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 견비회삼수지일(遣悲懷三首之一)-원진(元稹779-831)

슬픈 회포를 풀다

 

謝公最小偏憐女,(사공최소편련녀), 사공의 가장 어리고 너무 귀여운 딸

自嫁黔婁百事乖.(자가검루백사괴). 스스로 금루에게로 시집와 모든 일이 다 어그러졌다

顧我無衣搜藎篋,(고아무의수신협), 나 돌아보고 옷이 없자 옷상자를 들추고

泥他沽酒拔金釵.(니타고주발금채). 위로하며 술 사오라 금비녀 뽑아주었네

野蔬充膳甘長藿,(야소충선감장곽), 들판의 채소로 배 채우고 콩잎도 달게 먹으며

落葉添薪仰古槐.(낙섭첨신앙고괴). 낙엽을 땔감하려 묵은 느티나무 쳐다보았지요

今日俸錢過十萬,(금일봉전과십만), 오늘 받은 봉록이 십만 전이 넘어요

與君營奠復營齋.(여군영전복영재). 그대에게 상 차리어 제사 드리겠소.

 

[안병렬 역]

205.원진(元稹779-831)\

슬픈 회포를 쏟다 其一/三首

 

사공(謝公)

가장 어리고 귀여운 딸

스스로 금루에게 시집와서

백가지 일 다 어그러졌다.

 

나를 돌아보고

옷 없으니 옷상자 들추고

나를 달래어

술 사라고 비녀를 뽑고

 

채소로 배를 채우고

콩잎도 달게 먹으며

낙엽으로 불을 때고자

고목나무 쳐다보던 아내여.

 

오늘날은 봉급이

십만을 넘으니

그대에게

제사하고 또 제사하여 바치리라.

204 서새산회고(西塞山懷古)-유우석(劉禹錫;772-842)

서새산에서 회고하다

 

王浚樓船下益州,(왕준누선하익주), 왕준의 배가 익주로 내려가니

金陵王氣黯然收.(금능왕기암연수). 금릉의 왕기는 암연히 수습되었다

千尋鐵鎖沈江底,(천심철쇄심강저), 오나라의 천길 쇠사슬 강 속에 잠기고

一片降幡出石頭.(일편강번출석두). 한 조각 항복의 깃발이 석두성에 내걸렸다

人世幾回傷往事?(인세궤회상왕사)? 인간사 가슴 아픈 일 그 몇 번이던가

山形依舊枕寒流.(산형의구침한류). 산 모양은 옛날처럼 차가운 강을 베고 누웠구나

從今四海爲家日,(종금사해위가일), 이제 온 세상, 한 집안으로 되었으니

故壘蕭蕭蘆荻秋.(고누소소노적추). 옛 보루, 이제 쓸쓸한 갈대꽃 핀 가을이 깃들었네

 

[안병렬 역]

204. 유우석(劉禹錫;772-842)

서새산에서 회고하다

 

왕준의 전함이

익주로 내려가니

금릉의 왕기는

캄캄하게 거두어진다.

 

천길 쇠고랑도

물밑에 잠기고

한 조각 항복의 깃발이

오두성에 나부낀다.

 

흘러간 세상사

가슴 아픈 일 얼마더냐?

산모습은 예대로

쓸쓸히 강을 베고 있구나.

 

이제는 온세계

한 집이 되고 보니

옛 보루엔 이 가을

쓸쓸히 갈대꽃만 피었다.

 

203 등류주성누기 장· · · 연 사주자사(登柳州城樓寄漳汀封連四州刺史)

-유종원(柳宗;773-819)

유주성루에 올라 장 · · ·  연의 四州 자사에게

 

城上高樓接大荒,(성상고누접대황), 성위의 높은 누대 넓은 들에 이어지고

海天愁思正茫茫.(해천수사정망망). 바다 같은 하늘엔 근심스런 생각 아득하여라

驚風亂?芙蓉水,(경풍난?부용수), 놀란 바람 어지러이 부용꽃 호수에 불어오고

密雨斜侵薜荔牆.(밀우사침벽려장). 굵은 비는 벽려풀 담장에 비스듬이 불어온다

嶺樹重遮千里目,(령수중차천리목), 고개 마루 나무는 거듭 천리 먼 시야를 가리고

江流曲似九回腸.(강류곡사구회장). 강의 물굽이 구절간장 되어 흘러간다

共來百越文身地,(공내백월문신지), 오랑캐 땅 백월, 문신하는 이곳까지 함께 오니

猶自音書滯一鄕.(유자음서체일향). 편지마저 막히는 고을이어라

 

[안병렬 역]

203. 유종원(柳宗元;773-819)

유주성루에 올라 장 · · · 연의 四州 자사에게

 

성위 높은 누각은

넓은 들에 이어지고

아득히 海天 같은

이곳에서 근심이 인다.

 

놀란 바람 어지러이

부용꽃 호수에 불어오고

굵은 비 비스듬히

벽려풀 담장에 스며드네.

 

고개마루 나무들은 거듭

먼 시야 가로막고

강류는 굽이쳐

九折 창자 되어 흐른다.

 

오랑캐의 땅, 百越

身하는 곳까지 같이 와서

편지조차 막히는

각기 다른 곳에 있구나.

 

 

202 만차악주(晩次鄂州)-노륜(盧綸)

저녁에 악주에 머무르다

 

雲開遠見漢陽城,(운개원견한양성), 구름이 걷히자 멀리 한양성이 눈앞에 보이는데

猶是孤帆一日程.(유시고범일일정). 길은 오히려 돗단배의 하룻길이어라

估客晝眠知浪靜,(고객주면지낭정), 장사꾼들 낮잠에 물결 고요함을 알겠고

舟人夜語覺潮生.(주인야어각조생). 뱃사공들 밤에 떠드는 말소리로 파도 높아짐을 알겠다

三湘愁鬢逢秋色,(삼상수빈봉추색), 근심스런 흰 귀밑머리 삼상에서 가을 맞고

萬里歸心對月明.(만리귀심대월명). 만리 밖에서 고향 가는 마음으로 밝은 달 바라본다

舊業已隨征戰盡,(구업이수정전진), 지난날 농사일은 이미 전쟁으로 없어졌는데

更堪江上鼓鼙聲.(갱감강상고비성). 또다시 강 위로 들려오는 군대의 북소리를 들어야하나

 

[안병렬 역]

202. 노륜(盧綸)

저녁에 악주에 머무르다

 

구름 걷히고

멀리 한양성이 보이니

뱃길 오히려

하루의 거리더라.

 

장사꾼 낮에 자니

풍랑 고요함을 알겠고

뱃사람 밤에 떠드니

파도 일어남을 알겠다.

 

三湘에서 가을빛 만나니

귀밑머리 근심으로 더욱 희고

만리 밖에서 명월을 대하니

마음은 돌아가고 싶어진다.

 

지난날의 사업들은

이미 전쟁에 허물어졌는데

또다시 강가에서

군대의 북소리 들어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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