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32

郞則誤被重讉 幻生於人世,

랑즉오피중유 환생어인세

妾則幸受薄罰謫在於此,

첩즉행수박벌적재어차

낭군은 곧 잘못되어 중벌을 받아 인간세상에서 환생幻生하시고,

첩은 다행히 가벼운 벌을 받아 귀양살이로 여기 있사온데,

而郞已爲膏火所蔽, 不能記前身之事也.

이랑이위고화소폐 불능기전신지사야

妾之謫限已滿, 將向瑤池

첩지적한이만 장향요지

낭군은 이미 고화膏火에 가린 바 되어

전신前身의 일을 기억할 수 없거니와,

첩은 귀양살이의 기한이 이미 차서 장차 요지瑤池를 향해 갈 터인데,

而必欲一見郞君, 乍展舊情 懇囑仙官,

이필욕일견랑군 사전구정 간촉선관

退却一日之期已至,

퇴각일일지기이지

꼭 한 번 낭군을 보고

잠깐 옛 정을 펴보고자 하여

선관仙官께 간청을 드려

이미 닥친 하루의 기한을 물리고

郞君將到此 而方企待耳,

랑군장도차 이방기대이

郞今辱臨 宿緣可續.

랑금욕임 숙연가속

낭군이 여기에 이르실 것을 바야흐로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낭군께서 이제 욕되이 오시니

본래의 인연을 이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時桂影將斜 銀河已傾,

시계영장사 은하이경

翰林携美人同寢,

한림휴미인동침

이때 계수나무 그림자는 장차 비끼려하고 은하수는 이미 기울어졌거늘

한림이 미인을 이끌어 함께 잠자리에 드니,

若劉玩之人入天台 與仙娥結緣,

약유완지인입천태 여선아결연

似夢而非夢 似眞而非眞也.

사몽이비몽 사진이비진야

바로 옛날에 유신劉晨과 완조阮肇가 천태산天台山에 이르러

선녀와 더불어 인연을 맺음과 흡사하니,

꿈같지만 꿈이 아니고, 현실일 같지만 현실이 아니었다.

纔盡繾綣之意, 山鳥已啅於花梢,

재진견권지의 산조이탁어화초

而紗牕已微明矣.

이사총이미명의

겨우 잊혀지지 않는 정을 다 풀고 나니

산새는 벌써부터 꽃가지에서 지저귀고

사창紗牕이 이미 부윰하게 밝았다.

美人先起 謂翰林曰 :

미인선기 위한림왈

미인이 먼저 일어나 한림에게 말하기를,

“今日卽妾上天之期也, 仙官奉帝勅 備幢節,

금일즉첩상천지기야 선관봉제칙 비당절

來迎小妾之時

래영소첩지시

“오늘은 곧 첩이 하늘에 오를 기한이온데,

선관이 상제의 칙교勅敎를 받들어 당절幢節을 갖추어

소첩을 맞을 적에

若知郞君在此 則彼此將俱被讉罰,

약지랑군재차 즉피차장구피유벌

郞君促行矣.

랑군촉행의

만약 낭군께서 여기 계신 것을 알면

피차 처벌을 받게 될 것이오니

낭군은 빨리 가십시오.

郞君若不忘舊情,

랑군약불망구정

又有重逢之日.”

우유중봉지일

낭군이 만일 옛정을 잊지 아니하시면

또 다시 만나 뵐 날이 있을 것입니다.”

遂題別詩於羅巾以贈翰林 其詩曰 :

수제별시어라건이증한림 기시왈

드디어 비단 수건에 이별시를 써서 한림에게 주니,

그 시에 적기를,

相逢花滿天 상봉화만천

相別花在地 상별화재지

春色如夢中 춘색여몽중

弱水杳千里 약수묘천리

서로 만나니 꽃이 하늘에 가득하고

서로 이별하니 꽃이 땅에 있구나

봄빛은 꿈 가운데 있고

약수는 천리에 아득하구나

楊生覽之 離懷斗起, 不勝悽黯自裂汗衫,

양생람지 리회두기 불승처암자열한삼

和題一首而贈之 其詩曰 :

화제일수이증지 기시왈

양생이 그 글을 보고, 이별하는 회포가 문득 일어

처량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스스로 소매 자락을 찢어

화답하는 한 수의 시를 적어 그에게 주었다.

그 시에 읊기를,

天風吹玉珮 천풍취옥패

白雲何離披 백운하리피

巫山他夜雨 무산타야우

願濕襄王衣 원습양왕의

하늘 바람이 옥패를 부니

흰 구름이 어찌해 흩어지나

무산의 다른 밤비가

양왕의 옷깃 적시길 바라네

美人奉覽曰 :“瓊樹月隱 桂殿霜飛,

미인봉람왈 경수월은 계전상비

作九萬里外面目者 惟此一詩而已.”

작구만리외면목자 유차일시이이

미인이 받들어 그 글을 보고 말하기를,

“아름다운 나무에 달이 숨고 계전桂殿에 서리가 날리는데,

구만리 밖의 모습을 그려 내는 것은 오직 이 한 수의 시뿐입니다.”

