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ELIOT 의 '황무지' 08 
 2. A GAME OF CHESS, 장기 한 판 02 여인이 앉은 의자는 번쩍이는 옥좌 같이 대리석 위에서 빛나고, 거울은,  열매 열린 포도덩굴들, 그리고 그 틈으로 밖을 내다보는  황금빛 큐피드들이 - 그 중 하나는 제 날개로 제 눈 가렸지 -   만든 기둥들에 의지해 서있는 거울은 일곱 가지 촉대 불빛 두 배로 부풀려 테이블 밝히며 공단 보석함에 담긴 채 아낌없이 내뿜는  그녀 보석들의 광채와 마주친다.   상아 약병들 색유리 향수병들 마개 열리니,  물로, 가루로, 연고로 된 신비로운 향기들 잠행하며감각은 괴롭게, 어지럽게, 취하노라,    창으로 들어온 산뜻한 바람에 향기는 일렁이며 촛불불길 잡아당겨  화려한 천정까지 연기 끌어올리고  격자천정 장식들 흔들어 깨운다. Huge sea-wood fed with copper                               94Burned green and orange, framed by the coloured stone,In which sad light a carvèd dolphin swam.Above the antique mantel was displayedAs though a window gave upon the sylvan scene 98The change of Philomel, by the barbarous king 99So rudely forced; yet there the nightingale 100Filled all the desert with inviolable voiceAnd still she cried, and still the world pursues,'Jug Jug' to dirty ears.And other withered stumps of timeWere told upon the walls; staring formsLeaned out, leaning, hushing the room enclosed.Footsteps shuffled on the stair.Under the firelight, under the brush, her hairSpread out in fiery pointsGlowed into words, then would be savagely still.구리를 먹고 자란 거대한 바다나무 색색 대리석 벽난로 속에 녹색 주황색으로 타오르면, 그 슬픈 빛 속을 헤엄치는 돌고래 상[像] 하나.고풍 벽난로 선반 위에는, 창문으로 숲속 극장 보여주듯 무지막지한 왕에게 끔찍한 욕을 당하고 새가 된 ‘필로멜라’ 이야기가 걸려있는데, 그 나이팅게일의 신성한 울음소리 온 사막에 가득하고 여전히 울고 있건만, 여전히 음란한 세상 더러운 귀엔 ‘쩍 쩍’이라고 들릴 뿐.   그리고 시든 세월의 그루터기들을 이야기하는 벽면의 또 다른 얼굴들은   밖으로 쓰러질듯 노려보며 방안을 에워싸 고요히 만든다. 계단을 질질 끄는 발자국소리. 불빛아래, 빗질된 여인의 머리칼은 퍼지며 불꽃처럼 끝이 서서 말할 듯 타오르다가, 성난 듯 고요해진다. [# 94  녹색 오렌지색 아름다운 불길 만들기 위해 벽난로 안에 바다나무를 구리 박편으로 장식한 것을 말함.][# 98  Sylvan scene.;  밀톤, V. Milton의 실낙원, Paradise Lost 4권 140행에서 인용했으며, 처음 보는 Eden 동산을 악마의 눈으로 묘사한 구절이다.  So on he fares, and to the border comes         이리하여 마왕은 계속 나아가 에덴의 Of Eden, where delicious Paradise,      경계에 이르니, 이제 가까워진 아름다운 낙원은,Now nearer, Crowns with her enclosure green,   마치 시골의 황량한 절벽 꼭대기처럼 As with a rural mound the champain head               푸른 울타리로 왕관 둘렀는데, Of a steep wilderness, whose hairie sides [ 135 ]     덤불로 뒤덮인 비탈은 기괴하고 With thicket overgrown, grottesque and wilde,        험난해서 접근을 허용치 않았고; Access deni'd; and over head up grew         머리 위로는 삼나무, 소나무, 전나무들과Insuperable highth of loftiest shade,               가지 많은 종려나무들이 굴하지 않고 Cedar, and Pine, and Firr, and branching Palm          높이 자라 그늘 만드니, 森林의 A Silvan Scene, and as the ranks ascend [ 140 ]  壯觀이며, 