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 567- 절편에는 갓김치 (白餠沈菜)

 

옛날 어느 고을에

부유하게 사는 한 선비 가정이 있었다.

이 집에는 선비 노부부와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아들이 살았는데,

그는 얼마 전에 장가를 들어

달덩이 같이 예쁜 새댁 또한

시부모를 잘 모시고 있었다.

한편, 이 집에는

아주 예쁘고 상냥하며

탐스럽게 생긴 여종이 하나 있어,

이웃집 종과 혼인을 했다.

그런데 이 여종과 남편은

늘 한집에 사는 것이 아니라,

각기 상전의 집에 따로 살면서

간혹 남편이 여종의 집으로 와서

함께 자고 가곤 했다.

이렇게 여종이 혼인을 했으면서도

혼자 자는 밤이 많으니.

선비의 아들은

아내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밤중에 살그머니 여종 방으로 가서

그 몸을 농락하는 일이 매우 빈번했다.

그럴 때면 여종은

늘 시집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댁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오지 못하게 타일렀지만,

선비의 아들은 듣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여종은

완강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잘 받아 주나,

선비의 아들은

무척 푸근해 하면서 좋아했다.

이에 곧 새댁도 눈치를 채게 되었다.

 

하루는 새댁이

일부러 잠든 체하면서

코고는 소리를 내자,

남편이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조용히

그 뒤를 따라 나가니,

남편이 두리번거리다가

여종의 방으로 들어가기에,

새댁은 그 앞에 서서

방안을 살폈다.

 

조금 있으니 안에서

여종의 말소리가 들렸다.

"도련님! 도련님은 왜

하얀 절편 떡 같은 아기씨를 두고,

이 누추하고 땀내 나는

아랫것들 방으로 오십니까?

어서 아기씨에게 올라가시고,

이후로는 내려오지 마십시오."

"뭐? 아기씨를 하얀 절편 같다 했느냐?

그러면 너는 나에게 있어

반드시 필요한 갓김치란 말이다.

절편을 먹고 나면

반드시 갓김치를 먹어야 하는 법이거든."

이렇게 방안의 두 사람은

이야기를 하더니,

옷을 벗고 몸을 합쳐

너무나 푸근하게 재미를 보는 것이었다.

새댁은 특히 남자를 유도하는

여종의 기술이 뛰어난 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튿날 아침이었다.

부모님께 아침상을 올리고,

새댁도 남편 옆에서

식사를 돕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기침을 하면서

천식 기미를 보였다.

곧 남편은 뒤로 돌아앉아 기침을 하면서,

부모님께 미안한 생각이 들어

혼잣말처럼 말했다.

"근래에 와서 부쩍 이렇게

기침이 심할 때가 있네요."

이에 새댁은 웃으면서

얼른 이 말을 받아 비꼬듯이 말했다.

"서방님! 그건 밤마다 갓김치를

너무 많이 먹은 까닭입니다."

 

그러자 이 때

식사를 하고 있던 선비가

아들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얘야!

너는 갓김치가 어디서 났길래

너 혼자만 그렇게 먹었느냐?"

이에 아들은 부끄러워

숟가락을 놓고 얼른 나가버렸다.

이후로 아들은 두 번 다시

여종의 방으로 가지 않았더라 한다.

 

옛날 어느 고을에

부유하게 사는 한 선비 가정이 있었다.

이 집에는 선비 노부부와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아들이 살았는데,

그는 얼마 전에 장가를 들어

달덩이 같이 예쁜 새댁 또한

시부모를 잘 모시고 있었다.

한편, 이 집에는

아주 예쁘고 상냥하며

탐스럽게 생긴 여종이 하나 있어,

이웃집 종과 혼인을 했다.

그런데 이 여종과 남편은

늘 한집에 사는 것이 아니라,

각기 상전의 집에 따로 살면서

간혹 남편이 여종의 집으로 와서

함께 자고 가곤 했다.

