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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智度論釋問相品第四十九
49. 문상품(問相品)을 풀이함
【經】爾時三千大千世界中。所有欲界天子色界天子。遙散華香來至佛所。頂禮佛足一面住白佛言。世尊。所說般若波羅蜜甚深。何等是深般若波羅蜜相。
【經】그때 삼천대천세계 안에 있는 모든 욕계(欲界)의 천자(天子)와 색계(色界)의 천자들이 멀리서부터 꽃과 향을 뿌리면서 부처님께로 와서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서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반야바라밀은 매우 깊습니다. 어떤 것이 깊은 반야바라밀의 모양인지요?”
佛告欲界色界諸天子。諸天子。空相是深般若波羅蜜相。無相無作無起無生無滅無垢無淨無所有法無相無依止虛空相。是深般若波羅蜜相。
부처님께서 욕계와 색계의 모든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천자들아, 공한 모양[空相]이 깊은 반야바라밀의 모양이며, 모양[相]이 없고 지음[作]이 없고 일어남[起]이 없고 남[生]이 없고 없어짐[滅]이 없고 더러움[垢]이 없고 깨끗함[淨]이 없고 존재하는 법[所有法]이 없으며 모양도 없고 의지함이 없는 허공의 모양이 바로 깊은 반야바라밀의 모양이니라.
諸天子。如是等相。是深般若波羅蜜相。佛爲衆生用世間法故說。非第一義。
諸天子。是諸相一切世間天人阿修羅不能破壞。何以故。是一切世間天人阿修羅亦是相故
모든 천자들아, 이와 같은 등의 모양이 바로 깊은 반야바라밀의 모양이니, 부처님께서는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세간의 법으로써 말하는 것이지 첫째가는 이치[第一義]로써 말하는 것은 아니니라.
모든 천자들아, 이 모든 모양은 온갖 세간의 하늘이나 사람이나 아수라로서는 파괴할 수 없나니, 왜냐하면 이 온갖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수보리들도 역시 이 모양이기 때문이니라.
諸天子。相不能破相。相不能知相。相不能知無相。無相不能知相。是相是無相相。無相皆無所知。謂知者知法皆不可得故。何以故。
모든 천자들아, 모양은 모양을 파괴할 수 없고 모양은 모양을 알 수 없으며, 모양은 모양이 없는 것을 알 수 없고 모양 없는 것은 모양을 알 수가 없느니라. 이 모양은 곧 모양 없는 모양이니라. 모양이 없어 모양과 모양 없음을 모두 알 바가 없나니, 이른바 아는 이[知者]와 아는 법[知法]을 모두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諸天子。是諸相非色作。非受想行識作。非檀波羅蜜作。非尸羅波羅蜜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作。非內空作。非外空作。非內外空作。非無法空作。非有法空作。非無法有法空作。非四念處作。乃至非一切種智作。
왜냐하면 모든 천자들아 이 모든 모양은 물질이 만든 것이 아니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만든 것이 아니며, 단바라밀(檀波羅蜜)이 만든 것이 아니고 시라바라밀(尸羅波羅蜜)과 찬제바라밀(羼提波羅蜜)과 비리야바라밀(毘梨耶波羅蜜)과 선바라밀(禪波羅蜜)과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이 만든 것이 아니며, 내공(內空)이 만든 것이 아니고 외공(外空)이 만든 것이 아니고 내외공(內外空)이 만든 것이 아니고 무법공(無法空)이 만든 것이 아니고 유법공(有法空)이 만든 것이 아니고 무법유법공(無法有法空)이 만든 것이 아니며, 4념처(念處)가 만든 것이 아니고 나아가 일체종지(一切種智)가 만든 것도 아니기 때문이니라.
諸天子。是諸相非人所有。非非人所有。非世間非出世間。非有漏非無漏。非有爲非無爲。
모든 천자들아, 이 모든 모양은 사람이 가질 것[所有]이 아니고 비인(非人)이 가질 것도 아니며, 세간도 아니고 출세간도 아니며, 유루(有漏)도 아니고 무루(無漏)도 아니며, 유위도 아니고 무위도 아니기 때문이니라.”
佛復告諸天子。譬如有人問何等是虛空相。此人爲正問不。
부처님께서 다시 모든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건대 마치 어떤 사람이 ‘어떤 것이 허공의 모양인가’라고 묻는 것과 같으니, 이 사람의 질문을 올바르다 하겠느냐?”
諸天子言。世尊。此不正問。何以故。世尊。是虛空無相可說。虛空無爲無起故。
모든 천자들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올바른 질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이 허공은 모양으로 설명할 만한 것이 없으니, 허공은 작위가 없고[無爲] 일으키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佛告欲界色界諸天子。有佛無佛相性常住。佛得如實相性故名爲如來。
부처님께서 욕계와 색계의 모든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이 계시거나 부처님이 계시지 않거나 간에 모양[相]과 성품[性]은 항상 머무르기 때문이니, 부처님께서는 여실(如實)히 모양과 성품을 얻었기 때문에 여래(如來)라 하느니라.”
諸天子白佛言。世尊。世尊所得諸相性甚深。得是相故。得無礙智住是相中。以般若波羅蜜集諸法自相。
모든 천자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얻으신 모든 모양과 성품은 매우 깊습니다. 이 모양을 얻기 때문에 무애지(無礙智)를 얻으시고, 이 모양 안에 머물러 반야바라밀로써 법의 제 모양[自相]을 쌓으시는 것입니다.”
諸天子言。希有世尊。是深般若波羅蜜是諸佛常所行處。行是道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已。通達一切法相。若色相若受想行識相。乃至一切種智相。
이어 천자들이 말씀드렸다.
“희유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깊은 반야바라밀은 이 모든 부처님께서 항상 행하신 곳이며, 이 도(道)를 행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시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신 뒤에는 온갖 법의 모양인 물질의 모양과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의 모양 내지는 일체종지의 모양을 통달하십니다.”
佛言。如是如是。諸天子。惱壞相是色相。佛得是無相。覺者受相。取者想相。起作者行相。了別者識相。佛得是無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느니라. 천자들아, 무너짐을 괴로워하는 모양[惱壞相]이 바로 물질의 모양이니, 부처님께서는 이런 모양 없는 것[無相]을 얻었느니라.
깨닫는[覺] 것은 느낌의 모양이요, 취하는[取] 것은 생각의 모양이며, 일으켜 짓는[起作] 것은 마음작용으로 나타나는 모양[行相]이요, 요별(了別)하는 것은 분별의 모양이니, 부처님께서는 이런 모양 없는 것을 얻었느니라.
能捨者檀波羅蜜相。無熱惱者尸羅波羅蜜相。不變異者羼提波羅蜜相。不可伏者毘梨耶波羅蜜相。攝心者禪波羅蜜相。捨離者般若波羅蜜相。佛得是無相心無所嬈惱者。是四禪四無量心四無色定相。佛得是無相。
능히 버리는[能捨] 것은 단바라밀의 모양이요, 뜨거운 번뇌가 없는[無熱惱] 것은 시라바라밀의 모양이며, 변하여 달라지지 않는[不變異] 것은 찬제바라밀의 모양이요, 조복할 수 없는[不可伏] 것은 비리야바라밀의 모양이며, 마음을 가다듬는[攝心] 것은 선바라밀의 모양이요, 버리고 여의는[捨離] 것은 반야바라밀의 모양이니, 부처님께서는 이런 모양 없는 것을 얻었느니라.
마음에 번거로움이 없는[無所嬈惱] 것은 바로 4선(禪)과 4무량심(無量心)과 4무색정(無色定)의 모양이니, 부처님께서는 이런 모양 없는 것을 얻었느니라.
出世間者三十七品相。佛得是無相。苦者無作脫門相。離者空脫門相。寂滅者無相脫門相。佛得是無相。
세간을 벗어나는[出世間] 것은 37품(品)의 모양이니, 부처님께서는 이런 모양 없는 것을 얻었느니라.
