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 자하구지앵주석망악양기원중승(自夏口至鸚洲夕望岳陽寄源中丞)

-류장경(劉長;725-781)

하구에서 앵무주에 이르러 저녁에 악양성을 바라보며 원중승에게 부치다

 

江洲無浪復無煙,(강주무낭복무연), 강 모래톱에 물결 없고 또 안개도 없는데

楚客相思益渺然.(초객상사익묘연). 나 초나라 나그네, 그대 생각에 더욱 아득하여라

漢口夕陽斜渡鳥,(한구석양사도조), 한구의 석양을 새는 비껴 날아가고

洞庭秋水遠連天.(동정추수원련천). 동정호수 가을 물은 멀리 하늘과 이어져있다

孤城背嶺寒吹角,(고성배령한취각), 외로운 성, 뒤 고개에 피리소리 차갑게 들리는데

獨戍臨江夜泊船.(독수림강야박선). 홀로 있는 수자리는 강에 닿아 밤에는 배 정박한다

賈誼上書憂漢室,(가의상서우한실), 한나라 가의는 임금에게 글 올려 조정을 근심하다

長沙謫去古今憐.(장사적거고금련). 장사에 귀양 가니 고금의 사람들 그를 불쌍히 여기네

 

[안병렬 역] 

197. 류장경(劉長;725-781)

하구에서 앵무주에 이르러 저녁에 악양성을 바라보며 원중승에게 드리다

 

강주에는 파도도

안개도 없는데

초나라 땅 나그네 된 이 몸은

그대 생각하니 더욱 아득하구나.

 

한구(漢口)의 석양에는

비스듬히 새들이 건너가고

동정호 가을물은

멀리 하늘에 이어졌네.

 

외론 성 봉우리 아래에는

차갑게 파도소리 들려오고

홀로 있는 수자리는 강에 닿아

한밤에 배가 닿는구나.

 

가의(賈誼)는 상소하여

漢나라 걱정하다

도리어 장사(長沙)로 좌천되니

옛 사람 이제 사람 모두가 불쌍히 여기더라.

 

196 장사과가의댁(長沙過賈誼宅)-류장경(劉長卿;725?-781?)

장사에서 가의의 집을 지나며

 

三年謫宦此棲遲,(삼년적환차서지), 귀양살이 삼년을 이 곳에서 지내다니

萬古惟留楚客悲.(만고유류초객비). 만고 동안 오직 굴원의 슬픔 서린 곳이라

秋草獨尋人去后,(추초독심인거후), 가을 풀밭에서 홀로 찾노라, 그 사람 떠난 뒤에

寒林空見日斜時.(한림공견일사시). 차가운 숲속 해지는 때를 쓸쓸히 바라보노라

漢文有道恩猶薄,(한문유도은유박), 한나라 황제 문제는 도를 지녔으나 오히려 야박했으니

湘水無情吊豈知?(상수무정적개지)? 상수는 무정한데 조상한들 어찌 알랴

寂寂江山搖落處,(적적강산요낙처), 적막한 강과 산에 나뭇잎 흔들려 떨어지는데

憐君何事到天涯!(련군하사도천애)! 가련하다, 그대는 무슨 일로 하늘 끝 이곳으로 왔던가

 

[안병렬 역]

196. 류장경(劉長卿;725?-781?)

장사에서 가의의 옛집을 지나며

 

삼년 귀양살이

여기서 노닐었네.

옛날부터 이곳에는

굴원의 슬픔이 어린 곳.

 

가을풀들 가운데서 홀로

가버린 사람을 찾고

쓸쓸한 수풀에서 부질없이

지는 해 바라본다.

 

한나라 문제는 어질었으나

오히려 가의만을 박대했구나.

상수는 무정한데

조상함을 어이 알았을까?

 

적적한 이 강산에

나뭇잎들 지는데

불쌍하다 가의여

무슨 일로 천애의 이곳까지 왔었나?

 

195 강주중별설륙류팔이원외(江州重別薛六柳八二員外)-류장경(劉長卿)

강주에서 설륙과 유팔 두 원외랑과 거듭 이별하다

 

生涯豈料承優詔?(생애개료승우조)? 평생에 어찌 은혜로운 조서 받는 것 생각이나 했을까

世事空知學醉歌.(세사공지학취가). 세상살이, 다만 취하고 노래 부르기만 배웠다네

江上月明胡雁過,(강상월명호안과), 강 위에 밝은 달 기러기는 날아가고

淮南木落楚山多.(회남목낙초산다). 회남 땅 나무들, 낙엽 져 초산에 가득 쌓이네

寄身且喜滄洲近,(기신차희창주근), 타향에 맡긴 몸 창주에 가까우니 이내 마음 기쁜데

顧影無如白發何!(고영무여백발하)! 그림자 돌아보니 이 백발을 어찌하나

今日龍鐘人共老,(금일룡종인공노), 오늘의 낙백한 이 몸, 남들은 늙은이 대접하는데

愧君猶遣愼風波.(괴군유견신풍파). 부끄럽게도 그대 오히려 나에게 풍파 조심하라 하시네

 

[안병렬 역]

195. 류장경(劉長卿)

강주에서 설륙(薛六) 과 류팔(柳八) 두 월외랑을 거듭 이별하다

 

펑생에 어찌

은혜로운 조서를 받을 줄 알았으랴?

세상살이 헤아리지 못하고서

술마시고 노래함만 배웠더라.

 

강 위에는 밝은 달

기러기 날아가고

회남에는 지는 잎

초산에 쌓이누나.

 

타향에 맡긴 몸

다행히 창주가 가까운데

얼굴을 돌아보니

백발을 어찌하랴?

 

오늘 늙은 몸

사람마다 버리는데

그대 오히려

풍파 조심하라 일러 보내네.

 

 

194 영회고적오수지오(詠懷古跡五首之五)-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 5/五首

諸葛大名垂宇宙,

(제갈대명수우주), 제갈량의 큰 이름 우주에 드리우고
宗臣遺像肅淸高.

(종신유상숙청고). 큰 신하의 초상화 청고하고 엄숙하다.
三分割據紆籌策,

(삼분할거우주책), 삼분할거의 큰 포부 펴지 못했으나
萬古雲霄一羽毛.

(만고운소일우모). 하늘에 낀 구름, 오랜 세월 깃털 같구나.
伯仲之間見伊呂,

(백중지간견이려), 백중의 사이로 여궁이 보이고
指揮若定失蕭曹.

(지휘야정실소조). 지휘와 안정에는 소조도 못 따랐다.
運移漢祚終難復,

(운이한조종난복), 시운이 떠나 한나라의 복조를 끝내 회복하지 못하니
志決身殲軍務勞.

(지결신섬군무노). 군무에 시달려 큰 뜻 결판나고 몸마저 죽었구나.

 

[안병렬 역]

194. 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는다 /五首

 

제갈량의 위대한 이름

우주간에 드리우고

그의 초상화는

엄숙하고 청고하다.

 

세 나라로 나뉜 천하에

분주히 계획을 도모하니

천만년 하늘에서

난새나 봉황처럼 날으리라.

 

정치에는 이윤(伊尹)과 려상(呂尙)

비기어도 백중이요

지휘에는 소하(蕭何)와 조삼(曹參)조차

그에게는 못 미친다.

 

시운이 떠나 한나라 복조(福祚)

끝내 회복하기 어려워도

몸으로 순직하기 뜻 세우고

군무(軍務)에 허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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