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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居易, 「長恨歌」와 「琵琶行」 全文

https://kydong77.tistory.com/19320 백거이, 長恨歌 · 琵琶行/ 심경호, 悠悠自適한 삶 https://www.youtube.com/watch?v=WgfyUg153Rk 白居易 長恨歌 https://www.youtube.com/watch?v=skBpr6a1SrU&t=60s https://hamgo.tistory.com/4440?categor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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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단

漁陽瞽鼓動地來
어양비고동지래

어양에서 북소리가 땅을 울리며 오는데,

驚破霓裳羽衣曲
경차예상우의곡

예상우의곡의 소리도 끊기었다.

九重城闕煙塵生
구중성궐연진생

구중궁궐에 연기 먼지 솟아오르고

千乘萬騎西南行
천승만기서남행

천 대 수레와 만 명 기병이 서남으로 떠났다.

翠華搖搖行復止
취화요요행부지[3]

화려한 깃발 흔들리며 가다가 서곤 하는데,

西出都門百餘里
서출도문백여리

도성 문에서 서쪽으로 나와 백여 리

六軍不發無奈何
육군부발무내하

육군이 아니 움직이니 어쩔 수 없이[4]

宛轉蛾眉馬前死
완전아미마전사

눈썹 긴 미인도 군마 앞에서 죽어야만 했지.

花鈿委地無人收
화전위지무인수

땅에 떨어진 꽃비녀 거두는 사람 없고

翠翹金雀玉搔頭
취교금작옥소두

취교, 금작, 옥소두도 그러하네

君王掩面救不得
군왕엄면구부득

군왕이 얼굴 가리고 구하려 해도 어쩔 수 없고

回看血淚相和流
회간혈루상화류

차마 돌린 두 눈에 피눈물이 흐른다.

黃埃散漫風蕭索
황애산만풍소삭

누런 흙먼지 일고 바람 쓸쓸히 부는데

雲棧縈紆登劍閣
운잔영우등검각

구름 걸린 굽은 사다리, 검각[5]을 오른다.

峨嵋山下少人行
아미산하소인행

아미산 아래에는 오가는 이도 드물어

旌旗無光日色薄
정기무광일색박

어기(御旗)는 빛을 잃고 햇빛도 희미하다.

蜀江水碧蜀山靑
촉강수벽촉산청

촉강 맑게 흐르고 촉산은 푸르건만,

聖主朝朝暮暮情
성주조조모모정

황제의 마음은 날로 저물어간다.

行宮見月傷心色
행궁견월상심색

행궁에서 달을 보니 마음 절로 상하고

夜雨聞鈴腸斷聲
야우문령장단성

밤비에 들리는 방울소리 애간장이 끊어진다.

 

제2단

궁정의 향락하고 사치한 생활은 끝장나고 안록산의 난으로 피난 도중 양귀비 목매어 죽이고 비탄에 빠짐.


漁陽鞞鼓動地來 어양에서 安祿山의 반란의 북소리가 땅을 울리며들려오고

23)

驚破霓裳羽衣曲 예상우의곡은 놀라 중단되었다.

24)


❙ 注 疏1)漁陽(어양):북경 근방의 지명. 어양은 반란군의 본거지인 북경 부근의 지명. 鞞鼓(비고):전쟁에서 사용하는 큰 북. 말 위에서 치는 북.

2)霓裳羽衣曲(예상우의곡):현종은 여러 악기를 뛰어나게 다루었다. 양귀비 역시 비파와 경에서는 내노라 하는 기생들을 무안케 했다. 특히 현종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자신이 직접 작곡한 이 예상우의곡이었다. 무지개의 치마와 날개깃의 저고리라는 뜻의 제목인 이 곡은 젊은 날의 현종이 여궤산이라는 명산을 보고 얻은 감흥을 작곡한 것이라고도 하고, 팔월 한가위에 나공원 이라는 도사의 인도로 달나라에 가서 노닐다가 들은 천상의 음악을 기억해 다시 작곡한 곡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마침내 파국은 오게 되었다. 북경을 중심으로 한 하북 일대의 군정 장관인 안녹산이 양국충의 폭정을 탓하는 명목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현종은 이 외국인 장군을 아주 신임하고 있었다. 안녹산도 현종이 죽을 때까지 모반을 보류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 불만을 품은 혁명가들이 모여 들게 되고 혁명을 요구하자 마침내 755년 11월에 반란을 일으켜 동쪽 서울인 낙양을 점령하며 기세를 올렸다.

九重城闕煙塵生구중궁궐에도 연기와 먼지가 피어오르고

千乘萬騎西南行천만의 수레와 기병(천자 일행)은 촉나라를 향해서남쪽으로 피난간다.

翠華搖搖行復止황제의 기는 흔들흔들 가다가 멎고 또 천천히 움직여25)

西出都門百餘里 장안 서쪽 백여 리 되는 마외(馬嵬)에 이르렀다.

26)

六軍不發無奈何 호위병들 소란 피우며 출발하지 않으니 천자로서도 어쩔 수 없었고

27)

宛轉蛾眉馬前死 갸름한 눈썹의 양귀비는 천자의 말 앞에서 죽임을당했다.

28)


❙ 注 疏

1)翠華(취화):물총새 깃털을 장식한 천자의 수레덮개와 깃발. 搖搖(요요):흔들흔들 바람에 나부낌.

2)都門(도문):장안성의 성문으로 연추문을 말함.

3)六軍(육군):천자의 근위병 여섯 부대.

4)宛轉蛾眉(완전아미):부나방 날개처럼 길고 동그란 눈썹.

