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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_IT_K0980_T_005 URL복사 통합뷰어 029_0674_a_01L불소행찬 제5권-일명 불본행경- 029_0674_a_01L佛所行讚卷第五 亦云佛本行經 통합뷰어 마명 보살 지음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029_0674_a_02L馬鳴菩薩造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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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소행찬 제5권
-일명 불본행경-


佛所行讚卷第五
亦云佛本行經


마명 보살 지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馬鳴菩薩造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23. 신력주수품(神力住壽品)
神力住壽品第二十三


그때 비사리(鞞舍離)의
모든 리차(離車) 장자들은
세존께서 그 나라에 들어오시어
암마라원(菴摩羅圓)에 계신다는 말 들었네.
爾時鞞舍離,
諸離車長者,
聞世尊入國,
住菴摩羅園。


어떤 이는 흰 수레를 타고
흰 일산에 흰 옷을 입고
어떤 이는 파랑ㆍ빨강ㆍ노랑 빛깔로서
그들의 차림새는 제각기 달랐네.
有乘素車輿,
素蓋素衣服,
靑赤黃綠色,
其衆各異儀。


따르는 무리들은 앞뒤로 에워싸고
서로 길을 다투어 나아갔네.
하늘관[天冠] 쓰고 곤화복(袞花服) 입고
보배 장신구로 장엄하였네.
導從翼前後,
爭塗競路前,
天冠衮花服,
寶飾以莊嚴。


위엄스런 모양은 밝고 또 빛나
그 동산 수풀을 더욱더 빛냈네.
그들은 다섯 가지 위의(威儀)를 버리고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나아갈 때
威容盛明耀,
增暉彼園林,
除捨五威儀,
下車而步進。


거만한 마음 버리고 공손한 모습으로
부처님 발에 머리 대어 예배하고
대중들은 부처님을 에워쌌는데
마치 해를 겹으로 싸고 있는 광명 같았네.
息慢而形恭,
頂禮於佛足,
大衆圍遶佛,
如日重輪光。


리차 중에 사자(師子)라는 이 있었으니
그는 모든 리차들 중 우두머리로
덕 있는 얼굴 사자와 같았는데
그 위치는 사자의 신하였지만
離車名師子,
爲諸離車長,
德貌如師子,
位居師子臣。


사자는 교만을 멸해 없애고
석가족[釋族] 사자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대들은 큰 위엄과 덕망이 있고
이름난 종족에 아름다운 풍채 있으나
滅除師子慢,
受誨釋師子,
汝等大威德,
名族美色容。


능히 이 세상의 교만 버리고
법을 받음으로써 밝음을 더하였네.
재물과 색(色)과 향과 꽃의 장식도
계율[戒]의 장엄만은 못하며
能除世憍慢,
受法以增明,
財色香花飾,
不如戒莊嚴。


나라의 풍족하고 안락함만이
오직 그대들의 영화이니라.
몸을 영화롭게 하고 백성 편안하게 하는 것
그 마음 잘 다루는 데 있나니
國土豐安樂,
唯以汝等榮,
榮身而安民,
在於調御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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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좋아하는 마음 거기 더하여
그 덕을 갈수록 더욱 높게 하여라.
땅이 척박하고 사람 마음 더러우면
능히 모든 어진 이를 모을 수 없네.
加以樂法情,
令德轉崇高,
非薄土群鄙,
而能集衆賢。


마땅히 날로 그 덕을 새롭게 하여
만 백성을 어루만져 길러야 하리.
밝고 바름으로써 대중을 인도하기
마치 소왕[牛王]이 나루를 건너듯 해야 한다네.
當日新其德,
撫養於萬民,
導衆以明正,
如牛王涉津。


만일 사람이 능히 스스로
이 세상과 뒷세상을 생각하거든
오직 바른 계(戒)를 닦아야
행복과 이익 있어 두 세상 편안하고
若人能自念,
今世及後世,
唯當脩正戒,
福利二世安。


여러 사람들에게 존경받으며
훌륭하다는 명성 널리 퍼지고
어진 사람 벗이 되기 좋아하여
덕의 흐름 영원히 다함 없으리.
爲衆所敬重,
名稱普流聞,
仁者樂爲友,
德流永無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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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수풀과 보배 구슬과 돌은
모두 다 땅을 의지해 생기나니
계(戒)의 덕도 또한 땅과 같아서
온갖 착함이 그것을 말미암네.
山林寶玉石,
皆依地而生,
戒德亦如地,
衆善之所由。


날개 없이 허공을 날려 하고
강 건널 때 좋은 배 없는 것처럼
사람으로서 계율의 덕 없으면
괴로움을 벗어나기 실로 어려우리.
無翅欲騰虛,
渡河無良舟,
人而無戒德,
濟苦爲實難。


나무에 아름다운 꽃과 열매 있어도
가시 있으면 휘어잡기 어렵듯이
많이 알고 아름다운 얼굴의 힘 있으면서
계율 깨뜨리는 사람 또한 그러하니라.
如樹美花果,
鍼刺難可攀,
多聞美色力,
破戒者亦然。


훌륭한 집에 단정히 앉아
왕의 마음으로 스스로 장엄하고
깨끗한 계율의 공덕 갖추어
큰 선인(仙人)을 따라 나아가라.
端坐勝堂閣,
王心自莊嚴,
淨戒功德具,
隨大仙而征。


털[毛羽]이나 가죽으로 된 옷 물들여 입고
소라 상투에 수염과 머리 깎더라도
계율의 덕성을 닦지 않으면
결국엔 온갖 고통 겪게 되리라.
染服衣毛羽,
螺髻剃鬚髮,
不脩於戒德,
方涉衆苦難。


밤낮으로 세 번씩 목욕하고
불을 받들어 고행 닦으며
더러운 들짐승에게 몸뚱이 주고
물이나 불에 빠지거나 절벽에 몸 던지기도 하며
日夜三沐浴,
奉火修苦行,
遺身穢野獸,
赴水火投巖。


떨어진 과일 먹고 풀뿌리를 먹거나
공기를 들이키고 항하 물을 마시기도 하며
기운을 마시고 곡기를 끊더라도
바른 계율(戒律)을 멀리 여의면
食菓餌草根,
吸風飮恒水,
服氣以絕糧,
遠離於正戒。


그것은 짐승의 도(道) 배우는 것일 뿐
바른 법의 그릇이 될 수 없나니
계율 깨뜨려 비방을 부르는 것
어진 사람으로서 친할 바 아니니라.
習斯禽獸道,
非爲正法器,
毀戒招誹謗,
仁者所不親。


마음에는 언제나 두려움 있고
나쁜 이름은 그림자처럼 따라
현세에서 아무런 이익 없나니
뒷세상 어떻게 편함을 얻으리.
心常懷恐怖,
惡名如影隨,
現世無利益,
後世豈獲安。


그러므로 마땅히 지혜로운 사람은
청정한 계율을 닦아야 하나니
나고 죽음의 넓은 들에서
계율은 좋은 길잡이가 되느니라.
是故智慧士,
當修於淨戒,
於生死曠野,
戒爲善導師。


계율 지님은 스스로의 힘에 있나니
그것은 곧 어려운 것 아니요
깨끗한 계율 사다리 되어
사람을 하늘에 오르게 한다네.
持戒由自力,
此則不爲難,
淨戒爲梯隥,
令人上昇天。



깨끗한 계율 이룩해 세운 이
그것은 번뇌가 적어지게 되지만
모든 허물은 그 마음 깨뜨리고
좋은 공덕을 상실하게 되느니라.
建立淨戒者,
斯由煩惱微,
諸過壞其心,
喪失善功德。



무엇보다 먼저 내 것이라 함을 여의어라.
내 것이라 하는 것 모든 착함 덮나니
마치 재가 불을 덮고 있으면
발로 밟아야 뜨거움 깨닫는 것 같다네.
先當離我所,
我所覆諸善,
猶灰覆火上,
足蹈而覺燒。


교만이 그 마음 덮어버림은
마치 해가 두터운 구름에 가린 것 같다.
게으름은 부끄러워하는 마음 없애고
근심과 슬픔은 강한 의지 약하게 한다네.
憍慢覆其心,
如日隱重雲,
慢怠滅慚愧,
憂悲弱强志。


늙음과 질병은 건강한 몸 부수고
나라는 거만은 모든 착함 멸하며
모든 하늘의 아수라(阿修羅)들은
탐하고 미워하여 싸움을 일으킨다네.
老病壞壯容,
我慢滅諸善,
諸天阿修羅,
貪嫉興諍訟。


모든 공덕을 다 잃어버림은
나[我]라는 거만을 품기 때문이네.
‘나는 뛰어난 가운데서 뛰어나고
내 덕은 뛰어난 사람과 동등하며
喪失諸功德,
悉由我慢懷,
我於勝中勝,
我德勝者同。


나는 뛰어난 사람보다 열등하다’고 하면
이는 곧 어리석은 사람이니라.
색(色)과 종족 모두 덧없는 것이어서
동요하여 잠깐도 쉬지 않으며
我於勝小劣,
斯則爲愚夫,
色族悉無常,
動搖不暫停。


마침내 없어지는 법이 되고 말지니
어찌하여 교만 부리랴.
탐욕이란 큰 근심거리이니
거짓으로 친한 체하나 슬그머니 원수되네.
終爲磨滅法,
何用憍慢爲,
貪欲爲巨患,
詐親而密怨。

 


사나운 불은 그 안에서 일어나나니
탐욕의 불도 또한 그러하여
탐욕의 불길이 왕성하게 타오르면
이 세간의 불보다 더욱 심하리.
猛火從內發,
貪火亦復然,
貪欲之熾燃,
甚於世界火。


왕성한 불길은 물로 끌 수 있지만
탐욕과 애욕만은 녹일 수 없네.
사나운 불길이 넓은 들판 태울 때
풀은 다 타도 다시 살아나지만
火盛水能滅,
貪愛難可消,
猛火焚曠野,
草盡還復生。


탐욕의 불길이 마음 태우면
바른 법은 다시 나기 어려우리.
탐욕은 세상 쾌락 구(求)하지만
그 쾌락은 깨끗하지 못한 업만 더하네.
貪欲火焚心,
正法生則難,
貪欲求世樂,
樂增不淨業。


나쁜 업은 나쁜 길에 떨어지게 하는데
원수 치고 탐욕보다 더한 것 없네.
탐욕은 곧 애욕을 내고
애욕은 곧 모든 탐욕 익히며
惡業墮惡道,
怨無過貪欲,
貪則生於愛,
愛則習諸欲。


탐욕만 익히면 온갖 고통 부르나니
근본 악은 탐욕보다 더한 것 없네.
탐욕은 곧 큰 병이 되건만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의 약 쓰지 않고
習欲招衆苦,
元惡無過貪,
貪則爲大病,
智藥愚夫止。


삿된 깨달음 올바른 생각 못해
탐욕만 자꾸자꾸 더하게 하느니라.
덧없고 괴로우며 깨끗하지 못함에는
나라는 것도 없고 또한 내 것이란 것도 없네.
邪覺不正思,
能令貪欲增,
無常苦不淨,
無我無我所。


이렇게 지혜롭고 진실한 관찰이라야
능히 저 삿된 탐욕 없애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경계에 대해
진실한 관찰을 닦아야 하나니
智慧眞實觀,
能滅彼邪貪,
是故於境界,
當修眞實觀。


진실한 관찰이 생긴 뒤에는
탐욕에서 해탈을 얻을 수 있느니라.
덕을 보거든 탐욕을 내고
허물을 보거든 성냄을 일으켜라.
眞實觀已生,
貪欲得解脫,
見德生貪欲,
見過起瞋恚。


그리하여 덕과 허물 한꺼번에 잊으면
탐욕과 성냄을 없앨 수 있으리라.
성냄은 본래 얼굴 변하게 하여
능히 단정한 빛을 무너뜨리네.
德過二俱忘,
貪恚得除滅,
瞋恚改素容,
能壞端正色。


성냄은 밝은 눈을 가려서
법의 이치 듣고픈 맘 해친다네.
친하고 사랑하는 의리를 끊고
세상의 천대와 업신여김 받나니
瞋恚翳明目,
害法義欲聞,
斷絕親愛義,
爲世所輕賤。


그러므로 마땅히 성냄을 버려
분해하는 마음을 따르지 말라.
미치고 분한 마음 잘 제어하는 것
그것을 훌륭한 제어자라 하나니
是故當捨恚,
勿隨於瞋心,
能制狂恚心,
是名善御者。


세상에서 일컫는 훌륭한 말 조련사
그것은 바로 그 말고삐잡이라네.
마음대로 성내 스스로 억제 못하면
근심과 후회의 불 이내 따라 오르리.
世稱善調駟,
是爲攝繩容,
縱恚不自禁,
憂悔火隨燒。


만일 사람이 성냄을 일으키면
먼저 스스로 자기 마음부터 태우고
그 다음에는 남에게 가해
혹은 타거나 혹은 타지 않거나
若人起瞋恚,
先自燒其心,
然後加於彼,
或燒或不燒。


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의 고통
중생을 못 견디게 핍박하거늘
거기에 다시 성냄의 해를 더해
많은 원한에 다시 원한 더하네.
生老病死苦,
逼迫於衆生,
復加於恚害,
多怨復增怨。


세상의 온갖 고통스런 핍박 보거든
마땅히 자비스런 마음을 일으키라.
중생이 번뇌를 일으키는 것
많고 적음의 한량없는 차이 있다네.”
見世衆苦迫,
應起慈悲心,
衆生起煩惱,
增微無量差。


여래께서 좋은 방편으로써
병에 따라 간략히 말씀하시니
비유하면 세상의 훌륭한 의사가
병에 따라 약을 주는 것 같네.
如來善方便,
隨病而略說,
譬如世良醫,
隨病而投藥。


그때 모든 리차(離車)들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곧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기뻐하면서 공손히 받들되
爾時諸離車,
聞佛所說法,
卽起禮佛足,
歡喜而頂受。


부처님과 그 대중들에게
내일 소박한 음식일망정 공양 받으시라 청했네.
부처님께서 모든 리차들에게
이미 암마라의 초청 받았노라 말씀하시자
請佛及大衆,
明日設薄供,
佛告諸離車,
菴摩羅已請。


어찌 우리 이익 빼앗느냐며
모든 리차들은 애석하게 생각했네.
그러다가 부처님의 평등한 마음 알고
곧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켰네.
離車懷感愧,
彼何奪我利,
知佛心平等,
而起隨喜心。


이에 여래께서는 마땅함을 잘 따라
위로하여 그 마음 기쁘게 하고
타이르고 설득하여 돌려보내니
마치 뱀이 엄한 주문(呪文) 입은 것 같았네.
如來善隨宜,
安慰令心悅,
伏化純熟歸,
如蛇被嚴呪。


밤이 지나고 먼동이 틀 무렵
부처님께서는 많은 대중 거느리시고
암마라(菴摩羅)의 집으로 나아가
그의 공양을 받아 마치신 다음
夜過明相生,
佛與大衆俱,
詣菴摩羅舍,
受彼供養畢。

다시 비뉴(毘紐) 마을로 가시어
거기에서 여름 안거(安居) 지내셨다.
석 달 안거를 마치신 뒤에
다시 비사리(鞞舍離)로 돌아오셨네.
往詣毘紐村,
於彼夏安居,
三月安居竟,
復還鞞舍離。


미후못[獼猴池] 가에 계시면서
고요히 숲 속에 앉아
큰 광명을 두루 놓으시어
악마 파순(波旬)을 감동시켰네.
住獼猴池側,
坐於林樹閒,
普放大光明,
以感魔波旬。


그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합장하고 권청(勸請)하여 말하였네.
“옛날 니련선(尼連禪) 강가에서
이미 진실한 서원을 세우셨을 때
來詣於佛所,
合掌勸請言,
昔尼連禪側,
已發眞實要。


‘나는 해야 할 일을 마친 뒤에는
마땅히 열반(涅槃)에 들리라’고 하셨다.
이제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치셨니
본래 먹었던 마음대로 실천해야 하리.”
我所作事畢,
當入於涅槃,
今所作已作,
當遂於本心。


그때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멸도(滅度)할 시기가 멀지 않았다.
지금부터 앞으로 석 달이 차면
분명히 열반에 들어가리라.”
時佛告波旬,
滅度時不遠,
卻後三月滿,
當入於涅槃。


그때 그 악마는 여래께서 이미
멸도할 시기가 되었음을 아시고
그 마음 이미 만족스러워
기뻐하며 천궁(天宮)으로 돌아갔네.
時魔知如來,
滅度已有期,
情願旣已滿,
歡喜還天宮。


여래께서는 나무 밑에 앉으시어
삼마제(三摩提)를 바르게 받아
업의 과보로 받은 수명[壽]을 놓아 버리고
신력(神力)으로 목숨[命]을 늘이셨네.
如來坐樹下,
正受三摩提,
放捨業報壽,
神力住命存。


여래께서 수명을 버리시자
대지(大地)는 크게 진동하였고
시방(十方)의 모든 허공 경계에서는
온통 큰불이 타고 있었네.
以如來捨壽,
大地普震動,
十方虛空境,
周遍大火然。


수미산 꼭대기는 무너져 내리고
하늘에서는 조약돌이 날리며
모진 바람 사방에서 세차게 불어
나무들은 모두 꺾이고 부러졌다네.
須彌頂崩頹,
天雨飛礫石,
狂風四激起,
樹木悉摧折。


하늘 음악은 구슬픈 소리로 연주되고
하늘 사람들은 기쁨을 잊고 있었네.
부처님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모든 대중들에게 두루 말씀하셨네.
天樂發哀聲,
天人心忘歡,
佛從三昧起,
普告諸衆生。


“나는 이미 수명[壽]을 버렸으므로
삼매의 힘으로 몸을 보존하지만
몸은 이미 썩은 수레와 같아
다시는 가고 올 인(因)이 없노라.
이미 세 가지 유(有)을 벗어났으니
새가 알을 깨고 나온 것 같구나.”
我今已捨壽,
三昧力存身,
身如朽敗車,
無復往來因,
已脫於三有,
如鳥破卵生。


24. 리차사별품(離車辭別品)
佛所行讚離車辭別品第二十四


존자 아난다(阿難陀)는
천지가 크게 진동하는 것 보고
마음으로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서
“무슨 인연이냐”고 부처님께 여쭈었네.
尊者阿難陁,
見地普大動,
心驚身毛豎,
問佛何因緣。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네.
“내 수명[壽]이 석 달 동안 머물 것이며
다른 목숨[命]과 행(行)은 다 버렸다.
그러므로 땅이 크게 흔들렸느니라.”
佛告阿難陁,
我住三月壽,
餘命行悉捨,
是故地大動。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슬픈 마음에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마치 매우 힘센 저 코끼리가
전단(栴檀)나무를 잡아 흔들 때
阿難聞佛教,
悲感淚交流,
猶如大力象,
搖彼栴檀樹。


나무는 흔들리고 나무결은 졸려
향기로운 즙(汁)이 흘러내리는 것 같았네.
큰 스승님을 가까이하고 존경하며
은혜 깊고 탐욕 여의지 못함은
擾動理迫迮,
香汁淚流下,
親重大師尊,
恩深未離欲。


오직 이 네 가지 일로 말미암아
슬픔과 괴로움을 견딜 수 없네.
“나는 이제 세존께서
열반에 듣기로 결정했단 말 듣고
惟此四事故,
悲苦不自勝,
今我聞世尊,
涅槃決定教。


온몸의 맥이 모두 풀려
방향을 잃고 평소의 목소리는 변하며
들었던 법은 모조리 잊고
어지럽고 놀라워 천지를 잃은 듯하네.
擧體悉萎消,
迷方失常音,
所聞法悉忘,
荒悸亡天地。


괴상하여라, 구세주(救世主)시여,
멸도(滅度)하심이 어찌 그리 빠르신가.
찬물을 만나 죽을 것 같았을 때
불을 만났으나 불길이 이내 꺼져 버린 듯
怪哉救世主,
滅度一何駃,
遭寒水垂死,
遇火忽復滅。


모든 번뇌의 넓은 들에서
방위를 잃고 헤맬 때
문득 훌륭한 길잡이 만났으나
채 건너지 못하고 이내 다시 잃은 듯
於煩惱曠野,
迷亂失其方,
忽遇善導師,
未度忽復失。


마치 사람이 넓은 사막 걸어갈 때
덥고 목마르나 물을 구하지 못하다가
홀연히 맑고 시원한 우물 만났지만
달려가자 그 물 말라버린 것 같네.
如人涉長漠,
熱渴久乏水,
忽遇淸涼池,
奔趣悉枯竭。


검푸른 눈썹 조용한 눈동자는
삼세(三世)의 일을 분명하게 보았고
지혜의 광명으로 그윽한 어둠 비출 때
어둠은 얼마나 빨리 없어졌던가.
紺睫瞪睛目,
明鑑於三世,
智慧照幽冥,
昏冥一何速。


이것은 마치 메마른 땅의 싹이
구름 끼자 비오기를 바랐지만
사나운 바람에 구름 걷혀서
하염없이 빈 밭만 지키는 것 같아라.
猶如旱地苗,
雲興仰希雨,
暴風雲速滅,
望絕守空田。


지혜 없는 큰 어둠 속에서
중생들 모두 방향을 잃었을 때
여래는 지혜의 등불을 밝혔는데
갑자기 꺼지면 헤어날 길 없으리.”
無智大闇冥,
群生悉迷方,
如來燃慧燈,
忽滅莫由出。


부처님께서 아난의 그 마음 아프고
슬프고 간절한 하소연 듣고
부드러운 말로 위로하시면서
그를 위해 진실한 법을 말씀하셨네.
佛聞阿難說,
酸訴情悲切,
軟語安慰言,
爲說眞實法。


“만일 사람이 그 자성(自性)을 알면
근심과 슬픔 속에 있지 않을 것이네.
일체의 함[爲]이 있는 모든 것
다 닳아서 없어지는 법이니라.
若人知自性,
不應處憂悲,
一切諸有爲,
悉皆磨滅法。


나는 이미 너에게 말하였나니
만남의 속성은 이별하는 것이요
은혜와 애정의 이치는 항상하지 않나니
슬퍼하고 그리는 마음 버려야 한다네.
我已爲汝說,
合會性別離,
恩愛理不常,
當捨悲戀心。


함[爲]이 있어서 유동하는 법
나고 멸하여 자재(自在)하지 않나니
비록 영원히 존재하려 하더라도
끝내 그리 될 이치가 없느니라.
有爲流動法,
生滅不自在,
欲令長存者,
終無有是處。


만일 함이 있는 법 영원히 존재하여
옮겨져 변하는 일 다시 없다면
그것은 곧 해탈이니
무엇을 다시 구한단 말인가.
有爲若常存,
無有遷變者,
此則爲解脫,
於何而更求。


너희들과 또 다른 중생들
나에게서 무엇을 구하는가.
너희들이 마땅히 얻어야 할 것을
나는 이미 말하여 마쳤노라.
汝及餘衆生,
今於我何求,
汝等所應得,
我以爲說竟。


나의 이 몸을 무엇에 쓰려는가.
묘한 법신(法身)은 영원히 존재하며
나는 나의 고요함[寂靜]에 머무나니
오직 중요한 것은 여기에 있느니라.
何用我此身,
妙法身長存,
我住我寂靜,
所要唯在此。


그러나 나는 중생들에 대해서
일찍이 게을리 한 적 없었나니
마땅히 싫어하고 떠날 생각을 닦아
제 자신의 섬[洲]에 잘 머물러야 하나니
然我於衆生,
未曾有所惓,
當修厭離想,
善住於自洲。


마땅히 알라. 제 자신의 섬이란
오롯하고 부지런한 방편으로써
혼자 고요하게 한가히 살기를 닦고
다른 것 믿어 따르지 않는 것이네.
當知自洲者,
專精勤方便,
獨靜脩閑居,
不從於他信。


마땅히 알라. 제 자신의 섬이란
결정코 밝은 지혜의 등불로써
능히 어리석음의 어둠 없애고
네 가지 경계를 두루 관찰해
當知法洲者,
決定明慧燈,
能滅除癡闇,
觀察四境界。


훌륭한 법을 체득하여
나와 내 것 여의는 것이니라.
뼈 줄기에 가죽과 살 바르고
피로 물대고 힘줄로 얽었나니
逮得於勝法,
離我離我所,
骨竿皮肉塗,
血澆以筋纏。


자세히 관찰하면 그 모두 더러운 것
어떻게 이 몸을 좋아할 수 있으리.
모든 받음[受]은 인연으로 생기는 것
마치 물 위의 거품 같다네.
諦觀悉不淨,
云何樂此身,
諸受從緣生,
猶如水上泡。


나고 멸하며 덧없고 괴롭나니
즐겁다는 생각 멀리 여의어라.
심식(心識)은 나고 머물고 멸하여
새록새록 변하여 잠시도 쉬지 않네.
生滅無常苦,
遠離於樂想,
心識生住滅,
新新不蹔停。


적멸(寂滅)을 깊이 생각해 보면
항상하다는 생각은 영원히 어긋나리.
갖가지 행(行)은 인연으로 일어나
모였다 흩어졌다 항상 함께하지 않건만
思惟於寂滅,
常想永已乖,
衆行因緣起,
聚散不常俱。


어리석은 사람은 나라는 생각 내고
지혜로운 사람은 내 것이 없다 말하네.
이 네 가지 경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바르게 관찰하라.
愚癡生我想,
慧者無我所,
於此四境界,
思惟正觀察。


이것은 곧 일승(一乘)의 도(道)이니
온갖 괴로움을 모두 멸하느니라.
만일 능히 여기에 머물러
진실하고 바르게 관찰한다면
此則一乘道,
衆苦悉皆滅,
若能住於此,
眞實正觀者。


부처의 몸은 있고 없고 하지만
이 법은 영원하여 다함이 없네.”
부처님께서 이 묘한 법 말씀하시어
아난을 위로하실 때
佛身之存亡,
此法常無盡,
佛說此妙法,
安慰阿難時。


모든 리차들은 이 말을 듣고
황송하고 두려워해 모두 모였네.
그들은 세속의 모습 모두 버리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달려왔네.
諸離車聞之,
惶怖咸來集,
悉捨俗威儀,
驅馳至佛所。


예배 마치고 한쪽에 앉아
묻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 마음 이미 아시고
미리 방편으로 말씀하셨네.
禮畢一面坐,
欲問不能宣,
佛已知其心,
逆爲方便說。
통합뷰어

“내 이제 너희들을 관찰해보니
마음에 이상한 생각 드는구나.
세속에 인연한 일 모두 버리고
오직 법을 생각함을 마음에 새겨라.
我今觀察汝,
心有異常想,
放捨俗緣務,
唯念法爲情。


너희들은 지금 나에 대하여
묻고 싶고 알고 싶은 것 있어도
내가 목숨을 마칠 즈음에
부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汝今欲從我,
所聞所知者,
於我存亡際,
愼莫生憂悲。


항상함이 없는 함이 있는[有爲] 성질은
움직이고 변하고 바뀌는 법으로서
견고하지도 않고 이익도 없어
오래 머무르는 모양이 없느니라.
無常有爲性,
躁動變易法,
不堅非利益,
無有久住相。


옛날의 모든 선왕(仙王)
바사타(婆私吒) 같은 선인과
만타(曼陀) 전륜성왕 같은 사람들
그들 무리[比]도 또한 적지 않았다네.
古昔諸仙王,
婆私咤仙等,
曼陁轉輪王,
其比亦衆多。


그러한 모든 훌륭한 조상들
그 힘은 자재천(自在天)과 같았지만
그들도 모두 이미 없어져
누구 하나 지금은 산 사람 없다네.
如是諸先勝,
力如自在天,
悉已久磨滅,
無一存於今。


해와 달과 제석천[釋帝繹]
그 수도 또한 매우 많았지만
그 또한 모두 지금은 없어져
영원히 남아 있는 것 하나도 없느니라.
日月天帝釋,
其數亦甚衆,
悉皆歸磨滅,
無有長存者。


과거 세상의 모든 부처들
그 수는 항하(恒河)의 모래 같아서
지혜로 온 세간 비추었으나
모두 다 등불처럼 멸했느니라.
過去世諸佛,
數如恒邊沙,
智慧照世閒,
悉皆如燈滅。


미래 세상의 모든 부처들
장차 멸할 것도 또한 그러하나니
이제 어찌 나 홀로 다르겠는가.
마땅히 열반에 들어야 하리.
未來世諸佛,
將滅亦復然,
我今豈獨異,
當入於涅槃。


저기 제도해야 할 이 있으니
이제 마땅히 앞으로 나아가리.
비사리(毘舍離)는 쾌락한 곳이라
너희들은 우선 스스로 안온하라.
彼有應度者,
今宜進前行,
毘舍離快樂,
汝等且自安。

 


세간은 의지하고 믿을 것 없고
삼계(三界)도 족히 즐겨할 것 없나니
근심하고 슬퍼하는 괴로움 그치고
탐욕을 여읠 마음 내어야 하느니라.”
世閒無依怙,
三界不足歡,
當止憂悲苦,
而生離欲心。


결단코 끊어 영원히 이별한 뒤에
북방으로 나아가 노니실 때
느릿느릿 먼 길을 걸어가심이
마치 해가 서산에 기우는 것 같았네.
決斷長別已,
而遊於北方,
靡靡涉長路,
如日傍西山。


그때 모든 리차(離車)들은
슬피 탄식하고 길을 따라 돌아오며
하늘을 우러러 슬퍼하고 탄식했네.
“아아, 얼마나 괴상한 일인가.
爾時諸離車,
悲吟逐路隨,
仰天而哀歎,
嗚呼何怪哉。


몸은 마치 진금산(眞金山) 같고
온갖 형상 장엄을 갖추었거늘
장차 머지않아 무너지려 하는구나.
덧없음은 어이 그리 자비도 없는가.
形如眞金山,
衆相具莊嚴,
不久將崩壞,
無常何無慈。


나고 죽음에 오래 목말랐는데
여래께서는 지혜의 어머니셨건만
지금 우리들을 갑자기 버리시니
구원 없는 괴로움을 어떻게 하리.
生死久虛渴,
如來智慧母,
而今頓放捨,
無救苦奈何。


중생은 오랫동안 어둠 속에 살면서
밝은 지혜 빌려서 길을 갔거늘
어찌하여 그 지혜의 해는
갑자기 그 빛을 감추려 하는가.
衆生久闇冥,
假明慧以行,
如何智慧日,
忽然而潛光。


무지(無智)는 빠른 흐름이 되어
모든 중생을 띄워서 흘려 보냈네.
어찌하여 이 법의 다리[橋梁]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끊어지는가.
無智爲迅流,
漂浪諸衆生,
如何法橋梁,
一旦忽然摧。


자비하신 큰 의왕(醫王)은
위없는 지혜의 좋은 약으로
중생의 고통을 치료해 주시더니
어찌하여 갑자기 멀리 가는가.
慈悲大醫王,
無上智良藥,
療治衆生苦,
如何忽遠逝。


자비의 묘한 하늘 깃대는
지혜로 장엄하고
금강심(金剛心)으로 얽어매어
세간 사람들 보고 싫증내지 않았건만
慈悲妙天幢,
智慧以莊嚴,
金剛心絞絡,
世閒觀無厭。


사당[祠祀]의 장엄하고 훌륭한 깃대
어찌하여 하루 아침에 꺾여지며
중생은 얼마나 복이 엷기에
나고 죽음의 흐름에 윤회하는가.
祠祀嚴勝幢,
云何一旦崩,
衆生何薄福,
輪迴生死流。


해탈의 문은 갑자기 닫혀버려
길이 괴로워하며 벗어날 기약 없네.
여래께서는 위로하고 편안하게 하시더니
정(情)을 끊고 영원히 하직하시네.”
解脫門忽閉,
長苦無出期,
如來善安慰,
割情而長辭。


마음을 억제하여 슬픔과 그리움을 참음이
시든 가니꽃[迦尼花] 같았네.
배회하고 또 느릿느릿 걸으면서
슬퍼하고 원망하며 길을 따라 돌아가니
마치 그 어버이 잃은 사람이
장사 치루고 이별하고 돌아옴 같았네.
制心忍悲戀,
如萎迦尼花,
俳佪而遲遲,
悵怏隨路行,
如人喪其親,
葬畢長訣還。



25. 열반품(涅槃品)
佛所行讚  涅槃品  第二十五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곳으로 떠나시자
비사리(鞞舍離)는 텅 비고 쓸쓸하여
마치 밤에 어두운 구름이 끼어
별과 달이 그 광명 잃은 듯했네.
佛至涅槃處,
鞞舍離空虛,
猶如夜雲冥,
星月失光明。


온 나라 먼저는 안락했으나
이제는 갑자기 시들고 여윔이
마치 사랑하는 아버지 잃은
외로운 딸이 홀로 슬퍼하는 듯했네.
國土先安樂,
而今頓凋悴,
猶如喪慈父,
孤女常獨悲。


단정하지만 들어 아는 게 없고
총명하지만 덕이 없으며
마음으론 분별하나 말이 어눌하고
지혜는 밝으나 재주가 모자라며
如端正無聞,
聰明而薄德,
心辯而口吃,
明慧而乏才。


신통은 있으나 위의가 없고
자비심 있으나 거짓 많으며
고상하고 훌륭하나 힘이 없으며
위의는 있으나 법이 없는 것처럼
神通無威儀,
慈悲心虛僞,
高勝而無力,
威儀而無法。


비사리도 또한 그러해
본래는 영화로웠으나 지금은 피폐해
마치 저 가을 밭에 곡식의 싹이
물을 잃고 다 말라 시든 것 같았네.
鞞舍離亦然,
素榮而今悴,
猶如秋田苗,
失水悉枯萎。


혹은 불을 꺼 연기 없애고
혹은 음식을 대해도 먹는 것 잊으며
공(公)적이건 사적이건 하던 일 멈추고
모든 세속 인연을 닦지 않은 채
或斷火滅煙,
或對食忘飡,
悉廢公私業,
不修諸俗緣。


다만 부처만 염하며 깊은 은혜 감동해
모두 입 다물고 말못하고 있었네.
그때 그 사자(師子) 리차(離車)는
근심과 슬픔을 억지로 참으며
울먹 울먹 흐느끼는 소리 내어
못내 그리는 마음 나타내었네.
念佛感恩深,
默默各不言,
時師子離車,
强忍其憂悲,
垂泣發哀聲,
以表眷戀心。


“모든 삿된 길 부수어 깨뜨리고
올바른 법을 나타내 보이셨으며
온갖 외도들 이미 항복받으셨는데
끝내 가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려는가.
破壞諸邪徑,
顯示於正法,
已降諸外道,
遂往不復還。


세상은 세상을 떠나는 길 끊겼으매
덧없음은 곧 큰 병이 되었구나.
세존께서 이제 열반에 드신다면
의지할 곳도 없고 구제할 이도 없네.
世絕離世道,
無常爲大病,
世尊入大寂,
無依無有救。


가장 훌륭한 방편 가지신 높은 이
최후의 경지에서 광명 감추시니
우리들 이제 굳센 뜻 잃음이
마치 불 지필 섶나무 없어진 듯 하네.
方便最勝尊,
潛光究竟處,
我等失强志,
如火絕其薪。


세존께서는 세상의 그늘을 버리셨으니
중생들 못내 가여워라.
마치 사람이 신력(神力)을 잃은 듯
온 세상 함께 서러워하네.
世尊捨世蔭,
群生甚可悲,
如人失神力,
擧世共哀之。


더위를 피해 시원한 못에 들고
추위를 만나 불을 의지했다가
하루아침에 모두 텅 비고 나면
중생들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
逃暑投涼池,
遭寒以憑火,
一旦悉廓然,
群生何所歸。


특별하고 훌륭한 법 밝게 통달한
그는 이 세상의 도주사(陶鑄師)였네.
이제 이 세간은 주인을 잃었으니
사람이 도(道)를 잃으면 곧 멸망하리라.
通達殊勝法,
爲世陶鑄師,
世閒失宰正,
人喪道則亡。


늙음ㆍ병듦ㆍ죽음이 자재(自在)로워서
도가 없어지고 도 아님이 통할 때
큰 괴로움의 버팀목이 무너졌으니
이 세간에 어느 누가 그와 짝하리.
老病死自在,
道喪非道通,
能壞大苦機,
世閒何有雙。


지극히 뜨거운 큰 불길 성하여도
큰 구름비로 그것을 끌 수 있지만
탐욕의 불길 맹렬히 타오름은
그 누가 그것을 꺼지게 하리.
猛熱極焰盛,
大雲雨令消,
貪欲火熾燃,
其誰能令滅。


튼튼하고 굳세어 능히 짐 져주던 분
이미 이 세상 무거운 짐 버렸으니
다시 어떤 지혜의 힘이 있어서
청하지 않은 벗이 될 수 있으랴.
堅固能擔者,
已捨世重任,
復何智慧力,
能爲不請友。


마치 저 사형(死刑)당할 죄인이
죽음에 다다라야 술에 취하듯
저 중생들의 미혹한 의식[識]은
오직 죽게 되셔야 생(生)을 받았네.
如彼臨刑囚,
爲死而醉酒,
衆生迷惑識,
唯爲死受生。


날카로운 톱으로 목재를 켜듯
덧없음은 이 세간을 끊어 해치건만
어리석음의 어둠은 깊은 물 되고
애정의 탐욕은 큰 물결 되며
利鋸以解材,
無常解世閒,
癡闇爲深水,
愛欲爲巨浪。


번뇌는 거기 뜨는 물거품 되고
삿된 견해는 마갈어(摩竭魚)가 되는데
오직 지혜의 배만 있어
능히 이 큰 바다 건너갔었네.
煩惱爲浮沫,
邪見摩竭魚,
唯有智慧舩,
能度斯大海。


온갖 병은 나무의 꽃이 되고
늙고 쇠함은 그 나무의 잔가지 되며
죽음은 그 나무의 깊은 뿌리가 되고
존재[有]의 업은 그 나무의 싹이 되는데
굳세고 날카로운 지혜의 칼만이
세 가지 존재의 나무 능히 끊어 버렸네.
衆病爲樹花,
衰老爲纖條,
死爲樹深根,
有業爲其芽,
智慧剛利刀,
能斷三有樹。


무명(無明)은 부시[鑽]와 부싯돌[燧]이 되고
탐욕은 타오르는 불꽃이 되며
5욕(欲)의 경계는 그 섶나무인데
지혜의 물로써 그것을 끄셨네.
無明爲鑽燧,
貪欲爲熾焰,
五欲境界薪,
滅之以智水。


특별하고 훌륭한 법 두루 갖추어
이미 어리석은 어둠을 깨뜨리고서
편안하고 고요한 바른 길 보아
갖가지 번뇌를 끝까지 다하셨네.
具足殊勝法,
已壞於癡冥,
見安隱正路,
究竟諸煩惱。


자비로 모든 중생 교화할 때
미운 이건 친한 이건 달리 하지 않으셨고
일체의 지혜를 통하여 아셨건만
이제는 그 모두 버리셨네.
慈悲化衆生,
怨親無異相,
一切智通達,
而今悉棄捨。


유연하고 아름답고 청정한 음성
방정한 몸에 가늘고 긴 팔
그러한 큰 신선도 끝이 있으니
그 어떤 사람인들 다함 없으리.
軟美淸淨音,
方身纖長臂,
大仙而有邊,
何人得無窮。


세월의 흐름 빠름을 깨달아
마땅히 힘써 바른 법을 구하되
마치 험한 길에서 물을 만났을 때
물 마시고 빨리 길을 나아가듯 하라.
當覺時遷速,
應勤求正法,
如嶮道遇水,
時飮速進路。


덧없음이란 매우 사납고 거슬려
두루 무너뜨림에 귀하고 천함 없나니
올바른 관찰을 마음에 두어
비록 자더라도 항상 깨어 있어라.”
非常甚暴逆,
普壞無貴賤,
正觀存於心,
雖眠亦常覺。


그때 저 리차 사자는
언제나 부처님의 지혜를 생각하며
나고 죽음을 싫어해 여의려고
사람 중의 사자(師子)를 찬탄하고 사모했네.
時離車師子,
常念佛智慧,
厭離於生死,
歎慕人師子。

 


세상 은혜와 사랑 마음에 두지 않고
탐욕을 떠난 덕을 깊이 받들어
가볍게 날뛰는 뜻 꺾어 항복받으며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마음 두었네.
不存世恩愛,
深崇離欲德,
折伏輕躁意,
拪心寂靜處。


부지런히 보시(布施)를 닦아 행하고
교만한 마음을 멀리 여의며
혼자서 한가롭게 살기를 좋아해
오직 참된 법만을 깊이 생각하였네.
勤脩行惠施,
遠離於憍慢,
樂獨修閑居,
思惟眞實法。


그때 일체 지혜 가지신 분
원만한 몸을 사자처럼 돌려
그 비사리를 바라보면서
하직하는 긴 노래 읊으셨네.
爾時一切智,
圓身師子顧,
瞻彼鞞舍離,
而說長辭偈。


“비사리에 노니는 것
이것은 나의 맨 마지막이네.
저 역사(力士)들이 사는 곳으로 가
마땅히 열반에 들어야 하리.”
是吾之最後,
遊此鞞舍離,
往力士生地,
當入於涅槃。


차례차례 계속해 노니시다가
저 포가성(蒲伽城)에 도착하시자
편안히 견고림(堅固林)에 머무시며
모든 비구들을 훈계하셨네.
漸次第遊行,
至彼蒲加城,
安住堅固林,
教誡諸比丘。


“나는 이제 한밤중이면
장차 열반에 들 것이다.
너희들은 법을 의지해야 하나니
그것은 곧 높고도 훌륭한 곳이니라.
吾今以中夜,
當入於涅槃,
汝等當依法,
是則尊勝處。


수다라(修多羅)에 들어가지도 않고
또한 율의(律儀)를 따르지도 않으며
진실한 이치에 어긋나는 것
그것은 마땅히 받지 않아야 하리.
不入脩多羅,
亦不愼律儀,
眞實義相違,
則不應攝受。


그것은 법도 아니요 율(律)도 아니며
또한 내가 설법한 것도 아니며
그것은 곧 어두운 말이니
너희들은 마땅히 빨리 버리고
非法亦非律,
又非我所說,
是則爲闇說,
汝等應速捨。


분명한 설법을 받아 가져야 하니
그것은 곧 뒤바뀐 것도 아니요
그것은 곧 내가 말한 것이며
법답고 율다운 가르침이니라.
執受於明說,
是則非顚倒,
是則我所說,
如法如律教。


내 법과 율처럼 받아 지니면
그것은 곧 믿을 수 있지만
내 법과 율을 그르다고 말하면
그것은 곧 믿을 수 없느니라.
如我法律受,
是則爲可信,
言我法律非,
是則不可信。


은밀한 이치는 이해하지 못하고
그릇된 문자만 따르는 것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으로서
법이 아니며 망령된 말이니라.
不解微細義,
謬隨於文字,
是則爲愚夫,
非法而妄說。


참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고
주관 없이 어리석게 받는 것
마치 놋쇠와 금을 함께 벌여 놓고
세상 사람을 속이고 미혹함과 같느니라.
不別其眞僞,
無見而闇受,
猶鍮金共肆,
誑惑於世閒。


어리석은 사람은 얕은 지혜 익혀
진실한 이치는 알지 못한 채
비슷한 법을 받고서도
참된 법을 받았다 하네.
愚夫習淺智,
不解眞實義,
受於相似法,
而作眞法受。


그러므로 마땅히 이치 살펴서
참다운 법과 율을 관찰해야 하나니
마치 저 금(金)을 단련하는 사람이
달구고 두드려 순금을 취하듯 해야 하리라.
是故當審諦,
觀察眞法律,
猶如鍊金師,
燒打而取眞。


모든 경론(經論)을 알지 못하면
그것은 곧 지혜가 아니니
마땅히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을 말하고
마땅히 봐야 할 것은 보지도 않는구나.
不知諸經論,
是則非黠慧,
不應說所應,
應作不應見。


마땅히 평등하게 받아들이고
글귀의 이치대로 설하고 행해야 하나니
방법을 모르고 칼을 잡으면
도리어 그 손을 다치느니라.
當作平等受,
句義如說行,
執劍無方便,
則反傷其手。


말이나 문자를 잘 사용하지 못하면
그 뜻을 밝게 깨치기 어렵나니
마치 밤중에 방을 찾으러 다닐 때
집이 넓어 그곳을 알 수 없는 것 같네.
辭句不巧便,
其義難了知,
如夜行求室,
宅曠莫知處。


이치를 잃으면 곧 법을 잊고
법을 잊으면 마음이 어지럽다.
그러므로 저 지혜로운 사람은
진실한 이치를 어기지 않느니라.”
失義則忘法,
忘法心馳亂,
是故智慧士,
不違眞實義。


이렇게 훈계하여 마치신 뒤에
파바성(波婆城)에 이르시자
저 모든 역사(力士)들
갖가지 공양을 베풀어 받들었네.
說斯教誡已,
至於波婆城,
彼諸力士衆,
設種種供養。


그때 순다(純陀)라 이름하는
어떤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부처님을 청해 그 집에 모시고
최후의 공양을 마련해 올렸네.
時有長者子,
其名曰純陁,
請佛至其舍,
供設最後飯。


공양을 끝내고 설법을 마치신 뒤
구이성(鳩夷城)으로 가셔서
궐궐강[蕨蕨河]과 희련강[凞連河]
두 강을 건너가셨네.
飯食說法畢,
行詣鳩夷城,
度於蕨蕨河,
及熙連二河。


그곳엔 안온하고 한적한
견고림(堅固林)이 있었다.
금강[金河]에 들어가 목욕하시자
그 몸은 마치 진금산(眞金山) 같았네.
彼有堅固林,
安隱閑靜處,
入金河洗浴,
身若眞金山。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분부하시어
저 사라쌍수(沙羅雙樹) 사이를
물 뿌려 청소하고 깨끗하게 한 뒤에
승상(繩牀)을 준비하라 하셨네.
告勅阿難陁,
於彼雙樹閒,
掃灑令淸淨,
安置於繩牀。


“나는 오늘 밤 자정에
마땅히 열반에 들리라.”
아난은 부처님 분부를 받고
기가 막히고 마음이 비통했다네.
吾今中夜時,
當入於涅槃,
阿難聞佛教,
氣塞而心悲。


울다 걷다 하면서도 분부 받들어
준비를 마치고 돌아와 아뢰었네.
여래께서는 승상에 나가시어
북쪽으로 머리 두고 오른쪽으로 누웠네.
行泣而奉教,
布置訖還白,
如來就繩牀,
北首右脅臥。


팔을 베개삼고 두 발을 포개셨는데
그 모양 마치 사자왕(師子王) 같았네.
괴로움이 다한 마지막 몸은
한 번 눕자 영원히 일어나지 않았네.
枕手累雙足,
猶如師子王,
畢苦後邊身,
一臥永不起。


제자들이 모두 주위를 둘러싸고
“세상 눈이 없어졌다”며 슬프게 탄식했네.
바람은 멎고 숲과 물은 고요하며
새와 짐승들은 죽은 듯 소리 없네.
弟子衆圍遶,
哀歎世眼滅,
風止林流靜,
鳥獸寂無聲。

 


나무들은 모두 눈물을 줄줄 흘리고
꽃과 잎사귀는 제때도 아닌데 떨어졌네.
탐욕 여의지 못한 사람과 하늘들은
모두 크게 두려워하였네.
樹木汁淚流,
華葉非時零,
未離欲人天,
悉皆大惶怖。


마치 사람이 넓은 못에서 놀다가
길이 험해 마을까지 이르지 못했을 때
다만 거기까지 가지 못할까
마음만 두렵고 몸은 바쁜 것 같았네.
如人遊曠澤,
道險未至村,
但恐行不至,
心懼形悤悤。


여래는 마지막으로 누우시어
아난다에게 분부하셨네.
“너는 가서 저 역사(力士)들에게 알려라.
내 열반할 때가 이미 이르렀으니
如來畢竟臥,
而告阿難陁,
往告諸力士,
我涅槃時至。


그들이 만일 나를 보지 못하면
오래도록 한(恨)이 되어 큰 고통 생기리라.”
아난은 부처님 분부 받고
슬피 울면서 길을 따라가
彼若不見我,
永恨生大苦,
阿難受佛教,
悲泣而隨路。


그 모든 역사들에게 알렸네.
“세존께선 이제 목숨 마치려 한다.”
모든 역사들 그 소리 듣고
매우 큰 두려움 생겼네.
사내도 아낙네도 모두 달려와
울부짖으며 부처님 처소로 나아갔네.
告彼諸力士,
世尊已畢竟,
諸力士聞之,
極生大恐怖,
士女奔馳出,
號泣至佛所。


찢어진 옷에 흩어진 머리털
먼지 쓴 몸에는 땀을 흘리고
통곡하며 저 숲으로 나아갔는데
마치 하늘 복이 다한 것 같았네.
弊衣而散髮,
蒙塵身流汗,
號慟詣彼林,
猶如天福盡。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 발에 예배할 때
근심과 슬픔으로 몸은 시들었네.
여래께서 위로하며 말씀하셨네.
“너희들은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말라.
지금은 마땅히 기뻐할 때이거늘
근심하고 슬퍼함은 올바르지 않느니라.
垂淚禮佛足,
憂悲身萎熟,
如來安慰說,
汝等勿憂悴,
今應隨喜時,
不宜生憂慼。


오랜 겁(劫)을 두고 꾀하던 바를
나는 이제야 비로소 얻었노라.
모든 감관[根]의 경계를 이미 건너니
다함 없는 시원하고 맑은 곳이네.
長劫之所規,
我今始獲得,
已度根境界,
無盡淸涼處。


흙ㆍ물ㆍ불ㆍ바람을 여의고
지극히 고요하고 나고 멸하지 않아
영원히 걱정 근심 버렸거늘
어찌하여 나를 위해 근심하는가.
離地水火風,
寂靜不生滅,
永除於憂患,
云何爲我憂。


나는 옛날 가사산(伽闍山)에서
이 몸을 버리고자 하였으나
그 전생에 지은 인연 때문에
세상에 살아 지금에 이르렀네.
我昔伽闍山,
欲捨於此身,
以本因緣故,
存世至於今。


위태롭고 연약한 이 몸 보호함이
독사와 함께하는 것 같았는데
이제야 큰 고요함에 들어
온갖 괴로운 인연 이미 끝났느니라.
守斯危脆身,
如毒蛇同居,
今入於大寂,
衆苦緣已畢。


다시는 뒷몸을 받지 않기에
미래의 괴로움 영원히 쉬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다시금 나를 위하여
두려움 내지 않아야 한다.”
不復更受身,
未來苦長息,
汝等不復應,
爲我生恐怖。


그 역사들은 부처님께서
대열반[大寂靜]에 드신단 말 듣고
마음은 어지럽고 눈은 어두워
큰 암흑세계를 보는 것 같았네.
力士聞佛說,
入於大寂靜,
心亂而目冥,
如睹大黑闇。


그들은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나고 죽는 괴로움 떠나
영원히 적멸(寂滅)의 즐거움에 드신다 하니
저희들은 실로 기뻐하고 경하드립니다.
合掌白佛言,
佛離生死苦,
永之寂滅樂,
我等實欣慶。


마치 저 불타는 집에서
불 속에서 어버이를 구한 것 같으니
모든 하늘들도 기뻐하겠거늘
하물며 이 세상 사람이겠습니까.
猶如被燒舍,
親從盛火出,
諸天猶歡喜,
何況於世人。


그러나 여래께서 멸도(滅度)하시고 나면
중생들은 다시는 뵐 길이 없어
영원히 구호를 받을 수 없으리니
그러므로 걱정하고 슬퍼하는 것입니다.
如來旣滅後,
群生無所睹,
永違於救護,
是故生憂悲。


마치 저 상인(商人)의 무리들이
멀리 빈 벌판을 건너갈 때
오직 한 사람의 길잡이 있었으나
도중에 갑자기 길잡이를 잃은 것 같아
譬如商人衆,
遠涉於曠野,
唯有一導師,
忽然中道亡。


대중들은 더 이상 믿을 데가 없으니
어찌 근심하고 슬퍼하지 않겠습니까.
현세에서 스스로 깨달아 알아
일체를 알고 본 이 만났으면서
大衆無所怙,
云何不憂悲,
現世自證知,
睹一切知見。


그러고도 뛰어난 이로움 거두지 못하면
온 세상의 비웃음을 받을 터이니
보배산을 지나면서 어리석고 미련하여
가난의 괴로움을 고수하는 것 같으리라.”
而不獲勝利,
擧世所應笑,
譬如經寶山,
愚癡守貧苦。


이와 같이 그 모든 역사들
부처님을 향하여 슬피 하소연하니
마치 어떤 사람의 외동아들이
자비스런 아버지께 구슬피 하소연하듯 하였네.
如是諸力士,
向佛而悲訴,
猶如人一子,
悲訴於慈父。


부처님께서는 잘 다독거리는 말씀으로
제일가는 진리 나타내 보이시며
저 모든 역사들에게 말씀하셨네.
“참으로 너희들의 말과 같아서
佛以善誘辭,
顯示第一義,
告諸力士衆,
誠如汝所言。


도(道)를 구해 부지런히 힘쓰되
비록 나를 보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설한 법대로 실천하면
온갖 괴로움의 그물 벗어날 수 있으리라.
求道須精勤,
非但見我得,
如我所說行,
得離衆苦網。


도(道)를 행하는 것은 마음에 달린 것
굳이 나를 보는 데 있지 않느니라.
마치 저 병을 앓는 사람이
처방에 따라 좋은 약 먹는 것 같다네.
行道存於心,
不必由見我,
猶如疾病人,
依方服良藥。


온갖 병은 저절로 없어져
의사 만나길 기다릴 필요 없듯이
내가 말한 그대로 행하지 않으면
한낱 나를 보아도 이익 없을 것이네.
衆病自然除,
不待見醫師,
不如我說行,
空見我無益。


비록 나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법대로 행하면 나와 가까울 것이네.
함께 있어도 그 법을 따르지 않으면
내게서 멀리 떠나는 것인 줄 안다네.
雖與我相遠,
行法爲近我,
同止不隨法,
當知去我遠。


마음을 거둬 잡아 함부로 놀지 말고
꾸준히 힘써 바른 업을 닦아라.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면
긴긴 세월 온갖 고통 핍박받나니
어지럽게 흔들려 스스로 편안하지 못한 것
마치 바람 앞에 등불과 같구나.”
攝心莫放逸,
精勤修正業,
人生於世閒,
長夜衆苦迫,
擾動不自安,
猶若風中燈。


그때 그 모든 역사들
부처님의 자비스런 가르침 듣고
마음으로 감동해 눈물 거두며
스스로 감정 억제하고 돌아갔네.
時諸力士衆,
聞佛慈悲教,
內感而收淚,
强自抑止歸。


26. 대반열반품(大般涅槃品)
佛所行讚  大般涅槃品  第二十六


그때 수발타(須跋陀)라는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어짊과 덕을 두루 갖추고
깨끗한 계율[戒]로 중생을 보호하였네.
爾時有梵志,
名須跋陁羅,
賢德悉備足,
淨戒護衆生。


젊을 때부터 삿된 견해 가져
외도(外道)를 닦으러 출가하였다.
그는 와서 세존을 뵙고자
아난다에게 말하였네.
少稟於邪見,
修外道出家,
欲來見世尊,
告語阿難陁。


“내 들으니 여래의 도(道)는
그 뜻이 깊어 헤아리기 어려우며
이 세간에서 위없는 깨달음 얻은 분으로
제일가는 조어사(調御師)라 하였네.
我聞如來道,
厥義深難測,
世閒無上覺,
第一調御師。


그 분 이제 반열반에 드신다 하니
두 번 다시 만나기 어려우리.
보기 어려운 분 보는 일 어려움이
마치 거울 속의 달과 같구나.
今欲般涅槃,
難復可再遇,
難見見者難,
猶如鏡中月。


나는 이제 그 위없는
좋은 도사(導師)를 뵙고자 하네.
숱한 괴로움 면하기 바라고
나고 죽음 건너서 열반 언덕 가고파라.
我今欲奉見,
無上善導師,
爲求免衆苦,
度生死彼岸。


부처의 태양 그 빛을 잃으려 하니
원컨대 나로 하여금 잠시만 보게 해주오.”
아난은 마음에 슬픔을 느꼈으나
다시 말하기를 “비방하려 하거나
佛日欲潛光,
願令我蹔見,
阿難情悲感,
兼謂爲譏論。


세존이 멸도하심을 기뻐하는 것이니
부처님을 뵙게 할 수 없다” 하였네.
부처님께서는 그가 바라는 것이
바른 법 그릇이 될 만함을 아셨네.
或欣世尊滅,
不宜令佛見,
佛知彼希望,
堪爲正法器。


아난에게 분부하셨네.
“저 외도를 내 앞에 오게 하라.
나는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 나왔나니
너는 주저하거나 난처해하지 말라.”
而告阿難言,
聽彼外道前,
我爲度人生,
汝勿作留難。


수발타라(須跋陀羅)는 그 말씀 듣고
마음에 큰 기쁨을 내고
법을 즐겨하는 뜻 갈수록 깊어
더욱 공경하며 부처님 앞에 나왔네.
須跋陁羅聞,
心生大歡喜,
樂法情轉深,
加敬至佛前。


시기에 맞추어 공손히 말씀드리고
부드러운 말씨로 인사드리며
온화한 얼굴로 합장하고 청하였다.
“내 지금 여쭙고 싶은 것 있습니다.”
應時隨順言,
軟語而問訊,
和顏合掌請,
今欲有所問。


세상에 법을 아는 이로서
나 따위와 같은 사람 매우 많지만
오직 부처님께서 얻으신 그 해탈은
다른 중요한 도(道)라고 들었습니다.
世有知法者,
如我比甚衆,
唯聞佛所得,
解脫異要道。


원컨대 저를 위해 대충 말씀하시어
허하고 갈증난 마음 적셔 주소서.
이것은 서로 논의하기 위한 것도 아니요
승부를 겨루려는 마음도 없습니다.”
願爲我略說,
沾潤虛渴懷,
不爲論議故,
亦無勝負心。


부처님께서는 저 범지 위하여
여덟 가지 바른 길 간략히 말씀하시자
그 말씀 듣고 마음 비우고 받아들여
마치 헤매던 사람 바른 길을 만난 듯
지금까지 배웠던 모든 것들
궁극적인 도(道) 아님을 깨달아 알았네.
佛爲彼梵志,
略說八正道,
聞卽虛心受,
猶迷得正路,
覺知先所學,
非爲究竟道。


일찍이 듣지 못한 것 비로소 듣고
삿된 길을 버려 여의며
아울러 어리석어 어두운 장애를 버리고서
지금껏 배웠던 것 되새겨 보았네.
卽得未曾聞,
捨離於邪徑,
兼背癡闇障,
思惟先所習。


‘성냄과 어리석음의 어둠 갖추고
착하지 않은 업만을 자라게 하며
애욕ㆍ성냄ㆍ어리석음 등의 행했었네.
능히 모든 착한 업인
많이 들음과 지혜와 정진을 일으키리라.
瞋恚癡冥俱,
長養不善業,
愛恚癡等行,
能起諸善業,
多聞慧精進。


또한 유애(有愛)로 말미암아 생기는
성냄과 어리석음 끊으면
곧 모든 업을 여의게 되고
모든 업이 이미 없어지면
이것을 업해탈(業解脫)이라 이름한다네.
亦由有愛生,
恚癡若斷者,
則離於諸業,
諸業旣已除,
是名業解脫。


그러나 모든 업에서의 해탈이란
이치상 서로 맞지 않는 것이다.
세간 사람들은 일체의 것은
그 모두 자성(自性)이 있다고 말하지만
諸業解脫者,
不與義相應,
世閒說一切,
悉皆有自性。


애욕ㆍ성냄ㆍ어리석음에 있어
만일 그것이 자성이 있다면
그것도 영원히 존재해야 할 것이거늘
어떻게 거기서 해탈할 수 있으리.
설사 성냄과 어리석음 없애더라도
그 유애(有愛)는 다시 도로 생기리라.
有愛瞋恚癡,
而有自性者,
此則應常存,
云何而解脫,
正使恚癡滅,
有愛還復生。


마치 저 물의 성질은 차가운데
불로 인해 뜨거워졌다가도
뜨거운 불길 멈추면 도로 식어버리는 것 같나니
자성은 항상한 것이기 때문이라네.
如水自性冷,
緣火故成熱,
熱息歸於冷,
以自性常故。


마땅히 알아야 하니 유애(有愛)의 성품은
많이 들음ㆍ지혜ㆍ정진으로 늘어나지 않나니
불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는 것을
어떻게 해탈이라 하리.
當知有愛性,
聞慧進不增,
不增亦不減,
云何是解脫。


전에는 ‘나고 죽음은
본래 자성으로부터 생긴다고 말했지만
그러나 이제 그 이치 관찰하면
해탈을 얻을 사람 아무도 없다네.
先謂彼生死,
本從性中生,
今觀於彼義,
無得解脫者。


자성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니
어찌 거기에 마지막이 있으랴.
비유하면 마치 켜져 있는 등불과 같나니
어찌 그 빛을 없앨 수 있으랴.
性者則常住,
云何有究竟,
譬如燃明燈,
何能令無光。


부처님 도(道)의 진실한 이치
애욕을 연(緣)하여 세간에 난다 하네.
애욕이 멸하면 곧 고요해지려니
인(因)이 없기에 과(果)도 또한 없으리.
佛道眞實義,
緣愛生世閒,
愛滅則寂靜,
因滅故果亡。


본래 나[我]는 몸과 다르고
만든 이 없다고 보지 않았는데
이제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 들으면
이 세간에는 나라는 것 있지 않다네.
本謂我異身,
不見無作者,
今聞佛正教,
世閒無有我。


모든 법은 인연으로 생긴 것이니
그것엔 자재(自在)가 없기 때문이다.
인연으로 생겼기에 괴로움 있고
인연으로 멸하는 것 또한 그러하다네.
諸法因緣生,
無有自在故,
因緣生故苦,
因緣滅亦然。


세상 인연으로 생기는 것 관찰하면
곧 단견(斷見)을 멸할 수 있고
연(緣)을 여의어 세간 멸하는 것 관찰하면
곧 상견(常見)을 여읠 수 있다.’
觀世因緣生,
則滅於斷見,
緣離世閒滅,
則離於常見。


그는 본래 가졌던 견해 모두 버리고
부처님의 바른 법 깊이 보고 나서
과거에 좋은 인(因) 심은 까닭에
법 듣자 곧 깨닫게 되었네.
悉捨本所見,
深見佛正法,
宿命種善因,
聞法能卽悟。


맑고 시원하기 다함 없는 곳
좋은 적멸(寂滅)을 이미 얻고서
마음 열리고 믿음은 더욱 넓어져
누워 계신 여래를 우러러 보았네.
已得善寂滅,
淸涼無盡處,
心開信增廣,
仰瞻如來臥。


그러나 세상을 버리고 반열반에 드시는
여래를 차마 뵐 수가 없어
“부처님 아직 돌아가시기 전에
마땅히 내 먼저 멸도하리라” 했네.
不忍觀如來,
捨世般涅槃,
及佛未究竟,
我當先滅度。


그리고 합장하여 거룩한 존안에 예배하고
꼿꼿한 자세로 한쪽에 앉아
목숨[壽]을 버리고 열반에 드니
마치 비가 작은 불 꺼버리듯 하였네.
合掌禮聖顏,
一面正基坐,
捨壽入涅槃,
如雨滅小火。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네.
“나의 이 맨 마지막 제자
이제 여기서 이미 열반에 들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공양올려라.”
佛告諸比丘,
我最後弟子,
而今已涅槃,
汝等當供養。


초저녁이 이미 지나서
달은 밝고 별들은 총총 빛나며
숲은 고요하여 소리 없을 때
부처님께서 큰 자비심으로
모든 제자들에게 최후를 분부하셨네.
佛以初夜過,
月明衆星朗,
閑林靜無聲,
而興大悲心,
遺誡諸弟子。


“내 반열반(般涅槃)에 든 뒤에
너희들은 마땅히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공경해야 하나니
이것은 곧 너희들의 스승으로서
어두운 밤을 밝힐 등불이요
吾般涅槃後,
汝等當恭敬,
波羅提木叉,
卽是汝大師,
巨夜之明燈。


가난한 사람의 큰 보물 되리니
마땅히 가르침을 받아야 할 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그것 따르기를
나 섬기는 것과 다름없게 하라.
貧人之大寶,
當所教誡者,
汝等當隨順,
如事我無異。


몸과 입의 행(行)을 깨끗이 하여
모든 생업(生業)을 떠나야 하리니
밭과 집과 또 중생들 기르기와
재물이나 곡식을 축적하는
이 모든 일 멀리 여읨을
큰 불구덩이 피하듯 하라.
當淨身口行,
離諸治生業,
田宅畜衆生,
積財及五穀,
一切當遠離,
如避大火坑。


땅을 개간하기와 풀 나무 베기와
의술(醫術)로 모든 병 다스리기와
천체[曆數]의 운행을 우러러 관찰하기와
길(吉)하고 흉한 상을 헤아려 알고
이롭고 해로움을 점치는 것들
이것은 다 하지 말아야 한다.
墾土截草木,
醫療治諸病,
仰觀於曆數,
步推吉凶象,
占相於利害,
此悉不應爲。


몸을 절제하여 때 맞춰 먹고
남의 사주를 받아 사술(邪術)을 행하지 말며
탕약(湯藥)을 섞어 만들지 말고
아첨과 거짓을 멀리 여의어라.
節身隨時食,
不受使行術,
不合和湯藥,
遠離諸諂曲。