遂藏於香囊 仍再三催促曰 :

수장어향낭 잉재삼최촉왈

“時已至矣 郞可行矣.”

시이지의 랑가행의

드디어 향주머니에 감추고, 재삼 재촉하며 말하기를,

“때가 이미 다 되었으니, 낭군은 떠나셔야 합니다.”

翰林摻手拭淚 各稱保重而別,

한림삼수식루 각칭보중이별

纔出林外 回瞻亭榭,

재출림외 회첨정사

한림이 손을 잡고 눈물을 닦으며

‘몸 조심하라’고 각별히 당부한 후 작별하고

겨우 수풀 밖으로 나와 정자를 돌아보니,

碧樹重重 瑞靄曨曨, 如覺瑤臺一夢,

벽수중중 서애롱롱 여각요대일몽

及歸家精爽焂飛 忽忽不樂,

급귀가정상수비 홀홀불락

푸른 나무는 빽빽하고 상서로운 무지개는 자욱하여

마치 요대瑤臺의 한 꿈을 깬 듯하기에

별당에 돌아와서도 정신이 시원스럽고 불꽃이 타올라 홀연히 즐겁지 아니하였다.

獨坐而思之曰 :

독좌이사지왈

홀로 앉아 생각에 잠기며 이르기를,

“其仙女雖自云 已蒙大赦 歸期在卽,

기선녀수자운 이몽대사 귀기재즉

安知其行必在於今日乎?”

안지기행필재어금일호

“그 선녀가 비록 스스로 말하기를

이미 죄의 용서를 크게 받아 돌아가는 때가 바로 지금이라 했는데,

그가 반드시 오늘 갈 줄 어찌 알겠는가?

暫留山中藏身密處, 目見群仙以幢幡來迎之後

잠류산중장신밀처 목견군선이당번래영지후

下來亦未晩也, 我何思之不審行之太躁也?”

하래역미만야 아하사지불심행지태조야

잠간 산중에 머물러 은밀한 곳에 몸을 숨기고

눈으로 여러 신선들이 당번幢幡을 가지고 와서 맞이하려 간 것을 본 후에

내려와도 또한 늦지 않았을 것을,

내가 어찌 생각이 깊지 못하여 행동을 심히 조급하게 하였을까?”

悔心憧憧達宵不寐,

회심동동달소불매

惟以手書空作咄咄字而已.

유이수서공작돌돌자이이

후회스런 마음을 진정치 못하여 밤이 깊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오직 손으로는 헛되이 글을 쓰며 한숨을 지을 뿐이었다.

翌曉早起, 率書童復往昨日留宿之處,

익효조기 솔서동부왕작일유숙지처

則桃花帶笑 流水如咽, 虛亭獨留 香塵已闃矣,

즉도화대소 류수여인 허정독류 향진이격의

다음 날 새벽에 일찍 일어나

서동을 거느리고 다시 어제 유숙한 곳으로 가보니,

곧 복사꽃이 웃음을 띤 듯 냇물은 흐느끼는 듯한데,

정자만 덩그러니 남아 있고 향기로운 티끌은 이미 고요했다.

翰林悄凭虛檻, 悵望靑霄 指彩雲而歎曰 :

한림초빙허함 창망청소 지채운이탄왈

한림이 근심스레 빈 난간에 의지하여

푸른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색구름을 가리키며 탄식하기를,

“想仙娘乘彼雲 而朝上帝矣,

상선낭승피운 이조상제의

仙影已斷 何嗟及矣?”

선영이단 하차급의

“생각컨대, 선낭이 저 구름을 타고 상제께 조회朝會할텐데,

선낭의 모습이 이미 사라졌으니 어찌 닿을 수 있겠는가?”

乃下亭 倚桃樹 而洒涕曰 :

내하정 의도수 이세체왈

“此花應識崔顥城南之恨矣.”

차화응식최호성남지한의

이에 정자에서 내려가 복숭아 나무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면서 이르기를,

“이 꽃만이 응당 최호崔顥가 성城 남쪽에서 품은 한을 짐작하겠구나.” 하고,

至夕 乃憮然而回.

지석 내무연이회

저녁에 이르러 크게 낙담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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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31

翰林性本好奇 聞之欣喜曰 :

한림성본호기 문지흔희왈

“天下無神仙則已, 若有之 則只在此山中矣.”

천하무신선즉이 약유지 즉지재차산중의

양한림은 성정性情이 본래 기이한 것을 좋아하여

그 말을 듣자 기쁘고 즐거워하며 말하기를,

“천하에 신선이 없다면 그만이거니와,

만일 있다면 다만 이 산 중에 있을 것이니라.”

方振衣欲賞,

방진의욕상

忽見鄭生家家僮流汗而來, 喘促而言曰 :

홀견정생가가동류한이래 천촉이언왈

바야흐로 옷을 떨쳐 버리고 구경하려 할 때

문득 보니 정생집의 가동家僮이 땀을 흘리면서 달려와

숨을 헐떡이며 급히 말하기를,

“娘子患候猝㼨 走請郞君矣.”