반란군과 관군은 반년 가까이 대치했으나, 다음해인 756년 6월에는 수도 장안도 위험하게 되었다. 궁궐 주위에도 화재로 인한 연기와 재가 휘날리고, 성내에는 폭동이 일어나 약탈이 자행되며 약탈의 무리들이 궁중에도 밀려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종은 양귀비와 그 자매, 양국충, 그리고 황태자, 여러 명의 황자와 후손, 측근 장관 몇 명만을 데리고 서남쪽 성도를 향해 출발하였다.

천승만기라는 시인의 표현은 시적 표현일 뿐 사실과는 다르다. 현종 일행이 비를 맞으며 장안을 탈출한 것은 6월 13일 새벽이었고, 그 날 밤은 금성현 광청에 도착하여 새우잠을 잤다고 ' 자치통감'과 기타 여러 자료에 기록되어 있다. 다음 날 금성현을 출발하여 장안 서쪽 50km 지점인 마외역이란 곳에 도착했을 때 이 장시 전반의 클라이막스인 비극이 발생하게 된다.

마외역에 이르렀을 때 병사들이 갑자기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총리 대신 양국충의 책임이라며 반항의 기세를 보였다. 그들은 말 위에서 대화를 나누던 양국충을 참살하여 몸둥이를 여덟 갈래로 찢어 버리고, 그의 머리는 문에 매달았다. 병사들은 그 누이인 한국 부인과 진국 부인도 살해한 뒤, 함성을 지르면서 황제의 거처를 포위하였다.

현종은 이미 일흔 한 살의 나이었으나 침착함을 잃지 않고 신을 신고 지팡이를 짚고 역문까지 가서 병사들을 타일렀다. 병사들의 책임자인 진현례가 나아와 땅에 엎드려 말하기를 ‘귀비의 생명을 제물로 바쳐야겠습니다’ 하니 황제는 귀비가 있는 건물로 걸어가다가 지팡이에 몸을 기대어 머리를 숙이고 서 있는데, 병사들의 함성소리는 더욱 높아가기만 했다. 힘없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 황제는 잠시 뒤 귀비와 함께 나와 전송하고 고역사로 하여금 데리고 가게 했다. 거기서 과히 멀지 않은 이름조차 모르는 절간, 그 앞 배나무에 걸려진 명주천이 양귀비의 목숨을 앗아갔다. 나이 서른 여덟.(719 - 7 5 6 년)현종과 함께 한 지 열 여섯 해 만이었다.

병사들의 고함소리는 그래도 멈출 줄을 몰랐다. 현종은 귀비의 시체를 안마당에 가져오게 하였다. 사례관 진현례는 가렸던 헝겊을 제치고 시체의 머리를 쳐들며 양귀비임을 확인했다. 이것은 <자치통감>과 <양태진 외전>에 기록되어 있다.


花鈿委地無人收

녀의 꽃비녀가 땅에 버려져도 줍는 사람이 없었다.29)

翠翹金雀玉搔頭

물총새 날개깃, 공작 모양의 황금 머리장식, 옥비녀까지도.

30)

君王俺面救不得

천자는 얼굴을 가리고 그녀를 구출하려해도 구하지 못하니'

回看血淚相和流

돌아보는 얼굴에는 피눈물이 뒤섞여 흐른다.

黃埃散漫風蕭索

황색먼지 뽀얗고 바람은 쓸쓸히 부는데

31)

雲棧縈紆登劍閣

구름까지 닿을 듯 높고 구불구불한 잔도로 검각산을 오른다.

32)


❙ 注 疏1)花鈿:정교한 장식이 달린 머리 노리개. 委地(위지):땅에 버려진 채 버려져 있음.

2)翠翹(취교):물총새 날개를 본 딴 머리 노리개. 金雀(금작):황금으로 만든 공작모양의 노리개. 玉搔頭(옥소두):옥비녀.

3)黃埃(황애):황토먼지. 散漫(산만):풀썩 풀썩 흩어짐. 蕭索(소삭):쓸쓸한 상태.

4)雲棧:산과 산 사이의 골짜기에 놓은 나무다리를 棧道라고 함. 雲棧은 높은 곳에 놓아 마치 구름 속에 들어간 것 같은 잔도. 縈紆(영우):구불구불함. 劍閣(검각):사천성 북쪽에 있는 검문산. 이 산에 잔도가 있으며 험난하기로 유명하다.

이렇게 그 날 밤은 마외역에서 하룻밤을 지새고, 다시 서남쪽을 향하여 피난길에 올랐다. 목적지에 이르자면 험준하기로 유명한 검각산을 넘어야 했다. 거기는 구름까지 닿을 듯한 사다리(棧道)로 넘어야 했다. 때는 이미 초가을이어서 바람은 쓸쓸하게 불고 황사는 하늘을 뿌옇게 뒤덮고 있었다.

양귀비를 잃고서 마흔 닷새째 되는 날 현종 일행은 목적지 성도에 도착하여 그곳을 임시 궁전으로 삼았다.


峨眉山下少人行 아미산 기슭에는 지나는 사람도 거의 없고

33)

旌旗無光日色薄 천자의 깃발도 빛이 바래고 햇빛도 흐릿하다.

34)

蜀江水碧蜀山靑

촉나라 강물은 초록빛이요, 촉나라 산빛은 푸르른데35)

聖主朝朝暮暮情 천자는 아침마다 저녁마다 양귀비 그리는 정으로 가득하다.

行宮見月傷心色 임시 궁전에서 달을 바라보면 달빛으로 슬픔을 느 끼고

36)

夜雨聞鈴腸斷聲 밤 비 속에서 단장의 슬픈 방울 소리를 듣는다.