괴로운[苦] 것은 무작[無作] 해탈문의 모양이요, 여의는[離] 것은 공해탈문의 모양이며, 고요히 사라진[寂滅] 것은 무상(無相) 해탈문의 모양이니, 부처님께서는 이런 모양 없는 것을 얻었느니라.
勝者十力相。不恐怖者無所畏相。遍知者四無礙智相。餘人無得者。十八不共法相。佛得是無相。
수승한[勝] 것은 10력(力)의 모양이요, 두려워하지 않는[不恐怖] 것은 무소외(無所畏)의 모양이며, 두루 아는[遍知] 것은 4무애지(無礙智)의 모양이요, 다른 사람으로서 얻지 못하는[餘人無得] 것은 18불공법의 모양이니, 부처님께서는 이런 모양 없는 것을 얻었느니라.
愍念衆生者大慈大悲相。實者無謬錯相。無所取者常捨相。現了知者一切種智相。佛得是無相。
如是諸天子。佛得一切諸法無相。以是因緣故。佛名無礙智。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것은 대자대비(大慈大悲)의 모양이요, 진실한 것은 착오가 없는[無謬錯] 모양이며, 취할 것이 없는[無所取] 것은 항상 버리는 모양이요, 현재에 환히 아는 것은 일체종지의 모양이니, 부처님께서는 이런 모양 없는 것을 얻었느니라.
이와 같아서 모든 천자들아, 부처님께서는 온갖 모든 법의 모양 없는 것을 얻었나니, 이런 인연 때문에 부처님을 무애지(無礙智)를 지닌 이라 하느니라.”
【論】問曰。上處處已說空無相無作乃至無起無所有是般若相。今諸天子何以復問何等是般若相。
【論】
【문】위의 곳곳에서 이미 공하고 모양이 없으며, 지음이 없고 나아가 일으킴도 없고 있는 것이 없음이 반야의 모양임을 말씀하셨는데 지금 모든 천자들은 무엇 때문에 다시 “어떤 것이 반야의 모양입니까”라고 묻는 것인가?
答曰。佛雖處處說般若波羅蜜。或說空等或說有。或說果報或說罪福。不定故是以今問何者定是般若相。
【답】부처님께서는 비록 곳곳에서 반야바라밀을 말씀하셨으나 혹은 공 등을 말씀하기도 하고, 혹은 존재[有]를 말씀하기도 하며, 혹은 과보(果報)를 말씀하기도 하고, 혹은 죄복(罪福)을 말씀하기도 하는 등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정확히 어느 것이 반야의 모양이냐’고 묻는 것이다.
復次是般若波羅蜜如幻化。如似可得而無定相可取。唯諸佛能正遍知其相。諸天子雖有利智不能了知故問。
또 이 반야바라밀은 마치 허깨비와 같아서 마치 얻을 수 있는 것 같으면서도 일정한 모양으로서 취할 만한 것이 없으며 오직 모든 부처님만이 바로 그 모양을 두루 아실 뿐이다. 모든 천자들이 비록 예리한 지혜가 있다 하더라도 분명히 알 수는 없기 때문에 묻는 것이다.
復次有人言。是諸天子有後來者不聞故問。
또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이 모든 천자들 중에서 나중에 온 이들은 듣지 못한 이도 있기 때문에 묻는다”고 한다.
佛答諸天子空等是般若波羅蜜相。空相者內外空等諸空。若諸法空者卽是無有男女長短好醜等相。是名無相相。若空無相不復生願。著後世身是名無作相。三解脫門是初入般若波羅蜜相。三乘共有不生不滅不垢不淨無所依止虛空等。是般若波羅蜜深相。
부처님께서는 모든 천자들에게 대답하시되 “공 등은 바로 반야바라밀의 모양이다”고 하신다. 공한 모양[空相]이라 함은 내외공(內外空) 등의 모든 공이다. 만일 모든 법이 공하다면 곧 그것은 남녀(男女)나 길고 짧은 것이나 아름답거나 미운 등의 모양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바로 모양이 없는 모양[無相相]이라 한다.
만일 공하여 모양이 없다면 다시 원(願)을 내면서 뒷세상의 몸에 집착하지 않나니, 이것을 바로 지음이 없는 모양[無作相]이라 한다. 이 세 가지 해탈문은 바로 처음 반야바라밀의 모양에 드는 것이며, 3승(乘)은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의지할 것도 없는 허공 등을 함께 지니니, 이는 바로 반야바라밀의 깊은 모양이다.
上三解脫門。中無相無男女等外相無所有。下無相相無一切法相空。雖是一人根有利鈍入有深淺故差別說空。無生無滅等論議如先說。
위의 세 가지 해탈문 가운데에는 “모양이 없고“ 즉 남녀 등의 바깥 모양도 없으며, “있는 바도 없고” 아래의 “모양이 없는 모양”은 온갖 법의 모양이 없다. 공은 비록 하나이지만, 사람의 근기는 예리함과 둔함이 있어서, 들어감에도 깊고 얕음이 있기 때문에 차별하면서 공을 설명하게 된다. 나는 것도 없고[無生] 없어지는 것도 없는[無滅] 등의 논의(論義)는 앞에서의 설명과 같다.
佛知天子必有如是念。若般若波羅蜜空無所有如虛空相。云何可說。若說卽是有相。諸天子以佛威德大故。不敢致難。是故佛自爲說。佛憐愍衆生以世諦故說空等諸相。非以第一義諦。若以第一義故應難。以世諦故說則不應難。
부처님께서는 천자들이 반드시 ‘만일 반야바라밀이 공하여 아무것도 없어서 마치 허공의 모양과 같다면 어떻게 설할 수가 있겠는가. 만일 설한다면 그것은 곧 모양이 있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면서도 모든 천자들이 부처님의 위덕(威德)이 크시기 때문에 감히 따지지를 못하는 줄 아시고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그들을 위하여 설하시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을 가엾이 여기면서 세속의 이치[世諦]로써 공 등의 모든 모양을 말씀하신 것이요, 첫째가는 이치[第一義諦]로써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 만일 첫째가는 이치로써 말씀하신다면 마땅히 따져야 하겠거니와 세속 이치로써 말씀하므로 따지지 않아야 한다.
復次雖說空不以著心取相不示法。若是若非一切法同一相無分別。是故復了了說。所謂無所有如虛空相。無有一法不入此相者。是故說一切世間無能破壞。何以故。一切世間天人阿修羅卽是相故。
또 비록 공을 말씀하신다 하더라도 집착하는 마음으로써 하지도 않고 모양을 취하면서 법을 보이지도 않으신다. 혹은 옳고 그르다 하는 온갖 법은 동일한 모양이어서 분별이 없나니, 이 때문에 다시 분명히 말씀하신다.
이른바 아무것도 없어서 마치 허공의 모양과 같다면 어느 한 법도 이런 모양에 들지 않은 것이 없나니, 이 때문에 ‘온갖 세간은 파괴할 수 있는 이가 없다’고 말씀하신다. 왜냐하면 온갖 세간의 하늘ㆍ사람ㆍ아수라 등이 바로 그 모양이기 때문이다.
若異法相違則有可破。如水能滅火。火不自滅火。口言如實欲破者竟不能破。何況不實者譬如盲人蹈踐珍寶。口言非珍寶竟不能令非珍寶。此中佛更說般若波羅蜜畢竟空無相故。相不能破相。
만일 법이 달라서 서로가 어긴다면 파괴할 수가 있다. 마치 물은 불을 끌 수 있으나 불은 자신의 불을 끄지 못하는 것과 같다. 입으로는 여실(如實)함을 말하면서 파괴하려 하는 이조차도 끝내 파괴할 수 없거늘 하물며 진실하지 않는 이겠는가. 비유하건대 마치 소경이 값진 보배를 밟고 있으면서 입으로는 값진 보배가 아니라 해도 마침내 그것이 값진 보배가 아니게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이 가운데서 부처님께서는 다시 ‘반야바라밀은 필경공이어서 모양이 없다’고 말씀하기 때문에 모양은 모양을 파괴할 수 없는 것이다.
