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 속에 깊이 아로새기리라,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옴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면 우리네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살이 저렇듯이 천천히 흘러내린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사랑은 흘러 간다. 이 물결처럼, 우리네 사랑도 흘러만 간다.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네 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기 머문다.
[주] 아폴리네르의 말을 미라보다리가 귀담아 들었는지 사진에서도 정말 밤이 오고 있군요. 첫 연은 청춘남녀들이 즐겨 암송하는 시구지요.
미라보 다리는 에펠탑 위쪽으로 서너번째 위의 다리입니다.
유람선에서 찍긴 했으나 너무 어두워 사진은 싣지 않습니다.
대학 첫 여름방학때, 부산에 사는 같은 과 친구가 편지에 적어준 건데 그 친구는 1년 뒤 서울사대 불어교육과에 입학했고, 모 방송사 파리특파원을 거쳐 지금은 편집국장 자리를 지키고 있지요. 채널 돌리다 보면 시사 프로그램 사회자로 가끔 나옵니다요. 등단 못한 게 챙피해서 나도 미라보 다리 봤다는 말은 그에게 전하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의 건승을 빕니다.
미라보 다리 ㅡ 기욤 아폴리네르(번역 황현산)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른다 우리 사랑을 나는 다시 되새겨야만 하는가 기쁨은 언제나 슬픔 뒤에 왔었지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잡고 얼굴 오래 바라보자 우리들의 팔로 엮은 다리 밑으로 끝없는 시선에 지친 물결이야 흐르건 말건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사랑은 가 버린다 흐르는 이 물처럼 사랑은 가 버린다 이처럼 삶은 느린 것이며 이처럼 희망은 난폭한 것인가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나날이 지나가고 주일이 지나가고 지나간 시간도 사랑도 돌아오지 않는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른다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Le Pont Mirabeau ㅡ Guillaume Apollinaire (기욤 아폴리네르)
Sous le pont Mirabeau coule la Seine Et nos amours Faut-il qu'il m'en souvienne La joie venait toujours apre´s la peine Vienne la nuit sonne l'heure Les jours s'en vont je demeure Les mains dans les mains restons face a´ face Tandis que sous Le pont de nos bras passe Des e´ternels regards l'onde si lasse Vienne la nuit sonne l'heure Les jours s'en vont je demeure L'amour s'en va comme cette eau courante L'amour s'en va Comme la vie est lente Et comme l'Espe´rance est violente Vienne la nuit sonne l'heure Les jours s'en vont je demeure Passent les jours et passent les semaines Ni temps passe´ Ni les amours reviennent Sous le pont Mirabeau coule la Seine Vienne la nuit sonne l'heure Les jours s'en vont je deme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