층층이 그늘 위에 그늘Shade above shade, a woodie Theatre            만들며 莊嚴無比한 숲의 극장 이룬다.Of stateliest view. Yet higher then thir tops    그러나 그 숲의 꼭대기보다 높이 낙원의 The verdurous wall of paradise up sprung:         푸른 담장 솟아올라 있는데: 여기서 Which to our general Sire gave prospect large   우리 온 인류의 선조께선 아래쪽 세상 Into his neather Empire neighbouring round. [ 145 ]  주위 사방을 한눈에 조망했었다. [#99  Philomel ;  V. Ovidius의 '변신(變身) 이야기, Metamorphoses' VI에서 인용,  그리스 전설의 아테네 왕 판디온의 딸. 트라키아왕 테레우스,Tereus와 결혼한 프로크네,Procne의 여동생이다. 테레우스는 필로멜라를 속여 범한 다음 혀를 잘라냈다. 그러나 필로멜라는 자신의 불행을 알리는 문자를 베틀로 옷감에 짜 넣어 언니에게 전했고 프로크네는 복수로 아들 이튀스를 죽여 그 아비에게 먹인다. 이것을 안 테레우스는 달아난 자매를 뒤쫓아 포키스 지방의 다울리스까지 왔는데, 여기서 두 사람을 막 잡으려는 순간, 자매의 기도로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신들이 프로크네는 휘파람새(그리스어로는 아에돈)로, 필로멜라는 제비로, 테레우스는 관모(冠毛)가 머리에 달린 후투티로 만들었다. 그 뒤 다울리스에서는 제비는 집을 짓지 않았고, 휘파람새는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오비디우스의 《변신(變身) 이야기》로 알려져 있으나, 그를 포함한 로마의 작가들이 자매가 모습을 바꾸었던 새를 거꾸로 전했기 때문에 근대 서구어에서 ‘필로멜라’라는 이름은 휘파람새(또는 나이팅게일)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다.‘필로멜라’는 생산성 없는 sex의 한 예이다. [# 계속해서 궁전처럼 호화로운 배경 설명이다. 임금의 옥좌 같은 의자에 앉은 여인은 누구인지 확실치 않다. Eliot의 부인 Vivienne일 수도, 어느 최고 상류층 인사일 수도, 촛불 왕국에 잠시 머문 이름 없는 여인일 수도 있다. 그런데 궁전처럼 호화로운 그곳에 걸려있는 그림은 하필이면 ‘필로멜라’의 이야기, 그래서일까, 황금빛 큐피드도 제 눈을 가리고 있고 벽면의 돌고래도 슬픈 빛을 띤다. 그곳은 보석의 광채도, 약병, 향수병에서 쏟아져 나온 향기들도 그 속에‘빠져죽을 듯’흘러넘친다.[# 계단을 질질 끄는 발자국소리가 들리니 여인의 긴장하는 모습이 불빛아래, 불꽃처럼 머리칼에 나타난다. 누가 왔을까? 이필한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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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ELIOT 의 '황무지' 07  2. A GAME OF CHESS, 장기 한 판 01  [ #   T. S. Eliot이 Shakespeare 다음으로 존경해 마지않던 Thomas Middleton (1580-1627)의 작품 중에  Chess와 관계된 것이 둘이 있다. Eliot의 이 작품과 이름이 똑같은 'A Game at Chess'가 있지만, 'Women beware Women, 여자는 여자를 조심해' 라는 작품이 있는데, 이것이 더 중요하며 Eliot도 여기서 인용했으리라는 해설이 있다. 그 내용은 한 여자가 시어머니가 옆방에서 장기를 두는 동안 유혹 당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The Chair she sat in, like a burnished throne,                        77Glowed on the marble, where the glassHeld up by standards wrought with fruited vinesFrom which a golden Cupidon peeped out(Another hid his eyes behind his wing)Doubled the flames of sevenbranched candelabraReflecting light upon the table asThe glitter of her jewels rose to meet it,From satin cases poured in rich profusion.