법에 따라 생활 필수품은
마땅히 양(量)을 알아 받을 것이요
받은 것은 곧 쌓아 두지 말지니라.
이것은 곧 간략히 계(戒)를 말한 것이니
모든 계의 근본이 되고
또한 해탈의 근본이 되리라.
順法資生具,
應當知量受,
受則不積聚,
是則略說戒,
爲衆戒之根,
亦爲解脫本。


그러므로 이 법으로 말미암아
능히 일체의 정수(正受)가 생기나니
그 일체의 진실한 지혜는
이것을 인연하여 구경(究竟)을 이루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잡아 지녀
그것을 끊거나 무너뜨리지 말라.
依此法能生,
一切諸正受,
一切眞實智,
緣斯得究竟,
是故當執持,
勿令其斷壞。


깨끗한 계가 끊어지지 않으면
곧 모든 착한 법 생기게 되고
그것이 없으면 모든 착함도 없나니
계로써 이루어지기 때문이니라.
淨戒不斷故,
則有諸善法,
無則無諸善,
以戒建立故。


이미 맑고 깨끗한 계에 머물렀거든
모든 정(情)의 감관[根]을 잘 거두어 잡아
마치 잘 길들인 소[牛]처럼
함부로 사납게 덤비지 않게 하라.
已住淸淨戒,
善攝諸情根,
猶如善牧牛,
不令其縱暴。


모든 감관[根]의 말[馬]을 거둬잡지 못해서
여섯 경계[六境]에 함부로 놀게 하면
현세에서는 재앙을 가져오고
장차는 나쁜 길에 떨어지리니
不攝諸根馬,
縱逸於六境,
現世致殃禍,
將墜於惡道。


비유하면 말[馬]을 잘 부리지 못하면
사람을 구렁텅이 떨어지게 하는 것과 같나니
그러므로 밝고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감관을 멋대로 놓아주지 않느니라.
譬如不調馬,
令人墮坑陷,
是故明智者,
不應縱諸根。


모든 감관은 매우 사납고 악해
사람의 큰 원수가 되건만
중생은 모든 감관을 사랑함으로써
도리어 그에게 해침을 당하느니라.
諸根甚凶惡,
爲人之重怨,
衆生愛諸根,
還爲彼傷害。


그 깊은 원한은 독사나
난폭한 범, 혹은 사나운 불보다 성해
세상 사람들 매우 싫어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深怨盛毒蛇,
暴虎及猛火,
世閒之甚惡,
慧者所不畏。


그는 오직 가볍게 덤비는 마음이
사람을 나쁜 길에 들게 할까 두려울 뿐이었다.
그 조그마한 쾌락에 편안해 하면서
깊고 험한 곳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唯畏輕躁心,
將人入惡道,
以彼樂小恬,
不觀深險故。


미친 코끼리 날카로운 갈고리 없어지고
원숭이 나뭇가지 얻은 것처럼
가볍게 덤비는 마음 그와 같으니
슬기로운 사람은 거둬 잡아야 하네.
狂象失利鉤,
猿猴得樹林,
輕躁心如是,
慧者當攝持。


마음을 놓아 제멋대로 하게 하면
끝내 적멸(寂滅)을 얻지 못하리니
그러므로 마땅히 마음을 제어하여
편안하고 고요한 곳으로 빨리 가야 하느니라.
放心令自在,
終不得寂滅,
是故當制心,
速之安靜處。


음식을 먹을 때는 분량을 알아
마땅히 약을 먹는 방법처럼 하고
그 음식을 먹음으로 말미암아
탐하거나 성내는 마음을 내지 말라.
음식은 굶주리고 목마름 풀기 위한 것
마치 헌 수레의 기름과 같으니라.
飯食知節量,
當如服藥法,
勿因於飯食,
而生貪恚心,
飮食止飢渴,
如膏朽敗車。


비유하면 벌이 꽃에서 꿀을 딸 때에
그 빛깔과 향기는 다치지 않는 것처럼
비구는 걸식하러 다닐 때
저들의 믿는 마음 상하게 하지 말라.
譬如蜂採花,
不壞其色香,
比丘行乞食,
勿傷彼信心。


혹 어떤 사람이 기쁘게 보시하더라도
마땅히 그 능력[堪]을 헤아려 보라.
소[牛]의 능력을 헤아리지 않으면
버거운 짐은 그를 해치게 하리.
若人開心施,
當推彼所堪,
不籌量牛力,
重載令其傷。


아침ㆍ낮ㆍ저녁 세 때를 따라
차례로 바른 업 닦아야 하니.
초저녁과 새벽 그 두 때에는
잠에 집착하지 말며
한밤중에는 단정한 마음으로 누워
생각을 밝음에 매어 두어라.
朝中晡三時,
次第修正業,
初後二夜分,
亦莫著睡眠,
中夜端心臥,
係念在明相。


밤이 다하도록 깊은 잠에 빠져
몸과 목숨 헛되게 보내지 말라.
시간이란 불은 언제나 이 몸을 태우나
어떻게 오래도록 잠만 자고 있으랴.
勿終夜睡眠,
令身命空過,
時火常燒身,
云何長睡眠。


번뇌는 온갖 원수의 집으로서
빈틈을 타서 이내 나를 해치건만
마음은 잠에 빠져 어두우니
죽음이 이른들 누가 능히 깨우랴.
煩惱衆怨家,
乘虛而隨害,
心惛於睡寐,
死至孰能覺。


독사가 집에 숨어 있으면
좋은 주문(呪文)으로 벗어나게 하고
검은 살무사 그 마음에 있으면
밝은 깨달음의 좋은 주문으로 없애야 하겠거늘
아무 방법도 없이 오래도록 잠들면
이는 곧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니라.
毒蛇藏於宅,
善呪能令出,
黑虺居其心,
明覺善呪除,
無術而長眠,
是則無慚人。


부끄러움은 장엄한 의복이 되고
부끄러움은 코끼리 제어하는 갈고리 되나니
부끄러움은 그 마음 안정되게 하지만
부끄러움 없으면 선근(善根)을 잃느니라.
慚愧爲嚴服,
慚爲制象鉤,
慚愧令心定,
無慚喪善根。


부끄러워할 줄 알면 세간에서 어진 이라 일컫고
부끄러움 없으면 짐승과 같나니
혹 어떤 사람이 날카로운 칼로써
마디마디 그 몸을 해치더라도
성내거나 원망하는 마음을 품지 말고
입으로는 나쁜 말을 더하지 말라.
慚愧世稱賢,
無慚禽獸倫,
若人以利刀,
節節解其身,
不應懷恚恨,
口不加惡言,
惡念而惡言。


나쁘게 생각하고 나쁘게 말하면
자기만 해치고 남 해치지 못하나니
몸을 절제하여 고행을 닦을 때
인욕(忍辱)보다 더 나은 것 없느니라.
自傷不害彼,
節身修苦行,
無過忍辱勝。

 


오직 인욕을 행하는 것만이
항복받기 어려운 견고한 힘이니
그러므로 원망하는 마음을 품지 말고
남에게 나쁜 말로 대하지 말라.
唯有行忍辱,
難伏堅固力,
是故勿懷恨,
惡言以加人。


성냄은 바른 법을 무너뜨리고
또한 단정한 몸을 무너뜨리며
훌륭한 명예를 잃어버리게 하고
성냄의 불길 제 마음을 태우느니라.
瞋恚壞正法,
亦壞端正色,
喪失美名稱,
瞋火自燒心。


성냄은 공덕의 원수 되나니
덕을 사랑하거든 원한을 품지 말라.
속가에 있으면 번뇌가 많나니
성냄이 다 이상한 것 아니지만
瞋爲功德怨,
愛德勿懷恨,
在家多諸惱,
瞋恚故非怪。


출가한 이로서 원한 품으면
그것은 곧 이치와 어긋남이네.
마치 그것은 찬물 속에 있으면서
왕성한 불이 있어 타는 것 같으니라.
出家而懷瞋,
是則與理乖,
猶如冷水中,
而有盛火燃。


만일 교만한 마음이 생기거든
마땅히 제 손으로 정수리 만져 보라.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손에는 밥을 비는 발우를 들고
변두리에서 혼자 살아가면서
무엇 때문에 교만한 마음 내랴.
憍慢心若生,
當自手摩頂,
剃髮服染衣,
手持乞食器,
邊生裁自活,
何爲生憍慢。


빛깔 옷 족속의 속인에게도
교만은 또한 허물이거늘
하물며 집을 나온 사람으로서
해탈의 도(道)를 뜻하여 구하면서
만일 교만한 마음을 낸다면
그것은 크게 옳지 못한 일이니라.
俗人衣色族,
憍慢亦爲過,
何況出家人,
志求解脫道,
而生憍慢心,
此則大不可。


굽음[曲]과 곧은 성질 서로 어긋나
서리와 불꽃처럼 함께하지 못하는 법
출가하여 곧은 길 닦는 이에게
아첨과 굽음은 어울리지 않나니
아첨ㆍ거짓ㆍ허환(虛幻)ㆍ간사함도
오직 법만은 속이지 못하느니라.
曲直性相違,
不俱猶霜炎,
出家脩直道,
諂曲非所應,
諂僞幻虛詐,
唯法不欺誑。


많이 구하면 곧 괴로움 되고
욕심 적으면 곧 안온하나니
안온을 위해서도 욕심 적어야 하거늘
하물며 참해탈을 구함에 있어서이랴.
多求則爲苦,
少欲則安隱,
爲安應少欲,
況求眞解脫。


아끼는 이는 구하는 이 많음을 두려워하나니
그 재물 손해 볼까 걱정하기 때문이요
보시 좋아하는 이도 또한 두려워하나니
공양할 재물이 모자랄까 부끄러워서이네.
그러므로 마땅히 욕심을 적게 하여
저에게 보시함에 두려움 없게 하라.
慳悋畏多求,
恐損其財寶,
好施者亦畏,
愧財不供足,
是故當小欲,
施彼無畏心。


이 욕심 적은 마음 말미암으면
곧 해탈의 도를 얻을 것이니
만일 해탈을 구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만족함을 익힐 줄 알아야 하네.
由此少欲心,
則得解脫道,
若欲求解脫,
亦應習知足。


만족할 줄 알면 늘 기쁨이 있고
기뻐함이 바로 올바른 법이네.
살림살이는 비록 누추하지만
만족할 줄 알기 때문에 항상 편하네.
知足常歡喜,
歡喜卽是法,
資生具雖陋,
知足故常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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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한 줄 모르는 사람
비록 하늘에 나는 즐거움 얻더라도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에
괴로움의 불길이 항상 그 마음을 태우네.
不知足之人,
雖得生天樂,
以不知足故,
苦火常燒心。
통합뷰어

부자이면서도 만족할 줄 모르면
그것 역시 가난한 이의 괴로움 되고
아무리 가난해도 만족한 줄 알면
그것은 곧 첫째가는 부자이니라.
富而不知足,
是亦爲貧苦,
雖貧而知足,
是則第一富。


그 만족할 줄 모르는 이에게는
다섯 가지 욕심의 경계 더욱 넓어지리니
자꾸자꾸 구해도 싫어할 줄 몰라
긴긴밤 동안 달리며 고통스러워하고
허겁지겁 걱정 근심 마음에 있어
만족할 줄 아는 이에게 도리어 동정받네.
其不知足者,
五欲境彌廣,
猶更求無厭,
長夜馳騁苦,
汲汲懷憂慮,
反爲知足哀。


많은 권속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그 마음 언제나 편안할 것이요
편안하고 고요하기 때문에
사람과 하늘들이 모두 다 섬기리라.
不多受眷屬,
其心常安隱,
安隱寂靜故,
人天悉奉事。


그러므로 마땅히 친하거나 소원한
두 가지 권속을 버려야 하나니
마치 넓은 늪의 외로운 나무에
뭇 새들 많이 모여 깃드는 것 같으리.
是故當捨離,
親疏二眷屬,
如曠澤孤樹,
衆鳥多集棲。


많은 권속 기르는 것 또한 그러하여
오랜 세월 온갖 괴로움에 시달린다.
권속들 많으면 얽매임도 많아
마치 늙은 코끼리 진흙탕에 빠진 듯하리.
多畜衆亦然,
長夜受衆苦,
多衆多纏累,
如老象溺泥。


사람이 만일 부지런히 정진하면
어떤 이익이고 얻지 못할 것 없으리.
그러므로 마땅히 낮이든 밤이든 간에
부지런히 힘쓰고 게으르지 말라.
若人勤精進,
無利而不獲,
是故當晝夜,
精勤不懈怠。


산골짜기 흐르는 실개울물도
늘 흐르기 때문에 돌을 뚫고
마찰하여 불 일으키는 일도 열심히 안하면
한낱 수고로울 뿐 얻지 못하리.
그러므로 마땅히 꾸준하게 정진하여
힘센 사내가 마찰하여 불 일으키듯 하라.
山谷微流水,
常流故決石,
鑽火不精進,
徒勞而不獲,
是故當精進,
如壯夫鑽火。


착한 벗이 아무리 좋다 해도
바르게 생각함에는 미치지 못하나니
바른 생각이 마음에 있으면
온갖 악한 것 들어오지 않으리.
善友雖爲良,
不及於正念,
正念存於心,
衆惡悉不入。


그러므로 언제나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그 몸을 생각하여야 하네.
몸에 대한 바른 생각 잃으면
일체의 착한 일 곧 잊어버리리.
是故修行者,
常當念其身,
於身若失念,
一切善則忘。


비유하면 저 용맹스러운 장군
갑옷 입고 강한 적을 제어하듯
바른 생각은 겹 갑옷 되어
여섯 경계의 적을 제어하리라.
譬如勇猛將,
被鉀御强歒,
正念爲重鎧,
能制六境賊。


바른 선정은 깨닫는 마음 단속해
세간의 나고 멸함 관찰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수행하는 사람은
반드시 삼마제(三摩提)를 익혀야 하네.
삼매에서 이미 고요해지면
능히 일체 괴로움 멸해지리라.
正定撿覺心,
觀世閒生滅,
是故修行者,
當習三摩提,
三昧已寂靜,
能滅一切苦。


지혜는 능히 밝게 비추어
거두어 받아들임 멀리 여의고
평등하게 관찰하고 마음으로 생각하여
그것을 따라 바른 법에 나아가나니
그러므로 속인이든 출가한 이든 간에
마땅히 이 길을 따라가야 하리라.
智慧能照明,
遠離於攝受,
等觀內思惟,
隨順趣正法,
在家及出家,
斯應由此路。


남ㆍ늙음ㆍ죽음의 큰 바다에서
지혜는 가벼운 배 되고
무명(無明)의 큰 어둠 속에서
지혜는 밝은 등불이 된다네.
生老死大海,
智慧爲輕舟,
無明大闇冥,
智慧爲明燈。


모든 결박의 때[垢]와 질병에
지혜는 좋은 약 되고
번뇌의 가시 숲에서
지혜는 예리한 도끼가 되며
諸纏結垢病,
智慧爲良藥,
煩惱棘刺林,
智慧爲利斧。


어리석은 애욕의 빠른 물결에서
지혜는 곧 다리[橋梁]가 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부지런히 익혀서
들음ㆍ생각함ㆍ닦음의 지혜를 내야 하네.
癡愛駃水流,
智慧爲橋梁,
是故當勤習,
聞思修生慧。


이 세 가지 지혜를 성취하면
비록 장님이라도 지혜의 눈 트이고
지혜 없으면 마음은 거짓되리니
이는 곧 출가한 이라 할 수 없다네.
成就三種慧,
雖盲慧眼通,
無慧心虛僞,
是則非出家。


그러므로 마땅히 깨달아 알아야 하니
모든 거짓된 법 여의게 되면
미묘한 즐거움 곧 얻게 되니
그곳은 고요하고 안온한 곳이니라.
是故當覺知,
離諸虛僞法,
逮得微妙樂,
寂靜安隱處。


방일(放逸)하지 않음을 따라야 하니
방일은 착함의 원수이기 때문이다.
만일 사람이 방일하지 않으면
제석천[帝釋天]의 처소에 태어날 수 있지만
遵崇不放逸,
放逸爲善怨,
若人不放逸,
得生帝釋處。


마음을 놓아 방일하는 이
그는 곧 아수라(阿修羅) 세계에 떨어지리.
에게 위안을 주는 자비(慈悲)의 업을
호응하는 대로 나는 이미 마쳤으니
너희들도 마땅히 열심히 노력하여
스스로 그 업을 잘 닦으라.
縱心放逸者,
則墮阿脩羅,
安慰慈悲業,
所應我已畢,
汝等當精勤,
善自修其業。


숲이나 비고 한가한 곳에서
고요한 마음 더하고 기르되
마땅히 스스로 부지런히 힘써
뒷날에 후회와 여한이 없게 하라.
山林空閑處,
增長寂靜心,
當自勤勸勉,
勿令後悔恨。


마치 세상의 좋은 의사가
병세에 따라 맞는 약을 말해 주어도
병을 앓는 사람이 먹지 않으면
그것은 의사의 잘못 아닌 것처럼
猶如世良醫,
應病說方藥,
抱病而不服,
是非良醫過。


내 이미 참된 이치 말하여
평평하고 고른 길 나타내 보였으나
그 말을 듣고도 받들어 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말한 이의 잘못이 아니니라.
我已說眞實,
顯示平等路,
聞而不奉用,
此非說者咎。


네 가지 참된 진리에 대하여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것 있으면
너희들은 이제 다 물어야 하리니
마음에 품은 의심 숨기지 말라.”
於四眞諦義,
有所不了者,
汝今悉應問,
勿復隱所懷。


세존께서는 가엾이 여겨 말씀해 주셨건만
모인 대중들은 잠자코 있었다.
그때 저 아나율타(阿那律陀)는
모든 대중들 관찰해 보니
가진 의심 없어 잠자코 아무 말 없자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네.
世尊哀愍教,
衆會默然住,
時阿那律陁,
觀察諸大衆,
默然無所疑,
合掌而白佛。


“달은 따뜻하고 햇빛은 차다거나
바람은 고요하고 땅의 성질은 움직이는 것이라는 등
이와 같은 네 가지 의심이나 미혹은
이 세상에는 이미 없는 것처럼
月溫日光冷,
風靜地性動,
如是四種惑,
世閒悉已無。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의 참된 이치는
진실하여 일찍이 어긋남 없나니
세존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여서
대중들은 아무도 의심이 없습니다.
苦集滅道諦,
眞實未曾違,
如世尊所說,
衆會悉無疑。


다만 세존께서 열반하심을
모두들 다 슬퍼하고 있을 뿐
세존께서 말씀하신 그것에 대해
궁극적인 것 아니라는 생각은 내지 않네.
唯世尊涅槃,
一切悉悲感,
不於世尊說,
起不究竟想。


혹 처음으로 출가한 이로서
아직 마음 속 깊이 이해하지 못한 자라도
이제 그 간절하신 가르침 듣고
의심이나 미혹 이미 다 없어졌네.
正使新出家,
情未深解者,
聞今慇懃教,
疑惑悉已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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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나고 죽음의 바다를 건너
욕망도 없고 구하는 것도 없지만
이제 모두 슬퍼하고 애달파하는 것은
부처님의 멸도(滅度) 너무 빠름을 한탄함일세.”
已度生死海,
無欲無所求,
今皆生悲戀,
歎佛滅何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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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그 아나율이
갖가지로 근심하고 슬퍼하는 말 들으시자
다시 자애롭고 가엾은 마음으로
그를 위로하여 말씀하셨네.
佛以阿那律,
種種憂悲說,
復以慈愍心,
安慰而告言。


“비록 몇 겁(劫) 동안 머문다 하더라도
마침내는 갈려 이별하리니
다른 몸이면서 서로 모인 것
언제나 함께할 수 없는 이치이니라.
正使經劫住,
終歸當別離,
異體而和合,
理自不常俱。


자기와 남을 이롭게 함 이미 마쳤으니
부질없이 머물러 무엇할건가.
하늘이나 사람으로 제도해야 할 자는
이미 다 해탈을 얻었느니라.
自他利已畢,
空住何所爲,
天人應度者,
悉已得解脫。


이제 너희들 모든 제자는
서로 전해 바른 법 이어가라.
모든 존재 반드시 없어짐을 알아
다시는 근심이나 슬픔을 내지 말라.
汝等諸弟子,
展轉維正法,
知有必磨滅,
勿復生憂悲。


마땅히 스스로 방편에 힘써
이별 없는 곳으로 나아가야 하리.
나는 이미 지혜의 등불을 밝혀
세간의 어둠을 비추어 없앴네.
當自勤方便,
到不別離處,
我已燃智燈,
照除世闇冥。


세상은 다 굳건하거나 단단하지 못하니
너희들은 마땅히 나를 따라 기뻐하라.
마치 어버이가 중한 병을 앓다가
병을 고쳐 괴로움을 벗어나듯
世皆不牢固,
汝等當隨喜,
如親遭重病,
療治脫苦患。


나는 이미 괴로움의 그릇 버리고
나고 죽는 바다의 흐름 거슬러
온갖 괴로움과 근심 영원히 버렸으니
이 또한 나를 따라 기뻐해야 하리.
已捨於苦器,
逆生死海流,
永離衆苦患,
是亦應隨喜。


너희들은 스스로 잘 보호하여
방일함을 내지 말라.
존재[有]하는 것은 반드시 멸하는 법
나는 이제 곧 열반에 들리라.
말은 이것으로 끊을 것이니
이것이 곧 최후의 가르침이다.”
汝等善自護,
勿生於放逸,
有者悉歸滅,
我今入涅槃,
言語從是斷,
此則最後教。


부처님께서는 초선(初禪)의 삼매에 들어
차례로 아홉째 정수(正受)에 들고
거슬러 차례로 정수에 들었다가
돌아와 다시 초선에 드셨네.
入初禪三昧,
次第九正受,
逆次第正受,
還入於初禪。


다시 그 초선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드셨다가
선정에서 나온 마음 붙일 곳 없어
이내 열반에 드셨네.
復從初禪起,
入於第四禪,
出定心無寄,
便入於涅槃。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자
온 땅은 두루 진동하였고
공중에선 비처럼 불을 내려
섶나무도 없이 스스로 타올랐네.
以佛涅槃故,
大地普震動,
空中普雨火,
無薪而自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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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불은 다시 땅에서도 일어나
8방(方)이 모두 타고
심지어는 모든 하늘 궁전까지
불타는 것도 또한 그러하였네.
又復從地起,
八方俱熾燃,
乃至諸天宮,
熾燃亦如是。


우레와 번개는 천지를 뒤흔들고
벼락은 산천을 진동했는데
마치 하늘의 아수라들이
북을 치며 싸우는 소리 같았다네.
雷霆動天地,
霹靂震山川,
猶天阿修羅,
擊鼓戰鬪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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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바람은 사방에서 일어나고
산은 무너져 재와 먼지 퍼부었네.
해와 달은 그 광채가 없어지고
맑게 흐르던 물 모두 끓어올랐네.
狂風四激起,
山崩雨灰塵,
日月無光暉,
淸流悉沸涌。


견고림(堅固林)은 모두 말라 시들고
꽃이나 잎은 때 아닌데 떨어지며
날던 용은 검은 구름을 타고
다섯 머리 떨군 채 눈물 흘렸네.
사천왕(四天王)과 그 권속들
슬픔 머금고 공양을 베풀었다네.
堅固林萎悴,
華葉非時零,
飛龍乘黑雲,
垂五首淚流,
四王及眷屬,
含悲興供養。


그때 정거천(淨居天)이 하늘에서 내려와
허공에 멈추어 늘어서 모시고
덧없이 변함을 관찰하면서
근심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으며
세상이 천사[天師:부처님]와 멀어짐을 한탄하여
‘눈[眼]의 멸함이 어찌 이리 빠른가’라고 하였네.
淨居天來下,
虛空中列侍,
觀察無常變,
無憂亦無喜,
歎世違天師,
眼滅一何速。


팔부신장과 모든 하늘신[天神]들은
허공 중에 가득 메우고 있었으며
꽃을 흩뿌려 공양하면서
서러움에 잠겨 기뻐하지 않았으나
오직 마왕(魔王)만은 기뻐해
음악을 연주하면서 스스로 좋아했다네.
八部諸天神,
遍滿虛空中,
散華以供養,
慼慼心不歡,
唯有魔王喜,
奏樂以自娛。


염부제(閻浮提)는 빛을 잃어
마치 산이 무너져 내리며
큰 코끼리의 흰 상아가 부러지고
큰 소의 두 뿔이 꺾이며
閻浮提失榮,
猶山頹巓崩,
大象素牙折,
牛王雙角摧。


허공의 해와 달이 없어지고
연꽃이 찬이슬 맞은 듯했네.
여래께서 이제 반열반에 드시자
이 세간의 처량함도 또한 그러하였네.
虛空無日月,
蓮花遭嚴霜,
如來般涅槃,
世閒悴亦然。

 



27. 탄열반품(歎涅槃品)
佛所行讚  歎涅槃品  第二十七


그때 어떤 천자가
천백 개의 흰 고니궁전[白鵠宮]을 타고
하늘 위 허공에서
부처님 반열반하심을 보고
널리 모든 하늘신을 위하여
무상게(無常偈)를 노래하였네.
時有一天子,
乘千白鵠宮,
於上虛空中,
觀佛般涅槃,
普爲諸天衆,
廣說無常偈。


“일체의 성질은 무상한 것이어서
속히 생기고 속히 멸하네.
태어남은 곧 괴로움을 동반하니니
오직 적멸(寂滅)만이 즐거움이라네.
一切性無常,
速生而速滅,
生則與苦俱,
唯寂滅爲樂。


행업(行業)의 섶나무 더미를
지혜의 불로 태워 없앴고
명예의 연기 하늘을 찌를 때
때맞추어 비내려 그것을 멸하였는데
마치 겁화(劫火) 일어나도
수재(水災)가 소멸시키는 것 같다네.”
行業薪積聚,
智慧火熾燃,
名稱煙衝天,
時雨雨令滅,
猶如劫火起,
水災之所滅。


그때 다시 범선천(梵仙天) 있어
마치 제일가는 진리의 선인(仙人)처럼
하늘의 뛰어나고 묘한 즐거움을 받으면서도
그 하늘 과보에 물들지 않았네.
復有梵仙天,
猶第一義仙,
處天勝妙樂,
而不染天報。


그는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서 말하였네.
“삼세(三世)의 법을 관찰해 보면
끝내 무너지지 않는 것 없구나.
歎如來寂滅,
心定而口言,
觀察三世法,
始終無不壞。


제일가는 묘한 진리 밝게 통달해
세상에는 그분과 짝할 이 없고
지혜로 알고 또 보던 사람
두루 이 세간을 구호하던 이
第一義通達,
世閒無比士,
慧知見之士,
救護世閒者。


모두 다 덧없어 무너졌으니
어느 누군들 영원히 존재할 수 있으랴.
슬프다, 이 온 세상 중생들
모두 삿된 길에 떨어졌구나.”
悉爲無常壞,
何人得長存,
哀哉擧世閒,
群生墮邪徑。


그 때의 아나율타(阿那律陀)는
세상에 있어서는 불률타(不律陀) 요
이미 멸하여서도 불률타이며
나고 죽음에는 니율타(尼律陀)였던 그가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였네.
時阿那律陁,
於世不律陁,
已滅不律陁,
生死尼律陁,
歎如來寂滅。


“중생들 모두 장님이 되었구나.
모든 행(行)의 무더기는 덧없는 것이어서
마치 떠다니는 뜬구름처럼
금방 생겨났다가도 어느새 멸하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 유지하려 하지 않네.
群生悉盲冥,
諸行聚無常,
猶若輕雲浮,
速起而速滅,
慧者不保持。


무상(無常)이란 금강저(金剛杵)가
모니산왕(牟尼山王)을 부수었으니
더러워라, 세상은 가볍고 성급하여
파괴되고 견고하지 않구나.
무상이란 사나운 사자는
용상(龍像)의 큰 선인 해쳤네.
無常金剛杵,
壞牟尼山王,
鄙哉世輕躁,
破壞不堅固,
無常暴師子,
害龍象大仙。


저 여래의 금강 깃대도
오히려 무상함에 부서지는데
하물며 탐욕을 여의지 못한 이들
어찌 두려운 마음 내지 않으리.
如來金剛幢,
猶爲非常壞,
何況未離欲,
而不生怖畏。


여섯 가지 종자에 하나의 싹
한 방울의 물을 받음으로써
네 가지 인도하는 깊은 뿌리와
두 큰 박[觚]과 다섯 가지 과일로서
六種子一芽,
一水之所雨,
四引之深根,
二觚五種菓。


삼제(三際)에 걸쳐 동일한 몸인
모든 번뇌의 큰 나무를
모니(牟尼) 대상(大象)은 그것을 뽑아냈건만
그런 그도 무상함은 면치 못했네.
三際同一體,
煩惱之大樹,
牟尼大象拔,
而不免無常。


그것은 마치 저 식기조(飾棄鳥)가
물을 즐겨 독사까지 삼켰다가
갑자기 큰 가뭄을 만나
물을 잃고 그 몸도 잃은 것 같네.
猶如飾棄鳥,
樂水吞毒蛇,
忽遇天大旱,
失水而身亡。


저 뛰어난 말은 용감하게 싸우다가
싸움 마치면 기죽어 돌아오고
불은 나무를 의지해 타다가
나무 다 타면 절로 꺼지는 것처럼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을 마치고 열반으로 돌아가셨네.
駿馬勇於戰,
戰畢純熟還,
猶火緣薪熾,
薪盡則自滅,
如來亦如是,
事畢歸涅槃。


비유하면 마치 밝은 달빛이
널리 세상을 위해 어둠 없애는데
중생들 모두 그 빛을 받다가
달이 다시 수미산에 숨은 것처럼
猶如明月光,
普爲世除冥,
衆生悉蒙照,
而復隱須彌。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지혜의 광명 어둠을 비추어
중생을 위해 어둠 없애주시다가
열반산에 숨어 버렸네.
如來亦如是,
慧光照幽冥,
爲衆生除冥,
而隱涅槃山。


큰 이름과 훌륭한 광명
이 세간을 두루 비추고
일체 어둠을 멸해 없애되
멈추지 않음이 빠른 물결과 같았네.
名稱勝光明,
普照於世閒,
滅除一切冥,
不停若迅流。


잘 조련된 일곱 마리 준마가
군사와 천자를 따라 놀 때
마치 저 빛나는 일천자(日天子)가
암자산(崦嵫山)으로 드는 것 같네.
善御七駿馬,
軍衆羽從遊,
光光日天子,
猶入於崦嵫。


또 해와 달에는 다섯 가지 장애 있어
중생이 그 광명 잃는 것 같나니
불 받들어 하늘에 제사지내 마치면
오직 검은 연기만 남아 있듯
여래께서 이미 빛을 감추자
세상이 빛을 잃음 또한 그러하였네.
日月五障翳,
衆生失光明,
奉火祠天畢,
唯有燋黑煙,
如來已潛輝,
世失榮亦然。


인간적 은혜와 애정의 희망을 끊고
중생의 소망에 두루 응하시다
중생의 소망 이미 가득 채우고
일이 끝나자 희망을 끊어버렸네.
絕恩愛希望,
普應衆生望,
衆生望已滿,
事畢絕希望。


번뇌 몸의 결박을 떠나
진실한 그 도를 얻자
군중들의 시끄럽고 어지러움 떠나
고요한 곳으로 들어가셨네.
신통으로 허공에 올라 노니셨지만
괴로움의 그릇이기에 버리셨다네.
離煩惱身縛,
而得眞實道,
離群聚憒亂,
入於寂靜處,
神通騰虛遊,
苦器故棄捨。


어리석음의 밤 중첩된 어둠은
지혜의 광명으로 비추어 없애고
모든 번뇌의 티끌과 먼지는
지혜 물로 씻어서 깨끗하게 하셨네.
癡冥之重闇,
智慧光照除,
煩惱之埃塵,
智水洗令淨。


다시는 빈번히 돌아옴 없는
영원히 고요한 곳으로 가셨나니
일체의 나고 죽음을 멸해
모두가 다 높이고 공경했네.
不復數數還,
永之寂靜處,
滅一切生死,
一切悉宗敬。


일체로 하여금 법을 즐기게 하고
은혜로써 일체를 가득 채우며
일체를 두루 편안하게 하셨고
일체의 덕 널리 흘러 퍼졌네.
令一切樂法,
以惠充一切,
悉安慰一切,
一切德普流。


그 이름은 일체에 두루하고
겹겹이 비추던 광명 오늘날 그쳤으니
그와 덕을 다투던 자들도
슬퍼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 생겼네.
名聞遍一切,
重照迄於今,
諸有競德者,
於彼哀愍心。


네 가지 이익도 기뻐하지 않고
네 가지 손해도 슬퍼하지 않았나니
모든 정(情)을 잘 거두어 잡아
모든 감관[根] 밝게 통했네.
四利不爲欣,
四衰不以慼,
善攝於諸情,
諸根悉明徹。


맑은 마음으로 평등하게 관(觀)하여
여섯 가지 경계에 물들지 않고
일찍이 없었던 것을 얻었으니
남이 얻지 못한 것 얻었다네.
澄心平等觀,
六境不染著,
所得未曾得,
得人所不得。


모든 번뇌 벗어나는 물로써
허기짐과 목마름을 한껏 풀어주셨고
남이 주지 못한 것을 주셨지만
또한 그 과보 바라지 않으셨네.
以諸出要水,
虛渴令飽滿,
施人所不施,
亦不望其報。

지극히 고요하고 묘한 상(相) 가진 몸은
일체 중생의 생각을 알고
좋고 나쁨에 흔들리지 않으며
그 힘은 모든 원수 이겼으며
일체의 병에 좋은 약 되었건만
무상함에 무너져 버렸네.
寂靜妙相身,
悉知一切念,
好惡不傾動,
力勝一切怨,
一切病良藥,
而爲無常壞。


저 일체 중생 무리들
좋아하는 법이 제각기 다르지만
그가 구하는 바에 두루 응하여
그 소원을 모두 채워 주셨네.
一切衆生類,
樂法各異端,
普應其所求,
悉滿其所願。


거룩한 지혜의 큰 시주(施主)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이
마치 세간의 사나운 불길이
섶나무 다하면 더 이상 타지 않듯 하네.
聖慧大施主,
一往不復還,
猶若世猛火,
薪盡不復燃。


여덟 가지 법에도 물들지 않고
다루기 어려운 다섯 가지를 항복받아
3으로써 3을 보고
3을 떠나 3을 이루며
八法所不染,
降五難調群,
以三而見三,
離三而成三。


1을 간직하여 1을 얻었고
7을 뛰어넘어 길이 잠드셨으니
최후의 경지인 적멸(寂滅)의 도(道)는
모든 성현(聖賢)들이 떠받드는 바이네.
藏一以得一,
超七而長眠,
究竟寂滅道,
賢聖之所宗。


이미 번뇌의 장애를 끊고
받들던 사람들 다 제도하셨으며
굶주리고 목마른 가난한 이에게는
감로(甘露)를 마시게 하셨네.
已斷煩惱障,
宗奉者已度,
飢虛渴乏者,
飮之以甘露。


욕됨을 참는 겹 갑옷 입고
모든 성냄을 항복받아
훌륭한 법과 미묘한 이치로
여러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셨네.
被忍辱重鎧,
降伏諸恚怒,
勝法微妙義,
以悅於衆心。


세상에 착함을 닦는 이에게는
거룩한 종자를 심게 하고
바른 것 익히건 바르지 않음을 익히건
차별 없이 거두어 버리지 않으셨네.
修世界善者,
植以聖種子,
習正不正者,
等攝而不捨。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실 때에
온 세상 기쁨을 받았나니
일찍이 법을 좋아하는 인(因)을 심었기에
이들은 모두 해탈을 얻었다네.
轉無上法輪,
普世歡喜受,
宿殖樂法因,
斯皆得解脫。


인간 세상에 노니시면서
아직 제도하지 못한 이 제도하고
진실을 보지 못한 사람들
모두 진실을 보게 하셨다네.
遊行於人閒,
度諸未度者,
未見眞實者,
悉令見眞實。


외도(外道)를 배우는 모든 이에게는
심오한 법으로써 가르쳐 주시고
나고 죽음의 무상함을 말씀하시고
주인도 즐거운 존재도 없음을 설하셨다네.
諸習外道者,
授之以深法,
說生死無常,
無主無有樂。


큰 이름의 깃대를 세워
마군(魔軍)의 무리들을 쳐부수었고
나아가고 물러남에 기쁨과 슬픔 없이
생(生)을 업신여기고 적멸(寂滅)을 찬탄하셨네.
建大名稱幢,
破壞衆魔軍,
進卻無欣慼,
薄生歎寂滅。


건너지 못한 이 건너게 하고
벗어나지 못한 이 벗어나게 하였으며
고요하지 못한 이 고요하게 하고
깨닫지 못한 이 깨닫게 하셨네.
未度者令度,
未脫者令脫,
未寂者令寂,
未覺者令覺。


모니(牟尼)께서는 적정(寂靜)한 도로써
중생을 거두어 주셨으나
중생은 거룩한 도를 어겨
모든 바르지 못한 업 익힌다.
마치 큰 겁(劫)이 다한 것처럼
법을 가진 어른은 길이 잠이 드셨네.
牟尼寂靜道,
以攝於衆生,
衆生違聖道,
習諸不正業,
猶若大劫盡,
持法者長眠。


두터운 구름은 벼락을 울려
수풀을 꺾고 감로를 내릴 때
젊은 코끼리들 가시 숲을 꺾었고
마음 수양하는 이들을 이익되게 하였네.
密雲震霹靂,
摧林雨甘澤,
少象摧棘林,
識養能利人。


그러나 구름은 흩어지고 코끼리는 늙었나니
이는 다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네.
한 견해 부수고 한 견해 이루고
세상에서 건질 건 이미 건졌네.
雲離象老悴,
斯皆無所堪,
破見能成見,
於世度而度。


모든 삿된 주장 무너뜨려
자재로운 도(道)를 이미 얻으시고서
이제 크게 고요함에 한 번 드시니
세간을 구호해 줄 사람 없구나.
已壞諸邪論,
而得自在道,
今入於大寂,
世閒無救護。


마왕(魔王)의 그 많은 군사들
무기를 휘둘러 천지를 흔들면서
모니란 높은 분을 해치려 하였으나
끄덕도 못하게 하였거늘
어떻게 갑자기 하루아침에
무상이란 악마에게 넘어졌는가.
魔王大軍衆,
奮武震天地,
欲害牟尼尊,
不能令傾動,
如何忽一朝,
非常魔所壞。

 


하늘 사람은 널리 구름처럼 모여들어
허공을 가득 메우고
다함 없는 나고 죽음 두려워해
마음으로 크게 근심하였네.
天人普雲集,
充滿虛空中,
畏無窮生死,
心生大憂怖。


이 세간의 멀고 가까움 없이
천안(天眼)으로 모두 비추어
그 업보(業報)를 자세히 살펴보기
거울 속의 모양을 보시듯 했고
또 천이(天耳)는 가장 밝게 트여
어떤 먼 곳의 소리도 못 듣는 것 없으셨네.
世閒無遠近,
天眼悉照見,
業報諦明了,
如觀鏡中像,
天耳勝聰達,
無遠而不聞。


허공에 올라 모든 하늘신을 교화하고
인간 세계에 노니시며 사람을 교화하실 때
몸을 나누었다가 몸을 합하고
물을 건너도 젖지 않으셨네.
昇虛教諸天,
遊步化人境,
分身而合體,
涉水而不濡。


과거의 생(生)을 모두 기억해
몇 겁(劫)이 지나도 잊지 않았고
모든 감관[根]을 경계에 놀려
많은 사람의 각기 다른 생각을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의 지혜로써
일체 모두에 대해 다 아셨네.
憶念過去生,
彌劫而不忘,
諸根遊境界,
彼彼各異念,
知他心通智,
一切皆悉知。


신통의 깨끗하고 묘한 지혜는
평등하게 일체를 관찰했고
일체의 누(漏)를 두루 다하여
그 모든 일을 이미 마치셨거늘
그 지혜는 유여계(有餘界)를 버려 두고
지혜는 쉬어 길이 잠드셨구나.
神通淨妙智,
平等觀一切,
悉盡一切漏,
一切事已畢,
智捨有餘界,
息智而長眠。


중생의 굳세고 강한 마음도
그를 보면 부드럽고 연하게 되며
근기가 둔한 모든 중생들
그를 보면 지혜가 밝아지고 날카로워지네.
衆生剛强心,
見則得柔軟,
鈍根諸衆生,
見則慧明利。


한량없는 나쁜 업의 허물도
그를 보면 제각기 통하는 길 얻었으니
하루아침에 갑자기 길이 잠드심이여
그 누가 다시 그런 덕 나타내리.
無量惡業過,
見各得通塗,
一旦忽長眠,
誰復顯斯德。


이 세간은 구호할 사람이 없어
희망이 끊어지고 숨길이 막혔으니
그 누가 맑고 시원한 물을
그들에게 뿌려 다시 살아나게 하리라.
世閒無救護,
望斷氣息絕,
誰以淸涼水,
灑之令蘇息。


할 일은 스스로 일해 마치고
대비(大悲)한 마음 이미 영원히 쉬었으니
이 세간 어리석음의 그물
누가 장차 그것을 다시 찢으며
나고 죽음의 빠른 흐름을 향해
누가 장차 말하여 그것을 돌리리.
所作自事畢,
大悲已長息,
世閒愚癡網,
誰當爲壞裂,
向生死迅流,
誰當說令反。


중생의 어리석고 미혹한 마음에
누가 있어 고요한 도(道)를 말하며
누가 있어 안온한 곳을 보이고
누가 있어 진실한 이치를 나타내며
중생들은 큰 고통 받고 있는데
누가 자비스런 아비되어 구제하리.
群生癡惑心,
誰說寂靜道,
誰示安隱處,
誰顯眞實義,
衆生受大苦,
誰爲慈父救。


비유하면 많이 외우는 이 도리어 뜻을 잊고
말[馬]은 주인이 바뀌어 위엄 잃으며
임금이 나라 잃고 망한 것처럼
세상에 부처님 없음도 또한 그러하구나.
猶多訟志忘,
馬易土失威,
王者亡失國,
世無佛亦然。


많이 알아도 말솜씨 없고
의사(醫師)가 되어도 지혜 없으며
임금이 광영의 모습을 잃은 듯
부처 멸하자 세상은 빛을 잃었네.
多聞無辭辯,
爲醫而無慧,
人王失光相,
佛滅俗失榮。


좋은 말[馬]은 훌륭한 말 조련사 잃고
배를 탔는데 뱃사공 잃었으며
삼군(三軍)은 훌륭한 장군을 잃고
장사꾼은 그 길잡이 잃었다네.
良駟失善御,
乘舟失舩師,
三軍失英將,
商人失其導。


병든 이는 좋은 의사를 잃고
성왕(聖王)은 일곱 가지 보배를 잃었으며
뭇 별은 밝은 달 잃고
목숨을 아끼는 이는 목숨 잃은 것처럼
세간도 또한 그와 같아서
부처 멸하자 큰 밝음을 잃었네.”
疾病失良醫,
聖王失七寶,
衆星失明月,
愛壽而失命,
世閒亦如是,
佛滅失大明。


이와 같이 저 아라한은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치고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였으나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기 위해
슬퍼하고 아쉬워하며 되풀이해 말하고
부처님 덕 찬탄하고 세상 고통 늘어놓았네.
如是阿羅漢,
所作皆已畢,
諸漏悉已盡,
知恩報恩故,
纏緜悲戀說,
歎德陳世苦。

 


아직 탐욕을 떠나지 못한 이는
슬피 울면서 스스로 견뎌내지 못하고
모든 번뇌[漏]가 다한 사람은
오직 나고 죽는 괴로움을 한탄하였네.
諸未離欲者,
悲泣不自勝,
其諸漏盡者,
唯歎生滅苦。


그때 저 모든 역사(力士) 대중들
부처님 이미 열반하셨단 말 듣고
어지러운 소리로 슬피 통곡할 때
마치 고니떼가 소리개 만난 것 같았네.
時諸力士衆,
聞佛已涅槃,
亂聲慟悲泣,
如群鵠遇鷹。


모두 몰려 와서 사라쌍수로 갔는데
여래께서 영원히 잠드시어
다시 깨어날 기색 없는 것 보고
가슴을 치며 하늘에 울부짖음이
마치 사자(師子)가 송아지를 잡을 때
뭇 소들 어지럽게 울부짖는 것 같았네.
悉來詣雙樹,
睹如來長眠,
無復覺悟容,
椎胸而呼天,
猶師子搏犢,
群牛亂呼聲。


그 중에 한 역사 있었는데
마음으로 이미 바른 법 즐겼나니
거룩한 법왕(法王) 이미 대열반에
드신 모습 분명히 보고 말하였네.
中有一力士,
心已樂正法,
諦觀聖法王,
已入於大寂。


“중생들 모두 잠들었을 때
부처님께서는 깨우쳐 일어나게 하시더니
이제 도리어 대열반에 들어
결국엔 영원히 잠드셨네.
言衆生悉眠,
佛開發令覺,
今入於大寂,
畢竟而長眠。


중생들 위해 법의 깃대 세웠다가
이제 하루아침에 무너졌구나.
여래는 지혜의 태양으로서
큰 깨달음으로 밝게 비추셨으니
爲衆建法幢,
而今一旦崩,
如來智慧日,
大覺爲照明。


정진(精進)은 뜨거운 불꽃이 되고
지혜는 일천 광명 빛내어
그 모든 어둠을 멸하였건만
어찌 다시 영원히 어둡게 되었는가.
精進爲炎熱,
智慧耀千光,
滅除一切闇,
如何復長冥。


한 분의 지혜로 삼세(三世)를 비추어
두루 중생의 눈이 되었건만
이제 갑자기 눈이 멀어
온 세상 나아갈 길 알지 못하네.
一慧照三世,
普爲衆生眼,
而今忽然盲,
擧世莫知路。


나고 죽음은 큰 강물이요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큰 물 흐르는데
법의 다리 하루아침에 끊어졌으니
중생들은 영원히 빠져 헤매리라.”
生死大河流,
貪恚癡巨浪,
法橋一旦崩,
衆生長沒溺。


그때 그 모든 역사들
슬피 울어 부르짖으며
혹은 소리 없이 남몰래 탄식하고
혹은 몸을 던져 땅에 뒹굴며
혹은 잠자코 깊은 생각에 들고
혹은 번민하여 길게 신음하였네.
彼諸力士衆,
或悲泣號咷,
或密感無聲,
或投身躄地,
或寂默禪思,
或煩冤長吟。


금ㆍ은 보배로 꾸민 상여에
향과 꽃 장식하여 장엄 갖추어
여래의 몸을 편안히 모시고
보배 장막으로 그 위를 덮었네.
辦金銀寶輿,
香花具莊嚴,
安置如來身,
寶帳覆其上。


당(幢)과 번(幡)과 꽃 일산 갖추고
갖가지 풍류잡이와
모든 역사(力士)의 사내와 아낙들
앞뒤로 따르며 공양에 힘썼네.
具幢幡花蓋,
種種諸伎樂,
諸力士男女,
導從修供養。


모든 하늘은 향기로운 꽃 뿌리고
공중에서는 하늘 음악 연주하니
사람과 하늘 하나같이 슬퍼하고 탄식하며
소리를 합해 다 같이 서러워했네.
諸天散香花,
空中鼓天樂,
人天一悲嘆,
聲合而同哀。


성 안으로 들어가 마주친 사내와 여자
어른과 아이들의 공양 받아 마치고
용상문(龍象門)을 나와
희련(凞連)강을 건너서
과거의 모든 부처 멸도하셨던
지제(支提)11)에 이르렀네.
入城見士女,
長幼供養畢,
出於龍象門,
度熙連河表,
到諸過去佛,
滅度支提所。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과
또 갖가지 이름 있는 향나무를
부처님의 몸 위에 올려놓고
또 갖가지 향유(香油)를 붓고
그 밑에다 불을 지폈는데
세 번을 지폈으나 타지 않았다네.
積牛頭栴檀,
及諸名香木,
置佛身於上,
灌以衆香油,
以火燒其下,
三燒而不燃。


그때 저 대가섭(大迦葉)이
먼저 왕사성(王舍城)에 머물다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려 한다는 말 듣고
그 권속을 데리고 거기서 올 때
時彼大迦葉,
先住王舍城,
知佛欲涅槃,
眷屬從彼來。


깨끗한 마음으로 묘한 서원(誓願)을 세워
세존의 몸 뵙기 원하였나니
그 간절한 소원 있었기 때문에
불은 자꾸 꺼지고 붙지 않았다네.
淨心發妙願,
願見世尊身,
以彼誠願故,
火滅而不燃。


가섭과 그 권속 이르러
슬피 탄식하면서 존안을 우러르고
두 발에 공경하여 예배하자
그제서야 비로소 불이 붙었네.
迦葉眷屬至,
悲歎俱瞻顏,
敬禮於雙足,
然後火乃燃。


마음에 번뇌 불 끊어졌으니
바깥 불은 그것을 태우지 못하고
한낱 바깥 가죽과 살을 태우더라도
금강(金剛) 같은 참된 유골은 남아 있었네.
內絕煩惱火,
外火不能燒,
雖燒外皮肉,
金剛眞骨存。


향유가 이미 다 타고 난 뒤에
금병에 그 유골을 주워 담았는데
법계(法界)가 다하지 않는 것처럼
유골이 다하지 않음 또한 그러하였네.
香油悉燒盡,
盛骨以金甁,
如法界不盡,
骨不盡亦然。


금강과 같은 지혜의 열매는
수미산처럼 움직이기 어려워
저 힘센 금시조(金翅鳥)도
능히 움직여 옮기지 못했는데.
金剛智慧果,
難動如須彌,
大力金翅鳥,
所不能傾移。


이젠 보배 병 속에 담겨져
세상을 따라 흘러 퍼지게 되었으니
이상하여라, 세간의 힘이여
적멸(寂滅)의 법을 능히 굴릴 적엔
而處於寶甁,
應世而流遷,
奇哉世閒力,
能轉寂滅法。


그 덕의 칭송 널리 흘러 퍼져
시방(十方)에 두루 가득 찼었건만
세상 이치를 따라 영원히 적멸하시자
오직 유골만 남아 있구나.
德稱廣流布,
周滿於十方,
隨世長寂滅,
唯有餘骨存。


큰 광명이 천하를 비추어
중생들 모두 그 광명 입었건만
하루아침에 빛을 감추고
그 유골만 병 속에 담겼구나.
大光耀天下,
群生悉蒙照,
一旦而潛暉,
遺骨於甁中。


금강 같은 예리한 지혜는
번뇌의 괴로운 산을 부수어
온갖 괴로움이 그 몸에 쌓였어도
금강과 같은 뜻은 능히 편안케 하시어
金剛利智慧,
壞煩惱苦山,
衆苦集其身,
金剛志能安。


큰 고통을 받는 모든 중생들
모두 그 고통 멸하게 하시더니
그러한 금강 같으신 몸도
이제는 불에 타고 말았구나.
受大苦衆生,
悉令得除滅,
如是金剛體,
今爲火所焚。


저 모든 역사 무리들
용맹하고 건장하기 세상에 짝할 이 없어
원수들이 주는 고통 꺾어 항복받아서
괴로운 이 구제해 귀의하게 하였고
彼諸力士衆,
勇健世無雙,
摧伏怨家苦,
能救苦歸依。


친한 사람 고난을 겪을 때에도
뜻이 굳세 근심이 없었는데
이제 여래의 멸도하심 보고는
모두 근심하고 슬퍼하며 눈물 흘렸다네.
親愛遭苦難,
志强能無憂,
今見如來滅,
悉懷憂悲泣。


건장한 몸에 기운은 왕성하고
그 교만은 천운[天步]을 업신여길 정도거늘
이제 근심과 괴로움 그 마음 핍박하여
성으로 들어갔을 때 마치 빈 못 같았네.
壯身氣强盛,
憍慢虛天步,
憂苦迫其心,
入城猶曠澤。


사리(舍利)를 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갈 때
거리마다 사람들 모두 공양하였고
높은 누각에 그것을 모셔 두자
하늘 사람들 모두 받들어 섬겼다네.
持舍利入城,
巷路普供養,
置於高樓閣,
天人悉奉事。

 



28. 분사리품(分舍利品)
佛所行讚  分舍利品  第二十八


그 모든 역사 무리들
사리(舍利)를 받들어 섬길 때
훌륭하고 묘한 향과 꽃으로
위없는 공양을 일으켰네.
彼諸力士衆,
奉事於舍利,
以勝妙香花,
興無上供養。


그때 일곱 나라 모든 왕들은
부처님 이미 멸도하셨단 말 듣고
역사들에게 사자(使者)를 보내
부처님의 사리를 청하여 구하였네.
時七國諸王,
承佛已滅度,
遣使詣力士,
請求佛舍利。


저 모든 역사 무리들
여래의 몸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또한 자기들의 용맹을 믿고
이에 교만한 마음 일으켰다.
차라리 그 목숨 버릴지언정
부처님의 사리는 내놓지 않으리.
彼諸力士衆,
敬重如來身,
兼恃其勇健,
而起憍慢心,
寧捨自身命,
不捨佛舍利。


그 사자들 빈손으로 돌아가자
일곱 나라의 왕들은 크게 분노하여
구름과 비처럼 군사 일으켜
구이성(鳩夷城)으로 몰려왔었네.
彼使悉空還,
七王大忿恨,
興軍如雲雨,
來詣鳩夷城。


성 밖에 나갔던 백성들
모두 놀라고 두려워 돌아와서는
그 모든 역사들에게 알렸네.
“여러 나라 군사들 몰렸왔는데
코끼리ㆍ말ㆍ수레와 또 보병(步兵)들
구이성을 에워쌌네.
人民出城者,
悉皆驚怖還,
告諸力士衆,
諸國軍馬來,
象馬車步衆,
圍遶鳩夷城。


성 밖의 모든 동산 수풀과
샘물ㆍ못ㆍ꽃ㆍ열매ㆍ과일나무를
군사들이 모두 짓밟아 버려
빛나던 경관 다 못쓰게 되었소.”
城外諸園林,
泉池花果樹,
軍衆悉踐蹈,
榮觀悉摧碎。


역사들 성에 올라 바라볼 때
모든 생업(生業) 터전 다 부서졌다네.
이에 전쟁 도구 든든하게 갖추어
바깥 적(敵)들과 맞섰을 때
쇠뇌[弩]와 화살, 돌을 날리는 수레
나는 횃불들이 모두 쏟아져 왔네.
力士登城觀,
生業悉破壞,
嚴備戰鬪具,
以擬於外歒,
弓弩挽石車,
飛炬獨發來。


일곱 나라의 왕들은 그 성을 에워쌌는데
군사들은 모두 잘 훈련되어 날쌨으며
위용[羽儀]은 왕성하게 빛나고 밝아
마치 일곱 개의 빛이 빛나는 것 같으며
七王圍遶城,
軍衆各精銳,
羽儀盛明顯,
猶如七耀光。


종과 북소리는 우레와 같고
군사들의 기세 구름과 안개 같았다.
역사들은 이에 크게 성내어
성문을 열고 적군들에게 명령했다네.
鍾鼓如雷霆,
勇氣盛雲霧,
力士大奮怒,
開門而命歒。


그러나 나이 많은 모든 남자와 여자로서
마음으로 부처님 법 믿는 사람은
놀라고 두려워해 정성으로 소원하였다.
‘저를 항복받아도 해치지는 말았으면’
그리고 친함을 따라 서로 권하여
싸움하지 말기를 바랐네.
長宿諸士女,
心信佛法者,
驚怖發誠願,
伏彼而不害,
隨親相勸諌,
不欲令鬪戰。


용사들은 겹 갑옷 입고
창을 휘두르며 긴칼을 번쩍이고
종과 북소리 어지럽게 울리면서
무기는 들었으나 아직 접전하지 않았네.
勇士被重鉀,
揮戈舞長劍,
鍾鼓而亂鳴,
執仗鋒未交。


그때 어느 한 범지가 있었는데
그 이름 독루나(獨樓那)라 하였네.
많이 알고 지략(智略)이 뛰어났지만
겸허하여 많은 이의 존경을 받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바른 법 즐겼나니
그가 모든 왕들에게 아뢰었네.
有一婆羅門,
名曰獨樓那,
多聞智略勝,
謙虛衆所宗,
慈心樂正法,
告彼諸王言。


“저 성(城)의 형세를 보니
한 사람으로도 당해낼 수 있겠거늘
하물며 여러 사람 마음과 힘을 합쳐
저를 능히 항복받지 못하겠는가.
설령 저들을 무찔러 멸한다 한들
거기에 무슨 덕스런 이름 있으리.
觀彼城形勢,
一人亦足當,
況復齊心力,
而不能伏彼,
正使相摧滅,
復有何德稱。


날카로운 무기가 서로 맞붙고 나면
그 형세 둘 다 완전할 수 없으리니
이쪽 곤하게 하고 저쪽도 해쳐
둘 다 상함만 있을 뿐이네.
利鋒刃旣交,
勢無有兩全,
困此而害彼,
二俱有所傷。


싸움이란 그때그때 변화가 많아
그 형세 헤아리기 어렵나니
혹은 강함이 약함을 이길 수 있고
혹은 약함이 강함을 이길 수 있네.
힘센 사람이라 하여 독사 업신여기면
어찌 그 몸 다치지 않을 수 있으랴.
鬪戰多機變,
形勢難測量,
或有强勝弱,
或弱而勝强,
健夫輕毒蛇,
豈不傷其身。


어떤 사람은 성질이 부드럽고 약하여
뭇 여자들의 칭찬을 받다가도
전쟁터에 다다라 전사(戰士)가 되면
마치 불이 기름을 얻은 것 같나니
有人性柔弱,
群女子所獎,
臨陣成戰士,
如火得膏油。


이른바 저들은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싸움에서 약한 적을 깔보지 말라.
몸의 힘이란 족히 믿을 것 못되니
법의 힘 강한 것만 못하네.
鬪莫輕弱歒,
謂彼無所堪,
身力不足恃,
不如法力强。


옛날에 훌륭한 왕이 있었는데
그 이름 가란타마(迦蘭陀摩)라 하였나니
그는 단정히 앉아 자애로운 마음 내어
능히 큰 원수의 적 항복받았네.
古昔有勝王,
名迦蘭陁摩,
端坐起慈心,
能伏大怨歒。


온 천하[四天下]의 왕으로서 아무리
명성이 있고 재물이 많더라도
마침내 허무(虛無)로 돌아가리니
소가 한껏 물 마시고 돌아가는 것 같네.
雖王四天下,
名稱財利豐,
終歸亦皆盡,
如牛飮飽歸。


마땅히 법과 의리(義理)로써 하고
마땅히 온화한 방편으로써 해야 하리니
싸움으로 이기면 원한을 늘리지만
온화함으로 이기면 뒷 근심 없다네.
應以法以義,
應以和方便,
戰勝增其怨,
和勝後無患。


이제 피를 마시는 원수 맺는 것
이 일은 애당초 옳지 못하네.
만일 부처님께 공양하려 하거든
마땅히 부처님의 인욕(忍辱) 따라야 하리.”
今結飮血讎,
此事甚不可,
爲欲供養佛,
應隨佛忍辱。


이와 같이 저 바라문
결정하여 그 정성된 마음 토하였나니
옳은 이치와 온화한 진리를 가지고
그 말에 조금도 두려움 없었네.
如是婆羅門,
決定吐誠實,
方宜義和理,
而作無畏說。


그때에 그 모든 왕들은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이제 때를 잘 맞추어
지혜로운 이치로 이익되게 하였다네.
爾時彼諸王,
告婆羅門言,
汝今善應時,
黠慧義饒益。


친밀하고 지극하며 정성된 말은
법에 순응하고 이치에 맞는 강변이었네.
그러나 잠깐 우리의 말 들으라.
무릇 왕자(王者)의 법이란
親密至誠言,
順法依强理,
且聽我所說,
爲王者之法。


혹은 다섯 탐욕으로 말미암아 다투고
미워하고 원망하여 힘센 이와 다투며
혹은 그 즐거운 유희거리로 말미암아
성급히 전쟁을 치르기도 하나니
하물며 우리들은 지금 법을 위함이거늘
전쟁이 뭐 그리 새삼스럽겠는가.
或因五欲諍,
嫌恨競强力,
或因其嬉戲,
不急致戰爭,
吾等今爲法,
戰爭復何怪。


교만하고 또 이치에 어긋나더라도
세상 사람은 오히려 복종하나니
하물며 사람을 교화하여 겸손케 한
교만을 여의신 부처님이겠는가.
憍慢而違義,
世人尚伏從,
況佛離憍慢,
化人令謙下。


그런데도 우리들은 능히
몸을 죽여서도 공양할 수 없구나.
옛날의 여러 국왕들로서
필슬아난다(弼瑟阿難陀)는
我等而不能,
亡身而供養,
昔諸大地主,
弼瑟阿難陁。


한 단정한 여자를 위해
전쟁하여 서로 죽이고 멸했거늘
하물며 이제 맑고 깨끗한
탐욕을 떠난 스승 공양함이겠는가.
爲一端正女,
戰爭相摧滅,
況今爲供養,
淸淨離欲師。


몸을 사랑하고 목숨을 아낀다면
힘으로 다투어 구하지 않아야 하리.
옛날 왕 교라바(驕羅婆)가
반나바(般那婆)와 싸울 때
愛身而惜命,
不以力爭求,
先王驕羅婆,
與般那婆戰。


계속하여 서로를 쳐부순 것은
바로 이익을 탐했기 때문이거늘
하물며 탐욕 없는 스승을 위해
다시금 살기를 탐할 것인가.
展轉更相破,
正爲貪利故,
況爲無貪師,
而復貪其生。


저 라마(羅摩) 선인의 아들이
천비왕(千臂王)을 미워하고 원한 품어
나라를 파괴하고 백성을 죽인 것은
바로 성이 났기 때문이거늘
하물며 성냄 없는 스승을 위해
그 몸과 목숨을 아낄 것인가.
羅摩仙人子,
瞋恨千臂王,
破國殺人民,
正爲瞋恚故,
況爲無恚師,
而惜於身命。


라마 태자는 사타(私陀) 여인 위해
모든 귀신의 나라를 몰살시켰거늘
하물며 섭수(攝受)할 수 없는 스승을 위해
그 목숨을 죽이지 않을 것인가.
羅摩爲私陁,
殺害諸鬼國,
況無攝受師,
不爲其沒命。


아리(阿利)와 바구(婆俱)
두 귀신 언제나 원수 맺어
정녕 어리석음 때문에
중생을 널리 해쳤거늘
하물며 지혜로운 스승을 위해
그 몸과 목숨을 아낄 것인가.
阿利及婆俱,
二鬼常結怨,
正爲愚癡故,
廣害於衆生,
況爲智慧師,
而復惜身命。


이와 같은 그 많은 무리들
아무런 의미 없이 스스로를 망하게 하였네.
하물며 이제 천상과 인간의 스승
두루 이 세상의 공경 받아야 하겠거늘
몸을 헤아리고 목숨을 아껴
힘써 공양하기 바라지 않으랴.
如是比衆多,
無義而自喪,
況今天人師,
普世所恭敬,
計身而惜命,
不勤求供養。


그대가 만일 이 싸움 그치게 하려거든
우리를 위해 저 성에 들어가
그들이 깨닫도록 권하여
우리들의 소원 이루게 하라.
汝若欲止爭,
爲吾等入城,
勸彼令開解,
使我願得滿。


그대의 법다운 말로 인해
우리 마음 조금은 가라앉았네.
비유하면 마치 사나운 독사가
주문의 힘 때문에 조금 조용해진 것 같네.”
以汝法言故,
令我心小息,
猶如盛毒蛇,
呪力故蹔止。


그때 그 바라문은
여러 왕들의 분부 받고서
성으로 들어가 역사들에게 나아가
인사한 뒤에 정성껏 말하였네.
爾時婆羅門,
受彼諸王教,
入城詣力士,
問訊以告誠。


“저 바깥의 여러 왕들은
손에는 날카로운 무기를 잡고
몸에는 겹으로 된 갑옷을 입고
잘 훈련된 날쌘 군사 햇빛처럼 번쩍이며
사자(師子) 같은 용기로 떨쳐 일어나
모두 이 성을 쳐부수려 한다네.
外諸人中王,
手執利器仗,
身被於重鉀,
精銳耀日光,
奮師子勇氣,
咸欲滅此城。


그러나 그것은 법을 위함인데
법 아닌 행동 일어날까 두려워하네.
그러므로 나를 여기 보냈으니
내 여기 온 뜻을 말하려 하네.
然其爲法故,
猶畏非法行,
是故遣我來,
旨欲有所白。


‘나는 토지를 위해서도 아니요
또한 재물을 구해서도 아니며
교만한 마음을 가진 것도 아니요
또한 원망하는 마음 품지도 않았네.
我不爲土地,
亦不求錢財,
不以憍慢心,
亦無懷恨心。


다만 큰 선인을 공경하기 때문에
나는 이제 이 곳으로 찾아왔나니
그대들은 마땅히 내 뜻을 알라.
무엇하러 괴롭게 서로 버티랴.
恭敬大仙故,
而來至於此,
汝當知我意,
何爲苦相違。


높은 이 받들기는 피차 같으니
곧 법으로서는 형제가 되리.
이제 세존께서 남기신 영(靈)을
한마음으로 다 함께 공양하자.
尊奉彼我同,
則爲法兄弟,
世尊之遺靈,
一心共供養。