復次有人言。相不能破相者有法能解散。諸法和合竟無所破無所失。
또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모양은 모양을 파괴할 수 없다고 함은, 어떤 법이 있을 적에 모든 법의 화합을 흩어버린다 해도 마침내는 파괴된 것도 없고 잃는 것도 없나니, 마치 도끼로 나무를 팰 적에 조각조각으로 쪼갠다 해도 마침내는 잃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고 한다.
如斧析薪分分解散竟無所失。復次諸法無定相。如樹根莖枝葉和合故名爲樹。樹無定相故無所破。如是等名爲相不能破相。
또 모든 법에 일정한 모양이 없음은 마치 나무의 뿌리ㆍ줄기ㆍ가지ㆍ잎이 화합하기 때문에 나무라 하고 그 나무는 일정한 모양이 없기 때문에 파괴되는 바가 없는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은 등을 ‘모양이 모양을 파괴할 수 없다’고 한다.
問曰。色等諸法非覺故可不相知。心數法是知相。云何言不知。
【문】물질 등의 모든 법은 지각[覺]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알 수 없겠지만, 마음에 속한 법은 앎의 모양[知相]이거늘 어찌하여 ‘알지 못한다’고 하는가?
答曰。此中以實相故不說如凡夫人虛妄知。是智慧有爲法故因緣和合生。虛妄法不能實有所知。是故捨入無餘涅槃。若智慧知常無常乃至空寂滅等上來已廣破。滅無所有若如是者云何當有知。以是故相不知相
【답】이 가운데서는 실상(實相)으로써 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범부가 허망하게 아는 이 지혜는 유위(有爲)의 법이기 때문에 인연이 화합하여 생기거니와 허망한 법은 실로 아는 것이 있을 수 없나니, 이 때문에 버리고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든다.
만일 지혜로 항상하다는 것과 무상하다는 것 내지는 공하고 고요히 사라진 것 등을 안다면 위에서 이미 널리 파괴하고 없앴으므로 아무것도 없다. 만일 그와 같다면 어떻게 아는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모양은 모양을 알지 못한다’고 한다.
相不能知無相者。內雖有智慧外空故無法可知。外無緣云何智慧生。是故言相不能知無相。譬如刀雖利不能破空無相不能知相者。有人言內智慧無定相。外所緣法有定相。心隨緣而生。是故說無相不應知相。譬如無刀雖有物無刀可斫。
‘모양은 모양 없는 것을 알 수 없다’고 함은, 안에는 비록 지혜가 있다 하더라도 바깥이 공하기 때문에 알 만한 법은 없다. 밖으로 연(緣)이 없다면 어떻게 지혜가 생기겠는가. 이 때문에 ‘모양은 모양 없는 것을 알 수 없다’고 하나니, 비유하건대 마치 칼이 비록 날카롭다 하더라도 허공을 파괴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모양 없는 것은 모양을 알 수 없다’고 함은,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안의 지혜에는 일정한 모양이 없거니와 밖의 반연되는 법은 일정한 모양이 있으므로 마음은 그 반연할 것에 따라 생긴다. 이 때문에 모양 없는 것은 모양을 알지 못해야 한다”고 한다. 비유하건대 마치 칼이 없으면 비록 물건이 있다 하더라도 칼로서 쪼갤 수 있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是相是無相相無相皆不可得者。相不入相。何以故。先有相故相不入無相。
何以故。相無入處故。離是相無相更無處可入。
‘이 모양은 바로 모양이 없는 것이어서 모양과 모양 없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함은, 모양은 모양에 들어가지 못하나니, 왜냐하면 먼저부터 모양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양은 모양 없는 것에도 들어가지 못하나니, 왜냐하면 모양이 들어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 모양과 모양 없는 것을 여의면 다시는 들어갈 만한 곳이 없다.
復次相所相法不定故。因所相故有相。所以者何。若先有相無所相者。則無相。無所因故。若先有所相而無相者。云何有所相。無所因待故。
또 모양[相]과 모양이 될 것[所相]의 법은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니, 모양이 될 것으로 인하여 모양이 있다. 그것은 왜냐하면 만일 먼저 모양이 있으면서 모양이 될 것이 없다면 곧 모양이 없나니, 원인이 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먼저 모양이 될 것이 있으면서 모양이 없다면 어떻게 모양이 될 바가 있겠는가. 원인이 되는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復次相以所相不定。相或時作所相。所相或時是相。是故相不定不實故所相亦無。若所相不定不實故相亦無。是故說是相是無相是相無相不可得如先說。
또 모양과 모양이 될 바는 일정하지 않나니, 모양이 때로는 모양이 될 것이 되고 모양이 될 것이 때로는 바로 모양이다. 그 때문에 모양은 일정하지 않나니, 진실하지 않기 때문에 모양이 될 것도 또한 없다. 만일 모양이 될 것이 일정하지 않다면 진실하지 않기 때문에 모양도 또한 없다. 이 때문에 ‘이 모양은 바로 모양이 없는 것이어서 이 모양과 모양 없는 것은 얻을 수 없다’고 하나니, 앞에서의 설명과 같다.
空等諸相是實。何以故。是相非五衆所作。非六波羅蜜乃至一切種智所作。是相無爲故無法可作。亦無若人若非人能作。人者菩薩諸佛等。非人者諸天等。是相畢竟空故非有漏非無漏非世間非出世間。先雖說無爲相但破有爲故說無爲。無爲亦無定相。此中佛欲使是事明了故說譬喩。
앞의 설명과 같이 공 등의 모든 모양은 바로 진실이다. 왜냐하면 이 모양은 5중(衆)으로서 짓는 것이 아니요, 6바라밀 내지는 일체종지로서 짓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모양은 작위[爲]가 없기 때문에 지을 수 있는 법이 없으며 또한 사람이나 비인(非人)이 짓는 것도 아니다. 사람이라 함은 보살이나 모든 부처님 등이요, 비인이라 함은 모든 하늘이다.
이 모양은 필경 공하기 때문에 유루(有漏)도 아니요 무루(無漏)도 아니며, 세간도 아니고 출세간도 아니다. 먼저 비록 무위(無爲)의 모양을 설명했다 하더라도 다만 유위(有爲)를 깨뜨리기 위하여 무위를 설명했을 뿐이니, 무위도 또한 정해진 모양이 없다. 이 가운데에서 부처님께서는 이 일을 분명히 알게 하기 위하여 비유로 말씀하신 것이다.
聽者作是念。若無佛則不聞是相。佛於衆生最上故應當作是相。是故佛語諸天。有佛無佛此相常住佛能知是相故名爲佛。
듣는 이는 생각하기를 “만일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이런 모양을 듣지 못했으리니, 부처님께서는 중생에서 가장 으뜸가기 때문에 마땅히 이런 모양을 지으셔야 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모든 하늘에게 말씀하시되 “부처님이 계시거나 부처님이 계시지 않거나 간에 이런 모양은 항상 머물러 있나니, 부처님께서는 이 모양을 잘 알기 때문에 부처님이라 이른다”고 하신다.
爾時諸天子歡喜復白佛言。世尊。是諸相甚深雖不可取相。而可行能與人無上果報。佛得是相故於一切法得無礙智。若分別諸法有定相。則是有礙智。世尊。住是諸法實相中則通達無礙。能說諸法各各別相。所謂惱壞相是色相。乃至了現知者是一切種智相。
그때에 여러 천자들은 기뻐하면서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세존이시여, 이 모든 모양은 매우 깊어서 비록 모양을 취할 수 없다 하더라도 행하면 그 사람에게 위없는 과보를 줍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모양을 얻으셨기 때문에 온갖 법에서 장애 없는 지혜[無礙智]를 얻으셨나니, 만일 모든 법을 일정한 모양으로 분별한다면 그것은 바로 장애 있는 지혜[有礙智]가 됩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법의 실상(實相) 안에 머무르면 통달하여 장애가 없고 모든 법의 저마다의 구별된 모양을 말할 수 있나니, 이른바 무너짐을 괴로워하는 모양[惱壞相]은 바로 물질의 모양이요, 나아가 현전지(現前知)로써 분명히 아는 것은 바로 일체종지의 모양입니다”고 한다.