여인이 앉은 의자는 번쩍이는 옥좌 같이,                                     77대리석 위에서 빛나고, 거울은,  열매 열린 포도덩굴들, 그리고 그 틈으로 밖을 내다보는  황금빛 큐피드들이 - 그 중 하나는 제 날개로 제 눈 가렸지 -   만든 기둥들에 의지해 서있는 거울은 일곱 가지 촉대 불빛 두 배로 부풀려 테이블 밝히며 공단 보석함에 담긴 채 아낌없이 내뿜는  그녀 보석들의 광채와 마주친다.   [# 77 ; The Chair she .. ;    Shakespeare 작품,  Antony and Cleopatra, II, ii, l.190.  'The barge she sat in, like a burnish'd throne,/Burn'd on the water.' 2막 2장에; '그녀가 앉은 거룻배는 광채 나는 옥좌와 같이, 물 위에서 불타올랐소.' 에서 인용. ]In vials of ivory and coloured glassUnstoppered, lurked her strange synthetic perfumes,Unguent, powdered, or liquid - troubled, confusedAnd drowned the sense in odours; stirred by the airThat freshened from the window, these ascendedIn fattening the prolonged candle-flames,Flung their smoke into the laquearia, 92Stirring the pattern on the coffered ceiling.상아 약병들 색유리 향수병들 마개 열리니,  물로, 가루로, 연고로 된 신비로운 향기들 잠행하며감각은 괴롭게, 어지럽게, 취하노라,    창으로 들어온 산뜻한 바람에 향기는 일렁이며 촛불불길 잡아당겨  화려한 천정까지 연기 끌어올리고  격자천정 장식들 흔들어 깨운다. [# 92 :  Laquearia - 우물천정 장식들: Virgil의 작품 Aeneid I. 726 에서 인용, Laquearia 는 'panelled ceiling[격자 천장]' 이라고 번역할 수 있을까.  Virgil은 Aeneid에서, 카르타고의 여왕 Dido가, 자신이 사랑하는  Aeneas를 위해 연회를 베푸는 광경을 노래하며,  '황금빛 격자 천장에 매달린 횃불들 타오르며, 그 햇불의 불길들은 밤을 정복하였다.''Blazing torches hang from the gold-panelled ceiling, and torches conquer the night with flames.' 라고 그 화려한 궁중을 묘사하였다. [# Eliot 은 Shakespeare의 희곡과  Virgil의 서사시에서  구절들을  인용해뒤섞으며, 그의 작품  'A Game of Chess' 의  시작을 화려한 배경과 신비로운분위기를 꾸며나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필한 의사 [서울사대부고19회사이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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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ELIOT 의 황무지 읽기 06 I.The Burial of the Dead    4월은 더없이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도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써 잠든 뿌리를 뒤흔드노라. 겨울은 차라리 따뜻했노라,망각의 눈은 대지를 뒤덮고, 메마른 구근[球根]들로 가냘픈 목숨 이어주었노라. 여름은 소나기를 몰고 ‘슈타른버거’호수를 건너와, 우리를 놀래주었지, 그래서 우리는 회랑[回廊]에 머물렀다가, 다시 햇빛 속을 걸어 공원으로 가서,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을 이야기했지.  나는 러시아 사람 아니에요, 리투아니아 출생이지만, 나는 순수 독일인이에요. 우리가 어린 시절, 사촌 태공의 집에 머물 때,사촌이 썰매를 태워주었는데, 나는 겁이 났어요, ‘마리, 마리 꼭 잡아’ 라고 말하며 그는 쏜살같이 내려갔어요. 산속에선 자유로워요. 밤이면 책 읽으며 보내고, 겨울이면 남쪽으로 가지요.   저 얽힌 뿌리들은 무엇이며, 이 돌무더기에서 무슨 가지들이 자라난단 말인가? 인간의 아들이여,                 너는 알기는커녕 짐작도 못하리라, 네가 아는 것이란 망가진 우상들 무더기뿐, 거기 해가 내리쬐어도 죽은 나무엔 그늘이 없고, 귀뚜리도 위안 주지 못하며, 메마른 돌 틈엔 물소리조차 없노라. 