낭자환후졸함 주청랑군의

“낭자의 환후가 갑자기 위급하여 급히 낭군을 부르십니다.”

鄭生忙起曰 :“本欲與兄壯遊於神仙洞府矣,

정생망기왈 본욕여형장유어신선동부의

家憂此迫 仙賞已違, 向所謂仙分甚淺者 尤可驗矣.”

가우차박 선상이위 향소위선분심천자 우가험의

정생이 급히 일어나 말하기를,

“본래 형과 더불어 신선 동부神仙洞府에서 마음껏 놀려고 하였는데,

집안의 근심이 이렇게 닥치매 선계를 구경하기는 이미 멀어졌으니,

이른바 선분仙分이 매우 얕다는 것을 더욱 증험하였습니다.” 하고,

促鞭而歸 翰林雖甚無聊,

촉편이귀 한림수심무료

而賞興猶不盡矣.

이상흥유부진의

나귀의 채찍을 재촉하며 총총히 돌아가니

한림은 비록 무척 무료하나

구경할 흥취가 아직 다한 것은 아니었다.

步隨流水轉入洞口, 幽澗冷冷 羣峯矗矗,

보수류수전입동구 유간랭랭 군봉촉촉

無一點飛塵 胸襟自覺蕭爽矣.

무일점비진 흉금자각소상의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걸어서 동구로 돌아 들어가니,

은은한 산골물이 차갑고

여러 봉우리들이 우뚝 솟아서

날아다니는 티끌 한 점 없고,

흉금이 스스로 말쑥하고 시원스러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獨立溪上 徘徊吟哦矣,

독립계상 배회음아의

丹桂一葉 飄水而下,

단계일엽 표수이하

한림이 홀로 시내 위에 서서 배회하며 읊조리는데,

붉은 계수나무 이파리 하나가 물위에 떠내려 왔다.

葉上有數行之書, 使書童拾取而見之,

엽상유수행지서 사서동습취이견지

有一句 詩曰 :

유일구 시왈

이파리위에 여러 행의 글월이 있기에,

서동으로 하여금 주워 오게 하여 그것을 보니

한구의 시가 있는데, 그 시에 이르기를,

仙尨吠雲外 선방폐운외

知是楊郞來 지시양랑래

신선 삽살개 구름 밖으로 짖으니

양랑이 옴을 알겠구나.

翰林心窃怪之曰 :“此山之上豈有人居,

한림심절괴지왈 차산지상기유인거

此詩亦豈人所作乎?”

차시역기인소작호

한림이 마음에 은은히 괴이쩍게 여겨 이르기를,

“이 산 위에 어찌 인가가 있으며,

이 시 또한 어떤 사람이 지었을까?” 하며,

攀蘿緣壁 忙步連進 書童曰 :

반라연벽 망보연진 서동왈

“日暮路險 進無所托, 請老爺還歸城裡.

일모로험 진무소탁 ”청로야환귀성리

삼을 휘어잡고 벽을 따라 바삐 걸어서 계속 나아가는데 서동이 말하기를,

“날이 저물고 길이 험하여 나아가지만 의탁할 곳이 없고,

노야老爺께서 성중으로 되돌아오기를 바라십니다.”

翰林不聽又行七八里,

한림불청우행칠팔리

東嶺初月已在山腰矣.

동령초월이재산요의

한림이 듣지 아니하고 또 칠팔 리七八里를 갔는데

동쪽 봉우리에는 첫 달이 벌써 산허리에 있었다.

逐影步光穿林撇澗, 惟聞驚禽啼

축영보광천림별간 유문경금제

而悲猿嘯矣已而,

이비원소의이이

그림자를 쫓고 달빛을 따라 걸어 수풀을 뚫고 산골 물을 건너니,

오직 들리는 것은 놀란 짐승이 울고 슬픈 원숭이가 울부짖는 소리뿐이요,

星搖峯頂 露鎖松梢,

성요봉정 로쇄송초

可知夜將深矣.

가지야장심의

별은 봉우리 끝에서 흔들리고 이슬은 솔가지에 내리니,

밤이 장차 깊어 감을 알 수 있었다.

四無人家 無處投宿 欲覓禪菴佛寺,

사무인가 무처투숙 욕멱선암불사

而亦不可得方蒼黃之際,

이역불가득방창황지제

사면에는 인가가 없어서 투숙할 곳이 없은즉,

선암불사禪菴佛寺를 찾으려 하나

또한 가능치 아니한지라, 바야흐로 창황蒼黃하여 하는데,

十餘歲靑衣女童 浣衣於溪邊,

십여세청의녀동 완의어계변

見其來忽 而驚起且去 且呼曰 :

견기래홀 이경기차거 차호왈

십여 세쯤 되는 푸른 옷을 입은 계집아이가 시냇가에서 옷을 빨다가

그들이 오는 것을 보고 갑자기 깜짝 놀라 일어서 달려가며 소리쳐 부르기를,

“娘子娘子 郞君來矣.”

낭자낭자 랑군래의

“아가씨, 아가씨! 낭군께서 오십니다.”

