)의 석홍명(釋弘明)은 운문사(雲門寺)에 있으면서 『법화경』을 독송하고 예배와 참회를 업으로 삼았다. 매양 아침이면 물병이 저절로 가득히 찼는데, 여러 하늘의 동자(童子)들이 그를 위하여 심부름을 했다. 또 호랑이가 감동하여 방안으로 들어와 평상 앞에 엎드려서 오랫동안 있다가 떠나기도 했다. 또 어린아이가 나타나 경을 들으면서 말하였다.
“옛날에 이 절의 사미입니다. 스님들의 주방에서 음식을 훔쳐먹고 지금 뒷간 안에 떨어져 있습니다. 상인(上人)의 독경 소리를 듣고 일부러 와서 듣고 있습니다. 원컨대 방편을 도우셔서 이 누(累)를 면하게 하옵소서.”
다음 날 그를 위하여 설법을 했더니 깨달아 알고서 그제야 나타나지 않았다. 또 뒷산의 산정(山精)이 와서 괴롭혔으므로 다음 날 그를 붙잡아다 줄로 허리를 매놓았더니 그 귀신이 사과했으므로 드디어 놓아주었다. 그 뒤부터는 영영 그런 일이 없어졌다.[위의 두 가지 증험은 『양고승전(梁高僧傳)』에 나온다.]

당(唐)의 사홍폐(謝弘敝)의 처 허씨(許氏)
당(唐)나라 오왕문학(吳王文學) 진군(陳郡)의 사홍폐(謝弘敝)의 처 고양 허씨(高揚許氏)는 무덕(武德) 초년에 병이 들어 죽었다. 죽은 지 4일 만에 다시 살아나서 말을 하였다.
“2ㆍ30인에게 붙잡혀 지옥으로 들어갔다. 아직 관부(官府)를 보기 전에 그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는데, 비록 얼굴은 알 수 없었으나 고모부 심길광(沈吉光)의 말소리 같았으므로 내가 물었다.
‘말소리가 고모부 같습니다. 무엇 때문에 머리가 없으십니까?’
그 때 남쪽 사이에서도 사람이 ’고모부’ ‘이모부’ 하고 불렀는데, 모두가 아무 성씨의 어른이었다. 길광은 곧 손으로 그의 머리를 잡았다가 어깨 위에다 놓으면서 나에게 말하였다.
‘너는 우선 여기에 있으면서 서원(西院)을 향하지 말고 나를 기다려라. 너를 위해 가서 곧 나갈 수 있도록 청해야겠다.’
그는 드디어 말하던 곳에 서서 다시는 이쪽 저쪽을 보지도 않았다. 길광은 한가한 것 같으면서도 거간(居間)할 힘이 있는 듯했다. 그래서 두 밤을 지냈는데, 그제야 길광이 와서 나에게 말하였다.
‘너는 이제 이리 오너라. 왕이 너를 여기(女伎)로 삼으려 한다. 만일 불려 가거든 관현악(管絃樂)에 대하여 안다고 하지 말라. 그래도 되지 않으면 아는 이를 끌어대라. 내가 너를 위해 증명해 주겠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벼슬아치가 장부를 안고 끌어 들였다. 왕이 그에게 물었다.
‘관현악에 대하여 잘 아느냐?’
내가 말하였다.
‘도통 모릅니다.’
다시 말하였다.
‘그것은 심길광이 자세히 압니다.’
그러자 왕이 길광에게 물었는데, 그가 대답했다.
‘잘 모릅니다.’
그러자 왕이 말하였다.
‘빨리 내보내라. 더 둘 필요가 없다.’
그 때 길광은 내보내려 하면서 곧 장부를 갖고 있는 사람과 함께 무슨 계책을 세운 것 같았으나,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장부를 가진 사람이 말하였다.
‘낭자의 공덕의 힘이 비록 강하기는 합니다만, 그러나 먼저 조그마한 죄가 있습니다. 따라가서 받아 버리면 도리어 몸의 업이 모두 청정해지리니, 어찌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다시 다른 하나의 큰 집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 문은 아주 작았는데, 역시 어떤 사람들이 죄를 받고 있는 것이 크게 보였다. 나는 몹시 놀라고 두려워서 그 맡고 있는 이에게 청하여 물었다.
‘평생 동안 복을 닦았거늘 무슨 죄로 여기에 데려오셨습니까?’
그가 대답하였다.
‘낭자는 일찍이 깨끗하지 않은 주발에 밥을 받아다 부모에게 드렸소. 이 죄를 받아야 나가실 수 있소.’
그러고는 기어이 녹인 구리 즙을 입에다 부어 넣었는데, 그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자주 깨어나서 보면 입 안이 모두 문드러져 있었다. 그런 뒤에 길광이 곧 말하였다.
‘이 사람에게서 경전 한 권을 받아서 기억해 두어라. 그리고 돌아가서 받아 지니며 게으르지 말라. 지금 이후로 80여 년은 더 살 것이다.’
허씨는 생시에 경을 독송한 일도 없었는데, 소생한 뒤에 경 한 권을 얻어 독송하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묻고 찾아 보았으나 그 경은 전에는 없었다. 지금 현재도 받아 지니고 독송하면서 빠뜨리지 않고 있는데, 그 경은 글을 싣지 않은 것이 많았다. 다시 살아난 뒤에도 길광은 아직 살아 있었으며 2년 후에야 죽었다. 무릇 모든 친속들이 죽으려 하는 이가 있으면 3년 전에 모두가 땅 아래서 미리 본다.”
허씨의 종부제(從父弟) 인(仁)이 이런 말을 해 주었다.[이 한 가지 증험은 『명보기(冥報記)』에 나온다.]