이렇게 여종이 혼인을 했으면서도

혼자 자는 밤이 많으니.

선비의 아들은

아내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밤중에 살그머니 여종 방으로 가서

그 몸을 농락하는 일이 매우 빈번했다.

그럴 때면 여종은

늘 시집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댁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오지 못하게 타일렀지만,

선비의 아들은 듣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여종은

완강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잘 받아 주나,

선비의 아들은

무척 푸근해 하면서 좋아했다.

이에 곧 새댁도 눈치를 채게 되었다.

 

하루는 새댁이

일부러 잠든 체하면서

코고는 소리를 내자,

남편이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조용히

그 뒤를 따라 나가니,

남편이 두리번거리다가

여종의 방으로 들어가기에,

새댁은 그 앞에 서서

방안을 살폈다.

 

조금 있으니 안에서

여종의 말소리가 들렸다.

"도련님! 도련님은 왜

하얀 절편 떡 같은 아기씨를 두고,

이 누추하고 땀내 나는

아랫것들 방으로 오십니까?

어서 아기씨에게 올라가시고,

이후로는 내려오지 마십시오."

"뭐? 아기씨를 하얀 절편 같다 했느냐?

그러면 너는 나에게 있어

반드시 필요한 갓김치란 말이다.

절편을 먹고 나면

반드시 갓김치를 먹어야 하는 법이거든."

이렇게 방안의 두 사람은

이야기를 하더니,

옷을 벗고 몸을 합쳐

너무나 푸근하게 재미를 보는 것이었다.

새댁은 특히 남자를 유도하는

여종의 기술이 뛰어난 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튿날 아침이었다.

부모님께 아침상을 올리고,

새댁도 남편 옆에서

식사를 돕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기침을 하면서

천식 기미를 보였다.

곧 남편은 뒤로 돌아앉아 기침을 하면서,

부모님께 미안한 생각이 들어

혼잣말처럼 말했다.

"근래에 와서 부쩍 이렇게

기침이 심할 때가 있네요."

이에 새댁은 웃으면서

얼른 이 말을 받아 비꼬듯이 말했다.

"서방님! 그건 밤마다 갓김치를

너무 많이 먹은 까닭입니다."

 

그러자 이 때

식사를 하고 있던 선비가

아들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얘야!

너는 갓김치가 어디서 났길래

너 혼자만 그렇게 먹었느냐?"

이에 아들은 부끄러워

숟가락을 놓고 얼른 나가버렸다.

이후로 아들은 두 번 다시

여종의 방으로 가지 않았더라 한다.

 

고금소총 제566- 그것 값이 여덟 냥 (八兩腎)

한 시골에서 훈장이

아이들을 모아 놓고 글을 가르쳤다.

이에 '천자문'부터 시작하여,

다른 아이들은 점점 발전해

이것을 떼고 다른 책들을 읽는데,

유독 한 아이만은 1년이 지나도록

'천자문'에서 '재주 재(才)'와 '어질 량(良)'

두 글자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훈장이 이 아이를 데리고 앉아

'천자문'을 펼쳐 놓고

글자를 짚으면서 읽어 보라고 하면,

아예 처음부터 모른다 하고

'재'와 '량' 두 자만 안다고 했다.

 

게다가 이 아이는

어릴 때 병을 앓고

입이 좀 비뚤어져

말소리가 분명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아는 두 글자를

읽어 보라고 해도

'재주 재(才)'라고 해야 할 것을

'내조 지'라 발음하고,

'어질 량(良)'이라 할 것을

'여덜 냥'이라고 발음하는 것이었다.

그 때마다 훈장은

정확한 발음을 읽어 보이면서

몇 번이나 훈련을 시켰다.

그리고 나서 이 두 글자를

한꺼번에 읽어 보라고 하면

이 아이는 여전히,

"내조 지, 여덜 냥."

하고 발음하는 것이었다.