生聞之尤以爲怪 又進數十步,

생문지우이위괴 우진수십보

山回路窮 有小亭翼然臨溪,

산회로궁 유소정익연임계

양생이 그 말을 듣고 더욱 괴이쩍게 여겨 또 수십 보를 갔는데

산이 둘러 있고 길이 외딴 곳에 조그만 정자가 시내에 임해 날아갈 듯이 있는데,

窈而深 幽而闃 眞仙居也.

요이심 유이격 진선거야

안존하고 깊으며 그윽하고 고요하여

진실로 신선이 사는 곳이었다.

一女子被霞光 帶月影,

일녀자피하광 대월영

孑然獨立於碧桃花下 向翰林施禮曰 :

혈연독립어벽도화하 향한림시례왈

한 여자가 놀빛을 받고 달빛을 띤 채

외로이 벽도화碧桃花 아래에 홀로 서 있다가

한림을 향해 예를 갖추며 말하기를,

“楊郞來 何晩耶?”

양랑래 하만야

“양랑이 오시는데 어찌 늦으셨습니까?”

翰林驚見其女子,

한림경견기녀자

身着紅錦之袍, 頭揷翡翠之簪,

신착홍금지포 두삽비취지잠

한림이 놀라 그 여자를 살펴보니,

몸에는 비단옷을 입고

머리에는 비취 비녀를 꽂고

腰橫白玉之珮, 手把鳳尾之扇,

요횡백옥지패 수파봉미지선

嬋娟淸高認 非世界人也.

선연청고인 비세계인야

허리에는 백옥패白玉珮를 비꼈으며,

손에는 봉미선鳳尾扇을 들었는데,

무척 곱고 예쁘며 깔끔해서

이 세상 사람이라고 할 수가 없었다.

乃慌忙答禮曰 :“學生乃塵間俗子,

내황망답례왈 학생내진간속자

本無月下之期, 而有此晩來之敎何也?”

본무월하지기 이유차만래지교하야

어리둥절하지만 답례로 말하기를,

“학생은 곧 티끌세상의 속된 사람이라

본래 월하에 기약이 없거늘,

이렇듯 늦게 옴을 가르치심은 어인 일입니까?”

女子請往亭上共做穩話, 仍引入亭中,

녀자청왕정상공주온화 잉인입정중

分賓主而坐招女童曰 :

분빈주이좌초녀동왈

여자가 정자위에 올라 함께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길 청하고

거듭 정자 속으로 이끌고 들어가

주객으로 나눠 않고 계집아이를 불러서 이르기를,

“郞君遠來 慮有飢色,

랑군원래 려유기색

略以薄饌進之.”

략이박찬진지

“낭군이 먼 길을 오시느라 시장하실 터이니,

약간의 변변찮은 음식이나마 올리도록 해라.”

女童受命而退少焉, 排瑤床設綺饌 擎碧玉之鍾,

녀동수명이퇴소언 배요상설기찬 경벽옥지종

進紫霞之酒 味冽香濃 一酌便醺.

진자하지주 미렬향농 일작편훈

계집아이가 명을 받고 물러가서 조금 뒤에

구슬상에 진찬珍饌을 차려와, 벽옥의 술잔을 받들어

자하주紫霞酒를 권하니,

맛이 산뜻하고 향내가 무르녹아 한 잔 술에 금새 취기가 돌았다.

翰林曰 :“此山雖僻亦在天之下也,

한림왈 차산수벽역재천지하야

仙娘何以厭瑤池之樂, 謝玉京之侶 而辱居於此乎?”

선낭하이염요지지락 사옥경지려 이욕거어차호

한림이 말하기를,

“이 산이 비록 높으나 하늘 아래에 있거늘

선낭仙娘은 어찌 요지瑤池의 낙을 싫다 하시고

옥경玉京의 짝을 사양하고 욕되이 여기서 기거하십니까?”

美人長吁短歎曰 :

미인장우단탄왈

“欲說事由 徒增悲懷.

욕설사유 도증비회

미인이 길이 탄식하고 얼른 한숨 쉬며 말하기를,

“지난 일을 애기하고자 하면 다만 슬픈 기분만 더할 뿐입니다.

妾是王母之侍女, 郞是紫府之仙吏,

첩시왕모지시녀 랑시자부지선리

玉帝賜宴於王母,

옥제사연어왕모

첩은 왕모王母의 시녀요, 낭군은 곧 자부紫府의 선리仙吏였는데,

옥제께서 왕모께 잔치를 베푸었다.

衆仙皆會 郞偶見小妾,

중선개회 랑우견소첩

擲仙果而戱之.

척선과이희지

여러 선녀들이 모두 모이었는데,

낭군이 우연히 소첩을 보시고

선과仙果를 던져 희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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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30

小姐曰 : “小女有一計,

소저왈 소녀유일계

欲借春雲之身以雪小女之恥,

욕차춘운지신이설소녀지치

소저가 말하기를,

“소녀에게 한 가지 계교가 있으니

춘운의 몸을 빌어 소녀의 수치심을 씻고자 합니다.”

司徒曰 :“汝有何計試言之.”

사도왈 여유하계시언지

사도가 묻기를,

“네게 어떤 계교가 있는지 말해 보거라.”

