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품(授記品) 第六

1. 마하가섭 존자의 수기

爾時 世尊說是偈已 告諸大衆唱如是言. 我此弟子摩訶迦葉 於未來世 當得奉覲三百萬億諸佛世尊 供養恭敬 尊重讚歎 廣宣諸佛無量大法 於最後身 得成爲佛. 名曰光明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閒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 世尊. 國名光德 劫名大莊嚴.

佛壽十二小劫 正法住世二十小劫 像法亦住二十小劫. 國界嚴飾 無諸穢惡 瓦礫荊棘 便利不淨. 其土平正 無有高下 坑坎堆阜. 琉璃爲地 寶樹行列 黃金爲繩 以界道側 散諸寶華 周遍淸淨. 其國菩薩無量千億 諸聲聞衆 亦復無數 無有魔事 雖有魔及魔民 皆護佛法.

 

2. 게송으로 거듭 설하다.

爾時 世尊欲重宣此義 而說偈言.

告諸比丘 我以佛眼 見是迦葉 於未來世

過無數劫 當得作佛 而於來世 供養奉覲

三百萬億 諸佛世尊 爲佛智慧 淨修梵行

供養最上 二足尊已 修習一切 無上之慧

於最後身 得成爲佛 其土淸淨 琉璃爲地

多諸寶樹 行列道側 金繩界道 見者歡喜

常出好香 散衆名華 種種奇妙 以爲莊嚴

其地平正 無有丘坑 諸菩薩衆 不可稱計

其心調柔 逮大神通 奉持諸佛 大乘經典

諸聲聞衆 無漏後身 法王之子 亦不可計

乃以天眼 不能數知 其佛當壽 十二小劫

正法住世 二十小劫 像法亦住 二十小劫

光明世尊 其事如是.

 

3. 목건련, 수보리, 마하가전연이 수기를 청하다.

爾時 大目犍連 須菩提 摩訶迦栴延等 皆悉悚慄 一心合掌 瞻仰尊顏 目不蹔捨 卽共同聲 而說偈言.

大雄猛世尊 諸釋之法王 哀愍我等故 而賜佛音聲

若知我深心 見爲授記者 如以甘露灑 除熱得淸涼

如從飢國來 忽遇大王膳 心猶懷疑懼 未敢卽便食

若復得王教 然後乃敢食 我等亦如是 每惟小乘過

不知當云何 得佛無上慧 雖聞佛音聲 言我等作佛

心尚懷憂懼 如未敢便食 若蒙佛授記 爾乃快安樂

大雄猛世尊 常欲安世閒 願賜我等記 如飢須教食.

 

4. 수보리 존자의 수기

爾時 世尊知諸大弟子心之所念 告諸比丘. 是須菩提 於當來世 奉覲三百萬億那由他佛 供養恭敬 尊重讚歎 常修梵行 具菩薩道 於最後身 得成爲佛. 號曰名相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閒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 世尊. 劫名有寶 國名寶生. 其土平正 頗梨爲地 寶樹莊嚴 無諸丘坑 沙礫 荊棘 便利之穢 寶華覆地 周遍淸淨. 其土人民 皆處寶臺珍妙樓閣. 聲聞弟子 無量無邊筭數譬喩 所不能知. 諸菩薩衆 無數千萬億那由他. 佛壽十二小劫 正法住世二十小劫 像法亦住二十小劫. 其佛常處虛空 爲衆說法 度脫無量菩薩 及聲聞衆.

 

5. 게송으로 거듭 설하다.

爾時世尊欲重宣此義 而說偈言.

諸比丘衆 今告汝等 皆當一心 聽我所說

我大弟子 須菩提者 當得作佛 號曰名相

當供無數 萬億諸佛 隨佛所行 漸具大道

最後身得 三十二相 端正姝妙 猶如寶山

其佛國土 嚴淨第一 衆生見者 無不愛樂

佛於其中 度無量衆 其佛法中 多諸菩薩

皆悉利根 轉不退輪 彼國常以 菩薩莊嚴
諸聲聞衆 不可稱數 皆得三明 具六神通

住八解脫 有大威德 其佛說法 現於無量

神通變化 不可思議 諸天人民 數如恒沙

皆共合掌 聽受佛語 其佛當壽 十二小劫

正法住世 二十小劫 像法亦住 二十小劫

 

6. 마하가전연 존자의 수기

爾時 世尊復告諸比丘衆. 我今語汝, 是大迦旃延 於當來世 以諸供具 供養奉事八千億佛 恭敬尊重. 諸佛滅後 各起塔廟 高千由旬 縱廣正等 五百由旬. 皆以金銀 琉璃 車璖 馬瑙 眞珠 玟瑰 七寶合成. 衆華 瓔珞 塗香 末香 燒香 繒蓋 幢幡 供養塔廟.

過是已後 當復供養二萬億佛 亦復如是. 供養是諸佛已 具菩薩道 當得作佛. 號曰閻浮那提金光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閒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 世尊. 其土平正 頗梨爲地 寶樹莊嚴 黃金爲繩 以界道側 妙華覆地 周遍淸淨 見者歡喜. 無四惡道 地獄餓鬼 畜生 阿修羅道. 多有天人 諸聲聞衆 及諸菩薩 無量萬億莊嚴其國. 佛壽十二小劫 正法住世二十小劫 像法亦住二十小劫.

 

7. 게송으로 거듭 설하다.

爾時 世尊欲重宣此義 而說偈言.

諸比丘衆 皆一心聽 如我所說 眞實無異

是迦栴延 當以種種 妙好供具 供養諸佛

諸佛滅後 起七寶塔 亦以華香 供養舍利

其最後身 得佛智慧 成等正覺 國土淸淨

度脫無量 萬億衆生 皆爲十方 之所供養

佛之光明 無能勝者 其佛號曰 閻浮金光

菩薩聲聞 斷一切有 無量無數 莊嚴其國

 

 

8. 마하목건련 존자의 수기

爾時 世尊復告大衆. 我今語汝 是大目犍連 當以種種供具 供養八千諸佛 恭敬尊重. 諸佛滅後 各起塔廟 高千由旬 縱廣正等 五百由旬 皆以金銀 琉璃 車璖 馬瑙 眞珠 玫瑰 七寶合成 衆華 瓔珞 塗香 末香 燒香 繒蓋 幢幡 以用供養.

過是已後 當復供養二百萬億諸佛 亦復如是 當得成佛. 號曰 多摩羅跋 栴檀香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閒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 世尊. 劫名喜滿 國名意樂. 其土平正 頗梨爲地 寶樹莊嚴 散眞珠華 周遍淸淨 見者歡喜. 多諸天人 菩薩 聲聞其數無量. 佛壽二十四小劫 正法住世四十小劫 像法亦住四十小劫.

 

9. 게송으로 거듭 설하다.

爾時 世尊欲重宣此義 而說偈言.

我此弟子 大目犍連 捨是身已 得見八千

二百萬億 諸佛世尊 爲佛道故 供養恭敬

於諸佛所 常修梵行 於無量劫 奉持佛法

諸佛滅後 起七寶塔 長表金剎 華香伎樂

而以供養 諸佛塔廟 漸漸具足 菩薩道已

於意樂國 而得作佛 號多摩羅 栴檀之香

其佛壽命 二十四劫 常爲天人 演說佛道

聲聞無量 如恒河沙 三明六通 有大威德

菩薩無數 志固精進 於佛智慧 皆不退轉

佛滅度後 正法當住 四十小劫 像法亦爾.

 

我諸弟子 威德具足 其數五百 皆當授記

於未來世 咸得成佛 我及汝等 宿世因緣

吾今當說 汝等善聽.

 

 

제 8장 오백 제자에게 수기(五白弟子授記品)

그때 부루나 존자는 세존으로부터 친히 절묘한 방편지견(知
見)과 깊은 의미의 가르침을 들었으며, 또 위대한 성문들에 대
한 말씀과 과거의 인연에 대한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 세존의
위엄이 이와 같음을 알고는, 경이로운 마음으로 감동하여 세속
적인 생각을 떠난 순수한 기쁨과 환희의 마음으로 가득 찼다.
그는 커다란 기쁨과 환희의 마음, 그리고 가르침에 대한 경의
의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 아래에 엎드려 다음
과 같이 생각했다.
‘세존이시여, 훌륭하옵나이다. 각각 다른 근기를 가진 세상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방편으로 가르침을 설하시고, 또 집착해
있는 중생들을 해탈케 하시니, 이는 바른 깨달음을 얻으신 여
래들께서 하신 아주 어려운 일이었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
들은 아무런 능력도 없사옵니다. 오직 여래께서만이 저희들의
바람과 과거세의 일과 수행을 아시옵니다’라고.
그는 세존의 두 발에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나서, 세존께 경
의를 표하면서 조금도 눈을 움직이지 않고 세존을 우러러 보면
서 한쪽에 멈춰섰다.
그때 세존은 부루나 존자가 원하는 바를 꿰뚫어보시고 비구
들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부루나를 보라. 부루나 존자는 내가
비구 승단의 설법자 가운데 제1인자라고 해서 많은 덕을 칭찬
한 이이며, 또 내 가르침 밑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바른 가
르침을 익히고자 전념한 이이다. 즉 그는 사부대중들에게 가르
침을 전하며 분발하고 환희하게 하는 이이며, 가르침을 설하는
데 게을리 하지 않으며, 또 가르침을 해설하는 능력이 있으며,
동료 수행자들을 도울 수 있는 이이다.
비구들이여, 여래를 제외하고는 가르침의 의미나 문자의 지
식에 관해 부루나를 능가할 이는 없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이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는 단지 나의 바른 가르침을
지키는 이가 아니다. 결코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
면 나는 과거에 출현하신 99코티의 부처님들에 대해 바른 가르
침을 익혔다. 그는 늘 설법자 중의 제1인자였으며, 어디서나
공성(空性)을 터득한 이였으며, 어디서나 네 가지의 명석한 지
혜, 즉 사무애지(四無碍智)를 터득하고 있었다. 또 어디서나
보살의 신통을 터득해서 아주 적절하게 가르침을 설했고, 아무
런 의심도 없이 가르침을 설하는 이였으며, 청정한 가르침을
설하는 이였다.
또 그는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수명이 다할 때까지
순결한 생활인 범행을 해서, 모든 곳에서 진실로 ‘가르침을 듣
는자, 즉 성문’이라고 여겨졌다. 그는 진실로 성문이라고 여겨
지는 방편에 의해 무량하고 무수한 백천 코티 니유타의 중생들
을 이롭게 했으며,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이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도록 했다. 또 모든 곳에서 중생들을 위한 부처님의 교화
를 돕고, 모든 곳에서 자신이 있는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
고, 중생들을 성숙시키는 일에 전념했다.
비구들이여, 비파신을 비롯한 과거 일곱 분의 여래들 밑에서
도 부루나야말로 설법자 중의 제1인자였다.
또 비구들이여, 미래세에 현겁(賢劫)사이에 네 분의 과거불
만이 빠진 천 명의 부처님께서 나타나실 것인데, 부루나야말로
그들의 가르침 밑에서도 설법의 제1인자가 될 것이며, 바른 가
르침을 지키는 이가 될 것이다. 그는 미래세에도 헤아릴 수 없
는 부처님들의 바른 가르침을 지키며,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
에게 이익을 가져오며,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이 위없는 깨달
음을 이룰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쉼 없이 자신이 있는 부처님의 국토를 정화하
며, 중생들을 성숙시키는 일에 전념할 것이다. 그는 이와 같은
보살의 수행을 성취해서 헤아릴 수 없는 겁 뒤에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는 ‘법명(法明)’이라는 이름의
존경받는 여래가 될 것이다. 즉 지혜와 덕행을 함께 갖춘 선서
시며, 세간을 잘 아는 위없는 분이시며, 사람들을 잘 다스리는
분이시며, 천신과 인간의 스승이시며, 불타시며, 세존이 되어
이 세상에 나타나 자신의 국토에 출현하실 것이다.
또 비구들이여, 그때 이 부처님은 강가 강의 모래알 수와 같
은 삼천대천세계를 하나로 만들어 부처님의 국토로 할 것이다.
이 부처님의 국토는 손바닥처럼 평탄하며, 칠보로 되어 있고
기복이 없으며, 칠보로 만든 누각으로 가득할 것이다. 천신들
은 하늘의 탈것을 타고 허공에 나타날 것이므로, 천신들도 인
간을 볼 수 있고, 인간도 천신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비구들이여, 그때 이 부처님의 국토에는 어떤 악도 없고
나쁜 결과도 없으며 부녀자도 없을 것이다. 모든 중생들은 자
연히 발생한 것(化生)으로 순결한 생활을 보내며, 신체는 마음
으로 되어 있어서 스스로 빛을 발하며, 신통을 갖추어 중천을
날며, 정진노력에 힘써 사려가 깊고 지혜가 있으며, 몸은 금색
이며 위대한 인물이 지닌 32가지 상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또 비구들이여, 그때 그 부처님의 국토에 있는 중생들의 식
량은 가르침의 기쁨이라는 ‘법희식(法喜食)’과 선정의 기쁨이
라는 ‘선열식(禪悅食)’의 두 종류뿐일 것이다. 또 헤아릴 수
없는 백천 코티 니유타의 보살들이 있어 신통력과 명석한 지혜
로 중생들을 절묘하게 깨닫게 할 것이다. 또 이 부처님께는 큰
신통력과 위대한 위신력을 가지며 여덟 가지 해탈을 위해 선정
에 힘쓰는 많은 성문들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그 부처님의 국
토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공덕을 갖춘 곳일 것이다.
그리고 그 겁의 이름은 ‘보명(寶明)’이고, 그 세계의 이름은
‘선정(善淨)’일 것이다. 또 이 부처님의 수명은 헤아릴 수 없
는 겁일 것이다. 바른 깨달음을 얻은 법명여래가 완전한 열반
에 들어가신 뒤에도 바른 가르침은 아주 오래 계속될 것이며,
그 세계는 ‘보옥(寶玉)’으로 된 탑으로 가득할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그 부처님의 국토는 사유를 초월한 공덕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시고 나서, 다시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으셨다.

비구들이여,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으라.
절묘한 방편을 잘 터득한 나의 아들이
어떻게 깨달음을 이루기 위한 수행을 했는지에 대해.
나의 아들인 이 보살들은
중생들이 천한 것을 바라고 지향하며
큰 탈것을 아주 두려워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방편으로 성문이 되거나
독각의 깨달음을 나타내 보이는 등
갖가지 절묘한 방편으로 많은 보살들을 성숙시킨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들은 성문이므로
최고의 깨달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한다.
수코티의 중생이
그들을 따라 수행해서 대승에 이른다.
천한 것을 바라고 지향하던 아주 태만했던 그들도
마침내 모두 부처님이 된다.
또 그들은 남몰래 보살 수행을 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적은 성문이다’
라고 한다.
윤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이면서
자신이 있는 국토를 정화한다.
그들은 자신이 애착하고 증오하며
어리석은 것도 보이며
중생들이 잘못된 견해에 집착해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 견해에 따르기도 한다.
나의 제자인 성문들은 이와 같은 절묘한 방편으로
중생들을 해탈시킨다.
만일 그들이 행한 여러 가지 방편을 밝힌다면
무지한 사람들은 머리가 이상해질 것이다.
비구들이여, 나의 제자 부루나는
부처님의 지혜를 얻기 위하여
이제까지 수천 코티의 부처님들 밑에서
수행해 왔으며
그분들의 바른 가르침을 익혀왔다.
그는 어디에서나 최고의 성문이었다.
박식하며, 매력적인 언변가였으며
두려움 없이 자신있게 중생들을 기쁘게 하는
언제나 지칠 줄 모르는 이였다.
또 언제나 부처님께서 교화하시는 일을 도와왔다.
언제나 위대한 신통력과 사무애지를 갖추었고
중생들의 여러 가지 상황을 잘 알았으며
언제나 청정한 가르침을 설한다.
그는 최선의 바른 가르침을 설해서
수천 코티의 중생들을
최고의 탈것으로 이르게 했으며
자신이 있는 국토를 훌륭히 정화해 왔다.
그는 미래세에도 수천 코티의 부처님들을 공양하고
최선의 바른 가르침을 익혀
자신이 있는 국토를 정화할 것이다.
두려움이 없고 자신에 찬 그는
언제나 수천 코티의 절묘한 방편으로
가르침을 설하는데
많은 중생들을 더러움이 없는 일체지자의 지혜에
이르게 할 것이다.
그는 사람들의 지도자인 부처님들을 공양하고
언제나 최선의 바른 가르침을 수지한 뒤에
시방에 이름이 알려진
법명이라는 부처님이 될 것이다.
또 그가 부처님이 되었을 때
그 국토는 아주 청정할 것이며
칠보로 되어 있어 언제나 두드러질 것이다.
또 그 겁은 보명이라는 이름이며
그 세계의 이름은 선정일 것이다.
이 선정이라는 세계는 위대한 신통을 가진
수천 코티의 보살들로 가득할 것이다.
그들은 청정하고 위대한 신통인
위덕력을 갖춘 보살들이다.
마찬가지로 그때 그 지도자들에게는
수천 코티의 성문들도 있을 것이다.
그 성문들은 위대한 신통을 갖추고
여덟 가지 해탈을 위하여 선정에 힘쓰며
명석한 지혜를 터득한 이들일 것이다.
또 그 부처님의 국토에서는
모든 중생이 청정하고 순결한 생활을 하며
그들은 모두 자연히 발생한 화생으로
몸은 금색이고 32상을 갖출 것이다.
또 그 부처님의 국토에서는
‘가르침의 기쁨’과 ‘선정의 기쁨’이라는 식량 외에는
따로 식량이 필요 없을 것이다.
또 거기에는 부녀자도 없으며
나쁜 일도 없고
나쁜 일에 대한 두려움도 없을 것이다.
완전한 덕을 갖추고 있는
부루나의 뛰어난 국토는 이 같은 것으로
아주 훌륭한 중생들이 모여 있을 것이다.
이상은 극히 일부분을 말한 것이다.

그때 자재를 얻은 1천 2백 명의 아라한들에게 다음과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들은 놀라웁고 신기할 뿐이다. 만일 세존께서 다른 위
대한 성문들에게 수기해 주신 것처럼,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
에게도 수기해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세존께서는 위대한 성문들의 마음을 꿰뚫어보시고, 가섭 존
자를 향하여 말씀하셨다.ㅤ
“가섭이여, 1천 2백 명의 자재를 얻은 이들이 있는데, 그들
모두에게 수기를 주겠다. 가섭이여, 그중에서 대성문 교진여
비구는 620만 코티 니유타의 부처님들 뒤에 ‘보명(普明)’이라
는 이름의 존경받는 여래가 될 것이다. 즉 지혜와 덕행을 갖춘
선서시며, 천신과 인간의 스승이시며, 불타시며, 세존이신 분
이 될 것이다. 가섭이여, 그곳에는 보명이라는 같은 이름의 5
백 분의 여래들이 계실 것이다. 그리고 5백 명의 위대한 성문
들이 순서대로 계속해서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어 모두가 보
명이라는 이름의 여래가 될 것이다. 그 대성문이란 가야가섭,
나제가섭, 우루빈나가섭, 가라, 가유타이, 아니루다, 이바타,
겁빈나, 박구라, 주타, 사가타를 비롯한 5백 명의 자재자들
이다.”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셨다.

성이 교진여인 이 제자는 무한겁이 지난 미래에
세간의 보호자인 여래가 되어
수천 코티의 인간들을 교화할 것이다.
그는 무수히 많은 부처님들을 뵌 뒤
무한겁이 지난 뒤
미래에 보명이라는 승리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부처님의 국토는 청정할 것이다.
그는 빛을 발하며 부처님의 힘을 갖추어
시방에 울려퍼지는 명성을 지니고
수천 코티의 인간들로부터 숭앙받아
가장 뛰어난 최고의 깨달음에 대해 설할 것이다.
또 거기에 있는 보살들은 아주 근면하며
훌륭한 하늘의 탈것을 타고 소요, 고찰하면서
청정한 계를 지니고 언제나 선행에 힘쓴다.
그들은 인간 중 최고자의 가르침을 듣고
언제나 다른 부처님의 국토를 방문해서
수천의 부처님을 예배하고
그들에게 큰 공양을 올린다.
그때 그들은 한 순간에
자신들의 지도자인 보명이라는
사람 가운데 최고자의 국토에
돌아올 수가 있을 것이다.
그 선서의 수명은 꼭 6만 겁으로
이 부처님께서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신 뒤
그의 바른 가르침은 수명보다 두 배나 길게
이 세상에서 존속할 것이다.
바른 가르침과 유사한 가르침은
다시 그 세 배 정도 긴 기간 동안 계속될 것이다.
그의 바른 가르침이 소멸했을 때
인간도 천신도 괴로워하게 된다.
이 5백 명의 비구들은 계속해서
보명이라는 같은 이름의 지도자가 된 뒤
사람 중에서 최고의 승리자가 되어
후계자로서 나타날 것이다.
5백 명 불타들의 빛의 장엄은 서로 비슷하며
신통력도 국토도 성문이나 보살의 무리도
그리고 바른 가르침도 마찬가지로 비슷하며
바른 가르침이 계속되는 기간도 비슷할 것이다.
내가 조금 전에 사람 중의 최고자인
보명여래를 칭찬한 것과 같이
그때 세간에서는 5백 부처님 모두를 칭찬할 것이다.
내가 지금 세간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세간의 행복을 바라는 자비로운 사람들은
다른 이에게 ‘이분은 내 바로 뒤에
보명여래가 될 것이다’라고 수기할 것이다.
가섭이여, 그대는 5백 명의 자재를 얻은 이들과
다른 제자들에 대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없는 다른 성문들에게도
이 사실을 말해 주도록 하여라.

