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楊蓬萊游楓岳。刻詩石上曰。

봉래 양사언(楊士彦)이 풍악(楓岳)에서 놀다가 돌 위에 시를 새겨,

白玉京蓬萊島。 백옥경봉래도。

浩浩煙波古。 호호연파고。

煕煕風日好。 희희풍일호。

碧桃花下閑來往。 벽도화하한래왕。

笙鶴一聲天地老。 생학일성천지로。

백옥경과 봉래섬엔

아득할손 연파는 예스럽고

따스할손 풍일(風日)은 좋을씨고

푸른 복사꽃 아래 한가로이 오가며

학 등의 피리 소리 천지는 늙어가네

有游仙之興。

신선의 흥취가 있다.

同時有宋暻者。庶子也。亦續之曰。

같은 때에 송경(宋暻)이라는 사람이 있었으니 서자(庶子)였다. 그 또한 이 시에 이어 읊기를,

鶴軒昂鳳逶遲。학헌앙봉위지。

三山朝下。 삼산조하。

五雲中飛。 오운중비。

乾坤三尺杖。 건곤삼척장。

身世六銖衣。 신세륙수의。

好掛長劍巖頭樹。 호괘장검암두수。

手弄淸泉茹紫芝。 수롱청천여자지。

학은 높이 날아오르고 봉은 휘적이며

삼신산 아래로 굽어보고

오색구름 가운데를 질러 나네

천지는 석 자의 지팡이라면

신세(身世)는 한 벌의 육수의(六銖衣)로세

바위 꼭지 나무에 긴 칼 좋이 걸어두고

맑은 샘 희롱하며 붉은 지초(芝草) 캐먹노라

蓬萊極加奬詡。亡兄喜稱之。

봉래[양사언]가 극도의 찬사를 보내고 돌아가신 형[ 許筬] 도 기꺼이 칭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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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朴枝華靑鹤洞詩

朴守庵遊靑鶴洞。作詩曰。

수암 박지화가 청학동(靑鶴洞)에서 놀며 지은 시에,

孤雲唐進士。 고운당진사。

初不學神仙。 초불학신선。

蠻觸三韓日。 만촉삼한일。

風塵四海天。 풍진사해천。

英雄那可測。 영웅나가측。

眞訣本無傳。 진결본무전。

一入蓬山去。 일입봉산거。

淸芬八百年。 청분팔백년。

고운(孤雲:최치원)은 당 나라 진사(進士)였으니

당초에 신선을 아니 배웠네

만촉(蠻觸)같은 삼한(三韓)의 날이라면

풍진은 온 누리에 가득찼구려

영웅을 어이 가늠할 수 있으리

진결(眞訣)은 본디 아니 전하는 것을

봉래산(蓬萊山)에 한번 들어가 버린 후에

청향(淸香)만 팔백 년을 남아 전하네

淵悍簡質。有思致深。得杜,陳之體。

연한(淵悍 깊고 굳셈), 간질(簡質 조촐하고 질박함)하며 사려 깊은 맛이 있으니 두보와 진자앙의 진수를 깊이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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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先君送行詩帖有蘇世讓句 人以爲佳. 有朴枝華句 不下杜陵

先君送行詩帖。蘇相有

선친[허엽 許 曄}의 송행시첩(送行詩帖)에 있는 소상(蘇相: 소세양을 가리킴)의 시 가운데,

白玉堂盛久。 백옥당성구。

黃金帶賜今。 황금대사금。

백옥당(白玉堂) 이뤄진 지 오래이러니

황금대(黃金帶) 하사받기 오늘이라네

之句。人以爲佳。

라는 구절을 사람들은 아름답게 여긴다.

然朴守庵詩。

그러나 박수암(朴守庵 수암은 박지화(朴枝華)의 호)의 시 가운데,

忽看卿月上。 홀간경월상。

誰惜我衣華。 수석아의화。

경월(卿月)이 높이 뜬 걸 문득 보노니

내 옷이 화사하다 뉘 아깝다 하리

之語。此乃警策。

라는 절구는 이것은 바로 경책(警策)이다.

其挽眉庵詩。

그가 미암(眉庵:柳希春 의 호)을 애도한 시에,

千秋滄海上。백일대명수。

白日大名垂。천추창해상。

천추(千秋)의 푸른 바다 물결 위에서

(白日)은 큰 이름을 드리웠도다

何必杜陵

라 한 것은 어찌 두릉(杜陵) [두보(杜甫)를 가리킴]보다 못하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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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權擘送先大夫詩

先大夫己卯歲按嶺南。而權習齋以冬至使赴京。其送先君詩曰。

선친께서는 기묘년에 영남 관찰사를 제수받으셨는데 권습재(權習齋) [습재는 권벽(權擘)의 호]가 동지사(冬至使)로 북경에 가면서 우리 선친을 송별한 시에,

懷抱平生擬好開。회포평생의호개。

笑談從此未多陪。소담종차미다배。

朝天我渡遼河月。조천아도료하월。

擁節君尋庾嶺樓。옹절군심유령루。

職事道途俱可念。직사도도구가념。

別離衰謝兩相催。별리쇠사량상최。

公餘倘有停雲詠。공여당유정운영。

佇望詩筒數寄來。저망시통수기래。

평생의 회포 좋이 풀리리라 여겼더니

담소를 이제부턴 모시기도 흔챦구려

달빛 비친 요하(遼河) 건너 나는 사신길 떠나고

유령(庾嶺) 매화 찾으며 군(君)은 부절(符節) 안고 가리

맡은 일 갈 길이 모두 다 염려스럽고

이별이라 노쇠(老衰)라 서로 재촉하네

공무 여가 벗 그리는 노래를 짓는다면

시통(詩筒)이나 자주자주 부쳐주기 바라네

先君稱其切當。

선친께서는 간절하고 적당하다고 칭찬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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