小姐曰 :“使十三兄如此如此,

소저왈 사십삼형여차여차

則小女見陵之恥可以除矣.”

즉소녀견릉지치가이제의

소저가 대답하기를,

“십삼형十三兄으로 하여금 이렇게 이렇게 한다면,

소녀가 보기에는 업신여김을 받은 수치심을 없앨 수가 있겠습니다.”

司徒大笑曰 : “此計甚妙矣.”

사도대소왈 차계심묘의

사도가 크게 웃으며 말하기를,

“이 계교가 심히 기묘하구나.”

盖司徒諸姪子中有十三郞者,

개사도제질자중유십삼랑자

賢而機警志氣浩蕩,

현이기경지기호탕

대개 사도의 여러 조카 중에 십삼랑이라는 자가 있는데,

어질고 기민하며 지기志氣 또한 호탕하여

平生喜作諧謔之事,

평생희작해학지사

且與楊翰林氣味相合 眞莫逆交也.

차여양한림기미상합 진막역교야

평생 해학하기를 즐겨하는데다,

양한림과는 심기와 취미가 서로 맞아

진실로 막역한 친교를 맺고 있었다.

小姐歸其寢所謂春雲曰 :

소저귀기침소위춘운왈

소저가 그의 침소로 돌아와 춘운에게 이르기를,

“春娘! 吾與汝頭髮覆額 心肝已通,

춘낭 오여여두발복액 심간이통

共爭花枝終日啼呼,

공쟁화지종일제호

“춘낭아! 내 너와 더불어 머리털이 이마를 덮었을 때부터

심간心肝이 이미 통하여

꽃가지를 놓고 함께 다투다가 종일토록 울기도 했는데,

今我已受人聘禮,

금아이수인빙례

可知春娘之年亦不穉矣.

가지춘낭지년역불치의

이제 내가 약혼 예물을 받았으니

춘낭의 나이 또한 어리지 않음을 알만하게 되었다.

百年身事 汝必自量,

백년신사 여필자량

未知欲托於何樣人也.”

미지욕탁어하양인야

종신대사終身大事를 너는 반드시 스스로 헤아리고 있을 것인데,

어떤 사람에게 의탁코자 하는지 아직 모르겠구나.”

春雲對曰 :“賤妾徧荷娘子撫愛之恩,

춘운대왈 천첩편하낭자무애지은

춘운이 대답하기를,

“천한 첩이 편벽되게 낭자로부터 애정의 은혜를 입어

涓埃之報 末由自效,

연애지보 말유자효

惟願長奉巾匜於娘子以終此身也.”

유원장봉건이어낭자이종차신야

털끝만큼이라도 은혜를 갚기 위해 저의 정성을 다해 왔는데,

이 몸이 다하도록 낭자께 건이巾匜 (한 낭군을 같이 모심)를 길이 받들어 모시기를 원할 뿐입니다.”

小姐曰 :“我素知春娘之情與我同也.

소저왈 아소지춘낭지정여아동야

我與春娘欲議一事爾,

아여춘낭욕의일사이

소저가 이르기를,

“내가 원래 춘낭의 정이 나와 더불어 같은 것임을 알고 있기에

춘낭과 더불어 한가지 일을 의논코자 하는데,

楊郞以枯桐一聲弄此閨裡之處女,

양랑이고동일성롱차규리지처녀

貽辱深矣 受侮多矣, 非吾春娘誰能爲我雪恥乎?

이욕심의 수모다의 비오춘낭수능위아설치호

양랑이 거문고 한 소리로 이 규중 속의 처녀를 희롱하여

심한 욕을 보이고 업신여김을 많이 주었는데,

춘낭이 아니라면 누가 나의 부끄러움을 씻어 줄 수 있겠는가?

吾家山庄卽終南山最僻處也,

오가산장즉종남산최벽처야

距京城僅牛鳴地 而景致蕭洒非人境也,

거경성근우명지 이경치소쇄비인경야

우리 집 산장은 곧 종남산終南山 가장 외진 곳에 있는데,

거리로 따지면 서울이 겨우 소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의 땅이며,

경치가 소쇄蕭洒하여 사람들이 사는 속세가 아니니,

賃此別區設春娘之花燭,

임차별구설춘낭지화촉

且令鄭兄導楊郞之迷心,

차령정형도양랑지미심

이 기이한 곳을 빌어 춘낭의 신방新房을 꾸미고,

또 정형으로 하여금 양랑의 마음을 미혹되게 하여

行如此如此之計 則橫琴之詐謀,

행여차여차지계 즉횡금지사모

彼不得更售矣,

피부득갱수의

이러이러한 계교를 행하면

곧 거문고를 켜던 거짓 계교를

저가 다시는 팔 수 없을 것이요,

聽曲之深羞可以快湔矣,

청곡지심수가이쾌전의

惟望春娘毋憚一時之勞.

유망춘낭무탄일시지로

그 노래를 들은 수치심을 유쾌하게 깨끗이 씻을 수 있을 것이니,

춘낭이 한때의 노고를 꺼리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春雲曰 :“小姐之命賤妾何敢違乎?