오로지 이 붉은 바위 아래에만 그늘 있노라, (이 붉은 바위 그늘로 들어오라) 그리하면 나는 네게 보여주리라, 아침에 너를 뒤따르는 네 그림자와 다르고  저녁에 너를 마중 나온 네 그림자와 다른 것; 한 줌 먼지 속 두려움을 네게 보여주리라. 상큼한 바람고향으로 부는데 아일랜드의 내 님이시여 어디쯤 계시나요?         ‘일 년 전 당신은 내게 처음으로 히야신스를 주셨어요,’‘사람들은 나를 히야신스 아가씨라고 불렀어요.’- 하지만 우리가 히야신스 정원에서 밤늦게 돌아왔을 때, 한 아름 꽃을 안은 너, 머리칼도 젖어있었지, 나는 말도 못하고 내 두 눈은 보이지도 않았지, 나는 살지도 죽지도 않은 채, 아무 것도 모른 채, 빛의 핵심을, 그 고요를 들여다보았지. 바다는 텅 비었고 쓸쓸합니다. 명성 자자한 천리안, ‘소소트리스’부인은독감에 걸리기도 했지만, 그 귀신같은 카드 한 벌로 유럽에서 제일 현명한 여인으로 알려져있다.                   그녀가 말했다, 여기 당신의 카드가 나왔어요,  물에 빠져죽은 페니키아의 뱃사람이에요, (보세요! 그의 두 눈은 진주로 변했잖아요.)  이 카드는  미녀 벨라도나, 암굴의 여인인데, 중요할 때면 등장하지요. 이것은 세 지팡이와 함께 있는 사나이, 이것은 수레바퀴,    그리고 이것은 외눈박이 장사꾼, 또 이것은 텅 빈 카드, 그가 무언가 등에 짊어지고 가지만 나는 볼 수 없는 것이지요. 매달린 사나이는             보이지 않는군요. 물을 조심하세요.   수많은 사람들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군요.또 오세요. 혹시 ‘에퀴톤’ 부인을 만나거든 천궁도[天宮圖]는 내가 직접 가져간다고 전해주세요. 요즈음은 세상이 하도 험악하니까요. Unreal City,                     60허황된 도시,[# Baudelaire, 악의 꽃 중 '일곱 늙은이들'에서 인용함,]Under the brown fog of a winter dawn, 겨울 새벽녘 누런 안개 아래,  A crowd flowed over  London Bridge, so many,런던 교 위를 흘러가는 사람들, 많기도 해라, I had not thought death had undone so many.                              63죽음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 망친 줄은 나는 생각도 못했다.  Sighs, short and infrequent, were exhaled,                                   64어쩌다 짧은 한숨들 내쉬며 And each man fixed his eyes before his feet.저마다 제 발끝만 내려다보며 간다. Flowed up the hill and down King William Street,언덕길을 올라 ‘윌리엄’왕 거리로 내려서면To where Saint Mary Woolnoth kept the hours‘성 메어리 울로스’ 성당에서 들려오는 With a dead sound on the final stroke of nine.                                  68아홉 시의 마지막 아홉 점 죽어가는 소리. There I saw one I knew, and stopped him, crying: 'Stetson!              69거기서 나는 친구를 만나 그를 붙잡고 소리쳤다, ‘스테트슨! ''You who were with me in the ships at Mylae!‘밀라에’ 해전에서 나와 한 배 탔던 자네! 'That corpse you planted last year in your garden,                             71‘지난 해 자네가 뜰에 심었던 그 시체 말일세, 'Has it begun to sprout?  Will it bloom this year?‘싹이 트기 시작했나? 올해엔 꽃이 피겠나? 'Or has the sudden frost disturbed its bed*?‘혹시 서리가 느닷없이 묘상[苗床, Bed]을 뒤흔들진 않았었나? 'O keep the Dog far hence, that's friend to men,                                    74‘아, 그 인간의 친구라는 개를 멀리하게, 'Or with his nails he'll dig it up again!‘그렇지 않으면 그놈이 발톱으로 다시 파헤칠 걸세!'You! Hypocrite lecteur! - mon semblable, - mon frère!'                         76‘그대들 위선의 독자여! 나의 동류, 나의 형제여! [# Baudelaire, 악의 꽃  서문의 마지막 구절에서 인용함,]전체 '황무지' 시 중 1부 'The Burial of the Dead'의 마지막 부분이다.   