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서경』은 이른바 이제삼왕(二帝三王)주1의 수제치평(修齊治平)의 도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유교에서 가장 이상적인 제왕으로 추숭하는 요(堯) · 순(舜) 이외에 우(禹) · 탕(湯) · 문무(文武) 삼왕을 합해 이들이 몸을 닦고 집안을 화목하게 하고 그 덕을 더욱 펼쳐서 나라를 다스리고 결국 온 천하에 평화를 이룩한 도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유교에서는 모든 경전 중에서 정치서로는 으뜸으로 꼽았으며 삼경 또는 오경에 넣어 존중해 왔다.
주1
당요(唐堯), 우순(虞舜)의 두 임금과, 하나라의 우왕, 은나라의 탕왕, 주나라의 문왕과 무왕을 통틀어 이르는 말.
*서경집전서(書經集傳序)
『慶元己未冬에
『 경원(慶元)『[남송(南宋) 영종(寧宗)의 연호]』 기미년(己未年)『[1199]』 겨울에
先生文公이 令沈으로 作書集傳케하시고 明年에 先生歿하시고
선생 주문공(朱文公)이 나로 하여금 서집전(書集傳)을 짓게 하시고 이듬해에 선생이 별세하였으며,
又十年에 始克成編하니 總若干萬言이라
다시 10년만에 비로소 책이 이루어졌으니, 모두 약간 만자(萬字)이다.』
嗚呼라 書豈易言哉아
『 아! 서경(書經)을 어찌 쉽게 말할 수 있겠는가.
二帝三王治天下之大經大法이 皆載此書하니
이제(二帝)•삼왕(三王)이 천하를 다스린 대경대법(大經大法)이 모두 이 책에 실려 있으니,
而淺見薄識이豈足以盡發蘊奧리오
식견이 얕은 자가 어찌 깊은 뜻을 다 발명할 수 있겠는가.
且生於數千載之下하여
더구나 수천 년 뒤에 태어나서
而欲講明於數千載之前하니
수천 년 전의 것을 강명(講明)하려 하니,
亦已難矣라』
또한 이미 어려운 것이다.』
『然二帝三王之治는 本於道하고
『 그러나 이제(二帝)•삼왕(三王)의 정치는 도(道)에 근본하였고
二帝三王之道는 本於心하니
이제(二帝)•삼왕(三王)의 도는 마음에 근본하였으니,
得其心이면 則道與治를 固可得而言矣라 何者오?
그 마음을 알면 도(道)와 정치(政治)를 진실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째서인가?
精一執中은 堯舜禹相授之心法也요
정일집중(精一執中)은 요(堯)•순(舜)•우(禹)가 서로 전수한 심법(心法)이요,
建中建極은
중(中)을 세우고 극(極)을 세움은
商湯周武相傳之心法也니
상(商)나라 탕왕(湯王)과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서로 전수한 심법(心法)이다.
曰德, 曰仁, 曰敬, 曰誠이
덕(德)과 인(仁)과 경(敬)과 성(誠)이
言雖殊나 而理則一이니
글자는 비록 다르나 이치는 하나이니,
無非所以明此心之妙也라
모두 이 마음의 묘함을 밝힌 것이다.
至於言天則嚴其心之所自出이요
하늘을 말함에 이르러는 마음의 소자출(所自出)을 엄하게 하였고,
言民則謹其心之所由施니
백성을 말함에 이르러는 마음이 말미암아 베풀어짐을 삼가하였으니,
禮樂敎化는 心之發也요
예악(禮樂)과 교화(敎化)는 이 마음에서 나온 것이요,
典章文物은 心之著也요
전장(典章)과 문물(文物)은 이 마음이 드러난 것이요,
家齊國治而天下平은 心之推也니
집안이 가지런해지고 나라가 다스려져서 천하가 평안해짐은
이 마음이 미루어 확대된 것이니,
心之德이 其盛矣乎인저
마음의 덕(德)이 성대(盛大)하다 할 것이다.』
二帝, 三王은 存此心者也요
『 이제(二帝)와 삼왕(三王)은 이 마음을 보존한 자이고,
夏桀, 商受는 亡此心者也요
하(夏)나라 걸왕(桀王)과 상(商)나라 수왕(受王)은
이 마음을 잃은 자이고,
太甲, 成王은 困而存此心者也니
태갑(太甲)과 성왕(成王)은 애써서 이 마음을 보존한 자이니,
存則治하고 亡則亂하나니
보존하면 다스려지고 잃으면 혼란하니,
治亂之分이 顧其心之存不存如何耳라
다스려짐과 혼란함의 구분은
마음을 보존하느냐 보존하지 못하느냐의 여하에 달려있을 뿐이다.
後世人主有志於二帝三王之治인댄 不可不求其道요
후대의 군주가 이제(二帝)•삼왕(三王)의 정치에 뜻을 두려 한다면
그 도(道)를 찾지 않을 수 없고,
有志於二帝三王之道인댄 不可不求其心이니
이제(二帝)•삼왕(三王)의 도(道)에 뜻을 두려 한다면
그 마음을 찾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니,
求心之要는 舍是書면 何以哉리오』
마음을 찾는 요점은 이 책을 버린다면 무엇으로 하겠는가.』
『沈이 自受讀以來로 沈潛其義하고
『 나는 이 책을 배워 읽은 이래로 그 뜻에 침잠하고
參考衆說하여 融會貫通일새
여러 학설들을 참고하여 융회관통(融會貫通)하고서야
逎敢折衷호되 微辭奧旨는 多述舊聞이요
이에 감히 절충하되 은미(隱微)한 말과 깊은 뜻은 옛날에 들은 것을 기술함이 많고,
二典禹謨는 先生이 蓋嘗是正하사 手澤尙新하니 嗚呼惜哉라
이전(二典)과 대우모(大禹謨)는 선생이 일찍이 시정하시어 손때가 아직도 새로우니,아!애석하다.』
集傳은 本先生所命이라
『 집전(集傳)은 본래 선생이 명하신 것이므로
故凡引用師說을 不復識『(지)』別하노라
인용한 모든 사설(師說)을 다시 별도로 표지(標識)하여 구별하지 않았다.
文以時異나 治以道同이라
글은 때에 따라 다르나 정치는 도(道)가 같다.
聖人之心見於書가 猶化工之妙著於物하니
성인(聖人)의 마음이 책에 나타남은
화공(化工)『[하늘의 조화]』의 묘함이 물건에 드러나는 것과 같으니,
非精深이면 不能識也라
정심(精深)한 자가 아니면 알 수 없다.』
四代之書를 分爲六卷하니
우(虞)•하(夏)•은(殷)•주(周)사대(四代)의 글을 나누어6권(卷)으로 만들었으니,
是傳也 於堯舜禹湯文武周公之心에
『 이 집전(集傳)은 요(堯)•순(舜)•우(禹)•탕(湯)•문(文)•무(武)•주공(周公)의 마음에 있어서는
雖未必能造其微어니와
비록 그 은미한 경지에 나아가지 못하였으나
於堯舜禹湯文武周公之書에
요(堯)•순(舜)•우(禹)•탕(湯)•문(文)•무(武)•주공(周公)의 글에 있어서는
因是訓詁면 亦可得其指意之大略矣리라』
이 훈고(訓詁)를 따른다면 또한 그 뜻의 대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嘉定己巳三月旣望에 武夷蔡沈은 序하노라』
『 가정(嘉定)기사년(己巳年, 1209) 3월 기망(旣望)에 무이(武夷)채침(蔡沈)은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