法苑珠林卷第九十四

何西明寺沙門釋 道世 撰

酒肉篇第九十三

穢濁篇第九十四

酒肉篇感應緣略引一十四驗漢洛子淵 晉沙門法遇晉庾紹之 宋蔣小德宋沙門竺慧熾 吳諸葛恪周 武 帝 隋趙文若唐孫迴璞 唐李氏唐鄭師辯 唐韋知十唐謝適氏 唐任五娘漢孝昌時,有虎賁洛子淵者,自云雒陽人,孝昌中戍於彭城。其同管人樊元寶,得假還京師,子淵附書一封令至云,某宅在靈臺南近雒水,卿但至彼,家人自出相看,元寶如其言,至臺南見無人家,徙倚欲去,忽見一老翁問云:從何而來?彷徨於此。元寶具向導之,老翁云:吾兒也取書引元寶入,遂見館閤崇寬屋宇佳麗,旣坐令婢取酒,須臾婢抱一死小兒而過,元寶遇甚怪之,俄而酒至,酒色甚紅,香美異常,兼設珍羞,海陸備有,飮訖告退。老翁送元寶出云:後會難期,以爲悽恨,別甚慇勤,老翁還入,元寶不復見其門巷,但見高崖對水淥波。頃時唯見一童子可年十五,新溺死鼻中血出,方知所飮酒乃是血也。及還彭城,子淵已失矣。元寶與子淵同戍三年,不知是雒水之神也出雒陽寺記錄晉有荊州長沙寺僧釋法遇,不知何許人?弱年好學篤志墳素,事道安爲師,解寤非常,乃避地東下止江陵長沙寺講說衆經,受業者四百餘人。時,有一僧,飮酒廢夕燒香,遇但止罰而不遣,安公遙聞之,以竹筒盛一荊杖,手自緘封,題以寄遇,遇開封見杖卽曰:此由飮酒也,我訓領不勤遠貽憂賜,卽命維那鳴椎集衆。以杖筒置香凳上,行香畢,遇乃起出衆前,向筒致敬,於是伏地,令維那行杖三下,內杖筒中,垂淚自責。時,境內道俗莫不歎息,因之學徒勵業甚衆,旣而與慧遠書曰:吾人微暗短不能率衆,和尚雖隔在異域,猶遠垂憂念,吾罪深矣。後卒於江陵春秋六十矣右此一驗出梁高僧傳也晉新野庾紹之,小字道覆,晉湘東太守與南陽宋協中表昆弟情好綢繆,紹元興末病亡。義熙中忽見形詣協,形貌衣服具如平生,而兩腳著械,旣至脫械,置地而坐,協問何由得顧?荅云:蹔蒙假歸,與卿親好故相過也。協問鬼神之事,紹輒漫略不甚諧對,唯云:宜勤精進不可殺生,若不能都斷可勿宰牛,食肉之時無噉物心。協云:五藏與肉乃復異耶?荅曰:心者善神之宅也。其罪尤重,具問親戚,因談世事。末復求酒,協時時餌茱萸酒因爲設之,酒至對杯不飮云:有茱萸氣,協曰:爲惡之耶?荅云:下官皆畏之。非獨我也。紹爲人語聲高壯,此言論時不異常日,有頃協兒邃之來,紹聞屐聲極有懼色,謂協曰:生氣見陵不復得住,與卿三年別耳。因貫械而起,出戶便滅,協後爲正員郞,果三年而卒。宋蔣小德江陵人也。爲嶽州剌史,朱循時爲聽事監師,少而信向,勤謹過定祚人偱喜之每有法事。輒令典知其,務大明末,年得病而,死夜三更,將殮便蘇,活言有使:者稱王命召之小德隨,去旣至王,曰君精勤,小心虔奉大,法帝勅精旨,以君專至宜速生。善地而君筭猶長故令吾特,相召也君。今日:將受天中快樂欣然小,德嘉諾王曰君可,且還家所欲。屬寄及作功德。可速之七,日復來也小德,受言而歸路由一處,有小屋殊,陋弊逢新,寺難:公於此屋前旣素識具相,問訊難云,貧道自出家來未嘗飮酒,早就蘭公蘭公苦。見勸逼飮一升許被王召,用此故也貧道,若不坐此當得生天。今乃居此弊宇三年,之後方得上耳小,德至家欲驗其,言卽夕遽遣人,參訊難公。果以此日,於蘭公處睡臥至,夕而亡小德旣愈七日內大設福供至期奄然而卒朱循卽免家丘戶蘭難二僧竝居新寺難道行尤精不同餘僧宋沙。門竺慧熾新,野人住在江陵四。層寺永初二年卒弟子爲設七日會其日將夕燒香竟,道賢沙門因往視熾,弟子至房前忽曖曖若人形,詳視乃慧熾也。容貌衣服不異生時,謂賢曰:君旦食肉美不?賢曰:美。熾曰:我坐食肉。今生餓狗地獄,道賢懼讋未及得荅,熾復言:汝若不信試看我背後,乃迴背示賢見三黃狗,形半似驢,眼甚赤光照戶內,狀欲齧熾而復止,賢駭怖悶絕良久乃蘇具說其事右此二驗出冥祥記吳幼帝卽位,諸葛恪輔政,孫峻爲侍中大將軍。恪强愎傲物,峻嶮側而好權。鳳皇三年恪攻新城無功而還,峻將以幼帝響恪而殺之。其日恪精神擾動,通夕不寐。張約騰裔以峻謀告恪。恪曰:豎子其何能爲?不過因酒食行酖毒耳將親信人以藥酒自隨恪將入畜犬追銜其衣裾。不得去者三,恪顧拊犬頭曰:怖那無苦也。旣入峻伏兵殺之,峻後病夢,爲恪所擊狂言常稱見恪遂死出冤魂志周武帝好食雞卵,一食數枚,有監膳儀同名拔虎,常進御食有寵,隋文帝卽位,猶後監膳進食,開皇中暴死,而心尚暖,家人不忍殯之。三日乃蘇,能語先云輿我見至尊爲武帝傳說旣現而請文帝引,問言曰始,忽見人來喚隨至一處有大地穴所行之道徑入纔到穴口遙。見西方有百騎來儀,衛如王者俄至穴口,乃周武帝也,儀同拜之,帝曰王喚,汝證我事耳汝?身無:罪言訖卽,入宮中使者亦引儀。同令見宮門引,入庭前見武帝與王,同坐:而有加敬之容使者,令儀同拜王王問曰汝,爲帝作食前後進白。團幾:枚儀同不識白團顧?左右:左右教曰名雞卵。爲白團也,儀同卽荅,帝食白團。實不記數,王謂帝曰此人不記當須出,之帝慘然不樂而:起忽見庭,前有鐵牀幷獄卒數十人皆牛頭人身帝已臥牀上獄卒用鐵梁壓之帝兩脅,剖裂處雞子全出,俄與牀齊可十餘斛,乃盡王:命數之訖牀及獄卒,忽然不見帝又。已在王坐帝,謂儀同云,爲我相聞大隋天子昔與我共食倉庫玉帛亦我儲之我。今身爲滅佛,法極受大苦可爲吾,作功德也,於是文帝勅天下人,出一錢爲追福焉。臨外祖齊公親見問時節,歸家具說。後隋大業中雍州長安縣有人,姓趙名文若,死經七日,家人大斂將欲入棺,乃縮一腳,家人懼怕不敢入棺,文若得活,眷屬喜問所由。文若報云:當死之時,見人引向閻羅王所問文若,汝生存之時作何福業,文若荅王:受持金剛般若經。王歎云:善哉,此福第一。汝雖福善,且將汝示其受罪之處,令一人引文若,北行十步至一牆孔,令文若入孔,隔壁有人,引手從孔中捉文若頭引出極大辛苦,得度牆外見大地獄。鑊湯苦具罪人受苦,不可具述,乃有衆多豬羊雞魚鵝鴨之屬。競來從文若債命,文若云:吾不食汝身,何故見逼?諸畜生等各報云:汝往日時某年某月某處食我頭腳四支,節節分張,人各飮噉,何故諱之?文若見畜引實不敢拒逆,唯知一心念佛,深悔諸罪,不出餘言,求與諸畜得活之時具修福善報謝諸畜。見爲修福一時放卻,其引使人過將文若至王所,說見受罪處訖王付一盌釘令文若食之幷用五釘釘文若頭項及以手足然後放過文若。得蘇具說此事然患,頭痛及:以手足久後修?福痛:漸。得差:從爾已來。精勤誦持金剛,般若不敢遺漏寸陰,但見道:俗親疏竝勸受持般若,後因使至一驛廳上暫,時偃息似,如欲睡于時夢見,一靑衣婦女急速,而來請救乞命文若驚寤卽喚驛長問云汝不爲吾欲殺生不驛長荅云實爲公欲殺一。小羊文若問,云其羊作何色。荅云是靑羖牸羊文若報云汝,急放卻吾與價直贖取放。之良由般若威力冥資感應也唐。殿中:侍醫孫迴璞濟?陰人也至貞觀十三年。從車駕幸九成宮三善,谷與魏太師鄰家嘗夜二。更聞外有人,喚孫侍醫聲璞起出看謂是太師之命旣出,見兩人謂,璞曰官喚璞曰我不能步行卽取璞馬乘之隨二人行乃覺天地如晝日,光明璞怪,訝而不敢言二人引,璞出谷歷朝堂,東又東北行,六七里至苜蓿,谷遙見有兩,人持韓鳳,方行語所引璞。二人曰汝,等錯追我:所得者是汝,宜放彼人卽,放璞璞循路而還了了不異平生行處旣至,家繫馬見,婢當戶眠喚之不應越度,入尸見其,身與婦竝眠欲就之,而不得但著,南壁立大,聲喚婦終不。應屋內極。明見:壁角中有蜘蛛網。中二蠅一,大一小幷見梁,上所著藥物無不分明唯,不得就牀,自知是死甚憂悶,恨不得共妻別,倚立南壁久之微。睡忽驚:覺覺身已臥,牀上而屋中闇黑,無所見喚婦令起然火。而璞方大:污流起視蜘蛛網。歷然不殊:見馬亦大污鳳方是夜暴死後至十七年璞奉勅馳驛,往齊州療齊王祐,疾還至雒州東孝義驛忽見一人。來問曰君是孫迴璞不璞曰是君何問爲荅。曰我是鬼耳魏,太師有文,書追君爲,記室因出,文書示璞璞視之,則鄭國公魏徵署也。璞驚曰鄭公不,死何爲遣君:送書鬼曰已死矣今,爲太陽都錄,大監故令我召君迴,璞引坐共食鬼甚喜謝璞璞請曰我奉勅,使未還鄭公不宜追我還京奏事,畢然後聽命可乎鬼。許之於是晝,則同行夜,便同宿遂,至閿鄕鬼,辭曰吾取,過所度關:待君璞度關出西門見鬼已在門外復同行至滋水鬼又與璞別曰待君,奏事訖相見也君。可勿食葷辛璞許諾旣奏事,畢而訪鄭。公已:薨校其薨日則孝義驛,之前日也璞自以,必死與家人。訣別而請僧行。道造像寫,經可六七日夜,夢前鬼來召引璞上,高山山巓,有大宮殿,旣入:見衆君子迎謂曰此人修,福不得留,之可放去卽推璞墯山於,是驚寤遂至今無恙矣迴璞自爲臨說唐冀州頓,丘縣有老母姓李年。可七十無子孤老唯,有奴婢兩人家鎭,酤酒添灰少量,分毫經紀貞觀,年中因病氣斷死經兩日凶器已具但以心上少溫然始蘇活口云初有兩人竝著赤衣,門前召出,之有上苻遣,追便卽隨去行至一城有若州郭引到側院見一官人衣冠大,袖憑案而坐左右甚多階。下大有著枷,鎖人防援如生官。府者遣問老母何因行濫酤酒多取他物擬作法華經己向十年何爲不造老,母具言酒,使婢作量。亦是婢經己付錢一,千文與隱師卽遣追,婢須臾卽至勘當元由婢卽笞四十放還遣問,隱師報云是實,乃語老母云放,汝七日去經了當來,得生善處,遂爾得活復有人問勘校老母初死之時,婢得惺悟,久而始蘇,腹背靑腫蓋是四十杖迹隱禪師者本是客僧配寺頓丘年向六,七十自從:出家卽頭陀?乞食:常一食齋未,嘗暫輟遠:近大德竝,皆敬慕老母病死之,後隱師夢有赤衣人來問夢中荅云造經是實老母乃屈鄕閭眷屬,及隱禪師。行道雇諸經生,衆手寫經經了正當七日,還見往者二人,來前母云使人已來竝皆好住聲。絕卽死隱。師見存道俗欽敬唐東宮右監門兵曹參軍鄭師辯年未弱冠時暴死三日,而蘇自言初有數,人見收將行入,官府大門,見有囚百餘人皆,重行北面立凡爲六行其前行者,形狀肥白好衣服,如貴人,後行漸瘦惡,或著枷鎖,或但去巾帶,皆行連袂,嚴兵守之,師辯至配入第三行東頭第三立,亦去巾帶連袂,辯憂懼專心念佛,忽見生平相識僧來入兵圍內,兵莫之止,因至辯所謂曰:平生不修福,今忽如何?辯求哀請救,僧曰:吾今救汝,得出可持戒耶。辯許諾,須臾吏引入諸囚至官前,以次訊問,至門外爲授五戒,用甁水灌其額。謂曰:日西當活,又以黃帔一枚與辯曰:披此至家,家置淨處也。仍示歸路,辯披之而歸至家,褺帔置牀角上,旣而目開身動,家人驚散謂欲起屍,唯母不去。問曰:汝活耶?辯曰:日西當活,辯意時疑日午問母。母曰:夜半,方知死生相違晝夜相反,旣至日西能食而愈,猶見帔在牀頭,及辯能起帔形漸滅,而尚有光,七日乃盡,辯遂持五戒,後數年有友人勸食豬肉辯不得已食一臠。是夜夢已化爲羅剎,爪齒各長數尺捉生豬食之,旣曉覺口腥唾出血,使人視滿口盡是凝血,辯驚不敢復食肉。又數年娶妻,妻家逼食,後乃無驗。然而辯自五六年來身臭,常有大瘡洪爛。然身不能愈,或恐以破戒之故也。臨昔與辯同直東宮,見其自說云耳右此五驗出冥報記唐右金吾兵曹京兆韋知十。至永徽中煮一羊腳,半日猶生,知十怒家人曰:用柴十倍於常,不知何意?如此更命重煮,還復如故,乃命剖之。其中遂得一銅像,長徑寸焉。光明照灼相好成就其家一生不敢食酒肉中山郞餘令親聞說之。唐癰州萬年縣閻村,卽灞渭之閒也。有婦女謝氏,適同縣元氏有女,適迴龍村人來阿照,謝氏永徽末亡。龍朔元年八月,託夢於來氏,女曰:我爲生時酤酒,小作升方取價大多,量酒復少,今坐此罪,於北山下人家爲牛,近被賣與法界寺夏侯師家。今將我向城南耕稻田,非常辛苦,及寤其女涕泣爲阿照言之。至二年正月,有法界寺尼至阿照村,女問尼:尼報云。有夏侯師,是實女,卽就寺訪之。云近於北山下買得一牛,見在城南耕地。其女涕泣求請寺尼,乃遣人送其女就之,此牛平常唯一人禁制,若遇餘人必陸梁觝觸,見其女至乃舐其徧體,又流淚焉。女卽憑夏侯師贖之,乃隨其女去,今現在阿照家養飼,女常呼爲阿孃,承奉不闕,京師王侯妃,媵多令召視,競施錢帛。唐龍朔元年雒州景福寺比丘尼修行房中,有侍童任五娘,死後修行爲五娘立靈,經月餘日,其姊及弟於夜中忽聞靈座上呻吟。其弟初甚恐懼,後乃問之。荅曰:我生時於寺上食肉,坐此大苦痛,我體上有瘡,恐污牀席,汝可多將灰置牀上也。弟依其言置灰,後看牀上大有膿血,又語弟曰:姊患不能縫衣,汝大襤縷,宜將布來,我爲汝作衫及韤,弟置布於靈牀上,經宿卽成。又語其妹曰:兒小時患漆,遂殺一螃蟹取汁塗瘡得差,今入刀林地獄,肉中現有折刀七枚,願姊慈念爲作功德救助,知姊煎迫交不濟辨,但隨身衣服,無益死者,今竝未壞,請以用之,姊未報閒,乃曰:兒自取去,良久又曰:衣服已來,見在牀上,其姊試往觀之,乃所斂之服也。遂送淨土寺寶獻師處,馮寫金剛般若經,每寫一卷了,卽報云已出一刀,凡寫七卷了。乃云:七刀竝得出訖,今蒙福助卽往託生,與姊及弟哭別而去,吳興沈玄法說,淨土寺僧智整所說亦同右此三驗出冥報拾遺依宣律師感應記云:四天王等告宣師曰:佛在世時放大光明。佛告天、人、龍、鬼神等,我之正法滅後,多有諸比丘執我小乘教迹,不解毘尼意,道我聽諸比丘食肉。於是諸比丘等,在僧伽藍內,殺害衆生,猶如獵師屠肆之處,復有比丘,純著繒帛游行婬女酒肆之舍,不習三藏不持禁戒。痛哉,苦哉!諸惡比丘謗黷我教,舌何不落。告諸比丘:我於無量劫來,捨頭目髓腦,或於飢饉世作大肉身施彼餓者,或內外財施未曾悋惜,從初發心乃至成佛,豈教弟子噉衆生肉耶?我旣涅槃,諸惡比丘,次補我處,爲天人師,開導衆生,令得道果,豈有天人之師口噉衆生肉耶?我初成道時,雖開毘尼中聽食三種淨肉,亦非四生之類。是諸禪定之肉。是不思議肉,非汝所知。何故謗黷我教?我於涅槃楞伽經中,一切生命雜肉皆已斷訖,不聽持戒之人食諸衆生身肉。若有惡比丘道毘尼教中聽食魚肉聽著蠶衣者,此是魔說,我成道已來至於涅槃,唯服麤布白㲲三衣,未著繒帛,何爲謗我耶?穢濁篇第九十四此有四部述意部 五辛部啑氣部 便利部述意部第一夫五陰虛假四大浮危受斯僞質事等畫甁,感此穢形又同杯器,內外無實觸塗皆染,加復閻浮穢質不淨充軀,常餐酒肉常食葷辛,臭氣上衝諸天衣裂,善神捨衛惡鬼交侵,凡夫僧尼尚不樂近。何況聖賢而不遠離?兼復八苦煎逼九橫摧年,念念遷流心心起滅,徒染六情終墜三惡,願各修身淨其心口也。五辛部第二如楞伽經云:‘佛言:大慧,如是一切蔥韭䔉薤臭穢不淨,能障聖道,亦障世間人天淨處何況諸佛淨土果報酒亦如是。’又涅槃經云:‘乃至食蔥韭䔉薤,亦皆如是。當生苦處穢污不淨,能障聖道,亦障世閒人天淨處。何況諸佛淨土果報?酒亦如是,能障聖道,能損善業,能生諸過。’又雜阿含經云:‘不應食五辛,何等爲五?一者木蔥,二者革蔥,三者蒜,四者興渠,五者蘭蔥。’又梵網經云:‘若佛子,不得食五辛,大䔉革蔥慈蔥蘭蔥興渠。是五種不得食。’又五辛報應經云:‘七衆等不得食肉葷辛讀誦經論得罪,有病開,在伽藍外白衣家服,已滿四十九日,香湯澡浴竟,然後許讀誦經論不犯。’又僧祇十誦五分律等,更無餘治開病比丘服䔉聽七日,在一邊小房內不得臥僧牀褥,衆大小便處講堂處,皆不得到。又不得受請及僧中食,不得就佛禮拜,得在下風處遙禮,七日滿已澡浴熏衣,方得入衆,若有患瘡醫教須香治者,佛令先供養佛已。然後許塗身還在屛處一同前法出家性潔尚令作法如是況穢俗 凡人輒開食耶啑氣部第三如僧秖律云:若在禪坊中啑者,不得放恣大啑,若啑來時,當忍以手掩鼻,若不可忍者,應手遮鼻而啑,勿涕唾污比座,若上座啑者,應言和南,下座啑默然。’又四分律云:‘時世尊啑,諸比丘呪願言:長壽,時有居士啑,及禮拜比丘,佛令比丘呪願言長壽。’又僧秪律云:‘佛言:若急下風來者當制,若不可忍者當向下坐,不得在前縱氣若氣,來不可忍者,當下道在,下風放之。’又毘尼母經云:‘氣有二種:一者上氣,二者下氣。上氣欲出時,莫當人張口令出,要迴面向無人處張口令出,若下氣欲出時,不聽衆中出,要作方便出外至無人處令出。然後來入衆,莫使衆譏嫌污賤,入塔時不應放下氣,安塔樹下,大衆中皆不得令出氣。師前大德上座前亦不得放下氣出聲。若腹中有病,急者應出外,莫令人生惡賤心。’便利部第四如優鉢祇王經云:‘伽藍法界地漫大小行者,五百身墯拔波地獄,後經二十小劫常遣肘手,抱此大小便處臭穢之地乃至黃泉。’又毘尼母經云:‘諸比丘住處房前,閑處小便污地,臭氣皆不可行。佛聞之告諸比丘:從今已去不聽諸比丘僧伽藍處處小行,當聚一屛猥處,若瓦甁若木筒,埋地中就中小便已,以物蓋頭,莫令至臭氣。’又毘尼母經云:‘若上廁去時應先取籌草至戶前三彈指作聲,若人非人令得覺知,若無籌不得,壁上拭不得,廁版梁棧上拭不得,用石不得,用靑草土塊耎木皮耎葉奇木,皆不得用。所應用者,木竹葦作籌度量,法極長者,一磔手,短者四指,已用者不得振令污淨者,不得著淨籌中。是名上廁法籌法,上廁有二處:一者起止處,二者用水處。坐起褰衣,一切如起止處無異,廁戶前著淨甁水。復應著一小甁,若自有甁者,當自用,若無甁者,用廁邊小甁,不得直用僧大甁水令污,是名上廁用水法。’塔前衆僧前和尚阿闍梨前,不得張口大涕唾著地,若欲涕唾當屛猥處,莫令人惡賤。是名涕唾法。又三千威儀云:若不洗大小便,比丘得突吉羅罪,亦不得淨僧座具上坐及禮三寶,設禮無福德。又至舍後上廁有二十五事。一欲大小便當行時,不得道上爲上座作禮,二亦莫受人禮。三往時當直低頭視地,四往當三彈指五已有人彈指不得逼六已上正住彈指乃踞,七正踞中,八不得一足前一足卻,九不得令身倚,十斂衣不得使垂圊中,十一不得大咽使面赤,十二當直視前不得顧聽,十三不得污壁,十四不得低頭視圊中,十五不得視陰,十六不得以手持陰,十七不得草蓋地,十八不得持草畫壁作字,十九恒忍用水不得大費二十不得污湔二十一用水不得,使前手著後手二,十二用土當三過,二十三當用澡豆二。十四三過用水二十五設見水草土盡當語直日主者若自手取爲善又僧祇律云大小行已不用水洗而受用僧座具牀褥得罪又十誦律云不洗大行處不得坐臥僧臥具上得罪又摩德,勒伽論云,不洗大小行處,不得禮拜餘無水處若爲非人所瞋水神所瞋或爲服藥等開不犯又三千威。儀經云不洗淨:禮佛者設禮無功德又雜譬,喩經云有一比,丘不彈指來大小便,潛污中鬼,面上魔鬼大恚欲殺沙門沙門持戒魔鬼隨逐伺覓其短不能得便旣知此事上廁必須謦欬作聲又賢愚經。云昔佛在,世時舍衛。城中有一,貧人名曰,尼提極貧下賤常客,除糞佛知應度卽將,阿難往到,其所正値,尼提擔糞出城而欲,棄之甁破。污身遙見,世尊深生,慚愧不忍見佛佛到其所廣爲說法卽生信心欲得出家,佛使阿難將至河中與水洗訖,將詣祇桓,佛爲說法得須陁洹,尋卽出家得阿羅漢果。國人及王聞其出家皆生怨恨。云何佛聽此人出家?波斯匿王卽往佛所欲破此事,正値尼提在祇桓門大石上坐縫補故衣。七百諸天香華供養,王見歡喜,請通白佛:尼提比丘身沒石中,出入自在,通白已竟。王到佛所先問此事,向者比丘姓字何等?佛告王曰:是王國中下賤之人,除糞尼提。王聞佛語謗心卽除,到尼提所執足作禮,懺悔辭謝,王白佛言:尼提比丘宿作何業?受此賤身。佛告王曰:昔迦葉佛入涅槃後,有一比丘出家自在,秉捉僧事,身暫有患,懶起出入便利器中,使一弟子擔往棄之。然其弟子是須陀洹,以是因緣,流浪生死常爲下賤,五百世中爲人除糞,由昔出家持戒功德,今得値佛出家得道以是義故不得房內便利具招前 罪數見俗人懈怠不能自運置穢器在房便利令他日別將棄未來定墯地獄縱得出獄猶作豬狗蜣蜋廁蟲也又佛說除災患經云:‘佛告阿難:乃前過世迦葉佛時,人壽二萬歲,佛事終竟復捨壽命。爾時,有王名曰善頸,供養舍利起七寶塔,高一由延,一切衆生然燈燒香,香華繒綵供養禮事。時,有衆女欲供養塔,便共相率埽除塔地。時,有狗糞污穢塔地,有一女人,手撮除棄。復有一人,見其以手除地狗糞便唾笑之曰:汝手已污不可復近。彼女逆罵,汝弊婬物,水洗我手便可復淨,佛天人師敬意無已,手除不淨已,便澡手繞塔求願,今埽塔地污穢得除,令我世世勞垢消滅淸淨無穢。時,諸女人埽塔地者,今此會中諸女人是。爾時,埽地願滅塵勞服甘露味。爾時,以手除狗糞女者,今柰女是。爾時,發願不與污穢會所生淸淨。以是福報,不因胞胎臭穢之處,每因華生,以其爾時發一惡聲罵言婬女,故今受是婬女之名,以値佛聞法得須陀洹。’又雜寶藏經云:‘南天竺法家有一童女,必使早起淨埽庭中門戶左右。有長者女,早起埽地,會値如來於門前過,見生歡喜,注意看佛,壽命旋促卽終生天,夫生天者法有三念,自思惟言:本是何身?自知人身,今生何處?定知是天。昔作何業來生於此,知由見佛歡喜善業得此果報,感佛重恩來供養佛。佛爲說法得須陀洹。’又新婆沙論云:‘昔德叉尸羅國有一女人,至月光王捨千頭處禮,無憂王所起靈廟見有狗糞,在佛座前尋作是思:此處淸淨,如何狗糞穢污其中?以手掃除香泥塗飾,善業力故,令此女人徧體生香,如旃檀樹,口中常出靑蓮華香,若諸衆生由不護淨故,因內煩惱感諸外穢,故論頌言:世閒諸穢草 能穢污良田 如是諸貪穢穢污諸含識。 世閒諸穢草 能穢污良田如是諸瞋穢 穢污諸含識。’又賢愚經云:‘佛在世時,羅閱城邊有一汪水,污泥不淨,多諸糞穢國中人民以屎尿投中,有一大蟲其形像蛇,加有四足,於其汪水東西馳走,或沒或出,經歷年載,常處其中,受苦無量。爾時,世尊將諸比丘,至彼坑所問諸比丘,汝識此蟲宿緣行不?諸比丘咸言:不知。佛言:毘婆尸佛時,有衆賈客入海取寶,大獲珍寶平安還到,選寶上者用施衆僧,規俟僧食,僧受其寶付授摩摩帝。於後僧食向盡,從其求索不與,衆僧苦索,摩摩帝瞋恚而語之言,汝曹噉屎,此寶屬我,何緣乃索?由其欺僧惡口罵故,身壞命終墮阿鼻地獄,身常宛轉沸屎之中,九十一劫乃從獄出,今墮此中,自從七佛已來皆作其虫,至賢劫千佛各各皆爾。’又百緣經云:‘佛在王舍城迦蘭陁竹林時,尊者舍利弗大目揵連,設欲食時,先觀地獄畜生餓鬼。然後方食,目連見一餓,鬼身如燋柱,腹如太山,咽如細鍼,髮如錐刀,纏刺其身,諸支節閒皆悉火出,呻吟大喚四向馳走,求索屎尿以爲飮食,疲苦終日而不能得,卽問鬼言:汝造何業受如是苦,餓鬼答言:有日之處不煩燈燭,如來世尊今現在世,汝可自問,我今飢渴不能答汝。爾時,目連尋往佛所,具問如來:所造業行受如是苦,具以上問。爾時,世尊告目連曰:汝今善聽,吾爲汝說,此賢劫中,舍衛城中,有一長者,財寶無量,不可稱計,常令僕使壓苷蔗汁,以輸大家,有辟支佛甚患渴病,良醫處藥,教服苷蔗汁病乃可差。時,辟支佛往長者家乞苷蔗汁。時,彼長者見來歡喜,尋勅其婦富那寄,我有急緣定欲出去,汝今在後取苷蔗汁施辟支佛。時,婦荅言:汝但出去,我後自與。時,夫出已取辟支佛鉢,於其屛處,小便鉢中,以苷蔗汁,蓋覆鉢上,與辟支佛辟支受已尋知非是投棄於地,空鉢還歸。其後命終墯餓鬼中,常爲飢渴所見逼切。以是業緣受如是苦,佛告目連:欲知爾時彼長者婦,今富那寄餓鬼是。佛說是時,諸比丘等捨慳貪緣,厭惡生死,有得四沙門果者,有發辟支佛心者有發無上菩提心者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頌曰:噉他身血肉 貪毒無慈矜 養茲身穢質蟲寓內銷融。 不護僧淨器 受此廁中蟲後報入地獄 苦痛未知窮。感應緣 略引三驗宋釋慧果 齊釋弘明唐謝弘敞妻許氏宋京師瓦官寺有釋慧果,婺州人。少以蔬食苦行自業,宋初游京師止瓦官寺誦法華十地。嘗於廁前見一鬼,致敬於果云:昔爲衆僧作維那,小不如法墯在噉糞鬼中,法師德素高明。又慈悲爲意,願助以拔濟之方也。又云:昔有錢三千文,霾在柹樹根下,願取以爲福,果卽告衆掘取,果得錢三千文,爲造法華一部,幷設齋。後夢見此鬼云:已得改生大勝昔日,果以宋太始六年卒,春秋七十有六。齊永明中,會稽釋弘明者,止雲門寺誦法華,禮懺爲業,每旦水甁自滿,實諸天童子爲給使也。又感虎來入室伏牀前久之乃去。又見小兒來聽經云:‘昔是此寺沙彌,爲盜僧廚食今墯廁中,聞上人讀經故力來聽,願助方便,冀免斯累,明爲說法,領解方隱,後山精來惱,明乃捉取以腰繩繫之,鬼謝遂放因之永絕右二驗出梁高僧傳唐吳王文學陳郡謝弘敞妻,高陽許宗法氏武德初年遇患死經四日而蘇說云被二,三十人拘至地獄未見官府卽聞。喚雖不:識面似是姑夫,沈吉光語?音許問云語聲似是沈丈何因無頭南閒人呼姑姨夫皆,爲某姓丈也吉光卽以手提其頭置於膊上而誡許曰汝,且在此間,勿向西院待吾,爲汝造請卽。應得出遂於語處而住,更不東西,看其吉光拪遑似:有經紀凡,經再宿吉光始來語,許云汝今此來王欲令,汝作其女伎儻引見不須道解。絃管如其不爲所悉,可引吾爲,證也少間?有吏:抱案。引入:王果問之解,絃管不許:云不:解復。云沈:吉光具知王問吉光。答云不解王曰,宜早放還不須留,也于時光。欲發遣卽:共執案人籌度不。解其語執案人,云娘子功德力雖强。然爲先有?少罪隨便受卻身。業俱淨豈,不快哉更別引入,一大院其,門極小亦大見:有人受罪許甚驚懼乃求?於主:者曰生平修福何罪而至斯耶答曰娘子曾以不淨盌盛食與親須受此罪方可得去遂以銅汁灌口,非常苦毒,比蘇時口內皆爛,光卽云:可於此人處受一本經記取,將歸受持勿怠,自今已去保年八十有餘,許生曾未誦經,蘇後遂誦得經一卷,詢訪人間所未曾有,今見受持讀誦不闕。其經見在,文多不載,蘇活之後吉光尚存,以後二年方始遇害,凡諸親屬有欲死者,三年以前竝於地下預見,許之從父弟仁則說之云耳。’右一驗出冥報記法苑珠林卷第九十四甲辰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

