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락(淪落)이란 말은 요즘은 몸을 파는 행위를 묘사할 때 흔히 사용되는데,원래 이 말은 글자 그대로는 물에 빠지고(淪) 땅에 떨어진다(落)는 뜻이다.백거이(白居易)의비파행(琵琶行)을 보면 윤락인(淪落人)은 윤락 행위에 종사하는 사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형편이 아주 어려운 데 처한 사람을 말한다.
詞中有誓兩心知 사중유서량심지 두 마음만이 아는 맹세의 말 있었으니[10] 七月七日長生殿 칠월칠일장생전 칠월 칠석 장생전에서 夜半無人私語時 야반무인사어시 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약속. 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11] 하늘에서 만난다면 비익조가 되기를 원했고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련리지[12] 땅에서 만난다면 연리지가 되기를 바랐지 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하늘 땅이 장구해도 끝이 있건만,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이 한은 끝없이 이어져 다함이 없네
제4단
사천의 한 도사가 서울로 와 그 법술로 양귀비의 꽃다운 혼을 찾을 수 있다며 선산에 들어가 그녀와 만난 이야기.
❙ 注 疏1)臨邛(임공):蜀의 지명. 道士(도사):신선의 일을 수도한 사람. <양태진 외전>에 의하면 촉에서 도사 楊通幽가 왔다고 기록되어 있음. 鴻都客(홍도객):한나라 때부터 있던 홍도문 안에 나그네로 거하던 손님. 2)精誠:진심을 다한 정신력. 致魂魄(치혼백):죽은자의 혼백을 불러 내는 일. 3)輾轉(전전):잠자리에서 뒤척거림. 思(사):사모의 정. 4)方士(방사):道士와 같음. 殷勤(은근):정성을 다해. 覓(멱):찾다. 시는 이제 다시금 전개되어 새로운 클라이막스를 향해 나아간다. 이 새로운 전개는 현종의 슬픔을 없애주려는 한 인물에 의하여 시작된다. 그 사람은 신비로운 초자연 세계에 능통한 道士, 곧 도교의 수도자였다. 排雲馭氣奔如電
❙ 注 疏1)排雲(배운):구름을 헤치다. 馭氣(어기):바람을 타다. 2))碧落(벽락):푸른 하늘. 도교에서 말하는 동방의 제1천은 푸른하늘로 碧霞(푸른안개)가 차 있다고 해서 그렇게 말함. 黃泉(황천):대지 깊숙한 곳으로 황색물이 솟는 곳. 저승. 3))茫茫(망망):끝없이 넓은 상태. 이리하여 위로는 하늘 끝까지, 아래로는 황천까지 찾아 보았으나 ‘兩處’ 모두 망망하기만 할 뿐 양귀비는 보이지 않았다. 忽聞海上有仙山문득 듣자니 해상에 신선 사는 산이 있는데
❙ 注 疏1)太眞(태진):양귀비가 여자 도사였을 때의 이름. 양귀비가 현종의 애인으로 신분을 바꾸면서 세상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 일단 여자 도사가 되었던 때의 이름이 태진이었다.
2)雪膚(설부):눈과 같이 새하얀 피부. 花貌(화모):꽃과 같이 아름다운 얼굴. 參差(참치):잘 어울린다. 원래는 길고 짧고 들쑥 날쑥하여 가지런하지 못한 상태.
3)西廂(서상):서쪽에 위치한 방. 玉扃(옥경):옥으로 장식한 자물쇠. 扃(경):빗장, 문, 출입문.
4)轉敎小玉報雙成(전교소옥보쌍성):소옥이 우선 쌍성에게 보고하고 쌍성이 태진에게 보고하는 순서를 취하는 것.
이 대목에서 시는 아주 간단하면서 또한 고사를 사용하여 노래하고 있기 때문에 난해한 감이 있다. 진홍의 <장한가전>에 의하면 이야기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수도자의 찾는 소리에 따라서 문으로 나온 것은 두 여자였는데, 그들은 아무 말 없이 다시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잠시 뒤에 이번에는 푸른 옷차림의 하녀가 나와 어디서 왔는가 물었다. 당나라 천자의 사자라고 하며 찾아온 뜻을 말하자, 지금 주무시고 계시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수도자는 문밖에서 그냥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구름에 가리워지며 해가 저물고, 문은 닫힌 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수도자는 숨을 죽이고 손을 모은 채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소옥이 전교하여 쌍성에게 보하다”란 구절은 위와 같은 상태를 노래한 것이다. 소옥은 처음에 나왔던 여자요, 쌍성이란 나중에 나왔던 푸른 옷차림의 시녀이다. 소옥이나 쌍성은 모두 한 무제와 관계 있는 선녀 이야기 속에 선녀의 시녀로 나오는 이름인데, 그것을 여기서 빌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이윽고 푸른 옷차림의 시녀는 여주인이 눈뜨기를 기다려 그 사실을 보고하였다.
3)珠箔(주박):옥으로 장식한 발. 銀屛(은병):은졍풍. 迤邐(이이):이어져 계속되고 있는 상태.