재물을 아끼고 아까워하는 것
그것은 곧 큰 잘못 아니지만
법을 아끼는 잘못 가장 심하니
온 세상의 업신여김 받으리라.
慳惜於錢財,
此則非大過,
法慳過最甚,
普世之所薄。


결정코 이 뜻이 통하지 않으면
마땅히 손님 대접하는 법을 닦으라.
찰제리(刹帝利)의 법도 없거든
문을 닫고 스스로 버텨 보라.’
決定不通者,
當修待賓法,
無有剎利法,
閉門而自防。


저들은 모두 이와 같이
이 길(吉)하고 흉한 법 알렸나니
나도 이제 내 가진 생각을
또한 성의껏 진실되게 말하리라.
彼等悉如是,
告此吉凶法,
我今私所懷,
亦告其誠實。


피차에 서로 거스르는 행동하지 말라고
이치에 맞게 서로 화합해야 하네.
세존께서는 세상에 계실 때
언제나 인욕(忍辱)으로 가르치셨으니
그 거룩한 가르침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공양이라 말하겠는가.
莫彼此相違,
理應共和合,
世尊在於世,
常以忍辱教,
不順於聖教,
云何名供養。


세상 사람은 다섯 가지 탐욕 때문에
재물과 밭과 집을 다투지만
만일 바른 법을 위하는 이라면
마땅히 성인의 이치를 따라야 하리.
世人以五欲,
財利田宅諍,
若爲正法者,
應隨順聖理。


법을 위하여 원수 맺는 것
그것은 곧 이치에 어긋나나니
부처님의 고요함과 자비로움은
언제나 일체를 편안하게 하시려 했거늘
대비(大悲)하신 분 공양한다 하면서
도리어 큰 해(害)를 일으키겠는가.
爲法而結怨,
此則理相違,
佛寂靜慈悲,
常欲安一切,
供養於大悲,
而興於大害。


마땅히 사리(舍利)를 고루 나누어
두루 공양할 수 있게 한다면
법에 순응하여 좋은 이름 퍼지고
정의에 통하고 바른 이치 피어나리.
應等分舍利,
普令得供養,
順法名稱流,
義通理則宣。


혹 그들의 행동 법답지 않더라도
마땅히 법으로써 그것을 대[和]하면
그것은 곧 법 즐기는 것 되어
법을 오래 머물 수 있게 하리라.
若彼非法行,
當以法和之,
是則爲樂法,
令法得久住。


부처님께서는 모든 보시 가운데
법 보시가 가장 훌륭하다 하셨으니
사람들은 재물 보시 행하지만
법 보시 행하기란 어려운 것이네.”
佛說一切施,
法施爲最勝,
人斯行財施,
行法施者難。


역사들은 바라문의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부끄러워 서로 바라보면서
저 범지에게 대답하였네.
“그대가 온 뜻에 깊이 감동하였네.
力士聞彼說,
內愧互相視,
報彼梵志言,
深感汝來意。


좋은 우정(友情)은 법다운 말을 따르고
이치에 맞는 아름답고 반듯한 말이었네.
범지(梵志)가 행했던 일들은
스스로의 공덕을 그대로 따랐네.
親善順法言,
和理雅正說,
梵志之所應,
隨順自功德。


저들과 우리의 사이를 잘 화해시키고
우리에게 중요한 길 보여주었으니
마치 길을 헤매는 말[馬]을 제어해
바른 길로 돌아가게 한 것과 같다네.
善和於彼此,
示我以要道,
如制迷塗馬,
還得於正路。


이제 우리 마땅히 적합한 이치를 따라
그대가 말한 대로 할 것이니
정성스런 말을 돌아보지 않으면
훗날 반드시 회한이 생기리라.”
今當用和理,
從汝之所說,
誠言而不顧,
後必生悔恨。


그들은 곧 부처님의 사리병을 열어
여덟 몫으로 고루 나누어
그 한 몫은 자신들이 공양하고
범지에게는 일곱 몫을 주었다네.
卽開佛舍利,
等分爲八分,
自供養一分,
七分付梵志。


일곱 나라 왕들은 사리를 얻자
기뻐하면서 공손히 받아
자기들 나라로 가지고 돌아가
탑(塔)을 세우고 공양을 더하였네.
七王得舍利,
歡喜而頂受,
持歸還自國,
起塔加供養。


그 범지는 다시 역사를 찾아가
사리를 나누던 병을 얻었고
또 그 일곱 왕에게서
여덟째 몫을 나누어 받아
가지고 돌아가 지제(支提)를 세우고
그것을 금병탑(金甁塔)이라 이름했네.
梵志求力士,
得分舍利甁,
又從彼七王,
求分第八分,
持歸起支提,
號名金甁塔。


또 구이나갈(俱夷那竭) 사람들은
다비하고 남은 재를 거두어 모아
하나의 지제를 세우고
회탄탑(灰炭塔)이라 이름했네.
俱夷那竭人,
聚集餘灰炭,
而起一支提,
名曰灰炭塔。


여덟 왕이 여덟 탑을 세운 데다가
금병탑과 회탄탑 등
이리하여 염부제(閻浮提)에는
비로소 열 개의 탑이 세워졌네.
八王起八塔,
金甁及灰炭,
如是閻浮提,
始起於十塔。


온 나라의 모든 남자와 여자
모두 보배로 만든 꽃일산 가지고
탑을 따라 공양했나니
그 장엄은 마치 금산(金山) 같았고
갖가지 모든 풍류는
밤낮으로 쉬지 않고 길이 찬탄하였다네.
擧國諸士女,
悉持寶花蓋,
隨塔而供養,
莊嚴若金山,
種種諸伎樂,
晝夜長讚嘆。


그때에 5백 나한(羅漢)들
큰 스승의 그늘을 영원히 잃고
의지할 데 없음을 두려워하여
모두 기사굴산(耆闍崛山)으로 돌아갔네.
時五百羅漢,
永失大師蔭,
恇然無所恃,
還耆闍崛山。



그들은 제석(帝釋) 바위에 모여
온갖 경장(經藏)을 결집(結集)할 때
그들은 모두 함께
장로(長老) 아난다를 추대하였네.
集彼帝釋巖,
結集諸經藏,
一切皆共推,
長老阿難陁。


“여래께서 늘 말씀하셨던
크고 작은 내용을 그대는 모두 들었으니
비제혜(鞞提醯) 모니(牟尼)는
이 대중들 위해 마땅히 설명하라.”
如來前後說,
巨細汝悉聞,
鞞提醯牟尼,
當爲大衆說。


아난은 대중 앞에서
사자좌(師子座)에 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말하려고
‘이렇게 나는 들었노라’고 말하였네.
阿難大衆中,
昇於師子座,
如佛說而說,
稱如是我聞。


‘나는 들었노라’는 이 소리에 감격하여
앉아있던 대중들 모두 눈물 흘렸다.
그 법(法)도 같고 그 때[時]도 같으며
그곳[處]도 같고 그 사람[人]도 같았네.
合坐悉涕流,
感此我聞聲,
如法如其時,
如處如其人。


그 설명을 따라 붓으로 받아 써서
마침내 경장(經藏)을 완성하였고
부지런한 방편으로 닦고 배워서
모두 다 열반을 얻게 되었나니
현재에 얻고 미래에도 얻을
저 열반 또한 그러하다네.
隨說而筆受,
究竟成經藏,
勤方便修學,
悉已得涅槃,
今得及當得,
涅槃亦復然。


무우왕(無憂王:아쇼카왕)이 세상에 나와
강한 자에겐 능히 근심을 하게 하고
약한 이에게는 근심을 없애주었나니
마치 무우화(無憂花) 나무 같았네.
無憂王出世,
强者能令憂,
劣者爲除憂,
如無憂花樹。


왕이 염부제를 다스릴 때
마음은 언제나 근심하는 일 없고
바른 법을 깊이 믿었나니
그러므로 무우왕이라 이름하였네.
王於閻浮提,
心常無所憂,
深信於正法,
故號無憂王。


그는 공작왕(孔雀王)의 후손으로서
바른 성품을 받아 태어났나니
능히 온 천하를 두루 건지고
아울러 모든 탑묘(塔廟) 일으키었네.
孔雀之苗裔,
稟正性而生,
普濟於天下,
兼起諸塔廟。


본래는 강무우(强無憂)라 이름하였으나
지금은 법무우(法無憂)라 이름하니
그는 저 일곱 왕이 만든 탑 열고
거기서 사리를 모셔 내어
그것을 나누어 펴 하루아침에
8만 4천 개의 탑을 세웠기 때문이네.
本字强無憂,
今名法無憂,
開彼七王塔,
以取於舍利,
分布一旦起,
八萬四千塔。


그 중에 오직 여덟 번째 탑만은
저 마라(摩羅) 마을에 있었는데
귀신과 용들이 지켜 보호하기에
왕이 모셔 내려 했으나 얻을 수 없었네.
唯有第八塔,
在於摩羅村,
神龍所守護,
王取不能得。


비록 사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부처님께서 남기신 유골 거기 있기에
귀신과 용들이 공양하는 줄 알고
믿고 공양하는 마음 더욱 더하였네.
雖不得舍利,
知佛有遺骼,
神龍所供養,
增其信敬心。


왕은 비록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지만
첫 거룩한 과위(果位)를 증득하게 되어
능히 온 천하 백성들로 하여금
여래의 탑을 공양하게 하였네.
雖王領國土,
逮得初聖果,
能令普天下,
供養如來塔。


그리하여 과거ㆍ미래ㆍ현재에도
모두 해탈 얻었고, 얻을 것이며, 얻게 하나니
여래가 현세에 나신 곳이나
그 열반하신 곳 그리고 그 사리를
공경하고 또 공양하는 사람은
그 복이 똑같아 차이 없으리.
去來今現在,
悉皆得解脫,
如來現在世,
涅槃及舍利,
恭敬供養者,
其福等無異。


밝은 지혜와 보다 왕성한 마음으로
여래의 그 덕을 깊이 살펴
도(道)를 생각하고 공양을 일으키면
그 복 또한 함께 훌륭하리라.
明慧增上心,
深察如來德,
懷道興供飬,
其福亦俱勝。


부처님께서 훌륭하고 높은 법 얻었기에
마땅히 일체 공양을 받을 만하고
이미 죽지 않는 곳에 이르셨으니
그것을 믿는 이도 또한 따라 편안하리라.
그러므로 모든 하늘과 사람
마땅히 다 늘 공양하라.
佛得尊勝法,
應受一切供,
已到不死處,
信者亦隨安,
是故諸天人,
悉應常供養。


제일가는 큰 대자비(大慈悲)로
제일가는 이치를 통달하시어
일체 중생을 건지셨으니
그 누가 듣고 감격하지 않으랴.
第一大慈悲,
通達第一義,
度一切衆生,
孰聞而不感。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
세상 괴로움에는 그보다 더한 것 없으나
죽음의 괴로움은 고통 중에도 큰 것이라
저 모든 하늘도 두려워하는 바이네.
그는 두 가지 고통 영원히 여의었으니
어떻게 그를 공양하지 않으랴.
生老病死苦,
世閒苦無過,
死苦苦之大,
諸天之所畏,
永離二種苦,
云何不供養。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즐거움
세상 즐거움에는 그보다 더한 것 없나니
삶을 늘려 괴로움 커지면
세상의 괴로움은 비길 데 없으리.
不受後有樂,
世閒樂無上,
增生苦之大,
世間苦無比。


부처님께서 삶의 괴로움 여의셨고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즐거움 얻으시어
세상을 위해 널리 나타내 보였으니
모든 모니(牟尼) 가운데 높은 이시네.
어떻게 찬탄하여 공양하지 않으리.
佛得離生苦,
不受後有樂,
爲世廣顯示,
如何不供養。
讚諸牟尼尊。


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일을
스스로 보아 알고 있는 것 드러내지 않고
또한 명예와 이익 구하지 않으며
다만 부처님 경전을 따라 말함으로써
모든 세상을 구제하려 함이었네.
始終之所行,
不自顯知見,
亦不求名利,
隨順佛經說,
以濟諸世間。


佛所行讚卷第五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불소행찬』 5권(ABC, K0980 v29, p.674a01-684b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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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_IT_K0980_T_004 URL복사 통합뷰어 029_0664_a_01L불소행찬 제4권-일명 불본행경- 029_0664_a_01L佛所行讚卷第四 亦云佛本行經 통합뷰어 마명 보살 지음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029_0664_a_02L馬鳴菩薩造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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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소행찬 제4권
-일명 불본행경-佛所行讚卷第四
亦云佛本行經

마명 보살 지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馬鳴菩薩造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16. 병사왕제제자품(甁沙王諸弟子品)甁沙王諸弟子品第十六

그때 저 다섯 비구인
아습파서(阿濕波誓) 등은
그가 법 알았다는 소리를 듣고
개탄하며 스스로 부끄러워졌네.
 
時彼五比丘,
阿濕波誓等,
聞彼知法聲,
慨然而自愧。

합장하고 더욱 공경하면서
높은 이의 얼굴을 우러러보았네.
여래(如來)는 훌륭한 방편으로써
차례로 그들을 바른 법에 들게 하셨네.
合掌而加敬,
仰瞻於尊顏,
如來善方便,
次令入正法。

앞뒤로 저 다섯 비구들
도를 얻어 모든 감관[根] 조복함이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다섯 별이
밝은 달을 늘어서 모시는 것 같았네.前後五比丘,
得道調諸根,
猶五星麗天,
列侍於明月。

그때 저 구시성(鳩尸城)에 있는
장자(長者)의 아들 야샤(耶舍)가
밤에 갑자기 잠에서 깨어
그 권속을 보았네.
時彼鳩尸城,
長者子耶舍,
夜睡忽覺悟,
自見其眷屬。

남자 여자들 모두 알몸으로 누워 있는 것 보고
곧 싫어져 떠날 마음 생겼네.
이것은 모든 번뇌의 근본으로
어리석은 범부를 속여 유혹한다 생각하였네.
男女身裸臥,
卽生厭離心,
念此煩惱本,
誑惑於愚夫。

곧 옷을 장식하고 영락을 차고
집을 나와 숲으로 나아가서는
길을 따라가면서 높이 외치길
“아아 괴롭다, 괴로워 미치겠다”고 하였네.
嚴服佩瓔珞,
出家詣山林,
尋路而普唱,
惱亂惱亂亂。

여래께서 밤에 나와 거니시다가
괴롭다고 외치는 소리 들으시고는
곧 명령하여 말씀하셨네.
‘그대들 잘 왔다. 여기 안온한 곳 있으니
如來夜經行,
聞唱惱亂聲,
卽命汝善來,
此有安隱處。

열반(涅槃)은 지극히 맑고 시원하며
적멸(寂滅)은 모든 번뇌 여의느니라.’
야사는 부처님의 가르침 듣고
마음 속으로 못내 기뻐하였네.
涅槃極淸涼,
寂滅離諸惱,
耶舍聞佛教,
心中大歡喜。

본래부터 싫어해 여의려는 마음 더하여
거룩한 슬기 활짝 열렸네.
마치 맑고 시원한 못에 들어가듯
엄숙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나아갈 때
乘本厭離心,
聖慧泠然開,
如入淸涼池,
肅然至佛所。

그 몸은 아직 세속 모습 그대로이나
마음은 이미 번뇌가 다하였네.
오랫동안 심어 온 선근(善根)의 힘으로
어느새 나한과(羅漢果)를 이루었다네.
其身猶俗容,
心已得漏盡,
宿殖善根力,
疾成羅漢果。

맑은 지혜의 이치 가만히 깨달아
법을 듣자마자 쉽게 알았네.
비유하면 마치 곱고 흰 비단
물감으로 물들이기 쉬운 것 같았네.
淨智理潛明,
聞法能卽悟,
猶若鮮素繒,
易爲染其色。

그는 이미 스스로 깨달아 알고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쳤으나
아직 장엄 그대로인 자기 몸 돌아보고
부끄러워하는 마음 생겼네.
彼已自覺知,
所應作已作,
顧身猶莊嚴,
而生慚愧心。

여래께서는 그 생각 짐작하시고
그를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네.
“영락으로 그 몸을 꾸몄으나
마음은 모든 감관을 항복받아서
如來知彼念,
而爲說偈言,
嚴飾以瓔珞,
心調伏諸根。

평등하게 중생을 관찰하되
법을 행하고 그 모양 헤아리지 않느니라.
몸에는 출가한 이의 옷을 입고도
그 마음은 번뇌를 잊지 못하여
平等觀衆生,
行法不計形,
身被出家服,
其心累未忘。

숲 속에 있으면서 세상 영화 탐하니
이는 곧 속인이라 하리라.
모양은 비록 세속 모습 가졌어도
마음이 높고 좋은 경계에 머물면
處林貪世榮,
是則爲俗人,
形雖表俗儀,
心拪高勝境。

집에 있어도 산림(山林)과 같아
곧 내 것[我所]이라는 마음 여의느니라.
결박을 푸는 것 마음에 달려 있으니
모양에 어찌 정해진 상(相)이 있으랴.
在家同山林,
則離於我所,
縛解存於心,
形豈有定相。

갑옷 입고 겹 도포 입으면
강한 적이라도 능히 누를 수 있고
형상을 고치고 물들인 옷 입으면
번뇌 원수를 항복받을 수 있네.
’佩鉀衣重袍,
謂能制强歒,
改形著染衣,
爲伏煩惱怨。

그리고 곧 ‘비구여 오라’고 명령하시자
그 소리 따라 세속 모양 사라지고
출가한 이의 모습을 두루 갖추어
모두 다 사문(沙門)이 되었네.
卽命比丘來,
應聲俗容廢,
具足出家儀,
皆成於沙門。

일찍이 세속에서 함께 놀던 벗 있으니
그들의 수는 쉰네 명이었네.
그들 착한 벗으로 출가한 이 찾아
차례대로 바른 법에 들었네.
先有俗遊朋,
其數五十四,
尋善友出家,
隨次入正法。

그들은 과거의 착한 업 때문에
그 묘한 결과 이제 이루었으니
좋은 잿물에 오랫동안 담가두었다가
물로 빨아낸 뒤에 깨끗해지듯
斯由宿善業,
妙果成於今,
淳灰洽已久,
經水速鮮明。

웃 항렬의 모든 성문(聲聞)으로서
예순 명의 아라한(阿羅漢)에게
모두 그 아라한의 법을 따라
순리대로 가르치고 훈계하였네.
上行諸聲聞,
六十阿羅漢,
悉如羅漢法,
隨順而教誡。

“그대들은 이제 나고 죽는 바다에서
저쪽 언덕으로 이미 건너가
해야 할 일을 벌써 마쳤으니
일체 공양을 받기에 충분하도다.
汝今已濟度,
生死河彼岸,
所作已畢竟,
堪受一切供。

너희들은 제각기 모든 나라를 노닐며
아직도 제도되지 못한 이 제도하여라.
중생의 괴로움은 치솟는 불꽃 같건만
오랫동안 아무도 구호할 이 없구나.
各應遊諸國,
度諸未度者,
衆生苦熾然,
久無救護者。

너희들은 제각기 혼자 노닐며
가엾게 여겨 거두어 주라.
나도 또한 지금 나 혼자 걸어서
저 가사산(伽闍山)으로 돌아가리라.
汝等各獨遊,
哀愍而攝受,
吾今亦獨行,
還彼伽闍山。

거기에는 지금 큰 선인(仙人)이 있으니
왕족의 선인과 범지(梵志) 선인들
그들 모두 다 거기 있으므로
온 세상의 뿌리가 되느니라.
彼有大仙人,
王仙及梵仙,
悉皆在於彼,
擧世之所宗。

그 중에도 가섭(迦葉)이란 고행 선인은
온 나라 사람들이 받들어 섬기고
그를 따라 배우는 이 매우 많으니
내 이제 거기 가서 제도하리라.”
迦葉苦行仙,
國人悉奉事,
受學者甚衆,
我今往度之。

그때 저 예순 명의 비구들
가르침 받아 법을 널리 펴려고
제각기 과거의 인연을 좇아
자신의 생각대로 제각기 흩어졌네.
時六十比丘,
奉教廣宣法,
各從其宿緣,
隨意詣諸方。

세존께서는 혼자 걸어서 노니시다가
가사산으로 향하셨네.
비고 고요한 법숲[法林]으로 들어가
가섭 선인에게 나아가셨네.
世尊獨遊步,
往詣伽闍山,
入空靜法林,
詣迦葉仙人。

그는 불을 섬기는 굴에 있었는데
거기는 사나운 용(龍)이 사는 곳이었네.
숲은 지극히 맑고 넓은데
곳곳마다 편안하지 않은 곳이 없었네.
彼有事火窟,
惡龍之所居,
山林極淸曠,
處處無不安。

세존께서는 그를 교화시키기 위해
그에게 말해 묵고 가기를 청하자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네.
“다른 데는 묵고 갈만한 곳이 없고
世尊爲教化,
告彼而請宿,
迦葉白佛言,
無有宿止處。

오직 불을 섬기는 굴이 하나 있는데
맑고 깨끗하여 있을 만하나
다만 거기는 사나운 용이 머물고 있어
틀림없이 사람을 해칠 것이오.”
唯有事火窟,
善淸淨可居,
而有惡龍止,
必能傷害人。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네.
“하룻밤 묵고 가게만 해주오.”
가섭은 갖가지로 만류했으나
세존의 간청은 멈추지 않으셨네.
佛言但見與,
且一宿止住,
迦葉種種難,
世尊請不已。

가섭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내 마음엔 허락하고 싶지 않지만
나를 일러 인색하다 하리니
우선 하고 싶은 대로 하시오.”
迦葉復白佛,
心不欲相與,
謂我有悋惜,
且自隨所樂。

부처님께서 곧 화실(火室)에 들어가
단정히 앉아 바르게 사유하셨다.
그때 사나운 용이 부처님을 보자
성을 내어 독한 불 내뿜었네.
佛卽入火室,
端坐正思惟,
時惡龍見佛,
瞋恚縱毒火。

온 방안이 시뻘겋게 탔지만
부처님 몸에는 미치지 못했네.
집이 다 타고 불은 절로 꺼졌으나
세존께선 오히려 편안히 앉아 계셨네.
擧室洞熾然,
而不觸佛身,
舍盡火自滅,
世尊猶安坐。

마치 겁화(劫火)가 일어나
범천(梵天)의 궁전이 다 타버려도
범천의 왕은 바른 자세로 앉아
걱정도 않고 두려워하지 않음 같았네.
猶如劫火起,
梵天宮洞然,
梵王正基坐,
不恐亦不畏。

사나운 용은 세존 얼굴을 보고
빛나는 안색 조금도 다른 기색이 없자
독을 멈추고 착한 마음 내어
머리 조아리고 귀의(歸依)하였네.
惡龍見世尊,
光顏無異相,
毒息善心生,
稽首而歸依。

가섭은 밤에 그 불빛 보고
탄식하면서 ‘아아, 괴상하여라.
저렇듯 도덕을 지닌 사람이
용의 불길에 타 죽다니’라고 하였네.
迦葉夜見火,
歎嗚呼怪哉,
如此道德人,
而爲龍火燒。

가섭과 그의 권속들
이른 아침부터 모두 와서 구경했으나
부처님께서는 사나운 용 항복받아
발우 안에 담아 두고 계셨네.
迦葉及眷屬,
晨朝悉來看,
佛已降惡龍,
置在於鉢中。

그들은 부처님의 공덕을 알고
기특하다는 생각 내었지만
교만한 습관 익힌 지 오래되어
여전히 “내 도(道)가 높다”고 말하였네.
彼知佛功德,
而生奇特想,
憍慢久習故,
猶言我道尊。

부처님께서는 그 적당한 때를 맞춰
갖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내시고
그의 마음이 생각하는 바를 살펴
변화해가며 적절히 대응하셨네.
佛以隨時宜,
現種種神變,
察其心所念,
變化而應之。

그로 하여금 그 마음 부드럽게 하여
바른 법의 그릇이 되기 충분케 하되
그 도(道)가 아직 얕아서
세존께는 미치지 못함을 알게 하셨네.
令彼心柔軟,
堪爲正法器,
自知其道淺,
不及於世尊。

그러자 결정코 겸손하고 하심(下心)하여
시키는 대로 바른 법을 받았고
울비라가섭(鬱毘羅迦葉)과
그 제자 5백 사람이決定謙下心,
隨順受正法,
鬱毘羅迦葉,
弟子五百人。

스승을 잘 따르고 마음을 조복받아
차례차례 바른 법을 받았네.
가섭과 그의 제자들
모두 바른 교화를 받은 뒤에는
隨師善調伏,
次第受正法,
迦葉幷徒衆,
悉受正化已。

선인들 모두 그들의 살림살이와
불을 섬기는 모든 기구를
모두 물 속에 던져 버리니
떠올랐다 잠겼다 하며 물결 따라 흘러갔네.
仙人資生物,
幷諸事火具,
悉棄於水中,
漂沒隨流遷。

나제(那提)와 가사(伽闍) 등
두 아우는 하류(下流)에 있다가
그 옷과 모든 기구들
물 따라 어지럽게 내려오는 것 보자
那提伽闍等,
二弟居下流,
見被服諸物,
隨流而亂下。

큰 변(變)을 만났다는 생각에
근심스럽고 두려워 어쩔 줄 몰라하다가
두 사람은 그 제자 5백 사람과
강물을 따라 올라가 형을 찾았네.
謂其遭大變,
憂怖不自安,
二衆五百人,
尋江而求兄。

그 형은 이미 출가(出家)하였고
그 모든 제자들 또한 그러함 보고는
일찍이 없던 법을 얻은 줄 알고
기특한 일이라 생각하였네.
見兄已出家,
諸弟子亦然,
知得未曾法,
而起奇特想。

‘형은 지금 이미 저 도(道)에 항복했으니
우리들도 또한 그를 따라야 한다.’
그들 형제 세 사람과
그 제자 권속들 위해
兄今已服道,
我等亦當隨,
彼兄弟三人,
及弟子眷屬。

세존(世尊)께서 설법하시되
불을 섬기는 일로 비유하셨네.
“어리석음의 검은 연기 일어나고
어지러운 생각의 부시와 부싯돌 생겨
世尊爲說法,
卽以事火譬,
愚癡黑煙起,
亂想鑽燧生。

탐욕과 성냄의 불길이
모든 중생을 불사른다네.
이와 같이 이 번뇌의 불도
언제나 치성하여 그치지 않는다네.
貪欲瞋恚火,
焚燒於衆生,
如是煩惱火,
熾然不休息。

나고 죽음에 더욱더 빠져들고
고통의 불길 또한 항상 타오르네.
이 두 가지 불이 성하게 타지만
거기에는 아무 것도 의지할 곳 없다네.
彌淪於生死,
苦火亦常然,
能見二種火,
熾然無依怙。

어떻게 마음 있는 사람으로서
싫어하여 떠날 생각 내지 않느냐.
싫어하여 떠나려고 탐욕 버리고
탐욕이 다하면 해탈 얻는다네.
云何有心人,
而不生厭離,
厭離除貪欲,
貪盡得解脫。

만일 이미 해탈을 얻었으면
해탈지견(解脫知見)이 생기느니라.
그리하여 나고 죽는 흐름을 관찰하여
모든 범행을 닦아 마치고
若已得解脫,
解脫知見生,
觀察生死流,
而擧於梵行。

모든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느니라’
이와 같이 그 일천 비구들
세존의 설법을 들었네.
一切作已作,
更不受後有,
如是千比丘,
聞世尊說法。

모든 번뇌 영원히 일어나지 않고
모두 마음이 해탈[心解脫]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가섭 등
일천 비구를 위해 설법하셨네.
諸漏永不起,
一切心解脫,
佛爲迦葉等,
千比丘說法。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쳐
깨끗한 지와 묘한 장엄과
모든 공덕 있는 권속들에게
계(戒)를 주어 모든 감관 깨끗하게 하였네.
所作者已作,
淨慧妙莊嚴,
諸功德眷屬,
施戒淨諸根。

이에 큰 덕 있는 선인 길을 떠나자
저 고행림(苦行林) 영화 잃음이
마치 사람이 계(戒)의 덕을 버리고
빈 몸으로 헛되이 사는 것 같았네.
大德仙從道,
苦行林失榮,
如人捨戒德,
空身而徒生。

세존께서 많은 권속 거느리시고
왕사성(王舍城)으로 나아가시자
일찍이 그 마갈왕(摩竭王)에게
약속했던 일을 생각하셨네.
世尊大眷屬,
進詣王舍城,
憶念摩竭王,
先所修要誓。

세존께서 이미 거기에 도착하시어
장림(杖林)3)에 머물러 계셨네.
병사왕(甁沙王)은 그 소문 듣고
그 많은 권속들과 함께 하였네.
世尊旣至已,
止住於杖林,
甁沙王聞之,
與大眷屬俱。

온 나라 남녀들 거느리고
세존 계신 곳으로 나아갔다네.
멀리서 여래께서 앉으신 모습 보자
마음 낮추고 모든 감관[根] 단속한 채
擧國士女從,
往詣世尊所,
遠見如來坐,
降心伏諸根。

온갖 속된 모습 떨어버리고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나아가니
그것은 마치 저 제석천왕이
범천왕에게 나아가는 것과 같았네.
除去諸俗容,
下車而步進,
猶如天帝釋,
往詣梵天王。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공경 다하여 안부를 여쭐 때
부처님께서 위로하여 마치고 나서
명하여 한쪽에 앉게 하셨네.
前頂禮佛足,
敬問體和安,
佛還慰勞畢,
命令一面坐。

그때 왕은 마음 속으로 가만히 생각했다.
‘석가(釋迦)의 큰 위엄과 힘은
훌륭한 덕을 가진 가섭 등을
이제 모두 제자로 삼으셨다.’
時王心默念,
釋迦大威力,
勝德迦葉等,
今皆爲弟子。

부처님께서 여러 사람 마음 아시고
가섭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떠한 복과 이익 보았기에
불 섬기는 법을 버렸느냐?”
佛知衆心念,
而問於迦葉,
汝見何福利,
而棄事火法。

가섭은 부처님 분부 받고
대중 앞에서 놀라 일어나
두 무릎 땅에 꿇고 합장한 채
높은 소리로 부처님께 아뢰었네.
迦葉聞佛命,
驚起大衆前,
胡跪而合掌,
高聲白佛言。

“복을 닦으려고 불신[火神]을 섬겼으나
그 과보(果報)는 윤회(輪廻)뿐이었고
생사(生死)의 번뇌만 더했으니
그러므로 저는 그것을 버렸습니다.脩福事火神,
果報悉輪迴,
生死煩惱增,
是故我棄捨。

열심히 애써 불을 받들어 섬겨
5욕(欲)의 경계를 구하려 하였으나
애욕은 더해 끝이 없었으니
그러므로 저는 그것을 버렸습니다.
精勤奉事火,
爲求五欲境,
愛欲增無窮,
是故我棄捨。

불 섬기고 주술(呪術)을 닦았으나
해탈 못하고 생(生)을 받았으니
생을 받음은 괴로움의 근본이라
그러므로 버리고 다시 안락 구하였습니다.
事火修呪術,
離解脫受生,
受生爲苦本,
故捨更求安。

나는 본래부터 고행이라 말하는 것
제사하고 또 큰 모임을 여는 것을
제일 수승한 것이라 생각하였으나
바른 도(道)와는 더욱 어긋났습니다.
我本謂苦行,
祠祀設大會,
爲最第一勝,
而更違正道。

그러므로 저는 이제 그것 버리고
보다 훌륭한 적멸(寂滅)을 구하여
생ㆍ노ㆍ병ㆍ사를 완전히 여의고
다함 없는 맑고 시원한 경계 구하나이다.
是故今棄捨,
更求勝寂滅,
離生老病死,
無盡淸涼處。

저는 이 이치 알았으므로
불 섬기는 법을 버렸습니다.”
세존께서는 가섭이
스스로 알고 깨달았다는 말을 듣고
以知此義故,
放捨事火法,
世尊聞迦葉,
說自知見事。

모든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깨끗한 믿음 내게 하기 위하여
가섭에게 말씀하셨네.
“너 대사(大士)는 여기에 잘 왔다.
欲令諸世閒,
普生淨信故,
而告迦葉言,
汝大士善來。

갖가지 법을 분별함으로
훌륭한 도(道)를 따랐었는데
이제 이 대중들 앞에서
너의 훌륭한 공덕 나타내 보라.
分別種種法,
而從於勝道,
今於大衆前,
顯汝勝功德。

마치 거부(巨富) 장자(長者)가
그 보배 창고를 열어 보여
가난하고 괴로워하는 중생들로 하여금
그것 싫어 여의는 마음 더하게 하는 것처럼.”
如巨富長者,
開現於寶藏,
令貧苦衆生,
增其厭離心。

“좋습니다. 거룩한 분부를 받들겠습니다.”
그는 곧 대중들 앞에서
몸을 여미고 정수(正受)에 들었다가
나부끼듯 허공으로 올라갔네.
善哉奉尊教,
卽於大衆前,
斂身入正受,
飄然昇虛空。

거닐다 섰다 앉았다 누웠다
혹은 온몸이 벌겋게 되어
왼쪽 오른쪽으로 물과 불을 내어도
타지도 않고 또한 젖지도 않았네.
經行住坐臥,
或擧身洞然,
左右出水火,
不燒亦不濡。

온몸에서 구름과 비를 내고
뇌성벽력으로 천지를 진동했다.
온 세상 모두 우러러볼 때
눈이 뚫어져라 보아도 싫증 없었네.
從身出雲雨,
雷電動天地,
擧世悉瞻仰,
縱目觀無厭。

여러 사람들 똑같은 말로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찬탄하였네.
그런 다음 그는 신통 거두어
세존의 발에 절하면서 말했네.
異口而同音,
稱歎未曾有,
然後攝神通,
敬禮世尊足。

“부처님은 저의 큰 스승이시요
저는 그 어른의 제자 되었네.
이런 일을 행하라는 분부 받들어
이제 내 할 일은 이미 마쳤다.”
佛爲我大師,
我爲尊弟子,
奉教聞斯行,
所作已畢竟。

온 세상 모두가 저 가섭이
부처님 제자라고 한 것 보고
결정코 저 세존께서
진실한 일체지(一切智)임을 알았네.
擧世普見彼,
迦葉爲弟子,
決定知世尊,
眞實一切智。

부처님께서는 거기 모인 모든 대중들
능히 법 받을 만한 근기임을 아시고
병사왕에게 말씀하셨네.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으시오.
佛知諸會衆,
堪爲受法器,
而告甁沙王,
汝今善諦聽。

마음과 뜻과 또 모든 감관[根]
이것은 모두 다 나고 멸하는 법이니
나고 멸하는 허물 분명히 알면
그것은 곧 평등한 관찰이라오.
心意及諸根,
斯皆生滅法,
了知生滅過,
是則平等觀。

만일 그와 같이 평등하게 관찰하면
그것은 곧 몸을 아는 것이요
몸이 나고 멸하는 그 법을 알면
취(取)할 것도 없고 받아들일 것 없음을 알리.
如是平等觀,
是則爲知身,
知身生滅法,
無取亦無受。

만일 이 몸의 모든 감관[根] 깨달아 알면
나[我]도 업고 또 내 것[我所]도 없나니
그것은 순수한 괴로움 덩어리
괴로움에 살다가 괴로움에 멸하는 것
如身諸根覺,
無我無我所,
純一苦積聚,
苦生而苦滅。

이미 이 몸의 모든 상(相)에는
나도 없고 내 것도 없는 줄 알면
그것은 곧 제일가는
다함 없는 맑고 시원한 곳이라오.
已知諸身相,
無我無我所,
是則之第一,
無盡淸涼處。

내가 있다고 보는 따위의 번뇌는
모든 세상 사람을 결박하나
이미 내 것이란 것 없다고 보면
모든 결박은 다 풀리리라.
我見等煩惱,
繫縛諸世閒,
旣見無我所,
諸縛悉解脫。

진실 아닌 것 보면 결박되고
진실을 보면 곧 해탈하리니
세상에서 섭수(攝受)하는 나라는 것
그것은 곧 삿되게 받아 지니는 것이리.
不實見所縛,
見實則解脫,
世閒攝受我,
則爲邪攝受。

만일 거기 내가 있다면
상(常)과 혹은 무상(無常)
나고 죽는 두 극단적 견해 생길 터이니
그 허물 제일 심한 것이네.
若彼有我者,
或常或無常,
生死二邊見,
其過最尤甚。

만일 모든 것 무상(無常)하다 한다면
행을 닦아도 과(果)가 없을 것이요
또한 뒷몸도 받지 않을 것이며
공력[功] 없이도 해탈할 것이네.
若使無常者,
脩行則無果,
亦不受後身,
無功而解脫。

만일 그것을 항상한 것이라 한다면
죽음과 삶의 나뉨도 없으니
그것은 응당 허공과 같아서
남[生]도 없고 또한 멸함도 없으리.
若使有常者,
無死生中閒,
則應同虛空,
無生亦無滅。

만일 내가 있다면
마땅히 일체는 다 같아서
일체에도 다 내가 있을 것이니
업(業)과 과(果)는 스스로 이뤄지지 않으리.
若使有我者,
則應一切同,
一切皆有我,
無業果自成。

만일 나라는 것 만든 이 있다면
괴롭게 수행할 것 없을 것이요
거기에 자재(自在)로운 주인 있다면
무엇을 구태여 만들려 하리.
若有我作者,
不應苦修行,
彼有自在主,
何須造作爲。

만일 내가 곧 항상한 존재라면
변하고 달라짐 용납하지 않겠거늘
괴롭고 즐거운 모양 있음을 보나니
어찌 항상한 것이다 말할 수 있으리.
若我則有常,
理不容變異,
見有苦樂相,
云何言有常。

지혜 생기면 곧 해탈하여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읠 것이나
일체가 다 항상한 것이라면
어찌 해탈할 필요 있으리.
知生則解脫,
遠離諸塵垢,
一切悉有常,
何用解脫爲。

무아(無我)란 다만 말만 아니라
이치가 진정 실성(實性)이 없나니
내가 하는 일 볼 수 없거늘
어떻게 내가 하는 것이라 말하리.
無我不唯言,
理實無實性,
不見我作事,
云何說我作。

나는 이미 하는 일 없고
또한 나를 만든 자 없나니
이 두 가지 일 없기 때문에
진실로 나라는 것 없는 것이네.
我旣無所作,
亦無作我者,
無此二事故,
眞實無有我。

만든 자도 없고 아는 자도 없으며
주인도 없으나 항상 옮겨가나니
남[生]과 죽음[死]은 밤낮으로 흘러가네.
그대는 이제 내 말 들으시오.
無作者知者,
無主而常遷,
生死日夜流,
汝今聽我說。

여섯 감관[根]과 또 여섯 경계(境界)
그 인연으로 여섯 식(識)이 생기네.
이 세 가지가 만나 촉(觸)이 생겨
마음과 생각과 업(業)을 따라 옮겨가네.
六根六境界,
因緣六識生,
三事會生觸,
心念業隨轉。

양주(陽珠)가 마른 풀 만나면
햇빛을 인연하여 불이 따라 생기나니
모든 감관[根]과 경계와 식(識)이
사람에게서 생기는 것 또한 그러하다네.
陽珠遇乾草,
緣日火隨生,
諸根境界識,
士夫生亦然。

싹은 종자로 인해 생기지만
종자가 곧 싹은 아니네.
합한 것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니
중생이 생기는 것 또한 그러하다네.”
芽因種子生,
種非卽是芽,
不卽亦不異,
衆生生亦然。

세존께서 이렇게 진실하고 평등한
위없이 묘한 이치 말씀하시자
병사왕은 못내 기뻐해
번뇌[垢]를 여의고 법안(法眼)이 생겼네.
世尊說眞實,
平等第一義,
甁沙王歡喜,
離垢法眼生。

왕의 권속과 많은 백성과
백천의 모든 귀신들까지도
감로법(甘露法) 설함을 듣고
또한 따라서 모든 번뇌 여의었네.
王眷屬人民,
百千諸鬼神,
聞說甘露法,
亦隨離諸塵。
 


17. 대제자출가품(大弟子出家品)

      佛所行讚大弟子出家品第十七


그때 병사왕은
세존께 머리를 조아리고
죽림(竹林)으로 옮기실 것을 간청하자
가엾게 여겨 허락하셨기에 잠자코 계셨네.
爾時甁沙王,
稽首請世尊,
遷住於竹林,
哀受故默然。

왕은 이미 진실한 이치 깨달은 뒤에
받들어 예배하고 궁성으로 돌아갔고
세존께서는 대중들과 함께 자리를 옮겨
죽원(竹園)에 편안히 머무셨네.
王已見眞諦,
奉拜而還宮,
世尊與大衆,
徙居安竹園。

모든 중생들 제도하기 위해
지혜의 등불 세워 밝히시되
범(梵)과 하늘과 또 성현이
머무는 방법으로 머무셨네.
爲度衆生故,
建立慧燈明,
以梵住天住,
賢聖住而住。

그때 저 아습파서(阿濕波誓)는
마음 조복하고 모든 감관 제어하고
때가 되자 걸식하기 위해
왕사성(王舍城)으로 들어갔었네.
時阿濕波誓,
調心御諸根,
時至行乞食,
入於王舍城。

용모는 세상에 뛰어나 특별하고
위의(威儀)는 편안하고 자상하였다.
성안에 사는 모든 남녀들
보는 이마다 모두들 기뻐하였네.
容貌世挺特,
威儀安序庠,
城中諸士女,
見者莫不歡。

가던 사람 너나없이 걸음 멈추고
앞에선 맞이하고 뒤에선 따라갔네.
그때 가비라(迦毘羅)라는 선인이
많은 제자를 널리 제도하였네.
行者爲住步,
前迎後風馳,
迦毘羅仙人,
廣度諸弟子。

그 중에 제일 훌륭하고 많이 들은 이
그 이름 사리불(舍利弗)이었네.
그는 이 비구의 조용하고 여유로움과
모든 감관의 고요함을 보고
第一勝多聞,
其名舍利弗,
見比丘庠序,
閑雅靜諸根。

길에서 주춤한 채 그가 오길 기다려
손을 들어 청하여 물었다.
“젊은이로서 조용한 그 태도
내 일찍 보지 못했었네.
躕路而待至,
擧手請問言,
年少靜儀容,
我所未曾見。

어떤 훌륭하고 묘한 법 얻었으며
어떤 스승을 숭배하고 섬겼는가.
그 스승은 어떤 말로 가르쳤는가.
말하여 내 의심 풀어주기 바라네.”
得何勝妙法,
爲宗事何師,
師教何所說,
願告決所疑。

비구는 그의 물음 기뻐하면서
온화한 얼굴로 공손히 대답했네.
“일체지(一切智)를 두루 갖추고
훌륭한 감자족(甘蔗族)의 출생으로서
比丘欣彼問,
和顏遜辭答,
一切智具足,
甘蔗勝族生。

하늘ㆍ사람 중에서 가장 높은 이
그가 곧 우리의 큰 스승이시네.
나는 나이 아직 어리고
또 공부한 날도 얼마 되지 못하네.
天人中最尊,
是則我大師,
我年旣幼稚,
學日又初淺。

어찌 우리 큰 스승의
깊고 묘한 이치를 펼 수 있으리.
그러므로 이제 옅은 지혜로
스승님께서 가르치신 법 간략히 말하리라.
豈能宣大師,
甚深微妙義,
今當以淺智,
略說師教法。

‘일체 유위법[有法]이 생기는 것은
다 인연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네.
나고 멸하는 법은 다 없어지나니
도(道)를 말한 것은 방편이라네.”
一切有法生,
皆從因緣起,
生滅法悉滅,
說道爲方便。

이생(二生)인 우파제(優波提:舍利弗)는
듣자마자 그 말이 마음속에 스며
모든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청정한 법안이 생겼네.
二生憂波提,
隨聽心內融,
遠離諸塵垢,
淸淨法眼生。

“내 이전에 닦던 것은 결정코
인(因)과 인 없음을 아는 것으로
일체는 아무것도 짓는 바 없고
모두 자재천(自在天)을 말미암는다 했네.
先所脩決定,
知因及無因,
一切無所作,
皆由自在天。

그러나 이제 인연법을 듣고 나서
무아(無我)의 지혜를 열어 밝게 하였네.
이 세상 가르침은 모든 번뇌를 더해
능히 끝까지 없앨 수 없었는데今聞因緣法,
無我智開明,
增微諸煩惱,
無能究竟除。통합뷰어
오직 여래의 가르침만이
영원히 번뇌 다하여 남음이 없네.
내 것을 거두어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나
그러나 능히 나를 떠나네.
唯有如來教,
永盡而無遺,
非攝受我所,
而能離吾我。

밝음은 해와 등불로 인해 일어나지만
누가 능히 그것에 광명이 없다 하리.
혹 연꽃 줄기를 끊을 때
가는 실은 오히려 이어지지만
明因日燈興,
孰能令無光,
如斷蓮花莖,
微絲猶連緜。

부처의 가르침은 번뇌를 끊기
마치 돌을 끊은 듯 남음이 없네.”
그는 비구 발에 공손히 예배한 뒤
물러나 하직하고 집으로 돌아갔네.
佛教除煩惱,
猶斷石無餘,
敬禮比丘足,
退辭而還家。

비구도 걸식을 마친 다음에
죽원으로 돌아갔었네.
사리불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얼굴빛 매우 온화하고 맑았네.
比丘乞食已,
亦還歸竹園,
舍利弗還家,
貌色甚和雅。

그의 좋은 벗 목련(目連)은
매우 친한 사이로 앎과 재주 비등했네.
그는 멀리서 사리불의
매우 기뻐하는 얼굴 모습 보고 말했네.
善友大目連,
同體聞才均,
遙見舍利弗,
顏儀甚熙怡。

“내 지금 자네를 보니
보통 때의 얼굴과는 다름이 있네.
본성(本性) 지극히 무뚝뚝한데
기뻐하는 모습 지금에야 보이네.
告言今見汝,
而有異常容,
素性至沈隱,
歡相見於今。

이런 모습 까닭 없지 않겠거니
반드시 감로법을 얻은 것이다.”
“오늘 여래의 말씀을 듣고
실로 일찍이 없던 법 얻었다네.”
必得甘露法,
此相非無因,
答言如來告,
實獲未曾法。

그가 곧 청하자 그를 위해 설명하니
그는 그것을 듣고 마음 열리고
모든 티끌과 때도 또한 없어져
이내 바른 법안(法眼)이 생겼나니
卽請而爲說,
聞則心開解,
諸塵垢亦除,
隨生正法眼。

오랫동안 묘한 인과(因果) 심었었기에
마치 손바닥의 등불 보듯 하였네.
부처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 얻어
둘은 함께 부처님께 나아갔네.
久殖妙因果,
如觀掌中燈,
得佛不動信,
俱行詣佛所。

그 제자 무리들
250명의 사람도 함께하였네.
부처님께서는 멀리서 두 현인(賢人)을 보고
모든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네.
與徒衆弟子,
二百五十人,
佛遙見二賢,
而告諸衆言。

“저기 오는 두 사람은
다 내 으뜸가는[上首] 제자이니라.
한 사람은 그 지혜 짝이 없을 것이요
또 한 사람은 신족(神足) 제일이니라.”
彼來者二人,
吾上首弟子,
一智慧無雙,
二神足第一。

깊고 깨끗한 범음(梵音)으로 말씀하셨다.
“너희들 잘 왔구나.
여기는 맑고 시원한 법이 있나니
출가자의 맨 마지막 도(道)이니라.”
以深淨梵音,
卽命汝善來,
此有淸涼法,
出家究竟道。

손에는 셋으로 갈라진 지팡이 짚고
머리 틀고 물병 지닌 그들
잘 왔다는 부처님 소리 듣자
곧 변하여 사문(沙門) 되었다.
手執三掎杖,
縈髮持澡甁,
聞佛善來聲,
卽變成沙門。

두 스승과 그 제자들은
모두 다 비구의 모습 갖추자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는데
二師及弟子,
悉成比丘儀,
稽首世尊足,
卻坐於一面。

부처님께서 그들 위해 설법하시자
모두 다 아라한도(阿羅漢道) 얻었네.
그때 어떤 이생(二生)이 있었는데
가섭(迦葉)족의 밝은 등불로서
들은 것 많고 몸 모양 원만하며
많은 재물에 아내 또한 어질었으나
隨順爲說法,
皆得羅漢道,
爾時有二生,
迦葉族明燈,
多聞身相具,
財盈妻極賢。

마음속에 해탈도를 구하였기 때문에
그 모든 것 버리고 집을 나와
다자탑(多子塔)으로 접어드는 길에
갑자기 저 석가문(釋迦文)을 만났네.
厭捨而出家,
志求解脫道,
路由多子塔,
忽遇釋迦文。

빛나는 얼굴 환하게 비춤이
마치 하늘 사당[祠天]의 깃대 같았네.
그는 엄숙하게 온몸으로 공경하고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며 말했네.
光儀顯明耀,
猶若祠天幢,
肅然擧身敬,
稽首頂禮足。

“존귀한 분은 나의 큰 스승이시며
나는 곧 존귀한 분의 제자입니다.
오랫동안 어리석은 어둠을 쌓아왔으니
원컨대 저를 위해 등불 되어 주소서.”
尊爲我大師,
我是尊弟子,
久遠積癡冥,
願爲作燈明。

부처님께서는 저 두 생(生)이
기쁜 마음으로 해탈을 숭상함 아시고
청정하고 부드럽고 온화한 소리로
잘 왔다고 그에게 말씀하셨네.
佛知彼二生,
心樂崇解脫,
淸淨軟和音,
命之以善來。

그는 이 말을 듣자 마음이 태평하고
몸과 정신의 피로가 확 풀리며
마음은 훌륭한 해탈(解脫)의 경지에 깃들어
지극히 고요하여 모든 티끌 여의었네.
聞命心融泰,
形神疲勞息,
心拪勝解脫,
寂靜離諸塵。

부처님께서는 그가 호응하는 바를 따라
그를 위해 간략히 해설하시자
그는 모든 깊은 법 한꺼번에 이해하고
네 가지 걸림 없는 변재 이루어
큰 덕이 사방에 널리 퍼졌으므로
대가섭(大迦葉)이라 이름하였네.
大悲隨所應,
略爲其解說,
領解諸深法,
成四無㝵辯,
大德普流聞,
故名大迦葉。

‘본래는 몸과 나[我]는 다르다 보고
혹은 나를 곧 몸이라 보며
나도 있고 내 것[我所]도 있다고 보았지만
지금은 이 견해 아주 없어졌다네.
이 몸은 오직 온갖 괴로움 덩어리
괴로움을 떠나면 남음 없다고 보네.
本見身我異,
或見我卽身,
有我及我所,
斯見已永除,
唯見衆苦聚,
離苦則無餘。

계(戒)를 가지고 고행 닦으며
인(因)이 아닌 것을 인이라 보았지만
평등하게 그 괴로움의 성질을 보아
저 다르게 쌓인 마음 영원히 없앴네.
持戒修苦行,
非因而見因,
平等見苦性,
永無他聚心。

혹은 있다고 보고 혹은 없다고 보면
이 두 견해는 망설임을 내지만
평등하게 참 진리 깨달으면
결정코 다시는 의심 없으리.
若有若見無,
二見生猶豫,
平等見眞諦,
決定無復疑。

재물과 색(色)에 물들어 집착하고
미혹하고 취(醉)하여 탐욕 생겼으나
덧없고 깨끗하지 못하다 생각하면
탐심과 애욕은 영원히 어그러지리.
染著於財色,
迷醉貪欲生,
無常不淨想,
貪愛永已乖。

사랑하는 마음으로 평등하게 생각하면
원수와 친함 다르다는 생각 없나니
일체를 슬프고 가엾게 여기면
미워하고 성내는 독(毒)을 녹이리라.
慈心平等念,
怨親無異想,
哀愍於一切,
則消瞋恚毒。

색(色)에 의해 모든 유(有)가 상대하여
갖가지 잡생각 생겨나니
깊이 생각하여 색(色)의 생각 무너뜨리면
곧 색(色)에 대한 애욕을 끊을 수 있으리.
依色諸有對,
種種雜想生,
思惟壞色想,
則斷色於愛。

비록 무색천(無色天)에 태어났어도
그 목숨 반드시 다할 때 있으리니
네 가지 정수(正受)에 어두워
실없이 해탈이란 생각 낸다네.
적멸하여 모든 생각조차 여의면
무색(無色)에 대한 탐욕도 영원히 없어지리.
雖生無色天,
命亦要之盡,
愚於四正受,
而生解脫想,
寂滅離諸想,
無色貪永除。
 

어지러운 마음은 변하고 거스르기
물결을 두드리는 미친 바람 같나니
견실하고 굳은 선정에 깊이 들어가
어지럽고 들뜬 마음 고이 그치게 하라.
動亂心變逆,
猶狂風鼓浪,
深入堅固定,
寂止掉亂心。
 

어떤 법을 관찰해봐도 내 것이란 것 없고
나고 멸해 견고하지 않다네.
하ㆍ중ㆍ상을 보지 않으면
나[我]라는 거만한 마음 스스로 잊으리라.
觀法無我所,
生滅不堅固,
不見軟中上,
我慢心自忘。
 

지혜의 등불을 세차게 일으키면
모든 어리석음의 어둠 여의고
다하여도 다함이 없는 법 보아
무명(無明)은 모두 다해 남음 없으리
.’熾然智慧燈,
離諸癡冥闇,
見盡無盡法,
無明悉無餘。
 

열 가지 공덕4)을 깊이 생각해
열 가지 번뇌5)를 멸해 없애고
다시 태어남을 쉬어야 할 일을 마쳤나니
매우 감격해 세존을 우러렀네.
思惟十功德,
十種煩惱滅,
甦息作已作,
深感仰尊顏。
 

셋을 여의고6) 셋을 얻어서
세 제자7)가 세 가지를 없앰이
마치 세 별이 죽 벌려 있어
저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사제(司弟)들이
삼오(三五)를 모신 것처럼
세 사람 부처님을 모신 것도 그러했네.
離三而得三,
三弟子除三,
猶三星布列,
三十三司弟,
列侍於三五,
三侍佛亦然。
 
 


18. 화급고독품(化給孤獨品)佛所行讚化給孤獨品第十八

 

그때 어떤 큰 장자(長者) 있었으니
이름을 급고독(給孤獨)이라 하였다.
큰 부자로서 재물은 한량없이 많았는데
널리 보시하여 가난한 이 구제했다네.
時有大長者,
名曰給孤獨,
巨富財無量,
廣施濟貧乏。
 

그는 멀리 북쪽에 있는
교살라국(憍薩羅國)에서 오다가
어떤 친구 집에서 묵었었는데
그 주인 이름은 수라(首羅)라 했네.
遠從於北方,
憍薩羅國來,
止一知識舍,
主人名首羅。
 

그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와
죽원(竹園)에 계신단 말 듣고
그 이름 받들고 그 덕을 존경하여
그 밤으로 곧 그 숲에 나아갔네.
聞佛興於世,
近住於竹園,
承名重其德,
卽夜詣彼林。
 

여래께서는 이미 그의 근기가 성숙했고
깨끗한 믿음이 생긴 줄 아시고
그에 맞게 그 사실 칭찬하며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셨네.
如來已知彼,
根熟淨信生,
隨宜稱其實,
而爲說法言。
 

“그대는 이미 바른 법을 좋아해
청정하게 믿는 마음 간절하기에
능히 잠을 줄이고
나에게 와 예를 올리니
내 오늘은 그대를 위하여
첫 손님에 대한 예의 두루 갖추리.
汝已樂正法,
淨信心虛渴,
能減於睡眠,
而來敬禮我,
今日當爲汝,
具設初賓儀。
 

그대는 전생에 덕의 종자[本] 심었고
그 희망 견고하고 깨끗해
부처란 이름 듣자 기뻐했으니
바른 법의 그릇이 될 만하여라.
汝宿殖德本,
堅固淨其望,
聞佛名歡喜,
堪爲正法器。
 

빈 마음으로 널리 은혜 베풀어
가난하고 궁핍한 이에게 두루 베푸니
그 이름과 덕 두루 흘러 퍼져
그 결실 이룸은 전생 인연 때문이라네.
虛懷廣行惠,
周給於貧窮,
名德普流聞,
果成由宿因。
 

이제는 마땅히 법보시를 행하되
지극한 마음으로 정성껏 베풀고
때로는 고요함의 보시 베풀며
아울러 깨끗한 계(戒) 받아 지니면
今當行法施,
至心精誠施,
時施寂靜施,
兼受持淨戒。
 

계(戒)는 장엄하는 도구가 되고
또 능히 나쁜 갈래[趣] 변화시켜서
사람으로 하여금 하늘에 오르게 하여
하늘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보답하리라.
戒爲莊嚴具,
能轉於惡趣,
令人上昇天,
報以天五樂。
 

구(求)하는 모든 것 큰 괴로움이요
애욕은 모든 허물 모으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악을 멀리 여의고
욕심 떠나 고요한 즐거움 닦으라.
諸求爲大苦,
愛欲集諸過,
當脩遠離惡,
離欲寂靜樂。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
세상의 큰 근심인 줄 알아
세상을 바르게 관찰함으로써
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 여의어야 하리.
知老病死苦,
世閒之大患,
正觀察世閒,
離生老病死。
 

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이
이미 이 인간에게 있음을 보았네.
하늘에 나더라도 또한 그러하나니
항상 존재함 없기 때문이라네.
旣見於人閒,
有老病死苦,
生天亦復然,
無有常存者。
 

항상함이 없으면 그게 바로 괴로움이요
괴로움은 곧 내가 없음이며
무상함과 괴로움은 내가 아니니
어떻게 거기에 나와 내 것 있으랴.
無常則是苦,
苦則無有我,
無常苦非我,
何有我我所。
 

괴로움은 곧 괴로움인 줄 알고
모임[集]은 곧 모임인 줄 알아
괴로움이 멸하면 곧 고요함이요
그 길[道]은 곧 안온한 곳이니라.
知苦卽是苦,
集者則爲集,
苦滅卽寂靜,
道卽安隱處。
 

온갖 생겨남엔 유동(流動)하는 성질 있으니
그것이 곧 괴로움의 근본인 줄을 알라.
그 끝을 싫어해 근원을 막고자 할 뿐
있음과 없음을 원하는 것 아니네.
群生流動性,
當知是苦本,
厭末塞其源,
不願有非有。
 

남ㆍ늙음ㆍ죽음은 성대한 불길로서
온 세간을 두루 태우네.
남과 죽음에 동요됨을 깨달아
마땅히 생각 없음[無想] 익혀야 하네.
生老死盛火,
世閒普熾然,
見生死動搖,
當習於無想。
 

삼마제(三摩提)는 최후의 경지로서
감로(甘露)의 고요한 곳이라네.
모든 것 공(空)하여 나와 내 것이 없고
이 세간은 모두 다 꼭두각시 같나니
三摩提究竟,
甘露寂靜處,
空無我我所,
世閒悉如幻。
 

마땅히 이 몸을 관찰해 보라.
4대(大)와 5온(蘊)의 덩어리라네.”
그때 장자는 이 설법 듣고
그 자리에서 초과(初果)를 얻었네.
當觀於此身,
諸大衆行聚,
長者聞說法,
卽得於初果。
 

“나고 죽음의 바다는 소멸했으나
오직 한 방울 남은 것 있으니
비고 한가한 데서 욕심 여읨 닦았어도
제일 유(有)와 무(無)에 대한 몸의 견해는 남아
지금 세속 사람이
진리 보아 참으로 해탈함만 못했네.
生死海消滅,
唯有一滴餘,
空閑修離欲,
第一有無身,
不如今俗人,
見諦眞解脫。
 

“모든 고행을 여의지 못하고
갖가지 다른 견해의 그물 있으면
제일의 유(有)에까지 이르렀다 해도
그것은 참된 이치 보지 못한 것이니
삿된 생각으로 하늘 복에 집착하면
유(有)에 대한 애욕의 결박 더욱 깊어지리.
”不離諸苦行,
種種異見網,
雖至第一有,
不見眞實義,
邪想著天福,
有愛縛轉深。
 

그때 장자는 이 설법 듣고
음개(陰蓋)가 곧 환히 열려
이내 바른 견해를 얻게 되었고
모든 그릇된 견해 영원히 사라짐이
마치 사나운 가을 바람이
두터운 구름을 흩는 것 같네.
長者聞說法,
陰蓋煥然開,
逮得於正見,
諸邪見永除,
猶如秋厲風,
飄散於重雲。
 

“자재천(自在天)의 인(因)이라 헤아리지 말고
그릇된 인(因)에서 생긴 것도 아니며
또한 아무런 인 없이
이 세간이 생긴 것도 아니라네.
不計自在因,
亦非邪因生,
亦復非無因,
而生於世閒。
 

만일 자재천이 만들어 낸 것이라면
어른과 아이, 먼저와 뒤가 없어야 할 것이요
또한 다섯 갈래의 윤회도 없어야 할 것이며
생긴 것은 당연히 멸하지 않아야 할 것이네.
若自在天生,
無長幼先後,
亦無五道輪,
生者不應滅。
 

또한 재환(災患)도 없어야 할 것이며
악을 지어도 허물되지 않아야 하리니
깨끗하거나 깨끗하지 못한 업(業)은
다 자재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라네.
亦不應災患,
爲惡亦非過,
淨與不淨業,
斯由自在天。
 

만일 자재천이 만들어 낸 것이라면
세상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으리라.
아들이 아비에게서 생겨난 것 같으리
누가 그 아비를 모른다 하리.
若自在天生,
世閒不應疑,
如子從父生,
孰不識其尊。
 

사람이 궁하고 괴로운 때를 만나도
도리어 하늘을 원망하지 않을 것이요
모두 자재천을 숭상할 것이니
마땅히 다른 신(神)은 받들지 않으리라.
人遭窮苦時,
不應反怨天,
悉應宗自在,
不應奉餘神。
 

자재천이 정말 지은 것이라면
자재천이라 이름해선 안 될 것이니
그는 곧 지은 이이기 때문에
그는 마땅히 늘 지어야 하리.
自在是作者,
不應名自在,
以其是作故,
彼則應常作。
 

언제나 지으면 스스로 고달플 것이니
어떻게 자재(自在)라 할 수 있으랴.
만일 아무 생각 없이 지었다 하면
어린애 장난과 같을 것이네.
常作則自勞,
何名爲自在,
若無心而作,
如嬰兒所爲。
 

만일 작심하고서 지었다 하면
마음이 있으니 자재가 아니리라.
괴롭고 즐거움이 중생 때문이라면
그것은 자재천이 지은 것 아니네.
若有心而作,
有心非自在,
苦樂由衆生,
則非自在作。
 

자재천이 괴로움과 즐거움 내었다면
그에게 사랑과 미움이 있음이니
이미 사랑하고 미워함이 있다면
마땅히 자재천이라 일컫지 않으리.
自在生苦樂,
彼應有愛憎,
已有愛憎故,
不應稱自在。
 

만일 다시 자재천이 지었다면
중생들은 잠자코 있어야 할 것이니
그의 자재한 힘에 맡겼거늘
무엇 하러 구태여 선(善)을 닦으리.
若復自在作,
衆生應默然,
任彼自在力,
何用修善爲。
 

정령 또 선악을 닦는다 해도
마땅히 그 업보가 없기 때문이네.
만일 자재천이 그 업(業)을 내었다면
일체는 모두 그 업이 같아야 할 것이네.
正復修善惡,
不應有業報,
自在若業生,
一切則共業。
 

만일 모두가 업이 같다면
모두 자재천이라 일컬어야 할 것이네.
만일 자재천이 인(因)이 없다면
일체도 또한 인이 없어야 할 것이네.若是共業者,
皆應稱自在,
自在若無因,
一切亦應無。통합뷰어
만일 다른 자재천을 의지한다면
자재천은 마땅히 끝이 없어야 하리.
그러므로 저 모든 중생들
아무도 지은 이 없네.
若因餘自在,
自在應無窮,
是故諸衆生,
悉無有作者。
 

마땅히 알라. 자재천의 이치는
이 이론(理論)에 마주치면 곧 깨어져서
일체 이치가 서로 어긋나니
만일 설명할 수 없다면 곧 허물이 있다네.
當知自在義,
於此論則壞,
一切義相違,
無說則有過。
 

또 만일 자성(自性)에서 생겼다 해도
그 허물 또한 이와 같으리.
저 모든 인명론자(因明論者)들
일찍이 이렇게 말하지 않았네.
若復自性生,
其過亦如是,
諸明因論者,
未曾如是說。
 

의지할 것도 없고 또한 그 인(因)이 없이도
능히 지어지는 것이 거기 있다고 말하네.
그러나 세상 모든 것 다 인을 말미암음이
마치 종자를 의지하는 것 같네.
無所依無因,
而能有所作,
彼彼皆由因,
猶如依種子。

그러므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자성(自性)에서 생긴 것 아닌 줄 아네.
이 세상의 모든 지어진 것들
오직 한 인으로 생긴 것 아니건만
是故知一切,
則非自性生,
一切諸所作,
非唯一因生。
 

그러면서 여기 한 자성을 말하나니
그러므로 그것은 인이 아니네.
혹은 말하기를 그 자성은
온갖 곳에 두루하다고 하지만
而說一自性,
是故則非因,
若言彼自性,
周滿一切處。통합뷰어
만일 온갖 곳에 두루하다면
지은이도 지어진 이도 없을 것이니
이미 지은이도 지어진 이도 없다면
그것은 곧 인이 되지 않으리.若周滿一切,
亦無能所作,
旣無能所作,
是則非爲因。
 