37)


❙ 注 疏1)峨眉山(아미산):성도 서남쪽에 있는 산이름.

2)旌旗(정기):천자의 거처에 세우는 깃발.

3)蜀(촉):성도가 있는 사천성. 그 색깔은 두 보가 노래했듯이 江은 푸르고(碧) 山도 푸르다(靑). 그러나 현종에게는 모든 것이 슬픔일 따름이다. 아침에는 아침의 슬픔이, 저녁에는 저녁의 추억이 있어 무엇을 보아도 그저 눈에 어리는 것은 양귀비의 모습뿐이었다.

4)行宮(행궁):천자가 피난가서 있는 임시 궁전.

5)夜雨聞鈴(야우문령):<양태진 외전>에 의하면 검문의 잔도를 건널 때 있었던 일로서, 빗속에 여기 저기에서 방울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때 역시 생각나는 것은 죽어 버린 양귀비 생각이었다. 현종은 방울소리를 모티브로 하여 양귀비를 애도하는 우림령곡(雨霖鈴曲)이라는 새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이 때 이미 현종은 황제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 양귀비가 자살한 다음날 거기까지 수행해 온 황태자에게 황제의 자리를 물려준 현종은 자신을 상황(上皇)이라 칭하니, 이제 현종에게는 죽은 애인에 대한 그리움과 실패한 정치가로서의 회한, 그리고 권력마저 없어진 적막한 상실감에 빠져 하루하루 지내고 있었다.

 

그러는 중에 천지의 정세는 다시 뒤집히기 시작했다. 마외역에서 부친의 명령에 따라 새로운 황제가 된 황태자는 아주 유능한 사람이었다. 그는 북쪽의 강대한 부족인 위구르 족과 협정을 맺고 원병을 청하니 각지의 관군에게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반란군의 수장인 안녹산이 그 아들에게 살해되었다. 757년 10월, 새 황제는 서울인 장안을 회복하고 성도에 있는 현종에게 사자를 보내니 1년 2개월 만에 현종은 다시금 장안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다시금 검각산의 잔도를 넘고 강을 건너고 양귀비가 죽은 마외역을 지나야 했는데, 현종은 차마 그대로 지나칠 수가 없었다.

출처: http://kydong77.tistory.com/8149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안병렬 역] 

2

궁정의 향락하고 사치한 생활은 끝장나고 안록산의 난으로 피난 도중 양귀비 목매어 죽이고 비탄에 빠짐.

   

漁陽鞞鼓動地來

驚破霓裳羽衣曲

 

어양에서 安祿山의 반란의 북소리가

땅을 울리며 들려오니

예상우의곡은

놀라서 중단되었다.

 

九重城闕煙塵生

千乘萬騎西南行

 

구중궁궐에도

연기와 먼지가 피어오르고

천만의 수레와 기병(천자 일행)

서남쪽으로 피난간다.

 

翠華搖搖行復止

西出都門百餘里

 

황제의 기는 흔들흔들

가다가 다시 서고

장안 서쪽 백여 리 되는

마외(馬嵬)에 이르렀다.

 

六軍不發無奈何

宛轉蛾眉馬前死

 

호위병들 소란 피우며 출발하지 않으니

천자로서도 어쩔 수 없었고

갸름한 눈썹의 양귀비는

천자의 말 앞에서 죽임을 당했다.

   

花鈿委地無人收

翠翹金雀玉搔頭

 

그녀의 꽃비녀가 땅에 버려져도

줍는 사람이 없었다.

물총새 날개깃, 공작 모양의 황금 머리장식,

옥비녀까지도.

 

君王俺面救不得

回看血淚相和流

 

천자는 얼굴을 가리고

그녀를 구출하려해도 구하지 못하니

돌아보는 얼굴에는 피눈물이

뒤섞여 흐른다.

 

黃埃散漫風蕭索

雲棧縈紆登劍閣

 

출발하니 누런 먼지 흩어지고

바람은 쓸쓸히 부는데

사다리 길 지나서 구불구불

검각산을 오른다.

   

峨眉山下少人行

旌旗無光日色薄

 

아미산 기슭에는

지나는 사람도 거의 없고

천자의 깃발도 빛을 잃고

햇빛조차 흐릿하다.

 

蜀江水碧蜀山靑

聖主朝朝暮暮情

 

촉나라 강물이 푸르고 촉나라 산빛은 푸른데

현종은 아침 저녁마다 양귀비 그리는 정뿐.

 

行宮見月傷心色

夜雨聞鈴腸斷聲

 

임시 궁전에서 달을 바라보면 귀비 생각에 마음 아프고

밤 비 속에서 방울 소리 들으면 창자가 끊어진다.

[화청지, 사천성 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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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居易, 「長恨歌」와 「琵琶行」 全文

https://kydong77.tistory.com/19320 백거이, 長恨歌 · 琵琶行/ 심경호, 悠悠自適한 삶 https://www.youtube.com/watch?v=WgfyUg153Rk 白居易 長恨歌 https://www.youtube.com/watch?v=skBpr6a1SrU&t=60s https://hamgo.tistory.com/4440?categor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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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작품이 120구 840자 장편이어서 여기서는 4단으로 나누어 탑재한다.

작품의 주석번호는 순서대로 1), 2), 3)....으로 볼 것.

 

長恨歌

 

-백거이 [, 772~846] 낙천().

 

장한가는 120구 840자.

구섭우편저, 한역당시삼백수, 안병렬역, 계명대출판부, 1991.

김희보 편저, 中國의 名詩(증보판), 종로서적.

헌종 원화 원년(806) 12월이나 이듬해 봄으로 추정. 35-36세 작.