우선 옷을 손에 집어 들었다. 衣란 언제나 치마(裳)와 상대되는 말로서 저고리를 의미한다. 뒤이어 베개를 밀쳐 치웠다. 그리고 일어났다. 일어난 뒤 침실 안을 거닐어 배회하였다. 잠시 뒤 놀라움에서 깨어나자, 사자를 만나겠다고 하여 침실을 나오는데 침실을 중심으로 여러 겹으로 드리운 진주 발과 은병풍이 깊숙한 안쪽에서부터 점점 차례로 열렸다. 여주인이 접견소로 가기 위한 준비이다. ‘이리’는 의음어로서, 여러 겹 겹쳐진 것이 뒤이어 변화를 일으키는 형용의 말로서 부사이다. 푸른 옷의 시녀는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수도자에게 말했다. “이리 오시지요.” 수도자가 접견소 앞에 엎드려 있자 진주 발이 걷어 올려지는 가운데 한 여인이 대여섯 명의 시녀를 거느리고 나왔다.
백거이의 에로티시즘은 공상 세계에서는 한층 활발하게 작용한다. 잠에서 막 깨어 일어났기 때문에 머리카락은 한쪽으로 치켜져 있다. "화관"은 선녀의 관인데 그것 역시 단정하지 못하다. "堂"은 건물의 높은 곳인데, 거기서 이쪽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흩어진 자세지만 단정하게 가꿀 경황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의 사자가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玉容寂寞淚闌干옥 같은 얼굴 적막하여 눈물이 주루룩
2)舊物(구물):그 옛날 받은 물건. <장한가전>에 의하면 귀비는 현종과 맺어지던 첫날밤 사랑의 징표로 금차와 전합을 받았다고 함.
3)鈿合(전합):나전으로 手工한 작은 상자. ‘合’은 ‘盒’과 같다. 金釵(금차):황금비녀. 한 쌍으로 되어 있음. 寄將去(기장거):가져 가게 함.
아무리 인간 세상을 살펴보아도 그리운 장안, 폐하께서 계시는 장안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은 그저 주위에 자욱한 먼지와 안개뿐. 태진은 푸른 옷의 시녀에게 명했다. “그것을 가져 오너라” 시녀가 가져온 것은 두 개의 물품이었다. 하나는 나전 상자였고, 또 하나는 금비녀였다. 그 두 가지는 모두 결혼날 현종이 기념으로 준 물건이었다. “이것을 폐하께 드리시오. 옛 사랑의 추억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폐하께서 믿지 못하실지 모릅니다. 혹시 폐하만이 아시는 비밀된 말씀이라도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것을 증거로 폐하께 복명하겠습니다.”
선녀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천보 10년 칠월 칠석 날, 우리는 이산에 있는 이궁 장생전에 있었습니다. 거기서 세상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 년에 단 한번 만난다고 하는 견우와 직녀의 사랑을 축복하였습니다. 밤이 깊어 시종들도 옆에서 떠났을 때 폐하는 내 어깨에 손을 얹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둘은 저 천상의 연인들처럼 다음 세상에서도 그리고 또 그 다음 세상에서도 부부일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 맹세는 우리 둘만이 알고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 이 사실을 말씀드리십시오.”
❙ 注 疏1)比翼鳥(비익조):남쪽 나라에 사는 새. 암컷과 수컷이 날개가 붙어 있어 언제나 함께 난다고 하는 새. 금슬 좋은 부부에 비유함.
2)連理枝(연리지):나무 밑둥은 두 개의 나무이지만 가지 부분이 하나로 달라붙어 있는 나무. 부부의 애정이 깊은 것에 비유함.
3)天長地久(천장지구):老子에 나오는 말.
4)綿綿(면면):오래오래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상태. 이 마지막 두 구절에서 “장한가”라는 제목이 나왔다. 사랑이 있는 곳에 행복이 있음과 동시에 불행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랑의 불행은 모든 사랑의 행복을 사라지게 하고 한스러움만 남긴다. 그래서 “천장지구(天長地久)”지만 “차한면면(차한면면(此恨綿綿))”하여 “다함없는 한스러운 노래” 곧 “장한가”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시 장안의 기녀들은 “저는 백 학사의 장한가 전부를 암송하고 있답니다. 때문에 다른 사람과 같은 수준의 화대로는 안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시인 자신이 그의 친구인 원진에게 보낸 편지 속에서 말하고 있다. 즉, 이 노래는 발표되자 즉시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애송되었던 것이다.
❙ 注 疏1)夕展(석전):밤의 궁전. 悄然(초연):외롭고 쓸쓸함. 2)孤燈(고등):단 한 개의 등불. 3)遲遲鐘鼓(지지종고):鐘鼓는 시각을 알리는 종과 북. 遲遲는 밤을 새우는 현종에게 시간의 흐름이 느리게 느껴지기 때문에 주관적으로 표현한 것임. 4)耿耿(경경):반짝이는 상태. 星河(성하):은하수. 鴛鴦瓦冷霜華重 원앙새모양 기와는 차가워 서리꽃은 두텁게 쌓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