 

제93권과 제94권에 해당하는 주육(酒肉) 편은 수행에 장애가 되는 술과 고기를 삼가도록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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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_IT_K1406_T_093 URL복사 통합뷰어 039_1245_a_01L법원주림 제93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송성수 번역 93. 주육편(酒肉篇)[여기에는 3부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음주부(飮酒部) 식육부(食肉部) (1)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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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주림 제93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송성수 번역


93. 주육편(酒肉篇)① [여기에는 3부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음주부(飮酒部) 식육부(食肉部)

(1) 술의부(述意部)
대체로 술은 멋대로 거리낌없이 놀아나는 문[放逸之門]이라 큰 성인께서는 술이 고통의 근본임을 알려 주셨다. 그래서 술집을 멀리하고 술 먹는 일을 여의며, 술친구를 버리고, 법의 벗[法友]을 가까이 하며, 혼탁한 문을 나와서 깨달은 경지에 들어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기를 먹는 것은 큰 자비의 종자[大慈之種]를 끊는 것이니 큰 성인께서는 그것이 살생의 원인임을 알려 주셨다. 그래서 비린내를 버리고, 몸과 입을 깨끗하게 하며, 채소를 먹으면서 정신을 맑게 하며, 자비와 선(善)을 부르면서 오래 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속서(俗書)에서도 “그 삶을 보고서야 차마 그를 죽이지 못하고, 그 소리를 듣고서야 차마 그의 고기를 먹지 못한다”고 했으니, 이것 또한 죽이지 말라는 이치이다. 만일 술과 고기를 먹으면 곧 축생과 같아서 승냥이와 이리요 금수이다. 또한 온갖 권속을 갖추어 죽임으로서 그 여러 족속을 잡아먹는 것이니, 그 때는 도리어 원수가 되어 보복을 당하면서 여러 겁(劫) 동안 끊임이 없게 된다.
경론(經論)에서 말했듯이 “어느 한 여인이 5백 세상 동안 이리의 새끼를 살해하였으므로 이리 새끼도 5백 세상 동안 그의 어미를 살해하였다”고 하였고, 또 “어느 여인이 5백 세상 동안 귀신의 목숨을 끊었으므로 귀신 역시 5백 세상 동안 그의 목숨을 끊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6도(道)를 돌아다니면서 원수의 보복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혹은 세상을 지내오면서 스승이 되기도 하고, 혹은 부모가 되기도 하고, 혹은 형제가 되기도 하고, 혹은 자매가 되기도 하고, 혹은 자손이 되기도 하고, 혹은 벗이 되기도 한다.
지금은 범부의 몸이라 각자 도의 눈[道眼]이 없어서 분별하지 못하므로 도리어 서로 잡아먹어도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잡아먹히는 그 때의 생물은 영(靈)이 있으므로 곧 성을 내면서 그와 원수가 되고 그의 부모 형제가 되어서도 도리어 원수로 변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일을 어찌 생각하지 못하고 잠시 동안 혀끝으로 맛보는 한때의 맛을 다투다가 영원히 부모 형제와 더불어 길이 원수가 된다는 말인가? 참으로 애통한 마음 무어라 말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열반경(涅槃經)』에서도 “온갖 고기는 다 끊어라. 아울러 제 스스로 죽은 것도 그렇다”고 하였다. 제 스스로 죽은 것도 오히려 끊거늘 하물며 제 스스로 죽지 않은 것이겠는가? 또 『능가경(楞伽經)』에서도 이르되 “이익을 위하여 중생을 죽이고 재물 때문에 고기를 잡는 것은 두 업이 다 착하지 않은지라, 죽으면 규호(噭呼)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였다. 무엇을 재물 때문에 그물로써 고기를 잡는다고 하는가? 육지에서는 짐승을 잡기 위해 그물을 치고 물에서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을 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그물로써 고기를 잡는다는 것이다. 만일 백정이 돈 때문에 고기를 산다면, 이것이 바로 재물 때문에 고기를 잡는 것이다. 만일 이 사람으로 하여금 재물 때문에 고기를 잡지 않게 한다면 나쁜 율의[惡律儀]를 익혀서 중생을 잡아 살해할 것이니, 이 사람은 오로지 자기 입에다 공급하기 위해서며 또한 따로 생각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만일 따로 생각하는 바가 있다면, 고기를 먹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어찌 살생에 대한 몫이 없겠으며, 어찌 “나는 살생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분명히 경전의 글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큰 자비의 종자를 끊고 그 장애로 부처님을 뵙지 못할 것이다.

(2) 음주부(飮酒部)

自述
이 하나의 가르침에는 권교(權敎)가 있고 실교(實敎)가 있다. 권교는 점차로 유도하여 가르치는 것이다. 가벼운 죄로써 무거운 죄를 벗어나게 하는 것이니, 처음 개시한 것은 범함이 없다. 그러나 진리를 장애한다는 데서 보면 허물이 없는 것도 아니다. 또 실교는 경죄와 중죄를 모두 금지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범하지 않아야 계를 지닌다[持戒]고 하는 것이다.
처음의 권교에 의거하여 설명하겠는데, 그러므로 『미증유경(未曾有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국왕의 태자 이름은 기타(祇陀)였는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열 가지 선도(善道)의 법이 과보가 그지없다는 것을 듣고는 길게 무릎을 꿇고 합장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옛날 저로 하여금 5계를 받아 지니게 하셨지만 이제 도로 버리고자 하옵니다. 그 이유는 5계의 법 중에서 술의 계를 지니기 어려워서 죄를 얻을까 두렵기 때문이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술을 마실 때 무슨 악행을 한단 말이냐?’
기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라 안의 호강(豪强)한 이들이 때때로 술과 음식을 갖고 와서 함께 재미있게 즐기게 되므로 저절로 악이 없사옵니다. 왜냐 하면, 술을 만나도 계를 생각하면서 방일함이 없기 때문이오니, 술을 마시더라도 악을 행하지는 않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기타야, 너는 이미 지혜의 방편을 얻었구나. 만일 세간 사람들이 너와 같을 수 있다면 종신토록 술을 마신다 해도 무슨 나쁜 일이 있겠느냐. 그렇게 행하는 이라야 복이 생기고 죄가 없느니라. 만일 사람이 술을 마시면서 악업을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기뻐지기 때문에 번뇌를 일으키지 않아서 착한 마음의 인연으로 착한 과보를 받게 된다면, 이와 같이 지닌 5계에 무슨 과실이 있겠느냐. 술을 마시면서도 계를 생각하면 그 복이 더욱 늘어나나니, 먼저의 5계를 지니면서 이제는 10선을 받아라. 공덕은 10선의 과보가 더욱 뛰어나느니라.’
그 때 파사닉왕(波斯匿王)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마음이 기쁠 때 악업을 일으키지 않음을 유루의 선[有漏善]이라 한다면, 그 일은 그렇지 않사옵니다. 왜냐 하면 사람이 술을 마실 때에는 마음이 기뻐지는 것이요, 마음이 기뻐지기 때문에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번뇌가 없기 때문에 해치는 일을 하지 않으며, 해치지 않기 때문에 3업(業)이 청정하고 청정한 도가 곧 무루의 업[無漏業]이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기억하는 일이 있습니다. 옛날 사냥을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주방장을 데리고 오는 것을 잊고 깊은 산중에서 배가 고팠으므로 음식을 찾았더니 좌우의 신하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왕께서 아침에 떠나오실 때에 주방장을 데리고 가자는 명이 없었으므로 지금 바로 잡수실 음식은 없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말을 타고 궁중으로 돌아가서 음식을 가져오라고 하였나이다.
왕가의 주방장 이름은 수가라(修迦羅)였는데, 그 수가라가 ≺현재 잡수실 음식은 없고 이제 만들어야 합니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 때 배는 몹시 고프고 성이 나서 생각하지도 않고 신하에게 명하여 주방장을 베어 죽이라고 하였나이다. 신하는 왕명을 받고 곧 함께 의논하기를 ≺온 나라 안에서 선발한다 해도 어질고 일을 잘하는 이는 이 한 사람뿐인데, 지금 죽여버린다면 다시는 왕을 위하여 왕의 뜻에 맞게 주방을 감독할 자가 없다≻고 하였나이다.
그 때 말리(末利) 부인이 수가라를 죽이라는 왕의 명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는 몹시 애석히 여겼습니다. 왕이 배가 고파서 그렇다는 것을 알고 곧 좋은 고기와 맛있는 음식을 마련시키고서 목욕하고 명향으로 몸을 단장한 뒤에 여러 궁녀들을 데리고 저에게로 왔나이다. 저는 부인이 화려하게 단장하고 궁녀들을 데리고 좋은 술과 고기를 가져 왔으므로 성을 냈던 마음이 이내 풀어졌습니다. 왜냐 하면 말리 부인이 5계를 지니면서 술을 끊고 마시지 않았으므로 저는 늘 한을 품고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술과 고기를 가져와서 함께 서로 즐기며 정을 풀어 주었기 때문이옵니다. 저는 부인과 함께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으면서 뭇 풍악을 잡히고 기뻐하며 재미있게 즐겼으므로 성냈던 마음이 곧 사라져버렸나이다.
부인은 저의 성낸 마음이 풀어졌음을 알고 곧 내시(內侍)를 보내어 저의 명이라 전하면서 신하에게 주방장을 죽이지 못하게 하였으며 그 신하는 곧 명을 받들었나이다. 저는 다음 날 아침에 몹시 뉘우치면서 근심으로 음식도 먹지 않고 안색이 초췌해 있었습니다. 부인은 저에게 물었나이다.
≺무엇 때문에 근심하고 계십니까? 어디가 아프십니까?≻고 하기에,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어제 몹시 배가 고팠으므로 성을 내어 수가라를 죽이게 하였습니다.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이 나라 안에서 나의 주방을 감독할 수 있는 이로는 수가라 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 때문에 뉘우치며 근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자 부인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그 사람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왕께서는 근심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는데 제가 거듭 묻기를 ≺사실이 그렇습니까. 장난으로 하는 말입니까?≻고 물었더니, ≺실지로 살아 있습니다. 장난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고 하였나이다. 그리하여 저는 좌우의 신하로 하여금 주방장을 불러오게 하였더니, 심부름꾼이 곧 데리고 왔으므로 저는 크게 기뻐하면서 근심과 뉘우침이 이내 제거되었나이다.’
왕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말리 부인은 부처님의 5계를 지니고 달마다 6재(六齋)를 행하고 있사온데, 하루 동안에 종신토록 지닐 5계에서 이미 음주와 거짓말의 두 가지 계를 범하였고, 8재계 안에서는 단번에 여섯 가지 계를 범했사옵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하오리까? 계를 범한 죄는 경하옵니까, 중하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이와 같이 범한 계는 큰 공덕을 얻게 되지 죄가 없습니다. 왜냐 하면 이익을 위해서 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부인이 선을 닦는 데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유루의 선이요, 둘째는 무루의 선입니다. 말리 부인이 범한 계는 유루의 선에 해당한 것이며, 계를 범하지 않은 것이라야 무루의 선이라 합니다. 말에 의거하여 논의하면 계를 깨뜨리면서 선을 닦는 것을 유루의 선이라 하며, 이치에 의거하여 말하면, 무릇 마음으로 일으킨 바 선은 모두가 무루의 업입니다.’
왕이 부처님께 말씀하셨다.
‘세존의 말씀과 같아서 술을 마셔서 계를 깨뜨려도 나쁜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에 공덕이 있고 죄의 과보가 없다면, 온갖 인민들도 모두 그러하나이다. 왜냐 하면, 제가 생각건대 요사이 사위성 안의 호족(豪族)인 찰리족(刹利族) 왕공(王公)들은 사소한 다툼으로 인하여 크게 원수가 되어서 저마다 음모를 꾸며 병사를 일으켜서 싸움을 하였나이다. 양쪽이 다 국친(國親)이라 이러쿵저러쿵 싸운다 해도 붙잡아다 단속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치대로 간(諫)하지도 못해서 몹시 근심하고 있었나이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옛날 태자로 있을 때에 대신 제위라(提韋羅)와는 서로 분을 터뜨리고 있던 사이라 정실을 분간하지 않고 죽이고만 싶었다. 그런데 태후(太后)께서 술을 주어 함께 마신 뒤에 뜻이 화합했었다.≻
그리고 나서 곧 충신에게 명하여 좋은 술과 여러 맛있는 음식을 마련하게 한 뒤 나라 안의 호족과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영을 내려 모두 모이게 하고 ≺나라 안의 큰 일을 논하고 싶어서다≻고 하였나이다.
여러 신하들은 다투어 모였고, 양쪽에서도 권속 5백 명씩이 부름에 응하여 모였나이다. 왕의 대전(大殿) 위에는 큰 풍악을 장엄해 놓았고, 저는 충신에게 명하여 세 되들이 유리(琉璃) 주발을 마련하게 한 뒤에 그 보석으로 된 유리 주발 안에다 좋은 술을 가득히 채워 놓고 제가 먼저 대중 앞에서 한 주발을 들이키며 말했습니다.
≺이제 국사를 논할 뿐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 이제 각자 앞에 이 한 주발 감로(甘露)의 좋은 약을 마련해 놓았으니 이를 마신 뒤에 국사를 논합시다.≻ 그러자 모두가 ≺그렇게 하십시다≻고 하여서 크게 풍악을 잡혔나이다. 여러 사람들은 술을 얻은 데다가 음악까지 들었으므로 마음속이 기뻐지면서 원한의 마음을 잊어버렸나이다. 술로 인하여 다툼을 쉬고 태평함을 얻었으니, 이 어찌 술의 공이 아니겠나이까?
가만히 보건대, 세간의 가난한 이나 소인(小人)이나 종이나 오랑캐의 사람도 명절날 술집에 모여 술을 마시면, 마음이 기뻐지기 때문에 남이 가르치지 않아도 저마다 일어나 춤을 추게 되지만, 술을 얻지 못할 때에는 도무지 이런 일이 없나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술로 인하여 기쁨에 이르고, 마음이 기쁠 때에는 나쁜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나쁜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면 곧 그것이 착한 마음이므로 착한 마음의 인연은 의당 좋은 과보를 받아야 할 줄 아옵니다. 원숭이도 술을 만나면 오히려 일어나 춤을 추거늘 하물며 세간 사람이겠나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듯이 선을 베풀면 선의 과보를 받고 악을 베풀면 악의 과보를 받을 것이오니, 말리 부인은 모두가 전생에 좋은 것을 남에게 베풀었기 때문에 지금 좋은 과보를 얻었을 겁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5계를 지니고 달마다 6재를 행하게 하오리까? 6재의 날에는 향과 꽃을 달거나 옷을 좋게 장엄하지도 못하고 노래하거나 풍악도 잡히지 못하며, 또 부부간에 가까이서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자태도 허락하지 않으시면서 끝내 베푼 바가 무엇이기에 한갖 그 공을 말하오리까? 어찌 괴로운 일이 아니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의 힐난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말리 부인이 나이 젊었을 때, 만일 내가 계법을 받아 지혜를 닦게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오늘날의 덕으로 스스로를 제도하고 또 왕의 몸을 제도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러한 공을 다시 그 누구에게 돌리겠습니까?’”


自述
둘째 번의 실교(實敎)에서 말하면, 경하거나 중하거나 범하지 않아야 참으로 계를 지닌다고 한다. 그러므로 큰 성인께서는 때를 알고 근기를 헤아리면서 통(通)하게 하기도 하고 막기도 하신다. 통하게 한다는 것은 금한 것을 열어 주는 것이니, 그 때를 따라서 손해와 이익됨을 헤아리게 한다. 마치 파사닉왕이 주방장을 죽이려 하는 일이나 태자가 그 부인을 살해하려고 한 것과 같다. 이것은 술로 인하여 분함을 잊게 함으로서 신명을 온전하게 하여 더 큰 죄를 면하게 한 것이니, 가벼운 죄로써 중한 죄를 벗어나게 하였으므로 재앙을 받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술을 마시는 허물에서 오는 과보의 죄가 없는 것은 아니므로 앞에서 열어 주었던 일들을 보고 덩달아 모두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저마다 모름지기 그 가르치신 뜻을 헤아려야 한다.
또 자기 몸의 행과 덕의 우열(優劣)을 살펴보아야 성인 안에 들 수 있나니, 파사닉왕과 말리 부인이 금계를 연 일은 이미 동일하지 않다. 이는 곧 경전에 의거하여야 하고 털끝만큼도 범하지 말아야 가장 수승한 것이 된다. 그러므로『사분율(四分律)』에서 이르되 “그가 나의 제자라면 풀 끝에 맺힌 방울만큼의 술도 입에 넣지 않아야 하겠거늘, 하물며 많이 마시겠느냐”고 한 것이니, 그러므로 한 번 삼킬 때마다 바일제(波逸提)가 성립된다.
또 『성론(成論)』에서 말하였다.
“【문】 술을 마시는 것이 실로 죄가 되는가?
【답】 그렇지 않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술을 마셔도 중생을 괴롭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죄의 원인이 된다. 만일 사람이 술을 마시면 착하지 않은 문을 열게 되어 선정과 모든 착한 법을 막아 버리나니, 마치 여러 과일 나무를 심으려면 반드시 담장으로 막아야 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알라. 술의 허물은 마치 과일나무에 동산[園]이 없는 것과 같다.”
또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어떤 사람이 술을 즐겨 마시면 이 사람은 현세(現世)에서는 재물을 잃기가 쉽고 몸과 마음에 병이 많으며 항상 싸움하기 좋아하고 나쁜 이름이 멀리 퍼지며 지혜를 잃게 되고 마음에 부끄러워함이 없으며 악한 육체와 힘을 얻고 항상 모두에게 책망을 당하며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지 않고 선행을 닦지 못할 것이니, 이것을 술을 마심으로써 현세에 받는 나쁜 과보라 한다. 그리고 이 몸을 버린 뒤에는 지옥에 있으면서 배고프고 목마르는 등, 한량없는 고뇌를 받게 되나니, 이것을 후세에 받을 나쁜 업의 과보라 한다. 설령 사람 몸을 받는다 해도 마음이 항상 산란하므로 생각을 붙잡아서 착한 법을 사유할 수가 없다. 이 하나의 나쁜 인연의 힘 때문에 온갖 바깥 물건과 살림이 모두 다 망가지게 된다.”
또 『장아함경(長阿含經)』에서 말하였다.
“술을 마시는 이에게 여섯 가지 과실이 있다. 첫째는 재물을 잃고, 둘째는 병이 생기며, 셋째는 싸움을 하고, 넷째는 나쁜 이름이 널리 퍼지며, 다섯째는 성을 갑자기 내고, 여섯째는 지혜가 날로 줄어든다.”
또 『지도론(智度論)』에서는 “술을 마시면 35가지 과실이 있다”고 했는데, 앞의 「수계편(受戒篇)」에서의 설명과 같다.
또 『사미니계경(沙彌尼戒經)』에서 말하였다.
“술을 마시지도 말고 술을 즐기지도 말며 술을 맛보지도 말라. 술에는 36가지 과실이 있어서 도를 잃고 집을 파멸하며 몸을 위태롭게 하고 생명을 잃게 하는 것은, 모두가 술 때문이다. 동쪽으로 끌리고 서쪽으로 끌리며 남쪽을 잡고 북쪽에 기댄다. 경을 독송할 수도 없고 3존(尊)을 공경하지 않으며, 스승과 벗을 가벼이 여기고 부모에게 불효한다. 마음이 닫히고 뜻이 막혀서 세상마다 어리석은 이가 되고, 큰 도를 만나지 못하며 그 마음이 무식해지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5음(陰)과 5욕(欲)과 5개(蓋)를 여의어서 다섯 가지 신통[五神通]을 얻고 다섯 갈래[五道]에서 제도되고자 하면 짐짓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또 『살차니건자경(薩遮尼乾子經)』의 게송에서 말하였다.