 

제1단:당 明皇과 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제2단:궁정의 향락하고 사치한 생활과 안록산의 난으로 양귀비 목매어 죽임.

제3단:전란 후 양귀비를 잊지 못하는 현종의 슬픔과 아픔.

제4단:사천의 한 도사가 서울로 와 그 법술로 양귀비의 꽃다운 혼을 찾을 수 있다며 선산에 들어가 그녀와 만난 이야기.

 

長恨歌

제1단:당 明皇과 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漢皇重色思傾國
한황중색사경국
한나라 황제가 미색을 중히 여겨 경국지색을 찾는데,

御宇多年求不得
어우다년구부득

다스리는 오랜 동안 얻지 못하였도다.

楊家有女初長成
양가유녀초장성

양씨 가문에 딸이 있어 갓 장성했는데

養在深閨人未識
양재심규인미식

깊숙한 규방에서 자라니 누구도 알지 못했소.

天生麗質難自棄
천생려질난자기

하늘이 내린 아름다움 그대로 묻힐 리 없어

一朝選在君王側
일조선재군왕측

하루 아침에 간택되어 군왕 곁에 있도다.

回眸一笑百媚生
회모일소백미생

눈웃음 한 번에 온갖 교태가 나와

六宮粉黛無顔色
육궁분대무안색

여섯 궁궐 화장한 후궁들이 낯빛을 잃었다오.

春寒賜浴華淸池
춘한사욕화청지

봄 추위에 화청지에서 목욕을 하니

溫泉水滑洗凝脂
온천수골세응지

매끄러운 온천물에 기름진 때를 씻는다.

侍兒扶起嬌無力
시아부기교무력

시녀들 부축해 일어나니 귀엽게 힘이 없는 듯

始是新承恩澤時
시시신승은택시
이때부터 새로이 황제의 승은을 입었네

雲鬢花顔金步搖
운빈화안금보요

구름 같은 머리, 꽃 같은 얼굴과 흔들거리는 금장식.

芙蓉帳暖度春宵
부용장난도춘소

부용휘장[1] 안에서 봄 깊은 밤을 헤아리니

春宵苦短日高起
춘소고단일고기

짧은 밤을 한탄하나 이미 해 높아 일어난다.

從此君王不早朝
종차군왕부조조

이를 좇는 군왕은 조회를 돌보지 않았고

承歡侍宴無閑暇
승환시연무한가

연회를 벌이느라 한가할 틈이 없어,

春從春游夜專夜
춘종춘유야전야

봄이면 봄놀이 따라가고 밤이면 밤시중을 독차지했네.

後宮佳麗三千人
후궁가려삼천인

후궁에 빼어난 미녀 삼천이 있지만

三千寵愛在一身
삼천총애재일신

삼천의 총애가 한 사람에 머무르니

金屋粧成嬌侍夜
금옥장성교시야

금빛 방에서 단장하고 교태로 시중 들고

玉樓宴罷醉和春
옥루연파취화춘

옥루 잔치 끝나면 춘정에 취한다.

姉妹弟兄皆列士
자매제형개렬사

자매와 형제 모두가 땅을 갖게 되니,

可憐光彩生門戶
가련광채생문호

아리따운 광채가 가문에 나는구나.

遂令天下父母心
수령천하부모심

비로소 천하의 부모들이

不重生男重生女
부중생남중생녀

아들보다 딸 낳기를 중히 여겼네.

驪宮高處入靑雲
려궁고처입청운

여궁[2] 높이 솟아 푸른 구름 모여들고,

仙樂風飄處處聞
선악풍표처처문

신선의 풍악은 바람 타고 곳곳에서 들려온다.

緩歌慢舞凝絲竹
완가만무응사죽

느린 노래 오만한 춤이 비단결과 피리에 맺히니

盡日君王看不足
진일군왕간부족

군왕이 종일 넋 잃고 보아도 부족하다.

 

제1단:당 明皇과 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漢皇重色思傾國 한나라 황제는 미인을 탐하여 絶世 미녀를 그리워하나

1)

御宇多年求不得 황제 자리에 오르고 나서 오랫동안 구하지 못하였네.

2)

 

❙ 注 疏

1)漢皇(한실) 한 무제(실제로는 당의 현종 712~765 재위) [傾國]미인을 가리킴. 한무제가 사랑했던 李夫人에 관해 노래한 李 延年의 노래에 의하면 “한 번 돌아다보면 사람의 城을 기울게 하고, 다시금 돌아다보면 사람의 나라를 기울게 한다”고 미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데서 유래한 말임. 2)御宇(어우)우주를 통치하는 천자의 位에 오르는 것.

 

楊家有女初長成 그 때 양씨 가문의 한 아가씨가 갓 장성하였는데1)養在深閨人未識 깊은 규방에서 자랐기에 남들은 몰랐다네.2)天成麗質難自棄 하늘이 주신 아름다움 저버리기 어렵나니3)一朝選在君王側 하루아침에 선발되어 천자를 모시게 되었다네.

 

❙ 注 疏

1)楊家(양가):양현염의 집이며, 그 딸은 어렸을 때 이름을 玉環이라 하였다. 처음엔 현종 황제의 18번째 아들인 壽王의 妃였으나, 황제 측근인 高力士에게 발견되어 궁중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고역사는 옥환으로 하여금 한번 出家하여 수왕과의 인연을 끊게 하고, 太眞이라는 여자 도사로 궁중에 들어와 황제를 모시게 하였다. 이가 바로 훗날의 양귀비이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楊家의 딸이 직접 궁중의 부름을 받은 것으로 노래하고 있다. 2)深閨(심규):깊숙한 여자의 방. 3)天生麗質(천생려질):하늘이 만든 아름다운 모습. 自棄(자기):스스로 버리다.