佛可其意爲分別諸相。凡夫所知諸相各異。佛知皆是空相。空相卽是無相。佛得是無相。得者是知無比遍知故名得。是諸法相今轉名般若波羅蜜故。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뜻을 옳다고 하시면서 그들을 위하여 모든 모양을 분별하시되 “범부들이 아는 모든 모양은 각각 다르거니와 부처님께서는 이것이 모두 공한 모양인 줄 안다”고 하신다. 공한 모양 그것이 곧 모양이 없는 것이니, 부처님께서는 이 모양이 없는[無相] 것을 얻으신 것이다.
‘얻는다[得]’고 함은 아는 것이며, 견줄 데 없이 두루 알기 때문에 얻는다고 하나니, 이 모든 법의 모양은 이제 바뀌어서 반야바라밀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經】爾時佛告須菩提。般若波羅蜜是諸佛母。般若波羅蜜能示世間相。是故佛依止是法住。供養恭敬尊重讚歎是法。何等是法。所謂般若波羅蜜。諸佛依止般若波羅蜜住。恭敬供養尊重讚歎是般若波羅蜜。何以故。是般若波羅蜜出生諸佛。
【經】그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반야바라밀은 바로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이며 반야바라밀은 세간의 모양을 보이나니,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이 법에 의지하여 머무르면서 이 법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느니라.
어떤 것이 이 법이냐 하면, 이른바 반야바라밀이니라. 모든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에 의지하여 머무르면서 이 반야바라밀을 공경하고 공양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나니, 왜냐하면 이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出生)시키기 때문이니라.
佛知作人。若人正問知作人者。正答無過於佛。何以故。須菩提。佛知作人故。佛所乘來法佛所從來道。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乘是道佛還恭敬供養尊重讚歎受持守護。須菩提。是名佛知作人。
부처님께서는 짓는 것을 아는 사람[知作人]이니, 만일 어떤 사람이 짓는 것을 아는 자에 대해 정곡으로 묻는다면 부처님보다 더한 이는 없다고 바로 답하리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부처님께서는 짓는 것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요 부처님이 타고 온 법과 부처님이 좇아 나온 도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 때문이니, 이 승(乘)과 이 도(道)를 부처님이 도로 공경하고 공양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며 받아 지니면서 수호하느니라. 수보리야, 이것을 바로 부처님께서는 짓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 하느니라.
復次須菩提。佛知一切法無作相。作者無所有故。一切法無起形。事不可得故。
다시 수보리야, 부처님께서는 온갖 법의 지음이 없는 모양[無作相]을 아나니, 짓는 이[作者]가 없기 때문이요,
須菩提。佛因般若波羅蜜。知一切法無作相。亦以是因緣故。佛知作人。復次須菩提。佛因般若波羅蜜。得一切法不生。以無所得故。以是因緣故。般若波羅蜜能生諸佛。亦能示世間相。
온갖 법은 일어남이 없으니 그 형상과 일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로 인하여 온갖 법의 지음이 없는 모양을 알며 또한 이런 인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짓는 것을 아는 사람이니라.
다시 수보리야,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로 인하여 온갖 법의 나지 않음[不生]을 아나니,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이런 인연 때문에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며 세간의 모양을 보이느니라.”
다시 수보리야, 부처님께서는 온갖 법의 지음이 없는 모양[無作相]을 아나니, 짓는 이[作者]가 없기 때문이요, 온갖 법은 일어남이 없으니 그 형상과 일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로 인하여 온갖 법의 지음이 없는 모양을 알며 또한 이런 인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짓는 것을 아는 사람이니라.
다시 수보리야,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로 인하여 온갖 법의 나지 않음[不生]을 아나니,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이런 인연 때문에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며 세간의 모양을 보이느니라.”
須菩提。佛因般若波羅蜜。知一切法無作相。亦以是因緣故。佛知作人。
다시 수보리야, 부처님께서는 온갖 법의 지음이 없는 모양[無作相]을 아나니, 짓는 이[作者]가 없기 때문이요, 온갖 법은 일어남이 없으니 그 형상과 일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로 인하여 온갖 법의 지음이 없는 모양을 알며 또한 이런 인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짓는 것을 아는 사람이니라.
復次須菩提。佛因般若波羅蜜。得一切法不生。以無所得故。以是因緣故。般若波羅蜜能生諸佛。亦能示世間相。
다시 수보리야,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로 인하여 온갖 법의 나지 않음[不生]을 아나니,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이런 인연 때문에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며 세간의 모양을 보이느니라.”
須菩提言。世尊。若一切法無知者無見者。云何般若波羅蜜能生諸佛。能示世間相。
수보리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온갖 법이 아는 이[知者]도 없고 보는 이[見者]도 없다면 어떻게 반야바라밀이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며 세간의 모양을 보이는지요?”
佛告須菩提。如是如是。一切法實無知者無見者。云何無知者無見者。一切法空虛誑不堅固。是故一切法無知者無見者。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느니라. 온갖 법은 실로 아는 이도 없고 보는 이도 없느니라. 어찌하여 아는 이도 없고 보는 이도 없다고 하느냐 하면 온갖 법은 공하고 거짓이며 견고하지 않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온갖 법은 아는 이도 없고 보는 이도 없느니라.
復次須菩提。一切法云何無知者無見者。一切法無依止無所繫。以是故一切法無知者無見者。
다시 수보리야, 온갖 법은 어찌하여 아는 이도 없고 보는 이도 없느냐 하면, 온갖 법은 의지한 데도 없고 매인 데도 없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온갖 법은 아는 이도 없고 보는 이도 없느니라.
如是須菩提。般若波羅蜜能生諸佛。能示世間相。不見色故示世間相。不見受想行識故示世間相。乃至不見一切種智故示世間相。如是須菩提。般若波羅蜜能生諸佛。能示世間相。
이와 같아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고 세간의 모양을 보이나니, 물질을 보지 않기 때문에 세간의 모양을 보이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을 보지 않기 때문에 세간의 모양을 보이며, 나아가 일체종지를 보지 않기 때문에 세간의 모양을 보이느니라.
이와 같아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고 세간의 모양을 보이느니라.”
須菩提言。世尊。云何不見色故。般若波羅蜜示世間相。不見受想行識乃至一切種智故。示世間相。
수보리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물질을 보지 않기 때문에 세간의 모양을 보이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 내지는 일체종지를 보지 않기 때문에 세간의 모양을 보이는지요?”
佛告須菩提。若不緣色生識。是名不見色相故示。不緣受想行識生識。乃至不緣一切種智生識。是名不見一切種智相故示。如是須菩提。是深般若波羅蜜能生諸佛。能示世間相。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물질을 반연하여 분별을 내지 않으면 이것을 바로 물질의 모양을 보지 않기 때문에 보인다 하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식을 반연하여 분별을 내지 않고 나아가 일체종지를 반연하여 분별을 내지 않으면 이것을 바로 일체종지를 보지 않기 때문에 보인다 하느니라. 이와 같이 수보리야, 이 깊은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고 세간의 모양을 보이느니라.
復次須菩提。般若波羅蜜云何能生諸佛。能示世間相。須菩提。般若波羅蜜能示世間空。云何示世間空。示五衆世間空。示十二入世間空。示十八界世間空。示十二因緣世間空。示我見根本六十二見世間空。示十善道世間空。示四禪四無量心四無色定世間空。示三十七品世間空。示六波羅蜜世間空。示內空世間空。示外空世間空。示內外空世間空。示無法空世間空。示有法空世間空。示無法有法空世間空。示有爲性世間空。示無爲性世間空。示佛十力世間空。示十八不共法世間空。乃至示一切種智世間空。如是須菩提。般若波羅蜜能生諸佛。能示世間相。
다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어찌하여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고 세간의 모양을 보이느냐 하면,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세간의 공함[世間空]을 보이기 때문이니라.