술 마시면 대개가 방일(放逸)하게 되고
현세에선 항상 어리석어져서
온갖 일들을 잊어버리게 되고
늘 지혜 있는 이의 꾸지람을 받는다.

내세에선 늘 어둡고 무디어
모든 공덕을 많이 잃나니,
그러므로 슬기로운 사람은
술 마시는 허물을 여의느니라.

또 『십주바사론(十住婆沙論)』에서 말하였다.
“【문】 만일 어떤 사람이 술을 보시하면 죄가 되는가, 안 되는가?
【답】 보시한 이는 복을 얻지만 받은 이는 마시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논(論)에서는 ‘이 보살이 때로 온갖 것을 보시하길 좋아하므로 밥을 구하면 밥을 주고 마실 것을 구하면 마실 것을 준다. 만일 술을 보시하면 그는 응당 생각하기를 ≺지금 이 사람은 구하는 대로 보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뒤에는 방편을 써서 술은 주지 않게 해야겠다≻라고 해야 한다. 생각하는[念] 지혜를 얻으면 방일하지 않게 하나니, 왜냐 하면 단바라밀(檀波羅密)의 법은 모두 사람들의 원을 채워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에 있는 보살이 술을 보시한다 해도 죄는 없다.’”
또 『범망경(梵網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자기 손으로 남에게 술 그릇을 건네주어 술을 마시게 하면 5백 세상 동안 손이 없게 되거늘 하물며 자기 자신이 마시겠느냐? 온갖 사람에게 술을 마시게 하거나 온갖 중생에게 술을 마시게 하지도 않아야 하거늘, 하물며 자기 자신이 술을 마시겠느냐?”
또 『우바새오계상경(優婆塞五戒相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지제국(支提國) 발다라바제읍(跋陀羅婆提邑)에 계실 때였다. 이 곳에는 암라바제타(菴羅婆提陀)라는 나쁜 용이 있었다. 몹시 흉하고 사나워서 사람을 해쳤으므로 그곳에 가는 이도 없었고, 코끼리와 말도 가까이 할 수 없었으며, 모든 새들까지도 그 위를 통과할 수 없었다. 게다가 가을 곡식이 익을 때에는 모두 다 망가뜨렸다.
당시 장로 사가타(莎伽陀) 아라한 비구가 지제국을 유행(遊行)하다가 점점 발다라바제읍에 이르렀다. 그는 밤을 지나고 나서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로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그 때 이 읍에는 몹시 사나운 나쁜 용이 있어서 사람과 짐승을 해치고 가을 곡식까지 결딴낸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걸식을 마치고 아라바제타용이 있는 곳까지 가서 뭇 새들이 사는 나무 아래에 방석을 깔고 앉았다.
그 용은 옷 냄새를 맡고 이내 성을 내면서 몸으로부터 연기를 뿜었다. 장로 사가타도 곧 삼매(三昧)에 들어 신통력으로 역시 몸에서 연기를 뿜었다. 그러자 용은 갑절 더 성을 내면서 몸 위에다 불을 뿜어댔으므로 사가타도 화광삼매(火光三昧)에 들어가 용의 몸에 역시 불을 뿜어 댔다. 용은 다시 벼락을 쳤는데, 사가타는 그것을 변화시켜서 갖가지 환희환(幻戱丸)을 만들어 버렸다. 용은 다시 화살과 칼과 창을 퍼부었으며 사가타는 곧 그것을 변화시켜서 우발라꽃과 파두마꽃 등을 만들어버렸다. 용은 다시 독사, 지네, 살모사, 그리마를 퍼부었으며 사가타는 곧 그것을 변화시켜 우발라꽃의 영락과 첨복화(瞻蔔華)의 영락 등을 만들어 버렸다.
용은 그가 지닌 모든 힘을 다하여 사가타와 겨루어 보았으나, 모두 이기지 못하자 곧 위력과 광명을 잃어버렸다. 사가타는 용의 세력이 다해서 더 이상 활동할 수 없음을 알자 곧 조그마한 몸으로 변해서 용의 두 귀로부터 들어가 두 눈으로 나왔다가 다시 코로 들어가서 입 속으로 나온 뒤에 용의 머리 위로 올라가서 왔다갔다 거닐면서도 용의 몸은 다치지 않았다.
용은 이런 일을 보고 나자 크게 놀랍고 두려워서 털이 곤두섰으므로 합장하고 사가타를 향하여 말하였다.
‘나는 당신에게 귀의하겠습니다.’
사가타가 대답하였다.
‘너는 나에게 귀의하지 말고 나의 스승 부처님께 귀의하여야 한다.’
용이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부터 3보께 귀의하겠습니다. 나는 이 몸이 다하도록 부처님의 우바새가 되겠습니다.’
용은 삼귀의[三自歸]를 받고 부처님의 제자가 된 뒤에는 다시는 먼저와 같이 흉악한 일을 하지 않았으므로 모든 사람과 새와 짐승들이 자기 있을 곳을 찾게 되었고 가을 곡식도 상하지 않게 되었다. 이 소식이 모든 나라에 널리 퍼지자, 모두가 장로 사가타가 나쁜 용을 항복 받아서 착하게 만들었음을 알았다. 이로 인하여 사가타의 명성이 널리 퍼졌으므로 모든 사람들은 음식을 만들어 전하기도 하면서 다투어 그를 청하였다.
이 중에는 가난한 여인이 있었는데 믿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사가타를 청하여 소유(酥乳)로 쑨 죽을 대접하였다. 그리고는 생각하기를 ‘이 사문께서 소유로 쑨 죽을 잡수셨으니, 혹시 냉(冷)이 생길지도 모르겠구나’ 하고는 곧 물빛과 같은 술을 가져다 사문에게 주었다. 사가타는 보지도 않고 마셨다. 그리고는 그녀를 위하여 설법하고 절을 향하여 떠나왔다. 그 때 술기가 돌아서 절문 근처까지 와서 모르는 결에 땅에 넘어졌다. 승가리(僧伽梨)와 물 거르는 주머니와 발우와 지팡이가 저마다 흩어졌고 몸도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술에 취하여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함께 그 곳을 지나가시다가 이 비구를 보고 아시면서도 짐짓 물으셨다.
‘아난아, 이 사람이 누구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분은 장로 사가타이옵니다.’
부처님께서 곧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곳에 나를 위하여 자리를 깔아라. 그리고 물을 마련해 오고 비구들을 집합시켜라.’
아난은 분부를 받고 자리를 깔고 물을 마련하고서 비구들을 집합시킨 뒤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다 모였사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때가 온 것을 아시고 곧 발을 씻고 앉으신 뒤에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일찍이 보고 들은 적이 있느냐? 암바라제타라는 용이 몹시 흉악하고 해를 끼쳤으므로 어떤 사람도 그 곳에 간 이가 없었고, 새와 짐승까지도 그 위를 갈 수가 없었으며, 가을 곡식이 익을 때에는 모두 다 망쳐버렸다. 그런데 사가타가 그 용을 조복하여 착하게 만들었으므로 새와 짐승도 샘에 갈 수 있게 되었다.’
그 때 그런 일을 보고 들은 비구가 있다가 말하였다.
‘들었사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선남자 사가타가 지금 두꺼비를 조복할 수 있겠느냐?’
‘조복할 수 없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성인조차도 술을 마시면 오히려 이러한 허물이 있거늘 하물며 범부이겠느냐? 이와 같은 허물은 모두가 음주 때문이니, 지금부터는 ≺내가 부처님의 제자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말 것이다. 나아가 작은 풀 끝에 맺힌 한 방울만큼도 마시지 말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술에 대한 과실을 책망하신 뒤에 계율에 의거해서 이 비구로 인하여 술 마시지 않는 계[不飮酒戒]를 제정하셨다.
【문】 천상에도 술이 있는가?
【답】 누룩과 쌀로 만들어진 술은 없다. 다만 업의 조화로 만들어진 술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정법념경(正法念經)』에서 말하였다.
“저 야마천(夜摩天)의 남자들이 천녀(天女)들과 함께 못에 들어가 재미있게 놀면서 하늘술[天酒]을 마시기는 하나, 술에 취하여 짓는 허물도 없고 쾌락의 공덕을 나타내면서 맛[味]과 촉감[觸]과 빛깔[色]과 향기[香]가 모두 다 구족하다. 그 하늘들 중에는 구슬 그릇으로 술을 마시는 이도 있고 소타(蘇陀)의 음식도 수용하는데, 그 빛깔과 촉감과 향기와 맛이 모두 다 구족하다. 그들은 생각하기를 ‘이 물이 술이 되어서 우리로 하여금 마실 수 있게 하라’고 하면, 곧 생각하는 대로 하늘술이 되지만 술에 취하여 짓는 허물은 없다. 하늘들이 그것을 마시면 더욱 수승한 쾌락이 자라며 선업의 힘 때문에 마음에 기쁨이 생긴다. 그리고 그 모든 하늘들은 자기 업의 힘 때문에 이와 같은 쾌락을 누리는데, 상락(常樂)이라는 새가 있다가 그 하늘들이 환희하(歡喜河)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그들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한다.

방일하는 바다에 빠져 들어가
모든 경계를 탐착하고 있는데
이 술이란 마음을 헷갈리게 하거늘
무엇 때문에 또 술을 마실까.

경계의 불에 타게 되면서
짓고 짓지 않음을 모르고 있으니
동산 숲에서는 탐심이 날 터인데
무엇 때문에 또 술을 마실까?

저 상락새는 하늘들이 강물에서 술을 즐겨 마시는 것을 보고 그들을 조복하기 위하여 이렇게 게송으로 말한 것이다고 했다.”
또 『정법념경(正法念經)』에서 염라왕이 자주 죄인들을 책망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술은 사람 마음 산란하게 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양(羊)과 같이 되게 하며
지음과 짓지 않음 모르게 하나니
그러므로 술을 멀리 해야 한다.

사람이 술에 취하면
마치 죽은 사람과 다름이 없나니
만일 늘 죽지 않으려면
그 사람은 술을 버려야 한다.

술에는 모든 허물이 있고
매양 이롭지 못하며
온갖 나쁜 길[惡道]에 오르는 계단이며
캄캄한 곳이 그가 있을 곳이다.

술을 마시면 지옥에 가고
또한 아귀의 처소에 가며
축생의 업을 행하게 되나니
이는 술의 허물에 속은 것이다.

술은 독(毒) 중에서도 독이요
지옥 중에서도 지옥이며
병(病) 중에서도 큰 병이니
이는 지혜로운 이가 말한 바이니라.

만일 사람이 술을 마시면
기쁘게 될 인연이 없고
인연이 없는데도 성을 내고
인연이 없는데도 악을 짓는다.

부처님에 대한 어리석음은
세간과 출세간의 일[出世事]을 파괴하며
해탈을 태움은 불과 같나니
이른바 술이라는 이 한 법 때문이다.

만일 사람이 술을 버리고
법의 계율을 바르게 행하면
그는 으뜸가는 곳에 이르러서
죽음이 없고 나는 곳도 없다.

【문】 병이 없는데 마시면 죄가 되겠지만 병이 있어서 먹는 것은 어떠한가?
【답】『사분율(四分律)』에 의하면 “병이 들어서 다른 약으로 치료해도 낫지 않고 그 술만이 약이 된다면 먹어도 범한 것이 아니다”고 하였다.
【문】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가?
【답】 『문수사리문경(文殊師利問經)』에서는 “약을 짓는 의사의 말을 빌리면 약을 많이 섞을 때에는 술을 적게 하고 약을 많이 하면 된다”고 하였다. 또 『사리불문경(舍利弗問經)』에서 이르되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어떠하옵니까? 세존이시여. 차계(遮戒)의 법으로 말하면 꽃다지 씨만큼의 술도 마시지 말 것이오니, 그렇게 하면 파계라 하리이다’ 하였다.”
그러나 방일을 허락하는 문[開放逸門]에서 보면 어떠한가?
“가란타(迦蘭陀)의 죽원정사(竹園精舍)에 한 비구가 있었다. 병이 들어서 여러 해를 보냈는데 위독하여 죽게 되었다. 그 때 우파리(優波離)가 물었다.
‘당신에게는 무슨 약이 필요합니까? 나는 당신을 위하여 천상이나 인간이나 시방까지 가서라도 써야 할 약이면 모두 구해다 드리겠소.’
비구가 대답하였다.
‘나에게 필요한 약은 비니(毘尼)에 위반됩니다. 그 때문에 나는 구하지 않습니다.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차라리 신명을 버릴지언정 계율을 범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당신의 약이 무엇이란 말이오?’
‘술 다섯 말이 필요합니다.’
‘만일 병을 위해서라면 여래께서도 허락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그를 위하여 술을 얻어 왔는데, 그 술을 먹은 뒤에 병이 나았다. 그러나 나은 뒤에는 부끄러워하면서 오히려 계율을 범했다고 여기고는 부처님께 가서 은근하게 허물을 참회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설법하였으며, 설법을 들은 뒤에 그는 기뻐하면서 아라한의 도를 증득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술에는 많은 허물과 방일을 허락하는 문도 있다. 꽃다지의 씨만큼 마셔도 범죄는 벌써 쌓이지만 만일 병고를 없애기 위해서라면 미리 끊을 바는 아니다.’”


自述
앞의 글에 보이지 않는 것은 다 마셔도 되나 반드시 실제로 병이 중하여 죽게 될 병이어야 하되 그 먼저 다른 약을 써서 치료하였으나 낫지 않았고 반드시 술이 들어가야 나을 수 있는 일일 때만 앞의 방편에 의거하여 허락되는 것이다. 자주 보는 일이거니와, 무식한 사람은 몸과 힘이 강하고 왕성하여 날마다 쏘다니면서 뭇 위의에 의거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조금이라도 아픈 데가 있으면 곧 탐심이 자라나서 도업을 수호하지 않고 망령되이 경률(經律)을 인용하면서 말하기를 “부처님께서는 갖가지 탕약과 훌륭한 의복을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보시하는 것을 허락하셨다”라고 하고는 공적(公的)인 것을 개인적인 일에 빗대어 스님들과 속인들을 속인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사람은 계 지키기를 마치 목숨처럼 여기면서 감히 범하지 않을 것이다.
『살차니건자경(薩遮尼乾子經)』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술은 방일하는 근본이 되므로
마시지 않으면 악도(惡道)를 닫는다.
차라리 백천 개의 몸을 버릴지언정
법의 가르침을 범하지 않겠으며
차라리 몸이 바짝 마르게 할지언정
끝내 이 술을 마시지 않으리라.

가령 계율을 헐고 범해서
수명을 백 년까지 채운다 해도
금지된 계율을 수호하다가
즉시 몸이 마멸되는 것이 더 낫다.

틀림없이 이 병을 낫게 할 수 있다 해도
나는 오히려 마시지 않겠거늘
하물며 꼭 낫고 낫지 않음을
확실히 알지 못하고 있음이랴.

이렇게 마음을 결정하면
마음에는 큰 기쁨이 생기면서
곧 진실한 이치를 보게 되어
아팠던 병이 이내 스러지리라.”

그러므로 알라. 중생의 온갖 병이란 모두가 탐냄ㆍ성냄ㆍ아만(我慢)이 원인이 된다. 원인으로부터 결과가 있으므로 이런 고통의 보(報)를 얻는 것이지, 약이 되는 술을 먹지 못해서 병이 낫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열반경(涅槃經)』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온갖 중생에게는 네 가지 독화살이 있어서 곧 병의 원인이 된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탐욕이요, 둘째는 성냄이며, 셋째는 어리석음이요, 넷째는 교만(憍慢)이다. 만일 병의 원인이 있으면 병이 생기는 것이니, 이른바 애욕과 열과 폐의 병이거나 상기(上氣)가 있거나, 구역질이 나거나, 살갗이 훗훗하면서 마음이 답답하거나 설사를 하거나 딸꾹질을 하거나 오줌방울이 뚝뚝 떨어지거나 눈이나 귀가 쑤시고 아프거나 배와 등이 띵띵 붓거나 미친 병과 소갈증이 있거나 귀신과 도깨비에 홀리는 등, 이와 같은 갖가지 몸과 마음의 병이 곧 그것이다. 만일 병의 근본을 알아 악을 끊고 선을 닦으면 3세(世)의 괴로움의 과보가 영원히 제거되어 받지 않겠거니와 만일 이치를 관찰하지 않으면 비록 천하의 약술을 써서 치료한다 하더라도 그 병이 갈수록 더할 것이요, 낫기 어려우리라.”
또 『비니모경(毘尼母經)』에서 존자 미사색(彌沙塞)은 말하였다.
“사제(莎提) 비구가 젊었을 때 술에 의지하여 신명을 이어가고 있다가 뒤에 출가하고 나서는 술을 먹지 못했으므로 4대(大)가 고르지 못하였다. 그것을 보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병이 든 이는 항아리 위에서 냄새를 맡는 것만은 허락한다. 만일 병이 나으면 더 맡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도 낫지 않으면 술로 몸을 씻는 것을 허락한다. 또 그렇게 해도 낫지 않으면 술을 밀가루에 섞어서 떡을 만들어 먹는 것을 허락한다. 그렇게 해도 역시 낫지 않으면 술 속에 담그는 것을 허락한다.’”
또 『신바사론(新婆沙論)』에서 말하였다.
“계경(契經)에서와 같다. 존자 사리자(舍利子)가 교살라국(憍薩羅國)의 한 숲 속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에 살아가기 위하여 출가한 외도가 역시 그 숲에 머무르고 있었다. 인근에 사는 귀한 이가 숲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여러 마을과 읍(邑) 가운데서 때마침 4월의 절일(節日)에 베푸는 연회를 널리 베풀고 있었다. 그 때 그 외도는 여러 마을과 읍을 돌아다니면서 돼지고기를 배불리 먹고 술도 마음껏 마신 뒤에 남은 것을 몰래 가지고 숲속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리자가 한 나무 아래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술에 흐려 있던 터라 경멸하는 마음을 일으켰다.
‘나 이제 그와 함께 비록 출가했을지 모르지만, 나 혼자 부자요 쾌락을 누리는데 그만이 가난하고 고통을 받는구나’ 그리고는 곧 존자에게로 가서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 이미 술과 고기를 배불리 먹었고
또 남은 것을 몰래 가져왔소이다.
땅 위의 풀과 나무와 산이
모두가 금무더기처럼 보입니다.

