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林億齡爲人高邁 詩亦如其人

林石川爲人高邁。詩亦如其人。

석천(石川) 임억령(林億齡)은 사람됨이 고매하고 시 또한 사람됨과 같았다.

洛山寺詠龍升雨降之狀。文勢飛動。殆與奇觀敵其壯麗。

낙산사영(洛山寺詠)은 마치 용이 오르고 비가 내리는 형세로 문세(文勢)가 날아 꿈틀거려 그 기이한 경치와 자못 장려함을 다툴 만하였다.

그 시에,

心同流水世間出。 심동류수세간출。

夢作白鷗江上飛。 몽작백구강상비。

마음은 유수(流水)와 함께 세상으로 나오고

꿈에는 백구(白鷗) 되어 강 위를 나네

矯矯神龍戲海意。

이 구절은 기상이 높아 신룡이 바다를 희롱하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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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沈彥光與金安老有隙出北方伯而作詩

沈漁村晩與安老有隙。出爲北方伯。有詩曰。

심어촌(沈漁村) [어촌은 심언광(沈彦光)의 호]은 늘그막에 김안로(金安老)와 사이가 벌어지게 되자 내쫓겨 북도방백(北道方伯)이 되었는데 시를 짓기를,

洪河欲濟無舟子。홍하욕제무주자。

寒木將枯有寄生。한목장고유기생。

넓은 강 건너려니 나룻배가 없으나

추운 나무 시드는데 더부살이 있구나

蓋悔心之萌乎。

대개 후회하는 마음이 싹튼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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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蘇世讓題尙震畫雁軸

蘇退休少與尙左相同僚。而尙爲下官。

소퇴휴(蘇退休) [퇴휴는 소세양(蘇世讓)의 호]가 젊었을 적에는 상 좌상(尙左相) [상진(尙震)을 가리킴]과 동료로 지냈는데 상(尙)이 하관(下官)으로 있었다.

及入相。以畫雁軸。求詩於退休。休作一絶書送曰。

그러다가 재상이 되자 기러기 그린 화축(畫軸)을 가지고 퇴휴 소세양에게 시를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퇴후 소세양이 절구 한 구를 지어 써 보냈는데,

蕭蕭孤影暮江潯。소소고영모강심。

紅蓼花殘兩岸陰。홍료화잔량안음。

漫向西風呼舊侶。만향서풍호구려。

不知雲水萬重深。불지운수만중심。

쓸쓸한 외론 그림자 저녁 강가 비치고

붉은 여뀌꽃 시들어 좌우 강둑 어두워라

부질없이 서풍 향해 옛 친구 불러보나

모를쎄라, 구름 물 만 겹이나 깊은 줄을

含思深遠。尙見而嗟悼之。

함축된 의사가 심원한지라 상 정승이 보고는 탄식하며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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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羅長吟湜有詩趣。往往逼盛唐。

장음정(長吟亭) 나식(羅湜)의 시는 시취(詩趣)가 있어 이따금 성당시(盛唐詩)에 접근하고 있다.

申,鄭諸老會于人家。方詠蒲桃畫簇。沈吟未就。

신광한과 정사룡 등 노대가들이 어느 집에 모여 바야흐로 포도(蒲桃) 그림 족자를 놓고 시를 읊으려 하는데 생각에 잠겨 미처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長吟乘醉而至。奪筆欲書簇上。主人欲止之。湖老曰。置之。

장음이 술에 취해 와서는 붓을 빼앗아 들고 족자 위에 쓰려 했다. 주인이 말리려 하자 호음이 그냥 두라고 하니,

長吟作二絶。其一曰。

장음은 절구 두 수를 지었는데 그 하나에,

老猿失其群。 로원실기군。

落日枯楂上。 락일고사상。

兀坐首不回。 올좌수불회。

想聽千峯響。 상청천봉향。

늙은 원숭이 무리를 잃고

지는 해는 마른 등걸 위에 비치네

우뚝 앉아 고개도 아니 돌리니

아마도 천 산의 메아리 듣는 거지

湖老大加稱賞。因閣筆不賦。

호음이 크게 칭찬하고는 붓을 놓아버리고 짓지 않았다.

蓀谷亦云 此盛唐伊州歌法。所謂截一句不得成篇者也。

손곡(蓀谷) 이달(李達)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는 성당 이주가(伊州歌)의 법이니 이른바 한 구절이라도 끊어 놓으면 시편을 이룰 수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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