 

이에 훈장은 화가 나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아이들은

배를 움켜쥐고 돌아 앉아 웃었다.

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내 ( X )이 여덟 냥'

(내 음경 값이 8냥)

으로 들리기 때문이었다.

 

훈장은 다시 다음과 같이 타일렀다.

"얘야! 지금 내가 똑바로 다시 읽을 테니,

너는 내 입 모양을 쳐다보고 입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서

소리를 내 보거라."

이렇게 말하며

입 모양을 잘 쳐다보라 하고는

'재주 재, 어질 량'하고

또박또박 읽어주었다.

그러자 아이는

훈장의 입 모양을 자세히 보면서,

자신의 입술 모양을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

따라해 보려고 노력하더니,

"내조 지, 여덜 냥! 내조 지 여덜 냥!"

하고 소리를 냈다.

이를 본 훈장은 크게 화를 내고는,

앞에 놓인 책을 들어

아이의 머리를 힘껏 내리치면서 소리쳤다.

"이 놈아!

네 ( X )이 여덟 냥이면,

네 아비 ( X )은 열여섯 냥이냐?"

이에 학동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며,

아이 부친의 음경 값은

당연히 아들의 두 배가 되어야 한다고

동의했더라 한다.

 

고금소총 제565- 수모당하는 상전 (知之何用)

서울에 한 선비가 있었는데, 여색을 너무 밝혔다.

아내도 있고 첩도 있는 사람이 집에서 일하는 여종을 가리지 않고,

기회를 보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는 살을 맞대고 즐기는 것이었다.

그런데 집에는 아주 참하게 생기고 얼굴 또한 예쁜 여종이 있어

선비가 무척 좋아했고, 항상 호합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여종에게는 매우 영리한 남편이 있어, 선비는 무척 부담스러워 했다.

곧 선비는 여종 남편이 집에서 일하고 있을 때면

무슨 구실을 붙여 멀리 심부름을 보내 놓고 그 여종과 애정 놀이를 일삼았는데,

이것이 오래되니 그 남편이 조금씩 눈치를 채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하루 오후는 선비가 그 여종을 데리고 놀고 싶은 충동을 느껴,

그 남편을 수십 리 밖에 있는 친척집으로 심부름을 보냈다.

이에 여종의 남편은 수상한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오후에 나를 그 멀리까지 심부름을 보내는 게 매우 의심스럽군,

오늘은 내 무슨 꼬투리를 잡아서라도 아내에게 손대지 못하게 해야지.

그러려면 반드시 현장을 잡아야겠구나.'

이러고는 돈을 주고 사람을 사서 대신 심부름을 보낸 뒤,

아내에게 다른 곳에 가서 숨어 있어라고 했다.

그리고 자기 혼자 방에 들어가 아랫목에 누워 바지를 벗고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밤이 제법 깊어졌을 때, 선비는 여종이 혼자 방에 있는 줄 알고 살그머니 들어왔다.

그리고는 어두운 방을 살살 더듬어 아랫목으로 가더니,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 사람을 만지며 슬그머니 이불을 걷어 치웠다.

이어서 양손으로 두 다리를 잡고 위로 들어 벌리고는,

자신의 사타구니를 두 다리 사이에 접근시켰다.

이렇게 엉덩이를 끌어다 대자 생각지도 못했던 커다란 양근이 치솟아 있어,

자신의 양근과 정면으로 충돌을 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선비는 크게 당황하여 한참 동안 어쩔 줄을 모르다가, 

정신을 차리고서야 비로소 여종 남편의 술책에 빠진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뭐라 둘러댈 말이 생각나지 않자 엉겁결에,

"이 놈아! 네 양근은 어째서 이렇게 크고 길단 말이냐?" 하고 꾸짖듯이 소리치니,

여종의 남편은 화를 내면서 말했다.

"뭐라고요? 소인의 양근이 크고 작은 것도 주인 양반이 일일이 챙겨야 합니까?