사리자는 게송을 듣고 나서 생각하였다.
‘죽은 외도가 도무지 부끄러워함도 없이 무례하게 이런 가타(伽陀)를 말하고 있구나. 나 이제 그가 말한 게송에 응대해 주리라.’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늘 모양 없음[無相]을 배불리 먹고
항상 공의 선정[空定]에 머무른다.
땅 위의 풀과 나무와 산은
모두가 침 뱉는 곳처럼 보이는구나.

지금 이 게송 안에서 존자 사리자는 사자의 외침으로 3해탈문(解脫門)을 말한 것이니, 첫째 구절에서는 무상(無相)의 해탈문을 설명하였고, 둘째 구절에서는 공(空)의 해탈문을 설명하였으며, 마지막의 두 구절에서는 무원(無願)의 해탈문을 설명하였다.”

(3) 식육부(食肉部)

自述
이 하나의 가르침에도 역시 권교(權敎)와 실교(實敎)가 있다. 권교는 비니(毘尼)의 율에 의거한다. 세존께서는 처음 도를 이루시고 거칠고 악한 범부를 제도하기 위하여 아직 세밀한 것은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선 점교(漸敎) 가운데서 죽이는 것을 보지 않고, 죽이는 소리를 듣지 않으며, 자기를 위하여 죽인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되지 않는, 즉 새가 먹다 남긴 것이거나 저절로 죽은 것 등의 세 가지 청정한 고기[三種淨肉]를 말씀하시면서 그것은 먹어도 된다고 허락하셨다. 거친 것[麤]을 먼저 하고 세밀한 것[細]을 뒤로 함으로서 점차로 허물을 여의게 한 것이니, 이는 별시(別時)의 뜻[意]이요 불요의(不了義)의 말씀이다. 또 실교(實敎)에 의거하면 처음 도를 증득해서부터 열반하는 밤에 이르기까지 시종 허락하지 않으셨다.
또 『열반경(涅槃經)』에서 말씀하셨다.
“온갖 중생이 그의 고기 냄새를 맡으면 모두 다 두려워하면서 자기도 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물과 육지와 공중으로 다니는 목숨 있는 무리는 모두 그를 버리고 도망치게 된다. 그러면서 다 함께 말하기를 ‘이 사람은 우리들의 원수다’ 하나니, 그러므로 보살은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한다.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고기 먹는 것을 비록 나타낸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먹지 않는 것이니, 다만 모든 중생이 집착하여 보는 것이 있을 뿐이다. 여래가 방편으로 한 말씀과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편벽되게 비니의 가르침을 국집하면서 말하기를 ‘부처님께서는 세 가지의 청정한 고기를 먹으라고 허락하셨다’고 하고, 또한 나를 비방하며 말하기를 ‘여래께서도 스스로 잡수셨다’고 하나니, 그런 어리석은 사람은 큰 죄장(罪障)을 이루어서 오랜 세월 동안 이익 없는 곳에 떨어지게 된다. 또한 현재와 미래에는 성현의 제자조차 만날 수 없거늘, 하물며 장차 모든 부처님 여래를 뵈올 수 있겠느냐?
대혜(大慧)야, 모든 성문(聲聞)들은 항상 쌀과 밀가루와 기름과 꿀 등을 먹으면서 청정한 생활을 해야 한다. 법이 아니게 저축하고 법이 아니게 받아가지는 것도 나는 부정(不淨)하게 여겨서 그것조차 오히려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거늘, 하물며 살과 피의 부정한 것을 먹으라고 하겠느냐. 고기를 먹으면 선을 파괴하고 도를 장애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삿된 생활을 하게 되어서 아첨과 굽은 마음으로 스스로 살기만을 구하게 되므로 역시 도를 장애하게 된다.”
또 『문수사리문경(文殊師利問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자기를 위하여 죽였으면 먹지 말 것이다. 만일 고기가 마치 나무조각 같거나 이미 저절로 썩어서 문드러진 것을, 먹고 싶으면 먹을 수 있다. 만일 고기를 먹고자 하면 의당 이 주문을 외워야 한다.

다지타 아나마아나마 아시파라아시파다 나사나사
多▼(口+絰)咃此言如是阿捺摩阿捺摩此言無我無我阿視婆多阿視婆多此言無壽命無壽命那舍那舍此言
타하타하 파부파부 사가율다미 사바하
失失陀呵陀呵此言燒燒婆弗婆弗此言破破僧柯慄多弭此言有爲莎 呵此言除殺去