춘운왈 소저지명천첩하감위호

但異日何以擧面於楊翰林之前乎?”

단이일하이거면어양한림지전호

춘운이 대답하기를,

“소저의 명을 천첩이 어찌 감히 어길 수 있겠습니까마는,

다만 다른 날 한림 앞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 수 있겠습니까?”

小姐曰 :“欺人之羞 不猶愈於見欺者之羞乎?”

소저왈 기인지수 불유유어견기자지수호

소저가 이르기를,

“사람을 속이는 부끄러움이

속임을 당하는 부끄러움보다는 더 낫지 않겠느냐?”

春雲微微笑曰 : “死且不避 當惟命焉.”

춘운미미소왈 사차불피 당유명언

춘운이 잔잔한 미소를 띠며 말하기를,

“죽어도 피하지 않을 것이며, 마땅히 명대로 하겠습니다.”

翰林職事瀑直之外, 無奔忙之苦矣,

한림직사폭직지외 무분망지고의

持被之餘閑日尙多,

지피지여한일상다

한림이 맡은 일을 한꺼번에 바삐 처리하고 나면

분망奔忙의 괴로움은 없어

명 받기를 기다리는 틈에 한가한 날이 오히려 많아

或尋朋友 或醉酒樓,

혹심붕우 혹취주루

有時跨驢出郊 訪柳尋花.

유시과려출교 방유심화

간혹 친구를 찾기도 하고, 혹은 주루에 가 취하기도 하며,

시간이 나면 나귀에 걸터앉아 교외로 나가서

나무나 꽃을 감상하기도 하였다.

一日鄭十三謂翰林曰 :“城南不遠之地,

일일정십삼위한림왈 성남불원지지

有一淨界 山川絶勝, 吾欲與一遊 瀉此幽情.”

유일정계 산천절승 오욕여일유 사차유정

하루는 정십삼이 한림에게 말하기를,

“성남이 멀지 않은 곳에

한 고요한 땅이 있는데 산천이 절승입니다.

저와 함께 한 번쯤 노닐며

그곳에서 그윽한 정을 나누고 싶습니다.”

翰林曰 : “正吾意也.”

한림왈 정오의야

한림이 대답하기를,

“그것이 바로 내 뜻입니다.”

遂挈壺榼屛騶隸行十餘里,

수설호합병추예행십여리

芳草被堤 靑林繞溪, 剩有山樊之興.

방초피제 청림요계 잉유산번지흥

드디어 호합壺榼을 들고 시종侍從을 물리치고 십여 리를 나아가니

아름다운 풀들이 언덕에 널리어 있고, 푸른 숲이 시내를 휘어 감고 있어

산 밑의 흥취가 더함이 있었다.

翰林與鄭生臨水而坐,

한림여정생임수이좌

把酒而吟 此時正春夏之交也.

파주이음 차시정춘하지교야

한림이 정생과 함께 물에 가까이 앉아

술을 들며 흥얼거리는

이때가 곧 봄과 여름이 바뀌는 시점이었다.

百卉猶存萬樹相映,

백훼유존만수상영

忽有落葉泛溪而來,

홀유낙엽범계이래

온갖 꽃이 아직도 피어 있고, 모든 나무가 서로 비치는데,

문득 떨어진 한 떨기 꽃이 시내에 떠오거늘,

翰林咏春來遍是桃花水之句曰 :

한림영춘래편시도화수지구왈

“此間必有武陵桃源也.”

차간필유무릉도원야

한림이 춘래편시도화수春來遍是桃花水라는 글귀를 읊조리며 말하기를,

“이 사이에 반드시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있으렷다.”

鄭生曰 :“此水自紫閣峯發源而來也.

정생왈 차수자자각봉발원이래야

정생이 말하기를,

“이 물은 자각봉紫閣峯에서 발원發源하여 내려오는 것입니다.

曾聞花開月明之時 則往往有仙樂之聲,

증문화개월명지시 즉왕왕유선락지성

出於雲烟縹緲之間 而人或有聞之者,

출어운연표묘지간 이인혹유문지자

일찍이 듣건대 꽃 피고 달이 밝은 밤이면

이따금 신선의 풍악 소리가

아득히 먼 구름사이에서 울려 퍼져 간혹 들은 자가 있다 하나,

弟則仙分甚淺 尙未得入其洞天矣.

제즉선분심천 상미득입기동천의

소제小弟는 신선과의 연분이 매우 얕아

아직껏 동천洞天 (선인이 사는 명산)으로 들어가 보지 못하였습니다.

今日當與大兄, 躡靈境 尋仙蹤 拍江崖之肩,

금일당여대형 섭령경 심선종 박강애지견

窺玉女之窓矣.”

규옥녀지창의

오늘 큰 형과 함께 영경靈境을 밟고

신선의 자취를 찾아 홍애洪厓의 어깨를 두드리고

옥녀의 창을 엿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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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29

夫人曰 : “禮則然矣 遲速何論?”

부인왈 례즉연의 지속하론

부인이 말하기를,

“예가 그러하니 더디고 빠름을 어찌 가리겠습니까?”