 

廻眸一笑百媚生 눈동자를 굴려 한번 웃으면 백 가지 교태 생겨나1)六宮粉黛無顔色 육궁의 화장한 미인들이 무색해졌다네.2)春寒賜浴華淸池 봄 추위에 천자는 화청궁 온천에 목욕하기를 허락하셔3)溫泉水滑洗凝脂

온천의 매끄러운 물로 그녀의 통통한 몸을 씻었다.4)

 

❙ 注 疏

1)廻眸(회모):뒤돌아 봄. 百媚生(백미셍):넘쳐흐를 듯한 매력이 생김. 2)六宮(육궁):궁중의 내전. 천자에게는 6개의 후궁이 있음. 粉黛(분대):분과 연지. 곧 화장한 미인. 無顔色(무안색):얼굴의 아름다움이 무색해짐. 3)華淸池(화청지):매해 겨울 황제가 추위를 피하는 아주 사치스러운 궁인 화청궁에 있는 온천. 4)凝脂:피부가 희고 매끈매끈한 것을 형용한 말. 詩經이래의 표현 방식이다.

 

 

侍兒扶起嬌無力 시녀들이 부축하여 일으킬 제 귀엽고 연약한 듯1)始是新承恩澤時 비로소 이것이 천자의 사랑을 받게 된 때였네.2)雲鬢花顔金步搖 구름 같은 머리카락, 꽃 같은 얼굴에 금보요는 한 들난들.3)芙蓉帳暖度春宵 부용꽃 휘장 안은 따뜻한데 봄날 밤을 보낸다.4)春宵苦短日高起 봄밤은 너무 짧아 천자는 해가 높이 뜬 뒤에야 일어났고5)從此君王不早朝 그 뒤로 천자는 아침의 조회 불참했네.6)

 

❙ 注 疏

1

)侍兒(시녀):시녀. 扶起(부기):손으로 부축해 일으킴. 嬌9교):야들야들한 상태. 2)恩澤(은택):천자의 애정. 3)雲鬢(운환):구름처럼 부드러운 머리카락. 花顔(화안):꽃처럼 아름다운 얼굴. 金步搖(금보요):여자의 머리장식. 4)芙蓉帳(부용장):연꽃 모양을 수놓은 침실 휘장. 度春宵(도춘소):봄날의 하룻밤을 지냄. 5)苦短(고단):무척 짧음. 6)從此(종차):이로부터. 早朝(조조):아침 일찍 조정에 나가 정사를 돌보는 것.

 

承歡侍宴無閒暇 천자의 기분을 잘 맞춰 잔치 자리 시중에 한가한틈이 없어

16)

春從春遊夜專夜 봄이면 봄놀이에, 밤이면 한 밤을 천자와 함께했네.後宮佳麗三千人 후궁에는 삼천 명이나 되는 미인들이 있었건만三千寵愛在一身 삼천 명이 받아야 할 총애를 그녀 혼자 차지했다.

 

❙ 注 疏

1)承歡:상대방의 기분을 맞춤.

 

金屋粧成嬌侍夜 황금 궁전에서 화장하고 교태롭게 모시는 밤

17)

玉樓宴罷醉和春 옥루에서의 잔치도 끝나고 취한 마음은 봄날의 화기에 녹아들었다.

18)


❙ 注 疏1)金屋(금옥):황금 궁전. 한 무제에 대해 기록한 漢武故事에 나오는 말로 천자의 사랑하는 여인이 사는 곳. 2)玉樓(옥루):玉은 美稱으로 아름답고 훌륭한 누각. 醉和春(취화춘):술에 취하여 봄의 분위기 속에 잦아든다는 뜻.
姉妹弟兄皆列土 그녀의 자매 형제는 모두 귀족이 되어 영토를 차지하였고

19)

可憐光彩生門戶 눈부신 광채가 온 집안에 생기더라.

20)

遂令天下父母心 마침내 천하의 부모들의 마음은 不重生男重生女 아들 낳기 귀하잖고 딸 낳기를 귀중히 여기네.
❙ 注 疏1)列土(열사):중신이 되어 봉토를 받는 것. 사촌오빠인 양국충은 불량배 출신이었으나, 중신이 되고 마침내 재상의 지위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양귀비의 언니 셋은 볼품없는 여자들이었으나 각기 진국부인, 한국부인, 괵국부인이란 칭호가 주어졌고 영화를 누리게 되었다. 2)可憐(가련):불쌍하다는 뜻이 아니라 깊이 감정을 움직이는 것은 모두 ‘가련’으로 표현한다. 오늘날의 우리말로 하면 오히려 ‘놀랍다, 예쁘다’의 뜻이 된다. 위기감이 도는 세간의 분위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양귀비 일가의 번영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었다. 이제 세상은 아들보다 딸을 귀하게 여기게 되었다.
驪宮高妻入靑雲 이궁은 높이 치솟아 푸른 하늘 구름 속에 닿았고

21)

仙樂風飄處處聞 신선의 노래 바람타고 여기 저기서 들려온다.緩歌慢舞凝絲竹 느릿한 노래와 고요한 춤이 管絃樂에 어울리니

22)

盡日君王看不足 하루종일 천자는 그 가무를 구경해도 모자라네.
注 疏1)驪宮:서울 장안 동쪽 驪山에 있는 궁. 세상의 비난은 아랑곳하지 않았기에 이궁에서의 환락은 세상이 존재하는 한 영원할 것 같았다. 2)緩歌(완가):느릿한 가락의 노래. 慢舞:느릿하고 고요한 춤.