이 주문을 세 번 외우고 나서야 비로소 고기를 먹을 수 있다. 밥도 먹지 않아야 한다. 왜냐 하면 만일 사유함[思惟]이 없으면 밥도 먹지 않아야 하겠거늘 고기를 먹어서야 되겠느냐?’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은 자비의 힘이 없어서 살해하려는 뜻을 품으니 이런 인연 때문에 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만일 살해하려는 마음을 품지 않고 큰 자비심으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라면 죄가 없다.’”
【문】 술은 정신을 화평하게 하는 약이요, 고기는 굶주림을 채우게 하는 음식이다. 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의미가 같거늘 어찌하여 유독 지금 비루하게 보면서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인가? 만일 불교의 청정한 금제를 상(喪) 중의 예제(禮制)처럼 하게 한다면, 그것은 마치 엄한 군주(君主)에 대하여 시속이 밥[俗食]을 내리도록 명하도록 한 것과 같다. 어찌 스님들에 관련된 허물이라 하여 막으면서 먹지 못하게 하는가?
【답】 재물을 탐하고 여색을 좋아하는 것을 지조 굳은 장부는 비루하게 보는 바요, 좋은 음식과 맛난 것만 즐기는 것을 청렴한 선비는 나쁘게 보는 바다. 애정을 끊고 도를 쫓는 것은 옛 성현들이 찬탄하던 바요, 욕심을 누르고 덕을 숭상하는 것을 옛날의 철인(哲人)들이 다같이 감탄했다. 하물며 고기는 생명을 죽여야 되고 술은 정신을 어지럽게 하므로 먹지 않는 것이 도리이거늘 어찌 그것이 잘못이라 하겠는가? 비록 위에서 억압한다 하더라도 끝내 엄히 끊어야 하고 비록 임금의 명을 어긴다 하더라도 도리어 불심(佛心)을 따를 것이다.’
【문】 고기는 생명을 죽여야 하므로 끊으라 하는 것은 우선 그렇다 쳐도 술은 생명을 죽이지도 않거늘 어째서 단번에 금제하는 것인가? 만일 손해가 없는데도 죄를 헤아리고 허물이 없는 데도 잘못이라 한다면, 음료를 마시고 밥을 먹는 것도 역시 죄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늘 어째서 술만을 치우치게 끊으라는 것인가?
【답】 계율을 맺는 것은 사건에 따르고 죄를 얻는 것은 마음에 근거한다. 고기 자체가 살해된 것이므로 고기를 먹으면 죄가 되지만 술의 성질은 손상은 아니나 지나치면 정신을 피곤하게 함으로서 다른 곳에서 허물을 내게 한다. 그 허물이 생기는 것은 술 때문이므로 술을 끊으면 곧 없어지니 이 때문에 못 먹게 하는 것이요 술 자체를 죄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과는 같지 않다.
【문】 죄에는 차죄(遮罪)와 성죄(性罪)가 있다. 술 자체가 죄를 낳는다면, 술에 잘 견뎌내는 사람은 마셔도 취하지 않고 또 정신을 피곤하게 하지도 않을 뿐더러 죄가 생기지도 않으므로 이런 사람이 술을 마시면 응당 죄가 되지 않아야 한다. 이렇다면 술을 마셔도 과실이 없고 허물도 초래하지 않거늘, 무슨 관계로 술을 끊음으로써 계율의 선함을 이룬다는 것인가? 말하자면 마셔도 술을 견뎌내면 계율을 지닌다[持戒]고 해야 하고 조금만 마셔도 취하는 이는 큰 죄인이라고 해야 하리라.
【답】 계율을 제정하여 잘못을 막게 하는 근본은 선(善)을 내게 하기 위한 것이므로 계는 바로 선을 내는 것이다. 몸과 입으로 어김이 없고 심정(心情)으로도 그쳐서 차죄와 성죄 둘이 다 끊어져야 계율의 선함이라 하게 된다. 지금 술을 잘 견뎌내는 사람은 정신이 산란하지 않고 아직 다른 계를 깨뜨리지 않았으므로 실지로나 이치로 보아서는 죄가 아니다. 그러나 마구 마심으로써 죄는 생기는 것이니, 마심으로 인하여 밖으로는 차죄의 가르침을 어겼고 마음 속으로서는 범죄가 생겼으므로 오히려 죄가 있다고 하며, 술을 마시지 말라는 계를 어겼으므로 계율을 지닌 것이 아니다.”
첫째로 실교에 의거하여도 손해는 있다. 경에 의거하면 고기를 먹는 사람에게는 열 가지 과실이 있다.
그 첫 번째로 온갖 중생은 무시 이래로 지금까지 모두가 자기의 6친(親)이었으므로 고기를 먹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는 것을 밝힌다.
그러므로 『입능가경(入楞伽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중생이 5도(道)에 윤회하는 것을 관찰하건대, 똑같이 나고 죽고 하면서 서로가 함께 나서 기르고 번갈아 부모 형제 자매와 내외종(內外從)의 남자와 여자와 6친의 권속이 되며, 혹은 다른 갈래인 선도(善道)와 악도(惡道)에 나면서 언제나 권속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인연을 내가 관하건대 중생들은 서로 고기를 먹으나 그들은 6친이 아닌 이가 없다. 고기를 먹는 맛으로 인해 서로서로 잡아먹으며 항상 해치는 마음을 내어서 괴로운 업을 더욱 자라게 하므로 생사에 유전(流轉)하면서 벗어날 수 없다.’
부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실 때에 악한 나찰(羅刹)들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가 악한 마음을 버리고 고기 먹는 것을 그치면서 서로가 보리의 마음[菩提心]을 내도록 권하였다. 그리하여 중생의 목숨을 보호하고 지나치게 스스로의 몸을 보호하면서 온갖 고기를 먹지 않고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면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6도(道)를 자세히 관찰해 보니 저희들이 먹었던 고기는 모두가 저희들의 6친(親)이었습니다. 저는 비로소 고기를 먹는 중생은 바로 저희들의 큰 원수요, 큰 자비의 종자를 끊고 착하지 않은 업을 자라게 함으로서 큰 고통을 받는 근본임을 알았나이다. 저희들은 오늘부터 결단코 고기를 먹지 않겠사오며, 그리고 저희 권속들까지도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나이다. 여래의 제자로서 고기를 먹지 않는 이를 저희들은 밤낮으로 가까이 옹호하겠사오며, 고기를 먹는 이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그에게 크게 이익되지 않는 일을 짓겠나이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혜(大慧)야, 항상 고기를 먹는 나쁜 귀신인 나찰조차도 나의 말한 바를 듣고 오히려 인자한 마음을 내어 고기를 버리고 먹지 않거늘 하물며 나의 제자로서 착한 법을 행하는 이에게 고기를 먹으라고 허락하겠느냐? 만일 고기를 먹는 이가 있다면 이는 곧 중생의 큰 원수요 나의 성스런 종자를 끊는 줄 알지니라.
대혜야, 만일 나의 제자로서 나의 말한 바를 듣고서도 자세히 관찰하지 않고 고기를 먹는 이는 바로 전다라(旃陀羅) 종자요, 나의 제자가 아니며 나도 그의 스승이 아닌 줄 알지니라.’”
두 번째, 고기 먹는 중생을 보는 이가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힌다.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고기 먹는 사람은 중생이 그 냄새를 맡고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도주하며 멀리 떠난다. 그러므로 보살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여실(如實)한 행을 닦으면서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비유하면 마치 전다라와 사냥꾼과 백정과 물고기와 새를 잡는 사람들이 어디를 가도 중생들은 멀리서 보고 생각하기를 ‘우리는 이제 영락없이 죽었다. 저기 오는 이는 아주 나쁜 사람이며, 죄와 복을 모른 채 중생의 목숨을 끊으면서 눈앞의 이익만을 구하고 있다. 지금 이 곳으로 오는 것은 우리들을 잡기 위한 것인데, 우리들은 모두 다 살이 있기 때문에 지금 그가 오고 있으니 우리들은 영락없이 죽었다’고 하는 것과 같으니라.
대혜야, 사람들이 고기를 먹기 때문에 중생으로 이를 본 중생들은 모두 이러한 놀랍고 두려운 마음을 내는 것이다. 대혜야, 온갖 허공과 땅에 있는 중생이 고기를 먹는 이를 보면 모두가 두려워하면서 이렇게 의심한다. ‘나는 이제 죽게 될까, 살게 될까? 나쁜 사람은 인자한 마음을 닦지 않으니 마치 승냥이와 이리가 세간을 돌아다니며 항상 먹을 고기를 찾는 것과 같고, 마치 소가 풀을 먹고 쇠똥구리가 똥을 쫓아가면서, 배부른 줄을 모르는 것과 같다. 우리의 몸은 고깃덩이라서 바로 그들의 먹이이다. 만나지 말아야겠다’ 그리고는 버리고 도망가면서 멀리 떠나버리는 것이 마치 사람이 나찰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으니라.”
세 번째, 고기를 먹는 사람은 다른 이의 신심(信心)을 무너뜨리므로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힌다.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만일 고기를 먹으면 중생은 곧 온갖 신심을 잃고 ‘세간에는 믿을 만한 이가 없구나’ 하면서 신근(信根)을 끊게 되나니, 그러므로 대혜야, 보살은 중생의 신심을 보호하기 위하여 모든 고기란 고기는 먹지 말아야 한다. 왜냐 하면 세간의 어떤 사람은 고기 먹는 것을 보고 3보를 헐뜯으면서 이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불법 중의 어디에 진실한 사문과 바라문으로 범행(梵行)을 닦는 이가 있다는 말인가. 성인으로서 본래 먹어야 할 음식을 버리고 중생을 먹는 것이 마치 나찰과 같으니 말이다.’
이처럼 나의 법륜(法輪)을 끊고 성스런 종자를 없애는 것은 모두가 고기 먹는 이의 허물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혜야, 나의 제자라면 악인이 3보를 헐뜯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고기라는 생각까지도 일으키지 않아야 하겠거늘 하물며 먹을 수 있겠느냐?”
네 번째, 인자한 마음과 욕심이 적은 수행인은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힌다.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보살은 생사를 벗어나기 위하여 의당 생각을 오로지 하고서 자비스런 행으로 욕심을 적게 갖고 만족할 줄을 알며 세간의 괴로움을 싫어하고 속히 해탈을 구하여야 한다. 만일 시끄러운 곳을 버리고 조용한 데로 나아가서 시다림(尸陀林)이나 아란야 처소[阿蘭若處]나 무덤 사이나 나무 아래 혼자 앉아 사유(思惟)하면서 모든 세간을 관찰하면 하나도 즐길 만한 것이 없음을 알 것이다. 처자와 권속은 마치 칼과 쇠사슬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궁전과 누각은 마치 견고한 감옥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보이는 모든 값진 보물은 마치 똥무더기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보이는 모든 음식은 마치 피고름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받는 모든 음식은 마치 종기의 상처에 바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하여 활기를 간직하고 생각을 거룩한 도(道)에 매어두면 술과 고기와 파ㆍ부추ㆍ마늘ㆍ염교 등의 훈채(葷菜) 맛을 탐내지 않게 되어서 모두 다 버리고 먹지 않을 것이다. 만일 이렇게 한다면 참으로 수행하는 자이라서 온갖 인간과 하늘의 공양을 받을 만하다. 만일 세간에 싫증을 내지 않고 술과 고기와 훈채의 모든 맛을 탐착하면서 다 먹는다면, 세간의 신시(信施)를 받아서는 안 되느니라.”
다섯 번째, 고기를 먹는 사람은 모두 과거 세상에 일찍이 나쁜 나찰이 된 일이 있어서 그 습기 때문에 지금 고기를 탐내고 있으므로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힌다.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어느 중생이든 다 과거에 일찍이 한량없는 인연을 닦았는지라 조그마한 선근(善根)이 있어서 나의 법을 듣게 되었고, 믿는 마음으로 출가하여 나의 법 안에 있게 되었거니와, 과거 세상에서 일찍이 나찰의 권속이나 범ㆍ이리ㆍ사자ㆍ고양이 및 삵 안에 태어난 적이 있는 이는 비록 나의 법 안에 있다손 쳐도 고기를 먹었던 그 남은 습기 때문에 고기 먹는 이를 보면 기뻐하면서 가까이 하며, 모든 성읍과 마을과 절에 들어가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으면서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모든 천하가 다 마치 나찰이 죽은 시체를 다투면서 먹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보고 있는데도, 그는 이미 나의 대중을 상실하고 나찰의 권속이 되었음을 모르고 있다. 비록 가사를 입고 수염과 머리를 깎았다 하더라도 그 명(命)을 살펴보면 마음에 두려워하기를 마치 나찰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이 하느니라.
여기서는 고기를 먹는 이가 과거 세상에 나찰이나 사자ㆍ범ㆍ이리ㆍ고양이 및 삵 등으로 태어났던 적이 있었고 지금은 이렇게 이승에 와 있음을 밝히고 있으니, 그러므로 응당 끊어야 한다.”
여섯 번째, 고기를 먹는 사람은 세간의 주술(呪術)을 배우는 것도 오히려 성취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출세간(出世間)의 법을 어떻게 증득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는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힌다.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삿된 소견을 지닌 세간의 모든 주술사가 만일 고기를 먹으면 성취하지 못한다. 삿된 술법을 이루기 위해서도 오히려 고기를 먹지 않거늘, 하물며 나의 제자로서 여래의 위없는 거룩한 도를 구하여 세간을 벗어나고 해탈하기 위하여 큰 자비를 닦는 자이겠느냐? 부지런히 고행(苦行)을 하여도 오히려 얻지 못할까 두렵거늘 어디에 해탈이 있을 수 있겠느냐?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고기를 먹으면서 해탈의 과보를 얻으려 한다. 그러므로 대혜야, 나의 모든 제자는 세간을 벗어나는 해탈과 즐거움을 구하기 위하여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되느니라.”
일곱 번째, 중생 모두는 몸과 목숨을 자기와 다름이 없이 애착하니,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는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힌다.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고기를 먹으면 색(色)과 힘이 씩씩해지므로 사람들은 거개가 즐기면서 탐착한다. 그러나 온갖 세간의 몸과 생명이 있는 것은 저마다 자기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죽는 고통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자기 몸을 수호하고 애석히 여김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다름이 없다. 차라리 옴이 오른 야간(野干)의 몸으로라도 살아 있기를 원하지, 목숨을 버린 뒤에 모든 하늘의 쾌락을 받는 것조차도 싫어한다. 왜냐 하면 죽음의 고통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로써 관찰하건대, 죽는 것은 큰 괴로움이요 두려워할 만한 법이다. 자기 몸은 죽기를 두려워하면서 어떻게 다른 이의 고기를 먹는다는 말인가. 그러므로 대혜야, 고기를 먹고자 하는 이는 먼저 자기 자신의 몸을 생각하고 다음에는 중생을 자세히 살필 것이니,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되느니라.”
여덟 번째, 고기를 먹은 사람은 모든 하늘과 성현이 모두 다 멀리 떠나고 나쁜 귀신조차도 두려워하게 된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는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힌다.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대개 고기를 먹는 이를 모든 하늘들도 멀리 하거늘 하물며 성인이겠느냐? 그러므로 보살은 성인을 뵙기 위해서도 자비를 닦아야 하고, 고기를 먹는 사람은 잠을 잘 때도 괴롭고 깨어 있을 때도 괴롭다. 꿈 속에서 갖가지 나쁜 일들을 보자 놀랍고 두려워서 털이 곤두서고 마음이 항상 불안한 것은 인자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착한 힘이 모자라기 때문에 그가 고요한 곳에 혼자 있으면 대개 비인(非人)이 그의 틈을 엿보게 되며, 범ㆍ이리ㆍ사자 조차도 그에게로 와서 엿보고 있다가 그의 고기를 먹으려 하므로 마음은 늘 두렵고 안온할 수 없느니라.”
아홉 번째, 고기를 먹는 사람은 정육(淨肉)조차도 오히려 먹어서는 안 되거늘 하물며 부정육(不淨肉)이겠느냐?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는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힌다.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나는 범부가 청정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 청정한 음식을 먹을 적에도 오히려 아들의 고기와 같다는 생각을 내라고 하거늘 하물며 성인이 아닌 이의 음식을 먹으면서 성인으로서의 집착을 여읠 것을 허락하겠느냐? 고기는 한량없는 모든 과오를 내기 때문이다. 세간을 벗어나는 온갖 공덕을 설하는 내가 어찌 모든 제자들에게 살과 피가 있는 부정한 음식을 먹으라고 했겠는가? 내가 허락했다고 말한다면 그는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율(內律)에서 이르되 ‘산 목숨의 고기와 피를 먹으면 투란차(偸蘭遮)의 죄가 된다’고 했느니라.”
열 번째, 고기를 먹는 사람은 죽으면 도로 나쁜 나찰 등에 가서 나니, 이 때문에 수행하는 이는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힌다.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고기를 먹은 중생은 과거 세상에 고기를 먹은 그 훈습(熏習) 때문에 대부분이 다시 나찰이나 사자ㆍ범ㆍ이리ㆍ승냥이ㆍ표범ㆍ고양이ㆍ삵ㆍ솔개ㆍ올빼미ㆍ수리 및 새매 등으로 난다. 이 생명 있는 무리들은 각자 몸을 수호하고 틈을 주지 않으면서 굶주림의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늘 나쁜 마음을 일으켜 남의 고기를 먹으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목숨을 마치면 다시 악도로 떨어지게 된다. 이처럼 사람의 몸조차도 얻기가 어렵거늘 하물며 열반의 도를 얻을 수 있겠느냐? 그러므로 고기를 먹으면 이러한 한량없는 허물이 있는 것이니, 이 때문에 수행하는 이로써 고기를 먹지 않는 이는 그것이 곧 한량없는 공덕의 덩어리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또 『앙굴마경(鴦掘魔經)』에서 말하였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장(如來藏) 때문에 모든 부처님께서는 고기를 잡수시지 않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은 나고 죽고, 죽고 나고 하면서 부모 형제 자매가 아님이 없는 것이, 마치 재주부리는 아이가 끊임없이 변하는 것과 같나니, 자기의 살과 남의 살이 곧 같은 살이다.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께서는 고기를 잡수시지 않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의 세계와 나의 세계가 곧 하나의 세계요, 먹는 살도 곧 같은 살이니,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께서는 모두가 고기를 잡수시지 않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스스로 죽은 소의 주인이 그 가죽으로 신을 만들어서 계를 지닌 사람에게 보시하면 받아야 하겠느냐, 받지 않아야 하겠느냐? 받지 않는 것이 비구로서의 법이요 받으면 자비가 아니다. 그러나 파계는 아니니, 그 전전(展展)하는 것으로 보아서 살생하는 인연은 여의었기 때문이니라.’”
또 이 경에서 말씀하셨다.
“중생의 몸 속에는 80만 마리의 벌레가 있다. 만일 한 중생의 생명을 끊으면 곧 80만 마리의 벌레의 생명을 끊는 것이 된다. 만일 굽거나 삶거나 물에 담그거나 햇빛에 쪼이거나 하면, 거기에는 작은 벌레들이 있고 나비와 파리와 구더기가 붙어 있으므로 한량없는 생명을 죽이게 되나니, 비록 자기가 손수 죽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죽이는 것이 된다. 그리고 백정이 자기 자신이 먹지 않는다 해도 고기 먹는 사람들을 위해서 죽이는 것이니, 그러므로 고기 먹는 사람은 곧 살생업(殺生業)의 죄까지 겸하게 되는 줄 알아야 할 것이다.
혹 어떤 출가한 승니(僧尼)는 몸은 가람(伽藍)에 있으면서도 모든 속인들과 공공연히 어울려서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으며 훈채의 냄새나는 것으로 가람을 더럽히고 있으면서도 불상을 향해 부끄러워함이 없나니, 이렇게 혼탁한 일을 어찌 외도보다 낫다 하겠느냐?”
또 『니라부타지옥경(尼羅浮陀地獄經)』에서 말하였다.
“마치 조각난 살과 같은 것이 몸인데, 이것이 사람인 줄 모르고 있는 것은 모두가 술 때문이다. 출가한 승니(僧尼)로서 어찌 경전의 가르침을 깊이 믿으면서 큰 부끄러움을 내지 않고 스스로 바른 법을 버린 채 외도와 같이 어울릴 수 있겠는가. 만일 중생이 아버지의 고기를 먹는 것은 그 중생도 그 아버지의 고기를 먹는 것이요, 만일 중생이 어머니의 고기를 먹는 것은 그 중생도 그의 어머니의 고기를 먹는 것이다. 이와 같이 형제 자매와 아들과 딸의 6친(親)이 서로 마주 대하면서 원수가 또 원수가 되어 서로서로 갚으므로 벗어날 수가 없다.”
또 『사미니계경(沙彌尼戒經)』에서 말하였다.
“살생하지 말라.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되 마치 부모가 아들을 생각하듯 가엾이 여겨야 하며, 꿈틀거리는 것도 마치 자기의 갓난아이처럼 여겨야 한다. 무엇을 살생하지 않는다고 하는가? 몸과 입과 뜻을 보호하면서 몸으로는 숨을 헐떡거리는 사람이나 짐승을 죽이지 않는 것이다. 자기 손으로도 죽이지 않고, 남을 시켜서도 죽이지 않으며, 죽인 것을 보면 먹지도 않고, 죽는 소리를 들어도 먹지 않으며, 죽인 것이라는 의심이 나도 먹지 않고, 자신을 위하여 죽인 것도 먹지 않는다.
입으로는 ‘죽여야 한다. 살해하여 원수를 갚아야 한다’는 말을 하지 말고, 또한 ‘죽어서 유쾌하다. 죽여서 유쾌하다. 아무개 살은 살찌고 아무개 살은 말랐다. 아무개 살은 많고 좋았다. 아무개 살은 적고 나빴다’ 하는 등의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뜻으로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니,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것을 마치 자기의 골수와 같이 여기고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아들처럼, 제 몸처럼 여기면서 차별함이 없을 것이며, 널리 한결 같은 마음으로 평등이 여기면서 항상 대승에 뜻을 두어야 한다.”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했다.
“부처님께서는 파사닉왕(波斯匿王)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의 오랜 옛적 아승기겁에 이 염부제에 바라내(波羅柰)라는 한 나라가 있었습니다. 당시 바라마달왕(波羅摩達王)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네 종류의 병사들을 데리고 산에 들어가 사냥을 하고 있었습니다. 왕은 진펄 위에 이르자 짐승을 발견하고서 달려가 쫓았는데, 그 수레에 혼자만이 탔었으므로 자기 혼자만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갔었습니다. 왕은 그 때 몹시 피곤했으므로 말에서 내려와 잠시 동안 쉬고 있었습니다. 그 때 숲 속에는 한 마리의 암사자가 음심(淫心)이 몹시 나서 그 짝을 구하러 다녔으나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숲 사이에 왕이 혼자 앉아 있는 것을 보자 음심이 더욱 왕성해졌으므로 왕과 교미하겠다는 생각으로 그의 곁으로 다가가서 꼬리를 든 채 등을 돌리고 서 있었습니다. 왕은 사자의 뜻을 알아차리고 생각하기를 ≺이 사나운 짐승은 힘이 세므로 나를 죽일 수도 있다. 만일 그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면 위해를 당할지도 모른다≻고 하고, 왕은 두려웠기 때문에 곧 사자의 뜻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끝난 뒤에 사자는 돌아갔고, 여러 병사들이 그곳으로 왔으므로 왕과 사람들은 곧 궁성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후 사자는 새끼를 배어서 달이 다 찬 뒤에 한 아들을 낳았는데, 형상은 모두 사람과 같았고 다만 발에 얼룩점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사자는 그가 왕의 아들임을 알고 곧 물고 가서 왕 앞에다 놓아주었고, 왕 역시 그가 자기 아들임을 알았으므로 곧 거두어서 길렀는데, 발에 큰 얼룩점이 있었으므로 이름을 반족(斑足)이라고 지었습니다. 반족은 점점 장성해지자 재주가 뛰어났고 의지가 굳세었으며, 부왕이 죽게 되자 그 뒤를 이어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당시 반족왕에게는 두 부인이 있었는데, 첫째는 왕의 종족(種族)이었고 둘째는 바라문의 종족이었습니다. 반족이 놀러 나가면서 두 부인에게 자기 뒤를 따라 오도록 권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구든지 먼저 도착한 이와 하루 동안 지극히 재미있게 놀겠다. 그러나 뒤에 온 이와는 만나지도 않겠다.≻
그리고는 왕은 먼저 떠났으며, 나중에 두 부인은 아주 잘 치장하고서 수레를 타고 함께 떠났습니다. 가는 도중에 천사(天使)가 있었으므로 범지 종족의 부인은 수레에서 내려와 예배를 하고 가느라고 나중에 도착했습니다. 왕은 자기의 말대로 그녀를 앞에 오지도 못하게 하였는데, 부인은 성을 내면서 천신을 원망하였습니다.
≺당신에게 예배하느라 왕에게 구박을 당하였소. 만일 천신으로서 힘이 있다면 어째서 나를 보호하지 못했소.≻
그리고는 나중에 천사를 헐어버리고 편편한 땅으로 만들었습니다. 천사를 지키던 신은 몹시 슬퍼하고 괴로워하면서 궁성으로 가서 왕궁을 헐어버릴 작정이었으나 막혀서 들어가지를 못했습니다.
그 때 산중에 사는 한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왕이 늘 공양하고 있었습니다. 날마다 끼니때가 되면 궁중으로 날아 왔는데, 반찬이 하찮거나 밥이 거칠면 먹지도 않았습니다. 하루는 우연히 선인이 오지 않았습니다. 천신은 그것을 알자 그의 형상으로 변화하여 평소에 앉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밥을 먹으려 하지 않고 고기를 가져 오라 하였고, 그의 말대로 고기를 가져다 주자 먹고서 떠나갔습니다. 다음 날 먼저의 신선이 왔으므로 그에게 고기와 밥을 차려다 주자, 선인이 왕에게 성을 내었습니다. 왕이 말하였습니다.
≺큰 선인께서 어제는 그렇게 하라 하시고 오늘은 왜 잡수시지 않습니까?≻
선인이 말하였습니다.
≺어제는 몸이 좀 아파서 오지 못했소. 그 누구를 나라고 하는 것이오. 나를 업신여기며 시험하려 하는구려. 왕에게 이 뒤의 12년 동안은 늘 사람의 고기를 먹게 하겠소.≻
그리고는 날아서 산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후 주방장이 고기를 준비하는 것을 잊어버리고서 미처 마련하지 못하였습니다. 때는 다 되고 어떻게 할 수 없자 바깥으로 나가서 고기를 구하다가, 죽은 어린 아이의 하얀 살이 땅에 있는 것을 보자 ≺우선 급한 대로 때우기로 하자≻고 생각하고는 머리와 다리를 잘라 가지고 가서 주방으로 들어가 온갖 맛있는 양념을 다하여 음식을 만들어서 왕에게 바쳤습니다. 왕은 그것을 먹어 보고 평소의 것보다 갑절 더 맛있음을 깨닫고 곧 주방장을 불러서 물었습니다.
≺이제까지 먹어본 고기는 이런 좋은 맛이 없었다. 이것이 무슨 고기냐?≻
주방장은 당황하고 두려워하면서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만일 왕께서 죄를 용서해 주신다면 사실대로 말씀하겠습니다.≻
왕이 그에게 대답했습니다.
≺사실대로만 말을 하라. 그러면 죄는 묻지 않겠다.≻
주방장이 앞에서 있던 일을 자세히 말하자 왕이 말하였습니다.
≺이 고기는 참으로 맛있구나. 앞으로는 그렇게 구하여다 장만하도록 하라.≻
주방장이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앞의 것은 우연히 죽은 아이를 만났습니다만 다시는 더 구할 수 없습니다.≻
왕은 또 말하였습니다.
≺너는 은밀히 붙잡아 오기만 하라. 설령 들킨다 해도 그 결단은 내가 할 것 아니냐?≻
주방장은 분부를 받고 밤이면 늘 몰래 아이를 잡아와 죽인 뒤에 날마다 왕에게 바쳤습니다.
당시 성안의 백성들이 저마다 울고 다니면서 말했습니다.
≺아이를 잃어 버렸다.≻
그리고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되었을까?≻라고 서로서로 물었고, 모든 신하들은 모여 의논하다가 몰래 숨어서 엿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곧 거리의 곳곳에 몰래 숨어서 살피고 있다가 왕의 주방장이 어린 아이를 끌고 가는 것을 보았으며 곧 그를 붙잡아 포박하여 왕에게 데려가서 앞의 사실을 자세히 말하자, 왕이 말하였습니다.
≺그것은 내가 시킨 것이다.≻
모든 신하들은 원한을 품고 각자 밖으로 나와 의논하였습니다.
≺왕은 곧 도둑입니다. 우리들의 아들을 잡아다 먹었으니 말이오. 사람을 잡아먹는 왕과 함께 어떻게 정치를 하겠소. 함께 제거하여 이 재앙을 없애야겠소.≻
그리고 모두가 마음을 같이 하여 함께 공모한 뒤에 일시에 모여서 왕을 포위한 뒤에 잡아죽이려고 하였습니다. 왕은 병사들이 모인 것을 보자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물었습니다.
≺당신들은 무엇 때문에 나를 포위하여 다가오는 것이오?≻
모든 신하들이 대답하였습니다.
≺대저 왕이란 백성을 양육함이 그의 일인데, 주방장을 시켜서 사람을 죽여 음식으로 삼고 있으니, 그 가혹한 일을 용서하지 못하겠소. 그 때문에 왕을 죽이려 하오.≻
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지금부터는 다시 그런 일을 하지 않겠소. 용서만 해준다면 스스로 힘써 고치겠소.≻
그러나 모든 신하들이 말하였다.
≺놓아주지 못하겠소. 여러 말을 할 필요가 없소.≻
왕은 그 말을 듣고 자신은 틀림없이 죽게 될 것임을 알고 곧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비록 나를 죽일지라도 잠시 동안 말미를 주고 나의 말 한 마디만 들어 주시오.≻
그리고는 곧 서서 서원을 하였습니다.
≺저는 그 동안 닦은 선행으로 왕이 되어서 바르게 다스렸사오며 선인(仙人)을 공양하면서 많은 덕을 쌓았사오니, 그 공으로 오늘의 저로 하여금 변하여 날아다니는 나찰이 되게 하소서.≻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말대로 곧 허공을 날아가면서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들은 힘을 합쳐서 억지로 나를 죽이려 하였다. 나는 큰 행운을 얻어 스스로 다시 구제되었으니, 나는 이제부터 너희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차례로 잡아먹을 것이다.≻
그리하여 산 숲 사이에 머무르고 날아다니며 사람들을 잡아 갖고 와서 음식을 삼았으므로 온 백성들이 두려워서 숨고 피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잡아먹었으며, 여러 나찰의 무리도 그에게 붙어서 돕고 따랐으므로 그 무리들은 점차 많아졌으며 피해도 갈수록 커졌습니다. 뒤에 여러 나찰들은 이 반족왕에게 아뢰었습니다.
≺우리들이 받들어 섬기며 왕으로 모시겠으니 한 패가 되어 주십시오.≻
그러자 왕은 곧 허락하며 말했습니다.
≺여러 왕들을 붙잡아 와서 5백 명을 채우도록 하라. 그러면 너희들과 한 패가 되겠다.≻
낱낱의 나찰이 모두가 가서 붙잡아다 깊은 산에 가두어 놓았으니, 벌써 499명이나 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남았는데 그의 이름은 뒤에 수타소미왕(須陀素彌王)으로 불렸으나 그도 곧 붙잡혀 왔습니다. 그는 덕이 높은 사람인데 나찰왕에게 청하여 7일 간의 휴가를 받았습니다.
휴가가 다 끝나자 돌아 온 수타소미왕은 널리 반족왕을 위하여 설법하면서 살생의 죄와 그에 대한 악한 과보를 분별하였고, 다시 인자한 마음으로 살생하지 않는 복도 말해 주었습니다.
반족왕은 기뻐하면서 공손히 예배하였고, 그의 가르침을 받들어 다시는 살해하려는 마음이 없어지자, 곧 모든 왕들을 석방하여 저마다 그의 본국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수타소미왕은 곧 병사들의 도움을 받아서 다시 반족왕을 그의 본국으로 돌려보내어 왕이 되게 하였습니다. 앞의 선인이 맹세한 12년이 다 찬 것입니다. 그로부터 다시는 사람을 먹지 않았으며 드디어 다시 패왕(霸王)이 되어서 백성을 옛날과 같이 다스렸습니다.
당시의 수타소미왕이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며, 반족왕은 바로 지금 앙굴마라입니다. 그 때 12년 동안 반족왕에게 잡혀 먹힌 여러 사람들은 바로 지금 앙굴마라에게 죽음을 당한 사람들입니다. 이 모든 사람들은 세상마다 늘 앙굴마라에게 죽음을 당했으며 나 또한 세상마다 그를 항복받아 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앙굴마라가 바로 지금의 지만(指鬘) 비구입니다.’
그러자 파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만 비구는 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먹은 뒤에도 도를 얻었사온데, 장차 그 과보를 받나이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행하면 반드시 과보가 있습니다. 지금 이 비구는 방 안에 있지만 지옥의 불이 털구멍으로부터 나와 극심한 고통을 받으며 괴로워하고 있는데 말로는 다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한 비구에게 명하셨다.
‘너는 문을 밀치고 지만의 방으로 가서 문구멍으로 정탐해 보아라.’
비구가 곧 분부를 받고 가서 문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스스로 불에 타며 녹고 있었다. 깜짝 놀란 비구는 돌아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행하면 그에 대한 과보가 그러한 것이니라.’
그리하여 왕과 모인 대중들은 믿고 이해하지 아니함이 없었다.
게송을 읊는다.