遂擇吉日捧楊翰林之幣, 仍請翰林處於花院別堂,

수택길일봉양한림지폐 잉청한림처어화원별당

翰林以子壻之禮敬事司徒夫妻, 司徒夫妻愛翰林如親子焉.

한림이자서지례경사사도부처 사도부처애한림여친자언

마침내 길일을 택하여 양한림의 예폐禮幣를 받고

거듭 청하여 한림을 화원 별당花院別堂에 거처케 하니,

한림은 사위의 예로써 사도 부처를 공경하고

사도 부처 또한 한림을 친자식같이 사랑하였다.

一日小姐偶過春雲寢房, 春雲方刺繡於錦鞋,

일일소저우과춘운침방 춘운방자수어금혜

爲春陽所惱獨枕繡機而眠,

위춘양소뇌독침수기이면

하루는 정소저가 우연히 춘운의 침방을 지나다가,

춘운이 바야흐로 비단신에 수를 놓다가

봄볕에 몸이 노곤하여 수틀을 베고서 졸거늘,

小姐因入房中細見繡線之妙,

소저인입방중세견수선지묘

歎其才品之妙矣.

탄기재품지묘의

소저가 방 안으로 들어가 수 뜨는 솜씨를 자세히 보고는

그 재주의 신묘함에 탄식하였다.

機下有小紙寫數行書,

기하유소지사수행서

展見則卽咏鞋之詩也. 其詩曰 :

전견즉즉영혜지시야 기시왈

틀 아래에 여러 행의 글이 쓰여진 조그만 종이가 있기에

펼쳐 본즉, 곧 신을 읊은 글이었다. 시를 읽어 보면,

憐渠最得玉人親 련거최득옥인친

步步相隨不暫捨 보보상수부잠사

燭滅羅帷解帶時 촉멸라유해대시

使爾抛却象床下 사이포각상상하

으뜸가는 옥인을 얻어 사귐을 어여삐 여기니

걸음마다 서로 좇아 잠시도 버리지 못하는데

촛불 끄고 비단 휘장에서 띠를 벗을 때에는

너는 코끼리 침상 아래 던져 버리겠지

小姐見罷自語曰 :

소저견파자어왈

소저가 보고나서는 스스로 말하기를,

“春娘詩才尤將進矣!

춘낭시재우장진의

以繡鞋比之於身, 以玉人擬之於吾言,

이수혜비지어신 이옥인의지어오언

“춘낭의 시 짓는 재주가 더욱 늘었구나!

수놓은 신으로써 제 몸을 비하고, 옥인玉人으로써 나를 견주어,

‘常時與我不曾相離, 彼將從人 必與我相踈也',

상시여아부증상리 피장종인 필여아상소야

春娘誠愛我也!”

춘낭성애아야

‘항상 나와 더불어 일찍이 서로 떠나지 못하더니

제가 장차 시집을 가면 반드시 나와 더불어 서로 사이가 소원해짐’을 가리킨 것이니,

춘낭이 진실로 나를 사랑하는구나!”

又微吟而笑曰 :

우미음이소왈

또 조용히 읊조리고 웃으면서 하는 말이,

“春雲欲上於吾所寢象床之上,

춘운욕상어오소침상상지상

欲與我同事一人, 此兒之心 已動矣.”

욕여아동사일인 차아지심 이동의

“춘운이 내가 자는 침상위에 오르고 싶어 하였으니,

이는 한 사람을 나와 더불어 함께 섬기고 싶어 하는 것으로

이 아이의 마음이 이미 움직였구나.”

恐驚春娘 回身潛出, 轉入內堂 見於夫人,

공경춘낭 회신잠출 전입내당 견어부인

夫人方率侍婢備翰林夕餐矣.

부인방솔시비비한림석찬의

춘낭을 놀라게 할까 두려워, 몸을 돌이켜 가만히 나와서

내당으로 들어가 부인을 뵈온즉,

부인이 마침 시비들을 거느리고서 양한림의 저녁상을 차리고 있었다.

小姐曰 :“自楊翰林來住吾家,

소저왈 자양한림래주오가

老親以其衣服飮食爲憂, 指揮婢僕損傷精神,

로친이기의복음식위우 지휘비복손상정신

소저가 말하기를,

“양한림이 우리 집에 와서 머문 후부터

어머님께서 그이 의복과 음식을 걱정하시어

비복들을 지휘하시고 정신을 허비하시니,

小女當自當其苦,

소녀당자당기고

而非但於人事有嫌在 禮亦無所據.

이비단어인사유혐재 례역무소거

소녀 마땅히 스스로 수고를 당한 것이로되,

다만 그 사람의 일에 거리낌이 있으며

예법에도 또한 의거할 바가 없습니다.

春娘年旣長成 能當百事, 小女之意 送春雲於花園,

춘낭년기장성 능당백사 소녀지의 송춘운어화원

俾奉楊翰林內事, 則老親之憂 可除其一分矣.”

비봉양한림내사 즉로친지우 가제기일분의

춘낭의 나이 이미 장성하여 능히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있으니,

소녀의 생각은 춘운을 화원으로 보내어

양한림의 안일을 보살펴 받들게 하면,

곧 늙으신 어머님의 근심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을 듯합니다.”