만일 온갖 곳에 두루하다면
그 온갖 것을 만든 이 있으리니
그것은 곧 온갖 때에 있어서
늘 만드는 이가 있어야 하리.
若遍一切處,
一切有作者,
是則一切時,
常應有所作。
 

만일 늘 만드는 이가 있다고 하면
때를 기다렸다가 물건을 낼 리 없으리니
그러므로 또한 마땅히 알라.
자성이 인(因)이 되는 것 아니라네.
若言常作者,
無待時生物,
是故應當知,
非自性爲因。
 

또한 말하기를 그 자성은
일체의 구나(求那)를 여의었다 하지만
그러면 저 만들어진 모든 것들
또한 반드시 구나를 여의어야 하리.
又說彼自性,
離一切求那,
一切所作事,
亦應離求那。
 

그러나 이 모든 세간은
다 구나가 있음을 보나니
그러므로 또한 이 자성은
일체의 인이 아님을 아네.
一切諸世閒,
悉見有求那,
是故知自性,
亦復非爲因。
 

만일 저 자성에 대해
구나와 다르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상(常)으로써 인을 삼기 때문에
그 성질 다르지 않아야 할 것이네.
若說彼自性,
異於求那者,
以常爲因故,
其性不應異。
 

그런데도 중생은 구나와 다르니
그러므로 자성은 그 인이 아니요.
자성이 만일 항상한 것이라면
사물 또한 무너지지 않아야 하리.
衆生求那異,
故自性非因,
自性若常者,
事亦不應壞。
 

만일 자성으로 그 인을 삼는다면
인과(因果)의 이치는 같아야 하리라.
그러나 세간의 무너짐을 보나니
그러므로 따로 인이 있음을 아네.
以自性爲因,
因果理應同,
世閒見壞故,
當知別有因。
 

만일 그 자성이 인(因)이 된다면
마땅히 해탈을 구하지 않아도 되니
그것은 그 자성 있기 때문에
그것의 나고 멸함에 맡겨야 할 것이네.
若彼自性因,
不應求解脫,
以有自性故,
應任彼生滅。
 

가령 해탈을 얻는다 하더라도
자성은 도리어 결박되게 될 것이네.
만일 자성을 보지 못하면서
그 법의 인을 본다고 한다면
假令得解脫,
自性還生縛,
若自性不見,
爲見法因者。
 

그것 또한 인이 되지 못하리니
인과의 이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간의 모든 보이는 일들
인과 과가 다 함께 나타나네.
此亦非爲因,
因果理殊故,
世閒諸見事,
因果悉俱見。
 

만일 자성에 마음이 없다면
마음엔 인이 있을 수 없네.
연기를 보고 불을 아는 것처럼
인과 과는 서로 구하는 게 비슷하다네.若自性無心,
不應有心因,
如見煙知火,
因果類相求。
 

그 인을 보지 못하고는
그 일을 볼 수 없네.
금(金)으로 그릇이나 옷을 만드는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금과는 떨어질 수 없다네.
非彼因不見,
而生於見事,
猶金造器服,
始終不離金。
 

자성을 이 일의 인이라 한다면
처음과 끝이 어찌 다를 수 있으랴.
만일 때[時]로 말미암아 만드는 이 있게 되면
마땅히 해탈을 구하지 않으리니
自性是事因,
始終豈得殊,
若使時作者,
不應求解脫。
 

그 때란 항상하기 때문에
그 시절(時節)에 맡겨야 마땅하리라.
이 세간은 끝이 없는 것처럼
시절도 또한 그와 같다네.
以彼時常故,
應任彼時節,
世閒無有邊,
時節亦復然。
 

그러므로 수행하는 사람도
마땅히 방편을 구하지 않아야 하네.
다라표구나(陀羅驃求那)라는
세상의 또 다른 주장이 있네.
是故脩行者,
不應方便求,
陁羅驃求那,
世閒一異論。
 

비록 여러 가지 주장들이 있기는 하나
인(因)이 같지 않음을 알아야 하네.
만일 내[我]가 짓는다고 한다면
반드시 하고픈 대로 생하였을 것이네.
雖有種種說,
當知非一因,
若說我作者,
應隨欲而生。
 

그러나 지금은 하고픈 대로 되지 않나니
어떻게 내가 짓는다 하리.
갈구하지 않는데 그것을 얻고
갈구하는데 도리어 얻지 못하네.
而今不隨欲,
云何說我作,
不欲而更得,
欲者反更違。
 

괴로움과 즐거움에 자재롭지 못한데
어떻게 내가 짓는다 하리.
만일 내가 짓는 것이라 한다면
나쁜 갈래의 업은 없었을 것이네.
苦樂不自在,
云何言我作,
若使我作者,
應無惡趣業。
 

그런데 갖가지 업의 과(果) 생기나니
그러므로 내가 짓는 것 아님을 아네.
나는 때[時]를 따라 짓는다고 한다면
때를 따라 오직 착한 일만 지었을 것인데
種種業果生,
故知非我作,
言我隨時作,
時應唯作善。
 

선(善)과 악(惡)이 인연 따라 생겨나니
그러므로 내가 짓는 것 아님을 알리.
만일 인(因) 없이 지어졌다면
마땅히 방편 닦을 일 없어야 하리라.
善惡隨緣生,
故知非我作,
若使無因作,
不應修方便。
 

일체는 저절로 정해져 있거늘
무엇 하러 구태여 인을 닦으리.
세간에서는 갖가지 업을 지어
갖가지로 결과를 거둔다네.
一切自然定,
修因何所爲,
世閒種種業,
而獲種種果。
 

그러므로 일체 세간에는
인 없이 지어진 것 없음을 아네.
마음이 있고 또 마음 없음은
모두 인연 따라 일어난다네.
是故知一切,
非爲無因作,
有心及無心,
悉從因緣起。
 

그러므로 이 세간의 일체법은
인 없이 생긴 것 하나도 없네.”
장자는 마음이 열리고 풀려
훌륭하고 묘한 이치 밝게 통달했다네.
世閒一切法,
非無因生者,
長者心開解,
通達勝妙義。
 

한 모양의 진실한 지혜가 생겨
결정코 참된 이치 밝게 알았네.
세존의 발에 공경스레 예배하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네.
一相實智生,
決定了眞諦,
敬禮世尊足,
合掌而啓請。
 

“이 사바제(舍婆提)8)에 머무소서.
토지는 풍족하고 또 안락합니다.
이 나라의 바사닉(波斯匿) 대왕은
사자원족(師子元族)의 후손입니다.
居在舍婆提,
土地豐安樂,
波斯匿大王,
師子元族胄。
 

복덕(福德)의 그 이름 널리 퍼져
멀고 가까운 모든 곳에서 존경합니다.
제가 이제 정사(精舍)를 세우고자 하니
부디 가엾게 여기시어 받아 주소서.
福德名稱流,
遠近所宗敬,
欲造立精舍,
唯願哀愍受。
 

부처님 마음은 평등하시므로
거처의 안락함을 구하시지 않겠지만
이 중생들 가엾게 여기시어
제 간청 어기시지 않을 줄 압니다.”
知佛心平等,
所居不求安,
愍彼衆生故,
不違我所請。
 

부처님께서는 그 장자의 마음에
크게 보시할 생각 일으키면서
물듦도 없고 집착하는 바도 없이
중생의 마음 잘 보호할 줄 아셨네.
佛知長者心,
大施發於今,
無染無所著,
善護衆生心。
 

“너는 이미 참된 진리 보았고
본 마음 보시하기 좋아하나니
돈과 재물과 범상치 않은 보배를
마땅히 내어 보시해야 하리.
汝已見眞諦,
素心好行施,
錢財非常寶,
宜應速施爲。
 

마치 창고가 불에 탔을 때
이미 낸 물건 보배라 해도
밝은 사람은 덧없음 알아
재물 내어 널리 은혜 베풂 같다네.
如藏庫被燒,
已出者爲珍,
明人知無常,
出財廣行惠。
 

탐욕이 많은 이는 지키고 아껴
다할까 두려워 쓸데 쓰지 않고
또한 덧없음을 두려워할 줄 모르다가
속절없이 잃고는 근심하고 후회 더하네.
慳貪者守惜,
恐盡不受用,
亦不畏無常,
徒失增憂悔。
 

때맞춰 근기에 따라 베풀기
마치 건장한 사내가 도적을 만나
능히 베풀고 능히 싸우듯 하면
이는 용감하고 지혜 있는 장부라네.
應時應器施,
如健夫臨敵,
能施而能戰,
是則勇慧士。
 

베푸는 이는 뭇 사람 사랑 받고
좋은 이름은 널리 두루 퍼지며
어질고 착한 이를 벗하기 좋아하니
그 목숨 마쳐도 마음 항상 기쁘네.
施者衆所愛,
善稱廣流聞,
良善樂爲友,
命終心常歡。
 

뉘우침 없고 두려움도 없으며
아귀 세계에 태어나지 않으리.
이것은 곧 꽃의 결실이 되어
그 열매 또한 생각키 어려우리.
無悔亦無怖,
不生餓鬼趣,
此則爲花報,
其果難思議。
 

여섯 갈래 세계를 윤회할 때
좋은 짝은 보시보다 더한 것 없나니
만일 천상이나 인간 세계에 태어나면
뭇 대중이 받들고 섬길 것이요.
輪迴六趣中,
良伴無過施,
若生天人中,
爲衆所奉事。
 

비록 축생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보시의 과보를 따라 즐거움 누리리.
지혜로서 고요한 선정을 닦는 것은
의지함도 없고 헤아림도 없다네.
生於畜生道,
施報隨受樂,
智慧脩寂定,
無依無有數。
 

아무리 감로(甘露)의 도 얻었다 해도
오히려 보시를 바탕하여 이룬 것이네.
그는 은혜로운 보시를 연(緣)하여
여덟 가지 대인(大人)의 생각을 닦고
雖獲甘露道,
猶資施以成,
緣彼惠施故,
脩八大人念。
 

그 생각 따라 기쁜 마음 있으며
결정코 삼마제(三摩提)를 얻는 것이네.
삼매(三昧)는 지혜를 증가시켜
능히 나고 멸함을 바로 보게 하나니
隨念歡喜心,
決定三摩提,
三昧增智慧,
能正觀生滅。
 

나고 멸함을 바르게 관찰한 다음
차례차례 해탈을 얻게 된다네.
재물 버려 은혜로 베푸는 이는
탐욕과 집착을 없애 버리네.
正觀生滅已,
次第得解脫,
捨財惠施者,
蠲除於貪著。
 

자비롭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베풀어
미움ㆍ성냄ㆍ거만을 아울러 버리네.
은혜로 베푼 결과를 분명하게 보고
베풂 없는 어리석음 버려지는 것 보아
慈悲恭敬與,
兼除嫉恚慢,
明見惠施果,
無施癡見除。
 

모든 맺음[結]의 번뇌를 멸하나니
이것은 다 은혜로 베푼 결과라네.
그러므로 은혜로 베풂이야말로
해탈의 인(因)이 됨을 알아야 하리.
諸結煩惱滅,
斯由於惠施,
當知惠施者,
則爲解脫因。
 

마치 사람이 씨 뿌리고 가꾸는 것
그늘과 꽃과 열매 얻기 위함이듯
보시도 또한 그와 같아서
과보의 즐거움이 대열반이라네.
猶如人種栽,
爲蔭花果故,
布施亦如是,
報樂大涅槃。
 

견고하지 않은 재물의 보시로서
그 값으로 견고한 결과를 얻는다네.
음식을 보시하면 오직 힘만 얻고
옷을 보시하면 좋은 몸을 얻네.
不堅固財施,
獲報堅固果,
施食唯得力,
施衣得好色。
 

만일 정사(精舍)를 세우면
온갖 결과 구족함을 이룬다네.
혹은 보시로서 5욕(欲)을 구하거나
혹은 큰 재물을 탐해 구하네.
若建立精舍,
衆果具足成,
或施求五欲,
或貪求大財。
 

혹은 명예를 위해 보시 행하거나
혹은 하늘에 태어나 즐거움 누리기 위함이네.
혹은 가난과 괴로움 면하기를 원하는데
오직 그대만의 생각 없는 보시는
或爲名聞施,
有求生天樂,
或爲免貧苦,
唯汝無想施。
 

보시 중에서 최상의 보시로서
무슨 이익이든 얻지 못할 게 없으리.
그대의 마음가짐 크고 넓으니.
마땅히 빨리 성취케 해야 하리.
施中之最上,
無利而不獲,
汝心有所弘,
宜令速成就。
 

어리석은 애욕의 마음으로 왔지만
맑고 깨끗한 눈을 떠 돌아가라.”
장자는 부처님의 가르침 받고
은혜로운 마음 더욱 밝아졌다네.
癡愛心來遊,
淸淨眼開還,
長者受佛教,
惠心轉增明。
 

이내 저 우바저사(優波低舍)를 청해
어진 벗되어 함께 돌아가지만
그들은 저 교살라국(憍虄羅國)으로 돌아가
두루 돌아다니며 좋은 터를 찾다가
請優波低舍,
賢友而同歸,
還彼憍薩羅,
周行擇良墟。
 

그 태자가 소유하고 있는 기원(祇園)의
숲과 물이 지극히 맑고 고요함을 보았네.
그들은 태자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그 밭을 사려고 청해 보았네.
見太子祇園,
林流極淸閑,
往詣太子所,
請求買其田。
 

그러나 태자는 귀한 보배처럼 아껴서
아예 팔 생각을 내지 않았네.
“비록 황금을 가득히 깔더라도
오히려 그 땅은 내놓을 수 없으리.”
太子甚寶惜,
元無出賣心,
設布黃金滿,
猶尚地不遷。
 

장자는 마음으로 매우 기뻐해
곧 황금을 두루 깔았네.
기타(祇陀)태자가 말했네.
“내가 주지도 않았는데 어찌하여 금을 까는가.”
長者心歡喜,
卽遍布黃金,
祇言我不與,
汝云何布金。
 

장자가 말했네.
“주지 않으려면 어찌 황금을 깔라 하였소.”
그리하여 두 사람은 서로 다투다
관청에서 송사까지 벌이게 되자
長者言不與,
何言滿黃金,
二人共諍說,
延及斷事官。
 

여러 사람들 모두 기특하다 찬탄하였고
기타 태자 또한 그 정성 알게 되었네.
그 이유를 자세히 물었을 때
대답하여 말했네. “정자를 세워
衆皆歎奇特,
祇亦知其誠,
廣問其因緣,
辭言立精舍。
 

여래와 제자들 그리고
비구들에게 공양하려 한다네.”
태자는 부처라는 이름을 듣고
그 마음에 곧 깨달음 생겼네.
供養於如來,
幷及比丘僧,
太子聞佛名,
其心卽開悟。
 

다만 그 황금의 반만 받고
화해 구하고 함께 정사 세우자 했네.
“그대는 땅을, 나는 숲을
우리 함께 부처님께 공양하자.”
唯取其半金,
求和同建立,
汝地我樹林,
共以供養佛。
 

그래서 장자는 땅을, 태자는 숲을 바쳐
사리불로 감독관을 삼아
경영하기 시작해 정사를 세울 때
밤낮으로 꾸준히 해 어느새 완성되었네.
長者地祇林,
以付舍利弗,
經始立精舍,
晝夜勤速成。
 

높이 드러나고 훌륭하게 장엄함이
마치 사천왕의 궁전 같았네.
법을 따르고 도(道)에 맞추어
여래의 쓰임에도 알맞았네.
高顯勝莊嚴,
猶四天王宮,
隨法順道宜,
稱如來所應。
 

세간에 일찍이 없던 일로서
사위성을 더욱더 빛내었네.
여래께서는 신비한 공덕을 나타내고
제자들 모여들어 안거(安居)할 때
世閒未曾有,
增暉舍衛城,
如來現神蔭,
衆聖集安居。
 

시자(侍者) 없는 이에겐 시자를 내려주고
시자 있는 이에겐 도에 필요한 물자를 대었네.
장자는 이 복으로 말미암아
그 목숨 끝나자 하늘에 태어났고
자손들은 그 업을 이어 받아
대대로 복밭[福田]을 심었네.
無侍者哀降,
有侍資道宜,
長者乘斯福,
壽盡上昇天,
子孫繼其業,
歷世種福田。
 
 


19. 부자상견품(父子相見品)佛所行讚父子相見品第十九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에서
여러 외도(外道)들을 교화하시어
모두 한맛의 법을 따르게 하시니
마치 해가 뭇 별을 비추는 것 같았네.
佛於摩竭國,
化種種異道,
悉從一味法,
如日映衆星。
 

저 다섯 산성(山城)을 나와
1천 제자와 함께
앞뒤로 권속들을 거느리시고
이금산(尼金山)으로 나아가셨네.
出彼五山城,
與千弟子俱,
前後眷屬從,
往詣尼金山。
 

가유라위성(迦維羅衛城)에 가까워지자
은혜에 보답할 마음이 생겨
“마땅히 법공양 닦아
부왕에게 받들어 올리리라” 하였네.
近迦維羅衛,
而生報恩心,
當修法供養,
以奉於父王。
 

왕의 스승과 또 대신들
먼저 정탐할 사람을 보내
언제나 부처님 곁을 따라다니며
그의 거둥[進止]을 살피게 하였었네.
王師及大臣,
先遣伺候人,
常尋從左右,
瞻察其進止。
 

부처님께서 돌아오시려 하는 생각 알고
먼저 달려와 왕에게 아뢰었다.
“태자께서는 멀리 떠나 공부하시다가
소원을 성취하고 지금 돌아오십니다.”
知佛欲還國,
驅馳而先白,
太子遠遊學,
願滿今來還。
 

왕은 그 말 듣고 매우 기뻐해
수레를 타고 나가 맞이할 때
온 나라의 모든 사서(士庶)들
모두 왕을 따라 나아갔네.
王聞大歡喜,
嚴駕卽出迎,
擧國諸士庶,
悉皆從王行。
 

점점 가까이 가서 부처 뵈오니
빛나는 모습 이전보다 배나 더하여
많은 대중들 가운데 있는 모습이
마치 저 범천왕과 같았네.
漸近遙見佛,
光相倍昔容,
處於大衆中,
猶如梵天王。
 

수레에서 내려 천천히 나아갈 때
법 위해 머물기 어려울까 걱정했으나
그 얼굴 우러르자 마음이 하도 기뻐
입으로 뭐라 말할 바를 몰랐네.
下車而徐進,
恐爲法留難,
瞻顏內欣踊,
口莫知所言。
 

자기는 탐욕으로 세속에 얽혀 있고
아들은 초연하여 신선된 것 돌아보니
비록 아들이라 해도 높은 도(道)에 올라 있어
어떤 명칭으로 불러야 할지 알지 못했네.
顧貪居俗累,
子超然登仙,
雖子居道尊,
未知稱何名。
 

스스로 생각하되 ‘그처럼 그리워했건만
오늘날엔 마땅히 말할 길 없네.
아들은 이제 잠자코 앉아
안온하여 얼굴빛 변하지 않았네.
自惟久思渴,
今日無由宣,
子今默然坐,
安隱不改容。
 

오랫동안 이별했었건만 아무 감정 없으니
내 마음 유독 외롭고 슬프게 하는구나.
마치 오랫동안 목마른 사람
길에서 맑고 시원한 우물을 만났네.
久別無感情,
令我心獨悲,
如人久虛渴,
路逢淸冷泉。
 

달려가 그것을 마시려 할 때
갑자기 그 우물 말라버리는 것처럼
내 이제 내 아들을 보니
빛나던 얼굴 본래 그대로건만
奔馳而欲飮,
臨泉忽枯竭,
今我見其子,
猶是本光顏。
 

마음 서먹서먹한 기운은 너무도 높아
도무지 따라 붙을 마음 없구나.
정을 억제하고 헛된 희망 단절되니
목마른 이 마른 우물 대한 듯하네.
心疏氣高絕,
都無蔭流心,
抑情虛望斷,
如渴對枯泉。
 

보지 못할 때는 생각만 치달렸건만
눈앞에 마주 보자 기쁨 없어져
마치 사람이 이별한 부모 그리다가
갑자기 그림의 형상만 본 듯하구나.
未見繁想馳,
對目則無歡,
如人念離親,
忽見畫形像。
 

장차 사천하(四天下)의 왕 되기는
마치 만타왕(曼陀王)과 같겠거늘
너는 지금 밥을 빌고 다니니
이 길이 뭐 그리 영화롭단 말인가.
應王四天下,
猶若曼陁王,
汝今行乞食,
斯道何足榮。
 

편안하고 고요하기 수미산(須彌山) 같고
빛나는 모습 밝은 해와 같으며
안정된 걸음걸이 소 왕의 걸음 같고
두려움 없기는 사자 외침 같거늘
安靜如須彌,
光相如日明,
庠行牛王步,
無畏師子吼。
 

사천하(四天下)의 물려줌을 누리지 않고
구걸하여 그 몸을 기르는구나.’
부처님께서는 부왕(父王)의 마음에
그래도 아들이란 생각 남아 있음 아셨네.
不受四天封,
乞求而養身,
佛知父王心,
猶存於子想。
 

그 아버지의 마음을 일깨워 주기 위한 까닭과
아울러 일체 중생 가엾게 여기시기에
신족(神足)으로 허공에 올라
두 손으로 해와 달을 받들고
爲開其心故,
幷哀一切衆,
神足昇虛空,
兩手捧日月。
 

공중에서 두루 돌아 다니며
갖가지 이변을 나타내셨네.
혹은 한량없이 몸을 나누었다가
다시 합하여 하나가 되며
遊行於空中,
種種作異變,
或分身無量,
還復合爲一。
 

혹은 물 밟기를 땅 밟듯 하고
땅에 들어가기를 물에 들어가듯 하며
석벽도 그 몸을 막지 못하고
몸 왼쪽과 오른쪽에서 물과 불을 내었네.
或入水如地,
或入地如水,
石壁不礙身,
左右出水火。
 

부왕은 그것 보고 매우 기뻐해
부자의 정 모두 다 없어졌다네.
부처님께서는 공중의 연꽃 자리에 앉아
그 왕을 위하여 설법하셨네.
父王大歡喜,
父子情悉除,
空中蓮花座,
而爲王說法。
 

“왕께선 자비스런 마음으로써
아들을 위해 근심과 슬픔 더하며
끊임없이 아들을 사랑하는 줄 알지만
그러나 그것을 빨리 버려야 합니다.
知王心慈念,
爲子增憂悲,
纏緜愛念子,
宜應速除滅。
 

애정을 끊고 그 마음 고요히 하여
아들이 수양하는 법 받으소서.
미처 아들로서 받들지 못한 것을
나 이제 부왕께 바칩니다.
息愛靜其心,
受我子養法,
人子所未奉,
今以奉父王。

아비로서 아들에게 얻지 못한 것
이제 아들에게 그것 얻으니
사람의 왕으로도 기특한 일이요
하늘의 왕으로도 드문 일입니다.
父未從子得,
今從子得之,
人王之奇特,
天王亦希有。
 

훌륭하고 묘한 감로의 도(道)
이제 그것을 대왕께 바칩니다.
스스로 지은 업(業)은 이전의 업 받아 나고
그 업은 또 전업의 과보에 의하나니
勝妙甘露道,
今以奉大王,
自業業受生,
業依業果報。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그 업의 인과(因果)는
한량없는 세상의 업을 짓나니
그러므로 이 세상 자세히 관찰하면
오직 업만이 착한 벗 됩니다.
當知業因果,
勤習度世業,
諦觀於世閒,
唯業爲良朋。통합뷰어
여러 친척들이나 또 그 몸을
못내 사랑하고 서로 그리워해도
목숨 마치고 신(神)이 홀로 갈 때는
오직 업만이 착실한 벗 되어 따릅니다.親戚及與身,
深愛相戀慕,
命終神獨往,
唯業良朋隨。
 

다섯 갈래 세계를 윤회하면서
세 가지 업이 세 가지로 생겨날 때
애욕(愛欲)이 그 원인이 되어
갖가지 무리의 차별 생깁니다.
輪迴於五趣,
三業三種生,
愛欲爲其因,
種種類差別。
 

이제 마땅히 그 힘을 다하여
몸과 입으로 짓는 업 깨끗이 다스리되
밤낮으로 부지런히 닦아 익혀
어지러운 마음 쉬고 고요하게 하시오.
今當竭其力,
淨治身口業,
晝夜勤脩習,
息亂心寂然。
 

오직 이것만이 자기 이익 되나니
이것을 버리고는 모두 나[我]가 아닐세.
마땅히 알아야 하네. 삼계(三界)의 모든 존재[有]는
마치 큰 바다의 물결 같아서
唯此爲己利,
離此悉非我,
當知三界有,
猶若海濤波。
 

즐거워하기도 어렵고 가까이 하기도 어렵나니
마땅히 네 번째의 업 닦아야 하네.
나고 죽는 다섯 길을 윤회함은
마치 뭇 성좌(星座)가 도는 것 같다오.
 
難樂難習近,
當修第四業,
生死五道輪,
猶衆星旋轉。
 

모든 하늘도 옮겨가고 변하거늘
인간 세상이 어찌 항상할 수 있으리.
열반을 가장 안락한 것이라 하나니
즐거움 중에는 선정의 고요함이 제일이라네.
諸天亦遷變,
人中豈得常,
涅槃爲最安,
禪寂樂中勝。
 

인간 왕의 다섯 가지 즐거움은
위험하고 또 두려움 많아
마치 독사와 함께 사는 것 같나니
어떻게 잠시라도 기뻐할 수 있으리.
人王五欲樂,
危險多恐怖,
猶毒蛇同居,
何有須臾歡。
 

현명한 사람은 이 세간을 볼 때
왕성한 불길에 둘러싸인 것 같아서
두려움에 잠시도 편안할 수 없기에
나고 늙고 죽는 것 여의기를 구하나니
明人見世閒,
如盛火圍遶,
恐怖無蹔安,
求離生老死。
 

그러므로 끝없이 고요하고 고요한 곳
슬기로운 사람이 사는 곳이네.
날카로운 무기나 코끼리나 말이나
군사나 수레를 구태여 쓰지 않고
無盡寂靜處,
慧者之所居,
不須利器仗,
象馬以兵車。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 항복 받으면
천하의 어떤 적(敵)도 당하지 못하리.
괴로움 알아 괴로움의 인(因)을 끊고
멸(滅)을 증득하고 방편을 닦아
調伏貪恚癡,
天下敵無勝,
知苦斷苦因,
證滅修方便。
 

네 가지 참된 이치 바르게 깨달으면
나쁜 세계의 두려움은 없어지리.”
그리고 먼저 묘한 신통 나타내어
왕의 마음 기쁘게 해 드리자
正覺四眞諦,
惡趣恐怖除,
先現妙神通,
令王心歡喜。
 

믿고 즐거워하는 정 이미 깊어져
바른 법 그릇이 될 만하였네.
왕은 합장하고 찬탄하였네.
“기특하여라, 서원(誓願)의 결과 이루었구나.
信樂情已深,
堪爲正法器,
合掌而讚嘆,
奇哉誓果成。
 

기특하여라, 큰 괴로움 여의었구나.
기특하여라, 나를 요익(饒益)하게 하였구나.
비록 먼저는 슬픔ㆍ근심 더하였으나
그 슬픔 인연하여 이익 얻었네.
奇哉大苦離,
奇哉饒益我,
雖先增憂悲,
緣悲故獲利。
 

기특하여라, 나는 오늘에야
아들을 낳은 과보(果報) 이루었네.
훌륭하고 묘한 즐거움 버리고
열심히 힘써 고행 익히며
奇哉我今日,
生子果報成,
宜捨勝妙樂,
宜精勤習苦。
 

마땅히 친족의 영화 버리고
은혜와 애정의 정 끊어야 하리.
옛날의 모든 선왕들은
부질없이 괴로워할 뿐 공이 없었지만
宜離親族榮,
宜割恩愛情,
古昔諸仙王,
唐苦而無功。
 

맑고 시원하고 안온한 곳을
너는 이제 모두 이미 얻어
자신도 편안하고 남도 편안케 하며
크게 가엾게 여겨 중생을 제도하니
淸涼安隱處,
汝今悉已獲,
自安而安彼,
大悲濟衆生。
 

처음부터 이 세상에 머물면서
만일 전륜왕(轉輪王)이 되었더라면
그 자재로운 신통 없었으리니
내 마음 열어 주지 못했으리라.
昔本住世閒,
爲轉輪王者,
無自在神通,
令我心開解。
 

또한 이러한 묘한 법도 없었으리니
나를 지금처럼 기쁘게 하지 못했으리라.
비록 전륜왕이 되었더라도
나고 죽는 실마리 끊지 못했으리라.
 
亦無此妙法,
使我今日歡,
設爲轉輪王,
生死緖不絕。
 

너는 이제 능히 남[生]과 죽음[死] 끊어져
윤회하는 큰 괴로움 멸하였으니
능히 중생의 무리를 위해
감로법을 널리 설하는구나.
今已絕生死,
輪迴大苦滅,
能爲衆生類,
廣說甘露法。
 

이와 같은 묘한 신통이 있고
지혜는 매우 깊고 넓어서
나고 죽는 괴로움 아주 멸하여
하늘과 사람 중에 제일이 되었으니
如此妙神通,
智慧甚深廣,
永滅生死苦,
爲天人之上。
 

비록 거룩한 왕의 자리에 있었더라도
마침내 이런 이익 얻지 못했으리라.”
이렇게 찬탄하여 마친 뒤에는
법을 사랑하여 공경 더했나니
雖居聖王位,
終不獲斯利,
如是讚歎已,
法愛增恭敬。
 

왕이요 아버지인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겸손하고 낮추어 머리 조아려 예배하였네.
온 나라의 모든 백성들
부처님의 그러한 신통력 보았네.
居王父尊位,
謙卑稽首禮,
國中諸人民,
睹佛神通力。
 

깊고 묘한 설법 듣고서
또한 왕이 공경하고 존중하는 것 보자
합장하고 머리 조아려 절하면서
모두 기특하다는 생각을 내었네.
聞說深妙法,
兼見王敬重,
合掌頭面禮,
悉生奇特想。
 

세속의 얽매임에 있기 싫어하여
모두 다 집을 떠날 마음 내었네.
석가 종족의 여러 왕자들
마음으로 깨치고 도과(道果) 이루어졌네.
厭患居俗累,
咸生出家心,
擇種諸王子,
心悟道果成。
 

모든 세속 영화와 즐거움을 싫어해
친족들을 버리고 출가하였네.
아난다(阿難陀)와 난타(難陀)와
금비라(金毘羅)와 아나율(阿那律)
悉厭世榮樂,
捨親愛出家,
阿難陁難陁,
金毘阿那律。
 

난도(難圖)와 발난타(跋難陀)와
그리고 군다타나(軍茶陀那)
이러한 모든 우두머리와
그 밖의 석가족의 아들들
難圖跋難陁,
及軍荼陁那,
如是等上首,
及餘釋種子。
 

모두 다 부처의 가르침 따라
그 법을 받고 제자 되었네.
나라를 다스리는 대신의 아들
우타이(優陀夷)가 우두머리 되어
悉從於佛教,
受法爲弟子,
匡國大臣子,
優陁夷爲首。
 

여러 왕자들과 함께
차례차례 출가하였네.
또 우파리(優波離)라 이름하는
아저리(阿低梨)의 아들이
與諸王子俱,
隨次而出家,
又阿低梨子,
名曰優波離。
 

저 모든 왕자들과
대신의 아들들 출가하는 것 보고
마음으로 느끼고 깨친 바 있어
또한 출가하여 법을 받았네.
見彼諸王子,
大臣子出家,
心感情開解,
亦受出家法。
 

부왕도 그 아들의
신통한 힘과 모든 공덕을 보고
스스로도 또한 맑은 흐름인
감로의 바른 법문에 들어갔네.
父王見其子,
神力諸功德,
自亦入淸流,
甘露正法門。
 

왕의 자리와 저 나라까지 버리고
선정의 감로밥을 먹으며
한가롭게 있으며 고요함 닦고
궁중에 있으면서 신선의 도[王仙] 익혔네.
捨王位國土,
禪一甘露飯,
閑居修靜默,
處宮習王仙。
 

여래는 그 종족의 친구들을
모두 성질에 따라 거두어 받은 뒤에
온화하고 기쁘게 도(道)를 펴자
친척들도 기뻐하며 그를 따랐네.
如來悉隨攝,
本族知識已,
道中顏和悅,
親戚歡喜隨。
 

때가 이르러 걸식하기 위해
가유라위성(迦維羅衛城)으로 들어가시자
성안의 모든 남자와 여자들
놀라고 기뻐하며 큰 소리로 외쳤네.時至應乞食,
入迦維羅衛,
城中諸士女,
驚喜擧聲唱。
 

“실달아라타(悉達阿羅陀)께서
도(道)를 배워 이루고 돌아오셨다.”
이렇게 안팎에서 서로서로 전해 알려
어른이나 아이들 달려와 뵈었네.
悉達阿羅陁,
學道成而歸,
內外轉相告,
巨細馳出看。
 

사립을 열고 창문을 열고
어깨를 맞대고 눈을 치뜨며
부처님 몸의 상호(相好)를 보았을 때
그 광명 빛나도 눈부셨다네.門戶窗牖中,
比肩而側目,
見佛身相好,
光明甚暉曜。
 

겉에는 가사(袈裟)옷 입고
몸의 광명 안을 철저하게 비추어
마치 태양의 둥근 바퀴가
안팎을 서로 비추어 발하네.
外著袈裟衣,
身光內徹照,
猶如日圓輪,
內外相映發。
 

보는 사람 마음이 슬프고 기뻐
모두 합장하고 눈물 흘렸네.
부처님의 고요하고 바른 걸음걸이와
침묵한 얼굴에 모든 감관을 거두고
觀者心悲喜,
合掌涕淚流,
見佛庠序步,
歛形攝諸根。
 

묘한 몸에 법다운 위의 나타냄 보고
공경하고 아껴 더욱 슬퍼하였네.
“머리를 깎아 그 좋은 모습 헐고
몸에는 물들인 옷 입었으며
妙身顯法儀,
敬惜增悲嘆,
剃髮毀形好,
身被染色衣。
 

의젓한 거동과 단아한 얼굴
몸을 단속하고 땅을 응시하며 걸어가네.
마땅히 깃을 붙인 보배 일산 받치고
손에는 나는 용(龍) 고삐 잡아야 할 것을
堂堂儀雅容,
束身視地行,
應戴羽寶蓋,
手攬飛龍轡。
 

어찌하여 먼지를 뒤집어쓰며
발우 들고 걸식하러 다닌단 말인가.
그 재주는 원수를 항복받기 충분하고
얼굴은 채녀(婇女)들을 기쁘게 할 만하네.
如何冒游塵,
執鉢而行乞,
藝足伏怨敵,
貌足婇女歡。
 

화려한 옷에 하늘관[天冠] 쓸 때
만 백성 모두 우러러 뵈올 텐데.
어찌하여 싱그러운 모습 굽히고
마음을 억누르고 몸을 억제하며
華服冠天冠,
黎民咸首陽,
如何屈茂容,
拘心制其形。
 

미묘하고 만족스런 빛나는 옷 버리고
맨몸에 물들인 옷 입었는가.
어떤 모양을 보고 무엇을 구하기에
이 세상의 5욕(欲)을 원수라 하네.
捨妙欲光服,
素身著染衣,
見何相何求,
與世五欲怨。
 

어진 아내와 사랑하는 아들 두고
혼자 즐거워하며 외로이 노니는가.
어려워라. 저 어진 아내
긴긴 밤 근심스러운 생각 품었네.
捨賢妻愛子,
樂獨而孤遊,
難哉彼賢妃,
長夜抱憂思。
 

이제 출가하였다는 말을 듣고서
성명(性命)은 그나마 보전하였네.
알 수 없구나. 저 정반왕(淨飯王)
마침내 이 아들을 보았는가.
而今聞出家,
性命猶能全,
不審淨飯王,
竟見此子不。
 

그 묘한 상(相)을 가진 몸 보았다가
형상 무너뜨리고 집 출가하였으니
원수라도 오히려 마음 아파하겠거늘
아비로서 그것 보고 어떻게 편안하리.
見其妙相身,
毀形而出家,
怨家猶痛惜,
父見豈能安。
 

사랑하는 그 아들 라후라(羅睺羅)는
늘 울며 슬퍼하고 그리워하였네.
그러나 그것 보고 위로할 마음 없었나니
이 도(道)를 공부하기 위해서였네.
愛子羅睺羅,
泣涕常悲戀,
見無撫慰心,
用學此道爲。
 

관상 보는 법에 밝은 여러 사람들
태자는 나면서부터
대인(大人)의 상(相)을 두루 갖추었으니
마땅히 온 천하의 공양 받으리라고 말하였네.
諸明相法者,
咸言太子生,
具足大人相,
應享食四海。
 

그러나 이제 저 하는 모양 보니
그것은 모두 다 거짓말이었구나.”
이와 같이 그 많은 사람들
서로 시끄럽게 지껄였으나觀今之所爲,
斯則皆虛談,
如是比衆多,
紛紜而亂說。통합뷰어
여래는 마음에 집착이 없어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다만 중생들을 사랑하고 가엾게 여겨
가난과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려 했네.
 
如來心無著,
無欣亦無慼,
慈悲愍衆生,
欲令脫貧苦。
 

저 선근(善根)을 자라게 하고
아울러 미래의 세상을 위해
탐욕이 적은 자취 나타내고
세속의 잡된 비방 없애려 하였네.
增長彼善根,
幷爲當來世,
顯其少欲迹,
兼除俗塵謗。
 

가난한 마을에 들어가 걸식할 때
맛나고 나쁜 것 얻는 대로 맡기고
부잣집 가난한 집 가리지 않고
발우가 채워지면 숲으로 돌아왔다네.
入貧里乞食,
精麤任所得,
巨細不擇門,
滿鉢歸山林。
 
 


20. 수기환정사품(受衹桓精舍品)佛所行讚受祇桓精舍品第二十통합뷰어

 
세존께서 교화하기 시작하시어
가유라위(迦維羅衛) 많은 사람을
인연 따라 제도해 마치시고
대중과 함께 길을 떠나셨네.世尊已開化,
迦維羅衛人,
隨緣度已畢,
與大衆俱行。통합뷰어
먼저 교살라국(憍薩羅國)으로 가서
바사닉왕(波斯匿王)에게 나아갔나니
기환(衹桓)은 이미 잘 꾸며져 있었고
집은 두루 갖추어져 있었네.往憍薩羅國,
詣波斯匿王,
祇桓已莊嚴,
堂舍悉周備。통합뷰어
흐르는 샘물은 쏟아져 흐르고
꽃과 열매 모두 우거졌으며
물과 육지의 온갖 희귀한 새들은
끼리끼리 서로 어울려 울어대니流泉相灌注,
花果悉敷榮,
水陸衆奇鳥,
隨類群和鳴。통합뷰어
그 아름다움 세상에 비할 데 없어
마치 계라산(稽羅山)의 궁전 같았네.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가
권속들 데리고 길 찾아서 마중 나올 때衆美世無比,
若稽羅山宮,
給孤獨長者,
眷屬尋路迎。통합뷰어
꽃을 뿌리고 좋은 향 사르며
받들어 청하여 기원으로 들어갔네.
손에는 용(龍) 모양의 황금병 들고
몸소 꿇어앉아 길게 물을 쏟으며散花燒名香,
奉請入祇桓,
手執金龍甁,
躬跪注長水。통합뷰어
시방에 계신 스님들에게
기환정사(衹桓精舍)를 바쳐 올렸네.
세존께서는 주원(呪願)하고 받으셨다.
“온 나라 영원히 편안하여지이다.以祇桓精舍,
奉施十方僧,
世尊呪願受,
鎭國令久安。통합뷰어
그리고 또 급고독 장자는
복과 경사의 흐름 무궁하여지이다.”
그때 바사닉왕은
세존께서 이미 오셨다는 말 듣었네.給孤獨長者,
福慶流無窮,
時波斯匿王,
聞世尊已至。통합뷰어
수레를 장식하고 기환정사로 나아가
세존 발에 공손히 예배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네.嚴駕出祇桓,
敬禮世尊足,
卻坐於一面,
合掌白佛言。통합뷰어
“헤아리기나 했겠는가. 이 보잘것없는 나라
갑자기 큰 길상 이루게 될 줄을
악하고 거스르며 재앙이 많았는데
어떻게 대인(大人)을 감동케 하였는가.不啚卑小國,
忽成大吉祥,
惡逆多殃災,
豈能感大人。통합뷰어
이제 거룩한 모습 뵙게 되자
맑은 교화에 목욕하고 들이켰네.
비천하고 평범한 사람인데도
성인(聖人)을 힘입어 승류(勝流)에 든 것今得睹聖顏,
沐浴飮淸化,
鄙雖處凡品,
蒙聖入勝流。통합뷰어
마치 바람이 향기 숲에 불어오면
그 기운 어우러져 훈훈한 바람 이루고
온갖 새들이 수미산에 모이면
이상한 빛깔 띤 금빛 같았네.如風拂香林,
氣合成薰飆,
衆鳥集須彌,
異色齊金光。통합뷰어
밝은 사람과 만나게 되자
그 그늘 힙입어 영광을 함께하고
들사람이 선인(仙人)을 공양한 탓에
살아서 세 발[三足] 모양의 별이 되었네.得與明人會,
蒙蔭而同榮,
野夫供仙人,
生爲三足星。통합뷰어
모든 세상 이익은 다함 있으나
성인의 이익은 영원히 끝없으며
사람의 왕에는 허물 많으나
성인 만나면 그 이익 언제나 편안하리.”世利皆有盡,
聖利永無窮,
人王多愆咎,
遇聖利常安。통합뷰어
부처님께서는 그 왕의 마음 지극하여
법을 좋아하기 제석왕 같으나
오직 두 가지 집착 있어
재물과 색을 잊지 못하네.佛知王心至,
樂法如帝釋,
唯有二種著,
不能忘財色。통합뷰어
때를 알고 그 마음의 행(行)을 안 뒤에
그 왕을 위하여 법을 설하셨네.
“나쁜 업(業) 가진 비천한 사람도
착한 것을 보면 공경할 줄 알거늘知時知心行,
而爲王說法,
惡業卑下士,
見善猶知敬。통합뷰어
더구나 그 자재로운 왕으로서
덕을 쌓은 전생의 인(因)으로 말미암아
부처를 만나 공경을 더함이랴.
그것은 곧 어려운 일 아니라네.況復自在王,
積德乘宿因,
遇佛加恭敬,
此乃非爲難。통합뷰어
이 나라와 백성들 본래부터 평안하였나니
부처를 만났다고 더해진 것 아니라네.
내 이제 간략히 설법하리니
대왕은 우선 자세히 듣고國素靜民安,
非見佛所增,
今當略說法,
大王且諦聽。통합뷰어
내가 말하는 것을 받아 지니면
내 공덕의 결과 이룩한 것 보리라.
목숨 마치면 몸과 정신 갈라지고
친한 친척들도 모두 이별하지만受持我所說,
見我功果成,
命終形神乖,
親戚悉別離。통합뷰어
오직 좋고 나쁜 업(業)만 남아
그림자처럼 언제나 따르리.
마땅히 법왕(法王)의 업을 높이고
만 백성 자식처럼 길러야 하네.唯有善惡業,
始終而影隨,
當崇法王業,
子養於萬民。통합뷰어
현세에서는 좋은 이름 퍼지고
죽은 뒤에는 천상에 오르리라.
마음대로 하면서 법 따르지 않으면
지금은 괴롭고 나중에도 즐거움 없다네.現世名稱流,
命終上昇天,
縱情不順法,
今苦後無歡。통합뷰어
저 옛날 리마(羸馬)란 왕은
법을 따르다 하늘 복을 받았고
금보(金步)란 왕은 악을 행하다
목숨 마치자 나쁜 곳에 태어났네.古昔羸馬王,
順法受天福,
金步王行惡,
壽終生惡道。통합뷰어
나는 이제 대왕을 위해
선과 악의 법을 간략히 말하리니
그 대요(大要)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 보기를 외아들 같이 해야 합니다.我今爲大王,
略說善惡法,
大要當慈心,
觀民猶一子。통합뷰어
핍박하지도 말고 해치지도 말며
모든 감관[根]을 잘 거두어 가져
삿됨을 버리고 바른 길로 가야 합니다.
잘난 체 다른 사람 업신여기지 말고不迫亦不害,
善攝持諸根,
捨邪就正路,
不自擧下人。통합뷰어
고행하는 데에서 벗을 사귀며
그릇된 견해 가진 벗을 사귀지 말아야 합니다.
왕의 위엄과 세력을 믿지 말고
그릇되고 아첨하는 말 듣지 말며結友於苦行,
勿習邪見朋,
勿恃王威勢,
勿聽邪佞言。통합뷰어
모든 고행하는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왕의 바른 법전(法典) 벗어나지 말며
부처를 생각하고 바른 법 보전하여
법 아닌 것들을 항복받아야 합니다.勿惱諸苦行,
莫踰王正典,
念佛維正法,
調伏非法者。통합뷰어
그러면 현재에선 사람 중에 최상이 되고
덕은 장차 높은 도(道) 가운데서 펴나리니
무상하다는 생각을 깊게 해
몸과 목숨 생각마다 변한다 생각하고現爲人中上,
德將隆道中,
深思無常想,
身命念念遷。통합뷰어
높고 뛰어난 경계에 마음을 두고
맑고 시원한 나루[津]에 뜻을 두어 구하며
사랑하는 마음 가져 자재롭게 즐기면
오는 세상에는 그 즐거움 더하리.拪心高勝境,
志求淸涼津,
保慈自在樂,
來世增其歡。통합뷰어
영원히 세상에 좋은 이름 전하여
반드시 여래 은혜 갚아야 하니
마치 어떤 사람 단 과일 좋아하면
반드시 좋은 종자 심는 것과 같다네.傳名於曠劫,
必報如來恩,
如人愛甜菓,
必種其良栽。통합뷰어
밝음에서 어둠으로 들어가는 수도 있고
어둠에서 밝음으로 들어가는 수도 있으며
어둠과 어둠이 계속되는 수도 있고
밝음과 밝음이 서로 인(因)하는 수도 있네.有從明入暗,
有從闇入明,
有闇闇相續,
有明明相因。통합뷰어
지혜로운 사람은 세 가지[三品]를 버리고
마땅히 처음부터 끝까지 밝음 배우네.
말이 모질면 온갖 소리 호응하지만
좋은 말하면 따르는 자 없네.智者捨三品,
當學始終明,
言惡群嚮應,
善唱隨者難。통합뷰어
짓지 않은 결과 있을 수 없고
지은 것은 결코 없어지지 않나니
지은 업을 부지런히 닦지 않으면
결국엔 아무 것도 됨이 없으리.無有不作果,
作者不敗亡,
創業不勤習,
至竟莫能爲。통합뷰어
본래 좋은 인(因)을 닦지 않으면
뒤에 올 즐거움 기약 없고
이미 지나간 것 그치게 할 기약 없나니
그러므로 착한 일 닦아야 하네.素不修善因,
後致樂無斯,
旣往無息期,
是故當修善。통합뷰어
스스로 돌아보아 악을 짓지 않아야 하네.
제가 지어 제가 받기 때문이니.
마치 사방의 돌산이 합쳐지면
중생들 도망갈 곳 없는 것처럼自省不爲惡,
自作自受故,
猶四石山合,
衆生無逃處。통합뷰어
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의 산
오직 바른 법 행함으로써
중생들 벗어날 방법 없으나
이 괴로움 겹친 산을 벗어날 수 있으리.生老病死山,
群生脫無由,
唯有行正法,
出斯苦重山。통합뷰어
이 세간은 모두 덧없어
다섯 가지 탐욕의 경계 번개 같으며
늙고 죽음 송곳 끝과 같으니
어떻게 법 아닌 것 익힐 것인가.世閒悉無常,
五欲境如電,
老死錐鋒端,
何應習非法。통합뷰어
옛날의 모든 훌륭한 왕들
마치 저 자재천(自在天)과 같아서
용맹하고 건장한 의지로 허공에 올랐으나
모습을 잠깐 나타냈다 어느새 사라졌네.古昔諸勝王,
猶若自在天,
勇健志騰虛,
暫顯已磨滅。통합뷰어
겁(劫)의 불길이 수미산 녹일 때
바닷물도 모두 다 마른다는데
하물며 이 몸은 물거품 같거늘
어떻게 이 세상에 오래 있기 바라리.劫火鎔須彌,
海水悉枯竭,
況身如泡沫,
而望久存世。통합뷰어
사나운 바람도 비람풍[隨藍]9)에는 멈추고
햇빛도 수미산에 가리워지며
치성한 불길도 물에는 꺼지나니
어느 것 하나 없어지지 않는 것 없네.猛風止隨藍,
日光翳須彌,
盛火水所消,
有物悉歸滅。통합뷰어
이 몸이란 덧없는 그릇인데
긴긴밤 애써 지키고 보호하며
재물과 색(色)으로 두루 받들고
함부로 놀면서 교만을 부리지만此身無常器,
長夜苦守護,
廣資以財色,
放逸生憍慢。통합뷰어
어느새 때가 되어 문득 죽으면
뻣뻣하게 굳음이 마른 나무 같네.
밝은 사람은 이런 변화 보기에
부지런히 공부해 잠자지 않네.死時忽然至,
挺直如枯木,
明人見斯變,
勤修豈睡眠。통합뷰어
나고 죽음은 제 홀로 기틀을 흔들어
그치지 않아 반드시 타락하리.
계속 됨 없는 즐거움 익히지 말고
괴로운 과보 있는 일 짓지 말며生死獨搖機,
不止會墮落,
不習不續樂,
苦報者不爲。통합뷰어
훌륭하지 않은 벗 가까이 말고
번뇌를 끊지 못하는 지혜는 배우지 말라.
몸을 받지 않는 그 지혜를 배워
받더라도 반드시 몸 없게 하라.不近不勝友,
不學不斷智,
學不受有智,
受必令無身。통합뷰어
몸이 있더라도 경계에 물들지 말라.
경계에 물들면 큰 허물 있으리.
비록 저 무색천(無色天)에 태어나더라도
시간의 변천(變遷)은 면하지 못하나네.有身不染境,
染境爲大過,
雖生無色天,
不免時遷變。통합뷰어
변하지 않는 몸을 알아야 하니
변하지 않으면 허물없으리.
이 몸이 있기 때문에
온갖 괴로움의 근본 된다네.當學不變身,
不變則無過,
以有此身故,
爲衆苦之本。통합뷰어
그러므로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몸 없는 데에서 근본을 쉰다네.
저 모든 중생의 무리들은
탐욕으로 말미암아 괴로움 생기네.是故諸智者,
息本於無身,
一切衆生類,
斯由欲生苦。통합뷰어
그러므로 욕유(欲有:欲界)에 대하여
싫어해 떠날 마음 내어야 하네.
욕유를 싫어하여 떠나면
곧 온갖 괴로움 받지 않으리.是故於欲有,
當生厭離心,
厭離於欲有,
則不受衆苦。통합뷰어
비록 색계와 무색계에 태어나더라도
변하고 바뀌는 것 큰 근심 되나니.
적정(寂靜)하지 않기 때문이어늘
하물며 욕계를 떠나지 않음이랴.雖生色無色,
變易爲大患,
以不寂靜故,
況不離於欲。통합뷰어
이와 같이 삼계(三界)를 관찰해 보면
그것 모두 덧없고 주인 없는 것
온갖 고통 언제나 불꽃처럼 성하거늘
지혜로운 이로서 어찌 즐겁기 바라랴.如是觀三界,
無常無有主,
衆苦常熾然,
智者豈願樂。통합뷰어
마치 나무에 불붙는 것 같거늘
뭇 새들 어찌하여 떼지어 모여들랴.
이것을 깨달으면 밝은 대장부이지만
이것을 여의면 밝음이 없네.如樹盛火然,
衆鳥豈群集,
覺者爲明士,
離此則無明。통합뷰어
이것을 깨달은 사람이라 하지만
이것을 여의면 깨달은 이 아니라네.
이것은 꼭 해야 할 일이니
이것을 여의면 옳지 못하네.此則開覺士,
離此則非覺,
此則應所作,
離此則不應。통합뷰어
이것은 진리에 가까운 것이니
이것을 여의면 진리와 어긋나리.
이 특별하고 훌륭한 법은
재가인에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지만此則爲近宗,
離此與理乖,
言此殊勝法,
非在家所應。통합뷰어
그것은 곧 옳지 않은 말이니
법은 오직 사람이 펴는 데 있네.
더위를 근심하여 찬물에 들어가면
모두가 맑고 시원하게 되네.此則爲非說,
法唯在人弘,
患熱入冷水,
一切得淸涼。통합뷰어
어두운 방에 등불 밝히면
5욕의 빛깔을 다 볼 수 있네.
도(道)를 닦는 것도 또한 그와 같아서
집을 나가건 집에 있건 다름없네.冥室燈火明,
悉睹於五色,
修道亦如是,
道俗無異方。통합뷰어
혹은 산에 있어도 죄에 떨어지는가 하면
혹은 집에 있어도 선인(仙人)이 된다네.
어리석고 어둠은 큰 바다 되고
그릇된 견해는 물결 되네.或山居墮罪,
或在家昇仙,
癡冥爲巨海,
邪見爲濤波。통합뷰어
중생들은 애욕의 흐름을 따라
이리저리 떠돌아 건질 수 없네.
지혜로 가벼운 배를 만들고
삼매(三昧)와 바른 방편의 북[鼓]과
바른 생각의 노[檝]를 굳게 지니면
능히 무지(無知)의 바다를 건넌답니다.”群生隨愛流,
漂轉莫能度,
智慧爲輕舟,
堅持三昧正,
方便鼓念楫,
能濟無知海。통합뷰어
그때 왕은 마음을 오롯이 하여
일체 지혜 가진 이의 말을 듣고는
세상의 속된 영화 꺼리고 싫어하며
왕이란 기뻐할 일 없는 줄 알았으니
마치 술에 잔뜩 취한 미친 코끼리가
술 깨어 바른 정신 돌아온 것 같았네.時王專心聽,
一切智所說,
厭薄於俗榮,
知王者無歡,
如逸醉犴象,
醉醒純熟還。통합뷰어
그때 여러 외도(外道)들 있어
대왕이 부처님을 믿고 공경하는 것 보고
모두들 대왕에게 청했네.
부처님과 신통을 겨뤄보려고時有諸外道,
見王信敬佛,
咸求於大王,
與佛決神通。통합뷰어
그때 왕이 세존께 여쭈었네.
“원컨대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소서.”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시자
갖가지 다른 견해 가진 외도로時王白世尊,
願從彼所求,
佛卽默然許,
種種諸異見。통합뷰어
다섯 가지 신통10)을 가진 선인들
부처님 계신 곳으로 모두 나아갔네.

부처님께서 곧 신통력을 나타내어
바른 자세로 공중에 앉았네.五通神仙士,
悉來詣佛所,
佛卽現神力,
正基坐空中。통합뷰어
큰 광명을 두루 놓으니
마치 아침해가 빛나는 것 같았네.
외도들은 모두 부처님께 항복하고
백성들은 모두 다 귀의해 받들었다네.普放大光明,
如日耀朝陽,
外道悉降伏,
國民普歸宗。통합뷰어
부처님께서 어머니께 설법하기 위하여
곧 도리천(忉利天)으로 올라가시어
석 달 동안 천궁(天宮)에 계시면서
모든 하늘 사람을 두루 교화하셨네.爲母說法故,
卽昇忉利天,
三月處天宮,
普化諸天人。통합뷰어
어머니를 제도하여 은혜 갚은 뒤
안거(安居)할 때가 지나 돌아올 때
모든 하늘 대중들 깃[羽]처럼 따르고
일곱 가지 보배 계단을 타고度母報恩畢,
安居時過還,
諸天衆羽從,
乘於七寶階。통합뷰어
염부제(閻浮提)로 내려왔나니
모든 부처 언제나 내려오던 곳이었네.
한량없는 모든 하늘 사람들
궁전을 타고 따르며 전송했네.
염부제 임금과 백성들
모두 합장하고 우러러보았네.下至閻浮提,
諸佛常下處,
無量諸天人,
乘宮殿隨送,
閻浮提君民,
合掌而仰瞻。
 


21. 수재취상조복품(守財醉象調伏品)佛所行讚守財醉象調伏品第二十一

 

부처님께서는 하늘로 올라가 어머니와
모든 하늘 사람들 교화하시고
돌아와 인간 세상 노니시면서
인연 따라 교화를 행하셨네.天上教化母,
及餘諸天衆,
還遊於人中,
隨緣而行化。통합뷰어
수제가(樹提迦)와 기바(耆婆)와
수라(首羅)와 수로나(輸盧那)와
장자의 아들 앙가(央伽)와
또 무외(無畏) 왕자며樹提迦耆婆,
首羅輸盧那,
長者子央伽,
及無畏王子。통합뷰어
니구루타(尼瞿屢陀)와
시리굴다가(尸利掘多迦)와
니건(尼揵)인 우파리(優波離) 등
모두들 다 해탈을 얻게 하셨네.尼瞿屢陁等,
尸利掘多迦,
尼揵憂波離,
悉令得解脫。통합뷰어
건타라국(乾陀羅國)의 왕
그 이름 불가라(弗迦羅)였네.
그는 미묘한 법의 말씀 듣고
나라를 버리고 출가하였네.乾陁羅國王,
其名弗迦羅,
聞說微妙法,
捨國而出家。통합뷰어
혜무발저(醯茂鉢低) 귀신과
바다기리(波多耆利) 귀신은
비부라산(毘富羅山)에서
항복하고 교화 받았네.醯茂鉢低鬼,
及波多耆利,
於毘富羅山,
調伏而受化。통합뷰어
파라연(波羅延) 범지는
바사나(波沙那) 산중에서
반(半) 구절 게송의 조그만 이치로써
항복하여 믿고 좋아하게 하셨었네.波羅延梵志,
波沙那山中,
半偈微細義,
調伏令信樂。통합뷰어
타나마제(他那摩帝) 마을에
구타단탐(鳩吒檀★)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이 이생(二生)의 우두머리는
생물을 많이 죽여 제사 지냈네.他那摩帝村,
有鳩咤檀耽,
是二生之首,
廣殺生祠祀。통합뷰어
여래께서 방편으로 그들을 교화하시어
그를 바른 도(道)에 들게 하셨네.
비제하산(毘提訶山)에
큰 위덕(威德) 가진 하늘신 있었네.如來方便化,
令其入正道,
於毘提訶山,
大威德天神。통합뷰어
그 이름 반차시가(般遮尸呿)
그는 법을 받고 선정에 들었네.
비뉴슬타(毘紐瑟吒) 마을에서는
저 난타(難陀)의 어머니를 교화하였네.名般遮尸呿,
受法入決定,
毘紐瑟咤村,
化彼難陁母。통합뷰어
앙가부리성(央伽富梨城)에서는
큰 힘 가진 귀신을 항복받았네.
부나발타라(富那跋陀羅)와
수루나난타(輸屢那檀陀)央伽富梨城,
降伏大力神,
富那跋陁羅,
輸屢那檀陁。통합뷰어
흉악한 힘센 용(龍)과
그 나라의 왕과 그 후궁(後宮)들
모두 다 바른 법 받았나니
그들을 위해 감로문 여셨네.兇惡大力龍,
國王及後宮,
悉皆受正法,
以開甘露門。통합뷰어
저 난장이들 사는 마을의
기나(稽那)와 시로(尸盧)는
천상에 태어나는 즐거움 뜻하여 구했지만
그들을 교화하여 바른 도에 들게 하셨네.於彼侏儒村,
稽那及尸盧,
志求生天樂,
化令入正道。통합뷰어
저 수모(脩侔) 마을에서는
앙구리마라(央瞿利摩羅)를 위해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교화하여 곧 항복하게 하셨네.央瞿利摩羅,
於彼脩侔村,
爲現神通力,
化令卽調伏。통합뷰어
큰 장자의 아들
부리기바남(浮梨耆婆男)은
부나발타(富那跋陀)같이
큰 부자로서 재물이 많았네.有大長者子,
浮梨耆婆男,
大富多錢財,
如富那跋陁。통합뷰어
그도 여래 앞에서 교화를 받고
널리 보시를 행하였네.
저 발제(跋提) 마을에서는
발제리(跋提梨)와卽於如來前,
受化廣行施,
於彼跋提村,
化彼跋提梨。통합뷰어
발타라(跋陀羅)의
두 형제 귀신을 교화하셨네.
비제하부리(毘提訶富利)에
두 바라문이 있었네.及與跋陁羅,
兄弟二鬼神,
毘提訶富利,
有二婆羅門。통합뷰어
하나는 대수(大壽)라 하였고
다른 하나는 범수(梵壽)라 하였다.
논의(論議)로 그들을 항복받아
바른 법에 들어오게 하셨네.一名爲大壽,
二名曰梵壽,
論議以降伏,
令入於正法。통합뷰어
비사리성(毘舍離城)에 이르러서는
모든 나찰(羅刹) 귀신들을 교화하시고
또 리차(離車) 사자왕(師子王)과
모든 리차 대중들과至毘舍離城,
化諸羅剎鬼,
幷離車師子,
及諸離車衆。통합뷰어
살차(薩遮) 니건자(尼揵子) 등을
모두 바른 법에 들게 하셨네.
아마륵가파(阿摩勒迦波)에서는
발타라(跋陀羅) 귀신과
발타라가(跋陀羅迦) 귀신과
발타라겁마(跋陀羅劫摩) 귀신을 제도하셨네.薩遮尼犍子,
悉令入正法,
阿摩勒迦波,
有鬼跋陁羅,
及跋陁羅迦,
跋陁羅劫摩。통합뷰어
또 아랍산(阿臘山)에 이르러서는
아랍바(阿臘婆) 귀신과
둘째 구마라(鳩摩羅)와
셋째 하실다가(訶悉多迦)를 제도하셨네.又至阿臈山,
度鬼阿臈婆,
二名鳩摩羅,
三訶悉多迦。통합뷰어
돌아와 가도산(伽闍山)에 이르러서는
환가나(絙迦那) 귀신과
바늘 털 가진 야차(夜叉)와
그 자매(姉妹) 아들들을 제도하셨네.還至伽闍山,
度鬼絙迦那,
及鍼毛夜叉,
及其姊妹子。통합뷰어
또 바라내(波羅奈)에 이르러서는
저 가전연(迦旃延)을 제도하셨고
그런 다음에는 신통을 타고
수로파라(輸盧波羅)에 이르러서는又至波羅奈,
化彼迦旃延,
然後乘神通,
至輸盧波羅。통합뷰어
저 모든 상인(商人)들과
다바건니검(多波揵尼劒)을 교화하시고
전단(旃檀)으로 지은 집을 받으셨나니
묘한 향기 지금까지 풍긴다네.化彼諸商人,
多波揵尼劍,
受其旃檀堂,
妙香流於今。통합뷰어
마혜바저(摩醯波低)에 이르러
가비라(迦毘羅) 선인을 제도하시고
모니(牟尼)께서 그곳에 계시면서
발로 돌 위를 밟으셨을 때
천 폭(輻) 쌍바퀴 새겨졌나니
영원히 닳아 없어지지 않으리.至摩醯波低,
度迦毘羅仙,
牟尼住於彼,
足蹈於石上,
千輻雙輪現,
終則不磨滅。통합뷰어
바라나(波羅那)에 이르러서는
바라나 귀신을 교화하시고
마투라국(摩偸羅國)에 이르러서는
갈담마(竭曇摩) 귀신을 제도하셨네.至波羅那處,
化婆羅那鬼,
至摩偸羅國,
度鬼竭曇摩。통합뷰어
투라구슬타(偸羅俱瑟吒)에서는
뢰타파라(賴吒波羅)를 제도하시고
비란야(鞞蘭若) 마을에 이르러서는
여러 바라문들을 제도하셨네.偸羅俱瑟咤,
度賴咤波羅,
至鞞蘭若村,
度諸婆羅門。통합뷰어
가리마사(迦利摩沙) 마을에서는
살비살심(薩毘薩深)을 제도하시고
또 거기서는 저
아기니비사(阿耆尼毘舍)를 교화하셨네.迦利摩沙村,
度薩毘薩深,
亦復化於彼,
阿耆尼毘舍。통합뷰어
다시 사위국(舍衛國)으로 돌아와서는
저 구담마(瞿曇摩)와
사제수로나(闍帝輸盧那)와
도가아저리(道迦阿低梨)를 제도하셨네.復還舍衛國,
度彼瞿曇摩,
闍帝輸盧那,
道迦阿低梨。통합뷰어
교살라국(憍薩羅國)으로 돌아와서는
외도의 스승
불가라바리(弗迦羅婆梨)와
모든 범지(梵志)들을 제도하셨네.還憍薩羅國,
度外道之師,
弗迦羅婆梨,
及諸梵志衆。통합뷰어
시다비가(施多毘迦)의
고요한 공한처(空閒處)에 이르러서는
모든 외도 선인들을 제도하시어
부처 선인의 길로 들어오게 하셨네.至施多毘迦,
寂靜空閑處,
度諸外道仙,
令入佛仙路。통합뷰어
아수사(阿輸闍)국에 이르러서는
모든 귀신과 용들을 제도하셨고
금비라국(舍毘羅國)에 이르러서는
두 악한 용왕을 제도했으니
하나는 금비라(金毘羅)이고
다른 하나는 가라가(迦羅迦)이다네.至阿輸闍國,
度諸鬼龍衆,
至舍毘羅國,
度二惡龍王,
一名金毘羅,
二名迦羅迦。통합뷰어
또 발가국(跋伽國)에 이르러서는
야차(夜叉) 귀신을 제도했으니
그 이름은 비사(毘沙)이네.
나구라(那鳩羅) 부모와
큰 장자(長者)로 하여금
바른 법 믿고 즐거워하게 하셨네.又至跋伽國,
化度夜叉鬼,
其名曰毘沙,
那鳩羅父母,
幷及大長者,
令信樂正法。통합뷰어
구사미국(俱舍彌國)에 이르러서는
구사라(瞿師羅)와
두 우바이(優婆夷) 즉
바사울다라(波闍鬱多羅)와
반등(伴等) 우바이를 교화 제도하시는 등
많은 무리를 차례로 제도하셨네.至俱舍彌國,
化度瞿師羅,
及二優婆夷,
波闍鬱多羅,
伴等優婆夷,
衆多次第度。통합뷰어
건타라국(健陀羅國)에 이르러서는
아바라용(阿婆羅龍)을 제도하셨고
이와 같이 차례대로
허공에 다니는 것, 물과 뭍에 사는 것들
모두 다 가서 제도하시니
마치 해가 어둠을 비추는 것 같았네.至揵陁羅國,
度阿婆羅龍,
如是等次第,
空行水陸性,
皆悉往化度,
如日照幽冥。통합뷰어
그때 제바달(提婆達)은
부처님 덕이 특별하고 훌륭하심 보고
마음 속에 가만히 질투를 품어
모든 선정(禪定)을 잃게 하려 하였네.爾時提婆達,
見佛德殊勝,
內心懷嫉妒,
退失諸禪定。통합뷰어
그리하여 갖가지 나쁜 방편을 지어
바른 법의 승단(僧團)을 부수려 하였으며
저 기사굴산(耆闍崛山)에 올라가서는
돌을 무너뜨려 부처님께 던졌으나
그러나 돌은 두 쪽으로 갈라져
부처님 좌우에 떨어졌다네.造諸惡方便,
破壞正法僧,
登耆闍崛山,
崩石以打佛,
石分爲二分,
墮於佛左右。통합뷰어
그는 다시 왕의 곧고 편편한 길에
미치고 술취한 코끼리를 풀어놓으니
큰 소리로 포효함이 뇌성벽력 같고
용맹스런 기운 솟구쳐 구름을 이루었네.於王平直路,
放狂醉惡象,
震吼若雷霆,
勇氣奮成雲。통합뷰어
가로 내치고 빨리 치달리며
마음대로 날뜀 모진 바람 같으니
코와 어금니와 꼬리와 네 발에
닿기만 하면 꺾이지 않는 것 없었네.撗泄而奔走,
逸越如暴風,
鼻牙尾四足,
觸則莫不摧。통합뷰어
왕사성의 길거리마다
어지럽게 사람을 죽이고 해쳐
쓰러진 송장 길에 깔렸고
골수와 피는 흘러 내렸다네.王舍城巷路,
狼藉殺傷人,
撗尸而布路,
髓腦血流離。통합뷰어
성 안의 모든 남자와 여자들
두려워하여 문을 나서지 못하고
온 성안은 모두 두려워 떨며
놀라고 부르짖는 소리만 들렸으며
어떤 이는 성 밖으로 빠져 달아나고
어떤 이는 구멍으로 들어가 숨었네.一切諸士女,
恐怖不出門,
合城悉戰悚,
但聞驚喚聲,
有出城馳走,
有窟穴自藏。통합뷰어
여래께서는 5백 대중 거느리시고
때가 되자 성 안으로 들어오시니
높은 누각이나 창에 있던 사람들
부처님께 아뢰어 가시지 말라 하였네.如來衆五百,
時至而入城,
高閣窗牖人,
啓佛令勿行。통합뷰어
그러나 여래께서는 마음이 태연하고
부드러운 얼굴에 두려운 빛 없이
오직 탐하고 질투하는 괴로움 생각하며
자애로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하려 하셨네.如來心安泰,
怡然無懼容,
唯念貪嫉苦,
慈心欲令安。통합뷰어
하늘과 용의 무리 에워싸고 따르면서
미친 코끼리에게로 점점 나아가자
모든 비구들은 도망쳐 피해 가고
오직 아난(阿難)과 함께 계셨다네.天龍衆營從,
漸至狂象所,
諸比丘逃避,
唯與阿難俱。통합뷰어
마치 법에는 온갖 모양 있어도
하나의 자성(自性)은 흔들림 없는 것처럼
취한 코끼리 미쳐 날뛰더니
부처님 뵙자 마음이 곧 깨어났네.猶法種種相,
一自性不移,
醉象奮狂怒,
見佛心卽醒。통합뷰어
그 몸을 던져 부처님 발에 절하니
마치 큰 산이 무너지는 듯했고
연꽃 손바닥으로 이마 어루만지시니.
마치 해가 검은 구름 비추는 것 같았네.投身禮佛足,
猶若太山崩,
蓮花掌摩頂,
如日照烏雲。통합뷰어
부처님 발아래 꿇어 엎드리자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셨네.
“코끼리여, 큰 용을 해치지 말라.
코끼리는 용과 더불어 싸우기 어려우니跪伏佛足下,
而爲說法言,
象莫害大龍,
象與龍戰難。통합뷰어
코끼리가 큰 용을 해치려 하면
마침내 좋은 곳에 나지 못하리.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미혹되고 취(醉)함을
항복받기 어려우나 부처 이미 항복받았으니象欲害大龍,
終不生善處,
貪恚癡迷醉,
難降佛已降。통합뷰어
그러므로 너는 오늘에 있어
마땅히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버려라.
이미 괴로움의 수렁에 빠졌으니
버리지 않으면 더욱 깊이 빠지리.”是故汝今日,
當捨貪恚癡,
已沒苦淤泥,
不捨轉更深。통합뷰어
그 코끼리는 부처님 말씀 듣고
취한 기운 풀리고 마음 곧 깨어나
몸과 마음이 안락하게 되었나니
목말라 하다 감로를 마신 듯했네.彼象聞佛說,
醉解心卽悟,
身心得安樂,
如渴飮甘露。통합뷰어
코끼리는 부처님 교화 받고 난 뒤
온 나라 사람들 모두 기뻐하여
모두 드문 일이라 찬탄하면서
갖가지 공양을 베풀었다네.象已受佛化,
國人悉歡喜,
感歎唱希有,
設種種供養。통합뷰어
하급 착한 이는 중급 착한 이 되고
중급 착한 이는 상급 착한 이 되며
믿지 않던 사람은 믿음을 내고
믿음 낸 사람은 깊고 견고해졌다네.下善轉成中,
中善進增上,
不信者生信,
已信者深固。통합뷰어
그때 아사세(阿闍世) 대왕은
부처님께서 취한 코끼리 항복받는 것 보고
마음에 기이하고 특별하다는 생각을 내어
기뻐하고 몇 배나 더욱 공경하였네.阿闍世大王,
見佛降醉象,
心生奇特想,
歡喜倍增敬。
 