재물과 여색과 술을
세 가지 미혹[三惑]이라 이름하나니
신하가 빠지면 집을 잃게 되고
임금이 중히 여기면 나라가 망한다.

고기[肉]는 큰 자비를 장애하고
훈신채(葷辛菜)는 청정한 덕을 막나니
도(道)를 품고 있는 군자(君子)라 하면
이 더러움을 탐하지 않으리.”


法苑珠林卷第九十三 

盟西明寺沙門釋 道世 撰

酒肉篇第九十三 

此有三部 述意部 飮酒部 食肉部述意部第一夫酒爲放逸之門,大聖知其苦本,所以遠酣肆離酒緣,棄醉朋近法友,出昏門入惺境。肉是斷大慈之種,大聖知其殺因。所以去腥臊淨身口,噉蔬菜澄心神,招慈善感延年,故俗禮記云:‘見其生不忍其死,聞其聲不食其肉,斯亦不殺之義也。若使噉食酒肉之者,卽同畜生,豺狼禽獸。亦卽具殺一切眷屬,飮噉諸親。翻讎怨報,歷劫長夜,無有窮已,如上論說。有一女人,五百世害狼兒,狼兒亦五百世害其母。又有女人。五百世斷鬼命根,鬼亦五百世斷其命根,故知經歷六道備受怨報,或經爲師長,或是父母,或是兄弟,或是姊妹,或是兒孫,或是朋友,今是凡身。各無道眼,不能分別,還相噉食,不自覺知,噉食之時,此物有靈,卽生瞋恨,還成怨讎。向到至親,反變成怨。如是之事,豈可不思?暫爭舌端,一時少味。永與至親長爲怨對,可爲痛心,難以言說。’是故涅槃經云:‘一切肉者悉斷及自死者自死猶斷。何況不自死者?’又楞伽經云:‘爲利殺衆生以財網諸肉,二業俱不善,死墜噭呼獄。何謂以財網肉?陸設罝罘,水設網罟。此是以網網肉,若於屠殺人間,以錢買肉。此是以財網肉,若令此人不以財網肉者習惡律儀捕害衆生此人爲當專自供口,亦復別有所擬,若別有所擬,向食肉者,豈無殺分?何得云我不殺生?此是灼然,違背經文,斷大慈種,障不見佛也。’飮酒部第二述曰:此之一教有權有實,權則漸誘之訓。以輕脫重,初開無犯,據其障理,非無其過。若約實教輕重俱禁,始末不犯。是名持戒,初據權說者,故未曾有經云:‘爾時,國王太子名曰祇陀。聞佛所說十善道法果報無窮長跪叉手白佛言:‘佛昔令我受持五戒,今欲還捨。所以者何?五戒法中,酒戒難持,畏得罪故。’世尊告曰:‘汝飮酒時,爲何惡耶?’祇陀白佛:‘國中豪强,時時相率齎持酒食,共相娛樂,以致歡樂,自無惡也。何以故?得酒念戒,無放逸故,飮酒不行惡也。’佛言:‘善哉,善哉!祇陀,汝今已得智慧方便,若世閒人能如汝者,終身飮酒,有何惡哉?如是行者乃應生福,無有罪也。若人飮酒不起惡業,歡喜心故,不起煩惱。善心因緣,受善果報,如持五戒,何有失乎?飮酒念戒,益增其福,先持五戒今受十善,功德倍勝十善報也。’時,波斯匿王白佛言:‘世尊,如佛所說,心歡喜時,不起惡業,名有漏善者,是事不然。何以故?人飮酒時,心則歡喜,歡喜心故,不起煩惱。無惱煩故,不行惱害。不害物故,三業淸淨,淸淨之道,卽無漏業。世尊,憶念我昔游行獵戲忘將廚宰,於深山中,覺飢索食。’左右荅言:‘王朝去時,不被命勅令將廚宰,卽時無食,我聞是語已,走馬還宮教令索食,王家廚監名修迦羅。’修迦羅言:‘卽無現食,今方當作,我時飢逼,忿不思惟。勅臣斬殺廚監。’臣被王教卽共議言:‘簡括國中,唯此一人,忠良直事。今若殺者,更無有能,爲王監廚稱王意者。時,末利夫人聞王教勅殺修迦羅,情甚愛惜,知王飢乏,卽令辦具好肉美酒沐浴,名香莊嚴身體。將諸妓女往至我所,我見夫人,裝束嚴麗,將從妓女,好酒肉來,瞋心卽歇。何以故?末利夫人持五戒斷酒不飮,我心常恨,今日忽然,將酒肉來。共相娛樂,展釋情故,卽與夫人,飮酒食,肉作衆伎樂,歡喜娛樂,恚心卽滅,夫人知我忘失怒意,卽遣黃門,輒傳我命,令語外臣,莫殺廚監,卽奉教旨。我至明旦,深自悔責,愁憂不食。顏色樵瘁,夫人問我。何故憂愁?爲何患耶?’我言:‘吾因昨日爲飢火所逼,瞋恚心故,殺修迦羅。自計國中,更無有人,堪監我廚如修迦羅者,爲是之故,悔恨愁耳。’夫人笑曰:‘其人猶在,願王莫愁。’我重問曰:‘爲實如是,爲戲言耶?’答言:‘實在,非戲言也。’我令左右,喚廚監來,使者往召。須臾將來,我大歡喜,憂悔卽除王白佛言:‘末利夫人持佛五戒,月行六齋,一日之中,終身五戒。已犯飮酒,妄語二戒,八齋戒中,頓犯六戒。此事云何?所犯戒罪輕耶重耶?’世尊荅曰:‘如此犯戒,得大功德,無有罪也。何以故?爲利益故,如我前說,夫人修善,凡有二種。一有漏善,二無漏善。末利夫人所犯戒者,入有漏善。不犯戒者,名無漏善。依語義者,破戒修善,名有漏善。依義語者,凡心所起善,皆無漏業。’王白佛言:‘如世尊說,末利夫人飮酒破戒,不起惡心,而有功德,無罪報者。一切人民亦復皆然。何以故?我念近者舍衛城中,有諸豪族,剎利王公。因小諍競,乃致大怨,各各結謀,興兵相伐,兩家竝是國親。非可執錄,紛紜鬪戰。不從理諫,深爲憂之。復自念言:昔太子時,共大臣提韋羅相忿,情實不分,意欲誅滅,因太后與酒飮已情和,思惟是已,卽勅忠臣。令辦好酒及諸甘膳。又使宣令國中,豪族群臣士民,悉皆令集,欲有所論,國中大事,諸臣諍競,兩徒眷屬各有五百,應召來集。於王殿上,莊嚴大樂,王勅忠臣,辦琉璃盌,盌受三升,諸寶盌中,盛滿好酒。我於衆前,先喫一盌。’王曰:‘今論國事想無異心,今當人人辦此一盌,甘露良藥,然後論事。’咸言:‘唯諾。’作唱大樂,諸人得酒,幷聞音樂,心中歡樂,忘失讎恨,因酒息諍,而得太平。此豈非是?酒之功也。竊見世閒,窮貧小人,奴客婢使夷蠻之人,或因節日,或於酒店,聚會飮酒,歡樂心故,不須人教,各各起儛,未得酒時,都無是事。是故當知人因飮酒,卽致歡樂,心歡樂時,不起惡念,不起惡念,卽是善心,善心因緣,應受善報。獼猴得酒,尚能起儛,況於世人,如世尊說施善善報施惡惡報,末利夫人,皆由前身,以好施人故,今得好報。世尊,云何令持五戒月行六齋?六齋之日,不得莊嚴,香華服飾,作唱妓樂。又復不聽,附近夫壻愛好之姿。竟何所施?徒云其功豈非苦也?佛告王曰:‘大王所難非不如是,末利夫人在年少時,若我不勅令受。戒法修智慧者,云何當有今日之德,以能得度復度王身?如斯之功,復歸誰也。’述曰:此第二約其實說,輕重不犯。眞名持戒,故大聖知時量機通塞,通則開禁,隨時量前損益,如匿王欲殺廚監太子,欲害其父。此因酒忘忿得全身命免其大罪,以輕脫重,不受累殃。然非無飮酒之,咎來報之罪。不得見有前開遂,卽雷同摠犯,各須量其教意。復省己身,行德優劣。得預聖人斯匿末利開禁以旣不同。此卽須依經纖毫勿犯。最爲殊勝,故四分律云:是我弟子者,乃至不以草頭滴酒入口,何況多飮?是故咽咽結提。又成論問云:‘飮酒是實罪耶?’荅曰:‘非也。所以者何?飮酒不爲惱衆生故,而是罪因。若人飮酒,則開不善門,以能障定及諸善法,如殖衆果必有牆障故,知酒過如果無園。’又優婆塞經云:‘若復有人樂飮酒者,是人現世,喜失財物。身心多病,常樂鬪爭,惡名遠聞,喪失智慧。心無慚愧,得惡色力,常爲一切之所呵責。人不樂見,不能修善,是名飮酒,現世惡報。捨此身已,處在地獄,受飢渴等,無量苦惱。是名後世,惡業之果。若得人身,心常狂亂,不能繫念思惟善法。是一惡因緣力故,令一切外物資生,悉皆具爛。’又長阿含經云:‘其飮酒者,有六種失:一者失財,二者生病,三者鬪爭,四者惡名流布,五者恚怒暴生,六者智慧日損。又智度論飮酒有三十五失,如前受戒篇說。’又沙彌尼戒經云:‘不得飮酒,不得嗜酒,不得嘗酒。酒有三十六失失道,破家,危身,喪命,皆由之。牽東引西,持南著北,不能諷經不敬三尊,輕易師友,不孝父母,心閉意塞世世愚癡,不値大道,其心無識。故不飮酒,欲離五陰、五欲五蓋,得五神通,得度五道,故不飮酒。’又薩遮尼乾子經偈云:飮酒多放逸 現世常愚癡 忘失一切事常被智者呵。 來世常闇鈍 多失諸功德是故黠慧人 離諸飮酒失。又十住婆沙論問曰:‘若有人捨施酒,未知得罪以不?’荅曰:‘施者得福,受者不得飮。故論云:是菩薩或時樂捨一切,須食與食,須飮與飮,若以酒施,應生是念。今是行檀時,隨所須與,後當方便教使離酒,得念智慧令不放逸。何以故?檀波羅蜜法悉滿人願,在家菩薩以酒施者,是則無罪。’又梵網經云:‘若自身手過酒器與人飮酒者,五百世中無手,何況自飮?不得教一切人飮及一切衆生飮酒,況自飮酒。’又優婆塞五戒相經云:‘佛在支提國跋陀羅婆提邑。是處有惡龍,名菴羅婆提陀,匈暴害人,無人得到其處,象馬無能近者,乃至諸鳥不得過上,秋穀熟時竝皆破滅。時,有長老莎伽陀羅漢比丘,游行支提國,漸到跋陀羅波提邑,過是夜已晨朝著衣持鉢入村乞食。時,聞此邑有惡龍,匈暴害人鳥獸,及破滅秋穀。聞已乞食,到菴婆羅提龍住處,衆鳥樹下,敷座具大坐,龍聞衣氣卽發瞋恚,從身出煙,長老莎伽陀卽入三昧,以神通力身亦出煙,龍倍瞋恚,身上出火,莎伽陀復入火光三昧,身亦出火,龍復雨雹,莎伽陀卽變雹作釋俱餠髓餠等。龍復霹靂,莎伽陀變作種種歡喜丸龍復雨弓箭刀槊,莎伽陀卽變作優鉢羅華波頭摩華等,龍復雨毒蛇、蜈蚣、蝮虺、蚰蜒,莎伽陀卽變作優鉢羅華瓔珞、瞻蔔華瓔珞等,如是等龍所有勢力,盡現向莎伽陀皆不能勝,卽失威力光明,莎伽陀知龍力盡,不能復動,卽變作細身,從龍兩耳,入從兩眼,出已從鼻入,從鼻入已,從口中出。在龍頭上,往來經行,不傷龍身。爾時,龍見如是事已,心卽大驚怖毛豎,合掌向莎伽陀言,我歸依。’汝莎伽陀荅言:‘汝莫歸依我,當歸依我師佛。’龍荅言:‘我從今歸依三寶,知我盡形,作佛優婆塞。是龍受三自歸作佛弟子已。更不復作如先匈惡事。諸人及鳥獸皆得到所,秋穀不傷,名聲流布諸國,皆知長老莎伽陀,能降伏惡龍,折伏令善,因莎伽陀名聲流布。諸人皆作食,傳爭請之。是中有一貧女人。信敬請得莎伽陀,是女爲辦酥乳糜食之。女人作念思惟:是沙門噉是酥乳糜,或當冷發,便取似水色酒持與莎伽陀,莎伽陀不看便飮。飮已爲說法,便去過向寺中。爾時,酒勢便發,近寺門邊,不覺倒地。僧伽梨衣漉水囊鉢杖等,各在一處,身在一處,醉無所覺。佛與阿難,行到是處。見是比丘,知而故問阿難:‘此是何人?’荅言:‘世尊此是長老莎伽陀。’佛卽語:阿難:‘是處爲我敷座辦水集僧。’阿難受教,敷座辦水集僧已,白佛言:‘已集,佛自知時,佛卽洗足坐已,問諸比丘:‘汝等曾見聞,有龍名菴婆羅提陀匈暴惡害,先無有人到其住處,乃至鳥獸無能到上,秋穀熟時,破滅諸穀,莎伽陀能折伏令善,鳥獸得到泉上。’是中有見聞者言聞,佛語諸比丘:‘於汝意云何?此善男子莎伽陀,今能折伏蝦蟆不?’荅言:‘不能。’佛言:‘聖人飮酒,尚如是失。何況凡夫?如是過罪皆由飮酒。今從自後,若言我是佛弟子者,不得飮酒,乃至小草頭一滴,亦不得飮。’佛種種呵責,飮酒過失已。依律因此比丘便制不飮酒戒。問曰:未審天上有酒味不?’荅曰:‘無實麴米所造之酒,但有業化所作酒也。故正法念經云:彼夜摩天男共天女衆,入池游戲,同飮天酒,離於醉過,現樂功德,味觸色香皆悉具足。其中諸天有以珠器而飮酒者,受用蘇陀之食。色、觸、香、味,皆悉具足。彼如是念,此水爲酒令我得飮,卽於念時,皆是天酒,離於醉過,天旣飮之增長勝樂,善業力故心生歡喜。然彼諸天自業力故,如是受樂。有鳥名爲常樂,見彼諸天在歡喜河而飮酒故。爲說偈言:沒入放逸海 貪著諸境界 此酒能迷心何用復飮酒。 爲境界火燒 不知作不作園林生貪心 何用復飮酒。彼常樂鳥見樂飮酒,天在河飮酒,爲調伏故如是說偈:又正法念經,閻羅王責疏罪人說偈云:酒能亂人心 令人如羊等 不知作不作如是應捨酒。 若酒醉之人 如死人無異若欲常不死 彼人應捨酒。 酒是諸過處每常不饒益 一切惡道階 黑暗所在處。飮酒到地獄 亦到餓鬼處 行於畜生業是酒過所誑。 酒爲毒中毒 地獄中地獄病中之大病 是智者所說。 若人飮酒者無因緣歡喜 無因緣而瞋 無因緣作惡。於佛所生癡 壞世出世事 燒解脫如火所謂酒一法。 若人能捨酒 正行於法戒彼到第一處 無死無生處。’問曰:無病飮得罪,有病開飮不?’荅曰:‘依四分律,實病餘藥治不差,以酒爲藥者不犯。’問曰:開服幾許?荅曰依文殊師利問經云:若合藥醫師所說,多藥相和少酒多藥得用。又舍利弗問經云:舍利弗白佛言:‘云何世尊?說遮道法,不得飮酒,如葶藶子,是名破戒,開放逸門云何?迦蘭陀竹園精舍有一比丘,疾病經年,危篤將死。’時,優波離問言:‘汝須何藥?我爲汝覓天上人閒乃至十方。是所應用我皆爲取。’荅曰:‘我所須藥是違毘尼,故我不覓,以至於此,寧盡身命無容犯律?’優波離言:‘汝藥是何?’荅言:‘須酒五升。’優波離曰:‘若爲病開如來所許,爲乞得酒,服已消差,差已懷慚,猶謂犯律,往至佛所,殷勤悔過,佛爲說法,聞已歡喜得羅漢道。’佛言:‘酒有多失開放逸門,飮如葶藶子犯罪已積,若消病苦非先所斷。’述曰:不得見前文開籠通摠飮,必須實病重困臨終,先用餘藥治皆不差,要須酒和得差者,依前方開,比見無識之人,身力强壯日別馳走,不依衆儀,少有微患,便長情貪,不護道業,妄引經律云:佛開種種湯藥名衣上服施佛及僧,因公傍私詭誑道俗,是故智人守戒如命,不敢犯之。是故薩遮尼乾子經偈云:酒爲放逸根 不飮閉惡道 寧捨百千身不毀犯法教。 寧使身乾枯 終不飮此酒假使毀犯戒 壽命滿百年。 不如護禁戒卽時身磨滅 決定能使差 我猶故不飮。況今不定知 爲差爲不差 作是決定心心生大歡喜。 卽獲見眞諦 所患卽消除。當知衆生所有病者,皆由貪瞋我慢爲因從因有果,得此苦報,非由不得藥酒病不得差。故涅槃經云:‘一切衆生有四毒箭,則爲病因,何等爲四?一貪欲,二瞋恚,三愚癡,四憍慢。若有病因則有病生。所謂愛熱肺病上氣吐逆,膚體㿇㿇其心悶亂,下痢噦噎,小便淋瀝。眼耳疼痛腹背脹滿,顚狂乾痟鬼魅所著如是種種身心諸病若識病本,斷惡修善,三世苦報永除不受,若不觀理縱用天下藥酒所治,其病轉增,難可得差。’又毘尼母經云:‘尊者彌沙塞說曰:莎提比丘少小因酒,長養身命,後出家已,不得酒故,四大不調。’諸比丘白佛,佛言:‘病者聽甕上嗅之,若差不聽嗅,不差者聽用酒洗身,若復不差,聽用酒和麪作餠食之。若復不差,聽酒中浸漬。’又新婆沙論云:‘如契經,尊者舍利子於憍薩羅國住一林中。時,有活命出家外道,亦住彼林,鄰近尊者,去林不遠,諸村邑中,有時廣設四月節會。