출처: http://kydong77.tistory.com/8149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안병렬 역] 

1明皇楊貴妃의 사랑의 경과

 

漢皇重色思傾國

御宇多年求不得

 

한나라 황제는 미인을 탐하여

경국 미인을 그리워하나

천하를 다스린 지 여러 해 지나도

구하지 못하였네.

 

楊家有女初長成

養在深閨人未識

 

양씨 가문의 한 한 여자

이제 막 장성하나

깊은 규방에서 자랐기에

남들은 몰랐다네.

 

天成麗質難自棄

一朝選在君王側

 

하늘이 주신 아름다움

저버리기 어렵나니

하루 아침에 선발되어

현종을 모시게 되었다네.

 

廻眸一笑百媚生

六宮粉黛無顔色

 

눈동자를 굴려 한번 웃으면

백 가지 교태 생겨나

후궁의 화장한 미인들이

무색해졌다네.

 

春寒賜浴華淸池

溫泉水滑洗凝脂

 

봄남씨 쌀쌀하면

화청궁 온천에 목욕하기를 허락하셔

온천의 매끄러운 물로

그녀의 흰 살갗 씻겨준다.

   

侍兒扶起嬌無力

始是新承恩澤時

 

시녀들이 부축하여 일으킬 제

귀엽고 연약하여 힘이 없는 듯.

비로소 천자 사랑

받을 때였네.

 

雲鬢花顔金步搖

芙蓉帳暖度春宵

 

구름 같은 머리카락, 꽃 같은 얼굴에

머리 위 금보요는 한들한들.

부용꽃 휘장 따뜻한데

봄날 밤을 보낸다.

 

春宵苦短日高起

從此君王不早朝

 

봄밤은 너무 짧아

천자는 해가 높이 뜬 뒤에야 일어났고

그 뒤로 현종은

아침 조회 불참했네.

 

承歡侍宴無閒暇

春從春遊夜專夜

 

천자에게 기쁨주고 잔치 자리 시중에

한가한 틈이 없어

봄이면 봄놀이에 시중들고

밤이면 온 밤을 천자와 함께했네.

 

後宮佳麗三千人

三千寵愛在一身

 

후궁의 미인들

삼천 명이나 있었건만

그 삼천 명이 받을 총애를

그녀 혼자 차지했네.

   

金屋粧成嬌侍夜

玉樓宴罷醉和春

 

황금 궁전에서 화장하고

교태부려 모시는 밤

옥루에서의 잔치도 끝나고

취한 마음은 봄날의 화기에 녹아든다.

   

姉妹弟兄皆列土

可憐光彩生門戶

 

그녀의 형제 자매들

모두 귀족되어 영토를 차지하였고

눈부신 광채가 온 집안에 생기더라.

 

遂令天下父母心

不重生男重生女

 

마침내 천하의

부모들 마음은

아들 낳기 귀하잖고

딸 낳기를 귀중히 여기네.

 

驪宮高妻入靑雲

仙樂風飄處處聞

 

화청궁은 높이 치솟아

푸른 하늘 구름 속에 닿았고

신선의 노래 바람타고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緩歌慢舞凝絲竹

盡日君王看不足

 

느릿한 노래와 느긋한 춤이

관현악에 어울리니

하루종일 천자는

봐도 봐도 모자라네.

 

070어옹(漁翁)-유종원(柳宗元;773-819)

늙은 어부

 

漁翁夜傍西岩宿

(어옹야방서암숙),어옹은 밤에 서쪽 바위에 자고

曉汲淸湘燃楚燭

(효급청상연초촉).새벽에 맑은 상수의 물 길어 대나무로 불 지핀다

煙銷日出不見人

(연소일출부견인),안개 사라지고 해가 떠오르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欸乃一聲山水綠

(애내일성산수녹).배 젓는 소리, 산과 물은 푸르기만 하다

回看天際下中流

(회간천제하중류),머리 돌려 하늘 끝 바라보며 강 중간을 내려가니

岩上無心雲相逐

(암상무심운상축).바위 위엔 무성한 구름만 서로 쫓아가네

 

[안병렬 역] 

070 유종원(柳宗元;773-819)

늙은 어부

 

늙은 어부 밤되자

강 서쪽 바위 곁에 잠자고

새벽되자 물 길어다

대나무 불때어 밥을 짓는다.

 

안개 사라지고 해가 떠오려면

사람은 뵈지 않고

배 젓는 소리에

山木만 푸르렀다.

 

머리 돌려 아득히 하늘 끝 바라보며

중류로 내려가고

산 위의 흰 구름

무심히 서로 쫓아가네.

秦代 전서 서체

석고(石鼓)

"돌북 비문" 감상 돌북 비문은 춘추시대와 전국시대 진나라가 북 모양의 돌 10개에 새긴 秦나라 전서로 보이는 고대 문자를 말한다.       

 높이가 약 100cm에 달하는 북 모양의 조각석 10개가 후세에 '돌북'으로 불립니다.

 

069석고가(石鼓歌)- 석고의 노래

한유(韓愈;768-824)

 

張生手持石鼓文

(장생수지석고문),장생이 손으로 석고문을 가져와

勸我試作石鼓歌

(권아식작석고가).나에게 권하여 석고문을 지어보라 하네

少陵無人謫仙死

(소능무인적선사),두보도 없고 이백도 죽었는데

才薄將奈石鼓何

(재박장나석고하)!재주 없는 내가 석고문을 어찌 하겠는가?