여래께서 좋은 방편으로써
갖가지 신력(神力)을 나타내시어
모든 중생을 항복받으신 뒤에
능력에 따라 바른 법에 들게 했나니
온 나라는 모두 착한 업 닦아
겁초(劫初) 때의 사람처럼 선량해졌다네.如來善方便,
現種種神力,
調伏諸衆生,
隨力入正法,
擧國脩善業,
猶如劫初人。
 

그리고 저 제바달도(提婆達兜)는
악한 행위로 스스로 묶여
전에는 신통력으로 날아다녔으나
지금은 무택(無擇)지옥에 빠져버렸다네.
彼提婆達兜,
爲惡自纏縛,
先神力飛行,
今墮無擇獄。
 


22. 암마라녀견불품(菴摩羅女見佛品)佛所行讚菴摩羅女見佛品第二十二

 

세존께서는 널리 교화해 마치시고
열반(涅槃)에 드실 마음 생겨
저 왕사성을 출발해
파련불읍(巴連弗邑)으로 나아가셨다네.
世尊廣化畢,
而生涅槃心,
發於王舍城,
詣巴連弗邑。통합뷰어
거기에 도착하신 뒤로는
바타리지제(婆吒利支提)에 머무셨나니
그곳은 저 마갈제(摩竭提)의
변방에 있는 속국이었다네.
到已住於彼,
婆咤利支提,
彼是摩竭提,
邊邑附庸國。통합뷰어
그 나라의 주인인 바라문은
학식이 많고 경전에 밝았으며
나라의 안위를 우러러 상(相)을 살피던
그 나라의 앙관사(仰觀師)였네.
國主婆羅門,
多聞明經典,
瞻相土安危,
國之仰觀師。통합뷰어
마갈왕은 사자(使者) 보내어
저 앙관사에게 명령하였다.
“견고한 성을 쌓아 올려
그 이웃 강한 나라에 대비하라.”
摩竭王遣使,
勅告彼仰觀,
命起於牢城,
以備於强鄰。
 

세존께서 예언하셨다.
“여기는 하늘신이 보호하는 곳이니
그 안에 성곽을 쌓으면
영원히 튼튼하여 위태로운 일 없으리.”
世尊記彼地,
天神所保持,
於中起城郭,
永固不危亡。
 

앙관사는 듣고 마음이 기뻐
부처ㆍ법ㆍ승단에 공양하였네.
부처님께서는 그 성문을 나가
항하(恒河) 강가로 나아가실 때
仰觀心歡喜,
共養佛法僧,
佛出彼城門,
往詣恒河濱。
 

앙관사는 부처님을 존경하는 뜻으로
그것을 구담문(瞿曇門)이라 이름했네.
항하 강가의 많은 사람들
모두 나와 세존을 맞이하였네.
仰觀深敬佛,
名爲瞿曇門,
恒河側人民,
皆出迎世尊。
 

갖가지 공양 베풀며
저마다 배를 준비해 건너게 하였네.
세존께서는 그 많은 배 중에서 하나만 쓰면
여러 사람 마음과 어긋나리라 생각하시고
興種種供養,
各嚴舩令渡,
世尊以舩多,
偏受違衆心。
 

세존께서는 곧 신통력을 부리시어
자기와 대중들의 몸을 숨기고
이쪽 언덕에서 문득 사라져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셨네.
卽以神通力,
隱身及大衆,
忽從此岸沒,
而出於彼岸。
 

부처님께서 지혜의 배를 타시고
중생을 널리 제도하셨으니
그 공덕의 힘으로 말미암아
강을 건널 때 배를 빌리지 않으셨다네.
以乘智慧舩,
廣濟於衆生,
緣斯德力故,
濟河不憑舟。
 

항하 강가의 많은 사람들
같은 소리로 기이하다 외치고
이 나루에 대해 모두들 말하기를
구담 나루[瞿憂津]라 하였네.
恒河側人民,
同聲唱奇哉,
咸言名此津,
名爲瞿曇津。
 

성문 이름은 구담문이고
나루 이름은 구담 나루로서
그 이름 세상에 널리 퍼져
여러 대(代)를 거치며 전하여왔네.
城門瞿曇門,
津名瞿曇津,
斯名流於世,
歷代共稱傳。
 

여래께서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
저 구리(鳩梨) 마을에 이르셔서는
설법하여 많은 사람 교화하셨고
다시 나제(那提) 마을에 이르셨는데
如來復前行,
至彼鳩梨村,
說法多所化,
復至那提村。
 

사람들 돌림병으로 많이 죽자
그 친척들 모두 와서 물었네.
“돌림병으로 죽은 모든 친족들
죽은 뒤에 어디에 태어났습니까?”
人民多疫死,
親戚悉來問,
諸親疫死者,
命終生何所。
 

부처님께서는 업보(業報)를 잘 아시어
그 물음에 따라 모두 예언해주시고
다시 비사리(鞞舍離)로 나아가시어
암라(菴羅) 숲속에 머무셨네.
佛善知業報,
悉隨問記說,
前至鞞舍離,
住於菴羅林。
 

저 암마라(菴摩羅)라는 여자는
부처님께서 그 동산에 오셨단 말 듣고
그 시녀(侍女) 무리들 거느리고
조용히 나와 맞이했었네.
彼菴摩羅女,
承佛詣其園,
侍女衆隨從,
庠序出奉迎。
 

모든 정(情)의 근(根)을 거두어 잡고
몸에는 가벼운 흰 옷을 입어
갖가지로 장엄한 옷을 버리고
목욕하고 향과 꽃으로 단정했네.
善執諸情根,
身服輕素衣,
捨離莊嚴服,
自沐浴香花。
 

마치 세상의 정숙하고 어진 여자
깨끗한 소복 입고 하늘에 절하는 듯
단정하고 아름다운 그 얼굴 모습
마치 하늘 여인[天玉女]의 모습 같았네.
猶世貞賢女,
潔素以祠天,
端正妙容姿,
猶天玉女形。
 

부처님께서 멀리서 여인 오는 것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네.
“저 여자는 지극히 단정하여
능히 수행자의 마음 붙들 수 있으리니
佛遙見女來,
告諸比丘衆,
此女極端正,
能留行者情。
 

너희들은 마땅히 바른 생각과
지혜로써 그 마음 진정시켜라.
차라리 사나운 호랑이 입이나
미친 사내의 예리한 칼 아래 있을지언정
汝等當正念,
以慧鎭其心,
寧在暴虎口,
狂夫利劍下。
 

여자를 보고 그것에 대하여
애욕의 정을 일으키지 말라.
여자는 아름다운 그 자태 나타낼 때
다니거나 섰거나 앉았거나 누웠거나
不於女人所,
而起愛欲情,
女人顯恣態,
若行住坐臥。
 

더 나아가서는 그 그림에 이르기까지
모두 아름다운 자태를 나타내어
사람의 착한 마음 겁탈하나니
어떻게 스스로 방어하지 않으리.
乃至畫像形,
悉表妖姿容,
劫奪人善心,
如何不自防。
 

울고 웃으며 기뻐하고 성내며
멋대로의 몸짓으로 눈썹 떨구고
혹은 흩은 머리나 기울어진 머리 묶음도
오히려 사람 마음 어지럽게 하거늘
現啼笑憙怒,
縱體而垂肩,
或散髮髻傾,
猶尚亂人心。
 

하물며 그 몸짓과 태도 꾸미고
아름답고 고운 얼굴 나타내면서
장엄한 꾸밈으로 더러운 꼴 숨겨
어리석은 사내를 유혹하고 속이니
況復飾容儀,
以顯妙姿顏,
莊嚴隱陋形,
誘誑於愚夫。
 

정신을 빼앗고 나쁜 생각 내게 하여
추하고 더러운 꼴을 깨닫지 못하게 함이랴.
그러므로 마땅히 덧없고 괴로우며
더럽고 내 것은 없다고 관찰하여
迷亂生德想,
不覺醜穢形,
當觀無常苦,
不淨無我所。
 

그 참된 모양을 자세히 봄으로써
탐욕의 생각을 없애야 하느니라.
스스로 경계를 바르게 관찰하면
하늘여인이라도 좋아할 것 없겠거늘
諦見其眞實,
滅除貪欲想,
正觀於自境,
天女尚不樂。
 

하물며 어떻게 인간세계 탐욕이
능히 사람 마음을 붙들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마땅히 정진(精進)의 활과
지혜의 칼날과 예리한 화살 쥐고
況復人閒欲,
而能留人心,
當執精進弓,
智慧鋒利箭。
 

바른 생각의 겹 갑옷 입고
다섯 가지 탐욕과 결전해 보라.
차라리 뜨거운 쇠창으로써
두 눈을 찔러 뚫을지언정
被正念重鎧,
決戰於五欲,
寧以熱鐵搶,
貫徹於雙目。
 

애욕을 가진 마음으로써
여색(女色)을 보지 않아야 하리.
애욕은 그 마음 미혹시켜
여색(女色)에 현혹되게 하나니
不以愛欲心,
而觀於女色,
愛欲迷其心,
炫惑於女色。
 

어지러운 생각으로 목숨 마치면
반드시 세 가지 나쁜 길에 떨어지리라.
그러므로 나쁜 길의 괴로움 두려워해
여인의 속임을 받지 않아야 하네.
亂想而命終,
必墮三惡道,
畏彼惡道苦,
不受女人欺。
 

감관[根]을 경계에 얽어매지도 말고
경계를 감관에 얽어매지도 말라.
그 가운데서 생겨나는 탐욕의 생각은
감관이 경계를 얽어매기 때문이니라.
根不繫境界,
境界不繫根,
於中貪欲想,
由根繫境界。
 

마치 두 마리 밭가는 소가
한 멍에 한 굴레에 매인 것 같아서
소가 서로를 얽어맨 것 아니니
감관 경계도 또한 그러하니라.
猶如二耕牛,
同一軛一鞅,
牛不轉相縛,
根境界亦然。
 

그러므로 마땅히 마음을 제어해
함부로 방일하지 말지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 위해
갖가지로 설법해 마치시자
是故當制心,
勿令其放逸,
佛爲諸比丘,
種種說法已。
 

저 암마라 여자
차츰차츰 세존 앞에 다가왔네.
부처님께서 나무 밑에 앉으시어
고요히 선정에 들어 사유하시는 것 보고
彼菴摩羅女,
漸至世尊前,
見佛坐樹下,
禪定靜思惟。
 

‘부처님께서 대비(大悲)하신 마음으로
내 이 숲을 받으셨으면’하고 생각했다.
단정한 마음으로 태도를 가다듬어
본래의 아름답고 고운 정을 버리고
念佛大悲心,
哀受我樹林,
端心斂儀容,
止素妖冶情。
 
 
공경하는 모습으로 마음이 지극하여
머리 조아려 발에 대고 예배했네.
세존께서 앉으라 명령하시고
그 마음에 맞추어 설법하셨네.
恭形心純至,
稽首接足禮,
世尊命令坐,
隨心爲說法。
 

“네 마음 이미 순수하고 고요하며
덕 있는 모습 밖으로 드러난다.
젊은 나이에 재물은 풍족하고
덕을 갖추고 좋은 얼굴 겸하고도
汝心已純靜,
表徹外德容,
壯年豐財寶,
備德兼姿顏。
 

능히 바른 법을 믿고 즐기나니
이것은 세상에서 어려운 일이니라.
장부로서 노숙하고 지혜 있어서
법을 좋아하는 것 기특한 일 아니네.
能信樂正法,
是則世之難,
丈夫宿智慧,
樂法非爲奇。
 

그러나 여자는 정과 뜻이 약하고
지혜는 옅고 애욕은 깊은데도
능히 바른 법을 좋아한다면
그야말로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네.
女人情志弱,
智淺愛欲深,
而能樂正法,
此亦爲甚難。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법을 스스로 좋아해야 하리라.
재물과 색(色)은 항상한 보배 아니요
오직 바른 법만이 보배가 되느니라.
人生於世閒,
唯應法自娛,
財色非常寶,
唯正法爲珍。
 

좋던 건강도 병으로 무너지고
젊음도 늙음으로 변하게 되며
목숨은 죽음으로 곤(困)함을 받지만
수행하는 법만은 침노할 수 없느니라.
强良病所壞,
少壯老所遷,
命爲死所困,
行法無能侵。
 

사랑하는 것도 떠나지 않는 것 없고
사랑하지 않는 것 억지로 만나며
구하는 것 뜻대로 얻지 못하나
오직 법만은 마음을 따르느니라.
所愛莫不離,
不愛而强鄰,
所求不隨意,
唯法爲從心。
 

남의 힘[他力]은 큰 고통 되지만
자재로운 힘은 큰 기쁨 되나니
여자는 모두 남의 힘에 의지하고
겸하여 남의 자식 배는 고통 있다네.
他力爲大苦,
自在力爲歡,
女人悉由他,
兼懷他子苦。
 

그러므로 마땅히 깊이 생각해
여자 몸을 싫어해 여의어야 한다.”
저 암마라 여자
법을 듣자 마음 기뻐지고
是故當思惟,
厭離於女身,
彼菴摩羅女,
聞法心歡喜。
 

굳건한 지혜 더욱 밝아져
능히 애욕을 끊을 수 있었네.
곧 스스로 여자 몸 싫어하고
또한 경계에도 물들지 않았네.
堅固智增明,
能斷於愛欲,
卽自厭女身,
不染於境界。
 

비록 누추한 형상 꼴 부끄럽긴 했으나
법의 힘은 그 마음 권하였기에
머리를 조아리며 부처님께 아뢰었네.
“높은 이의 포섭함 이미 받았습니다.
雖恥於陋形,
法力勸其心,
稽首而白佛,
已蒙尊攝受。
 

내일 저의 공양을 받아주시어
제 이 뜻한 소원 이루게 해주소서.”
부처님께서 그 정성스런 마음 아시고
겸하여 모든 중생 이익되게 하기 위해哀受明供養,
令滿其志願,
佛知彼誠心,
兼利諸群生。
 

잠자코 그의 청을 받아 주시어
그로 하여금 기뻐하게 하시자
그 여자는 눈과 귀 더욱 밝아져
예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네.
默然受其請,
令卽隨歡喜,
視聽轉增明,
作禮而還家。
佛所行讚卷第四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통합뷰어
  1. 3)3) 범어로는 Yastivana라도함. 왕사성(王舍城) 교외의 원림(園林). 나중에 이곳에 부처님과 스님들을 위해 정사를 세웠는데 안거(安居) 중에 여기서 머무는 일이 많았다고 함.
  2. 4)4)첫째는 열심히 정진하는 것[精勤]이요, 둘째는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아는 것[所欲知足]이며, 셋째는 용맹한 마음이 있는 것[有勇猛心]이요, 넷째는 많이 알아 다른이에게 법을 설해주는 것이며, 다섯째는 두려움이나 공포가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계(戒)와 율(律)을 온전히 갖추는 것이며, 일곱째는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지혜가 있는 것이며, 아홉째는 해탈하는 것이요, 열째는 해탙지견(解脫智見)을 얻는 것이다.
  3. 5)5)첫째는 탐(貪)번뇌요, 둘째는 진(瞋)번뇌이며, 셋째는 치(癡)번뇌요, 넷째는 만(慢)번뇌이며, 다섯째는 의(疑)번뇌이고, 여섯째는 몸을 실체시하는 견해[身見], 일곱째는 치우친 견해[邊見], 여덟째는 삿된 견해[邪見], 아홉째는 틀린 견해를 바르다고 집착하는 견해[見取見], 열째는 외도의 계법을 뛰어난 것이라 집착하는[戒禁取見]견해이다.
  4. 6)6)탐(貪)ㆍ진(瞋)ㆍ치(癡) 3독(毒)을 말함.
  5. 7)7)사리불(舍利弗)ㆍ목련(目連)ㆍ대가섭(大迦葉)을 말함
  6. 8)8)범어로는 śrāvasti라고 함. 사위(舍衛)라고도 쓰며, 음역하여 실라벌(室羅筏)ㆍ시라바데(尸羅波提)라고 한다. 중인도 구살라국(拘薩羅國)의 도성으로 부처님 생존시에는 바사닉왕(波斯匿王)과 비유리왕(毘琉璃王)의 부자가 살았으며, 성 남쪽에는 기원정사가 있었다.
  7. 9)9)비람풍(毘藍風)은 범어로는 vairambhaka라고 함. 한역하여 신맹(迅猛) 또는 선풍(旋風)이라고도 한다. 겁말(劫末)ㆍ겁초(劫初)에 불고 속력이 매우 빨라 모든 만물을 파괴하는 바람.
  8. 10)10)다섯 가지의 부사의(不思議)하고 자재한 작용으로 첫째는 천안통(天眼通), 둘째는 천이통(天耳通), 셋째는 타심통(他心通), 넷째는 숙명통(宿命通), 다섯째는 신족통(神足通)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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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_IT_K0980_T_003 URL복사 통합뷰어 029_0654_a_01L불소행찬 제3권-일명 불본행경(佛本行經)- 029_0654_a_01L佛所行讚卷第三 亦云佛本行經 통합뷰어 마명보살 지음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029_0654_a_02L馬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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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소행찬 제3권
-일명 불본행경(佛本行經)-

佛所行讚 卷第三
亦云 佛本行經


마명보살 지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馬鳴菩薩造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10. 병사왕예태자품(甁沙王詣太子品)
      甁沙王詣太子品第十


태자는 왕사(王師)와
바른 법 집행하는 대신을 하직하고
풍랑을 무릅쓰고 항하(恒河)를 건너
길따라 영추암(靈鷲巖)에 나아갔네.
太子辭王師,
及正法大臣,
冒浪濟恒河,
路由靈鷲巖。


영추암은 그 뿌리 다섯 산에 감추었고
특별히 우뚝한 고갯마루 평평한 산중턱
숲나무엔 꽃과 열매 우거지고
따뜻한 물과 찬 물이 나뉘어져 흐르네.
藏根於五山,
特秀峙中亭,
林木花果茂,
流泉溫涼分。


다섯 산성(山城)에 한 번 들어가면
고요하기 하늘 위에 오른 것 같네.
그 나라 사람들 태자를 보니
덕망 있는 모습 깊고 또 밝으며
入彼五山城,
寂靜猶昇天,
國人見太子,
容德深且明。


젊은 몸엔 환한 광택이 흘러
견줄 데 없는 장부 얼굴이었네.
그들은 모두 기이하고 특별하다 생각하며
자재천(自在天)의 깃대를 보듯 하였네.
少年身光澤,
無比丈夫形,
悉起奇特想,
如見自在幢。


축생들도 발길을 멈추고
뒤에서 오던 사람 빨리 걸으며
앞서 가던 이들은 뒤돌아보고
물끄러미 바라보며 싫증내지 않았네.
撗行爲止足,
隨後者速馳,
先進悉迴顧,
瞻目視無厭。


온몸의 그 특별한 상호(相好)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눈동자 움직이지 않고
공경하며 나와 맞이하면서
합장하고 예배하며 문안드렸네.
四體諸相好,
隨見目不移,
恭敬來奉迎,
合掌禮問訊。


그들은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법에 알맞게 공양드리고
귀하고 훌륭한 얼굴 우러러 보고는
고개 숙여 제 꼴들을 부끄러워하였네.
咸皆大歡喜,
隨宜而供養,
瞻仰尊勝顏,
俯愧種種形。


본래부터 경솔하고 조급했던 거동도
잠자코 엄숙하게 공경 더하고
원한 품은 마음은 영원히 풀렸으며
자비롭고 온화한 정(情) 더욱 더했네.
政素輕躁儀,
寂默加肅敬,
結恨心永解,
慈和情頓增。


남녀 모두는 공사(公私)의 생업
한꺼번에 모두 다 내던지고
모습을 공경하고 그 덕을 존경하며
보고 또 보며 돌아갈 줄 몰랐네.
士女公私業,
一時悉休廢,
敬形宗其德,
隨觀盡忘歸。


두 눈썹 사이의 흰 털 모양
길고도 넓은 검푸른 눈
온몸은 금빛으로 찬란하고
엷은 망만(網縵)이 있는 청정한 손
眉閒白毫相,
脩廣紺靑目,
擧體金光曜,
淸淨網縵手。


비록 출가(出家)한 이의 모양은 하였으나
성왕(聖王)에 걸맞은 모습 있었네.
왕사성(王舍城)의 모든 남녀들
어른이나 어린이나 불안(不安)해 했네.
“이런 사람도 오히려 출가했는데
우리들이 어떻게 세상 욕심 즐기랴.”
雖爲出家形,
有應聖王相,
王舍城士女,
長幼悉不安,
此人尚出家,
我等何俗歡。


그때 병사왕(甁沙王)은
높다란 누각 위에 있다가
저 모든 사내와 여자들이
어쩔 줄 몰라하는 이상한 행동 보고
爾時甁沙王,
處於高觀上,
見彼諸士女,
惶惶異常儀。



곧 명령하여 바깥 사람 한 명을 불러
무슨 까닭인가를 자세히 물었네.
그는 왕 있는 누각 밑에 공손히 꿇어앉아
그가 듣고 본 바를 갖추어 아뢰었네.
勅召一外人,
備問何因緣,
恭跪王樓下,
具白所見聞。


“옛날에 들으니 석씨(釋氏) 종족 중에
뛰어나고 특별한 아들이 있어
신비한 지혜 세상 밖에 뛰어나
왕으로 팔방을 거느릴 만하였는데
昔聞釋氏種,
殊特殊勝子,
神慧超世表,
應王領八方。


지금은 집을 나와 이곳에 있기에
뭇 사람들 모두 받들어 맞이한 것입니다.”
왕은 듣고 마음에 놀라고도 기뻐하여
몸은 머물렀으나 정신은 이미 달렸네.
今出家在此,
衆人悉奉迎,
王聞心驚喜,
形留神已馳。


심부름꾼 시켜 빨리 돌아가
그의 안부 편안한가 살펴보게 하자
심부름꾼 분부 받고 가만히 그를 따라
그가 하는 행동 슬며시 살폈네.
勅使者速還,
伺候進趣宜,
奉教密隨從,
瞻察所施爲。


맑고 고요하며 단정한 눈길
편안한 걸음걸이 참된 위의(威儀) 나타내며
마을에 들어가서 걸식할 때는
모든 걸사(乞士)들의 광명이 되었네.
澄靜端目視,
庠步顯眞儀,
入里行乞食,
爲諸乞士光。


형상을 거두어 마음 어지럽지 않고
좋아하거나 미워하거나 편치 않음 없앴네.
맛나거나 거칠거나 음식 얻는 그대로
발우[鉢]에 받아 숲으로 돌아왔네.
斂形心不亂,
好惡靡不安,
精麤隨所得,
持鉢歸閑林。


밥 먹기 마친 뒤에 맑은 물에 양치질하고
안백산(安白山)의 고요함을 즐겼네.
푸른 숲 높은 언덕 위에 벌여 있고
붉은 꽃 그 사이에 군데군데 피어 있네.
食訖漱淸流,
樂靜安白山,
靑林別高崖,
丹華殖其閒。


공작 등 온갖 새들
가벼이 날며 어지럽게 울어 대고
그 속에서 법복(法服)은 더욱 선명해
마치 해가 부상(扶桑)에 떠오르듯 하였네.
심부름꾼은 그의 편안한 삶을 보고
그 사정을 왕에게 갖추어 아뢰었네.
孔雀等衆鳥,
飜飛而亂鳴,
法服助鮮明,
如日照扶桑,
使見安住彼,
次第具上聞。


왕은 듣고 마음에 공경심 생겨
곧 명령하여 수레 타고 길을 떠났네.
하늘관[天冠] 쓰고 꽃옷을 입고
사자왕(師子王)의 걸음으로 걸었네.
王聞心馳敬,
卽勅嚴駕行,
天冠佩花服,
師子王遊步。


나이 많고 벼슬 높으며
고요하고 자상한 선비를 뽑아
백천 무리를 앞뒤에 거느리니
구름이 백산(白山)에 오르듯 하였네.
簡擇諸宿重,
安靜審諦士,
導從百千衆,
雲騰昇白山。


보살의 위엄 있는 모습을 보니
모든 마음과 감관[根]은 지극히 고요한데
산속 암실(巖室)에 단정히 앉은 모습
푸른 하늘에 걸려 있는 달과 같았네.
見菩薩嚴儀,
寂靜諸情根,
端坐山巖室,
如月麗靑天。


묘한 빛 깨끗하고 단정하며 위엄 있어
마치 법으로 변화한 몸 같았네.
경건한 마음으로 엄숙한 마음 내어
공손한 걸음으로 점점 다가갔다네.
妙色淨端嚴,
猶若法化身,
虔心肅然發,
恭步漸親近。


그것은 마치 제석천왕이
마혜수라(摩醯首羅)왕에게 나가는 듯했네.
얼굴을 고치고 예의를 갖추고
공손히 그의 안부를 묻자
猶如天帝釋,
詣摩醯首羅,
斂容執禮儀,
敬問彼和安。


보살은 고요히 몸을 움직여
왕이 행한 대로 따라 답례하였네.
그때 왕은 위로하며 문안한 뒤에
맑고 깨끗한 돌 위에 단정히 앉았네.
菩薩詳而動,
隨順反相酬,
時王勞問畢,
端坐淸淨石。


싱그러운 모습 우러러 보았을 때
얼굴은 온화하고 마음은 기뻤네.
“엎드려 듣건대 이름 높은 종족으로
장하고 큰 덕을 서로 이어 물려받았네.
瞪矚瞻神儀,
顏和情交悅,
伏聞名高族,
盛德相承襲。


흠모하는 정 오랫동안 쌓아 왔나니
내 이제 품은 의심 풀고자 하네.
햇빛의 근원이요, 근본으로서
왕의 운수 흥성하기 이미 만 대에
欽情久蘊積,
今欲決所疑,
日光之元宗,
祚隆已萬世。


덕 있는 후손으로 이어받게 해
널리 퍼져 마침내 지금에 이르렀네.
어질고 총명하며 아직 젊은 나인데
무슨 까닭으로 집 나왔는가.
令德紹遺嗣,
弘廣萃於今,
賢明年幼少,
何故而出家。


세상에서 뛰어난 거룩한 왕자로서
밥을 빌어먹으면서 영화를 버렸네.
그 묘한 몸에는 향(香) 발라야 하거늘
무슨 까닭으로 가사(袈裟)를 입었으며
超世聖王子,
乞食不存榮,
妙體應塗香,
何故服袈裟。


그 손은 온 천하를 쥐어야 마땅하거늘
도리어 변변치 못한 음식 받는구나.
만일 그대 부왕(父王)의 대를 이어
그 나라를 받지 않겠다 하면
手宜握天下,
反以受薄飡,
若不代父王,
受禪享其土。


나는 이제 내 나라 반을 주리니
바라건대 조금만 마음 돌리게.
이미 친척의 핍박 받을 혐의 없고
때 지나면 하고 싶은 대로 되리라.
吾今分半國,
庶望少留情,
旣免逼親嫌,
時過隨所從。


마땅히 정성된 내 말을 따르라.
그대의 덕 탐나 좋은 이웃 삼고 싶네.
행여나 이름난 훌륭한 종족으로
슬기와 덕과 용모 겸하였다네.
當體我誠言,
貪德爲良鄰,
或恃名勝族,
才德容貌兼。


높은 절개 굽히고 머리 숙여
나의 은혜 받으려 하지 않겠다면
마땅히 건장하고 용맹스런 군사와
무기와 그에 따른 군자(軍資) 주리라.
不欲降高節,
屈下受人恩,
當給勇健士,
器仗隨軍資。


자신의 능력껏 널리 거두면
천하에 그 누가 추종하지 않으리.
현명한 사람은 때를 알아 취(取)해야만
법과 재물과 5욕을 더하리라.
自力廣收羅,
天下孰不推,
明人知時取,
法財五欲增。


만일 이 세 가지 이익 얻지 못하면
마침내 부질없는 수고만 할 뿐이네.
법을 숭상해 재물과 색(色) 버리면
재물은 사람의 한 부분이 되겠지만
若不獲三利,
終始徒勞勤,
崇法捨財色,
財爲一分人。


많은 재물을 위해 법을 버리면
이것은 곧 재물만 보전하게 되며
가난하고 궁하면서 법마저 잊으면
5욕을 어떻게 즐기리.
富財捨法欲,
此則保財資,
貧寠而忘法,
五欲孰能歡。


그러므로 이 세 가지 일 갖추어야
덕은 흘러 퍼지고 도는 펼쳐지리라.
재물과 법과 5욕을 갖추면
그를 일러 세상의 대장부라 하리라.
是故三事俱,
德流而道宣,
法財五欲備,
名世大丈夫。


그 원만한 상(相)이 있는 몸으로 하여금
부질없이 괴롭혀 공(功) 없게 하지 말라.
만타(曼陀) 전륜성왕은
온 천하를 모두 거느렸어도
無令圓相身,
徒勞而無功,
曼陁轉輪王,
王領四天下。


제석천 자리의 반을 받았지만
힘에 겨워 천왕이 될 수 없었네.
이제 그대의 통통하고 긴 팔은
인간과 천상의 경계 총괄하기에 넉넉하네.
帝釋分半坐,
力不能王天,
今汝傭長臂,
足攬人天境。


그러므로 나는 이제 왕이란 힘을 믿어
억지로 만류하려 하지 않노라.
그러나 그대 좋은 형상을 바꿔
출가한 이의 옷 입은 것 보고
我不恃王力,
而欲强相留,
見汝改形好,
愛著出家衣。


이미 그 덕을 존경하지만
아끼는 그 사람 고생이 안타깝네.
그러므로 그대 걸식 행하는 것 보고
내가 가진 모든 땅 바치기 원하노라.
旣以敬其德,
矜苦惜其人,
今見行乞求,
我願奉其土。


젊어서는 5욕 즐거움 받고
중년(中年)에는 재물 쓰기 익히며
차츰 나이 들어 모든 감관 성숙해지면
그 때가 곧 법을 따를 때이네.
少壯受五欲,
中年習用財,
年耆諸根熟,
是乃順法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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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는 법과 재물 지키려 해도
반드시 5욕에 의해 무너질 것이요
늙으면 그 기운 허약하리니
그런 형편을 따라 적묵(寂黙) 구하라.
壯年守法財,
必爲欲所壞,
老則氣虛微,
隨順求寂默。


늙으면 재물과 욕심 부끄러워지고
법 행함을 온 세상 귀히 여기네.
젊어서는 마음이 경솔하고 조급해
5욕의 경계를 휘돌아 다니면서
耆年愧財欲,
行法擧世宗,
壯年心輕躁,
馳騁五欲境。


부부의 인연으로 얽히고 감겨
애정의 사귐에서 감각은 더욱 깊어지네.
차츰 나이 먹으면 얽매임이 적나니
법 따르는 자가 귀히 여기는 바이네.
疇侶契纏緜,
情交相感深,
年宿寡綢繆,
順法者所宗。


5욕은 모두 쉬고 그쳐
법 즐기는 마음 더욱더 자라나네.
그러니 왕법을 갖추어 숭상하고
큰 제사를 행해 하늘신 받들다가
五欲悉休廢,
增長樂法心,
具崇王者法,
大會奉天神。


마땅히 신비한 용(龍)의 등에 타고
하늘에 올라 즐거움 받으라.
과거에 뛰어난 모든 왕들도
보배 영락으로써 몸을 장엄하고
큰 모임을 열어 제사를 행하다가
마침내 죽어서는 하늘 복 받았다네.”
當乘神龍背,
受樂上昇天,
先勝諸聖王,
嚴身寶瓔珞,
祠祀設大會,
終歸受天福。


이와 같이 병사왕(甁沙王)은
갖가지 방편으로 달랬으나
태자의 뜻 굳고 단단하여
움직이지 않음이 수미산과 같았네.
如是甁沙王,
種種方便說,
太子志堅固,
不動如須彌。

 


11. 답병사왕품(答甁沙王品)
   佛所行讚   答甁沙王品  第十一


병사왕은 이치를 따라
위로하고 권해 청하기를 마치자
태자가 공손하게 대답하였네.
“위로해 주시는 말 매우 감사하오.
甁沙王隨順,
安慰勸請已,
太子敬答謝,
深感於來言。


세간 일에 매우 적절함을 얻었고
하신 말씀 이치에 어긋나지 않았네.
하리(訶梨)의 이름 있는 종족의 후손으로
모든 사람의 선지식(善知識) 되었네.
善得世閒宜,
所說不乖理,
訶梨名族胄,
爲人善知識。


의(義)를 품은 마음이 비고 지극하거늘
마땅히 이와 같이 법을 말해야 하네.
이 세상에서 설하는 평범한 기품으로는
인(仁)과 의(義)에 머물 수 없네.
義懷心虛盡,
法應如是說,
世間說凡品,
不能處仁義。


엷은 덕으로써 얕은 정(情) 만나
어떻게 뛰어난 일 알 수 있으리.
조상들의 훌륭한 근본을 이어받고
예(禮)를 높이고 공경과 겸양 닦았네.
薄德遇近情,
豈達名勝事,
承習先勝宗,
崇禮修敬讓。


괴롭고 어려운 가운데서
두루 구제하여 버리지 않는 것
이것을 곧 이 세상의
진실한 선지식의 모습이라 한다네.
能於苦難中,
周濟不相棄,
是則爲世閒,
眞善知識相。


착한 벗이 재물로 구제해 주면
이것은 단단한 창고라 하겠지만
지키고 아껴 자기 이익 꾀하면
이것은 반드시 빨리 잃게 되리라.
善友財通濟,
是名牢固藏,
守惜封己利,
是必速亡失。


나라 재물은 평범하지 않은 보배로서
은혜 베풀면 복된 업(業) 되고
아울러 선지식에 베풀어주면
비록 흩었으나 뒤에는 후회 없으리.
國財非常寶,
惠施爲福業,
兼施善知識,
雖散後無悔。


이미 당신의 돈독한 마음 알았나니
구태여 거슬리는 말은 하지 않으리.
우선 지금 내가 본 것을
솔직한 마음을 그대에게 말하리라.
旣知汝厚懷,
不爲違逆論,
且今以所見,
率心而相告。


나는 남[生]ㆍ늙음ㆍ병듦ㆍ죽음이 두려워
참다운 해탈을 구하고자
어버이를 버리고 은애(恩愛)를 떠났으니
어떻게 다시 돌아가 5욕을 익히겠는가.
畏生老病死,
欲求眞解脫,
捨親離恩愛,
豈還習五欲。


사나운 독사나 겨울 번개나
맹렬한 불꽃은 두렵지 않지만
오직 5욕(欲)의 경계에 유전하다가
내 마음 수고롭힐까 두려울 뿐이오.
不畏盛毒蛇,
凍電猛盛火,
唯畏五欲境,
流轉勞我心。


5욕은 평범하지 않은 도적으로
사람의 좋은 보배 겁탈해 뺏고
간사하고 거짓되고 진실하지 않아서
마치 꼭두각시로 변화한 사람 같나니
五欲非常賊,
劫人善珍寶,
詐僞虛非實,
猶若幻化人。


잠깐 생각만 해도 사람을 미혹시키거늘
하물며 항상 그 가운데 있음이.
5욕은 큰 걸림이 되어
영원히 적멸법(寂滅法)을 가리우리라.
蹔思令人惑,
況常處其中,
五欲爲大㝵,
永障寂滅法。


하늘의 즐거움도 오히려 싫다 하겠거늘
하물며 인간 욕심 그 속에 머물겠는가.
5욕은 간절한 애욕 일으켜
끝내 만족할 때가 없다네.
天樂尚不可,
況處人閒欲,
五欲生渴愛,
終旡滿足時。


큰 바람 부는 사나운 불길 속에
섶을 던져도 족함이 없는 것 같네.
세상의 모든 옳지 않은 것으론
5욕의 경계보다 더한 것 없다네.
猶盛風猛火,
投薪亦無足,
世閒諸非義,
莫過五欲境。


중생들은 어리석게 탐함으로써
즐겨 집착하면서 깨닫지 못하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5욕을 두려워해
옳지 않은 데 떨어지지 않네.
衆生愚貪故,
樂著而不覺,
智者畏五欲,
不墮於非義。


왕은 사해(四海) 안을 다스리면서
오히려 밖에서 바라고 구하나니
애욕(愛欲)은 큰 바다와 같아
끝끝내 만족함에 머물지 못하네.
王領四海內,
猶外更希求,
愛欲如大海,
終無止足時。


만타(曼陀) 전륜성왕은
넓은 하늘에서 황금비 내렸고
왕이 되어 4천하를 다스렸지만
다시 도리천(忉利天)을 구하여
曼陁轉輪王,
普天雨黃金,
王領四天下,
復希忉利天。


제석천 자리의 반을 차지한 뒤에
다시 도모(圖謀)하려다 목숨 마쳤네.
농사(農沙)왕은 고행을 닦아
33천(天)의 왕이 되어서
帝釋分半座,
欲圖致命終,
農沙修苦行,
王三十三天。


방일(放逸)한 욕심에 마음은 교만하여
선인(仙人)에게 수레를 끌게 하다가
이렇게 방일(放逸)한 행의 인연으로
곧 구렁이의 세계에 떨어졌었네.
縱欲心高慢,
仙人挽步車,
緣斯放逸行,
卽墮蟒蛇中。


가라(罣羅) 전륜성왕은
도리천에서 노닐면서
천녀(天女)를 아내로 삼아
선인들의 금을 세금으로 거두었네.
罣羅轉輪王,
遊於忉利天,
取天女爲后,
賦斂仙人金。


선인의 노여움으로 주술(呪術)을 걸어서
나라는 망하고 목숨은 끝났었네.
바라(婆羅)에서 대제석(大帝釋)으로
대제석에서 농사(農沙)로
仙人忿加呪,
國滅而命終,
婆羅大帝釋,
大帝釋農沙。


농사에서 제석으로 돌아갔나니
천주(天主)가 어찌 항상한 것이랴.
나라도 견고한 것 아니니
오직 힘센 사람만이 사는 곳이네.
農沙歸帝釋,
天主豈有常,
國土非堅固,
唯大力所居。


풀로 옷을 만들어 입고
나무 열매 먹으며 흐르는 샘 마시고
긴 머리털은 땅에 닿을 듯
고요하고 잠잠하여 구하는 것 없었네.
被服於草衣,
食果飮流泉,
長髮如垂地,
寂默無所求。


이와 같은 고행을 닦는다 해도
마침내 탐욕으로 무너지고 말았네.
마땅히 알아야 하니 5욕의 경계는
도를 행하는 이의 원수라네.
如是修苦行,
終爲欲所壞,
當知五欲境,
行道者怨家。


일천 개의 팔 가진 대력왕(大力王)의
용맹으로도 당할 수 없다네.
저 라마(羅摩) 선인이 살해한 것도
또한 탐욕으로 말미암은 것이네.
千臂大力王,
勇健難爲敵,
羅摩仙人殺,
亦由貪欲故。


하물며 우리 찰제리(刹帝利) 종족
탐욕에 이끌리지 않을 수 있으랴.
그 맛이 적은 경계의 욕심조차도
자식(子息)이 자라나면 더욱 더하네.
況我剎利種,
不爲欲所牽,
少味境界欲,
子息長彌增。


슬기로운 사람이 미워하는 바이니
탐욕의 독(毒)을 누가 즐겨 먹으리.
갖가지 괴로움으로 이익을 구하는 것
그 모두 탐욕에 부림당해서이네.
慧者之所惡,
欲毒誰服食,
種種苦求利,
悉爲貪所使。


만일 거기에 탐욕 없으면
애씀과 괴로움은 생기지 않으리.
슬기로운 사람은 괴로움의 허물 보고
탐하는 욕심을 없애 버리네.
若無貪欲者,
勤苦則不生,
慧者見苦過,
滅除於貪欲。


세상에서 좋다 하는 것들
그것은 곧 다 나쁜 법이네.
중생들이 탐하고 즐거워하는 것
온갖 방일을 내기 때문이라네.
世閒謂爲善,
卽皆是惡法,
衆生所貪樂,
生諸放逸故。


방일은 도리어 자신을 해쳐
죽으면 틀림없이 나쁜 세계에 떨어지리라.
부지런히 방편 닦아 얻어지는 것
그리고 방편으로 보호하는 것이네.
放逸反自傷,
死當墮惡趣,
勤方便所得,
而方便所護。


애쓰지 않으면 저절로 잃어지나니
그것은 방편으로 붙들 수 없는 것
그것은 마치 빌린 물건 같아서
지혜로운 사람은 탐착하지 않네.
不勤自亡失,
非方便能留,
猶若假借物,
智者不貪著。


탐욕으로 애써 구해서
얻은 뒤에는 애착을 더하다가
어느새 떠나고 흩어질 때에는
더욱 고통과 번민만 더하네.
貪欲勤苦求,
得以增愛著,
非常離散時,
益復增苦惱。


횃불 잡으려다 스스로 데인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집착하지 않네.
어리석고 미련하며 비천한 사람은
간탐(慳貪)하는 독으로 마음을 태우네.
執炬還自燒,
智者所不著,
愚癡卑賤人,
慳貪毒燒心。


몸이 마치도록 길이 고통받으며
일찍이 안락을 얻지 못하지만
탐욕과 성냄은 뱀의 독과 같나니
지혜로운 사람이 어찌 가까이 하랴.
終身長受苦,
未曾得安樂,
貪恚如蛇毒,
智者何由近。


힘쓰고 애쓰면서 마른 뼈를 씹어도
그것은 맛도 없고 배부르지 않아서
부질없이 제 이빨만 시달릴 뿐이니
지혜로운 사람은 맛보지 않네.
勤苦嚙枯骨,
無味不充飽,
徒自困牙齒,
智者所不嘗。


왕과 도둑과 물과 불에 나누어지고
나쁜 자식들 재물의 몫 다투되
마치 한 조각 비린 고기를 두고
새떼들 몰려들어 다투는 것 같다네.
王賊水火分,
惡子等共財,
亦如臭叚肉,
一聚群鳥爭。


재물을 탐하는 것 이와 같아서
지혜로운 사람은 기뻐하지 않네.
재물이 있어 모이는 곳에는
원망과 미움을 많이 일으키네.
貪財亦如是,
智者所不欣,
有財所集處,
多起於怨憎。


밤낮으로 스스로 지키고 막음이
사람이 큰 원수를 두려워하는 것 같네.
구속하여 저자에서 죽여 표방함을
사람의 정리로 증오(憎惡)하는 것이네.
晝夜自守衛,
如人畏重怨,
東市殺標下,
人情所憎惡。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오래도록 표방하는 것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멀리 한다네.
산림(山林)이나 강이나 바다에 들어가나
실패는 많고 안락은 적다네.
貪恚癡長摽,
智者常遠離,
入山林河海,
多敗而少安。


마치 높은 나뭇가지에 달린 과일을
따려고 애쓰다가 떨어져 죽는 것 같네.
탐욕의 경계도 이와 같아서
비록 보이기는 하나 갖기는 어렵네.
如樹高條果,
貪取多墮死,
貪欲境如是,
雖見難可取。


방편으로 애써 재물 구하나
모으기는 어렵고 흩어지긴 쉬워서
마치 꿈 속에서 얻은 물건 같나니
지혜로운 사람이 어찌 가지랴.
苦方便求財,
難集而易散,
猶如夢所得,
智者豈保持。


거짓으로 불구덩이 덮어 둔 것 같아서
밟는 사람 반드시 타 죽네.
탐욕의 불길도 또한 이와 같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거기서 노닐지 않네.
如僞覆火坑,
蹈者必燒死,
貪欲火如是,
智者所不遊。


마치 저 구라보(鳩羅步)와
필슬니(弼瑟膩)와 난타(難陀)
미치리(彌郗利)와 단다(檀茶) 같으며
백정 집의 칼궤[刀机] 같다네.
如彼鳩羅步,
弼瑟膩難陁,
彌郗利檀茶,
如屠家刀机。


애욕의 형체도 또한 그러해
지혜로운 사람은 하지 않는 바이네.
몸을 묶어 물이나 불에 던지고
혹은 높은 벼랑에서 몸을 던져
愛欲形亦然,
智者所不爲,
束身投水火,
或投於高巖。


하늘의 즐거움 구한다 해도
한낱 괴로워할 뿐 이익 얻지 못하네.
손도(孫陶)와 발손도(鉢孫陶)와
아수륜(阿修輪) 형제는
而求於天樂,
徒苦不獲利,
孫陶鉢孫陶,
阿修輪兄弟。


같이 태어나 서로 사랑했으나
욕심으로 말미암아 서로를 죽였고
몸이 죽자 이름도 함께 멸하였나니
모두 다 탐욕을 말미암기 때문이었네.
同生相愛念,
爲欲相殘殺,
身死名俱滅,
皆由貪欲故。


탐애(貪愛)는 사람을 천하게 만들어
채찍이나 막대로 때리는 고통 있고
애욕은 야비한 희망이기에
긴긴 밤 몸과 정신 시달리네.
貪愛令人賤,
鞭杖驅策苦,
愛欲卑希望,
長夜形神疲。


크고 작은 사슴은 소리를 탐하다 죽고
나는 새들은 색탐(色貪) 따르며
못에 사는 고기는 낚싯밥을 탐하나니
모두 다 탐욕으로 곤함을 받느니라.
麋鹿貪聲死,
飛鳥隨色貪,
淵魚貪鉤餌,
悉爲欲所困。


그러므로 생활 수단[具] 관찰해 보면
모두 다 자재(自在)한 법 아니라네.
음식으로 굶주림의 걱정 달래고
목마름 덜기 위해 물을 마시네.
觀察資生具,
非爲自在法,
食以療飢患,
除渴故飮水。


옷을 입어 바람과 추위 막고
누움으로 졸음을 다스리네.
다니기 피곤하여 탈 것을 찾고
서 있기에 고달파 앉는 자리 구하네.
衣被卻風寒,
臥以治睡眠,
行疲故求乘,
立惓求牀座。


때를 없애기 위해 목욕하나니
이 것 모두 괴로움을 쉬기 위함이라네.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5욕은 자재(自在)한 것 아니라네.
除垢故沐浴,
皆爲息苦故,
是故應當知,
五欲非自在。


마치 사람이 열병을 앓을 때
차게 다스리는 약 구함과 같나니
탐해 구해서 괴로운 걱정 그치면
어리석은 사람은 자재(自在)하다 말하네.
如人得熱病,
求諸冷治藥,
貪求止苦患,
愚夫謂自在。


그리고 저 모든 생활수단도
꼭 이 고통 그치게 하는 것 아니며
그것은 다시 괴로움을 더하나니
자재한 법이 아니기 때문이라네.
而彼資生具,
亦非定止苦,
又令苦法增,
故非自在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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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옷도 늘 즐거운 것 아니어서
때가 지나면 다시 고통 생기네.
달빛은 여름에는 서늘하지만
겨울이면 추운 고통 더해 준다네.
溫衣非常樂,
時過亦生苦,
月光夏則涼,
冬則增寒苦。


이렇게 이 세상 여덟 가지 법
어느 것도 결정된 모습 없다네.
괴롭고 즐거운 모습도 일정한 것 아니니
노비와 임금이 무슨 차이가 있으랴.
乃至世八法,
悉非決定相,
苦樂相不定,
奴王豈有間。


백성들에게 지시를 받들어 행하게 할 땐
임금을 뛰어난 사람 되게 하지만
그 지시는 고통으로서
마치 무거운 짐을 진 것과 같네.
教令衆奉用,
以王爲勝者,
教令卽是苦,
猶擔能任重。


세상의 가볍고 무거운 것 재어 보면
온갖 고통 그 몸에 모여 있네.
왕이 되면 사람들의 원망과 미움 많고
비록 친한 이라도 되려 근심 된다네.
普銓世輕重,
衆苦集其身,
爲王多怨憎,
雖親或成患。


친한 이 없이 혼자 살아가는 것
거기에 다시 무슨 즐거움 있으랴.
4천하의 왕이라 하더라도
그 활동[用]은 하나에 지나지 않네.
無親而獨立,
此復有何歡,
雖王四天下,
用皆不過一。


만 가지 일을 경영해 구한다 해도
그저 괴로움일 뿐 몸에 무엇이 이로우랴.
아직 탐하여 구하기를 그치지 못했으면
일을 쉼이 큰 안락이 된다네.
營求於萬事,
唐苦何益身,
未若止貪求,
息事爲大安。


왕위에 있으면 5욕의 즐거움 있지만
왕이 되지 않으면 한적한 기쁨 있다네.
기쁨과 즐거움이 이미 동등하거늘
구태여 왕위에 무엇 하러 앉으랴.
居王五欲樂,
不王閑寂歡,
歡樂旣同等,
何用王位爲。


그대는 그러한 방편을 꾀해
5욕으로 나를 인도하지 말라.
내 마음이 바라는 바는
맑고 시원하며 도(道)를 통하는 일이네.
汝勿作方便,
導我於五欲,
我情之所期,
淸涼虛通道。


그대가 만일 나를 이롭게 하려거든
내 구하는 것 도와 이루게 하라.
나는 원수의 집도 두려워하지 않고
하늘에 나는 즐거움도 바라지 않네.
汝欲相饒益,
助成我所求,
我不畏怨家,
不求生天樂。


마음으로 세속의 이익 생각지 않아
하늘관[天冠]도 버린 것이라네.
그러므로 간절한 그대의 정을 어기고
그대 여기 온 뜻을 따르지 않는 것이네.
心不懷俗利,
而捨於天冠,
是故違汝情,
不從於來旨。


독사의 입을 벗어난 것 같거늘
어찌 다시 그것을 도로 잡으리
횃불을 잡으면 자신이 타버리거늘
어찌 빨리 그것을 버리지 않으리.
如免毒蛇口,
豈復還執持,
執炬而自燒,
何能不速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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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있는 사람이 장님을 부러워하고
이미 풀려났는데 다시 결박을 구하네.
부자로서 가난하고 궁핍한 것 원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음 배우는 것이네.
有目羡盲人,
已解復求縛,
富者願貧窮,
智者習愚癡。


세상에 만일 이런 사람 있다면
나도 마땅히 나라 다스림을 즐거워하리.
나는 남[生]ㆍ늙음ㆍ죽음을 건너려고
몸을 절제해가며 밥 빌어먹고
世有如此人,
則我應樂國,
欲度生老死,
節身行乞食。


욕심을 적게 하여 한적함을 지키나니
뒷세상에 태어날 땐 나쁜 세계 면하리라.
이것은 곧 두 세상의 편안함이니
그대는 이제 나를 가엾어하지 말라.
寡欲守空閑,
後世免惡道,
是則二世安,
汝今勿哀我。


참으로 슬퍼할 건 왕이 된 자들이니
그 마음 언제나 허하고 갈증 느껴
이 세상에서는 편안하지 못하고
뒷세상에서는 괴로운 과보 받으리.
當哀爲王者,
其心常虛渴,
今世不獲安,
後世受苦報。


그대는 이름난 훌륭한 종족으로
대장부의 예절 있는 행동 있어서
나를 두터이 생각하고 대접하여
이 세상의 즐거움을 함께하려 하는구료.
汝以名勝族,
大丈夫禮儀,
厚懷處於我,
樂同世歡娛。


나도 또한 마땅히 그 덕을 갚기 위해
나의 이익 같이 하기 그대에게 권하노라.
세 가지 즐거움 익히는 것을
세상의 장부라고 말한다면
我亦應報德,
勸汝同我利,
若習三品樂,
是名世丈夫。


그것도 또한 옳지 못한 일이거니
늘 갈구함에 만족이 없기 때문이며
만일 남[生]ㆍ늙음ㆍ죽음 없으면
그야말로 대장부라 할 수 있다네.
此亦爲非義,
常求無足故,
若無生老死,
乃名大丈夫。


‘젊어서는 경솔하고 조급하므로
늙어서 집 떠나라’고 그대 말하지만
내 보기에는 나이 늙은 사람은
힘이 모자라 수행할 수 없다네.
汝言少輕躁,
老則應出家,
我見年耆者,
力劣無所堪。


한창 젊고 뜻이 굳셀 때
마음을 결정하는 것만 못하네.
죽음의 적(賊)은 칼 잡고 따르면서
언제나 그 틈을 엿보며 찾나니
不如盛壯時,
志猛心決定,
死賊執劍隨,
常伺求其便。


어떻게 늙어 뜻을 좇아
비로소 출가할 겨를 있으랴.
저 무상(無常)함이 사냥꾼 되어
늙음의 활과 병듦의 예리한 화살로
豈聽至年老,
遂志而出家,
無常爲獵師,
老弓病利箭。


나고 죽음의 넓은 들에서
언제나 중생이란 사슴을 엿보다가
틈만 얻으면 곧 목숨 빼앗나니
어떻게 목숨 마치기를 바라랴.
於生死曠野,
常伺衆生鹿,
得便斷其命,
孰聽終年壽。


대개 사람의 하는 짓에는
생기고 멸하는 일 있는 법이니
젊어서나 또 중년(中年)일 때
마땅히 힘써 준비하여야 하리.
夫人之所爲,
若生若滅事,
少長及中年,
悉應勤方便。


제사 행하여 큰 모임을 가지는 것
이것은 다 어리석기 때문이니
마땅히 바른 법을 숭상해야 하겠거늘
도리어 살생(殺生)하여 하늘에 제사올리네.
祠祀修大會,
是皆愚癡故,
應當崇正法,
反殺以祠天。


산목숨을 죽여 복을 구하는 것
이것은 자비(慈悲) 없는 사람이니
항상함[常]을 원해서 산목숨 죽이지만
그렇다면 오히려 죽이지 말아야 하리.
害生而求福,
此則無慈人,
害生果有常,
猶尚不應殺。


하물며 다시금 무상한 것 구하면서
어찌 산목숨을 잡아서 제사지내리오.
만약 계율과 들어 아는 지혜 없거나
선(禪)을 닦아 적정(寂靜)한 이는
況復求無常,
而害生祠祀,
若無戒聞慧,
修禪寂靜者。


마땅히 세상 사람 풍습을 따라
제사 행하여 큰 모임 열지 않는다네.
산목숨 죽여 현세의 즐거움 얻는다 해도
슬기로운 사람은 살생하지 않겠거늘
不應從世閒,
祠祀設大會,
殺生得現樂,
慧者不應殺。


하물며 다시금 중생을 죽여
뒷세상의 복을 구하려 하리오.
이 삼계(三界)의 인위적[有爲]인 과보는
그 모두 다 내가 좋아하는 것 아니라네.
況復殺衆生,
而求後世福,
三界有爲果,
悉非我所樂。


모든 세계는 흘러 움직이는 법으로서
물풀이 바람에 불려 떠다니는 것 같네.
그러므로 내 여기 멀리 온 것은
진정한 해탈을 구하기 위함이니
諸趣流動法,
如風水漂草,
是故我遠來,
爲求眞解脫。


저기 해탈의 방법 잘 말하는
아라람(阿羅灆) 있다는 소문 듣고
나는 이제 저 큰 선인(仙人)인
모니(牟尼) 있는 곳으로 나아가리라.
聞有阿羅灆,
善說解脫道,
今當往詣彼,
大仙牟尼所。


정성스런 말을 괴롭게 끊었으나
나는 지금 그대에게 감사한다네.
부디 그대의 나라 안온하기 바라며
잘 보호하여 제석천과 같이 하고
誠言苦抑斷,
我今誨謝汝,
願汝國安隱,
善護如帝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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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광명 천하를 비추되
마치 한낮의 햇빛과 같길 바라네.
매우 훌륭한 대지(大地)의 주인으로
단정한 마음 지녀 그 목숨 보호하고
慧明照天下,
猶如盛日光,
殊勝大地主,
端心護其命。


바른 교화로 그 아들 보호하며
이 천하에서 법왕(法王) 되기 바라네.
얼음과 눈은 불의 원수가 되지만
불로 인연하여 연기가 깃발처럼 일어나고
正化護其子,
以法王天下,
冰雪火爲怨,
緣火煙幢起。


연기 깃발 같은 뜬구름 형성되며
뜬구름이 큰비를 내릴 때
어떤 새는 공중에 있으면서 비를 마시지만
빗물 마셔도 몸은 젖지 않네.
煙幢成浮雲,
浮雲興大雨,
有鳥於空中,
飮雨不雨身。


큰 원수를 죽여 집[宅]을 삼고
집에 살면서 큰 원수를 다시 죽이리.
큰 원수를 죽이는 사람 있으면
그대는 마땅히 그를 항복받으리.
殺重怨爲宅,
居宅怨重殺,
有殺重怨者,
汝今應伏彼。


그래서 그로 하여금 해탈 얻게 함이
물 마시지만 몸은 젖지 않는 것 같네.”
그때 그 왕은 합장을 하고
그 덕을 존경하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말했네.
令其得解脫,
如飮不雨身,
時王卽叉手,
敬德心歡喜。


“그대가 바라는 것과 같이
부디 그 결과 빨리 이루시오.
그대는 그 결과 빨리 이루고 나서
돌아와 나를 거두어 주시오.”
如汝之所求,
願令果速成,
汝速成果已,
當還攝受我。


보살은 마음으로 그러리라 허락했네.
“반드시 그대 소원대로 되리라.”
이렇게 대답한 뒤 그 길을 따라
아라람 있는 곳으로 떠나갔다네.
菩薩心內許,
要令隨汝願,
交辭而隨路,
往詣阿羅藍。


왕과 그 모든 권속들
합장하고 전송한 뒤에
모두 기특한 생각내면서
왕사성(王舍城)으로 돌아왔었다네.
王與諸群屬,
合掌自隨送,
咸起奇特想,
而還王舍城。

 



12. 아라람울두람품(阿羅藍鬱頭藍品)
     佛所行讚   阿羅藍鬱頭藍品  第十二


감자족(甘蔗族)ㆍ월광족(月光族)의 후손은
저 고요한 숲에 이르러
모니(牟尼) 큰 선인(仙人)인
아라람(阿羅藍)에게 공손히 나아갔네.
甘蔗月光胄,
到彼寂靜林,
敬詣於牟尼,
大仙阿羅藍。


가람(迦藍) 현족(玄族)의 아들은
멀리서 보살이 오는 것 보고
큰 소리로 멀리서 찬탄하고
위로하면서 ‘잘 오셨소’라고 하였네.
迦藍玄族子,
遠見菩薩來,
高聲遙讚歎,
安慰言善來。


합장해 서로 공경하고
서로의 안부[安吉不] 물으며
서로 위로한 뒤에
태자는 천천히 자리에 나아갔네.
合掌交恭敬,
相問安吉不,
相勞問畢已,
庠序而就坐。


범지(梵志)는 태자의 얼굴과
자상한 그 태도 보고
그의 덕화에 푹 빠져서 감복하여
목마른 이 감로를 마시듯 했네.
梵志見太子,
容貌審諦儀,
沐浴伏其德,
如渴飮甘露。