夫人曰 :“春雲妙才奇質 何事不可當乎?

부인왈 춘운묘재기질 하사불가당호

但春雲之父曾已有功於吾家,

단춘운지부증이유공어오가

부인이 말하기를,

“춘운의 기묘한 재주와 기이한 재질로 무슨 일을 감당해 내지 못하겠냐만,

다만 춘운의 아비가 일찍이 우리 집안에 공로가 있고

且其人物出於等夷, 相公每欲爲春雲求良匹,

차기인물출어등이 상공매욕위춘운구량필

終事女兒 恐非春雲之願也.”

종사녀아 공비춘운지원야

또한 그 인물이 남보다 빼어나서

상공相公이 매양 춘운을 위하여 어진 배필을 구하려 하시니,

끝까지 여아를 돌봐주는 것이 춘운의 바람이 아닐까 여겨진다.”

小姐曰 :“小女觀春雲之意,

소저왈 소녀관춘운지의

不欲與小女分離矣.”

불욕여소녀분리의

소저가 말하기를,

“소녀가 본 춘운의 생각은

소녀와 더불어 떠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夫人曰 : “從嫁婢妾 於古亦有,

부인왈 종가비첩 어고역유

부인이 말하기를,

“신행길에 비첩을 데려감은 예부터 또한 있는 일이지만,

然春雲之才貌 非等閑侍兒之比,

연춘운지재모 비등한시아지비

與汝同歸 恐非遠念.”

여여동귀 공비원념

춘운의 재주와 용모는 예사로운 시아侍兒와 비할 바 아니니,

너와 함께 시집간다는 것은 깊은 생각이 아닌가 싶다.”

小姐曰 :“楊翰林以遠地十六歲書生,

소저왈 양한림이원지십육세서생

소저가 말하기를,

“양한림이 먼 곳으로부터 온 십육 세 서생으로,

媒三尺之琴 調戱宰相家深閨處子,

매삼척지금 조희재상가심규처자

其氣像豈獨守一女子 而終老乎?

기기상기독수일녀자 이조로호

삼척 거문고를 이끌고 재상가의 깊은 규중에 있는 처녀를 희롱하여 놀리니,

그 기상이 어찌 한 여자만 홀로 지키며 끝내 늙겠습니까?

他日據丞相之府 享萬鍾之祿,

타일거승상지부 향만종지록

則堂中將有幾春雲?”

즉당중장유기춘운

다른 날 승상부에 붕거하여 만종萬鍾의 녹을 누리면,

곧 당 안에 장차 몇 사람의 춘운이 있겠습니까?”

適其時司徒入來,

적기시사도입래

夫人以小姐之言言於司徒曰 :

부인이소저지언언어사도왈

마침 사도가 들어오니

부인이 소저가 한 말을 사도에게 전하되,

“女兒欲使春雲往侍楊郞, 而吾意則不然 行禮之前,

여아욕사춘운왕시양랑 이오의즉불연 행례지전

先送媵妾 決知其不可也.”

선송잉첩 결지기불가야

“여아는 춘운을 양랑에게 보내어 시중을 들게 하고자 하나,

내 뜻은 그렇지 아니하고, 예를 치르기 전에

시집 갈 때 따라가는 시녀侍女를 먼저 보내는 것은

결코 가당치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司徒曰 :“春雲與女兒才相似 而貌相若也,

사도왈 춘운여녀아재상사이모상약야

情愛之篤亦相同也.

정애지독역상동야

사도가 말하기를,

“춘운이 여아와 재주가 서로 비슷하고 용모가 서로 닮았으니,

정과 사랑의 돈독함이 또한 서로 같겠습니다.

可使相從 不可相離也,

가사상종 불가상리야

畢竟同歸 先送何妨?

필경동귀 선송하방

서로 따르게 함이 마땅하고 서로 헤어지게 함은 마땅치 않으니,

마침내 함께 시집보내어 먼저 가도록 한들 어찌 해가 되겠습니까?

少年男子雖無風情, 亦不可獨栖孤房,

소년남자수무풍정 역불가독서고방

與一柄殘燈爲伴 况楊翰林乎?

여일병잔등위반 황양한림호

나이 어린 남자가 비록 풍정風情이 없다고 해서

외로운 방에서 홀로 지내며

한 자루의 깜빡이는 촛불과 짝을 삼는 것 또한 옳지 않은데,

하물며 양한림에 있어서랴?

急送春娘以慰寂寞之懷,

급송춘낭이위적막지회

恐無不可 而但不備禮 則太涉草草,

공무불가 이단불비례 즉태섭초초

바삐 춘낭을 보내어 적막한 회포를 위로함이

옳지 않은 건 아니로되, 다만 예를 다 갖추지 아니하면

혼인이 너무 조촐한 듯 하고,

欲具禮 則亦有所不便者,

욕구례 즉역유소불편자

何以則可以得中也?”

하이즉가이득중야

예를 차리려 하면 곧 또한 불편한 것이 있을 듯하니,

어찌하면 치우치지 않게 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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