어떻게 세간의 공함을 보이느냐 하면, 5중(衆) 세간의 공함을 보이고 12입(入) 세간의 공함을 보이며, 18계(界) 세간의 공함을 보이고 12인연(因緣) 세간의 공함을 보이며, 아견(我見)의 근본인 62견(見) 세간의 공함을 보이고 10선도(善道) 세간의 공함을 보이며, 4선(禪)ㆍ4무량심(無量心)ㆍ4무색정(無色定) 세간의 공함을 보이느니라.
37품(品) 세간의 공함을 보이고, 6바라밀 세간의 공함을 보이며, 내공(內空) 세간의 공함을 보이고, 외공(外空) 세간의 공함을 보이며, 내외공(內外空) 세간의 공함을 보이고, 무법공(無法空) 세간의 공함을 보이며, 유법공(有法空) 세간의 공함을 보이고, 무법유법공(無法有法空) 세간의 공함을 보이며, 유위 성품[有爲性] 세간의 공함을 보이고, 무위 성품[無爲性] 세간의 공함을 보이며, 부처님 10력(力)의 세간의 공함을 보이고, 18불공법(不共法) 세간의 공함을 보이며, 나아가 일체종지(一切種智) 세간의 공함을 보이느니라.
이와 같아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고 세간의 모양을 보이느니라.
復次須菩提。佛因般若波羅蜜示世間空。知世間空。覺世間空。思惟世間空。分別世間空。如是須菩提。般若波羅蜜能生諸佛。能示世間相。
다시 수보리야,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로 인하여 세간의 공함을 보이고 세간의 공함을 알며 세간의 공함을 깨닫고 세간의 공함을 생각하고 세간의 공함을 분별하느니라.
이와 같아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고 세간의 모양을 보이느니라.
復次須菩提。般若波羅蜜示佛世間空。云何示佛世間空。示五衆世間空。乃至示一切種智世間空。如是須菩提。般若波羅蜜能生諸佛。能示世間相。
다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부처님 세간의 공함[佛世間空]을 보이느니라. 어떻게 부처님 세간의 공함을 보이느냐 하면, 5중 세간의 공함을 보이고 나아가 일체종지 세간의 공함까지를 보이느니라.
이와 같아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고 세간의 모양을 보이느니라.
復次須菩提。般若波羅蜜示佛世間不可思議。云何示世間不可思議。示五衆世間不可思議。乃至示一切種智世間不可思議。
다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부처님 세간의 불가사의(不可思議)함을 보이느니라. 어떻게 세간의 불가사의함을 보이느냐 하면, 5중 세간의 불가사의함을 보이고 나아가 일체종지 세간의 불가사의함을 보이느니라.
復次須菩提。般若波羅蜜示佛世間離。云何示世間離。示五衆世間離。乃至示一切種智世間離。如是須菩提。般若波羅蜜示佛世間離。
다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부처님의 세간의 여읨[離]을 보이느니라. 어떻게 부처님의 세간의 여읨을 보이느냐 하면, 5중 세간의 여읨을 보이고 나아가 일체종지 세간의 여읨을 보이느니라. 이와 같아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부처님 세간의 여읨을 보이느니라.
復次須菩提。般若波羅蜜示佛世間寂滅。云何示世間寂滅。示五衆世間寂滅。乃至示一切種智世間寂滅。
다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부처님 세간의 고요히 사라짐[寂滅]을 보이느니라. 어떻게 부처님 세간의 고요히 사라짐을 보이느냐 하면, 5중 세간의 고요히 사라짐을 보이며, 나아가 일체종지 세간의 고요히 사라짐을 보이느니라.
復次須菩提。般若波羅蜜示佛世間畢竟空。云何示世間畢竟空。示五衆世間畢竟空。乃至示一切種智世間畢竟空。
다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부처님 세간의 필경공(畢竟空)을 보이느니라. 어떻게 부처님 세간의 필경공을 보이느냐 하면, 5중 세간이 마침내 공함을 보이며, 나아가 일체종지 세간이 마침내 공함을 보이느니라.
復次須菩提。般若波羅蜜示佛世間性空。云何示世間性空。示五衆世間性空。乃至示一切種智世間性空。
다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부처님 세간의 성품이 공함[性空]을 보이느니라. 어떻게 부처님 세간의 성품이 공함을 보이느냐 하면, 5중 세간의 성품이 공함을 보이며, 나아가 일체종지 세간의 성품이 공함을 보이느니라.
復次須菩提。般若波羅蜜示佛世間無法空。示何示世間無法空。示五衆世間無法空。乃至示一切種智世間無法空。
다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부처님 세간의 무법공(無法空)을 보이느니라. 어떻게 부처님 세간의 무법공을 보이느냐 하면, 5종세간의 무법공을 보이며, 나아가 일체종지 세간의 무법공을 보이느니라.
復次須菩提。般若波羅蜜示佛世間無法有法空。云何示世間無法有法空。示五衆世間無法有法空。乃至示一切種智世間無法有法空。
다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부처님 세간의 무법유법공(無法有法空)을 보이느니라. 어떻게 부처님 세간의 무법유법공을 보이느냐 하면, 5중 세간의 무법유법공을 보이며, 나아가 일체종지 세간의 무법유법공을 보이느니라.
復次須菩提。般若波羅蜜示佛世間獨空。云何示世間獨空。示五衆世間獨空。乃至示一切種智世間獨空。
다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부처님 세간의 독공(獨空)을 보이느니라. 어떻게 부처님 세간의 독공을 보이느냐 하면, 5중 세간의 독공을 보이며, 나아가 일체종지 세간의 독공을 보이느니라.
如是須菩提。般若波羅蜜能生諸佛。能示世間相。復次須菩提。是深般若波羅蜜示世間相。所謂不生今世後世相。何以故。諸法無可用生今世後世相故。
이와 같아서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고 세간의 모양을 보이느니라.
다시 수보리야, 이 깊은 반야바라밀은 세간의 모양을 보이나니, 이른바 금세(今世)와 후세(後世)의 모양을 내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법은 금세와 후세의 모양을 낼 수 있는 작용이 없기 때문이니라.”
【論】釋曰。般若波羅蜜是諸佛母。是因緣故諸佛依止般若波羅蜜住。餘經中說諸佛依止法以法爲師。佛此中告須菩提。法者卽是般若波羅蜜。一切不善法中無過邪見。邪見故不識恩分。我自然應爾知恩者。諸世間善法中最上。能與今世好名聲。後與上妙果報。是故佛自說知恩報恩中第一。我尙知布施持戒等恩。何況般若波羅蜜。
【論】해석한다. 반야바라밀은 바로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이니, 이런 인연 때문에 모든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에 의지하여 머무르신다. 다른 경 가운데서는 ‘모든 부처님께서는 법에 의지하고 법으로써 스승을 삼는다’고 말씀하신다. 부처님께서는 이 가운데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법이란 그것이 곧 반야바라밀이니라”고 하신다.
復次諸天子作是念。般若波羅蜜畢竟空無定相故。或有人不貪不貴。是故佛說我爲三界尊。尙供養般若波羅蜜。
何況餘人。
온갖 착하지 않는 법 가운데서 삿된 소견[邪見]보다 더한 것이 없다. 삿된 소견 때문에 은분(恩分)을 알지 못하니, 우리는 저절로 그러한 은혜를 아는 이여야 한다. 모든 세간의 착한 법 가운데서 가장 으뜸으로서 이 세상에서는 좋은 명성(名聲)을 주고 뒤에는 가장 훌륭한 과보를 준다.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말씀하시되 “은혜를 아는 것이 은혜를 보답하는 것 가운데서 첫째이다. 나조차도 오히려 보시와 지계 등의 은혜를 알거늘 하물며 반야바라밀이겠느냐”고 하신다.