손을 들어 태자에게 말하였네.
“그대 집 떠남을 안 지 오래이다.
친함과 사랑에 묶인 사슬 끊음이
코끼리가 굴레를 벗어난 것 같구나.
擧手告太子,
久知汝出家,
斷親愛纏鎖,
猶如象脫羈。


깊은 지혜와 깨달은 지혜 밝아
능히 그 독한 과보 면하였구나.
옛날의 밝고 훌륭한 왕들
왕위를 버리고 아들에게 맡겼으니
深智覺慧明,
能免斯毒果,
古昔明勝王,
捨位付其子。


마치 사람이 걸고 있던 꽃다발이
시들었기 때문에 내버리듯 하였네.
그러나 그대가 아직 젊은 나이로
왕위를 받지 않은 그것만은 못하나니
如人佩花鬘,
朽故而棄捨,
未若汝盛年,
不受聖王位。


너의 깊고 견고한 그 뜻을 보건대
능히 바른 법 그릇 될 수 있겠네.
그대는 마땅히 지혜의 배를 타고
나고 죽음의 바다 뛰어 건너게.
觀汝深固志,
堪爲正法器,
當乘智慧舟,
超度生死海。


나는 지금까지 배우려는 사람 오면
그 재질 자세히 살핀 다음 가르쳤다네.
그러나 내 이제 이미 그대를 살펴보고
굳세고 단단하게 먹은 마음 알았으니
凡人誘來學,
審才而後教,
我今已知汝,
堅固決定志。


다만 바라건대 마음껏 공부하라.
나는 끝내 그대에게 숨김이 없으리라.”
태자는 그의 가르침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곧 대답하였네.
但當任意學,
終無隱於子,
太子聞其教,
歡喜而報言。


“당신은 평등한 마음으로
사랑과 미움 없이 잘 가르쳐
다만 마음 비우고 받아준다면
내 소원은 곧 이루어지리.
汝以平等心,
善誨無愛憎,
但當虛心受,
所願便已獲。


밤길을 가는 사람 횃불을 얻은 듯
방위를 잃은 사람 길잡이 만난 듯
바다를 건널 때 배를 얻은 것처럼
지금 나도 또한 그와 같아라.
夜行得炬火,
迷方者蒙導,
度海得輕舟,
我今亦如是。


이제 가엾게 여기는 허락을 얻었으니
감히 내 마음 속의 의심을 물으리.
어떻게 하면 남[生]과 늙음과
병듦ㆍ죽음의 근심 면할 수 있는가?”
今已蒙哀許,
敢問心所疑,
生老病死患,
云何而可免。


그때 아라람은
태자가 묻는 말 듣고
스스로 모든 경론(經論)으로써
간략히 그를 위해 해설하였네.
爾時阿羅藍,
聞太子所問,
自以諸經論,
略爲其解說。


“그대는 기미를 깨달은 장부로서
총명한 사람 중 제일이로다
이제 내가 말하는 것을 잘 듣게
나고 죽음이 일어나고 멸하는 이치 말하리.
汝是機悟士,
聰中之第一,
今當聽我說,
生死起滅義。


자성[性]ㆍ전변[變]ㆍ남ㆍ늙음ㆍ죽음
이 다섯 가지 있으면 중생이라 한다네.
자성[性]이란 순수하고 깨끗한 것이요
전변(轉變)이란 다섯 가지 요소[五大]인
性變生老死,
此五爲衆生,
性者爲純淨,
轉變者五大。


나[我]와 깨달음[覺]과 나타남[見]과
경계[境]를 따름과 근(根)을 전변이라고 하며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
이것들을 경계(境界)라 이름한다네.
我覺及與見,
隨境根名變,
色聲香味觸,
是等名境界。


손과 발과 언어와 또 두 가지 길[道]
이 다섯 가지를 업근(業根)이라 이름한다네.
눈ㆍ귀ㆍ코ㆍ혀ㆍ몸
이것을 이름하여 각근(覺根)이라 부르네.
手足語二道,
是五名業根,
眼耳鼻舌身,
是名爲覺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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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근(意根)은 두 뜻을 겸하였으니
업(業)이라고도 하고 각(覺)이라고도 하며
자성[性]의 전변을 인(因)이라 하고
인을 아는 것[知因]을 나[我]라 한다네.
意根兼二義,
亦業亦名覺,
性轉變爲因,
知因者爲我。


저 가비라(迦毘羅) 선인들과
그 제자 권속들은
이러한 나의 중요한 이치에서
닦고 공부하여 해탈을 얻었다네.
迦毘羅仙人,
及弟子眷屬,
於此我要義,
修學得解脫。


저 가비라는
지금의 파사파제(波闍波提)이네.
남[生]ㆍ늙음ㆍ죽음을 깨달아 아는 것
이것을 이름하여 나타남이라 한다네.
彼迦毘羅者,
今波闍波提,
覺知生老死,
是說名爲見。


이 나타남과 서로 어긋나는 것을
이름하여 나타나지 않음[不見]이라 하고
어리석음과 업(業)과 애욕(愛欲)은
이것을 말하여 전륜(轉輪)이라 한다네.
與上相違者,
說名爲不見,
愚癡業愛欲,
是說爲轉輪。


만일 이 세 가지에 머물게 되면
이 중생은 해탈하지 못하리라.
믿지 않음ㆍ아만[我]ㆍ의심ㆍ참람함
분별하지 못함과 방편 없음과
若住此三種,
是衆生不離,
不信我疑濫,
不別無方便。


경계에 깊이 헤아려 집착하며
내 것[我所]에 얽매이기 때문이라네.
믿지 않음은 뒤바뀌고 변하게 되어
다르게 행동하고 다르게 이해하는 것이었네.
境界深計著,
纏緜於我所,
不信顚倒轉,
異作亦異解。


‘나는 말한다, 나는 깨달아 안다,
나는 가고 온다, 나는 머문다’는 등
이와 같은 따위의 헤아리는 나[我]를
이것을 나의 지어 변함[我作轉]이라 하네.
我說我知覺,
我去來我住,
如是等計我,
是名我作轉。


모든 자성에 대하여 망설이면서
옳다 그르다 하며 진실을 얻지 못하나니
이와 같이 결정하지 못하는 것
이것을 이름하여 의심이라 한다네.
於諸性猶豫,
是非不得實,
如是不決定,
是說名爲疑。


더러는 법이 곧 나[我]라 말하고
나는 곧 뜻[意]이라 말하거나
또한 나는 깨달음[覺]과 업(業)이라고 말하고
모든 수(數)를 또 나라고도 말하네.
若說法是我,
說彼卽是意,
亦說覺與業,
諸數復說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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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분별하지 못한다면
이것을 총람(總濫)이라 하고
어리석음과 영리함, 자성[性]과 전변[變]의 차이를 모르는 것
이것을 분별하지 못함이라 한다네.
如是不分別,
是說名摠攬,
愚黠性變等,
不了名不別。


예배하며 모든 경전을 독송하고
생물을 죽여 하늘에 제사하며
물과 불 따위를 깨끗하다고 하여
그것으로 해탈한다 생각한다네.
禮拜誦諸典,
殺生祀天祠,
水火等爲淨,
而作解脫想。


이와 같은 갖가지 견해를 가지는 것
이것을 방편 없음이라 한다네.
어리석게 헤아리고 집착하는 것
뜻ㆍ말ㆍ깨달음ㆍ업
如是種種見,
是名無方便,
愚癡所計著,
意言語覺業。


또 모든 경계를 헤아려 집착하는 것
이것을 집착이라 한다네.
세상 물건을 다 내 것이라 하는 것
이것을 섭수(攝受)라 한다네.
及境界計著,
是說名爲著,
諸物悉我所,
是名爲攝受。


이와 같은 여덟 가지 미혹(迷惑)은
나고 죽음의 길에 빠뜨린다네.
이 세상의 모든 어리석은 사람들
다섯 가지 굴절[節]을 거두어 받는다네.
如此八種惑,
彌淪於生死,
諸世閒愚夫,
攝受於五節。


어둠ㆍ어리석음ㆍ큰 어리석음
그리고 성냄과 두려움이라네.
게으름을 일러 어둠이라 하고
나고 죽음을 어리석음이라 한다네.
闇癡與大癡,
瞋恚與恐怖,
懶惰名爲闇,
生死名爲癡。


애욕을 큰 어리석음이라 하는데
대인(大人)도 거기에 미혹하기 때문이라네.
원한 품는 것을 성냄이라 하고
마음이 겁내는 것을 두려움이라 한다네.
愛欲名大癡,
大人生惑故,
懷恨名瞋恚,
心懼名恐怖。


이와 같이 저 어리석은 범부들은
5욕(欲)을 헤아리고 집착한다네.
남[生]과 죽음은 큰 고통의 근본으로
다섯 세계에 나기를 바퀴 돌듯하네.
此愚癡凡夫,
計著於五欲,
生死大苦本,
輪轉五道生。


거기서 다시 ‘나는 보고 듣는다,
나는 안다, 내가 지은 것이다’라고 하면서
이것을 인연하여 나를 헤아리기 때문에
나고 죽는 흐름을 그대로 따르지만
轉生我見聞,
我知我所作,
緣斯計我故,
隨順生死流。


이 인(因)에 자성[性]이 없다면
그 과(果)도 또한 자성이 있지 않다네.
이른바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 네 가지 법에서 해탈로 나아간다네.
此因非性者,
果亦非有性,
謂彼正思惟,
四法向解脫。


지혜로움과 어리석음과
또 나타남[顯現]과 나타나지 않음
만일 이 네 가지 법을 안다면
남ㆍ늙음ㆍ죽음을 여읠 수 있다네.
黠慧與愚闇,
顯現不顯現,
若知此四法,
能離生老死。


남ㆍ늙음ㆍ죽음이 이미 다하면
다함이 없는 곳을 얻게 되리라.
이 세간의 바라문들은
모두 다 이 이치에 의지한다네.
生老死旣盡,
逮得無盡處,
世閒婆羅門,
皆悉依此義。


범행(梵行)을 닦아 행하고
또한 남을 위하여 널리 설명한다네.”
그때 태자는 이 말을 듣고
아라람(阿羅監)에게 다시 물었네.
修行於梵行,
亦爲人廣說,
太子聞斯說,
復問阿羅藍。


“어떻게 방편을 쓰며
마지막엔 어디에 이릅니까?
어떠한 범행(梵行)을 행하여
또 얼마 동안이나 지내야 합니까?
云何爲方便,
究竟至何所,
行何等梵行,
復應齊幾時。


무엇 때문에 범행을 닦으며
법은 장차 어디까지 이르는가?
이러한 모든 중요한 이치를
나를 위해 자세히 설명해주오.”
何故修梵行,
法應至何所,
如是諸要義,
爲我具足說。


그때 저 아라람은
경론(經論)에서 말한 것처럼
스스로 지혜로운 방편으로써
다시 그를 위해 간략히 분별했네.
時彼阿羅藍,
如其經論說,
自以慧方便,
更爲略分別。


“처음으로 세속을 떠나 집을 나오면
밥을 빌어먹는 생활에 의지하여
모든 위의(威儀)를 두루 갖추며
바른 계율을 받들어 지니게
初離俗出家,
依倚於乞食,
廣集諸威儀,
奉持於正戒。


욕심을 적게 하여 만족할 줄 알아
맛나건 거친 음식이건 얻는 대로 먹으며
즐거이 혼자 한가함을 닦고
모든 경론 부지런히 익혀야 하네.
少欲知足止,
精麤任所得,
樂獨修閑居,
勤習諸經論。


탐욕의 두려움과
탐욕 여의어 맑고 시원함을 보고
모든 감관[根]의 무더기를 거두어
마음을 적묵(寂黙)케 해 편안히 하소.
見貪欲怖畏,
及離欲淸涼,
攝諸根聚落,
安心於寂默。


탐욕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욕계(欲界)의 모든 번뇌 여의고
멀리 떠남에서 기쁨과 즐거움 내면
첫 각관(覺觀)의 선(禪)을 얻으리라.
離欲惡不善,
欲界諸煩惱,
遠離生喜樂,
得初覺觀禪。


이미 초선(初禪)의 그 즐거움과
또 각(覺)과 관(觀)의 마음을 얻고
기특하다는 생각을 내어
어리석은 마음이 그 즐거움에 집착한다면
旣得初禪樂,
及與覺觀心,
而生奇持想,
愚癡心樂著。


그 마음 멀리 여읜 즐거움에 의지하여
목숨이 끝나면 범천(梵天)에 나게 되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능히 스스로 알아
방편으로 각(覺)과 관(觀)을 그치리라.
心依遠離樂,
命終生梵天,
慧者能自知,
方便止覺觀。


꾸준히 힘써 위로 더 나아가
제2선(第二禪)과 서로 호응하리라.
그 기쁨과 즐거움에 맛을 붙이면
저 광음천(光音天)에 나게 되리라.
精勤求上進,
第二禪相應,
味著彼喜樂,
得生光音天。


방편으로 기쁨과 즐거움 여의고
제3선(第三禪)을 더 닦아서
그 안락함보다 나은 것 구하지 않으면
저 변정천(遍淨天)에 나게 되리라.
方便離喜樂,
增修第三禪,
安樂不求勝,
生於遍淨天。


그 마음의 즐거움 버린 사람은
제4선을 얻게 되어
괴로움과 즐거움이 함께 그쳐
혹은 해탈하였다는 생각을 내리라.
捨彼意樂者,
逮得第四禪,
苦樂已俱息,
或生解脫想。


그러나 저 4선의 과보에 머물면
그는 광과천(廣果天)에 나게 되리니
그는 오랫동안 장수하기 때문에
이름하여 광과(廣果)라 한다네.
任彼四禪報,
得生廣果天,
以彼久壽故,
名之爲廣果。


그는 그 선정(禪定)에서 일어나
존재하는 몸뚱이조차 허물임을 깨닫고
더욱더 나아가 지혜 닦아서
제4선을 싫어해 떠나나니
於彼禪定起,
見有身爲過,
增進修智慧,
厭離第四禪。


결정코 더욱더 나아가기 구하고
방편으로써 색욕(色欲)을 없애면
비로소 자기 몸의 모든 구멍이
점차 텅 빈 알음알이[虛解]를 닦게 되리라.
決定增進求,
方便除色欲,
始自身諸竅,
漸次修虛解。


닦기를 마치면 견고분(堅固分)이 되어
그 모두는 다 공관(空觀)이 되고
다시 공관(空觀)의 경계를 없애면
나아가 한량없는 식(識)을 관찰하리니
終則堅固分,
悉成於空觀,
略空觀境界,
進觀無量識。


안으로 지극히 고요함을 간직해
나[我]를 여의고 또 내 것을 여의어
아무 것도 없음을 관찰하게 되면
이것을 무소유처(無所有處)라 한다네.
善於內寂靜,
離我及我所,
觀察無所有,
是無所有處。


문사(文闍:植物名)의 껍질과 줄기 여의고
들새가 새장을 벗어난 것처럼
모든 경계를 멀리 여의나니
해탈하는 것도 또한 그러하니라.
文闇皮骨離,
野鳥離樊籠,
遠離於境界,
解脫亦復然。


이 최상의 바라문은
몸을 여의어 항상 다함이 없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마땅히 알라.
이것을 진정한 해탈이라 하느니라.
是上婆羅門,
離形常不盡,
慧者應當知,
是爲眞解脫。


그대가 질문한 그 방편과
또 해탈을 구하는 것은
내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나니
깊이 믿는 사람은 마땅히 배워야 하네.
汝所問方便,
及求解脫者,
如我上所說,
深信者當學。


임기사(林祇沙) 선인과
또 암나가(闇那伽)와
비타(毘陀)와 바라사(波羅沙)와
그 밖의 도를 구하는 사람들
林祇沙仙人,
及與闍那伽,
毘陁波羅沙,
及餘求道者。


그들은 모두 다 이 방법을 따라
진정한 해탈을 얻었다네.”
태자는 그가 하는 말 듣고
그 말의 이치를 생각하다가
悉從於此道,
而得眞解脫,
太子聞彼說,
思惟其義趣。


전생의 인연[宿緣] 떠올라
그에게 다시 청해 물었다네.
“당신의 그 훌륭한 지혜와
미묘하고 깊고 자세한 이치 들으니
發其先宿緣,
而復重請問,
聞汝勝智慧,
微妙深細義。


인(因)을 아는 것에 대해서 버리지 않았다면
그것은 곧 구경[究竟]의 도(道) 아니라네.
자성(自性)과 전변(轉變)으로 인(因) 아는 것을
해탈이라고 주장해 말하지만
於知因不捨,
則非究竟道,
性轉變知因,
說言解脫者。


내가 그 나는[生] 법을 관찰해보니
그 또한 종자법(種子法)이었네.
당신이 ‘내[我]가 청정하게 되면
그것이 진정한 해탈이다’라고 말한 것도
我觀是生法,
亦爲種子法,
汝謂我淸淨,
則是眞解脫。


만일 인연이 모여져 만나게 되면
곧 다시 묶여버리고 말 것이네.
그것은 마치 저 종자와 같아서
때로는 땅ㆍ물ㆍ불ㆍ바람으로
若遇因緣會,
則應還復縛,
猶如彼種子,
時地水火風。


각각 흩어져 삶의 이치와 어긋났다가도
그 인연을 만나면 종자는 다시 나게 된다네.
무지(無知)와 업인(業因)과 또 애욕을
버리면 곧 해탈이라 이름하지만
離散生理乖,
遇緣種復生,
無知業因愛,
捨則名解者。


나라는 것 인식하는 모든 중생은
필경(畢竟)의 해탈 끝내 없으리니
곳곳에서 세 가지를 버리면서도
다시 또 세 가지 더한 것 얻네.
存我諸衆生,
無畢竟解脫,
處處捨三種,
而復得三勝。


나라는 것 언제나 있기 때문에
그것은 곧 미세하게 따라다니며
미세한 허물이 따르기 때문에
마음은 곧 방편을 여의게 되네.
以我常有故,
彼則微細隨,
微細過隨故,
心則離方便。


수명이 오래 삶을 얻는 것
당신은 그것을 진정한 해탈이라 하고
당신이 내 것[我所]을 여읜다 하는 것도
여의면 그것도 곧 없는 것이라네.
壽命得長久,
汝謂眞解脫,
汝言離我所,
離者則無有。


많은 수(數)를 이미 여의지 못하고
어떻게 구나(求那)1)를 여읠 것인가.
그러므로 구나가 있다면
해탈이 아닌 줄을 알아야 한다네.
衆數旣不離,
云何離求那,
是故有求那,
當知非解脫。


구니(求尼)2)와 구나(求那)는
뜻은 달라도 그 바탕은 하나이니
만일 서로 여읜다 말하더라도
끝내 이러한 것은 있을 수 없네.
求尼與求那,
義異而體一,
若言相離者,
終無有是處。


따뜻함과 색과 불을 여의고서는
따로 다른 불 얻을 수 없나니
비유하면 그 몸이 전에 없었으면
곧 몸이 없는 것과 같은 것이네.
暖色離於火,
別火不可得,
譬如身之前,
則無有身者。


이와 같이 구나가 있기 전에는
구니도 또한 있을 수 없나니
그러므로 먼저 해탈했다 하더라도
그 뒤에 다시 몸이 결박된다네.
如是求那前,
亦無有求尼,
是故先解脫,
然後爲身縛。


또 인(因)을 알아 몸을 여의되
혹은 앎이 있거나 앎이 없나니
만일 거기에 앎이 있다 말한다면
마땅히 알아야 할 대상이 있어야 하리라.
又知因離身,
或知或無知,
若言有知者,
則應有所知。


만일 알아야 할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곧 해탈한 것 아니네.
만일 앎이 없다고 말한다면
나[我]란 곧 쓸데없는 것이네.
若有所知者,
則非爲解脫,
若言無知者,
我則無所用。


나를 떠나서 앎이 있다면
나란 곧 목석(木石)과 같은 것이리.
세밀하고 거친 것 낱낱이 알아
거친 것 저버리고 정미로운 것 숭상한다네.
離我而有知,
我卽同木石,
具知其精麤,
背麤而崇微。


만일에 능히 그 모두를 버린다면
해야할 일 곧 마치는 것이라네.”
태자는 그 아라람의 말에
그 마음 기쁘게 할 수 없자
若能一切捨,
所作則畢竟,
於阿羅藍說,
不能悅其心。


일체를 아는 지혜 아닌 줄 알고
마땅히 가서 다시 나은 것 구하려 하였네.
태자는 울타(鬱陀) 선인에게 나아갔으나
그도 또한 나[我]가 있다 헤아렸네.
知非一切智,
應行更求勝,
往詣鬱陁仙,
彼亦計有我。


그는 비록 미세한 경계를 관찰했으나
상(想)과 상 아닌 것의 허물을 보고
상과 상 아님 떠나 거기 머문 채
다시는 헤어나올 길 없었다네.
雖觀細微境,
見想不想過,
離想非想住,
更無有出塗。


그러나 중생들은 그에게 감으로써
반드시 도로 물러나게 되어 있었네.
보살은 진정한 해탈을 구하기 위한 까닭에
다시 울타(鬱陀) 선인을 버리고
以衆生至彼,
必當還退轉,
菩薩求出故,
復捨鬱陁仙。


보다 더 훌륭하고 묘한 도(道) 구하여
앞으로 나아가 가사산(伽闍山)에 올라갔네.
그 성(城)의 이름은 고행림(苦行林)인데
거기엔 다섯 비구가 먼저부터 살고 있었다네.
更求勝妙道,
進登伽闍山,
城名苦行林,
五比丘先住。


그 다섯 비구를 보니
그들은 모든 정근(情根)을 잘 거두어 잡고
계(戒)를 지키고 고행을 닦으면서
그 고행림에 살고 있었네.
見彼五比丘,
善攝諸情根,
持戒修苦行,
居彼苦行林。


니련선하(尼連禪河) 기슭은
지극히 고요하여 즐길 만하였으니
보살은 곧 거기에 나아가
한곳에서 고요히 사색에 잠겼었네.
尼連禪河側,
寂靜甚可樂,
菩薩卽於彼,
一處靜思惟。


저 다섯 비구는 그 보살이
알뜰한 마음으로 해탈 구함을 알고
마음 다하여 공경하기를
자재천(自在天)을 공경하듯 하였네.
五比丘知彼,
精心求解脫,
盡心加供養,
如敬自在天。


겸손하고 낮추어 스승으로 섬기고
언제나 그를 따라 떠나지 않았나니
마치 수행하는 사람의 모든 감관[根]이
그 마음을 따라 움직이듯 하였네.
謙卑而師事,
進止常不離,
猶如修行者,
諸根隨心轉。


보살은 열심히 방편 닦으니
늙음ㆍ병듦ㆍ죽음을 건너기 위함이라.
전일한 마음으로 고행을 닦느라
몸을 절제하여 먹기조차 잊었었네.
菩薩勤方便,
當度老病死,
專心修苦行,
節身而忘飡。


깨끗한 마음으로 재계(齋戒) 지킬 때
수행하는 사람이 견딜 바 아니었네.
고요하고 잠잠히 선정에 들어
어느새 6년이 훌쩍 지났네.
淨心守齋戒,
行人所不堪,
寂默而禪思,
遂經歷六年。


하루에 먹는 것 참깨 한 알
몸뚱이는 지극히 여위어갔네.
건너지 못한 것을 건너려 하였으나
갈수록 미혹하고 더욱 아득해졌네.
日食一麻米,
形體極消羸,
欲求度未度,
重惑逾更沈。


도(道)는 지혜와 이해로 이뤄지는 것
먹지 않는 것 그 인(因)이 아니었네.
온몸은 비록 약해지고 말랐으나
슬기로운 마음은 갈수록 밝아졌네.
道由慧解成,
不食非其因,
四體雖微劣,
慧心轉增明。


정신은 비어지고 몸은 가벼워져
그 이름과 덕 널리 퍼지리니
마치 달이 처음 떠오르듯
구모두(鳩牟頭)꽃이 피어나듯
神虛體輕微,
名德普流聞,
猶如月初生,
鳩牟頭花敷。


훌륭한 이름 온 나라에 넘쳐 퍼질 때
남녀들은 다투어 와서 뵈오리.
괴로운 육신은 마른 나무 같았는데
어느새 6년이 거의 차려 하였네.
溢國勝名流,
士女競來觀,
苦形如枯木,
垂滿於六年。


나고 죽는 괴로움을 두려워하여
오로지 바른 깨침의 인(因)만을 구하였네.
스스로 생각하되 ‘이것으로 말미암아
욕(欲)을 여읜 고요한 관(觀) 생기는 것 아니네.
怖畏生死苦,
專求正覺因,
自惟非由此,
離欲寂觀生。


내 옛날 옛적에
염부(閻浮)나무 밑에서
일찍 없었던 것 얻음만 못하나니
그것이 곧 도(道)이었음 알아야 하네.
未若我先時,
於閻浮樹下,
所得未曾有,
當知彼是道。


도는 약한 몸으로 얻어지는 것 아니니
반드시 몸의 힘으로 구해야 하리.
음식이란 모든 감관[根]을 충실시키니
감관이 기쁘면 마음도 편안하네.
道非羸身得,
要須身力求,
飮食充諸根,
根悅令心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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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편안하면 고요함을 따르나니
고요함은 선정(禪定)의 통발이 되네.
선(禪)으로 말미암아 성스러운 법 알고
법의 힘이라야 얻기 어려운 것 얻나니
心安順寂靜,
靜爲禪定筌,
由禪知聖法,
法力得難得。


그러므로 고요함은 늙음과 죽음 여의고
무엇보다 으뜸으로 모든 번뇌 여읜다.
이와 같은 따위의 묘한 법들은
모두 다 음식으로 말미암아 생기네’라고 하였네.
寂靜離老死,
第一離諸垢,
如是等妙法,
悉由飮食生。


이렇게 이 이치를 생각한 뒤에
니련강 물에서 목욕하였네.
목욕하고 못에서 나오려 하였으나
몸이 너무 쇠약해 일어날 수 없었네.
思惟斯義已,
澡浴尼連濱,
浴已欲出池,
羸劣莫能起。

천신(天神)이 나뭇가지 늘어뜨려
손을 들어 휘어잡고 빠져 나왔네.
그때 그 산림(山林) 곁에는
어떤 소 먹이는 이가 있었네.
天神按樹枝,
擧手攀而出,
時彼山林側,
有一牧牛長。


그의 맏딸 이름은 난타(難陀)라 하였는데
정거천(淨居天)이 그녀에게 와서 말했네.
“지금 보살이 숲 속에 계시니
너는 마땅히 가서 공양 올려라.”
長女名難陁,
淨居天來告,
菩薩在林中,
汝應往供養。


그때 난타바라사(難陀婆羅闍)는
기뻐하며 그곳에 나아갔네.
손목에는 흰 구슬 팔찌 끼고
몸에는 푸른 물들인 옷 입었네.
難陁婆羅闍,
歡喜到其所,
手貫白珂釧,
身服靑染衣。


푸르고 흰 빛이 서로 비치어
맑은 물에 꽃다발을 담근 것 같네.
믿는 마음 더욱 기뻐 뛰면서
그 보살 발에 머리를 조아렸네.
靑白相映發,
如水淨沈漫,
信心增踊躍,
稽首菩薩足。


향기로운 유미(乳穈)를 공손히 바쳤네.
‘오직 가엾게 여겨 받아 주소서.’
보살이 그것을 받아 마시니
그는 곧 현법(現法)의 과실
敬奉香乳糜,
惟垂哀愍受,
菩薩受而食,
彼得現法果。


그것을 먹자 모든 감관[根]이 즐거워져
넉넉히 보리(菩提)를 받을 수 있었네.
온몸은 환한 빛으로 빛나고
덕 있는 모습 더욱 숭고하였네.
食已諸根悅,
堪受於菩提,
身體蒙光澤,
德問轉崇高。


마치 모든 시냇물이 바다를 더욱 불리듯
처음 떠오르는 달과 해가 더욱 빛나듯 했다네.
다섯 비구는 태자를 보자
놀라면서 괴상하단 생각하며 말하였네.
如百川增海,
初月日增明,
五比丘見已,
驚起嫌怪想。


“저 사람은 도(道)의 마음에서 퇴보하였다.
내버려두고 다른 좋은 곳으로 가자.”
마치 사람이 해탈을 얻으면
다섯 가지 요소를 멀리 여의듯
謂其道心退,
捨而擇善居,
如人得解脫,
五大悉遠離。


보살은 다만 혼자 노닐며
저 길상수(吉祥樹) 밑으로 나아갔네.
장차 반드시 그 나무 밑에서
등정각(等正覺)의 도를 성취하게 되는데
菩薩獨遊行,
詣彼吉祥樹,
當於彼樹下,
成等正覺道。


그 땅은 넓고 또 편편하였고
부드럽고 빛나며 고운 풀 나 있었네.
보살은 사자 걸음으로 조용히 걸어가니
걸음마다 땅바닥이 진동하였네.
其地廣平正,
柔澤耎草生,
安祥師子步,
步步地震動。


땅울림은 눈먼 용(龍)을 감동시켜
기뻐하는 바람에 눈을 뜨며 말하였네.
“일찍이 과거 부처님 뵈오니
땅 진동하는 모양 지금 같았네.
地動感盲龍,
歡喜目開明,
言曾見先佛,
地動相如今。


모니(牟尼)의 덕은 높고도 커서
대지(大地)의 수승함도 그만 못하네.
발걸음 걸음마다 땅을 밟으면
우릉우릉 진동하는 소리가 났다네.
牟尼德尊重,
大地所不勝,
步步足履地,
轟轟震動聲。


묘한 광명 온 천하를 두루 비추어
마치 아침 햇빛의 밝음 같았네.
5백 마리 푸른 새떼들
허공에서 오른쪽으로 빙빙 도는데
妙光照天下,
猶若朝日明,
五百群靑雀,
右遶空中旋。


부드럽고 연하며 맑고 시원한 바람
새떼 따라 돌고 돌았네.
이와 같은 모든 상서로운 모양은
모두 다 과거의 부처님 때 같았네.
柔軟淸涼風,
隨順而迴轉,
如斯諸瑞相,
悉同過去佛。


그러므로 알 수 있네. 장차 이 보살님
바른 깨침의 도(道)를 성취하리라.”
보살은 어떤 풀 베는 이에게서
깨끗하고 부드럽고 연한 풀 얻었네.
以是知菩薩,
當成正覺道,
從彼穫草人,
得淨柔耎草。


나무 밑에 그 풀로 자리를 펴고
몸을 바로하여 편안하게 앉았네.
가부좌를 하고 움직이지 않음이
마치 용(龍)의 몸이 묶인 듯했네.
布施於樹下,
正身而安坐,
加趺不傾動,
如龍絞縛身。


‘내 해야 할 일을 마칠 때까지
맹세코 이 자리 뜨지 않으리.’
이렇게 참된 서원(誓願)을 말할 때
하늘과 용은 모두 기뻐하였네.
要不起斯坐,
究竟其所作,
發斯眞誓言,
天龍悉歡喜。


맑고 시원한 실바람 일어나며
초목도 그 가지를 울리지 않았네.
모든 날짐승과 길짐승들도
모두 고요히 소리내지 않았으니
이런 현상 모두는 보살이
반드시 도를 이룰 징조였네.
淸涼微風起,
草木不鳴條,
一切諸禽獸,
寂靜悉無聲,
斯皆是菩薩,
必成覺道相。

 



13. 파마품(破魔品)
佛所行讚  破魔品  第十三


선왕족(仙王族)의 큰 선인(仙人)은
보리수 밑에서
굳고 튼튼한 서원을 세우고
반드시 해탈의 도(道) 이루려 하였었네.
仙王族大仙,
於菩提樹下,
建立堅固誓,
要成解脫道。


귀신과 용과 모든 하늘 대중들
모두 다 크게 기뻐했으나
법의 원수인 마천왕(魔天王)은
홀로 근심하면서 기뻐하지 않았네.
鬼龍諸天衆,
悉皆大歡喜,
法怨魔天王,
獨憂而不悅。


오욕자재천왕(五欲自在天王)은
갖가지 전투하는 재주 갖추고
해탈하는 사람을 미워하므로
그를 이름하여 파순(波旬)이라 하네.
五欲自在王,
具諸戰鬪藝,
憎嫉解脫者,
故名爲波旬。


그 마왕에게 세 딸이 있었는데
아름다운 얼굴에 맵시 있는 자태와
갖가지 방법으로 사람 홀리는 기술은
천녀(天女)들 가운데서 제일이었네.
魔王有三女,
美貌善儀容,
種種惑人術,
天女中第一。


그 첫째 딸의 이름은 욕염(欲染)이고
둘째 딸의 이름은 능열인(能悅人)이며
셋째 딸의 이름은 가애락(可愛樂)이었네.
이 세 딸들 함께 나아가
第一名欲染,
次名能悅人,
三名可愛樂,
三女俱時進。


아비 파순에게 아뢰었네.
“무슨 근심이나 걱정이 있습니까?”
그러자 아비는 그 일들을 갖추어
여러 딸에게 심정을 하소연했다네.
白父波旬言,
不審何憂慼,
父具以其事,
寫情告諸女。


“저 세간에 큰 모니(牟尼) 있어
몸에는 큰 서원의 갑옷을 입고
손에는 대아(大我)라는 활과
굳세고 날카로운 지혜의 화살 쥐고
世有大牟尼,
身被大誓鎧,
執持大我弓,
智慧剛利箭。


싸워서 중생을 항복받으며
우리 경계를 부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우선 저만 못하리
중생들 모두는 그를 믿으며
欲戰伏衆生,
破壞我境界,
我一旦不如,
衆生信於彼。


해탈의 도(道)로 돌아가려 하나니
내 영토는 곧 비게[空虛] 되리라.
비유컨대 사람이 계(戒)를 범하면
그 몸이 곧 비게 되는 것처럼
悉歸解脫道,
我土則空虛,
譬如人犯戒,
其身則空虛。


또 혜안(慧眼)이 아직 열리기 전에는
내 나라가 그래도 편할 것이다.
나는 이제 가서 그 뜻을 부수고
그 다리[橋梁]를 끊어 버려야겠다.”
及慧眼未開,
我國猶得安,
當往壞其志,
斷截其橋梁。


이에 활 잡고 다섯 화살 가지고
사내 계집들 권속을 거느리고
그의 길안림(吉安林)으로 나아가
중생들이 편안하지 않기를 빌었네.
執弓持五箭,
男女眷屬俱,
詣彼吉安林,
願衆生不安。


거기서 모니(牟尼)가 고요하고 잠잠히
삼유(三有)의 바다를 건너려는 것 보고
왼손에는 굳센 활을 잡고
오른 손으로는 날카로운 화살을 퉁기면서
見牟尼靜默,
欲度三有海,
左手執强弓,
右手彈利箭。


보살을 향하여 외쳐 말했네.
‘너 찰제리(刹帝利)는 빨리 일어나거라.
죽음이란 참으로 두려운 것이니
너는 마땅히 스스로의 법을 닦고
而告菩薩言,
汝剎利速起,
死甚可怖畏,
當修汝自法。


해탈의 법은 버려야 하느니라.
싸움 익히고 복 짓는 모임 열고
모든 세간을 항복받아 다스리다가
마침내 하늘에 나는 즐거움을 얻거라.
捨離解脫法,
習戰施福會,
調伏諸世閒,
終得生天樂。


이 길만이 좋은 이름 남기는
훌륭한 조상들이 행한 길이니
선왕(仙王)인 높은 조상의 후예로서
걸사(乞士)는 거기에 걸맞지 않다.
此道善名稱,
先勝之所行,
仙王高宗胄,
乞士非所應。


만일 지금 일어나지 않겠다면
우선은 네 뜻에 맡겨두겠지만
삼가 굳은 맹세를 버리지 않겠거든
내 화살 하나 쏘아 시험하리라.
今若不起者,
且當安汝意,
愼莫捨要誓,
試我一放箭。


월광(月光)의 손자 저 가라(罣羅)도
또한 나의 이 화살로 말미암아
조금 부딪치자 바람에 날아가듯
그 마음 미친 증세 내었느니라.
罣羅月光孫,
亦由我此箭,
小觸如風吹,
其心發狂亂。


고요함을 지키는 고행 선인도
나의 이 화살 소리를 듣고
마음에 심한 두려움 생겨
정신이 아득하여 본성(本性) 잃었네.
寂靜苦行仙,
聞我此箭聲,
心卽大恐怖,
惛迷失本性。


하물며 너는 말세(末世)에 태어나
나의 이 화살 벗어나기 바라는가.
만일 네가 이제 속히 일어난다면
다행히 안전함을 얻게 되리라.
況汝末世中,
望脫我此箭,
汝今速起者,
幸可得安全。


이 화살은 독 기운이 가득하여
원통하고 슬퍼하며 벌벌 떨리라.
온힘을 다해 화살을 감당해도
자신 하나 편하기도 오히려 어렵겠거늘
此箭毒熾盛,
慷慨而戰掉,
計力堪箭者,
自安猶尚難。


하물며 화살도 감당치 못하는 그대가
어떻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악마는 이러한 사실을 들어
보살을 협박하고 핍박하였네.
況汝不堪箭,
云何能不驚,
魔說如斯事,
迫脅於菩薩。


보살은 마음이 즐거운 듯
망설이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았네.
마왕은 곧 화살을 쏘고
아울러 아름다운 세 딸을 보냈네.
菩薩心怡然,
不疑亦不怖,
魔王卽放箭,
兼進三玉女。


보살은 그 화살 보지도 않고
세 딸도 또한 돌아보지 않았네.
마왕은 근심하고 또 의심하면서
혼자서 입 속으로 중얼거렸네.
菩薩不視箭,
亦不顧三女,
魔王惕然疑,
心口自相語。


‘일찍이 설산의 여자를 위해
마혜수라신(魔醯首羅神)을 쏘아
능히 그 마음 변하게 하였으니
이제 이 보살을 움직이지 못하겠는가.
曾爲雪山女,
射魔醯首羅,
能令其心變,
而不動菩薩。


또한 이 화살이나
하늘의 세 예쁜 딸들도
능히 그 마음 움직여
애정이나 성냄을 일으키지 못했네.
非復以此箭,
及天三玉女,
所能移其心,
令起於愛恚。


그러면 다시 많은 군사를 모아
힘으로써 저를 핍박하리라.’
마왕이 이렇게 생각할 때
마군들이 갑자기 모여들었네.
當更合軍衆,
以力强逼迫,
作此思惟時,
魔軍忽然集。


갖가지로 제각기 다른 형상에
혹은 창을 잡기도 했고 칼을 가지며
세 갈래 창 나무에 금방망이 잡기도 하고
갖가지 무기를 갖추었네.
種種各異形,
執戟持刀劍,
戟樹捉金杵,
種種戰鬪具。


돼지ㆍ물고기ㆍ나귀ㆍ말 머리 형상도 있고
낙타ㆍ소ㆍ들소ㆍ호랑이 얼굴도 있으며
사자ㆍ용ㆍ코끼리 머리도 있고
그 밖에 다른 짐승 따위도 있었네.
豬魚驢馬頭,
駝牛兕虎形,
師子龍象首,
及餘禽獸類。


혹은 한 몸에 많은 머리도 있고
혹은 얼굴에 눈이 하나인 것도 있으며
혹은 또 여러 개 눈을 가진 것도 있고
혹은 배불뚝이에 키다리도 있었네.
或一身多頭,
或面各一目,
或復衆多眼,
或大腹長身。


혹은 바짝 여윈 데다 배가 없기도 하고
혹은 긴 다리에 큰 무릎이며
혹은 큰 다리에 살찐 장딴지
혹은 긴 어금니에 날카로운 손톱 지녔네.
或羸瘦無腹,
或長腳大膝,
或大腳肥腨,
或長牙利爪。


혹은 머리와 눈이 없는 얼굴이기도 하고
혹은 두 발에 많은 몸 있으며
혹은 커다란 얼굴과 옆으로 붙은 얼굴
혹은 재흙빛을 가진 것도 있었네.
或無頭目面,
或兩足多身,
或大面傍面,
或作灰土色。


혹은 밝은 별빛 같기도 하며
혹은 몸에 연기와 불을 뿜어댔다.
혹은 코끼리 귀에 산을 졌으며
혹은 머리털을 풀어헤친 채 알몸뚱이었네.
或似明星光,
或身放煙火,
或象耳負山,
或被髮裸身。


혹은 가죽옷 입었는데
낯빛이 반은 붉고 반은 희었네.
혹은 호랑이 가죽옷 입고
혹은 뱀 껍질을 입었네.
或被服皮革,
面色半赤白,
或著虎皮衣,
或復著蛇皮。


혹은 허리에 큰 방울을 차고
혹은 머리를 땋고 상투 틀었으며
혹은 머리를 풀어 몸을 덮었네.
혹은 사람의 정기(精氣)를 빨고
或腰帶大鈴,
或縈髮螺髻,
或散髮被身,
或吸人精氣。


혹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기도 하며
혹은 높이 뛰면서 크게 부르짖고
혹은 달려서 서로 쫓기도 하며
번갈아 때리고 해치기도 하였네.
或奪人生命,
或超擲大呼,
或奔走相逐,
迭自相打害。


혹은 공중을 빙빙 돌아다니기도 하고
혹은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기도 하며
혹은 부르짖고 아우성칠 때
모진 소리 천지를 흔들었네.
或空中旋轉,
或飛騰樹閒,
或呼呷吼喚,
惡聲震天地。


이와 같이 모든 악한 무리들
보리수(菩提樹)를 에워쌌었네.
혹은 몸을 찢으려 하고
혹은 또 물고 씹으려 하였네.
如是諸惡類,
圍遶菩提樹,
或欲擘裂身,
或復欲吞噉。


사방에서 놓은 불은 세차게 일어
연기와 불꽃 하늘을 찔렀었네.
모진 바람은 사방에서 세차게 일어
온 산의 수풀은 모두 다 떨었나니
四面放火燃,
煙焰盛衝天,
狂風四激起,
山林普震動。


바람과 불, 연기와 티끌 어울려
어둠 속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네.
법을 사랑하는 모든 하늘 사람과
또 모든 용들과 모든 귀신들
風火煙塵合,
黑闇無所見,
愛法諸天人,
及諸龍鬼等。


모두 악마 무리들에게 분해하며
미워하고 성내어 피눈물 흘렸네.
정거천(淨居天)의 모든 하늘 무리들
욕심 여의고 성내는 마음 없는
悉皆忿魔衆,
瞋恚血淚流,
淨居諸天衆,
見魔亂菩薩。


보살을 악마들이 못살게 굴며
해치려는 것 보고 안타깝게 여겨
모두 내려와 보살을 보니
단정히 앉아 움직이지 않았네.
離欲無瞋心,
哀愍而傷彼,
悉來見菩薩,
端坐不傾動。


한량없는 악마들이 둘러싸고
모진 소리 천지를 진동했으나
보살은 편안하게 잠자코 있어
빛나는 얼굴에 다른 기색 없었네.
無量魔圍繞,
惡聲動天地,
菩薩安靖默,
光顏無異相。


비유하면 마치 저 사자왕이
뭇 짐승 가운데 있는 듯 하였나니
모두들 ‘아아’ 하고 찬탄하면서
기특하기 일찍이 없던 일이라 했다네.
猶如師子王,
處於群獸中,
皆歎嗚呼呼,
奇特未曾有。


악마들은 서로 채찍질해 몰아 붙이고
제각기 그 위력을 나타내면서
번갈아 서로 마구 재촉하고
한시 바삐 쳐부수어 없애려 하였네.
魔衆相驅策,
各進其威力,
迭共相催切,
須臾令摧滅。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기도 하고
어지럽게 날면서 핍박하였네.
그러나 보살은 잠자코 바라보기를
마치 아이들 장난 구경하듯 하였네.
裂目而切齒,
亂飛而超摧,
菩薩默然觀,
如看童兒戲。


악마들은 더욱 성내고 분해하여
싸우는 힘을 배나 더하였으나
돌을 안으려 하면 도저히 들 수가 없고
이미 든 것은 다시 내려놓을 수가 없었네.
衆魔益忿恚,
倍增戰鬪力,
抱石不能擧,
擧者不能下。


세 갈래 창이나 긴 창과 예리한 창 내던지면
허공에 달라붙어 내려오지 않았다.
천둥 울리며 우박을 퍼부어도
모두 5색 꽃으로 변해 버렸네.
飛矛戟利槊,
凝虛而不下,
雷震雨大雹,
化成五色花。


사나운 뱀이 독을 뿜어도
향기로운 바람으로 변화해 버렸네.
이렇게 여러 가지 모든 무리들
보살을 해치려고 하였지만
惡龍蛇毒,
化成香風氣,
諸種種形類,
欲害菩薩者。


보살을 능히 뒤흔들지 못하고
일마다 도리어 자신만을 다치게 했네.
마왕에게는 미가(彌伽)ㆍ가리(伽利)라 하는
두 자매(姉妹)가 있었네.
不能令傾動,
隨事還自傷,
魔王有姊妹,
名彌伽迦利。


손에는 해골 그릇을 들고
보살 앞에 나타나서
갖가지 이상한 몸짓 지으며
음탕한 홀림으로 보살을 유혹했네.
手執髑髏器,
在於菩薩前,
作種種異儀,
婬惑亂菩薩。


이러한 여러 악마 무리들
갖가지 추한 몸짓으로
온갖 모진 소리를 내며
보살을 두렵게 하려 하였네.
如是等魔衆,
種種醜類身,
作種種惡聲,
欲恐怖菩薩。

 

그러나 털 하나도 움직일 수 없었으니
모든 악마들 근심하고 슬퍼하였네.
그때 공중에서 부다신(負多神)이
몸은 숨긴 채 소리만 내었네.
不能動一毛,
諸魔悉憂慼,
空中負多神,
隱身出音聲。


“내 큰 모니를 보니
마음에는 조금도 원한 없거늘
뭇 악마들의 악독한 마음
원한이 없는 곳에 원한을 내는구나.
我見大牟尼,
心無怨恨想,
衆魔惡毒心,
無怨處生怨。


어리석은 모든 악마 무리들
한낱 수고로워도 보람이 없으리니
마땅히 해치려는 마음 버리고
그만 고요하게 잠자코 있어라.
愚癡諸惡魔,
徒勞無所爲,
當捨恚害心,
寂靜默然住。


너희들이 입 기운으로 아무리 불어봐도
수미산(須彌山)을 움직이지 못하리라.
불을 차게 하고 물을 뜨겁게 하며
땅을 편편하고 부드럽게 하더라도
汝不能口氣,
吹動須彌山,
火冷水熾燃,
地性平軟濡。


저 보살이 여러 겁(劫) 동안 닦은
좋은 열매는 부술 수 없으리라.
보살은 바르게 생각하고
꾸준히 정진하여 방편 힘쓰며
不能壞菩薩,
歷劫修善果,
菩薩正思惟,
精進勤方便。


깨끗한 지혜의 광명이 있고
일체를 사랑하고 동정(同情)한다네.
이 네 가지 묘한 공덕은
능히 그 중간에서 끊는다거나
淨智慧光明,
慈悲於一切,
此四妙功德,
無能中斷截。


혹은 붙들어 머물게 하거나
정각도(正覺道)를 이루지 못하게 할 수 없으리.
일천 개의 태양 광명과 같이
반드시 이 세간의 어둠 없애리라.
而爲作留難,
不成正覺道,
如日千光明,
必除世閒闇。


나무를 문질러 불을 얻으며
땅을 파서 물을 얻나니
알뜰히 힘쓴 바른 방편으로써
구하여 얻지 못할 것 없네.
鑽木而得火,
掘地而得水,
精勤正方便,
無求而不獲。



이 세간은 구호해 줄 이 없고
그 속에는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독이 있네.
중생을 가엾게 여기기 때문에
지혜의 좋은 약을 애써 찾나니
世閒無救護,
中貪恚癡毒,
哀愍衆生故,
求智慧良藥。



세상 위해 괴로움과 근심을 없애려 하거늘
너희들은 어찌하여 그를 괴롭히는가.
이 세간은 모두 어리석고 미혹되어
모두 다 삿된 길 집착하는데
爲世除苦患,
汝云何惱亂,
世閒諸癡惑,
悉皆著邪徑。



보살은 바른 길을 닦아 익혀서
중생들을 바르게 인도하려고 하네.
세상의 높은 스승 괴롭히는 것
그것은 아주 큰 잘못이라네.
菩薩習正路,
欲引導衆生,
惱亂世尊師,
是則大不可。



마치 큰 벌판 가운데에서
상인(商人)들을 속여 인도하는 것 같네.
중생들 큰 어둠 속에 떨어져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하기에
如大曠野中,
欺誑商人導,
衆生墮大冥,
莫知所至處。



지혜의 등불을 켜려 하거늘
어찌하여 그 등불 끄려 하는가.
중생들 모두 나고 죽음의
큰 바다에 빠져 헤매기에
爲燃智慧燈,
云何欲令滅,
衆生悉漂沒,
生死之大海。



지혜의 배를 만들고자 하거늘
어찌하여 그 사람 빠뜨리려 하는가.
욕됨 참음으로 법의 싹 삼고
뜻 굳게 가짐으로 법의 뿌리 삼는다네.
爲脩智慧舟,
云何欲令沒,
忍辱爲法芽,
固志爲法根。



율의계(律儀戒)로써 땅을 삼고
바른 깨침으로써 법의 줄기 삼으며
지혜의 큰 나무에는
위없는 법을 열매로 삼는다네.
律儀戒爲地,
覺正爲枝幹,
智慧之大樹,
無上法爲菓。



모든 중생들 보호하려 하는데
어찌하여 그것을 베려 하는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차꼬와 사슬로 중생을 결박하네.
蔭護諸衆生,
云何而欲伐,
貪恚癡枷鎖,
軛縛於衆生。



그러므로 오랜 겁 동안 고행을 닦아
중생의 결박을 풀기 위하여
결정코 지금 세상에서 이루려고
이 바른 터 위에 앉아 계시네.
長劫修苦行,
爲解衆生縛,
決定成於今,
於此正基坐。



과거의 모든 부처와 같이
굳건히 여기 금강대(金剛臺)를 세웠네.
사방팔방이 다 흔들려도
오직 이 땅만은 안온하다네.
如過去諸佛,
堅豎金剛臺,
諸方悉輕動,
唯此地安隱。



능히 묘한 선정[定] 받을 수 있나니
너희들이 무너뜨릴 수 있는 것 아니니라.
다만 너희들은 마음 낮추어
모든 교만한 뜻 버려야 하네.
能堪受妙定,
非汝所能壞,
但當輕下心,
除諸憍慢意。



그리하여 좋은 스승이라는 생각을 가져
참고 견디며 받들어 섬겨야 하리.”
악마는 공중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또 보살의 안정함 보자
應修智識想,
忍辱而奉事,
魔聞空中聲,
見菩薩安靜。



부끄럽고 창피해 교만을 버리고
다시 길을 돌려 하늘로 돌아갔다네.
악마들은 모두들 근심하고 슬퍼하며
한꺼번에 무너져 씩씩한 위엄 잃었네.
慚愧離憍慢,
復道還天上,
魔衆悉憂慼,
崩潰失威武。



전쟁에 쓰는 모든 무기들
가로 세로 산과 들에 흩어져 있었네.
마치 사람이 원수의 괴수 죽이면
그 부하들 모두 후퇴하는 것처럼
鬪戰諸器仗,
縱撗棄林野,
如人殺怨主,
怨黨悉摧碎。



뭇 악마들 이미 물러가 흩어지자
보살의 마음은 비고 고요하였네.
햇빛은 더욱 몇 배나 밝고
티끌 안개 모두 다 사라졌다네.
衆魔旣退散,
菩薩心虛靜,
日光倍增明,
塵霧悉除滅。



달은 밝고 뭇 별도 또한 반짝여
다시는 모든 어둠 장애가 없었으니
공중에서는 하늘 꽃을 내려
그것으로 보살께 공양하였네.
月明衆星朗,
無復諸闇障,
空中雨天花,
以供養菩薩。

 


14. 아유삼보제품(阿惟三菩提品)
佛所行讚  阿惟三菩提品  第十四



보살은 악마를 항복받은 뒤
뜻은 더욱 굳건하고 마음은 안온하여
제일의(第一義)를 다 구하고
깊고 묘한 선정(禪定)에 들어갔다네.
菩薩降魔已,
志固心安隱,
求盡第一義,
入於深妙禪。



자유자재한 모든 삼매(三昧)
차례차례 나타나 눈앞에 있네.
초저녁에는 선정[正受]에 들어가
과거의 생(生)을 기억했네.
自在諸三昧,
次第現在前,
初夜入正受,
憶念過去生。



‘어느 곳에서 어떤 이름으로
지금 여기에 태어났는가.’
이와 같은 백천만의
죽고 남[生死]을 분명히 깨달았네.
從某處某名,
而來生於此,
如是百千萬,
死生悉了知。



나고 죽음 받아온
저 일체 중생의 무리들은
일찍 모두 다 내 친족이었으니
그리하려 곧 대비심(大悲心) 일으켰네.
受生死無量,
一切衆生類,
悉曾爲親屬,
而起大悲心。



대비심을 일으킨 뒤에는
다시 관찰해보니 저 모든 중생의
여섯 갈래 속에서 윤회하면서
나고 죽음에 끝이 없는 것
大悲心念已,
又觀彼衆生,
輪迴六趣中,
生死無窮極。


그것은 거짓이요 견고하지 못하여
마치 파초와 꿈과 꼭두각시 같아라.
그리하여 곧 한밤중에는
깨끗한 천안(天眼)을 체득하였네.
虛僞無堅固,
如芭蕉夢幻,
卽於中夜時,
逮得淨天眼。


일체 중생 관찰하니
거울 속의 형상을 보는 듯했네.
중생의 삶과 나고 죽음과
귀하고 천하고 가난하고 부유함과
見一切衆生,
如觀鏡中像,
衆生生生死,
貴賤與貧富。


청정한 업(業)과 청정하지 않은 업
그것 따라 생겨나는 괴롭고 즐거운 과보.
나쁜 업을 지은 이 관찰할 때
반드시 나쁜 갈래에 태어났다네.
淸淨不淨業,
隨受苦樂報,
觀察惡業者,
當生惡趣中。


좋은 업을 닦아서 익히는 사람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날 것이네.
만일 지옥에 떨어지는 사람은
한량없는 갖가지 고통 받나니
修習善業者,
生於人天中,
若生地獄者,
受無量種苦。


녹인 구리쇠 물을 마시기도 하고
쇠창으로 그 몸을 찔러서 꿰며
끊는 큰 가마솥에 던지기도 하고
큰 불더미 속에 몰아넣기도 하며
吞飮於洋銅,
鐵槍貫其體,
投之沸鑊湯,
驅入盛火聚。


이빨 긴 개들이 먹기도 하고
부리 뾰족한 새들이 골을 쪼았네.
불을 두려워해 총림(叢林)으로 달리면
칼 잎사귀는 그 몸을 자르고
長牙群犬食,
利嘴鳥啄腦,
畏火赴叢林,
劍葉截其體。


잘 드는 칼로써 그 몸을 가르며
혹은 예리한 도끼로 쪼개기도 하였네.
이렇게 극심한 고통 받을지라도
업행(業行)은 그를 죽게 하지 않나니
利刀解其身,
或利斧斫剉,
受斯極苦毒,
業行不令死。


깨끗하지 못한 업을 즐겨 짓다가
지극한 고통으로 그 과보 받네.
맛 붙여 즐기는 것 잠깐이지만
괴로움의 과보는 매우 길다네.
樂修不淨業,
極苦受其報,
味著須臾頃,
苦報甚夂長。


장난치고 웃으면서 재앙의 원인 심었다가
울부짖으며 그 죄를 받는다네.
악한 업 지은 모든 중생들
만일 스스로의 그 과보 보면
戲笑種禍因,
號泣而受罪,
惡業諸衆生,
若見自報者。


기운과 맥은 곧 끊어질 것이요
두려움에 피가 터져 죽을 것이네.
온갖 축생의 업을 지었어도
그 업은 가지가지 제각기 다르다네.
氣脈則應斷,
恐怖崩血死,
造諸畜生業,
業種種各異。


죽어서 축생 길에 떨어질 때는
갖가지로 제각기 다른 몸 받네.
혹은 가죽과 살 때문에 죽기도 하고
털ㆍ뿔ㆍ뼈ㆍ꼬리ㆍ깃 때문에 죽기도 하네.
死墮畜生道,
種種各異身,
或爲皮肉死,
毛角骨尾羽。


혹은 다시 서로서로 잡아죽이기도 하고
친척끼리 서로 잡아먹기도 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멍에를 쓰고
채찍으로 맞고 갈고리에 찔린다네.
更互相殘殺,
親戚還相噉,
負重而抱軛,
鞭策鉤錐剌。


몸을 다쳐 고름이나 피를 흘리고
굶주림과 목마름을 풀지 못하네.
바꾸어가며 끊임없이 서로 죽이지만
저들에겐 자재로운 힘이 없다네.
傷體膿血流,
飢渴莫能解,
展轉相殘殺,
無有自在力。


허공이나 물이나 육지 가운데에서
죽음 벗어나려 해도 그럴 수 없네.
아낌과 탐욕이 왕성한 사람
아귀(餓鬼) 갈래에 태어난다네.
虛空水陸中,
逃死亦無處,
慳貪增上者,
生於餓鬼趣。


태산과 같은 커다란 몸에
목구멍은 마치 바늘귀 같고
굶주림과 목마름의 불꽃 일어나
도리어 스스로 그 몸을 태우네.
巨身如大山,
咽孔猶鍼鼻,
飢渴火毒燃,
還自燒其身。


구하는 이에게는 아끼고 주지 않으며
혹은 남이 주는 것도 방해한 사람
그는 저 아귀 속에 태어나서도
음식을 구하나 얻지 못한다네.
求者慳不與,
或遮人惠施,
生彼餓鬼中,
求食不能得。


사람이 버리는 더러운 음식
먹으려 하면 변하여 없어지네.
만일 사람으로서 아낌과 탐욕의
괴로운 과보 이러함을 들으면
不淨人所棄,
欲食而變失,
若人聞慳貪,
苦報如是者。


제 몸의 살을 베어 남에게 주기
저 시비(尸毘)왕 같이 하리라.
혹은 사람 세계 태어난다 하더라도
그 몸이 태중(胎中)에 있을 때에는
割肉以施人,
如彼尸毘王,
或生人道中,
身處於行廁。


엎치락뒤치락 매우 고통스러워하다가
태에서 나올 때엔 두려움이 생기네.
부드러운 몸이라 무엇에 부딪치면
마치 칼날에 베이는 것 같네.
動轉極大苦,
出胎生恐怖,
軟身觸外物,
猶如刀劍截。


그의 과거 업의 몫에 맡겨져 있어
어느 때고 죽음이 없지 않나니
애쓰고 고통스러워하며 살기를 구하다가
생(生) 얻으면 오래도록 고통을 받네.
任彼宿業分,
無時不有死,
勤苦而求生,
得生長受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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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복을 타서 하늘에 나는 사람
목마른 애욕에 항상 몸을 태우다가
복이 다하고 목숨이 끝날 때는
죽음에 이르러 다섯 모양 나타나네.
乘福生天者,
渴愛常燒身,
福盡命終時,
衰死五相至。


마치 나무에 핀 꽃 시드는 것처럼
마르고 여위어 빛을 잃어버리고
권속들과 살고 죽음 갈릴 적에는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해도 붙들 수 없네.
猶如樹華萎,
枯悴失光澤,
眷屬存亡分,
悲苦莫能留。


궁전은 텅 비어 쓸쓸하고
아름다운 여자는 모두 멀리 떠나네.
티끌과 먼지 속에 앉고 누워서
슬피 울며 서로들 그리워하고 사모한다네.
宮殿廓然空,
玉女悉遠離,
坐臥塵土中,
悲泣相戀慕。


산 사람은 떨어져 몰락함을 슬퍼하고
죽는 사람은 삶을 그려 슬퍼하네.
꾸준히 애써 고행을 닦으며
천상의 즐거움을 탐하여 구하지만
生者哀墮落,
死者戀生悲,
精勤修苦行,
貪求生天樂。


이미 이러한 고통 있나니
더럽다 무엇을 족히 탐하랴.
큰 방편으로써 얻은 것도
마침내 이별의 고통 면치 못하네.
旣有如此苦,
鄙哉何可貪,
大方便所得,
不免別離苦。


슬프구나 모든 하늘 사람들
그 수명 길고 짧기 차별 없구나.
여러 겁을 지나며 고행을 닦고
영원히 애욕을 여의네.
嗚呼諸天人,
脩短無差別,
積劫修苦行,
永離於愛欲。


결정코 오래 살겠다 말하지만
지금에 와서 모두 다 떨어져 몰락하네.
지옥에서는 갖가지 고통 받다가
축생 되면 서로들 죽이네.
謂決定長存,
而今悉墮落,
地獄受衆苦,
畜生相殘殺。


아귀 되면 기갈에 핍박받고
인간 되면 애욕에 피곤하네.
모든 하늘이 즐겁다 하나
이별은 가장 큰 고통이라네.
餓鬼飢渴逼,
人閒疲渴愛,
雖云諸天樂,
別離最大苦。


한 번 미혹해 세간에 나면
어느 한 곳에 쉴 곳 없구나.
슬프다, 나고 죽음의 바다
돌고 돌아 끝이 없구나.
迷惑生世閒,
無一蘇息處,
嗚呼生死海,
輪轉無窮已。


중생은 끝없는 물결에 빠져
이리저리 떠돌며 의지할 곳 없네.
이와 같이 깨끗한 천안(天眼)으로
다섯 갈래 세계를 관찰할 때
衆生沒長流,
漂泊無所依,
如是淨天眼,
觀察於五道。


그것은 거짓이요 단단하지 않아서
마치 저 파초와 물거품 같네.
그는 곧 셋째 날 밤에
깊은 삼매에 들었네.
虛僞不堅固,
如芭蕉泡沫,
卽彼第三夜,
入於深正受。


모든 세간을 관찰해보니
돌고 돌며 자성(自性)을 괴롭히네.
자주자주 나고 늙고 죽음은
그 수가 한량없건만
觀察諸世閒,
輪轉苦自性,
數數生老死,
其數無有量。


탐심ㆍ욕심ㆍ어리석음의 어두운 장애
그것들로 말미암아 나는 곳 알 수 없네.
바른 생각으로써 가만히 생각했네.
‘남[生]과 죽음 어디로부터 생겨나는가?’
貪欲癡闇障,
莫知所由出,
正念內思惟,
生死何從起。


결정코 늙고 죽음은
남으로 말미암아 있는 줄 알았다네.
비유하면 사람이 몸이 있기 때문에
이 몸 병이 들어 아픔 따르는 것 같네.
決定知老死,
必由生所致,
如人有身故,
則有身痛隨。


또 남은 무엇 때문에 태어나는가 관찰하여
모든 유(有) 업으로부터 있다고 깨달았네.
천안(天眼)으로 유(有)의 업을 관찰해보니
자재천(自在天)에서 생긴 것도 아니네.
又觀生何因,
見從諸有業,
天眼觀有業,
非自在天生。


자성(自性)도 아니며 나[我]도 아니요
또한 그 인(因)이 없는 것도 아니었네.
마치 대나무 첫 마디를 쪼개면
남은 마딘 어려움 없는 것처럼
非自性非我,
亦復非無因,
如破竹初節,
餘節則無難。


이미 남과 죽음의 원인 보았으니
차츰차츰 진실을 보게 되었네.
유(有)의 업은 취(取)에서 생기는 것이니
마치 불이 섶나무를 만난 것 같다네.
旣見生死因,
漸次見眞實,
有業從取生,
猶如火得薪。


취(取)는 애(愛)로써 인(因)을 삼나니
마치 조그만 불씨가 산을 태우는 것 같네.
애(愛)는 수(受)에서 생김을 알았나니
고(苦)와 낙(樂)을 깨달아 편안함을 구하고
取以愛爲因,
如小火焚山,
知愛從受生,
覺苦樂求安。


굶주리고 목마르면 음식을 구하나니
수(受)가 애(愛)를 내는 것도 또한 그러하였네.
모든 수(受)는 촉(觸)을 인으로 삼나니
세 가지가 합하여 고(苦)와 낙(樂)이 생기네.
飢渴求飮食,
受生愛亦然,
諸受觸爲因,
三等苦樂生。


마치 부싯돌과 불쏘시개에 사람 힘을 더하면
곧 불을 얻어 쓰는 것 같네.
촉(觸)은 육입(六入)에서 생기나니
장님은 밝음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네.
鑽燧加人功,
則得火爲用,
觸從六入生,
盲無明覺故。


육입(六入)은 명색(名色)에서 일어나니
싹[芽]에서 줄기와 잎이 자라는 것과 같네.
명색은 식(識)으로 말미암아 생기나니
종자에서 싹과 잎이 생기는 것과 같다네.
六入名色起,
如芽長莖葉,
名色由識生,
如種芽葉生。


식(識)은 다시 도로 명색을 따라
잇따라 번져 나가 다시 남음 없었네.
식(識)을 연(緣)하여 명색이 생기고
명색을 연하여 식이 생긴다네.
識還從名色,
展轉更無餘,
緣識生名色,
緣名色生識。


마치 사람과 배가 함께 나아가고
물과 육지가 서로 당기는 것과 같네.
식이 명색을 내는 것처럼
명색은 다시 모든 근(根)을 낸다네.
猶人舩俱進,
水陸更相運,
如識生名色,
名色生諸根。