그 5백 명의 아라한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수기를 듣고 만족
해서 환희에 넘쳐,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가까이 갔다. 그리고
세존의 두 발에 이마를 대고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잘못을 참회하나이다. 저희들은 언제
나 ‘우리는 이미 완전한 열반을 얻었다’라는 생각에 깊이 젖어
있었사옵니다. 그것은 저희들이 무지하고 어리석고 도리를 몰
랐기 때문이옵니다. 여래의 지혜에서 최고의 깨달음을 얻어야
할 저희들이 다음과 같은 한정된 지식에 만족하고 있었던 것이
옵니다.
세존이시여, 예를 들면 어떤 남자가 친구 집에 가서 술에 취
해 정신을 잃거나 졸고 있을 때, 그 친구가 ‘이 보석이 도움이
된다면 좋겠는데’라고 하며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고가의 보
석을 그 친구의 옷 끝에 동여매었습니다. 그 뒤 그 친구는 자
리에서 일어나 여행을 계속하다가, 어떤 곳에서 어려움을 만났
사옵니다. 음식이나 의복을 구하는 것도 큰 어려움이어서, 고
생끝에 겨우 조금이라도 손에 넣게 되면 거기에 만족할 것이옵
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이 남자의 옛 친구로, 그의 옷 끝에
값을 매길 수도 없는 귀중한 보석을 동여매어 두었던 남자가
그를 다시 만나서 이렇게 말했사옵니다.
‘아아, 친구들여, 그대는 왜 음식과 의복을 구하려고 고생하
고 있는가? 나는 그대가 마음대로 편히 지낼 수 있을 정도로
귀중한 보석을 그대의 옷 끝에 동여매어 두었는데. 아아, 친구
여, 나는 그대에게 이 보석을 선물하였다. 그래서 보석을 옷
끝에 이렇게 동여매어 두었다. 그런데도 그대는 ‘자기 옷에 무
엇이 동여매여 있는지, 누가 동여매어 놓았는지, 무슨 이유로
무엇 때문에 동여매어 두었는지 하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보
지도 않았다니. 아아, 친구여, 그대가 고생하며 음식이나 의복
에 만족하고 있다니, 그대는 바보이다. 친구여, 큰 도시로 가
서 이 보석을 돈으로 바꾸어라, 그래서 그 돈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하라.’
세존이시여, 그와 마찬가지로 여래께서 일찍이 보살 수행을
하고 있을 때, 저희들에게도 일체지자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일
으켜주셨사옵니다. 그렇지만 저희들은 그 마음을 몰랐고 알아
차리지도 못했사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아라한의 지
위로 열반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옵니다. 저희들
은 이와 같은 한정된 지식에 만족해 버렸던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의 일체지자의 지혜를 바라는 서원이 언
제나 소멸하는 일 없이 존재하고 있었기에, 당신은 ‘비구들이
여, 그대들은 이것을 참된 열반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비
구들이여, 그대들의 마음속에는 일찍이 내가 성숙시켜 둔 선근
이 있다. 그대들이 지금 참된 열반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설법에서 열반에 대해 말한 것으로, 그 설법이야말로 나의 절
묘한 방편인 것이다’라고 지금 가르쳐주신 것이옵니다. 저희들
은 세존으로부터 그렇게 가르침을 받았으며, 또 나아가 위없는
바른 깨달음에 이를 것이라고 수기를 받는 것이옵니다.”
교진여를 비롯한 5백 명의 자재력을 지닌 아라한들은 그때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가장 뛰어난 최고의 깨달음을 이룰 것이라는
최고의 격려를 받고 기뻐서
저희들은 환희에 넘쳤습니다.
지도자 부처님이시여
무한을 꿰뚫어보시는 눈의 소유자시여
당신께 경례하옵나이다.
저희들은 당신 앞에서 잘못을 참회하옵나이다.
마치 어리석고 무학이며 무지인 저희들이
당신의 훌륭한 가르침 속에 있으면서도
단지 자신의 적멸인 열반에 만족해 버렸다는 잘못을.
예를 들면 어떤 남자가 친구의 집에 갔습니다.
그의 친구는 자산가로 유복해서
그에게 여러 종류의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배부를 정도로 음식을 대접한 뒤에
그 친구가 그에게 고가의 보석을 주었습니다.
하의 끝단에 있는 매듭에 동여매어
그에게 주었사옵니다.
그 뒤 그 남자는 그곳을 떠나
여행을 계속했사옵니다.
그는 어려움을 만나 불쌍하게도 결인이 되어
아주 지쳐서 먹을 것을 찾았사옵니다.
그는 호화로운 음식을 바라지 않았으며
형편없는 음식에 만족했사옵니다.
그 보석은 그의 옷에 동여매인 채이지만
그는 그것을 몰랐사옵니다.
그는 기억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옵니다.
그 보석을 그에게 주었던 옛 친구가
나중에 그를 만나서 몹시 나무란 뒤에
옷 끝에 있는 보석을 꺼내 보이옵니다.
그는 그것을 보고 최고의 행복을 느낄 것이며
또 그 보석 때문에 대자산가가 되어
튼튼한 창고를 소유하고
오욕의 즐거움을 충분히 누릴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마찬가지로 저희들은
이와 같은 과거세의 서원이
저희들에게 있었던 것을 모르고 있었사옵니다.
그 서원은 여러 가지 과거세의 일을 통해
여래께서 가르쳐주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 개개인은 지혜가 부족하며
가르침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에
단지 자신의 열반에 만족해서
그 이상으로는 구하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이옵니다.
세간의 벗이신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의 눈을 뜨게 해주셨사옵니다.
‘이와 같은 것은 결코 열반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시어
지도자시여, 숭고하고 광대하며
다양한 위없는 수기를 받고
커다란 기쁨과 감동을 느끼옵니다.

 

화성유품(化城喩品) 第七

1. 대통지승불의 멸도

佛告諸比丘, 乃往過去無量無邊不可思議 阿僧祇劫 爾時 有佛名大通智勝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閒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世尊. 其國名好成 劫名大相. 諸比丘, 彼佛滅度已來 甚大久遠. 譬如三千大千世界 所有地種 假使有人 磨以爲墨 過於東方千國土 乃下一點大如微塵 又過千國土 復下一點 如是展轉盡地種墨 於汝等意云何? 是諸國土 若算師 若算師弟子 能得邊際 知其數不? 不也, 世尊!

諸比丘, 是人所經國土 若點不點 盡末爲塵 一塵一劫 彼佛滅度已來 復過是數 無量無邊百千萬億阿僧祇劫. 我以如來知見力故 觀彼久遠 猶若今日.

 

2. 게송으로 거듭 설하다.

爾時 世尊欲重宣此義 而說偈言.

我念過去世 無量無邊劫 有佛兩足尊 名大通智勝

如人以力磨 三千大千土 盡此諸地種 皆悉以爲墨

過於千國土 乃下一塵點 如是展轉點 盡此諸塵墨

如是諸國土 點與不點等 復盡末爲塵 一塵爲一劫

此諸微塵數 其劫復過是 彼佛滅度來 如是無量劫

如來無礙智 知彼佛滅度 及聲聞菩薩 如見今滅度

諸比丘當知 佛智淨微妙 無漏無所礙 通達無量劫.

 

3. 대통지승불의 수명과 성불인연

佛告諸比丘, 大通智勝佛壽 五百四十萬億那由他劫. 其佛本坐道場 破魔軍已 垂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而諸佛法 不現在前 如是一小劫 乃至十小劫 結加趺坐 身心不動 而諸佛法 猶不在前.

爾時 忉利諸天先爲彼佛 於菩提樹下 敷師子座 高一由旬. 佛於此座 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適坐此座 時 諸梵天王 雨衆天華 面百由旬. 香風時來 吹去萎華 更雨新者 如是不絕滿十小劫 供養於佛 乃至滅度 常雨此華. 四王諸天 爲供養佛 常擊天鼓 其餘諸天作天伎樂 滿十小劫 至于滅度 亦復如是. 諸比丘, 大通智勝佛 過十小劫 諸佛之法 乃現在前 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其佛未出家時 有十六子. 其第一者 名曰智積. 諸子各有種種珍異玩好之具. 聞父得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皆捨所珍 往詣佛所 諸母涕泣 而隨送之. 其祖轉輪聖王 與一百大臣 及餘百千萬億人民 皆共圍繞 隨至道場. 咸欲親近大通智勝如來 供養恭敬 尊重讚歎.

 

到已頭面禮足 繞佛畢已 一心合掌 瞻仰世尊 以偈頌曰.

大威德世尊 爲度衆生故 於無量億劫 爾乃得成佛

諸願已具足 善哉吉無上 世尊甚希有 一坐十小劫

身體及手足 靜然安不動 其心常惔怕 未曾有散亂

究竟永寂滅 安住無漏法 今者見世尊 安隱成佛道

我等得善利 稱慶大歡喜 衆生常苦惱 盲瞑無導師

不識苦盡道 不知求解脫 長夜增惡趣 減損諸天衆

從冥入於冥 永不聞佛名 今佛得最上 安隱無漏道

我等及天人 爲得最大利 是故咸稽首 歸命無上尊.

 

爾時 十六王子 偈讚佛已 勸請世尊轉於法輪 咸作是言. 世尊說法 多所安隱 憐愍饒益諸天人民 重說偈言.

世雄無等倫 百福自莊嚴 得無上智慧 願爲世間說

度脫於我等 及諸衆生類 爲分別顯示 令得是智慧

若我等得佛 衆生亦復然 世尊知衆生 深心之所念

亦知所行道 又知智慧力 欲樂及修福 宿命所行業

世尊悉知已 當轉無上輪.

 

佛告諸比丘. 大通智勝佛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時 十方各五百萬億諸佛世界 六種震動 其國中間 幽冥之處 日月威光所不能照 而皆大明 其中衆生 各得相見 咸作是言. 此中云何 忽生衆生? 又其國界諸天宮殿 乃至梵宮 六種震動 大光普照遍滿世界 勝諸天光.

 

爾時 東方五百萬億 諸國土中 梵天宮殿 光明照曜倍於常明. 諸梵天王 各作是念, 今者宮殿 光明昔所未有 以何因緣 而現此相? 是時 諸梵天王 卽各相詣 共議此事. 時 彼衆中 有一大梵天王 名救一切. 爲諸梵衆 而說偈言.

我等諸宮殿 光明昔未有 此是何因緣 宜各共求之.

爲大德天生 爲佛出世閒 而此大光明 遍照於十方.

 

爾時 五百萬億國土 諸梵天王 與宮殿俱 各以衣裓盛諸天華 共詣西方 推尋是相. 見大通智勝如來 處于道場菩提樹下 坐師子座 諸天 龍王 乾闥婆 緊那羅 摩睺羅伽 人非人等 恭敬圍繞 及見十六王子請佛轉法輪. 卽時 諸梵天王頭面禮佛 繞百千帀 卽以天華 而散佛上. 其所散華 如須彌山 幷以供養佛菩提樹 其菩提樹 高十由旬. 華供養已 各以宮殿奉上彼佛 而作是言. 唯見哀愍 饒益我等 所獻宮殿 願垂納受.

 

時諸梵天王 卽於佛前 一心同聲 以偈頌曰.

世尊甚希有 難可得値遇 具無量功德 能救護一切

天人之大師 哀愍於世閒 十方諸衆生 普皆蒙饒益

我等所從來 五百萬億國 捨深禪定樂 爲供養佛故

我等先世福 宮殿甚嚴飾 今以奉世尊 唯願哀納受.

 

爾時 諸梵天王 偈讚佛已 各作是言. 唯願世尊 轉於法輪 度脫衆生 開涅槃道.

 

時 諸梵天王 一心同聲 而說偈言.

世雄兩足尊 唯願演說法

以大慈悲力 度苦惱衆生

 

爾時 大通智勝如來 默然許之.

 

又諸比丘, 東南方五百萬億國土 諸大梵王 各自見宮殿光明照曜 昔所未有 歡喜踊躍 生希有心 卽各相詣 共議此事. 時彼衆中 有一大梵天王 名曰大悲 爲諸梵衆 而說偈言.

是事何因緣 而現如此相 我等諸宮殿 光明昔未有

爲大德天生 爲佛出世閒 未曾見此相 當共一心求

過千萬億土 尋光共推之 多是佛出世 度脫苦衆生.

 

爾時 五百萬億諸梵天王 與宮殿俱 各以衣裓盛諸天華 共詣西北方推尋是相. 見大通智勝如來處于道場 菩提樹下 坐師子座 諸天 龍王 乾闥婆 緊那羅 摩睺羅伽 人非人等 恭敬圍繞 及見十六王子 請佛轉法輪. 時 諸梵天王 頭面禮佛 繞百千帀 卽以天華 而散佛上 所散之華 如須彌山 幷以供養佛菩提樹. 華供養已 各以宮殿 奉上彼佛 而作是言. 唯見哀愍 饒益我等 所獻宮殿 願垂納受.

 

爾時 諸梵天王 卽於佛前 一心同聲 以偈頌曰

聖主天中王 迦陵頻伽聲 哀愍衆生者 我等今敬禮

世尊甚希有 久遠乃一現 一百八十劫 空過無有佛

三惡道充滿 諸天衆減少 今佛出於世 爲衆生作眼

世閒所歸趣 救護於一切 爲衆生之父 哀愍饒益者

我等宿福慶 今得値世尊.

 

爾時 諸梵天王 偈讚佛已 各作是言. 唯願世尊 哀愍一切 轉於法輪 度脫衆生.

 

時 諸梵天王 一心同聲 而說偈言

大聖轉法輪 顯示諸法相 度苦惱衆生 令得大歡喜

衆生聞此法 得道若生天 諸惡道減少 忍善者增益.

 

爾時 大通智勝如來 默然許之.

 

又諸比丘, 南方五百萬億國土 諸大梵王 各自見宮殿光明照曜 昔所未有 歡喜踊躍 生希有心 卽各相詣 共議此事. 以何因緣 我等宮殿 有此光曜?

 

時 彼衆中 有一大梵天王 名曰妙法. 爲諸梵衆 而說偈言.

我等諸宮殿 光明甚威曜 此非無因緣 是相宜求之

過於百千劫 未曾見是相 爲大德天生 爲佛出世閒.

 

爾時 五百萬億諸梵天王 與宮殿俱 各以衣裓盛諸天華 共詣北方推尋是相. 見大通智勝如來處于道場菩提樹下 坐師子座 諸天 龍王 乾闥婆 緊那羅 摩睺羅伽 人非人等 恭敬圍繞 及見十六王子請佛轉法輪. 時 諸梵天王 頭面禮佛 繞百千帀 卽以天華 而散佛上 所散之華 如須彌山 幷以供養佛菩提樹. 華供養已 各以宮殿 奉上彼佛 而作是言. 唯見哀愍 饒益我等 所獻宮殿 願垂納受.

 

爾時 諸梵天王 卽於佛前 一心同聲 以偈頌曰

世尊甚難見 破諸煩惱者 過百三十劫 今乃得一見

諸飢渴衆生 以法雨充滿 昔所未曾見 無量智慧者

如優曇鉢花 今日乃値遇 我等諸宮殿 蒙光故嚴飾

世尊大慈悲 唯願垂納受.

 

爾時 諸梵天王 偈讚佛已 各作是言. 唯願世尊 轉於法輪 令一切世閒 諸天, , , 沙門, 婆羅門 皆獲安隱 而得度脫.

 

時 諸梵天王 一心同聲 以偈頌曰.

唯願天人尊 轉無上法輪 擊于大法鼓 而吹大法螺

普雨大法雨 度無量衆生 我等咸歸請 當演深遠音.

 

爾時 大通智勝如來 默然許之. 西南方乃至下方 亦復如是.

 

爾時 上方五百萬億國土 諸大梵王 皆悉自睹所止宮殿 光明威曜 昔所未有 歡喜踊躍 生希有心 卽各相詣共議此事. 以何因緣 我等宮殿 有斯光明?

 

時 彼衆中 有一大梵天王 名曰尸棄 爲諸梵衆 而說偈言.

今以何因緣 我等諸宮殿 威德光明曜 嚴飾未曾有

如是之妙相 昔所未聞見 爲大德天生 爲佛出世閒.

 

爾時 五百萬億諸梵天王 與宮殿俱 各以衣裓盛諸天華 共詣下方 推尋是相. 見大通智勝如來 處于道場菩提樹下 坐師子座 諸天 龍王 乾闥婆 緊那羅 摩睺羅伽 人非人等 恭敬圍繞 及見十六王子 請佛轉法輪. 時 諸梵天王 頭面禮佛 繞百千帀 卽以天華 而散佛上 所散之花 如須彌山 幷以供養 佛菩提樹. 花供養已 各以宮殿奉上彼佛 而作是言. 唯見哀愍 饒益我等 所獻宮殿 願垂納受.

 

時 諸梵天王 卽於佛前 一心同聲 以偈頌曰.

善哉見諸佛 救世之聖尊 能於三界獄 勉出諸衆生

普智天人尊 哀愍群萌類 能開甘露門 廣度於一切

於昔無量劫 空過無有佛 世尊未出時 十方常暗冥

三惡道增長 阿修羅亦盛 諸天衆轉減 死多墮惡道

不從佛聞法 常行不善事 色力及智慧 斯等皆減少

罪業因緣故 失樂及樂想 住於邪見法 不識善儀則

不蒙佛所化 常墮於惡道 佛爲世閒眼 久遠時乃出

哀愍諸衆生 故現於世閒 超出成正覺 我等甚欣慶

及餘一切衆 喜歎未曾有 我等諸宮殿 蒙光故嚴飾

今以奉世尊 唯垂哀納受 願以此功德 普及於一切

我等與衆生 皆共成佛道.

 

爾時 五百萬億諸梵天王 偈讚佛已 各白佛言. 唯願世尊 轉於法輪 多所安隱 多所度脫.

 

時 諸梵天王 而說偈言

世尊轉法輪 擊甘露法鼓 度苦惱衆生 開示涅槃道

唯願受我請 以大微妙音 哀愍而敷演 無量劫習法.

 

爾時 大通智勝如來 受十方諸梵天王 及十六王子請, 卽時三轉十二行法輪. 若沙門 婆羅門 若天 魔 梵及餘世閒 所不能轉. 謂是苦, 是苦集, 是苦滅, 是苦滅道 及廣說十二因緣法. 無明緣行 行緣識 識緣名色 名色緣六入 六入緣觸 觸緣受 受緣愛 愛緣取 取緣有 有緣生 生緣老死憂悲苦惱. 無明滅則行滅 行滅則識滅 識滅則名色滅 名色滅則六入滅 六入滅則觸滅 觸滅則受滅 受滅則愛滅 愛滅則取滅 取滅則有滅 有滅則生滅 生滅則老死憂悲苦惱滅.

佛於天人大衆之中 說是法時, 六百萬億那由他人 以不受一切法故 而於諸漏 心得解脫 皆得深妙禪定 三明 六通 具八解脫. 第二 第三 第四說法時 千萬億恒河沙那由他等衆生 亦以不受一切法故 而於諸漏 心得解脫. 從是已後 諸聲聞衆 無量無邊 不可稱數.

 

爾時 十六王子 皆以童子出家 而爲沙彌. 諸根通利 智慧明了 已曾供養百千萬億諸佛 淨修梵行 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 俱白佛言. 世尊, 是諸無量千萬億大德聲聞 皆已成就. 世尊 亦當爲我等 說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 我等聞已 皆共修學. 世尊, 我等志願如來知見 深心所念 佛自證知. 爾時 轉輪聖王所將衆中 八萬億人 見十六王子出家 亦求出家 王卽聽許.

 

爾時 彼佛受沙彌請 過二萬劫已 乃於四衆之中 說是大乘經 名妙法蓮華. 教菩薩法 佛所護念. 說是經已 十六沙彌 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故 皆共受持 諷誦通利. 說是經時 十六菩薩沙彌 皆悉信受 聲聞衆中 亦有信解. 其餘衆生 千萬億種 皆生疑惑. 佛說是經於八千劫 未曾休廢. 說此經已 卽入靜室 住於禪定八萬四千劫.