오늘도 처음 시작 부분과 끝 마무리 부분을 '보들레르'로부터 인용하고 그 가운데 자신의 글을  집어넣었는데, 이는 앞서 양쪽 '이졸데' 공주 사이에 '히야신스' 아가씨를 넣은 것과 비슷한 수법이다. 그래서 그렇겠지만, 오늘 글은 보들레르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60. Charles Baudelaire (1821-67); Les Fleurs du Mal ('The Flowers of Evil', 악의 꽃)중에  'Les Sept Vieillards' ('The Seven Old Men', 일곱 늙은이)라는 작품의 시작 부분임. Fourmillante cité, cité pleine de rêves, Où le spectre en plein jour raccroche le passant. ( French): 'Swarming city, city full of dreams,Where the specter in broad daylight accosts the passerby.' 붐비는 도시, 환상의 도시,한낮에도 유령이 행인에게 달라붙는 도시, 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안개 낀 새벽 도시, 그 몽환적 분위기는 시인에게 ‘한낮에도 유령이 행인에게 달라붙는’ 초 현실세계가 된다.  산책하던 그의 앞에 한 늙은이가 나타난다. 그 분위기 때문에 그 늙은이와 파리 시민들은 모두 미로 속을 걷는 유령이 되며, 그들은 서로서로 달라붙으며 내게도 달라붙는다는 환상에 빠졌고, 그들로부터 달아났으나 한 동안 나는 이성이 마비된 채 들떠있었다....이 시에 대한 해설 중 일부이다. 보들레르가 파리에서 그런 분위기에 젖었다면, 엘리엇은 런던 다리 위에서 비슷하게 느꼈으리라. 이 세상엔 생각과 느낌이 같거나 비슷한 경우가 얼마든지 많으니까. ][# 63 - 64 겨울 새벽녘 누런 안개 덮인  런던 교 위를 흘러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인은 지옥을 거니는 유령들을 떠올리며 단테의 신곡  구절들을 인용한다. si lunga tratta di gente,               ch'io non avrei mai creduto            che morte tanta n'avesse disfatta.             ( Dante's Inferno, iii. 55-7: )So long a train of people,                          그토록 긴 망자의 행렬이 이어졌는데, that I should never have believed              설마 이토록 많은 사람을 죽음의 신이death had undone so many.                     앗아갔으리라고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Quivi, secondo che per ascoltare, non avea pianto, ma' che di sospiri, che l'aura eterna facevan tremare.                    ( Dante's Inferno, iv. 25-27: )Here there was no plaint, that could be heard,  여기서는 영원의 공기를 진동시키는except of sighs,                                                 한숨들을 내쉬었지만, which caused the eternal air to tremble.            탄식하는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70  그러다가 거기서 우연히 친구를 만나는데,  Mylae‘밀라에’  해전의 전우라고 소리친다.그런데 Mylae‘밀라에’  해전은 기원전 260년(260 BC) 로마 제국의 Gaius Duilius와 카르타고의 Hannibal Gisco 가 이끈 두 나라 사이의 전쟁이니, 이 시인의 외침은 허구가분명하다. 하지만 '시'라는 것이 '신문기사'처럼 사실만을 전달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이 시는 제 1차 세계대전, World War I (1914-1918)이 끝난 후, 그 엄청난 물질적 정신적 황폐함 속에서 태어났고, 그래서 눈에 보이는 이 참혹한 황무지로부터 빨리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시인의 마음속에 자리잡지 않았을까, 그래서 옛날 옛적의 전쟁을 슬그머니 끌어다 놓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 71  그 시체에 대해 'A distortion of the ritual death of the fertility god.'