모든 근은 촉을 내고
촉은 다시 수(受)를 낸다.
수는 애욕(愛欲)을 내고
애욕은 취(取)를 내며
諸根生於觸,
觸復生於受,
受生於愛欲,
愛欲生於取。


취는 업의 유(有)를 내고
유는 곧 생(生)을 내며
생은 늙음과 죽음을 내어
그렇게 윤회하되 끝이 없네.
取生於業有,
有則生於生,
生生於老死,
輪迴周無窮。


중생은 인연으로부터 생겨남을
정각(正覺:부처님)께서는 다 깨달아 알아
결정코 바르게 깨달아 마쳤다네.
생이 다하면 늙음과 죽음 멸하고
衆生因緣起,
正覺悉覺知,
決定正覺已,
生盡老死滅。


유(有)가 멸하면 생(生)이 멸하고
취(取)가 멸하면 유가 멸하며
애(愛)가 멸하면 취가 멸하고
수가 멸하면 애가 멸하며
有滅則生滅,
取滅則有滅,
愛滅則取滅,
受滅則愛滅。


촉이 멸하면 수가 멸하고
6입이 멸하면 촉이 멸하나니
일체 입(入)이 멸해 다함은
명색의 멸하였기 때문이라네.
觸滅則受滅,
六入滅觸滅,
一切入滅盡,
由於名色滅。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행(行)이 멸하면 식이 멸하고
치(癡)가 멸하면 행이 멸하나니
그렇게 큰 선인(仙人) 정각(正覺) 이루었네.
識滅名色滅,
行滅則識滅,
癡滅則行滅,
大仙正覺成。


이와 같이 정각을 이루신 뒤에
부처님은 세간에 나오셨나니
정견(正見) 등의 여덟 가지 길은
넓고 크며 편편하고 곧은 길이네.
如是正覺成,
佛則興世閒,
正見等八道,
坦然平直路。


필경에는 내 것조차 없나니
마치 섶이 다하면 불이 멸하듯
해야 할 일 이미 마치고
먼저 바른 깨달음[正覺]의 길을 얻었네.
畢竟無我所,
如薪盡火滅,
所作者已作,
得先正覺道。


제일가는 묘한 이치 끝까지 본 뒤
큰 선인 방으로 들어서자
어둠은 물러가고 밝음 생겼나고
그가 하는 짓 모두 조용했다네.
究竟第一義,
入大仙人室,
闇謝明相生,
動靜悉寂默。


다함 없는 법[無盡法]을 체득하여
일체지는 밝디 밝았네.
큰 선인은 그 덕이 순후하여
그 때문에 땅이 두루 울려 흔들렸다네.
逮得無盡法,
一切智明朗,
大仙德淳厚,
地爲普震動。


우주는 모두 맑고 밝은데
하늘과 용과 귀신 구름처럼 모여들고
공중에서는 하늘 음악 연주되어
그로써 이 법을 공양하였네.
宇宙悉淸明,
天龍神雲集,
空中奏天樂,
以供養於法。


맑고 시원한 실바람 일어나고
구름 없는데 향기로운 비 내리며
묘한 꽃들 때 아닌데 활짝 피고
맛있는 과일들은 철을 어겨 무르익었네.
微風淸涼起,
無雲雨香雨,
妙花非時敷,
甘菓違節熟。


마하만다라(摩訶曼陀羅)꽃과
갖가지 하늘의 보배꽃들
허공에서 어지러이 내려와
저 모니 높은 이를 공양하였네.
摩訶曼陁羅,
種種天寶花,
從空而亂下,
供養牟尼尊。


다른 무리들의 모든 중생들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따라 노니니
두려움은 모두 다 사라져 없어지고
성내고 교만한 맘 아주 없어졌다.
異類諸衆生,
各慈心相向,
恐怖悉消除,
無諸恚慢心。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
모두 다 번뇌가 다한 사람 같으며
모든 하늘은 해탈 즐기고
나쁜 세계 무리들도 잠시 편안해졌다네.
一切諸世閒,
皆同漏盡人,
諸天樂解脫,
惡道暫安寧。


온갖 번뇌 잠깐 동안 그쳐
지혜의 달은 점점 밝음 더하였네.
감자(甘蔗) 종족의 선인들로서
하늘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 보고
기쁨이 온몸에 충만하였네.
煩惱暫休息,
智月漸增明,
甘蔗族仙人,
諸有生天者,
見佛出興世,
歡喜充滿身。


그들은 곧 그 하늘 궁전에서
비내리듯 꽃을 내려 공양하였고
모든 하늘과 용과 귀신들
같은 소리로 부처님 덕 찬탄했네.
卽於天宮殿,
雨花以供養,
諸天神鬼龍,
同聲嘆佛德。


세간 사람들은 저 꽃비 공양과
부처님 덕 찬탄하는 소리를 듣고
모두 다 따라 기뻐하면서
춤추듯 뛰며 어쩔 줄 몰라 하는데
世人見供養,
及聞讚嘆聲,
一切皆隨喜,
踊躍不自勝。


오직 저 악마 천왕만은
마음으로 무척 근심하고 괴로워했네.
부처님은 다시 이레 동안
선정에 들어 깨끗한 마음으로
唯有魔天王,
心生大憂苦,
佛於彼七日,
禪思心淸淨。


보리수에서 관찰할 때
똑바로 응시한 채 눈 깜짝 하지 않았네.
‘나는 이 보리수 의지하여
오랜 마음의 소원 이루었으니
觀察菩提樹,
瞪視目不瞬,
我依於此處,
得遂宿心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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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 없는 법에 편안히 머무르리.’
그러나 불만(佛眼)으로 중생을 관찰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 내어
그들을 청정하게 하려고 하셨네.
安住無我法,
佛眼觀衆生,
發上哀愍心,
欲令得淸淨。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삿된 견해에
표류하며 그 마음 빠졌으니
해탈이란 참으로 깊고 묘한 법
어떻게 이 법 펼 수 있으랴.’
貪恚癡邪見,
飄流沒其心,
解脫甚深妙,
何由能得宣。


차라리 부지런한 방편 버리고
잠자코 편안히 있고자 하였으나
돌아보아 본래의 서원을 생각하고
설법할 마음 다시 생겼네.
捨離勤方便,
安住於默然,
顧惟本誓願,
復生說法心。


‘그 누가 번뇌가 가장 적은가.’
모든 중생을 두루 관찰하였네.
그때 범천은 그 생각 알고
마땅히 법을 청해 굴리게 하려고
觀察諸衆生,
煩惱孰增微,
梵天知其念,
法應請而轉。


범천의 광명을 널리 비추며
괴로워하는 중생 제도하려 하였네.
내려와 모니(牟尼)의 높은 이 보니
법 설할 대인(大人)의 상(相)으로서
普放梵光明,
爲度苦衆生,
來見牟尼尊,
說法大人相。


묘한 이치를 전부 다 나타내어
진실한 지혜 안에 편안히 머물며
망설이는 잘못을 멀리 여의고
모든 거짓된 마음 전혀 없었네.
妙義悉顯現,
安住實智中,
離於留難過,
無諸虛僞心。


마음으로 공경하고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합장하고 간청하였다.
“세상에 무엇이 경사롭고 복됩니까?
이제 큰 세존(世尊)을 만났으니
恭敬心歡喜,
合掌勸請言,
世閒何福慶,
遭遇大世尊。


이 세간의 일체 중생들
더러운 찌꺼기 잡된 마음에
혹은 그 번뇌 무거운 이 있지만
혹은 그 번뇌 가벼운 이도 있다네.
一切衆生類,
塵穢滓雜心,
或有重煩惱,
或煩惱輕微。


세존께서는 이미 나고 죽음의
크게 괴로운 바다 건너셨으니
부디 저 바다에 빠져 있는
모든 중생들 건져주소서.
世尊已免度,
生死大苦海,
願當濟度彼,
沈溺諸衆生。


마치 이 세상의 의로운 장부
얻은 이익 남들과 함께 나누는 것처럼
세존께서는 이제 법의 이익 얻었으니
마땅히 모든 중생 건져야 하리.
如世閒義士,
得利與物同,
世尊得法利,
唯應濟衆生。


세상 범부들 자기 이익만 꾀하므로
남과 내가 이익을 같이하기 어렵나니
원컨대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시어
세상에서 어렵고도 어려운 일 행하소서.”
凡人多自利,
彼我兼利難,
唯願垂慈悲,
爲世難中難。


이와 같이 청하여 권하기를 마치고
하직한 뒤에 범천으로 돌아갔네.
부처님께서는 범천의 청함을 받고
마음으로 기뻐하며 그 정성 가상히 여겼네.
如是勸請已,
奉辭還梵天,
佛以梵天請,
心悅嘉其誠。


가엾게 여기는 맘 더욱 자라나고
설법하려는 마음 더해졌네.
걸식(乞食)하려고 생각하실 때
사천왕(四天王)은 제각기 발우[鉢]를 올렸지만
長養大悲心,
增其說法情,
念當行乞食,
四王咸奉鉢。


여래(如來)는 법을 위하기 때문에
그 넷을 합하여 하나로 만드셨네.
그때 장사꾼 일행이 있었는데
선우(善友) 천신(天神)이 그들에게 말하였네.
如來爲法故,
受四合成一,
時有商人行,
善友天神告。


“큰 선인(仙人)이신 모니존(牟尼尊)이
지금 저 숲 속에 계신다.
세상의 좋은 복밭[福田]이니
너희들은 거기 가서 공양 올려라.”
大仙牟尼尊,
在彼山林中,
世閒良福田,
汝應往供養。


그들은 명령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제일 먼저 첫 공양 받들어 올렸나니
부처님께서는 공양하신 뒤 생각하셨네.
‘누가 마땅히 먼저 법을 들을 수 있을까?
聞命大歡喜,
奉施於初飯,
食已顧思惟,
誰應先聞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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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저 아라람(阿羅藍)과
울두라마자(鬱頭羅摩子)가 있어
그들은 바른 법 받을 만한데
이미 이 세상에서 목숨 마쳤네.
唯有阿羅藍,
鬱頭羅摩子,
彼堪受正法,
而今已命終。


다음에는 다섯 비구들이 있으니
마땅히 첫 설법 들을 만하리.’
그렇게 적멸(寂滅)의 법 설하려 하실 때
햇빛이 어둠을 없애는 것 같았네.
次有五比丘,
應聞初說法,
欲說寂滅法,
如日光除冥。


저 바라내(波羅㮈)의
옛 선인이 살던 곳으로 가실 때
소왕[牛王]의 눈으로 똑바로 보며
편안하고 조용히 사자(師子) 걸음 걸으셨네.
行詣波羅捺,
古仙人住處,
牛王目平視,
安庠師子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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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든 중생들 건지기 위해
가시성(迦尸城)으로 나아갔나니
걸음마다 사자[獸王]의 걸음걸이로
보리수 숲을 돌아보았네.
爲度衆生故,
往詣迦尸城,
步步獸王顧,
顧瞻菩提林。

 



15. 전법륜품(轉法輪品)
佛所行讚  轉法輪品  第十五



여래는 지극히 조용하고 고요해
그 광명 나타내 밝게 비춘다.
엄숙한 모습은 혼자서 거닐어도
마치 많은 무리들 따르는 것 같았네.
如來善寂靜,
光明顯照曜,
嚴儀獨遊步,
猶若大衆隨。


길에서 어떤 범지(梵志) 만났으니
그 이름은 우파가(優波迦)라 했네.
비구 모습 온전히 지니고
길옆에서 공손히 서 있었네.
道逢一梵志,
其名憂波迦,
執持比丘儀,
恭立於路傍。


그는 일찍이 없었던 일 만남을 기뻐하여
두 손을 모아 여쭈었다네.
“중생들 모두 물들어 집착하건만
그대는 집착하는 모습 없으며
欣遇未曾有,
合掌而啓問,
群生皆染著,
而有無著容。


세상은 모두 마음 흔들리건만
그대만 홀로 모든 감관[根] 고요하구려.
빛나는 얼굴은 보름달 같고
감로(甘露)의 진국을 맛본 듯하네.
世閒心動搖,
而獨靜諸根,
光顏如滿月,
似味甘露津。


그 용모는 대인(大人)의 모양이요
지혜의 힘은 자재왕(自在王) 같네.
해야 할 일 이미 마쳤으리니
어떤 종품(宗稟) 가진 이를 스승으로 삼았는가?”
容貌大人相,
慧力自在王,
所作必已辦,
爲宗稟何師。


“내게는 아무런 스승 없나니
높일 이도 없으며 나은 이도 없노라.
스스로 매우 깊은 법을 깨달아
남이 얻지 못한 것 나는 얻었네.
答言我無師,
無宗無所勝,
自悟甚深法,
得人所不得。


사람으로 마땅히 깨달아야 할 것을
온 세상 아무도 깨달은 이 없지만
나는 이제 그것을 스스로 깨달았기에
나를 두고 정각(正覺)이라 부른다오.
人之所應覺,
擧世無覺者,
我今悉自覺,
是故名正覺。


번뇌란 원수의 집과 같아
지혜의 칼로써 항복받았네.
그러므로 세상에서 칭찬하면서
가장 훌륭하다고 부른다네.
煩惱如怨家,
伏以智慧劍,
是故世所稱,
名之爲最勝。


나는 이제 저 바라내로 가서
감로의 법북[法擊]을 치려 하나니
교만도 없을 뿐더러 명예도 생각 않고
이익이나 즐거움을 구해서도 아니다네.
當詣波羅捺,
擊甘露法鼓,
無慢不存名,
亦不求利樂。


다만 그들 위해 바른 법 펴서
괴로워하는 중생 건지려 함이네.
옛날에 큰 서원을 세워서
제도 안 된 사람들 건지고자 하였었네.
唯爲宣正法,
拔濟苦衆生,
以昔發弘誓,
度諸未度者。


그 서원의 결과 이제 이루었으니
내 본래의 원을 성취하였소.
재물을 만나 자기 이익 꾀하면
의로운 장부라고 일컫지 않나니
誓果成於今,
當遂其本願,
當財自供已,
不稱名義士。


천하와 이익을 함께하여야
비로소 대장부라 일컬으리.
위험에 빠진 사람 건져주지 않으면
어떻게 용기 있는 사내라 하며
兼利於天下,
乃名大丈夫,
臨危不濟溺,
豈云勇健士。


병든 이 보고서 고쳐주지 않으면
어떻게 훌륭한 의사라 이름리오.
미혹한 사람 보고 길 인도하지 않으면
착한 도사(導師)라 그 누가 말하리.
疾病不救療,
何名爲良醫,
見迷不示路,
孰云善導師。


마치 등불이 어둠을 비출 때
무심하게 스스로 밝은 것처럼
여래도 지혜 등불 태우지만
구하고 바라는 마음 전혀 없어라.
如燈照幽冥,
無心而自明,
如來燃慧燈,
無諸求欲情。


부싯돌을 치면 반드시 불을 얻고
굴 속에서는 바람 저절로 일어나며
땅을 파면 반드시 물을 얻는 것
이것은 다 자연의 이치이니라.
鑽燧必得火,
穴中風自然,
穿地必得水,
此皆理自然。


저 모든 모니(牟尼)들은 다
반드시 가야(伽耶)에서 도(道) 이루었다네.
또한 다 같이 가시국(迦尸國)에서
바른 법륜(法輪)을 굴렸다네.”
一切諸牟尼,
成道必伽耶,
亦同迦尸國,
而轉正法輪。


범지 우파가(憂波迦)는 이 말을 듣고
‘아아 기특하다’고 찬탄하였네.
마음으로 먼저 약속한 일이 있어서
길 따라 제각기 헤어져 갔으나
梵志憂波迦,
嗚呼嘆奇特,
隨心先所期,
從路各分乖。


일찍이 없었던 일이란 생각에
걸음걸음 돌아보며 주저하였네.
여래는 점점 걸어 앞으로 나아가
드디어 가시성(迦尸城)에 이르렀는데
計念未曾有,
步步顧踟躕,
如來漸前行,
至於迦尸城。


그 땅은 훌륭하고 또 장엄하기
마치 제석천왕의 궁전 같았네.
항하(恒河)와 바라내의
두 강이 두 갈래로 흐르는 사이에
其地勝莊嚴,
如天帝釋宮,
恒河波羅柰,
二水雙流閒。


수풀과 꽃과 열매 무성하고
짐승들 떼지어 서로 어울려 노닐었네.
한가하고 고요하여 세속 시끄러움 없는
옛날 선인들의 살던 곳
林木花果茂,
禽獸同群遊,
閑寂無喧俗,
古仙人所居。


거기에 여래의 광명 비추니
선명하고 밝음이 배나 더했네.
교린여(憍隣如) 종족의 아들
다음은 십력가섭(十力迦葉)
如來光照耀,
倍增其鮮明,
憍鄰如族子,
次十力迦葉。


셋째는 바삽파(婆澀波)
넷째는 아습파서(阿濕波誓)
다섯째는 발타라(跋陀羅)
이들은 고행 익히며 산림을 좋아했네.
三名婆歰波,
四阿濕波誓,
五名跋陁羅,
習苦樂山林。


그들은 멀리서 여래 오는 것 보고
모여 앉아 서로 의논하였네.
“저 구담(瞿曇)은 세상의 쾌락에 물들어
모든 고행(苦行)을 던져 버리고
遠見如來至,
集坐共議言,
瞿曇染世樂,
放捨諸苦行。


지금 이곳으로 돌아오고 있으니
부디 일어나 맞이하지도 말고
또한 예로써 안부도 묻지 말며
그에겐 필수품도 대주지 말자.
今復還至此,
愼勿起奉迎,
亦莫禮問訊,
供給其所須。


이미 본래 서원을 깨뜨렸으니
마땅히 공양도 받지 않아야 한다.”
보통 사람은 오는 손님을 보면
마땅히 선후(先後)의 차례를 닦고
已壞本誓故,
不應受供養,
凡人見來賓,
應修先後宜。


또한 그를 위해 자리를 마련하고
그를 편안하도록 하는 법인데
그들은 이렇게 서로 맹세한 뒤에
제각기 자세를 바로하고 앉았네.
且爲設牀座,
任彼之所安,
作此要言已,
各各正基坐。


여래께서 점점 가까이 이르시자
약속한 말 어기는 것 미처 모르고
어떤 이는 청하여 자리를 양보하고
어떤 이는 가사와 발우 거두었다네.
如來漸次至,
不覺違要言,
有請讓其坐,
有爲攝衣鉢。


어떤 이는 그 발을 씻어 주고 만지며
어떤 이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물었네.
이와 같이 갖가지로 스승을 위해
존경하고 받들어 섬겼지만
有爲洗摩足,
有請問所須,
如是等種種,
尊敬師奉事。


다만 그 종족을 버리지 못해
구담이라는 이름 그대로 불렀네.
세존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네.
“나의 본래의 성(姓)을 일컫는데
唯不捨其族,
猶稱瞿曇名,
世尊告彼言,
莫稱我本性。


이 아라하(阿羅呵)가 있는 곳에선
방자하고 거만한 말 쓰지 말라.
공경하거나 공경하지 않는 자에 대하여
내 마음은 다 같이 평등하지만
於阿羅呵所,
而生褺慢言,
於敬不敬者,
我心悉平等。


너희들이 마음으로 공경하지 않으면
마땅히 그 죄를 스스로 부르리라.
부처는 능히 세상을 건지나니
그러므로 부처라 부른다네.
汝等心不恭,
當自招其罪,
佛能度世閒,
是故稱爲佛。


저 일체 중생들에 대하여
똑같은 마음으로 아들이라 생각하네.
그런데 본 성명을 부르는 것은
아비 업신여기는 죄 짓는 것과 같으니라.”
於一切衆生,
等心如子想,
而稱本名字,
如得慢父罪。


부처님은 큰 자비의 마음으로
그들을 가엾게 여기시어 말씀하셨지만
저들은 어리석은 마음 그대로
바르고 참되게 깨친 이 믿지 않았네.
佛以大悲心,
哀愍而告彼,
彼率愚騃心,
不信正眞覺。


‘이전부처 고행을 닦았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얻은 것 없었는데
지금은 몸과 입의 즐거움 누리나니
무슨 인연으로 부처 될 수 있으랴.’
言先修苦行,
猶尚無所得,
今恣身口樂,
何因得成佛。


이와 같은 의혹은
여래께서 부처의 도(道)를 이루어
진실한 이치를 완전히 깨쳐
일체 지혜 구족(具足)한 것 믿지 않았네.
如是等疑惑,
不信得佛道,
究竟眞實義,
一切智具足。


여래께서는 곧 그들을 위해
중요한 도(道)를 간략히 말씀하셨네.
“어리석은 사람은 고행 익히고
쾌락 행하는 이는 모든 감관 기쁘게 한다.
如來卽爲彼,
略說其要道,
愚夫習苦行,
樂行悅諸根。


그 두 가지 차별을 보니
그것은 곧 큰 허물이 되네.
그것은 바르고 참된 도(道) 아니니
해탈과 어긋나기 때문이니라.
見彼二差別,
斯則爲大過,
非是正眞道,
以違解脫故。


몸을 지치게 해 고행을 닦지만
그 마음 오히려 분주하고 어지러워
세상의 지혜마저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모든 감관을 초월할 수 있으랴.
疲身修苦行,
其心猶馳亂,
尚不生世智,
況能超諸根。


물을 가지고는 등불을 켜도
결국은 꺼져서 어둠을 깨뜨릴 길 없는 것처럼
몸을 지치게 해 지혜 등불 닦아도
능히 어리석음 깨뜨릴 수 없느니라.
如以水燃燈,
終無破闇期,
疲身修慧燈,
不能壞愚癡。


썩은 나무로는 불을 구해도
부질없이 힘만 들 뿐 얻지 못하나니
나무와 송곳에 사람의 힘 더해야
비로소 불을 얻어 쓸 수 있으리
朽木而求火,
徒勞而弗獲,
鑽燧人方便,
卽得火爲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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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道)를 구하기 위해 몸을 괴롭히는 것
감로법(甘露法)을 얻는 게 아니니라.
욕심에 집착함은 도리 아니요
어리석고 미련함은 지혜의 밝음 막는다네.
求道非苦身,
而得甘露法,
著欲爲非義,
愚癡障慧明。


오히려 경론(經論)을 밝게 알지 못하거늘
하물며 욕심 여의는 도(道)를 얻으랴.
마치 사람이 중병에 걸렸을 때
병에 맞는 음식을 먹지 않음 같다네.
尚不了經論,
況得離欲道,
如人得重病,
食不隨病食。


지혜 없는 그 중병을
욕심에 집착하여 어찌 고치랴.
넓은 벌판에 불을 놓을 때
마른 풀에다 거센 바람 더하면
無知之重病,
著欲豈能除,
放火於曠野,
乾草增猛風。


그 성한 불을 누가 끌 수 있으리.
탐욕과 애정의 불 또한 그러하다네.
나는 이제 이미 두 극단을 떠나
마음에 중도(中道)를 가졌다네.
火盛孰能滅,
貪愛火亦然,
我已離二邊,
心存於中道。


온갖 괴로움 결국엔 쉬고
편하고 고요하여 모든 허물 여의었네.
바른 견해는 햇빛보다 더 밝아
평등하게 부처를 각관(覺觀)하리라.
衆苦畢竟息,
安靜離諸過,
正見踰日光,
平等覺觀佛。


바른 말은 우리의 집이 되며
바른 행동[業]의 숲에서 유희하느니라.
바른 생활[命]은 풍부한 모습이 되고
바른 방편은 바르게 닦는 길이 된다네.
바른 생각은 성곽(城郭)이 되고
바른 선정(禪定)은 자리 되리라.
이 여덟 가지 길은 바르고 평탄하다네.
正語爲舍宅,
遊戲正業林,
正命爲豐姿,
方便正修塗,
正念爲城郭,
正定爲牀座,
八道坦平正。


나고 죽는 괴로움 벗어나서는
이 길 따라 나오는 사람
해야 할 일을 이미 완전히 마쳐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는 것에 떨어지지 않네.
免脫生死苦,
從此塗出者,
所作已究竟,
不墮於此彼。


이 세상 저 세상의 괴로운 분수 속에
삼계(三界)는 순수한 괴로움 덩어리
오직 이 길만이 능히 그것 멸하네.
원래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것이네.
二世苦數中,
三界純苦聚,
唯此道能滅,
本所未曾聞。


바른 법의 깨끗하고 맑은 이 눈으로
평등하게 본 해탈의 길이니라.
그러므로 오직 나만 이제야 비로소
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의 괴로움 초월했네.
正法淸淨眼,
等見解脫道,
唯我今始超,
生老病死苦。


사랑하는 이 이별함과 미운 이 만남
구하는 일 이루지 못하는 괴로움과
그 밖의 갖가지 괴로움
욕심을 여읜 것과 여의지 못한 것
愛離怨憎會,
所求事不果,
及餘種種苦,
離欲未離欲。


몸이 존재하는 것과 또 없어지는 것
깨끗한 공덕을 여의는 것들
간략히 말하여 이는 다 고통이라네.
마치 왕성한 불이 꺼진 것 같다네.
有身及無身,
離淨功德者,
略說斯皆苦,
猶如盛火息。


비록 미미하게 열(熱)이 남아 있어도
고요하고 지극히 미세한 나[我]에게도
큰 고통의 성질 아직 남아 있으니
탐욕 따위의 모든 번뇌와
雖微不捨熱,
寂靜微細我,
大苦性猶存,
貪等諸煩惱。


갖가지 업(業)의 허물들
그것은 곧 괴로움의 인(因)이 되니
버려 여의면 곧 괴로움은 없어지리라.
비유하면 마치 저 모든 종자들
及種種業過,
是則爲苦因,
捨離則苦滅,
猶如諸種子。


땅이나 물 따위 여의고
여러 가지 인연이 화합하지 않으면
싹이나 잎이 나지 않는 것 같아서
유(有)의 성질은 상속(相續)이 있다네.
離於地水等,
衆緣不和合,
芽葉則不生,
有有性相續。


하늘에서 나쁜 세계에 이르기까지
수레바퀴 돌 듯 쉬지 않나니
이것은 다 탐욕에서 생기는 것이니라.
하(下)ㆍ중(中)ㆍ상(上)의 모든 차별은
從天至惡趣,
輪迴而不息,
斯由貪欲生,
軟中上差降。


갖가지 업이 원인이 되니
만일 저 탐욕 따위 멸하면
곧 서로 상속함이 없을 것이요
갖가지 업이 다하면
種種業爲因,
若滅於貪等,
則無有相續,
種種業盡者。


차별의 괴로움은 길이 쉬리라.
이것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 멸하면 저것이 멸하나니
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도 없다네.
差別苦長息,
此有則彼有,
此滅則彼滅,
無生老病死。


땅ㆍ물ㆍ불ㆍ바람도 없으며
또한 처음ㆍ중간ㆍ끝도 없나니
그것은 속이는 법이 아니라
성현이 머무는 곳이라네.
無地水火風,
亦無初中邊,
亦非欺誑法,
賢聖之所住。


다함 없는 적멸(寂滅) 있나니
이른바 저 여덟 가지 바른 길은
곧 방편으로서 다른 것 아니라
세상 사람 보지 못하는 것이라네.
無盡之寂滅,
所說八正道,
是方便非餘,
世閒所不見。


모든 중생들 영원히 미혹하네.
나는 괴로움 알고 그 모임 끊고
그 멸함 증득하고 바른 길 닦았나니
이 네 가지 참된 진리 관찰하여
彼彼長迷惑,
我知苦斷集,
證滅修正道,
觀此四眞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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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였네.
이른바 나는 이미 괴로움 알고
이미 유루(有漏)의 인(因)을 끊었으며
이미 멸해 다함을 증득하였네.
遂成等正覺,
謂我已知苦,
已斷有漏因,
已滅盡作證。


이미 여덟 가지 바른 길 닦았고
이미 이 네 가지 참 진리 알았네.
청정한 법안(法眼)을 성취했나니
이 네 가지 참된 진리에 대해
已修八正道,
已知四眞諦,
淸淨法眼成,
於此四眞諦。


아직 평등한 눈 생기지 않았으면
해탈을 얻었다고 말할 수 없고
할 일을 다하였다 말할 수 없으며
그리고 또한 일체의 진실한 지각
未生平等眼,
不名得解脫,
不言作已作,
亦不言一切。


이루었다 말할 수 없느니라.
이미 참된 진리 알기 때문에
해탈을 얻은 줄 스스로 알고
할 일을 다한 줄 스스로 알았네.
眞實知覺成,
已知眞諦故,
自知得解脫,
自知作已作。


스스로 등정각 이루었음을 아느니라.”
이렇게 진실을 연설하실 때
저 교린(憍憐) 족성의 아들과
8만 제천(諸天)의 무리들
自知等正覺,
說是眞實時,
憍憐族姓子,
八萬諸天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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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뜻을 끝까지 알아
모든 티끌과 때 멀리 여의고
청정한 법안을 증득하였네.
천인사(天人師)께서는 저 교린이
究竟眞實義,
遠離諸塵垢,
淸淨法眼成,
天人師知彼。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친 줄 아시고
기뻐하여 사자처럼 우렁찬 소리로
“교린이 왔느냐”고 물으셨네.
교린은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네.
所作事已作,
歡喜師子吼,
問憍憐如來,
憍憐卽白佛。


“이미 스승님의 법을 알았습니다.”
그가 이미 법을 안 것 때문에
아야교린(阿若憍憐)이라 이름하였네.
그는 부처님의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먼저 첫 번째로 깨달았네.
已知大師法,
以彼知法故,
名阿若憍憐,
於佛弟子中,
最先第一悟。


그의 바른 법 알았다는 소리가
저 모든 지신(地神)에게 들리자
그 신들 모두 소리 높여 외쳤네.
“장하다 깊은 법을 이미 보았도다.
彼知正法聲,
聞於諸地神,
咸共擧聲唱,
善哉見深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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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는 오늘에 있어서
일찍이 굴리지 못한 법을 굴려
두루 모든 하늘과 사람을 위해
감로문(甘露門)을 널리 여셨네.
如來於今日,
轉未曾所轉,
普爲諸天人,
廣開甘露門。


깨끗한 계(戒)로 바큇살 삼고
조복(調伏)과 고요함 고르게 갖추었으며
견고한 지혜로 바퀴테 삼고
부끄러움으로 그 사이에 보죽치고
淨戒爲衆輻,
調伏寂定齊,
堅固智爲輞,
慚愧楔其閒。


바른 생각으로써 바퀴통 삼아
진실한 법륜을 이루었다.
바르고 참되게 삼계(三界) 벗어났으니
다시는 물러나 삿된 스승 따르지 않으리.”
正念以爲轂,
成眞實法輪,
正眞出三界,
不退從邪師。


이렇게 지신(地神)이 소리 높여 외치자
허공신도 그를 따라 칭송하고
모든 하늘들도 잇따라 찬탄하여
저 범천(梵天)에까지 사무쳤네.
如是地神唱,
虛空神傳稱,
諸天轉讚嘆,
乃至徹梵天。


삼계(三戒)의 모든 천신들은
처음으로 큰 선인(仙人)이란 그 말을 듣고
놀라면서 차례차례 서로 일렀네.
“두루 들었다네. 부처님 세상에 나오시어
널리 저 모든 중생들 위해
적정(寂靜)한 법륜을 굴리신다.”
三界諸天神,
始聞大仙說,
展轉驚相告,
普聞佛興世,
廣爲群生類,
轉寂靜法輪。


바람은 맑아지고 안개와 구름 걷히며
공중에는 하늘꽃이 비처럼 내리고
모든 하늘들은 하늘 풍류 연주하여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기뻐하고 찬탄했네.
風霽雲霧除,
空中雨天華,
諸天奏天樂,
嘉歎未曾有。

佛所行讚卷第三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불소행찬』 3권(ABC, K0980 v29, p.654a01-663c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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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소행찬 제2권
-일명 불본행경(佛本行經)-
佛所行讚卷第二
亦云佛本行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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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명보살 지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馬鳴菩薩造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6. 차닉환품(車匿還品)
車匿還品第六


잠시 뒤에 밤은 이미 지나고
중생들 눈빛이 비추어 나오는 곳
숲 나무 사이를 돌아보니
발가(跋伽) 선인이 사는 곳이었네.
須臾夜已過,
衆生眼光出,
顧見林樹閒,
跋伽仙人處。


넓은 숲속 흐르는 물 너무도 맑고
짐승들은 사람을 가까이 따르니
태자는 그것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온몸의 고달픔 저절로 풀렸네.
林流極淸曠,
禽獸親附人,
太子見心喜,
形勞自然息。


‘이것은 곧 상서로운 일이리니
반드시 일찍이 없었던 이익 얻으리라.‘
다시 또 저 선인을 보니
그는 마땅히 공양할 만한 사람이었네.
此則爲祥瑞,
心獲未曾利,
又見彼仙人,
是所應供養。


그 선인 스스로 위의(威儀)를 지키고
잘난 체 교만스런 자취조차 없었네.
말에서 내려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으며
“너는 이제 이미 나를 건져 주었다”고 하고
자비스런 눈으로 차닉(車匿)을 바라보니
마치 청량한 물로 씻은 듯했네.
幷自護其儀,
滅除高慢迹,
下馬手摩頭,
汝今已度我,
慈目視車匿,
猶淸涼水洗。


“준마가 나는 듯 치달릴 때
너는 언제나 말 뒤를 따랐지.
너의 깊은 공경과 부지런함과
게으름 없는 노력에 감동하노라.
駿足馳若飛,
汝常係馬後,
感汝深敬勤,
精勤無懈惓。


다른 일이야 더 이상 따질 것 없고
오직 너의 참 마음만 취할 뿐이지.
마음으로 공경하고 몸으로 애썼으니
이 두 가지를 이제야 비로소 보았노라.
餘事不足計,
唯取汝眞心,
心敬形堪勤,
此二今始見。


사람은 마음에 지극한 정성 있더라도
몸의 힘이 그것을 견뎌내지 못하고
힘이 견딘다 해도 마음이 따르지 못하거늘
너는 이제 그 둘을 다 갖추었구나.
세간의 영화와 이익 던져 버리고
발을 내딛어 나를 따라 왔구나.
人有心至誠,
身力無所堪,
力堪心不至,
汝今二俱備,
捐棄世榮利,
進步隨我來。


어떤 사람인들 이익을 향하지 않으랴.
이익이 없으면 친척도 떠나는데
너는 이제 부질없이 나를 따라서
현재 세상의 이익을 구하지 않았구나.
何人不向利,
無利親戚離,
汝今空隨我,
不求現世報。


대개 사람이 자식 낳아 기르는 것
조상의 대(代) 잇기 위함이며
왕을 받들어 공경하는 까닭은
길러준 은혜를 갚으려 함이니라.
夫人生育子,
爲以紹宗嗣,
所以奉敬王,
爲以報恩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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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두들 이익을 구하는데
너만 홀로 이익을 등지고 노는구나.
지극한 말은 번잡하지 않나니
내 이제 간략히 너에게 말하리라.
一切皆求利,
汝獨背利遊,
至言不煩多,
今當略告汝。


너는 나를 섬기는 일 이미 끝났으니
오늘 아침에 이 말 타고 돌아가거라.
나는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구하던 것 이제야 얻었느니라.”
汝事我已畢,
今且乘馬還,
自我長夜來,
所求處今得。


곧 바로 보배 영락을 풀어
차닉에게 주면서 말하였네.
“너에게 주나니 잘 간직하라.
이것으로 너의 슬픔 위로하노라.”
卽脫寶瓔珞,
以授於車匿,
具持是賜汝,
以慰汝憂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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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관 꼭대기의 마니(摩尼) 보석
그 빛나는 광명은 온몸을 비추었네.
곧 그것을 벗어 손바닥에 올려놓으니
마치 해가 수미산(須彌山)을 비추듯 했네.
寶冠頂摩尼,
光明照其身,
卽脫置掌中,
如日曜須彌。


“차닉이여, 너는 이 구슬 가지고
곧 나의 부왕 계신 곳으로 돌아가라.
이 구슬 가져다 왕의 발에 예배하고
나의 정성된 마음을 나타내다오.
車匿持此珠,
還歸父王所,
持珠禮王足,
以表我虔心。


부디 사랑하고 그리는 정 버리시라고.
나를 대신해 왕에게 청하여라.
남[生]ㆍ늙음ㆍ죽음을 벗어나기 위하여
일부러 고행림(苦行林)에 들어왔을 뿐
爲我啓請王,
願捨愛戀情,
爲脫生老死,
故入苦行林。


하늘에 태어나기 구하는 것 아니니
우러러 그리는 맘 없는 건 아니지만
또한 어떤 원한 품은 것도 아니니라.
오직 근심과 슬픔을 버리고자 할 뿐이네.
亦不求生天,
非無仰戀心,
亦不懷結恨,
唯欲捨憂悲。


오랜 세월 동안 은혜와 애욕 쌓아봐야
반드시 언젠가는 이별해야 하나니
언젠가는 갈라져야 하기 때문에
해탈할 그 인(因)을 구하는 것이라네.
長夜集恩愛,
要當有別離,
以有當離故,
故求解脫因。


만일 해탈을 얻은 사람이라면
영원히 어버이 떠나는 일 없을 것이고
근심 끊기 위해 집 나왔나니
아들 위해 근심하지 말라 하여라.
若得解脫者,
永無離親期,
爲斷憂出家,
勿爲子生憂。


5욕이란 근심의 근본이 되니
마땅히 5욕에 대한 집착을 근심하라.
우리 조상으로서 모든 훌륭한 왕은
뜻이 굳고 단단하여 흔들리지 않았네.
五欲爲憂根,
應憂著欲者,
乃祖諸勝王,
堅固志不移。


이제 나는 그 재산 물려받았지만
오직 법뿐이요 법 아닌 것 버렸다네.
대개 사람은 목숨이 끝날 때
그 재산 모두 아들에게 넘기는데
아들들 대부분 세속의 이익 탐하지만
나는 그보다 법의 재물 좋아한다네.
今我襲餘財,
唯法捨非宜,
夫人命終時,
財產悉遺子,
子多貪俗利,
而我樂法財。


만일 나이가 젊고 건장할 때는
공부할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면
마땅히 알라. 바른 법 구함에는
때이건 때 아니건 가릴 것 없다네.
若言年少壯,
非是遊學時,
當知求正法,
無時非爲時。


무상하여 정해진 기약 없는데
죽음의 원수는 항상 따르며 엿보나니
그러므로 나는 오늘 이때야말로
결정코 법을 구할 때라 생각한다네.
無常無定期,
死怨常隨伺,
是故我今日,
決定求法時。


위에서 내가 말한 모든 것
너는 나를 위해 모두 아뢰고
오직 바라는 건 부왕으로 하여금
다시는 나를 돌이켜 생각 말라 하라.
如上諸所啓,
汝悉爲我宣,
唯願今父王,
不復我顧戀。


일부러 나를 헐어 비방함으로써
왕에게 애정을 끊게 할 수 있다면
너는 얼마든지 내 말을 하여
왕께서 그리 생각게 하라.”
若以形毀我,
令王割愛者,
汝愼勿惜言,
使王念不絕。


차닉은 태자의 분부 받들고
슬픔에 겨워 정신이 아득해져
두 손을 합장하고 무릎 꿇고 앉아
태자의 말에 다시 대답하였네.
車匿奉教勅,
悲塞情惛迷,
合掌而䠒跪,
還答太子言。


“분부대로 갖추어 말씀드리면
대왕의 근심과 슬픔 더할 것이요
근심과 슬픔이 더욱더 심해지면
코끼리가 진흙탕에 빠진 것 같으리이다.
如勅具宣言,
恐更增憂悲,
憂悲增轉深,
如象溺深泥。


결정코 은혜와 애욕을 등진다면
마음 있는 이 누군들 슬퍼하지 않으리오.
금석(金石)도 오히려 부서지겠거늘
하물며 슬픈 감정에 빠진 이리오.
決定恩愛乖,
有心孰不哀,
金石尚摧碎,
何況溺哀情。


태자는 깊은 궁중에서 자라나
젊고 호강하여 몸이 부드럽나니
가시덤불 숲 속에 부드러운 몸 던져
그 고행 어떻게 견딜 수 있으리오.
太子長深宮,
少樂身細軟,
投身刺蕀林,
苦行安可堪。


처음에 나에게 명하여 말 준비케 하셨을 때
제 마음 매우 불안하였지만
천신이 저를 못 견디게 재촉해
저로 하여금 빨리 장엄하게 하였네.
初命我索馬,
下情甚不安,
天神見驅逼,
命我速莊嚴。


내 무슨 뜻이 있어 태자로 하여금
결정코 깊은 궁전 버리게 하였으랴.
이 가비라위(迦毘羅衛) 나라의
온 백성 모두 다 비통해 하네.
何意令太子,
決定捨深宮,
迦毘羅衛國,
合境生悲痛。


부왕께서는 이미 나이 늙으셨고
아들 생각하는 사랑 또한 깊나니
결정코 집 버리고 나간다면
그것은 합당한 일이 아니라오.
父王年已老,
念子愛亦深,
決定捨出家,
此則非所應。


삿된 견해 지녀 부모도 없다 하면
그것이야 더 이상 말할 것 없지만
구담미(瞿曇彌)는 오랫동안 기르면서
젖 먹여 키우느라 육신이 쪼그라들었네.
그 자비와 사랑 잊기 어렵나니
부디 은혜를 등지는 이 되지 마소서.
邪見無父母,
此則無復論,
瞿曇彌長養,
乳哺形枯乾,
慈愛難可忘,
莫作背恩人。


어린 아이 기르는 어머니의 공덕은
훌륭한 종족이라면 받들어 섬기나니
뛰어난 것 얻었다가 다시 버리면
그것은 곧 훌륭한 이 아니옵니다.
嬰兒功德母,
勝族能奉事,
得勝而復棄,
此則非勝人。


야수다라(耶輸陀羅)의 훌륭한 아들은
나라를 이어받고 바른 법 맡았으나
그 나이 아직은 어리디 어리니
그도 또한 버릴 수 없는 것이네.
耶輸陁勝子,
嗣國掌正法,
厥年尚幼少,
是亦不應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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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치 어기고 부왕을 버리고
종친과 권속들을 모두 다 버렸으나
부디 더 이상 나만은 버리지 마오.
나는 결코 존귀한 분 떠나지 않을 것이오.
已違捨父王,
及宗親眷屬,
勿復遺棄我,
要不離尊足。


내 마음은 뜨거운 불 품은 듯하여
혼자서는 궁중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제 텅텅 빈 저 들판에다
태자를 버리고 돌아간다면
마치 저 수만제(須曼提)가
라마(羅摩)를 버린 것과 다름없으리.
我心懷湯火,
不堪獨還國,
今於空野中,
棄捐太子歸,
則同須曼提,
棄捨於羅摩。


지금 만일 나 홀로 궁으로 돌아가면
왕께 무엇이라 아뢸 것이며
온 궁중 사람에게 꾸중 들을 때
또 다시 무슨 말로 대답하리까.
今若獨還宮,
白王當何言,
合宮同見責,
復以何辭答。


아까 태자께서 저에게 말씀하시길
방편으로 태자를 헐어 비방하라 하셨으나
어떻게 모니(牟尼)의 공덕 앞에서
거짓으로 꾸며 여쭙겠습니까.
太子向告我,
隨方便形毀,
牟尼功德所,
云何而虛說。


저는 너무도 부끄럽고 부끄러워
혀가 있어도 말하지 못하리니
설사 무슨 할 말이 있다 한들
천하에 어느 누가 그 말을 믿으리오.
我深慚愧故,
舌亦不能言,
設使有所說,
天下誰復信。


만일 달빛이 뜨겁다 말할 때
세상에서 그 말을 믿는 이 있다면
그는 혹 태자가 행하는 것이
법다운 행 아니어도 믿을 것이오.
若言月光熱,
世間有信者,
脫有信太子,
所行非法行。


태자의 마음은 부드럽고 연약하여
언제나 모든 것을 자비롭게 대하시니
깊이 사랑하면서 버린다는 것
그것은 본 마음에 어긋나는 것이라네.
원컨대 태자께서는 궁으로 돌아가시어
어리석은 제 정성을 위로하소서.”
太子心柔軟,
常慈悲一切,
深愛而棄捨,
此則違宿心,
願可思還宮,
以慰我愚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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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는 차닉의 애처롭고 간절하여
입이 쓰도록 간하는 말 들었지만
마음은 편안하고 더욱 굳고 단단해져
다시 그에게 타일러 말하였다네.
太子聞車匿,
悲切苦諌言,
心安轉堅固,
而復告之曰。


“너는 이제 나를 위한 까닭에
이별의 고통이 생겼으나
마땅히 그러한 슬픈 생각 버리고
스스로 그 마음 달래야 하느니라.
汝今爲我故,
而生別離苦,
當捨此悲念,
且自慰其心。


중생들은 제각기 다른 갈래로
어그러져 떠나는 것 평범한 이치이니
내가 아무리 지금에 있어
모든 친족 버리지 않는다 해도
죽음에 이르러 몸과 정신 갈라짐을
장차 어떻게 머물게 하겠는가.
衆生各異趣,
乖離理自常,
縱令我今日,
不捨諸親族,
死至形神乖,
當復云何留。


자비스런 어머니 나를 가졌을 때
못내 사랑했으나 언제나 괴로움 품었고
나를 낳은 뒤에는 곧 목숨이 끝나
마침내 자식의 봉양 받아보지 못하였다.
삶과 죽음 각각 길이 다르나니
지금 어디 가서 다시 만나리.
慈母懷妊我,
深愛常抱苦,
生已卽命終,
竟不蒙子養,
存亡各異路,
今爲何處求。


넓은 들 우거진 높은 나무에
뭇 새들 떼지어 깃들 적에
저녁에 모였다가 새벽이면 흩어지듯
이 세간의 이별도 그와 같다네.
曠野茂高樹,
衆鳥群聚拪,
暮集晨必散,
世閒離亦然。


높은 산에 걸려 있는 뜬구름
사방에서 모여들어 허공을 메웠다가도
어느새 다시금 사라지고 흩어져 버리니
사람 사는 이치도 또한 그러하니라.
浮雲興高山,
四集盈虛空,
俄而復消散,
人理亦復然。


세간은 본래 저절로 어그러지는 것이니
잠시 만나 은애(恩愛)로 얽히지만
꿈 속에서 만나고 흩어지는 것 같아
나의 친한 사람을 헤아릴 수 없다네.
世閒本自乖,
暫會恩愛纏,
如夢中聚散,
不應計我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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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하면 봄철에 살아나는 나무가
점점 자라 가지와 잎 우거졌다가
가을 서리에 말라 떨어지는 것처럼
한 몸도 오히려 나뉘고 말거늘
하물며 잠깐 동안 회합한 사람들이라도
그 친척이 어찌 언제나 함께하랴.
譬如春生樹,
漸長柯葉茂,
秋霜遂零落,
同體尚分離,
況人暫合會,
親戚豈常俱。


너는 우선 근심과 고통을 쉬고
내 분부 받들어 궁전으로 돌아가라.
돌아갈 뜻 없어 나와 있고 싶거든
우선은 돌아갔다 나중에 다시 오라.
汝且息憂苦,
順我教而歸,
歸意猶存我,
且歸後更還。


저 가비라위국(迦毗羅衛國) 사람들
내 마음의 결정을 듣고도
돌아보아 나를 생각는 자 있거든
너는 마땅히 내 말을 일러주라.
迦毘羅衛人,
聞我心決定,
顧遺念我者,
汝當宣我言。


나고 죽는 바다를 건너고 나서
그런 다음에야 마땅히 돌아가리라.
만일 이 소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 몸은 산림에서 죽고 말 것이라고.”
越度生死海,
然後當來還,
情願若不果,
身滅山林閒。


그때 흰 말은 이 태자의
이런 진실한 말을 듣고는
무릎 꿇고 태자의 발을 핥으며
길이 한숨쉬며 눈물을 흘렸네.
白馬聞太子,
發斯眞實言,
屈膝而舐足,
長息淚流連。


수레바퀴[輪] 있는 손바닥과 막(膜)이 있는 손으로
흰 말 정수리를 어루만지며 타일렀네.
“너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나는 이제 너에게 감사한다.
輪掌網鞔手,
順摩白馬頂,
汝莫生憂悲,
我今懺謝汝。


훌륭한 말로서 수고하고 애썼으니
네가 도울 일은 이제 이미 끝났다.
나쁜 세상 괴로움 길이 그치고
현세에 묘한 결과 나타나리라.”
良馬之勤勞,
其功今已畢,
惡道苦長息,
妙果現於今。


온갖 보배로 장엄한 검(劒)은
늘 차닉이 들고 따랐는데
태자가 날카로운 그 검을 뽑았을 때
마치 용(龍)의 빛나는 광명 같았네.
衆寶莊嚴劍,
車匿常執隨,
太子拔利劍,
如龍曜光明。


보배 관(冠)을 썼던 검은머리를
모아 쥐고 끊어 공중에 던지니
위로 날아가 허공의 경계에 엉겨
나부낌이 난(鸞)새가 나는 것 같았네.
寶冠籠玄髮,
合剃置空中,
上昇凝虛境,
飄若鸞鳥翔。


도리(忉利)의 모든 하늘 사람들
그 머리털 잡고 천궁(天宮)으로 돌아갔나니
언제나 그 발자취를 받들어 섬기고자 했거늘
하물며 이제 그 머리털을 얻음에 있어서랴.
올바른 법이 다할 때까지
마음을 다해 공양 드렸다네.
忉利諸天下,
執髮還天宮,
常欲奉事足,
況今得頂髮,
盡心加供養,
至於正法盡。


그때 태자는 스스로 생각했다네.
‘모든 장신구는 이제 다 없애고
다만 흰 비단 옷만이 남아 있는데
이것도 집 떠난 자의 행색 아니다.’
太子時自念,
莊嚴具悉除,
唯有素繒衣,
猶非出家儀。


그때 저 정거천자(淨居天子)는
태자가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 알고
사냥꾼 모습으로 변하여
활을 지니고 예리한 화살을 차고
몸에는 가사(袈裟)를 걸치고
곧 태자 앞으로 나아갔다네.
時淨居天子,
知太子心念,
化爲獵師像,
持弓佩利箭,
身被袈裟衣,
徑至太子前。


태자는 생각하기를
‘이 옷이야말로 물들인 청정한 옷이구나.
선인(仙人)의 훌륭한 차림새이나
사냥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곧 사냥꾼을 부르면서 앞으로 나아가
부드러운 말씨로 타일러 말하였다네.
太子念此衣,
染色淸淨服,
仙人上標飾,
獵者非所應,
卽呼獵師前,
軟語而告曰。


“그대는 그 옷에 대하여
애착이 그리 깊지 않은 것 같소.
내가 입은 이 옷을 드릴 테니
그대 옷과 맞바꾸면 어떻겠소.”
汝於此衣服,
貪愛似不深,
以我身上服,
與汝相貿易。


그 사냥꾼이 태자에게 말하였다.
“이 옷을 아끼지 않는 건 아니니
이것으로써 모든 사슴 떼를 속여
그들을 유인해 잡기 때문이라오.
獵師白太子,
非不惜此衣,
用謀諸群鹿,
誘之令見趣。


그러나 그대에게 정말 필요하다면
지금 입고 있는 옷과 바꿔 주겠소.”
사냥꾼은 그 옷을 바꿔 입고
저절로 하늘 몸이 되어 되돌아갔다네.
茍是汝所須,
今當與交易,
獵者旣貿衣,
還自復天身。


그때 태자와 차닉은
그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선인의 옷[無事衣]이요
정녕 이 세상 옷이 아니로구나.’
太子及車匿,
見生奇特想,
此必無事衣,
定非世人服。


태자는 내심(內心) 크게 기뻐해
그 옷에 대하여 배나 더 공경하고
곧바로 차닉과 이별한 뒤에
그가 준 가사(袈裟)로 갈아입었다네.
內心大歡喜,
於衣倍增敬,
卽與車匿別,
被著袈裟衣。


그것은 마치 푸르고 붉은 구름이
해나 달을 에워싼 것 같았는데
편안하고 가벼워 가벼운 걸음으로
선인의 굴 속으로 들어갔네.
猶若靑絳雲,
圍繞日月輪,
安詳而諦步,
入於仙人窟。


가물가물 멀리 사라져 가는 모습
차닉은 하염없이 바라보았네.
태자는 그 부왕을 버렸고
그 권속들과 또 이 몸까지 버렸네.
車匿自隨矚,
漸隱不復見,
太子捨父王,
眷屬及我身。


물들인 가사옷 좋아하며 입고는
드디어 고행림(苦行林)으로 들어가 버렸네.
머리 들고 하늘 보며 울부짖다가
정신이 아득하여 땅바닥에 쓰러졌네.
愛著袈裟衣,
入於苦行林,
擧首仰呼天,
迷悶而躄地。


다시 일어나 흰 말의 목을 껴안고
절망하여 길을 따라 돌아올 때에
어정어정 거리며 자꾸만 돌아보니
몸은 가나 마음은 뒤로 달렸네.
起抱白馬頸,
望絕隨路歸,
俳佪屢反顧,
形往心反馳。

혹은 생각에 잠겨 정신을 잃기도 하고
혹은 머리 들었다 숙여 몸에 떨구며
혹은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는 등
슬피 울며 길 따라 돌아왔다네.
或沈思失魂,
或俯仰垂身,
或倒而復起,
悲泣隨路還。

 



7. 입고행림품(入苦行林品)
佛所行讚  苦行林品 第七


태자는 차닉을 보내고 나서
선인이 계신 굴로 들어갔는데
단정하고 엄숙한 몸 밝은 빛으로
고행림을 두루두루 비추었다네.
太子遣車匿,
將入仙人處,
端嚴身光曜,
普照苦行林。


모든 이치를 두루 갖춘 사람
그 이치 따라서 거기로 갔네.
비유하면 마치 큰 사자왕이
짐승들 무리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네.
具足一切義,
隨義而之彼,
譬如師子王,
入于群獸中。


속세의 모습은 이미 다 버리고
오직 도(道)의 참 모양만 보았으니
수행하던 저 모든 선인들
일찍이 보지 못했던 것 갑자기 보았네.
俗容悉已捨,
唯見道眞形,
彼諸學仙士,
忽睹未曾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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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고 놀라운 마음 품고서
합장한 채 단정히 바라보았네.
제각기 일하던 남자와 여자들도
바로 바라보면서 한눈팔지 않았네.
懍然心驚喜,
合掌端目矚,
男女隨執事,
卽視不改儀。


마치 하늘 사람들 제석을 관찰할 때
물끄러미 보면서 눈 깜박이지 않듯
모든 선인들 한 발짝도 옮기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봄도 그러하였네.
如天觀帝釋,
瞪視目不瞬,
諸仙不移足,
瞪視亦復然。


무거운 짐 손으로 받치고서
우러러 공경하며 일 놓지 않음이
마치 소가 멍에를 메고 있듯
몸은 묶였으나 마음만은 여전하네.
任重手執作,
瞻敬不釋事,
如牛在轅軛,
形來而心依。


함께 공부하는 모든 신선(神仙)들
일찍이 보지 못했던 일이라 말하였네.
공작 따위의 온갖 새들은
어지럽게 소리내어 울면서 날아가고
사슴의 계(戒) 지닌 범지들은
사슴과 어울려 숲에서 노닐었네.
俱學神仙者,
咸說未曾見,
孔雀等衆鳥,
亂聲而翔鳴,
持鹿戒梵志,
隨鹿遊山林。


힐끗힐끗 눈치 주던 거친 사슴들도
태자를 한 번 보자 단정히 바라보았고
사슴을 따라 노닐던 모든 범지들
단정히 보는 것도 또한 그러하였네.
麤性鹿睒睗,
見太子端視,
隨鹿諸梵志,
端視亦復然。


감자족(甘蔗族)의 등불이 거듭 밝기는
아침에 떠오르는 햇빛과 같아
능히 많은 젖소에게 감동을 주고
달고 향기로운 우유를 더 많이 내었네.
甘蔗燈重明,
猶如初日光,
能感群乳牛,
增出甜香乳。


저 모든 범지들
놀라고 기뻐하며 서로 전해 말하였네.
“여덟 가지 바수천(婆藪天)인가
두 가지 아습파(阿濕波)인가
彼諸梵志等,
驚喜傳相告,
爲八婆藪天,
爲二阿濕波。


여섯째 하늘의 마왕(魔王)인가
범가이천(梵迦夷天)인가
해와 달의 천자(天子)인가
이 세계에 그들이 내려왔는가.
爲第六魔王,
爲梵迦夷天,
爲日月天子,
而來下此耶。


이 분을 마땅히 공경해야 한다.”
그리고 다투어 달려와서 공양하였고
태자는 또한 겸손하게 낮추어
공손한 말씨로 안부를 전하였네.
要是所應敬,
奔競來供養,
太子亦謙下,
敬辭以問訊。


보살은 숲 속에 있는
모든 범지를 두루 관찰해보니
갖가지로 복업(福業)을 닦으면서
모두 하늘에 나는 즐거움 구하였네.
菩薩遍觀察,
林中諸梵志,
種種修福業,
悉求生天樂。


그 중에서 나이 많은 범지에게
닦아야 할 진실한 도(道)를 물었다네.
“나는 지금 이곳에 처음 왔기에
어떤 법을 행해야 할지 알지 못하오.
필요한 일을 따라 청해 물으리니
원컨대 나를 위해 설명해 주오.”
問長宿梵志,
所行眞實道,
今我初至此,
未知行何法,
隨事而請問,
願爲我解說。


그때 거기 두 범지는
모든 고행에 대한 것과
그 고행의 과보에 대해
차근차근 물음에 맞추어 대답해 주었네.
爾時彼二生,
具以諸苦行,
及與苦行果,
次第隨事答。


“사람 사는 마을에서 나오는 것 아닌
깨끗하고 맑은 물을 마시고
혹은 나무뿌리와 잎을 먹으며
때로는 꽃과 열매도 따는 등
갖가지로 그 방법을 달리하나니
옷과 음식도 같지 않다오.
非聚落所出,
淸淨水生物,
或食根莖葉,
或復食花果,
種種各異道,
服食亦不同。


때로는 날짐승의 습성을 익혀서
두 발로 먹을 것을 움키거나
혹은 사슴을 따라 풀도 먹으며
바람을 마시는 망사(蟒蛇) 선인들
나무나 돌로 찧은 음식 먹지 않네.
或習於鳥生,
兩足鉗取食,
有隨鹿食草,
吸風蟒蛇仙,
木石舂不食。


두 이빨로 물어 자국을 내며
밥을 빌어 남에게 베풀어주고는
거기서 남은 것 제가 먹는다네.
항상 물에 머리를 감고
때로는 불을 받들어 섬기며
물에 살면서 고기의 습성을 익히는 선인 등
兩齒嚙爲痕,
或乞食施人,
取殘而自食,
或常水沐頭,
或復奉事火,
水居習魚仙。


이와 같은 온갖 일들로
범지들 고행을 닦아
목숨을 마치면 하늘에 나며
또 그러한 고행으로 말미암아
반드시 안락한 결과를 얻는다네.
如是等種種,
梵志修苦行,
壽終得生天,
以因苦行故,
當得安樂果。


두 가지 구족하신 어진 선비는
이러한 갖가지 고행을 듣고
거기서는 참된 이치 발견할 수 없어
마음속이 도무지 기쁘지 않았네.
兩足尊賢士,
聞此諸苦行,
不見眞實義,
內心不欣悅。


생각하다 그들을 가엾게 여겨
마음속에 품은 생각 스스로 말하였네.
“불쌍하기 그지없다. 저렇게 큰 고행하여
오로지 인천(人天)의 과보만을 구하다니
나고 죽음을 따라 윤회하며
괴로움은 많으나 결과가 적구나.
思惟哀念彼,
心口自相告,
哀哉大苦行,
唯求人天報,
輪迴向生死,
苦多而果少。


어버이를 등지고 좋은 경계 버리고
결정코 하늘의 즐거움을 구하다니
비록 작은 괴로움은 면하더라도
결국엔 큰 괴로움에 얽매이리라.
違親捨勝境,
決定求天樂,
雖免於小苦,
終爲大苦縛。


스스로 제 몸뚱이 여위게 하면서
모든 고행을 닦아 행하며
다시 태어나길 구하지만
5욕의 종자만 자라나게 할 뿐이니
그는 나고 죽음을 보지 못하므로
괴로움으로써 또 다른 괴로움을 구하네.
自枯槁其形,
修行諸苦行,
而求於受生,
增長五欲因,
不觀生死故,
以苦而求苦。


일체 중생의 무리들은
마음으로 언제나 죽음을 두려워하여
열심히 애쓰며 태어나기 구하지만
이미 나면 반드시 죽음과 맞닥뜨린다네.
一切衆生類,
心常畏於死,
精勤求受生,
生已會當死。


비록 다시 괴로움을 두려워한다 해도
괴로움의 바다에 영원히 빠지리니
이런 삶은 지극히 괴롭기만 한 것
다음에 태어나도 또한 그치지 않네.
雖復畏於苦,
而長沒苦海,
此生極疲勞,
將生復不息。


괴로움 참아가며 현세의 즐거움 구하고
하늘에 나기를 구하지만 또한 괴롭다네.
즐거움을 구하는 마음은 하천한 것이니
그들은 다 함께 옳지 않은 곳에 떨어지리라.
任苦求現樂,
求生天亦勞,
求樂心下劣,
俱墮於非義。


지극히 비루한 것과 비교하면
열심히 애씀은 훌륭하다 하겠으나
지혜를 닦는 것만 못하나니
둘을 함께 버리면 영원히 함[爲]이 없으리.
方於極鄙劣,
精勤則爲勝,
未若修智慧,
兩捨永無爲。


몸을 괴롭히는 것을 법이라 하면
안락한 것은 법이 아닐 것이요
법을 행해 나중에 즐겁다면
인(因)은 법이나 과(果)는 법 아니리.
苦身是法者,
安樂爲非法,
行法而後樂,
因法果非法。


몸의 행을 일으키고 멸하게 함은
모두 마음의 힘을 말미암나니
만일 사람이 마음을 여의면
이 몸은 고목(枯木) 같으리.
그러므로 마땅히 마음 길들여
마음이 조복되면 몸은 절로 바르게 되리.
身所行起滅,
皆由心意力,
若離心意者,
此身如枯木,
是故當調心,
心調形自正。


깨끗한 것 먹는 게 복이 된다면
짐승과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열매와 잎만 먹나니
그들은 분명 복이 있어야 하리.
食淨爲福者,
禽獸貧窮子,
常食於果葉,
斯等應有福。


만일 착한 마음 일어나기 때문에
고행이 복의 원인 된다고 하면
저 모든 편하고 즐거운 행에서는
어째서 착하지 않은 마음 일어나는가.
즐거움이 착한 마음 일으키는 것도 아니요
착함 또한 괴로움을 원인으로 하는 것 아니네.
若言善心起,
苦行爲福因,
彼諸安樂行,
何不善心起,
樂非善心起,
善亦非苦因。


만일 저 모든 외도(外道)들
물 때문에 깨끗해진다 한다면
물에 살기 좋아하는 저 중생들
나쁜 업(業) 또한 늘 깨끗해지리.
若彼諸外道,
以水爲淨者,
樂水居衆生,
惡業能常淨。


저 원래 공덕 있는 선인이
거기 머물러 살았던 곳이라네.
공덕 있는 선인이 살았었기에
온 세상이 모두 소중하게 하는데
彼本功德仙,
所可住止處,
功德仙住故,
普世之所重。


그의 공덕을 존경해야 할 것이요
장소를 존중히 여김은 옳지 못하네.”
이와 같이 자세히 법을 설하자
어느새 해 저물어 황혼 되었네.
應尊彼功德,
不應重其處,
如是廣說法,
遂至日云暮。


불을 섬기는 사람들 보니
어떤 이는 비벼대고 혹은 불 불며
어떤 이는 소유(酥油)를 뿌리고
혹은 소리 내어 주문(呪文) 외웠네.
見有事火者,
或鑽或吹然,
或有酥油灑,
或擧聲呪願。


이렇게 하여 밤낮이 다하도록
그들이 행하는 일 관찰해 봐도
진실한 이치 보이지 않아
그들 버리고 떠나려고 하였네.
如是竟日夜,
觀察彼所行,
不見眞實義,
則便欲捨去。


그때 저 그 모든 범지(梵志)들
모두 와서 머물기 간청했는데
보살의 덕 사모하고 우러러
권하고 청하지 않는 사람 없었네.
時彼諸梵志,
悉來請留住,
眷仰菩薩德,
無不勤勸請。


“그대는 본래 법답지 않은 곳으로부터
여기 바른 법 숲에 이르렀는데
이제 또 저버리고 가려하므로
머물기 권하고 간청한다네.”
汝從非法處,
來至正法林,
而復欲棄捨,
是故勸請留。


나이 많고 덕 높은 모든 범지들
흐트러진 머리에 풀옷을 입고
보살의 뒤를 따라오면서
잠깐 마음 돌리기 청원하였네.
諸長宿梵志,
蓬髮服草衣,
追隨菩薩後,
願請小留神。


보살은 그 여러 늙은이들 보니
뒤따라오느라 몸이 지쳐 있었네.
어떤 나무 밑에 멈추어 서서
그들을 위로하여 돌려보내려 했네.
菩薩見諸老,
隨逐身疲勞,
止住一樹下,
安慰遣令還。


범지 어른이나 어린이들
보살을 에워싸고 합장하고 청하였네.
“그대가 갑자기 여기 왔을 때
이 동산 숲은 아름다움 가득했었지.
梵志諸長幼,
圍繞合掌請,
汝忽來至此,
園林妙充滿。


