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余嘗聚孤竹五言古詩。亡兄古歌行。蘇相五言律。芝川七言律。蓀谷玉峯及亡姊七言絶句。爲一帙看之。

나는 일찍이 고죽 최경창의 오언 고시와 율시, 그리고 돌아가신 형님[허봉]의 고가행(古歌行) 소재[노수신] 정승의 오언율시, 황지천[황정욱]의 칠언율시, 이손곡(李蓀谷:이달)ㆍ백옥봉[벡광훈] 및 돌아가신 누님[허난설헌]의 칠언절구를 모아 한 질의 책을 만들고 읽어보니,

其音節格律。悉逼古人。而所恨氣不及焉。嗚呼。孰返其元聲耶

그 음절(音節)과 격률(格律)이 모두 고인에게 가까웠으나 한스러운 것은 기(氣)가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아, 누가 그 본래 소리를 돌이킬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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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崔詩悍勁。白詩枯淡。俱不失李唐跬逕。誠亦千年希調也。

최고죽(崔孤竹:최경창)의 시는 한경(悍勁)하며 백옥봉(白玉峯) [옥봉은 백광훈(白光勳)의 호]의 시는 고담(枯淡)하다. 모두 당시(唐詩)의 노선(路線)을 잃지 않았으니 참으로 천년의 드문 가락이다.

李益之較大。

이익지(李益之:이달)는 이들보다 조금 크다.

故苞崔孕白而自成大家也。

그러므로 최ㆍ백을 함께 뭉쳐 나름대로 대가를 이루었다.

64. 孤竹詩。篇篇皆佳。必鍊琢之。無歉於意。然後乃出故耳。

고죽(孤竹:최경창)의 시는 편편이 다 아름다우니 반드시 갈고 닦아 마음에 걸리는 것을 제거한 다음에야 내놓기 때문이다.

二家詩。余選入於詩刪者各數十篇。音節可入正音。而其外不耐雷同也。

이가(二家 :최경창, 백광훈)의 시를 나는 골라서 《국조시산(國朝詩刪)》에 넣은 것이 각 수십 편인데, 그 시들은 음절이 정음(正音)에 들어맞으나 그 밖의 것은 뇌동(雷同)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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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近代館閣。李鵝溪爲最。其詩初年法唐。晩謫平海。始造其極。

근대의 관각시(館閣詩)에서는 이아계(李鵝溪) [아계는 이산해(李山海)의 호]가 으뜸이다. 그의 시가 초년부터 당을 법받았으며 늘그막에 평해(平海)에 귀양가서 비로소 심오한 경지에 이르렀다.

而高霽峯 詩。亦於閑廢中。方覺大進。乃知文章不在富貴榮耀。而經歷險難。得江山之助。然後可以入妙。

고제봉(高霽峰) [제봉은 고경명(高敬命)의 호]의 시 또한 벼슬을 내놓고 한거하는 가운데 크게 진보된 것을 볼 수 있었으니, 이에 문장이란 부귀 영화에 달린 것이 아니라 험난과 고초를 겪고 강산의 도움을 얻은 후에라야 묘경에 들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豈獨二公。古人皆然。如子厚柳州。坡公嶺外。可見已。

어찌 유독 이공(二公)뿐이랴. 고인이 모두 이러하니 유주(柳州)로 좌천됐던 유자후(柳子厚유종원)나 영외(嶺外)로 귀양갔던 소동파(蘇東坡:소식)에서도 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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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思庵相捐舍。輓歌殆數百篇。獨成牛溪一絶爲絶倡。

사암(思庵 박순(朴淳)의 호) 정승이 돌아가자 만가(輓歌)2)가 거의 수백 편이나 되었는데 오직 성우계(成牛溪 우계는 성혼(成渾)의 호)의 한 절구(絶句)가 절창이었다.

其詩曰。

그 시에,

世外雲山深復深。 세외운산심부심。

溪邊草屋已難尋。 계변초옥이난심。

拜鵑窩上三更月。 배견와상삼경월。

應照先生一片心。 응조선생일편심。

세상 밖에 운산(雲山)이 깊고 또 깊으니

시냇가에 초가집은 이미 찾기 어려워라

배견와(拜鵑窩)위에 뜬 삼경의 달빛은

아마도 선생의 일편단심 비추리라

無限感傷之意。不露言表。非相知之深。則焉有是作乎。

무한한 감상(感傷)이 말의 표면에는 드러나지 않으니 서로 간에 깊이 아는 사이가 아니라면 어찌 이런 작품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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