 

是時 十六菩薩沙彌 知佛入室 寂然禪定 各昇法座 亦於八萬四千劫 爲四部衆 廣說分別妙法華經. 一一皆度 六百萬億那由他恒河沙等衆生 示教利喜 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大通智勝佛 過八萬四千劫已 從三昧起 往詣法座 安詳而坐 普告大衆.

是十六菩薩沙彌 甚爲希有 諸根通利 智慧明了 已曾供養無量千萬億數諸佛 於諸佛所 常修梵行 受持佛智 開示衆生 令入其中. 汝等皆當 數數親近 而供養之. 所以者何? 若聲聞辟支佛及諸菩薩 能信是十六菩薩所說經法 受持不毀者 是人皆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如來之慧.

 

佛告諸比丘. 是十六菩薩 常樂說是妙法蓮華經. 一一菩薩所化 六百萬億那由他恒河沙等衆生 世世所生與菩薩俱 從其聞法 悉皆信解. 以此因緣 得値四百萬億諸佛世尊 于今不盡.

 

諸比丘, 我今語汝. 彼佛弟子十六沙彌 今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於十方國土 現在說法 有無量百千萬億菩薩 聲聞 以爲眷屬. 其二沙彌 東方作佛. 一名阿閦 在歡喜國. 二名須彌頂. 東南方二佛 一名師子音 二名師子相. 南方二佛 一名虛空住 二名常滅. 西南方二佛 一名帝相 二名梵相. 西方二佛 一名阿彌陁 二名度一切世閒苦惱. 西北方二佛 一名多摩羅跋栴檀香神通 二名須彌相. 北方二佛 一名雲自在 二名雲自在王. 東北方佛 名壞一切世閒怖畏. 第十六 我釋迦牟尼佛 於娑婆國土 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諸比丘, 我等爲沙彌時 各各教化 無量百千萬億恒河沙等衆生 從我聞法 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 此諸衆生于今 有住聲聞地者 我常教化阿耨多羅三藐三菩提. 是諸人等 應以是法 漸入佛道. 所以者何? 如來智慧 難信難解.

爾時 所化無量恒河沙等衆生者 汝等諸比丘 及我滅度後 未來世中 聲聞弟子是也. 我滅度後 復有弟子 不聞是經 不知不覺菩薩所行 自於所得功德 生滅度想 當入涅槃 我於餘國作佛 更有異名. 是人雖生滅度之想 入於涅槃 而於彼土 求佛智慧 得聞是經. 唯以佛乘 而得滅度 更無餘乘. 除諸如來 方便說法.

 

諸比丘, 若如來自知涅槃時到 衆又淸淨 信解堅固 了達空法 深入禪定 便集諸菩薩 及聲聞衆 爲說是經. 世閒無有二乘 而得滅度 唯一佛乘 得滅度耳. 比丘, 當知 如來方便 深入衆生之性 知其志樂小法 深著五欲 爲是等故 說於涅槃. 是人若聞 則便信受.

 

4. 변화의 성(化城)의 비유

譬如五百由旬 險難惡道 曠絕無人 怖畏之處 若有多衆 欲過此道 至珍寶處. 有一導師 聰慧明達 善知險道 通塞之相 將導衆人 欲過此難. 所將人衆中路懈退 白導師言. 我等疲極 而復怖畏 不能復進 前路猶遠 今欲退還.

導師多諸方便 而作是念. 此等可愍. 云何捨大珍寶 而欲退還? 作是念已 以方便力 於險道中 過三百由旬 化作一城 告衆人言. 汝等勿怖 莫得退還. 今此大城可於中止 隨意所作. 若入是城 快得安隱. 若能前至寶所 亦可得去. 是時 疲極之衆心大歡喜 歎未曾有. 我等今者 免斯惡道 快得安隱. 於是衆人前入化城 生已度想 生安隱想. 爾時 導師知此人衆 旣得止息 無復疲惓 卽滅化城 語衆人言. 汝等去來 寶處在近. 向者大城 我所化作 爲止息耳.

 

5. 비유에서 법을 밝히다.

諸比丘, 如來亦復如是. 今爲汝等 作大導師. 知諸生死煩惱惡道 險難長遠 應去應度, 若衆生但聞 一佛乘者 則不欲見佛 不欲親近, 便作是念 佛道長遠 久受懃苦 乃可得成.

佛知是心 怯弱下劣 以方便力 而於中道 爲止息故 說二涅槃. 若衆生住於二地 如來爾時 卽便爲說. 汝等所作未辦 汝所住地 近於佛慧 當觀察籌量. 所得涅槃 非眞實也 但是如來方便之力 於一佛乘 分別說三. 如彼導師 爲止息故 化作大城 旣知息已 而告之言, 寶處在近 此城非實 我化作耳.

 

6. 게송으로 거듭 설하다.

爾時 世尊欲重宣此義 而說偈言.

大通智勝佛 十劫坐道場 佛法不現前 不得成佛道

諸天神龍王 阿修羅衆等 常雨於天華 以供養彼佛

諸天擊天鼓 幷作衆伎樂 香風吹萎華 更雨新好者

過十小劫已 乃得成佛道 諸天及世人 心皆懷踊躍

彼佛十六子 皆與其眷屬 千萬億圍繞 俱行至佛所

頭面禮佛足 而請轉法輪 聖師子法雨 充我及一切

世尊甚難値 久遠時一現 爲覺悟群生 震動於一切.

 

東方諸世界 五百萬億國 梵宮殿光曜 昔所未曾有

諸梵見此相 尋來至佛所 散花以供養 幷奉上宮殿

請佛轉法輪 以偈而讚歎 佛知時未至 受請默然坐

三方及四維 上下亦復爾 散花奉宮殿 請佛轉法輪

世尊甚難値 願以大慈悲 廣開甘露門 轉無上法輪.

 

無量慧世尊 受彼衆人請 爲宣種種法 四諦十二緣

無明至老死 皆從生緣有 如是衆過患 汝等應當知

宣暢是法時 六百萬億姟 得盡諸苦際 皆成阿羅漢

第二說法時 千萬恒沙衆 於諸法不受 亦得阿羅漢

從是後得道 其數無有量 萬億劫算數 不能得其邊.

 

時十六王子 出家作沙彌 皆共請彼佛 演說大乘法

我等及營從 皆當成佛道 願得如世尊 慧眼第一淨

佛知童子心 宿世之所行 以無量因緣 種種諸譬喩

說六波羅蜜 及諸神通事 分別眞實法 菩薩所行道

說是法花經 如恒河沙偈 彼佛說經已 靜室入禪定

一心一處坐 八萬四千劫.

 

是諸沙彌等 知佛禪未出 爲無量億衆 說佛無上慧

各各坐法座 說是大乘經 於佛宴寂後 宣揚助法化

一一沙彌等 所度諸衆生 有六百萬億 恒河沙等衆

彼佛滅度後 是諸聞法者 在在諸佛土 常與師俱生.

 

是十六沙彌 具足行佛道 今現在十方 各得成正覺

爾時聞法者 各在諸佛所 其有住聲聞 漸教以佛道

我在十六數 曾亦爲汝說 是故以方便 引汝趣佛慧

以是本因緣 今說法華經 令汝入佛道 愼勿懷驚懼

 

譬如險惡道 迥絕多毒獸 又復無水草 人所怖畏處

無數千萬衆 欲過此險道 其路甚曠遠 經五百由旬

 

時有一導師 强識有智慧 明了心決定 在險濟衆難

衆人皆疲惓 而白導師言 我等今頓乏 於此欲退還

導師作是念 此輩甚可愍 如何欲退還 而失大珍寶

尋時思方便 當設神通力 化作大城郭 莊嚴諸舍宅

周帀有園林 渠流及浴池 重門高樓閣 男女皆充滿

卽作是化已 慰衆言勿懼 汝等入此城 各可隨所樂

諸人旣入城 心皆大歡喜 皆生安隱想 自謂已得度

導師知息已 集衆而告言 汝等當前進 此是化城耳

我見汝疲極 中路欲退還 故以方便力 㩲化[權化]作此城

汝等勤精進 當共至寶所.

CBETA權化로 되어 있다.

 

我亦復如是 爲一切導師 見諸求道者 中路而懈廢

不能度生死 煩惱諸險道 故以方便力 爲息說涅槃

言汝等苦滅 所作皆已辦 旣知到涅槃 皆得阿羅漢

爾乃集大衆 爲說眞實法 諸佛方便力 分別說三乘

唯有一佛乘 息處故說二 今爲汝說實 汝所得非滅

爲佛一切智 當發大精進 汝證一切智 十力等佛法

具三十二相 乃是眞實滅 諸佛之導師 爲息說涅槃

旣知是息已 引入於佛慧.

제7장 신통력으로 만든 성(化城喩品)

“비구들이여, 먼 옛적 이루 다 셀 수 없이 광대하고 무량하
며, 생각할 수도 없고, 추량도 측량도 초월한 과거세에, 아니
그보다 훨씬 먼 이전에 ‘대통지승(大通智勝)’이라는 존경받는
여래께서 세간에 출현하셨다. 그 세계는 ‘호성(好成)’이라는
세계이고, 그 겁은 ‘대상(大相)’이라는 겁인데, 그 여래께서는
지혜와 덕행을 갖춘 선서시며, 세간을 잘 아시는 위없는 분이
시며, 사람들을 잘 다스리는 분이시며, 천신과 인간의 스승이
시며, 불타시며, 세존인 분이셨다. 비구들이여, 그 여래께서는
얼마나 먼 과거에 출현하신 것인가?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흙을 모두 가루로 내어, 그 속에서 한 원자의 티끌을 집어서
동쪽으로 일천세계 떨어진 곳에 둔다고 하자. 그리고 두 번째
원자의 티끌을 집어서 거기로부터 다시 일천세계 떨어진 곳에
둔다고 하자. 이런 식으로 동쪽에 흙의 티끌을 전부 둔다고 하
자.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동쪽에
있는 그러한 여러 세계의 끝이나 한계를 계산할 수 있겠는가?”
비구들이 대답했다.
“불가능하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옵니다,
선서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나 비구들이여, 그 원자의 티끌들이 놓이거나 놓이지
않은 동쪽의 여러 세계의 수는, 수학자가 계산한다면 알 수 있
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지승여래께서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신
뒤에 경과한 겁, 그러니까 수백 코티니유타 겁은 결코 계산해
낼 수가 없다. 그만큼 길고 그만큼 생각이 미치지 않으며 그만
큼 수량을 초월한 시간이다. 그러나 비구들이여, 나는 여래의
지견으로 그 여래께서 그만큼 먼 과거에 완전한 열반에 드신것
을, 마치 오늘이나 어제 열반하신 것처럼 생생하게 떠올릴수가
있다.”
그때 세존께서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셨다.

나는 수코티나 되는 옛적에 나타나신
인간의 최고자이신 대통지승이라는
위대한 현자의 일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있다.
그분은 그 당시 위없는 승리자셨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삼천세계의 흙을
원자 크기의 티끌로 하여
한 알의 원자를 집어
일천 국토 떨어진 곳에 둔다고 하자.
이런 식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원자도
놓아둔다고 하자.
그가 티끌상태인 흙가루를 전부 놓아두어
분말이 다 없어졌다고 하자.
그 세계에 있는 흙분말의 티끌 양은 알 수 없지만
남김없이 티끌로 해서
백 겁 지날 때마다 표적으로 한다고 하자.
그 선서께서 완전한 열반에 드신 뒤의 겁은
이처럼 헤아릴 수 없는 수코티로
모든 원자를 표적으로 해도 부족할 정도로
많은 겁이 지났다.
이렇게 먼 과거에 열반에 드신
부처님과 성문들과 보살들에 관한 모든 것을
나는 오늘이나 어제 일처럼 떠올리고 있다.
여래들의 지혜는 이와 같다.
비구들이여, 여래의 지혜는 이처럼 무한하다.
나는 더러움 없는 정확한 기억으로
백 겁이 지난 옛날 일을 깨달았다.

“비구들이여, 바른 깨달음을 얻은 존경받는 대통지승여래의
수명은 5백 4십만 코티 니유타 겁이었다.
일찍이 아직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지 못했던 때의 대통지
승여래께서는 최고로 훌륭한 깨달음의 자리에 오르셔서 악마의
군세를 모두 물리쳐 이기셨다. 그리고 ‘나는 위없는 바른 깨달
음을 얻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셨다. 그러나 그때에는 완전한
깨달음을 얻지 못하셨다.그분은 보리수 밑의 깨달음의 자리에
앉은 채 1중겁을 보내셨다. 두 번째 중겁도 그렇게 보내셨지만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을 수 없었다. 셋째, 넷째, 다섯째,
여섯째, 일곱째, 여덟째, 아홉째, 열째 중겁도 보리수 밑의 깨
달음의 자리에 앉아서 처음의 결가부좌 자세 그대로 도중에 일
어서는 일도 없이 계속 앉아 계셨다. 마음도 몸도 움직이지 않
고 계셨으나 그때에는 완전한 깨달음을 얻지 못하셨다.
그런데 비구들이여, 33천(三十三千)의 신들이 위없는 깨달음
을 얻으시도록 높이가 백천 요자나나 되는 거대한 사자좌를 마
련하였다. 대통지승여래께서 그자리에 앉으시자. 범천에 속하
는 천자들이 깨달음의 자리 주위에 모여 천상의 있는 꽃비를
내리고 공중에 바람을 일으켜 지상의 시든 꽃을 치웠다. 이처
럼 깨달음의 자리에 계신 대통지승여래께 끊임없이 꽃비를 뿌
렸는데, 꼭 10중겁 동안이었다. 여래께서 열반에 드실 때도 마
찬가지로 꽃비를 뿌려 여래를 덮었다. 한편 사대천왕에 속하는
천자들은, 훌륭한 깨달음의 자리에 오르신 여래께 경의를 표하
기 위하여 천상에 있는 신들의 큰북을 꼭 10중겁 동안 끊임없
이 울렸고, 다시 여래께서 완전한 열반에 드실 때까지 그 천상
의 악기를 쉴 새 없이 울렸다.ㅤ
비구들이여, 그 뒤 10중겁이 지나서 존경받는 세존이신 대통
지승여래께서는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으실 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 여래께서 깨달음을 얻자마자 16명의 왕자들이 그
것을 알고는 – 실은 아직 태자였을 때 이 여래께는 16명의 친
아들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장남은 ‘지적(智積)’이라는 이름
이었다.
비구들이여, 16명의 왕자들은 각자 재미있고 아름다우며 보
기 좋은 장난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존경받는 여래이신 대통지
승여래께서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으셨다는 것을 알고는 –
재미있는 장난감을 내버려둔 채 흐느끼는 모친과 유모, 대왕과
전륜성왕과 신하들 그리고 수백 수천 코티 니유타나 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대통지승여래가 계신 곳으로 갔다. 그들은 대통
지승여래를 공경, 공양하며 찬양하고 존승하기 위해 여래께로
다가가 여래의 두발에 머리를 대고 경례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며 합장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여래를 칭송
했다.”

당신께서는 위대한 의사시며 위없는 분이시며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무량한 겁 끝에
깨달음에 이르셨사옵니다.
당신의 훌륭한 서원은 이제 이루어졌사옵니다.
10중겁 동안 당신께서는 같은 자리에 앉으신 채
힘든 수행을 하셨사옵니다.
그 동안 당신께서는 한 번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시고
수족은 물론 다른 부분도 움직이지 않으셨사옵니다.
당신의 마음은 적정이고 아주 안정되어 있으며
언제나 부동의 상태여서 동요되는 일이 없사옵니다.
당신께서는 언제 어떤 경우에도
마음이 산란되는 일이 없으시며
더러움을 벗어나 완전히 적정한 경지에 계시옵니다.
당신께서는 다행히 안일함에 빠지지 않으시고
무사히 최고의 깨달음을 얻으셨사옵니다.
그 때문에 저희들에게도 이로움이 있게 되니
저희들은 행복하옵니다.
인왕(人王)의 사자(獅子)시여.
눈이 없는 이들이 불행한 것처럼
지도자의 눈이 없어서
인간은 모든 괴로움을 겪는 것이옵니다.
그들은 괴로움을 벗어나는 방법을 모르며
해탈을 얻기 위해 정진노력하지 않았사옵니다.
오랫동안 나쁜 일만 늘었고
천신의 무리는 줄었사옵니다.
승리자의 말씀은 전혀 들리지 않고
이 세상은 모두 어둠이 되고 암흑이 되었사옵니다.
세간을 잘 아시는 분이시여
오늘 이곳에서 당신께서는
더러움이 없는 최고의경지에 이르셨사옵니다.
저희들도 세간도 은혜롭사옵니다.
보호자이시여, 저희들은 당신을 귀의처로 하옵나이다.

“그런데 비구들이여, 어린아이에 불과했던 16명의 왕자들은
존경받는 대통지승여래를 이와 같이 아주 적절한 게송으로 칭
송한 뒤에, ‘여래시여, 제발 가르침을 설하여 주시옵소서. 선
서시여, 가르침을 설하여 주시옵소서. 많은 이들의 행복과 안
락을 위하여 세간을 불쌍히 여기시어, 천신과 인간 등 대중의
이익과 행복과 안락을위하여’라고 하며, 세존께 가르침의 바
퀴를 굴리시도록(轉法輪) 간청하였다. 그때 그들은 이와 같이
게송을 읊었다.”

백 가지 복덕의 상서로운 상을 갖추신 분이시여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서.
인도자이시여, 비길 데 없는 분이시여
위대한 성선이시여
당신께서 얻으신 극히 뛰어난 탁월한 지혜를
천신들을 포함한 세상사람들에게 설해 주시옵소서.
그리고 저희들과 중생들을 구제해 주시옵소서.
저희들과 중생들이 최고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여래의 지혜를 설해 주시옵소서.
당신께서는 인간의 모든 수행과 지혜를 알고 계시며
소원과 과거에 쌓은 복덕과 믿음도 알고 계시옵니다.
그러하오니 위없고 뛰어난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또 비구들이여, 존경받는 대통지승여래께서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으셨을 때, 시방의 각 방향에 있는 5백만 코티 니
유타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거대한 광명으로 빛났다.
그 세계들 사이에는 ‘중간세계’가 있는데, 비참하며 괴로움에
싸인 깊은 암흑의 세계여서 위대한 초자연의 힘과 위력을 지닌
태양과 달도, 자신의 빛과 광채와 찬란함으로도 두루 비칠 수
가 없었다. 그런 중간세계에 거대한 광명이 출현하였다. 그래
서 그 세계에 있던 중생들은 ‘아아, 다른 중생들도 있다. 아
아, 다른 중생들도 여기에 있다’라고 하며 서로를 바라보며 확
인하였다.
모든 세계에서 신들의 궁전이나 하늘의 탈것이, 범천의 세계
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거대한 광명으로 빛
나 신들의 위력을 압도하였다. 비구들이여, 이처럼 그 여래께
서 깨달으셨을 때 모든 세계에서는 대지의 큰 진동과 광대한
광명이 세간에 출현하였다.
그런데 동쪽으로 5백만 코티 니유타의 세계에 있는 범천의
탈것은, 한층 더 강하게 번쩍이며 찬란한 광휘와 광명을 내뿜
었다. 비구들이여, 그때 범천들은 그것을 보고 ‘도대체 이것이
무슨 전조인가’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구들이여, 그들은 모
두 서로의 궁전을 찾아가 이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구들이여, 그때 ‘모든 중생의 구제자’라는 이름의 범천이
있었는데, 그는 범천들에게 다음의 게송을 읊었다.

마치 환희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들의 훌륭한 하늘의 탈것은
오늘 한층 더 강하게 번쩍이며
찬란한 광휘와 광명으로 우리 마음을 즐겁게 한다.
도대체 어떤 까닭에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자. 그 이유를 알아보자.
어쩌면 오늘 어떤 천자가 태어나서
그 천자의 위신력 때문에
이같이 일찍이 없었던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으면 왕 중의 왕이신 부처님께서
오늘 어떤 세계에 출현하셔서
그때의 상서로운 상 때문에
시방세계가 광휘로 빛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구들이여, 그때 5백만 코티 니유타의 세계에 있는 대범천
들은 모두 각자의 성스러운 탈것에 천상의 꽃을 수미산만큼
싣고 사방을 돌다 서방으로 향해 갔다.
비구들이여, 대범천들은 대통지승여래께서 보리수 밑의 사자
좌에 앉으시어 천신,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다, 긴나
라, 마후라가, 인간 그리고 인간 이외의 것들에 둘러싸여 있으
며, 또 16명의 왕자가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줄 것을 간청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광경을 본 그들은 세존이 계신 곳으로
다가가 세존의 두 발에 머리를 대고 경례하고, 세존의 둘레를
오른쪽으로 수백 수천 번이나 돈 뒤, 수미산만큼의 꽃을 세존
의 위와 보리수에 뿌렸다. 꽃을 다 뿌리자 그들은 이렇게 말하
였다.
‘세존이시여, 부디 저희들을 자비로이 여기시어 이 범천의
탈것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선서시여, 저희들을 자비로이 여기
시어 이 탈것을 사용해 주시옵소서.’
그러면서 자신들의 탈것을 세존께 바쳤다.
비구들이여, 그 대범천들은 각자의 탈것을 세존께 바친 뒤,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세존을 칭송했다.”