별 걸 다 간섭하시네요."

그러자 선비는 무안하여 슬그머니 물러나왔더라 한다.

 

https://kydong77.tistory.com/18168

 

코가포스폭포

2일차 2/19(화) 점심 후 두 번째 폭포 관광. 폭포 상류 지점 전망대가 있는 언덕 오르기는 왕복 40분쯤 소요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9C8SCXlm9U ​​ https://www.youtube.com/watch?v=eb6WpaEwVrE https://www.you

kydong77.tistory.com

 

 
 

 

고금소총 제564- 거꾸로 꽂은 신주 (倒押神主)

서울에 살던 한 양반 가문이

가세가 기울어 먹고 살 방도가 없자,

신주(神主)를 잘 챙겨

산골 마을로 이사를 갔다.

한데 그 마을은 모두

넉넉하게 살았지만,

글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뿐더러,

예의범절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이 양반이 이사를 온 며칠 후,

마침 이웃집에서 소상(小祥) 제사가 있었다.

이에 음식을 많이 마련해 놓은

노인이 생각하기를,

'다른 지역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제사 때는 반드시

신주를 앞에 모셔 놓고

제를 올린다고 하던데,

우리 마을에는 아무도

신주를 모시고 지내는 집이 없으니

한심하지 않은가!

얼마 전 이사 온 양반 집에는

신주를 받들고 온 것 같으니,

그 신주를 좀 빌려다가

제사를 모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라고 혼자 마음을 정하게 되었다.

 

곧 노인은 아들을 시켜,

양반 집에 가서

신주를 좀 빌려 오라고 했다.

이에 아들이 양반 집으로 가서,

소상 제사를 모시려고 하는데

신주가 없으니

좀 빌려 달라고 간청하자,

양반은 속으로 웃으면서

신주함을 내주었다.

그리하여 아들이 신주함을 빌려 오니,

노인에서부터 형제들이며 친척 사람들이

모두 신주함을 처음 보는 터라,

서로 돌려가며

기이하게 생겼다고 구경을 했다.

그리고는 어느 쪽이 위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뾰족한 쪽이 위라는 사람,

납작한 판이 붙은 데가

위라는 사람 등

각각 의견이 다른 데다,

모두 자기 뜻을 주장해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렇게 한동안 옥신각신하는데,

가만히 듣고 있던 이 집 노인이

신주함을 뺏어 쥐면서 소리치기를,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모두 갓을 쓰는 법이다.

여기 판자가 덮힌 부분이

갓을 쓴 것처럼 보이니

아마도 위가 되고,

뾰족한 끝이 아래가 분명한 것 같다."1)

하고 유권 해석을 내리는 것이었다.

주1)신주함은 위쪽이 뾰족하게 되어 있고,

아래쪽은 안정적으로 서 있도록 받침 판자가 받쳐져 있는데,

이를 갓으로 본 것임.

이렇게 소상 제사를 모시면서

신주함의 뾰족한 끝을

아래로 하여 세우려니

가만히 서 있지 않자,

여러 가지 궁리를 하다가

마침내 시루떡에

깊이 꽂아 놓고 제사를 모셨다.

그리고 신주함을 돌려주면서

이렇게 인사를 했다.

"신주를 빌려 주셔서

소상 제사를 잘 모셨습니다.

내년 대상 때에도

빌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양반은

그렇게 하겠노라 대답하고

신주를 받아보니,

그 뾰족한 끝에 시루떡 팥고물이

많이 묻어 있었다.

이를 본 양반은

신주를 바로 세워 놓으면서 말했다.

"아버님, 소자 가난하여

근래 제대로 대접도 해드리지 못했는데

오늘 포식을 하셔서 다행이옵니다.

명년 이 날이 돌아오면

또한 떡을 많이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후로 이 집에서는

매년 양반 집 신주를 빌려가서

제사를 모시는 것이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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