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춘사(春思)-황보염(皇甫冉)

봄날의 그리움

 

鶯啼燕語報新年,(앵제연어보신년), 앵무새 울고 제비는 지저귀며 새봄을 알리는데

馬邑龍堆路幾千.(마읍룡퇴노궤천). 마음과 용퇴로 가는 길은 몇 천리나 되느가요

家住層城鄰漢苑,(가주층성린한원), 집은 층성에 살아 한원에 이웃하고

心隨明月到胡天.(심수명월도호천). 마음은 밝은 달 따라 오랑캐 땅 하늘로 갑니다

機中錦字論長恨,(기중금자논장한), 베틀 위, 비단에 쓰인 글자 긴 한을 논하고

樓上花枝笑獨眠.(누상화지소독면). 누대 위, 꽃가지는 독수공방 비웃어요

爲問元戎竇車騎,(위문원융두거기), 묻습니다, 거기장군 두헌이시여

何時返旆勒燕然?(하시반패늑연연)? 어느 때에 이기고 돌아와 연연산에 승전비 세우시려요

 

[안병렬 역]

201. 황보염(皇甫冉)

봄의 그리움

 

앵무새 울고 제비 지저귀어

새해를 알리는데

마읍과 용퇴로 가는 길

몇 천리나 되던가?

 

집은 층성에 살아

한원을 이웃하고

마음은 달을 따라

호나라 하늘을 간다.

 

베틀 위의 비단 글자

긴 한을 말해주고

루각 위의 꽃가지는

혼자 잠을 웃어주네.

 

물어보자

장군 융거기여

어느 날에 개선하여

연연산에 승전비 새기려나?

200 동제선유관(同題仙游觀)-韓翃(한굉)

선유관을 같이 제하다

 

仙臺初見五城樓,(선태초견오성누), 선대에 올라 오성루 처음 바라보니

風物淒淒宿雨收.(풍물처처숙우수). 풍물이 쓸쓸하니 어제 밤비가 내렸구나

山色遙連秦樹晩,(산색요련진수만), 산빛은 멀리 진나라 나무에 이어져 저물고

砧聲近報漢宮秋.(침성근보한궁추). 다듬이질 소리는 한나라 궁궐의 가을을 전하네

疏松影落空壇靜,(소송영낙공단정), 성긴 소나무, 그 그림자 빈 법단에 떨어져 고요하다

細草香閑小洞幽.(세초향한소동유). 가는 풀, 향기 고요하여 작은 골짜기에 가득하다

何用別尋方外去,(하용별심방외거), 무엇을 하려 따로 세상 밖을 찾아 떠나려하나

人間亦自有丹丘!(인간역자유단구)! 세상에도 신선 동네 단구가 있는 것을.

 

[안병렬 역]

200. 韓翃(한굉)

선유관을 같이 제하다

 

선대에서

오성루 굽어보니

처량한 풍경을

밤비가 거두었구나.

 

산빛은 멀리

진나라 나무에 이어 저물고

다듬이 소리는 가까이

한나라 궁궐의 가을을 알린다.

 

성긴 소나무 그림자

쓸쓸한 법단에 떨어져 고요하고

작은 풀향기는

조그만 골짜기에 그윽히 들어찬다.

 

뭣하러

세상 밖을 찾아가나?

세상에도 이렇게

신선세상 있는 것을.

 

199 기이담원석(寄李儋元錫)-위응물(韋應物;737-804)

원석 이담에게

 

去年花裏逢君別,(거년화리봉군별), 지난해 꽃 핀 속에서 그대와 이별하고

今日花開又一年.(금일화개우일년). 오늘 꽃이 피니 또 일 년이 되었구나

世事茫茫難自料,(세사망망난자료), 세상일 아득하여 헤아리기 어렵고

春愁黯黯獨成眠.(춘수암암독성면). 봄시름에 서글퍼져 혼자서 잠을 자네

身多疾病思田里,(신다질병사전리), 몸에는 병 많아 고향 생각 간절하고

邑有流亡愧俸錢.(읍유류망괴봉전). 고을에는 유망민, 봉급 받기 부끄럽소

聞道欲來相問訊,(문도욕내상문신), 그대 와서 나와 서로 이야기 하자는데

西樓望月幾回圓?(서누망월궤회원)? 서루에서 바라보는 저 달이 몇 번이나 둥글어야 하나

 

[안병렬 역]

199. 위응물(韋應物;737-804)

원석 이담에게 주다

 

지난 해 꽃 속에서

그대 만나 이별하고

오늘 다시 꽃이 피니

또 한 해 가는구나.

 

세상일들 아득하여

짐작하기 어렵고

봄 근심 캄캄하여

홀로 잠을 이루네.

 

몸에는 병이 많아

전원을 그리고

에는 유망(流亡)하는 백성 있어

봉급 받기 부끄럽구나.

 

듣건대 그대 와서

얘기하고 싶다는데

서루에서 기다릴 제

몇 번이나 저 달이 둥글어야 하려나.

 

198 증궐하배사인(贈闕下裴舍人)-전기(錢起)

관하의 배 사인에게

 

二月黃鸝飛上林,(이월황리비상림), 이월의 상림원에 꾀고리 날고

春城紫禁曉陰陰.(춘성자금효음음). 봄날 새벽, 황궁은 어둑하다

長樂鐘聲花外盡,(장낙종성화외진), 장락궁의 종소리 꽃 밖으로 사라지고

龍池柳色雨中深.(룡지류색우중심). 용지 연못 버들색은 빗속에 짙어진다

陽和不散窮途恨,(양화부산궁도한), 따뜻한 햇살도 궁핍한 나의 한을 흩지 못하는데

霄漢長懷捧日心.(소한장회봉일심). 하늘의 은하수는 내 충성심을 길이 품는다

獻賦十年猶未遇,(헌부십년유미우), 내가 부를 지어 올린 지 십년, 아직 예우를 얻지 못하였으니

羞將白髮對華簪.(수장백발대화잠). 백발로 그대 같은 귀인을 대하니 부끄럽구나.

 

[안병렬 역]

198. 전기(錢起)

궐하의 배사인에게 올리다

 

이월의 상림원엔

꾀꼬리 날아들고

봄날 새벽에

황궁은 침침하네.

 

장락궁 종소리는

꽃을 너머 사라지고

룡지의 버들빛은

비 가운데 깊었더라.

 

봄날의 따뜻한 햇볕도

내 궁한 삶의 한을 없애지 못하는데

하늘의 은하수는

내 충성심을 길이 품는구나.

 

내 이미 賦 올린 지 십년

아직도 만나지 못하니

부끄러워라, 백발을 갖고서

자네 같은 귀인을 어찌 대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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