드물게 나타나시며 헤아릴 수 없는
행복과 자비로움을 베풀어주시는 승리자께서
세간에 출현하셨다.
당신께서는 저희들의 보호자로 교사로
스승으로 태어나셨사옵니다.
오늘 시방에 있는 것들은 은혜를 입었사옵니다.
저희들은 이곳에서 동쪽으로
꼭 5만 코티의 세계로부터ㅤ
승리자께 경배하기 위하여
모든 즐거움을 버리고 왔사옵니다.
하늘의 탈것들은 저희들이 과거세에 행한
선행의 결과로 장식되어 있사옵니다.
이것들을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거두어주시옵소서.
세간을 잘 아시는 분이시여
마음껏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비구들이여, 대범천들은 이와 같이 적절한 게송으로 대통
지승여래를 직접 칭송한 뒤, 세존께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부디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선서시
여, 세간에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열
반을 설해 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중생들을 구제해 주시옵소
서. 세존이시여, 세간에 은혜를 베풀어주시옵소서. 법의 왕의
신 세존이시여, 천신들과 마왕과 범천을 포함한 이 세간을 위
하여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서. 그 가르침이야말로 많은 사람
들의 행복과 안락을 위한 세간의 자비가 될 것이오며, 천신이
나 인간 등 대중에게 이익과 행복과 안락을 가져다주는 것이
될 것입니다.’
비구들이여, 그때 5백만 코티 니유타의 범천들은 각자 소리
를 맞추어 제창하는 것처럼,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세존께 말
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부디 가르침을 설해주시옵소서.
인간의 최고자시여,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서.
그리고 자애의 힘을 보여주시옵소서.
괴로워하는 중생들을 구제해 주시옵소서.
우담바라꽃처럼 세간의 광명이신
부처님을 뵙기는 어려운 일인데
위대한 용자이여, 당신께서는 출현하셨사옵니다.
저희들은 여래이신 당신께 간청하옵나이다.
가르침을 설해 주시기를.

“비구들이여, 그때 세존께서는 대범천들에게 침묵으로 승낙
하셨다.
또 비구들이여, 같은 때에 동남쪽으로 5백만 코티 니유타의
세계에 있는 범천들의 탈것이 한층 더 강하게 번쩍이며 찬란한
광휘와 광명을 내뿜고 있었다. 비구들이여, 그때 범천들은 ‘도
대체 이것이 무슨 징조인가’ 하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비구들
이여, 그들은 모두 서로의 궁전을 찾아가 거기에 대해 이야기
했다.
비구들이여, 그때 ‘대비(大悲)’라는 이름의 범천이 다른 범
천들에게 다음의 게송을 읊었다.

벗이여, 모든 하늘의 탈것이
오늘 한층 더 강하게 번쩍이며
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징조이겠는가?
복덕을 갖춘 천자가 오늘 세상에 오셨으므로
그 위신력 때문에 모든 하늘의 탈것이
빛나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최고자이신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셨으므로
그 위신력 때문에 하늘의 탈것이
오늘 이처럼 빛나는 것인가?
모두 함께 가보자.
이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
이런 상서로운 상은 여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자, 우리들은 사방으로 가서
수코티의 국토를 편력해 보자.
오늘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신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비구들이여, 그때 5백만 코티 니유타의 범천들은 모두 각자
의 성스러운 탈것에 천상의 꽃을 수미산만큼 싣고, 사방을 이
리저리 돌다 서북쪽으로 향해 갔다. 그리고 비구들이여, 그 대
범천들은 대통지승여래께서 서북쪽에서 보리수 밑의 사자좌에
앉으셔, 천신,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다, 마후라가,
인간 그리고 인간 이외의 것들에 둘러싸여 숭앙받으며, 또 그
의 아들들인 16명의 왕자가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실 것을 간
청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광경을 본 그들은 대통지승여래
가 계신 곳으로 다가가 세존의 두 발에 머리를 대고 경례하고
세존의 둘레를 오른쪽으로 수백 수천 번이나 돈 뒤, 수미산만
큼의 꽃을 세존의 위와 보리수에 뿌렸다. 꽃을 다 뿌리자 그들
은 이렇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부디 저희들을 자비로이 여기시어 이 범천들의
탈것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선서시여, 저희들을 자비로이 여기
시어 이 탈것을 사용해 주시옵소서.’
그리고는 자신들의 탈것을 세존께 바쳤다.
비구들이여, 대범천들은 각자의 탈 것을 세존께 바친 뒤, 다
음과 같은 게송으로 세존을 칭송했다.”

비할 데 없는 위대한 성선이시여
신들 중에서 최고의 신이시여
칼라빈카 새처럼 상쾌한 음성을 지니신 분이시여
당신께 경례하옵나이다.
천신들을 포함한 세간의 지도자시여
저희들은 당신께 경배하옵나이다.
보호자시여
드물게 밖에는 나타나시지 않는 당신께서는
극히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
드디어 세간에 출현하셨사옵니다.
꼭 1백 80겁 동안 이 인간계에는
부처님이 계시지 않으셨사옵니다.
꼭 1백 80겁 동안 인간의 최고자께서
계시지 않으셨기 때문에
삼악도는 가득 차고
신들의 무리는 줄었사옵니다.
그러나 이제 저희들의 눈이시며
의지처이시며 집이시며 구제자시며
아버지시며 친족이신 분
행복을 바라는 자애 깊은 법왕께서
저희들의 복덕을위해 이 세상에 출현하셨사옵니다.

“비구들이여, 대범천들은 이와 같이 적절한 게송으로 대통
지승여래를 직접 칭송한 뒤, 세존께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디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선서시
여, 세간에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열
반을 설해 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중생들을 구제해 주시옵소
서. 세존이시여, 이 세상에 은혜를 베풀어주시옵소서. 세존이
시여, 신과 마왕, 범천을 포함한 이 세간을 위하여, 또 사문과
바라문을 비롯해 천신, 인간, 아수라를 포함한 생명 있는 것들
을 위해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서. 그 가르침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안락을 위한 세간의 자비가 될 것이며, 신들
이나 인간 등 대중에게 이익과 행복, 안락을 가져다주는 일이
될 것이옵니다.
비구들이여, 그때 5백만 코티 니유타의 범천들은 각자 소리
를 맞추어 제창하는 것처럼, 다음의 적절한 두 게송으로 세존
께 말씀드렸다.”

위대한 현자시여
뛰어난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시방에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서.
고뇌하는 중생들을 주제해 주시옵소서.
육신 있는 것들에게
기쁨과 환희가 생기도록 해 주시옵소서.
그 가르침을 들으면 사람들은 깨달음을 얻을 것이며
천상계에 오르기도 할 것이옵니다.
모두가 아수라의 몸을 버리고 적정하며
유화롭고 안락하게 될 것이옵니다.

“비구들이여, 그때 세존께서는 대범천들에게 침묵으로 승낙
하셨다. 또 비구들이여, 같은 때에 남쪽으로 5백만 코티 니유
타의 세계에 있는 범천들의 탈것이 한층 더 강하게 번쩍이며
찬란한 빛과 광명을 내뿜고 있었다. 비구들이여, 그때 범천들
은 그것을 보고 ‘이것이 도대체 무슨 징조인가’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구들이여, 그들은 모두 서로의 궁전을 찾아가 이 일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구들이여, 그때 묘법(妙法)’이라는 이름의 대범천이 다른
범천들에게 두 게송을 읊었다.

벗이여, 오늘 여기 있는 하늘의 탈것이
모두 강하게 빛을 내뿜고 있다.
여기에는 분명히 이유나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이 세간의 어떤 상서로운 상을 보이고 있다.
자, 그 이유를 찾으러 가자.
지난 1백 겁 동안
이같이 상서로운 상이 나타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마 이 세상에 천자가 태어나셨든가
아니면 부처님께서 출현 하셨을 것이다.ㅤ

“비구들이여, 그때 5백만 코티 니유타의 세계에 있는 대범천
들은 모두 각자의 성스러운 탈것에 천상의 꽃더미를 수미산만
큼 싣고, 사방을 돌다 북쪽을 향해 갔다. 그리고 비구들이여,
그 대범천들은 대통지승여래가 북쪽에서 보리수 밑의 사자좌에
앉으시어, 신,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다, 긴나라, 마
후라가, 인간 그리고 인간 이외의 생명 있는 것들에 둘러싸여
숭앙받으며, 또 그의 아들들인 16명의 왕자가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줄 것을 간청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광경을 본 그들은
세존이 계신 곳으로 다가가 세존의두 발에 머리를 대고 경례
하고, 세존의 둘레를 오른쪽으로 수백 수천 번 돈 뒤, 수미산
만큼의 꽃더미를 세존의 위와 보리수에 뿌렸다. 꽃을 다 뿌리
자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부디 저희들을 자비로이 여기시어 이 범천의
탈것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선서시여, 저희들을 자비로이 여기
시어 이 탈것을 사용해 주시옵소서.’
그러면서 자신들의 탈것을 세존께 바쳤다.
비구들이여, 그 대범천들은 각자의 탈것을 세존께 바친 뒤,
다음과 같이 적절한 게송으로 직접 세존을 칭송했다.”

세존을 뵙기는 아주 어렵나이다.
생존에 대한 애착을 끊으신 분이시여
당신의 출현을 기뻐하옵나이다.
참으로 오랜 세월 뒤인 오늘
당신께서는 세간에 출현하셨사옵니다.
저희들은 수백 겁 동안 당신을 뵙지 못했사옵니다.
세간의 보호자이신 부처님이시여
생명 있는 것들의 갈망을 풀어주시옵소서.
여태껏 뵙지 못했던 당신을
저희들은 드디어 뵙는 것이옵니다.
우담바라꽃이얻기 힘든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마침내
당신을 뵐 수 있게 되었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의 탈것은
오늘 당신의 위신력 때문에
광휘를 내뿜었사옵니다.
널리 두루 보는 눈을 지니신 분이시여
이 하늘의 탈것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저희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데 써주시옵소서.

“비구들이여, 그 대범천들은 이와 같이 적절한 게송으로 대
통지승여래를 직접 칭송한 뒤, 세존께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디 세간에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열반을 설해 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중생들을
구제해 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세간에 은혜를 베풀어주시옵
소서. 세존이시여, 신, 마왕, 범천을 포함한 이 세간을 위해,
또 사문과 바라문을 비롯해 천신, 인간, 아수라를 포함한 생명
있는 것들을 위하여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서. 그 가르침이야
말로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안락을 위한 세간의 자비가 될 것
이오며, 신들이나 인간 등 대중에게 이익과 행복과 안락을 가
져다주게 될 것이옵니다.’
비구들이여, 그때 그 5백만 코티 니유타의 범천들은 각자 소
리를 맞추어 제창하는 것처럼, 다음과 같이 적절한 두 게송으
로 세존께 말씀드렸다.”

존귀하신 지도자 부처님이시여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서.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가르침의 북을 울려주시옵소서.
또 법라(法螺)를 울려주시옵소서.
세간에 바른 가르침의 비를 내려주시옵소서.
미묘하게 울리는 훌륭한 설법을 해주시옵소서.
간청을 들으시어 가르침을 설하여 주시옵소서.
수코티 니유타의 중생들을 해탈하게 해주시옵소서.

“비구들이여, 그때 세존께서는 범천들에게 침묵으로 승낙하
셨다.
이는 남서쪽에서도 서쪽에서도 서북쪽에서도 북쪽에서도 북
동쪽에서도 아래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비구들이여, 그때 위쪽으로 5백만 코티 니유타의 세계에 있
는 범천들의 탈것이 한층 더 강하게 번쩍이며 찬란한 광휘와
광명을 내뿜었다. 비구들이여, 그때 범천들은 그것을 보고 ‘이
것이 도대체 무슨 징조인가’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모
두 서로의 궁전을 찾아가 이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구들이여, 그때 시기(尸棄)라는 이름의 대범천이 다른 범
천들에게 게송을 읊었다.”

벗이여, 무슨 까닭에 우리의 탈것이
밝게 빛나고 있는가.
무슨 까닭에 탈것이 광명과 광채와 광휘를
한층 더 강하게 뿜고 있는가.
탈것이 광명으로 가득해서 강하게 빛나는 일은
일찍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여기에는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 맑은 업을 닦으신 천자가
이 세상에 태어나셨든가
아니면 부처님께서 출현하셨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그때 5백만 코티 니유타의 세계에 있는 대범천
들은 모두 각자의 성스러운 탈것에 천상의 꽃더미를 수미산만
큼 싣고, 사방을 돌다 아래쪽으로 향해 갔다. 그리고 비구들이
여, 그 대범천들은 대통지승여래께서 아래쪽에서 보리수 밑의
사자좌에 앉으시어, 천신,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다,
긴나라, 마후라, 인간 그리고 인간 이외의 생명 있는 것들에
둘러싸여 숭앙받으며, 또 그의 아들들인 16명의 왕자가 가르침
의 바퀴를 굴려줄 것을 간청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광경을
본 그들은 세존이 계신 곳으로 다가가 세존의 두 발에 머리를
대고 경례하고 , 세존의 둘레를 오른쪽으로 수백 수천 번 돈
뒤, 수미산만큼의 꽃더미를 세존의위와 보리수에 뿌렸다. 꽃
을 다 뿌리자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부디 저희들을 자비로이 여기시어 이 범천의
탈것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선서시여, 저희들을 자비로이 여기
시어 이 탈것을 사용해 주시옵소서.’ 그리고는 자신들의 탈것
을 세존께 바쳤다.
비구들이여, 그 대범천들은 각자의 탈것을 세존께 바친 뒤,
다음과 같이 적절한 게송으로 세존을 칭송했다.”

세간의 보호자시며 여실한 분이신
부처님을 뵙는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삼계에 속박되어 있는
중생들을 해탈하게 하시는 분이시옵니다.
두루 비춰보는 눈을 지닌 세간의 왕이신
부처님들께서는 시방을 남김없이 보시며
영생의 감로문을 열어 많은 사람을 제도하시옵니다.
부처님께서 안 계신
생각할 수도 없는 많은 겁이 흘렀사옵니다.
승리자의 왕이신 부처님들을 뵐 수 없어서
시방세계는 암흑이었사옵니다.
무서운 지옥과 축생과 아수라가 늘었으며
수천 코티나 되는 사람들이
아귀의 세계에 떨어졌사옵니다.
한편 신들의 무리도 줄었사옵니다
그들은 죽어서 악도로 가옵니다.
부처님들의 가르침을 듣지 못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악도뿐이옵니다.
모든 생명 있는 것이
청정한 수행과 이해하는 지혜와 안락
그리고 안락이라는의식을 잃었사옵니다.
그들은 예의 범절을 모르고
바르지 못한 가르침에 의지하며
세간의 보호자이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을 수 없어
악도에 떨어지는 것이옵니다.
그러나 세간의 광명이시여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마침내 당신께서는 나타나셨사옵니다.
모든 중생을 위하여 자비로운 분으로
출현하신 것이옵니다.
당신께서는 무사히
위없는 부처님의 지혜를 얻으셨사옵니다.
천신을 포함한 이 세간과 함께
저희들은 기뻐하옵니다.
위력 있는 분이시여
당신의 위신력 때문에 저희들의 탈것은
아주 밝게 빛나고 있사옵니다.
위대한 용자시여, 당신께 그것을 바치겠사옵니다.
위대한 현자시여, 거두어주시옵소서.
지도자시여, 저희들을 자비로이 여기시여
사용해 주시옵소서.
저희들과 모든 중생들은
최고의 깨달음에 이르고 싶사옵니다.

“비구들이여, 그 대범천들은 이와 같은 게송으로 대통지승
여래를 칭송한 뒤, 세존께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부디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선서시
여, 부디 세간에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세존이시
여, 열반을 설해 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모든 중생들을 구제
해 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이 세간에 은혜를 베풀어주시옵소
서. 세존이시여, 사문과 바라문을 비롯해 천신, 인간, 아수라
를 포함한 생명 있는 것들을 위하여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
서. 그 가르침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안락을 위한 세
간의 자비가 될 것이오며, 천신이나 인간 등 대중에게 이익과
행복과 안락을 가져다주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비구들이여, 그때 5백만 코티 니유타의 범천들은 각자 소리
를 맞추어 제창하는 것처럼, 다음의 두 게송으로 세존께 말씀
드렸다.”

위없는 훌륭한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죽지 않는 불사의 큰북을 울려주시옵소서.
중생들을 수많은 괴로움에서 해방시켜 주시옵소서.
또 열반으로 가는 길을 밝혀주시옵소서.
저희들의 간청을 받아들이시어ㅤ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서.
저희들과 이 세간에 은혜를 베풀어주시옵소서.
수천 코티 겁 동안 닦으신
감미롭고 미묘한 가르침의 소리를 들려주시옵소서.