時,彼外道巡諸村邑,飽食豬肉恣情飮酒,竊持殘者還至林中,見舍利子坐一樹下,酒所昏故起輕篾心,我今與彼雖俱出家,我獨富樂而彼貧苦,尋趣尊者,作是頌曰:我已飽酒肉 復竊持餘來 地上草木山皆視如金聚。’時舍利子聞已念言:此死外道都無慚愧,乃能無賴說此伽他,我今亦應對彼說頌,作是念已,卽說頌曰:我常飽無相 常住空定門 地上草木山皆視如唾處。今此頌中,尊者舍利子作師子吼說三解脫門,謂於初句說無相解脫門,於第二句說空解脫門,於後二句說無願解脫門。食肉部第三述曰:此之一教亦有權實,言權教者,據毘尼律中,世尊初成道爲度麤惡凡夫,未堪說細,且於漸教之中說三種淨肉離見聞疑不爲己殺,鳥殘自死者,開聽食之,先麤後細,漸令離過。是別時之意,不了之說,若據實教,始從得道至涅槃夜,大聖殷勤始終不開。又涅槃經云:‘一切衆生聞其肉氣,皆悉恐怖,生畏死想。水陸空行有命之類,悉捨之走。咸言:此人是我等怨。是故菩薩不習食肉,爲度衆生視現食肉,雖現食之其實不食,但諸衆生有執見者,不解如來方便說意,便卽偏執毘尼局教,言佛聽食三種淨肉,亦謗我言:如來自食,彼愚癡人成大罪障,長夜墯於無利益處,亦不得見,現在、未來賢聖弟子,況當得見諸佛如來,大慧諸聲聞人等,常所應食米麪油蜜等,能生淨命,非法貯畜,非法受取,我說不淨,尚不聽食,何況聽食肉血不淨耶?非直食肉壞善障道,乃至邪命謟曲,以求自活,亦是障道。’又文殊師利問經云:‘若爲己殺不得噉,若肉如材木,已自腐爛,欲食得食,若欲噉肉者當說此呪。多咃此言如是阿捺摩阿捺摩此言無我無我阿視婆多阿視婆多此言無壽命無壽命那舍那舍此言失失陀呵陀呵此言燒燒婆弗婆弗此言破破僧柯慄多弭此言有爲莎呵此言除殺去此呪三說,乃得噉肉,飯亦不食。何以故?若無思惟,飯不應食,何況當噉肉?佛告文殊師利:以衆生無慈悲力,懷殺害意,爲此因緣,故斷食肉。若能不懷害心,大慈悲心,爲教化一切衆生故,無有過罪。’問曰:酒是和神之藥,肉爲充飢之膳,古今同味。今獨何見鄙而不食?若使佛教,淸禁居喪禮制,卽如對於嚴君,勅賜俗食,豈關僧過拒而不食耶?荅曰:貪財喜色貞夫所鄙,好膳嗜羙廉士所惡,割情從道前賢所歎,抑欲崇德往哲同嗟。況肉由殺命,酒能亂神,不食是理,寧可爲非?縱逢上抑終須嚴斷,雖違君命還順佛心。問曰:肉由害命斷之且然。酒不損生,何爲頓制?若無損計罪無過言非。飮漿食飯,亦應得罪,而實不爾,酒何偏斷。荅曰:結戒隨事得罪據心,肉體因害,食之卽罪,酒性非損,過由弊神,餘處生過,過生由酒,斷酒卽除,所以遮制,不同非謂酒體是罪。問曰:罪有遮性酒體生罪,今有耐酒之人能飮不醉。又不弊神,亦不生罪。此人飮酒,應不得罪,斯則能飮無過,不能招咎。何關斷酒?以成戒善,可謂能飮耐酒,常名持戒,少飮卽醉是大罪人。荅曰:制戒防非本爲生善,戒是生善,身口無違,緣中止息,遮性兩斷,乃名戒善。今耐酒之人,旣不亂神,未破餘戒,實理非罪。正以飮生罪,因外違遮教,緣中生犯,仍名有罪,以乖不飮酒非持戒。第一據實有損者,依經食肉之人有十種過失。第一明一切衆生無始已來。皆是己親,不合食肉,故入楞伽經云:‘我觀衆生輪迴五道,同在生死共相生育,遞爲父母兄弟姊妹,若男子若女中表內外,六親眷屬,或生餘道、善道、惡道常爲眷屬,以是因緣。我觀衆生,更相噉肉。無非親者,由食肉味遞互相噉,常生害心,增長苦業,流轉生死不得出離。佛說是時,諸惡羅剎聞佛所說,悉捨惡心止,不食肉,遞相勸,發菩提之心。護衆生命,過自護身,離一切諸肉不食。悲泣流淚白言:世尊,我聞佛說諦觀六道,我所噉肉皆是我親,乃知食肉衆生,是我大怨。斷大慈種長不善業。是大苦本。我從今日,斷不食肉。及我眷屬,亦不聽食。如來弟子有不食肉者,我當晝夜親近擁護。若食肉者,我當與作大不饒益。大慧羅剎惡鬼常食肉者,聞我所說,尚發慈心,捨肉不食,況我弟子行善法者,當聽食肉。若食肉者,當知卽是衆生大怨,斷我聖種。大慧,若我弟子聞我所說,不諦觀察,而食肉者,當知卽是旃陀羅種,非我弟子,我非其師。’第二明食肉衆生見者皆悉驚怖。故不應食。如彼經說:‘食肉之人衆生聞氣,悉皆驚怖逃走遠離。是故菩薩修如實行,爲化衆生,不應食肉。譬如旃陀羅獵師屠兒捕魚鳥人,一切行處,衆生遙見,作如是念:我今定死,而此來者,是大惡人不識罪福,斷衆生命,求現前利,今來至此爲覓我等,今我等身悉皆有肉。是故今來我等定死。大慧。由人食肉,能令衆生見者,皆生如是驚怖。大慧,一切虛空地中,衆生見食肉者,皆生恐怖,而起疑念。我於今者爲死爲活。如是惡人不修慈心,亦如豺狼游行世閒常覓肉食,如牛噉草,蜣蜋逐糞,不知飽足。我身是肉,正是其食,不應逢見,卽捨逃走離之遠去,如人畏懼羅剎無異。’第三明食肉之人壞他信心。是故不應食肉也。如彼經云:‘若食肉者,衆生卽失一切信心,便言世閒無可信者,斷於信根。是故大慧,菩薩爲護衆生信心,一切諸肉悉不應食。何以故?世閒有人,見食肉故,謗毀三寶。作如是言:於佛法中,何處當有眞實沙門、婆羅門修梵行者?捨於聖人本所應食,食於衆生猶如羅剎,斷我法輪,絕滅聖種,一切皆由食肉者過。是故大慧。我弟子者,爲護惡人毀謗三寶,乃至不應生念肉想,何況食噉也?’第四明慈心少欲行人不應食肉。如彼經說:‘菩薩爲求出離生死,應當專念慈悲之行,少欲知足。厭世閒苦速求解脫,若捨憒鬧就於空閑,住屍陀林阿蘭若處塚閒樹下,獨坐思惟,觀諸世閒,無一可樂。妻子眷屬如枷鎖想,宮殿臺觀如牢獄想,觀諸珍寶如糞聚想,見諸飮食如膿血想,受諸飮食如塗癰瘡想,趣得存活繫念聖道。不爲貪味酒肉蔥韭䔉薤葷味,悉捨不食,若如是者,是眞修行,堪受一切人天供養,若於世閒不生厭離,貪著諸味酒肉葷辛,皆便噉食,不應受於世閒信施也。’第五明食肉之人皆是過去曾作惡羅剎,由習氣故今故貪肉。是故不應食肉也。如彼經說:‘有諸衆生過去曾修,無量因緣,有微善根得聞我法,信心出家在我法中,過去曾作羅剎眷屬虎狼師子貓貍中生,雖在我法食肉餘習,見食肉者歡喜親近,入諸城邑聚落塔寺,飮酒食肉,以爲歡樂,諸天下視猶如羅剎,爭噉死屍等無有異。而不自知已失我衆成羅剎眷屬,雖服袈裟𩮜除鬚髮有命看見心生恐,怖如畏羅剎,此明食肉,皆是過去曾作羅剎師子虎狼貓貍中來,故應裁斷也。’第六明食肉之人學世呪術尚不得成,況出世法,何由可證?是故行者不應食肉,如彼經說:‘世閒邪見諸呪術師,若其食肉,呪術不成。爲成邪術尚不食肉,況我弟子爲求如來無上聖道,出世解脫,修大慈悲,精勤苦行,猶恐不得。何處當有如是解脫?爲彼癡人食肉,而得其報。是故大慧我諸弟子,爲求出世,解脫樂故,不應食肉也。’第七明衆生皆愛身命與己無別。是故行者不應食肉。如彼經說:‘食肉能壯色力嗜味,人多貪著,應當諦觀一切世閒有身命者,各自寶重,畏於死苦,護惜己身,人畜無別,寧當樂存疥野干身,不能捨命,受諸天樂。何以故?畏死苦故,以是觀察,死爲大苦,是可畏法,自身畏死。云何當得而食他肉。是故大慧,欲食肉者先自念身,次觀衆生,不應貪肉也。’第八明食肉之人諸天、賢聖,皆悉遠離,惡神恐怖。是故行者不應食肉。如彼經說:‘夫食肉者諸天遠離,何況聖人?是故菩薩爲見聖人,當修慈悲不應食肉。大慧,食肉之人睡眠亦苦,起時亦苦,若夢中見種種諸惡,驚怖毛豎心常不安,無慈心故,乏諸善力,若其獨在空閑之處,多爲非人,而伺其便,虎狼師子亦來伺求,欲食其肉,心常驚怖,不得安隱也。’第九明食肉之人淨者尚不應食,況不淨肉。是故行者不應食肉。如彼經說:‘我說凡夫爲求淨命噉於淨食,尚應生心,如子肉想。何況聽食非聖人食聖人離著,以肉能生無量諸過失故,於出世一切功德,云何言我聽諸弟子食諸肉血不淨等味?言我聽者,是則謗我,故內律云:食生肉血等得偸蘭遮罪。’第十明食肉之人死則還生惡羅剎等中。是故行者不應食肉。如彼經說:‘食肉衆生依於過去食肉臐故,多生羅剎、師子、虎狼、豺、豹、貓、貍、鴟、梟、雕、鷲、鷹、鷂等中,有命之類,各自護身,不令得便,受飢餓苦,常生惡心,念食他肉,命終復墯惡道,受生人身難得,何況當有得涅槃道?當知食肉有如是等無量諸過。是故行者不食肉者,卽是無量功德之聚也。’又鴦掘魔經云:‘文殊師利白佛言:世尊,因如來藏故諸佛不食肉耶?佛言:如是一切衆生無始生死,死生輪轉,無非父母兄弟姊妹。猶如伎兒變易無常,自肉他肉則是一肉。是故諸佛悉不食肉。復告文殊:一切衆生界我界卽是一界,所食之肉卽是一肉。是故諸佛悉不食肉。佛告文殊:若自死牛,牛主持皮,用作革屣,施持戒人,爲應受不?若不受者,是比丘法,若受者非慈悲。然不破戒,以從展轉離殺因緣故也。’又此經說:‘衆生身內有八十萬戶蟲,若斷一衆生命,卽斷八十萬戶蟲命,若炙若煮,若淹若暴。皆有小蟲飛蛾蠅蛆而附近之。如是展轉傍殺無量生命,雖不自手而殺。然屠者不敢自食,皆爲食肉之人殺之。故知食肉之人卽兼有殺業之罪,或有出家僧尼,躬在伽藍,共諸白衣,公然聚會飮酒食肉,葷辛雜穢,污染伽藍,不愧尊像,如斯渾雜奚如外道。’又尼羅浮陀地獄經云:‘身如段肉無有識知此是何人?皆由飮酒,出家僧尼,豈不深信經教心生重愧?自棄正法同於外道,若噉衆生父肉亦噉父肉。若噉衆生母肉,亦噉母肉。如是姊兄弟妹男女六親,竝有相對,怨怨相酬,未可得脫。又沙彌尼戒經云:不得殺生,慈愍群生,如父母念子加哀,蠕動猶如赤子。何謂不殺?護身口意,身不殺人畜喘息之類,手亦不爲,亦不教人,見殺不食,聞殺不食,疑殺不食,爲我殺不食,口不說言。當殺當害報怨,亦不得言死快,殺快某肉肥某肉瘦某肉多好某肉少惡,意亦不念,哀愍衆生,如己骨髓,如父如母,如子如身,等無差別,普等一心常志大乘。’又賢愚經云:‘佛告波斯匿王曰:過去久遠阿僧祇劫,此閻浮提有一大國,名波羅柰,於時國王名波羅摩達王,將四種兵入山獵戲,王到澤上馳逐禽獸,單隻一乘,獨到深林,王時疲極下馬小休。爾時,林中有牸師子,懷欲心盛行求其偶,因不能得値,於林閒見王獨坐,媱意轉盛,思欲從王,近到其邊,擧尾背住,王知其意而自思惟:此是猛獸力能殺我,若不從意儻見危害,王以怖故卽從師子成欲事已,師子還去,諸兵群從已復來到,王與人衆卽還宮城。爾時,師子從是懷胎,日月滿足,便生一子,形盡似人,唯足斑斕,師子憶識知是王有,便銜擔來著於王前。王亦思憶知是己兒,卽收取養,以足班駮字爲斑足,養之漸大雄才志猛,父王崩亡斑足繼治。時,班足王有二夫人,一是王種,二是婆羅門種斑足出游,勸二夫人隨我後往,誰先到者,當與一日極相娛樂。其隨後者吾不見之王去之後。其二夫人極自莊飾,嚴駕俱往,到於道中見於天祠,梵志種者下車作禮,禮已後到,王從本言而不前之,於是夫人瞋怨天神,由禮汝故使王見薄,若有天力何不護我?後壞天祠令平如地,守天祠神,悲惱至宮欲傷王宮,天神遮不聽入,有一仙人住止山中,王常供養,日日食時飛來入宮,不食餚饌粗食麤供,偶値一日仙人不來,天神知之,化作其形,坐於常處,不肯就食欲得魚肉,卽如語辦食已還去,明舊仙來,爲設肉食仙人瞋王。王言:大仙先日勅作,今何不食?仙人語言:昨日有患一日不來,是誰語汝,但相輕試,令王是後十二年中常食人肉。作是語:竟飛還山中,是後廚監忘不辦肉,臨時無計,出外求肉,見死小兒,肥白在地,念且稱急,卽卻頭足,擔至廚中,加諸美藥,作食與王,王得食之覺美倍常,卽問廚監,由來食肉未有斯美。此是何肉?廚監惶怖復白王言:若王原罪乃敢實說。王荅之言:但實說之,不坐汝罪,廚監白王具述前報。王言:此肉甚美,自今已後如是求辦廚監白王:前者偶値死兒,更求叵得,王又語言:汝但密取,設令有覺斷處由我,廚監受教夜常密捕得便殺之,日日供王,於時城中人民之類,各各行哭云亡失兒,展轉相問何由乃爾?諸臣聚議當試微伺,卽於街巷處處察探,見王廚監拽他小兒,伺捕得之,縛將詣王,具以前事白王:言是我所教,諸臣懷恨,各自外議,王便是賊食我等子,噉人之王云何共治?當共除之,去此禍害,一切同心咸共齊謀,一時同合,卽圍其王,當取殺之,王見兵集驚怖問言:汝等何故而圍逼我?諸臣荅言:夫爲王者,養民爲事,方驅廚宰殺人爲食,不任苛酷故欲殺王。王語諸臣:自今已後更不復爲,唯見恕放當自改勵,諸臣語曰:終不相放不須多云。時,王聞已自知必死,卽語諸臣:雖當殺我,小緩須臾,聽我一言,卽自立誓,我身由來,所修善行,爲王正治,供養仙人,合集衆德,迴令今日我得變成飛行羅剎。其語已訖尋語而成,卽飛虛空,告諸臣曰:汝等合力欲强殺我,賴我大幸復能自拔,自今已後汝等好忍所愛妻兒。我次第食,語訖飛去,止山林閒,飛行搏人,擔以爲食,人民之類恐怖藏避。如是之後殺噉多人,諸羅剎輩附爲翼從群衆漸多所害轉廣。後諸羅剎白斑足王:我等奉事爲王願爲一會,王卽許之。當取諸王令滿五百,與汝爲會,許之已訖,一一往取閉著深山,已得四百九十九王,殘少一人,後捕得須陀素彌,大有高德,從羅剎王乞得七日假,假滿還來,須陀素彌廣爲說法,分別殺罪及其惡報。復說慈心不殺之福斑足歡喜敬戴爲禮,承用其教無復害心,卽放諸王各還本國,須陀素彌,卽佐兵衆還將斑足安置本國。前仙人誓十二年滿,自是已後更不噉人,遂還霸王治民如舊。爾時,須陀素彌王者今我身是,斑足王者,今鴦掘摩羅是。爾時,諸人十二年中爲斑足王所食噉者,今此諸人爲鴦掘摩羅所殺者是。此諸人等世世常爲鴦掘所殺,我亦世世降之以善,鴦掘摩者,指鬘比丘是。時,波斯匿王復白佛言:指鬘比丘殺此多人,食已得道,當受報不?佛告大王:行必有報,今此比丘在於房中,地獄之火,從毛孔出,極患苦痛,酸切叵言,佛勅一比丘,汝持戶排,往指鬘房,剌戶孔中,比丘卽往奉教爲之,排入戶內,尋端午自融消比丘驚愕還來白佛佛告比丘行報如是王及衆會生信頌曰財色與酒。 名爲三惑 臣耽喪家君重亡國 肉障大慈 辛遮淨德懷道君子 斯穢不忒法苑珠林卷第九十三甲辰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
『법원주림』 93권(ABC, K1406 v39, p.1245a01-1255a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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