周綱凌遲四海沸

(주강능지사해비),주나라의 기강이 허물어져 세상이 들끓어

宣王憤起揮天戈

(선왕분기휘천과).선왕이 분기하여 하늘 창을 휘둘렀네

大開明堂受朝賀

{대개명당수조하),명당을 크게 열고 조하를 받으시니

諸侯劍佩鳴相磨

(제후검패명상마).제후들 다투어 와 칼과 패옥 부딪혀 소리나네

搜于岐陽騁雄俊

(수우기양빙웅준),기양에 가을 사냥 웅장하고 씩씩하게 달리고

萬里禽獸皆遮羅

(만리금수개차나).만리의 금수들 모두가 거물에 걸려드네

鐫功勒成告萬世

(전공늑성고만세),공을 새기고 만고에 알리려

鑿石作鼓隳嵯峨

(착석작고휴차아).돌을 뚫고 석고문( 石鼓文 )만들어 우뚝우뚝 무너지네

從臣才藝咸第一

(종신재예함제일),신하의 재주는 모두들 천하제일이지만

揀選撰刻留山阿

(간선찬각류산아).그 중에 가려 모아 산언덕에 두었구나

雨淋日炙野火燎

(우림일자야화료),비에 젖고 해빛에 지져지고 들불에 굽혀도

鬼物守護煩撝呵

(귀물수호번위가).귀신이 수호하여 번잡함 없앴네

公從何處得紙本

(공종하처득지본) 공은 어디서 탁본을 얻었는가?