一切不善法中無過邪見,邪見故不識恩分,我自然應爾。知恩者,諸世閒善法中最上,能與今世好名聲,後與上妙果報。是故佛自說知恩、報恩中第一。“我尚知布施、持戒等恩,何況般若波羅蜜!”
또 모든 천자들은 생각하기를 “반야바라밀은 마침내 공하나니, 정해진 모양이 없기 때문이다”고 하며, 혹 어떤 사람은 탐내지도 않고 귀히 여기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되 “나처럼 삼계(三界)에서 존귀한 이조차도 반야바라밀에 공양하거늘 하물며 그 밖의 사람들이겠느냐”고 하신다.
復有人生疑:“佛於一切世閒如虛空無所著,何以故貪是般若波羅蜜,尊重、供養,似如貪著?”是故佛說:“我無貪心。但分別知諸法好醜、力用多少;知是般若波羅蜜能斷一切戲論、開三乘道、能滅衆苦等,有無量無邊功德,是故讚歎、尊重、供養。”譬如人行安隱道,免諸患難,常念此道以示於人。
다시 어떤 사람은 의심을 내면서 “부처님께서는 온갖 세간에 대해서도 마치 허공과 같이 여기어 집착함이 없으신데 무엇 때문에 이 반야바라밀을 탐내면서 존중하고 공양하실까. 마치 탐착하는 것 같구나”라고 한다.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되 “나는 탐착하는 마음이 없다. 다만 모든 법의 아름답고 추함[好醜]과 힘과 작용의 많고 적음을 분별해서 알 뿐이다. 이 반야바라밀은 온갖 쓸모없는 이론[戱論]을 끊고 3승(乘)의 도(道)를 열며 뭇 고통 등을 소멸시키면서 한량없고 끝이 없는 공덕이 있다 함을 아나니, 이 때문에 찬탄하고 존중하고 공양하는 것이다”고 하신다. 비유하건대 마치 사람이 안온한 길을 걸으면서 모든 환난을 면하게 되면 항상 이 길을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과 같다.
佛知作人者。知他作恩。於已餘處說。佛不知作人恐人疑。是故說佛知一切法無作相。知一切法無作相故言無作人。不以不知恩分故名不知作人。言知作人不知作人無咎。
‘부처님께서는 지음을 아는 사람’이라 함은, 다른 이가 지은 은혜를 아는 것은 이미 그 밖의 곳에서 설명했거니와 부처님께서 짓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마 사람들은 의심할 것이니,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온갖 법의 지음 없는[無作] 모양을 안다”고 말씀하셨다. 온갖 법의 지음 없는 모양을 알기 때문에 ‘지음 없는 사람’이라 하며 은혜를 알지 못함이 없기 때문에 ‘지음을 모르는 사람’이라 한다. 지음을 아는 사람이거나 지음을 모르는 사람이거나 간에 아무 허물은 없다.
爾時須菩提以畢竟空難世尊。若一切法畢竟空故無知者無作者。云何般若波羅蜜能生諸佛。能示諸佛世間。
그때 수보리는 필경공으로써 묻기를 “세존이시여, 만일 온갖 법이 마침내 공하기 때문에 아는 이도 없고 짓는 이도 없다면 어떻게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고 모든 부처님의 세간을 보여 주는지요’라고 한다.
佛可其問。此中自說因緣。一切法空虛誑無堅固。
부처님께서는 그 질문을 옳다 하시고 이 가운데에서 스스로 인연을 말씀하시되 “온갖 법은 공하고 거짓이며 견고함이 없다”고 하신다.
須菩提意一切法鈍相無見無知。云何般若波羅蜜獨能知見。佛意一切法非但無知無見。一切法空不牢固。無知者無見者亦不可得故不應難。
수보리의 뜻에는 “온갖 법은 둔(鈍)한 모양이어서 보는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거늘 어떻게 반야바라밀이 유독 알거나 볼 수 있느냐”고 하며, 부처님의 뜻으로는 “온갖 법이 다만 아는 것도 없고 보는 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온갖 법은 공하여 견고하지 않아서 아는 이도 없고 보는 이도 없는 그것도 또한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따지지 말아야 한다”고 하신다.
復次一切法無所依止。無繫故無知者無見者。種種門破諸法令空。或破常行無常入空。或破實入空。或畢竟盡故入空。或一切法遠離故入空。
또 온갖 법은 의지하는 데도 없고 매이는 데도 없기 때문에 아는 이도 없고 보는 이도 없다면서 갖가지의 문으로 모든 법을 파하면서 공하게 한다. 혹은 항상하다[常]는 것을 파하고 무상함을 행하면서 공에 들기도 하고, 혹은 진실을 파하면서 공에 들기도 하며, 혹은 마침내는 다하기 때문에 공에 들기도 하고, 혹은 온갖 법을 멀리 여의기 때문에 공에 들기도 하는 등 이와 같이 하면서 공에 들어간다.
如是等入空今以一切法無住處故無依止。無繫無依止故亦無生滅。以是故卽是空。不繫者一切法實相不繫出三界。所以者何。三界虛誑故。是以一切法無知者無見者。如是示世間是般若不見色等諸法故。示世間色等法。無依止無繫虛誑故不見。此中佛自說不見因緣。所謂不生緣色識。乃至不生緣一切種智識。是名不見色等法。
지금은 온갖 법은 머무르는 곳이 없기 때문에 의지하는 데도 없고 매이는데도 없으며, 의지하는 데가 없기 때문에 또한 나거나 없어지는 것도 없나니, 이 때문에 그것이 곧 공이다.
‘매이지 않는다’ 함은, 온갖 법은 실상(實相)이어서 매이지 않고 삼계(三界)를 벗어난다. 그것은 왜냐하면 삼계는 거짓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온갖 법에는 아는 이도 없고 보는 이도 없다. 이와 같이 해서 세간을 보인다.
이 반야는 물질 등의 모든 법을 보지 않기 때문에 세간의 물질 등의 법을 보이는 것이니, 의지하는 데도 없고 매인 데도 없으면서 거짓이기 때문에 보지 않는다.
이 가운데서 부처님께서는 그 보지 않는 인연을 말씀하시면서 “이른바 물질을 반연하여 분별을 내지 않고, 나아가 일체종지를 반연하여 분별을 내지 않는 바로 이것을 물질 등의 법을 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問曰。識可不生。色云何不生。
【문】분별은 내지 않을 수 있겠지만 물질은 어떻게 내지 않는가?
答曰。惱壞相是色。因識故分別知。無識亦無惱壞相。
復次一切諸法從因緣和合故生。相無有自性。如有身識觸諸緣和合故。知地堅相堅相不離身識。是故諸法皆由和合生無有自性。般若波羅蜜示世間空者。世間名五衆。乃至一切種智。
【답】무너짐을 괴로워하는 모양[惱壞相]이 바로 물질이며, 분별로 인하여 구분하면서 아는 것이니, 분별이 없다면 또한 무너짐을 괴로워하는 모양도 없다.
또 온갖 법은 인연(因緣)이 화합함에서 모양이 생기는 것으로서 자성(自性)이 없다. 마치 몸과 분별이 있으면서 모든 대상[緣]에 접촉하여 화합하기 때문에 땅[地]은 견고한 모양인 줄 알고 그 견고한 모양은 몸과 분별을 떠나지 않는 것과 같나니, 그러므로 모든 법은 모두가 화합으로 말미암아 생기고 자성이 없다.
菩薩行般若波羅蜜時觀是法。若大若小若內若外無不空者。是名般若波羅蜜示世間空。佛示世間空者。或有人疑佛愛著法故。說般若波羅蜜示世間空。
‘반야바라밀은 세간의 공함을 보인다’고 했는데, 세간이란 5중(衆)이며 나아가 일체종지를 말한다.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 법은 크거나 작거나 안이거나 밖이거나 간에 공하지 않음이 없다고 관찰하나니, 이것을 바로 반야바라밀은 세간의 공함을 보인다고 한다.