이라는 해설이 있다.다산과 풍요의 신이 죽어 일그러진 모습이라고할까. 그렇다면 개가 그것을 파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할 일이다.   [#74   Keep the dog ...  ;  영국의 극작가 John Webster (1580-1625)의 작품 'White Devil(하얀 악마)' 중에 나오는 장송곡에 이런 구절이 있다, 'But keep the wolf far hence, that's foe to men, For with his nails he'll dig them up again.' '하지만 늑대를 멀리 물리쳐주세요, 그는 인간의 적이니까요, 그의 발톱으로 그들을 다시 파헤칠 테니까요.' Eliot 은 'wolf' 를 'dog'으로, 인간에게 적이 아니라 친구로 바꾼 것이다. [#76   마지막 구절은 '악의 꽃' 서문 중 마지막 구절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악의 꽃' 서문 중 마지막 두 연을 옮겨본다. ....................II en est un plus laid, plus méchant, plus immonde!There is one more ugly, more wicked, more filthy! 그러나 그들보다 더 추악하고 악랄하고 지저분한 놈 있노라! Quoiqu'il ne pousse ni grands gestes ni grands cris,Although he makes neither great gestures nor great cries, 그는 거창한 몸짓도 커다란 외침도 없이, Il ferait volontiers de la terre un débrisHe would willingly make of the earth a shambles 온 지구를 거뜬히 비틀거리게 만들고 Et dans un bâillement avalerait le monde;And, in a yawn, swallow the world;하품 한 번으로 온 세계를 집어삼키니, C'est l'Ennui! L'oeil chargé d'un pleur involontaire,He is Ennui! — His eye watery as though with tears, 그놈은 바로 ‘권태’! - 그 눈엔 눈물 같은 맹물 고인 채, II rêve d'échafauds en fumant son houka.He dreams of scaffolds as he smokes his hookah pipe.물 담배 빨아대며 단두대를 꿈꾼다.  Tu le connais, lecteur, ce monstre délicat,You know him reader, that refined monster,독자여 그대는 안다, 그 세련되고 까다로운 괴물을, — Hypocrite lecteur, — mon semblable, — mon frère!— Hypocritish reader, — my fellow, — my brother!위선적 독자여, 나의 동류, 나의 형제여!  [# 76  '위선적 독자여, 나의 동류, 나의 형제여! ' 라는 의미에 대해,  Baudelaire는 자신이 선택한 독자를 향해 진술한다. 그는 대중과의 결별을 선언한 최초의 시인이다. 그는 이해받지 못하는 데 영광이 있다고 썼지만, 이해받고 싶었기에, ‘소수의 선택받은 행복한 자,’ 자신과 비슷한 독자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뜻이라고 한다.결국 자신과 마음이 맞고 배짱이 통하는 독자들만을 상대하여 자신의 마음대로 써내려가겠다는 뜻이니, 그 오기에 대해 흠모를 금할 수 없다. 이필한 의사 [서울사대부고19사이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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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ELIOT 의 황무지 읽기 05 I.The Burial of the Dead    4월은 더없이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도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써 잠든 뿌리를 뒤흔드노라. 겨울은 차라리 따뜻했노라,망각의 눈은 대지를 뒤덮고, 메마른 구근[球根]들로 가냘픈 목숨 이어주었노라. 여름은 소나기를 몰고 ‘슈타른버거’호수를 건너와, 우리를 놀래주었지, 그래서 우리는 회랑[回廊]에 머물렀다가, 다시 햇빛 속을 걸어 공원으로 가서,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을 이야기했지.  