“그래서 비구들이여, 대통지승여래께서는 시방의 수백 수천
코티 니유타의 범천들과 아들인 16왕자의 간청을 아시고, 세
가지 경지와 열두 가지 형태를 가진 가르침의 바퀴를 굴리셨
다. 그것은 사문이나 바라문, 신들이나 마왕, 범천이나 그 밖
의 누구에 의해서도 아직까지 세간에 굴려진 적이 없는 가르침
이었다. 즉 이것은 괴로움이며, 이것은 괴로움의 원인이며, 이
것은 괴로움의 소멸이여,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길이
라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설하셨다. 또 연기의 과정을 다
음과 같이 자세하게 설하셨다.
‘비구들이여, 무지(無知)로 인하여 생성하는 작용이 생기
며, 생성작용이 조건이 되어 식별하게 되며, 식별이 조건이 되
어 심적이고 물적인 존재가 있게 되며, 심적․물적 존재가 조
건이 되어 여섯 가지 인식기관이 있으며, 인식기관이 조건이
되어 접촉이 있으며, 접촉이 조건이 되어 감수가 있으며, 감수
가 조건이 되어 갈애가 있으며, 갈애가 조건이 되어 집착이 있
으며, 집착이 조건이 되어 생존하게 되며, 생존이 조건이 되어
태어나게 되며, 태어나는 것이 조건이 되어 늙음과 죽음, 괴로
움과 슬픔, 걱정이 생긴다.
이렇게 해서 전부가 괴로움인 거대한 괴로움 덩어리가 생기
는 것이다. 또 반대로도 성립한다. 무지가 없어지면 생성작용
이 없어지고, 생성작용이 없어지면 식별작용이 없어지고, 식별
작용이 없어지면 심적․물적인 존재가 없어지고, 심적․물적존
재가 없어지면 여섯 가지 인식기관이 없어지고, 인식기관이 없
어지면 접촉이 없어지고, 접촉이 없어지면 감수가 없어지고 감
수가 없어지면 갈애가 없어지고, 갈애가 없어지면 집착이 없어
지고, 집착이 없어지면 생존이 없어지고, 생존이 없어지면 태
어나는 것이 없어지며, 태어나는 것이 없어지면 늙음과 죽음,
괴로움과 슬픔, 걱정이 없어진다.
이렇게 하여 전부가 괴로움인 거대한 괴로움 덩어리가 없어
진다’라고.
비구들이여, 대통지승여래께서 신과 범천, 사문과 바라문,
천신, 인간, 아수라를 포함한 생명 있는 것들이 모인 곳에서
가르침의 바퀴를 굴리시자마자, 그 순간에 6백만 코티 니유타
의 사람들이 집착을 떠나게 되고 마음이 번뇌에서 해방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세 가지 지혜와 여섯 가지 신통을 갖추고,
여덟 가지의 해탈을 위하여 선정에 힘썼다.
또 비구들이여, 대통지승여래께서는 순서대로 두 번재, 세
번째, 네 번째 설법도 하셨다. 그래서 그 설법 때마다 강가 강
의 모래알 수처럼 많은 백천 코티 니유타의 인간들이 집착을
떠나게 되고, 마음이 번뇌에서 해방되었다. 비구들이여, 그 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이들이 세존의 제자가 되었다.
또 비구들이여, 그때 16왕자들은 아직 어린아이였지만 맑은
신앙으로 집을 떠나 출가생활을 시작했다. 사미가 된 그들은
모두 박식하고 총명하고 유능했으며, 모두 과거세에 수백 수천
이나 되는 많은 부처님들 밑에서 수행했으며, 위없는 바른 깨
달음을 구했다. 그때 비구들이여, 그 16명의 사미들은 대통지
승여래께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수백 수천 코티 니유타나 되는 이 제자들은 세
존의 설법 덕분에 위대한 신통과 위대한 위신력과 위대한 위엄
을 얻게 되었사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여래를 본받으려 하오
니, 부디 저희들을 자비로이 여기시어 위없는 바른 깨달음에
대한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여래의
지견을 얻고자 하옵니다. 세존이시야말로 이런 바람을 가진 저
희들의 증인이시옵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는 모든 중생의 바
람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옵니다’라고.
비구들이여, 그때 어린 왕자들이 출가해서 사미가 된 것을
본 전륜왕의 시종 중 반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출가했다.
비구들이여, 그때 대통지승여래께서는 사미들의 소원을 아시
고 2만 겁이 지난 뒤, ‘바른 가르침의 백련’이라는 법문, 즉
모든 부처님께서 존중하는 광대한 경전이며, 보살을 위한 가르
침을 사부대중 모두에게 자세하게 설하셨다.
또 비구들이여, 그때 왕자였던 16명의 사미들은 세존의 가르
침을 듣고 분명히 이해하고 기억하며 만족하였다.
비구들이여, 그곳에서 대통지승여래께서는 16명의 사문들에
게 위없는 바른 깨달음에 이르리라는 수기를 주셨다. 대통지승
여래께서 ‘바른 가르침의 백련’이라는 법문을 설하셨을 때, 제
자들과 16명의 사미들 모두가 그 가르침을 믿고 이해했으나 수
백 수천 코티 니유타나 되는 인간들은 도리어 의심을 품었다.
그리고 비구들이여, 대통지승여래께서는 ‘바른 가르침의 백
련’이라는 법문을 8천 겁 동안 쉬지 않고 계속 설하신 뒤, 선
정을 닦기 위해 승원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고는 8만 4천 겁 동
안 승원에서 선정에 들어 계시었다.
그때 비구들이여, 16명의 사미들은 대통지승여래께서 선정
에 드신 것을 알고 각자 설법의 자리인 사자좌를 마련하여 그
위에 앉아 대통지승여래께 절한 뒤, ‘바른 가르침의 백련,’이
라는 법문을 8만 4천 겁 동안 사부대중을 향하여 자세히 설하
였다. 비구들이여, 그곳에서 보살의 위치에 있는 사미들은 6백
만억 니유타나 되는 많은 인간들을 위없는 깨달음에 이르도록
성숙시키고 인도하여 깨닫게 할 것이다.
비구들이여, 그 뒤 대통지승여래께서는 8만 4천 겁이 지나자
새로운 마음으로 삼매에서 깨어나셨다. 그리고 설법의 자리에
다가가시어 마련된 자리에 앉으셨다.
비구들이여, 대통지승여래께서는 그 자리에 앉으시자마자
먼저 청중들 모두를 보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16명의 사미들은 훌륭하고 보기 드문 존재가
되었다. 그들은 지혜가 있으며, 수백 수천 코티 니유타의 부처
님을 섬기고 수행하며, 부처님의 지혜를 존숭하고 몸에 익혀
사람들을 그 속으로 인도하여, 부처님의 지혜를 가르치기 때문
이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이 16명의 사미에게 몇 번이라도
봉사하여야 한다. 비구들이여, 성문의 길을 걷는 이든 독각의
길을 걷는 이든 보살의 길을 걷는 이든 이 사미들의 설법을 단
념하지 않고 물리치지 않는 자는, 누구라도 모두 빨리 위없는
깨달음을 얻을 것이며 여래의 지혜를 이를 것이다.
또 비구들이여, 16명의 아들들은 세존의 가르침 밑에서 바른
가르침의 백련이라는 법문을 되풀이 설할 것이다. 또 비구들이
여, 16명의 보살대사는 각자 6백만억 니유타나 되는 강가 강의
모래알 수처럼 많은 중생을 깨달음으로 인도할 것이다. 그 중
생들은 모두 16명의 보살이며 대사인 사미와 함께 다시 태어날
때마다 출가하여, 그들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 이
렇게 하여 그 중생들은 4만 코티의 부처님들을 기쁘게 하여 왔
으며, 그중 어떤 이는 오늘도 기쁘게 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16명의 어린 왕자들은 모두 세존 밑에서 사미가
되고 설법자가 되었는데, 그들은 그 뒤 모두 위없는 바른 깨달
음을 얻었으며, 지금은 시방에 있는 여러 부처님의 국토에서
수백 수천 코티 니유타의 많은 성문과 보살들에게 가르침을 설
하고 계신다.
비구들이여, 동쪽에서는 ① ‘묘희(妙喜)’세계에 ‘아촉여래’
가 계시며 ② 수미산의 산정인 ‘수미정(須彌頂)여래’가 계시며
③ 동남쪽에는 사자의 포효인 ‘사자음(師子音)여래’와 ④ 사자
의 표시인 ‘사자상(師子相)여래’가 계시며 ⑤ 남쪽에는 허공에
안주하는 ‘허공주(虛空住)여래’와 ⑥ 언제나 완전한 열반에 들
어 계시는 ‘상멸(常滅)여래’가 계시며 ⑦ 남서쪽에는 제석천의
표시인 ‘제상(帝相)여래’와 ⑧ 범천의 표시인 ‘범상(梵相)여
래’가 계시며 ⑨ 서쪽에는 무량한 수명인 ‘아미타(阿彌陀)여
래’와 ⑩ 모든 세계의 재난과 고뇌로 부터 벗어난 ‘도일체세간
고뇌(度一切世間苦惱)여래’와 ⑫ 수미산과 같은 ‘수미상(須彌
相)여래’가 계시며 ⑬ 북쪽에는 구름소리의 등불인 ‘운자재(澐
自在)여래’와 ⑭ 구름소리의 왕인 ‘운자재왕(雲自在王)여래’가
계시며 ⑮ 북동쪽에는 모든 세간의 공포나 두려움을 없애는
‘괴일체세간포외(壞一切世間佈畏)여래’가 계신다. 그리고 중앙
에 있는 이 사바세계에는 열여섯 번째에 해당하는 석가모니라
는 이름의 여래가 위없는 깨달음을 얻고 있다.
비구들이여, 그때 중생들은 사미인 우리에게서 가르침을 들
었으며, 우리는 대통지승여래의 가르침 밑에서 위없는 깨달음
에 이르도록 중생을 인도했는데, 그 수는 우리 16명의 보살대
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강가 강의 모래알 수처럼 많은 수백
수천 코티 니유타였다. 비구들이여, 그 사람들은 지금 성문의
단계에 있어 , 점차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향하여 성숙하게 될
것 이다. 이것은 그들이 위없는 깨달음에 이르기 위하여 밞아
야 하는 순서이다.
왜냐하면 비구들이여, 여래의 지혜는 이와 같이 믿고 따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비구들이여, 보살이었던 내가 세존의 가
르침 밑에서 일체지자의 가르침을 강가 강의 모래알 수처럼 많
은 수백 수천 코티의 중생들에게 설했는데, 그 중생들이란 과
연 누구이겠는가?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그때 그곳의 중생들이
었다.
또 내가 완전한 열반에 들어간 미래세에도 성문들이 있을 것
인데, 그들은 이 경을 설하는 보살의 가르침을 듣고도 ‘우리는
보살’이라고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잘못된 소승적인 ‘완전한
열반’의 관념을 가지고,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비구들이여, 내가 각각 다른 이름으로 다른 세계에
있을 때, 그들은 다시 그곳에 태어나 여래의 지혜를 구할 것이
다. 그때 그들은 다시 ‘여래들의 완전한 열반은 오직 하나며,
그 밖에 제2의 열반은 없다’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제2, 제3의 열반을 설하는 것은 여래
들의 절묘한 방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비구들이여, 여래
께서는 자신이 완전한 열반에 들어갈 시기를 아시므로, 모인이
들이 청정하고 믿고 따르는 마음이 굳으며, 공의 가르침을 잘
이해하고, 선정에 노력하며, 위대한 선정을 몸에 익히고 있
는 것을 똑똑히 보신다면 ‘지금이야말로 설법할 때이다’고 느
끼시고, 모든 보살과 성문들을 모이게 하시어 이 경의 의미를
설하실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 세상에 제2의 탈것이나 제2의 열반은 절대
로 없다. 하물며 제3의 것은 어떻겠는가’라고.
비구들이여, 여래께서는 중생들이 오랫동안 파멸에 떨어져
천한 것을 즐기며, 애욕의 늪에 빠져 있는 것을 아시기 때문에
그들이 믿고 이해할 수 있는 열반을 설하신다. 이것은 여래의
절묘한 방편이다.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여기 5백 요자나의 밀림이 있다고 하
자. 보물섬에 가기 위해 사람들의 그곳으로 들어갔다. 그들 중
밀림의 사정을 잘 아는 길 안내자가 있어, 사람들이 밀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애쓴다고 하자. 그런데 사람들은 지쳐서 두
려워 떨며 말한다.
‘길을 안내하는 벗이여 , 지도자여, 우리들은 지쳤고 두려워
떨며 불안에 시달리고 있소. 그러니 되돌아 갑시다. 밀림은 계
속될 것이오.’
비구들이여, 그때 방편에 뛰어난 길 안내인은 사람들이 되돌
아가고 싶어하는 것을 알고,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저 훌륭한
보물섬에 갈 수 없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여 자비로운
마음에서 방편을 쓴다. 그는 신통력으로 그곳에서 1요자나나 2
백 요자나 혹은 3백 요자나 떨어진 밀림 속에 성을 만들어 사
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되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저곳에서 쉬도록 합시다. 볼일이 있는 사람은 저곳에서 해주십
시요, 저곳에서 편안히 푹 쉰 뒤, 보물섬에 가시다.’
비구들이여, 그때 밀림에 들어선 사람들은 놀라고 신기해하
며 그곳에서 쉬기로 하였다. 사람들은 신통력으로 된 성으로
들어가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으며 밀림을 다 벗어났다고 생각
하여, ‘이제 살았다’고 한다. 그 뒤 그들의 피로가 풀린 것을
안 안내인은 다시 그 성을 없애버린 뒤 사람들에게 말한다.
‘여러분, 보물섬은 이 근처입니다. 이 성은 여러분들이 쉴
수 있도록 내가 신통력으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비구들이여, 이와 마찬가지로 여래께서는 그대들과 모든 중
생들의 안내인이시다. 그래서 여래는 이렇게 생각하신다.
‘번뇌의 밀림은 거대하다.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되나 중생들
은 부처님의 지혜는 오직 하나(一佛乘)라고 듣고 두려워 되돌
아가려고 한다. 또 부처님의 지혜를 얻는 데는 무수한 어려움
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진해서 부처님께 다가가려고 하
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그때 여래께서는 중생들이 의지가 약한 것을 아시고, 마치
길 안내인이 사람들을 쉬게 하기 위하여 신통력으로 성을 만들
어 쉬게 한 뒤 ‘이것은 신통력으로 만든 성이다’라고 한 것처
럼, 여래께서도 위대하고 절묘한 방편으로 중생들을 쉬게 하시
려고 도중에 두 가지 열반의 경지를 설하신다. 즉 성문의 경지
와 독각의 경지이다. 그리고 비구들이여, 중생들이 그 경지에
안주한다면, 그때 여래께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실 것이다.
‘비구들이여, 아직 그대들은 할 일을 다 끝낸 것이 아니며,
해야 할 의무를 다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여래의 지혜는 그다
지 머지 않았으니 똑똑히 관찰하여라. 주의 깊게 관찰하여라.
그대들의 열반은 진실한 열반이 아니다. 오직 하나의 탈것이
있을 뿐인데, 세 가지 탈것을 설한 것은 여래의 절묘한 방편인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그때 세존께서는 이 의미를 더 자세히 말씀하시려고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셨다.

세간의 지도자이신 대통지승여래께서
깨달음의 자리에 앉아 계실 때
최고의 진리를 보셨지만
꼭 10중겁 동안 위없는 깨달음을 얻지 못하셨다.
천신, 용, 아수라, 야차 들은
그 승리자를 공양하는 데 애썼으며
깨달음을 얻으셨을 때
그분의 위와 그 장소에 꽃비를 뿌렸다.
그들은 승리자를 숭앙하고 공양하느라고
공중에서 큰북을 울렸는데
승리자께서 위없는 경지를 깨달으시는 데
너무 시간이 걸리므로 마음을 졸였다.
10중겁 뒤 대통지승여래께서는
위없는 깨달음에 이르셨다.
그때 천신, 용, 아수라 들은
모두 기쁨에 넘쳤다.
16명의 아들들은 아직 어린아이였지만
덕이 높은 용자로
수천 코티의 사람들의 안내를 받으며
인간 중 최고자이신 왕께 다가갔다.
그리고 세존의 두 발에 조아려 절하고 난 뒤
‘부디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서.
사람 중의 왕이시여
설법으로 저희들과 세상사람들에게
만족을 주시옵소서’라고 간청했다.
위대한 지도자께서 오랜 세월 뒤에
마침내 출현하신 것은
이 시방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인간들에게 상서로운 상으로 알리기 위하여
그분께서는 범천의 탈것을 진동시키셨다.
동쪽에 있는 5만 코티의 국토가 진동하였고
그곳에 있는 범천의 훌륭한 탈것이
한층 더 강한 빛을 내뿜었다.
범천들은 이와 같은 조짐을 알고
세간의 지도자이신 왕께 다가가 말씀드렸다.
그들은 지도자께 여러 가지 꽃을 뿌리고
하늘의 탈것을 모두 바쳤다.
그들은 가르침의 바퀴를 굴리시도록 간청하고
세송으로 찬탄하였다.
왕 중 왕께서는
‘아직 내가 설할 때가 아니다’라고
생각하시고 침묵을 지키셨다.
남쪽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서쪽이나 북쪽
또는 천상이나 천하 각 방위의 중간인
사유(四維)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수천 코티의 범천들이 그곳으로 와서
꽃을 뿌리고 두 발에 조아려 절하며
탈것을 모두 바치고 찬탄한 뒤
다음과 같이 간청하였다.
‘무한을 꿰뚫어보는 눈을 지니신 분이시여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주시옵소서.
수코티의 겁이 지나도 당신을 뵙기는 어렵사옵니다.
과거부터 지니신 자애의 힘을 드러내주시옵소서.
불사인 감로의 문을 열어주시옵소서.’
무한을 꿰뚫어보는 눈을 지니신 분께서는
이 간청을 아시고 여러 종류의 가르침을 설하셨다.
즉 네 가지 거룩한 진리와 연기를 자세히 설하셨다.
무한을 꿰뚫어보는 눈을 가지신 분께서는
무지를 비롯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무한한 괴로움을 설하셨다.
‘이 모든 잘못은 태어남에서 생긴 것으로
인간의 죽음도 이 같은 것이라고 알아야 한다’라고.
여래께서 여러 가지로 무한한 종류의
가르침을 설하자
그것을 들은 80코티 니유타의 사람들이
즉시 성문의 경지에 이르렀다.
또 그 뒤 승리자께서 여러 가르침을 설하셨을 때는
강가 강의 모래알 수처럼 많은 청정한 사람들이
즉시 성문이 되었다.
그래서 승단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수가 되었다.
한 사람씩 헤아리려면 수코티 겁이지나도
끝이 없을 정도였다.
여래의 친아들인 16명의 왕자들은
모두 출가해서 사미가 되었는데
그들이 승리자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최고의 가르침을 설해 주시옵소서.
모든 승리자들의 최고자시여
당신처럼 저희들도 세간을 잘 아는
지혜있는 부처님이 되리라는 것을.
용자시여, 당신께서 맑은 눈을 지니신 것처럼
모든 중생들도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승리자께서도 자신의 어린 친아들의
이와 같은 바람을 아시고
수코티 니유타의 많은 비유로
가장 뛰어난 최고의 깨달음을 설하셨다.
또 수천 가지 이유를 들어 가르침을 설하셨고
신통의 지혜를 발휘하면서
세간의 보호자께서는 수행에 절묘한 보살처럼
진실한 수행을 보이셨다.
이렇게 해서 세존께서는
‘바른 가르침의 백련’이라는 광대한 경전을
강가 강의 모래알 수처럼 많은
수천의 게송으로 설하셨다.
승리자께서는 이 경전을 설하신 뒤
승원에 들어가셔서 같은 자리에서
꼭 84겁 동안 삼매에 드셔서 고찰하셨다.
한편 사미들은 여래께서 승원에 앉으신 채
밖으로 나오지 않으시는 것을 알고
수코티의 많은 인간들에게
더러움 없는 부처님의 지혜를 설해 주었다.
그때 그들은 각자 설법의 자리에서
중생들에게 이 경전을 설했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그분을 도왔다.
그때 그들은 각자 강가 강의 모래알수처럼 많은
6만이나 되는 무량한 사람들에게
이 경전을 설해 주었으며
무수한 사람들을 깨달음으로 이끌었다.
여래께서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신 뒤에도
그들은 수행을 거듭하여 수코티의 부처님을 뵈었다.
그때 그들은 자신들이 설법한 중생들과 함께
인간의 최고자를 공양했다.
16명의 아들들은 광대하며 훌륭한 수행을 해서
시방에서 깨달음을 얻었으며
모든 방향에서 각각 두 사람씩 승리자가 되었다.
그 당시 그들의 가르침을 들은 중생들은
모두 16명의 승리자들의 제자(성문)였는데
승리자께서는 그들을 여러 가지 방편으로
점차적으로 최고의 깨달음에 이르게 하셨다.
나도 승리자들 중 한 사람으로 그 속에 있었는데
그대들은 모두 그때 나의 가르침을 들은 자이다.
이런 까닭에 지금은 내 제자인 그대들을
나는 절묘한 방편으로 최고의 깨달음으로 이끌었다.
과거의 이와 같은 이유와 연(緣)으로
나는 지금 그대들에게
‘바른 가르침의 백련’이라는 가르침을 설하며
이 가르침으로 그대들을 최고의 깨달음으로 이끈다.
비구들이여, 이런 상황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아무도 없는 두렵고 무서운
숲이 있다고 하자.
피난처도 없고 은신처도 없으며
많은 맹수가 살며 식수도 없어
그곳에 익숙하지 않은 이에게
참으로 두려운 곳이라고 하자.
또 그곳에는 여행을 떠난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자.
아무것도 없는 숲은
거리가 5백 요자나나 된다고 하자.
인덕이 있으며 주의 깊고 현명하며
또 침착하고 훈련을 거듭해서
노련한 남자가 이 무서운 숲을 통과하기 위한
안내인이 되었다고 하자.
수코티의 사람들은 너무 지쳐서
안내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벗이여, 우리는 너무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소.
우리들은 되돌아가고 싶소.’
그때 노련하고 현명한 지도자는
‘만약 되돌아간다면 보물을 포기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다’라고 생각해서
방편을 쓰기로 했다.
‘나는 지금 신통력으로 수천 코티의
아름다운 집과 절과 유원지로 된
큰 도시를 만들어내야겠다.
연못과 강도 있고 숲과 꽃들도 아름다우며
성벽과 성문이 아름다움을 더하는
선한 남녀들이 사는 곳을 만들어내자’라고.
신통력으로 도시를 만든 뒤
그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 기뻐하시오.
우리들은 큰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어서 안으로 들어가 쉬도록 합시다’라고.
또 ‘여기서 마음 편히 쉬십시오.
우리들은 이제 숲을 다 지났습니다’라는
격려의 말을 했으므로 모두 힘이 났다고 하자.
그리고 모두가 충분히 휴식한 것을 알고
모두 모이게 한 뒤 이렇게 말했다.ㅤ
‘자, 내 말을 들으시오.
이 도시는 내가 신통력으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당신들이 피로한 것을 알고
되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만든 것입니다.
이 도시는 나의 절묘한 방편입니다.
그러니 이제 보물섬으로 가기 위해 노력합시다’라고.
비구들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나는
수천 코티나 되는 사람들의 안내인이며
지도자로서 그들이 지쳐서
번뇌의 껍질을 부수지 못하는 것을 본다.
그래서 나는 ‘중생들이 열반의 평온을 얻는다면
피로가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것은 모든 괴로움의 적멸로
그대들은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으며
할 일은 다했다’라고 설했다.
그 뒤 그대들이 평온한 상태에 안주해서
모두가 아라한이 된 것을 확인하고
모두를 불러 ‘바른 가르침의 백련’이라는 가르침대로
대승의 진실한 뜻을 밝힌다.
위대한 여래께서 세 가지 가르침을 설한 것은
여래의 절묘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탈것은 오직 하나지만
중생들을 휴식시키기 위해
다른 두 가지 탈것을 설하신다.
비구들이여, 이런 까닭에 나는 오늘
그대들에게 진실을 설한다.
‘그대들은 일체지자의 지혜를 얻기 위해
전념해서 정진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참된 열반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대들이 일체지자의 지혜와
승리자의 덕인 10덕을 얻을 때
32상을 지니신 부처님이 되어
참된 열반을 얻을 것이다.
여래들의 가르침은 이와 같다.
중생을 휴식시키기 위해
그들에게 열반을 얻을 것이라고 하신 뒤
충분한 휴식을 하면 참된 열반을 얻게 하기 위해
일체지자의 지혜로 이끄신다’라고.