毫發盡備無差訛

(호발진비무차와).조금도 빠짐이 없고 차이와 틀림이 없네

辭嚴義密讀難曉

(사엄의밀독난효),말은 엄하고 뜻은 조밀하여 읽어도 어렵고

字體不類隷與蝌

(자체부류례여과).자체는 해서도 과두문자도 아니네

年深豈免有缺畫

(년심개면유결화),세월이 흘러도 어찌 획 하나 빠지지 않고

快劍砍斷生蛟鼉

(쾌검감단생교타).날카로운 칼날에 짤리어도 교룡처럼 살았을까

鸞翔鳳翥衆仙下

(난상봉저중선하),난새가 말고 봉황이 춤추고 뭇 신선 내려오듯

珊瑚碧樹交枝柯

(산호벽수교지가).산호와 푸른 나뭇가지 끝에서 서로 만나네

金繩鐵索鎖鈕壯

(금승철삭쇄뉴장),금 새끼에 철 노끈, 그리고 무쇠 손잡이

古鼎躍水龍騰梭

(고정약수룡등사).옛 솥이 물에 뛰듯 베틀 북이 용처럼 뛰어오르네

陋儒編詩不收入

(누유편시부수입),고루한 선비 시경 편찬하여 이를 싣지 못하고

二雅褊迫無委蛇

(이아편박무위사).소아 대아 좀게 편찬 자세하지 못하네

孔子西行不到秦

(공자서항부도진),공자님 서행할 때 진나라에 못가서

掎摭星宿遺羲娥

(기척성숙유희아).별자리 모아오고 해와 달은 버렸도다

嗟予好古生苦晩

(차여호고생고만),애닯아라, 내 본래 옛 것을 좋아하는데 늦게 태어났으니

對此涕淚雙滂沱

(대차체누쌍방타).이 상황에 이르러 눈물이 두 줄기로 흘러내리네

憶昔初蒙博士征

(억석초몽박사정),지난 날 생각하니 처음 박사로 불려와

其年始改稱元和

(기년시개칭원화).그 해에 연호가 바뀌어 원화로 불리었네

故人從軍在右輔

(고인종군재우보),친구는 종군하여 우보에 있으면서

爲我度量掘臼科

(위아도량굴구과).나를 위해 생각하여 북 묻힌 곳 발굴했네

濯冠沐浴告祭酒

(탁관목욕고제주),관을 씻고 목욕하고 제주에게 아뢰노니

如此至寶存豈多

(여차지보존개다)!이와 같은 지극한 보배 어찌 그리 많으리오

氈包席裹可立致

(전포석과가립치),모존자리 감싸 세워서 보낸다면

十鼓只載數駱駝

(십고지재삭낙타).열 개 북을 낙타 몇 마리에 다 실으리라

荐諸太廟比郜鼎

(천제태묘비고정),태묘에 이 북을 바치면

光價豈止百倍過

(광가개지백배과)!그 빛난 값어치 어찌 백배 이상 나가지 않으리오

聖恩若許留太學

(성은야허류태학),성은에 힘입어 태학에 남기를 허락 받는다면

諸生講解得切磋

(제생강해득절차).여러 선비 일고 풀어 철차탁마 얻어리라

觀經鴻都尙塡咽

(관경홍도상전열),홍도문의 경전을 보려 여전히 길거리를 메우고

坐見擧國來奔波

(좌견거국내분파).앉아 보려고 온 나라 사람이 밀려오는 파도 같이 모여들었

剜苔剔蘚露節角

(완태척선노절각),이끼를 깎고 긁어내어 마디 각을 드러내어

安置妥帖平不頗

(안치타첩평불파).평탄한 글 첩에 두어 조금도 기울어지게 하지 않게 하리

大廈深檐與蓋覆

(대하심첨여개복),대하의 깊은 처마, 지붕으로 덮어놓으면

經歷久遠期無佗

(경력구원기무타).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어리라

中朝大官老于事

(중조대관노우사),조정의 대관들은 일마다 능숙하여

詎肯感激徒媕婀

(거긍감격도암아).어찌 기꺼이 감격하지 않고 머뭇거리는가

牧童敲火牛礪角

(목동고화우려각),목동이 불을 놓고 소들이 뿔을 갈면

誰復著手爲摩挲

(수복저수위마사)?누가 다시 손을 대어 어루만져 사랑할까

日銷月鑠就埋沒

(일소월삭취매몰),날이 가고 달이 가면 매몰될 것인데

六年西顧空吟哦

(륙년서고공음아).육년을 서쪽을 돌아보며 공연히 옳다고 소리쳤네

羲之俗書趁姿媚

(희지속서진자미),왕희지의 속된 글씨 예쁘기는 하나

數紙尙可博白鵝

(삭지상가박백아).여러 장 종이 써도 흰 거위만 많아지네

繼周八代爭戰罷

(계주팔대쟁전파),주나라를 이어 팔대동안 이어온 전쟁 끝났는데

無人收拾理則那

(무인수습리칙나).아무도 거두지 않으니 도리상 어찌할까

方今太平日無事

(방금태평일무사),이제 천하가 태평하고 날마다 별일 없어

柄任儒術崇丘軻

(병임유출숭구가).유술을 받들고 공맹을 숭상하니

安能以此上論列

(안능이차상논렬),어찌 능히 이것을 의론에 부쳐

愿借辯口如懸河

(원차변구여현하).조심스레 말을 빌려 현하지변에 맡겨보리

石鼓之歌止于此

(석고지가지우차), 석고의 노래는 이에서 그치나

嗚呼吾意其蹉跎

(오호오의기차타)! , 내 뜻은 그렇게도 어그러지려나

 

[안병렬 역] 

069. 한유(韓愈;768-824)

석고의 노래

 

장생이 손에대

석고문 가지고서

나에게 권하기를

석고가를 지으라네.

 

두보도 이백도

가버린 지금

재주 없는 이 몸이

석고문 어찌 짓겠나?

 

주나라 기강 허물어져

四海가 들끓더니

선왕게서 분발하사

하늘창을 휘둘렀다.

 

명당을 크게 열고

조정하례 받으시니

제후들의 검과 패옥

부딪쳐 맑은 소리.

 

기양에 가을 사냥

솜씨도 장한지고

만리에 금수들이

한 그물로 몰려든다.

 

이 공로 새기어

만세에 전하려고

돌 파고 북 만드니

울숙불쑥 닳아지네.

 

선왕 신하 재주들은

모두 다 제일인데

이 작품을 돌에 새겨

산기슭에 두었더라.

 

비에 젖고 볕에 쬐고

들불에 그을려도

귀신이 지키시사

번거러움 없이 했네.

 

그대는 어디서

탁본을 얻었는가?

모두 다 갖추어져

털끝만치도 차이 없네.

 

말은 엄하고 뜻은 깊어서

읽어도 깨닫기 어려워

자체는 예서가 아니고

과두문도 아니어라.

 

오랜 세월 능히

획 하나 빠지잖나?

날카로운 칼날 아래

잘려도 살아남는 교룡이여.

 

난새가 나는 듯 봉황이 춤을 추듯

뭇 신선 내려오듯

산호와 벽수가

가지에서 만나는 듯.

 

금새끼에 철 노끈

거기다 무쇠손잡이

고정이 물에 든 듯

베틀북이 룡되어 올라가듯.

 

못난 선비 시경 편찬

이를 싣지 못하여서

소아 대아 좁아지고

자세하지 못하네.

 

공자님 서행할 제

진나라 못 갔거니

별들은 모아지고

해와 달은 놓쳤더라

 

내 본디 옛것 좋아하면서

애닳다, 너무 늦게 태어났거니.

이른 봄날 눈물이

두 눈에 주룩주룩.

 

지난 날 생각하니

내 처음 박사로 불릴 제

그 해에 년호 바꿔

원화라 처음 불리던 해.

 

그대는 종군하여

右扶風에 있으면서

날 위해 계획하여

북 묻힌 곳 발굴했네.

 

관을 씻고 목욕하고

제주 바쳐 아로노니

이 같은 지극한 보배

어찌 그리 많으리오?

 

모전자리 감싸서

세워서 보낸다면

낙타 몇 마리에

열 개북을 다 실으리.

 

北部의 大鼎처럼

태묘에 이 북을 바치오면

그  빛난 값어치야

어찌 차마 백배에 그치리까?

 

임금님 은혜로써

태학에 머물기 허락하시면

여러 선비 읽고 풀어

절차탁마 얻으리다.

 

옛날 홍도문에 經을 보려고

길거리 메우며

온 나라가 부러움에

물결과 같았나니.

 

이끼를 깎고 끍어

節角을 들러내어

평탄한 곳에 편안히 두어

기울어짐 없게 할지니.

 

大厦의 깊은 처마

지붕으로 덮어두면

세월이 오래 가도

변함이 없으리라.

 

조정의 대관들은

모든 일에 익숙한데

어찌 즐겨 감격 않고

망설임만 하시는고?

 

목동이 불을 놓고

소들이 뿔질하면

누가 다시 손을 대어

어루만져 사랑하리?

 

날이 가고 달이 가서

매몰되고 말면

육년 세월, 서쪽으로 바란 소망

헛되고 말겠구나.

 

왕희지의 속된 글씨

예쁘기야 하다마는

몇 장 종이 쓰더라도

흰 거위만 불어난다.

 

주나라 이어 팔대에 걸친 전쟁

이제 다 끝났는데

아무도 거두지 않으면

도리에 어떻겠나?

 

지금 천하 태평하고

일 없으며

유술(儒術)을 받들어

공맹을 숭상하니.

 

어찌 이것을

의론에 부쳐

현하(懸河) 같은 웅변을

빌어볼 수 있나?

 

석고의 노래는

여기서 그치나

, 내 뜻은

아무래도 어그러질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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