나는 러시아 사람 아니에요, 리투아니아 출생이지만, 나는 순수 독일인이에요. 우리가 어린 시절, 사촌 태공의 집에 머물 때,사촌이 썰매를 태워주었는데, 나는 겁이 났어요, ‘마리, 마리 꼭 잡아’ 라고 말하며 그는 쏜살같이 내려갔어요. 산속에선 자유로워요. 밤이면 책 읽으며 보내고, 겨울이면 남쪽으로 가지요.   저 얽힌 뿌리들은 무엇이며, 이 돌무더기에서 무슨 가지들이 자라난단 말인가? 인간의 아들이여,                 너는 알기는커녕 짐작도 못하리라, 네가 아는 것이란 망가진 우상들 무더기뿐, 거기 해가 내리쬐어도 죽은 나무엔 그늘이 없고, 귀뚜리도 위안 주지 못하며, 메마른 돌 틈엔 물소리조차 없노라. 오로지 이 붉은 바위 아래에만 그늘 있노라, (이 붉은 바위 그늘로 들어오라) 그리하면 나는 네게 보여주리라, 아침에 너를 뒤따르는 네 그림자와 다르고  저녁에 너를 마중 나온 네 그림자와 다른 것; 한 줌 먼지 속 두려움을 네게 보여주리라. 상큼한 바람고향으로 부는데 아일랜드의 내 님이시여 어디쯤 계시나요?         ‘일 년 전 당신은 내게 처음으로 히야신스를 주셨어요,’‘사람들은 나를 히야신스 아가씨라고 불렀어요.’- 하지만 우리가 히야신스 정원에서 밤늦게 돌아왔을 때, 한 아름 꽃을 안은 너, 머리칼도 젖어있었지, 나는 말도 못하고 내 두 눈은 보이지도 않았지, 나는 살지도 죽지도 않은 채, 아무 것도 모른 채, 빛의 핵심을, 그 고요를 들여다보았지. 바다는 텅 비었고 쓸쓸합니다. Madame Sosostris, famous clairvoyante,                         43명성 자자한 천리안, ‘소소트리스’부인은Had a bad cold, nevertheless독감에 걸리기도 했지만, 그 귀신같은 카드 한 벌로 Is known to be the wisest woman in Europe,유럽에서 제일 현명한 여인으로 알려져있다. [# 43. Sosostris; Aldous Huxley의 소설,  Crome Yellow에 어느 박람회에서 집시차림으로 나타난 여자 예언가 'Sesostris'  라는 이름을  'sorceress = 여자 마술사' 와 뒤섞어  Eliot이 장난스럽게 만들어낸 이름.]With Wicked pack of cards .Here, said she,                        그녀가 말했다, 여기 당신의 카드가 나왔어요,  [# 옛날 나일강의 범람을 점치는 데 쓰였던 'The Tarot pack of cards']Is your card, the drowned Phoenician Sailor,물에 빠져죽은 페니키아의 뱃사람이에요, (Those are pearls that were his eyes.  Look!)(보세요! 그의 두 눈은 진주로 변했잖아요.)  Here is Belladonna, The Lady of the Rocks, The lady of situations, 이 카드는 그 미녀 벨라도나, 암굴의 여인인데, 중요할 때면 등장하지요. [# 'The Lady of the Rocks'는  Leonardo da Vinch의  'Madonna of the Rocks'를 빗대어 말한 것]Here is the man with three staves,  and here  the Wheel, 이것은 세 지팡이와 함께 있는 사나이, 이것은 수레바퀴,    And here is the one-eyed merchant, and  this card,그리고 이것은 외눈박이 장사꾼, 또 이것은 Which is blank, is something he carries on his back,텅 빈 카드, 그가 무언가 등에 짊어지고 가지만 Which I am forbidden to see.  I do not find나는 볼 수 없는 것이지요. 매달린 사나이   The Hanged Man.   Fear death by water.             보이지 않는군요. 물을 조심하세요.    I see crowds of people, walking round in a ring.수많은 사람들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군요.Thank you.  If you see dear Mrs. Equitone,또 오세요. 혹시 ‘에퀴톤’ 부인을 만나거든 Tell her I bring the horoscope myself:천궁도[天宮圖]는 내가 직접 가져간다고 전해주세요. One must be so careful these days.요즈음은 세상이 하도 험악하니까요. [# 여기서 Eliot 은 갑자기 말투를 바꾸어  Tarot cards(이탈리아 식 카드, 22장이 한 벌) 점술로 온 유럽에 소문이 자자한 'Madame Sosostris'를 소개한다.  