 

수기품(授記品) 第六

1. 마하가섭 존자의 수기

爾時 世尊說是偈已 告諸大衆唱如是言. 我此弟子摩訶迦葉 於未來世 當得奉覲三百萬億諸佛世尊 供養恭敬 尊重讚歎 廣宣諸佛無量大法 於最後身 得成爲佛. 名曰光明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閒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 世尊. 國名光德 劫名大莊嚴.

佛壽十二小劫 正法住世二十小劫 像法亦住二十小劫. 國界嚴飾 無諸穢惡 瓦礫荊棘 便利不淨. 其土平正 無有高下 坑坎堆阜. 琉璃爲地 寶樹行列 黃金爲繩 以界道側 散諸寶華 周遍淸淨. 其國菩薩無量千億 諸聲聞衆 亦復無數 無有魔事 雖有魔及魔民 皆護佛法.

 

2. 게송으로 거듭 설하다.

爾時 世尊欲重宣此義 而說偈言.

告諸比丘 我以佛眼 見是迦葉 於未來世

過無數劫 當得作佛 而於來世 供養奉覲

三百萬億 諸佛世尊 爲佛智慧 淨修梵行

供養最上 二足尊已 修習一切 無上之慧

於最後身 得成爲佛 其土淸淨 琉璃爲地

多諸寶樹 行列道側 金繩界道 見者歡喜

常出好香 散衆名華 種種奇妙 以爲莊嚴

其地平正 無有丘坑 諸菩薩衆 不可稱計

其心調柔 逮大神通 奉持諸佛 大乘經典

諸聲聞衆 無漏後身 法王之子 亦不可計

乃以天眼 不能數知 其佛當壽 十二小劫

正法住世 二十小劫 像法亦住 二十小劫

光明世尊 其事如是.

 

3. 목건련, 수보리, 마하가전연이 수기를 청하다.

爾時 大目犍連 須菩提 摩訶迦栴延等 皆悉悚慄 一心合掌 瞻仰尊顏 目不蹔捨 卽共同聲 而說偈言.

大雄猛世尊 諸釋之法王 哀愍我等故 而賜佛音聲

若知我深心 見爲授記者 如以甘露灑 除熱得淸涼

如從飢國來 忽遇大王膳 心猶懷疑懼 未敢卽便食

若復得王教 然後乃敢食 我等亦如是 每惟小乘過

不知當云何 得佛無上慧 雖聞佛音聲 言我等作佛

心尚懷憂懼 如未敢便食 若蒙佛授記 爾乃快安樂

大雄猛世尊 常欲安世閒 願賜我等記 如飢須教食.

 

4. 수보리 존자의 수기

爾時 世尊知諸大弟子心之所念 告諸比丘. 是須菩提 於當來世 奉覲三百萬億那由他佛 供養恭敬 尊重讚歎 常修梵行 具菩薩道 於最後身 得成爲佛. 號曰名相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閒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 世尊. 劫名有寶 國名寶生. 其土平正 頗梨爲地 寶樹莊嚴 無諸丘坑 沙礫 荊棘 便利之穢 寶華覆地 周遍淸淨. 其土人民 皆處寶臺珍妙樓閣. 聲聞弟子 無量無邊筭數譬喩 所不能知. 諸菩薩衆 無數千萬億那由他. 佛壽十二小劫 正法住世二十小劫 像法亦住二十小劫. 其佛常處虛空 爲衆說法 度脫無量菩薩 及聲聞衆.

 

5. 게송으로 거듭 설하다.

爾時世尊欲重宣此義 而說偈言.

諸比丘衆 今告汝等 皆當一心 聽我所說

我大弟子 須菩提者 當得作佛 號曰名相

當供無數 萬億諸佛 隨佛所行 漸具大道

最後身得 三十二相 端正姝妙 猶如寶山

其佛國土 嚴淨第一 衆生見者 無不愛樂

佛於其中 度無量衆 其佛法中 多諸菩薩

皆悉利根 轉不退輪 彼國常以 菩薩莊嚴
諸聲聞衆 不可稱數 皆得三明 具六神通

住八解脫 有大威德 其佛說法 現於無量

神通變化 不可思議 諸天人民 數如恒沙

皆共合掌 聽受佛語 其佛當壽 十二小劫

正法住世 二十小劫 像法亦住 二十小劫

 

6. 마하가전연 존자의 수기

爾時 世尊復告諸比丘衆. 我今語汝, 是大迦旃延 於當來世 以諸供具 供養奉事八千億佛 恭敬尊重. 諸佛滅後 各起塔廟 高千由旬 縱廣正等 五百由旬. 皆以金銀 琉璃 車璖 馬瑙 眞珠 玟瑰 七寶合成. 衆華 瓔珞 塗香 末香 燒香 繒蓋 幢幡 供養塔廟.

過是已後 當復供養二萬億佛 亦復如是. 供養是諸佛已 具菩薩道 當得作佛. 號曰閻浮那提金光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閒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 世尊. 其土平正 頗梨爲地 寶樹莊嚴 黃金爲繩 以界道側 妙華覆地 周遍淸淨 見者歡喜. 無四惡道 地獄餓鬼 畜生 阿修羅道. 多有天人 諸聲聞衆 及諸菩薩 無量萬億莊嚴其國. 佛壽十二小劫 正法住世二十小劫 像法亦住二十小劫.

 

7. 게송으로 거듭 설하다.

爾時 世尊欲重宣此義 而說偈言.

諸比丘衆 皆一心聽 如我所說 眞實無異

是迦栴延 當以種種 妙好供具 供養諸佛

諸佛滅後 起七寶塔 亦以華香 供養舍利

其最後身 得佛智慧 成等正覺 國土淸淨

度脫無量 萬億衆生 皆爲十方 之所供養

佛之光明 無能勝者 其佛號曰 閻浮金光

菩薩聲聞 斷一切有 無量無數 莊嚴其國

 

 

8. 마하목건련 존자의 수기

爾時 世尊復告大衆. 我今語汝 是大目犍連 當以種種供具 供養八千諸佛 恭敬尊重. 諸佛滅後 各起塔廟 高千由旬 縱廣正等 五百由旬 皆以金銀 琉璃 車璖 馬瑙 眞珠 玫瑰 七寶合成 衆華 瓔珞 塗香 末香 燒香 繒蓋 幢幡 以用供養.

過是已後 當復供養二百萬億諸佛 亦復如是 當得成佛. 號曰 多摩羅跋 栴檀香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閒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 世尊. 劫名喜滿 國名意樂. 其土平正 頗梨爲地 寶樹莊嚴 散眞珠華 周遍淸淨 見者歡喜. 多諸天人 菩薩 聲聞其數無量. 佛壽二十四小劫 正法住世四十小劫 像法亦住四十小劫.

 

9. 게송으로 거듭 설하다.

爾時 世尊欲重宣此義 而說偈言.

我此弟子 大目犍連 捨是身已 得見八千

二百萬億 諸佛世尊 爲佛道故 供養恭敬

於諸佛所 常修梵行 於無量劫 奉持佛法

諸佛滅後 起七寶塔 長表金剎 華香伎樂

而以供養 諸佛塔廟 漸漸具足 菩薩道已

於意樂國 而得作佛 號多摩羅 栴檀之香

其佛壽命 二十四劫 常爲天人 演說佛道

聲聞無量 如恒河沙 三明六通 有大威德

菩薩無數 志固精進 於佛智慧 皆不退轉

佛滅度後 正法當住 四十小劫 像法亦爾.

 

我諸弟子 威德具足 其數五百 皆當授記

於未來世 咸得成佛 我及汝等 宿世因緣

吾今當說 汝等善聽.

 

 

제 6장 성불의 예언(授記品)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는 비구들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에게 알리노니 가섭 비구는 장래 3만 코
티의 부처님들을 공경, 공양하며 찬양해서 그 부처님들의 바른
법을 지킬 것이다. 그는 윤회의 마지막 몸으로, ‘광덕(光德)’
이라는 세계에서 ‘대장엄(大莊嚴)’이라는 겁을 만날 때, ‘광명
(光明)’이라는 이름의 존경받는 여래로 이 세상에 나타날 것
이다.
그는 지혜와 덕행을 갖춘 선서시며, 세간을 잘 아는 위없는
분이시며, 사람들을 잘 다스리는 분이시며, 천신과 인간의 스
승이시며, 불타시며, 세존이 될 것이다. 수명은 12중겁으로,
그의 바른 가르침은 20중겁 동안 계속될 것이며, 바른 가르침
과 유사한 가르침도 20중겁 동안 계속될 것이다.
그 부처님의 국토는 맑고 깨끗하며, 돌이나 기왓조각, 자갈
은 물론 깊은 웅덩이나 낭떠러지도 없으며, 도랑이나 분뇨가
차는 일도 없고 평탄하고 쾌적하며 청아해서 보기에도 아름다
울 것이다. 대지는 유리로 된 데다가 보석나무로 장식되어 있
고, 금실이 바둑판처럼 이어져 있으며, 꽃이 뿌려져 있을 것이
다. 그곳에는 수백 수천의 많은 보살과 수백 수천 코티 니유타ㅤ
의 무량한 성문들도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는 악마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을 것이며 그의 무리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설
령 그곳에 악마나 그 무리가 있다 해도, 그들은 광명여래의 가
르침 밑에서 바른 가르침을 익히는 데 전념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셨다.

비구들이여
나는 부처님의 눈으로 볼 수가 있다.
가섭 비구는 미래의 무수한 겁 동안
인간의 최고자이신 부처님들을 공양한 뒤
부처님이 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가섭은 3만 코티나 되는 부처님들을 뵐 것이다.
그리고는 그 밑에서 부처님의 지혜를 얻기 위해
순결한 생활인 범행을 행할 것이다.
부처님들께 공양한 뒤
최고의 지혜를 완성하여
윤회전생하는 마지막 몸으로
비할 데 없는 위대한 분이시며
세간의 보호자인 부처님이 될 것이다.
그 부처님의 국토는 아주 훌륭해서
아름답고 청아하며 빛나
보기에도 아름다울 것이다.
그 모습은 언제나 상쾌하며
길은 금실로 장식되어 있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그 국토에는
보옥으로 된 여러 종류의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들은 바둑판 모양의 한 구획마다
한 그루씩 서서 쾌적한 향기를 뿜을 것이다.
그곳은 여러 종류의 꽃으로 장식되며
다채로운 꽃으로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
그곳에는 깊은 웅덩이나 낭떠러지 같은 곳은 없으며
평탄하고 평화로워 보기에도 아름다울 것이다.
수천 코티의 보살들이 그곳으로 올 것인데
그들의 마음은 잘 제어되어 있으며
그들이 지닌 신통력은 뛰어날 것이다.
또 부처님들의 광대한 경전을 지니고 있는
많은 보살들이 수없이 있을 것이다.
또 그곳에는 부처님의 제자인 성문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윤회의 마지막 몸으로
번뇌의 더러움을 완전히 떠나 있을 것이다.
그 수 또한 대단히 많아
비록 천상의 지혜로 수겁 동안 헤아린다 해도
도저히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 부처님께서는 12중겁 동안
이 세상에 머무르실 것이며
바른 가르침은 20중겁 동안 계속될 것이다.
또 바른 가르침과 유사한 가르침도
20중겁 동안 이 광명불을 빛낼 것이다.

그때 목건련 존자와 수보리 존자와 가전연 존자는 몸을 떨면
서 눈 한 번 움직이지 않고 세존을 우러러보았다. 그리고는 각
자 목소리에 맞추어 한마음으로 다음의 게송을 읊었다.

아아, 존경받으실 위대한 용자시여
최고의 분이신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자비로이 여기시여
부처님의 수기를 들려주시옵소서.
사람 가운데 최고자시여
분명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아시어
마치 감로를 뿌리시는 것처럼
저희들에게도 수기를 주시옵소서.
자재하신 세존이시여.
기근이 든 곳에서 온 어떤 남자가
우연히 좋은 식사를 하게 되어
손으로 먹으려 할 때
‘조금만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시다.
그처럼 저희들은 갈망하고 있사오며
소승의 가르침에 대해 생각한 뒤
기근 때문에 먹을 것을 찾는 남자처럼
부처님의 지혜를 얻으려 하옵니다.
바른 깨달음을 얻으신 위대한 성자께서
아직 저희들에게 수기를 주지 않으신 것은
마치 손 위에 얹힌 음식을
아직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과 같사옵니다.
용자시여 이처럼
부처님이 될 것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그 때문에 저희들은 더 불안에 떨고 있사옵니다.
만일 저희들에게 직접 수기를 주신다면
저희들의 불안은 없어지고
마음도 평안해질 것이옵니다.
위대한 용자시여ㅤ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는 자애로운 분이시여
부디 수기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의 가난한 마음이 없어지도록
위대한 성자시여.

그래서 세존께서는 이 위대한 비구들의 마음을 분명히 아시
고, 다시 비구들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수보리 비구는 3백만 코티 니유타의 부처님들
을 공경, 공양, 찬양하며 그 부처님 밑에서 순결한 생활을 한
뒤 깨달음을 완성할 것이다. 여러 부처님들을 모신 뒤, 윤회하
는 마지막 몸으로 ‘명상(名相)’이라는 이름의 바른 깨달음을
얻은 존경받는 여래로서 세간에 나타날 것이다. 그분은 지혜와
덕행을 갖춘 선서시며, 세간을 잘 아는 위없는 분이시며, 사람
들을 잘 다스리는 분이시며, 천신과 인간의 스승이시며, 불타
시며, 세존이 될 것이다.
그 부처님의 국토 이름은 ‘보생(寶生)’일 것이며 그 겁은
‘유보(宥寶)’라고 불릴 것이다. 그 국토는 평탄하고 쾌적하며
수정으로 되어 있고, 보석나무로 채색되어 있으며, 깊은 웅덩
이나 낭떠러지도 없고, 오물이 차는 일 없이 상쾌하며 늘 꽃이
뿌려져 있을 것이다. 또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훌륭한 누각에서
향락을 누릴 것이다. 그 부처님께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제자
들이 있으며, 또 수천 코티의 많은 보살들도 있을 것이다. 그
존의 수명은 12중겁이며, 바른 가르침은 20중겁 동안 계속될
것이다. 그 세존께서는 공중에 멈춰서서 쉴 새 없이 법을 설하
실 것이며, 수백 수천의 많은 보살과 수백 수천의 많은 성문들
도 지도 하실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에게 알리노니
내 말을 잘 들으라.
수보리 비구는 후세에 부처님이 될 것이다.
그는 30코티 니유타나 되는
커다란 위력을 가진 많은 부처님들을 뵙고
깨달음의 지혜를 얻기 위해 적절히 수행할 것이다.
용자인 그는 윤회하는 마지막 몸으로
32상을 갖추고 황금기둥처럼 위대한 부처님이 되어
세상사람들의 행복을 바라는 자애로운 분이 될 것이다.
그 국토는 대단히 훌륭하고 아름다우며
많은 사람들이 소망하는 곳일 것이다.
세간의 친척인 그는 수코티 니유타의 인간들을
제도하여 그곳에서 살게 할 것이다.
또 그곳에는 커다란 위력을 가진
많은 보살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불퇴전인 가르침의 바퀴를 굴릴 것이며
뛰어난 근기로 여래의 가르침을 받아
이 부처님의 국토를 빛나게 할 것이다.
또 그곳에는 많은 성문들이 있는데
도저히 그 수를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여섯 가지 신통과 세 가지 영지를 갖춘
위대한 신통력의 소지자이며
여덟 가지 해탈 속에 사는 이들이다.
사람들의 생각은 최고의 깨달음을 설하신
부처님의 신통력에 도저히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강가 강의 모래알 수처럼 많은
천신과 인간이 언제나 그에게 합장할 것이다.
그는 12중겁 동안 이 세상에 머무를 것이며
인간의 최고자이신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은
20중겁 동안 계속될 것이고
바른 가르침과 유사란 가르침도
20중겁 동안 계속될 것이다.

다시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에게 알리노니 가전연 비구는 80만 코
티의 부처님들을 공경, 공양하며 찬양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
여래께서 열반에 드실 때, 한 분 한 분을 위해 높이가 천 요자ㅤ
나에 주위가 50요자나나 되는 금, 은, 유리, 수정, 빨간 진주,
마노, 호박의 칠보로 된 탑을 세울 것이다. 그리고 그 탑을
꽃, 훈향, 향수, 화만, 도향, 분향, 옷, 우산, 기, 깃발, 승리
의 깃발로 공양할 것이다. 그 뒤, 다시 그는 20코티의 부처님
을 마찬가지로 공경, 공양하며 찬양할 것이다. 그는 인간으로
윤회하는 마지막 몸으로, 이 세상에서 ‘염부나제금광(閻浮那提
金光)’이라는 이름의 존경받는 여래가 될 것이다. 그는 지혜와
덕행을 갖춘 선서시며, 세간을 잘 아는 위없는 분이시며, 사람
들을 잘 다스리는 분이시며, 천신과 인간의 스승이시며, 불타
시며, 세존이 될 것이다. 그 부처님의 국토는 아주 청정하고
평탄하며, 쾌적하고 청아해서 보기에도 아름다울 것이다. 또
수정으로 되어 있고 보석나무로 장식되어 있으며, 금실로 채워
져 있고 꽃이 깔개처럼 깔려 있을 것이다. 지옥, 축생, 야마세
계의 무리나 아수라의 무리는 없을 것이며 천신과 인간으로 가
득한데, 수백 수천의 많은 성문들이 그를 에워싸고 있으며, 수
백 수천의 많은 보살들이 그를 장엄하게 할 것이다. 그 부처님
의 수명은 12중겁이고, 바른 가르침은 20중겁 동안 계속될 것
이며, 바른 가르침과 유사한 가르침도 20중겁 동안 계속될 것
이다.”
그때 세존께서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셨다.

비구들이여, 모두 내 말을 들으라.
가전연 비구는 세간의 인도자이신
부처님들께 공양을 올릴 것이다.
그는 세간의 인도자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공경하고
부처님들께서 열반에 들어가신 뒤에는
탑을 만들게 하여 꽃이나 향으로 공양할 것이다.
윤회하는 마지막 몸을 얻은 뒤에는
아주 청정한 국토에서 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이 될 것이다.
부처님의 지혜를 완성하여
수천 코티의 인간들에게 설할 것이다.
그는 천신을 포함한 이 세간에서
존경받는 빛나고 위력 있는 부처님이 될 것이다.
그 이름은 ‘염부금광(閻浮金光)’이라 하며
수코티의 천신과 인간의 구제자가 될 것이다.
그 국토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살들과 성문들이 있을 것이며
그들은 모두 존재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난 자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장식할 것이다.

세존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에게 알리노니 목건련 비구는 2만 8천의
부처님을 뵙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부처님을 여러가지로 공
경, 공양하며 찬양할 것이다. 그 부처님들께서 열반에 들어 가
신 뒤에는 금, 은, 유리, 수정, 빨간 진주, 마노 호박의 칠보
로 된 탑을 만들게 할 것인데, 그 높이는 천 요자나이며 주위
는 5백 요자나이다. 그리고 탑에는 꽃, 훈향, 향수, 화만, 도
향, 분향, 옷, 우산, 기, 깃발, 승리의 깃발로 여러가지 공양
을 올릴 것이다. 그 뒤, 그는 마찬가지로 2백만 코티의 부처님
들을 공경, 공양하며 공양할 것이다. 그래서 윤회하는 마지막
몸을 얻었을 때, 타말라나무 잎이나 전단의 향기가 있는 ‘다마
라발전단향’이라는 이름의 바른 깨달음을 얻은 존경받는 여래
로 세상에 나타날 것이다. 그는 지혜와 덕행을 갖춘 선서시며,
세간을 잘 아는 위없는 분이시며, 사람들을 잘 다스리는 분이
시며, 천신과 인간의 스승이시며, 불타시며, 세존이 될 것이
다. 그 부처님의 국토는 ‘의락(意樂)’이라는 이름이며, 그 겁
은 ‘희만(喜滿)’이라는 이름일 것이다. 또 그 국토는 아주 청
정하고 평탄하며 쾌적하고 청아하여 보기에도 아름다우며, 수
정으로 되어 있고 보석나무로 장식되며 꽃이 뿌려져 있을 것이
다, 그곳은 천신과 인간으로 가득할 것이며, 수백 수천의 성문
이나 보살들이 즐기는 곳일 것이다. 그 부처님의 수명은 24중
겁으로, 바른 가르침은 40중겁 동안 계속될 것이며, 바른 가르
침과 유사한 가르침도 40중겁 동안 계속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설하셨다.