非是諸法常實相。是故佛說。我非愛法故說。佛知諸法相本末籌量思惟分別。無有法出於空者。我非但讀誦。從他聞故說。我以內心覺知思惟分別故說示世間空。
‘부처님께서는 세간의 공함을 보인다’고 했는데, 혹 어떤 사람은 의심하기를 “부처님께서는 법을 애착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이 세간의 공함을 보인다고 말씀하시니, 이것은 모든 법의 항상한 실상이 아니다”고 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되 “나는 법을 애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말한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법의 모양을 알므로 그 본말(本末)을 헤아리고 생각하며 분별하되 어떤 법도 공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다. 나는 비단 읽고 외우고 다른 이로부터 들었기 때문에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는 마음속에서 깨닫고 알고 생각하고 분별하기 때문에 세간의 공함을 말하여 보인다”고 하신다.
此一段說示世間空者。上廣說離六十二見等。今但說五衆乃至一切種智時。會者謂般若波羅蜜是畢竟空心想取著。是故說不可思議。不可思議者畢竟空亦不可得。畢竟空或名離或名寂滅。離名分散。諸法久後無遺餘。又自離其性。知畢竟空已。無心數法無語言故。名寂滅畢竟空等如先說。
이 일단(一段)에서 세간의 공함을 말씀하여 보이는 것은 위에서 자세히 62견(見) 등을 여의는 것에서 설명했거니와 여기서는 다만 5중 내지는 일체종지를 말씀할 때에 모여 있는 이들이 ‘반야바라밀은 바로 필경공’이라고 여기면서 마음으로 취하고 집착하므로 이 때문에 불가사의(不可思議)하다고 말씀하신다. ‘불가사의하다’ 함은 필경공도 또한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필경공을 혹은 여읜다[離] 하기도 하고 혹은 고요히 사라진다[寂滅]고 하기도 하나니, 여읜다는 것은 갈라져서 여기저기 흩어진다[分散]는 것이다. 모든 법은 오래된 뒤에는 남은 것이 없게 되며 또 스스로 그의 성품을 여의는 것이니, 마침내 공한 줄 안 뒤에는 마음에 속한 법도 없고 언어도 없기 때문에 고요히 사라진다고 한다. 필경공 등에 대해서는 앞에서의 설명과 같다.
問曰。云何是獨空。
【문】어찌하여 독공(獨空)이라 하는가?
答曰。十八空皆因緣相待如內空。因內法故名內空。若無內法則無內空。十八空皆爾。是獨空無因無待故名獨空。復次獨空者如虛空如法性實際涅槃。
【답】18공(空)은 모두가 인(因)과 연(緣)이 상대한다. 마치 내공(內空)은 안의 법으로 인하여 내공이라고 한 것과 같나니, 만일 안의 법이 없으면 내공도 없다. 18공의 모두가 그렇다. 그러나 이 독공은 인연도 없고 상대도 없기 때문에 독공이라 한다.
또 독공이라 함은 마치 허공(虛空)ㆍ여(如)ㆍ법성(法性)ㆍ실제(實際)ㆍ열반(涅槃)과 같은 것이다.
示世間非今世相非後世相者。有諸外道但說今世不說後世。是人邪見墮斷滅中。有人說今世後世言今世神入後世。是人邪見墮常中。般若波羅蜜離二邊說中道。雖空而不著空故爲說罪福。雖說罪福不生常邪見。亦於空無礙。此中佛自說因緣。此中畢竟空故。云何有今世後世見若斷若常。
세간을 보이되 ‘금세의 모양도 아니고 후세의 모양도 아니다’고 했는데, 어떤 외도들은 금세(今世)만을 말하면서 후세(後世)를 말하지 않거니와 이 사람의 삿된 소견은 단멸(斷滅) 안에 떨어지며, 어떤 사람은 금세와 후세를 말하면서도 ‘금세의 정신[神]이 후세에 들어간다’고 하거니와 이 사람의 삿된 소견은 상견(常見) 안에 떨어진다. 반야바라밀은 두 치우친 소견[二邊]을 여의고 중도(中道)를 말한다. 비록 공하다 하더라도 공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위하여 죄와 복을 말하며 비록 죄와 복을 말한다 하더라도 항상 삿된 소견을 내지도 않고 또한 공에 대해서도 걸림이 없다. 이 가운데서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그 인연을 말씀하시면서 “이 가운데서는 마침내 공하거늘 어떻게 금세와 후세가 있다면서 아주 없다[斷]거나 항상하다[常]고 보겠는가”라고 하신다.
【經】須菩提。白佛言。世尊。是般若波羅蜜爲大事故起。世尊。是般若波羅蜜爲不可思議事故起。世尊。是般若波羅蜜爲不可稱事故起。世尊。是般若波羅蜜爲無量事故起。世尊。是般若波羅蜜爲無等等事故起。
【經】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 반야바라밀은 큰 일[大事]을 위하여 일어납니다.
세존이시여, 이 반야바라밀은 불가사의한 일[不可思議事]을 위하여 일어납니다.
세존이시여, 이 반야바라밀은 칭할 수 없는 일[不可稱事]를 위하여 일어납니다.
세존이시여, 이 반야바라밀은 한량없는 일[無量事]을 위하여 일어납니다.
세존이시여, 이 반야바라밀은 무등등한 일[無等等]을 위하여 일어납니다.”
佛言。如是如是。須菩提。般若波羅蜜爲大事起。爲不可思議事起。爲不可稱事起。爲無量事起。爲無等等事起。
須菩提。云何是般若波羅蜜爲大事故起。須菩提。諸佛大事者。所謂救一切衆生不捨一切衆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느니라.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큰일을 위하여 일어나느니라. 불가사의한 일을 위하여 일어나며, 칭할 수 없는 일을 위하여 일어나며, 한량없는 일을 위하여 일어나며, 무등등한 일을 위하여 일어나느니라.
수보리야, 어떻게 이 반야바라밀이 큰 일을 위하여 일어나느냐 하면, 수보리야, 모든 부처님의 큰일이란 이른바 온갖 중생들을 구제하면서 온갖 중생들을 버리지 않는 것이니라.
須菩提。云何是般若波羅蜜爲不可思議事起。須菩提不可思議事者。所謂諸佛法如來法。自然人法一切智人法。以是故。須菩提。諸佛般若波羅蜜爲不可思議事起。
수보리야, 어떻게 이 반야바라밀이 불가사의한 일을 위하여 일어나느냐 하면, 수보리야, 불가사의한 일이란 이른바 모든 부처님의 법[佛法]과 여래의 법[如來法]과 자연의 법[自然人法]5)과 일체지인의 법[一切智人法]이니, 이 때문에 수보리야, 모든 부처님의 반야바라밀은 불가사의한 일을 위하여 일어나느니라.
須菩提。云何般若波羅蜜爲不可稱事起。須菩提。一切衆生中無有能思惟稱佛法如來法自然人法一切智人法。以是故須菩提。般若波羅蜜爲不可稱事起。
수보리야, 어떻게 이 반야바라밀이 칭할 수 없는 일을 위하여 일어나느냐 하면, 수보리야 온갖 중생 가운데서는 부처님의 법과 여래의 법과 자연인의 법과 일체지인의 법을 생각하거나 칭할 수 있는 이가 없나니, 이 때문에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칭할 수 없는 일을 위하여 일어나느니라.
수보리야 어떻게 이 반야바라밀이 한량없는 일을 위하여 일어나느냐 하면, 수보리야, 온갖 중생 가운데서는 부처님의 법과 여래의 법과 자연인의 법과 일체지인의 법은 헤아릴 이가 없나니, 이 때문에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한량없는 일을 위하여 일어나느니라.