그런데 이제 와서 버리고 가면
결국엔 거칠고 텅 빈 들판 되리라.
마치 사람이 제 목숨 사랑하여
그 몸을 버리려고 하지 않듯이
而今棄捨去,
遂成丘曠野,
如人愛壽命,
不欲捨其身。


우리들도 또한 그와 같으니
부디 조금만 더 머물러주오.
이곳에 있는 모든 범지와
왕족(王族) 선인과 또 하늘 선인은
我等亦如是,
唯願小留住,
此處諸梵志,
王仙及天仙。


모두 다 이곳을 의지하여 머물고
또 이곳은 설산(雪山)과 이웃해 있어
사람의 고행을 증장하게 하는 곳
이곳보다 나은 곳 다시 없다네.
皆依於此處,
又鄰雪山側,
增長人苦行,
其處莫過此。


그러므로 공부하는 많은 선인들
모두 이 길을 말미암아 하늘에 났고
복을 구하고 신선을 공부하는 사람들
모두들 이곳의 북쪽에 머물며
衆多諸學士,
由此路生天,
求福學仙者,
皆從此已北。


올바른 법을 거두어 받나니
지혜 있는 사람은 남쪽에 노닐지 않네.
만일 그대가 우리들이
게을러서 정진하지 않고
攝受於正法,
慧者不遊南,
若汝見我等,
懈怠不精進。


온갖 부정한 법 행하는 것 보고서
여기에 머무는 것 좋아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우리들이 떠나야 하고
그대는 여기에 머물러야 하리.
行諸不淨法,
而不樂住者,
我等悉應去,
汝可留止此。


이 모든 범지들
항상 고행할 도반 구했는데
그대는 고행자들의 어른으로서
어떻게 서로를 저버릴 수 있나.
此諸梵志等,
常求苦行伴,
汝爲苦行長,
云何相棄捨。


만일 그대가 여기에 머문다면
제석처럼 받들어 섬길 것이고
또한 하늘의 비리하발저(毘梨訶鉢底)처럼
받들어 섬기리이다.”
若能止住此,
奉事如帝釋,
亦如天奉事,
毘梨訶鉢低。


보살은 모든 범지들 향해서
자기 마음으로 기대하는 것 말하였네.
“나는 이제 바른 방편을 닦아
다만 모든 유(有)를 멸하고자 하네.
菩薩向梵志,
說己心所期,
我修正方便,
唯欲滅諸有。


그대들은 마음이 질박하고 곧으며
행하는 법 또한 고요하고 묵묵한 데다
오는 손님을 친절하게 맞아 주니
내 마음 진실로 기쁘고 즐거웠네.
汝等心質直,
行法亦寂默,
親念於來賓,
我心實愛樂。


아름다운 말씨는 사람 마음 감동시켜
듣는 사람마다 씻은 듯 유쾌했네.
나는 그대들이 하는 말 듣고
법 좋아하는 마음 더욱 늘어났네.
美說感人懷,
聞者皆沐浴,
聞汝等所說,
增我樂法情。


그대들은 모두 내게 돌아와
서로가 법에서 좋은 벗 되었나니
그런데 이제 그대들을 버리자니
내 마음 진실로 슬프고 애통하다네.
汝等悉歸我,
以爲法良朋,
而今棄捨汝,
其心甚悵然。


먼저는 나의 친척을 배반했고
이제는 또 그대들과 등지네.
한 번 만났다 이별하는 괴로움
그 고통 누구나 같아 다름없다네.
先違本親屬,
今與汝等乖,
合會別離苦,
其苦等無異。


내 마음 즐겁지 않아서도 아니요
또한 남의 잘못 보아서도 아니라네.
다만 그대들이 닦는 고행은
모두가 하늘에 태어나는 즐거움 구하지만
나는 삼유(三有) 멸하기를 구하나니
그 형상도 다르지만 마음도 다르다네.
非我心不樂,
亦不見他過,
但汝等苦行,
悉求生天樂,
我求滅三有,
形背而心乖。


지금 그대들이 수행하는 법은
스승의 업(業)을 몸소 익히지만
나는 모든 모임[集]을 멸함으로써
모임이 없는 법을 구하려 하나니
汝等所行法,
自習先師業,
我爲滅諸集,
以求無集法。


그러므로 나는 이 숲 속에
오래 머물 이유가 없다네.”
그때 모든 범지들은
보살이 하는 말 들었네.
是故於此林,
永無久停理,
爾時諸梵志,
聞菩薩所說。


진실하고 이치 있다 말하였네.
이치를 설함이 고상하고 뛰어나
그 마음 너무도 즐겁고 기뻐서
몇 배나 깊이 존경을 더하였네.
眞實有義言,
辭辯理高勝,
其心大歡喜,
倍深加宗敬。


그때 어떤 범지가 있었는데
언제나 티끌 속에 누워 있고
헝클어진 머리에 나무 껍질 걸치고
누런 눈에 코는 우뚝하고 높았네.
時有一梵志,
常臥塵土中,
縈髮衣樹皮,
黃眼脩高鼻。


그는 보살게 여쭈어 말하였네.
“뜻은 굳세고 지혜는 밝아
결정코 남[生]에 대한 허물을 알고
남[生]을 여윈 편안함도 잘 알았네.
而白菩薩言,
志固智慧明,
決定了生過,
善知離生安。


하늘신에게 제사 지내 빌며
갖가지로 고행을 수행하는 일
모두 하늘에 나는 즐거움을 구함이니
아직도 탐욕의 경계 떠나지 못해서이네.
祠祀祈天神,
及種種苦行,
悉求生天樂,
未離貪欲境。


그대는 능히 탐욕과 더불어 다투면서
마음으로 참된 해탈 구하나니
이야말로 진정한 대장부로서
결정코 바르게 깨친 장부 되리라.
能與貪欲爭,
志求眞解脫,
此則爲丈夫,
決定正覺士。


여기는 족히 머물 곳 못되니
마땅히 빈타산(頻陀山)으로 가시오.
거기엔 아라람(阿羅藍)이라 하는
큰 모니(牟尼) 계실 것이오.
斯處不足留,
當至頻陁山,
彼有大牟尼,
名曰阿羅藍。


오직 그만이 최후의 경지 깨달아
제일가는 뛰어난 눈 얻었나니
그대 장차 그 사람 찾아가면
진실한 도 들을 수 있으리라.
唯彼得究竟,
第一增勝眼,
汝當往詣彼,
得聞眞實道。


만일 능히 그대 마음을 기쁘게 하거든
반드시 그 법을 따라 행하라.
내 그대 좋아하는 마음을 보니
거기서도 혹 편안하지 않을까 염려되오.
能使心悅者,
必當行其法,
我觀汝志樂,
恐亦非所



마땅히 또 거기서 머무는 것 버리고
다시 많이 아는 다른 이 찾아 구할 것이오.
우뚝한 코에 서글서글하고 긴 눈
빨간 입술에 예리하고 하얀 이빨
當復捨彼遊,
更求餘多聞,
隆鼻廣長目,
丹脣素利齒。


엷은 피부에 빛나는 얼굴
붉은 혀는 길고 연하고 엷어라.
이와 같은 갖가지 묘한 상호는
이염수(爾炎水)를 죄다 마시고
薄膚面光澤,
未舌長軟薄,
如是衆妙相,
悉飮爾炎水。


헤아릴 수 없이 깊은 물도 건널 것이요.
이 세간에 견줄 만한 사람 없을 것이니
저 늙어 빠진 모든 선인들
저들이 못 얻은 것 반드시 얻으리라.”
當度不測深,
世閒無有比,
耆舊諸仙人,
不得者當得。


보살은 그가 하는 말 깨달아 알고
모든 선인들과 이별할 때
저 모든 선인 대중들은
오른쪽으로 돌고 제각각 돌아갔네.
菩薩領其言,
與諸仙人別,
彼諸仙人衆右繞各辭還。

 

 



8. 합궁우비품(合宮憂悲品)
佛所行讚  合宮憂悲品 第八


차닉이 말을 끌고 돌아올 때
절망한 심정 슬픔에 막혀
길을 따라 울부짖고 걸어가는데
스스로 능히 눈을 뜰 수 없었네.
車匿牽馬還,
望絕心悲塞,
隨路號泣行,
不能自開割。


지난번에 태자를 모시고 가다가
하룻밤 지새운 길이었는데
지금은 태자 버리고 혼자서 돌아가니
살아서 천음(天蔭:太子)을 빼앗겼다네.
先與太子俱,
一宿之徑路,
今捨太子還,
生奪天蔭故。


배회하는 그 마음 달랠 길 없어
여드레 만에야 겨우 성문에 이르렀네.
좋은 말은 원래 몸체가 뛰어나
기운 떨치는 위엄스런 모습 있었네.
俳佪心顧戀,
八日乃至城,
良馬素體駿,
奮迅有威相。


주저하면서 돌아보고 우러르나
그 태자의 모습 보이지 않네.
눈물을 흘리고 온몸은 늘어져
초췌한 모습 윤기마저 잃었네.
躑躅顧瞻仰,
不睹太子形,
流淚四體垂,
憔悴失光澤。


빙빙 돌면서 한숨쉬고 슬피 울어
밤낮으로 물이나 풀 먹는 것조차 잊었네.
세상 구제할 주인을 잃고
가비라(迦毘羅) 성으로 되돌아 왔다네.
旋轉慟悲鳴,
日夜忘水草,
遺失救世主,
還歸迦毘羅。


나라는 모두 텅 비어 있어
마치 빈 마을로 들어가는 듯
또 해가 수미산(須彌山)에 가려
온 세상이 모두 어두워진 것 같았네.
國土悉廓然,
如入空聚落,
如日隱須彌,
擧世悉曛冥。


샘이나 못물은 맑음을 잃고
꽃과 열매는 무성하지 못하며
거리마다 모든 남자와 여자들
근심 걱정에 웃는 모습 잃었네.
泉池不澄淸,
華果不榮茂,
巷路諸士女,
憂慼失歡容。


차닉은 흰 말과 더불어
비통하고 억울함에 걸음 더디네.
무슨 말을 물어도 대답하지 않은 채
느릿느릿 걷는 발길 상여꾼 걸음일세.
車匿與白馬,
悵怏行不前,
問事不能答,
遲遲若尸行。


차닉은 돌아오는데
태자의 모습 보이지 않자
많은 사람들 소리내어 크게 울부짖음이
마치 라마(羅摩) 버리고 돌아올 때 같았네.
衆見車匿還,
不見釋王子,
擧聲大號泣,
如棄羅摩還。


어떤 사람은 길가로 와서
몸 기울여 차닉에게 물었네.
“왕자는 온 세상이 사랑하는 분
온 나라 백성들의 목숨 같다네.
有人來路傍,
傾身問車匿,
王子世所愛,
擧國人之命。


너 혼자 남 몰래 모시고 가더니
지금은 어느 곳에 머물고 계신가.”
차닉이 슬픈 마음 억누르고
많은 사람들에게 대답하였네.
汝輒盜將去,
今爲何所在,
車匿抑悲心,
而答衆人言。


“간절히 생각하고 뒤쫓으면서
나는 왕자를 버리지 않았으나
왕자는 도리어 나를 버리고
또 세속의 위의마저 내던지셨네.
我眷戀追逐,
不捨於王子,
王子捐棄我,
幷捨俗威儀。


머리 깎고 법복(法服)을 입더니
마침내 고행림으로 들어가셨소.”
많은 사람 태자의 출가 소식 듣고서
뜻밖의 생각에 너무 놀랐네.
剃頭被法服,
遂入苦行林,
衆人聞出家,
驚起奇特想。


오열하고 흐느끼며 슬피 울 적에
콧물과 눈물 뒤섞여 흘러내렸네.
그들은 저마다 서로 물었네
우리는 장차 어찌 하면 좋은가.
嗚咽而啼泣,
涕淚交流下,
各各相告語,
我等作何計。


여러 사람들 다함께 의논해 말했네.
“우리들 모두 뒤쫓아가자.
마치 사람의 몸과 목숨 끊어지면
몸과 정신 갈라짐과 같다네.
衆人咸議言,
悉當追隨去,
如人命根壞,
身死形神離。


저 왕자는 우리의 목숨일진대
목숨을 잃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리.
그 없으면 이 도시는 쓸쓸한 언덕
그 있으면 저 수풀도 도시 이루리.
王子是我命,
失命我豈生,
此邑成丘林,
彼林城郭邑。


이 성(城)은 이제 위엄과 덕 잃어서
마치 비리다(毘梨多)를 죽인 것 같다네.”
성 안에 사는 모든 남녀들
왕자가 돌아온다는 헛소문 들었네.
此城失威德,
如殺毘梨多,
城內諸士女,
虛傳王子還。


서로 다투어 길 위로 나왔으나
말만 속절없이 돌아온 것 보고
그의 살고 죽음 알 길이 없어
슬피 우는 그 소리 다양하였네.
奔馳出路上,
唯見馬空歸,
莫知其存亡,
悲泣種種聲。


차닉은 말을 끌고 돌아와서는
흐느껴 슬피 울며 눈물지었네.
태자를 놓쳐 버린 걱정과 슬픔에다
두려운 마음 그 위에 더했네.
車匿步牽馬,
歔欷垂淚還,
失太子憂悲,
加增怖懼心。


마치 군사가 적군에게 패했을 때
붙잡혀 왕의 앞에 끌려가듯 하였네.
성문에 들어서자 눈물은 비오듯
눈에 글썽거려 아무 것도 보이는 것 없었네.
如戰士破敵,
執怨送王前,
入門淚雨下,
滿目無所見。


하늘을 우러러 크게 통곡할 때
흰 말도 또한 슬피 울었네.
궁중에 있던 온갖 새와 짐승들
마구간에 있던 모든 말들도
仰天大啼哭,
白馬亦悲鳴,
宮中雜鳥獸,
內廏諸群馬。


흰 말이 슬피 우는 소리를 듣고
길게 울어 응답하였네.
태자 돌아온 줄 알고 부르짖었다가
그가 보이지 않자 소리 그쳤네.
聞白馬悲鳴,
長鳴而應之,
謂呼太子還,
不見而絕聲。


후궁(後宮)과 모든 채녀(婇女)들
말 ㆍ새ㆍ짐승의 우는 소리 듣고는
머리는 산발한 채 낯빛은 누렇게 뜨고
얼굴은 여윈 데다 입술은 바싹 마르며
後宮諸婇女,
聞馬鳥獸鳴,
亂髮面萎黃,
形瘦脣口乾。


옷이 더러웠으나 빨 생각조차 않고
몸은 때로 얼룩져도 목욕하지 않았네.
치장하던 도구도 모두 버리고
헐고 여위어 선명하지 않았네.
弊衣不浣濯,
垢穢不浴身,
悉捨莊嚴具,
毀悴不鮮明。


온몸은 전혀 광택이 없어
마치 스러져 가는 별과 같았네.
옷은 낡고 헐어 남루하기가
도적 맞은 사람과 다름없었네.
擧體無光耀,
猶如細小星,
衣裳壞襤縷,
狀如被賊形。


차닉과 흰 말이 눈물 흘리며
절망하고 돌아온 것 보고는
슬픔에 겨워 울부짖는 모습이
금방 어버이 잃은 사람 같았네.
見車匿白馬,
涕泣絕望歸,
感結而號咷,
猶如新喪親。


미쳐 치닫고 어지럽게 날뜀이
소가 제 갈 길을 잃은 듯했네.
대애(大愛) 구담미(瞿曇彌)는
태자가 돌아오지 않았단 말 듣고
狂亂而搔擾,
如牛失其道,
大愛瞿曇彌,
聞太子不還。


몸을 솟구쳤다 스스로 땅에 던져
온몸이 다 상하고 부서졌네.
비유하면 마치 사납게 몰아친 바람에
황금빛 파초나무 찢겨진 것 같았네.
竦身自投地,
四體悉傷壞,
猶如狂風摧,
金色芭蕉樹。


그는 또 태자의 출가 소식 듣고는
길게 탄식하며 슬픈 정 더하였네.
오른 쪽으로 감아 돈 가늘고 연한 털은
한 털구멍에 털 하나씩 났는데.
又聞子出家,
長歎增悲感,
右旋細軟髮,
一孔一髮生。


검고 깨끗하여 반짝반짝 빛나고
바르게 서 있으면 땅에까지 치렁거렸네.
무슨 마음으로 천관(天冠)과 함께
풀 우거진 땅바닥에 벗어 던졌나.
黑淨鮮光澤,
平住而灑地,
何意合天冠,
剃著草土中。


통통한 팔과 사자 걸음걸이에
눈은 소 눈처럼 길고 넓었고
황금 불꽃인 듯 빛나는 몸에
가슴은 네모지고 음성은 범천(梵天) 같았네.
傭臂師子步,
脩廣牛王目,
身光黃金炎,
方臆梵音聲。


이렇게 훌륭하고 묘한 모습 지닌 분이
저 고행림으로 들어가셨네.
이 세간은 얼마나 복이 엷기에
이렇게도 거룩한 왕을 잃었나.
持是上妙相,
入於苦行林,
世閒何薄福,
失斯聖地主。


묘한 망(網) 있는 부드럽고 연한 발은
맑디맑은 연꽃 빛을 지녔거늘
맨 땅이며 돌이며 가시덤불을
어떻게 그 발로 밟을 것인가.
妙網柔軟足,
淸淨蓮花色,
土石刺蕀林,
云何而可蹈。


깊은 궁중에 태어나 자라날 때엔
곱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옷 입고
향내나는 더운물에 목욕하고는
가루향을 온몸에 발랐었는데
生長於深宮,
溫衣細軟服,
沐浴以香湯,
末香以塗身。


이제는 바람 불고 이슬 내리니
저 추위와 더위를 어떻게 견딘단 말인가.
빛나는 종족에서 대장부로 태어나
우뚝하고 훌륭하며 아는 것도 많네.
今則置風露,
寒暑安可堪,
華族大丈夫,
摽挺勝多聞。


덕 갖춘 이름 높이 칭송 받고
항상 베풀면서 바라는 것 없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하루아침에
걸식하는 생활로 연명하는가.
德備名稱高,
常施無所求,
云何忽一朝,
乞食以活身。


맑고 깨끗한 보배 침대에 눕히고
음악을 연주하여 잠을 깨웠는데
어떻게 거친 숲 속에서
풀과 흙으로 자리를 하신단 말인가.
淸淨寶牀臥,
奏樂以覺惛,
豈能山樹閒,
草土以藉身。


아들 생각하는 마음 슬프고 가슴 아파
괴로움에 혼절하여 땅바닥에 쓰러지자
모시는 사람들 붙들어 일으켜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네.
念子心悲痛,
悶絕而躄地,
侍人扶令起,
爲拭其目淚。


그밖에 다른 여러 부인들
근심과 괴로움에 온몸은 늘어지고
복받치는 슬픈 감정에 마음이 응어리져
꼼짝하지 않는 것 그림 속 사람 같았네.
其餘諸夫人,
憂苦四體垂,
內感心慘結,
不動如畫人。


그때 부인 야수다라(耶輸陀羅)는
차닉을 심하게 꾸짖으며 말했네.
“내 사랑하는 이 생이별하였구나.
지금 그 이는 어디 있는가.
時耶輸陁羅,
深責車匿言,
生亡我所欽,
今爲在何所。


사람과 말 셋이 함께 갔는데
이제는 겨우 둘만 돌아오다니
내 마음 지극히 놀랍고 두려움에
벌벌 떨려 스스로 걷잡을 수 없구나.
人馬三共行,
今唯二來歸,
我心極惶怖,
戰慄不自安。


너는 끝내 바르지 못한 사람으로
친하지도 않으며 착한 벗도 아니다.
흉악하게 사나움을 함부로 부려
웃음으로 대했건만 울음으로 갚는가.
終是不正人,
不昵非善友,
不吉縱强暴,
應笑用啼爲。


웃으며 데려 갔다가 울면서 돌아왔으니
엎치락뒤치락 서로 어긋나기만 하네.
사랑하는 생각과 스스로 짝하더니
욕심이 일어나자 방자한 맘 생겼구나.
將去而啼還,
反覆不相應,
愛念自在伴,
隨欲恣心作。


그러므로 성스러운 왕자로 하여금
한번 가고 돌아오지 못하게 해놓고
너는 지금 매우 기뻐하지만
나쁜 짓 지었으니 이미 과보 이루어졌네.
故使聖王子,
一去不復歸,
汝今應大喜,
作惡已果成。


차라리 지혜로운 원수와 친할지언정
어리석은 벗과는 사귀지 말 것을
거짓으로 착한 벗이라 이름하면서
속으로는 원한을 품었었구나.
寧近智慧怨,
不習愚癡友,
假名爲良朋,
內實懷怨結。


이제 이 훌륭한 왕가(王家)가
하루아침에 모두 무너지고 말았네.”
그리고 저 모든 귀부인들도
근심에 시달려 곱던 얼굴 망가졌다네.
今此勝王家,
一旦悉破壞,
此諸貴夫人,
憂悴毀形好。


슬피 울부짖다 정신 잃을 땐
눈물 비오듯 하염없이 쏟아진다네.
지아비 세상에 있을 때에는
설산(雪山)처럼 의지하였네.
涕泣氣息絕,
雨淚撗流下,
夫主尚在世,
依止如雪山。


마음 편하여 대지(大地)와 같았는데
이제는 근심과 슬픔에 거의 죽게 되었구나.
더구나 이 우리 같은 방 속에서
구슬피 울부짖는 이 사람이랴.
安意如大地,
憂悲殆至死,
況此窗牖中,
悲泣長叫者。


살아서 지아비 잃어 버렸으니
그 고통 어떻게 감당하리오.
흰 말아, 너는 의리(義理)도 없구나.
남의 마음 속 소중한 이를 빼앗아 갔네.
生亡其所天,
是苦何可堪,
告馬汝無義,
奪人心所重。


마치 깜깜한 어둠 속에서
도적이 보물을 겁탈해간 것 같네.
그 이가 너를 타고 싸움할 때
칼이나 창이나 또 예리한 화살까지도
猶如闇冥中,
怨賊劫珍寶,
乘汝戰鬪時,
刀刃鋒利箭。


너는 일체를 다 견뎌냈거늘
지금은 어찌하여 참지 못했나.
이 온 겨레의 훌륭한 그 분을
내 마음 버려둔 채 억지로 빼앗아 갔다네.
一切悉能堪,
今有何不忍,
一族之殊勝,
强奪我心去。


너는 더럽고 나쁜 짐승
바르지 못한 짓 다 짓고 말았구나.
오늘은 너무도 크게 울부짖어
그 소리 이 궁중에 가득하였네.
汝是弊惡虫,
造諸不正業,
今日大嗚呼,
聲滿於王宮。


내 소중한 분 빼앗아 갈 때
그 때는 어찌하여 벙어리 되었던가.
만일 그때 소리라도 질렀더라면
온 궁중 사람 모두 다 깨었을 텐데
先劫我所念,
爾時何以瘂,
若爾時有聲,
擧宮悉應覺。


그때 만일 깨나기만 했더라도
지금 이런 고통 없었을 텐데.”
차닉이 이같이 괴로운 말 듣고
맥이 빠지고 숨이 막혔네.
爾時若覺者,
不生今苦惱,
車匿聞苦言,
飮氣而息結。


눈물 거두고서 합장하고 대답하되
“원컨대 제 설명을 들어보소서.
저 흰 말을 나무라지 마시고
또한 저를 꾸짖지 마십시오.
收淚合掌答,
願聽我自陳,
莫嫌責白馬,
亦莫恚於我。


우리들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습니다.
그것 모두 다 하늘신의 짓이었으니
저는 너무나 왕법이 두려웠지만
하늘신에게 핍박당하여
我等悉無過,
天神之所爲,
我極畏王法,
天神所驅逼。


어느새 말을 끌어다 내게 잡히고
날아가는 것처럼 함께 달릴 때
기운 눌러 소리도 못 치게 하고
발 또한 땅에 닿지 않았답니다.
速牽馬與之,
俱去疾如飛,
厭氣令無聲,
足亦不觸地。


잠겼던 성문은 저절로 열렸고
어둡던 허공도 저절로 밝아졌습니다.
이것은 모두가 하늘신의 힘이니
어찌 이것이 우리가 한 짓이겠습니까.”
城門自然開,
虛空自然明,
斯皆天神力,
豈是我所爲。


야수다라가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이상하단 생각 들었다.
그것이 다 하늘신이 한 짓이라면
이것은 저들의 잘못이 아닌 것을.
耶輸陁聞說,
心生奇特想,
天神之所爲,
非是斯等咎。


꾸짖던 마음 어느새 사라지고
불길 같던 심한 괴로움도 이내 그쳐
땅바닥에 쓰러져 원망 어린 탄식할 때
한 쌍의 원앙새가 이별한 듯하였네.
嫌責心消除,
熾然大苦息,
躄地稱怨歎,
雙輸鳥分乖。


“나는 이제 의지할 곳 잃었구나.
같은 법 행하다 살아서 이별했네.
그는 법만 좋아해 동행(同行)을 버렸으니
나는 어디서 다시 법을 구하리.
我今失依怙,
同法行生離,
樂法捨同行,
何處更求法。


옛날의 모든 훌륭한 이들 중에
대쾌견왕(大快見王) 같은 이들은
모든 다 부처(夫妻)가 함께
도(道)를 배우면서 숲 속에 놀았거늘
古昔諸先勝,
大快見王等,
斯皆夫妻俱,
學道遊林野。


이제 그이는 나를 버린 채
어떤 법을 구하려 한단 말인가.
범지들 제사 지내는 법에는
부처가 반드시 같이 행하게 되어 있었네.
而今捨於我,
爲求何等法,
梵志祠祀典,
夫妻必同行。


함께 법을 행하여 그 인(因)을 짓고
죽으면 똑같은 과보 받거늘
그대는 어찌 혼자만 법을 아껴
나를 버리고 혼자서 노니는가.
同行法爲因,
終則同受報,
汝何獨法慳,
棄我而隻遊。


혹은 내가 시샘하는 것 보고
다시 시샘 없는 여자 구하려 함인가.
혹은 또 나를 싫어하기 때문에
깨끗한 하늘아씨 구하려 함인가.
或見我嫉惡,
更求無嫉者,
或當嫌薄我,
更求淨天女。


어떤 훌륭하고 덕 있는 여자 위해
그런 고행을 닦고 익히는가.
나는 기박한 운명이기에
부부로서 살아서 이별했지만
爲何勝德色,
修習於苦行,
以我薄命故,
夫妻生別離。


라후라(羅睺羅)는 무슨 까닭에
부모 슬하에서 사랑 받지 못하는가
아아, 이 원망스런[不吉] 사람이여
얼굴은 부드럽고 마음은 굳세어라.
羅睺羅何故,
不蒙於膝下,
嗚呼不吉士,
貌柔而心剛。


훌륭한 이 겨레의 광영(光榮)으로서
원수들도 오히려 높이고 우러렀네.
아기 나서 아직 걸음마도 못하는데
그것마저 영원히 버릴 수 있었는가.
勝族盛光榮,
怨憎猶宗仰,
又子生未孩,
而能永棄捨。


나 또한 심장도 창자도 없는 사람
지아비 날 버리고 숲 속에 노닐건만
이 목숨 차마 끊지 못하다니
이 몸은 나무나 돌 같은 사람인가.”
我亦無心腸,
夫棄遊山林,
不能自泯沒,
此則木石人。


이런 넋두리 끝에 마음이 혼미하여
혹은 웃기도 하고 혹은 미친 말하며
혹은 물끄러미 바라보고 생각에 잠기며
흐느껴 울면서 자신을 가누지 못하다가
言已心迷亂,
或哭或狂言,
或瞪視沈思,
哽咽不自勝。


근심 깊어 숨결이 거의 끊겨
그만 땅바닥에 쓰러져 누워 있었네.
그밖에 다른 모든 채녀들
그것을 보자 슬프고 아픈 마음 일었네.
惙惙氣殆盡,
臥於塵土中,
諸餘婇女衆,
見生悲痛心。


마치 한창 피어나는 고운 연꽃이
바람이나 우박에 쓰러지는 것 같았네.
그 부왕(父王)은 태자를 잃은 뒤에
밤이나 낮이나 슬프고 그리운 마음에
猶如盛蓮花,
風雹摧令萎,
父王失太子,
晝夜心悲戀。


재계(齋戒)하고 하늘신께 빌기를
원컨대 자식이 빨리 돌아오게 해달라 했네.
이렇게 발원하고 기도한 뒤에
하늘신을 모신 사당 문을 나오다가
齋戒求天神,
願令子速還,
發願祈請已,
出於天祠門。


사람들 울부짖는 소리 듣고서
놀라고 두려운 맘 혼란스러워
마치 하늘에서 천둥치고 번개 일 때
코끼리떼 어지럽게 달리듯 하였네.
聞諸啼哭聲,
驚怖心迷亂,
如天大雷震,
群象亂奔馳。


또 차닉과 흰 말을 보고
두루 물어 태자가 집 떠난 줄 알고
온몸을 땅에 던져 쓰러졌으니
마치 제석의 깃대가 무너지듯 하였네.
見車匿白馬,
廣問知出家,
擧身投於地,
如崩帝釋幢。


여러 신하들 부축해 일으키고
법으로써 권하며 위로하였네.
얼마쯤 지나자 정신이 조금 깨어나
먼저 흰 말을 보고 하소연하였네.
諸臣徐扶起,
以法勸令安,
久而心小醒,
而告白馬言。


“나는 자주 너를 타고 나가 싸울 때
언제나 너의 공을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네가 미운 것이
사랑할 그 때보다 배나 더하다.
我數乘汝戰,
每念汝有功,
今者憎惡汝,
倍於愛念時。


내 사랑하는 공덕이 있는 아들
네가 태우고 멀리 달려가
깊은 숲 속에 던져 버린 뒤
그를 두고 너 혼자 돌아오다니.
所念功德子,
汝輒運令去,
擲著山林中,
猶自空來歸。


너는 빨리 나를 데려다 주던가
아니면 네가 가서 데리고 오너라.
이 두 가지 중에 하나를 하지 않으면
내 목숨은 장차 살아 남지 못하리.
汝速持我往,
不爾往將還,
不爲此二者,
我命將不存。


이 병은 다른 방법으론 고칠 길 없나니
오직 기다리는 아들만이 약이 될 뿐이니라.
마치 저 산자(珊闍) 범지가
제 아들 죽자마자 목숨을 끊었듯이
나도 행과 법 있는 아들을 잃었으니
스스로 죽어 내 몸을 없애리라.
更無餘方治,
唯待子爲藥,
如珊闍梵志,
爲子死殺身,
我失行法子,
自殺令無身。


저 중생의 임금 마누(魔★)도 또한
그 아들을 위해 항상 근심했거늘
하물며 나 같이 평범한 사람이야
아들을 잃고 어찌 스스로 편할 수 있으리.
摩㝹衆生主,
亦當爲子憂,
況復我常人,
失子能自安。


또 옛날의 저 아사(阿闍)왕은
사랑하는 아들이 숲속에서 유행할 때
너무 슬퍼하다 목숨을 마친 뒤에
저 하늘세계에 태어나게 되었네.
古昔阿闍王,
愛子遊山林,
感思而命終,
卽時得生天。


그런데 내가 지금 죽지 못하면
긴긴 밤을 근심하고 괴로워하리.
온 궁중도 모두 내 아들 생각함이
몹시 목마른 아귀(餓鬼) 같으리.
吾今不能死,
長夜住憂苦,
合宮念吾子,
虛渴如餓鬼。


목마른 사람이 물을 얻어
마시려 하다가 빼앗긴 것처럼
목마름 지키다가 목숨 마치면
반드시 아귀 세계에 태어나리라.
如人渴探水,
欲飮而奪之,
守渴而命終,
必生餓鬼趣。


나는 지금 몹시 목말라 하다가
물같은 아들 얻은 뒤에 다시 잃어 버렸네.
그런데도 나는 아직껏 살아 있으니
내 아들 있는 곳 빨리 말하라.
今我至虛渴,
得子水復失,
及我未命終,
速語我子處。


그리하여 나로 하여금 목마른 채 죽어
저 아귀 세계에 떨어지지 않게 하라.
나는 본래부터 뜻과 힘이 굳세어
대지(大地)와 같이 움직이기 어려웠네.
勿令我渴死,
墮於餓鬼中,
我素志力强,
難動如大地。


아들 잃은 마음이 급하고 어지러워
저 옛날 십차왕(十車王) 같네.
많이 들어 아는 것 많은 왕사(王師)와
또 지혜롭고 총명한 대신들
失子心躁亂,
如昔十車王,
王師多聞士,
大臣智聰達。


그 두 사람이 왕에게 간(諫)하되
느리지도 않았고 격렬하지도 않았네.
“원컨대 스스로 너그럽게 마음 가져
근심하다 스스로 몸 상하지 마소서.
二人勸諌王,
不緩亦不切,
願自寬情念,
勿以憂自傷。


옛날의 모든 훌륭한 왕들은
나라 버리기 흩어지는 꽃처럼 했네.
이제 아드님은 도를 수행하거늘
어찌하여 괴롭게 근심하고 슬퍼하십니까?
古昔諸勝王,
棄國如散花,
子今行學道,
何足苦憂悲。


마땅히 저 아사타(阿私陀)의 예언 기억해보면
이치와 분수 스스로 그러했을 뿐이라오.
하늘 음악도 저 전륜성왕(轉輪聖王)도
숙연해져 청정한 마음 방해하지 못했네.
當憶阿私記,
理數自應然,
天樂轉輪聖,
蕭然不累淸。


어떻게 저 세계의 왕이
금옥 같은 그 마음 움직일 수 있으리오.
그러나 지금 우리들을 시켜
그분 계신 곳을 뒤좇아 찾게 해주시면
豈曰世界王,
能移金王心,
今當使我等,
推求到其所。


방편으로써 애써 간(諫)해
우리들의 붉은 정성 나타내서
반드시 그 뜻을 굽히게 하여
대왕의 근심과 슬픔 위로하리다.
方便苦諌諍,
以表我丹誠,
要望降其志,
以慰王憂悲。


그러자 왕은 기뻐하며 곧바로 답하였네.
“바라건대 그대들은 속히 가시오.
마치 저 사군타(舍君陀) 새가
새끼를 위해 공중을 맴돌 듯
王喜卽答言,
唯汝等速行,
如舍君陁鳥,
爲子空中旋。


이제 내 태자를 생각하여
걱정하는 마음도 또한 그러하다오.”
두 사람 명령 받고 떠나가자
왕과 또 그 모든 권속들도
그 마음 조금은 시원해지고
기운이 펴져 음식도 먹혔네.
我今念太子,
便悁心亦然,
二人旣受命,
王與諸眷屬,
其心小淸涼,
氣宣飡飮通。

 

 



9. 추구태자품(推求太子品)
佛所行讚推求太子品第九



왕의 근심과 슬픔 때문에
왕사(王師)와 대신이 감동하여
마치 좋은 말에 채찍질을 가하듯 하였고
빨리 달리기 급히 흐르는 강물 같았네.
王正以憂悲,
感切師大臣,
如鞭策良馬,
馳駃若迅流。


몸은 피로했으나 괴로움 마다 않고
어느새 고행림에 다다라서는
세속의 다섯 가지 차림새 버리고
모든 마음과 근(根)을 잘 추슬렀다네.
身疲不辭勞,
逕詣苦行林,
捨俗五儀飾,
善攝諸情根。


범지들의 깨끗한 집에 들어가
그 모든 선인들께 경례하였네.
모든 선인들 자리에 앉기 청하여
법을 설명하여 그들을 위로하였네.
入梵志精廬,
敬禮彼諸仙,
諸仙請就座,
說法安慰之。


그들은 곧 선인들에게 말하였네.
“우리는 의논하여 물을 일 있소.
깨끗하여 정반왕(淨飯王)이라 이름한 이
감자(甘蔗) 종족의 훌륭한 후손이라오.
卽白仙人言,
意有所諮問,
淨稱淨飯王,
甘蔗名勝胄。


우리는 그의 스승이요 신하로서
법을 가르치고 중요한 일 맡아 보네.
그 왕은 저 천제석과 같고
그 아들은 사연다(闍延多)와 같네.
我等爲師臣,
法教典要事,
王如天帝釋,
子如闍延多。


늙음ㆍ병듦ㆍ죽음을 벗어나기 위하여
집을 나와 이곳에 몸을 던졌소.
우리들은 그를 위해 여기 왔나니
오직 존귀하신 분 마땅히 알아야 하오.”
爲度老病死,
出家或投此,
我等爲彼來,
惟尊應當知。


그러자 그들은 대답하였네.
“그런 사람 있는데 긴 팔에 큰 사람 모습 하였네.
그는 우리들이 선택해 수행하는 일이
나고 죽는 법을 따른다 하여 버렸네.
答言有此人,
長臂大人相,
擇我等所行,
隨順生死法。


저 아라람(阿羅藍)에 나아가
훌륭한 해탈을 구하고 있네.”
그들은 확실한 소식을 듣고
왕의 신속한 명령을 받들었네.
往詣阿羅藍,
以求勝解脫,
旣得定實已,
遵崇王速命。


감히 그 피로함을 헤아리지 않고
길을 찾아 빨리 달려나갔네.
숲 속에 있는 태자를 보니
세속의 차림새 모두 버렸네.
不敢計疲勞,
尋路而馳進,
見太子處林,
悉捨俗儀飾。


진실한 몸의 광명 빛남이
태양이 검은 구름 벗어난 것 같았네.
나라에서 천신처럼 받드는 스승과
바른 법을 맡아 보는 대신은
眞體猶光曜,
如日出烏雲,
國奉天神師,
執正法大臣。


세속의 차림새 모두 버리고
말에서 내려 나아갔다네.
마치 바마첩(婆摩疊)왕과
바사타(婆私吒) 선인이
捨除俗威儀,
下乘而步進,
猶王婆摩疊,
仙人婆私咤。


숲 속으로 나아가
왕자 라마(羅摩)를 본 것처럼
저마다 본래의 예법을 따라
공경하고 예배하며 인사를 하였네.
往詣山林中,
見王子羅摩,
各隨其本儀,
恭敬禮問訊。


마치 저 숙가라(儵迦羅)와
앙기라(央耆羅)가
정성을 다하고 공경을 더하여
제석천왕을 받드는 것 같았네.
猶如儵迦羅,
及與央耆羅,
盡心加恭敬,
奉事天帝釋。


왕자도 또한 그들을 따라
왕사와 대신을 공경하는 것
마치 저 제석천왕이
숙가라와 앙기라를 위로하듯 하였네.
王子亦隨敬,
王師及大臣,
如帝釋安慰,
儵迦央耆羅。


왕자는 곧 그 두 사람에게 명하여
자기 앞에 앉으라 하였는데
마치 저 부나(富那)와 바수(婆藪) 두 별이
달 곁에서 모시고 있는 듯 했네.
卽命彼二人,
坐於王子前,
如富那婆藪,
兩星侍月傍。


그 왕사와 대신은
마치 사연다(闍延多)에게 말하는
비리파저(毘利波低)처럼
왕자에게 청하여 여쭈었네.
王師及大臣,
啓請於王子,
如毘利波低,
語彼闍延多。


“부왕께서 태자를 생각하시는 마음
예리한 바늘에 심장을 찔린 듯하여
정신을 잃고 광란의 병세 일으켜
하염없이 먼지 속에 누워 계신다네.
父王念太子,
如利刺貫心,
荒迷發狂亂,
臥於塵土中。


낮이나 밤이나 슬픈 생각 더하여
언제나 눈물 비오듯 흘리다가
우리에게 명령한 바 있으니
원컨대 마음 기울여 들어주소서.
日夜增悲思,
流淚常如雨,
勅我有所命,
唯願留心聽。


‘나는 너의 법을 좋아하는 뜻 알아
결정코 의심한 적 없었건만
적절치 못한 시기에 숲으로 들어갔으니
슬픔과 그리움에 내 마음 어지럽구나.
知汝樂法情,
決定無所疑,
非時入林藪,
悲戀嬈我心。


네가 만일 법을 생각한다면
마땅히 나를 가엾게 여겨야 하리.
바라건대 멀리 떠난 정(情)을 늦추어
내 마음 속에 매달린 근심 위로해서
汝若念法者,
應當哀愍我,
望寬遠遊情,
以慰我懸心。


근심과 슬픔의 물[水]로 하여금
내 마음의 언덕을 무너뜨리게 하지 말라.
구름ㆍ물ㆍ풀ㆍ산에
바람ㆍ해ㆍ불ㆍ우박의 재앙처럼
勿令憂悲水,
崩壞我心岸,
如雲水草山,
風日火雹災。


근심과 슬픔은 네 가지 걱정거리 되어
마음을 날리고 말리며 태우고 깨뜨리나니
우선은 돌아와 나라 살림 돌보다
때가 되면 다시 숲에 노닐라.
憂悲爲四患,
飄乾燒壞心,
且還食土邑,
時至更遊仙。


모든 친척들을 돌보지 않고
부모도 또한 버렸는데
그것을 어떻게 자비(慈悲)로써
일체를 덮어 보호한다 하겠는가.
不顧於親戚,
父母亦棄捐,
此豈名慈悲,
覆護一切耶。


법은 반드시 산림(山林)에만 있는 것 아니니
집에 있더라도 한가함 닦고
이치를 깨닫고 힘써 방편 구하면
그것을 곧 출가라 하리라.
法不必山林,
在家亦脩閑,
覺悟勤方便,
是則名出家。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 입고
스스로 산과 숲에 노닐더라도
두려움 품고 살아간다면
어떻게 신선을 배운다 말하리.
剃髮服染衣,
自放山藪閒,
此則懷畏怖,
何足名學仙。


원컨대 한 번 너를 안고서
물을 그 정수리에 쏟고
하늘 관(冠)을 너에게 씌워
일산을 받쳐 그 밑에 두고
願得一抱汝,
以水雨其頂,
冠汝以天冠,
置於傘蓋下。


물끄러미 너를 바라본 뒤에
비로소 나는 출가하리라.
두류마(頭留摩) 선왕(先王)과
아누사아섭(阿★闍阿涉)
矚目一觀汝,
然後我出家,
頭留摩先王,
阿㝹闍阿涉。


발사라바휴(跋闍羅婆休)
바발라안제(毘跋羅安提)
비제하사나(毘提訶闍那)
나라습파라(那羅濕波羅)
跋闍羅婆休,
毘跋羅安提,
毘提訶闍那,
那羅濕波羅。


이와 같은 모든 왕들은
모두 다 하늘 관 쓰고
영락으로 용모를 장엄하는가 하면
손과 발에는 구슬 가락지 끼었네.
如是等諸王,
悉皆著天冠,
瓔珞以嚴容,
手足貫珠環。


채녀 무리들과 즐거움 나눴지만
해탈의 인(因)을 어기지 않았으니
너도 이제 집으로 돌아와
두 가지 일 숭상하고 익혀야 하리라.
婇女衆娛樂,
不違解脫因,
汝今可還家,
崇習於二事。


마음으로 증상법(增上法) 닦는 것과
이 땅의 증상주(增上主) 되는 것이다.’
눈물 흘리면서 우리에게 명령하여
이러한 말을 전하게 하였네.
心修增上法,
爲地增上主,
垂淚約勅我,
令宣如是言。
통합뷰어

이미 이러한 왕의 명령 있었나니
그대는 그 분부 받들어 돌아가야 하리.
부왕께서는 그대로 말미암아
근심과 슬픔의 바다에 빠져 있다네.
旣有此勅旨,
汝應奉教還,
父王因汝故,
沒溺憂悲海。


구원할 이도 없고 의지할 곳도 없으며
스스로 헤어날 길 또한 없나니
그대는 마땅히 뱃사공 되어
안온한 곳으로 건네주소서.
無救無所依,
無由自開釋,
汝當爲舩師,
渡著安隱處。


비림마(毘林摩) 왕자와
나미(羅彌)와 발기(跋祇) 두 사람은
아버지의 명령을 공손히 들었나니
그대도 이제 그러해야 하리.
毘林摩王子,
二羅彌跋祇,
聞父勅恭命,
汝今亦應然。


자비하신 어머니 기른 은혜는
한평생 갚더라도 끝이 없건만
마치 소가 송아지를 잃은 듯
애닯게 불러대며 자고 먹는 것 잊었다네.
慈母鞠養恩,
盡壽報罔極,
如牛失其犢,
悲呼忘眠食。


그대는 마땅히 빨리 돌아가
그 생명 구해드려야 하네.
제 무리에서 떨어진 외로운 새의 슬픔과
홀로 노니는 큰 코끼리의 괴로움처럼
汝今應速還,
以救我生命,
孤鳥離群哀,
龍象獨遊苦。


기대고 의지할 그 그늘 잃었나니
마땅히 구호(救護)할 방법 생각해야 하네.
오직 하나 둔 아들 어리고 혼자라
고통을 당하여도 알릴 줄 모른 채
憑依者失蔭,
當思爲救護,
一子孩幼孤,
遭苦莫知告。


그 외로운 괴로움에 애쓰는 것은
마치 월식(月蝕)을 구원하는 사람 같네.
온 나라 안의 모든 남자와 여자
이별의 괴로움 불꽃처럼 치솟네.
勉彼煢煢苦,
如人救月蝕,
擧國諸士女,
別離苦熾然。


탄식하는 연기가 하늘을 찔러
지혜의 눈을 가려 어둡게 하였으니.
오직 그대의 물로 불을 꺼서
눈 열려 밝게 보기를 구하네.”
歎息煙衝天,
熏慧眼令闇,
唯求見汝水,
滅火目開明。


보살은 부왕의 간절한 분부와
하나하나의 괴로움 낱낱이 절실함을 듣고
단정히 앉아 바로 생각하다가
이치를 따라 공손히 대답했네.
菩薩聞父王,
切教苦備至,
端坐正思惟,
隨宜遜順答。


“나도 또한 부왕의
자비로운 생각과 후덕한 마음 알지만
남[生]ㆍ늙음ㆍ병듦ㆍ죽음이 두려워서
망극한 그 은혜를 어긴 것이네.
我亦知父王,
慈念心過厚,
畏生老病死,
故違罔極恩。


누군들 낳아준 부모 소중하지 않으랴만
그러나 마침내 이별하고 마는 것을
아무리 살아서 서로를 지킨다 해도
죽음에 이르면 붙들 수 없다네.
誰不重所生,
以終別離故,
正使生相守,
死至莫能留。


그러므로 소중한 줄 뻔히 알면서도
영원히 하직하고 집을 나왔지만
부왕의 근심하고 슬퍼하심 들으니
더욱 그리움에 내 마음 끊어지네.
是故知所重,
長辭而出家,
聞父王憂悲,
增戀切我心。


그러나 꿈 속에서 잠깐 만난 것과 같아
어느새 속절없이 무상(無常)으로 돌아가리니
중생들의 그 성질 같지 않음을
그대들은 확실히 알아야 하리.
但如夢暫會,
倏忽歸無常,
汝當決定知,
衆生性不同。


근심과 괴로움 생기는 것
자식과 어버이 사이에만 있는 것 아니건만
살아서의 이별 괴로워하는 까닭은
모두가 어리석은 미혹 때문이라네.
憂苦之所生,
不必子與親,
所以生離苦,
皆從癡惑生。


마치 사람이 길을 따라 갈 적에
도중에서 잠깐 서로 만났다가
얼마 안가 제각기 갈라지듯이
어긋나는 이치는 원래 그러하다네.
如人隨路行,
中道暫相逢,
須臾各分析,
乖理本自然。


서로 모여 잠깐 동안 친하더라도
인연의 이치를 따라 저절로 헤어지는 법
그러므로 친한 것의 거짓 만남 깊이 깨달아
근심하고 슬퍼하지 않아야 하리.
合會暫成親,
隨緣理自分,
深達親假合,
不應生憂悲。


이 세상에선 친한 이의 사랑을 어기는 것이나
저 세상에선 다시 친한 이 구하는 것
잠깐 동안 친하다가 다시 헤어지는 것을
간 곳마다 친하지 않은 사람 없다네.
此世違親愛,
他世更求親,
蹔親復乖離,
處處無非親。


언제나 만났다간 이별하나니
흩어지고 헤어진들 무엇 슬프리.
어머니 태에서도 차츰차츰 변화하여
시시각각으로 죽고 산다네.
常合而常散,
散散何足哀,
處胎漸漸變,
分分死更生。


일체는 때를 따라 죽음 있나니
산림(山林)인들 어찌 때가 없으리.
때를 기다려 5욕을 누리고
재물 구하는 때도 또한 그러하다네.
一切時有死,
山林何非時,
侍時受五欲,
求財時亦然。


일체는 때를 따라 죽음 있으니
죽는 법 없애면 그런 때로 사라지리.
나를 왕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
사랑하는 그 법을 어기기 어렵다네.
一切時死故,
除死法無時,
欲使我爲王,
慈愛法難違。


병들어 약 아닌 것 먹는 것과 같나니
그러므로 나는 차마 높은 자리의
어리석은 위치에서 방일(放逸)하면서
사랑하고 미워함 따를 수 없네.
如病服非藥,
是故我不堪,
高位愚癡處,
放逸隨愛憎。


몸 마치도록 언제나 두려워하고
여러 생각에 몸과 정신 피로해
대중 마음 따르고 법 어기는 것
지혜로운 사람은 하지 않으리.
終身常畏怖,
思慮形神疲,
順衆心違法,
智者所不爲。


일곱 가지 보배로 된 아름다운 궁전
그 속엔 이글이글 불꽃이 타고
하늘 부엌의 온갖 맛있는 음식도
그 속엔 갖가지 독이 있다네.
七寶妙宮殿,
於中盛火然,
天廚百味飯,
於中有雜毒。


연꽃이 피어 있는 맑고 시원한 못도
그 속에는 수많은 독한 벌레 있나니
자리 높아도 재앙 있는 집이라면
지혜로운 사람은 거기 살지 않으리.
蓮華淸涼池,
於中多毒虫,
位高爲災宅,
慧者所不居。


먼 옛날 선조들 중 훌륭한 왕은
임금 자리에 있으며 허물 많고
중생에게 괴로움 주는 것 보고
싫어하고 근심하여 집을 나왔네.
古昔先勝王,
見居國多愆,
楚毒加衆生,
厭患而出家。


그러므로 왕이란 진정 괴로운 자니
법 닦아 편안한 것만 못하네.
산림 속에서 편안히 살면서
차라리 짐승들처럼 풀을 먹으리.
故知王正苦,
不如行法安,
寧處於山林,
食草同禽獸。


깊숙한 구중궁궐 견디지 못해
검은 뱀과 같은 동굴 쓴다네.
왕위와 다섯 가지 탐욕 버리고
괴로움 견디며 산림에 노닌다네.
不堪處深宮,
黑蛇同其穴,
捨王位五欲,
任苦遊山林。


이것은 곧 이치를 그대로 따름이라
즐거운 법은 차츰차츰 밝음을 더하리라.
이제 한적하고 고요한 숲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 다섯 가지 탐욕 누리면
此則爲隨順,
樂法漸增明,
今棄閑靜林,
還家受五欲。


밤낮으로 괴로운 법만 더하리니
그야말로 이치에 맞지 않으리.
이름 있는 종족의 대장부로서
법을 좋아해 집을 떠나서
日夜苦法增,
此則非所應,
名族大丈夫,
樂法而出家。


영원히 이름 있는 종족 등지고
대장부의 그 뜻을 꿋꿋이 세워
모습 허물어 법복(法服)을 입고
법을 좋아해 산림에 노니네.
永背名稱族,
建大丈夫志,
毀形被法服,
樂法遊山林。


이제 다시 이 법복 버리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에 어김 있으면
천왕의 궁전이라도 오히려 불가하거늘
더구나 사람의 좋은 집으로 돌아가겠는가.
今復棄法服,
有違慚愧心,
天王尚不可,
況歸人勝宅。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 이미 뱉었는데
또다시 그것을 도로 먹는 것은
토한 것을 도로 먹는 사람 같나니
그 괴로움 어떻게 견딜 수 있으랴.
已吐貪恚癡,
而復還服食,
如人反食吐,
此苦安可堪。


마치 세간의 집에 불이 붙었을 적에
방편으로 그곳을 탈출했다가
도로 그곳으로 들어가는 것 같나니
그를 어찌 슬기로운 장부라 하리오.
如世舍被燒,
方便馳走出,
須臾還復入,
此豈爲黠夫。


남[生]ㆍ늙음ㆍ죽음의 허물 깨달아
싫어하고 근심하여 집을 나왔는데
이제 다시 집으로 다시 들어간다면
그 어리석음이 저것과 다름없으리.
見生老死過,
厭患而出家,
今當還復入,
愚癡與彼同。


궁중에 있으면서 해탈을 닦는 것
도저히 그리 될 수 없다네.
해탈은 적정(寂靜)함에서 생기는 것이고
왕이란 혹독한 형벌과 같다네.
處宮修解脫,
則無有是處,
解脫寂靜生,
王者如楚罰。


적정함은 왕의 위엄 떨어지게 하는 것
왕이란 정녕코 해탈과 어긋난다네.
움직임과 고요함은 물과 불 같나니
두 이치가 어떻게 함께할 수 있으랴.
寂靜廢王威,
王正解脫乖,
動靜猶水火,
二理何得俱。


정녕 해탈을 닦으려면
왕의 자리에 있지 않아야 하리.
만일 왕의 자리에 그대로 있으면서
겸하여 해탈까지 닦는다고 한다면
決定修解脫,
亦不居王位,
若言居王位,
兼修解脫者。


그것은 결정된 것 아니요
결정된 견해 또한 그러하나니
이미 결정한 마음이 아니라면
집을 나왔다가도 다시 들어가리.
此則非決定,
決定解亦然,
旣非決定心,
或出還復入。


그러나 나는 이제 이미 결정한지라
친족들의 갈고리와 미끼를 끊고
바른 방편으로써 집을 나왔나니
어떻게 돌아가 다시 들어가겠는가.”
我今已決定,
斷親屬鉤餌,
正方便出家,
云何還復入。


대신은 가만히 생각하였네.
‘태자는 진정 대장부로서
깊이 알고 덕 있어 이치를 따르니
그가 하는 말에 이유가 있구나.’
大臣內思惟,
太子大丈夫,
深識德隨順,
所說有因緣。


그런데도 다시 태자에게 말하였네.
‘만일 왕자의 말씀과 같다면
법을 구하는 법이 마땅히 그렇겠지만
그러나 지금은 부적절한 시기이네.
而告太子言,
如王子所說,
求法法應爾,
但今非是時。


부왕은 늙고 쇠한 연세이기에
아들을 생각하면 근심과 슬픔 더해지니
아무리 해탈을 좋아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도리어 법 아님이 될 것이네.
父王衰暮年,
念子增憂悲,
雖曰樂解脫,
反更爲非法。


비록 집 나오는 것 좋아도 지혜롭지 못했으니
깊고 자세한 이치 생각하지 않고
그 인(因)은 보지 않고 과(果)만 구하여
부질없이 현재 즐거움 버리나이까.
雖樂出無慧,
不思深細理,
不見因求果,
徒捨現法歡。


어떤 이는 뒷세상이 있다 말하고
어떤 이는 뒷세상이 없다 말하나
있고 없음을 판단하지 못하면서
어찌하여 현세의 즐거움을 버리나이까.
有言有後世,
又復有言無,
有無旣不判,
何爲捨現樂。


만일 뒷세상이 있다고 하면
기어코 그것을 얻어내야 하겠지만
만일 뒷세상이 없다고 하면
없음 그것이 곧 해탈이 되네.
若當有後世,
應任其所得,
若言後世無,
無卽爲解脫。


어떤 이는 뒷세상이 있다고 말하지만
그 해탈의 인(因)은 말하지 않나니
마치 땅은 단단하고 불은 따뜻하며
물은 축축하고 바람은 움직이는 것과 같다네.
有言有後世,
不說解脫因,
如地堅火暖,
水濕風飄動。


뒷세상도 또한 그러하여서
이는 곧 본성이 그러할 뿐이네.
어떤 이는 깨끗함과 깨끗하지 않음은
제각기 자성(自性)에서 일어난다네.
後世亦復然,
此則性自爾,
有說淨不淨,
各從自性起。


방편으로 변하게 할 수 있다 말하지만
이것은 곧 어리석은 말이네.
모든 근(根)과 행(行)의 경계는
모두 그 자성이 결정된 것이네.
言可方便移,
此則愚癡說,
諸根行境界,
自性皆決定。


애착하여 생각하고 생각하지 않는 것
자성의 결정 또한 그러하네.
늙음ㆍ병듦ㆍ죽음 따위의 괴로움
그 누가 방편으로 그렇게 시켰는가.
愛念與不念,
自性定亦然,
老病死等苦,
誰方便使然。


이른바 물은 능히 불을 멸하고
불은 물을 끓여서 잦아지게 하나니
자성이 늘어나면 서로서로 무너지고
자성이 어우러져 중생을 만드네.
謂水能滅火,
火令水煎消,
自性增相壞,
性和成衆生。


사람이 어머니 태 안에 있을 때
손발과 모든 몸이 나누어지고
신식(神識)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
누가 그렇게 만든 것이겠는가.
如人處胎中,
手足諸體分,
神識自然成,
誰有爲之者。


가시는 그 누가 뾰족하게 하였는가
그것도 자연 그대로의 성질이라네.
또 갖가지 날짐승과 길짐승들
그렇게 하려고 해서 그런 것 아니네.
蕀刺誰令利,
此則性自然,
及種種禽獸,
無欲使爾者。


모든 존재로서 하늘에 나는 것은
자재천(自在天)이 그렇게 만든 것이요
그 밖의 변화로 만들어진 이는
자기 힘으로서의 방편이 없다네.
諸有生天者,
自在天所爲,
及餘造化者,
無自力方便。


만일 무엇으로 인하여 생겨남이 있다면
그것은 또 그것을 멸하게 하리니
어떻게 반드시 스스로의 방편으로써
해탈을 구할 수 있다고 하겠는가.
若有所由生,
彼亦能令滅,
何須自方便,
而求於解脫。


어떤 이는 ‘나[我]가 있어 생기게 하고
또한 나가 있어 멸하게 한다고 말하고
어떤 이는 원인 없이 생겨나는 것이라서
반드시 방편으로써 멸할 수 있다고 말하나니
有言我令生,
亦復我令滅,
有言無由生,
要方便而滅。


마치 사람이 아들 낳아 기를 때
조상들을 저버리지 않고
선인(仙人)의 남긴 법을 배운다거나
하늘을 받들어 큰 제사를 올리는 것
如人生育子,
不負於祖宗,
學仙人遺典,
奉天大祠祀。


이 세 가지에 저버림이 없다면
그것을 곧 해탈이라 한다네.
예부터 지금까지 전(傳)하는 바는
이 세 가지로 해탈을 구하네.
此三無所負,
則名爲解脫,
古今之所傳,
此三求解脫。


만일 달리 방편을 쓰려 한다면
한낱 괴롭기만 하고 실속이 없으리라.
그대 만일 해탈을 구하고자 하거든
오직 위에서 말한 방편을 익혀야 하리.
若以餘方便,
徒勞而無實,
汝欲求解脫,
唯習上方便。


그러면 부왕의 근심과 슬픔 그치게 되고
해탈의 도(道) 또한 이루어지리니
집을 버리고 산림에서 유행하다가
도로 돌아가는 것도 허물 아니리.
父王憂悲息,
解脫道得申,
捨家遊山林,
還歸亦非過。


옛날 엄바리(奄婆梨)왕은
오랫동안 고행림에 머물다가
그 제자들과 권속들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 왕의 자리 이었다네.
昔奄婆梨王,
久處苦行林,
捨徒衆眷屬,
還家居王位。


국왕의 아들 라마(羅摩)는
나라를 버리고 산림에 머물다가
나라 풍속이 어지럽단 말 듣고
다시 돌아가 바른 교화 펼쳤네.
國王子羅摩,
去國處山林,
聞國風俗離,
還歸維正化。


바루바(婆樓婆) 국왕은
이름을 두루마(頭樓摩)라 했는데
부자가 함께 산림에서 머물다가
결국엔 함께 나라로 돌아갔네.
婆樓婆國王,
名曰頭樓摩,
父子遊山林,
終亦俱還國。


바사주(婆私晝) 모니(牟尼)와
안저첩(安低疊)은
산림에 들어가 범행(梵行) 닦다가
아버지만 또한 본국으로 돌아갔네.
婆私晝牟尼,
及與安低疊,
山林修梵行,
父亦歸本國。


이와 같은 훌륭한 조상들
바른 법으로 훌륭한 명성 떨쳤는데
모두 왕이 통치하는 나라로 돌아가니
마치 등불이 세상을 비추는 것 같았네.
그러므로 이 산림을 버리고
바른 법으로 교화함은 허물이 아니라네.”
如是等先勝,
正法善名稱,
悉還王領國,
如燈照世閒,
是故捨山林,
正法化非過。


그때 태자는 그 대신의
다정한 말과 유익한 말을 듣고
마땅한 이치로써 어지럽지 않게
걸림 없고 질서정연하게
太子聞大臣,
愛語饒益說,
以常理不亂,
無閡而庠序。


굳건한 뜻과 안온한 말로써
그 대신에게 대답하였네.
“뒷세상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말에 망설이는
두 가지 마음은 의혹만 더하나니
固志安隱說,
而答於大臣,
有無等猶豫,
二心疑惑增。


있느니 없느니 하는 말에 대해
나는 이미 결정하여 취(取)하지 않네.
깨끗한 지혜로 고행을 닦아
결정코 내 스스로 아느니라.
而作有無說,
我不決定取,
淨智修苦行,
決定我自知。


세간의 설왕설래하는 주장들
자꾸 퍼져 나가 서로 전하고 익히지만
거기에는 진실한 이치 없나니
그러므로 나는 그것 편안해 하지 않네.
世閒猶豫論,
展轉相傳習,
無有眞實義,
此則我不安。


밝은 사람은 참과 거짓 분별하니
믿음이 어찌 남에 의해 생길 건가.
마치 날 때부터 장님인 사람
장님이 사람을 인도하는 것 같네.
明人別眞僞,
信豈由他生,
猶如生盲人,
以盲人爲導。


깜깜한 밤 어둠 속에서
또 어떻게 그 사람 따라야 하리.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은 법에 대하여
세상 사람들은 의혹을 내지만
於夜大闇中,
當復何所從,
於淨不淨法,
世閒生疑惑。


설령 그 진실을 보지 못한 채
청정한 도(道)를 행하려 한다면
차라리 고행(苦行)으로 깨끗한 법 행할지언정
낙행(樂行)으로 부정함 저지르지 않으리.
設不見眞實,
應行淸淨道,
寧苦行淨法,
非樂行不淨。


서로 전하는 그 주장을 관찰해보니
어느것 하나도 확실한 모습 없네.
진실한 말을 마음 비워 받으면
모든 근심을 영원히 여의네.
觀彼相承說,
無一決定相,
眞言虛心受,
永離諸過患。


잘못된 거짓말 말하는 것
지혜로운 사람은 말하지 않네.
그 이야기처럼 저 라마(羅摩) 등이
집을 버리고 나와 범행 닦다가
語過虛僞說,
智者所不言,
如說羅摩等,
捨家修梵行。


결국엔 본국으로 도로 돌아가
다섯 가지 욕망을 익혔다면
그것들은 곧 더러운 행이니
지혜로운 사람은 의지하지 않는다네.
終歸還本國,
服習五欲者,
此等爲陋行,
智者所不依。


나는 이제 마땅히 그대들 위해
그 중요한 이치를 간략히 말하리라.
저 해와 달이 땅바닥에 떨어지고
수미산(須彌山)과 설산(雪山)이 변하더라도
我今當爲汝,
略說其要義,
日月墜於地,
須彌雪山轉。


나는 이 몸이 죽을 때까지 바꾸지 않으리.
물러나 나쁜 곳에 들어가기보다는
차라리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리니
그것은 이치[義]가 아니기 때문에
我身終不易,
退入於非處,
寧身投盛火,
不以義不畢。


내 끝내 본국으로 다시 돌아가
5욕의 불구덩이에 들어가지 않으리라.”
이렇게 간절한 서원 말하고 나서
천천히 일어나 아주 작별하였네.
還歸於本國,
入於五欲火,
表斯要誓已,
徐起而長辭。


태자 말씀의 칼날 같은 불꽃은
마치 한낮의 햇빛과 같아
왕사나 대신의 말과 논리로는
도저히 그분을 이겨낼 수 없었네.
太子辯鋒炎,
猶如盛日光,
王師及大臣,
言論莫能勝。


그들은 서로에게 말하였네.
“계획이 끝났으니 하직하고 돌아가세.”
그들은 태자를 매우 공경하고 찬탄하며
감히 억지로 만류하지 못하였네.
相謂計已盡,
唯當辭退還,
深敬嘆太子,
不敢强逼留。


그러나 왕의 명령 받들었기에
감히 서둘러 돌아오지도 못하고
길 가운데에서 머뭇거리며
돌아보고 돌아보며 발걸음 더뎠네.
敬奉王命故,
不敢速疾還,
俳佪於中路,
行邁顧遲遲。


총명하고도 슬기로우며
자상하고 기미를 깨달은 사람 가려 뽑아
몸을 숨기고 은밀히 안부를 살핀 뒤에
그제서야 그를 두고 돌아왔네.
選擇黠慧人,
審諦機悟士,
隱身密伺候,
然後捨而還。


佛所行讚卷第二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불소행찬』 2권(ABC, K0980 v29, p.646c01-653c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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