성이 목견련인 그는 인간으로서의 삶이 끝난 뒤
2만 명의 승리자와 8천 명의 더러움을 벗어나신
부처님을 뵐 것이다.
그는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면서
그 부처님들 밑에서 순결한 생활을 할 것이다.
그때 인간의 최고자들을
여러 가지 방벙으로 공양할 것이다.
수천 코티 겁 동안
그 부처님들의 절묘하고 바른 가르침을
보존할 것이며
그분들께서 열반에 들어간 뒤에는
그 탑을 공경할 것이다.
그는 최고의 승리자들을 위하여
승리의 깃발을 세운 보옥으로 된 탑을 세울 것이다.
그리고 세간의 행복을 바라는
자비로운 부처님들을 찬양해서
꽃이나 향을 공양하거나
음악을 연주하여 공양할 것이다.
그는 ‘의락’이라는 국토에서
윤회의 마지막 몸으로
타말라나무 잎이나 전단의 향기가 나는
‘다마라발전단향’이라는 이름의
세간의 행복을 바라는 자비로운 부처님이 될 것이다.
수명은 24중겁으로
그 동안 내내 천신과 인간에게 가르침을 설할 것이다.
그 승리자께는 여섯 가지 신통과
세 가지 지혜를 갖춘
위대한 신통력을 가진 성문들이 있는데
그 수는 강가 강의 모래알 수처럼
수천 코티나 될 것이며
그들은 선서의 가르침 밑에서 신통을 얻을 것이다.
또 많은 불퇴전의 보살들이 있어
언제나 정진노력하고 바르게 인식해서
선서의 가르침에 전념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수는 수천이나 될 것이다.
그 승리자께서 열반에 드신 뒤
바른 가르침은 40중겁 동안 계속될 것이다.
바른 가르침과 유사한 가르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대신통력을 가진 5명의 성문들에게
최고의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고 수기를 주었는데
그들은 장래 승리자가 될 것이다.
그들에 대해서 나에게 물어보라.

 

 

妙法蓮華經 卷第三

 

약초유품(藥草喩品) 第五

1. 여래는 일체의 지혜를 설한다.

爾時 世尊告摩訶迦葉 及諸大弟子. 善哉 善哉! 迦葉, 善說如來眞實功德 誠如所言. 如來復有無量無邊阿僧祇功德 汝等若於無量億劫 說不能盡.

 

迦葉, 當知如來是諸法之王 若有所說 皆不虛也. 於一切法 以智方便 而演說之 其所說法 皆悉到於一切智地. 如來觀知一切諸法之所歸趣 亦知一切衆生 深心所行 通達無礙. 又於諸法究盡明了 示諸衆生 一切智慧.

 

2. 약초의 비유

迦葉, 譬如三千大千世界 山川谿谷 土地所生卉木 叢林及諸藥草 種類若干名色各異. 密雲彌布 遍覆三千大千世界 一時等澍 其澤普洽 卉木叢林及諸藥草 小根 小莖 小枝 小葉 中根 中莖 中枝 中葉 大根 大莖 大枝 大葉 諸樹大小 隨上中下 各有所受. 一雲所雨 稱其種性 而得生長 華菓敷實. 雖一地所生 一雨所潤 而諸草木 各有差別.

 

3. 비유에서 법을 밝히다.

迦葉, 當知如來亦復如是 出現於世 如大雲起 以大音聲 普遍世界天人 阿修羅 如彼大雲 遍覆三千大千國土. 於大衆中 而唱是言, 我是如來 應供 正遍知 明行足 善逝 世間解 無上士 調御丈夫 天人師 佛世尊 未度者令度 未解者令解 未安者令安 未涅槃者令得涅槃. 今世後世如實知之. 我是一切知者 一切見者 知道者 開道者 說道者. 汝等天人 阿修羅衆 皆應到此 爲聽法故. 爾時 無數千萬億種衆生 來至佛所而聽法.

如來于時 觀是衆生 諸根利鈍 精進懈怠 隨其所堪 而爲說法種種無量 皆令歡喜 快得善利. 是諸衆生聞是法已 現世安隱 後生善處 以道受樂 亦得聞法 旣聞法已 離諸障礙 於諸法中 任力所能 漸得入道. 如彼大雲 雨於一切 卉木 叢林及諸藥草 如其種性 具足蒙潤 各得生長.

 

如來說法 一相一味 所謂解脫相, 離相, 滅相 究竟至於一切種智. 其有衆生 聞如來法 若持讀誦 如說修行 所得功德 不自覺知. 所以者何? 唯有如來 知此衆生 種相體性. 念何事 思何事 修何事? 云何念 云何思 云何修? 以何法念 以何法思 以何法修 以何法 得何法? 衆生住於種種之地 唯有如來如實見之 明了無礙. 如彼卉木 叢林諸藥草等 而不自知 上中下性.

如來知是一相一味之法 所謂解脫相, 離相, 滅相, 究竟涅槃 常寂滅相 終歸於空. 佛知是已 觀衆生心欲 而將護之 是故不卽爲說一切種智. 汝等迦葉, 甚爲希有 能知如來 隨宜說法 能信能受. 所以者何? 諸佛世尊 隨宜說法 難解難知.

 

4. 게송으로 거듭 설하다.

爾時 世尊欲重宣此義 而說偈言.

破有法王 出現世間 隨衆生欲 種種說法

如來尊重 智慧深遠 久默斯要 不務速說

有智若聞 則能信解 無智疑悔 則爲永失

是故迦葉 隨力爲說 以種種緣 令得正見.

 

迦葉當知 譬如大雲 起於世間 遍覆一切

慧雲含潤 電光晃曜 雷聲遠震 令衆悅豫

日光掩蔽 地上淸涼 靉靆垂布 如可承攬

其雨普等 四方俱下 流澍無量 率土充洽

山川險谷 幽邃所生 卉木藥草 大小諸樹

百穀苗稼 甘蔗蒲萄 雨之所潤 無不豐足

乾地普洽 藥木竝茂 其雲所出 一味之水

草木叢林 隨分受潤 一切諸樹 上中下等

稱其大小 各得生長 根莖枝葉 花菓光色

一雨所及 皆得鮮澤 如其體相 性分大小

所潤是一 而各滋茂.

 

佛亦如是 出現於世 譬如大雲 普覆一切

旣出于世 爲諸衆生 分別演說 諸法之實

大聖世尊 於諸天人 一切衆中 而宣是言

我爲如來 兩足之尊 出于世間 猶如大雲

充潤一切 枯槁衆生 皆令離苦 得安隱樂

世間之樂 及涅槃樂 諸天人衆 一心善聽

皆應到此 覲無上尊 我爲世尊 旡能及者

安隱衆生 故現於世 爲大衆說 甘露淨法

其法一味 解脫涅槃 以一妙音 演暢斯義

常爲大乘 而作因緣.

 

我觀一切 普皆平等 無有彼此 愛憎之心

我無貪著 亦無限礙 恒爲一切 平等說法

如爲一人 衆多亦然 常演說法 曾無他事

去來坐立 終不疲厭 充足世閒 如雨普潤.

 

貴賤上下 持戒毀戒 威儀具足 及不具足

正見邪見 利根鈍根 等雨法雨 而無懈倦.

 

一切衆生 聞我法者 隨力所受 住於諸地

或處人天 轉輪聖王 釋梵諸王 是小藥草

知無漏法 能得涅槃 起六神通 及得三明

獨處山林 常行禪定 得緣覺證 是中藥草

求世尊處 我當作佛 行精進定 是上藥草

又諸佛子 專心佛道 常行慈悲 自知作佛

決定無疑 是名小樹 安住神通 轉不退輪

度無量億 百千衆生 如是菩薩 名爲大樹

佛平等說 如一味雨 隨衆生性 所受不同

如彼草木 所稟各異 佛以此喩 方便開示

種種言辭 演說一法 於佛智慧 如海一渧.

 

我雨法雨 充滿世間 一味之法 隨力修行

如彼叢林 藥草諸樹 隨其大小 漸增茂好

諸佛之法 常以一味 令諸世閒 普得具足

漸次修行 皆得道果 聲聞緣覺 處於山林

住最後身 聞法得果 是名藥草 各得增長

若諸菩薩 智慧堅固 了達三界 求最上乘

是名小樹 而得增長 復有住禪 得神通力

聞諸法空 心大歡喜 放無數光 度諸衆生

是名大樹 而得增長.

 

如是迦葉 佛所說法 譬如大雲 以一味雨

潤於人華 各得成實 迦葉當知 以諸因緣

種種譬喩 開示佛道 是我方便 諸佛亦然

今爲汝等 說最實事 諸聲聞衆 皆非滅度

汝等所行 是菩薩道 漸漸修學 悉當成佛.

 

제 5장 약초의 비유(藥草喩品)

그때 세존께서는 가섭 존자와 다른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여래의 진실한 공덕을 찬양하는 것은 참으로 좋
은 일이다. 가섭이여, 부처님께는 진실하고 헤아릴 수 없는 공
덕이 있다. 그것을 무량 겁 동안 설한다 해도 궁극에 도달할
수 는 없다.
가섭이여, 여래께서는 법의 소유자시며 모든 법의 왕이시며
지배하시는 분이시며 위덕(威德)갖추신 분이시다. 여래께서는
어떤 가르침을 어디에서 설하시든 그 가르침은 그대로 진실한
법이다.
또 가섭이여, 여래께서는 모든 법을 도리에 맞게 보이시며
설하신다. 여래께서는 지혜로써 그 가르침들이 일체지자인 부
처님의 경지를 향하도록 설하신다. 여래께서는 모든 법의 의미ㅤ
가 귀착되는 것을 보고 계시며 그 의미를 이해하고 계신다.

또 모든 법에 대한 사람들의 깊은 바람을 아시며, 모든 법을
교리적으로 뛰어나게 정하시는 지혜가 최고로 완성되셨다. 일
체지자의 지혜를 사람들에게 보이시는 분, 일체지자의 지혜 속
으로 사람들을 인도하시는 분, 일체지자의 지혜를 수립하시는
분, 가섭이여, 이런 분이 바른 깨달음을 얻는 존경받는 여래이
다.
가섭이여, 예를 들면 삼천대천세계에는 갖가지 색과 종류가
다른 여러 가지 풀, 약초, 수목이 있고,이름이 다른 여러 가지
식물들이 평지나 산,동굴에 나 있다. 그곳에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솟아오르고 있다고 하자. 솟아올라서는 삼천대천세계
의 모든 것을 다 덮어버린 뒤, 동시에 모든 곳에 비를 뿌린다
고 하자.
그때 가섭이여,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풀과 관목, 약초, 수목
들 중에는 줄기와 잎과 꽃이 부드럽고,아직 다 자라지 않은 것
도 있으며, 크게 성장한 풀, 관목, 약초, 수목도 있고, 가지가
굵은 것,거목이 된 것도 있다.그 각각의 식물들이 자기 능력과
환경에 맞게 거대한 구름이 뿌리는 비로부터 물을 빨아들인다.
그 식물들은 같은 구름이 뿌린 같은 맛의 물로, 각각의 종자에
맞는 열매를 맺어 생장하며 싹트며 크게 자란다. 또 마찬가지
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각각 다른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
리는데, 같은 곳에 있는 약초의 군락,종자의 군락은 모두 같은
맛의 물로 적셔진다.
가섭이여, 바른 깨달음을 얻은 존경받는 여래께서는 이와 같
이 세상에 출현하신다. 마치 거대한 구름이 솟아오르듯이,여래
께서도 이 세상에 나타나시어 인간, 천신, 아수라를 포함한 모
든 세간에 말씀으로써 알리신다.
가섭이여, 예컨대 거대한 구름이 사천대천세계의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것처럼, 여래께서는 인간, 천신, 아수라를 포함한
세간사람들 앞에서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써 널리 삼천대천세
계에 그 음성이 들리게 하신다.
‘그대 신들이나 인간들이여, 나는 여래이며 바른 깨달음을
얻은 존경받는 이이다. 나는 이미 윤회의 세계로부터 피안으로
건너와 다른 사람들을 건너게 하며, 이미 해탈해서 다른 사람
들을 해탈케 하며, 이미 평온해서 다른 사람들을 평온케 하며,
완전한 열반에 들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을 열반에 들게 한다.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바른 지혜로 있는 그대로 아는 일체지자
이며, 모든 것을 보는 이이다. 그대 신들이나 인간들이여,법을
듣기 위해 내 곁으로 오라. 나는 길을 말하는 이이며, 길을 설
해 보이는 이, 길을 아는 이, 길을 들려주는 이, 길에 정통한
이다’라고.
가섭이여, 그래서 수백 수천 코티 니유타 인간들은 여래의
법을 듣기 위해 다가갔다. 그러자 여래께서도 중생들에게 능력
(根機)과 우열의 차이가 있는 것을 아시고,각자에게 알맞는 법
문을 설해 주셨다. 그리고 기쁨과 만족을 주시고 환희가 생기
게 하시고 행복과 안락을 증대시키는 수많은 서로 다른 종류의
각자에게 알맞는 법의 설화를 말씀하셨다. 그 설화에 의해 중
생들은 현세에서는 안락하고 사후에는 좋은 곳에 태어나게 되
는데,그곳에서 많은 애욕을 누리며 법을 듣는다. 그 법을 듣고
장해가 없어지고 그 근기와 환경과 기세에 따라 차례로 일체지
자의 법에 전심한다.
예를 들면 가섭이여, 큰 구름이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것을
덮고, 평등하게 비를 내려 모든 풀, 관목, 약초, 수목은 그 능
력과 환경과 기세에 따라 물을 빨아들여 각각의 종류에 맞는
크기로 성장한다.
가섭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바른 깨달음을 얻은 존경받는 여
래께서 법을 설하시면, 그 법은 모두 같은 맛, 즉 해탈이라는
맛, 탐욕을 벗어난 맛, 적멸의 맛과 일체지자의 지혜를 궁극의
목표로 하는 같은 맛을 지닌다.
그 경우 가섭이여, 중생들은 여래께서 설하시는 법을 들어
기억하고 그 수행에 전심하지만, 그들 스스로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의 참된 의미를 알지 못하며 눈치채지도 못하며 이해하
지도 못한다.
가섭이여, 중생들이 어떤 자이며 어떻게 존재하며 무엇과 닮
았는가 하는 것은 오직 여래께서만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즉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으로 생각하는
가 하는 것과 , 그들이 무엇을 수행하며 어떻게 수행하며 무엇
으로 수행하고 있는가 하는 것과, 그들이 무엇을 그 결과로서
얻으며 어떻게 얻으며 무엇을 수단으로 얻는가 하는 것을 여래
께서만 알고 계신다.
가섭이여, 오직 여래께서만이 그것을 직접 아시며, 직접 보
고 계시기 때문이다. 또 중생들이 각자 다른 입장에 서 있으므
로 풀, 관목, 약초, 수목처럼 열등한 것, 뛰어날 것,중간 것의
구별이 있는 것을 그들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하지만, 오직 여
래께서만이 있는 그대로 보고 계신다.
가섭이여, 여래인 나는 해탈이라는 맛과 지멸(止滅)이라는
맛이 있고, 열반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며,언제나 적멸이며, 오
직 한 입장인 허공에 널리 퍼지는 같은 맛의 법을 알고 있지
만, 중생의 바람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그들에게 일체지자의
지혜를 성급하게 설하지 않는다.
가섭이여, 그대들은 ‘성문들도 여래가 될 수 있는 참된 부처
님의 아들이다’라는 말을 듣고 경탄했다. 그것은 그대들이 본
래 여래께서 깊은 의미를 담아서 설하신 말씀을 깨달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가섭이여, 존경받는 여래들께서 설
하신 깊은 의미의 말씀을 그대들이 이해하기란 참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그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셨다.

법의 왕인 나는 존재(有)를 타파하는 이로서
세상에 나타나 중생들이 바라고
지향하는 바를 알아 그들에게 법을 설한다.
그러나 보리의 지혜가 견고한
위대한 용자인 부처님들께서는
설하신 말씀의 참된 의미를 분명히 하지 않으시고
중요한 법의 의미를 오래 간직하시어
인간들에게 설하려 하지 않으신다.
또 보살의 지혜는 깨닫기 어려워
어리석은 자들이 갑자기 듣는다면
그들은 의혹을 일으킬 것이므로
그 경우에 맞게 나는 설한다.
사람에게는 각자에게 맞는 근기가 있으므로
그 경우에 맞게 나는 설한다.
각각 다른 사물의 인연에 의해
나는 그 사람의 견해를 바르게 한다.
예를 들면 가섭이여
구름이 올라와 대지를 덮어
모든 것을 감싸는 것과 같다.
거대한 구름은 물을 가득 머금고
번개의 화관을 달고 천둥 소리를 내면서
모든 생명 있는 것을 기쁘게 할 것이다.
구름은 햇빛을 막아서 시원한 곳을 만들면
손이 닿을 정도로 낮은 곳에 있으면서
모든 곳에 골고루 비를 내릴 것이다.
구름이 한 번에 내리는 비의 양은 많아서
골고루 뿌리면서 대지를 흠뻑 적실 것이다.
대지 위에 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약초이든 풀이든 관목이든 수목이든
혹은 줄기가 두터운 것이든 거목이든
또 온갖 종류의 곡물이든 야채든
그것들이 산속이나 동굴 속
혹은 덤불 속에 나 있다 하더라도
구름은 그 모두와 말라버린 대지도
흠뻑 적시며 약초 위에도 비를 내린다.
지상에 뿌린 빗물은 같은 맛을 지닌다.
만물은 그 물을 능력과 환경에 맞게 빨아들인다.
교목이든 거목이든
작은 것이든 중간 크기의 것이든
모두 나이와 능력에 맞게 물을 빨아들이며
빨아들여서는 마음껏 생장한다.
구름이 뿌린 비가 젖어
고귀한 약초류는 줄기와 껍질 큰 가지와 잔가지
잎과 꽃이나 과실을 생장시킨다.
그 식물들에게는 각각에게 맞는 상태와 종자가 있어
각각의 능력에 따라 서로 다르게 생장하고 번식한다.
그러나 내린 빗물의 맛은 같은 맛이다.
가섭이여, 세간에 물을 머금은 구름이 나타나듯이
부처님께서도 이 세상에 나타나신다.
세간의 보호자이신 부처님께서는 설법하시며
인간들이 진실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신다.
위대한 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께서는
천신을 포함한 세간으로부터 존경을 받으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인간의 최고자이고 승리자이며 여래인 나는
구름처럼 이 세상에 나타났다.
나는 삼계에 집착해서 신체가 말라 시들어 있는
중생들 모두에게 물을 주어 만족하게 할 것이다.
고뇌 때문에 말라 시들어 있는 사람들을
안락하게 할 것이다.
또 나는 세간의 애락과 열반의 평안도
누리게 할 것이다.
천신과 인간의 무리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나를 보기 위하여 가까이 오라.
나는 여래이며 세존이며
어느 것에도 지배되는 일이 없다.
사람들을 해탈의 피안으로 건너게 하기 위하여
이 세간에 태어났다.
나는 수천 코티의 중생들에게
청정하고 훌륭한 가르침을 설한다.
거기에는 같은 맛의 평등성과 진리가 있다.
그것은 해탈과 열반이다.
나는 언제나 깨달음을 주제로 하여
같은 소리로 법을 설한다.
모든 중생에게 평등하여
어떠한 혐오나 애착도 없다.
나에게는 어떠한 탐착도 없으며
어떤 것에도 애착이나 증오가 없다.
나는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법을 설하는데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다.
다른 일은 그만두고 나는 오로지 법을 설한다.
걸을 때에도 설 때에도 앉아 있을 때에도
침대 위에 누워 있을 때에도
내가 태만할 때는 결코 없다.
마치 구름이 평등하게 비를 내려
초목을 흠뻑 적시는 것처럼
나는 전세계를 만족하게 한다.
고귀한 사람이든 천한 사람이든
파계한 사람이든 계를 지키는 사람이든
나는 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대한다.
행위가 바르지 않는 사람들도 있으며
행위와 거동이 함께 바른 사람도 있으며
잘못된 견해에 집착해서
바른 견해를 잃어버린 사람들도 있으며
바르고 맑은 견해를 지닌 사람들도 있다.
천한 사람들에게도
견줄 데 없는 마음을 지닌 사람에게도
근기가 둔한 사람들에게도
나는 평등하게 법을 설한다.
모든 태만한 마음을 버리고
나는 바른 법의 비를 그들에게 내린다.
그들은 나로부터 법을 듣고 각자의 근기에 맞게
서로 다른 입장에서 생장한다.
즐거운 신들이나 인간 속에
제석천이나 범천 또는 전륜왕들 속에 안주한다.
이 세상에는 작은 약초도 있으며
중간 정도나 큰 약초도 있고
그대들은 들으라.
그 모든 것들에 대해 나는 설하겠다.
더러움 없는 법을 체득하고 열반에 도달한 이들
또 여섯 가지 신통을 얻고
세 가지 영지(三明)를 갖춘 사람들
그들은 작은 약초라고 불린다.
동굴에 사는 사람들
홀로 깨달음을 바라는 사람들
아주 맑은 각지(覺知)가 있는 사람들
그들을 중간 정도의 약초라고 한다.
부처님이 될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자신은 인간이나 천신의 보호자이신
부처님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정진노력과 선정을 행하는 사람들
그들은 최고의 약초라고 불린다.
세존의 아들들로서 수행에 전심하며
이 세상에서 자애를 베풀고 적정의 수행을 행해서
여래가 되는 데에 의심이 없는 사람들
이와 같은 사람을 교목이라고 부른다.
퇴전하지 않는 법륜을 굴리며
신통력을 지닌 견고한 보살로
수코티나 되는 많은 사람들을 해탈시키는 이
그와 같은 사람은 거목이라고 부른다.
부처님께서 평등하게 법을 설하시는 것이
마치 구름이 한결같이 비를 뿌리는 것과 같다.
이처럼 뛰어난 부처님의 지혜 작용은
마치 땅 위에 갖가지 식물이 나 있는 것과 같다.
이 같은 비유처럼 여래의 방편은 갖가지로 뛰어나다.
즉 여래께서는 같은 법을 설하시지만
여러 가지로 해석하는 것은
마치 하나의 비에 수많은 물방울이 있는 것과 같다.
내가 내리는 법의 비로 세간의 모든 것은 만족한다.
그러나 그들은 훌륭히 설해진 일미(一味)의 법을
각자의 근기에 맞게 각기 다르게 생각한다.
풀이나 관목 혹은 중간 정도의 약초
혹은 교목이나 거목 등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비가 오면 생생하게 빛나는 것처럼.
언제나 세간을 행복하게 하는 이 가르침은
모든 세간을 법으로써 만족시킨다.
세간은 만족하여 이윽고 약초처럼 꽃을 피운다.
중간 정도의 약초란
번뇌의 더러움이 없는 데 안주하는 아라한들이나
삼림에서 홀로 수행하는 독각들이다.
그들은 훌륭하게 설해진 이 법을
실제로 실천한 이들이다.
많은 보살들은 의지가 돈독하고 견고하며
삼계에 속하는 모든 사물에 정통하고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고 있다.
그들은 언제나 교목처럼 크게 성장한다.
네 가지 선정을 행해 신통력을 얻고
공성의 진리를 듣고 기뻐하며
수천의 광명을 발해 사람들을 구제한다.
그들이야말로 이 세상의 거목이라고 불린다.
가섭이여, 이와 같이 법을 설하는 것이
마치 구름이 평등하게 비를 뿌리는 것과 같다.
비로 인해 많은 약초가 생장하는 것처럼
설법에 의해 사람들의 꽃이 수없이 핀다.
나는 스스로 체득한 법을 분명히 알고
때가 되면 여래의 깨달음의 지혜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이것은 나와 모든 세간의 지도자이신
부처님들의 최고로 뛰어난 방편이다.
내가 진실로 설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최고의 진리이다.
‘모든 성문들은 평안의 경지에 도달해 있다.
그들은 뛰어난 깨달음으로 향하는 수행을 하여
장래 부처님이 될 것이다.’