須菩提。云何般若波羅蜜爲無量事起。須菩提。一切衆生中無有能量佛法如來法自然人法一切智人法。以是故。須菩提。般若波羅蜜。爲不可量事起。
수보리야, 어떻게 이 반야바라밀이 무등등한 일을 위하여 일어나느냐 하면, 수보리야, 온갖 중생 가운데서는 부처님과 같을 이가 있을 수 없거늘 하물며 그보다 뛰어난 이겠느냐. 이 때문에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은 무등등한 일을 위하여 일어나느니라.”
須菩提。云何般若波羅蜜爲無等等事起。須菩提。一切衆生中無有能與佛等者。何況過。以是故須菩提。般若波羅蜜爲無等等事起。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다만 부처님의 법과 여래의 법과 자연인의 법과 일체지인의 법만이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한량이 없고 무등등한 일로서 그것들만을 위해 일어나는지요?”
須菩提。白佛言。世尊。但佛法如來法自然人法一切智人法。不可思議不可稱無有量無等等事起耶。
다시 수보리야, 물질이 불가사의하다는 것 또한 얻을 수 없으며, 나아가 물질이 무등등하다는 것도 얻을 수 없으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 내지는 일체종지가 무등등하다는 것마저 얻을 수 없느니라.”
佛告須菩提。如是如是。佛法如來法自然人法一切智人法。不可思議不可稱無有量無等等。色亦不可思議不可稱無有量無等等。受想行識亦不可思議不可稱無有量無等等。乃至一切種智法性法相不可思議不可稱無有量無等等。是中心心數法不可得。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느니라. 부처님의 법과 여래의 법과 자연인의 법과 일체지인의 법은 불가사의하고 칭할 수 없고 한량이 없고 무등등하며, 물질도 역시 불가사의하고 칭할 수 없고 한량이 없고 무등등하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도 역시 불가사의하고 칭할 수 없고 한량이 없고 무등등하며, 나아가 일체종지와 법상(法相)과 법성(法性)도 불가사의하고 칭할 수 없고 한량이 없고 무등등하나니, 이 가운데서 마음과 마음에 속한 법은 얻을 수 없느니라.
復次須菩提。色不可思議。是亦不可得。乃至色無等等是亦不可得。受想行識乃至一切種智無等等是亦不可得。
須菩提。白佛言。世尊。何因緣色不可思議。乃至無等等是亦不可得。受想行識乃至一切種智無等等是亦不可得。
佛告須菩提。色量不可得故。受想行識量不可得故。乃至一切種智量不可得故。
須菩提。白佛言。世尊。何因緣色量不可得。乃至一切種智量不可得。
佛告須菩提。色不可思議故。乃至色無等等故量不可得。乃至一切種智不可思議故。乃至一切種智無等等故。量不可得。須菩提。於汝意云何。不可思議乃至無等等中。寧可得。色受想行識乃至一切種智不。
須菩提言。世尊。不可得。
以是故須菩提。一切法不可思議。乃至無等等。如是須菩提。諸佛法不可思議不可稱無有量無等等。須菩提。是名諸佛法。不可思議乃至無等等。須菩提。是諸佛法不可思議。過思議相故不可稱。過稱故無有量。過量故無等等。過等等故。須菩提。以是因緣故。一切法亦不可思議相乃至無等等須菩提。不可思議名是義不可思議。不可稱名是義不可稱。無有量名是義不可量。無等等名是義無等等。須菩提。是諸佛法不可思議乃至無等等。不可思議如虛空不可思議。不可稱如虛空不可稱。無有量如虛空無有量。無等等。如虛空無等等。須菩提。是亦名諸佛法不可思議乃至無等等。佛法如是無量。一切世間天人阿修羅。無能思議籌量者。說是諸佛法不可思議不可稱無有量無等等品時。五百比丘一切法不受故。漏盡心得解脫得阿羅漢。二十比丘尼亦不受一切法故。漏盡得阿羅漢。六萬優婆塞三萬優婆夷諸法中遠塵離垢。諸法中法眼生。二十菩薩摩訶薩得無生法忍。於是賢劫中當受記。
【論】釋曰。須菩提深解般若相。於諸法中無著無礙心生歡喜。白佛言。世尊般若波羅蜜爲大事故起等。大事者破一切衆生大苦惱。能與佛無上大法故名爲大事。不可思議先已答。不可稱者稱名智慧。般若定實相甚深極重。智慧輕薄。是故不能稱。又般若多智慧少故不能稱。又般若利益處廣。未成能與世間果報。成已與道果報。又究竟盡知故名稱般若波羅蜜。無能稱知若常若無常若實若虛若有若無。如是等不可稱義應當知。無量事者。有人言稱卽是量。有人言取相名爲量。是般若波羅蜜不可取相故無量。又菩薩以四無量心行般若故名無量。又量名智慧。凡夫智慧二乘智慧菩薩智慧。無能量般若得邊者名無量無等等者。無等名涅槃一切有爲法無有與涅槃等者。涅槃有三分。聲聞涅槃辟支佛涅槃佛涅槃。般若能與大乘涅槃故名無等等。復次一切衆生無與佛等故佛名無等。般若波羅蜜利益衆生令與佛相似故名無等等。復次諸佛法第一微妙。無能與等無能及者無可爲疋。般若波羅蜜能令衆生得是心故名無等等。復次無等名諸法實相。諸觀諸行無能及者。無戲論無能破壞故名無等。菩薩得是無等能於衆生中生慈悲心故名無等等。是名無等等義。須菩提。是聲聞人無一切智。而能說是不可思議般若等故佛可其所說。佛自說五事。衆生無量無邊多。於十方恒河沙等世界中。微塵諸佛以十力等法盡欲救濟是名大事。復有菩薩久得無生法忍不捨衆生故。不入無餘涅槃。復次是菩薩得佛道時。爲衆生故受五事。一者受諸勞苦。二者捨寂定樂。三者與惡人共事。四者與人接對。五者入大衆會。佛深得離欲樂而爲衆生故。甘受是五事等種種疾苦如受功德。是爲大事。不可思議者。所謂佛法如來法自然人法一切智人法。佛法者佛名爲覺。於一切無明睡眠中最初覺故名爲覺。如來者如過去諸佛行六波羅蜜得諸法如相來至佛道。今佛亦如是道來如諸佛來是名如來。自然人法者。聲聞人亦有覺亦有知。而從他聞是弟子法。是故說佛是自然人。不從他聞。一切智人法者。辟支佛亦自然得不從他聞而無一切智。是故說佛一切智人得。是四種法。無有人能思惟稱量。是故名不可思議不可稱不可量。更無有法與是法相似者。是故名無等等。須菩提意恐新學菩薩著是四法。是故白佛言。但是四法不可思議無有與等耶。佛答色等諸法亦不可思議無稱無量無等等。佛是中自說因緣。色等一切法不可得故如是。須菩提諸佛法不可思議者。是如上事。是名不可思議者結句。論者先廣解。佛此中略說。不可思議過思議相過等等相。義趣涅槃法不可思議。名字世諦故可思議。如虛空不可思議者。如先品中說。虛空相不可思議。是故說不可思議乃至無等等如虛空。虛空無可喩故名無等等。般若波羅蜜相卽是佛法相。不可思議無量無稱無等等卽是佛法相。是佛法一切世間天人阿修羅無能思議稱量者。六道中但說三道者。三善道衆生尙不能稱量。何況三惡道。
問曰。說是品時。何以故比丘尼菩薩得道者少。
答曰。此中多讚歎諸佛法。所謂不可思議無稱無量無等等。聞者多增益信根故。是故白衣得道者多。女人雖復信多智慧少故得道者亦少。白衣貪著世事智慧淺薄鈍根不能盡漏。諸比丘信慧諸根等一心求道故漏盡者多。比丘尼智慧少故二十人得漏盡。雖多得初道數過白衣。不盡漏故不異白衣。此中不說入無生忍法。甚深難得故少。又以於此法種因緣者少。賢劫中當受記者。或有人言賢劫中千佛除四佛當與受記。或有人言釋迦文佛與受記。於賢劫中在餘世界作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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