그녀가 독감에 걸려있었을 때 - 그녀 자신이 독감에 걸릴 것을 예측 못 했는지, 아니면 예측하고도 피할 수는 없었는지 확실치 않으나 - 그에게 점 쳐준 것을 이야기한다. 그녀는 물에 빠져죽은 Phoenicia 뱃사람, 암굴의 여인 Belladonna, 세 지팡이와 함께 있는 사람, 운명의 수레바퀴, 외눈박이 장사꾼 등의 카드를 보여주었는데...  하지만 진짜 Tarot cards에는 '세 지팡이와 함께 있는 사람,the man with three staves' 그리고 '운명의 수레바퀴, the Wheel' 만 있고 나머지는 Eliot의 창작품이라고 한다. 외눈박이 장사꾼 카드, 들여다 보는 것이 금지된 빈 카드들이 나오지만,  매달린 사나이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 매달린 사나이;   T 자 모양의 십자가에 한 쪽 발이 걸려있는 모습으로, 자신이 부활함으로써  이 땅과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풍요와 다산을 가져오기 위해 죽음을 당하는 풍요와 다산의 신,  fertility god을 상징한다고 한다.  Tarot cards에 속한다.  그런데 이 매달린 사나이는 다산의 신을 상징하지만 부활을 논하니  예수를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한다. 그래서 예수가 보이지 않으니, 즉 구원이 보이지 않으니 마담은 물을 조심하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닐까한다. Tarot Cards 그리고 마담은 수많은 군중이 빙빙 돌고있는 광경을 보고 서둘러 마무리지으며 천궁도는 손수 갖다주겠노라고  Equitone부인에게 전해달라고 말한다. ][#  '물'은 이 시에서 여러 번 등장한다. 메마른 황무지에서 절대로 필요한 물, 물은 생명을 상징한다. 하지만 물은 생명체가 목숨을 잃고 죽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생명들과 죽음이 만나는 곳...   그래서 이 시에는 물을 갈구하는 구절도, 물[바다]에 빠져 죽는 이야기도 여러 차례 나온다.]  [# 물에 빠져죽은 Phoenicia 뱃사람의 두 눈이 진주로 변했다는 것은 비슷한 색깔의 겉모습 속에 실체가 변한 것이니, 죽음이 또다시 생명으로  바뀌었다고, 또 그만큼 쉽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 세 지팡이와 함께 있는 사나이 [the man with three staves]는 '어부왕, Fisher King'이라는 인물을, 혹은 그와 연결된 생명력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는 '성배,Holy Grail'를 지키는 임무를 띠고 있기에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이 시가 성배의 전설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배,Holy Grail를 지키고있는  '어부왕, Fisher King'을 좀더 알아야한다. 그는 두 다리와 옆구리에 항상 중상을 입고 있어 거동조차 힘들며, 기껏해야 주변 강물에서 낚시나 할 수 있을 정도일 뿐 다른 일을 못한다. 그런데 그가 쇠약해지면 땅들은 생산성을 잃고 황폐해지며, 불모의 황무지로 변하기 때문에,아서왕의 '원탁의 기사'들은 '성배를 찾아서' 즉 '어부왕을 치유하기 위해서' 모험을 떠나는데,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아서왕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 이야기를 알고 있다.유명한 전설이 그러하듯 그 이야기에도 수많은 version들이 있으며,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를바탕으로 삼아 나름대로 자신의 작품들을 만들어내었고, 엘리엇은 바그너와 같은 version을 택했으리라는 해설이 있다.성배를 찾아 수많은 '원탁의 기사들'이 모험을 떠난 이야기는 옛날에 우리도 열심히 읽었기에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갈라하드,Galahad '와 '퍼시발,Percival' 등의 이름은 아직도 기억나는데, 거기 보호트Bors라는 생소한 기사가 합세하여 임무를 완수했다는 것이 최근의 version이라고 한다. ]이필한 의사 [서울사대부고19회사이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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