“또 가섭이여, 여래는 사람들을 지도하시는 데에 평등하다.
예를 들면 달이나 태양의 빛은 모든 세간을 비춘다. 선한 행위
를 한 이나 악한 행위를 한 이, 지위가 높은 이나 낮은 이, 좋
은 향기가 나는 것이나 악취가 나는 것 등 모든 것에 평등하게
빛을 비춘다. 불공평하게 비추는 일은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가섭이여, 존경받는 여래들의 지혜로부터
나온 마음의 빛은 모든 중생에게 바른 법의 설법으로서 평등하
게 나타난다. 여래의 지혜의 빛이라는 설법에는 과부족이 없으
며, 그 결과로서 중생들이 복덕이나 지혜를 얻게 된다.
가섭이여, 세 가지 탈것의 구별은 본래 존재하지 않는다. 단
지 중생들이 각자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에 세 가지 탈것이 마
련된 것이다.”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을 때, 가섭 존자는 세존께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세 가지 탈것이 없다면 어떻게 지금 성문
과 독각, 보살의 구별이 있을 수 있사옵니까?”
이렇게 말씀드리자. 세존께서는 가섭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가섭이여, 그럿은 도공이 같은 흙으로 여러 가지 용기를 만
드는 것과 같다. 그 경우 어떤 것은 설탕그릇이 되고, 어떤 것
은 기름그릇이 되고, 어떤 것은 발효유나 우유그릇이 되고, 또ㅤ
어떤 것은 더러운 것을 넣는 막그릇이 된다. 흙에는 차이가 없
으나 각기 다른 것을 넣어두기 때문에 그릇의 구별이 생긴다.
가섭이여, 이처럼 탈것은 단 하나인 불승(一佛乘)만이 있는 것
이지, 제2, 제3의 탈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을 때, 또 가섭 존자는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비록 중생들이 지향하고 바라는 바가 각각 다
르다고 하더라도, 만일 그들이 삼계로부터 벗어난다면 그들의
열반은 단 하나이옵니까? 아니면 둘 혹은 셋이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모든 법은 평등하다. 또 깨달음으로 해서 열반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 하나의 열반만 있을 뿐, 둘이 있는
것도, 셋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가섭이여,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설하겠다. 그러면 이 세상의 학식 있는 자는 누구라도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가섭이여, 선천적인 장님은 이렇게 말한다.
‘좋은 색과 나쁜 색은 없으며 좋은 색과 나쁜 색을 보는 사
람들도 없다. 태양이나 달도 없으며 별자리도 없고 유성도 없
으며 유성을 보는 사람들도 없다.’라고.
그러나 사람들은 선천적인 장님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좋은 색과 나쁜 색은 있으며 좋은 색과 나쁜 색을 보는 사람
들도 있다. 태양이나 달도 있으며 별자리도 있고 유성도 있으
며 유성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라고.
그러나 선천적인 장님은 이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으며 그
말뜻을 모른다.
그때 온갖 병에 정통한 의사가 있다고 하자. 그는 선천적인
장님을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 사람은 전생의 죄업 때문에 병이 났다. 대개 병은 모두
네 종류인데, 풍성(風性)인 것과 담즙성(膽汁性)인 것 그리고
담성(痰性)인 것, 또 이 세 요소가 복합된 것이다.’
그 뒤 의사는 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
한다.
‘이 병은 널리 사용되는 약들로는 고칠 수가 없다. 그러나
산 중의 왕인 설산(雪山)에는 네 종류의 약초가 있다. 첫째는
‘모든 색과 맛을 지닌이라는 이름의 약초이며, 둘째는 모든 병
으로 부터 해방한다는 약초이며, 셋째는 모든 독을 없앤다는
이름의 약초이며, 넷째는 각각의 증상에 맞게 약을 주는 것이
라는 이름의 약초이다’라고
그래서 그 의사는 선천적인 장님을 불쌍히 여겨 어떻게 하면
산 중 왕인 설산으로 갈 수 있을까 하고 방법을 생각한다. 설
산에 도착해서 높은 곳을 오르기도 하고, 낮은 곳으로 내려가
기도 하고, 혹은 좌우로 돌아다니며 약초를 찾은 결과 네 종류
의 약초를 모두 손에 넣는다.
그리고는 어떤 약초는 씹어서 주고, 어떤 약은 가루로 주고,
어떤 약은 다른 약과 섞어 찐 뒤에 주고, 어떤 약은 생약제와
섞어서 주고, 어떤 약은 몸 속으로 찔러넣고, 어떤 약은 불로
태워서 준다. 또 어떤 약은 여러 다른 약과 혼합하거나 음식물
속에 섞어서 준다.
이렇게 머리를 짜낸 결과 선천적인 장님은 눈을 뜨게 된다.
그는 눈을 떠서 달과 태양의 빛, 별자리나 유성 등 모든 것을
본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아아, 나는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이전에는 말해 주는 사람
이 있어도 그 말을 믿지 않았고 그 말뜻도 몰랐다. 그런 내가
지금은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장님으로부터 해방되어 눈
뜬 이가 되었다. 나보다 뛰어난 이는 아무도 없다.”
그때 다섯 가지 신통을 지닌 성현들께서 계셨다고 하자. 즉
신과 같은 눈인 천안통, 신과 같은 귀인 천이통, 타인의 마음
을 아는 타심통, 전생을 잘 아는 숙명통, 생각대로 기적을 행
하는 신족통이 그것이다. 남을 해탈시키는 데에 뛰어난 그분들
은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대는 단지 눈을 뜬 것에 지나지 않으며 그대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런데 그대는 왜 그렇게 교만한가? 그대에게는 지혜
도 없으며, 그대는 현자도 아니다’라고.
또 그분들은 그에게 말씀하신다.
‘그대는 집 안에 앉아 있으면 밖에 있는 것은 보이지도 않으
며 알 수도 없다. 그대는 사람을 보아도 부드러운 마음씨를 지
닌 사람인지 적의 있는 사람인지 모른다. 그대는 5요자나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사람들이 하는 말을 알 수 없으며, 마찬가지
로 북이나 법나패 등의 소리도 모르며 들리지도 않는다. 그대
는 아주 가까운 거리도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는 갈 수가 없다.
또 그대는 모태 속에서 태어나 성장했지만, 그때의 행동을 생
각해 낼 수도 없다. 그런 그대가 어떻게 현자이며 나는 모든
것이 보인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아, 사내여, 그대가 어두운
것을 밝다고 생각하고, 밝은 것을 어둡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
연한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은 성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런 힘을 얻는 방법은 무엇이옵니까? 어떤 선업을 행하면
그와 같은 모든 것을 아는 지혜를 얻을 수 있사옵니까? 저는
당신들의 은혜로 그 덕성을 얻고 싶사옵니다.’
성현들께서는 그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만일 그것을 얻고 싶다면 숲에서 살아라. 혹은 동굴에 앉아
서 법을 고찰하고 법뇌를 끊어라. 이리하여 두타행의 덕을 닦
는다면, 그대는 온갖 신통을 얻을 것이다’라고.
그래서 그 사람은 그 말씀을 듣고 명심해서 출가한다. 숲에
서 살며 마음을 한곳에 집중하여, 세간의 갈망을 끊어 다섯 가
지 신통을 얻는다. 신통력을 얻은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전에 나는 바르지 않은 행위 때문에 아무런 덕성도 얻지
못하였다. 이제는 원하는 대로 할 수가 있다. 이전의 나는 지
혜도 부족하였고 이해력도 부족한 장님이었다.’
가섭이여, 이와 같은 비유를 설하는 것은 그 의미를 알게 하
기 위해서이다. 또 다음과 같은 의미도 알아야 한다. 가섭이
여, 선천적인 장님을 6도윤회 속에 있는 중생을 가리킨다. 그
들은 바른 가르침을 모르며, 번뇌의 어둠인 암흑을 늘리는 자
이며, 무명(無明)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 자이다. 무명에 눈
먼 자들은 생성작용을 되풀이하며 생성하게 하는 작용으로 인
하여 정신과 물질의 통일체인 명색(明色)이 생기게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서 마침내는 거대한 괴로움 덩어리(苦蘊)가 생긴다.
이처럼 무명 때문에 눈먼 중생들은 생사윤회 속에 안주하고
있다. 여래께서는 삼계를 벗어나 있지만, 마치 사랑하는 외아
들을 대하는 부친과 같은 자비심으로 삼계 속으로 들어오셔서,
중생들이 윤회의 바퀴 속에서 방황하는 것을 보신다. 그런데
중생들은 윤회로부터 벗어나는 법을 모른다. 그런 중생들을 세
존께서는 지혜의 눈으로 보신다. 그리고는 그 중생들이 이전에
선행을 했기 때문에 쉽게 화를 내지는 않으나 탐욕이 강하거나
혹은 탐욕은 그다지 없으나 쉽게 화 를 내는 것을 아신다. 또
어떤 자는 지혜가 부족하고 어떤 자는 현자이며 어떤 자는 성
숙해서 청정하나 어떤 자는 잘못된 견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아신다. 여래께서는 그런 중생들을 위해 뛰어난 방편으로 세
가지 탈것을 설하신다.
이 비유 속에서 다섯 가지 신통을 지닌 맑은 눈의 성현들께
서 말씀하신 것처럼, 보살들은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
켜, 사물은 본래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지혜(無生法忍)를
얻고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는다.
또 이 비유에서 여래는 위대한 의사와 같으며, 미망에 눈먼
중생들은 선천적인 장님과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탐욕과
분노와 미밍은 풍(風)과 담(膽)과 담(痰)의 체액과 같으며, 62
가지 잘못된 견해(六十二見)도 그와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모든 것이 공이라는 공성(空性), 형상이 없다는 무상(無相)
욕구의 대상을 벗어나 있다는 무원(無願) 그리고 열반의 문(
門)의 네 가지는 네 종류의 약초와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러 가지 약으로 각각의 병을 낫게 하는 것처럼, 공, 무상,
무원이라는 세 가지 해탈문(三解脫門)을 닦어서 사람들은 무명
을 없앤다. 무명을 없애면 생성작용이 없어지는데, 이런 식으
로 해서 마침내는 거대한 괴로움 덩어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
이 소멸하게 된다. 이리하여 그 사람의 마음은 선에도 머물지
않고 악에도 머물지 않는다. 성문의 길을 걷거나 독각의 길을
걷는 사람들도, 장님이 눈을 뜬 것과 같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들은 윤회와 번뇌의 속박을 끊었고, 번뇌의 속박으로부터 해
탈한 자는 삼계에 속하는 여섯 가지 생존상태로부터 해방된다.
그래서 성문의 길을 걷는 사람은, ‘이제 더 깨달아야 할 법은
없다. 나는 열반에 도달했다’라고 한다. 그때 여래께서는 그에
게 법을 설하신다. 세존께서는 ‘모든 법을 체득하지 않은 자에
게 어찌 열반이 있겠는가’라고 하시며, 깨달음을 향하여 그를
격려하신다. 그는 보리심을 일으켜 윤회 속에 머물지는 않지
만, 아직 열반에 도달해 있지 않는 보살이 된다. 그는 시방의
어느 곳에서든 삼계에 속하는 것은 모두 공인 것을 깨달으며,
또 세간은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환상, 꿈, 아지랑이, 메아리와
같다고 본다. 그는 모든 존재가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
으며, 속박도 아니며 해탈도 아니고, 암흑도 아니고 광명도 아
닌 것을 본다. 여러 가지 심원한 법을 이처럼 보는 자는 보지
않고 보는 것이다. 즉 삼계에 속하는 모든 것이 사람들의 서로
다른 의욕이나 지향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본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의미를 다시 알리기 위하여, 다음과 같
이 게송으로 설하셨다.

달이나 태양의 빛은 사람들 위로 평등하게 비친다.
덕 있는 이에게도 악한 이에게도
빛은 많고 적음이 없이 비친다.
여래의 지혜의 빛도
태양이나 달처럼 평등하게 비치며
모든 중생들을 인도한다.
그 지혜의 빛은 모자라거나 남는 일이 없다.
마치 도공이 같은 흙으로 토기를 만들지만
그 토기는 설탕, 우유, 버터, 기름, 물 등
여러 가지 용기가 되는 것처럼.
어떤 것은 더러운 것을 담는 그릇이 되고
어떤 것은 우유그릇이 되지만
도공은 그 그릇을 같은 흙으로 만든다.
어떤 것을 담아두는가에 따라 용기가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중생들에게 차별은 없으나
의욕이 다르므로 여래께서는
탈것을 구별해서 설하신다.
그러나 부처님의 탈것이 참된 탈것이다.
사람들은 윤회의 바퀴에 대해 무지하므로
열반의 적정을 모른다.
그에 비해 모든 것은 공이며
실체가 없다고 아는 사람은
바른 깨달음을 얻으신 세존들의 깨달음을
진실로 아는 것이다.
중간 정도의 지혜를 지닌 이를 독각이라고 하며
공에 대한 지혜가 부족한 이를 성문이라고 한다.
그에 비해 모든 법을 깨달은
즉 바른 깨달음을 얻으신 분을
부처님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는 수백 가지나 되는 뛰어난 방편으로
언제나 인간들에게 법을 설하신다.
예를 들면 어떤 선천적인 장님이
태양, 달, 별자리, 유성 등을 보지 않고
‘물체’라는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훌륭한 의사가 있어
이 선천적인 장님을 불쌍히 여겨
설산으로 가서 이리저리 다니며
산에 있는 ‘모든 색과 맛을 지닌’이라는
약초를 비롯한
네 가지 약초를 구해 조제한다.
어떤 약은 이로 씹고
어떤 약은 가루로 내고
또 어떤 약은 침 끝에 묻혀 몸 속에 넣어
선천적인 장님을 치료한다.
이렇게 해서 눈을 뜨게 된 뒤
그는 태양이나 달, 별자리, 유성을 보고는
‘이전에는 무지해서 그런 말을 한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중생들은 아주 무지해서
말하자면 선천적으로 장님이라서 윤회하는 것이다.
윤회의 바퀴가 연기(緣起)하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그들은 고뇌의 길을 걷는다.
가장 뛰어난 일체지자이신 여래께서는
이처럼 무지 때문에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세간 속에 자비롭고 훌륭한 의사로 나타나신다.
방편에 뛰어난 이 의사는 바른 가르침을 설하시며
최고의 탈것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위없는 부처님의 깨달음을 설하신다.
그러나 여래께서는
중간 정도의 지혜가 있는 자에게는
중간 정도의 깨달음을 설하시며
윤회를 두려워하는 자에게는
거기에 맞는 깨달음을 설하시기도 하신다.
삼계로부터 벗어난 성문은
‘이리하여 나는 더러움 없는
상서로운 열반을 얻었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그것은 열반이 아니다. 영원한 열반은
일체의 법을 깨달았을 때 얻어진다’라고 설한다.
그것은 마치 선천적인 장님이었지만
시력을 회복한 장님에게 위대한 여래께서
자비심으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것과 같다.
‘그대는 어리석은 자이다. 그대는 결코 자신이
지혜 있는 자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담으로 둘러싸인 집 속에서는
그대와 같은 한치의 지혜로는
밖에서 생기는 일을 알 수가 없다.
밖에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당장 알 수 있지만
안에 있으면 당장 알 수가 없다.
지혜가 얕은 그대가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5요자나 정도 떨어진 곳의 소리라도
그대는 들을 수 없다.
하물며 더 떨어진 곳의 소리는 어떻겠는가.
그대는 자신에게 호의를 품는 사람과
악의를 품는 사람을 가려낼 수가 없다.
그런데 어떻게 지혜 있는 자라는
교만한 마음을 가지는가.
그대는 1크로샤의 거리조차도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걷지 않으면 갈 수 없으며
모태 속에서 일어났던 일들은 모두 잊어버리고 있다.
다섯 가지 신통을 지닌 분을
이 세상에서는 일체지자라고 한다.
그대는 미망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데
스스로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하니
어떻게 된 일인가?
만일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신통을 얻어야 한다.
신통을 얻고 싶다면 숲에서 살며
청정한 가르침에 대해 사색하여야 한다.
그리하면 그대는 신통을 얻을 수 있다’라고.
그는 이 가르침대로 숲으로 들어가
마음을 평정하게 하며 사색한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여러 가지 덕성을 갖추고
다섯 가지 신통을 얻은 자가 된다.
모든 성문들은 이처럼
자신은 열반을 얻은 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때 여래께서는 그들에게
‘그것은 정지(靜止)이지 열반은 아니다’라고
설하신다.
성문들에게 알맞게 설해진 이 도리는
부처님의 방편이다.
일체를 알지 못하고는 참된 열반은 없다.
일체를 아는 지혜를 얻도록 노력하라.
과거, 미래, 현재의 삼세에 관한 무한한 지혜와
맑은 여섯 가지 완성의 행인 육바라밀과
모든 것은 공성이며 무상이며 무원이라는 것과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하라.
번뇌의 더러움이 있는 유루(有漏)와
더러움이 없는 무루의 그 어떤 것도
허공과 같은 적정이라고 설해지고
이 밖에 여러 가지 열반으로 인도하는
가르침이 설해진다.
즉 네 가지 청정한 경지에 있다는
사범주[四攝四]가 설해진다.
그 모두가 뛰어난 여래들께서
중생들을 인도하기 위하여 설하시는 것이다.
그것들을 얻도록 노력 수행하라.
모든 존재는 환상이나 꿈과 같으며
파초의 줄기처럼 심이 없으며
메아리와 같다고 아는 사람
또 삼계에 속하는 모든 것은 환상이나 꿈과 같아서
속박된 것도 아니며 해탈한 것도 아니라고 알고
열반도 식별하지 않는 사람
또 모든 존재는 평등하고 공이며
서로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대상화하지 않고
어떤 실체도 보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이야말로 위대한 지혜를 지닌 분이시며
남김없이 존재의 전체를 보는 분이시다.
세 가지 탈것이라는 것은 없고
이 세상에는 오직 한 가지 탈것인
일승(一乘, 一佛乘)만이 존재한다.
모든 것은 언제나 참으로 평등하다고 안다면
영원하고 상서로운 열반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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